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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약 사이다 살인사건’ 등 참여재판으로 일단락, 피고인 의사 꼭 확인…절차상 위헌 소지 없애야

    ‘농약 사이다 살인사건’ 등 참여재판으로 일단락, 피고인 의사 꼭 확인…절차상 위헌 소지 없애야

    지난해 7월 경북 상주의 한 시골 마을회관에서 사이다를 나눠 마신 할머니들이 갑자기 쓰러졌다. 할머니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 ‘농약 사이다 살인사건’은 국민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범행 경과나 동기가 모호한 채 같은 마을에 살던 박모(83·여)씨가 피의자로 구속됐다. 대구지법은 지난달 7~11일 300명에 이르는 배심원 후보와 증인 16명을 소환했다. 580건에 이르는 증거들을 심리했고 검찰과 피고인 박씨의 변호인 측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언론의 관심 속에 선고된 재판 결과는 배심원 7명의 만장일치 유죄였다. 이로써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다소 기이한 사건이 일단락됐다. 국민참여재판과 배심원제란 말을 미국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건, 주진우 기자·안도현 시인 선거법위반 사건, 소말리아 해적사건 등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유명한 사례들이다. 2008년 1월 처음 시행된 이후 서서히 법 제도, 문화, 의식 속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물론 아직도 초기 단계이고 개선할 점이 있다. 하지만 국민과 다소 거리가 있는 법관과 법조인이 독점하던 형사재판에 일반국민이 참여함으로써 투명성이 높아지고 공정성과 민주적 정당성이 제고되며, 우리나라 형사재판의 수준이 한 단계 상승된 점은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2007년 제정된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국민참여재판법)에 근거한다. 우리나라의 국민참여재판은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미국의 배심원제와 다르고 독일·일본의 참심제와도 구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배심원은 유·무죄 판단은 독자적으로 하지만 만장일치에 이르지 못하면 법관과 함께 평의하고 유죄인 경우 형량에 관하여는 개별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또 국민참여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의사가 중요하다. 피고인이 원하지 않으면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인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사를 안내서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법원이 보낸 안내서에 따라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면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다. 피고인이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심문기일을 정해서 피고인에게 직접 질문해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국민참여재판에서 피고인의 의사를 중시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관련한 위헌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통상의 재판으로 진행하게 되면,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는 결과가 된다. 법원은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때때로 1심 법원이 피고인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통상의 법관재판으로 진행하고 2심에서 비로소 피고인 측이 그 절차를 문제 삼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이런 때 2심 법원은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대상판결(2012도1225)이 이를 명확히 했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 대상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1심 법원에서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에 관한 의사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통상의 법관재판으로 진행했다면, 피고인은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았기 때문에 그 절차는 위법하고 이런 위법한 공판절차에서 이뤄진 소송행위도 무효이다. 따라서 1심부터 다시 재판을 시작해야 한다. 이때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 만약 2심 법원이 피고인의 의사를 확인했는데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1심 법원의 잘못(하자)은 치유되어 판결은 유지될 수 있다. 다만, 2심의 피고인 의사 확인 절차는 요식적 행위가 아니라 피고인의 진정한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가 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절차 등에 관한 충분한 안내와 그 희망 여부에 관하여 숙고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이 사전에 부여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본 사건에서 2심 법원은 제1회 공판기일에 피고인과 변호인이 이에 대해 이의가 없다고 진술하자 같은 날 변론을 종결한 후 제2회 공판기일에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했는데 이를 위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의 ‘2011도15484’ 판결과 같이 충분한 숙고의 시간을 준 뒤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판단한 경우도 있다. ■한상훈 교수는 ▲1966년 서울 ▲서울대 법학과, 법학 박사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방문연구 ▲한국경찰법학회 부회장·상임이사 ▲한국형사정책학회 상임이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원 ▲대법원 사법개혁위원회 전문위원 ▲법무부 정책위원회 전문위원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의 재구성] 국민참여재판과 피고인의 의사 확인

    판례의 재구성 37회에선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피고인에게 확인하지 않고 통상 법관재판을 진행한 경우 피고인이 2심에서 이 위법한 절차에 ‘이의가 없다’고 진술했어도 원심 재판부가 내린 판단은 무효라고 판결한 대법원의 판례(2012도1225)를 소개한다.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충분한 안내와 숙고할 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피고인이 2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를 하며 1심의 절차적 위법을 문제 삼지 않을 경우에는 법적 효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판결이 대부분이었다. 판례의 의미와 해설을 형법 분야의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의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는지 확인하지 않고 통상 1심 법관재판 절차대로 진행했다면 법적 효력이 유지될 수 없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수 있는 피고인의 권리가 침해받았기 때문이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8조 1항에는 법원이 대상사건의 피고인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사를 서면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피고인의 의사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대법원 규칙으로 정해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위법한 절차대로 1심이 진행됐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2심 법원에서 위법한 절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면 1심 판결의 하자가 치유된다. ‘2012도1225’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앞선 판례들이 대부분 이런 경우다. 그러나 이번 판례의 재구성에서 다루는 판례는 피고인이 이의가 없다고 진술하더라도 공판절차의 하자가 치유되지 않아 무효 판결이 나온 경우다. 대법원은 야간에 흉기를 가지고 주택에 침입한 뒤 집주인을 협박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가법상 강도)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년에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정모(51)씨에 대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항소법원인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심에서 국민참여재판 절차 등에 관한 충분한 안내와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피고인에게 사전에 부여하는 등 진정한 의사 확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민참여재판 실시 여부는 1차적으로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므로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의 공소제기가 있으면 법원은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를 서면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이를 위해 공소장 부분과 함께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의 절차와 서면제출 방법 등이 기재된 안내서를 송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법원이 통상의 공판절차로 재판을 진행했다면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서 그 절차는 위법하고 이러한 공판절차에서 이뤄진 소송행위는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1심이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해 위법한 절차를 진행했다면 항소심을 담당하는 법원은 국민참여재판 절차에 관한 충분한 안내와 그 희망 여부에 관해 숙고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며 “정씨와 변호인이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제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이 아닌 통산 공판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은 것에 대해 이의가 없다고 진술한 사실만으로 1심의 공판절차상 하자가 모두 치유돼 그에 따른 판결이 적법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與 유영하 수혈·김문수 유턴?…대구發 ‘진박 재배치’ 상경하나

