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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플러스] 정몽구회장·검찰 각각 항소

    횡령·배임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검찰이 각각 항소, 양측의 치열한 법리논쟁이 고법에서 재현될 전망이다.12일 서울중앙지법과 검찰에 따르면 정 회장측 변호를 맡은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과 대검 중수부는 이날 법원에 각각 1심 판결에 불복한다는 항소장을 제출했다.
  • 공정위 ‘동의명령제’ 무산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던 동의명령제와 자료보전조치권한 도입이 결국 무산됐다. 법무부 등이 나서서 제동을 건 탓이지만, 공정위도 법논리 검토와 의견 조율 노력 없이 정책을 추진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결국 부처간 ‘밥그릇 지키기’ 양상 속에 아무런 성과 없이 시간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공정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열린 차관회의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초 공정위는 개정안에 공정거래법 위반 기업과 합의를 통해 사건을 종료하는 동의명령제도를 포함시키려 했지만, 법무부 등의 반대에 부딪혀 삭제하고 상정했다. 또 기업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일 때 각종 자료의 훼손이나 변조를 막기 위한 보전조치 권한도 개정안에서 뺐다. 카르텔 등 위법 행위를 한 기업이 자진 신고할 경우 고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고발면제 규정도 제외했다. 특히 동의명령제의 경우 지난해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기업환경 개선대책에 핵심 대책으로 포함돼 있었고, 공정위도 ‘세계적인 추세’라는 명분으로 야심차게 추진해 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도 미국 측이 요구해왔던 사안이다. 그러나 법무부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됐다. 한마디로 “공정위가 기본 법리도 모른 채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법무부는 “형벌이 부과될 수 있는 사항을 당국과 기업이 협의해서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법체계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료보존 권한도 강제 수사권이 없는 공정위에 주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도 이같은 오류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김병배 공정위 부위원장은 “동의명령제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법논리는 인정한다.”면서 “법무부와 다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말로 시한이 끝나는 금융거래정보요구권(계좌추적권)은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안대로 2010년까지 3년간 연장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위법행위를 한 기업이 피해 당사자와 피해구제에 합의하는 조정제도는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규제개혁위원회는 금융거래정보요구권을 상호출자 금지 위반 행위에는 적용하되 출자총액제한제도 위반이나 담합(카르텔) 행위에는 적용할 수 없도록 하고, 조사를 방해할 경우 부과하는 이행강제금도 도입을 보류시킨 바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검찰, 인혁당사건 항소 포기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송찬엽)는 관련자 8명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진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재심 사건에 대한 항소를 30일 포기했다.이로써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이 내린 1심 판결이 확정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돼 원심에서 유죄 증거가 된 조서 대부분이 재심에서 증거능력을 상실했다.피고인들은 원심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고, 변호인의 조력도 받지 못해 원심에서의 공판조서의 증명력이 인정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사형 선고의 근거가 된 반국가단체 구성 부분 등에 대해 검찰이 상소해도 무죄 판결이 번복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아울러 “30여년간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애써 온 유족들의 고통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안창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항소의 법리적인 타당성 등에 주안점을 두고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 상급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해 항소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 마무리되는 대로 구상권 문제 등을 검토키로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4조7천억 ‘삼성차 소송’ 치열한 공방

    ‘단군 이래 최대 소송’으로 불리는 삼성자동차 채권 환수 소송 첫 재판이 25일 열려 원고·피고 양측이 첫 변론부터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김재복)는 이날 오후 서울보증보험 외 13개 금융기관이 삼성전자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외 28개 삼성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낸 약정금 등 청구소송 첫 재판을 열었다. 원고측은 “삼성측은 삼성차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큰 손실을 입은 채권단에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넘겨주고 추후 상장을 통해 손실 보전을 약속하고도 주식 처분 등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원고측은 “삼성차측은 2000년 12월말까지 삼성생명 상장을 통해 빚을 갚고 만약 채권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을 추가 출연하며 이것도 부족하면 계열사들이 부족액을 보전해 주기로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고측은 “당시 합의는 원고측 금융기관들의 부당한 강요로 인해 이뤄진 것이므로 민법상 무효”라며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는 삼성차 대출금의 담보조로 제공한 게 아니라 채권단에 증여한 것이며 합의서 효력 유무와 관계없이 삼성생명 주식이 아직 처분되지 않아 합의서상 의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담배‘무죄’

    담배‘무죄’

