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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前대통령 오늘 소환] 100쪽 질문지·수천 개 문답… 사활 걸린 ‘檢·朴 혈투’

    [박근혜 前대통령 오늘 소환] 100쪽 질문지·수천 개 문답… 사활 걸린 ‘檢·朴 혈투’

    뇌물·직권남용·비밀누설로 분류 문항 수백개… 심야 수사 불가피 법리는 물론 사실관계까지 이견 물증 vs 반박논리 치열한 승부박근혜 전 대통령과 검찰이 21일 정면으로 마주 선다. 조사 결과와 검찰의 결심,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수일 안에 서울구치소에 갇힐 수도 있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측근들을 자유롭게 만나며 재판에 대비할 수도 있다. 대선 정국도 그에 맞춰 출렁거릴 것이다. 박 전 대통령과 검찰 모두 사활을 건 일전이 불가피하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위해 준비한 질문지는 A4용지로 100장이 넘고 문항 수만 수백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문항별로 세부 내용을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볼 때 검찰과 박 전 대통령은 수천개의 문답을 주고받을 듯하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제기한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13가지로, 크게 묶으면 뇌물수수,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 누설 등으로 정리된다. 각각의 혐의에 대해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은 적용 법리는 물론 기본적인 사실관계에서도 이견이 커 조사 시간은 심야 이후까지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40년 지기’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 공모해 삼성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강도 높게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전반적인 편의를 제공하고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에게 고가의 명마를 사 주게 하는 등 모두 433억원대 뒷돈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이 보는 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의 골자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올 초 신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거나 “누구를 봐줄 생각은 없었다”고 전면 부인해 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성사 직후인 2015년 8월 최씨 개인회사인 코레스포츠가 삼성전자와 213억원대 특혜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선 “몰랐던 사실”이라고 해명해 왔다. 이번 파문의 도화선이 됐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들의 출연 과정 역시 양측이 크게 다투는 부분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와 공모해 53개 대기업을 압박해 두 재단에 774억원을 강제로 출연시켰다고 보고 있고, 출연 대기업들도 모두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냈다”고 진술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삼성 계열사들이 낸 204억원을 뇌물로 규정했다. 두 재단을 실제로 소유·운영하던 주체가 박 전 대통령과 최씨라는 사실을 알고 현안 해결을 대가로 건넸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의견서 등을 통해 “두 재단 설립은 과거 정부에도 있었던 관행에 따른 것으로, 모금의 강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기업인들에게 국정 기조의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해 적극 투자해 달라고 부탁했고,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정책조정수석 등에게 좋은 취지로 협조를 받으라고 지시했을 뿐 법을 어겨 가며 부당하게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청와대 문건 등 국가기밀자료들을 최씨에게 건넨 부분 역시 사실관계를 놓고 양측이 다툴 대목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돼 있다는 물증·진술을 충분히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국민이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일부 연설문의 표현에 관해 최씨 도움을 받았을 뿐이고 다른 기밀의 유출은 지시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어 왔다. 창과 방패의 공방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들이댈 물증들이 판세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치명적인 물증으로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허를 찌를 수 있느냐, 아니면 박 전 대통령의 공고한 반박 논리가 힘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지난 반년을 끌어온 국정농단 사태의 또 다른 향배가 결정될 것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박근혜 전 대통령 21일 소환…자택서 검찰 조사실까지 미리보는 소환 일정

    박근혜 전 대통령 21일 소환…자택서 검찰 조사실까지 미리보는 소환 일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는 21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다. 소환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게 될 서울중앙지검 청사 안팎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중앙지검 관계자들은 청사 주·부출입구 보안을 비롯해 박 전 대통령의 동선상에 있는 시설물 안전 점검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측 경호팀과도 안전 문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국가원수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전두환·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4번째지만 서울지검 출석은 처음이라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존재할 당시 대검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운명의 외나무다리 혈투’를 앞둔 검찰 특별수사팀과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도 막바지 대응 전략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증거를 사안별로 정리하며 박 전 대통령 측의 방어막을 뚫을 방안을 고심 중이고, 변호인단은 검찰의 ‘송곳 추궁’을 피해갈 대책 수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양측은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는 21일 오전 9시30분부터 밤늦게까지 사실관계와 적용 법리 등을 놓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당일 오전 9시께 삼성동 자택을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 수단은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경호 차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30일 청와대 경호처가 제공한 4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대검청사까지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택 주변에 진을 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곧바로 떠날 것으로 점쳐진다. 출발에 앞서 검찰 조사에 임하는 심경을 포함한 대국민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박 전 대통령 스타일상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청사에 도착하자마자 출입문 앞 노란색 테이프로 표시된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게 된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공식적으로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처음이라 무슨 말을 어떻게 할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앞서 포토라인에 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면목없는 일”이라고 했고, 1995년 12월 출석한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국민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를 떠날 때부터 청사 안으로 진입할 때까지 모두 언론에 공개되고 TV로도 생중계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실로 들어가기에 앞서 특별수사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 또는 부본부장인 노승권 중앙지검 1차장(검사장급)과 간단한 ‘티타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주요 인사가 출석하면 담당 수사부서장이 차를 대접하고 ‘조사 잘 받으시라’는 등 당부를 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와 조사에 참여하는 검사가 부장검사급인 점 등을 두루 고려해 그 위 상급자가 박 전 대통령을 맞을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이 실제 피의자석에 앉아 본격적인 조사를 받게 되는 시간은 대략 오전 10시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조사는 기본적으로 주임 검사인 한웅재 형사8부장이 맡되 상황에 따라 대기업 뇌물 수사를 전담하는 이원석 특수1부장 투입도 예상된다.처음부터 두 부장검사가 함께 조사실에 앉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조사실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경호나 신변 안전 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라 조사실 구조나 주변 여건 등 여러 요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사 7층에 있는 형사8부 영상녹화조사실, 10층 특수1부 검사실 옆 조사실 등이 거론되는데 제3의 장소가 낙점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두세 군데 보고 있는데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여기저기 좀 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조사실은 기본적으로 영상·녹음 장비, 폐쇄회로(CC)TV 등이 구비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쪽은 행여나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조사 과정과 내용을 모두 기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영렬 지검장이나 노승권 차장은 특정 장소에 설치된 모니터로 조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필요할 경우 신문 내용이나 방향 등을 지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조사실 밖 복도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할 때 다른 검사나 수사관, 피조사자와 마주치지 않도록 배려할 방침이다. 조사 도중 점심과 저녁 식사 메뉴도 관심사중 하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과 죽 등으로 식사를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녁을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시킨 특곰탕으로 했다. 조사는 당일 밤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연루된 혐의 사실만 13개에 달해 조사 분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12시간은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7시간, 노무현 전 대통령은 13시간가량 조사받았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피조사자가 전직 대통령에 여성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장시간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멘탈 강한 박 전 대통령, 차분히 수사 준비 중”

