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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대장금 옷 입힌 헬로키티, 방송사 상표권 침해”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KBS와 MBC 등이 ‘주몽’과 ‘대장금’, ‘겨울연가’ 등 인기드라마의 주인공 의상을 입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캐릭터 ‘헬로키티’의 국내 판매업체인 데카리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 드라마는 방송사의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해 구축한 성과물”이라면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KBS와 MBC 등은 데카리오가 2005년부터 ‘대장금’의 의녀 복장 등 드라마 의상을 입힌 헬로키티 상품을 판매하자 “상표권이 침해됐다.”며 1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MBC에 2000만원, KBS에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민청학련’ 피해자 151명에 300억 국가배상 확정 판결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1974년 일어난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의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장영달(64) 전 민주당 의원 등 피해자 및 가족 15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모두 300억원대 위자료와 함께 1·2심 변론종결일부터 계산한 이자를 배상하도록 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장 전 의원에게는 7억 2000만여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국민소득수준이나 통화가치 등을 반영하고, 그 배상이 불법행위 이후 장기간 지연된 사정을 참작해 위자료 원금을 적절히 증액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청학련 사건은 1974년 유신반대 운동에 나선 학생들에게 반국가단체 결성 혐의 등을 적용한 조작사건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BBK 검사들’ 대법에 탄원서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을 수사했던 최재경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검사 9명이 지난 7일 자신들의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 사건 상고심을 신속히 처리해 달라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 같은 내용은 시사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패널이자 명예훼손 사건의 피고인인 주진우 시사IN 기자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현직 검찰이 재판이나 변호인이 아닌 탄원서 형식으로 원고로서 의견을 표명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최 중수부장 등은 신영철 대법관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의도적으로 편파수사를 진행해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를 축소·은폐·조작 수사했다고 도를 지나친 공격을 한 데 대해 제기한 사건의 신속한 재판을 청원하기 위해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최 중수부장 등은 “이 사건으로 금전적인 배상을 받아 사리사욕을 채울 생각은 없다.”면서 “국민에게 왜곡되고 매도된 실체적 진실을 되찾아 주고 검찰에 대한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시키는 순수한 바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 대법관은 ‘BBK 검사’ 명예훼손 사건을 맡은 대법원 민사3부의 주심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Weekend inside] 美대법 판결 앞둔 오바마 야심작 ‘건강보험 개혁’…좌초냐 회생이냐

    [Weekend inside] 美대법 판결 앞둔 오바마 야심작 ‘건강보험 개혁’…좌초냐 회생이냐

    “미국민 개개인이 건강보험을 사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담은 법률은 연방정부와 국민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런 법률을 제정할 연방정부의 권한이 어떻게 헌법에 합치되는지 설명해보세요.” 앤서니 케네디 미국 대법관이 도널드 베릴리 미 법무차관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지자 방청객의 시선은 케네디에게 집중됐다. 합법적 시장에서 국민이 무엇을 사건 국가가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질문의 요체다. 건강보험개혁법(ACA)의 위헌 여부를 심리한 연방대법원의 공개 변론에서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주목받았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도 공개 변론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뜨겁게 반응했다. 그는 ACA의 좌초냐 회생이냐를 판가름할 키를 쥔 대법관이다. 대법관 9명 중 ACA를 지지하는 진보 성향의 대법관이 4명인 반면 보수 성향의 대법관은 5명이다. 그렇다고 6월로 예상되는 결정을 예단하기는 힘들다. 바로 케네디 때문이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지명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그동안 사안에 따라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었다. ‘캐스팅 보터’인 케네디는 정치 명가 케네디가(家)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는 다소 ‘얼떨결’에 대법관이 됐다. 1987년 레이건 대통령은 퇴임하는 루이스 포웰 대법관 후임으로 로버트 보크를 지명했으나 상원에서 부결됐고 이어 지명된 더글러스 긴즈버그는 대학 시절의 ‘마리화나 한 모금’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자진 사퇴했다. 이들의 대안으로 케네디가 대법관이 됐다. 공화당 대통령의 임명을 받았지만 그의 법 철학은 다소 진보적이다. 낙태 문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동성애 권리는 옹호했다. 