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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심부터 경력 15년 이상 ‘베테랑 부장판사’가 재판한다

    1심부터 경력 15년 이상 ‘베테랑 부장판사’가 재판한다

    앞으로는 1심 때부터 경험이 풍부한 법관이 재판장을 맡는 등 법원이 좀 더 ‘친절’하게 바뀐다. 대법원이 30일 밝힌 사실심(1·2심) 강화를 위한 주요 추진 과제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외에 ▲단독재판장 부장판사급 배치 확대 ▲전문심리관 제도 및 특성화 법원 도입 ▲위자료 기준 공개를 비롯한 사법 투명성 증진 등 크게 네 가지다. 재판 결과에 대한 소송 당사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무분별한 대법원 상고를 줄여 상고심 부담을 덜겠다는 게 대법원의 목표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도 해석된다. 대법원은 우선 1심 재판 역량 강화를 위해 2018년까지 단독재판장의 50% 이상을 부장판사로 채울 방침이다. 현재 단독재판장은 경력 5년 이상의 법관이 맡고 있으며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만 부장판사가 맡는다. 대법원은 경륜 있는 부장판사가 단독재판을 담당하게 되면 재판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당사자 역시 재판 결과에 대해 승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심인 고등법원 재판의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고법 법관 전원을 경력 15년 이상으로 구성한다. 서울고법의 경우 이르면 2016년 중 전체 법관을 경력 15년 이상으로 채우기로 했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경력 15년 이상의 소액전담법관 제도는 가사·소년보호 사건 등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소액전담법관에 요구되는 경력도 20년 이상으로 강화된다. 또 법관 정원을 단계적으로 370명 증원해 판사 1인당 사건 부담을 줄여 심리를 더욱 충실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사실심 재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행 특허법원 기술심리관 제도에 착안, 전문 분야 재판에 의사나 건축사 등 비법관 전문가가 전문심리관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도입된다. 국제거래(서울중앙지법), 증권·금융(서울남부지법), 언론·개인정보침해(서울서부지법), 해양 사건·사고(부산지법) 등 특정 분야 사건을 집중적으로 처리하는 특성화 법원 제도를 운영하고, 전국 지법에서 각각 처리하고 있는 특허침해소송을 고법 소재지 5개 지법이 전속 관할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밖에 법관의 자의적인 재판을 방지하는 동시에 재판의 투명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인신사고와 인격권 침해 사건 등의 위자료 인정 액수와 요약된 사실관계 등을 정리한 위자료표도 발간해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민사소송 남발을 방지하기 위해 패소한 측이 부담하는 소송비용 중 최소 80만원 안팎인 변호사 보수액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북청년단 재건위 막무가내 총회

    해방 직후 반공을 명분 삼은 폭력과 테러로 악명을 떨쳤던 극우단체 ‘서북청년회’가 28일‘재건’을 선언했다. 이들은 애초 장소를 제공하기로 했던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 측이 전날 대관을 불허했지만 막무가내로 진입해 총회를 열었다.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재건위) 회원들은 이날 총회에서 “4·3 사태와 여수 사건 진압 등은 서북청년단의 공이며 서북청년단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없었다고 단언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현재 좌익의 발호는 해방 공간에서와 유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건위는 ‘서북청년회의 마지막 생존자’로 알려진 손진(95)씨를 총재로, 정기승 전 대법관과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 등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행사에는 이들을 포함해 맹천수 바른사회시민연대 대표, 이창수 전 한양대 교수, 장경순 자유수호국민운동 총재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수련관 측은 전날 장소 대여 불허를 통보했다. 당초 청소년 단체로 알고 대관을 허용했지만 대관 요청 단체의 성격을 알게 된 뒤 반대 측과의 충돌을 우려해 불허했다는 것. 대신 인근 웨딩홀 지하 공간을 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정함철 재건위 대변인은 “한 달 전 대관한 장소를 하루 전 취소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윽박질렀다. 재건위 회원 4명은 수련관 직원을 둘러싸고 “네가 뭔데 이 XX야!”라고 욕설을 내뱉으며 멱살과 팔을 붙잡고 밀쳐 넘어뜨렸다. 곳곳에서는 “빨갱이 아니냐”, “박원순이 시켰어?” 등 고함이 터져나왔다. 재건위는 결국 소동 끝에 오후 2시 10분쯤 총회를 강행했다. 당시 수련관에서는 대안학교 ‘동그라미’ 학생 18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재건위는 지난 9월 서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추모 리본을 제거하려다 시민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론] 대법원 구성에는 왜 사회적 다양성이 필요한가/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대법원 구성에는 왜 사회적 다양성이 필요한가/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위험한 고정관념 가운데 하나가 법은 가치중립적이고 항상 정의롭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념은 법이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들을 조정하는 정치 과정에서 가치 판단을 거친 결과로 만들어진다는 당연한 사실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사표(死票)가 남발돼 국민 대표성이 낮게 반영되는 선거 제도를 통해 구성된 국회가 제정한 법률이 자신들의 대표를 국회에 보내는 데 실패한 국민들에게도 정의로운 법률을 만들 수 있을까? 그만큼 잘못된 또 다른 고정관념은 법관들이 획일적으로 통일된 법에 대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법을 공정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헌법적 명령과 법을 해석하는 다양한 관점은 모순되지 아니하며 양립이 가능하다. 공정하게 해석돼야 할 법은 대개 추상적 명제에 불과해 구체적 사안에서는 한 가지 명확한 결론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 예컨대 법이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이상 통상 임금에 연말 상여금이 포함되는지, 쌍용자동차 사건과 같은 정리 해고를 어떤 조건에서 유효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어떤 해답도 명시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결국 해결은 법관의 해석에 맡길 수밖에 없다. 법관이 법을 해석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법문의 문리적인 해석을 중시하는 태도가 있는 반면 법의 역사적인 연혁에 따른 입법 의도를 중시하거나, 법이 제정된 시점과는 달리 적용되는 시점의 변화된 사회적 조건을 반영하는 것마저도 허용될 수 있다. 가치중립적일 것을 요구하는 헌법적 명령 속에서도 법관이 법을 전문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법 해석 방법론을 가지고, 어떤 관점에서 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지는 오로지 법관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법원의 결정마저도 만장일치가 아니라 다수 의견과 소수 의견으로 나뉠 수 있다. 법원이 기본적으로 합의제로 운영되는 것, 무엇보다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합의제일 수밖에 없는 것도 법 해석 방법론의 조화에 의한 현명한 판결을 추구하는 것이다. 법의 해석 적용에 정답이 없다는 사실과 가치중립적이어야 할 법관에게도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방법론의 다양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당위는 법관 인선에 사회적 다양성이 반영돼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50대 중후반의 연령, 특정 대학 학벌, 직업 법관 경력, 남성이라는 사회적 지표가 압도적인 대법관들에게 이렇게 다양한 법에 대한 관점과 방법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심지어 이러한 사회적 지표에 따른 다양성마저도 충분하지 않다. 현재의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하 대법원에서는 변호사 경력 위주의 비주류 대학 출신 여성 대법관도 다양한 사건 유형들에서 주류 대법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것이 단적인 사례다. 결국 관건은 법 해석 방법론에 따른 관점의 차이에 못지않게 법이 보호하는 법익 간의 저울질에서 명확한 판단이 어려운, 소위 난제들을 대면할 때 최종적인 판단의 준거를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법의 본질에 대한 관점의 다양성이 중요하다. 의심스러울 때 국가 기관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것인지 피고인의 인권을 더 중히 여길지, 대등한 법률 관계를 전제하는 민법적 관점에서 사안을 분석하고 평가할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헌법적 보호를 존중해 불평등한 사실적 관계에 주목하는 사회법이나 공법적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지는 단순히 사회적 지표만으로 판단될 수 없고 사회 경력에서 표출되는 가치관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양 대법원장이 2011년 취임한 이후 13명의 대법관 가운데 8명을 임명제청했고 2015년에 또 두 명의 대법관을 제청하게 된다. 그동안의 인선은 법에 대한 다양한 관점보다는 법의 통일적 해석에 치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 실질적 효과는 경제사회적으로는 친기업적이며 정치적으로는 보수적 성향이 강화됐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그러한 경향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법원을 구축하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새로운 대법관 인선을 앞두고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 대법 “YTN 기자 3명 해고 정당”… 허망하게 찍힌 6년 싸움 마침표

