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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탕집 성추행 사건, “성추행 맞다” 판결 이유 [종합]

    곰탕집 성추행 사건, “성추행 맞다” 판결 이유 [종합]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에서 대법원이 최종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2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짐으로써 강제추행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 등 잘못이 없다”고 했다. A씨는 2017년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모임을 하고 귀가하는 일행을 배웅하던 중 옆을 지나가던 여성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심에서 검찰 구형량(벌금 300만원)보다 무거운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피해를 당한 내용, A씨가 보인 언동, 범행 후의 과정 등에 관해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손이 스친 것과 움켜잡힌 것을 착각할 만한 사정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후 A씨의 부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하다는 사연을 올렸다. 33만명이 서명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정부의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동의를 얻었던 것은 함께 공개된 영상의 영향이 컸다. CCTV 영상에선 A씨가 성추행하는 장면이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A씨는 성추행에 걸렸다는 시간이 1.3초에 불과하고, 피해 여성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라는 점을 들어 항소했다. A씨는 구속된 지 38일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항소심에서도 A씨의 유죄는 인정됐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된 점에 더해 “CCTV 영상에 의하면 A씨가 출입구를 보면서 뒷짐을 지고 서 있다가 돌아서는 장면, A씨의 오른쪽 팔이 피해자 쪽을 향하는 장면, A씨가 피해자와 인접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피해자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장면, 이어서 피해자가 돌아서서 A씨에게 항의하는 장면 등을 확인할 수 있어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고 했다. 또 “피해자가 합의금을 요구한 적도 없고 피해자가 A씨를 무고하거나 허위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도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논란 일었던 ‘곰탕집 1.3초 성추행’ 대법서 유죄 확정

    논란 일었던 ‘곰탕집 1.3초 성추행’ 대법서 유죄 확정

    1.3초 간의 짧은 시간 안에 성추행이 가능한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컸던 ‘곰탕집 성추행’ 사건 피고인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2일 오전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39)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7년 11월 26일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일행을 배웅하던 중 지나가던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잡은 혐의(강제추행)로 재판에 넘겨졌다. 핵심 쟁점은 추행의 고의성과 피해자 진술의 신뢰성, 식당 폐쇄회로(CC)TV 영상의 증명력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였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점, 모순되는 지점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유죄를 인정했다. 특히 1심은 검찰 구형량(벌금 300만원)보다 무거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A씨를 법정구속했다. 사건 당시 식당 CCTV에 찍힌 영상을 살펴보면 피해자와 스쳐 지나치는 시간은 1.333초에 불과하다.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범행 실행이 가능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A씨 아내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편이 억울하게 사건에 휘말렸다는 글을 올렸고, 이에 33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혜화역 앞에서 A씨 입장을 두둔하는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와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이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하지만 2심 역시 A씨의 성추행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추행 정도와 가족들의 탄원이 고려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경찰 조사에서 신체접촉이 없었다는 취지로 말한 식당 내 CCTV를 본 뒤 신체접촉이 있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입장을 바꿔) 진술하는 등 신체접촉 여부와 관련해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A씨는 “증거 판단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상고했고 대법원은 지난 5월 사건을 접수한 뒤 심리를 진행해왔다. 대법원은 “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짐으로써 강제 추행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심리 미진 등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연말 정국을 뒤흔드는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은 무엇?

    연말 정국을 뒤흔드는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은 무엇?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검·경 갈등의 대표적 사례인 `고래고기 환부사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 수사를 이끌었던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시장 측근 수사는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한 것인지 검찰이 불순한 의도로 무리한 불기소 결정을 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울산경찰은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이 김 전 시장 측을 사찰하기 위해 울산에 간 것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를 부인하며 “당시 특감반은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검·경의 갈등을 조율하고자 울산에 방문한 것”이라고 답해 재조명되고 있다.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은 경찰이 범죄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를 검찰이 유통업자에게 돌려주면서 벌어진 울산지역 검·경 간의 갈등 사례다. 울산경찰청은 2016년 4월 밍크고래 40마리를 불법 포획한 유통업자 6명을 검거하면서 이들이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던 고래고기 27t을 모두 압수했다. 하지만, 울산지검은 이 가운데 21t을 한 달 만에 유통업자들에게 돌려주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사건은 한 해양환경보호단체가 고래고기 환부를 결정한 담당검사를 직무유기·직권남용 등 혐의로 2017년 9월 울산경찰청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검찰은 DNA 분석으로는 고래유통증명서가 발부된 고래고기와 불법포획된 고기를 구분하기 어렵고 증거가 부족해 압수된 고래고기를 적법하게 유통업자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며 맞섰다. 경찰이 사건 수사과정을 수시로 언론에 브리핑하자, 검찰은 `언론 플레이 중단하고 수사기관은 수사 결과로 말해야 한다`며 경찰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후 경찰이 사건 수사를 위해 관련자들에 대한 각종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법리적 하자 등을 이유로 대부분 기각하면서 갈등이 계속됐다. 검찰은 지난해 9월·10월 고래고기 사건 관련 세미나를 2차례 진행해 DNA 분석을 통한 고래 불법포획 판정에는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경찰은 두 번째 세미나가 열리던 날 DNA 일치 판정이 난 고래고기를 유통업자에게 돌려주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고래고기 환부를 결정한 담당검사는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해외연수를 갔다가 1년여 만인 지난해 12월 말 귀국했다. 해당 검사는 경찰에 원칙과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는 원론적인 내용의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담당검사와 검사 출신 변호사(유통업자 측)에 대한 수사를 매듭짓지 못하고, 유통업자 5명만 검찰에 송치했다. 울산지검은 지난 6월 경찰이 언론 보도자료로 배포한 의료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래고기 환부사건 담당부서인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 2명을 입건했다. 이에 경찰은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명백한 보복행위`라며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은 오는 9일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라는 제목의 책 출판 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설] 허술한 수능성적관리, 책임자 엄벌하고 재발방지하라

