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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압 증빙자료 공방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몰래카메라’ 제작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김도훈 전 검사의 변호인단측이 김 전 검사가 외압을 받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검찰은 그러나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하는 등 검찰과 변호인단 사이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변호인단이 전면 공개를 검토하고 있는 외압 자료는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구속)씨에 대한 김 전 검사의 수사 내용과 구체적인 외압 사례,몰카를 촬영한 홍기혁(구속)씨 부부 등과의 대화 및 통화 내용을 일기형식으로 기록한 수사일지이다. ●양씨·이씨 주변 20여명 계좌추적 청주지검은 이날 양 전 실장을 소환해 이씨에 대한 수사무마 청탁 및 금품수수 여부 등을 강도 높게 조사한 뒤 귀가조치했다.검찰은 양씨의 금품수수 여부를 밝히기 위해 지난주부터 양씨와 이씨 가족 및 주변 인물 20여명을 대상으로 계좌추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또 양 전 실장의 술자리에 동석한 민주당 충북도지부 전 간부 김정길(57)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변호인단 “검찰 비호의혹·외압조사 부실” 김 전 검사의 공동변호인단은 “김 전 검사의 사건 기록과 몰카 연루자들과의 대화 및 전화 내용 등이 상세히 담긴 일기형식의 수사일지를 갖고 있으며 검찰내 압력행사의 실체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오성균 대표변호사는 “김 전 검사의 자료는 대검 감찰결과와 상당히 다르며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어 법리검토후 수사일지의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변호인단은 대검 감찰조사가 이씨에 대한 검찰 비호 의혹과 수사 외압을 충분히 다루지 않았다며 부실 조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단의 주장은 3가지로 요약된다.첫번째는 김 전 검사가 지난 6월20일 이씨를 갈취교사 혐의로 긴급체포하기 위해 준비에 착수했으나 ‘위에서’ 막았다는 것이다.당시 김 전 검사는 자신이 속한 형사2부 이모 부장검사에게 보고한 뒤 긴급체포 준비에 들어갔고 그날 이씨가 재판에 증인으로 출두하도록 돼 있어 청주지법 김모 판사에게 “이씨가 긴급체포되면 재판에 못나갈테니 양해를 해달라.”는 전화까지 했다는 것.그런데 ‘위에서’ 돌연 긴급체포 방침을 바꿨다는 것이다.변호인단은 또 김 전 검사가 이씨의 살인교사 혐의를 내사하고 있던 지난달 1일 오후 문제의 부장검사가 “야 이 XX야,14년전 살인사건을 깡패말만 믿고 조사를 하느냐.”며 욕설과 함께 수사중단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지난달 3일에는 이씨 수사가 중단될 것을 염려해 김 전 검사가 갈취교사 등을 내사 사건부에 등재하려고 했으나 검찰 수뇌부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김 전 검사는 대검 감찰부에 제출한 A4용지 8∼9장의 사건 경위서에 일부 외압 내용을 적었다고 주장했다.오성균 변호사는 “김 전 검사가 직접 작성한 수사일지(일기장) 중 핵심적인 부분을 뽑아서 감찰부에 제출했지만 대검 감찰부는 명확한 해명이나 반박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 “욕설은 외압으로 볼 수 없다” 검찰은 변호인단이 밝힌 메모 내용이나 일지도 다 확인한 것으로 아무런 근거도 없고 전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욕설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격적인 모독은 될 수 있어도 수사압력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신종대 감찰1과장은 6월20일 갈취교사죄로 긴급체포하려다 번복한 것에 대해서는 이원호씨가 같은 공소장에서 1,2항에서는 피해자인데 3항에서는 교사자로 되어 있다는 차장검사의 지적을 받아 그렇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차장검사는 1,2항의 범법자로 되어 있는 김○○의 진술을 갑자기 신뢰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김 전 검사가 스스로 이원호에 대한 긴급체포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살인교사 부분에 대해서도 2월에 김 전 검사가 Y부부장으로부터 넘겨 받은 것이라면서 4월쯤 부장검사가 교체됐고 6월쯤에 강력전담이던 K검사에게 관련자료를 모두 인계했다고 밝혔다.따라서 7월에 내사하고 있었다던가 하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내사번호를 늦게 부여한 것은 차장검사가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해 8월1일 뒤늦었지만 내사번호를 부여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동환 조태성기자 sunstory@
  • [사설]대법관 파동 힘겨루기 안된다

    신임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파문이 우려스러운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민변과 대한변협 등 재야 법조계가 대법원의 ‘닫힌 자세’를 강도 높게 질타하는가 하면,소장 판사들은 연판장 형식으로 대법원장의 후보 추천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그런가 하면 청와대 일각에서는 대통령 의지와 상관없이 ‘추천 거부’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일부 언론은 이번 사태를 보·혁 갈등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우리는 이미 이번 사태의 발단이 시대 흐름에 귀를 막은 대법원의 고답적인 인사 방식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한 바 있다.헌법에 보장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라 하더라도 ‘고유권한’이 아닌 국민의 사법 대표권을 행사한다는 측면에서 심려가 부족했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그럼에도 사법부 독립이라는 근간을 뒤흔드는 상황으로까지 확산돼선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사법부가 외풍에 휘둘리게 되면 국가적으로도 더 큰 손실이라는 것이 과거 군사 정부 시절의 경험이다.말하자면 ‘잘못된 판결’보다 ‘흔들리는 판결’이 더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대법원도 더욱 열린 자세로 시대의 변화와 다양한 욕구를 수렴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을 당부한다.의욕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들러리’임이 확인된 대법관 제청 자문위원회의 성격부터 바꾸어야 한다.자문 외에 어느 정도의 추천 기능까지 겸할 수 있어야 대법관 인사 운영 방식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차제에 대법관 후보 인재 풀을 폭넓게 운용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대법관 업무의 절반 이상이 법리 판단이기는 하지만 유능한 재판 연구관들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재야 출신이나 외부 인사가 기용되더라도 상급심 운용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는 의견도 많다.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 대법원장을 포함해서 대법관 14명 가운데 13명의 임기가 끝난다.