    여권 친박근혜계가 6일 ‘진박 재배치’를 위한 새 인물 수혈 작업을 시작했다. 비박계 현역 물갈이를 위해 ‘진실한 사람’ 구도를 앞세워 투입하려던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정작 여당 심장부인 대구 지역에서 뜨지 않자 새 인물 찾기에 나선 것이다. 대구에서 시작된 진박 재배치 작업이 경부선을 타고 수도권으로 확산될지도 관심이다. 새로 부상한 인사들은 ‘원박’이거나 대구·경북(TK) 지역을 고리로 친박 핵심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연결되는 이들이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해 인천지검장을 지낸 최재경 변호사, 유영하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차기 진박’ 인사들로 거론된다. 앞서 친박계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대구에서 친박 재배치 작업이 시작됐다”고 인정하면서 “이기는 공천, 감동을 주는 공천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대구 지역) 현역들이 의외로 지지율이 낮게 나오고 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이미 출격한 진박 주자들이 지역에서 예상 외로 저조한 호응을 얻은 측면이 더 크다. 추 실장은 최 부총리의 최측근이자 안종범 경제수석과는 계성고 동문이다. 공직자 사퇴 시한인 오는 14일 전에 사표 제출 등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력 후보지는 앞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출마 예정지였던 대구 달성군이다. 손꼽히는 ‘원박’인 유영하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출마를 위해 8일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다. 유 상임위원은 서울 지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변호사의 대구 지역 출격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부산·경남(PK) 출신(산청)이면서도 최 부총리의 대구고 후배로 검찰 재직 시절 ‘TK의 적자’로 꼽히기도 했다. 대구 수성갑 여론조사에서 열세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수도권 차출 여부도 관건이다. 안대희 전 대법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험지 출마론에 호응해 지역구를 옮기는 문제도 재배치 작업과 맞닿아 있다. 일단 당사자들은 부정적이거나 “당 지도부가 (지역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해야 한다”며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지만 ‘이기는 공천론’이 부각되고 야권의 인재영입 경쟁이 심화되면 상황은 가변적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수도권 진박 재배치도 염두에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19대 총선 때도 대구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쇄신 진원지’로 꼽혔다. 현역 의원 12명 중 7명이 공천탈락되고 신인으로 대체되면서 인적쇄신 바람이 수도권까지 불어닥친 바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與, 공천 내홍 속 인재 영입 부진… 신당 바람에 수도권 ‘비상’

    與, 공천 내홍 속 인재 영입 부진… 신당 바람에 수도권 ‘비상’

    총선 공천 룰 전쟁으로 내홍 중인 새누리당이 ‘3대 딜레마’ 앞에 고심하고 있다.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가 각각 앞세운 ‘현역 물갈이론’과 ‘험지 출마론’이 벽에 부딪힌 가운데 정치 신인들은 경선 원칙론에 밀려 눈치 보기를 하는 등 외부 인재 영입 활로도 여의치 않다. 안철수 신당 바람으로 서울·경기 등의 수도권, 중도계층 등 ‘중원 쟁탈전’도 기선을 제압당한 형국이다. 서울신문 등 주요 언론사의 신년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 창당 시 새누리당은 특히 수도권, 2040세대에서 신당의 가파른 추격을 받거나 역전당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야권 분열의 틈새 효과를 마냥 기대할 수만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험지 출마 당사자로 거론됐던 안대희 전 대법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신중론 분위기다. 안 전 대법관 측은 4일 통화에서 “분구되는 서울 강서 지역 출마는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다”면서 “당 지도부 결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 전 시장 역시 도봉·광진 이동설이 흘러나왔지만 여론조사 결과 종로에서 당내 경쟁력이 1위인 것으로 나오면서 상황이 유동적이다. 험지 출마론 불씨를 살리기 위해 대구 수성갑에서 표밭갈이 중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수도권으로 불러올려 전진 배치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앞세웠던 친박계의 물갈이론도 흔들리고 있다. 진원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현역들의 반발 등 이상기류가 흐르자 재배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대구 달성), 윤두현 전 홍보수석(대구 서),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대구 북갑),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 등은 지역을 옮기려 하거나 아예 출마를 접었다. 경선 우선론에 밀려 청년, 신인 영입이 늦춰지는 것도 고민거리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서울시당 신년회에 참석해 “야당은 분열하고 여당은 분열하지 않는 상황에서 상향식 공천을 해서 후보를 내면 대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 관계자는 “공천 룰 눈치 보기를 하느라 예비후보 등록을 못 한 청년 후보들도 다수”라면서 “무조건 경선을 고집하면 지명도 낮은 신인들은 현역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이기는 공천을 위해 우선추천 형식으로 청년, 신인을 최대한 끌어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당 바람몰이로 수도권·중도계층 선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새누리당은 서울 동·북부 지역에서 속수무책인 형국이다. 서울 48개 선거구 중 ‘성동·광진·동대문·중랑 벨트’로 이어지는 동·북부 17개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의 의석은 노원갑(이노근 의원) 단 1곳뿐이다. 여권 관계자는 “서울 동·북부 지역에 거물급 인사나 참신한 새 인물을 내세워 공략하지 않으면 20대 총선에서의 수도권 승리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정훈 정책위의장을 본부장으로 하고 현역 의원 59명이 포함된 ‘매머드’급 공약개발본부를 구성하는 등 뒤늦게 민심 잡기용 정책 선점에 뛰어들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옥보살은 ‘사기’ 꽃도령은 ‘무죄’ …굿, 이럴 땐 사기다