    “멘탈 강한 박 전 대통령, 차분히 수사 준비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차분히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채널A에 따르면 자택에 들어간 이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박 전 대통령이 7명의 변호인과는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 매체에 “박 전 대통령이 사전 일정을 잡는 스타일은 아니다”며 “필요하면 자택으로 부르거나 수시로 전화 논의를 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이 ‘검찰과의 법리다툼에 앞서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야한다’고 언급했다”며 “멘탈이 강해 차분하게 수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여부’에 대해선 아직까지 주변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탄핵이후 대한민국의 길] ‘재벌은 정부가 만든다’ 60년대 인식 버려야 혁신 기업 만든다

    [탄핵이후 대한민국의 길] ‘재벌은 정부가 만든다’ 60년대 인식 버려야 혁신 기업 만든다

    “피청구인(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기업으로부터 재원을 마련하여 미르와 K스포츠를 설립하도록 지시하였고,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기업들에 출연을 요구하였다…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기업으로 하여금 재단법인에 출연하도록 한 피청구인의 행위는 해당 기업의 재산권 및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헌법재판소는 박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2016 헌나 1 탄핵 사건 결정문’에서 정경유착 행위가 명백하게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적시했다. 헌재는 재벌들이 미르재단 등에 출자한 돈이 뇌물인지를 따지지 않은 채 모금 행위 자체를 대통령 탄핵 사유로 봤다. 즉 기업이 권력에 떠밀려 돈을 냈더라도 대통령 탄핵 사유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낸 돈이 뇌물인지는 향후 최순실 게이트 관련 공판 및 검찰의 추가수사 과정에서 규명될 전망이다. 헌재의 지난 10일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정경유착에 대한 법리적 선고는 끝났다. 실제로도 앞으로 재벌과 권력이 결탁하는, 정경유착의 시대는 종언이 될까. 촛불민심이 “재벌도 공범”이라며 정경유착의 종언을 소리 내 요구한 지금이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크게 울리고 있다. 정경유착은 건국 직후부터 시작됐다. 이승만 정부의 적산기업(일제가 패망 뒤 한반도에 남긴 기업) 불하 과정은 ‘기업 부자는 정부가 만든다’는 인식을 심기 충분했다. 당시 불하받은 기업인은 매각 대금의 20%만 선납하고, 나머지 금액은 연리 7% 저리에 10년간 분할해 갚으면 됐으니 사실상 거저 기업을 준 셈이었다. 본격적으로 국가 주도 경제개발이 이뤄진 박정희 정부 시절 이후엔 정부가 선별한 사업을 따낸 기업들이 승승장구했다. 정경유착의 역사를 짚어가다 보면 대한민국 정치·경제사의 주요 궤적이 그려질 정도로 정경유착의 역사가 오래된 셈이다. 뇌물의 액수로만 따지면, 과거 정경유착의 정도는 현재보다 훨씬 강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당시 돈으로 각각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기업으로부터 받아 챙겼다. 그러나 정경유착에 대한 비난 여론은 그때보다 지금 약해지지 않았다. 연초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재벌 경제체제의 개인·한국경제에의 영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66.4%가 ‘재벌 체제가 한국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재벌 체제를 비판한 이들 중 39.1%는 ‘사회 양극화를 부르기 때문’이라고, 38.1%는 ‘정경유착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를 이어받아 검찰이 우선 수사해야 할 대상을 묻기 위해 MBN이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재벌 관련 (정경유착) 의혹’이 30.6%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정경유착의 양(뇌물 액수) 대신 질(특혜)에 초점을 맞추면, 정경유착을 비난하는 여론의 강도가 왜 이렇게 거센지 이해하기 쉽다. 재계 관계자는 15일 “과거 정경유착 상황에선 국가 주도 경제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변명할 여지가 있었던 데다 정경유착으로 이권을 몰아준 각종 산업이 크는 과정에서 고용이나 하청 기업이 창출되는 순기능적 측면도 일부 찾을 수 있었다”면서 “재벌 총수가 2, 3세가 된 현재는 정경유착을 통해 기업들이 얻는 반대급부가 총수 일가의 편법 승계, 승계 과정에서의 절세 등 공익에 반하는 요소 일색”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 측근에게 금품을 제공한 대가로 자신의 안정적 삼성 그룹 승계를 보장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SK, CJ 등 향후 수사 대상 그룹들 역시 권력에 선을 댄 반대급부로 총수 사면 등을 약속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자한 재벌은 16곳, 이 가운데 정경유착 의혹이 정조준돼 수사 대상이 된 삼성은 재단 출자금과 별도로 최씨 측에게 금품을 제공했다. 또 다른 수사대상인 SK는 최씨 측으로부터 추가 금품제공 제안을 받았다 거절했다. 권력(측근)과 재벌이 직거래하는 방식, 이른바 P2P식 정경유착은 이처럼 명백하게 수사 대상이 된다. 하지만 미르·K스포츠재단 등을 통해 기업들이 모금 형식으로 금품을 제공한 경우를 형사적으로 처벌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다. 정작 정경유착의 주요 양태가 P2P 방식보다 모금 방식으로 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모금 방식의 정경유착은 형사적 처벌이 어렵다는 측면뿐 아니라 기존 기업들 간 독과점 체제를 공고히 하는 측면에서도 사회적 해악을 일으킨다. 재단 출자 자체로 ‘내부자 그룹’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각종 원자재, 소재, 인허가가 필요한 서비스업 등의 분야에서 각종 ‘협회’가 구성돼 대정부·대언론 창구 역할을 하고 혁신적인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막는 경우가 많지만 이에 대한 민형사적 처벌은 요원한 상태다. 은밀해지고 세련되어진, 그러면서 해악은 커진 정경유착을 어떻게 근절할 수 있을까. 재벌사 연구 권위자인 이한구 수원대 경제금융학과 명예교수는 “정경유착을 막을 시스템은 충분하다”면서 “실행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명예교수는 “정경유착을 막겠다고 새로운 규제를 너무 많이 양산하면,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기업이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유전무죄라는 체념적 상식을 깰 실행의지를 갖고 기업 경영을 비롯한 사회 전반의 투명성을 높인다면 서서히 정경유착이 근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정경유착이 언론 등에 포착돼 단죄받는 속도가 과거에 비해 개선됐고, 결국 우리 사회가 정경유착을 줄여 나가는 쪽으로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연세대 행정학과 문명재 교수와 동아대 행정학과 황창호 교수는 2012년에 발표한 ‘권력형 비리와 리더십 위기’ 연구에서 “전두환 정부부터 김대중 정부까지 집권 초반에 발생한 권력형 비리가 퇴임 이후나 집권 후반에 발각된 반면 이명박 정부에선 집권 초반에 발생한 권력형 비리가 집권 초반에 적발됐다”고 집계했다. 문 교수는 “과거보다 현재 시민의 감시가 강화됐고, 박근혜 정부에선 시민들이 주도해 정경유착을 행한 권력을 탄핵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시민들의 감시와 참여가 이어진다면, 정경유착 근절을 향해 우리 사회가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특검 “블랙리스트는 편가르기”…김기춘 “균형유지 차원”