기회는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사법부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이번 사태가 또 다른 ‘사법 파동’으로 비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 위도 현금지원 않기로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원전수거물 관리시설(핵 폐기장)을 유치한 전북 부안군 위도 주민들에 대해 현금지원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대해 위도 주민들은 “윤진식 산자부 장관이 직접 보상을 약속한 지 며칠 안돼 말을 바꾸는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하면서 관리시설 유치를 철회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3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 정부가 결정하기도 전에 장관이 마치 그럴(현금을 지원할) 것처럼 얘기한 것은 문제”라면서 “법리와 상식을 볼 때 현금지원을 해도 되는 것이냐.”고 문제를 제기했다.윤진식 장관을 질책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한 배석자는 전했다. 이에 한명숙 환경부 장관,변양균 기획예산처 차관 등 몇몇 참석자들은 “위도 주민들에게 현금지원을 하면 앞으로 다른 국책사업을 하는 데에도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다.” “형평성과 국민들의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 “특별법 등 입법이 어렵다.”는 이유로 현금지원을 반대했다.한 국무위원이 “현금지원을 하지 않기로 할 경우 원전수거물 관리센터의 위도 유치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원론적 언급을 했다. 윤진식 장관도 “현지에서 현금지원이 가능하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얘기를 한 것은 법적인 검토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였다.”고 해명했다.이에 고 총리는 “정부는 원칙적으로 전북 부안군 주민들에게 현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노 대통령은 고 총리의 견해에 동의하면서 “지원사업의 내역을 서둘러 확정하면 졸속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하고 “지원 의지는 확실히 밝히고 지원규모에 합의가 이뤄지면 구체적인 사업의 선정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협의해서 정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주민보상책으로 위도를 떠나려는 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비 지원을 비롯,초·중교생 교육비 지원 확대,전북대 분교 설치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전북 부안군에 대한 정부 지원사업 계획 수립 등을 위해 총리실 산하에 ‘부안군 지원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재판부 자료검토 미흡”농림부, 제출자료 10여건 공개

    서울행정법원의 새만금 사업 중단 결정과 관련,농림부는 17일 “서울행정법원에 소명자료를 제출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이에 따라 결정 과정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최도일(崔燾一) 농촌개발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농림부가 제출한 자료를 충분히 검토했다면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면서 “만약 재판부 판단에 제출자료가 부족했다면 추가 자료를 요구했어야 하는데 수질개선 이행사항 등에 대한 추가자료 요구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아울러 “재판부는 당초 소송의 목적인 새만금 사업의 위법성에 대해 판단한 것이 아니라 결국 사업 내용의 가능성에 대해 판단하는 법리적 오류를 범했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법원이 공사중지 명령과 함께 예외적으로 보강공사만을 허용하는 결정을 추가적으로 내릴 것으로 알고 있는데,처음부터 공사 일정상 2005년까지는 물막이 공사를 하지 않고 보강공사만 할 계획이었다.”면서 “결국 이렇게 되면 무슨 공사를 중단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기자회견에서 본안심리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된 답변서 1건,준비서면 2건,증빙자료 6건과 집행정지 심리과정에서 제시된 답변서 1건,증빙자료 3건 등을 증빙자료로 공개했다.한편 김정호(金正鎬) 농림부 차관도 사태가 진정된 뒤 실무책임자로서 사의를 표명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운기자 kkwoon@
  • 김영진농림 전격 사퇴 배경/사업중단 명령 재판부 신뢰성에 의문 제기 재판부 재구성땐 유리 판단… 총선도 염두

    행정법원의 새만금 간척사업 공사 중단 결정에 항의,김영진 농림부 장관이 16일 돌연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이르면 2개월 뒤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본안 판결에 관심이 쏠린다. 농림부는 지난 15일 밤 본안소송과 별도로 서울고등법원에 ‘즉시항고장’도 제출해 고법 판결의 결과도 주목된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담당 재판부(서울행정법원 행정 3부)가 본안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논거를 결정문에 미리 제시한 것은 법리적 오류라고 주장했다. 본안 판결도 동일 재판부가 취급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각 결정은 서로 연계돼선 안된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새만금 사업의 계속 시행을 내세우기보다 중단 명령을 내린 재판부의 신뢰성에 공개적인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후속 판결을 압박하기 위해 모종의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김 장관은 이날 사퇴의 이유가 된 결정문의 문제점으로 “후속 판결에 사실상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재판부의 명백한 월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아울러 “이번 재판부가 본안소송도 맡는 것은 말이안된다.”고 못박았다.이에 따라 행정법원측이 본안소송 재판부를 새로 구성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특히 농림부가 증인도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담당 재판부가 피고측(농림부) 요구에 따라 ‘공사를 어느 수준까지 중단해야 하느냐.’고 원고측에 문의했으나 재판부는 이에 대한 공식답변도 챙기지 않은 채 중지명령을 내렸다.”고 지적했다.농림부는 공사 계속의 증거자료를 3권의 문건으로 이미 제출했다고 주장,재판부의 공정성이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의 사표 제출 배경이 정치적 포석이라는 지적도 있다.즉,내년 4월 총선출마를 앞두고 행정법원 결정을 계기로 ‘돌연사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올 연말쯤으로 예상되는 국제무역기구(WTO) 수입농산물 국제협상을 처리한 뒤 내년 초 총선출마를 위해 장관직 사퇴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김 장관은 사퇴 후 총선출마 여부에 대해 “이번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김 장관은 사표 제출 이후 청사를 나섰으며,연락이 끊긴 상태다. 김경운기자 kkwoon@