    정부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관리의 허술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내일 공식 수능 성적 통지일을 이틀 앞두고 일부 수험생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미리 수능 성적표를 확인한 사실이 확인됐다. 교육부는 어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전 테스트 과정에서 실제 성적 확인 사이트에 연결됐고 이 탓에 재수생에 한해 본인의 올해 수능 점수가 먼저 확인됐다”고 사전 유출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무차별적인 유출은 아니라니 불행 중 다행이다. 수험생들의 불만 폭발은 당연지사다. 입시 관련 정책 및 제도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특히 민감한 사안이다.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불법적으로 획득한 정보를 이용하는 수험생들로 인해 법을 준수하는 일반 수험생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들을 0점 처리하라”는 글이 올라올 만큼 위법성,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6년 및 2008년에도 정부 공식 발표 전 한 대형입시학원이 수능의 영역별 평균, 표준편차, 백분위 등 수능 결과 분석 자료를 내놓기도 해 사전 유출 파문이 일었었다. 지난해에도 사전에 수능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았지만 별도의 점검은 없었다. 수능 성적 사전 확인방법이 노골적으로 공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다른 국가시험에서 비슷한 사례들은 없었는지 이번 기회에 점검하길 바란다. 교육부는 평가원 사이트에 로그온 기록이 남아 있는 만큼 수능 성적을 미리 확인한 것이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들면 법리검토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자신들의 잘못을 학부모와 수험생들에게 떠넘기는 못난 행위다.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내탓에 집중하길 바란다. 국가적 대사이자 국가시험인 수능 성적을 이같이 허술하게 관리한 점에 대해 정부는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내야 한다.
  • 클릭 몇번이면 뚫린다… 정시 확대 앞 흔들린 ‘수능 신뢰도’

    클릭 몇번이면 뚫린다… 정시 확대 앞 흔들린 ‘수능 신뢰도’

    온라인에 ‘성적 미리 확인 방법’ 게시글 소스코드 숫자 하나 바꾸면 성적표 확인 고3 아닌 재수생 등 ‘N수생’만 조회 가능수능 최저등급 기준 확인 땐 형평성 침해작년 감사원서 보안 관리 취약 지적받아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를 이틀 앞두고 불거진 ‘수능 성적표 사전 유출’ 사태는 성적 공개 사전 테스트 과정에서 보안의 취약점이 노출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정시)을 확대하기로 한 상황이라 수능 신뢰성에 금이 더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일 “성적 출력물의 검증 및 시스템 점검 등을 위해 수험생들의 성적 자료를 수능 정보시스템에 탑재해 검증하는 기간”이라며 “일부 졸업생이 해당 서비스의 소스코드 취약점을 이용해 자신의 성적표를 조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적표가 유출된 페이지는 지난해 시행된 2019학년도까지의 수능 성적증명서를 발급하는 페이지다. 일부 수험생이 소스코드에 접속해 입력값을 ‘2019’에서 ‘2020’으로 바꾸는 간단한 방식으로 자신의 2020학년도 수능 성적증명서를 조회했다. 또 고3이 아닌 재수생 등 ‘N수생’만 가능했다. 평가원은 “성적 제공일(4일) 이전에는 졸업생이 성적증명서를 조회할 때 시스템에 조회 시작 일자가 설정돼 있어 조회가 되지 않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면서 “타인의 성적이나 정보는 볼 수 없는 구조여서 본인의 성적표만 본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들이 가채점 결과에 의존해 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 응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탓에 성적표를 미리 확인한 수험생들이 자신의 수능 최저등급 기준 충족 여부를 알고 대학별 고사에 응했을 경우 다른 수험생들과 심각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학별 고사가 지난 1일 마무리돼 이 같은 문제는 없었지만 불안해하는 수험생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능 성적을 부정 확인한 인원을 전원 0점 처리하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번 성적표 유출 사태로 평가원의 부실한 보안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평가원의 중등교원 임용시험 관리 실태를 감사한 뒤 “온라인 시스템 전산 보안 관리가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감사원에 따르면 평가원은 2017학년도 중등교원 임용시험 채점 시스템 운영계획을 수립하면서 시스템 보안 관리 대책으로 서버 접근·통제 기능을 구축하는 등 기술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성적표 사전 조회가 ‘업무 방해’에 해당되는지 법리적 검토를 할 것”이라면서 “물론 평가원의 책임이 크며 관계자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경찰 “청와대 첩보 전에도 울산서 김기현 측근 비리 내사”

    경찰 “청와대 첩보 전에도 울산서 김기현 측근 비리 내사”

    울산경찰청이 지난해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할 때 경찰청에 보고를 했는데 경찰청이 압수수색영장 집행 이후에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20분 전에 보고를 받았다’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해명과는 다른 설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2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울산경찰청에서 압수수색 예정 보고가 올라왔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압수수색) 이후에 (청와대에) 보고한 것이 전부”라면서 “(김 전 시장 비서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된 이후에 청와대에 보고됐다”고 밝혔다. 앞서 노영민 실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울산경찰청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20분 전에 보고를 받았다”면서 “특별한 것은 아니었고 이첩된 것에 대해 현재 자료를 수집 중이라는 보고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노 실장은 ‘울산시장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기 직전에 경찰에서 청와대에 9번 정도 보고를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로부터 (김 전 비장 측근 비리 첩보를) 이관받기 전에 내사를 착수한 사안도 있다”면서 “청와대로부터 이관받은 첩보와 동일한 건인지는 확인해주기 어렵지만 김 전 시장 측근이 비리를 저질러 구속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경찰청에 이관한 첩보를 울산경찰청에 전달했고 울산경찰청이 내사를 진행했다면서 “내사가 착수돼 물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우리가 영장을 신청해 검찰이 청구했고, 법원이 발부했다. 이는 수사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경찰청은 지난해 지방선거 재선을 노렸던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 등 측근들이 연루된 비리를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박기성 당시 비서실장과 울산시청 A국장, 김 전 시장 동생 B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비서실장에 대한 불기소 이유서에서 “범죄 소명 근거가 부족하고 잘못된 법리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과 검찰의 의견이 다를 뿐이지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교육부 “수능 성적 사전 유출 맞다” 시인…사전 테스트서 문제 발생

    교육부 “수능 성적 사전 유출 맞다” 시인…사전 테스트서 문제 발생

    “성적 사전확인 업무방해면 법적 대응 검토”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공식 발표를 이틀 앞두고 일부 수험생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사이트에서 자신의 성적을 미리 확인한 사태와 관련해 교육부가 사전 유출을 공식 인정했다. 수능 성적 확인 사이트 사전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재수생들이 올해 성적을 미리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해킹으로 보안이 뚫린 것은 아니라고 교육부는 밝혔다. 송근현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틀 뒤인 수능성적 통지일에 앞서 (현재) 사전 모의 테스트 기간인데 실제 (성적 확인) 사이트에 연결됐다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보고했다”면서 “이 탓에 어젯밤 늦게 재수생에 한해 수험생 본인의 올해 수능점수가 먼저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해킹은 아니라고 보고받았다”면서 “곧 평가원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송 과장은 “로그온 기록이 남아있다”면서 “(수능성적을 미리 확인한 것이)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들면 법리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와 평가원이 책임을 지겠다고도 했다. 전날 수험생 온라인커뮤니티에 수능성적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돌면서 소동이 일었다. 이전에 수능을 본 경험이 있는 수험생은 과거 성적조회 웹페이지에 들어간 뒤 인터넷 브라우저 기능을 이용해 해당 페이지 코드를 임시로 수정하면 올해 수능성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수능성적 조회 시에도 공인인증서 로그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본인 외 다른 사람의 성적을 보는 대형 보안사고는 없었다.다만 일부 수험생은 수능성적을 미리 알면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했는지도 사전에 알게 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는 평가원 수능 성적증명서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오·권 강제 사임 정당했나… ‘패트’ 무더기 기소 갈린다

