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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법원 부장판사 줄사퇴, 공직자윤리법 탓?

    새달 정기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하는 고등법원 부장판사(차관급) 이상 고위 법관은 줄어든 반면 지방법원 부장판사들의 사표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지법 부장판사는 전국적으로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법 부장판사 등 중견 법관들의 줄사퇴는 3월부터 퇴직공직자의 취업이 매우 엄격히 제한되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고법 부장으로 승진할 경우 공직자윤리법의 제한을 받아 퇴직 후 대형 로펌 취업이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이왕 변호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금이 최적인 셈이다. 취업 제한 규정이 엄격해진 개정 공직자윤리법은 오는 3월 31일 시행된다. 재산공개 대상인 고법 부장판사 등 차관급 이상 고위 법관들은 퇴직 후 3년간 직무 관련성이 있는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로펌에 취업할 수 없다. 법조계에서는 개정법 시행 전에 고위 법관들이 대거 퇴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사의를 표명한 고위 법관은 2~3명 정도로 지난해 6명, 2013년 8명에 비해 줄었다. 상고법원 설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상고법원이 설치되면 고법 부장급 중에서 충원될 수 있다”며 “평생법관제 도입 등으로 평생 판사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대법관 순혈주의론 국민 기본권 보장 못 한다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된 3인의 성향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법관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는 강민구 창원지법원장, 검사장 출신인 박상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한위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다. 참여연대는 “뒷걸음치고 있는 대법원, 균형이 무너진 대법원을 바로잡지도 못한 후보 추천이며 국민들이 흔쾌히 받아들일 만한 인물을 추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법부 내부에서도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에 대한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최근 대법원이 보수화하고 대법관 구성이 순혈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은 계속해서 나왔다. 전임 이용훈 대법원장 시기에는 몇 명에 불과했지만 진보적 성향, 지방대 출신 등을 중용해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어느 정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양승태 대법원장 취임 후 임명된 대법관들은 대부분 서울 명문대를 나온 보수적 색채를 띤 사람들이다. 현재 대법관 13명은 모두 판사 출신이며 11명은 서울법대를 나왔고 여성은 두 명밖에 없다. 이번에 후보자로 추천된 세 사람도 모두 서울법대 출신이며 남성이다. 명맥이 끊긴 검사 출신이 1명 있을 뿐이다. 사법시험에 일찍 합격해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순혈’ 대법관은 대체로 소수·약자 보호에 소극적이다. 거친 세상과 힘든 삶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시각이 좁고 기득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중시하기보다는 권력 지향적이거나 순종적인 경우를 과거 인물들을 통해 익히 보았다. 다양성을 무시한 이런 순혈주의는 결국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부른다.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현직 대법관이 동성 결혼의 주례를 설 정도로 구성원의 성향이 다양하다. 일본은 최고재판소 재판관 15명 중 순수 법관 출신은 6명뿐이다. 양 대법원장은 2011년 취임사에서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그늘에 묻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은 사법부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말하고도 실제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국가나 기업의 편에 선 적이 많았다. 사법부는 부당한 공권력에 맞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 그러자면 대법관의 구성부터 다양화해야 한다. 국회가 지난해 11월 발의한 대법관 중 절반을 판사 이외의 법조인으로 임명하자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속히 통과돼야 한다. 사법부는 일부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가기관이 아니다.
  • 시효 두 달 넘겨… 16년 ‘억울한 옥살이’ 배상 못 받는다

    16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가 소멸시효를 두 달 넘겨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국가 배상을 받지 못하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이른바 ‘2차 진도 간첩단 사건’의 피해자 박동운(70)씨와 가족 26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에서 “56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재심 무죄 판결 확정 뒤 형사보상을 청구해 2010년 9월 보상 결정이 확정됐는데도 그로부터 6개월 이상이 지난 이듬해 5월에야 소송을 제기했다”며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판단은 2013년 12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정부에 손해배상을 구하려면 재심 무죄 판결 확정 6개월 안에 소송을 내야 하고 형사 보상을 먼저 청구했을 경우 보상 확정 결정 6개월 안에 소송을 내야 한다고 판시했다. 1981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는 전남 진도에서 박씨 성을 가진 사람이 간첩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진도 출신으로 한국전쟁 때 행방불명된 ‘박영준’이란 인물을 찾아내 그의 아들인 박씨를 비롯한 일가족을 간첩으로 몰았다. 이들은 가혹한 고문을 받고 간첩 활동을 자백했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박씨는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복역하다가 1998년 8·15 특사로 석방됐다. 다른 가족 7명도 상당 기간 옥고를 치렀다. 박씨는 2009년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 규명 결정에 이어 서울고법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형사 보상금으로 11억원을 수령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카지노 이용 시 자기책임의 원칙과 한계