총기 소지에는 보수적 입장이나 2008년 6월에는 관타나모 군기지에 수용된 포로들에게도 인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1989년 성조기를 불태운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국가는 국기를 불태운 사람도 가슴 아프지만 보호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지켰다. ACA는 2000년 대선에서 플로리다주의 재검표와 관련해 대법원이 결정한 ‘부시 대 고어’ 사건 이후 보수와 진보가 첨여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대법원은 통상 하루만 하는 공개 변론을 이례적으로 26일(현지시간)부터 28일까지 3일간 열었다. 대법원 결정은 이르면 6월쯤 나온다. ACA를 대법원에 세운 것은 “모든 국민은 건강보험을 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한다.”는 조항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야심작이다. 하지만 문제의 조항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헌법에 어긋난다며 26개 주와 자영업자 등이 소송을 냈다. 앞서 2010년 3월 ACA는 의회를 통과했다. 2014년부터 발효되고 이를 지키지 않은 사람에 대한 벌금은 2015년부터 전년도 소득세를 환급할 때 부과된다. 벌금은 최대 연소득의 2%다. 건강보험이 없는 3000만명을 비롯한 미국민 전부가 사실상 법 적용 대상이다. 공개 변론에서 보수파 대법관 새뮤얼 얼리토는 “정부가 국민을 위해 건강보험을 사도록 한다면 사람은 누구나 죽기에 정부가 장례보험도 의무화해야 할까.”라고 물었고 다른 대법관은 “건강보험이 비상시를 대비한 것이라면 화재나 응급구조를 위해 국민 모두에게 휴대전화를 사줘야 하느냐.”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건강보험의 역할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의무 가입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답변에 나선 베릴리 차관은 “건강보험 시장은 다른 산업과는 다르다.”며 미납자 벌금 부과는 세금 징수와 같다는 논리를 폈다. 또 건강보험의 개인 의무화와 관련, “건강보험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 건강할 때 자신이 아플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대법관들은 해당 조항이 위헌일 경우 2700쪽에 달하는 법 전체를 무효화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핵심인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가 삭제되면 ACA는 누더기 법안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ACA의 합헌 여부에 따라 미국 보험산업이 재편되고 대선 구도까지 요동칠 수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前 YTN 노조위원장 벌금형 확정

    대법원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29일 노조 게시판에 허위글을 올려 회사 간부를 비방, 명예훼손을 한 혐의로 기소된 노종면(45) 전 YTN 노조위원장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의혹 제기 수준을 넘어 단정적인 표현으로 일관하고 있고, 피해자의 사적인 영역 행위까지 거론해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2008년 10월 해임된 노 전 위원장은 2010년 3월 YTN 정기인사를 앞두고 당시 미디어사업국 국장이던 류모(53)씨가 차기 인사에서 보도국장 후보로 거론되자 노조 사이트에 “류씨가 단월드 관련 방송 제작으로 YTN을 홍보매체로 전락시켰다.”는 내용의 비방 글을 올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원심은 “실제 해당 프로그램은 공정성이 문제가 돼 폐지가 된 것이 사실이었다.”고 인정했지만, “류씨가 관련 보도로 보직 박탈됐고, 단월드와 부정한 유착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등의 내용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라며 벌금 300만원형을 선고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설] 김재호 판사 법망 피했지만 사법부에 상처

    경찰이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 김재호 서울동부지원 부장판사의 기소청탁 의혹 사건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한다. 김 부장판사가 3차 소환에도 응하지 않고 서면 진술서를 제출함에 따라 직접 조사 없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는 것이다. 김 부장판사로부터 청탁을 받은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에 대해서도 추가 소환 없이 관련 자료를 검찰에 이송한다는 방침이다. 기세당당하던 경찰의 수사 의지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기소 청탁 관련 내용이 아닌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삭제하게 도와달라는 취지였을 것으로 짐작된다.”는 김 부장판사의 서면 진술에 경찰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꼴이 됐다. 물론 경찰 입장에서 김 부장판사나 박 검사가 소환에 불응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수사를 끌고 갈 수만은 없다는 점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경찰 수뇌부가 ‘성역 없는 수사’를 천명해 놓고도 검찰에 공을 떠넘기는 모습은 아무래도 책임 있는 경찰의 자세가 아니다. 자신이 없으면 아예 못하겠다고 했어야 했다. 이 사건에 불을 지펴놓고 소환에 응하지 않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지 못하도록 한 박 검사도 검사답지 못하다. 경찰에 소환되는 게 창피하더라도 출두하는 게 옳았다. 더 황당한 건 김 부장판사의 처신이다. 서면 진술서에서 “공개된 박 검사의 진술 내용을 본 뒤 생각해 보니 전화를 한 것도 같다.”고 말했다. 법관으로서 정말 부끄러운 진술이다. 깨끗하게 인정하지는 못하지만, 전화한 사실은 맞다는 얘기다. 법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 부장판사의 행동으로 보기에는 너무 치졸하다. 김 부장판사는 교묘히 법 적용을 피하기는 했지만 대한민국 사법부의 위상에 큰 상처를 남겼다. 국민은 사법부의 양심에 실망을 금치 못할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사법부의 명예와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 점을 뼈아프게 자성해야 한다.