    6년을 끌어 온 YTN 해직 기자 사태가 큰 생채기만 남긴 채 법적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7일 YTN 노조원 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 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기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선거캠프 언론특보 출신 구본홍씨의 사장 내정에 반발, 주주총회 및 이사회 개최를 방해하고 출근 저지 투쟁 등을 벌였다는 이유로 2008년 10월 해직된 뒤 2243일 만에 나온 확정 판결이다. 항소심 선고로부터도 3년 7개월이 지났다. 재판부는 “징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에 방송의 중립성 등 공적 이익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담겨 있던 점을 참작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해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피고가 징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권석재, 우장균, 정유신 기자에 대한 해고는 과도한 것으로 무효라고 본 원심을 확정했다. 나머지 3명에 대한 정직 6개월의 징계 처분을 정당하다고 본 원심도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1심은 언론이라는 특수성에 주목하며 회사 측의 해고가 재량권 남용이라고 봤다. 공정 보도 원칙이나 정치적 중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반대 내지 항의했다는 점을 참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소심은 사측 입장으로 기울었다. 공정 보도를 위해서였더라도 의견 표명, 주의 촉구, 견제 행위 등 허용 범위를 넘어 노조의 고유 목적이나 활동과는 무관하게 경영권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간섭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주도, 가담 정도에 따라 3명의 해고는 정당하고 3명은 과하다고 판결했다. YTN 노조 위원장이었던 노 기자는 대법원 선고 뒤 “냉정히 생각해 보면 이 사건은 단 한 명의 부당 징계도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었다”며 “이명박 정부와 배석규 현 사장, 현재 YTN 경영진, 그리고 대통합 운운하며 우리를 기만한 박근혜 정부까지 그들의 치부가 낱낱이 드러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열린세상] 인도 브라만과 ‘상자 밖에서 생각하기’/이옥순 인도연구원장·연세대 연구교수