  • “판관이 국책사업 논할수 있나” “민주시대에 맞는 적극적 판단”/청와대 수석들 ‘새만금 결정’ 논란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이 16일 법원의 ‘새만금 사업 중단결정’을 주제로 법리 논란을 벌였다.이들은 초복인 이날 저녁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 모여 영양탕과 삼계탕으로 만찬을 함께했다. ‘법리적 논란’은 반기문 외교보좌관이 “3∼6공 때의 법원 판단에 비해 너무 이례적인 것 아니냐.”며 법원 판단에 의한 대형 국책사업의 중단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시작됐다.권오규 정책수석,김희상 국방보좌관도 “재판관이 전문성을 갖고 장기적인 국책사업의 정당성을 논할 수 있느냐.당황스러운 결정”이라는 취지로 반 보좌관의 견해에 동조했다. 이에 대해 변호사 출신인 박주현 국민참여수석이 사법적극주의,사법소극주의라는 용어를 써가며 반박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박 수석은 “군사독재시절엔 사법부가 행정부의 행정행위에 대해 적극 판단하는 게 억눌렸지만,이젠 민주화시대인 만큼 적극주의 시각에서 그런 판단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되지 않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만찬에서는 또 대통령의 권위를 살리는 보좌 방법론에 대해서도논의가 있었다고 참석자들은 밝혔다.관료 출신인 반 보좌관,김 보좌관은 “대통령 권위를 세우는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그러나 문 실장과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대통령의 서민적인 모습 등 장점을 브랜드화해 나가는 게 더 바람직하다.”며반대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오피니언 중계석/국민의 글쓰기 능력향상 방안

    공무원의 글쓰기 이대로 좋은가.우리 공무원들이 생산하는 각종 문서들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 어느 것보다도 정확해야 한다.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문법에 맞지않는 문장이 적지 않고 ‘전문용어’ 또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부지기수다.이같은 행정 문서들의 오류는 공무원 자신의 글쓰기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국립국어연구원이 15일 ‘국민의 글쓰기 능력 향상 방안’을 주제로 연 학술회의에서 김광해 서울대 교수가 법조계의 글쓰기를 중심으로,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다.다음은 김 교수의 발제 요지. 법조계의 문장,즉 법률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작성되고 있는 공식 문서들은 강제력이 있어서 국민생활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따라서 그만큼 신중하고 정확하게 작성되어야 한다.그러나 지금 법조계에서 작성되고 있는 문장들은 ‘정확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아,문서로 이루어지는 법적 강제력이 과연 적절히 수행되는 것인지 우려되는 바가 크다. 우선 법률 문장을 보자.법률은 법조계의 문서 중에서도 가장기본이 되며 모든 법률적 행위의 출발점이 된다.입법부에 의해서 제정·공포되는 법률은 국가와 국민의 행동을 제약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문장은 지극히 신중하게 작성되어야 한다.그럼에도 대부분의 법률 문장이 국어로서의 ‘정확성’을 결여한 것이 많다.비단 띄어쓰기,맞춤법 등 단순한 어문 규범 문제와 관련되는 것을 넘어 단어,문법,문장 구성에 이르는 글쓰기 전반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부실한 상황’이라 규정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행정부의 공소장도 마찬가지다.검찰의 공소장은 주로 사건을 둘러싼 정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문장의 구성이 비교적 단순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소장의 문장은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운 국어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이러한 문제들은 대부분 국어의 기초적 형식 요소들이 부정확하게 사용되는 점에 기인한다.판결문들 또한 읽기가 어렵다.판결문이 난해한 까닭은 법과 법리(法理)의 전문성이나,내용의 고답성 때문이 아니라 국어 문장으로서의 완성도가 미진하기 때문이다.어떤판결문은 마치 암호 같다.심지어 어떤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독 작업을 해야 하거나,심지어 문장 구성이 실제로 전달해야 하는 내용과 상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째,해당 방면에 종사하는 인사들의 자각이 중요하다.자신들이 작성하는 국어 문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겸허하게 인정하고,국어작문 능력을 높이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둘째,문장 문제에 관한 반복적인 연찬(硏鑽)을 통해 문장 작성 주체들이 글쓰기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법과대학이나,적어도 사법연수원 과정에 ‘법률문장론’,‘법기술론(法記述論)’같은 과목을 설정해 국어문장 구성 능력을 함양토록 해야 한다. 셋째,이러한 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제도화하는 일이 필요하다.특히 법조계에서는 문장 문제를 전담하는 기구를 제도화하거나,그것이 어렵다면 법조계의 각급 기관 단위로 국어연구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국어 교실’을 유치하여 강의를 듣도록 한다거나,자체적으로 문장에 관한 강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법조계는 최고 영재들이 모이는 곳임에도 불구하고,다른 분야에 비하여 상황이 심각하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임을 통해 반성과 자각의 기회를 자주 가짐으로써 국어 문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정부나 각 대학에서는 가장 원천적인 대책의 하나로서 문장 상담소(writing center)를 설치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행시 2차시험 출제경향 분석/‘단순 암기’로 고득점 불가능

    ‘단순암기식 공부방법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지난 2∼7일 제47회 행정고시 및 제9회 지방고시(행정직) 2차시험에서 확인된 출제경향이다.수험전문가들은 깊이와 체계를 갖춘 학습방법을 체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사적 이슈에 관심을 이번 시험은 까다로운 문제가 많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하지만 단순암기식 공부방법으로는 고득점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한 전문가는 “개별 문제에 대한 접근은 쉬워지면서 체감 난이도는 하락했지만,고득점을 위해서는 다양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 관련 과목들의 경우 주요한 법리를 묻는 문제에서부터 판례가 들어간 문제가 많았는가 하면 입법론적 논의를 다루는 문제가 많았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법리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깊이와 체계를 갖춘 공부방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관련 과목은 이론적인 문제보다 시사적인 문제의 출제 비중이 높아졌다.