    만 7년 이상 끌어온 국내 첫 ‘담배소송’에서 재판부가 피고측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측이 담배와 폐암간의 상관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원고측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하겠다고 밝혀 항소심 공방이 예상된다. 하지만 2심과 대법원의 확정 판결까지 감안하면 이번 민사소송은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 조경란)는 25일 폐암 환자와 가족 등 31명이 “흡연으로 인한 폐암 발병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KT&G(옛 담배인삼공사)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김모씨 등 5명이 같은 취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담배소송 2건에 대해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역학적 인과관계’는 집단을 대상으로 하여 다른 요인들이 모두 같다는 가정 아래 추출한 특정 요인과 질병 사이의 통계적 관련성이므로, 이를 특정 개인의 구체적 질병 발생의 원인을 규명하는 개별적 인과관계에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사안의 경우 제조물 책임이나 공해 소송처럼 원고측의 입증책임이 완화되는 특별한 사례에 해당한다는 원고측 주장에 대해 “담배는 고도의 기술이 집약돼 생산된 제품이라는 점 등의 이유로 제조물책임 법리를 적용할 제품이 아니며, 이 소송은 공해소송처럼 모두 자연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안이 아니다.”며 일반 손배소와 같이 원고측이 주장을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담배소송은 폐암 환자 김모씨와 가족 등 31명이 1999년 12월 “30년 이상의 흡연으로 폐암이 유발됐으며 KT&G는 불충분한 경고 등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3억 7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판사 석궁테러’ 파문] 前교수 살인미수혐의 영장

    [‘판사 석궁테러’ 파문] 前교수 살인미수혐의 영장

    ‘고법 부장판사 석궁 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16일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55)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쏜 서울 모 대학 전교수 김명호(50)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김씨는 미리 박 판사의 집을 2∼3차례 답사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인명 살상이 가능한 석궁, 화살 9개, 칼, 노끈 등 도구들을 미리 준비한 점, 퇴근시간에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박 판사를 보자마자 위해를 가한 점 등에 미뤄볼 때 처음부터 살해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김씨는 “위협을 하려고 석궁을 가져갔고 승강이를 벌이다가 발사됐을 뿐 살해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기소·재판 과정에서 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될지 주목된다. 살인미수죄는 최고 사형까지 가능하지만 상해죄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까지 적용하면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는다.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를 지낸 하창우 변호사는 “석궁을 인명 살상도구로까지 보기는 힘든 데다 칼 등의 흉기는 직접 사용하지 않았다. 피해자도 전치 4주 이하의 진단이 나온 점 등에 미뤄볼 때 살인미수 혐의 적용은 법리적으로 무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법·검·경 ‘준항고 3각갈등’

    법·검·경 ‘준항고 3각갈등’

    준항고·재항고를 둘러싸고 법원·검찰·경찰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법·검 갈등에 이은 검·경간 2라운드다. 검·경간의 준항고 논란은 지난달 말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검찰이 2차례 기각하자 경찰은 이례적으로 법원에 준항고를 낸데서 비롯됐다. 법원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법원은 2일 “열흘 정도 말미를 준 뒤 추가로 받은 자료까지 검토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경찰은 각하 결정이 내려지면 대법원에 재항고를 한다는 방침이어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경찰의 준항고에 대해 법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준항고는 검찰과 사법경찰관의 압수, 구금처분에 대한 불복이 있을 때 피의자, 피내사자, 참고인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지 경찰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법원관계자는 “수사기관의 결정 중 검찰이 기각한 것에 대해 경찰이 바로 법원에 판단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구속영장 문제를 둘러싼 검찰의 준항고와는 성격이 다르며 해당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심회 사건과 재독사회학자 송두율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검찰이 변호인의 접견을 불허하면서 시작된 준항고 사건은 론스타사건에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구속영장 문제때부터 본격화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유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3차례 잇따라 기각되자 준항고와 재항고를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영장기각은 준항고, 재항고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기각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반대시위자 6명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준항고가 지난 29일 기각되자,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대법원은 1997년 9월 “수사기관의 청구에 의해 압수영장 등을 발부하는 판사의 결정은 준항고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재항고를 기각한 것을 비롯해, 영장 기각에 대한 준항고와 재항고를 일관되게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효섭 임일영기자 newworld@seoul.co.kr
  • 민간 아파트 표준건축비는 공개