    판례의 재구성 22회에서는 카지노에서 거액을 잃거나 중독에 빠진 경우에도 이용자의 자기책임의 원칙에 따라 사업주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책임이 없다고 판결한 대법원 판례(2010다92438)를 소개한다. 해당 판결을 바탕으로 카지노 등 사행행위로 인한 피해와 책임 등에 대한 해설을 민법 분야의 권위자인 윤철홍 숭실대 법학과 교수로부터 듣는다. #. 중소기업 대표까지 지냈던 정모(68)씨는 2003년부터 바카라 게임에 재미를 붙이면서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강원랜드를 드나들었다. 정씨는 ‘병정’(베팅 규정을 피하려는 사람에게 돈을 받고 대리 베팅해 주는 사람을 뜻하는 은어)을 동원해 한 번에 6000만원을 베팅하는 등 하루 제한 베팅 금액을 훌쩍 넘겼다. 도박에 빠져든 정씨 때문에 결국 정씨의 아들은 강원랜드 측에 정씨에 대한 출입을 금지해 달라는 요청서를 보냈다. 그러나 아들은 다음날 출입금지 요청서를 철회했다. 강원랜드 측은 정씨의 출입을 제한하지 않았고 정씨는 2006년까지 3년간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231억원을 탕진했다. 재산을 날리고 나서 정신을 차린 정씨는 2006년 “도박 중독에 빠진 고객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한도를 초과한 베팅을 묵인해 사행성을 부추겼다”며 강원랜드를 상대로 293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스포츠 토토, 강원랜드, 경마 등 법적으로 보장된 사행행위로 발생한 손해의 책임에 대한 판결인 데다 강원랜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이 7건 진행 중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민법상 규정된 사행행위에 대한 자기 책임의 원칙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하급심과 대법원 상고심의 판단이 엇갈렸다. 1, 2심 재판부는 “강원랜드가 정씨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했다”며 “손실액의 15%인 2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8월 21일 정씨가 강원랜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2010다9243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개인은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과 결정에 따라 행위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지 않고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는 ‘자기책임의 원칙’은 카지노 이용을 둘러싼 법률관계에도 적용된다”며 “자기 책임의 원칙이 인정되지 않으려면 사업자가 법령상 규제를 어기는 등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없을 정도의 불법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강원랜드가 관련 법령에 정해진 절차를 거쳐 이용자를 출입제한자 명단에 등재하고도 정당한 출입제한 해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도박 중독 상태에 있는 이용자의 카지노 출입을 허용했다면 이용자에 대한 보호의무 위반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강원랜드가 정씨를 출입제한자로 등록하기도 전에 정씨의 아들이 그 요청을 철회해 정씨에 대한 적법한 출입제한 요청조차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또 대리베팅을 묵인했다는 정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베팅한도액을 제한하는 조치가 과도한 사행성 조장을 막기 위한 것이지 이용자의 재산손실을 막기 위한 규정이 아닌 점 등을 감안하면 보호의무를 위반해 불법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강원랜드 측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용덕·고영한·김창석·김신·김소영·조희대 대법관은 “이용자의 가족이 출입제한 요청서를 발송한 이상 그 철회 역시 강원랜드가 정한 카지노출입관리지침에 따라 문서로 이뤄져야 한다”며 “정씨의 아들이 전화로 출입제한 요청을 철회하겠다고 한 것은 효력이 없다”며 강원랜드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취지의 반대 의견을 냈다. 김용덕·조희대 대법관은 또 베팅한도액 제한 규정 위반에 대해서도 “카지노 게임의 베팅한도액 제한 규정을 둔 것은 이용자가 제한된 위험 범위 내에서만 카지노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과도한 재산손실의 위험으로부터 이용자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용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행위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국민銀, 법인세 4100억원 돌려받는다

    국민은행이 국민카드 합병과 관련해 납부한 4100억원대 법인세를 돌려받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KB금융지주의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5일 국민은행이 서울 중부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국민은행이 돌려받게 될 금액은 법인세와 농어촌특별세 등 모두 4121억 7800만여원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2003년 9월 국민카드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을 회계 처리하지 않았고 합병 이후 9320억여원을 손실로 처리해 법인세를 신고했다. 중부세무서는 2007년 국민은행이 회사 손실을 과장해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켰다고 판단해 4121억원의 법인세 등을 부과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소송을 냈다. 대손충당금은 외상 매출금이나 대출금 등에서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정하는 계정이다. 재판부는 “대손충당금 설정은 납세자에게 선택권이 부여된 것이므로 국민카드가 대손충당금의 설정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합병 법인인 국민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국민카드의 금전 채권을 장부가액으로 승계할 수밖에 없다”면서 “합병 이후 사업 결산을 하면서 해당 채권에 관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해 손금에 산입한 국민은행은 실질 과세의 원칙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파밍사기 은행에 배상 책임 물었다

    나날이 진화하는 ‘파밍·보이스피싱’ 범죄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전현정)는 15일 가짜 인터넷뱅킹 사이트에 접속(파밍)해 피해를 본 허모씨 등 33명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은행들은 원고들에게 1억 91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파밍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에 몰래 악성코드를 심어 이용자가 정상 홈페이지 주소로 접속해도 가짜 사이트를 연결시켜 금융 정보를 빼내 가는 수법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누군가 가짜 사이트에서 이용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빼내 공인인증서를 위조한 것이므로 은행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들이 각종 정보를 유출하게 된 경위 등을 감안해 은행들의 책임을 10~20%로 제한했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보이스피싱 피해자 이모씨가 피싱에 사용된 통장의 실제 주인 김모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김씨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확정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순히 타인에게 건넨 통장이 피싱 범죄에 사용됐다는 이유만으로 과실 방조 책임까지 물을 수는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김씨가 통장이 범죄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하면서도 이를 양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김씨의 주의의무 위반과 이씨의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씨는 2011년 9월 “은행 계좌가 사기 사건에 이용됐으니 확인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고 자신의 계좌에서 김씨의 계좌로 600만원을 이체했다. 하지만 이는 사기였고, 김씨는 ‘대출을 해 주겠다’며 접근한 사람에게 통장 등을 넘겨줬을 뿐 범행에 악용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김씨에게도 책임이 일부 있다며 이씨에게 300만원을 주라고 판결했지만 2심은 김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통장 잔액인 5000원만 돌려주라고 판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번에도 ‘서울대 50대 남성’ 대법관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14일 양승태(67·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에게 다음달 17일 퇴임하는 신영철(61·8기) 대법관 후임자로 강민구(56·14기) 창원지법원장, 박상옥(58·11기)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한위수(57·12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를 추천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들 중 한 명을 다음주쯤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비(非)법관 출신의 참신한 인물이 후보군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세 후보 모두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인 데다 강 지법원장과 한 변호사는 현직 법원장과 고위법관 출신이기도 해 이번에도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충원될 수밖에 없어 대법원의 보수적 성향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2012년 7월 안대희(60·7기) 전 대법관 퇴임 이후 검찰 몫 대법관의 맥이 끊겼다는 점에서 검찰 고위간부 출신인 박 원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북 구미 출신인 강 원장은 용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2013년 전두환 정권의 군 의문사 사건인 ‘허원근 일병 사건’ 항소심 재판을 맡아 ‘타살’이라는 1심 판결을 뒤엎고 ‘자살’이라고 결론 냈다. 2009년 상지대 사학분쟁조정위원으로 참여해 비리 인사의 재단 복귀를 도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박 원장은 경기 시흥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검 범죄정보관리과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지내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대구 출신인 한 변호사는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구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2012년 대법원 몫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지명됐으나 “인권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인물”이라는 반발을 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전관 예우 타파 등 사법개혁·사시 존치 힘쓸 것”