    [열린세상] 인도 브라만과 ‘상자 밖에서 생각하기’/이옥순 인도연구원장·연세대 연구교수

    요즘 ‘상자 밖에서 생각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기존의 벽, 관념이나 관행을 넘어서라고 창조성을 강조할 때 등장하는 말이다. 창조란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걸 눈에 보이는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므로 눈에 보이는 상자를 넘어서야 새로운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인도와 관련지어 설명해 보자. 인도인으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귀화한 평화상 수상자 테레사 수녀를 더해 7명이다. 인도에서 나서 공부하고 나중에 미국이나 영국으로 국적을 옮긴 3명의 수상자를 포함한 숫자다. 2009년에 화학상을 수상한 밴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1983년에 물리학상을 받은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가 그들 중 2명이다. 과학자로서 상을 받은 또 다른 인도인은 ‘라만효과’로 1930년에 물리학상을 수상한 찬드라세카라 밴카트라만이다. 1913년에 문학상을 수상한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와 1998년에 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이 들어간다. 예민한 독자라면 노벨상을 받은 세 과학자의 이름이 비슷하다는 점을 알아챘으리라. 그 연유는 그들이 다 남부 타밀지방의 브라만이기 때문이다. 브라만이 강세였다. 게다가 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야 센과 문학상을 받은 타고르는 동부 벵골지방의 브라만에 속한다. 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카일라시 사티야르티도 본래 이름으로 보건대 북부 출신의 브라만이 분명하다. 수상자 명단을 보면서 노벨상을 받은 인도인은 왜 브라만 출신이 많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브라만과 창조성의 연결 고리를 따져 보았다. 사실 브라만은 인구의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카스트별로 인구 조사를 하지 않기에 남아 있는 자료를 인용하면 1991년에 약 4000만명이 그들이었다. 당시 총인구가 8억 5000만명이니 5%가 채 안 됐다. 지금도 대략 4~5%로 추산된다. 브라만은 수는 적어도 존재감은 크다. 1990년 한 시사주간지의 기사는 관보에 기재된 관직의 70%가 브라만이라고 보도했다. 카스트를 드러내는 이름으로 판단한 것인데, 부차관급 이상 고위 공무원 500명 중 310명, 대법관 16명 중 9명, 주 총리 26명 가운데 19명, 주지사 27명 중 13명이 브라만이었다. 관직이 낮을수록 비율이 높아 군수 438명 중 250명, 행정관 3300명 중 2376명이 그들이었다. 25년이 지난 지금은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교육받은 하층 카스트가 늘면서 브라만의 사회적 입지가 현격하게 줄었다. 지금은 급변하는 세태에 적응하지 못해 청소부나 거지로 삶을 잇는 브라만이 적지 않다. 그래도 브라만은 여전히 사회 상층에 자리한다. 현재 대통령과 여러 명의 주 총리가 브라만 출신이고, 첨단 정보기술(IT)과 이동통신 서비스 분야의 리더들도 브라만이 많다. 브라만이 처음 언급된 고대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존재감을 잃지 않은 이유, 600년의 이슬람 시대와 2세기의 영국 통치를 넘어 건재한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무래도 ‘아는 것이 힘’인 전통과 시대 변화에 대한 신축적 대응을 꼽아야 한다. 브라만은 고대부터 지식과 정보를 독차지했다. 지식이란 뜻의 ‘베다’를 배운 그들은 사제로서 생의 모든 의식과 제사를 관장했다. 신에게 제사를 지낼 장소와 길일을 받으려고 천체의 움직임을 살피고 제단을 차리려고 계산법을 쓰면서 천문학과 수학을 배우고 발전시켰다. 외국 세력이 지배한 중세와 근대에도 브라만의 지적 전통이 생존을 도왔다. 이슬람의 언어를 배워 술탄의 궁정에서 일했고, 영어와 서구 과학기술을 익혀 관료와 연구자 등으로 전직한 것이다. 브라만의 창조성은 이런 시대적 변화에도 내적으로 전통을 상실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복수로 배출한 타밀브라만과 벵골브라만은 외양은 물론 언어와 관습이 상이하지만 현실적 유연성과 힌두 경전을 이해하는 전통을 공유했다. 그 전통에서 지식은 현실적인 지식만이 아니라 고상한 지식, 즉 깨달음에 이르는 보이지 않는 진리가 포함된다. 거기엔 시공간을 넘나드는 깊은 사유가 연결되고, 그래서 그들은 0과 무한대, 파이와 대수를 발견했다. 브라만의 창조성은 이 문화적 토양에 자리한다. 그들의 성공적인 생존은 눈에 보이는 지식을 많이 아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세계, 즉 상자 밖의 넓은 세상을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이 중요함을 일러 준다.
  • 대법원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등 3명 해고 정당”

    대법원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등 3명 해고 정당”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에 대한 YTN 측의 징계 해고가 정당하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7일 YTN 노조 조합원 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의 상고심에서 “노종면 전 위원장 등 3명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징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에 방송의 중립성 등 공적 이익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담겨있던 점을 참작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해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피고가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노조원 3명에 대한 정직 처분도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다만 가담횟수나 정도를 고려하면 YTN 해고 노조원 6명 중 권석재 전 노조 사무국장 등 3명에 대한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노종면 전 위원장 등은 2008년 10월 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일한 구본홍 전 사장의 선임에 반발해 출근저지 농성을 벌였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6명에 대한 해고를 전부 무효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언론사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공익을 도모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행위”라며 “징계 수위가 현저히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은 “사용자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권리인 경영진 구성권과 경영주의 대표권을 직접 침해한 행위”라며 노종면 전 위원장 등 3명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달리 판단했다. 노종면 전 위원장은 2011년 11월 해직 언론인들이 주축이 돼 만든 대안언론 ‘뉴스타파’에 참여, 2012년 6월까지 초대 앵커를 맡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중생 40대 무죄, 여중생과 40대 사랑하는 사이? ‘아들 입원한 병원에 갔다가..’

    여중생 40대 무죄, 여중생과 40대 사랑하는 사이? ‘아들 입원한 병원에 갔다가..’