    민간 아파트 표준건축비는 공개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7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갖고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경우 표준건축비(기본형건축비) 상세내역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시민단체와 우리당 부동산특위가 주장해 온 분양원가의 전면공개와는 거리가 멀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당정은 내년 1월 초 고위 당정협의에서 분양원가 공개 문제와 전셋값 대책을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부동산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우리당 이인영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분양원가를 공개할 경우 건설사들의 경영활동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면서 “분양원가 상한제가 실시되기 때문에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효과가 일부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 상한선을 설정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기본형건축비의 상세내역을 공개할 수 밖에 없다.”면서 “분양원가 전체를 공개하는 것은 반대”라고 밝혔다. 분양원가에는 기본형건축비(직·간접 공사비, 감리비, 설계비, 부대비용) 이외에 택지비와 가산비가 들어간다. 시민단체들은 기본형건축비의 경우 이미 상한선(중소형은 평당 344만 8000원, 중대형은 평당 372만 9000원)이 정해져 있는 만큼 택지비와 가산비를 밝히지 않으면 공개 의미가 없다는 견해다. 비용을 택지비 등에 떠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는 원가를 공개하면 주택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또 원가 공개와 분양가 인하가 반드시 연결되는 것도 아니라는 논리로 원가 공개를 반대했다. 하지만 당정은 누가 기본형건축비를 공개할 지 여부와 공개 단위를 사업장으로 할지 아니면 대규모 지역단위로 할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건설업체가 아닌 정부나 지역단위(지방자치단체)에서 건축비를 공개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더 이상 분양원가 공개 확대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미경 부동산 특위위원장은 “민간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25.7평 이상에 대해서는 최소한 7개 항목을 공개하자고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정부는 이마저 거절했다.”면서 “전셋값과 관련해서는 중장기적 대책과 단기 대책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월세 인상 상한선을 5%로 설정하는 문제는 새로운 규제를 신설하는 것으로 법리적인 문제도 있는 만큼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따라서 당정은 내년 1월 초 한명숙 총리가 참석하는 고위 당정협의를 갖고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분양원가 공개 확대를 요구하는 여당과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정부 사이에 쉽게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문일 나길회기자 mip@seoul.co.kr
  • 상임 vs 비상임위원 ‘황금분할’ 진통

    상임 vs 비상임위원 ‘황금분할’ 진통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안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지난 6일 입법예고된 법률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서둘러 수정안을 마련해 국정조정실로 넘겼지만, 설만 난무할 뿐 단일안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조실이 지난 21일 차관회의에 정부안을 제출하려던 일정도 한 주 연기됐다. 25일 국조실과 방송위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핵심인 방통위원 구성과 관련,3가지 안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먼저 방통위원 5명을 두되 3명은 상임,2명은 비상임위원으로 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상임위원 3명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비상임 위원 2명은 국회의 추천을 받는 방안이다.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국조실과 정통부를 중심으로 이 안을 관철시키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안은 또 다시 방통위의 ‘독립성’ 논란을 비켜가기 어려울 것 같다. 한 추진위원은 “2명의 비상임위원이 3명의 상임위원을 견제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사실상의 독임제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조실 관계자에 따르면 상임위원의 3분의1은 대통령, 나머지 3분의2는 국회 등의 몫으로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합의제적 성격이 크게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위원이 9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선임 방식도 현재의 방송위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상임위원을 3명으로 줄이고, 국회가 추천하는 비상임 위원 4명을 별도로 두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전반적인 운영은 상임위원들이 주도하되 주요 결정사항은 비상임위원들이 견제하는 구조다. 방통융합추진위원인 모 대학 교수는 “설치법안 내용이나 일정 모두 오리무중”이라며 정부의 법안 처리방식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추진위는 정부 일정에 맞추어 서둘러 법안을 마련했고, 공청회 후 수정안도 마련해 넘겼는데 정부에서 시간을 끌고 있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국조실의 한 관계자도 “막판까지 아무도 모른다.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말해 극심한 진통 중임을 내비쳤다. 차관회의를 돌연 연기한 배경도 미묘하다. 국조실은 법제처에서 방통위의 소속을 놓고 법리적 문제을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다른 사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성만 방송위 노조위원장은 “법리적 논란뿐 아니라 위원 선임 등 구체적인 문제까지 제기해 진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고 말했다. 임창용 윤설영기자 sdragon@seoul.co.kr ▶관련기사 24면
  • 토지공개념 되살아나나

