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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클러크(재판연구원)란

    로클러크(law clerk)는 지난 4월 ‘재판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선보였다. 로스쿨 1기생이 배출되는 시점에 맞춰 도입된 제도다. 1875년 미국 연방대법원 호러스 그레이 대법관이 처음 실시해 미국·호주·캐나다·영국·유럽 등지에서는 활성화돼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신임 로클러크 임용식에서 “로클러크 제도는 재판의 질과 품격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로클러크는 법관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로클러크가 로스쿨 졸업생 중 우수한 사람만 될 수 있다는 평판을 얻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로클러크 중 다수가 법관이 된다. 미국에서는 사건 쟁점 검토, 법리·문헌 조사, 판결문 초안 작성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국내 로클러크는 아직 판결문을 작성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심급 법관마다 1~4명의 로클러크를 둘 수 있다. 연방항소법원의 로클러크 경쟁률은 보통 600대1에 이를 정도다. 국내에서는 대법원장이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을 최장 2년간 임용할 수 있도록 한 전문계약직 공무원으로, 2년 근무 뒤 1년 이상 별도의 법조 경력을 쌓으면 법관 지원 자격을 갖는다. 현재 임용된 로클러크는 서울고등법원 권역에서 60명, 나머지 고법 권역에서 10명씩 모두 100명이다. 언론인·공인회계사·동시통역사·교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로스쿨 출신들이다. 평균 31.2세이며 25~30세가 46명으로 가장 많다. 여성이 55%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다양성 역행”

    대법관 제청에 대한 각계 반응은 갈렸다. 법원은 ‘무난한 인사’라고 자평했지만, 변호사단체는 ‘사법 민주화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야권과 시민단체도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현직 판사 출신 인사 3명 모두 이견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분들”이라면서 “향판까지 두루 기용하는 등 사법부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오욱환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변호사나 학계 인사가 없는 등 이번 인사는 대법원의 다양화에 역행하는 처사”라면서 “애초 13명 추천할 때부터 판사 위주였던 점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주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도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대법원을 구성해야 하는데 현직 법관들 일색으로 제청한 것은 잘못됐다.”면서 “법원에서 오랫동안 판사 생활한 사람들은 가치관의 다양화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19대 국회 원구성이 되면 청문회를 통해 4명 후보자들의 자질을 꼼꼼히 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영우 대변인은 “앞으로 후보자들에 대한 합당한 절차를 밟아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참여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후보 발표 직전, 기자회견을 갖고 “대법관 후보 추천을 반대한다.”면서 “과거 기준으로 퇴보한 것은 비민주적 후보추천 절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민영·허백윤기자 min@seoul.co.kr
  • 19대 첫 출발은 ‘국회법 위반’이었다

    19대 첫 출발은 ‘국회법 위반’이었다

    19대 국회가 첫출발부터 파행을 빚으며 ‘그들만의 국회법’을 무력화시켰다. 여야 모두 국회 개원 협상 자체를 대선 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포석으로 활용하고 있어 대치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임기 개시 42일 만에야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89일 만에 원구성 협상이 타결된 18대 국회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초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합의한 5일 국회 본회의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양당의 이견으로 무산됐다. 국회법에는 임기 개시 후 7일 이내 본회의를 개최해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이후 3일 이내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5일에는 본회의를 개최하고, 오는 8일까지 원 구성을 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이날 단독으로 본회의장에 입장했다가 1시간 만에 자리를 떴고,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등원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고수했다.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국회의장단 선출도 불발됐다. 여야 모두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편에 전가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개원을 볼모로 하는 행태는 구태가 아니냐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정신과 의사 출신인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을 보면 엄마에게 떼를 쓰기 위해 집에만 오면 말을 하지 않는 ‘선택적 함구증’에 걸린 아이 같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해 논란을 빚었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핵심 상임위 중 최소한 하나는 받아야 (등원이) 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박 원내대표의 말대로 여야가 대치하는 사안은 핵심 상임위의 배분 문제이다. 양당은 총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새누리당 10개, 민주당 8개로 가닥을 잡았지만 핵심 상임위 배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맡았던 법사위원장을 가져온다면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나 국방위원장을 양보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양보는 ‘절대 불가’하며 여당이 맡았던 정무위, 국토해양위, 문방위 3곳 중 하나를 야당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도 강경하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17·18대 때 야당이 법사위를 정략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식물국회 방지 차원에서 주장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정치 굿판을 벌이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문방위 등은 절대 넘길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의 협상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상임위 확대와 여야 9개씩 동수 배분안도 양보한 만큼 더 이상 양보하는 건 민주당에 죽으라는 말밖에 안 된다.”며 “새누리당이 법사위를 가져가고 싶다면 국회의장직을 넘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양당은 민간인 불법사찰 및 언론사 파업 대책과 관련해서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민간인 불법사찰의 국정조사와 언론 파업 청문회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불법사찰 특검을, 언론 파업에 대해서는 ‘국정조사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다만 민주당이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에 동참할 경우 불법사찰 국정조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카드를 내밀고 있다. 개원 국회가 장기적으로 무산되면 당장 다음 달 10일 임기가 끝나는 대법관 4명의 후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파행으로 흐를 수 있다. 자칫 국회의 파행이 대법관 공백에 따른 사법부 마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동환·최지숙기자 ipsofacto@seoul.co.kr
  • 여성·재야·학계 ‘소외’… 대법관 14명중 12명이 서울법대