  • 대법 “노래방기기 반주, 저작인접권 침해 아냐”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가 “연주자의 동의 없이 반주곡을 이용해 연주자들의 저작인접권을 침해했다.”며 노래방기기 전문업체 ㈜티제이미디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연주자들의 녹음 당시에 연합회가 연주물에 대한 권리를 포괄적으로 업체 측에 양도했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음악실연자연합회는 티제이미디어가 반주곡의 특정 부분에 회사 소속 연주자들의 악기 연주나 코러스를 덧붙여 노래반주기에 수록하자 자신들의 저작인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은 티제이미디어 측 연주자들의 반주가 독립적으로 사용되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저작인접권은 연주자나 음반제작자가 갖는 권리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공직자 재산공개] 평균 재산 21억원… 72%가 10억원 이상

    [공직자 재산공개] 평균 재산 21억원… 72%가 10억원 이상

    23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법조계 재산공개 대상자 가운데 최고 자산가는 139억 217만원을 신고한 최상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문영화 특허법원 부장판사가 126억 6078만원으로 2위, 김동오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115억 2127만원으로 그 뒤를 따랐다. 이들은 법조계 전체에서도 재산 순위 1~3위로 조사됐다. ●평균재산 법원 21억·헌재29억 법원 내 50억원 이상 자산가는 지난해 6명보다 3명이 더 늘어 9명으로 집계됐다. ‘청렴법관’으로 불리는 방극성 광주고법 부장판사는 1억 9490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헌재에서는 김택수 사무처장이 88억 9883만원으로 재산이 가장 많았고, 신판식 기획조정실장은 신고한 재산총액이 1억 5019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검찰에서는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99억 6729만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법조계 전체로는 4위이다. 김경수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58억 4867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뒤를 이었다. 이건리 창원지검장은 2억 5613만원을 신고해 검찰 내 공개대상자 가운데 가장 적은 재산을 보유했다. ●대상자 148명 10억 이상 신고 양승태 대법원장은 32억 4334만원, 이강국 헌재소장은 39억 3886만원, 한상대 검찰총장은 25억 235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법원 고위공직자의 평균재산은 21억 3699만원, 헌재는 29억 7263만원, 검찰은 18억 7200만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법조계 고위 공직자들의 평균 재산은 21억 2483만원으로 집계됐다 대상자 203명 가운데 148명(71.9%)이 10억원 이상의 재산을 신고했다. 법원 소속 재산신고 대상자는 148명, 헌재는 11명, 검찰은 44명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김대성 신문윤리위 이사장 연임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기총회 및 이사회에서 김대성 제주일보 회장을 이사장으로 재선임했다고 20일 밝혔다. 새로 임명된 집행부 명단은 다음과 같다. ▲이사 고현철(전 대법관) 양상우(한겨레신문 사장) 서창훈(전북일보 회장) 이태열(대구일보 회장) 김원식(중도일보 사장) 박보균(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김수길(중앙일보 주필) 박종률(한국기자협회장) 최종식(경기일보 편집국장) ▲감사 방준식(스포츠조선 발행인) 남상현(대전일보 사장) ▲독자불만처리위원 안병준(전 한국기자협회장)
  • “자전거도로 배수로에 걸려 사고났다면 구청도 책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는 김모(52)씨는 지난 2008년 7월 신도림동 도림천 둔치에 있는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에서 안전모를 쓰지 않고 자전거를 타다 빗물이 고여 있는 맨홀 주변을 피해 도로 왼쪽 길로 핸들을 틀었다. 그러나 마침 맞은편에서 오던 자전거를 발견, 이를 피하려다 U자형 배수로에 자전거 앞바퀴가 걸려 넘어지면서 도로에 머리를 부딪혀 불완전 사지마비가 됐다. 김씨와 그의 가족은 자전거도로의 설치·관리 문제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영등포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자전거도로는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던 만큼 구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김씨에게 3억 5000만원, 김씨의 부인에게 500만원, 두 자녀에게 20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사고의 발생 경위와 발생 지점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고, 김씨가 안전운전의무 등을 위반, 반대차선의 갓길 너머까지 진로를 변경하다가 일어난 극히 이례적인 사고”라면서 “도로의 설치·관리와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20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김씨 등에게 부상당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를 증명하도록 해 사고의 경위를 확정한 뒤 사고가 구의 자전거도로 설치·관리에 하자가 있었다는 원고들 주장의 옮고 그름을 판단했어야 한다.”