    오·권 강제 사임 정당했나… ‘패트’ 무더기 기소 갈린다

    한국당 “불법 사보임 막으려 정당방위” 일각 “사보임 문제 삼는 건 정치적 해석” 관련 국회법 의결·공포 문구 달라 논란 檢 법리 해석 수사력 집중… 조만간 결론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의 본회의 부의를 두고 여야 갈등이 증폭된 가운데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불거진 국회 내 충돌 사건 수사는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의 사보임 문제를 불법으로 볼 수 있는지 법리 해석에 집중하고 있다. 사보임의 불법성 여부에 따라 한국당 의원들이 한 의사 방해 행위의 정당성도 갈릴 수 있다. 1일 검찰과 국회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부장 조광환)는 지난달 28일 국회 운영위 전문위원실과 국회기록보존소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회기 중 사보임’ 규정이 담긴 국회법 관련 자료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의 쟁점은 지난 4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사개특위 위원직에서 사임시킨 행위(사보임)의 불법 여부다. 한국당은 “사보임이 불법적으로 이뤄졌기에 이를 막으려고 벌어진 행위는 정당방위”라고 주장한다. 국회법상 회기 중 상임위원회 위원을 바꿀 수 없다는 조항이 근거다. 일각에서는 이 조항의 ‘회기’를 ‘동일 회기’로 봐야 한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두 의원이 선임된 건 제364회 정기회고 사임은 제368회 임시회다. 다른 회기에 사보임해 불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2003년 국회법 개정 당시 본회의를 통과했던 법안 원문에는 ‘동일 회기’로 명시돼 있었다. 정부 이송 전 국회사무처 의안 정리 과정에서 ‘회기’로 바뀌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비슷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국회의장이 취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법률안을 정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그러면서 “법안을 해석할 때는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안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도 판시했다. 그러나 사보임 행위를 불법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는 해석도 있다. 이호선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직무 연속성을 위한 법 개정 취지에서 ‘동일 회기’ 의미를 보면 단순 회차 변경이 아닌 직무에 착수한 다음부터 바꿀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사보임은 재판에서 불법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한 “특히 사보임의 사는 스스로 물러난다는 의미인데 강제로 해임한 건 불법이라고 봐야 맞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법리적 해석을 마무리 짓고 기소 절차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검찰로서는 최근 한국당 전현직 의원 2명(나경원 원내대표, 엄용수 전 의원)을 조사하면서 명분도 생겼다. 송치된 의원 110명 가운데 소환 통보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35명은 지난달 26일 정춘숙 의원을 마지막으로 전원 검찰에 출석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혁신 모델” “불법 택시” 오늘 법정에 서는 ‘타다’

    “혁신 모델” “불법 택시” 오늘 법정에 서는 ‘타다’

    이 대표 법정 출석 직접 입장 밝힐 듯 서비스 본질 두고 치열한 법리 논쟁 예상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는 공유경제의 혁신 모델인가, 불법 유사택시인가. 불법 영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타다’의 불법성을 가릴 재판이 2일 처음 열린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웅 쏘카 대표와 쏘카의 자회사인 VCNC 박재욱 대표 등의 첫 재판을 2일 연다.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어 이 대표 등도 법정에 나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타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운전기사가 있는 11인승 승합차를 호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VCNC가 쏘카에서 렌터카를 빌린 뒤 차량과 운전기사를 함께 고객에게 다시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검찰은 타다를 ‘편법 콜택시’로 보고 있다. 관련 법에서는 임차한 사업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알선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쏘카가 인력 공급업체로부터 공급받은 운전자들의 출퇴근 및 휴식 시간, 운행 차량, 승객을 기다리는 대기 지역까지 관리·감독했다는 점에서 콜택시가 운영되는 형태와 같다고 지적한 것이 검찰 공소사실의 핵심이다. 반면 타다 측은 시행령에 명시된 ‘예외조항’에 따라 적법하게 사업을 했고, 법이 미비한 틈을 이용해 시장의 혁신을 이뤄냈다고 주장했다. 운수사업법의 시행령에는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은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도록 했다. 결국 타다 서비스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두고 법정에서도 치열한 법리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자기 집에 설치한 부비트랩 총탄에 맞아 세상 등진 65세 미국 남성

