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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후보들에게 ‘잊힐 권리’는 없다/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후보들에게 ‘잊힐 권리’는 없다/구본영 논설실장

    우리뿐만 아니라 이른바 G2(주요 2개국)가 모두 권력 변환기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다. 중국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원자바오 총리의 4세대 지도부가 물러날 채비를 하면서 시진핑-리커창 등 5세대 지도부 시대가 개막됐다. 떠오르는 실세(實勢) 지도자들의 목소리엔 생기가 넘쳐나고, 밀려나는 실세(失勢)들의 레토릭은 왠지 공허해 보인다. 굳이 염량세태(炎凉世態)를 탓할 것도 없다. 스포트라이트가 주역들에게 쏟아지면서 무대 뒤로 사라지는 배역들의 뒷모습은 쓸쓸하기 마련 아닌가. 오마바의 당선 감사 연설과 원자바오의 며칠 전 발언은 그래서 극명히 대비된다. 오바마는 밋 롬니 후보와 격전 끝에 승리한 직후 “미국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우울한 미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려고 고른 수사였을 법하다. ‘가장 좋은 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The best is yet to be)라는 영국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구를 원용한 것이다. 원 총리는 지난 20일 태국에서 화교 인사들과 만나 “내 마음이 선하니, 아홉 번 죽어도 후회가 없다.(亦余心之所善兮,雖九死其猶未悔)”고 밝혔다. 전국시대 시인 굴원의 대표작 이소(離騷)의 한 구절이다. 원자바오가 누구인가. 뒤축이 다 닳은 낡은 운동화를 신은 서민적 풍모와 개혁 마인드로 한때 중국 인민들을 사로잡았던 그다. 그러나 “일가의 재산이 3조원이나 된다.”는 등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서민 총리’ 이미지에 금이 갔다. 아마 굴원의 시구로 자신의 결백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내년 3월 퇴임하는 그는 이날 “은퇴한 뒤 사람들로부터 잊히고 싶다.”고 말했다. ‘청렴 아이콘’에서 하루아침에 부정축재를 의심받는 처지로 전락한 데 따른 억울한 심사가 살짝 엿보인다. 하지만 잊히고 싶은 소망은 인터넷시대에는 어차피 이뤄지기 힘들다. ‘잊힐 권리’(The right to be forgotten)는 유럽의 인권 선진국에서도 보호돼야 한다는 주장이 막 제기되고 있는 법익일 뿐이다. 젊은 날 어느 사모님과 간통죄를 저지른 연예인이 있다 치자. 이로 인해 구속돼 죗값을 치르고 충분히 참회했는데도 온라인에선 그의 과거는 지워지지 않는다. 컴퓨터 자판에서 ‘그의 이름+간통’이란 검색어를 치면 그의 전과는 언제든 되살아나는 까닭이다. 당사자들로선 죽고 난 뒤에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할 게다. 유럽연합(EU)은 개인정보법령을 개정해 잊힐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온라인에서 과거의 아픈 흔적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란 신종 직업도 생겨났다고 한다. 올 대선 레이스에서 주요 후보들이 한 차례 ‘지워지지 않은 과거’라는 덫에 걸렸다.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유신이라는 굴레로 적잖은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노무현 정부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북한에 통째로 양보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의 안보관도 도마에 올랐다. 안철수 전 후보는 비교적 때가 덜 묻은 인물이긴 하다. 하지만, 그도 오래 전의 아파트 다운계약서 등 과거의 얼룩이 속속 되살아나는 통에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문·안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안철수의 백의종군 선언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 박·문 두 후보 간에 바둑판에서처럼 눈 터지는 계가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러다 보니 각 후보진영이 사생결단의 네거티브 선거전이나 과도한 장밋빛 공약 유혹에 빠져들기 십상일 게다. 아버지 박정희를 출산하는 딸 박근혜를 그린 반인륜적 그림을 풍자 예술이라고 우기는, 독기어린 진영논리에서 이미 불길한 조짐이 읽힌다. 그러나 한 표가 아쉽다고 해서 실현불가능한 공약을 마구잡이로 내놓는 일이나, 국민공동체의 통합을 뒤흔드는 폭언은 삼가야 한다. 막말과 포퓰리즘 공약은 머지않아 스스로를 찌르는 칼이 될지도 모른다. 공인인 후보와 그 진영엔 애당초 ‘잊힐 권리’는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kby7@seoul.co.kr
  • “공무원 공무상 질병휴직은 최대 3년”

    공무원이 공무상 질병으로 휴직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몇 년일까. 현행 공무원연금법은 공무상 요양비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있지만, 의사의 판단에 따라 1년 이하 단위로 계속 연장할 수 있다. 반면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상 질병휴직을 3년 이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얼핏 모순처럼 보이는 공무상 질병휴직의 기간을 묻는 행정안전부의 질의에 대해 법제처는 “법이 정한 대로 최대 3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법령해석을 내놨다고 26일 밝혔다. 3년을 초과할 경우 면직처분 대상이란 것이다. 법제처의 설명은 이렇다. 국가공무원법이 공무원의 건강이 아닌 ‘신분’을 규정하기 위한 법률이라는 의미다. 법제처는 “공무원연금법은 공무원의 공무상 재해에 대해 국가·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요양비용을 책임지도록 한 것이지만,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신분을 규정한 법”이라며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는 해석을 내놨다. 게다가 법제처는 공무원연금법이 퇴직 공무원도 요양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공무원 신분이 아니어도 적용되는 법”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신분을 전제로 질병휴직 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공무상 요양기간과 공무상 질병휴직 기간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법제처는 “국가공무원법상 허용하는 최장 3년을 초과해 공무상 질병휴직이 필요하다면 정상적인 근무가 곤란해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경우로 볼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는 직권 면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신병 등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부득이 3년간 휴직 이후 해당 공무원을 직권 면직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이버대 특집] 열린사이버대학교

