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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보도 그후] 독도 항공기 관광 제동

    국토교통부가 천연기념물 제336호 독도 천연보호구역에 대한 항공기 관광을 일방적으로 허가해 환경단체 등의 반발을 사는 가운데 문화재청이 문화재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3일 “국토부가 독도 천연보호구역에 대한 현상변경허가 절차 없이 항공기 관광을 허가한 것은 위법인 만큼 적법한 절차를 거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단법인 예천천문우주센터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조만간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우주사업본부 관계자는 “항공기 운항 노선 및 고도 등을 감안할 때 독도 생태계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현상변경허가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당장 국토부와 항공기 운항사업자 측에 독도 상공 항공기 운항 금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문화재청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도 “만약 허가가 불허될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사업자 측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관련 법리 검토 등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법원 vs 검찰 ‘배임죄 적용’ 법리 해석 논란 쟁점

    법원 vs 검찰 ‘배임죄 적용’ 법리 해석 논란 쟁점

    검찰의 실질적인 ‘2인자’로 통하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1일 강영원(65)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에 대한 법원의 무죄 선고에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면서 법원과 검찰의 엇갈리는 판단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원과 검찰은 최근 배임죄를 놓고 큰 폭의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관련 피고인이 무죄 선고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다. 검찰은 과거에 하던 대로 법 적용을 해 기소를 하지만, 법원은 무죄 판결을 통해 이를 일축하는 상황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법원은 배임죄 적용을 놓고 피의자가 직접적인 경제적 대가를 받았는지, 피의자가 이득의 당사자인지를 엄격히 따져 사안을 판단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기업의 범죄 수법이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배임죄 적용을 과도한 수준으로 엄격히 적용하면 자칫 부패 수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배임 행위로 인한 결과 역시 판단 근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檢 “피해액 크면 사회통념상 처벌” 강 전 사장 배임을 놓고 검찰과 법원은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강 전 사장이 석유공사에 입힌 손해액은 5500억원이다. 개인적으로 착복한 이득이 없더라도 피해가 크다면 통념상 처벌해야 한다는 게 검찰 생각이다. 이 지검장의 발언에 ‘자기 돈이면 그렇게 썼겠냐’는 의도가 배어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어떤 사안에서 결과가 나쁘면 과정의 오류를 시정하는 게 맞다”며 “자원외교 등 검찰 기소 사안에 법원이 그 결과를 감안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전 사장 재판을 맡았던 재판부는 “피고인이 배임의 동기를 가졌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다소 과오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형사상 배임죄에 해당할 만큼 혐의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공공기관의 기관장이 단순히 능력이 부족해 실패한 것을 문제삼으면 그 사람을 임명한 이는 배임교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 “사적 이득 안 취한 이석채 무죄” ‘개인적 이득’의 기준도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는 대목이다. 통영함 납품비리에 연루된 황기철(59) 전 해군참모총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 이유는 ‘뒷돈’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황 전 총장이 납품 장비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문서를 꾸민 점에 집중했지만 법원은 개인적 이득을 얻었는지에 더 주목했다. 피의자가 이익을 얻은 당사자인지 여부도 쟁점이다. 이석채(71) 전 KT 회장은 지인이나 친척 회사를 비싼 값에 사들이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지만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기업 이익을 위해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손해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런 경우까지 배임죄로 처벌하면 기업가 정신이 위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사주가 경영을 하는 회사의 경우 전문경영인에게는 배임죄 적용을 최소화하는 등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이 고의성이 명백할 경우에만 배임을 처벌할 수 있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법원 관계자는 “배임의 범죄구성 성립 요건이 엄격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기 어렵다”며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돼야 배임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최근 무죄가 난 사건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보도 그후]독도 항공기 관광 제공 걸려

    국토교통부가 천연기념물 제336호 독도 천연보호구역에 대한 항공기 관광을 일방적으로 허가해 환경단체 등의 반발을 사는 가운데 문화재청이 문화재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3일 “국토부가 독도 천연보호구역에 대한 현상변경허가 절차 없이 항공기 관광을 허가한 것은 위법인 만큼 적법한 절차를 거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단법인 예천천문우주센터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조만간 울릉군청을 경유해 문화재청에 독도 항공기 관광과 관련한 현상변경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독도 현상변경허가 신청이 있으면 문화재 심의위원회를 열어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항공우주사업본부 관계자는 “항공기 운항 노선 및 고도 등을 감안할 때 독도 생태계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현상변경허가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당장 국토부와 항공기 운항사업자 측에 독도 상공 항공기 운항 금지를 요청했다”면서 “현상변경 허가 여부는 전적으로 문화재 심의위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국토부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문화재청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도 “만약 허가가 불허될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사업자 측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관련 법리 검토 등 문제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연대보증 섰다가 선의 피해… 구제 제도 바꿀 용의”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11일 부인의 억대 연대보증 채무 논란과 관련해 “선의의 피해자”라며 “(연대보증 피해 구제 제도를) 실정법 내에서 바꿀 수 있다면 바꿀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의의 피해자냐. 도덕적 해이자냐”는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렇게 답했다. 유 후보자는 “보증 채무 전체 규모가 40억원 가까이 된다”고 밝혔다. 앞서 유 후보자는 1996년 부인과 함께 친인척 지인의 창업에 연대보증을 잘못 섰다가 소유한 아파트와 예금을 모두 잃고 무일푼인 상태로 전락했었다고 공개했다. 2005년 아파트를 구입하며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탈세 목적으로 한 게 아니며, 법무사에게 맡겼었다”면서도 “다운계약서의 전형적인 사례임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다운계약서 작성이) ‘사기나 기타 부정한 방법’에 해당하는지는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야 청문위원들은 이날 서로 험한 말을 주고받으며 티격태격했다. 야당 의원들이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자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지적하며 자리를 떴다. 박영선 더민주 의원은 “국가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나 의원이 “순간 짜증이 났다. 과한 발언이었다”고 사과하면서 상황은 진정됐다. 하지만 이내 김현미 더민주 의원이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온 보수단체의 시위에 대해 “백색테러(우익세력의 테러)하듯 강압한다”고 발언하면서 다시 청문회장이 화르르 타올랐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똑바로 하라”고 고함을 질렀고, 2시간 정회 끝에 김 의원의 사과로 설전은 일단락됐다. 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이날 즉각 채택됐다.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12월 23일)된 지 20일 만으로, 20일 이내 청문절차를 마쳐야 한다는 인사청문회법 규정이 벼랑 끝에서 지켜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이상민 권익위 부위원장이 본 ‘행심위의 나아갈 길’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이상민 권익위 부위원장이 본 ‘행심위의 나아갈 길’