    자기 집에 설치한 부비트랩 총탄에 맞아 세상 등진 65세 미국 남성

    미국의 65세 남성이 침입자를 막겠다며 자신의 집에 설치한 부비트랩 총기에 맞아 세상을 등졌다. 메인주 반 부렌에 사는 로널드 시르가 장본인. 본인이 경찰에 전화를 걸어 총에 맞아 다쳤다고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해보니 문을 누군가 강제로 열고 들어가면 권총이 발사되게끔 돼 있었다. 시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운명하고 말았다. 집주인들이 이렇게 부비트랩을 만드는 일이 아주 드문 일은 아니지만 사실 불법이다. 많은 이들이 타인의 침입을 막는다는 것을 앞세우는데 다른 이에 상해를 입힐 수 있는 장치를 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캐나다 뉴브룬스윅 지방과 경계를 이루는 이곳 경찰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추수감사절 저녁에 911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다음날 아침 초동 수사 결과를 페이스북에 올려 “시르가 원치 않는 총알이 격발된 결과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다”며 “개탄스럽게도 그가 총상에 굴복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가 어떤 경위로 총기가 격발되게 만들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영국 BBC는 1일 전했다. 집안에는 다른 이들을 살상할 만큼 많은 무기들이 널려 있었다. 주 경찰의 폭탄해체반이 출동해야 할 정도였다. 미국에서는 부비트랩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월에도 필라델피아의 주택을 매입한 부동산 투자자들이 집안을 둘러보다 계단에 줄이 쳐져 있고, 이걸 건드리면 흉기가 날아오게 장치돼 있는 것을 보고 혼비백산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9월에는 일리노이주의 한 남성이 이웃집 창고를 열었는데 권총이 발사돼 목숨을 잃었다. 이웃집 주인 윌리엄 와스문드(48)는 지난 9월 1급살인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오레곤주 남성이 영화 인디애나존스의 한 장면처럼 집안을 요새처럼 꾸몄다가 기소된 일이 있었다.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원형 욕조에 전기장치가 연결돼 있고 현관문이 방탄 장치로 돼 이었고 동물 덫과 총알이 장전된 휠체어 등을 발견했는데 한 요원이 총알에 다리를 맞는 횡액도 치렀다. 물론 재산권보다 생명권을 더 높게 따져야 한다는 법리에 따른 것이며 만약 설치를 하더라도 우연한 상해를 예방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춰야 하고, 타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라붙는다. 예를 들어 음식이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이웃이 문을 열었는데 화살이나 흉기, 총알이 날아오선 안된다는 것이다. 내 집을 지킬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옳겠으나 설사 범죄자를 겨냥해 함정을 판다 해도 법은 개인이 직접 처벌할 권리까지 부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971년 아이오와주에선 캇코와 브리니란 두 집주인이 용수철 탄력으로 격발되는 총기를 장치했는데 빈집인줄 알고 훔치려고 들어간 사람이 맞아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은 이런 치명적인 무기를 장치하는 것은 안된다며 다친 원고에게 3만 달러를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타다’는 혁신일까 불법일까…2일 첫 재판 열린다

    ‘타다’는 혁신일까 불법일까…2일 첫 재판 열린다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불법성 여부를 두고 이번 주 본격적인 법리 다툼이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2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자회사 VCNC 박재욱 대표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이들은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 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소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날 이 대표 등이 직접 법정에 나와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타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운전기사가 있는 11인승 승합차를 호출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차량 공유업체 ‘쏘카’로부터 VCNC가 렌터카를 빌려 운전기사와 함께 다시 고객에 빌려주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벤처업계는 4차 산업혁명의 일환인 ‘공유경제’ 사례라고 평가한다. 반면 택시업계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간 ‘불법 유사 택시’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핵심은 여객자동차법상 예외조항의 타당성이다. 여객자동차법은 임차한 사업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알선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시행령에서는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은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 쏘카 측은 이 예외조항에 따르면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고발로 수사를 벌인 검찰은 타다가 불법 유사 택시라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타다 서비스 이용자가 택시를 불러 탄다고 생각하지, 차를 렌트한다고 여기지 않는다”며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자동차 대여사업이 아니라 유료 여객운송사업이 타다 운행의 본질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타다 논란을 둘러싸고 벤처업계는 검찰의 기소가 신산업 활력을 꺾을 것이라 우려한다. 한편 시민단체는 “택시업계 종사자의 피해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행정처분을 하지 않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고발했다. 정치권 역시 타다의 기소를 앞두고 법무부와 국토부 등이 충분한 논의를 했는지 격론이 벌어진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9회] “재판 개입 아닌 재판 지원” 前법원장의 ‘관점의 차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9회] “재판 개입 아닌 재판 지원” 前법원장의 ‘관점의 차이’