특히 시사적인 이슈에 이론적인 접근을 한 뒤,이에 대한 주관까지 밝히도록 요구하는문제의 비중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한 학원 관계자는 “행정관련 과목은 1차시험에서 이론 문제가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2차에서는 시사적인 문제가 많이 나오고 있으며,이같은 출제경향이 굳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관련 과목도 현실경제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경제이론을 통해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교과서 내용에만 얽매이는 공부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신문이나 잡지 등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얘기다. ●응시율 90% 넘어 이번 시험에는 응시대상자 2369명 가운데 2143명이 시험을 치러,90.5%의 높은 응시율을 기록했다. 행정고시는 2202명 중 2005명(응시율 91.1%)이 시험을 치렀다.직렬별 응시율은 교육행정직이 93.8%로 가장 높았으며,국제통상직 92.9%,재경직 92.1%,일반행정직 91.0% 등이었다. 지방고시는 167명 중 138명(응시율 82.6%)이 각각 시험을 치렀다. 2차시험 합격자는 오는 10월14일부터 ‘사이버 국가고시센터’(mogaha.go.kr/gosi)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3차 최종면접시험은 10월30∼31일,최종합격자 발표는 11월11일. 장세훈기자
  • 고강도 사정 내용과 한계 / 관행적 떡값도 구속 수사

    검찰이 30일 전국 특수부장회의에서 제시한 특수수사의 방향은 한마디로 ‘사건이 불거져 나오면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것이다.사건의 ‘성격’에 맞춰 적절한 가지치기를 해왔던 특수수사의 관행을 전면 폐기하겠다는 뜻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권 발동은 최소화하되 일단 적발된 사안은 엄정처벌해 일벌백계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물수수자의 경우 비교적 소액이거나 관행적인 경우라도 적극 구속수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알선수뢰 혐의 적극 활용 특히 고위공직자의 경우 대가성에 관한 법리를 좀더 넓게 해석하고 정황증거를 철저히 수집,알선수재보다는 알선수뢰 혐의를 적극 적용할 방침이다.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때도 자금 수수 사실을 은폐한 정황 등을 끝까지 찾아내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까지 함께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법원이 엄격한 적용을 꺼려하고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현실적이고 세밀하게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뇌물로 챙긴 재산 국고 몰수 또 뇌물 공여자에게는 대체로 관용을 베푸는 관행도 버리기로 했다. 검찰은 분식회계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로비를 벌이는 기업의 관행에 주목하고 있다. 분식회계는 탈세와도 연관되어 있는 만큼 검찰은 탈세사범은 가급적 검찰에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국세청과 협의 중이다.뇌물을 받아 생긴 이득과 그 이득으로 증식된 재산도 몰수·추징 등을 통해 국고에 적극 환수할 방침이다. 그러나 방안이 실효를 거두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우선 수사관행과 배치되어 사건 당사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정치권 ‘흔들기’ 극복여부 관건 검찰은 새로 발생하는 사건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경계가 불명확하다.정치권에서 수사를 흔들어댈 소지가 다분하다. 뇌물공여 사실을 기초로 기업의 분식회계 사실까지 확인한다는 것도 경제적 논리에 가로막힐 가능성이 있다.수사 내적으로는 일단 수사의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된다. 각종 게이트 등에 대한 수사가 최소한 3∼4개월 이상 지속됐다.이런 형식의 수사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다면 수사인력이 고갈될 수도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법원과의 마찰이다. 검찰이 강력한 사정의지를 표출하며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기소하더라도 법원의 관행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하면 검찰의 강경기조는 누그러들 수밖에 없다. 조태성기자
  • 자사주 매입기간중 스톡옵션 행사 / 김정태 국민은행장 도덕성 논란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자사주 매입기간중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행사하는 등 경영자로서 부도덕한 행위를 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국민은행은 또 특별한 경영성과가 없는데도 직원들에게 특별보로금(경영성과에 따른 보상금) 3200여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민·우리·기업·외환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산집행 실태’ 감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김 행장은 국민은행의 자사주 매입기간인 지난해 8월6일 스톡옵션 40만주 가운데 30만주에 대해 권리를 행사,165억원의 차익을 남겨 세금을 제외한 100억원 가운데 67억원을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당시 스톡옵션 행사는 본인에게는 유리하고 은행에는 가장 불리한 방법으로 이행됐다.”면서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도덕적 문제가 있어 이 사실을 금융감독위원회에 인사 자료로 활용토록 통보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김 행장은 “지난해 금감원 조사에서도 법리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통합되기전 국민은행은 2001년임금의 평균 650%에 해당하는 특별보로금 1192억원을,통합전 주택은행은 임금의 평균 330%인 특별보로금 545억원을 직원에게 각각 지급하는 등 2001년 12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모두 3291억원의 특별 보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임금의 200% 이내로 제한해야 하는 성과급 지급 지침을 어기고 과도하게 지급했을 뿐 아니라 ‘직원 사기진작’ 등을 이유로 임금의 200%인 349억원도 추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은행은 이밖에 신용카드 신규회원을 모집하면서 옛 주택은행에서 카드발급을 거부했던 신청자 102명에게도 예외기준을 적용,카드를 발급하는 등 신용카드사업 경영을 부실하게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열린세상] 책임총리제 허상서 벗어나자