면서 “목격자 등의 증인신문을 통해 사고 경위를 입증하겠다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배척한 원심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새누리 장광근 의원직 상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5일 수천만원의 불법 후원금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광근 새누리당 의원에게 벌금 700만원과 추징금 5784만 9000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형이 확정됨에 따라 장 의원은 임기를 한 달여 앞두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장 의원은 2005년 1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건설업체 H사 대표 등으로부터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차명계좌를 이용해 5780여만원의 불법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영화 봤다”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영화 봤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13일 오후 대법원 대강당에서 장애인 부부의 사랑과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달팽이의 별’을 관람했다. 대법관들과 판사, 법원행정처 직원도 함께 봤다. 양 대법원장은 영화가 끝난 뒤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영화를 봤다. 과연 내가 더 많이 보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못 보는 건 저 사람들(장애인)이 보니까.”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현실 속에 못보는 건 꿈에서도 못 본다.’, ‘어둠이 짙어야 밤이 더 빛나고, 밤이 깊어야 먼동이 튼다.’라는 대사를 예로 들었다. 영화는 실제 부부인 시청각 중복장애인 조영찬씨와 척추장애인 김순호씨의 잔잔한 일상을 카메라에 그대로 담은 서정적인 작품이다. 대법원은 시사회를 마련한 배경에 대해 조씨처럼 시각 장애를 가진 최영 판사가 최근 서울북부지법에 임용되는 등 장애인에 대한 사법부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대법원장은 시사회에 앞서 인사말에서 “우리가 평소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행복이 무엇인지, 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최 판사는 시각 장애를 극복하고 몇배의 노력으로 법관에 임관돼 장애인에게 큰 격려가 됐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소통 나선 사법부… ‘불신의 벽’ 허물까

    소통 나선 사법부… ‘불신의 벽’ 허물까

    법원이 국민과의 ‘소통’ 확산에 나섰다. 영화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 등을 계기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팽배해진 탓이다. 단절됐던 벽을 허물지 않고서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각급 법원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소통해야 불신이 걷힌다.”는 취지에서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 취임하면서 강조한 ‘소통’도 계기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법원마다 ‘소통’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거나 국민들을 법원으로 초청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재판 안내서 제작… 만족도 설문 조사도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개편한 업무 분장 때 소통 보직을 신설했다. 기존에 대(對)언론 업무를 담당하던 공보관과 달리 국민을 상대로 한 행사 등을 기획·운영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소속 판사 20명으로 ‘국민소통업무 TF’를 구성한 데 이어 1월 ‘소통, 국민 속으로’라는 행사를 개최, 국민들의 쓴소리를 직접 경청했다. 대학생기자단, 시민 모의법정 등 각종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민과의 소통이 원활해지면 자연스럽게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가정법원과 서울행정법원은 법원 업무의 이해를 돕기 위한 안내서를 발간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달 법관들이 가사재판 과정에서 느낀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사랑을 꿈꾸는 법원’을 펴냈다. 시민자원봉사자, 통역자원봉사자, 소년보호 자원봉사자, 조정위원 등을 초청해 법원 개방 행사도 열었다. 서울행정법원도 난민재판과 조세소송 재판에 대한 안내서를 냈으며, 올해는 재개발·재건축과 관련된 도시정비사건 재판에 대한 안내서를 제작할 계획이다. 서울행정법원 관계자는 “행정소송을 어려워하는 국민들을 위해 소장 작성에서부터 재판 진행 방식까지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SNS 활용도 검토… 신뢰 되찾을 것” 서울서부지법이 ‘국민과 소통하는 법원 만들기 TF’를, 부산지법이 ‘시민사법위원회 TF’를 출범시켰다. 시민들의 사법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서울남부지법과 서울동부지법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대법원도 올해부터 자원봉사단체를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법원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나경원 결국… “당 위해 물러서겠다” 총선 불출마 선언