    “그것은 관점의 차이입니다.” 법원행정처 간부가 일선 재판부에 재판과 관련한 의견 등을 검토한 자료를 건넨 것을 두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 간부를 지낸 전직 법원장은 재판을 지원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가담했다고 지목돼 정의당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탄핵 법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던 윤성원 전 인천지방법원장의 얘기다. 윤 전 법원장은 지난 2월 법원장 정기인사에서 인천지법의 법원장으로 보임됐다가 나흘 만에 “민변의 탄핵 대상 발표를 보고 그 진위여부를 떠나 법원장으로 부임하는 것이 법원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법원을 떠났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8회 재판에는 행정처 사법지원실장을 지냈던 윤 전 법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부터 사법지원실장을 지낸 윤 전 법원장은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가 위헌정당 해산결정을 한 통합진보당의 해산 관련 후속조치로 통진당이 보유한 예금계좌에 대한 가압류 신청 사건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일선 재판부에 전달한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박 전 대법관의 지시로 윤 전 법원장이 사법지원실 심의관들에게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를 박 전 대법관에게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해 9월과 2015년 2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의 항소심 전망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재판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심도 받았다. 지난달 30일 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왔던 사법지원실 심의관으로 일한 최우진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2014년 12월 22일 통진당 재산 가압류 신청사건을 맡은 일선 법원 가운데 대전지법과 대전지법 천안지원 법관들로부터 문의와 검토 요청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날 오후 최 부장판사는 당시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이었던 전지원 대전고법 부장판사에게 일선 법원의 혼선을 전달했고 전 부장판사는 실장이던 윤 전 법원장에게 보고를 했다. ●재판 결론 입장 담은 보고서 재판부에 전달 “재판 개입 아닌 지원 업무” 윤 전 법원장은 그날 오후 전 부장판사로부터 일선 판사들이 통진당 가압류 신청사건에 대해 법리적으로 맞는지 문의를 해와 행정처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리고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법원장(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박 전 대법관에게 “처음 있는 사례라 관련 검토자료를 정리해 일선 판사들에게 보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지의 보고를 차례로 했다. 대면 보고를 했는데도 세 사람으로부터 보고내용에 대한 별다른 지시 또는 반대하는 의견도 듣지 못해 윤 전 법원장은 부장판사급의 재판연구관들에게 의견을 받기로 했다. 이렇게 작성된 ‘통진당 예금계좌에 대한 채권 가압류 신청사건에 관한 검토’ 보고서에는 가압류가 아닌 가처분 방식으로 보전 처분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다음날인 12월 23일 신청사건을 맡은 일선 법원과 재판부에 전달됐다. 앞서 최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판사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공유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보고서 양식을 기존 행정처 공식 문건과 다르게 했다고도 말한 바 있다. 이처럼 행정처가 일선 법원에 특정 사건의 결론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으로 꼽힌다. 일선 법관들의 재판에 개입해 독립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윤 전 법원장은 이날 법정에서 단호하게 재판 개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관점의 차이”라면서 “검찰은 재판 개입이라고 보고 물으시는데 우리가 보면 재판 자료 지원”이라면서 “재판을 지원하는 것이기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행정처의 입장을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올리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적으로 밝히면 재판 개입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부적절하기 때문에 문건 양식도 바꾸고 비공식적으로 법관들에게 보고서를 보냈다는 최 부장판사의 진술에 대해서도 재판 자료를 전달하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방법의 문제인데, 필요한 재판부에만 전달할 사항이고 필요 없는 재판부에 줄 이유가 없기에 그런 방법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이 “실무 자료나 기타 공개 자료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서 기획법관 등에게 전달해 공개하는 게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면서도 “통진당 사건과 (전달 방식이) 다르지 않느냐”는 거듭된 지적에 윤 전 법원장은 “이 사건은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재판부가 “차원이 다르다고요?”라며 한 번 더 확인을 구했다. 윤 전 법원장은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자료는 모든 법관이 필요한 내용에 대한 것이고 이 사건은 그 사건을 재판하는 담당하는 재판부가 문의를 하며 자료를 요청한 사건이기에 사법지원실의 일반 보통 업무 범위 안에서, 지원행위를 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원행위를 충실히 이행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대전지법과 천안지원 등 두 개의 재판부에서만 문의가 들어왔는데 왜 신청사건을 맡은 모든 재판부에 전달이 되도록 했냐고 검찰이 묻자 윤 전 법원장은 오히려 “그럼 하나 물어보자”면서 “문의를 한 재판부에 주는 것은 가능하다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건 아니죠. 같은 논리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송 당사자·청와대에도 전달된 자료가 재판부에… “판사들 영향 안 받을 것 확신” 그런데 윤 전 법원장의 지시를 받아 최 부장판사가 작성했던 이 ‘통진당 예금계좌에 대한 채권 가압류 신청사건에 관한 검토’ 보고서는 청와대에도 전달이 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소송 당사자는 정부였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소송 대리를 맡았다.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은 이인복 대법관이었다. 사법지원실은 이 전 대법관을 통해 선관위로부터 가처분 신청 현황 등 자료를 제공받기도 했고, 최 부장판사가 작성한 보고서가 이 전 대법관에게도 보고가 됐다. 윤 전 법원장은 최 부장판사가 처음 작성한 보고서에 ‘가처분 채무자를 통진당 또는 시·도당으로 해야한다’, ‘재산 채무자를 금융기관으로 해야하고 채권처분 금지 가처분 형태로 (신청이) 되어야 한다’는 등의 신청취지를 추가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이 추가된 내용은 일선 판사들에게 필요한 게 아니라 소송을 수행해야 하는 사건 당사자에게 필요한 내용 아닌가“ 물었고 윤 전 대법원장은 맞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가처분 신청 취지까지 구체적으로 보고서에 담도록 한 이유를 묻자 윤 전 법원장은 “선관위원장인 대법관에게 보고하는 건데 (가압류가 불가능하다면) 가처분의 경우에는 어떤 형태로 가는 게 맞을지 궁금해하시지 않았을까 싶어서”라고 답했다. 검찰은 “검토 보고서가 이미 소송 당사자인 중앙선관위에 전달될 예정이었고 해당 검토자료는 청와대에도 실제로 전달이 됐다”면서 “그런 상황은 사건을 맡은 일선 법관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받은 자료가 알고보니 당사자에게로 나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전달이 되고 이해관계가 동일한 청와대에도 전달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더욱 재판에 영향을 받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윤 전 법원장은 “그것은 사후에 결과론”이라면서 “제 인식 속에는 검토 결과를 보고드린 것 뿐이고 그것이 청와대까지 간다는 게 제 관념에는 없었다”면서 “결과적으로 어떻게 된 것이냐 물어본다는 그쪽(청와대)으로 전달된 쪽에 이야기를 할 것이지 사법지원실에 이야기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법원장은 이와 관련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통진당 가압류 신청 사건에 대해 각 재판부가 가압류 기각 또는 신청 취하 등으로 종결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면서 그러한 결과는 “각 재판부가 각자 법리에 대한 견해와 소신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처가 전달한 입장에 영향을 받은 재판 결과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검찰이 물었다. “법리적 견해와 소신에 따라 처리한 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검찰) “그게 법관의 권한이니까요.” (윤 전 법원장) “그렇게 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정도이죠?” (검찰) “그렇습니다. 제가 그렇게 재판을 해왔습니다.” (윤 전 법원장) ●”양승태·박병대 지시 없었다“ 말하자 검찰 ”독단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무엇보다 윤 전 법원장은 통진당 사건의 검토 보고서를 일선 법관들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를 박 전 대법관에게 받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윤 전 법원장은 당시 검토 결과 개인적 의견으로도 가압류가 아닌 가처분으로 신청해야 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재판연구관 3명의 검토 결과도 같은 결론이었고, 이러한 내용을 일선 법관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 역시 자신의 생각이었다고 강조했다. 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재판부에 전달할지에 대해서 최 부장판사와 따로 논의하거나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최종 보고서를 이 전 대법관에게 전달할 때에도 박 전 대법관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에 전달된 자료는 그저 참고자료, 일반적인 배포 자료에 불과해 판사들에게 반드시 따라야만 한다고 압박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은 행정처가 그와 같은 자료를 보내면 일선 판사들이 그대로 따른다는 것인데, 구체적인 자료를 보내며 사실상 재판부에 영향력을 발휘한 사실이 있습니까?” (박 전 대법관 변호인)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료 때문에 결론을 바꾼다는 생각을 안 했습니다.” (윤 전 법원장) “판사들을 부담 느끼게 한 사실이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윤 전 법원장) “공소사실에는 실제 일부 사건을 담당한 법관이 당사자 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전처분을 인용하는 데 부정적 심정도 있었지만 (행정처의 입장을 알게 돼) 어쩔 수 없이 인용했다는 판사가 있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변호인) “그런 판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확인할 수 없었고 (행정처의 영향을 받는다는) 관념이 없었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윤 전 법원장) “그럼 판사 자격이 없는 거죠.” (변호인) 윤 전 법원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서도 사법지원실이 작성한 ‘원세훈 사건 1심 판결 분석 및 항소심 쟁점 전망(2014년 9월 18일자)’ 보고서도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양 대법원장에게 아무런 지시를 받은 일이 없다”며 중요한 현안에 대해 직접 나서서 보고를 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재판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사법지원실장으로서의 중요 사안에 대한 형식적인 보고였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이 부분을 두고 “기조실장부터 차장, 처장까지 내부에 순차적으로 보고를 했는데, 자료를 일선 재판부에 전달한다는 생각에 증인이 단독을 할 수 있는 문제냐”고 물었다. 윤 전 법원장은 “제 권한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고 곧바로 답했다. “기조실장이나 차장, 처장에게 보고한 사안을 증인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승인은 필요하지 않은 건가”라는 물음에도 “현안보고라 승인 여부는 관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내부적으로 제 권한 범위 안에서 당연히 일선 법관들에게 필요할 거라 생각해서 (배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선 법관들에게 검토 보고서를 전달하겠다고 보고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만약 일선 법원의 담당 판사들에게 전달된 검토 자료가 청와대에 전달될 것을 알았다면 (자료 배포를) 동의했겠느냐”고도 물었다. 윤 전 법원장은 “가정하는 상황에 답을 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검찰이 “부적절한 것은 맞느냐”고 다시 물었고 윤 전 법원장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靑의 반격… 백원우 “檢 정치적 의도 의심” 강력 반발