    옥보살은 ‘사기’ 꽃도령은 ‘무죄’ …굿, 이럴 땐 사기다

    새해가 되면 신년 운세를 알아보기 위해 점집을 찾는 이들이 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점을 보는 사람의 불안 심리를 악용해 사기를 치는 무속인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법원은 무속인이 상대방을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처벌을 하지만 단순히 굿의 효험이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사기죄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굿을 해 준다며 돈을 받고 실제로는 굿을 하지 않았다면 사기죄가 100% 인정된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지난해 11월 무속인 이모(56)씨의 사기죄를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2011년 3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30대 여성 박모씨에게 “굿을 하지 않으면 남편과 이혼하고 교통사고를 당한 삼촌이 죽을 것”이라며 굿값으로 33차례에 걸쳐 1억 6502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씨는 실제로는 단 한 차례도 굿판을 벌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가 신내림을 받은 적이 없어 ‘굿’을 주재할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무속인이 무속행위를 가장해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속였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크다. 40대 여성 자산가 임모씨는 2011년 1월 무속인 강모(52)씨로부터 “집에 귀신이 득실득실해 크게 아프거나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임씨는 2년간 40여 차례 굿을 하며 강씨에게 13억여원을 갖다 바쳤다. 자신이 살던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를 팔고 경기도 지역에 마련한 시가 7억원대의 건물 명의까지 강씨에게 넘겼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상환)는 최근 강씨의 사기죄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상대방의 재산 상태에 비추어 과다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받았다면 통상적인 종교행위로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굿의 효과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속인을 처벌할 수 없다는 판례도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송방아 판사는 2014년 8월 굿을 하면 취직을 할 수 있다며 570여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기소된 무속인 이모(57)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30대 피해자 강모씨는 취업을 위해 지원하는 회사마다 떨어지자 이씨의 권유로 굿을 했지만 취직에 실패한 뒤 이씨를 고소했다. 재판부는 “무속 행위는 반드시 어떤 목적의 달성보다 그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얻는 마음의 위안이나 평정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목표가 달성되지 않은 경우라도 무당이 굿을 지내 달라고 요청한 사람을 속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51대 21… 김무성, 가상 대결서 문재인 앞서

    내년 4·13 총선에서 여야 대표의 맞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출마지로 거론되는 부산 영도·해운대에서 새누리당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국제신문이 지난 21~25일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부산·울산·경남 선거구 10곳의 유권자 5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김 대표의 지역구인 영도 가상 대결에서 김 대표가 51.4%의 지지율로 21.4%에 그친 문 대표를 30% 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분구 예정지인 해운대갑 지역에서도 문 대표는 하태경(해운대·기장을) 새누리당 의원에게 29.8% 대 48.5%로 뒤졌다. 이 지역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안대희 전 대법관과의 대진표도 26.8% 대 46.1%로 열세였다. 영도·해운대 두 지역이 여당 의원 지역구로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한 데다 선거구 획정 전이어서 지역 표심이 아직은 안정세인 게 주요 이유로 풀이됐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유선전화 걸기(RDD) 방식을 사용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다. 여야 잠룡들의 가상 대결도 시선을 끈다. 일요신문이 지난 19~21일 조원씨엔아이에 의뢰한 조사 결과 새누리당 소속 박진 전 의원과 더민주당 정세균 의원의 서울 종로 가상 대결에선 44.7% 대 44.3%로 소수점 차이 경합을 이뤘다.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나섰을 경우 50.9% 대 40.2%로 오 전 시장이 상당한 차이로 앞섰다. 신당 바람의 진원지인 서울 노원병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의 양자 대결은 42.4% 대 43.3%로 오차범위 내에서 이 전 비대위원이 앞섰다.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가세한 3자 구도 역시 이 전 비대위원 38.4%, 안 의원 29.6%, 노 전 의원 27.7%로 나타났다. 노 전 의원이 안 의원의 진보 성향 지지층 상당수를 흡수했다. 대구 수성갑에선 김부겸 전 더민주당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56.3% 대 34.1%로 김 전 의원이 20% 넘게 우세했다. 이 조사는 종로 거주 1071명, 노원병 1002명, 대구 수성갑 1000명을 상대로 한 RDD 방식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4·13 총선 주목할 격전지…서울 종로와 부산 영도