    특검 “블랙리스트는 편가르기”…김기춘 “균형유지 차원”

    지난달 28일 수사 기간이 종료된 이후로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공소유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별검사 임명 후 준비 기간을 포함한, 지난 90일의 수사 기간에 거둔 성과가 물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소유지 활동은 중요하다. “드러난 사실을 두고 법리 공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피의자들이 많다”이라는 것이 특검팀의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검팀은 15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관리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78·구속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0·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했다. 기일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특검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이 “정파적 편가르기에 따른 인권 침해”라면서 “공소사실은 이념에 따른 정책 집행과 무관하다. 일부 피고인은 블랙리스트가 좌우 이념 대립에 기초한 것이며 과거 정권에서도 행해졌다고 주장하지만 좌우 이념은 명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소사실은 자유 민주주의에서 상상할 수 없는 정파적 편가르기가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국가 최고기관에 의해 자행된 일을 명백히 입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어 김 전 실장 측을 겨냥해 “정치적 주장에 의해 신성한 법정이 모독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김 전 실장 변호인은 “진보를 완전히 배제하라고 한 게 아니라 균형을 유지하라고 한 것”이라면서 “이념에 따른 정책 집행이 아니라 정파적 편가르기에 따른 인권 침해가 범죄가 된다는 논리는 성립이 안 된다. 특검이 주장하는 행위의 평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이는 문화예술계 지원배제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자백하는 꼴”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김 전 실장 변호인은 “학교에서 성적 우수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던 장학금을 생계곤란자에게 우선 지급하기로 하는 건 법적 다툼이 되거나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특정 문화예술인·문화예술단체에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배제한 행위가 같은 맥락에서 ‘수혜적 재량 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한편 특검팀은 같은 사안으로 기소된 김종덕(60·구속기소) 전 문체부 장관 등의 사건과 김 전 실장의 사건을 병합 심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김 전 실장 변호인은 “그럴 경우 피고인이 7명이라 김 전 실장에 대한 변론 시간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두 사건의 병합 여부는 이날 판단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진태 “박근혜, 승복한 것…탄핵반대 집회 사망은 헌재 탓”

    김진태 “박근혜, 승복한 것…탄핵반대 집회 사망은 헌재 탓”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와 사저로 돌아갔기 때문에 그건 이미 (헌법재판소 결정에) 승복한 것이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뒤늦은 청와대 퇴거를 오히려 ‘승복’이라고 평가했다. 김진태 의원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입장 및 헌재 탄핵 결정의 12가지 문제점’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결정에 모두가 동의하고 재판관들을 존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판례도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헌재 결정은 법리를 무시한 정치판결”이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헌재가 국론을 더 분열시켰고, 애국시민을 흥분시켜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다”면서 경찰버스를 탈취하다 집회 참가자가 사망했던 친박집회의 과열 양상 책임을 헌재에 돌렸다. 김진태 의원은 “고영태 일당을 구속해 이 사건에 숨겨진 민낯을 보고 싶다. 그래야 진정 마음으로부터 승복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민간인 박근혜에 대한 수사는 대선 이후로 연기하라. 이 사건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또 “헌재 결정문을 꼼꼼히 읽어보면 수긍이 가기는커녕 분노가 치민다. 헌재 결정문을 검토하고 대략 12가지로 분석해봤다”며 “결정문 중에 술술 넘어가고 머리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몇군데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탄핵의 절차 요건은 변호인과 합의할 문제가 아닌 직권조사 사항 ▲재판관 8명으론 결정할 수 없다 ▲국회에서 반대토론 신청자가 없었다고 하는데 사실은 다르다 ▲뇌물수수, 생명권 등 중한 사유는 인정 안하고 비교적 경미한 직권남용을 인정하면서 파면까지 한 것은 과한 결정 ▲조사나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권리 등을 골자로 한 주장을 펼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미홍 “이정미 판사, 역사의 죄인될 것” 맹비난