    靑의 반격… 백원우 “檢 정치적 의도 의심” 강력 반발

    “단순한 첩보”… 靑하명 수사 논란 해명 靑관계자 “유 前부시장 감찰 뒤 인사 조치” 여권 “유재수 의혹 시한폭탄” 파장 주시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첩보 이첩 등 ‘하명 수사’ 논란이 정국을 강타한 가운데 2017년 당시 민정비서관이었던 ‘친문’(친문재인) 핵심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키맨’으로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서는 민정수석실을 정조준한 수사 상황이 검찰발로 흘러나오는 배경에는 백 부원장을 고리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물론 정권 전체를 옥죄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백 부원장은 28일 ‘하명 수사’ 논란과 관련, 입장문을 내고 “첩보를 일선 수사기관에 단순 이첩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민정수석실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한 첩보나 제보는 일선 수사기관에 이첩해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통례”라며 “전 울산시장 관련 제보를 반부패비서관실로 넘겼다면 이는 울산 사건만을 특정해 전달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없는 의혹을 만들어 논란을 벌일 게 아니라 경찰이 청와대로부터 이첩받은 문건의 원본을 공개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관련 제보를 단순 이첩한 이후 사건 처리와 관련한 후속조치에 대해 전달받거나 보고받은 바조차 없다”며 “이번 사안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보고될 사안조차 아니다”라며 관련 보도를 반박했다. 특히 백 부원장은 “주목해야 할 것은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고발된 일이 1년 전임에도 검찰이 조사를 하지 않고 이제서야 꺼내 들고 있다”며 검찰을 겨냥했다. 이어 “최초 첩보 이첩 과정과 최초 수사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어떤 수사나 조사도 하지 않았던 사안을 지금 이 시점에 꺼내 들고 엉뚱한 사람들을 겨냥하는 것이 (검찰의) 정치적인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들 뿐”이라고 했다. 전날 고민정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하명 수사’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던 청와대는 이날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조국 사태’에 이어 검찰발 보도가 쏟아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유 전 부시장은 민정수석실에서 감찰을 받은 뒤 인사조치가 됐다”며 “어제 구속영장이 떨어졌지만, 강제수사권을 지닌 검찰과 청와대는 다르다. ‘그때 왜 더 큰 징계를 하지 않았느냐’라는 건 결과론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충분히 해명 가능한 의혹들”이라며 “민정이 자체 생산한 첩보가 아니라 접수된 첩보를 절차에 따라 이첩했고, 이첩을 하지 않고 놔뒀다면 오히려 직무유기인데 이걸 ‘하명’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 공방은 있겠지만, 법리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고, 검찰이 이를 알면서도 흘리는 것”이라고 했다. 여권도 “검찰이 또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면서도 백 부원장의 역할이 확대 재생산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 부원장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지난 9월 선도적으로 불출마를 공식화해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물갈이의 물꼬를 틀 정도로 친문 내 존재감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유재수 의혹’은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감찰을 석연치 않게 중단했고, 그 결정 과정에 백 부원장도 있기 때문”이라며 “유 전 부시장이 국회 수석전문위원과 부시장으로 영전한 ‘배경’에 따라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만약 친문 핵심 중 유 전 부시장과 연루된 이름이 또 나온다면 파장은 예측 불가란 얘기다.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당시 청와대에 비서관(1급)에 어울리지 않는 중량급이 상당수 발탁됐다. ‘직급 디플레’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이 재선의원(17·18대) 출신으로 대선캠프 조직부본부장을 역임한 백 부원장이다. 한 관계자는 “당시 주요 비서관은 대통령이 결정한 걸로 봐야 한다”고 했다. 민정비서관은 ‘국정 관련 여론 수렴 및 민심 동향 파악’, ‘대통령 친인척 등 주변 인사 관리’를 맡는다. ‘관리’는 대통령 친인척은 물론 ‘내부자’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선제 대응한다는 의미다.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워야 하는 것은 물론 측근들을 잘 알면서도 문제가 있다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참여정부 시절 이호철 민정비서관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백 비서관은 회의에서 따끔한 소리를 참지 않는 ‘군기반장’ 역할도 했다”고 전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관을 지낸 백 부원장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죄하라, 어디서 분향을 하느냐”며 절규했던 모습이 아직도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키맨’ 백원우, 靑 1기 무슨 역할 했나