    “전관 예우 타파 등 사법개혁·사시 존치 힘쓸 것”

    “법조계의 가장 큰 병폐인 전관예우를 타파하겠습니다.” 하창우(61·사법연수원 15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13일 서울 서초구 변협 회관에서 당선증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변협 차원에서 사법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현직에서 권력과 명예를 누리고 오신 분이 그것을 이용해 과다한 수입을 얻고 있는 게 전관예우 관행”이라며 “필요하다면 신고 센터를 만들어 전관예우를 적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살을 대법원으로 돌려 다양성이 결여된 대법관 구성과 상고법원 설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 당선인은 “대법원이 말로는 구성의 다양화를 주장하면서 출신 학교와 지역만 다르게 할 뿐 14명 모두가 법관 출신”이라며 “검찰, 교수, 순수 재야 출신 법조인도 대법원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상고법원에 대해서도 “대법관의 업무를 떠넘기겠다는 편의적인 발상으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상 지위가 불분명해 위헌 성격이 강하다”고 반대했다. 검찰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하 당선인은 “검찰의 기소권 남용이 상당하다”고 전제한 뒤 견제 방법 중 하나로 검사 평가제를 제시했다. 2008년 그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낼 당시 도입한 법관 평가제는 현재 전국의 모든 변호사회가 시행 중이다. 청년변호사의 일거리난에 대한 해결 의지도 드러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뒤 변호사가 해마다 2500명씩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우리보다 인구도 많고 시장이 큰 일본은 지난해 1810명의 변호사가 배출됐다”며 “변호사 배출을 연간 1000명으로 제한하기 위해 국회와 법무부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농부의 아들도 법관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가 사법시험”이라며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사법시험 존치 법안이 통과되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30여년간 변호사 외길을 걸어온 순수 재야 출신인 하 당선인은 새달 23일 2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무장에 명의 빌려준 변호사 최고 5000만원 벌금형 확정

    사무장에게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줘 파산·면책 사건 등을 맡도록 한 변호사들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H법무법인 대표 조모(77) 변호사 등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5명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조 변호사는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야당에서 윤리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원로 법조인이다. 재판부는 “원심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판시 금액의 추징을 명한 것은 정당하고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에게는 각각 벌금 1500만~5000만원과 추징금 1680만~1억 7000여만원이 확정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업무 태만 사외이사 분식회계 배상 책임”

    이사회 출석 등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외이사에게 회사의 분식회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사외이사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가운데 사법부가 엄격한 면책 기준을 적용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코어비트’의 투자자 69명이 전·현직 임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윤모(55) 전 사외이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주식회사의 이사는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를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다”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윤씨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다”며 “윤씨가 사외이사로서 실질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상 책임이 면제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코어비트 대표이사 박모(46)씨는 2009년 전·현직 임원들의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고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서 회사는 2010년 2월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됐다. 1심은 박씨를 비롯한 당시 사내·외 이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주주들의 손실액 상당액인 49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2심은 “사외이사로서 실질적인 활동을 하지 않아 분식회계의 책임이 없다”는 윤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윤씨를 배상 책임에서 제외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모님 억대 세금 소송 패소 “여대생 청부살해 사모님 도대체 무슨 일?”

    사모님 억대 세금 소송 패소 “여대생 청부살해 사모님 도대체 무슨 일?”

    사모님 억대 세금 소송 패소 사모님 억대 세금 소송 패소 “여대생 청부살해 사모님 도대체 무슨 일?” 류모(68) 전 영남제분 회장의 부인 윤모(70)씨가 억대 세금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윤씨는 ‘여대생 청부살해 사모님’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윤씨가 “증여세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며 서울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윤씨는 2000년 남편 류씨로부터 9억원을 입금받아 서울 강남구 한 빌라를 매수하고 이듬해 4억원을 반환했다. 과세 당국은 윤씨가 현금 5억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 1억 5000여만원을 부과했다. 윤씨는 빌라를 살 때 류씨로부터 돈을 빌린 것일 뿐 증여를 받은 것은 아니고, 나중에 자신이 소유한 다른 빌라를 류씨가 팔아 가져가는 방식으로 모두 갚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윤씨 주장을 인정해 증여세를 취소했다. 하지만 2심은 “윤씨 계좌에 입금된 돈은 류씨가 증여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증여가 아니라는 점은 윤씨가 증명해야 하는데 그의 일방적 주장 외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대법원도 “윤씨 계좌에 입금된 9억원 중 적어도 5억원을 류씨로부터 증여받았다고 보고 증여세 부과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고 판시했다. 앞서 윤씨는 2002년 여대생을 청부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2004년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2007년 형집행정지로 풀려났지만, 허위 진단서를 제출한 정황이 드러나 재수감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 XX” 재판정 판사 맞아?

    “공무원 XX들은 하여튼….” 술자리 발언이 아니다. 재판 도중 판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올해로 7년째 법관 평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 법관들이 재판 중 막말을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재판 분위기를 흐리는 일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서울변회는 변호사 5명 이상에게 평가를 받은 법관 349명 중 50점 미만(100점 만점)의 낙제점을 받은 법관이 16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 동안 진행된 평가에는 소속 변호사 945명이 참여했다. 반면 서울동부지법 김환수 부장판사는 평소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사안을 판단하고 공정한 언행으로 3년째 우수법관에 선정됐다. 김 부장판사를 비롯해 김진석(서울고등법원), 송미경(인천지법), 여운국(서울고법), 정문경(서울서부지법) 판사와 조용구(서울고법) 부장판사가 95점 이상을 받아 우수법관으로 뽑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뉴스 플러스] ‘뇌물 수수’ 前 한수원 사장 징역 5년 확정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원전 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종신(70)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2억 1000만원, 추징금 1억 7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김 전 사장은 2009∼2012년 원전 용수처리 업체로부터 납품 계약 시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 전 사장은 지인으로부터 한수원 인사 청탁과 함께 4000만원을 받고,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7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았다.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선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 성추행 경계선 어디냐… 신체 부위별 제각각 판결