    아파트 분양값 인하가 내년 대선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토지공개념 재도입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법리논쟁 등 입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與 임대주택·환매조건부 주택등 추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노동당은 각각 경쟁적으로 토지공개념 관련 법안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참여정부 최대의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의 대안을 ‘서민과 중산층 회생’에서 찾고 관련 정책 경쟁력과 지지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부동산대책 특별위원회는 13일 공공택지를 공영개발해 ▲국민임대주택▲환매조건부 주택▲토지임대부 주택 등 3가지 형태로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이 발의한 환매조건부 분양법안은 토지와 건물을 분양하되 이를 분양한 공공기관에만 국공채 이자율 수준의 이익만 보장받고 팔도록 해 ‘투기’요소를 없앤 것이다. 같은 당 최재천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세”라면서 “수도권 인구 밀집지역의 택지에만 토지공개념을 도입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홍준표 의원의 토지임대부 분양은 ‘시장친화적인 토지공개념’을 표방하고 있다. 땅은 공공기관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해 아파트 분양값을 낮춘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지난 8월 싱가포르 주택청(HDB)을 방문, 현지의 공공주택 정책을 참고해 한국의 실정에 맞는 반값아파트 정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토지 사유화와 배치 논란 주목 하지만 과거 토지공개념 관련 제도가 위헌 결정이 난데다, 부동산 문제를 원칙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아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토지공개념은 1980년대 후반 택지소유상한제, 개발이익환수제, 토지초과이득세 등이 시행되면서 도입됐다. 택지소유상한제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토지초과이득세는 ‘헌법 불합치’결정을 받아 사실상 폐기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부동산값 폭등으로 토지공개념 도입 주장은 여러차례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토지공개념 제도의 도입 의사를 밝혔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토지공개념을 확대 도입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전재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도 “광복 이후부터 토지공개념이 도입됐다면 부동산 정책이 꼬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토지공개념 도입을 역설하고 있다.●시민단체,“정치적 이용 경계” 시민단체는 ‘여의도발 토지공개념’논의를 일단 환영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이라는 큰 틀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권오재 간사는 “아파트 분양값 인하를 대선 공약화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말만 하지 말고 정책으로 연결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전효숙후보의 변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은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자신의 헌재소장 후보에 대한 지명철회를 공식 발표한 직후 ‘존경하는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글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후보자의 자질에 관한 평가나 관련 헌법 및 법률 규정에 관한 견해는 국회의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국회는 표결절차를 통해 다수결의 법리에 의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일부 국회의원들은 독자적인 법리만이 진리인양 강변하면서 자신들의 요구대로 보정(補正)해 진행한 절차까지도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온갖 인신 공격으로 후보자를 폄하해 사퇴를 집요하게 요구하다가 물리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그러한 행위야말로 헌법재판소 및 재판관의 권위와 독립을 해하고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므로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장이 지명한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하던 중 대통령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 겸 재판소장으로 임명받기 위해 재판관직을 사직했다.”며 ‘재판관이 아닌 소장 후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또 “그동안 이런 사실관계가 왜곡되고 편향된 법리만이 강조되는 상황을 보면서도 평생 재판업무에만 종사해온 후보자가 국회 밖에서 달리 의견을 표명해 논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묵묵히 국회의 다음 절차 진행을 기다려 왔다.”고 언급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오해 풀기 위한 자리… 청탁 없었다”

    “오해 풀기 위한 자리… 청탁 없었다”