    정치학자 출신의 전직 총리 한 분이 6년 전,당시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책임총리론’을 제기한 바 있다.실현성은 차치하고 헌법 법리에도 맞지 않아 사라질 줄 알았던 이 용어와 개념에 노무현 후보가 다시 불을 지폈다.선거 공약이었고 당선 이후에도 몇 차례 그 시행을 약속해 기대를 부풀리더니,뒤늦게 고건 총리까지 ‘악역 자청’과 ‘시어머니 역할론’으로 거드는 체하고 있다.더욱 우스꽝스러운 것은 한나라당 대표 후보자들마저 남의 장단에 춤추고 있는 광경이다.결론부터 미리 밝히거니와 책임총리제란 없다.그저 헌정의 신기루를 띄우고 있을 뿐이다. 대통령과 부통령에다 국무총리까지 둔 건국 초기의 정부형태는 분명 기이한 제도임이 틀림없다.그 뒤 부통령을 뺀 국무총리제마저도 40년 넘게 운영해왔다.상해 임정에 뿌리를 둔 이 총리제도가 좋든 싫든 이제 익숙한 제도로 자리매김했다.더구나 남북 관계의 특수성에 비추어 필요에 따라 양측은 정부 대표자로 이를 활용했고 앞으로 효용도 남아 있다고 할 것이다.총리라는 직명이 서로 같기 때문이다.문제는 근본적으로 종류가 다른 정부형태의 직제에 붙여진 이름이 공교롭게도 모두 국무총리인 까닭에 혼란은 피할 길이 없게 된다.이를테면 지난날 장면(張勉) 총리와 오늘의 고건 총리가 지위와 권한에 있어 같을 수 없지만 직명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일반 시사 용어이든 전문 학술 용어이든 어느 경우에나 대통령제만 있을 뿐이다.대통령‘중심’제 라는 낱말은 건국 초기 이승만정부 때 관용화되기 시작한 한국식 명명(命名)일 뿐이다.어떤 분은 우리 정치의 혼란을 ‘대통령 무책임제’에서 찾기도 하나,그 지적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무책임한 용어 선택일 것이다.논리상 그런 제도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의 본질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귀결된다.대통령제의 성립이 국회에 의존하지 않을 뿐더러 임기제가 대통령제의 기본 요체인 이상 대통령 책임제란 있을 수 없는 개념이다. 여기서 ‘책임’은 일반적 의미의 책임이 아니다.그런 책임이야 어느 나라 어떤 제도인들 없겠는가.모름지기 정부 제도에 붙여진 이름으로서 책임은 오직 의회에 대한 책임만을 가리킨다.내각 불신임에 대응된 ‘내각 총사퇴’가 대표적으로 책임지는 방식인 바,의원내각제의 또 다른 이름이 내각책임제임은 바로 이를 가리킨다.이때 그 같은 책임의 실현이 가능하고 필요한 것은 임기제가 아니기 때문임은 물론이다.바로 이 본질적 차이가 이와 대통령제를 구별하는 가늠자라 하겠다. 이른바 책임 총리제의 실현 방법을 크게 보아 두 갈래로 설명한다.그 하나는 대통령은 통일,외교,국방 및 특별 국정과제에 전념하고,기타를 총리에게 맡긴다는 것이다.또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과 해임 건의권을 실질화한다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국가 정책이 줄 긋듯이 내정·외정으로 구별될 수도 없거니와 현행 헌법 아래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오직 그의 몫일 뿐이다.더구나 내년부터 다수당이라면 야당에 총리직을 준다는 것인 바,현실적으로 여야의 구별도 없어지거니와 그 이전에 헌법 제도의 그 같은 왜곡을 지난 대통령 선거를 통해 국민이 수권(授權)한 바 없음에 주목해야겠다.제청권은 단순한 추천권을 의미한다.그것이나 건의권이나 대통령을 구속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다.더구나 이 정부는 장관의 인터넷 국민 추천까지 실시한 바 있으니 총리 권한의 강화와는 어긋난다. 요컨대 왜 부통령이라는 혹을 떼고 총리를 두는가.임기가 확실히 보장된 부통령은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고양이로부터 호랑이가 될 수도 있다.어느 때라도 교체 가능한 총리야말로 호랑이일 수가 없는 것이다.바로 여기서 책임 총리제의 허실이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현행 총리제도 그 효용이 끝난 것도 아니며 없는 것은 더욱 아니다.현재의 남북 관계에 비추어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권 영 설 중앙대 교수 헌법학
  • 통합도산법 졸속입법 우려 곳곳 법리상충·非文 투성이

    이달 안에 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인 통합도산법안이 졸속으로 만들어져 추가적인 정밀검토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합도산법은 파산법·화의법·회사정리법 등 기존 회사정리절차에 관한 3개법안을 합치고 개인회생절차까지 포함시킨 법안으로 지난해 3월부터 정부입법으로 만들어졌다. 법안검토 작업을 맡고 있는 대법원 관계자는 6일 “정부가 무리하게 입법을 추진,비문이나 잘못된 표현뿐 아니라 법리간 상충되는 대목까지 있다.”면서 “이런 잘못들이 전체 652개 조항 가운데 절반 가까이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법리가 상충되는 부분의 경우 개정안 제287조는 회생계획안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가 1개월내 열리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반해 제238조는 관계인 집회를 2개월 내에 열도록 정하고 있다.이외에도 제360조 2항 ‘파산관재인 제1항의 규정에 의한’하는 대목에서는 파산관재인 뒤에 조사 ‘이’가 빠져 있다.또 기계적으로 한글화 작업을 하다 보니 제71조 1항의 ‘매수인’이란 표현이 ‘매여럿’으로 기재돼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공무원노조 관련 특별법 ‘단결권 제한’ 헌법 위배 / 공무원 노동기본권 토론회

    정부가 제정하려 하는 공무원 노조 관련 특별법이 공무원의 단결권을 제한하는 헌법위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기획단장은 5일 서울 여의도 맨하탄 호텔에서 열린 ‘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에 관한 토론회’에서 “헌법은 노동자를 일정한 그룹으로 나누어 그 각각에 적용되는 법의 제정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단장은 “헌법은 공무원의 범위를 법률로 정하도록 하였지, 공무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금지하도록 명문으로 위임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체교섭권에 있어서 교섭권과 체결권으로 나눠 교섭권은 인정하고 체결권은 인정하지 않는 것은 법리를 이해하지 못한 소치라고 주장했다. 교섭권은 있으나 체결권은 없다고 규정하는 것은 법의 일반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만일 특별법이 제정된다면 이는 공무원의 단결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이를 제한하기 위한 법이 될 것”이라며 “헌법상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 규정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별도의 법 제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제한하고 있는 법규정을 폐지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즉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행사를 위해 별도의 특별법 제정보다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돼 있는 노조법 제5조 단서를 개정,공무원의 노동3권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김선수 민변 사무총장은 “공무원이 단체행동권을 행사한다고 해서 항상 국가기능의 저해가 심각한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정부가 공무원 노조의 쟁의권을 완전히 부인하는 형태의 입법을 하게 될 경우 유엔 등의 권고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무원은 일반 근로자와 달리 특수한 신분에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제한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돼 있고,각 국가별로 여건에 따라 나름대로의 공무원 노사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면서 “일반 노조법이 아닌 특별법으로 공무원 노사관계를 규정하는 것이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정몽헌회장 밤샘 조사 / 특검, 이기호 前수석 영장