    성추행 경계선 어디냐… 신체 부위별 제각각 판결

    직장 상사가 자기 방으로 여직원을 불러 “자고 가라”며 손목을 잡은 것은 추행일까, 아닐까. 대법원은 손목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로 보기 힘들다는 이유 등으로 추행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성추행 판단 기준’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처벌법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A(61)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세탁공장 소장이던 A씨는 2011년 6월 부탁받은 밥상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사택을 찾은 B(56·여)씨에게 맥주를 권하고 침대방으로 들어오라고 유인했다. B씨가 거절했는데도 A씨는 “그래야 친해진다”며 담배까지 권했고, 불편함을 느낀 B씨가 가겠다고 하자 A씨는 “자고 가요”라고 말하며 B씨의 오른쪽 손목을 세게 움켜쥐고 자기 앞으로 당겼다. 이와 관련, 1심과 2심 모두 A씨의 행위를 성추행으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희롱으로 불 수 있는 언사를 했더라도 타인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손목은 그 자체만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로 보기 어렵다”며 “쓰다듬거나 안으려고 하는 등 성적 의미가 있는 행동으로 나아가지 않았고, 손목을 잡은 것은 B씨를 다시 자리에 앉히려고 한 행동이지 추행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2004년 4월의 판결과는 사뭇 다르다. 당시 대법원은 부하 여직원의 거부 의사에도 어깨를 주무른 상사의 유죄를 확정하며 “추행은 신체 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 의사에 반해 피해자가 혐오감을 느꼈다면 추행”이라고 판시했다. 손목 부위에 대해 성적인 가치 판단을 한 이번 판결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셈이다.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성적 가치 판단은 하급심에서도 꾸준히 이어지며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집행위원장은 “성추행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 당사자의 성적 수치심이 돼야 한다”며 “최근 대법원이 피해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채 남성 중심적인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도 “침대방으로 불러 ‘자고 가라’고 했는데도 추행 의도가 없다고 본 것은 성범죄에 대한 최근 대법원 성향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특정 신체 부위 접촉만을 놓고 추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판결도 피해자 의사, 성별, 연령, 이전부터의 관계, 사건 경위 및 경과, 행위, 주변 상황 등을 종합한 결과 성희롱은 될 수 있어도 추행까지는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황당 재판… 국선 변호사 한명이 쌍방폭행 동시 변론

    외도를 의심한 다툼 끝에 서로에게 흉기를 휘둘러 재판에 넘겨진 부부를 국선 변호인 한 명이 동시에 변론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가 대법원에서 바로잡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3·여)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외도를 의심하던 남편 B(53)씨와 크게 다퉜다. 이들 부부는 서로 때리고 흉기까지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로 모두 불구속 기소됐다. 이혼 소송 중이던 부부는 형사 재판도 같이 받았다. 1심은 상해 정도를 고려해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유 2년을, B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B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재판 과정에서 이들 부부에게 같은 국선 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했다. 변호사는 서로에게 잘못을 미루는 부부 사이를 오가며 변론을 해야 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피고인들은 각자 범행의 피해자가 상대 피고인으로서, 한쪽 피고인에게 유리한 변론은 당연히 다른 한쪽 피고인에게는 불리하기 때문에 이해가 상반되는 관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두 피고인에게 동일한 국선 변호인의 조력을 받게 하고 심리를 마친 것은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 위법이 있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눈치 안 보는 판사 눈치만 보는 검사