    2016년 4·13 총선을 105일 앞두고 총선 출마 예상자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각 지역구의 대진표도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내년 총선은 입법부 권력의 향배를 결정짓는 중대한 정치 이벤트일 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여야 모두 당의 명운을 걸고 ‘필승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권 앞둔 전초전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4·13 총선은 차기대권을 꿈꾸는 잠룡들에겐 1차 등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관심을 끄는 지역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다. 5선인 더불어민주당의 중진 정세균 의원이 수성에 나선 가운데 새누리당에서 한때 대권의 꿈을 키웠던 3선 출신 박진 전 의원과 차기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예비후보로 등록, 도전에 나섰다. ‘제2의 안풍(安風·안철수바람)’을 기대하며 독자신당 창당을 통해 대권 도전 교두보 마련에 나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서울 노원병에선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출마 가능성과 함께 오 전 시장의 험지 출마론도 거론되고 있어 ‘안철수-오세훈 대결’ 성사 여부도 주목된다. 이곳에선 정의당의 대표를 지낸 노회찬 전 의원도 재기를 노리고 있다. 부산에서는 여권에서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총선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당 혁신위로부터 부산 출마를 권고받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간 ‘영도 대전’이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역대 총선에서 여야 대표, 특히 여야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가 정치적 명운을 걸고 진검승부를 벌인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대결 가능성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김문수 새누리당 전 경기지사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의 대결도 주목된다. 대권도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수도권을 버리고 텃밭을 택한 김 전 지사의 경우 패배할 경우 정치적으로 엄청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승리할 경우 대권 가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패배하더라도 크게 손해볼 게 없다는 게 정가의 평가다.   본선보다 더 치열한 친박-비박간 대결 새누리당의 텃밭에선 여권내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후보간 치열한 경쟁이 주목된다.  친박-비박후보간 승패 결과는 향후 여권의 권력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여당에 대한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초갑에선 새누리당 내 원조 친박인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단순 ‘친박’ 수준을 넘어 ‘진박(진짜 친박)계’로 불리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공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 조 전 수석의 ‘험지출마론’도 거론되고 있어 지역구를 옮길지 여부도 관심사다. 분구가 예상되는 인천 연수구에서 벌이지는 비박계 민현주 의원과 친박계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도 공천을 놓고 다투고 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에서는 곳곳에서 친박-비박간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이목이 집중된 곳은 대구 동구을 지역이다. 박 대통령의 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원조친박이었으나 올해 여름 박 대통령과 갈등 끝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새누리당 의원에 맞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친박 선봉장’을 자처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치 라이벌의 진검승부  여야간 혹은 여야 내부에서 정치적 라이벌간 양보없는 일전을 예고하는 곳도 적지않다. 5선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아성으로 불리는 서울 은평을에서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임종석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지역구를 옮겨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돼 1988년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이후 전남에서 여당 후보로는 처음 당선된 이정현 의원의 재선 가도에는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갑원 전 의원, 노관규 변호사 등이 대항마를 자처하고 나서 누가 최종 도전자가 될지 관심을 보으고 있다. 합구가 유력한 충남 공주와 부여·청양 선거구에서는 ‘성완종 리스트’에 올랐다가 명예회복을 노리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3선 의원 및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전 의원간 공천경쟁이 뜨겁다. 이밖에 분구가 예상되는 부산 해운대-기장을에선 현역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수성에 나선 가운데 안대희 전 대법관이 출마를 적극 검토중이고, 새누리당에 팩스로 입당했다가 야당 후보 지원 사실 등이 드러나 제명된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럽 간첩단 사건’ 사형집행 43년만에 무죄 확정

    ‘유럽 간첩단 사건’ 사형집행 43년만에 무죄 확정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사법살인 사건 중 하나인 ‘유럽 간첩단 사건’ 희생자들의 무죄가 사형집행 43년만에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당한 고(故) 박노수 교수와 고(故) 김규남 의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당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판수(73)씨도 무죄가 확정됐다. 유럽 간첩단 사건은 1960년대 ‘동백림(동베를린) 사건’ 이후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대표적 공안조작 사건이다. 당시 박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재직 중이었고 김 의원은 박 교수의 일본 도쿄대 동창으로 민주공화당 의원이었다. 1969년 중앙정보부는 박 교수가 북한 공작원에게 지령과 공작금을 받은 뒤 북한 노동당에 입당, 독일 등지에서 간첩활동을 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또 김 의원에게는 영국에서 박 교수와 함께 이적활동을 벌인 혐의 적용했다. 대법원은 1970년 두 사람에 대한 사형을 확정했고 결국 1972년 7월 사형 집행으로 억울하게 숨을 거뒀다.  서울고법은 2013년 10월 유족의 청구로 시작된 재심에서 “수사기관에 영장 없이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강압적인 수사에 의해 진술을 한 것이기 때문에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과거 권위주의 시절 법원의 형식적인 법 적용으로 피고인과 유족에게 크나큰 고통과 슬픔을 드렸다”며 “사과와 위로의 말씀과 함께 이미 고인이 된 피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과거 사법부의 잘못까지 반성했다. 대법원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법 “재산 물려주자 돌변한 아들… 효도계약 깼으니 반환을”

    대법 “재산 물려주자 돌변한 아들… 효도계약 깼으니 반환을”

    종교인 A씨는 2003년 12월 서울 강북의 대표적인 부촌에 있는 단독주택을 아들에게 증여했다. 대지 350여㎡에 세워진 2층집이었다. 증여받는 조건으로 아들은 ‘아버지와 같은 집에 함께 살며 부모를 충실히 부양한다. 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썼다. 이후 A씨 부부는 2층에, 아들은 1층에 살았다. A씨는 주택 외에도 임야 3필지는 물론 본인 소유 회사의 주식 전량과 경영권도 아들에게 넘겼다. 이후에도 추가로 부동산을 팔아 회사 빚도 갚아줬다. 하지만 아버지의 재산이 자신에게 넘어오자 아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한 집에 살면서도 부모가 있는 2층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집안 일은 가사도우미나 어머니의 몫이었다. 2013년부터 모친이 거동조차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지만 간병은 따로 사는 누나에게 떠맡겼다. 아들은 급기야 부모에게 “요양시설에 들어가서 사시라”고 까지 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A씨는 집을 팔아 부부가 생활할 아파트를 마련하겠다며 등기를 다시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아들은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아파트가 왜 필요하냐”며 막말을 퍼부었다. A씨는 결국 딸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뒤 아들을 상대로 소유권 이전 등기말소 소송을 냈다. 1, 2심은 아들이 서면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집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12년 전 집을 넘긴 게 단순 증여가 아니라 받는 쪽이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부담부 증여’라고 봤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부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는 증여 계약이 이행됐더라도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같은 판단이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피고는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의 말소절차를 이행하라”며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불효자로 돌변한 자녀에게 부모가 소송을 걸어도 전부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씨처럼 각서를 받아놓지 않으면 ‘효도 계약’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법 556조에는 ‘증여자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같은 법 558조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 등은 올 9월 민법의 증여해제 사유를 늘리는 등 내용의 ‘불효자 방지법’을 발의한 상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한 달 꼬박 근무’ 뇌출혈 사망… 대법 “업무상 재해는 아니다”