    ‘대북송금 의혹사건’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30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김윤규 현대아산 사장,김재수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사장을 동시 소환 조사했으며,이날 밤 늦게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도 다시 불러 4자 대질조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또 긴급체포된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및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 공범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이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여부는 31일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결정된다.이 전 수석은 지난 24일 구속된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에 이어 두번째로 사법처리되는 인사로,산은 대출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와 관련,변호인인 최재천 변호사는 “산은 대출 과정에서 직권남용과 업무상 배임의 공범 관계가 법리적으로 양립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정 회장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남북교류협력법 및 외국환관리법 위반,배임죄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특검팀은 정 회장 등을 상대로 청와대와의 산업은행 대출 사전 협의 여부 및 북송금 총액과 성격,대북 7대사업의 실체,통일부의 승인 없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 등 대북 송금 의혹 전반에 대해 강도높게 조사했다.특검팀은 변칙회계 처리 등 현대 계열사의 분식회계를 적발,정 회장 등에 대해 압박 카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특검팀 관계자는 “밤샘 조사를 할 것이며 긴급체포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안동환 홍지민기자 sunstory@
  • 물류협상 타결 / 노정합의 문제점

    벼랑끝 대치로 장기화 조짐을 보였던 화물연대와 정부간 협상이 1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번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의 본질은 ‘돈 문제’였다.차값만도 50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1억원에 이르는 대형트럭 지입차주들이 “남는 게 별로 없다.”며 운송을 거부한 채 적자를 보전해달라고 나선 것이다. 각 지부는 파업을 벌이면서 화주와 운송회사를 상대로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정부를 상대로 직접비용 인하를 요구했다.화물연대 측은 전선을 확대시켜 나갔고 양쪽으로부터 상당 부분을 얻어냈다.그러나 협상 내용은 타 업종과의 형평성 논란,시장 혼란,분규재연 등 많은 불씨를 안고 있다. ●업종간 형평성 논란 이번 협상의 막판 걸림돌은 경유가 인하였다.정확하게 말하면 사업용 화물차 연료인 경유에 부과되는 교통세를 인하해달라는 것이었다. 정부는 현재도 인상분의 50%를 보전해주고 있으며 버스 및 택시 등 타 업종간의 형평성 때문에 들어줄 수 없다고 거부해왔다.그러나 이번 협상결과에 따라 이제 타 업종의 요구도 들어줘야 할 판이다.이미 버스업계는 정부에 ‘버스업계도 적용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현재 경유가 인상은 2006년 6월 인상분까지 보전하게 돼 있기 때문에 그 이후의 인상분에 대한 보전 여부도 불명확하다.화물연대측은 그 이후에도 전액보전을 요구할 게 뻔하다. 화물연대가 직접비용을 줄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안은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정부는 화물차의 도로파손이 심하기 때문에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했다.그러나 야간할인 시간대를 밤12시∼오전 6시에서 밤10시∼오전 6시로 2시간 확대했다.이 역시 고속버스업계와의 형평성 문제가 남는다. 적자타령을 하고 있는 고속버스 업계도 당장 정부에 할인혜택을 확대적용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 뻔하다. ●화물기사 비과세 혜택도 형평성 시비 정부는 화물차 기사의 월정 급여액(기본급 기준)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 일반 생산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연장근로수당·휴일근무수당 등 초과근무수당에 대해 연간 24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을 주기로 했다.택시·버스 등의 ‘수송기사’들도 세금감면 혜택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높다.정부로서는 거부할 명분이 없다. ●지입제,당장 없애면 혼란 화물연대는 지입제 철폐를 요구해왔다.그러나 정부는 이미 지입제를 폐지하고 개별등록제를 실시하는 내용의 화물운수사업법을 개정,2004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다.현재 5t 이상 화물차의 경우 5대 이상이 돼야만 운수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을 바꿔 1대만으로도 가능토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 따라 이러한 일정을 앞당겨 당장 지입제를 폐지하면 화물업계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화물업계 시장에 뛰어드는 신규 개별사업자가 많아 시장이 포화상태가 될 것이고 또 한차례 이번 사태와 같은 혼란이 예상된다.화물연대측도 ‘밥상’이 줄어들 수 있다.이번 타결내용 중에 ‘개별등록제가 시행되기 전에 ▲수급조절 ▲운전자 자격요건 등에 있어서 노동조합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다.’는 것도 불씨 중의 하나다.이는 개별등록제가 시행돼도 신규진입을 되도록 막고 현재의 지입차주만 계속해서 시장을 점유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신규 시장진입 인력과 화물연대간 알력이예상된다.화물연대측은 이번 협상을 근거로 신규진입을 막아달라며 정부를 압박할 수도 있다. ●노동자성 인정은 사실상 불가 노동분야에도 불씨를 남겼다.화물연대가 주장해온 산별교섭은 논의조차 안됐다.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문제는 ‘정부는 노·사와 성실하게 협의한다.’는 선에서 타결됐다.그러나 이는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다. 협상타결 하루전인 14일 권기홍 노동부장관은 “대법원 판결로 보나,법리해석으로 보나 비정규직의 노동자성 인정을 검토조차 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이 부분은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할 숙제로 남게 됐다. ●산재보험 부담 주체는 누구? 산재보험 적용도 쉽지만은 않다.보험금 부담 주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수 있다.현재 산재보험법에는 고용주가 보험금 부담 주체로 돼 있기 때문에 지입차주가 내야할지 운송회사에서 부담해야할 지가 논란거리다. 정부는 일단 부담 주체를 지입차주로 할 방침이지만 실시때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김용수기자
  • [열린세상] 대통령 당적변경 금지해야