    ‘여중생 40대 무죄’ 대법원이 자신보다 27살 어린 여성을 여중생 시절부터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의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소녀는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사랑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13세 이상 미성년자는 성매매가 아닌 경우 ‘합의’에 의한 성관계가 인정되면 처벌할 수 없다. 24일 대법원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A양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조모(45)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한 조씨는 2011년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 갔다가 당시 15세던 A양을 만났다. 조씨는 연예인 이야기로 환심을 산 뒤 A양을 불러내 승용차 안에서 키스하려다 A양의 거부로 실패했고, 며칠 뒤 다시 불러내 차 안에서 성관계를 한 것을 시작으로 관계를 계속했다. 이후 A양은 임신 사실을 알고 가출해 조씨의 집에 머물렀고 아이를 낳은 직후 조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는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조씨의 혐의에 대해 1심은 징역 12년, 2심은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원심 재판부는 “A양의 진술이 비교적 일관되고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높다”며 “15세의 중학생인 A양이 자신의 부모 또래이자 병원에서 우연히 알게 된 조씨를 며칠 만에 이성으로 좋아하여 성관계를 했다는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고, A양은 조씨의 갑작스러운 강간 시도에 제대로 저항을 하지도 못한 채 강간당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 후에도 A양은 강간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수치스러울 뿐 아니라 난폭한 성격의 조씨로부터 가족들이 해를 당할 것을 염려하여 가족들에게 알리지 못한 채 계속 강간 피해를 당했다”며 “조씨는 임신으로 정상적인 상황판단이 어려웠던 미성년자인 A양을 기망 또는 유혹하여 부모의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킨 후 피고인의 지배하에 옮긴 사실도 인정된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하며 나머지 증거는 모두 피해자의 진술에 기초한 전문증거 등에 불과하다”며 “A양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조씨가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동안 B양이 매일 면회하며 ‘사랑한다,.많이 보고 싶다. 함께 자고 싶다. 함께 살고 싶다. 고맙다. 힘내라’는 내용 등의 접견민원서신ㆍ인터넷서신을 보낸 점, A양이 수백 건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통해 조씨를 ‘오빠, 자기, 남편’으로 호칭하며 연인 사이에나 주고받을 법한 일상생활 이야기와 함께 ‘사랑한다. 보고싶다. 절대 헤어지지 말자’는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점, A양이 성관계를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씨를 계속 만난 점 등을 고려했다. 구체적으로 원심은 두 사람이 주고받은 서신 및 문자메시지와 관련해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내용으로 작성하지 않으면 조씨가 화를 낼 것으로 짐작하고 조씨의 비위에 맞춰 허위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고 진술한 A양의 진술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A양이 조씨를 접견한 횟수나 접견 시의 대화 내용, 서신을 보낸 횟수, 서신의 내용, 색색의 펜을 사용한 것은 물론 하트 표시 등 각종 기호, 스티커를 사용하여 꾸민 형식 등에 비춰 보면, 그 내용은 A양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마음에 없는 허위의 감정표현을 했다’는 A양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또 “조씨가 자신의 집, 가족관계, 다니는 학교, 학원 등의 정보를 알고 있었으므로, 추행사실이나 강간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거나 고소를 했다가는 조씨가 보복할까 두려웠고,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엄마가 충격을 받아 쓰러지실까 봐 걱정되기도 해 그렇게 하지 못했고, 이런 것들이 무서워서 조씨를 계속 만났다”며 “키스만 해도 임신이 되는 줄 알았기 때문에 임신중절 비용 등이 걱정되어 어쩔 수 없이 조씨를 따라다녔다”는 A양의 진술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A양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조씨가 A양에게 직접적으로 추행사실이나 강간사실을 알리면 보복하겠다는 내용의 협박을 하거나, 폭행하지는 않았다는 것이고, 조씨가 만남을 강요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다른 증거도 전혀 없다”며 “A양 스스로 겁을 먹었다는 이유만으로는 A양이 추행이나 강간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조씨와 계속 만난 사실을 쉽게 설명할 수 없고, 상위권의 학업 성적에다가 성교육을 여러 번 받은 중학교 3학년생이던 A양이 키스만으로 임신이 된다고 믿었다거나 그에 따른 임신중절 비용이 걱정되어 피고인을 계속 만날 수밖에 없었다는 진술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미성년자와 진정한 합의하에 성관계한 경우에 13세 미만에서는 의제강간으로 규정해서 처벌하지만, 13~19세는 위계위력이 있거나, 성관계로 대가가 있어 성매매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처벌을 하게 돼 있다”며 “진정한 합의 하에 대가 없는 성관계시 처벌규정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파기환송심에서 동일 범죄로 위계에 의한 성관계나 대가성 성매매 등 다른 법률을 적용(공소장 변경)을 해서 다시 심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중생 40대 무죄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여중생 40대 무죄..정말 말도 안되는 판결”, “여중생 40대 무죄..무섭다”, “여중생 40대 무죄..법은 왜 있나”, “여중생 40대 무죄..정말 사랑했다고 생각하나?”, “여중생 40대 무죄..가족이 당했어도 이런 판결이 나올까?”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여중생 40대 무죄) 뉴스팀 chkim@seoul.co.kr
  • [제 식구 감싸거나] ‘술값 난동’ 판사 변호사 개업

    술값 시비 끝에 출동한 경찰을 때리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모(51) 전 부장판사가 변호사 개업을 했다. 비리 공무원의 변호사 등록 거부 조건을 강화한 개정 변호사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는 25일 이 전 판사가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에 회원으로 등록, 수원에 변호사 사무실을 냈다고 밝혔다. 당초 변협은 등록 거부 의견으로 변협등록심사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심사위는 등록 거부 사유까지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심사위는 고위 법관과 검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등 9인으로 구성된 독립 심사기구다. 앞서 지난 5월 개정된 변호사법은 변호사 등록 거부 대상을 ‘공무원 재직 중 직무에 관한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경우에서 ‘재직 중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경우로 강화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딸뻘 여중생 임신시킨 유부남 무죄 논란

    딸뻘 여중생 임신시킨 유부남 무죄 논란

    자신의 아들보다 두 살 위 여중생과 성관계를 맺고 출산까지 하게 한 40대 유부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성폭행이 아니라 서로 사랑해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현행법상 어쩔 수 없는 판단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시민들의 감정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A(18)양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된 연예기획사 대표 B(45)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B씨는 2011년 8월 아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가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던 A양을 만났다. 당시 15세로 큰 키에 예쁘장한 외모를 지닌 A양에게 끌린 B씨는 “연예인 해 볼 생각이 없느냐”며 접근했다. 며칠 뒤에는 자신의 차에서 성관계를 맺었고, 이후에도 관계가 이어졌다. B씨는 이듬해 3월 A양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별을 통보했지만 A양이 자살을 시도한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리자 가출을 권유해 자신의 집에서 살게 했다. 얼마 뒤 B씨는 사기 및 공갈 사건으로 구속됐고, A양과 가족은 2012년 9월 출산 직후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에 넘겨진 B씨는 “A양이 출산 전까지 거의 매일 면회를 오거나 ‘사랑한다’는 편지를 보냈다”며 성관계에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부모 나이와 비슷한 남성을 만난 지 며칠 만에 이성으로 좋아하게 돼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믿을 수 없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마찬가지 판단을 한 뒤 형량을 징역 9년으로 낮췄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랐다. 접견 횟수나 대화 내용, 편지 내용은 물론 편지에 형광펜을 사용해 하트 표시 등 각종 기호를 그리고 스티커로 꾸민 점 등으로 미뤄 A양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고 봤다. 성관계에 강제성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B씨는 무죄가 됐다. 현행법은 만 13세 미만 아동과 성관계를 맺은 성인은 처벌할 수 있지만 13세 이상부터는 대가성이 확인되거나 위계·위력에 의한 게 아니면 처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위계’(거짓, 속임수) 부분을 통해 처벌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이 공소사실에 따라 위력 여부는 판단했지만 위계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양의 변호를 맡은 백성문 변호사는 “B씨가 연예인을 시켜 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위계에 의한 간음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면 혐의 입증이 더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 개정 의견도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만 13세에 이성적, 합리적 판단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 검사는 “현행법은 청소년의 다른 권리는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13세가 넘으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는 허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대법 “별거 아내와 불륜 저지른 남자, 남편에 위자료 책임 없다”