    이상훈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은 지난 10일 대검 중수부장과의 만남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오해를 풀기 위해 사적으로 만난 자리였다. 청탁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수석부장과 일문일답. ▶기본 사실부터 말해달라. -“법원과 검찰이 이전투구식으로 싸우냐?”이렇게 국민들이 질책을 하시지 않나. 국민들의 염려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어야만 했다. 그래서 수사 책임자인 대검 중수부장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민병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자리를 같이 한 이유는. -11월 5일인가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이 언론에 브리핑을 했던 것 같고, 그날 오후에 민 부장님이 기자들에게 말씀하신 걸로 알고 있다. 서로 의견을 표명한 것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완전히 감정 표출로 나타난 측면이 있었다.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찰에 유회원씨의 불구속 기소를 요청했다는데. -그런게 아니다. 유씨에 대한 영장기각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 수사가 완료됐으면 기소 여부만 결정하면 되는거다.(검찰이)유씨 수사가 잘 됐다고 그러더라. 그러면 기소하라 그 이야기다. 일반론적인 이야기다. 그것이 어떻게 청탁인가. 국민적인 의혹을 해소해야 할 그런 수사를 법원이 왜 방해하겠나. 검찰에서는 “그래도 유회원은 구속해달라.”고 했다. 우리는 “또 청구하면 법 절차에 따라서 판단하게 된다.”그런 이야기만 왔다갔다 했다. 그런데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체포영장을 둘러싸고는 법리적 논쟁이 많다. 이해가 잘 안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민 부장이 더 잘아니까 영장기각 사유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면 법원이 그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석에서 만났다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압력설이 나온다. -내가 민 부장에게 압력을 넣으려고 그랬다면 대검 관계자들이 있는 앞에서 그랬겠나. ▶대검은 론스타 사건 때문에 만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나. -참으로 선의에서 불필요한 갈등 양상을 풀어보려는 상황에서 만나보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또 문제가 된 것이다. 검찰은 “계속 수사가 힘들다. 구속영장이 필요하다. 구속이 필요하다.”이런 이야기들을 하더라. 그런데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특정 사건, 특정 인물에 대한 사건에 대해서만 영장 발부가 필요한지 판단할 뿐이다. 유회원에 대해서는 주가 조작에 대한 혐의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왜 영장이 필요하냐.”고 물어도 대답이 헛돌더라. 왜 영장이 필요한지도 모르고 어떻게 영장을 떼주나. ▶검찰이 론스타 수사를 위해 유회원씨 영장이 필요하다는 소명을 하지는 않았나. -그런 내용 없었다. 무조건 론스타 사건에 대해서 유씨 구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야기를 안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론스타 윈윈게임?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 등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2일 론스타 부회장 엘리스 쇼트 등 임원진과 론스타코리아 대표 유회원씨에 대한 세 번째 영장 청구 준비작업을 벌였다. 검찰은 이번 주 안에 법원에서 제시한 기각사유를 분석·보완해 이들에 대한 영장을 다시 청구할 방침이다. 법원도 검찰의 3차 청구에 대비해 범죄인 인도 절차에 대한 법리 검토를 시작함에 따라 이번 주가 론스타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쇼트부회장 “귀국보장 않을땐 소환불응” 지난주 검찰은 13일 오전 10시까지 론스타 임원들에게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쇼트 부회장은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귀국이 보장되지 않는 한 한국 검찰의 소환에 응할 수 없다. 미국에 범죄인인도요청은 외교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후통첩’에 불응한 론스타 임원들의 신병을 미국에서 인도받아 수사하려면 체포영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를 새롭게 청구할 체포영장에 적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르면 기소하려는 범죄인을 넘겨받으려면 체포영장을 첨부해 미국에 요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법원의 지적을 수용하는 모습을 통해 체포영장을 얻고 법원도 영장을 발부해 투기성 외국 자본을 감싸고 있다는 비판을 무마하는 ‘윈윈게임’을 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3번째 청구땐 민병훈판사 맡을듯 한편 검찰은 유씨에게 외환카드 주가 조작 외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와 탈세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에게 새로운 혐의를 추가함으로써 영장을 심사하는 법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이 세 번째로 영장을 청구하면 영장전담제도 취지에 따라 민병훈 영장전담판사가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일심회 간첩혐의 적용할까?

    일심회 간첩혐의 적용할까?

    ‘일심회’ 사건을 수사중인 국가정보원은 10일 장민호(44)씨와 이정훈(43)·손정목(42)씨 조사기록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진강(43)씨와 최기영(40)씨의 신병과 사건기록은 다음주 월요일인 13일 검찰에 넘겨진다. 다음달 초쯤 이들을 기소할 방침인 검찰은 피의자들에게 적용할 법리검토 작업에 들어간다. 특히 일심회 구성원들에게 국가보안법 4조 간첩 혐의를 적용할지가 주목된다. ●보고문건 국가 기밀인지 검토 국정원 수사결과 장씨는 10년이 넘게 북측과 연락을 맺으며 최근 몇 년간 월·화요일에 대북 보고를 하고 금·토요일에 북한 지령을 수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1997년 손씨와 함께 일심회를 구성한 뒤 1∼2년간 신분을 숨긴 채 친분을 쌓았다가 포섭하는 방식으로 일심회 구성원을 늘려간 것으로 파악된다. 국정원은 일심회 구성원들이 또 각각 한 차례 이상씩 중국 베이징의 동욱화원을 방문, 북한 대외연락부 간부를 만나 선거 관련 내용과 6자회담 등 북핵사태 이후 국내정세를 보고한 정황을 잡았다. 일심회 구성원들이 부인하고 있지만 이들을 구속할 때 영장에 적시한 보안법의 회합·통신 혐의는 상당 부분 소명이 됐다는 얘기다. 문제는 일심회 구성원들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다. 이를 위해 검찰은 기소를 앞두고 이들이 만든 문건이 국가기밀에 해당하는지, 이들이 북측 지령을 받고 목적수행을 위해 보고문건을 작성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검찰은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던 이정훈씨와 최씨가 당내 여론을 이끌어 특정 보고서를 만들게 했는지 주목하고 있다. 최씨의 혐의에는 당대표였던 권영길 의원실에서 일하며 권씨에게 민노당 인물록을 만들라고 제안, 북측에 보고하려 한 혐의가 포함돼 있다. ●국정원, 다른 일심회원 찾기 집중 일심회 사건에 대한 1차수사를 마무리한 국정원은 지금까지 구속된 피의자 외에 다른 일심회 구성원을 찾는 쪽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국정원은 민노당 당원인 김모씨와 학생운동권 출신 사회단체 활동가인 강모씨 등이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일심회 구성원들과 접촉한 인사들은 정치권과 사회운동 단체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국정원은 수사를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구속된 일심회 구성원들이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추가 체포·구속이 능사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국정원은 수감중인 5명 외에 추가 일심회 구성원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물증찾기에 집중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론스타코리아 유회원대표 다음주 4번째…탈세·배임혐의 추가될 듯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10일 론스타코리아 대표 유회원씨의 조세포탈 혐의와 배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유씨를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의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주 초 청구될 네번째 영장에 이런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유씨는 스티븐 리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와 함께 거래처 지급 내용을 부풀려 수십억원을 횡령하고 법인세 등을 포탈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유씨와 허위 용역비로 회사돈 30만달러를 빼돌리고 70만달러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는 정헌주 허드슨코리아 대표와 공모 여부도 조사했다. 검찰은 또 이날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김형민 외환은행 부행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외환카드 합병 때 ‘허위 감자설’이 포함된 보도자료를 만든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다음주 초 헐값매각에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금융당국 관계자 2∼3명을 추가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채 기획관은 “유씨와 론스타 본사 경영진에 대한 영장 재청구와 무관하게 다음주 초 추가 사법처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론스타로부터 20억원을 받아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하종선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의 조사를 거의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함께 매각에 깊이 관여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에 대해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엘리스 쇼트 론스타 본사 부회장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2차례 기각한 서울중앙지법은 범죄인인도 청구 절차 등에 대한 법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쇼트 부회장 등에 대한 범죄인인도 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사정의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대비, 영장전담 부장판사 등이 관련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광장] 법원, 헌재 역할 존중해야/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원, 헌재 역할 존중해야/황진선 논설위원