    한 달간 휴일 없이 근무를 계속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20대 회사원에게 대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과로, 스트레스와 질병의 인과관계 등을 좀더 엄격히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김모(여·사망 당시 29세)씨 가족이 유족 급여 등을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2012년 9월 출근했다가 두통과 어지럼증에 응급실을 찾았다. 김씨는 병원에서 닷새 뒤 숨졌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건축설계 일을 하던 김씨는 한 달 전부터 하루도 쉬지 못하고 출근했다. 동료의 개인 사정으로 업무가 몰린데다 상사의 질책도 계속됐다. 쓰러지기 전날은 오후 10시까지 야근하느라 시어머니와의 약속도 취소했다. 근로복지공단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자문의는 사망과 업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2심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만성 과중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2심은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업무 변화로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며 “과로가 있어도 뇌동맥류가 파열될 정도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고무통 내연남 살인녀 18년형 확정… 남편 살해혐의는 무죄

    대법원 3부(김신 대법관)는 내연남을 살해해 시신을 집안 고무통에 유기한 혐의(살인)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이모(51)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10년 전 사망한 남편의 사인을 밝힐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지난해 7월 경찰은 ‘집 안에서 사내아이가 악을 쓰며 울고 있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이씨의 집을 방문했다가 집 안에서 빨간색 고무통을 발견했다. 악취가 진동하는 고무통 안엔 심하게 부패한 시신 두 구가 있었다. 이씨의 남편 박모씨와 내연남 A씨였다. 이씨는 2004년 가을 관계가 소원했던 남편(당시 41세)에게 독시라민 성분이 든 수면제 다량을 먹여 살해하고 10년 동안 시신을 고무통에 담아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3년 여름 내연남 A(당시 49세)씨와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수면제를 비염 약이라고 속여 먹인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도 받았다. 이씨는 2013~2014년 막내 아들 B(8)군의 의식주 등 기본권을 외면하고 학교에 보내지도 않는 등 보호·양육을 소홀히 하기도 했다. 1, 2심 재판부는 A씨 살인 혐의와 아동학대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의견이 일치했지만 남편 살인 혐의에 대한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이씨가 남성 2명을 모두 살해했다며 징역 2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남편의 사인이 불분명하고 남편 사망에 이씨가 개입했다고 볼 충분한 증거도 없다”며 징역 18년으로 감형했다. 이씨는 A씨는 살해했지만 남편은 자고 일어났더니 숨져 있어 사랑하는 마음에 시신을 보관했다고 주장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무형문화재 되지 못한 소리꾼

    무형문화재 되지 못한 소리꾼

    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의 명창(名唱) 선정을 놓고 소리꾼과 정부 간에 벌어진 법정 다툼이 정부 측 승리로 마무리됐다. 소리꾼을 대상으로 기량평가까지 해놓고도 선정 계획 자체를 철회한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는 것이 소리꾼들의 주장이었지만 대법원은 “명창 선정은 문화재청이 전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 경기민요가 1978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때 정부는 첫 보유자로 묵계월, 안비취, 이은주 명창을 선정했다. 1997년 안 명창이 사망한 뒤에는 그의 제자 이춘희(68) 명창이 보유자가 됐다. 2005년 건강 문제로 묵 명창이 자진해 물러난 뒤 현역 무형문화재 보유자는 2명으로 줄었다. 문화재청은 2011년 1월 ‘보유자 추가 인정 여부’를 조사해 1990년 안 명창의 조교로 선발돼 훈련해 온 이모(59·여)씨 등 소리꾼 5명에 대해 기량 평가(독창)와 면담 등을 실시했다. 묵 명창의 후계자를 뽑는 평가였지만 2009년 문화재청은 연구용역을 통해 “경기민요는 유파 구분이 없다”는 결론을 낸 상태라 이씨 등도 후보군에 들었다. 하지만 후계자 선정 방식 등을 놓고 국악계는 혼란에 빠졌다. 경쟁이 과열돼 투서와 민원이 난무했다. 결국 이듬해 2월 문화재위원회는 보유자를 늘리지 않기로 했다. “이미 보유자가 2명 있어 전승 단절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1년여를 기다려 온 이씨는 문화재청을 상대로 보유자 추가 선정 철회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보유자 선정은 문화재청 재량”이라며 청구를 각하했지만 2심은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각종 평가를 실시해 후보들이 높은 점수를 받으면 보유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는데 철회 이유가 적절하지 않다”는 게 근거였다. 그러나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5일 “원고를 경기민요 보유자로 선정하지 않았어도 권리에 영향을 주지 않아 소송 대상이 아니다”라며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바람이 분다’로 시작하는 군밤타령이 경기민요 중 하나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대법 “농심 라면값 담합 아니다”

    농심이 라면값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1080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승소 취지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4일 농심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등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담합의 직접 증거인 자진신고자 측 진술이 이미 사망한 임원의 전언이고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아 전적으로 믿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선두 업체인 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업체들이 따라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농심은 2001년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삼양식품과 함께 ‘라면 거래질서 정상화협의회’를 만들고 2010년까지 6차례에 걸쳐 라면 가격을 협의해 올렸다가 1080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당시 “시장점유율이 월등한 농심이 가격 인상안을 마련해 알려 주는 방식으로 담합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농심은 이에 소송을 냈다. 먼저 2심은 “농심이 가격 인상을 내부적으로만 결정한 시점에 다른 업체들이 원 단위까지 가격을 올리는 것은 사전 합의 없이는 이뤄지기 어렵다”며 담합을 인정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김문수·정몽준까지 거론… 與 ‘험지 출마’ 공천지형 바꾸나