    여성·재야·학계 ‘소외’… 대법관 14명중 12명이 서울법대

    양승태 대법원장이 5일 제청한 4명의 대법관 후보자가 최종 임명되면 양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모두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로 채워진다. 유일한 여성인 박보영 대법관을 제외하면 모두 50대 이상 남성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 때 있었던 40대 여성, 재야법조인, 비(非)법원장 출신 등의 ‘파격 제청’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대 법대 출신이 12명으로 사실상 특정대학 출신이 대법원을 장악하게 된다. 노무현 정부때 야당인 한나라당은 대법관 제청 때마다 사법부의 ‘좌편향’을 격렬히 비판했다. 이번엔 야당인 통합민주당이 대법원의 보수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양날개로 우리 사회의 균형적 잣대를 유지해야 할 대법원 구성이 정권에 따라 좌클릭, 우향우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제청된 4명 모두 법원과 검찰의 고위직을 거쳐 조직 내부적으로는 무리 없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학계나 재야법조인, 여성법조인이 포함되지 않는 등 내적 다양성을 갖추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도 “가치관과 여성 배려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재추천을 촉구했지만 대법원장이 남성, 고위 법관 중심으로 4명의 제청을 강행한 것을 청문회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벼르고 있다. 물론 광주(고영한), 경북(김병화), 충남(김창석), 부산(김신) 등 출신지역별로 안배가 됐고, 향판 출신과 비서울대(고려대) 출신도 각각 1명씩 포함돼 있는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일부 후보자들은 다소 전향적인 판결을 이끌기도 했다. 연구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학구적 태도를 갖춘 인사도 포함돼 있다. 고영한 후보는 재판 능력과 사법행정 능력을 함께 갖춘 법관으로 평가된다. 전향적인 판결에도 관여했다. 1991년 서울고법 근무 당시 야당인 신민당 유성환 의원이 이른바 국시(國是) 발언으로 기소된 ‘국회의원 면책특권 사건’에서 고 차장은 면책특권을 폭넓게 해석해 무죄를 선고했다. 한국 근현대사 100대 판결로 꼽힌다. 김신 후보는 부산지법과 울산지법, 부산고법 등을 거쳐 올해 울산지법원장에 오르는 등 법관 생활 30년을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 근무한 전형적인 향판이다. 임용 당시부터 자신을 제약했던 소아마비 장애도 이겨냈다.법관 재임중 국민연금의 장애 범위를 확대해석하고,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인정하는 등 소수자 보호를 위한 판결을 이끈 점도 눈에 띈다. 김창석 후보는 수원지법 부장판사 시절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이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경영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함으로써 기업의 경영판단과 관련한 책임의 한계를 최초로 제시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 사건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사건 등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을 맡아 주목 받기도 했다. 유지담 대법관 이후 첫 고려대 출신 대법관 후보로 제청됐다. 안대희 대법관의 후임 몫으로 제청된 김병화 후보는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당시 내무부 사무관으로 근무하다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의 길을 걸었다. 서울대에서 행정법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학구파이기도 하다. 인천지검에서는 ‘중국연구회’라는 연구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개별적으로는 모두 나름대로의 제청 배경과 장점 등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 네 명의 후보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른바 ‘사법부 다양화’의 가치가 훼손됐다는 논란과 더불어 불투명한 국회 일정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향판출신 장애인 대법관 올랐다