    정미홍 “이정미 판사, 역사의 죄인될 것” 맹비난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대해 재심 청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아나운서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3월 10일은 1910 년 경술 국치 이후 가장 수치스러운 오점을 남긴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헌재가 잘못한 것은 수도 없이 많지만 가장 큰 것은 스스로 헌법을 어겼고, 법리적 해석이 아닌 감정적 판결을 했다는 것이다. 이정미 판사는 과거 자신의 판결을 뒤집었고, 심지어 헌재 심판은 굳이 사실 조사를 할 필요도 없다는 ‘명언’ 을 남겼다. 역사의 죄인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아나운서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안이 인용된다면 목숨을 내놓겠다”며 “민주화팔이 집단을 몰아내는데 모든 걸 걸고 싸우다 죽겠다“고 써서 논란이 일었다. 이후 그는 ”누구 좋으라고 죽느냐“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복귀냐 파면이냐… 朴대통령 운명 정오쯤 판가름

    대한민국 미래를 좌우할 ‘운명의 날’이 밝았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혼란에 빠져들었던 우리 사회가 안정과 화합을 되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9일 긴급 국무위원 간담회를 주재하는 등 선고 이후 비상상황에서도 국가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등 분야별 대책을 점검했다. 헌재에 따르면 탄핵심판 선고는 “지금부터 2016헌나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기일을 진행합니다”란 말과 함께 시작돼 1시간 남짓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과정은 전국에 생방송된다. 선고기일 진행은 재판장인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맡고, 강일원 주심 재판관이 결정 요지의 일부를 읽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대통령의 권한 남용 등 5가지 탄핵소추 사유에 대한 판단을 한 뒤 국회·대통령 측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헌법 위반인지 여부 판단 등으로 진행된다. 8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이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박 대통령은 선고 즉시 파면된다. 반면 3명 이상이 기각이나 각하 의견을 내면 박 대통령은 즉시 직위에 복귀한다. 소수 의견을 낸 재판관의 이름과 사유도 모두 공개된다. 한편 황 권한대행은 당초 이날 오전 8시 30분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헌재가 탄핵심판 선고 날짜를 못박으면서 회의 일정을 긴급하게 국무위원 간담회로 변경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는 한편 탄핵심판 선고 이후 과열될 수 있는 집회 및 시위에 대비해 질서 유지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권한대행은 탄핵이 인용될 경우 임시 국무회의 등을 통해 국정 안정과 안보 상황 등을 점검하고, 대국민 담화를 열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 탄핵 선고 60일 이내인 5월 9일까지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선거일 공고 권한을 가진 황 권한대행이 오는 20일까지 대선일을 확정해야 한다. 반면 탄핵이 기각되면 황 권한대행은 청와대를 방문해 박 대통령을 면담하고 그간의 국정 운영 상황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oe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탄핵심판 D-1…‘인용이냐 기각이냐’ 탄핵심판 선고 미리보기