    도로교통법상 신호 위반으로 똑같이 6개월간 면허정지된 운전자들 가운데 면허정지 때문에 생업이 중단돼 일가족의 생계가 막막한 운전자가 있다면 행정심판을 받아볼 만하다. 행정심판 제도는 법에 근거해 행정처분이 옳은지를 따지는 행정소송에 비해 권리구제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이상민(51·사법연수원 18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중앙행정심판위원장으로부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중앙행심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봤다. 그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해 11월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행정심판 제도가 만들어진 지 30주년을 맞은 지난 한 해 국민 3933명(17.4%)이 행정심판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았습니다. 지난해 중앙행심위가 처리한 행정심판 건수는 모두 2만 2560건(각하 2387건 제외)이었는데요. 10건 중 1.7건이 ‘인용’돼 권리구제가 이뤄진 셈입니다. 2014년 인용률(16.3%)에 비해 1.1% 포인트 늘어났습니다. 인용률이 해마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행정심판 제도의 한계점도 분명합니다. 먼저 행정심판 제도와 사법부의 행정소송을 여전히 혼돈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홍보가 부족한 측면도 있는 것이죠. 한마디로 중앙행심위는 ‘행정부 안의 작은 대법원’(준사법기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행정소송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으려면 행정법원(1심), 서울고등법원(2심), 대법원(3심) 등 약 2년에 걸친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만, 행정심판은 단심제로 평균 처리기일은 70일입니다.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고요. 하지만 행정부에서 자체적으로 행정처분의 위법·부당성을 심사하는 것이기에 여전히 행정심판 제도를 신뢰하지 않는 국민들도 있습니다. 그동안 ‘초록은 동색 아니냐’는 국민들의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중앙행심위의 독립성 확보가 가장 큰 화두였습니다. 권리구제가 긴요한 국민들이 행정심판을 적극적으로 청구하지 않으면 제도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이니까요. 그런 선입견이 점차 사라지게 된 것은 1996년 행정심판법이 대폭 개정되면서부터입니다. 이전까지 행정심판 기능은 각 행정기관에 소속된 상급기관에서 맡았습니다. 각 부처 장·차관의 손 아래 있었던 셈이죠. 법 개정을 통해 각 부처 행정심판위원회들이 떨어져 나와 지금처럼 통합된 형태가 됐습니다. 다만,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있다가 2010년 국민권익위원회 소속으로 바뀌었습니다. 독립성 강화는 중앙행심위가 앞으로도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믿고 이용하는 권리구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니까요. 법 개정 당시 전체 심판위원 중 민간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지금은 위원 50명 가운데 임명직은 위원장인 저와 상임위원 3명이고, 비상임위원 46명(변호사 23명, 의사 5명, 법대 교수 17명, 사회대 교수 1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다른 과제는 행정심판의 ‘기속력’(효력·구속력) 공백에 관한 것입니다. 행정심판법상 중앙행심위는 행정기관들에 심판 결과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각 기관은 심판 결과에 불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보공개 청구와 관련한 행정심판의 경우 중앙행심위에서 해당 행정기관이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결정해도 이를 따르지 않는 행정기관들이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중앙행심위가 어찌할 방도가 없는 상황인데요. 정보 자체는 행정기관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판 결과에 불복하는 행정기관들에 간접적으로 결과를 이행하도록 하는 방안이 절실합니다. 한 주에 평균 46건의 사건을 처리하는 중앙행심위의 인력 확충과 심판위원들의 전문성 강화도 필요합니다. 행정심판 절차를 보면 사건 중요도에 따라 매주 적게는 2건에서 많게는 6건에 대해 9명의 심판위원들이 구술심리를 진행합니다. 선례가 없거나 파급효과가 크며 법리적으로 난해한 사건들이 우선순위입니다. 구술심리 때는 심판 청구인은 물론, 행정기관 관계자 등을 불러 위원들이 질의응답하고 1시간 이상 토론합니다. 최근 가장 치열한 공방이 펼쳐진 행정심판 사례는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의 산업재해 보험요율에 관한 것인데요. 쿠팡과 같은 소셜커머스 업체에 대한 산업재해 보험요율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업체 측은 보험요율이 일반 사무직 기준으로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쿠팡의 주요 서비스가 당일 배송인 만큼 운송직 기준의 산업재해 보험요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결과적으로 공단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는데요. 쿠팡이라는 업체의 특징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별 구매율이 높은 상품 재고를 쌓아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1~2시간 이내 또는 당일 배송하는 것이어서 운송을 쿠팡 직원들의 주 업무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산업 분야와 관련한 행정심판이 청구됨에 따라 심판 위원들의 역량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중앙행심위를 지원하는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국 인력 확충도 과제입니다. 현재 직원 1인당 사건 부담률이 굉장히 높은 편인데요. 행정심판을 청구해 권리구제를 받으려는 국민들이 늘어날수록 인력 확충도 이뤄져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업무가 과중하면 형식적인 심리가 이뤄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과제들을 차례차례 해결해 나가는 한편 온라인 행정심판이나 전국 각지 청구인들을 찾아가는 행정심판 등을 통해 권리구제가 필요한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적자에도 ‘억대 혈세 연봉’ 서울버스 방만경영 제동