    국내 최초의 사이버대학인 열린사이버대가 다음 달 1~28일 14개 학과 2537명의 2013학년도 전기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신입학의 경우 고교 졸업자 또는 졸업 예정자, 법령에 의해 동등 이상의 학력이 인정된 자이고 편입학은 대학 졸업자나 대학에서 일정 학기와 학점을 이수한 사람이면 지원할 수 있다. 모집학과는 영어문화학, 일본언어문화학, 법무행정경찰학, 부동산학, 경영학, 사회복지학, 금융자산관리학, 상담심리학, 예술상담학, 창업학과 등 10개 인문사회계열 학과와 정보통신공학, 멀티미디어디자인학, 보석딜러학, 뷰티디자인학 등 4개 자연예술계열 학과다.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사회복지학, 상담심리학 등은 해마다 지원자가 늘고 있으며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뷰티디자인학, 창업학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원은 홈페이지(www.ocu.ac.kr)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입학홍보팀(02-2197-4100)으로 문의하면 된다.
  • 한국의 규제개혁 EU국가 본보기로

    한국의 규제개혁 사례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연합(EU) 국가의 교과서가 되고 있다. EU 국가들이 한국의 규제개혁 사례를 경제위기 완화의 한 해법으로 보고 벤치마킹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최근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규제정책위원회(RPC) 회의에서도 한국의 최근 규제개혁 사례에 대해 의장단 등 참가국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25일 OECD 대표부 등에 따르면 회의에서 한국 대표단(단장 이병국 총리실 규제개혁실장)이 발표한 ‘한시적 규제유예 추진’ 사례와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규제개선 대책 사례’ 등이 반향을 일으켰다. ‘공공부문 일자리 연령개선 추진’ 사례에 대해서는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면서 ‘일자리를 통한 복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화제였다. 유로존 위기로 무더기 정리해고되고 연금 수급액이 삭감되면서 중·노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EU 국가들에게 한국의 규제개혁 사례가 대안으로 부각된 이유다. 참가국들은 한국에서 올해 이뤄진 투자·창업 활성화, 중소기업 및 서민애로 해소 등 3대 분야에서 280여건에 이르는 규제개혁 과제들을 발굴하고, 관련 대책들을 한달여 만에 법령일괄 개정 등으로 신속하게 연결한 한국의 규제개혁 체계에 대해서도 배우려는 노력을 보였다고 이 실장은 전했다. 호주 출신의 게리 뱅크스 규제정책위원회 위원장도 한국 대표단에게 이 같은 조치와 민간부문에 대한 파급효과 등을 직접 물으면서 큰 관심을 나타냈다. 34개국과 옵서버국인 러시아 등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는 규제성과 측정, 규제정책과 성장의 상관관계, 러시아의 공공행정 및 규제정책 부문 가입심사(재논의하기로 결정) 등이 주 의제로 논의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경제민주화 1호법안 대형마트 규제법 새누리 반대로 대선前 처리 물 건너가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 등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통과가 22일 무산됐다. 따라서 다음 달 2일까지 예정돼 있는 정기국회 회기 내 유통법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사위는 전날 유통법 개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했지만 법안 처리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대로 여야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제2법안심사소위에 회부했다. 이날 제2법안심사소위가 열렸지만 유통법 개정안 상정 자체가 불발됐다. 제2법안심사소위 소속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여야 간 이견과 정부 입장 등을 감안할 때 곧바로 원안대로 통과시키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에 납품하는 농어민, 중소업체와 대형 유통업체의 반발이 예상외로 커진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지난 15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을 ‘자정부터 오전 8시’에서 ‘오후 10시부터 오전 10시’까지로 4시간 확대하고 매월 1회 이상 2일 이내인 의무휴업일도 3일 이내로 늘리는 내용의 유통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해 법사위로 넘긴 바 있다. 하지만 법사위가 추가로 예정돼 있지 않은 데다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연내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즉각 반발했다. 지경위 야당 간사인 오영식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경위에서 합의된 내용을 법령의 자구나 체계를 수정하는 법사위에서 수정한 것은 합의 내용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입만 열면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면서 골목상권과 자영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유통법 처리에는 반대하는 기만적인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순옥 민주당 의원과 전국유통상인연합회 등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스스로 친재벌, 대기업 편향 정당과 후보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직 민주당 원내부대표도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유통법 개정 없이 골목상권과 영세자영업자 생존권을 보호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경찰 담당 피의자 호송·인치업무 검찰로 이관” 총리실서 낸 중재안 먹힐까

    범죄 피의자의 호송·인치 문제를 둘러싼 검찰과 경찰 간 이견이 국무총리실의 중재안에 따라 처리된다. 검·경 양측의 자율조정이 불가능해지면서 총리실이 개입해 중재안을 내게 된 것이다. 19일 총리실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총리실 중재안은 “그동안 경찰이 담당하던 검찰 사건의 피의자 호송·인치 업무를 검찰로 이관한다. 검찰이 호송·인치 업무를 맡기 위해 필요한 호송관 등 인력을 실사를 통해 행정안전부가 결정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해당 인력도 경찰에서 검찰로 이관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인력 규모를 산출하는 실사는 행안부가 주관해 실시하고, 검찰의 호송·인치 업무에 필요한 인력 규모 및 업무 수요 등에 대한 행안부의 결론을 양측이 존중하도록 했다. 검찰 측은 호송관으로 400여명을 요구한 반면 호송관을 내줘야 하는 경찰 측은 130명 정도면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 행안부는 올해 안으로 서울과 영호남, 제주 지역 등에서 3주일가량 범죄 피의자의 호송·인치에 필요한 인력 규모와 관련 업무 수요를 산출하는 실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이 워낙 다르고, 불신이 깊어 행안부의 결론을 양측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행안부 측도 올해 안에 실사에 대한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자신을 못하고 있다. 실사의 결론에 따라 호송·인치를 담당하던 경찰 인력이 적게는 130명에서 많게는 400여명이 검찰로 옮겨 가 인원을 빼앗기게 되는 경찰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범죄 피의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로 옮기는 호송·인치 문제는 지난해 말 경찰 측이 “검사 사건의 호송·인치 같은 검찰의 ‘잔심부름’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져 나왔다. 검찰 쪽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호송관의 증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후 총리실 중재로 지난 6월 말까지 두 기관의 호송·인치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기 위해 몇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양측의 입장 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그동안 여러 차례 “MOU가 체결되지 않으면 검찰 사건에 대한 호송 지원을 중단하겠다.”며 피의자 호송·인치 거부’라는 으름장을 놓아 왔다. 그동안 이 업무를 경찰이 전담해왔다. 경찰 측은 “현행 법령상 검사가 경찰에 호송을 요구하는 건 법적 근거가 없는 불합리한 관행”이라고 주장하며 수년 전부터 문제 삼아 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CEO 칼럼] 한국 농업이 넘어야 할 다섯 고개/김재수 aT 사장