    탄핵심판 D-1…‘인용이냐 기각이냐’ 탄핵심판 선고 미리보기

    9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0일 오전 11시 헌재의 선고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재 안팎에 따르면 재판부는 이날 재판관 평의에서 10일로 예정된 선고 기일의 절차를 최종적으로 논의해 확정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0일 오전 11시 정각에 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전국에 생방송된다. 약 30분에서 1시간가량 걸릴 전망이다. 전반적인 진행은 재판장인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맡는다. 강일원 주심 재판관이 결정 요지의 일부를 읽을 가능성도 있다. 선고는 이 권한대행의 “지금부터 2016헌나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기일을 진행합니다”란 말과 함께 시작될 전망이다. 이 권한대행은 이번 탄핵심판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그간 헌재가 공정하고도 신속하게 심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 등을 우선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국회의 청구를 각하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 측 주장을 먼저 심리한 뒤, 본격적인 탄핵소추 사유를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가 탄핵소추 사유를 어떤 틀에 따라 선고할지는 불분명하지만 앞서 강 재판관은 국회의 13개 소추사유를 5가지로 나눈 바 있다. 이는 △ 비선조직에 따른 국민 주권 위배 △ 대통령의 권한 남용 △ 언론의 자유 침해 △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등이다. 헌재는 이 같은 탄핵사유를 쟁점별로 재분류해 양측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선고 마지막엔 탄핵 필요성이 인정되는 개별 탄핵사유를 모아 ‘대통령을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법률·헌법 위반인지’를 별도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일부 사유에 대해 박 대통령이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을 저질렀다고 재판관들이 인정되면 탄핵소추는 인용된다. 반대로 탄핵사유가 인정되지만,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이 모이면 탄핵은 기각되며 박 대통령은 그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심판의 결론인 ‘주문’은 탄핵 인용일 경우에는 “피청구인을 파면한다”나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형식으로 쓰인다. 반대로 기각일 경우에는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고 선언하게 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독배의 역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독배의 역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탄핵 여부의 기준은 대통령이 지은 위반의 중대함이라고 한다. 그 중대성을 놓고 찬반의 극명한 갈림과 충돌이 심각하게 전개돼 왔고, 선고 이후의 상황은 훨씬 더 위험한 수준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그 나뉨과 대치는 해방 공간 속 찬탁·반탁의 양분으로까지 비교된다. 해방 이후 가장 심각한 국론의 분열이 아닐 수 없다.자유민주주의의 근간에 많은 이들은 법치주의와 법치의 준수를 놓는다. 그 법치의 꼭짓점은 헌법재판소다. 그래서 헌재의 결정은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한다지만 그 당위의 상식이 흔들리고 있다. 인용과 기각을 둘러싼 공방과 대치, 그리고 결과의 불복이라는 집단 여론의 불길한 충돌이 현실화하고 있다. 그 불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특검 수사와 헌재 변론 과정에서 거듭 드러났던 비상식의 법정 무시며 정치적 세몰이를 보면 법 파괴의 아찔한 일탈이 두려울 정도다. 막말과 억지의 변론이며 특검 수사관에 대한 폭력과 협박성의 시위, 헌재 재판관을 겨눈 몰상식의 발언들은 법정 모독 수준으로까지 치달았다. 법리 공방에선 비켜난 정치적 몰이에 치우친 악성 언행으로 해서 이제 탄핵 선고 이후의 파장은 수습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그 일탈과 선고의 불복 입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독배(毒杯)를 들고 죽음을 택했다는 소크라테스는 그래서 돋보인다. 국가가 인정하는 신들을 믿지 않고 새로운 신들을 끌어들였고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 소크라테스는 흔히 ‘악법도 법’이라며 순순히 사형을 당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많은 사가들은 그 죽음을 어떤 경우에도 자발적으로 정의롭지 못한 짓을 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중시한 소크라테스의 결정으로 본다. 바로 흔들림 없는 소신인 정당한 법치의 준수다. 탄핵 찬성의 촛불 시위며 반대의 태극기 집회에서 부모 손을 잡고 구호를 외치거나 표어를 흔드는 어린이들의 몸짓은 섬뜩해 보이기까지 한다. 구호의 외침과 표어 흔들기가 무서운 게 아니다. 어른들 주장과 입장에 그대로 따라나선 아이들이 무의식중에 빠져들 법치주의의 혼돈이 두려운 것이다. 탄핵 선고 이후의 갈라진 국론 조정과 통합의 책임은 아무래도 정치인들의 몫일 것이다. 다행히 여야의 많은 정치인들은 그 책임을 기꺼이 지겠다는 목소리를 앞다투어 내고 있는 상황이다. 제발 그 입장과 소신에 변함이 없기를 바란다. 그 정치인들의 행동을 이끄는 좌표는 민주 시민들의 마음 자세일 것이다. 요즘 교육학계에선 명시적 교육 과정화를 강조하는 ‘영(null) 교육과정’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교사는 꼭 가르치고, 학생은 배워야만 하는 게 있지만 정치적 이유나 이해관계 탓에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그걸 찾아내 명시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솔직하게 돌아보자. 지금 탄핵을 둘러싼 입장의 대치는 그 정치적 이유와 이해타산에 휘둘린 건 아닌지. 물론 국정 농단 잘못에 대한 응징과 처벌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의 독배’에 얽힌 역설은 퇴색하지 않는 교훈이다. kimus@seoul.co.kr
  • 면죄부 될라… 박영수 특검, 공소유지 총력

    면죄부 될라… 박영수 특검, 공소유지 총력

    법무부에 파견검사 8명 잔류 요청 “증거 등 공방에 적절한 대응 가능”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법무부에 파견 검사 8명의 잔류를 요청해 승인받는 등 공소 유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역대 특검 중 가장 많은 30명을 기소한 특검팀은 최종 판결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특검팀 관계자는 “드러난 사실을 두고 법리 공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피의자들이 많아 다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특검팀이 재판에 신경을 곤두세운 이유는 앞선 특검이 받아든 ‘성적표’ 때문이다. 8일 서울신문이 앞선 11차례 특검을 분석한 결과 기소자 44명 중 확정 판결 기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숫자가 23명으로 가장 많았다. 무죄를 선고받은 경우도 9명에 달해 실형이 확정된 6명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검 무용론이 제기될 만큼 성공 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의혹 해소를 위해 출범한 특검이 오히려 당사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가장 많은 무죄 판결이 나온 ‘스폰서 검사 사건’ 민경식 특검팀의 경우 특히 전·현직 검사 4명이 전부 무죄가 확정돼 역대 ‘최악의 특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상태다. 무엇보다 2009년 3월 무렵 식사와 술을 접대받고 현금을 챙겨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특검의 위신이 떨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유죄를 받은 검찰 수사관 등 5명 중에서도 집행유예·선고유예가 각각 2명이었고, 한 명은 벌금형으로 재판을 마쳤다. 2012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한 디도스 공격 사건을 맡은 박태석 특검팀에서도 무죄가 속출하긴 마찬가지였다. 디도스 공격에 대한 대응 지침을 지키지 않아 직무유기 혐의를 받은 선관위 직원이 무죄를 받은 가운데 수사상황을 누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사안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을 수사한 이광범 특검팀은 부지 매입과 관련해 김인종 전 경호처장과 김태환 전 특별보좌관을 기소하고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두 사람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다만 박영수 특검팀의 경우 수사검사를 남겨둔 만큼 이전 특검에 비해 공소 유지가 원활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보 출신 한 변호사는 “과거 특검에서는 1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고 부랴부랴 수사 검사에게 전화해 공판 전략을 새로 짠 일도 있었다”면서 “검사가 공판에 참여하는 만큼 증거 관계 등 공방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수사 검사가 공판에 참여하는 소위 ‘직관’은 특수부 등 인지부서 사건 중에서도 중요사건일 경우에만 이뤄진다”면서 “검사 8명이 공판에만 집중한다면 수사기록을 모두 외우고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단독] 대사·장관·금융권까지… 특검, 최순실 인사개입 정황 확인