    서울의 버스회사인 S사는 2012년부터 3년 동안 매년 1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다. 회사 경영이 엉망인데도 이 회사 대표는 2012년 5억 4700만원, 2013년 5억 4900만원, 2014년 5억 5000만원 등 수억원대의 연봉을 챙겼다. 서울시가 시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 줬으니 ‘혈세 연봉’이라 볼 수도 있다. 버스회사에 대한 서울시의 ‘퍼주기식 재정 지원’이 방만하게 운영하는 운송업자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서울시의회가 제동에 나섰다. 김용석(더불어민주당·도봉1)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은 7일 시내버스 재정 지원과 안전 운행기준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의원 21명과 함께 발의했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운영체제는 이명박 전 시장 때인 2004년 7월 준공영제로 전환됐다. 이후 버스회사 수입이 운송 비용에 못 미치자 그 차액을 시가 지원했다. 준공영제 이후 2014년까지 버스회사에 지원된 돈은 10년간 2조 3000억원이다. 김 의원은 “시내버스 업체 66곳 중 65곳이 적자를 보는데 임원 전원이 억대 연봉을 받는 회사는 S사 등 8곳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개정 조례안은 시가 버스회사 임원 인건비의 연간 한도액을 권고하고 준수 여부를 경영·서비스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또, 서울시장은 재정지원금 집행 내용, 운송수입금 관리 실태 점검 내용, 버스회사 경영정보 등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중에는 서울시가 운송사업자 회계를 감사할 업체를 사업자와 함께 선정하는 항목도 있다. 그동안은 운송사업자가 감사업체를 직접 골랐다. 또, 외부 회계감사 결과의 보고 시한을 이듬해 3월 말까지로 못박았다. 이전에는 보고만 하면 됐다. 조례안이 이달 교통위원회와 다음달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시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준공영제이지만, 사기업인 버스회사 경영에 개입하면 ‘월권’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법리상 충돌 소지가 있고, 버스업계의 반대 기류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중앙정부든 서울시든 보조금을 주는 단체나 기업에 엄격한 정산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억대 혈세 연봉’ 방문한 운송업자 재정지원, 감사기준 강화 등

    서울의 버스회사인 S사는 2012년부터 3년 동안 매년 1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다. 회사 경영이 엉망인데도 이 회사 대표는 2012년 5억 4700만원, 2013년 5억 4900만원, 2014년 5억 5000만원 등 수억원대의 연봉을 챙겼다. 서울시가 시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 줬으니 ‘혈세 연봉’이라 볼 수도 있다. 버스회사에 대한 서울시의 ‘퍼주기식 재정 지원’이 방만하게 운영하는 운송업자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서울시의회가 제동에 나섰다. 김용석(더불어민주당·도봉1)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은 7일 시내버스 재정 지원과 안전 운행기준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의원 21명과 함께 발의했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운영체제는 이명박 전 시장 때인 2004년 7월 준공영제로 전환됐다. 이후 버스회사 수입이 운송 비용에 못 미치자 그 차액을 시가 지원했다. 준공영제 이후 2014년까지 버스회사에 지원된 돈은 10년간 2조 3000억원이다. 김 의원은 “시내버스 업체 66곳 중 65곳이 적자를 보는데 임원 전원이 억대 연봉을 받는 회사는 S사 등 8곳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개정 조례안은 시가 버스회사 임원 인건비의 연간 한도액을 권고하고 준수 여부를 경영·서비스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또, 서울시장은 재정지원금 집행 내용, 운송수입금 관리 실태 점검 내용, 버스회사 경영정보 등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중에는 서울시가 운송사업자 회계를 감사할 업체를 사업자와 함께 선정하는 항목도 있다. 그동안은 운송사업자가 감사업체를 직접 골랐다. 또, 외부 회계감사 결과의 보고 시한을 이듬해 3월 말까지로 못박았다. 이전에는 보고만 하면 됐다. 조례안이 이달 교통위원회와 다음달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시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준공영제이지만, 사기업인 버스회사 경영에 개입하면 ‘월권’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법리상 충돌 소지가 있고, 버스업계의 반대 기류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중앙정부든 서울시든 보조금을 주는 단체나 기업에 엄격한 정산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함부로 못 자른다”… 적성에 맞는 업무 재배치 ‘패자부활전’

    “함부로 못 자른다”… 적성에 맞는 업무 재배치 ‘패자부활전’

    고용노동부가 30일 공개한 일반해고 지침은 해고 정당성과 관련한 근로기준법의 불확실성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근로기준법은 해고 요건을 추상적으로 ‘정당한 이유’라고만 명시하고 있어 해고 정당성을 두고 노사 간 분쟁이 급증하고 근로관계의 안정적 운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 고용부의 입장이다. 실제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2012년 1만 1444건에서 2013년 1만 2805건, 지난해 1만 2996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중앙노동위원회로, 다시 법원으로 이어지는 사실상의 ‘5심제’ 구제절차를 거치면서 분쟁 해결 비용이 증가하고 인력 운용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 가이드북 및 취업규칙 변경 지침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오기택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성과가 좋지 않은 근로자를 해고하려고 10년 동안 성과·인사관리 데이터를 축적해서 평가했는데 복직 명령이 내려져 결국 명예퇴직으로 정리한 사례가 있다”면서 “반대로 작은 기업은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는 식으로 자의적 해고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심각한 노동시장의 양극화 간극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고용부는 단체협약을 통해 노사가 해고 사유 근거를 명확하게 합의하고, 절대평가와 계량평가를 통해 객관성과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평가제도를 마련할 때는 노사협의회나 노동조합, 근로자대표 등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최하위 등급에 의무적으로 일정 인원을 할당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부정적인 입장도 내놓았다. 근로자는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도 절차가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분쟁이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호 경상대 법학과 교수는 “잘못된 평가제도의 남용으로 노사 관계가 파행으로 가는 부분까지 입체적으로 생각해서 근로자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지평의 김성수 변호사는 “성과를 못 냈다고 근로계약에서 배제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원리에 맞지 않는다. 하위규정은 상위법에 비해 효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이 함부로 사용했다가 큰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판례를 근거로 ‘임금체계 개편’ 등 취업규칙 변경 시 노사 간 충분한 협의와 의견 교환을 하고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범위라면 근로자 과반수 동의까지 얻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도 공정한 기회를 보장한다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6가지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교수는 “사회적 합리성은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듯이 상당히 법리적으로 모순되는 문제”라면서 “근로감독관이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일 위안부 타결 이후] “소녀상 합의했더라도 강제 철거 쉽지 않다”

    [한·일 위안부 타결 이후] “소녀상 합의했더라도 강제 철거 쉽지 않다”