    [CEO 칼럼] 한국 농업이 넘어야 할 다섯 고개/김재수 aT 사장

    한국 농업이 나아갈 방향과 향후 과제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개방화와 국내 시장 한계를 감안해 농정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거나 소득증대와 복지정책 중점 추진, 유통개선, 친환경 농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부분적으로 일리가 있으나 시대상황과 맞는가, 단기간에 실천 가능한가, 입체적으로 분석했는가 하는 점에서 보면 회의가 든다. 필자는 최근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시행 이후 농식품 유럽시장을 점검하고자 네덜란드, 프랑스 등을 다녀왔다. 유럽 경제는 침체되고 있으나 농식품 소비는 활기를 띠고 있었다. 최근 유럽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한국 등 아시아 식품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소비가 크게 늘어난 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농업의 향후 방향을 세울 때 유럽 선진국의 정책을 상당 부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농지 면적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기후나 토양 조건은 불리하지만, 농식품 수출이 820억 달러에 이르는 등 성공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 현장과 식품소비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를 정리해 본다. 첫째, 선택과 집중이다. 시대 변화에 맞는 정책 목표를 세우되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네덜란드는 17세기부터 다른 작물 재배가 불가능했던 간척지를 기반으로 가축을 기르고 우유·치즈 등의 생산에 주력했다. 일찍부터 개방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낙농업·가공농업 중심의 수출농업을 이끌어와 세계 1위 낙농 국가가 됐다. 우리 농업도 전 분야의 생산을 늘려 자급을 이루고 소득증대나 가격안정, 복지증진 등 모든 것을 이루겠다는 구상은 현실감이 떨어진 공허한 구호가 될 수 있다. 둘째, 연구개발의 효율화와 산학연 협력체계 강화다. ‘기술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네덜란드의 세계적 식품 클러스터 ‘푸드밸리’는 8000여명의 과학자와 1500여개의 식품업체, 20개 연구기관이 통합 시너지를 발휘해 세계적 기술 개발을 이뤄 내고 있다. 우리 농업의 핵심 과제가 비용 절감이다. 비용의 상당 부분이 유류와 전기, 농약 등 자재비와 인건비다. 그나마 면세 유류나 농업용 전기료 혜택으로 견디고 있다. 조직 개편에 허송세월하지 말고 산학연이 연계해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새 기술 개발을 이루는 것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셋째, 농업 영역을 늘려야 한다. 농업 선진국들의 농업 영역은 식량이나 가축사료를 넘어 기능성 식품, 의약제품, 첨단 신소재 등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콩 단백질이나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제품, 친환경 옥수수 플라스틱 등 고부가가치 첨단 농업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농업도 ‘먹는 농업’에서 벗어나 보는 농업, 관광·의료·생명·신소재 농업으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 넷째, 국민농업 시대를 열어야 한다. 농업과 농촌이 농민의 일터만은 아니다. 농촌의 땅, 물, 산천은 생태를 보전하고 수자원 함양, 토양 보전 등 공익 기능을 수행하는 국민 삶의 터전이다.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깨끗한 농촌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맞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농업은 단순한 경제의 일부분이 아니라 미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파트너”라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나, 1862년 미국 농무부를 만들고 그 이름을 ‘국민의 부처’로 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인식은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 농업의 시대를 열어 가라는 메시지다. 다섯째, 글로벌 시대에 알맞은 법령과 제도 개선, 조직과 기능 개편, 의식 선진화를 추진해야 한다. 과거 닫힌 시대의 정책을 대폭 개편해야 하며, 농림 공직자와 농업인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 네덜란드 농업의 성공 요인을 한마디로 해 달라는 질문에 비노 와게닝겐대 교수는 “지속적 혁신”이라고 답했다. 정부와 유관기관 간 원활한 소통과 협의도 필요하다. 농정 거버넌스와 ‘협치농정’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농업이 민족의 생존권을 사수하고 시대·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새 활력 산업으로 우리 농업의 미래를 열어 가자.
  • 김정은 ‘광고로 이익창출’ 눈떴나

    북한 최고엘리트의 산실 김일성종합대학이 학보에서 광고에 관한 법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북한 당국이 이익창출의 수단으로 광고의 중요성에 눈뜬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일성대는 지난 7월 20일 발행한 학보에서 “광고가 수출을 발전시키고 국가의 대외적 권리를 높인다.“며 “광고활동에 대한 국가적 지도와 통제를 원만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광고법을 정확히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보는 국가는 기관이 광고활동을 할 자격을 부여하고 광고의 심사 등록 사업을 해야한다는 등 광고에 관한 국가기구의 설립 필요성도 언급했다. 또한 광고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진실성, 소비자의 주의를 끄는 신비성, 상품구매 의욕을 유발하는 예술성 등을 중요한 요소로 꼽는 등 효과적 광고방식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김일성대의 학보가 이처럼 광고법 제정과 관련기구의 설립을 주장한 것에 비추어 북한 당국이 광고에 관한 법령을 적극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평양신문에 실리는 작은 박스 형태의 광고를 제외하고는 조선중앙TV나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등 주요 매체에서 상업적 성격의 광고는 찾을 수 없다. 또한 금강산관광지구, 나선경제무역지대 등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특구법에 광고 규정을 만들었지만 광고만 체계적으로 정리한 법령은 없다. 때문에 이번 김일성대의 학보는 김정은 정권의 광고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18일 “북한이 최근 외자기업들을 많이 유치하면서 광고의 중요성을 느끼고 광고활동을 이익창출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이라며 “대외적 개방에 활용하겠다는 김정은식 경제개혁의 일환으로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朴, 공정시장 확립 文, 재벌 구조개혁 安, 재벌해체 수준