    나경원 결국… “당 위해 물러서겠다” 총선 불출마 선언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이 8일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을 위해 물러서겠다. 백의종군하겠다.”면서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유야 어떻든 (공천) 논란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것은 제가 부족하기 때문이고 제 탓”이라면서 “더 이상 이런 논란으로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론몰이… 당은 그뒤에 숨었다 나 전 의원은 남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기소 청탁’ 논란과 관련해 “저에 대한 또 다른 여론몰이가 시작되고 있고 당은 그 뒤에 숨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과 나아가 우리 정치가 이런 음해와 선동에 휘둘려 나경원을 음해와 선동의 제물로 삼는다면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비겁한 정치가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어차피 공천 주지 않았을 것 나 전 의원은 그러나 ‘불출마 선언이 의혹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런 사건이 없었어도 당이 어차피 저에게 공천을 주지 않으려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제가 먼저 제 의사로 당이 이런 문제로 고민 말라고 물러서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또 “(남편이) 기소 청탁을 한 적이 없고, 법관으로서 직분과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전국 법원장회의 “1심 강화하겠다”

    전국 법원장들이 8일 경북 문경 STX리조트에서 차한성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간담회들 갖고 사법부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1심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간담회는 9일까지 계속된다. 법원장들은 국민을 위한 합리적인 사법제도 구현 차원에서 1심을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민사재판에서는 충분한 구술심리를 통해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을 보장하고, 형사재판의 경우 심리·증거조사와 함께 합리적 양형이 이뤄지도록 양형심리를 높이기로 했다. 또 국민의 신뢰를 한층 얻기 위해 법원장이 임기를 마치고 다시 재판업무로 복귀, 정년까지 법관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평생법관제’를 정착시키는 데 힘쓰기로 했다. 양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법원’을 만들도록 국민의 재판참여 기회를 더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참여재판을 민사재판까지 넓히는 방안과 법정변론을 녹음·공개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 등도 논의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설] 김재호판사 사퇴하고 法·檢자정 계기 삼자

    김재호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지난 2006년 1월 박은정 당시 서울서부지검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부인 나경원 의원을 친일파라고 비방한 네티즌 김모씨를 기소하면 법원에서 나머지는 알아서 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점차 확인되고 있다. 또 박 검사가 자리를 이동하면서 후임 최영운 검사에게 이 같은 통화 내용을 전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재호 판사는 지난해 11월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에 제출한 서면조사서에서 “박 검사에게 전화는 걸었으나 기소 청탁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일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통화 사실에 대한 확인은 거부한 채 “기소청탁은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수사에 따르면 김 판사와 나 의원 부부가 사실을 말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최 검사가 기소청탁에 의해 김씨를 기소했는지 여부도 밝혀야 한다. 최 검사는 그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청탁을 전달받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 검사가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한 것이 아니라, 기억이 없다고 말한 것이 주목된다. 또 최 검사가 2006년 4월 13일 김씨를 기소한 뒤 한 달 만인 5월 17일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고, 10월 24일 2심 판결이 났으며, 12월 11일에는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끝났다. 법원의 처리가 이례적으로 신속했고, 형량도 유사사건의 통상적인 수준보다 높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지적이다. 따라서 법원의 판결 과정에서도 김 판사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함께 수사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법원과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실망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법·검 모두 이번 사건을 자정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김 판사가 기소청탁을 했더라도 징계시효 3년이 지나 징계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 판사의 기소청탁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면 더 이상 법관의 임무를 담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판사 스스로 진퇴를 결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나 의원도 합당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 법관 근무평정 개선 법원장들 머리 맞댄다