    지난 28일 한·일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지만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이전 문제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측이 “소녀상이 이전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가능한 대응 방향에 대해 관련단체와 협의해서 적절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29일 법조계와 종로구 등에 따르면 소녀상이 자리한 일본대사관 맞은 편 도로는 국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다. 해당 지자체인 종로구는 이런 이유로 소녀상이 건립될 당시인 2011년 12월 주무관청인 여성가족부의 요청에 따라 설치를 허가했다. 이 때문에 ‘소녀상은 불법 시설물’이라는 일본 우익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소녀상 자체가 불법 시설물이 아닌 만큼, 소녀상의 설치 주체인 시민단체가 직접 철거나 이전에 들어가지 않는 한 지자체가 철거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한·일 양국의 합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상관없이 소녀상의 철거가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지역 부장판사는 “조약 등은 국가 사이에서 효력이 발생하지만 입법 등 후속 작업이 없으면 국민은 이에 대한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도 “빈 협약 제22조는 ‘주재국 정부가 공관의 품위 손상을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일종의 역사적 상징물인 소녀상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내놓을 10억엔(약 97억원)의 위안부 지원재단 지원금의 성격을 놓고도 앞으로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불법 행위에 따른 ‘배상’이 아닌 ‘보상’ 성격의 위로금에 가까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법 전문가인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일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일관되게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정치·외교적 교섭의 결과인 지원금은 법적 책임을 지우게 되는 배상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한·일청구권 협정 헌법소원 각하

    헌법재판소가 ‘한·일청구권 협정’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을 전부 각하했다. 한·일청구권 협정이 관련 소송의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헌법소원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봤다. 헌재는 23일 한·일청구권 협정 제2조 제1·3항 등에 대해 청구된 헌법소원 사건을 각하 결정했다. 각하는 헌법소원 청구가 헌재의 심판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할 때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내리는 처분이다. 강제 동원 피해자 유족 이윤재씨는 2009년 태평양전쟁 전후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지원위원회가 부친의 미수금 5828엔을 1엔당 2000원으로 계산해 1165만 6000원을 지급하기로 하자 행정소송을 내고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씨는 현재 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지원금 규정 탓에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없고, 개인청구권을 제한한 한·일청구권 협정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각하결정을 내리면서 배상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의 혼란은 일단 피하게 됐다. 헌재 결정으로 정부는 한·일 관계 악화와 같은 정치적 부담도 덜게 됐다. 일본 정부나 전범 기업을 상대로 한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미칠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간 핵심 쟁점인 개인 청구권과 관련해 대법원이 2012년 5월 선고한 판례가 계속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헌재가 한·일청구권 협정과 관련해 아무런 판단도 내놓지 않은 가운데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법의 각종 제한 규정을 대부분 인정해 피해자와 유족의 한을 풀지 못했다는 한계도 남겼다. 외교부 관계자는 헌재 결정 직후 “각하 결정은 헌법소송의 절차법적 법리에 따른 것으로 특별히 언급할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헌재 결정에 대해 “우려스러운 상황은 일단 피했다”며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관련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본 외무성은 “일·한 사이에 재산 청구권 문제는 일·한청구권 및 경제협력협정에 따라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警 “사전 치밀 기획” vs 법조계 “입증 쉽지 않아”

    경찰은 18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소요죄를 적용한 의견을 담아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한 위원장 외에 민주노총 핵심 집행부 등에 대해 소요죄 적용을 검토하는 등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따져보고 있다. 경찰은 한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서울 광화문 일대 평온을 크게 해친 점이 소요죄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소요죄 근거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먼저 한 위원장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지난달 집회를 치밀하게 사전 기획했다고 판단했다. 또 집회 당일 시위대 6만 8000명을 집결시켜 도로를 점거하고 교통을 마비시킨 점도 소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경찰관을 폭행하고 경찰 버스를 손괴하면서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폭력으로 방해한 점을 꼽았다. 경찰은 집회를 기획하고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선동한 이영주 사무총장, 배태선 조직쟁의실장뿐 아니라 민주노총 핵심 집행부와 금속노조 등 27명도 소요죄 적용 대상인지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폭력 시위자 918명이 수사 대상인데 이 중 47%가 민주노총 관련 단체 소속”이라고 말했다. 형법 115조에 규정된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해 폭행·협박·손괴를 한 자에게 적용되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1년 이하 징역이나 100만원 이하의 벌금)보다 형량이 무겁다. 마지막으로 소요죄가 인정된 경우는 1986년 5·3 인천항쟁 지도부에 대한 것이다. 당시 법원은 김모씨 등에게 소요죄를 인정해 유죄로 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천 사태 판결문을 꼼꼼히 살펴보고 법률지원팀을 꾸려 소요죄에 대한 법리 검토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법조계는 경찰의 소요죄 적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사전에 소요 행위를 기획했다는 점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버스를 줄로 묶어서 잡아당기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것이 우발적 상황이 아니라 한 위원장이 기획하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집회에서 폭력과 파손 행위가 있었더라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소요죄 적용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폭력이나 파손 행위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수준의 공무집행방해 정도라면 소요죄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박경신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시위대가 차벽을 부수고 경찰관을 폭행한 것이 정당한 행동은 아니지만, 일반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소요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면서 “소요죄를 마지막으로 적용한 5·3 인천 사태도 민주정의당 당사를 파괴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이 소요죄를 무리하게 적용해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소요죄를 적용하는 게 문제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재경지검 검사는 “쇠파이프 등 흉기를 사용하고, 버스를 끌어내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소요죄 적용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재경지검 판사도 “법원 판단은 알 수 없지만 집회 당시 폭행, 협박, 파손 사실은 있었으니까 소요죄로 기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비상사태’론까지 제기되는 선거구 획정