    향판출신 장애인 대법관 올랐다

    법관 임용마저 가로막았던 장애를 딛고 사회적 약자 보호에 힘써 온 김신(55) 울산지법원장이 29년 만에 대법관 후보에 올랐다. 또 줄곧 지방에만 근무한 대표적인 ‘향판’(鄕判)이다. 김 후보는 “평판사도 안 될 뻔했던 사람이 대법관에 제청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에 보조기를 해야 걸을 수 있었다. 학창시절 차별과 냉대는 차가웠다. 수모를 이기는 길은 ‘성공’하는 것뿐이라고 여겼다. 꿈을 갖고 도전했다. 1976년 서울대 법학과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리고 2년 뒤 사법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 판사로 지원했다. 그러나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법관 임용을 막았다. 법관도 현장 검증 등의 활동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임용이 거부된 것이다. 장애인 및 인권단체를 비롯, 비판 여론이 들끓자 5개월 늦게 법관의 길을 터 줬다. 1983년 2월 부산지법 판사에 임명됐다. 이후 부산과 울산 지역을 단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 민사·형사·행정·파산 등 다양한 재판 업무를 두루 담당했다. 김 후보는 ‘장애우가 있는 곳에 그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산·울산 지역의 장애인 관련 행사에 빠지지 않았다. 봉사단체의 회장을 맡는 등 장애인 및 소수자 인권보호 활동에 앞장섰다. 김 후보는 부산고법 행정1부 재판장 때 1789명이 국토해양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하천공사시행계획 취소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보 설치와 준설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하자가 있어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4대강 사업의 핵심 사업인 보 설치와 준설이 위법이라는 최초의 판결이었다. 김 후보는 “오른쪽 다리는 마비돼 지금도 보조기를 착용해야 걸을 수 있을 정도”라면서 “선두주자가 아니라 항상 남을 뒤따르던 사람이, 꼴찌만 거듭한 사람이 대법관에 제청됐다.”면서 “우리 사회와 사법부가 많이 성숙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책임감으로 마음은 무겁다. 장애인과 약자·소수자들을 위한 재판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고 선택한 것 같다.”면서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시기인 만큼 해야 할 역할이 많다.”고도 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고영한·김창석·김신·김병화 대법관 임명제청…사법부 ‘진보’가 없다

    고영한·김창석·김신·김병화 대법관 임명제청…사법부 ‘진보’가 없다

    야당 및 시민단체들의 재추천 요구에도 불구, 양승태 대법원장은 5일 추천된 후보 13명 가운데 4명을 신임 대법관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후보는 고영한(57) 법원행정처 차장, 김창석(56) 법원도서관장, 김신(55) 울산지법원장, 김병화(57) 인천지검장이다. 여성과 재야 법조계는 한 명도 없다. 이 대통령은 곧 4명에 대한 동의를 국회에 요청할 예정이다. 후보들은 국회 인사청문위원회를 통과하면 다음 달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일환·김능환·안대희·전수안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된다. 후보 4명 가운데 법관은 3명, 검사는 1명으로 사법연수원 11~15기 출신이다. 후임 대법관 4명이 정식 임명되면 여성 대법관은 기존 2명에서 한 명으로 줄어든다. 서울대 출신이 아닌 대법관은 전체 14명 가운데 2명에 불과하다. 전수안 대법관을 끝으로 진보성향의 이른바 ‘독수리 5형제’도 모두 퇴진한다. 그나마 지역법관(향판·鄕判) 출신이 8년 만에 처음으로 선임됐고, 장애를 가진 고위법관이 선발됐다는 점은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통합민주당과 재야법조계가 후보 추천단계에서부터 인적 구성의 다양성 부족, 보수·진보 불균형, 여성 후보가 없다는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는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법부는 임명제청과 관련, “재판 실무와 법조 경륜,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철저한 심사와 평가를 거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고영한 후보는 양 대법원장의 핵심 참모로 법원 안팎의 신망이 높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광주 출신으로 지역적 안배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석 후보는 비서울대 출신이라는 점과 대법관 기수가 낮아지는 장점과 함께 이 대통령의 대학 동문이라는 약점도 갖고 있다.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만 근무한 향판 출신인 김신 후보는 2004년 8월 조무제 전 대법관 퇴임 이후 8년 동안 끊긴 향판 출신 대법관의 맥을 이을 전망이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김신 후보의 제청은 소수자 인권을 강조하는 양 대법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검찰 몫으로 제청된 김병화 후보는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앞서 후보로 추천됐던 안창호 서울고검장은 대법관 가운데 고교(대전고) 동문이 2명이나 있고, 김홍일 부산고검장은 ‘BBK 수사’ 논란으로 야권의 반발이 예상돼 제청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진수 서울대 교수 역시 제청대상으로 뽑히지 못했다. 안석·이민영기자 ccto@seoul.co.kr
  • [사설] 대법관 구성 사회변화 적극 반영해야 한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다음 달 10일 임기가 끝나는 박일환,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13명을 대법원장에게 지난 1일 추천했다. 현직 판사 9명, 검사 3명, 판사 출신의 교수 1명이 추천됐다. 여성 출신도 없고, 변호사 출신도 없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번 주 13명의 후보자 중 4명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대법원은 어느 곳보다 구성원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대명제 앞에서 보면 후보 추천은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대법관후보추천위는 할말이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보다 다양성을 갖춘 대법관을 기대했지만 대법관후보추천위는 기대를 저버렸다. 민주통합당의 일부 의원들이 어제 “13명의 후보는 국민의 뜻에 맞지 않는 만큼 대법관 후보의 재추천을 엄중히 요청한다.”고 밝힌 것에 공감이 가는 이유다. 대법원장을 포함한 현 14명의 대법관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하지만 전수안 대법관이 물러나면 박보영 대법관 한명만 남게 된다. 개선은커녕 개악이 되는 꼴이다. 또 판사 출신의 사실상 독점구도도 변한 게 없다. 현재의 대법관 중 한명만 빼면 13명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지만, 이 구도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할 게 없다. 대법관후보추천위에서 추천한 13명 중 8명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대법원장은 추천된 후보 가운데 사회변화를 반영해 보다 다양한 출신과 배경을 가진 후보들을 대법관에 임명 제청해야 한다. 학력과 경험, 성향이 비슷한 대법관들로만 대법원이 구성된다면 다양한 목소리, 소수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을 것이다. 대법원을 더 이상 ‘서울대 법대 동창회’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9명의 출신 로스쿨은 하버드·예일·컬럼비아대가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일본 최고재판소의 15명의 재판관 중 8명이 비도쿄대 출신이다. 보수정권이라고 해서 보수성향의 인사로만 대법관에 임명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대법관 후보에 오를 정도라면 실력이나 평판에 대한 검증은 일단 통과한 것이다. 특정대학이나 특정지역, 특정성향의 대법관 비중이 정도 이상으로 높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기수파괴 없는 서열위주… 대부분 중도·보수 ‘다양성 실종’