    ‘키맨’ 백원우, 靑 1기 무슨 역할 했나

    文의 신뢰…재선 출신 이례적 ‘비서관’ 발탁‘노무현 영결식’ 때 이명박에 “사죄하라” 각인여권, ‘유재수 비위 의혹’ 연루설 파장에 촉각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첩보 경찰 이첩 및 이른바 ‘하명수사’ 논란이 정국을 강타한 가운데 2017년 당시 민정비서관이던 ‘친문(친문재인)’ 핵심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주목받고 있다. 민정수석실을 겨냥한 수사상황이 검찰에서 죽죽 흘러나오는 배경에는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장관을 옥죄려는 의도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여권은 “‘조국사태’에 이어 검찰이 또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면서도 백 부원장의 역할이 검찰발로 확대 재생산되는데 대한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백 부원장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지난 9월에는 선도적으로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해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물갈이의 물꼬를 틀 만큼 여권 내 존재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28일 “‘유재수 의혹’은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결과론이지만 구속될 정도로 혐의가 소명되는 사안인데 감찰을 중단했고, 그 결정 과정에 백 부원장도 있기 때문”이라며 “유 전 부시장이 국회 수석전문위원과 부시장으로 영전한 ‘배경’에 따라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청와대에 비서관(1급)이 어울리지 않는 중량급 인사들이 상당수 발탁됐다. 10여년전 참여정부에서 비서관을 거친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 송인배 1부속비서관 등이다. 이들보다 ‘직급 디플레’로 더 주목받은 건 재선의원(17·18대) 출신으로 문재인 대선캠프 조직부본부장을 역임한 백 부원장의 민정비서관 기용이다. 재선 출신은 통상 수석(차관급)을 맡는게 관례라는 점에서 위상이 달랐다는 걸 알 수 있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1기 참모진 중 주요 비서관들은 대통령이 직접 결정한 걸로 봐야한다”고 했다. 청와대 업무분장에 따르면 민정비서관은 ‘국정 관련 여론 수렴 및 민심 동향 파악’ ‘대통령 친인척 등 주변 인사에 대한 관리’를 맡는다. ‘관리’는 대통령 가족·친인척은 물론 ‘내부자’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선제 대응한다는 의미다.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워야 하는 것은 물론, 관리 대상들을 잘 알면서도 문제가 있다면 거리낌 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참여정부 시절 이호철 민정비서관이 대표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란 조직이 본인이 속한 이외의 실(室)에 대해 대부분 조심스러운데 백 비서관은 회의에서 따끔한 소리도 거침없이 하는 ‘군기반장’ 역할도 했다”고 전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관을 지낸 백 부원장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죄하라, 어디서 분향을 하느냐”며 절규했던 모습이 아직도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백 부원장의 강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청와대는 전날 구속된 유 전 부시장의 비위의혹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하명수사’ 논란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흘러나오는 얘기일 뿐이라며 일축하는 모양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전날 ‘하명수사’ 보도에 대해 “당시 청와대는 개별 사안에 대해 하명수사를 지시한 바가 없으며 비위 혐의 첩보가 접수되면 절차에 따라 관련 기관에 이관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여권 관계자는 “‘하명수사’ 논란의 파장은 제한적이다. 선거개입 등 정치적 논란은 있겠지만, 접수된 첩보를 절차에 따라 넘겼다면 법리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고, 검찰이 알고도 흘리는 것”이라며 “대통령 친구(송철호 울산시장)를 당선시키기 위해 대통령 측근(백 부원장)이 나중에 뻔히 드러날 행동을 했다고 의혹을 품는게 더 황당하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재산 축소신고 윤종서 부산 중구청장 당선 무효...대법원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종서(46) 부산 중구청장이 상고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8일 열린 윤 구청장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원,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만원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윤 구청장은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선출직 공직자는 선거법을 어겨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재판부는 “원심이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 누락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윤 구청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17억원 상당 본인 소유 대지와 건물을 제외한 채 재산이 3억8천여만원이라고 신고해 허위사실을 공표하고(공직선거법 위반),실제 거주하지 않은 주소지로 주민등록을 한 혐의(주민등록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재판부는 윤 구청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원,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2018년 6월 제7회 지방선거 부산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윤 씨는 1만617표(48.29%)를 얻어 9천602표(43.67%)를 얻은 자유한국당 최진봉 후보를 1천15표 차이로 누루고 당선됐다. 윤 구청장의 당선이 무효가 됨에 따라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사건 파기환송…대법 “국고손실 유죄”

    ‘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사건 파기환송…대법 “국고손실 유죄”

    2심서 일부 국고손실 혐의 무죄→대법 “유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부 국고손실·뇌물 혐의를 모두 유죄로 봐야 한다면서 대법원이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8일 국정원 특활비 사건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2심을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국정원 특활비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 최측근 3명과 공모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 총 35억원의 특활비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1심은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국고손실 혐의는 유죄로 보고 해당 혐의에 징역 6년을 선고하고, 2016년 9월 전달된 2억원을 제외한 33억원 추징을 명령했다. 2심은 1심이 유죄로 인정한 국고손실 혐의 일부를 특가법상 횡령죄로 판단했다. 특가법상 국고손실죄는 ‘회계관계직원’이 국고에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 직무 관련 횡령죄를 범하면 가중처벌하도록 한다. 특활비를 건넨 국정원장은 회계관계직원이 아니라고 봐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돈이 전달되는 과정에 회계관계직원인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공모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국고손실 혐의가 인정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특활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호·이병기 전 국정원장 2심과 같은 판단이다. 이에 따라 2심은 1심을 깨고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27억원 추징을 명령했다.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상 추징이 가능한 범죄는 국고손실죄에 한정되다 보니 추징금도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특별사업비의 집행 업무와 관련해 회계직원책임법상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한다”면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쟁 준비 위한 군사훈련에 참석할수 없다” 예비군훈련 거부한 20대 항소심서도 무죄

    ‘비폭력주의’ 신념을 바탕으로 수년간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받아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1-1부(박석근 부장판사)는 22일 예비군법 및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8)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에서는 법리 오해 및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원심 판단이 정당한 것으로 보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3년 2월 제대하고 예비역에 편입됐으나,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예비군훈련, 병력 동원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훈련에 불참한 것은 사실이나,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전쟁 준비를 위한 군사훈련에 참석할 수는 없다는 신념에 따른 행위였다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의 예비군 훈련거부가 절박하고 진실한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한 1심의 판결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비폭력주의’ 예비군훈련 거부한 20대 항소심도 무죄

    ‘비폭력주의’ 예비군훈련 거부한 20대 항소심도 무죄

    비폭력주의 신념으로 수년간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받아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1-1부(박석근 부장판사)는 22일 예비군법 및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에서는 법리 오해 및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원심 판단이 정당한 것으로 보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3년 2월 제대하고 예비역에 편입됐지만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예비군훈련, 병력 동원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훈련에 불참한 것은 사실이지만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전쟁 준비를 위한 군사훈련에 참석할 수는 없다는 신념에 따른 행위였다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예비군 훈련거부가 절박하고 진실한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한 1심의 판결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운전기사 폭언’ 종근당 회장 항소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사회적·경제적 책임“

    ‘운전기사 폭언’ 종근당 회장 항소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사회적·경제적 책임“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협박을 일삼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홍진표)는 21일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과 같은 형량이지만 1심에서 선고됐던 폭력치료강의 40시간 수강과 사회복지시설에서의 80시간 사회봉사 명령은 항소심에서는 제외됐다. 재판부는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피해자들이 정서적, 심리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았다”면서 “그룹 회장으로서 사회적·경제적 책임이 있는데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상대적 약자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러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각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택시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등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의 항소이유 가운데 법을 잘못 적용했다는 ‘법리오해’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1심에서는 강요죄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운전자폭행) 위반을 두 개 이상의 행위가 각각의 범죄로 성립해 여러 죄의 형량이 동시에 적용되는 ‘실체적 경합’ 관계로 판단했는데 이 회장의 범행은 ‘상상적 경합범’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상상적 경합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가장 무거운 죄의 형을 적용하도록 한다. 이 회장은 2013년 6월부터 4년간 운전기사 6명에게 폭언과 협박을 하고 교통법규를 위반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17년 7월 이 회장이 운전기사들에게 폭언을 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갑질’ 논란이 벌어져 수사를 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AI 지식 검증 강화”… 4차 산업시대 해법 찾는 변리사시험