    통계청이 지난해 내놓은 ‘2013 통계로 본 여성의 삶’에 따르면 국내 혼인 가구 수의 10%에 이르는 115만 가구가 배우자와 떨어져 사는 별거 가구였다. 직장 문제로 인한 별거가 72.3%로 대부분이었다. 건강상 이유와 자녀 교육 문제가 각각 6.1%를 차지했다. 그런데 8.7%에 달하는 약 10만 가구는 가족 불화를 별거 이유로 꼽았다. 불화로 인해 별거하는 부부가 많아지며 ‘별거 중 부정행위’와 관련된 분쟁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특히 부정행위의 상대방인 제3자에게 책임을 묻는 소송이 제기되는 일도 적지 않다. 사실상 이혼한 것이나 다름없는 경우라도 법률적으로 이혼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불륜을 저지른 제3자에게 위자료 등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는 판결이 잇따랐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 같은 판단에 제동을 걸었다.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 난 기혼자와 불륜을 저질렀더라도 그 배우자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등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0일 50대 남성 A씨가 이혼 전 자신의 부인과 불륜 문제로 얽힌 또 다른 50대 남성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A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관 13명 중 10명은 “장기간 별거하는 등 실질적으로 부부 공동생활이 깨져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경우 제3자가 부부 한쪽과 성관계를 가졌더라도 부부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다수의견을 냈다. 이상훈·박보영·김소영 대법관은 단순히 혼인이 파탄 났다는 사정 말고도 부부간 이혼 의사표시가 있었거나 소송을 내 이혼 판결을 앞둔 상황이라야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별개의견을 냈다. 민일영·김용덕 대법관은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가 사라지고 이를 회복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경우 배우자의 간통에 묵시적으로 사전 동의한 것이라는 해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보충의견을 냈다. 1992년 결혼한 A씨는 경제 문제, 성격 차이 등으로 부인과 불화를 겪다가 2004년부터 별거에 들어갔다. A씨는 부인에게 “우리는 더 이상 부부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아들을 남겨 놓은 채 집을 나갔던 부인은 2008년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A씨의 부인은 2006년 초 등산모임에서 알게 된 B씨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고 금전 거래까지 하는 등 친하게 지내다가 이혼소송 중이던 2009년 1월 자신의 집에서 B씨와 입맞춤과 애무를 하는 등 성적인 행위를 하게 됐다. 당시 집 밖에 있던 A씨가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성적인 행위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A씨는 부인 등을 간통 혐의로 고소했으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됐다. 이에 A씨는 “아직 이혼하지 않았는데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B씨를 상대로 위자료 3000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A씨 부부의 이혼은 2010년 9월에야 확정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동생활이 이미 파탄 난 부부 한쪽과 성적인 행위를 한 제3자에게 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개인의 성적 사생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라는 현재의 사회 인식을 반영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뉴스 플러스] 이재현 CJ회장 구속집행정지 또 연장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이재현(54) CJ그룹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내년 3월 21일까지 한 차례 더 연장한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구금 생활을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호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21일까지였으나 이 회장은 지난 10일 변호인을 통해 연장을 신청했다. 이 회장은 신장 이식 수술 이후 급성거부반응, 수술에 따른 바이러스 감염 의심 증상 등을 호소했다.
  • 상고심 앞둔 이재현 CJ 회장 전관 변호사 2명 추가 선임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1·2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이재현(54) CJ그룹 회장이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전관 출신 ‘맞춤형’ 변호인들을 추가로 선임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김앤장 소속 류용호(46·사법연수원 22기) 변호사와 임치용(54·14기) 변호사를 새로 선임했다. 두 변호사는 모두 법관 출신으로 대법원이나 이 회장 사건을 맡은 주심 대법관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 변호사는 이 회장의 상고심 주심인 김창석 대법관이 2003년 서울행정법원 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배석 판사로 1년 이상 함께 재판에 참여했다. 1996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한 류 변호사는 수원지법과 서울지법, 제주지법 등을 거쳐 2004년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통합도산법 권위자로 알려진 임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회생·파산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법관인사위원도 맡는 등 대법원과 교류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측은 지난 10일 구속집행정지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조만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커버스토리] 직원·취준생에게 ‘임원’이란