    기수파괴 없는 서열위주… 대부분 중도·보수 ‘다양성 실종’

    “서열 위주의 관행 인사다.” “사법부 보수화가 우려된다.” 2005년 당시 최종영 대법원장이 현 대법원장인 양승태 특허법원장을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하자 시민사회와 법조계 일각에서 비판론이 제기됐다. 그후 7년, 양 대법원장이 똑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 다음달 10일 퇴임하는 대법관 4명의 후임 후보 13명이 추천되자 법조계가 양 대법원장의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법관 후보는 고위 법관 9명, 검찰 간부 3명, 판사 출신 교수 1명으로 모두 남성이 추천됐다. 지난해 9월 취임 자리에서 양 대법원장은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외형적 다양성은 중요하고 특정 학교, 특정 지역 일색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대법원의 업무를 고려하면 고도의 법률적 소양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대법관 후보 인선은 이처럼 안정 속에 다양성을 찾는다는 양 대법원장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법부 보수화’ 예고 이번에 추천된 대법관 후보에서 여성과 재야 출신은 모두 빠졌다. 일각에서는 추천할 만한 인물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후보로 꼽혔던 여성 법관들은 “재산이 많다.” “남편이 국회의원이다.” 등의 약점이 대두됐고, 사법연수원 19기인 김소영(47) 대전고법 부장판사까지 하마평에 올랐지만, 현 사법부는 기수를 파괴할 만큼의 용기를 내지 못했다. 변호사 출신은 재산과 수임 사건 등이 공개돼 대법관 인선 때마다 당사자들이 손사래 치며 고사하던 모습이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13명의 대법관 후보들은 대부분 중도·보수적이고 ‘서울대 법대·50대 남성’이라는 대법관의 정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부 후보들은 비(非)영남과 비(非)서울대 법대, 지역판사(향판) 자격으로 추천됐지만 다양성을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후보 중 가장 앞선 인물은 호남 출신의 고영한(57·연수원 11기) 법원행정처 차장이다. ‘법관 엘리트 코스’로 불리는 행정처 출신으로 재판능력과 사법행정 능력을 두루 인정받아 후임 대법관 1순위로 법원 안팎에 이견이 없다. 진보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로는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인 유남석(55·연수원 13기) 서울북부지법원장이 꼽힌다. 전남 목포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기수도 낮아 연공서열도 다소나마 무너지는 결과가 된다. 지방에서만 근무한 ‘향판’ 출신인 김창종(55·연수원 12기) 대구지법원장과 김신(55·연수원 12기) 울산지법원장의 제청 여부도 관심이다. 이들 향판 출신 후보들은 정통 법관으로서 안정성과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조건을 고루 충족한다. 또 김 대구지법원장은 비서울대(경북대) 출신이고, 김 울산지법원장은 장애(소아마비)를 지녀 다양성 확보의 한 축이 될 수도 있다. 2004년 부산 출신 향판 조무제 전 대법관 퇴임 이후 향판 출신 대법관은 선임되지 않고 있다. ●검찰 몫 1명 배정 관행 비판론 제기 전망 검찰 후보는 추천된 3명보다 빠진 1명이 더 화제다. 길태기(54·연수원 15기) 법무부 차관이다. 후보 추천은 당사자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길 차관 본인이 고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법조계에서는 보고 있다. 검찰 후보군 중에는 신영철·이인복 대법관과 같은 대전고 출신인 안창호(55·연수원 14기) 서울고검장이 가장 앞선다. 출신 고등학교만 아니면 가장 유력했던 인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 수뇌부들이 줄줄이 대법관 직을 사양한 셈이어서 1명의 대법관을 검찰 몫으로 배정하는 관행에 대한 비판론이 다시 한번 제기될 전망이다. 앞서 김진태(59·연수원 14기) 대전고검장과 채동욱(53·연수원 14기) 대검찰청 차장은 천거 단계에서부터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 검찰들이 6년 임기의 대법관보다 임기는 짧아도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을 더 선망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검찰의 한 간부는 “안대희 대법관이 6년 사이에 정말 많이 늙었다는 말이 이구동성으로 나온다.”면서 “대법관이 영광스러운 자리이기는 하지만, 다른 12명의 대법관 사이에서 기록만 보며 공직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검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후보들 보수일색·여성 배제 재추천 안하면 부결시킬 것”