    朴, 공정시장 확립 文, 재벌 구조개혁 安, 재벌해체 수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 세 명 모두 ‘경제민주화’를 시대정신으로 내세우며 주요 공약에 포함시키고 있다. 경제 양극화를 해소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인식은 공통적이다. 그러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재벌 지배구조 개혁에 좀 더 힘을 싣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개별정책별로 ‘재벌 해체’ 수준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순환출자 부분에서 세 후보 간 차이는 극명하다. 박 후보는 기본 출자분은 인정하고 있지만 문 후보는 ‘3년의 유예기간 내 자율 해소’를 내걸었다. 세 후보 중 가장 강력한 방안이다. 안 후보는 기존 출자분은 일단 자율 시행에 맡긴 뒤 진척이 없으면 강제 이행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부당 내부 거래 규제에 대해 두 야권 후보는 모두 찬성했으나 박 후보는 필요성에 공감하는 정도다. 노동 분야에서도 문·안 후보는 최저임금을 전체 평균 임금의 50%로 인상하는 방안을 냈다. 박 후보는 성장률과 물가인상률을 반영한다는 기준을 제시해 차이를 보였다. 특수고용직 보호에 대해서도 박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않았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규제 수위는 세 후보가 엇비슷하다. 공정거래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대기업 총수 관련 기업 범죄의 집행유예·사면 제한 등이다. 안 후보가 내놓은 계열분리명령제(시장지배력 남용 시 금융계열사 지분을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제도), 재벌개혁위원회 설치 등은 ‘혁명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좋은 기업 지배구조 연구소의 김선웅 변호사는 16일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순환출자 규제가 경제민주화의 전부는 아니다.”라면서 “대기업 불공정 행위, 편법 상속 등을 막을 법령 정비와 실천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박 후보 공약에 대해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 등 재벌 기업의 불공정 행위 근절 수단을 도입하고 엄정한 집행 의지를 밝힌 것은 중요한 변화”라면서도 “대규모 기업집단법을 중장기 과제로 돌린 것은 재벌 개혁을 공정거래위원회 규율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행 법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정책 의지 측면에선 문 후보의 공약이 가장 나아 보이고 안 후보는 사안별로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엿보인다.”면서 “박 후보 공약은 당초 알려진 수준에서 후퇴한 만큼 실행 의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발기부전 할아버지 ㅋㅋ” ‘무개념’ 간호조무사 논란

    한의원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가 자기 페이스북에 환자들의 신상을 공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의료 종사자가 지켜야 할 윤리규범을 저버린 행동이라는 것이다. 경기 부천시 중동의 S한의원 소속 간호조무사 이모(여)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발기부전을 이유로 한의원을 찾은 62세 남성 환자의 진료기록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고 “친구들 너희는 아직 88(팔팔)하지? 늙어서 이러지 마라. 이 할아버지 62세인데 이것 때문에 오신다. 근데 이분은 심각한데 난 너무 안쓰러우면서 웃겨.”라고 적었다. 이씨가 올린 진료기록 사진에 따르면 이 남성은 한의원을 찾기 3일 전부터 발기부전 증세를 보였고, 한의사는 신환침을 시술한 뒤 한약을 처방했다. 이씨는 진료대기·치료대기·수납대기 등으로 구별된 진료 차트 가운데 치료 대기 중인 환자 7명의 이름과 나이, 성별, 처방 등의 내역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기도 했다. 이는 의료법 제19조 비밀 누설 금지 조항에 위반되는 행위다. 의료법 제19조는 ‘의료인은 이 법이나 다른 법령에 특별히 규정된 경우 외에는 의료·조산 또는 간호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비밀을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간호조무사의 경솔한 행동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기고] ‘전 좌석 안전띠’ 안전한 사회 첫걸음/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기고] ‘전 좌석 안전띠’ 안전한 사회 첫걸음/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2011년 한 해 자동차 사고로 5229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루 평균 14명꼴이다. 교통사고는 예방이 최선이다. 세상 모든 슬픔을 안아주는 안식처이자 삶의 근원인 가족의 사랑과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가기 때문이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전띠는 교통사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보편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실제 지난 9월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한 버스 전복 실험 결과,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상해 가능성이 18배나 높았다. 또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안전띠 착용 여부에 따른 사망률 분석에서도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의 사망률이 3배 이상 높았다. 안전띠 착용은 생명 보호에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안전띠 착용률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낮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한 2012년 교통문화지수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우리의 안전띠 착용률은 69%로 일본의 98%, 독일의 96%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특히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교통선진국은 영국 88%, 프랑스 82% 등으로 전 좌석 안전띠 매기가 생활화돼 있다.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생활화는 그 나라의 교통안전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와 같다. 성숙한 교통안전 의식 정착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교통안전공단에서는 전국적인 캠페인과 교육, TV·라디오·신문 광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지속적인 시행과 더불어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 사회 공동체의 연합된 관심과 노력도 요구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으로 이용하고 있어 한 번의 사고만으로도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업용 자동차는 운전자와 승객 모두의 교통안전 의식 변화가 절실하다. 교통안전 의식 개선을 위한 노력과 함께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정부에서도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난 5월 23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했다. 법령이 시행되는 11월 24일부터 버스나 택시 등의 여객자동차는 별도로 정하는 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고, 운수종사자의 안전띠 착용 고지의무를 명문화했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 도로, 전 차종,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확대시행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제도의 실행력 확보를 위한 강력한 단속과 점검도 병행돼야 한다. 나아가 안전띠가 가진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 안전띠의 올바른 착용을 유도하고, 만 6세 미만의 유아에게 장착하는 보호용 장구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10위의 경제대국,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 등 많은 부문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 왔다. 그러나 교통안전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20년 이상 뒤처져 있다. 교통안전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나와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위한 첫걸음은 전 좌석 안전띠 착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서울시, 모든 업소 금연 추진… 정부엔 “담뱃값 올려라”

    서울시, 모든 업소 금연 추진… 정부엔 “담뱃값 올려라”