    눈치 안 보는 판사 눈치만 보는 검사

    육아휴직을 하는 법관은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검사들은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 다 법을 다루고 업무 강도도 높아 야근과 휴일 근무가 잦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조직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대법원과 법무부에 따르면 2010년 48명에 불과하던 육아휴직 판사는 2011년 70명, 2012년 96명, 2013년 121명으로 급증했다. 3년 새 152.1%가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11월까지 116명으로 전년도 전체 인원에 육박했다. 반면 육아휴직 검사는 2010년 44명에서 2011년 57명으로 늘었지만 2012년 51명, 2013년 58명으로 제자리걸음이다. 3년 새 증가율도 31.8%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공무원 육아휴직 증가율인 69.5%(2만 4316→4만 1222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지난해 들어 11월까지 69명으로 다소 늘어나는 분위기다. 남자 판검사의 육아휴직도 대조를 이룬다. 2010년 10명이던 육아휴직 남자 판사는 2011년 14명, 2012년 15명, 2013년 21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 증가 추이(914→1798명)와 비슷하다. 반면 육아휴직 남자 검사는 2010년 2명에서 2011년 5명으로 늘었다가 2012년 다시 1명으로 줄었고 2013년 3명으로 또 증가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전체 판사와 검사의 비율이 3대2 정도로 판사 수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육아휴직은 법원이 더 자유로운 분위기다. 검사들은 ‘격무’를 육아휴직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의 경우 검사 한 명이 한 달에 처리하는 사건만 150건 정도”라면서 “검사 한 명이 육아휴직을 쓰면 그 사건이 고스란히 다른 검사에게 전가된다”고 말했다. 판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재경지법 한 판사는 “아무래도 검찰은 검사장, 차장, 부장, 검사로 상하 지휘 관계가 확실하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이용할 때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판사의 경우엔 20대 법관이나 50대 법관이나 기본적으로 수평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육아휴직이 좀 더 빨리 정착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단독]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로 헌법학자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단독]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로 헌법학자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및 소속 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박탈 결정이 갑오년 세밑 우리 사회를 후끈 달구고 있다. 헌재 결정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우리 사회 보수와 진보의 쪼개진 간극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많은 이들은 한편으로 헌재의 결정에 수긍하다가도 헌재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주장에도 고개를 끄덕인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78) 경희대 석좌교수를 지난 24일 서울 강남의 개인 서재 정천서옥에서 만나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헌법적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허 교수는 “인권유린, 비민주성, 일당독재 등에 대해 보수보다 더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어야 진정한 진보이고, 이런 세력의 정치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특유의 카리스마가 넘쳤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 법조계 및 사회 일각의 비판이 날카롭다. -비판이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동조 세력들이 순순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저항하고 비판하고 불복종운동을 하는 것은 예상된 일이다. 여론조사 결과 대다수 국민이 해산에 찬성하고, 통합진보당의 정책에 의문을 갖고 있다가 헌재의 해산 결정으로 정체가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저항이나 불복종이 일과성으로 끝나리라고 본다. →법적 명문 규정도 없이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결정해 논란이 뜨거운데. -명문 규정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위헌정당 해산 제도의 취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이용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런 정당을 해산시킴으로서 헌법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해산된 정당 소속 의원 5명에 대해 의원직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헌법을 보호하는 본질에 어긋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이 의정 활동을 하면서 헌법의 적 역할을 계속할 것이기에 의원직을 박탈하지 않으면 정당을 해산시킨 의미가 없다. 이게 나의 의견이고 다수설이다. 물론 반대 견해도 있다. 의원은 국민이 뽑아준 사람이기에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거나 국회 자율권에 의해서 국회가 스스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소수설이며,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런 입장을 취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도 1952년 사회주의 정당, 1956년 독일 공산당을 각각 해산시킬 때 명문 규정이 없었음에도 의원직을 상실시켰다. 독일은 그때 지방정부 의원까지 자격을 박탈했다. →우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방의원의 자격을 상실시켰는데. -이것은 처음부터 법무부가 잘못했다. 법무부가 국회의원만 의원직 상실을 청구할 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직도 같이 했어야 했다. 그것을 하지 않은 1차적 책임은 법무부에 있고 2차적 책임은 헌재에 있다. 왜냐하면 헌법 재판은 민사소송과 달리 직권심리주의다. 민사소송은 철저하게 당사자가 주장한 사안에 대해서만 판단하지만 헌법 재판은 헌재 스스로가 소송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도 증거 조사도 할 수 있고 심리도 할 수 있다. 법무부가 신청하지 않았다고 해서 헌재가 지방의원들에 대해서는 그대로 놔뒀다. 결국 중앙선관위가 공직선거법 192조를 들어 지방의회 비례대표 의원 6명을 퇴직시켰지만 지역구 의원 31명을 무소속으로 남겨둔 것은 난센스다. →국회의원직 박탈에 대해 법원에 소송을 낸다는데. 일부에서는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이 대법원까지 갈 경우 법적 근거가 없는 헌재 결정이 무효로 판단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 얘기다. 헌재 결정은 법적으로 다툴 방법이 없다. 헌재 결정에 대해 일부 재심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헌재 스스로 재심을 신청하는 것이다. 헌재 결정에 대해 행정이나 법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그건 우리뿐만 아니라 헌재 제도를 채택한 외국도 다 마찬가지다. →이번 결정은 8대1로 인용됐는데 이에 대해 너무 일방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일부 언론은 헌법 재판관들이 보수적이고, 진보적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말하지만 그분들 각자 각양각색의 철학이 있고 소신이 뚜렷한 분들이다. 그런 분들이 8명이나 해산에 동조했다는 것은 그만큼 재판관들 사이에서 그 사안의 본질을 보는 시각이 통일돼 있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더 이상 논할 수가 없다. 6대3 정도로 인용 결정됐다면 세 사람이나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8대1 결정은 만장일치나 마찬가지다. →이번 헌재 결정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적 헌법 질서를 지키는 것으로, 국민 각자가 주장할 권리는 주장하되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활동하라는 의미다. 