    헌법재판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은 소송 사건에 적용될, 또는 기왕에 적용된 법률 또는 법령이 위헌이냐, 합헌이냐를 판단하는 것이다. 법원은 개별적인 소송 사건에 법을 적용해 권리와 의무를 결정해주는 기관이다. 이처럼 두 기관의 영역은 다르다. 뭉뚱그려 표현하면 헌재는 법령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기관,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법령을 적용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법원이 위헌 법령을 합헌으로 보아 판결했을 때는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서울고법이 헌재가 구 군인연금법에 대해 두번에 걸쳐 위헌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중복결정이므로 두번째 결정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는 2003년 9월과 2005년 12월, 정부의 보조를 받는 유관기관에 취업한 퇴직군인에게는 퇴직연금의 절반만 주도록 규정한 구 군인연금법에 대해 각각 위헌결정을 내렸다. 두번의 위헌심판이 제기된 것은 첫번째 결정만 인정하면 2003년 9월 이전에 소송을 낸 사람만 연금 삭감분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두번째 결정까지 인정하면 2005년 12월 이전에 같은 사안으로 소송을 낸 사람도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법원의 논리는 첫번째 위헌결정과 두번째 위헌결정의 법리가 다르지 않은데, 그렇다면 헌재가 두번째 제기된 위헌심판제청은 각하하는 것이 마땅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두번째 위헌 결정으로 퇴직군인의 구제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문제는 2003년의 위헌 결정은 2000년 12월까지 적용된 구군인연금법 조항,2005년 위헌결정은 1995년 12월까지 적용된 같은 내용의 구군인연금법 조항에 대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두 사건 모두 행정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이었다. 따라서 헌재는 행정법원이 위헌제청을 한데다 1차와 2차 결정의 적용 대상, 즉 구제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중복결정으로 보지 않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법원과 헌재가 영역을 놓고 다툼을 벌인 대표적인 사례는 1996년의 ‘동작세무서 사건’이다. 당시 헌재는 이모씨가 동작세무서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것이 부당하다며 낸 헌법소원에 대해 “실거래가 기준이 납세자에게 불리할 경우에는 위헌”이라며 구 소득세법 조항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헌재의 위헌 결정은 구속력이 없고 법원의 법률 해석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씨는 이에 다시 헌법소원을 냈고 헌재는 “위헌 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한 법률을 적용한 재판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대법원의 판결을 취소했다. 법원의 재판은 원칙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법원이 그 위헌 법령을 적용하여 판결을 내리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구 군인연금법 사건도 마찬가지다. 구제판결을 받지 못한 퇴직군인들은 대법원에 상고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이 고등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자명하다. 법원과 헌재는 역할과 권한이 다르다. 법원이 헌재의 역할을 부인하는 듯한 판결을 내려서는 안 된다. 같은 사건을 두고 최고의 사법기관이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릴 경우 사법판단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커질 수 있다.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두 기관은 신뢰와 권위를 훼손당할 수밖에 없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금강산·개성사업 거론 안된듯”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위원회는 26일(미국시간) 결의 1718호에 따른 대북 제재 대상 물자의 품목에 잠정 합의했다. 제재위는 이날 전문가 회의에서 핵공급그룹(NSG)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생화학무기 관련 수출통제기구인 호주그룹(AG) 등 기존의 국제 통제체제에서 거래를 규제하는 품목들을 토대로 대북 반출·입 금지 물자의 목록을 정했다. 이날 논의과정에서 구체적인 제재대상 단체와 개인을 지정하는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도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문제는 특정 국가가 이들 사업이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이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 안보리나 제재위에서 논의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외교통상부의 조약국에서 법리적으로 검토한 결과 개성공단과 금강산은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을 내렸다고 전했다. 화물 검색에 대해서는 결의 1718호가 필요할 경우 각국이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협조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한다고 규정해 놓았기 때문에 별도로 제재위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의에서 대북 금수대상으로 지정한 사치품은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기 어려워 각국의 재량에 맡기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제재위는 이날 논의 내용과 합의된 기본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제재대상 목록을 작성, 배포한 뒤 이사국 정부의 승인과정을 거쳐 다음주 초 제재대상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제재위는 결의 채택 후 30일인 다음달 14일까지 각국의 결의 이행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받은 뒤 90일 안에 제재효과 강화방안 등 건의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할 예정이다.dawn@seoul.co.kr
  • 사시1차 ‘유류·무고법 문제’ 行審 23일 판결