    서울시가 모든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전면 금연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부에 담뱃값 인상을 촉구했다. 금연위반 범칙금도 대폭 올리기로 했다. 시는 14일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금연도시 선포식을 연다. 시는 우선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서 권장하는 정책이자 담배수요 규제수단 중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가격인상 정책을 적극 시행하도록 정부를 압박하기로 했다. 시는 WHO 규정에 맞춘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전면 금연을 2020년까지 매듭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다음 달 8일부터 금연해야 하는 150㎡ 이상 음식점과 제과점, 호프집 등 8만곳에 대해 제도 조기정착을 위해 홍보와 단속활동을 병행키로 했다. 나아가 실내 간접흡연 피해를 없애기 위해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실내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전면 금연이 시행되도록 정부에 법령 개정을 촉구하는 한편, 자체 조례 제정을 통한 흡연 전면 금지가 가능한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내년 3월 흡연 단속권이 지방자치단체로 넘어옴에 따라 실내 금연시설에서 흡연할 때 부과하던 경범죄처벌법 범칙금 2만~3만원의 2~3배인 5만~1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예정이다. 현재 광장과 공원, 중앙차로 버스정류장 등에서 시행되는 실외 금연구역도 내년 가로변 버스정류소 5715곳, 2014년 학교절대정화구역 1305곳까지 확대된다. 시는 이를 통해 2010년 현재 32.2%인 실내 간접흡연 경험률을 2020년 20%까지 낮추고, 97.5%인 실외 공공장소 간접흡연 경험률을 75%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44.2%인 서울 성인남성 흡연율을 202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29%대로 낮출 방침이다. 청소년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내년 상반기부터 업소 내 담배 진열을 금지하도록 법 개정도 추진한다. 김상범 행정1부시장은 “금연정책추진단을 만들어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열린세상] 차기대통령의 공공기관 인사개혁 성공하려면/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차기대통령의 공공기관 인사개혁 성공하려면/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세 대통령 후보가 모두 대통령의 인사권 축소를 공약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288개 공공기관의 기관장, 감사, 비상임이사 임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많은 자리에 대한 임명은 장·차관 임명 못지않게 중요하다. 현행 공공기관 인사에 대한 지적은 청와대의 인사 독점과 무자격자 임명으로 요약된다. 차기 대통령의 공공기관 인사개혁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현행 법령은 대통령, 기획재정부, 소관 부처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기관장의 경우 대체로 크고 상징성 있는 공공기관의 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나 그 외는 소관 부처 장관이 임명토록 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임원추천위원회 등을 거쳐야 한다. 감사 역시 큰 기관의 경우 대통령이 임명하나 그 외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한다. 부처 장관이 임명한 기관장에게는 공공기관을 총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감사를 붙여 견제한다는 취지이다. 비상임이사는 기획재정부 장관과 소관 부처 장관이 임명권을 나누어 가진다. 먼저 청와대 인사독점론은 청와대가 법률이 정한 임명권 범위를 넘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제왕적 대통령제, 측근 비리의 한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 인사 독점은 과거에도 있었으나 노무현 정부에서 인사수석실이 생기면서 부각되었다. 2007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였으나 실제 인사권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차기 대통령이 될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장관의 임명권을 존중한다니 개선의 첫걸음은 내디딘 셈이다. 대통령 후보들은 대통령의 공공기관 인사권이 큰 공공기관의 장과 감사에 국한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측근이 어떤 자리에 누구를 추천하면 대통령은 “제가 그 자리 임명권을 가지고 있나요?”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 의지만으로는 장관의 임명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청와대 측근이나 실세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측근들은 임명권을 가진 장관에게 압력성 인사 청탁을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의 인사 분권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따라서 대통령은 주변 인사들에게 인사청탁 내지는 대통령 뜻을 빙자한 언질을 불허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주지시키고 장관들에게는 소신을 가지고 임명권을 행사하라는 독려를 해야 한다. 현행 인사제도의 또 다른 문제점은 무자격자 임명이다. 임원추천위원회 등 대통령 임명권 견제를 위한 절차의 실효성이 낮아 결국은 청와대 의중대로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절차가 임명권자를 더 신중하게 만드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간혹 무자격자 임명 논란이 있는 것을 보면 절차의 낮은 실효성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 원하는 사람을 임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행 제도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추천, 제청된 사람 중에서 임명해야 하므로 대통령의 임명권을 침해하는 점이 있다. 그 사람이 제청되도록 미리 손을 쓸 수밖에 없으니 절차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에 대해 임원검증위원회를 여는 것이 낫다. 만약 대통령이 의중에 둔 사람이 없다면 현행 임원추천위원회 절차를 밟도록 하면 될 것이다. 대통령 대신 임명권을 행사하게 되는 장관들에 대한 견제도 필요하다. 장관의 임명권에도 임원검증위원회를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사전검증은 늘 객관성 시비가 따라 다닌다. 따라서 사후 평가를 통해 부적격 인사를 가려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무자격 기관장이 낮은 평가를 이유로 해임된다면, 임명권자는 인사권 행사에 더욱 신중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매년 2~4명의 기관장이 평가성적 부진을 이유로 해임 건의되고 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기관장은 대부분 이러한 평가를 받으나 장관이 임명하는 기관장은 대부분 평가에서 제외되어 있다. 장관의 임명권에 대한 사후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 대통령의 공공기관 인사 개혁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측근 단속, 평가를 통한 사후적 인사 검증 강화이다.
  • [커버스토리] 예산 年1조원 덜지만… 100만명 노령연금 중단 ‘양날의 칼’

    [커버스토리] 예산 年1조원 덜지만… 100만명 노령연금 중단 ‘양날의 칼’