    “崔씨 요청에 복지부 장관 등 추천” 기소된 이임순 순천향대 교수 진술崔, KEB하나은행 인사까지 관여檢, 장시호 소환… 본격 수사 착수다음주부터 대기업 관계자도 소환 SK·롯데·CJ “강요 의한 피해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박근혜 정부의 장관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이임순(54) 순천향대 교수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교수는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4월 사이 최씨의 요청에 따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등을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 교육부 장관, 식약처장, 베트남 대사 후보자 등을 물색한 뒤 최씨에게 추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추천한 사람 중 실제 자리에 오른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단순히 추천을 한 것만으로는 법리상 문제가 없어 기소를 안 했을 뿐 최씨의 역할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측은 최씨의 인사 추천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은 “2014년 6월 자신이 최씨에게 추천한 서 병원장(당시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이 대통령 주치의로 임명되는 것을 보고 이 교수가 박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실감했다”며 지속적으로 인사 추천이 이뤄진 배경도 설명했다. 이 밖에도 특검팀은 최씨가 문체부 차관, 주미얀마 대사 등 정부 고위직 인사와 민간 은행의 임직원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최씨 공소장에 적시한 상태다. 실제 최씨 추천으로 자리에 오른 김종(56·구속 기소) 전 문체부 차관은 박 대통령과 정호성(48·구속 기소) 전 비서관, 삼성 등을 오가며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 문제에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씨가 박 대통령, 정찬우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공모해 이상화 KEB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을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킨 사안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를 마쳤다. 한편 국정 농단 사건을 이어받은 검찰은 이날 장시호(38·구속 기소)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다음주부터 대기업 관계자에 대한 소환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은 여전히 ‘강요에 의한 피해자’임을 주장하지만, 특검팀의 삼성 수사 결과처럼 다른 기업들도 대가 관계에 따른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 중 SK그룹은 2015년 최태원 회장의 특별사면을 대가로, 롯데는 면세점 인허가권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수십억원을 출연한 의혹이 제기됐다. CJ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기업인 중 유일하게 광복절 특사로 사면받았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국이 싫다”며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욱일기 꽂은 10대

    “한국이 싫다”며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욱일기 꽂은 10대

    대전시청 보라매공원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와 욱일기(전범기)를 꽂은 10대 청년이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다. 6일 오후 4시 50분쯤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무릎과 손 등 사이에 일장기와 전범기가 꽂혀 있는 것을 주변을 지나던 시민이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고 노컷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서성이는 대학교 1학년 A(19)군의 가방에서 일장기와 욱일기를 발견했다. 경찰은 A군을 경찰서로 임의 동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일장기와 전범기를 꽂은 뒤 휴대전화로 사진 촬영을 했다. A군은 사진을 찍자마자 일장기와 전범기를 자신의 가방에 넣었지만, 이 모습을 본 행인이 112에 신고한 것이다. A군은 “나는 그냥 한국이 싫다. 일본인이 되고 싶다. 일본을 좋아한다. 관심을 끌고 싶다”면서 “현재의 정치 상황에 대해 불만이 있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장기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은 행동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귀가 조처했다”면서 “법리 검토를 통해 혐의점이 확인되면 출석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 대통령측 “박영수 특검 태생부터 위헌”…최종 수사결과 부인

    박 대통령측 “박영수 특검 태생부터 위헌”…최종 수사결과 부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4일 오후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자 박근혜 대통령 측이 이에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 측은 박영수 특검팀이 태생부터 위헌인 전형적인 정치적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6일 ‘박영수 특검의 발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의 입장’을 발표하고 “이번 특별검사 및 특별검사보는 일부 야당의 추천만으로 구성돼 출발선부터 공정성이 담보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박영수 특검의 문제점으로 △ 위헌성 △ 정치적 중립 위배 △ 무리한 수사 △ 사실관계 조작 △ 피의사실 공표 △ 인권유린 △ 무리한 법리 구성 등을 들었다. 유 변호사는 “특별검사제도 본래 취지에 부합하려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담보돼야 하지만 국회 통제권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만 부여한 것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검은 검찰이 수사하기 어려운 특정 개인의 특정 범죄 등 한정된 사안을 수사대상으로 독립해 수사하게 하는 제도”라며 “최순실 특검법은 수사대상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특검법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지적했다. 또 특검이 특검법에 규정된 대상을 골고루 수사하지 않고 일부만 중점적으로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특검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 공정하게 수사해야 함에도 범법자인 고영태 등을 비밀리에 접촉해 일방적인 진술만 듣고는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며 정치적 특검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고영태의 헌재 불출석을 수사하지 않은 것은 박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을 위해 특검이 그의 일당과 야합한 것이 아닌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비판했다. 강압수사와 인권유린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착수 직후 대기업 임직원에게 ‘뭐든 몇 개씩 스스로 불어라’, ‘불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겁박했고, 한 재벌에는 ‘대통령과 대화 내용을 자백하면 불구속 수사하겠다’고 제안해놓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심야 조사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는 구실로 사실상 밤샘조사를 자행하고, 심지어 20시간 이상 조사를 하는 등의 사실상 가혹 행위를 자행했다”고 언급했다. 유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특검은 국회에서 탄핵 소추한 뇌물죄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에 수사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소위 ‘짜 맞추기’의 전형을 보여줬다”며 “이는 특정 정치세력의 사주를 받아 대행한 수사”라고 평가절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검 “대통령·최순실 미르재단 사실상 공동운영”…대통령측은 반박