    새누리당에서 탄력 붙은 험지 출마론이 내년 20대 총선의 공천 지형을 대거 바꿀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가 ‘전략공천’ 여부를 놓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뜨거운 감자는 ‘차출 대상과 지역’이다. 비박계에서 불붙기 시작한 험지 출마론은 안대희 전 대법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중랑급 인사들에 이어 다른 거물급들에게로 옮겨붙을 전망이다.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혜훈 전 의원(이상 서울 서초갑),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대구 수성갑)는 물론 정몽준 전 의원 등이 다음 타자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왔다. 험지 차출을 통한 전략공천은 앞서 총선 때도 주요 필승전략으로 다뤄졌다. 가장 성공적 공천으로 평가받는 15대 총선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오·김문수 의원 등 쟁쟁한 신인들이 전략공천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은 탄핵 역풍 속에서도 전략공천 승부수로 121석의 개헌 저지선을 확보했다. 19대 총선 때는 이른바 예비후보들의 ‘지역구 돌려막기’ 식 전략공천이 빛을 발했다. 당시 나성린·김을동 의원은 부산 중·동구, 경기 광주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거나 공천을 희망했다가, 격전지인 부산진갑, 서울 송파병으로 옮겼고 혈투 끝에 금배지를 달았다. 호남 투입론이 나왔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이날 삼고초려한 김무성 대표의 요청을 거절했다. 김 대표는 “오후에 김 전 총리를 만나 (내년 총선에서) 당에 힘을 보태 달라고 간곡한 말씀을 전달했다”면서 “그러나 김 전 총리는 이제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전혀 없으며 뜻이 확고부동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조용히 돕겠다’고만 답했다. 김 대표는 “삼고초려를 해야 할 입장이지만 뜻이 워낙 강해서 최고위원들과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문자 그대로”라며 “총선에는 뜻이 없고 나는 조용히 돕겠다는 말씀만 드렸다”고 말했다. 지원 유세 요청 등에 대해 김 전 총리는 “오늘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김 대표가 여권 인사들을 직접 만난 것은 앞서 안 전 대법관, 오 전 시장에 이어 세 번째다. 비박계는 특히 TK(대구·경북) 지역에 출마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수도권 차출에 겨냥하고 있다. 김용태 서울시당위원장은 통화에서 “지금 여당의 최대 위기는 특정 지역에서 특정 인사들이 ‘진박(진짜 친박)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 장관·수석 출신들이 수도권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 운영’을 평가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김 전 총리, 안 전 대법관 같은 분은 험지가 아니라 인큐베이터에 넣어서 큰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박상은 의원직 상실… 주인 잃은 지역구 14곳으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24일 집행유예형을 확정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이날 박 의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8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검찰 기소 당시 박 의원의 범죄 혐의는 모두 10가지로, 관련 액수는 12억 3000여만원이었다. 이 중 1·2심을 거치면서 7개 혐의 11억 5000여만원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박 의원이 특정 업체로부터 대납받은 경제특보 급여 1515만원, 학술연구원이 대신 지급한 후원회 회계책임자 급여 6250만원, 한국해운조합에서 불법 기부받은 300만원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됐다. 이로써 현역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잃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무주공산’ 지역구가 모두 14곳으로 늘게 됐다.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만큼 예비후보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박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중·동·옹진을 비롯, ▲서울 송파을(유일호 의원, 12·21 개각 대상) ▲서울 서초갑(김회선 의원, 불출마 선언) ▲충북 제천·단양(송광호 전 의원, 의원직 상실) ▲경북 구미갑(심학봉 전 의원, 의원직 사퇴) ▲대구 수성갑(이한구 의원, 불출마 선언) ▲대전 중구(강창희 의원, 불출마 선언) ▲부산 사하갑(문대성 의원, 불출마 선언) ▲경남 김해을(김태호 의원, 불출마 선언) ▲경남 의령·함안·합천(조현룡 전 의원, 의원직 상실) 등 모두 10곳이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천 계양갑(신학용 의원, 불출마 선언) ▲경기 남양주(최재성 의원, 불출마 선언) ▲전남 여수갑(김성곤 의원, 불출마 선언) ▲제주 서귀포(김재윤 전 의원, 의원직 상실) 등 4곳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대법 ‘4대강 담합’ 건설사 6곳 벌금형 확정