    어제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지만 정치권은 ‘시계 제로’의 혼돈 상태다. 여야가 민생을 돌보긴커녕 선거구조차 제 손으로 정하지 못하는 무기력증을 보이면서다. 야당은 내분으로 그나마 협상력마저 잃었고, 청와대와 여당은 애꿎은 국회의장만 탓하고 있다. 어제 정의화 의장의 중재로 여야 지도부가 담판을 벌였지만 선거구 협상 창구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연장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이러다가 연말까지도 선거구 획정이 안 되면 헌정 사상 초유의 ‘전 선거구 무효’ 사태가 빚어질 판이다. 여야는 공직선거법 개정 하나만이라도 국회의장의 손에 맡기지 말고 스스로 절충해 최악이라는 19대 국회의 불명예를 씻기 바란다. 애초 우려했던 대로 12월 임시국회가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다. 야권은 당내 주도권 다툼, 여권은 공천 룰 갈등을 벌이느라 선거구 획정 협상은 뒷전인 모양새다. 이 바람에 어제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치 신인들은 표밭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여야 현역 의원들은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마음껏 몸을 풀고 있는 가운데 신인들은 유니폼만 걸친 채 운동장도 못 찾고 발만 동동 구르게 됐다. 이러니 선거철을 앞두고 늘 나오는 선거 개혁은 공염불로 끝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현재 선거구의 인구 편차를 올해 말까지 2대1로 맞추라는 결정을 내려 놓았다. 이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으로 총선을 치러야 위헌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셈이다. 이달 말까지도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하면 근거 법률이 없어 기존 선거구 전체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법리적으로만 따질 경우 예비후보 등록 등 전 과정이 무효화되면서 선거를 못 치르게 되는 가공할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다. 물론 여야가 그때 가서 뭔가 ‘정치적 편법’을 동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선거를 치르더라도 선거무효 소송 등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 현재 여야는 농어촌 대표성의 약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구 의원을 소폭 늘리고 그만큼 비례대표를 축소하는 데 이미 공감대를 이뤘다. 취약한 지역구에 비해 정당 지지도가 높은 군소 정당에 유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막바지 평행선 대치를 벌이는 형국이다. 여당은 이로 인해 과반 의석 붕괴를 우려하고, 야당은 소수당을 포함해 여소야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과는 관계없이 여야 지도부의 결단에 달린 사안으로, 대국적인 타협이 어렵다면 석패율제 등 다른 대안을 모색하면 된다고 본다. 19대 국회가 선진 정치를 싹 틔우기는커녕 20대 국회의 정상적 출산조차 가로막고 있는 꼴이다. 빛 좋은 개살구처럼 보이지만 기실은 독과인 국회선진화법을 매단 채 말이다. 어떻게 하든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합의해 내는 게 선진 정치일 게다. 하지만 여야가 끝내 결단을 못 내려 공직선거법 개정이 해를 넘길 조짐이라면 정 의장 말대로 그런 비상사태만은 미리 차단해야 한다. 선거구획정위에서 마련한 복수의 획정안을 직권상정하는 등 정 의장의 모종의 특단 조치가 불가피해 보이는 이유다.
  • 내란음모, 정당해산 이어 소요죄까지…법조계 “헌법 파괴적 법 적용” 비판

    내란음모, 정당해산 이어 소요죄까지…법조계 “헌법 파괴적 법 적용” 비판

    경찰이 ‘11·14 민중총궐기 대회’를 주최한 한상균(53)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집회 관계자 3~4명에게 형법상 소요죄 적용을 적극 검토 중인 가운데 수사당국이 사실상 사문화된 법률을 과도하게 휘두른다는 법조계 비판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소요죄 적용 논란 외에도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적용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내란음모죄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내려진 통진당 해산 사건 등을 거론하며 “정권의 필요에 따라 사문화된 법률을 호출해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4일 “지난달 집회는 소요죄가 적용됐던 1986년 5월 3일 인천 집회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 사건의 판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자유청년연합 등 6개 보수단체가 한 위원장 등 58명을 고발하면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과 함께 소요죄 적용까지 요구하자 지난 13일 한 위원장을 구속하고서 본격적으로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경찰은 1986년 5월 3일 ‘인천 사태’와 지난달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 버스가 파손되고 경찰관들이 폭행당하는 등 폭력 양상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1986년 5월 전두환 정권 당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추진하던 신한민주당과 이에 반대한 재야운동권이 인천 지역에서 충돌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고 관련자들에게 소요죄가 적용됐다.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자’에게 적용되는 조항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1년 이상~10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법 제정 이래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때에도 이 법이 적용됐지만, 1986년 이후로는 사실상 사문화됐다. 경찰이 한 위원장 등에게 소요죄를 적용하면 29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당선되고서 1년간 폭력시위를 준비한 정황이 있다”며 “한 위원장을 포함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시위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난 민노총 간부와 다른 단체 대표 등 서너 명에 대해 소요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소요죄 적용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소요죄가 성립되려면 애초 집회 자체의 목적이 ‘다중에 의한 폭행, 협박, 손괴’여야 하는데 지난달 집회는 경찰의 차벽 차단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에 집시법 위반이나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적용은 가능해도 소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예를 들어 과거 미국의 인종 폭동 등은 실제로 무리지어 돌아다니며 무엇인가 파괴하고 약탈하는 것을 목표로 한 범죄로 소요죄를 적용할 수 있는 범죄”라면서 “하지만 지난달 집회는 (위헌 결정된)경찰의 차벽 설치가 불법이라 생각해 차벽을 치우기 위한 목적으로 일어난 충돌로, 소요죄를 적용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무죄가 확정된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와 통진당 해산 결정 등을 언급하며 “이번 정권은 헌법적 가치와 상관없이 정권의 필요에 따라 사문화된 법률까지 호출해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집회·시위 위반보다 무거운 ‘소요죄’ 검토…체포 방해 사수대 20명 수사도 급물살 탈 듯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향후 그에 대한 신병 처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와 올 5월 노동절 집회 당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었다. 관련 재판에 6개월 동안 3차례 출석하지 않아 구속영장도 발부돼 있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1차 민중총궐기대회’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한 위원장에 대해 형법상 소요죄 적용을 검토해 왔다.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는 소요죄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보다 처벌이 무겁다. 경찰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소요죄를 적용할) 가장 주된 피의자로 현재 법리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 위원장에 대한 소요죄 적용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소요죄가 인정된 사건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1986년 ‘5·3인천항쟁’ 등 전두환 정권 때뿐이다. 지난해 12월 첫 직선제 선거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선출된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 지역본부나 산별연맹을 이끈 경력이 없는 상황에서 당선돼 당시 “이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출신의 해고 노동자인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된다. 한 위원장이 검거될 경우 한 위원장의 도피를 돕거나 지난달 14일 1차 대회 때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경찰의 체포를 방해한 이른바 ‘사수대’ 20명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포함해 1차 대회 불법 폭력 시위에 가담한 시위자 1500여명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수사가 내년 상반기는 돼야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野 신기남 “국회의원은 아버지가 아닙니까”