    민주통합당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대법관 후보자 선정에 대해 제동을 걸며 재추천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법관 선임 문제가 대선을 6개월여 앞둔 19대 국회의 첫 여야 간 쟁점현안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 22명은 3일 성명을 내고 “대법관 3분의1을 교체하면서 보수 일색의 사법부를 만들려 하고 있다. 대법관 후보의 재추천을 엄중히 요청한다.”면서 재추천을 하지 않고 국회 청문회가 이뤄지면 부결 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BBK 수사책임자도 포함” 비판 이들은 성명을 통해 “법무부 장관 등이 모여 단 두 시간 만에 13인의 후보자를 가려냈다고 한다. 그 결과를 보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기수별, 지역별, 학교별 안배만 했을 뿐 성별, 가치관별 안배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대법관 인적구성의 다양화, 보수와 진보의 균형은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면서 “여성 후보자도 없다. ‘여성 대법관 2인 체제’가 이명박 정부 들어 붕괴 위기다. 여성후보자 부재는 의지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지난 대선 때 BBK 수사 책임자였던 김홍일 부산고검장을 겨냥한 듯 “이명박 대통령에게 BBK 면죄부를 줬던 수사책임자가 검찰 내부 영전을 거쳐 대법관 제청 후보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추천단계 청와대 입김 작용 의혹” 성명은 “대통령의 측근이 검찰총장이 되고 법무부 장관이 되더니 이제는 대법관까지 되려 하는 모양새다. 특히 BBK 문제는 국정조사 등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사 책임자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추천단계에서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나아가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체제가 다음 정부의 임기를 넘어 6년을 간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명에 참여한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율사 출신 정성호 의원은 “만약 13명의 후보를 재추천하지 않는다면 혹독한 국회 청문회가 있을 것이고, 야당은 표결에서 반드시 부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향판’·장애인 등 13명 대법관 후보 추천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7월 10일 임기가 끝나는 박일환·김능환·안대희·전수안 대법관의 후임으로 고영한(57·사법연수원 11기) 법원행정처 차장 등 13명의 후보를 1일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이른바 ‘파격 인사’는 추천되지 않아 신임 대법관 4명이 취임하게 되면 박보영 현 대법관을 제외한 대법관 모두가 50대 이상 남성으로 채워지게 될 전망이다. 지역법관과 장애인, 대학교수 등이 포함된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박일환 대법관 등 4명 새달 10일 퇴임 추천위원회는 이날 판사 출신으로 고 차장을 비롯해 조병현(57·연수원 11기) 서울행정법원장, 서기석(59·연수원 11기) 수원지법원장, 강영호(54·연수원 12기) 서울서부지법원장, 김창석(56·연수원 13기) 법원도서관장, 유남석(55·연수원 13기) 서울북부지법원장, 최성준(54·연수원 13기) 춘천지법원장 등을 추천했다. 지방에서만 근무한 ‘향판’ 출신으로는 김창종(55·연수원 12기) 대구지법원장과 김신(55·연수원 12기) 울산지법원장이 각각 추천됐다. 김 울산지법원장은 과거 소아마비 장애로 법관 임용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향판 출신은 2004년 이후 8년 동안 임명되지 않고 있다. 또 평생법관제 취지에 따라 지난 2월 재판 업무에 복귀한 법원장들은 이번 추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안대희 대법관 후임 성격으로 지명된 검찰 몫의 후보자는 공안통과 수사통을 각각 대표하는 안창호(54·연수원 14기) 서울고검장과 김홍일(56·연수원 15기) 부산고검장이 추천됐고, 김병화(57·연수원 15기) 인천지검장도 이름을 올렸다. 학계 인사로는 부장판사를 지낸 윤진수(57·연수원 9기) 서울대 교수가 추천됐다. ●검찰 간부 3명 검찰 몫으로 추천 이번 후보자 추천에는 여성이나 순수 재야인사가 포함되지 않아 ‘대법관 구성 다양화’의 흐름에 역행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후보자 대부분이 사실상 현직 고위 법관과 검찰 고위직으로 사법연수원 기수를 그대로 따랐다. 윤 교수도 법원 출신으로 순수한 의미의 비법조계 인사라고 할 수 없다. 후보자 13명 가운데 법조 엘리트를 대표하는 서울대 법대 출신은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장명수 위원장은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전문적 법률지식과 인품, 소통과 봉사의 자세 등을 겸비한 후보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추천 후보자 가운데 4명을 확정해 며칠 내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하고, 국회 임명동의를 거쳐 대법관에 취임하게 된다. 앞서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후보 제청은 3일 만에 이뤄졌지만, 국회 여야 대치로 임명 동의가 지연된 바 있다. 현재 국회 원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최종 임명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대법 “명백한 위험 있어야 국보법 위반”