    요즘 신림동 고시생들의 눈길은 국무총리 산하 행정심판위원회로 쏠려 있다. 지난 2월 치러진 제48회 사법시험 1차 시험에서 출제된 문제 가운데 두 개가 오류인지를 가리는 결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또 “사회과학에서 논란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등의 여러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당분간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심판위 23일 결정할 듯 출제 오류 논란이 되는 문제는 민법 1책형 31번·3책형 15번의 일명 ‘유류분’ 문제.‘갑이 사망 때 다른 이들과 사회복지단체에 상당 금액을 증여하거나 기증한다면 갑의 자녀인 병이 일정한 상속인을 위해 법률상 유보된 상속재산의 일정 부분인 유류분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가.’라는 내용이다. 법무부는 정답을 2500만원으로 발표했다. 오류 논란에 휩싸인 또 다른 문제는 형법 1책형 31번·3책형 18번. 무고죄와 관련된 문제로 법무부는 ‘무고죄의 자수는 신고 상대에 대한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된 이후 무고죄를 자수하더라도 자수 감경을 할 수 없다.’는 지문이 틀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유류분 문제는 정답이 없고, 무고죄 문제는 복수 정답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6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행정심판위는 오는 23일 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행정심판을 청구한 김영성(가명)씨는 “많은 대학 교수들과 고시촌 강사들이 출제가 오류라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판례와 교재들이 이 문제가 오류라는 것을 법리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만큼, 행정심판위에서 출제 오류가 인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제 오류가 인정된다면 1차 시험에서 추가 합격할 인원은 200여명으로 추산된다. 대법원은 제40,41,42회 시험에서 출제 오류를 인정, 국가 시험의 신뢰성에 금이 가기도 했다. ●문제는 논란이 없어야 한다? 이 논란은 ‘시험 문제에 논쟁이 없을 수 있는가.’라는 범위까지 확대되고 있다. 시험 문제에 잘못을 없애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론을 달 수 없는 ‘투명한’ 문제가 나올 수 있느냐는 뜻이다. 신림동 고시촌의 한 강사는 “축구에 오심을 없애야 하는 것처럼 시험에 있어서도 논란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 객관성 확보의 핵심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강사는 “시험 문제가 공개된 지난 40회 시험 이후 오류는 상당히 줄어들었다.”면서 “자연과학이 아닌 사회과학의 영역인 법학에서는 어느 정도의 논란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올해 사시 문제의 오류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은 최근 “사법시험 출제 오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사법시험 제도를 폐지하고 로스쿨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답이 나오는 학설과 나오지 않는 학설이 대립되는 문제에서는 답이 나오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출제 오류의 여지는 없다고 강조한다. 유류법과 무고법 관련 문제들이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할지라도 결론을 뒤집을 사항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시 문제는 출제 위원과 검토 위원이 문제 은행에서 선별하고, 시험을 치른 뒤 이의 신청까지 받는 등 철저한 검증 작업을 거친다.”면서 “심지어 일부 학자들은 법무부가 너무 방어적으로 출제하다 보니 깊이 있는 문제를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헌재선 부인… 또다른 논란 예고