    노인(老人).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이다. 요즘엔 어르신이라고도 한다. 한데 ‘노인’이라는 말 앞에 여기저기서 발끈하는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내가 왜 노인이야. 골골하는 젊은 놈들보다 훨씬 낫다.”며 발끈하는 이부터 “이제껏 뒷방 퇴물 취급하며 수모란 수모는 다 줘 놓고 뭘 얼마나 위하겠다고 어르신 운운이냐.”며 얼굴을 붉히는 이까지 목소리가 드높다. 세상에 대한 노인들의 불만은 거셀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을 거치고 산업화 시대를 지나 민주화의 격동 속에서도 이제 좀 살 만해졌나 싶었는데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쳤다. 산업 역군이라며 치켜세우던 시절도 잠시, 직장에서 조기·명예 퇴직 대상 일순위로 꼽히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진심으로 존중받거나 아니면 노동할 수 있는 권리라도 주어져야 하건만 이도 저도 아닌 무위의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항변이 충분히 수긍이 간다. 정부의 심상찮은 노인 관련 정책 변화 조짐 앞에서 이들이 또다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542만명이다. 한국사회 전체 인구의 11.3%를 차지한다. 2050년이 되면 38.2%가 돼 일본(39.6%)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만큼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셈이다. 대책 마련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가 노인의 기준을 65세에서 70세 또는 75세로 올리는 정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게다가 당사자인 노인들도 ‘노인’이라는 호칭을 반기지 않는다. 기대수명이 66세이던 1981년 노인복지법을 제정할 때 만들어진 65세 기준이니 평균수명이 79세가 된 세상에서 노인의 기준을 올리자는 주장도 일견 합리적이다. 하지만 사정은 만만찮다. 어차피 ‘노인’은 법률 용어나 행정 용어가 아니다. 법률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면서도 생활 속 감성의 부분과 관련된 단어다. 노인이라는 호칭에 성을 내다가도, 노인 복지 혜택에서 제외한다면 역시나 핏대를 세운다. 게다가 국민연금 수급 연령, 기초노령연금 수급 연령 등과 얽히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문제로 커진다.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가 지난 9월 발표한 중장기전략보고서의 중간보고를 보면 현재 고령자 기준을 재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명시하고 있다. 재정부는 일할 의사와 능력을 지닌 경우에도 고령자 기준 연령을 65세로 설정하고 있는 개별법 규정에 따라 부양 대상으로 편입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장기적으로’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개별법상 고령자 기준 연령을 수혜자의 건강, 소득 등을 고려해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변화의 실체가 아직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두 손 들어 환영하는 단계도, 분명히 반대하는 단계도 아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박탈당했다고 느끼는 ‘건강한 노인’들은 자칫하면 ‘노인 딱지’만 떼낸 채 그나마 현재 받고 있는 쥐꼬리만 한 혜택조차 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품을 수밖에 없다. 물론 과도한 사회보험과 복지가 ‘국가재정의 독(毒)’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노인 기준 연령을 가능한 한 늦추는 것도 한 방법으로 고민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양날의 칼처럼 느껴진다. 심리적으로는 60대도 충분히 ‘건강하기’ 때문에 70세 이상이 노인이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정책의 혜택을 받는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달라진다. 재정부 주장에 찬성하는 순간, 당장 65세가 되면 받게 되는 각종 서비스는 수년 뒤로 미뤄지게 된다. 예컨대 65~69세 인구 181만여명 가운데 기초노령연금 수령자는 100만여명이다. 이들이 연금수급 대상에서 빠지면 정부는 연간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노인의 빈곤, 건강 문제는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경제부처로서는 절감되는 1조원의 예산만 눈에 들어오겠지만 사회부처나 국민 입장에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재정부가 “정책방향을 제시한 것이지 특정 개별정책과 연계해서 제시한 것은 아니다.”라며 논란 확대를 경계한 것도 이러한 반발 때문이다. 게다가 사회적인 노인의 기준조차 들쑥날쑥하다. 예컨대 양로원에 들어갈 수 있는 기준 나이는 65세이고 노인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은 60세이다. 또 공공근로에 참여하려면 64세 이하라야 한다. 대부분 노인 관련 법령·제도의 나이는 65세 이상이다. 하지만 노인복지법과 기초생활보장법, 고령자고용촉진법 등 개별 법령에 따라 기준이 되는 나이가 각각 다르다. 공식적인 노인 연령 기준이 없기 때문에 논리의 선후관계를 따져 보면 각각의 법률부터 고치는 게 순서다. 재정부의 제안을 더욱 정확히 말하면 ‘기초노령연금 등 노인복지 관련 법률과 규정의 대상 기준을 현재의 65세보다 높이자.’는 표현이 더 솔직하다. 현재 유엔은 65세 이상을 고령인구 기준 나이, 즉 노인으로 삼고 있다. 일본과 타이완 등 대부분 다른 나라의 연금 수급 연령은 65세 이상이다. 타이완은 연금 수령 연령을 70세로 올렸다가 국제인구통계기준 합의를 지키라는 유엔의 권고에 의해 다시 65세로 낮추기도 했다. 교육, 의료, 노동 등의 분야에서 이미 충분한 복지를 구현하고 있는 덴마크, 노르웨이 등만 67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무리 장기적 대안이라고 표현했더라도 고령인구 기준 상향은 국제 기준과 동떨어진 재정부의 숫자놀음”이라면서 “노인 인구 증가로 사회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숫자를 줄인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노인들이 건강하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가치와 역할을 정립하는 방향의 국가정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사회적 정년을 연장하거나 빈곤 고령층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년 보장은 아직까지 공무원이나 공기업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국민 대부분의 평균 정년은 55세에도 못 미친다. 은퇴 후 10년 넘게 공적연금 없이 살아야 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중장년을 위한 고용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노인 기준 상향은 재앙일 수밖에 없다. 노인 기준을 상향하자는 정부의 제안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장기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내년부터 61세로 늦춰져 2033년에 65세로 국민연금(노령연금) 수급 연령이 변경됨에 따라 다른 노인·고용 정책들을 이에 맞춰 개선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당장 65세, 70세로 노인 기준을 높이기보다 이미 예고된 정책 변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변화를 이끌자는 의미다. 미국도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2027년까지 67세로 높인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2)] 환경피해 우려 인근주민도 항고소송의 원고적격 인정

    항고소송에서 원고적격에 관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6두330)을 이번에 소개하겠다. 이 판결은 새만금 간척사업(공유수면매립면허처분)에 대한 적법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본안 판단에서는 행정계획의 광범위한 재량으로 말미암아 원고가 승소하진 못하였지만, 인근 주민의 원고적격에 관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소송법 제12조 등에서는 처분 등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가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원고적격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법률상 이익’의 범위에 관하여 ▲당해 처분의 근거법률과 취지만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 ▲관련 법률을 포함하여야 한다는 견해 ▲헌법상 기본권 규정도 포함된다는 견해 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사안과 같이 인근 주민에 대해서는 헌법상 환경권에 의하여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이번 판결에서는 종전 판례를 유지하여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내의 주민에게는 공유수면매립면허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원고적격이 인정된다는 점을 먼저 인정하였다. 나아가,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밖의 주민이라 할지라도 처분 등으로 인하여 그 처분 전과 비교하여 수인 한도를 넘는 환경피해를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경우 원고적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혀 종전 판례에서 진일보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판결은 종전에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내외를 구별해 기계적으로 원고적격 여부를 결정하던 기본 판례의 태도에서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으나, 본안이 아니라 소송 요건인 원고적격 단계에서 원고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피해 또는 그 우려가 있음을 입증하도록 요구한 것은 소송요건의 직권탐지주의(법원이 직권으로 증거를 수집·조사하는 것)를 채택하고 있는 민사소송, 행정소송의 체계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하지만, 행정법과 행정법 판례가 아직은 생성 초기 단계이고 발전의 과정에 있음을 고려하면 종전 판례의 태도에서 나아간 것 자체는 평가할 만하다. 그 뒤 대법원 판결(2006두14001)에서는 환경정책기본법령상 사전환경성 검토 협의 대상지역 내에 포함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보이는 주민들에게 원고적격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다른 대법원 판결(2005두11500)에서는 레미콘 공장 부지와 바로 연접된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환경상 이익은 공장 신설로 인해 침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주민들에게는 제조시설설치승인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런 판결은 그 이전에 비슷한 사안에 대한 판결(94누3964판결)에서 원고적격을 부정했던 것과 배치되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정리하면, 헌법상 기본권 침해만으로는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관련 법률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 내의 주민에 대해서는 당연히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에 포함될 개연성이 있는 주민에게도 원고적격을 확대하였으며, 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 밖에 있는 주민의 경우에도 환경상 이익 침해 또는 우려를 입증하면 원고적격이 인정될 수 있고, 레미콘 공장 인근주민 사례에서 보듯이 사안에 따라 그 입증의 정도를 완화하여 원고적격을 확대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기초의회 조례, 광역의회보다 ‘한수 위’