    “지난 100년 간 기존의 대통령제가 의원내각제로 변경된 사례는 세계에서 단 하나도 없다.반면 그 반대의 경우는 숱하게 있다.” 이는 슈가트와 캐리(Shugart & Carey)가 함께 쓴 ‘대통령과 의회’라는 전문서에서 밝힌 연구 결과의 한 부분이다.여기에 40여년 전 9개월의 단명으로 그쳤던 한국의 민주당 내각제는 그 기간이 짧아 아예 통계에 잡히지도 않았다.이같은 경험적 연구에서 되새겨 볼 대목이 있다.현실 정치의 일상적 운영에서 대통령제는 국회가,그리고 의원내각제에는 정당이 그 중심 무대가 되기 마련이다.따라서 정당 발전이 미숙한 제3세계의 내각제 정치가 뒤뚱거리는 현상도 따지고 보면 이상할 것이 없다.근년 들어 시행착오 끝에 가이아나,나이지리아,짐바브웨 등이 대통령제로 선회하지 않았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일곱 해나 되는 우리의 정치를 들여다보자.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거나 선거철이 가까워질 때면 개헌으로써 국면 돌파를 시도하는 애드벌룬을 띄우곤 했다.노무현 대통령은 내년 총선 후 프랑스식 이원정부제를시행해 보겠다느니 또 책임총리제를 시도해본 뒤 형편에 따라 의원내각제로 가겠다는 등 이에 관한 언급을 해온 바 있다. 논리적 순서대로라면 그는 그때까지 제도의 중심축을 이룰 정당 발전을 계속 도모해야 마땅하다.현재 의석의 열세는 대통령이 그처럼 소중하게 여긴다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극복할 길을 직접 국민 속에서 찾아야만,전임자들과 구별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정계는 그 역방향의 길로 마구 치닫고 있다.사상 초유의 국민 경선까지 도입하며 뽑은 후보자를 대선에서 승리로 이끈 바로 그 정당은 이름하여 ‘새 천년’민주당이다.2000년 1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새 시대에 걸맞은 정당이라고 요란하게 북치며 만들 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바로 이 새천년당을 ‘헌 천년시대’의 방식으로 부수고 ‘개혁’적 신당을 만든다고 연일 아우성이다. 나팔을 아무리 높이 불어대도 흘러간 노래로 들릴 뿐이다.5년마다 들어온 옛 가락이고 맞춘 음계는 그때도 지금도 어김없이 개혁이기 때문이다.잠시 돌이켜 보자.민정당 후보로 당선된노태우 대통령은 2년도 안 돼 3당 합당의 깜짝쇼를 발표했고,퇴임 반년에 앞서서는 대선 중립과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당적을 이탈한다.민자당으로 당선된 김영삼 대통령은 15대 총선을 앞두고 당을 리모델링해 신한국당을 창당했으며,이 당은 또다시 합당을 통하여 한나라당이 되고 그 명예 총재로 추대된다.뒤이은 김대중 대통령 또한 재임 중 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 그리고 탈당으로 무소속,이렇게 세 번이나 지위 변동을 기록한다.노무현 대통령도 벌써 그 대열에 깊숙이 들어섰으니 딱한 생각이 앞선다.당선 이후 대통령의 당적 변경과 이탈 금지를 헌법의 취임 선서에라도 넣든지 혹은 달리 법제화할 길이라도 이제 모색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현재 전국구 국회 의원이 당적을 변경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끔 법제화하고 있다.이 제도에 대해서도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유권자와 의원 또는 의원과 소속 정당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국민은 단순히 뽑기만 할 뿐이며 당선 이후는 ‘자유로운 위임 관계’에 놓인다고 본다면 당을 바꾸어도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다. 반대로,선거가 인물만 본 것이 아니라 정당과 정책 정강까지 포함된 선택이라면 정당 기속성에 비추어 정당 변경은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의원직을 뺐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현행 비례 대표 의원들은 바로 이 후자에 해당된다.법제화를 하고 있지 않을 뿐이지 법리상으로는 대통령의 경우 또한 그 연장 선상에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정치의 판도 스타일도 달라졌건만 구습의 ‘대통령당’만들기는 오히려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 권 영 설 중앙대 교수 헌법학
  • 미리본 배상책임 소재 / 화주·바이어 손배訴 가능성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파업으로 화주와바이어 선사,운송사,부두운영사 등이 경제적 손실은 물론,외국 거래처로부터 신뢰손상 등 엄청난 유·무형의 피해를 봤다.이들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경우 배상책임자는 누구일까.법정 다툼이 벌어질 경우,책임소재를 둘러싸고 공방이 치열할 것 같다. ●해운선사 선박을 직접 운영하는 국내외 해운선사들은 일단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에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수출업체와 화물인도계약 체결시 천재지변과 파업사태 등으로 인한 불가항력의 사태는 면책사유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수출업체 바이어들은 1차적으로 수출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그러나 L/C(신용장)개설 때 천재지변 또는 항만 종사자 등의 파업 등으로 인한 인도 지연일 경우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일반적인 관례다.물론 개별 계약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대부분 수출업체들은 자사 신용도와 거래유지 등을 위해 운송료가 비싼 항공편을 이용해 물품을 보내거나 대금에서 일부를 빼주는 게 통상 관례이다. ●운송회사 운송회사도 일단손해배상 책임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자신들의 부주의로 인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오히려 운송회사는 자신들도 피해를 입은 만큼 화물연대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그러나 이 역시 법리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입증자료가 뒤따라야 한다. ●화물연대 조합원 화주와 직접적인 계약체결이 없기 때문에 화물연대 조합원에게 직접 민사상의 책임을 묻지는 못한다.손해배상을 위해서는 반드시 쌍방간의 계약 사실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운송을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등 귀책사유가 있을 때는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유권해석이 가능해 운송업체들이 강성 조합원을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또 포괄적으로는 이같은 상황이 오도록 방치한 정부와 부산시 등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그러나 최근 타결을 본 경남지부 합의서에는 ‘운수회사는 지부가 단행한 투쟁과 관련해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화주와 관련된 모든 사항은 운수회사에서 책임진다.’