    “AI 지식 검증 강화”… 4차 산업시대 해법 찾는 변리사시험

    특허청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끊임없는 논란으로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변리사시험 2차 실무형 문제가 내년부터 전격 폐지된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제도지만 수험생과 업계의 반발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론적 지식뿐만 아니라 실무적 감각도 갖춘 변리사를 뽑자는 취지가 퇴색했다. 2014년 도입을 결정한 뒤로 올해 처음 시행된 정책이다.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도의 실패를 빠르게 인정한 특허청의 과감한 결단을 높게 산다는 반응과 ‘오락가락 행정’으로 수험생들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없던 일로 한다고 해서 상처와 흔적이 모조리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아예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변리사시험 제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게 몰아친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새 시대에 적합한 지식을 갖춘 변리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헌재까지 간 실무형 문제 논란 변리사는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직업이다. 19일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변리사시험 1차에 응시한 수험생은 2908명으로 이 중에서 2차 시험에 통과해 최종 합격한 사람은 203명이다. 변리사 선발 규모는 200명 고정이지만 동점자 발생으로 매해 10명 내외 합격자가 더 나오기도 한다. 응시자 규모는 기복이 크지 않다. 2015년 2814명, 2016년 3171명, 2017년 3462명, 2018년 3271명 등 2000명대 후반에서 3000명대 초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200명을 뽑는 시험에서 3000명이 응시한다고 가정하면 경쟁률은 대략 15대1 정도다. 변리사는 대표적인 고소득 전문직으로 알려졌다. 소득이 높은 전문직 중에서도 가장 벌이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변리사들의 연평균 소득액은 5억~6억원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 전망도 좋다. 온갖 신기술과 특허가 난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데 법적 전문성을 갖춘 변리사의 쓰임새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변리사시험은 1·2차로 치러진다. 1차는 객관식으로 민법과 지식재산권법, 자연과학개론(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과목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묻는다. 2차는 논술형으로 민사소송법, 특허법, 상표법과 함께 선택과목 하나를 골라 답안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폐지된 실무형 문제는 2차 시험에서 출제됐다. 특허법과 상표법 과목에서 1문제씩 나왔다. 실무형 문제는 쉽게 말해서 변리사로 일하면서 다루는 문서의 작성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특허심판원이나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를 작성하는 것으로 이의신청서·의견서·심판청구서 등 다양한 종류의 문서를 써 보는 훈련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게 특허청의 설명이다. 특허청이 제시한 평가 기준으로는 여러 법리적 쟁점 중에서 특허출원인에게 유리한 사실이나 증거를 추출해 규정된 형식에 맞춰 서류를 작성할 수 있는지, 특허심사관이 특허출원을 거절했을 때 이를 적절하게 반박할 수 있는지 등이다. 올해 출제된 실무형 문제는 특허청이 앞서 예고했던 예시 문제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출제됐다. 당락을 가를 만큼 어렵지는 않았고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가 많다. 처음 출제하는 것인 데다가 세간의 논란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특허청은 이론 지식과 실무 감각을 겸비한 인재가 필요하다는 산업계 의견을 수용해 변리사시험에 실무형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당시에도 반발이 있었지만, 특허청은 그대로 밀고 나갔다. 일각에서 “정부가 특허청 공무원에게 혜택을 주고자 변리사시험 제도를 개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특허청 공무원들은 실제로 일하면서 자연스레 문서를 많이 작성한다. 실무형 문제를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일반 수험생들은 실무 경험을 쌓을 길이 없다. 특허청이 예시 문제를 제시했다고는 하나 불안감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작은 점수로도 당락이 엇갈리는 싸움이다. 결국 수험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경제적인 부담으로 이어진다. 일부 수험생은 헌법소원까지 냈다.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인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이를 기각했다. ●민간 참여 변리사시험제도개선위 수험생들의 싸움에 선배들도 거들었다. 대한변리사회는 헌재의 결정에 대해 “행정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찾아줘야 하는 헌재가 행정부 보호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무리하게 논리를 짜맞췄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쏟아지는 지적에 특허청도 결국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변리사시험 제도개선위원회’를 만들고 여기서 논의하는 내용을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것이었다. 위원회는 이종호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를 위원장으로 총 7명의 위원으로 꾸려졌다. 구대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병욱 충남대 기계·재료공학교육과 교수, 이승룡 특허법인 리앤목 변리사, 김대영 이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예범수 KT법무실 상무 그리고 특허청 직원까지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6월 19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변리사시험 제도 전반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위원들이 머리를 맞댄 끝에 지난 9월 9일 열린 3차 회의에서 실무형 문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위원 7명 가운데 특허청 직원을 제외하고 3명의 위원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명의 위원이 존속해야 한다고 맞섰다. 나머지 위원 1명이 기권하면서 결국 폐지가 다수 의견이 됐다. 그래도 존속해야 한다는 위원들은 “제도를 1년만 시행하고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적어도 3년은 해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실무형 문제로 실무 역량을 검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일반 수험생들은 수험 중 실무를 경험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위원들의 주장이 최종적으로 채택됐다. 이런 권고를 받아들여 특허청은 결국 내년부터 실무형 문제를 없애기로 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실무역량을 제대로 검증하는 문제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고 실제로 출제해 보니 일반적인 이론 문제와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앞으로는 시험에 합격한 뒤 받는 실무수습에서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변리사들의 역량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맞춤 변리사 양성 실무형 문제 폐지가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변리사를 선발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의 개선 방향까지 제시하는 것이 위원회의 궁극적인 목표다. 기존의 제도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지식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에 전문가 다수가 공감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험 전반을 개편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위원회는 지난달 28일 5차 회의에서 “2차 시험 선택과목에서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된 과목을 확대할 것을 특허청이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현재 2차 시험 선택과목이 학부 기초과목 중심으로 편성됐다”면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식을 검증하는 수단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변화의 필요성에는 특허청도 공감하고 있다. 이선우 특허청 산업재산인력과장은 “과목을 추가하는 등 제도개선위원회 차원의 논의가 더 진행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위원회가 권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실무수습을 어떻게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새로운 과목은 어떻게 편성해야 하는지 연구용역 등을 통해 제도를 다듬어 가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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