    기초의회 조례, 광역의회보다 ‘한수 위’

    법원에 제소된 지자체 조례 가운데 법적으로 적법하다는 판결을 받는 비율은 기초지방의회가 광역의회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창수 고려대 교수 분석 5일 최창수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조례제정권의 한계 요인에 관한 실증 분석’에 따르면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1년부터 2010년 6월 현재까지 적법성 논란 등으로 대법원에 제소돼 판결이 끝난 지자체 조례는 모두 139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시·도 조례는 52건으로 자치단체당 3.25개, 시·군·구 조례는 87건으로 자치단체당 0.39개의 조례가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제소된 조례 가운데 “법적으로 유효하다.”는 판결을 받은 ‘유효판결률’을 지자체 규모별로 보면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의원이 발의한 조례 69건 가운데 유효판결로 ‘적법 판정’을 받은 건수는 35건으로 50.7%를 기록했지만 광역의원의 조례 45건 가운데 유효 판결을 받은 건수는 2건으로 4.4%에 불과했다. 광역의회의 수준이 기초의회보다 높다고 보는 일반적인 시각에 비춰 보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결과다. 최 교수는 “광역의회는 조례 제·개정 시에 적극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포함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반면 기초의회는 상급 자치단체나 다른 자치단체의 조례를 모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기초의회, 상급단체 모방 많은 탓 시기별로는 유효판결률이 계속해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의회의 유효판결률은 지방자치 1기에는 33.3%였다가 2기에서 29.4%, 3기 27.8%, 4기 16.7%로 계속 낮아졌다. 5기에는 80.0%로 대폭 상승했는데 단체장과 의회의 갈등으로 조례가 무더기로 제소된 전남 순천시 사례 때문에 생긴 통계의 착시로 분석됐다. 광역의회의 유효판결률도 1기 18.2%에서 2기에는 5.9%였고 3·4기에는 0%로 제소된 조례들이 모두 무효 판결로 사문화됐다. 5기 때는 11.1%로 다시 상승했지만 낮은 유효판결률에는 변함이 없었다. ●광역의회는 새 내용 적극 포함 제소 유형별로는 권한 침해로 제소된 48건 가운데 22건이 적법으로 판결돼 45.8%의 유효판결률을 보였고 법률유보로 인한 제소가 33.3%의 유효판결률을, 법령 위반과 기관위임사무에 대한 제소가 각각 26.6%, 0%로 그 뒤를 이었다. 권한 침해의 유효판결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최 교수는 “의회와 집행부 간 갈등 과정에서 지방의회의 합리적 견제를 회피하기 위한 제소가 빈번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전기성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 조례클리닉센터장은 “지방의회가 조례 제정에 열의가 많은 것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열의가 지나쳐 목적 달성의 정당성과 적법성, 시행 가능성 등의 균형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횡성 데려와 키우면 횡성한우”

    다른 지역에서 출생한 한우를 횡성으로 옮겨와 일정 기간 사육했다면 ‘횡성한우’ 브랜드를 사용해도 문제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만, 이번 판결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원산지 판정 기준이 마련되기 전 발생한 건에 한정된 것으로 지난해 5월부터는 도축일을 기준으로 12개월 이상 사육해야만 특정 시·군·구명을 표시할 수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일 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동횡성농협 김모(53) 조합장과 김모(41) 조합과장, 장모(36) 조합팀장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관계 법령에 아무런 규정이 없다면 특정 지역에서 단기간이라도 사육된 소에 해당 시·군·구명을 원산지로 표시해 판매하더라도 규정 위반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법까지 고쳐 자사고에 명퇴수당 지원

    정부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교사 명예퇴직 수당을 지원하기로 했다.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 대신 학교 운영에 자율권을 주겠다.’는 자사고 도입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치다. 일부 자사고가 정원 미달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고교자율화 정책의 핵심으로 추진해 온 자사고 정책의 실패를 막기 위해 지나친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의 ‘자사고가 교직원 인건비를 받을 수 없다’는 기존 규정에 ‘단 교직원 인건비 중 교원의 명예퇴직 수당은 제외한다’는 예외 조항을 신설해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 같은 예외 조항 신설이 자사고 설립 때부터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학교들이 학교 운영에 자율권을 갖고 교육과정을 바꾸면서 제외된 과목들이 생겼고 이로 인해 해당 과목 교사의 명예퇴직 필요성이 늘었다는 것이다. 시도 교육청은 명예퇴직 수당을 인건비로 분류해 자사고에 지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 재단들도 재정 상황을 이유로 자체적인 수당 지급에 난색을 표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사립 외국어고와 국제고에도 교원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지만 명예퇴직 수당은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면서 “시도별로 자사고에 대한 인건비 해석이 달라 법적으로 통일시킨 조치”라고 설명했다. 명예퇴직 수당은 경력 20년 이상의 교원을 대상으로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최대 45개월치까지의 월급이 지급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자사고를 살리기 위한 땜질 처방이자 특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초 정부는 자사고 정책을 도입하면서 이 학교들에 돌아갈 예산을 일반고 여건을 개선하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또 자사고 전환을 신청한 학교들은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재정 지원을 포기했다. 결국 각 학교들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교사들의 명예퇴직 문제도 예측 가능한 문제였던 만큼 자사고로 전환한 각 학교가 감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법령을 바꾸면서까지 자사고 지원에 나선 것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자사고 위기론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2010년 3월 처음 생긴 자사고는 지난해까지 전국 51개교가 지정됐다.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서울에서 8개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결국 동양고는 올해 일반고로 전환했고 용문고는 내년에 일반고로 전환된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자사고에서 명예퇴직 교사가 나오는 것은 이 학교들이 입시 위주의 과목을 강화하기 때문인데 이처럼 편향된 구조조정에 정부가 재원을 조달해 주는 것은 완벽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필기 분석·6~14일 체력검사 이렇게