자유라는 것은 본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정당도 복수 정당제도가 바람직하며 우리가 보장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를 최대한 활용해서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려고 하면 해산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나라에 진보 정당이 필요없다는 말인가.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진보 정당이 필요하다. 내가 보기엔 지금까지 해산된 정당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진보 정당이 탄생할 수 없었다. 이제는 종북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진보 정당이 탄생해야 한다. 진보라는 것은 독일식으로 말하면 사회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치 세력을 뜻한다. 독일 사민주의는 일당독재, 비민주성, 인권유린 등에 대해 보수주의자들보다도 더 강도 높게 비판한다. 소수자와 못 가진 자, 을(乙)을 배려하고 대변하면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정당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 정당이다. →헌법 재판관 구성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현재 재판관을 임명하는 ‘3대3대3 시스템’(대통령 3명 임명, 대법원장 3명 지명, 국회 3명 선출)은 박정희 군사독재 시대부터 내려온 것이다. 당시 소위 헌법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하면서 3대3대3을 한 이유는 그렇게 해야 컨트롤할 수 있다고 본 독재적 발상에서다. 그래서 임명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재판관 전원을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균형 감각을 갖춘 사람들이 재판관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소수 세력도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 단순 다수결로 지지받는 사람이 재판관이 되면 소수 세력은 항상 소외된다. 그렇기 때문에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는 인물만 재판관이 되게 하면 소수 세력이 찬성할 수 있는 사람도 재판관이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독일이 시행하고 있다. →재판관이 법관 일색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나라가 과도기로서 로스쿨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에 아마 로스쿨 시스템하에서는 법에 관심이 있는 웬만한 사람은 다 변호사 자격증을 가질 것이다. 그러면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재판관이 되는 게 당연하다. 앞으로 로스쿨 시스템하에서도 법과 관계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헌재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사람들이 헌재 재판관의 다수가 돼서는 안 되겠지만 적어도 그 사람들이 사회의 여론을 반영한다든가 법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사회 상식에 입각해서 말한다든가 할 필요가 커졌다. 경제계 대표나 사회단체 대표도 들어갈 필요가 있고, 지금은 너무 획일적으로 자격을 제한해서 법학 교수도 배제한다. 비(非)법관도 재판관이 되게 하는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권 일각에서 개헌론이 자꾸 나온다. -1987년 개정된 현재의 헌법이 진선진미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쳐야 할 부분이 여러 군데에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개헌의 시점이다. 개헌에는 세 가지 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우선 국민의 폭넓은 지지, 이걸 이끌고 나갈 주도 세력, 국민의 참여의식이 있어야 한다. 지금 일부 주도 세력이 국회에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그 세력만 가지고는 국민 참여와 동의를 형성할 수 있는 역할을 아직은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은 일부 주도 세력이 개헌을 주장한다고 해서 개헌이 될 수는 없다. 정부는 여전히 이에 소극적이지 않은가. 정부와 국회가 합의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개헌이 되겠나. →개헌론에 이원집정제와 같은 권력 분점이 주로 나오는데. -그건 우리나라에서 백발백중 실패한다. 프랑스가 하는 이원정부제라는 것은 외교, 국방, 통일은 대통령이 관장하고 나머지 내정은 국무총리가 관장한다는 것으로 프랑스 같은 정치 수준이기 때문에 굴러가는 것이지, 우리나라에서는 백번 해 봐도 백번 실패할 수밖에 없다. 권력의 본질은, 특히 우리 국민성에 비춰 볼 때 나눠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요즘은 모든 사안이 한 나라만의 문제에 머무는 것은 없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외치고 어디부터가 내치인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예컨대 자유무역협정(FTA)을 보면 이게 외교인가, 내치인가. FTA를 대통령이 관할하나, 국무총리가 관할하나? 둘이 협조해야 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부통령 제도가 있을 때 본 것처럼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소속 정당이 달라지면 그건 거의 절충과 합의가 불가능했다. 이런 문제가 비일비재하다. →헌재와 대법원의 관계도 미묘한데. -이건 법적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두 기관에 서로 양보하라고 해서 해결될 성질이 아니다. 1990년 헌재가 대법원이 만든 법무사법 시행규칙을 위헌이라고 결정했을 때 두 기관의 다툼은 시작됐다. 대법원은 헌재의 종합부동산세 ‘헌법 불합치’(해당 법률이 위헌이지만 개정 때까지 한시적으로 효력 인정) 결정이 법조문에 없다며 무시해 버렸다. 두 기관이 서로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하도록 법적으로 위상이 정립돼야 한다. 그러려면 대법원의 판결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법률 해석권을 두고도 두 기관은 논란을 벌인다. -대법원은 법률 해석권이 사법부에 속한다며 헌재는 법률을 해석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려면 당연히 해석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조문 일부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명목적으로 위헌 결정을 하면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것이다. 법률 조항에서 일부 문제가 있더라도 그 법률을 송두리째 위헌이라고 결정하는 것보다는 최소한 이렇게 해석하면 위헌이라고 판단해 주는 게 입법권을 존중하는 것이다. →대법원에 헌법부를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게 돼서 대법원이 헌법 재판까지 하게 되면 민사·형사 재판까지 정치 물결에 휩쓸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독일 등 선진국이 헌재를 독립시키는 이유는 사법의 정치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법의 정치화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우리나라 과거 군사독재시대에 여실히 보여줬다. →대법원 판결이나 헌재의 결정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모든 판결과 결정에는 시시비비와 찬반이 있게 마련이다. 분쟁 사건은 어느 선에서 끝나야지, 그 이상 갈 수가 없다. 헌재 결정에 대해 또 다툴 수 있는 기관을 제도적으로 열어놓는다면 그게 어디까지 갈 것인가. 대법원이 판결 불만을 잠재울 만한 설득력이 없는 판결을 했다거나, 헌재가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려운 결정을 했다거나 하면 이건 문제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받아들이는 결정을 했는데 일부 세력이 비판하고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회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기철 전문기자 chuli@seoul.co.kr ■ 허영 교수는 누구 허영 교수는 1971년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경희대 교수로 임용됐다. 1972년 천주교가 발행하던 ‘창조’지에 유신헌법의 기초가 되는 결단주의를 비판하며 국민의 공감적 가치와 시대정신에 따른 사회 통합을 헌법의 목표로 삼은 ‘동화적 통합이론’을 주장했다. 그의 유신헌법 비판론이 중앙정보부의 사전 검열에 걸렸고, 허 교수는 중정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었다. 이에 회의를 느낀 그는 다시 독일로 건너갔다가 돌아와 1982년 연세대로 옮겼다. 그의 저서 ‘헌법이론과 헌법’은 법학도는 물론 운동권의 필독서가 됐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옮겨 왔을 정도여서 ‘원조 스타 법학자’로도 불린다. 1988년 헌법재판소 설립에 그의 이론이 일정 부분 기여했다. ▲충남 부여(78) ▲대전고, 경희대 ▲독일 뮌헨대 박사 ▲연세대 교수 ▲독일 훔볼트 학술상 ▲헌법재판연구원장 ▲명지대 석좌교수 ▲경희대 석좌교수
  • 세월호·말레이機 참사 ‘침통’… 땅콩 회항·아베 폭주 ‘분통’