고 합의한 만큼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로비의혹 정치인 본격 수사 / 검찰, 안희정씨 보강수사… 영장재청구 검토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본부장 安大熙 대검 중수부장)는 1일 나라종금 로비의혹과 관련,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으로부터 채무변제 방식으로 2억원을 받아 노무현 대통령이 설립한 자치경영연구원에 입금한 혐의로 안희정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영장 재청구 여부에 대한 정밀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공적자금의 일부가 안씨에게 흘러간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보강조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부실수사나 과잉수사로 영장이 기각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은 신병에 관한 것이었지 사실관계나 법리에 대한 문제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한편,검찰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2억 88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속수감된 염동연씨가 ▲한국수자원공사 예금의 나라종금 예치 ▲쇼핑몰 사업추진에 편의 제공 ▲보성그룹 화의 결정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을 청탁받은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염씨의 구체적인 로비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검찰은 염씨가 구체적인 로비 사실을 부인함에 따라 계좌추적 작업으로 물증을 확보한 뒤 염씨를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김 전 회장과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이 구여권 유력인사 P·K·K씨 등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한 몇몇 정치인들이 김 전 회장과 안 전 사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전달경위와 대가성 여부에 대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檢 ‘당혹’ 野 ‘발끈’ 與 ‘다행’

    검찰 관계자들은 30일 고심 끝에 안희정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당혹해했다.그러나 법원도 안씨에게 정치자금법을 적용한 것은 합당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지자 오히려 안도하는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면 여론을 의식한 눈치보기 수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돼 비난의 소지가 없어졌다.”고 말했다.수사팀은 검찰의 의욕적인 수사 의지가 꺾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보강조사를 거쳐 영장을 재청구할 뜻을 내비쳤다.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불구속 기소를 점치는 분석이 유력하다.다른 관계자는 “당초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시작한 수사인 만큼 검찰로서는 적용 가능한 모든 법리를 다 검토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 측근실세에 대한 면피성 수사의 결과”라면서 “특검을 통해서라도 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반면 민주당은 “대통령 측근이란 이유로 인한 역차별을 법원이 바로잡아줘 천만다행”이라고 평했다.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검찰이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가혹하게 법을 적용한 느낌을 받았으나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영장이 기각된 안씨는 이날 밤 10시20분쯤 귀가하면서 “주변 분들에게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지운 조태성 정은주기자 jj@
  • 안희정씨 영장기각 안팎 / “가벌성 약한 사안” 수사 제동

    법원이 나라종금 로비의혹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함으로써 파문이 일고 있다. 검찰은 안씨가 99년 7월 생수회사 투자금 명목으로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뒤 2000년 11월 이 생수회사를 정리했음에도 투자금을 반환하지 않고 노 대통령이 설립한 자치경영연구소에 입금했다는 부분을 문제삼았다.안씨가 ‘채무변제금’ 2억원을 받아 연구소 운영경비로 사용한 것은 ‘이 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자’를 처벌토록 한 정치자금법 30조 1항 위반이라고 본 것이다. ●검찰 정치자금법 적용 논란 불러 그러나 두 가지 점에서 검찰의 법적용은 논란이 일었다.우선 통상 정치자금법은 국회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 등 정치인이나 그 보좌관,회계담당자에게 적용됐다.그러나 2000년 11월 당시 안씨는 연구소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국장 자리에 있었고 2억원의 자금 역시 김 전 회장의 동생 효근씨와 대학 선후배 관계를 통해 받았다.이런 정황은 안씨를 정치자금법 적용 대상인 정치인이라고규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안씨를 정치인으로 가정하면 적법하게 정치자금을 받을 창구가 모호하다는 문제점이 생긴다.검찰 논리대로라면 국회의원이나 보좌관,회계담당자는 후원회 등을 통해 정치자금을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지만 안씨처럼 정치외곽 조직인 연구소에 있는 인물은 후원회 등을 통해 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현실적으로 봉쇄된다.이 점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안씨 혐의가 인정된다면 수많은 정치 외곽조직들 모두 수사대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이 부분을 검토한 법원은 “선례가 없긴 하지만 채무변제를 기부행위로 규정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검찰측 입장을 받아들였다. ●채무변제 기부행위규정한 판례 수용 또 하나의 논란거리는 안씨의 행위가 과연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가벌성’이 있느냐는 문제다.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자체가 형량이 낮아 실형 선고율이 매우 낮다.이번에 적용된 30조 1항의 경우 징역 3년이나 벌금 3000만원이 최고형이다.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위한 법이다 보니 절차적인 부분에 대한 규제가 주를 이뤄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을 수밖에 없다.검찰 역시 수뢰 혐의로 기소했으나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판결이 나와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죄명을 바꾸지 않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다른 정치인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공적자금비리 수사팀은 대우그룹 수사 당시 이재명 전 민주당 의원과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7억원과 1억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불구속 기소했다.안씨의 경우 당시 유력 정치인도 아니었고 받은 돈이 2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사적으로 사용한 부분도 전혀 없다.법원도 “실형을 받을 만큼 죄가 중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또 “안씨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해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덧붙였다. 안씨에 대한 혐의 적용 및 영장청구를 둘러싼 이런 상황들은 검찰의 수사에 의문이 들게 한다.알선수재 혐의 등을 적용하기 어려워지자 현직 대통령 측근이라는 상징성과 특검제 카드를 꺼내든 야당의 압박 때문에 무리하게 법리 적용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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