    열린우리당은 10일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청와대가 대법원·헌법재판소와 사전 조율했다.”는 것이다.“근거 자료도 있다.”고 했다.6년 임기의 헌재소장으로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원래 전 후보자는 재판관 임기를 3년 남겨 놓고 있었다. 그러나 헌재측은 펄쩍 뛰며 ‘사전 조율’을 부인했다. 기자가 열린우리당측에 확인을 요청하자 “연구관에게 비공식으로 의견을 구했다. 공문 형태로 회신을 받은 것은 아니다.”고 한 발 물러섰다. 노웅래 원내공보부대표는 “전 후보자도 청문회 때 연구관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측이 공식적인 통로를 거치지 않고 헌재소장 임명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연구관에게 비공식적으로 의뢰한 것을 놓고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이 그 결과를 공개하면서 사전 조율을 거쳤다고 주장한 것도 논란 확대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청와대측에서 지난달 11일부터 14일 사이에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측에 전 후보자의 재판관직 사퇴와 임기 논란에 대해 법리적 해석을 요청하고 ‘6년 임기가 바람직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과 헌재측은 임기 문제에만 의견을 냈지만 ‘절차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게 열린우리당측의 설명이다. 대법원과 헌재조차도 절차적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아울러 대법원측은 전 후보자가 대법원장 지명 몫의 헌법재판관이었던 만큼 재판관직을 사퇴하지 않고 헌재소장에 임명될 경우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을 지명하는 ‘3·3·3 원칙’이 깨지고 대법원장 몫이 1명 줄어들 것을 우려해 사퇴 후 재지명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헌재측도 잔여 임기 3년의 헌재소장이 임명될 경우 기관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어 재판관직 사퇴 후 임기 6년의 헌재소장을 지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열린우리당측은 전했다.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청와대는 두 기관의 유권해석을 토대로 노무현 대통령이 전 후보자에게 헌재소장직을 직접 제의했고, 전 후보자가 수락했다.”면서 “전 후보자의 임기를 6년으로 늘리려고 편법으로 재판관을 사퇴하게 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측 관계자는 “청와대가 전 후보자 임기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적도 없고 (헌재측이)회신을 보낸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14일 꼭 처리’ 한나라 압박속 巨野·군소당 분리전술 모색

    열린우리당은 10일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무산’의 정치적 책임을 한나라당 지도부에 전가하며 후폭풍 차단을 위한 명분쌓기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입법 미비의 잘못은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의 몫’이며, 그나마 막판 절충의 여지가 있었는데도 한나라당의 정략적 태도로 파행으로 치닫게 됐다는 논리다. 하지만 집권 여당이 후보자 지명 과정에서 발생한 법적 논란의 소지를 사전에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문제가 부각된 뒤에도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에 자성하는 목소리는 약해 보였다. 청와대 민정수석 파트의 부실한 ‘사전 법리검토’가 이번 사태의 한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청와대를 두둔하는 모습도 드러냈다. 당 지도부는 이날 헌재 공백사태를 막기 위해 임명동의안을 14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민주·민노당과 협조, 국회의장 직권상정 등의 카드로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민주·민노당의 참여 없이는 본회의 표결 자체가 불가능한 현실을 감안, 한나라당과 다른 야당을 분리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이날 오전 당 소속 인사청문특위 위원과 원내대표단 연석회의 직후 브리핑에서는 이같은 시나리오를 고리로 한나라당을 몰아붙였다. 청문특위 우윤근 우리당 간사는 “8일 오후 5시 심사경과보고서를 특위에서 채택키로 했으나, 한나라당이 최고위 지시에 따라 청문회에 불참했다.”고 성토했다. 우 간사는 이어 “입법 잘못은 청와대나 전 후보자의 책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위 위원인 서갑원·양승조·최재천 의원 등도 “한나라당이 정치 논리로 사태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공동책임론도 제기됐다. 특위 위원장인 최용규 의원은 “입법 미비로 인한 파행사태를 두고 여야가 내탓, 네탓 공방을 벌이는 것이 부끄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도 “누구를 탓하기 전에 국회가 자발적으로 문제를 푸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집권 여당 책임론엔 대체적으로 “한나라당의 원천무효 주장이 파행의 원인”,“내정절차에 실수가 있었지만, 지지율이 낮아 터무니없이 당하고 있다.”며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 소장파 의원은 “초기부터 본질을 보지 못해 야당에 빌미를 준 게 아니냐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박찬구 구혜영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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