     최근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과 관련 당무감사원에서 징계요구 처분을 받은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은 7일 “심히 부당한 것”이라며 불복 입장을 밝혔다.  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국회의원은 아들 일을 알아보러 학교를 찾아가선 안된다는 말입니까, 국회의원은 아버지가 아닙니까”라고 반문한 뒤 “아버지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달라”며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그는 로스쿨에 다니는 아들 문제로 로스쿨 원장을 만난 것에 대해 “원장 대답은 무척 냉정했다”며 “거기에는 국회의원의 권위 따위가 행세할 틈이 없었고, 한 학부모의 간곡한 호소만 남을 뿐이었다”고 압력 의혹을 부인했다. 또 “로스쿨생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교수들의 권위는 대단했다”며 “그곳에 국회의원의 권한남용 여지는 있을 리가 없었고, 오히려 체통을 잃어버린 저의 간곡한 호소가 국회의원 품위를 손상했다고 하는 편이 옳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아들이 낙제라는 불행을 당했는데 그보다 더한 불명예가 저 자신에게 씌워졌다”며 “한낱 청탁이나 하고 압력이나 넣는 사람으로 규정짓는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 당당하게 국민과 당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당무감사원이 로스쿨 원장을 면담해 ‘변호사 시험 80% 합격률을 보장하겠다’는 언급을 한 사실이 없고, 원장 등이 압력을 느끼지 않았다고 해명한 점 등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당무감사원은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원장을 만나 아들의 낙제를 막을 방법을 묻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 사실 조사 및 법리 검토를 진행해 윤리심판원에 엄중 징계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올해의 합격자] (5) 사법시험 수석 천재필씨

    [올해의 합격자] (5) 사법시험 수석 천재필씨

    2017년 폐지를 앞둔 사법시험은 모든 시험을 통틀어 합격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시험으로 여겨진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수년간의 혹독하고 긴 레이스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긴 시험 준비 기간만큼 수험 생활 역시 고난과 좌절의 연속이다. 서울신문은 내년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을 위해 올해 사법시험 수석 합격자인 천재필(31)씨에게 시험 대비법과 수험 생활에 대해 들어 봤다. 처음 시험을 준비한 2011년부터 합격을 하게 된 올해까지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군 전역 이후 진로를 찾지 못하다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던 때도 있었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책을 제대로 보지 못한 때도 있었어요.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공부량이 어느 정도 확보돼 있어야 했어요. 절대적인 공부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수험 생활 2년 만인 2013년에는 책을 아예 손에서 놓기도 했죠. 그렇게 4년을 준비했어요. 그래서일까요. 합격이라는 통보를 받고도 한동안은 믿기지 않았습니다. 수험 생활 초반부터 ‘과연 합격한 사람은 어떻게 공부했을까’라는 생각에 매달렸습니다. 사법시험 합격이 얼마나 어려운지 많은 사람에게 익히 들어서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일까요. 합격수기를 모아 읽어 보기도 했고, 각종 조언과 공부방법론을 참고하려 했어요.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는 했어요. 하지만 당시에는 다른 사람의 합격기나 수험 방법에 집착하다 보니 나만의 공부법이 없었어요.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불안감과 좌절감, 자괴감이 합격수기에 집착했던 이유겠죠. 그러다 보니 과목별로 공부를 해도 전혀 ‘나의 것’이 되지 않았어요. 시간이 지나고 몸으로 공부법을 익혀 나갔죠. 우선 1·2차시험 모두 가장 중점을 뒀던 건 법조문과 법리에 대한 ‘이해’였어요. 논리적으로 연결이 안 되거나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개념은 일단 이해한 뒤에 기출문제를 풀거나 최신 판례를 봤어요. 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른 수험서를 찾아보거나 대법원 판례를 검색해 원문을 읽으면서 막힌 느낌을 해소하려고 했어요.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이 정도면 논리가 이해됐다’는 생각이 들면 그제야 다음으로 넘어갔죠. 1차시험에 대비해서는 연도별 기출문제를 시간에 맞춰 반복해 풀었어요. 실전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죠. 그러다 보면 기출문제에서는 손쉽게 풀었던 문제인데 헷갈리거나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어요. 그러면 또다시 기초로 돌아가서 이해하기 위한 공부를 반복했어요. 더불어 2차시험에서는 연습장에 쓰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택했어요. 필기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좀 더 집중력 있게 내용을 숙지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사례 문제를 풀 때도 그동안 공부해 왔던 이해가 전제가 되니 법리 적용을 정확하게 할 수 있었어요. 또 필기하면서 공부하는 습관이 답안지를 적어 내는 데도 큰 도움이 됐어요. 4년이라는 기간 동안 매일같이 정확한 시간에 공부를 시작하고 계획대로 움직일 순 없었어요. 보통은 오전 9시쯤 공부를 시작해 2시간 30분 정도, 오후에는 점심 식사 이후 3시간 30분 정도, 저녁 식사 이후에는 3시간 정도를 공부에 할애했어요. 공부를 할 때는 초시계를 놔두고 오로지 책을 들여다보는 데만 집중했죠. 보통 하루에 8~9시간, 길게는 10시간 정도를 공부한 셈이죠. 수험 생활 대부분을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보내다가 지난해 말부터는 학교(한양대) 고시반에서 공부를 이어 갔어요. 수험 생활이 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지치지 않게끔 하루 일과를 계획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공부 못지않게 스트레스 해소와 체력 관리가 필요해요. 저는 신림동 고시촌이나 학교 고시반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불안감을 해소하고 스트레스도 풀었습니다. 수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답답함을 혼자 견뎌 내는 건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그런 측면에서 일주일에 하루는 재충전을 위해 통째로 휴식을 취했어요. 일요일에도 저녁 시간을 활용해 2~3시간 정도만 공부하고, 나머지 시간은 재충전을 위해 썼어요.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수험 생활 2년 만에 공부를 포기했을 때였어요. 수험생이 시험을 앞둔 상황에서 책을 전혀 보지 않고 하루하루를 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한 터라 마음속엔 자괴감과 자기부정, 자기합리화만이 자리잡고 있었어요. 그해 시험을 치르긴 했지만 결과는 ‘역시나’였습니다. 시험을 친 이후 부족함과 모자람을 인정하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 생생해요. 그래서인지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비롯해 모든 수험생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요. 결국 단 한 번의 합격으로 과거의 좌절과 실패는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특별할 것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매일매일 스스로를 어르고 달래면서 수험 생활을 이어 왔습니다. 의지를 가지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수험 생활을 해 나간다면 합격은 곧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전주지법 “옛 통합진보당 비례 지방의원 지위 인정”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른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제2행정부(부장 방창현)는 25일 옛 진보당 비례대표 의원인 이현숙 전 전북도의원이 전북도와 도의회 의장, 도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 퇴직처분 취소 등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옛 진보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 6명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것과 배치돼 파문이 일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위헌정당해산결정에 따라 정당이 해산된 후 그 정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이 직을 상실하는지에 관해 헌법이나 법률에 규정이 없다”며 “중앙선관위, 전북도선관위, 전북도, 전북도의회는 원고의 지방의원직 퇴직 또는 의원직 상실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헌재의 위헌정당해산결정에 따라 원고가 타의로 당적을 이탈하게 된 이상 원고에게 공직선거법 제192조 제4항에서 정한 당연 퇴직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헌재가 위헌정당해산 심판제도의 본질적 효력 및 취지와 목적의 실효적 확보를 위해 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에 대해 의원직을 상실시키는 결정을 했지만 헌재의 위헌정당해산결정이 있더라도 공직선거법 제192조 제4항에 따라 곧바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당연 퇴직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북도의회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이 전 의원이 곧바로 복직하는 건 아니며 변호사와 법리 검토를 거쳐 의원직 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자식 등 직계 혈족 누구나 중혼 취소 청구 가능, 정전 이전 혼인한 이산가족은 예외… 상속권 인정