    특검 “대통령·최순실 미르재단 사실상 공동운영”…대통령측은 반박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53개 대기업이 총 774억원을 출연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사실상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공동운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그룹이 두 재단에 낸 204억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지원 요청이라는 ‘부정한 청탁’을 위한 ‘제3자 뇌물’로 판단해 최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기고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추가 입건했다. 또 특검팀은 미르·K스포츠재단을 세우자는 아이디어를 낸 이가 박 대통령이 아니고 최씨였다고 새롭게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6일 오후 2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최순실측은 이러한 특검의 수사결과를 반박하고 있어 향후 검찰의 추가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특검팀은 수사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 최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으며, 박 대통령과 최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공동운영’했다는 점을 6일 수사결과 발표때 구체적으로 밝힐 방침이다. 특검팀은 90일간의 추가 수사를 통해 박 대통령과 최씨가 기금 규모 결정,이사진 임명,사업 운영 등 모든 면에서 두 재단의 ‘주인’ 역할을 한 정황이 짙다고 판단했다.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모금과 설립 절차를 주도했고, 설립 이후에도 최씨가 ‘회장’이라는 비공식 직함을 갖고 재단 인사권을 장악했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한식, 케이밀, K스포츠클럽 등 각종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점에 비춰볼 때 두 재단의 실제 주인은 최씨와 박 대통령으로 봐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비영리 재단인 양 재단 운영은 이사회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법리”이며 “공모한 관한 직접·간접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헌재에 낸 의견서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물론 어떤 기업인들로부터도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이를 들어준 바가 없고, 그와 관련해서 어떠한 불법적인 이익도 얻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 측도 “승마는 대통령과 최순실의 강요와 공갈에 따라 불가피하게 지원했으며 최순실의 추가 우회지원 요구는 거절했다”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변호사 “특검은 위헌”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측이 특검팀의 수사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위헌법률심판 제청 계획을 밝혔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법무법인 동북아 변호사는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영수 특검팀 자체가 위헌 법률에 의한 검찰 기구여서 수사와 기소, 공소 유지의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최씨의 재판 과정에서 법률적 판단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 추천한 특검은 국민의 특검이 아니라 양당의 특검”이라며 “특정 정파에 배타적이고 전속적 수사·공소권을 부여한 것은 국민주권주의·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회주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위헌 법률에 따른 특검 수사와 공소 유지는 외견상 법률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무효로 봐야 한다”며 “이러한 문제점은 특검 출범 때부터 제기돼 왔고 앞으로 위헌심판제청 등으로 가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신청을 제청하면 최씨 재판은 헌재 결정이 날 때까지 중단된다. 법원이 신청을 기각하면 최씨 측은 헌법소원을 낼 수 있다. 이 경우엔 재판은 그대로 진행된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는 특검팀 기소 내용에 대해 “비영리 재단인 두 재단 운영은 이사회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법리로, 공모에 관한 직간접 증거도 없다”며 뇌물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또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특검이 최씨를 공모자로 지목하면서도 기소하지 않고 ‘참고인 중지’로 검찰에 이첩한 데 대해 “사실상 최씨가 관여한 바 없음을 특검이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오랜 세월 축적한 이론과 업무 관례를 무시하고 문제제기식 공소권을 행사하는 것은 공소권 남용 내지 일탈”이라고 비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靑 압수수색 못해 아쉬워… 삼성·블랙리스트 세기의 재판 될 것”

    “靑 압수수색 못해 아쉬워… 삼성·블랙리스트 세기의 재판 될 것”

    최소한 소임 다했는데… 국민에게 죄송 우병우 영장 재청구땐 100% 나왔을 것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미완입니다. 청와대 압수수색이 끝내 무산된 건 아쉽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순실(61·구속 기소) 국정농단’ 의혹 규명을 위해 지난해 12월 말 출범한 이후 70일간의 공식 수사를 마무리 지은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박 특검은 3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 “우병우, SK·롯데라든지 (의혹을) 밝혀서 특검으로서 최소한의 소임을 다했어야 했는데 그걸 못해 국민에게 참 죄송하다”면서 “삼성 뇌물죄, 블랙리스트(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재판은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라며 향후 공소 유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특검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이 무산된 경위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박 특검은 “100% 양보해서 조사시간 등 청와대의 조건을 다 받아들였다”며 “청와대가 거절할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2월 9일로 일정이 잡혔는데도 불발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대면조사를 하다가 중간에 조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녹음만 된다면 다 양보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조사할 사항이 많고 억측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녹음 없이는 조사를 못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박 특검은 또 “민정수석실 압수수색에 성공했다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권남용을 밝혀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서류 하나도 확보를 못 하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박 특검은 우 전 수석이 2014년 6월 광주지검 세월호 수사팀에 전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세월호 수사 압력으로 인정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으면 100% 영장이 나왔을 것”이라면서 “검찰이 특검과 달리 수사 대상에 제한이 없는 만큼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2014년 차은택(48·구속 기소) 광고감독의 검찰 소환을 막기 위해 부하 직원을 통해 차씨 측근 김모씨 수사에 개입하기도 한 것으로도 전해지는 등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박 특검은 ‘거친 수사’라는 일부 주장을 의식한 듯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수사 뒷얘기도 공개했다. 박 특검은 “자택 압수수색 당시 김 전 실장이 짐을 딸과 아들 집으로 옮긴 것으로 확인했다”며 “아주머니와 부인에게 ‘가져온 것만 달라’고 예의를 갖췄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실장은 내가 검찰총장으로도 모셨던 분”이라면서 “조사 후 만난 자리에서 ‘수사에 대한 불만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재판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정만 되면 법리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삼성보다 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문체부 국·과장급뿐 아니라 더 높은 고위직 공무원들이 (자료를 모아 두고) 수사를 기다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특검팀이 삼성 수사에만 매몰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은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한 최씨의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고리로 이뤄져 있다”며 “정경유착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취지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정부에서 무엇을 하더라도 정당하지 않으면 기업이 안 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방향으로 나라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철 특검보도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첫 영장 청구 당시 ‘경제보다 정의가 더 중요하다’는 멘트를 박 특검이 직접 주문했다”고 귀띔했다. 이 부회장의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것이 오히려 수사팀에 ‘득’이 됐다는 말도 나왔다. 직접 수사를 담당한 양재식 특검보는 “바로 영장이 발부됐다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안종범 수첩’의 경우 블랙리스트 수사를 하다 존재를 파악하는 등 특검팀에는 ‘운’도 따랐다. 한편 오는 6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둔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차명 휴대전화 사용과 최씨의 두 번째 태블릿PC에 대한 내용도 상세히 밝힐 예정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대통령 차명폰의 경우 발신지 위치가 시간에 관계없이 청와대 관저로 나온다”면서 “외국 순방 때는 청와대에 두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시호(38·구속 기소)씨가 제출한 태블릿PC도 최씨가 직접 대리점에 찾아가 개통을 한 뒤, 직원 계좌를 통해 요금을 낸 사실을 특검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최순실 변호사 “특검은 위헌”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측이 특검팀의 수사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위헌법률심판 제청 계획을 밝혔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법무법인 동북아 변호사는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영수 특검팀 자체가 위헌 법률에 의한 검찰 기구여서 수사와 기소, 공소 유지의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최씨의 재판 과정에서 법률적 판단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 추천한 특검은 국민의 특검이 아니라 양당의 특검”이라며 “특정 정파에 배타적이고 전속적 수사·공소권을 부여한 것은 국민주권주의·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회주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위헌 법률에 따른 특검 수사와 공소 유지는 외견상 법률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무효로 봐야 한다”며 “이러한 문제점은 특검 출범 때부터 제기돼 왔고 앞으로 위헌심판제청 등으로 가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신청을 제청하면 최씨 재판은 헌재 결정이 날 때까지 중단된다. 법원이 신청을 기각하면 최씨 측은 헌법소원을 낼 수 있다. 이 경우엔 재판은 그대로 진행된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는 특검팀 기소 내용에 대해 “비영리 재단인 두 재단 운영은 이사회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법리로, 공모에 관한 직간접 증거도 없다”며 뇌물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또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특검이 최씨를 공모자로 지목하면서도 기소하지 않고 ‘참고인 중지’로 검찰에 이첩한 데 대해 “사실상 최씨가 관여한 바 없음을 특검이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오랜 세월 축적한 이론과 업무 관례를 무시하고 문제제기식 공소권을 행사하는 것은 공소권 남용 내지 일탈”이라며 “증거나 충분한 사전 법리 검토 없이 ‘우리는 기소하니 너희는 알아서 방어하든 재판하라’는 태도는 사법부를 우롱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박 대통령 측 “이정미 퇴임 전 선고 자제해야”…헌재에 전문가 의견서