    비전향 장기수 묘역에 추모 글을 쓴 통일단체 대표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그 정도 사안으로는 국가의 존립과 안전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 죄로 의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비전향 장기수 묘역을 조성하면서 표지석에 ‘불굴의 통일애국투사’라고 적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모(65)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반국가단체인 북한에 동조한 행위를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려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앞서 원심 재판부는 “비전향 장기수를 돕는 일이 피고인들의 잘못된 신념일지라도 인간의 존엄성인 사상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장기간 수형생활을 감내하면서 신념을 지킨 망인들의 생전 뜻을 존중해 표지석에 칭호를 새긴 것은 망인들을 추모하려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권씨 등은 2005년 비전향 장기수인 고 금재성씨 등 6명의 묘역을 단장하자는 경기 파주시 한 사찰의 제안을 받고 묘역을 조성하면서 ‘불굴의 통일애국투사’라고 적힌 표지석을 세우고 제막식을 거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고인을 추모하는 행위로 자연스럽게 용인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인들의 이념이나 주장, 선전 내용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표지석의 내용이 묘역을 찾는 일반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아내 불륜으로 낳은 자식 친생자 신고땐 입양 효력

    아내가 불륜으로 낳은 아이를 남편이 입양 의사를 가지고 친생자로 출생신고했다면 양친자 관계가 성립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이모(81)씨가 사망한 아들 이씨와 호적상 손자(10) 사이에 친생자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낸 확인 소송에서 둘 사이의 친자 관계를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이씨의 아들은 종손으로 아내 조모씨와 2002년 1월 협의이혼했지만 조씨가 불륜으로 낳은 이군을 2002년 9월 친생자로 출생신고했다. 이씨는 이군의 돌찬치를 열어 주고 조씨에게 매달 150만원 이상 지원하며 이군의 유치원비를 부담했다. 또 유치원 행사에도 참여하고 회사 직원과 거래처 사람들에게 이군을 ‘어렵게 얻은 아들’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씨가 2008년 사망했고 이후 이씨의 아버지는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당사자가 양친자 관계를 창설할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고 거기에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모두 갖춰졌다면 그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대법 “直腸 유암종도 보험상 암” 첫 판결

    직장(直腸)의 신경내분비 세포에서 발생하는 내분비종양인 ‘직장 유암종’은 암보험 계약상의 암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문모(40)씨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보험사는 2092만원을 지급하라.”며 문씨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관련 진료기록 감정 결과에서는 크기가 작더라도 직장의 모든 유암종은 잠재적으로 악성의 경과를 보일 여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정을 보면, 피고의 질병이 보험계약상의 암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유암종은 위장관과 담도계, 췌장, 난소, 기관지 및 폐 등의 신경 내분비 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위장관계, 특히 직장에서 가장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MC몽, 무죄 확정되자 재빨리 문자 보내…