    세월호·말레이機 참사 ‘침통’… 땅콩 회항·아베 폭주 ‘분통’

    [국내] 정부 무능·정쟁에 더 아팠던 ‘세월호 참사’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돼 탑승객 476명 가운데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특히 이 사고로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대거 희생돼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게다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실책,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국민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숨은 실세 국정 개입 논란’ 연말 정국 강타 박근혜 정부의 ‘숨은 실세’로 거론돼 온 정윤회씨가 청와대의 ‘실세 3인방’ 등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며 국정에 개입했다는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연말 정국을 뒤흔들었다. 문건의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 등 관련자 간 진실 공방으로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됐다. 헌재 “통합진보당 北체제 추종” 첫 정당해산 비례대표 부정경선,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통합진보당이 창당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1의 압도적인 인용으로 12월 19일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 헌재 결정에 의한 정당해산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헌재는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 5명의 의원직 박탈도 결정했다. 조현아 ‘땅콩회항’ 항공법 위반 등 일파만파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 중이던 인천행 KE086 항공기를 탑승구로 회항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24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대한항공과 공모를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조사관을 체포했다. 일 년 내내 가혹행위·총기사고 해명한 軍 지난 4월 경기 연천의 28사단에서 윤모 일병이 선임병 4명으로부터 엽기적인 가혹행위에 시달린 끝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등 올 한 해는 군대 내 폭력과 총기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6월 동부전선 22사단 GOP 부대에서도 임모 병장이 총기를 난사해 동료 장병 5명이 숨졌다. 그 다음 달에도 2명의 A급 관심병사가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해 군의 장병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공무원연금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 시끌 대규모 적자의 누적으로 재정 부담을 키우는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논의는 지난 9월 당·정협의회에서 본격화됐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이 제시됐지만 공무원노조는 ‘공적연금 후퇴’와 ‘밀실논의’라며 반발했다. 여야는 최근 개혁안을 마련할 대타협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정년 연장 등 공무원의 사기진작책도 거론되지만 최종 결정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변별력 없고 또 출제 오류·… 최악의 수능 2015학년도 수능은 사상 최악으로 기록됐다. 변별력 조절 실패에다 출제 오류까지 겹쳤다. 생명과학Ⅱ와 영어에서 복수 정답이 인정됐다. 복수 문항, 복수 정답은 수능 도입 21년 만에 처음이다. 전년도 세계지리 8번 문항도 법원 판결로 전원 정답 처리됐다. 여론이 들끓자 교육 당국은 결국 수능 개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에서도 ‘낮은 곳’으로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한국 역사상 세 번째이며,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이후 25년 만이었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서울 광화문광장) 등을 집전했고 세월호 유족, 위안부 피해자,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을 만나며 ‘낮은 곳’을 챙기는 모습에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연초 나라 뒤흔든 카드 3사 고객정보 유출 올 1월 새해 벽두부터 1억여건의 카드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용평가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이 KB국민·롯데·NH농협 등 카드 3사에서 200여만명의 고객 정보를 빼돌리면서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사회지도층 인사와 연예인은 말할 것도 없고 거의 모든 국민의 정보가 털렸다. 관련자들이 구속됐지만 집단소송이 이어지면서 법정 공방은 ‘진행형’이다. 총리 후보자 잇단 낙마… 청와대 ‘답답’ 인사 세월호 참사 이후 지명된 총리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면서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월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지명됐지만 과다 수임료와 전관예우 논란 등으로 낙마했다. 이어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지명됐지만 역사의식 논란으로 역시 물러났다. 결국 정 총리가 사의 표명 60일 만에 다시 총리직을 맡게 됐다. [국제]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신냉전’ 암운 지난 2월 우크라이나가 친러시아 성향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축출하고 서방으로 등을 돌리면서 크림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았다. 친러시아계 주민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고, 러시아는 신속하게 조약 체결과 의회 비준 절차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주변으로 군사력이 증강 배치되고,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전방위 경제 제재에 착수하면서 신냉전이 도래했다. 말레이시아機 3월엔 실종·7월엔 피격 올 한 해 말레이시아항공은 가시밭길을 걸었다. 지난 3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가던 여객기가 실종됐다.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239명이 타고 있었으나 단 한 명의 시신도 발견되지 않은 채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났다. 7월에는 승객 298명을 태우고 네덜란드를 출발해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내전 중인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됐다. 전 세계 에볼라 공포… 7500여명 사망 지난 3월 이후 기니와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3개국을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번져 75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은 지난해 12월 기니에서 첫 사망자가 보고된 뒤 해를 넘기며 인접국은 물론 미국, 스페인 등 다른 국가로 퍼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월 에볼라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슬람 급진 세력 IS, 잇단 외국인 참수 알카에다의 이라크지부(AQI)였던 이슬람국가(IS)가 수니파 이슬람교도를 규합해 순식간에 세계를 위협하는 급진 세력으로 부상했다. 이 조직은 지난 6월 신정일치 국가인 IS 설립을 선언한 뒤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점령했다. 이들은 서방을 침략자로 규정하고 미국 언론인 제임스 폴리를 시작으로 5명의 외국인 참수 동영상을 공개했다. 아베 ‘집단자위권’ 강행·장기집권 체제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은 지난 7월 동맹국 등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인 ‘집단자위권’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로써 1945년 패전 이후 견지해 온 ‘전수 방위’ 원칙을 저버리고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전환했다. 이어 중의원 해산 뒤 총선 승리라는 정치적 도박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지난 24일 제3차 내각을 출범시켜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백인경찰 흑인 사살… 美 인종갈등 몸살 지난 8월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비무장한 10대 흑인을 총으로 쏴 죽인 백인 경관과 7월 미국 뉴욕의 길거리에서 담배를 팔던 흑인을 목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이 잇따라 대배심에서 불기소 판결을 받으며 미국 내 인종 갈등이 폭발했다. 항의 시위와 소요, 약탈이 전국으로 확산됐다. 지난 20일에는 20대 흑인 남성이 뉴욕 브루클린에서 경찰 2명을 살해하는 등 사회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홍콩, 주권 반환 후 최대 反中 ‘우산혁명’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지난 8월 말 의결한 ‘2017년 행정장관 선거안’이 불씨가 됐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 입후보자의 자격을 제한하자 홍콩 시민들은 지난 9월 28일부터 선거안 철회를 요구하며 도심 점거 시위에 돌입했다. 우산으로 경찰에 맞서 ‘우산혁명’으로 불린 시위는 1997년 주권 반환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75일간 지속되면서 200여명이 체포되고 500여명이 부상했다. 세계 시선 끈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부결 307년 만의 스코틀랜드 독립과 영국 연방 해체라는 격변 가능성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켰으나 지난 9월 반대 55.4%, 찬성 44.7%로 부결됐다.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미래가 불투명한 독립보다는 영국 연방의 일원으로 계속 남는 길을 택했다. 스코틀랜드는 조세권과 예산권 등 자치권 확대라는 전리품을 챙겼고, 스페인 카탈루냐주 등 다른 지역의 분리독립 운동을 자극하는 불씨가 됐다. 유가 급락과 더불어 디플레이션 공포 미국의 셰일 개발 붐에 따른 산유량 급증과 중국의 성장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맞물려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11월 산유량을 동결하며 하락세는 탄력을 받았다. OPEC과 미국의 대결 양상 속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반년 만에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주요 90개국 가운데 4분의1 이상이 1% 미만의 물가상승률을 보이며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美·쿠바 국교 정상화 ‘53년 냉전’ 청산 미국과 쿠바가 53년간 이어온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추진한다고 지난 17일 선언했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 공산화를 선언한 뒤 미국 기업의 재산을 몰수해 2년 후인 1961년 양국의 국교가 중단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역사적 선언으로 미국은 쿠바에 대한 봉쇄정책을 크게 완화할 방침이다.
  • 대법 “동아투위 해직기자에 국가 배상해야”