    대법 ‘4대강 담합’ 건설사 6곳 벌금형 확정

    4대강 사업 공사에서 입찰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건설사들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4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형 건설사 6곳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은 벌금 7500만원을, 삼성중공업은 벌금 5000만원을 각각 물게 됐다. 벌금 7500만원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담합 행위를 한 업체에 법원이 내릴 수 있는 최고 형량이다. 재판부는 항소심까지 징역 7500만원을 선고받은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통합돼 법인이 존속하지 않는다고 보고 공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판결을 받아들여 상고하지 않은 대우건설에는 벌금 7500만원, 포스코건설·금호산업·쌍용건설에는 벌금 5000만원이 각각 확정됐다. 이들은 2009년 1월부터 9월까지 14개 보(洑) 공사 입찰에서 건설사 협의체를 만들어 놓고 ‘들러리 설계’ 등의 수법을 동원해 담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들러리 업체에 완성도가 떨어지는 속칭 ‘B설계’를 제출하고 응찰 가격은 낙찰받기로 한 업체의 요구대로 써 주도록 해 공사를 나눠 가졌다. 입찰 직후부터 담합 의혹을 받았던 해당 건설사들은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담합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1115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듬해 검찰은 4대강 사업 비리를 대대적으로 수사해 담합에 가담한 건설업체 11곳과 전·현직 임원 22명을 기소했다. 1심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투입된 국가 재정 규모가 방대하고 사업의 정당성 자체에 대한 국민적 논란까지 많아 절차적 공정성·투명성 확보가 특히 중요하다”며 건설업체 7곳에 벌금 7500만원을 선고했다. 김중겸(65) 전 현대건설 사장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서종욱(66) 전 대우건설 사장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건설사협의체 운영위원을 맡아 담합을 주도한 손문영 전 현대건설 전무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나머지 전·현직 임원 가운데 18명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2년에 집행유예 1∼3년을 선고했다. 2심은 건설업체들의 항소를 전부 기각하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일부 임원들의 형량을 벌금형으로 낮췄다. 손 전 전무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임원 대부분은 상고를 포기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9년 재판 끝에… 황우석 서울대 복직 불발

    ‘줄기세포 논문 조작’사건으로 서울대에서 파면당한 황우석(63) 전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 2006년 복직 소송을 제기한 뒤 9년 동안 다섯 차례 이어진 재판은 ‘복직 실패’로 마무리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3일 황 전 교수가 서울대 총장을 상대로 낸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서울대 징계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황 전 교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황 전 교수는 서울대 수의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던 2004년 국제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인간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주인 NT1번을 수립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또 2005년 사이언스에 환자 맞춤형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주 11개를 수립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논문 내용 중 일부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대는 조사위원회를 열어 황 전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을 확인한 뒤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2006년 4월 파면 처분을 내렸다. 황 전 교수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파면이 부당하다며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2006년 11월 서울행정법원에 파면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절차가 일부 잘못이 있더라도 위법하지 않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대가 사회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파면 징계를 내린 것은 재량권 일탈로 위법하다며 1심을 파기하고 황 전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을 심리한 서울고법은 지난해 8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받아들여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험지 출마 요청받은 오세훈 “黨 방침 따르겠다”

    험지 출마 요청받은 오세훈 “黨 방침 따르겠다”

    새누리당에서 내년 20대 총선 ‘험지 출마론’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안철수 신당’ 바람이 호남 확장세를 타고 수도권으로 북상하면서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로 인한 반사효과보다 중원지역·중도계층 사수를 위한 고심에 빠졌다. ‘험지 출마가 김무성 대표의 국민공천제 방침과 어긋난다’는 친박근혜계의 비판이 높아진 속에서도 김 대표는 명망가들의 설득을 위해 삼고초려에 나선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서울 종로 예비후보 등록을 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따로 만나 접전지 출마를 요청했다. 전날 부산 해운대 출마를 준비 중인 안대희 전 대법관을 만난 데 이어 두 번째다. 호남 출신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 외 다른 인사들과의 접촉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대표는 오 전 시장을 만난 뒤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총선에 당의 선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조해 달라고 했다”며 “오 전 시장은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다만 오 전 시장은“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의원이라는 거물이 버티고 있는 종로 지역을 포함해서 계속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오 전 시장은 수도권에 신당 바람이 걷잡을 수 없게 될 경우 비례대표로 전환하는 카드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서울·경기 지역 당협위원장들이 강하게 요청해 오면 종로 출마 대신 비례대표로 바꾸고 수도권 지역 유세 지원에 전념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퇴임 후 광진구에 거주해 온 오 전 시장은 김한길(광진갑), 추미애(광진을) 새정치연합 의원과의 일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험지 기준을 놓고선 수도권의 야당 지역구 중 승산이 있거나 앞선 총선에서 접전을 벌였던 곳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호남 험지론’으로 김 대표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험지 출마를 고리로 친박근혜계와 비박계 대립은 한층 더 격화됐다. 비박계 지도부는 “험지 출마가 전략공천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반면, 친박계는 “결국 전략공천”이라며 “김 대표가 솔선수범하라”고 수도권 출마를 압박했다. 명망가에게는 경선 미실시 등 어드밴티지를 부여하는 방안을 놓고도 찬반이 엇갈렸다. 비박계인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은 “단수추천에 해당되지 않으면 명망가들도 경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험지에 가는 사람을 경선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발가벗겨져서 선거에 임하게 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오 전 시장을 포함해) 어떤 어드밴티지도 없다. 전략공천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조직 쇄신의 역설… 옷 벗는 베테랑 검사