    MC몽, 무죄 확정되자 재빨리 문자 보내…

    대법원 3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24일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가수 겸 방송인 MC몽(본명 신동현·33)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MC몽은 2006년 12월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멀쩡한 어금니를 뽑아 병역을 면제(병역법 위반)받고, 공무원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해 입영을 연기(위계 공무집행방해)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생니를 뽑은 행위가 병역 기피가 아닌 치료 목적이었다는 원심 판결을 인정했다. 이날 형사 상고심은 서면심리로 진행됐으며, MC몽은 출석하지 않았다. 무죄가 확정되자 MC몽은 곧바로 “수고 했어”라는 짧은 한마디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소속사 식구들에게 보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횡령’ 강금원 집유 3년 확정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24일 수백억원대의 회사돈을 멋대로 빼돌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금원(60) 창신섬유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지난 2005년 1월~2008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창신섬유와 충북 충주의 시그너스 컨트리클럽에서 법인자금 219억원을 단기대여금 명목 등으로 빼내 쓰는 등 모두 305억원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로 2009년 4월 구속기소됐다. 현재 건강상 이유로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日기업,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해야”

    “日기업,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해야”

    일제 강점기에 강제징용된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들이 징용 피해를 당한 지 68년 만에,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지 12년 만에 일본 기업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와 승소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24일 이병목(89)씨 등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5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신천수(89)씨 등 4명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및 임금지급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각각 부산고법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피해자들이 국내외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일본 기업의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파기환송심에서 손해배상액이 확정될 경우 일본 기업을 상대로 강제집행 절차를 통해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 및 해당 일본 기업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씨 등은 지난 1944년 일제에 의해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에 끌려가 강제 노동을 했지만 이듬해 연합군의 공습과 원자폭탄 투하로 임금도 받지 못한 채 크게 다친 뒤 귀국했다. 이후 일본 법원에 강제 노동에 대한 손해배상 및 임금청구소송을 냈지만 손해배상 청구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 등으로 패소했다. 또 국내 법원에도 같은 소송을 냈지만 일본 법원 판결과 모순된 판단을 할 수 없고,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난 점, 해산된 구(舊)일본제철과 신일본제철 사이에는 법인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1심과 2심에서 모두 지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그동안 소송에서 패소 근거로 작용했던 판단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뒤엎었다. 재판부는 “일본 재판부는 한반도와 한국인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합법적이라는 규범적 인식을 전제로 일제의 국가총동원령과 국민징용령을 한반도와 원고에게 적용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일본 판결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으로 보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밝혔다.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인해 개인들의 청구권도 소멸됐다는 판례도 뒤집었다. 재판부는 “일제의 반도덕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 청구권이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 회사는 구미쓰비시중공업과 구일본제철과 각각 법적으로 동일한 회사로 평가되므로 원고들의 청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석·홍인기기자 ccto@seol.co.kr
  • ‘지적장애 10대 성폭행’ 무죄

    정신지체 10대 소녀를 성추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30대 남성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지적장애인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원심과 상고심 재판부가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정신지체 3급 장애를 가진 A(17)양을 성폭행하려 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태권도체육관 관장 김모(37)씨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김씨는 2008년 8월 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다른 원생들을 귀가시킨 뒤 A양을 성폭행하고 2010년 5월에는 면담을 한다며 사무실로 불러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성폭행 미수에 그친 2010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이수와 5년간 신상 정보 공개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지능이 낮아 기억이 온전할 수 없을 경우 진술이 세부적으로 다르더라도 신빙성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면서 “세부적인 표현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A양의 진술이 비교적 일관된다.”고 유죄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상고심은 A양의 진술이 허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양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사실이 있고 김씨가 성폭행하려 했다는 사무실은 공간이 좁아 A양의 진술 내용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양은 과거 거짓말을 한 이유로 태권도장에서 쫓겨난 적이 있어 그가 나쁜 감정을 품고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건은 지적장애인에 대한 성폭행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의 흥행과 함께 2심의 유죄 판결로 사회적 관심을 끌었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설] 절제와 균형 강조한 판사 SNS 사용기준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판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법관이 사회·정치적 쟁점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때에는 균형적인 사고와 자기 절제로 품위를 잃지 않도록 하고, 논란의 중심에 서거나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공직자윤리위의 권고사항이다. 지난해 일부 판사들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글을 올려 사회적 혼란을 부른 것을 감안하면 절제와 균형을 강조한 이번 권고안은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의 SNS 사용기준과 관련, 사적 생활공간에서까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 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 판사라고 해서 표현의 자유가 억업돼서는 안 될 것이다. 더구나 판사가 세상과 소통하겠다는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하지만 법관은 다른 직종과 달리 고도의 도덕성과 중립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 막말이 난무하는 시대가 됐다 해도 법복을 입은 판사가 시정잡배와 같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지난해 일부 판사의 ‘가카새끼 짬뽕’이니 ‘가카의 빅엿’과 같은 막말과 조롱에 대해 사회적 논란과 우려가 컸던 것도 이 때문이다. 판사는 원칙적으로 어떠한 편향도 가져선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판사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공개적으로 밝히게 되면 사법체계의 근간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법적 판결이 아닌 판사의 개인적 성향에 영향을 받은 편파적 판결로 오해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법관의 품위유지 의무는 직무 외 사적인 부분에서도 요구된다.”는 대법원 윤리위의 입장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법관들도 SNS를 사용할 때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분별력 있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또 이번 SNS 사용기준 제시를 통제지침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사법 신뢰를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법관, SNS 사용 신중해야” 사회적 쟁점 의견표현 제한