    1970년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해직기자 14명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동아일보 해직기자 권모(73)씨 등이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권씨 등은 1975년 언론에 대한 정부의 부당한 간섭을 중지하라며 저항하다 해직됐다. 이후 2008년 10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광고 탄압 등 정부의 압박에 견디지 못한 동아일보가 기자들을 해임했다는 취지의 진상 규명 결정을 내리자 해직 기자와 유족 등 134명이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정신적 고통은 인정하지만 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에서다. ‘해방 이후 언론탄압에 대한 진상 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 및 배상에 관한 특별법’이 발의된 2004년 11월부터 5년이나 경과한 2009년 12월 소송을 제기한 게 문제가 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과거사위에 진상 규명을 신청해 피해 사실을 인정받은 14명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했다. 결정 시점 전에 시효가 끝났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정부는 과거사위 결정을 통해 소멸 시효의 이익을 주장하지 않을 것 같은 태도를 취했다”며 “따라서 원고들이 특정 시점까지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는 것은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102명의 청구는 각하하고 나머지는 원심처럼 패소 판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손성진 칼럼] 낮은 데로 임해야 한다

    [손성진 칼럼] 낮은 데로 임해야 한다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의 거친 막말은 생뚱맞다. 하버드대 박사이고 전직 장관의 딸쯤 되면 점잖고 세련된 언행이 떠오르는 게 상식이다. 돌이켜 보면 항상 세상 무리들의 위에서 살아온 화려한 이력이 독불장군, 안하무인의 태도를 몸에 배게 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사람 중의 하나가 법관이다. 최고의 명문대학을 나와서 소년 급제하여 남들은 인생의 바닥에서 쓴맛을 보고 있을 때부터 옛날 식이라면 ‘영감’ 소리를 들으며 옳고 그름을 판단해 주는 일을 하는 법관들에게도 심하게 말하면 눈에 뵈는 게 없을 때가 있다. 그러니 초등학교만 나온 피고인에게 “부인은 대학 나왔다면서요. 마약 먹여서 결혼한 거 아니에요”라는 비수로 찌르는 것보다 더 심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재벌가 자녀들의 일탈 또한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 왕자나 공주처럼 태어나 온통 떠받드는 사람들 속에서만 살아온 그들의 시선엔 회사 직원이야 한낱 시종쯤으로 여겨질 터이다. 그런 이들이 과오를 인정할 줄 모르는 것은 잘못을 해도 덮어 버리는 자기중심적 사고로 무장된 탓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겉으론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폭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박 대표가 피해자 다수를 상대로 한 조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똑 닮았다. 특권 의식에 함몰된 사람들에게 시중에 터져 나오는 스캔들은 버스전용차로를 위반하는 것쯤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작금의 갑질 논란과 특권 남용은 유교문화와 군사문화, 천민자본주의의 합작품이다. 사실 권력 있고 돈 있는 이들의 특권 의식은 우리의 과거를 살펴보면 새삼스럽지도 않다. 서구 사회가 18세기 또는 그 이전부터 민중혁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있었지만 한국은 20세기 초까지도 계급이 엄존한 사회였다. 만연한 특권 의식과 권위주의는 조선시대와 다를 게 없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대리기사에게 고함치는 국회의원이나 막말하는 판사의 몸 속엔 수백년 전 방자한 고관대작의 피가 흐르고 있다. 권위와 계급을 이용한 군인과 교수의 성추행 따위에서도 비루한 양반 기생문화의 악취가 풍긴다. 신분사회의 붕괴는 외세의 힘에 의한 것이었지 자발적 의지가 아니었다. 일제라는 강자 앞에서 모두 약자로 살 수밖에 없었던 한국인들은 우리의 세상을 맞이하면서 다른 형태로 신분을 부활시킨다. 근 50년에 걸친 독재와 군부 정치는 권력의 단맛을 체득할 수 있게 했다. 총칼로 무장한 권력자들에게 국민은 때론 섬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짓밟으며 부릴 수 있는 하수인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유대인 다음으로 악착같다는 한국인의 근성은 단기간에 부를 축적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것은 국가적으로도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신화처럼 칭송받고 있지만 우리가 느끼지 못한 속병도 커졌다. 많은 사람이 ‘천민자본주의’라고 부르는 병이다. 불행하게도 한국의 부자들은 자신이 경험한 밑바닥 인생 철학을 전수하지 못했다. 부자들이 돈을 모을 때처럼 집착한 것은 한 푼이라도 더 자식에게 물려주는 일뿐이었다. 권력, 돈과는 거리가 먼 우리네 장삼이사(張三李四)라고 예외일까. ‘손님이 왕’이라고 종업원을 하인 취급해도 되는 것일까. 나도 모르게 아파트 경비원을 막 대하고 멸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피해 의식에 젖어 또 다른 약자에게 분풀이를 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의심해 봐야 한다. 비천한 특권 의식을 단지 도덕이나 민도(民度)의 차원에서 논할 수 없는 것은 발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위주의가 신속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중의(衆意)를 모아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특권 지향적 의식이 비리와 연결되는 사례는 허다하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협력업체를 갈취하는 본사의 행위는 그런 예다. 그래서는 역사의 진보가 있을 수 없다. 권위를 버리고 우리 모두 낮은 데로 임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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