    전국 각급 법원장들이 서기호 전 판사의 재임용 심사 탈락 등으로 촉발된 일선 법관들의 근무평정제도 개선 건의를 놓고 수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대법원은 8~9일 경북 문경리조트에서 차한성(대법관)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특히 사법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근무평정제도 개선 문제가 어느 정도 선까지 논의될지가 최대 관건이다. 사법부 발전 계획, 1심 충실화 방안 등도 다룰 계획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해 13개 법원 단독판사들은 지난달 판사회의를 열어 법관 근무평정과 연임심사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결의문과 건의문을 채택해 소속 법원장에게 제출했다. 판사들이 결의문 등을 통해 평가에 대한 반론권과 불복 절차 보장, 객관적인 평가 자료 수집, 공정한 평가 방법 개발 등을 요구하자 대법원은 사법부 인사제도 전반을 손질하기 위해 가동 중인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의 안건으로 채택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후보 매수·허위사실 공표 ‘징역형’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5일 제40차 전체회의를 열고 금품 제공과 흑색선전 등 선거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일단 양형기준의 큰 틀을 짠 셈이다. 선거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이 마련되기는 처음이다. 양형위는 늦어도 8월까지 기준안을 확정, 4·11 총선 사범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양형위는 선거범죄 가운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후보자 매수 사건과 같은 유권자·후보자에 대한 ‘매수 및 이해유도죄’ 사범 ▲후보자나 후보자의 가족 등이 선거구 내에 있는 개인·단체 등에 기부행위를 하는 등 기부행위 금지위반 사범 ▲파급력이 커 당선 유무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허위사실 공표 사범 등에 대해 당선 무효형 이상을 선고하는 엄정한 양형기준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또 선거범죄 유형별로 당선 유·무효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세부적인 벌금형 양형기준을 갖되 상대적으로 무거운 선거범죄 유형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넘어 징역형을 권고하는 엄정한 양형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반면 사전선거운동 등 비교적 가벼운 범죄는 벌금형 중심으로 비중을 둘 계획이다. 나아가 양형기준도 후보자와 선거운동원, 유권자별로 다르게 적용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해 선거 관련 양형기준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선거 사범의 경우 재판 및 법관에 따라 형량의 편차가 크고 정치권의 이해관계와도 연관돼 있는 탓에 재판의 객관성 및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또 재판 기간이 길어 최종심이 끝나기도 전에 피고인이 임기를 마쳐 판결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적잖았다. 양형기준이 만들어지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당선 무효가 되지 않도록 선고유예나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이 선고되는 사례는 뚜렷하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정치 신인에 비해 기성 정치인에게 상대적으로 관대한 처벌이 내려지던 관행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열린세상] ‘최초’라는 수식어/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최초’라는 수식어/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지난달 말 시각장애인과 관련한 두 가지 소식을 접했다. 한국 최초로 백악관 차관보를 지낸 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과, 국내 최초의 시각장애인 판사가 임명됐다는 소식이다. 강 박사는 1944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나 13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이듬해 축구공에 눈을 맞아 시력을 잃었다. 같은 해 어머니까지 세상을 떠나 10대 시각 장애인 가장으로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갖은 고생 끝에 연세대를 졸업한 그는 1972년 국제로터리 장학생으로 뽑혀 미국 유학길에 올라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문교부는 장애를 해외유학의 결격 사유로 규정했지만 그의 유학으로 이 조항이 폐지됐고, 강 박사는 한국 장애인 최초의 정규 유학생이 됐다. 일리노이대 교수와 일리노이주 특수교육국장을 거쳐 2001년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장애인위원회 정책 차관보로 발탁됐다. 당시 한인 백년 미국 이민사에서 최고위 공직이었다고 한다. 최초의 시각장애인 판사인 최영씨는 고 3때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고 시력이 급속도로 나빠졌지만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지금은 불빛만 희미하게 인식하는 수준인 시각장애인 1급이다. 다섯 차례 도전 끝에 2008년 제5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동료 1030명 중 상위 40위권의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 지난달 27일 법관 임명장을 받았다. 