    자식 등 직계 혈족 누구나 중혼 취소 청구 가능, 정전 이전 혼인한 이산가족은 예외… 상속권 인정

    법률혼이 이중으로 성립하는 것을 중혼(重婚)이라고 한다. 예컨대 A가 B와 혼인하고 그 혼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C와 혼인해 이중으로 법률혼이 성립하는 경우다. 민법은 일부일처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므로 중혼은 당연히 금지되며 중혼이 성립한 경우에는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혼이 성립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미 혼인 상태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혼인신고를 하더라도 가족관계등록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수리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혼의 성립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분단으로 인해 부부가 이산가족이 되는 바람에 중혼이 성립한 경우가 적지 않다. 전형적인 예가 6·25전쟁 중 북한 지역에 부인과 자녀들을 남겨둔 채 월남한 남편이 분단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남한에서 다시 혼인한 경우다. 남한에서의 혼인은 북한에서 성립한 혼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중혼에 해당한다. 2010년 7월 헌법재판소 결정(2009헌가8)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에서 민법상의 쟁점을 찾아내 분석해 봤다. 첫 번째 쟁점은 중혼 취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에 관한 것이다. 민법은 중혼을 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에는 제한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혼이 성립한 후 수십 년이 지나도 중혼 취소 청구를 하는 데 지장이 없다. 가사소송법 제24조에 따르면 중혼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중혼 취소 청구를 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딸이 중혼 취소 청구를 한 2009년은 아버지와 계모 사이에 중혼이 성립한 지 50년이 지난 시점이다. 또 이미 중혼 당사자인 부인이 사망했지만 이러한 사정과 관계없이 중혼 취소 청구는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다만 예외적으로 중혼 취소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기각될 수 있으나 이러한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는 드물다. 두 번째 쟁점은 민법 제818조가 개정돼 직계비속도 중혼 취소 청구권자에 포함되느냐는 것이다. 즉, 딸이 아버지와 계모 사이의 중혼을 취소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딸이 서울가정법원에 아버지와 계모 사이의 혼인이 중혼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중혼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했던 2009년 당시에는 민법 제818조의 중혼 취소 청구권자에 직계비속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딸의 소송이 각하될 운명에 처해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민법규정이 개정됐고 직계혈족은 누구나 중혼 취소 청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직계혈족이란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딸의 중혼 취소 청구는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민법상으로만 보면 딸의 중혼 취소 청구는 가능하다. 그러나 개정된 민법 제818조의 시행에 앞서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 및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 시행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특례법 제6조(중혼에 관한 특례)는 제1항에서 “1953년 7월 27일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이 체결되기 전에 혼인해 북한에 배우자를 둔 사람이 그 혼인이 해소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남한에서 다시 혼인을 한 경우에는 중혼이 성립한다”고 규정했다. 제2항에서는 “제1항의 사유로 중혼이 성립한 경우에는 민법 제816조 제1호와 제818조에도 불구하고 중혼을 사유로 혼인의 취소를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분단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성립한 중혼을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이 사건의 중혼도 특례법 규정이 보호하는 범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중혼을 취소할 수 없는 것이다. 세 번째 쟁점은 중혼 배우자의 법률상 지위, 특히 상속권에 관한 것이다. 즉 이 사건에서 전혼 배우자(첫 번째 혼인한 부인)와 후혼 배우자(두 번째 혼인한 부인)가 남편의 상속인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선 전혼 배우자에 대한 상속권을 살펴본다. 두 사람은 일제강점기에 북한 지역에서 혼인해 법률상 부부가 됐다. 이러한 혼인 관계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 비록 두 사람이 이산가족이 돼 장기간 별거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부부 관계가 저절로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전혼 배우자는 상속인이 될 수 있다. 또 전혼 배우자가 상속받은 재산은 남한에서 부재자의 재산관리인을 선임해 관리할 수 있다. 후혼 배우자의 상속권에 대해 살펴보면 남편이 사망할 당시 후혼 배우자는 법률상 배우자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배우자로서 상속권을 가진다. 만약 남편이 생존해 있는 동안 둘 사이의 중혼이 취소됐다면 상속권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남편의 사망 시에는 유효한 혼인 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리고 특례법이 제정됨으로써 이와 같은 중혼 관계를 취소할 수 없게 됐다. 결과적으로 전혼 배우자와 후혼 배우자 모두 남편의 배우자로서 상속권을 가지게 되는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혼인의 존속을 신뢰하고 오랜 세월 혼자서 힘들게 자녀를 키우며 살아온 전혼 배우자에 대해 배우자의 지위를 확인해 주고, 그 결과로서 상속권을 인정하는 것은 법리상으로도 물론 윤리적인 관점에서도 문제가 없다. 또 남한에서 혼인해 배우자와 수십 년간 부부로서 생활하며 상속 재산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후혼 배우자에게 배우자의 신분과 상속권을 보장하는 것도 인도적 차원에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 김상용 교수는 ▲연세대 법학과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법학박사 ▲법무부 가족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 위원 ▲한국가족법학회 학술이사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법무부 상속법개정위원회 위원장
  • 이적단체 행사서 박수 친 대학생…국보법은 무죄