    1037명의 경찰공무원(순경)을 뽑는 올해 3차 채용 필기시험이 마무리됐고, 오는 6~14일 체력검사가 이어진다. 체력검사에 대비한 운동 방법으로 경찰청은 1000m 달리기 종목을 위해 처음에는 10~20분으로 시작해 점차 운동시간과 거리를 늘려 나가라고 조언했다. 걷기부터 시작해 지속걷기가 30분 이상 되면 걷기와 달리기 5~10분을 혼합하고 마지막에는 달리기 위주로 훈련하라고 강조했다. 또 체력시험 2~3일 전에는 과도한 운동 및 노동을 해서는 안 되며 전날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과식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가족 중에 55세 이전에 심장병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평소 운동 중이나 직후 가슴 왼쪽이나 중앙부위, 왼쪽 목, 어깨, 팔에 통증이나 압박감을 종종 느꼈다면 시험 당일 감독관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이번 3차 채용 시험은 전반적으로 쉬웠으며, 경쟁률도 1~2차에 비해 낮았다. 남부경찰학원의 오태진 강사는 한국사 과목에 대해 “출제 기간이 부족했던 만큼 기출 문제 활용 폭이 컸다.”며 “특히 3번 문제의 보기에서 ‘진흥왕은 황룡사를’ 부분은 황룡사 9층 목탑을 완성한 것은 선덕여왕이므로 틀린 보기”라고 지적했다. 이승준 강사는 형사소송법 과목에 대해 “3차 시험의 특이한 점으로는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판례보다 조문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앞으로도 형사소송법은 현재와 같은 난이도를 유지할 전망이며 내년 경찰공무원 시험도 쉬운 수준에서 얼마나 고득점을 올리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응시생은 두루뭉술하게 공부하기보다는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형법 과목에 대해 함승한 강사는 “판례가 17문제, 조문이 3문제 나왔으며 이론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점수를 90점 이상 받은 수험생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 응시할 수험생도 이론보다는 판례 중심의 공부가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 경찰학개론에 대해 박준철 강사는 “평이했지만 갑작스러운 3차 시험이라 준비를 못 했던 수험생들은 어렵게 느꼈을 수도 있다.”며 “실종 아동 등에 대한 개정 법령이 몇 문제 출제됐다.”고 밝혔다. 행정법에서는 경찰관직무집행법 문제가 다소 생소한 편이었다고 김진영 강사는 밝혔다. 공무원 시험에서 항상 당락을 좌우하는 영어는 이번에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문법, 독해, 어휘 부문에서 기출 문제와 비슷한 기본적인 문제들이 출제됐으나, 2차 시험부터 출제 유형이 변해 수험생들이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면 어렵게 느꼈을 수도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후보들, 정부조직개편 공약 신중히 하라/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대선후보들, 정부조직개편 공약 신중히 하라/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말 대선을 앞둔 가운데 유력 후보들의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구체적 내용까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상당히 큰 폭의 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예상이 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과학기술 분야를 책임질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옛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의 부활을 밝혔고,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미래기획부 신설안을 내놓았다. 정부조직 개편안은 다른 대선 이슈들에 비하여 일반 국민들에게 커다란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정부조직이라는 추진체계의 변화에 따라 대한민국의 정책 추진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48년 법률 제1호로 정부조직법이 제정된 이래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정부조직 개편이 있어 왔다. 집권세력의 이념에 따라 큰 정부를 지향할 수도 있고 작은 정부를 추구할 수도 있기에 어찌 보면 정권 교체에 따른 정부조직의 개편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부처가 통째로 없어지거나 전에 없던 새로운 부처가 신설되는 정부조직 개편은 단순한 정부조직의 개편이 아니라 거의 혁명에 가깝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통신위원회 신설이 그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을 출범시키면서 구(舊)방송위원회와 구정보통신부 산하 규제감독기구였던 통신위원회를 합쳐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들고, 정보통신부를 해체하여 그 기능을 방송통신위원회·행정안전부·지식경제부 등에 분산·이관하는 과히 혁명적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하였다. 정보통신기술(IT)의 발전과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정보통신분야와 시청자의 권익보호 및 공익성·공공성·다양성이 강조되어야 하는 방송분야를 하나의 규제기구가 담당하게 됨에 따라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노정되기 시작하였다.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명분에 따라 대통령과 국회의 여야 추천으로 위원들이 구성된 방통위는 오히려 그 정치성으로 말미암아 급변하는 IT 발달과 시장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였고, 종래 독립기구였던 방송위원회가 대통령 소속의 행정기관이 됨으로써 방송의 공정성마저도 후퇴되었다는 비판이 많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레임덕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빨리 오는 것도 잦은 정부조직 개편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올해 하반기부터 거의 모든 부처들은 정책 개발, 법령 개정, 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조직이 어떻게 개편될지도 모르는데 지금 이러한 일들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통령이 바뀌면 새롭게 개편된 조직을 정비하고 적응하는 데 1년 넘게 허비하다가 겨우 적응하려고 하면 대통령 선거가 다시 돌아와 또 1년 가까이 개점휴업을 한 상태에서 차기 정권을 바라보는 국정의 행태가 반복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매우 커다란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정책의 수립과 집행은 실험의 대상이 아니다. 대통령 당선자나 일부 참모의 머릿속 생각에 따라 실험적으로 한번 해 보자는 식의 정부조직 개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없는 한 이러한 불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차제에 헌법을 개정할 때에 정부조직을 헌법 규정화하는 것을 제안한다. 헌법에 대통령에 관한 규정이 있으므로 대통령 보좌기관으로서의 정부조직을 헌법화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헌법의 경직성으로 인하여 정부조직이 상황변화에 발 빠르게 즉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대통령실 또는 총리실의 기능을 통하여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융합과 조정, 그리고 새로운 영역에 대한 정책적 대응은 대통령실이나 총리실이 해야 할 본연의 업무이기도 하다. 당장에 헌법을 개정할 수도 없고 대통령선거는 이미 다가왔으므로, 우선은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이번만큼은 정파적 이해관계나 소수의 만화적 상상에 따른 실험적 정부조직 개편이 되지 않도록 대선 후보들은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공약을 신중하게 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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