    박 대통령 측 “이정미 퇴임 전 선고 자제해야”…헌재에 전문가 의견서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이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퇴임 전에 탄핵심판 선고를 자제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서를 헌재에 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3일 “오늘 ‘탄핵소추사유가 많고 사실관계도 복잡하므로 이정미 재판관 퇴임일 전에 선고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퇴임 이전에 평의가 종결되도록 함으로써 사실인정 및 법리판단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전문가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런 의견을 낸 전문가는 감사원장을 지낸 이시윤(81·고등고시 사법과 10회) 전 헌법재판관이다. 이 전 재판관은 1988년 헌재 출범과 함께 헌법재판관에 임명돼 1기 재판부에서 활동했다. 이 전 재판관은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쳐 수원지법원장 때 재판관으로 임명됐다. 서울대 법대 교수, 경희대 법대 교수 등을 역임했고 국내 민사소송법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헌재는 지난달 27일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마치고 곧바로 재판관들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평의 절차에 돌입했다. 통상 2주 동안 평의가 진행돼 이달 10일쯤 선고가 내려질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에 대통령 측이 원로 법학자의 의견서를 통해 심판 선고를 늦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특검, 최장 7개월간 공소유지 총력전

    특검, 최장 7개월간 공소유지 총력전

    준비기간을 포함해 90일에 걸친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마쳤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임무’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파헤치고 적용한 혐의를 향후 재판을 통해 형사 처벌로 이어지도록 할 작업에 착수해야 하는 것이다.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검, 박충근(61·17기)·이용복(56·18기)·양재식(52·21기)·이규철(53·22기) 특검보 등 30명 안팎의 인원이 남아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참여할 예정이다. 파견검사 중에는 윤석열(57·23기) 수사팀장과 양석조(44·29기) 부장검사 등 8명이 특검팀에서 공소유지에 힘을 보탠다. 조상원(45·32기)·박주성(39·32기)·김영철(44·33기)·최순호(42·35기)·문지석(41·36기)·호승진(42·37기) 검사도 남는다. 수사관 10명도 특검팀에 잔류해 수사 결과 정리 등 공소 유지를 도울 예정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아직 역할을 분담한 단계는 아니지만 수사를 담당한 특검보가 해당 사건 공소 유지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뇌물’ 혐의는 수사를 지휘한 윤 수사팀장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은 이용복 특검보와 양 부장검사가 각각 재판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확정 판결까지 공소유지 과정도 수사 과정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게다가 박 특검팀이 기소한 규모는 총 30명으로, 역대 특검 중 가장 많다.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51·구속 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거물급 인사가 수두룩하다. ▲블랙리스트 ▲삼성 뇌물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비선진료 등 수사 줄기도 굵직하다. 피고인들도 법정에서 무죄를 다퉈줄 거물급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전날 첫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된 김 전 실장은 법원장·검찰총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 12명으로 구성된 호화 변호인단을 앞세웠다. 당장 김 전 실장은 28일 첫 재판에서부터 변호인을 통해 “구속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특검”이라며 대대적인 역공을 시작했다. 삼성 측도 이 부회장이 뇌물 혐의 피의자가 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강압에 의한 ‘피해자’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치열한 법리 논쟁을 준비 중이다. 남은 특검팀은 최장 7개월간 공소유지에 힘쓰게 된다. 특검법상 특검이 기소한 피고인의 1심 판결은 공소 제기일부터 3개월, 2심과 3심은 각각 2개월 이내에 선고되어야 한다. 한편 이날 특검팀은 완료하지 못한 수사를 검찰에 인계하기 위해 자료 이관을 준비했다. 삼성 사건 수사기록 약 3만쪽,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기록 2만쪽 등 방대한 양으로 알려졌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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