    [커버스토리] 직원·취준생에게 ‘임원’이란

    삼성계열사 대리인 박모(34)씨는 8년 전 신입사원 시절의 경험을 잊지 못한다. 부서에 배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상무)이 박씨가 근무하는 빌딩에 며칠 뒤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곧바로 특별대응팀이 구성됐고, 매뉴얼이 비서실에서 전달됐다. 동선 체크는 물론 식사 메뉴와 보고 내용에 이르기까지 며칠에 걸쳐 수정이 이뤄졌고 리허설도 진행됐다. 박씨는 “생수 브랜드는 꼭 정해진 외국산이어야 했고, 생수를 놓는 위치도 정해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굳이 이 부회장뿐 아니라 본사 임원이나 회사 내에서 영향력을 가진 임원급이 오면 대동소이한 의전 준비가 이뤄지곤 했다”고 회상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미생’의 원작만화에서는 임원회의를 준비하는 영업부 직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기획안 채택 비율을 높이기 위해 보고서의 글씨 크기, 순서는 물론 발표장에 놓이는 필기구의 순서나 음료수의 종류까지도 치밀하게 고려한다. 실제 대기업 사원들은 이 장면을 보면서 ‘전율’과 ‘애환’, ‘동질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한 대기업 재무팀에서 일하는 이모(35)씨는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임원 보고를 많이 하지 않는 사람들은 절대 이 내용을 100% 이해하지 못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면서 “담당 임원의 성향을 알고 보고서 채택 확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 수립은 대기업 사원의 가장 기본적인 처세술이자 생존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기획안 발표를 듣고 나서 정작 내용보다는 파워포인트의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계속 지적하거나, 회사 로고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충성도 문제’만 얘기하는 임원도 있었다”면서 “자유롭게 얘기하라고 하고는 문제점을 지적하면 화를 내는 사람도 있고, 임원마다 정말 다 개성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생’의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는 수많은 대기업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며 해당 장면을 만들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사탕이 달다’라는 임원의 발언이 회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라거나 1000원짜리 사탕을 종류별로 일일이 먹어보며 어떤 것이 가장 맛있고, 회의에 적합한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도 이런 인터뷰의 결과물이다. 취업난의 시대, 취업준비생들은 대기업 임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들에게 대기업 임원은 ‘그야말로 딴 나라 얘기’일 뿐이다. 연세대 졸업반인 이지영(23·여)씨는 “대기업에 입사하면 당연히 임원이 목표 아니겠느냐”면서 “하지만 입사 자체가 가장 중요한 상황인데, 임원이 되느냐 마느냐는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입사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는 성균관대 박상욱(26)씨는 “입사면접에서 입사 이후 목표를 물어보면 임원을 거쳐 사장이 되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입사만 시켜달라고 빌고 있는 내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면서 “고시생이 대법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것과 다를 바가 있겠느냐”고 털어놓았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생각나눔] 양승태 대법원장 3년… 노동·과거사·시국사건 등 잇단 보수화 판결

    [생각나눔] 양승태 대법원장 3년… 노동·과거사·시국사건 등 잇단 보수화 판결

    2009년 쌍용자동차 대량 정리해고가 정당한 경영 행위였다는 상고심 판결 이후 대법원의 보수화 경향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양승태(66·사법연수원 6기) 대법원장의 임기 반환점이 넘어서며 대법원 판결 보수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여러 사건에서 정부나 사용자 입장에 서서 개인의 권리 구제보다는 국가의 권한 확대, 노동자 권익보다 경영자 판단을 중시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2년 4월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에 대한 유죄 확정 판결은 대법원 보수화를 알린 신호탄으로 꼽힌다. 당시 대법원은 “민주주의 후퇴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주도한 혐의(국가공무원법 위반 등)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교사 3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교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공무원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감안하면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교원의 집단적 의사표시가 정치적 중립을 침해할 정도에 이르렀을 경우 이는 국가공무원법이 금지한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석 달 뒤 나온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 합법 판결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은 제주 강정마을 주민 458명이 국방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손해배상 청구 시효를 제한한 판결에서도 대법원 보수화가 드러난다. 대법원은 지난해 5월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에 모순이 있거나 사실관계가 불명확하다면 보고서만 믿고 국가 배상을 결정해선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과거사 관련 국가배상 소송의 소멸 시효를 3년으로 제한했다. 이 밖에 대법원은 쌍용차 해고 노동자 판결에 앞서 악기 제조업체 콜텍의 해고 노동자들과 철도노조 파업 관련 사건, 통상임금 사건에서 모두 사용자 또는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법학자들은 보수 성향의 대법관 구성을 그 원인으로 지적한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대법관으로 임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용훈 대법원장 재임 시절 진보적인 의견을 자주 제시하며 ‘독수리 5형제’로 불렸던 김영란·박시환·김지형·이홍훈·전수안 대법관이 퇴임한 자리에 보수적이거나 튀지 않는 판결을 하는 후임들로 채워졌다는 게 중론이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관 14명 가운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가치관을 가진 법조인이 절반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전혀 안 되고 있다”면서 “판검사를 거치지 않은 변호사 등 재야 법조인의 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5년 버틴 복직의 꿈, 끝내… 아빠는 운다

    5년 버틴 복직의 꿈, 끝내… 아빠는 운다

    44년 전 전태일 열사가 열악한 노동 조건 개선을 외치며 서울 평화시장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던 날, 법원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소망과 눈물을 끝내 외면했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따른 것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로써 자살과 질환 등으로 동료 25명의 아까운 생명을 잃어 가며 5년 넘게 법정 투쟁을 벌여 온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회사 복귀는 사실상 무산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3일 쌍용차 해고 노동자 노모(41)씨 등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국제 금융위기 및 경기 불황에다 경쟁력 약화, 주력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제 혜택 축소, 정유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량 감소 등의 구조적 위기가 계속됐다”면서 “해고를 단행할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존재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사측이 제시한 인원 감축 규모가 비합리적이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원심과는 달리 회사가 정리해고에 앞서 해고 회피 노력도 다했고, 정리해고를 위해 경영상 위기를 과장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2008년 판매 부진과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기업 회생 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는 이듬해 4월 전체 인력의 37%에 해당하는 2646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노조는 경기 평택공장 등을 점거하고 파업에 돌입했으나 같은 해 6월 1666명이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고 980명은 정리해고됐다. 극한 대립을 이어 가던 노사는 두 달 뒤 정리해고자 980명 중 459명은 무급휴직, 353명은 희망퇴직, 3명은 영업직으로의 전환에 합의했다. 그러나 최종 정리해고된 165명 중 153명은 2010년 11월 사측을 상대로 해고 무효 소송을 냈다. 2012년 1월 1심은 회사 측 손을 들어줬으나 지난 2월 항소심은 반대로 “해고는 무효”라며 노동자 측 손을 들어줬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가스公 파업 주도 노조 간부 대법 ‘무죄 취지’ 파기환송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3일 한국가스공사 파업을 주도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노조 간부 황모(47)씨와 최모(46)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미리 파업 찬반투표를 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고, 파업에 앞서 사측과 여러 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한 점, 파업 기간이 하루에 불과하고 필수 유지 업무 근무자들은 참가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파업 때문에 막대한 손해가 초래될 위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같은 사정을 살피지 않고 파업의 주된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며 업무 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단정,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했다. 민주노총 한국가스공사 지부 지부장과 부지부장을 맡았던 황씨와 최씨는 2009년 11월 6일 가스공사 총파업을 지휘·독려하고 노조원 1200여명과 함께 ‘공공 부문 선진화 분쇄’ 공동투쟁본부 파업 출정식에 참가했다가 기소됐다. 1심은 “법 규정에 따른 쟁의행위”라며 무죄를, 2심은 “정당한 파업으로 볼수 없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2000일의 고통을 외면했다”