     이적단체가 주최한 행사에서 박수를 친 행위만으로는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6·15 공동선언실천 청년학생연대(청학연대)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국가보안법상 위반 등)로 기소된 대학생 위모(26)씨에게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청학연대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등 15개 진보·학생단체의 모임이다. 2011년 공안당국의 수사 이후 법원 판결에 따라 이적단체로 규정됐다.  위씨는 청학연대와 하부 조직격인 6·15 학생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각종 행사에 참가하고 북한의 대남전략에 동조하는 내용의 논문을 쓴 혐의로 기소됐다.  위씨는 1심에서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찬양·고무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1심은 위씨가 2010∼2011년 세 차례 ‘6·15 통일캠프’에 참석해 연설을 듣고 박수를 친 게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호응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2심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통일캠프 주최와 단순 참가는 위험성을 달리 평가해야 한다”며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대회나 캠프에 참석해 박수를 친 행위만으로는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적단체 가입·동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며 이 판결을 확정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시론] 검사의 자존심보다 기업 성패가 더 중요하다/홍성추 한국재벌정책연구원장

    [시론] 검사의 자존심보다 기업 성패가 더 중요하다/홍성추 한국재벌정책연구원장

    “다시는 ‘표적 수사’, ‘과잉 수사’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합시다.” 2013년 12월 2일 김진태 검찰총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한 말이다. 이 취임사에 많은 국민과 경제인들은 검찰이 과거를 반성하면서 수사 관행에 새로운 메시지를 줌으로써 수사 방식도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 총장은 지난 3일 주재한 마지막 확대 간부회의에서 “기업 전체를 마치 의사가 종합 진단을 하듯 수사하면 ‘표적 수사’라고 비난받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취임사에서 당부했던 말들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고백 아닌 고백이었다. 검찰의 과잉 표적 수사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특히 공안 사건과 경제인 수사 때 이러한 얘기가 집중적으로 나온다. 최근 수사를 마무리한 ‘포스코 비리’ 수사에 대해서도 ‘표적 수사’라는 비난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검찰은 8개월 동안 포스코의 전현직 임원들을 비롯, 관련 인사들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다. 결과는 전현직 임원 몇 명 구속으로 귀결됐다. 정점에 있던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이상득 전 의원은 불구속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시작은 요란하게 했지만 결말은 초라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총장도 이러한 항간의 여론을 의식한 발언을 했을 것이다. 최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도 검찰과 변호인 측이 배임죄 성립 여부를 두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0일 서울고법 형사12부에서 열린 재판에서 파기환송 전의 구형량을 그대로 유지,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액수를 확정할 수 없으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아닌 일반 배임 혐의를 적용하라는 대법원과 법리적으로 의견이 다르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배임죄 적용은 이득액이나 손해액이 분명해야 한다”고 주장, 배임죄 성립 여부에서 검찰 측과 정면충돌했다. 지난 9월 대법원은 배임에 대한 가중 처벌이 잘못됐다며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었다. 따라서 이날 검찰의 구형은 대법원의 시각과 배치된다 하겠다. 얼마 전 검찰에서 구형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 대한 형량 역시 법리보다 감정에 치우친 감이 있다는 시각을 재계에서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일 조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의 중형을 구형했다. 내심 약한 구형을 원했던 효성 임직원들과 재계엔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변호인단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 회사와 임직원들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사익을 추구한 바도 없다”면서 “효성이 이러한 자구 노력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효성’은 1970년대부터 누적된 부실자산을 안고 있던 ‘효성물산’을 IMF 구제금융 때 합병할 수밖에 없었다. 금감원과 은행의 요구에 의한 울며 겨자 먹기식 합병이었다. 효성물산을 시장 원리에 따라 정리했다면 오늘날의 재판은 없었을지 모른다. 부실 기업을 우량기업과 합병함으로써 고용도 유지하고 기업을 회생시켜 세계 최우량 기업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이 와중에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나 자금의 사외 유출은 전혀 없었다고 변호인단은 주장하고 있다. 경제인에 대한 기업 비리 또는 범법 행위에 대한 수사와 응분의 법적 처벌은 너무나 당연하다. 문제는 수사 방식과 그 결과가 미칠 악영향이다. 그룹 전반에 걸쳐 고강도 저인망식 수사와 압수, 그리고 임직원의 무차별적인 소환 등을 강행함으로써 기업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된다. 한 번 수사 대상으로 삼으면 무조건 성과를 올리겠다는 의욕에서 장기간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는 관행은 이제 고쳐질 때가 됐다. 특히 기업에 대한 수사는 사업 차질과 이미지 실추 등 유무형의 피해가 엄청나다. 그 결과가 오너 일가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에 파급되는 게 문제다. 김 검찰총장이 강조한 ‘사람과 기업을 살리는 수사’ 정신이 일선 검사에게도 필요한 시점이다. 검사의 자존심보다 기업의 성패(成敗)가 더 중요하다. ‘환부(患部)만 도려내는 외과 수술식 수사’나 ‘수사 대상자인 사람과 기업을 살리는 수사’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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