    “법관, SNS 사용 신중해야” 사회적 쟁점 의견표현 제한

    앞으로 법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할 경우, 사회적·정치적 쟁점이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의견 표명을 자제해야 한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 17일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권고 의견 제7호 ‘법관의 SNS 사용 유의점’을 심의·의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권고 의견에 따르면 법관은 SNS상에서 사회적·정치적 쟁점에 대해 의견 표명을 하는 경우, 자기절제와 균형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 SNS의 파급력을 감안하면 법관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놓이게 되거나 향후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는 의미다. 의견은 특히 구체적 사안에 대해 논평하거나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제한된다고 규정했다. 지난해 11월 최은배(현 서울동부지법)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강행처리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나는 이날을 잊지 않겠다.”라고 글을 올린 것과 같이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또한 SNS상에서 소송관계인이 될 수 있는 사람과 교류할 때에는 법관으로서의 공정성에 의심을 일으킬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되며, 법관윤리강령을 준수하도록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관이 SNS를 사용할 때 유의할 사항을 간결하게 정리해 제시함으로써 사법신뢰가 제고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 11명 중 7명이 외부인사로 구성돼 외부의 시각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관 연구모임인 대법원 사법정보화연구회는 지난 2월 ‘법원, 법관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를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개최한 뒤 지난달 6일 연구 결과를 담은 ‘법관의 SNS 사용에 관한 연구’를 발간·공개한 바 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전여옥 ‘일본은 없다’ 표절 굴욕

    전여옥 ‘일본은 없다’ 표절 굴욕

    전여옥(왼쪽) 국민생각 의원(전 한나라당 의원)의 베스트셀러 ‘일본은 없다’(오른쪽)가 표절이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표절 논란이 불거진 지 8년 만이다. 전 의원의 ‘일본은 없다’는 일본의 생활과 문화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조명, 지금까지 100만부 이상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18일 전 의원이 일본에서 활동하는 르포작가 유재순(54)씨 등 5명을 상대로 제기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전 의원이 유씨로부터 전해들은 취재내용·소재·아이디어를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이를 인용해 책 속의 글 중 일부분을 작성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근거로 ▲유씨가 르포작가로 활동하면서 일본사회의 문제점에 관한 책을 발간하기 위해 준비를 해 온 점 ▲전 의원이 도쿄특파원으로 근무할 때 유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빈번한 접촉을 한 점 ▲전 의원이 유씨의 취재내용을 무단 사용했다는 점에 대한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인 점 ▲유씨의 자료 중 틀린 내용도 책에 그대로 인용된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또 “인터뷰기사 중 전 의원이 유씨의 아이디어 등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적시한 부분은 진실에 부합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 의원은 지난 2004년 6월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유씨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의원의 책 ‘일본은 없다’가 내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면서 표절 의혹을 제기하자 유씨를 비롯, 오마이뉴스 발행인 등 5명을 상대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07년 1심과 2010년 1월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책이 나온 지 20여년, 소송이 제기된 지 8년 만에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유씨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JP뉴스 사무실에서 판결 소식을 듣고 “자기(전 의원)이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라며 ‘인과응보론’을 인용해 답했다. 이어 “(전 의원이) 거짓말에 도둑질까지 했는데, 그런 것이 용납될 때가 제일 힘들었다.”면서 “특히 국회의원이 됐을 때 이 나라가 제정신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또 전 의원을 겨냥,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주문했다. 유씨는 현재 일본뉴스 사이트인 ‘JP뉴스’를 운영하고 있다. 유씨는 “변호사와 상의 뒤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영·배경헌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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