    “2000일의 고통을 외면했다”

    “원심을 파기한다.” 권순일 대법관이 주문을 짧게 읽어 내려가자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2호 법정은 칼바람이 몰아치는 바깥보다 더 차갑게 식어 버렸다. 지난 2월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항소심 판결 이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품었던 희망도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해고 노동자들은 법정을 나선 뒤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아 냈다. 삼삼오오 모여 결과를 기다리던 동료들과 가족들은 “졌다”는 말에 망연자실했다. 이들을 도왔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수녀들도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김득중(44)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의 정리해고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랐지만 재판부가 사측 손을 들어줘 안타깝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이 노동자들에게 대못을 박았지만 반드시 일터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쌍용차 정리해고가 정당했다는 판결에 노동계와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박성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은 “대법원이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도 “이번 판결은 대량 해고가 노동자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충격과 갈등, 비용과 희생을 외면하고 사측의 경영권만을 앞세운 판단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9년 4월 사측의 대규모 정리해고 발표에 맞서 77일간 경기 평택공장 점거 농성을 시작으로 2000일 넘게 지난한 싸움을 이어 왔다. 2012년 4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세상을 뜬 동료들을 위한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단식을 했는가 하면 같은 해 11월 평택공장 인근 송전탑에서 116일간 고공 농성을 하며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렸다. 하지만 분향소는 철거됐고, 고공 농성을 통해 줄기차게 요구했던 국정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해고 노동자들은 끝내 고개를 떨궈야 했다. 앞으로도 산 넘어 산이다. 지난해 11월 해고 노동자들이 회사와 경찰 측에 46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파업 참여를 이유로 징계 해고된 노동자들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점거 농성 당시 발생한 원인 미상의 공장 화재를 이유로 메리츠화재보험이 110억원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그럼 우리 애들은 누가 죽였나” 세월호 유가족들 법정서 오열

    “그럼 우리 애들은 누가 죽였나” 세월호 유가족들 법정서 오열

    “이게 국민을 위한 법이냐.”,“모두 다 풀어주고 우리 애들도 돌려줘.” 11일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진행된 광주지법 201호법정은 피해자 가족들의 탄식으로 뒤덮였다. 검찰 구형량에 비해 낮은 형량에다 일부 간부급 선원에 대한 살인과 살인미수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탓이다. 검찰이 이준석 선장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했으나 법원이 이 부분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자 가족들 사이에선 “너무한다, 사형시켜도 모자란다”며 울부짖었다. 임정엽 부장판사의 형량 선고가 끝나자 흥분한 일부 유가족은 “아직 물속에서 나오지 못한 아이들도 있는데 불쌍해서 어떡하냐. 법정을 폭파시켜버리겠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일부 피해자 가족은 선고가 끝나고 법관 등이 퇴장한 이후에도 한참 동안 방청석에 머물며 울음을 터뜨렸다. 재판이 끝나자 단원고 학생 부모들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한 가족은 “××들아, 대한민국의 법이 이것이냐”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이명숙 변호사는 “재판부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너무 좁게 해석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검찰이 항소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공판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가족들의 기대가 무참히 무너졌다”고 한탄했다. 이들은 “재판부에서 이준석 선장에게 사형을 선고해 타인의 생명을 지킬 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수백명을 희생시켰을 때 자신의 생명도 보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천명해 주길 바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피고인들은 배가 침몰하기까지 선내방송을 하는 승무원에게 연락을 하거나 퇴선 명령을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수백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생존자들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며 가족들까지 일상을 잃어버렸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재판부에 ‘승무원들이 승객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 죽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분명하며 그렇기에 살인’이라고 밝혔다”며 “국회, 광화문 등지에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 나라는 저희 가족의 바람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 선고 결과도 그렇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대한변협 세월호특위 소속의 한 변호사는 “선장이 퇴선명령을 했다는 주장을 너무 크게 받아들여 부작위 살인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사고 당시 조타실과 진도VTS 간 교신 내용, 해경의 도착시간, 퇴선방송 여부 등을 종합해 보면 검찰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입증이 부족해 무죄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국가기관의 항고소송 원고적격 여부