    조직 쇄신의 역설… 옷 벗는 베테랑 검사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청사에서 열린 이득홍(53) 서울고검장의 퇴임식. 묵묵히 퇴임식을 지켜보던 한 부장검사는 “국가가 키운 베테랑 검사 한 명이 또다시 이른 나이에 검사 옷을 벗게 됐는데 이건 엄청난 세금 낭비”라고 말했다. 그는 “30년 가까운 기간 검찰 내부의 지원과 투자를 통해 얻어진 이 고검장의 경륜과 노하우가 50대 중반도 안 돼 더이상 활용되지 않는 것은 말할 수 없는 비효율”이라고 덧붙였다. 이 고검장은 퇴임 정년(63세)까지 10년이나 남은 상황이었다. 검찰 간부의 지나친 연소화(年少化)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가 제기돼 온 가운데 지난 21일 인사에서 고검장, 검사장급 수뇌부의 연령대가 더욱 떨어져 40대로 낮아졌다. 이번 인사에 따른 검사장급 이상 법무부·검찰 간부의 평균연령은 49.0세다. 2년 전 김진태 전 검찰총장 첫 인사 때의 평균 51.1세에 비해 2세 이상 내려갔다. 40대 검사장의 비중은 31.9%(15명)로, 법무부의 경우 장차관을 제외한 검사장급 참모진 전원이 40대로 나타났다. 최연소 검사장은 1969년생인 차경환(22기) 신임 서울고검 차장이다. 서울대 법대 87학번으로 이상호(22기) 신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과 함께 학번이 가장 낮다. 이런 연소화는 ‘물갈이’, ‘발탁’ 등 잦은 파격 인사에다 특유의 ‘기수 문화’가 더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검찰은 ‘조직 쇄신’을 내세워 해마다 10명 안팎의 검사장 승진자를 배출해 왔다. 당연히 고속 승진이 나올 수밖에 없고, 이는 은퇴 시기가 빨라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동기가 총장이 되거나 후배가 먼저 승진하면 옷을 벗는 검찰 특유의 기수 문화가 전체 조직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 행정공무원들보다 훨씬 크다. 한 부장검사는 “25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검사’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용퇴 형식으로 공직을 떠나는 경우가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법원과 비교해 보면 검찰의 조로(早老)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검찰 ‘최고참’인 김현웅(56) 법무부 장관이나 김수남(56) 검찰총장은 사법연수원 16기다. 하지만 법원의 경우 박병대(58) 법원행정처장이 사법연수원 12기다. 법원과 검찰의 맞상대급 보직을 비교하면 박성재(52) 신임 서울고검장은 17기, 이영렬(57) 서울중앙지검장은 18기인 데 비해 심상철(58) 서울고등법원장은 12기, 강형주(56) 서울중앙지법원장은 13기로 다섯 기수씩 차이 난다. 어렵게 쟁쟁한 동기와의 경쟁을 통해 검사장으로 승진해도 이후 근무 기간이 4년 정도로 짧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인사 때 용퇴한 정인창(51·18기) 전 부산지검장과 강찬우(52·18기) 전 수원지검장은 2011년 8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4년 4개월 만에 옷을 벗었다. 모두 50대 초반이다. 법무부의 ‘사퇴 권유’를 끝까지 뿌리친 일부 검사장은 한직으로 밀려났다. 올 9월 구본성(63·8기) 전 서울고검 검사가 정년퇴직을 했는데 이는 2006년 이후 9년 만의 일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생법관제가 도입된 법원은 검찰과 대비된다. 올 2월 조병현(60·11기) 서울고법원장이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복귀해 재판 업무를 하고 있다. 최재형(59·13기) 서울가정법원장, 최완주(57·13기) 서울행정법원장, 황한식(57·13기) 서울동부지법원장, 성백현(56·13기) 서울북부지법원장 등 법원장 4명이 임기를 마치고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돌아갔다. 서울시내 한 검찰청의 검사는 “검사장, 고검장이면 검사로서 최고위직에 오른 것인데, 심지어 검찰총장을 지냈는데도 50대에 불과하다”며 “그분들이 변호사 개업을 해 만나게 되면 후배로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젊다고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아무래도 너무 젊을 때 공직을 떠나게 되니 자리를 지키기 위해 외풍에 쉽게 흔들리는 경향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도 “검찰의 잦은 인사와 기수 문화가 상명하복식의 비뚤어진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 같다”면서 “하명 수사 등의 논란이 자주 나오는 것도 이런 인사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안대희 “당 원하는 곳 출마” 험지차출론 탄력

    안대희 “당 원하는 곳 출마” 험지차출론 탄력

    안대희 전 대법관이 22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제기된 이른바 ‘험지차출론’을 수용할 뜻을 밝혔다. 당초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 해운대 출마 계획을 밝혔던 안 전 대법관이 수도권 출마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맞물려 새누리당은 ‘국민공천제 후퇴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험지차출론이 그동안 김무성 대표가 거부 반응을 보여 온 ‘전략공천’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오늘 오후 안 전 대법관을 만났다. 기왕 출마하게 되면 총선 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략적인 판단을 해서 당에 협조해 달라고 정중하게 권유했다”며 “특정 지역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앞으로 몇 번 더 권유해서 (부산 해운대 외에) 다른 곳으로 전략적 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법관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의 권유에 예스(Yes)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정식 요청이 오면 해운대를 포함해 출마 지역을 고민해 보겠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다른 유명 출마자들의 ‘등판’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몽준 전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이 우선 거론된다. 서울 종로에서 박진 전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타 지역으로 차출해 후보 ‘교통정리’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이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총선 출마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 대표의 “험지 전략적 배치” 발언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던 김 대표가 안 전 대법관에게 험지 출마를 제안한 것이 “험지에 나오면 공천을 주겠다”, 즉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정신’을 강조하며 정치 신인들을 배려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험지차출론은 국민공천 취지에 반하는 것은 물론, 현실화되면 이에 따른 후폭풍은 모두 정치 신인을 향하게 된다. 이런 지적을 예상한 김 대표는 “과거처럼 특정인을 특정 지역에 내리꽂는 (전략)공천과는 다르다. (험지에 출마해도) 민주적 절차인 경선 과정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전략공천이 아니라 ‘전략경선’을 하겠다는 것인데, 험지에 차출된 거물급 인사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할 확률은 극히 낮다. 결국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또 “남보고 어려운 곳에 나가라 하면서 왜 정작 김 대표 본인은 험지 출마를 거부하느냐”는 목소리도 당 내부에서 나왔다. 한편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서울 송파을은 ‘무주공산’이 됐다. 현재 여러 예비후보자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송파을이 새누리당의 텃밭인 ‘강남 3구’라는 상징성 때문에 야당이 대어급 인사를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험지차출론 대상으로 거명되는 인사로 맞불을 놓는 방안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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