연수원에서도 모든 교재를 컴퓨터 파일로 전환해 스크린 리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귀로 듣는 방법으로 학업을 수행했으며 시험 시에도 답안지나 메모 등을 타인의 조력 없이 본인이 컴퓨터 자판을 암기해 문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사법연수원은 최 판사가 사시에 합격하자 1억여원을 들여 주요 출입구,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에 음성안내 인식기 40개를 설치하고 시각장애인용 학습보조기구도 마련했다. 최 판사가 임용된 지방법원에서도 길 안내용 점자유도 블록, 글을 소리로 바꿔주는 음성변환 프로그램 등을 설치하느라 분주하다고 한다. 참으로 반갑고도 씁쓸한 소식이다. 수많은 장애인들이 출입했을 법원에 ‘최초’의 시각장애인 판사가 임용되자 이러한 편의시설들이 이제야 설치된다고 한다. 작년 말 전체 법원의 장애인 고용률은 2.21%였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고용률 3%에 못 미쳐 장애인 고용 저조 기관으로 분류돼 언론에 공표된 바 있다. 장애인 교사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곤욕을 치르는 각 시·도 교육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최근 영화 ‘도가니’, 그리고 석궁 교수 판결 얘기를 다룬 ‘부러진 화살’ 파문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사법부가 ‘최초’의 시각장애인 판사로 다시 명예를 회복할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시각장애인, 아니 더 나아가 장애인의 성취에는 항상 ‘최초의’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강영우 박사의 행적에는 무엇을 하든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한국 최초의 장애인 대학 입학, 한국 최초의 장애인 석사, 한국 최초의 장애인 박사, 최초의 장애인 정규 유학생, 한국 최초의 백악관 차관보…. 물론 강 박사의 능력과 노력이 누구보다도 뛰어났으므로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살았던 1970~80년대에 장애인의 성취와 입신에 얼마나 많은 장벽이 놓여 있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장애인 최초 뉴스 앵커, 청각장애인 최초 박사학위 취득, 장애인 최초 e스포츠 심판, 장애인 최초 1급 공무원 승진, 최초의 장애인 영어교사 임용…. 1970~80년대에 있었던 뉴스가 아니다. 바로 작년에 배출된 최초의 장애인 기록들이다. 우리 사회는 ‘최초 신드롬’에 열광한다. 장애인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정부기관의 인사 시즌이면 최초의 여성 팀장, 국장, 기관장 등의 기사가 언론을 장식한다. 우리 사회의 관행과 인식이 얼마나 후진적이었는가를 잘 보여 준다. ‘최초의’라는 장애인의 역사가 더욱 발전하는 것은 참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더 이상 이러한 일들이 사회를 놀라게 하는 뉴스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범한 그 누군가와 마찬가지로 ‘장애’보다는 그의 능력으로 인정받고 평가되는 보다 성숙한 사회를 꿈꾸어 본다.
  • 나꼼수 의혹 제기, 사법불신 확산되나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제기한 나경원(49) 전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 김재호(49·사법연수원 21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을 계기로 법원과 검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영화 ‘도가니’, ‘부러진 화살’ 등을 통해 촉발된 국민들의 사법 불신을 전방위로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나꼼수 방송 이후 김 부장판사의 기소 청탁 내용을 최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서 진술했다는 박은정(40·29기)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나 김 부장판사 모두 침묵하고 있다. 법원과 검찰도 당사자인 김 부장판사와 박 검사를 조사해 사실관계만 밝히면 될 사안을 서로 미루면서 의혹을 키우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박 검사의 관련 내용 진술 여부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기소 청탁 의혹에 대해) 김 부장판사가 한 차례 부인한 상태에서, 방송에서 제기된 내용으로 법원이 사실관계를 알아보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다만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법원도 액션을 내놓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판검사가 개인적인 이해에 따라 수사에 개입하고 기소를 청탁하는 행위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사법질서를 동시에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렇지 않아도 법관들의 판결이 국민적 불신에 직면해 있고 ‘스폰스 검사’ 등으로 검찰이 얼굴을 들기 어려운 상황에서 판검사 간의 ‘짬짜미’로 비쳐질 수 있는 기소 청탁 의혹까지 제기돼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법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홍지욱)가 수사 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박 검사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직 판사가 수사 중인 검사에게 기소를 청탁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검사의 기소독점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인데, 사실 확인도 없이 징계를 전제로 박 검사만 먼저 조사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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