    판례의 재구성 19회에서는 국가기관이 행정처분에 대해 무효나 취소를 다투는 항고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지를 지난해 7월 대법원이 선고한 판례(2011두1214)를 토대로 짚어 본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과 해설을 행정법 분야의 권위자인 김해룡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듣는다. 항고소송은 행정기관의 행정권 행사에 불복해 권익구제를 요구하는 소송이다. 법원은 그동안 행정기관의 처분을 받은 ‘국민’만이 항고소송을 낼 수 있고, 국가기관에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선고된 대법원 판결은 국가기관도 항고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첫 판례를 내놨다. 다만 대법원은 다른 기관이 내린 처분에 의해 국가기관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고, 항고소송 이외에 다른 구제수단이 없는 상황에 한해 항고소송을 낼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당시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낸 불이익처분 원상회복 등 요구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1두1214)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국민권익위원회법은 경기도 선관위에 권익위 조치 요구에 따라야 할 의무를 부담시키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나 형사처벌의 제재까지 규정하고 있다”며 “국가기관의 조치 요구에 불응한 상대 국가기관에 중대한 불이익을 직접적으로 규정한 다른 법령의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전제했다. 이어 “경기도 선관위가 권익위의 조치 요구를 다툴 별다른 방법이 없는 점에 비춰 보면 처분성이 인정되는 조치에 대한 취소를 요구하는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유효·적절한 수단”이라며 “경기도 선관위가 국가기관이더라도 당사자 능력 및 원고 적격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가기관 내부의 권한 행사이기 때문에 기관소송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행정소송법 제45조는 기관소송에 대해서는 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며 “권익위법에서 선관위에 기관소송을 허용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기관소송으로 다툴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권익위가 헌법상의 독립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기관인 경기도 선관위에 내린 처분을 정부 내에서 심사·조정을 할 수 있는 방도가 없고, 권익위는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이라 볼 수 없으므로 헌법 제111조에서 정한 권한쟁의심판도 불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2007년 하남시선관위 직원이었던 박모씨가 화장장 유치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하남시장 주민소환투표청구 사건의 관리팀장을 맡으면서 발생했다. 당시 김황식 하남시장이 소송을 내 주민소환투표청구가 무효로 돌아가자 하남시 선관위는 박씨를 포천시 선관위로 전보하는 문책성 인사를 했다. 이에 박씨는 “하남시 선관위가 주민투표법을 위반해 서명부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아 2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권익위에 하남시 선관위를 신고했다. 박씨는 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신고 내용을 폭로했고, 경기도 선관위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박씨를 파면조치했다. 권익위는 “내부고발로 징계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파면처분을 취소하고 박씨에게 신분상 불이익을 주지 말 것을 경기도선관위에 통지했다. 이에 경기도 선관위는 권익위를 상대로 항고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국가기관인 경기도 선관위는 항고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며 각하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경기도 선관위의 원고 자격이 있다고 보고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청구 서명부 조작을 고의로 묵인한 게 아니라 단순 부주의나 직무 소홀 때문인 것으로 인정된다”며 “부패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권익위가 부패방지법에 근거해 신고자인 박씨를 보호 처분한 것은 부당하다”며 경기도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커버스토리] 폭력 남편 죽인 아내, 국민 정서로는 정당방위인데…

    [커버스토리] 폭력 남편 죽인 아내, 국민 정서로는 정당방위인데…

    법조계에서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로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라는 말이 있다. 법 집행에 앞서 국민 관심과 여론을 살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민들의 판단과 법률적 판단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는 말이기도 하다. 법치의 관점에서는 법의 잣대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야 하겠지만 국민들의 정서적 판단 역시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법조계의 경구로도 볼 수 있다. 재벌 총수나 힘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관대한 판결로 국민정서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판관들이 거센 여론 역풍에 휘말린 사례도 부지기수다. 정당방위와 관련된 판결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가정폭력을 중심으로 한 각종 사건의 재판에서 ‘정당방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둑 뇌사’ 사건을 계기로 상당수 국민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정당방위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당방위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영미권에서 생겨난 개념으로 형법 제21조에 규정돼 있다. 형법 21조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처벌하지 않고 ▲방위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고 ▲행위가 ‘야간 및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문제는 표현이 명확하지 않고 법관에 따라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상당한 이유’와 ‘정황’ 등은 너무 주관적이어서 법관의 재량권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법원이 정당방위를 너무 좁게 해석하고 있다”면서 “과거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한 여성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가해 남성을 크게 다치게 했고 이를 이유로 피해 여성이 되레 가해자로 형사처벌을 받은 판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당방위 범위 확대 목소리는 여성계 쪽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남편의 가정폭력에 오랫동안 시달리던 여성이 남편을 숨지게 하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가해 여성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판결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가 1991년부터 2012년까지 매 맞는 아내의 남편 살해 사건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법원이 여성의 정당방위를 인정한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 각급 법원은 해당 여성들에게 ▲상당한 폭행을 당하는 시점에서 한 행동이 아니고 ▲부당한 공격을 막기 위한 행위가 방위 수준을 넘었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살인죄를 확정해 평균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2012년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남편을 살해한 정숙현(가명)씨는 함께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한 아들의 적극적인 증언에도 불구하고 살인죄가 확정돼 실형을 살고 있다. 정씨는 가정폭력 탓에 이혼한 아버지와 함께 유년기를 보냈다.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새어머니에게 학대받으며 성장했다. 결혼에 이르는 과정도 불행했다. 연애 시절 다정했던 남편은 시간이 흐를수록 ‘마성’을 드러냈고, 헤어지려 하자 협박을 일삼더니 급기야 성폭행으로 유린하기까지 했다. 임신을 해 마지못해 결혼했지만 결혼 생활은 지옥과도 같았다. 술에 찌든 남편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정씨를 이유 없이 때렸다. 남편의 손찌검은 아들에게도 이어졌다. 불안 증세에 시달리며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에까지 몰린 정씨는 결국 아들을 때리러 가는 남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여성의전화는 이 사건을 접수한 뒤 ‘정당방위 사건지원팀’을 구성해 변론을 도왔지만 법원은 변호인의 주장 대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씨의 아들은 재판 과정에서 “과연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냐”며 눈물로 어머니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지만 1심은 징역 5년을, 항소심은 1년 감형해 징역 4년을 선고했고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신상희 가정폭력상담소장은 “가정폭력은 오랜 기간 폭력의 피해자로 견뎌 온 여성들이 한순간 가해자로 바뀌게 되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법원은 피해의 과정과 맥락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법리에 매몰돼 판결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정당방위 관련 사건은 논란 속에 결과가 엇갈리기도 한다. 지난달 28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한낮에 자신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온 침입자를 흉기로 세 차례 찌른 집주인 김모(56)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김씨가 자신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오해한 이웃 남성이 열려 있는 현관으로 들어와 폭력을 휘두른 것이다. 김씨는 잠자던 자신의 머리를 수차례 밟으며 폭행을 해 이를 피하기 위해 흉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공격, 보복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반면 지난해 9월 논란이 된 ‘누나 성폭행 막은 축구선수 출신 남동생’ 사건에서는 수사 단계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최모(34)씨는 문이 잠기지 않은 여성 A(28)씨의 오피스텔로 따라 들어가 성폭행하려 했다. 놀란 A씨가 소리를 지르며 완강히 저항하는 사이 남동생이 귀가했다. 축구선수 출신 남동생은 달아나려던 최씨를 순식간에 제압했다. 남동생에게 맞아 기절한 최씨는 응급실로 실려갔다. 사건 당시 남동생이 중상해 혐의로 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수사 당국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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