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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한달 만에 재판관 9명 ‘완전체’ 됐다

    헌재 한달 만에 재판관 9명 ‘완전체’ 됐다

    野, 與추천 김기영 반대 불구 부결 못시켜 文대통령, 이탈리아 현지서 임명안 재가국회가 17일 본회의를 열고 김기영(50·사시 32회), 이종석(57·사시 25회), 이영진(57·사시 32회)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선출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 국회 추천 몫으로 선출된 김이수·안창호·강일원 전 재판관 퇴임 이후 한 달여 동안 공백 상태였던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을 모두 갖춘 ‘완전체’가 됐다. 교섭단체인 여야 3개 정당이 각각 추천한 김기영(더불어민주당), 이종석(자유한국당), 이영진(바른미래당) 후보자의 선출안은 이날 오후 2시 본회의에서 국회법 절차에 따른 무기명 자유투표 결과 모두 가결됐다. 김 후보자는 총 238표 가운데 찬성 125표, 반대 111표, 기권 2표를 받았다. 이종석 후보자는 찬성 201표, 반대 33표, 기권 4표를, 이영진 후보자는 찬성 210표, 반대 23표, 기권 5표를 각각 얻었다. 민주당이 추천한 김 후보자에 대해 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이 반대 투표에 나섰으나 선출안을 부결시키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1996년 인천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법관 생활을 시작한 김 후보자는 지식재산권 관련 재판을 오랫동안 맡아 특허 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갖춘 판사로 평가받는다. 2015년 법원 내 진보적 성향 판사 모임이라는 평가를 받는 법원 내 학술단체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지내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법원장도 이 단체의 회장을 지낸 바 있다. 2009년 광주지법 부장판사 시절엔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인 신영철 전 대법관의 이른바 ‘촛불재판 개입 의혹’을 폭로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같은 이력이 알려지면서 한국당 등 야당에서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된다며 재판관 임명을 반대해 왔다. 이들은 이르면 18일 오전 헌재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헌재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야 하는 재판관회의를 열지 못해 하지 못했던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석태·이은애 재판관에 대한 지정재판부 편성도 이뤄져 헌재의 기능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9시간 만에 재소환된 임종헌, 사법농단 의혹 ‘모르쇠’ 일관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이틀 연속 소환하며 고강도 조사에 매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6일 오후 1시 40분쯤 임 전 차장을 다시 소환했다. 전날 첫 소환돼 19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5시쯤 귀가한 지 약 9시간 만이다. 임 전 차장은 전날과 달리 검찰에 출두하며 ‘윗선 지시가 없다고 판단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취재진을 향해 비키라는 듯 팔을 휘두르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도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재판거래·법관사찰·인사 불이익·비자금 조성·헌법재판소 동향 파악 등 사법농단 의혹 전반을 강하게 추궁했다. 동시에 임 전 차장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비롯해 공무상 기밀누설죄, 강요죄, 횡령죄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임 전 차장은 조사 과정에서 대부분 의혹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법원 문건 유출과 관련해서도 “연구관들이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윗선’의 지시·보고 여부를 계속 부인하는 임 전 차장에 대해 검찰이 이르면 다음주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문 대통령에 “공산주의자” 고영주 전 이사장, 민사 2심서 1000만원 배상책임

    문 대통령에 “공산주의자” 고영주 전 이사장, 민사 2심서 1000만원 배상책임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공산주의자’라고 지칭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민사소송 항소심에서도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다만 배상액은 1심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부장 김은성)는 16일 문 대통령이 2015년 고영주 전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고영주 전 이사장에 1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던 형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것과 달리 민사소송에서는 배상 책임이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남북 대치,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우리 현실에서 ‘공산주의’라는 표현이 갖는 부정적, 치명적인 의미에 비춰볼 때 원고가 아무리 공적 존재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감정적, 모멸적인 언사까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위자료 산정 근거에 대해 “피고가 원고에게 그 어떤 미안하다는 표현도 하지 않은 점, 다만 제대로 정리 안 된 생각을 즉흥적으로 말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에 이르게 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심에서 판결한 3000만원에 비해 2심에서는 배상액이 대폭 줄어들어 1000만원으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정치적 발언은 토론과 반박으로 걸러져야 하고 법관에 의한 개입은 최소한으로 제한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고영주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 진영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서 전 민주통합당 18대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가리켜 “문 후보는 공산주의자다.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공안 사건인) 부림 사건은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공산주의 운동이었으며, 문 후보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합리적 근거가 없는 발언으로 사회적 평가가 심각히 침해됐다”면서 2015년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고영주 전 이사장은 문 대통령의 명예훼손 혐의로도 기소됐지만 지난 8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사회적으로 이론의 여지 없이 받아들일 만한 자유민주주의나 공산주의 개념이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이 부정적 의미를 갖는 ‘사실 적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 전 이사장이 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 형사와 민사 사건의 결론이 다른 것은 규율의 근거가 되는 법률의 이념과 목적, 재판의 쟁점과 법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손배 항소심에서 배상액 2000만원 깎여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손배 항소심에서 배상액 2000만원 깎여

    1심 3000만원에서 항소심 1000만원 배상 판결명예훼손 형사재판은 1심에서 무죄 판결 받아 문재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해 민·형사 재판에 넘겨졌던 고영주(69)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보다 낮은 배상액을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부장 김은성)는 16일 문 대통령이 고 전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고 전 이사장이 낼 배상금을 3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춰 판결했다. 고 전 이사장은 지난 2013년 한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문재인이 부림사건 변호인으로 활동했는데 부림사건 관련 인맥은 모두 공산주의자이기 때문에 문재인도 공산주의자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건 시간 문제다”라고 발언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현실상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은 부정적이고 치명적이기 때문에 원고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된 점이 인정된다”면서 “감정적이고 모멸적인 언사까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 하에 보호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발언 직후에는 별로 문제되지 않다가 피고가 방문진 이사장이 되면서 사건화된 측면도 있다”면서 “법관의 개입을 최소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고 전 이사장은 문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 8월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사설] 임종헌 소환, 이젠 사법농단 ‘몸통’ 밝혀야 한다

    검찰이 어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소환 조사했다. 사법농단 수사가 본격화된 지 4개월 만이다. 임 전 차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주요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임 전 차장은 조사에 앞서 “법원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 만큼 그 무거운 책임감에 걸맞게 사법행정권 남용의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기획조정실장과 행정처 차장을 역임한 그는 재판거래와 법관 사찰 등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핵심 인사로 손꼽힌다. 전·현직 행정처 소속 법관들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연기와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행정소송에 임 전 차장이 관여하고, 통진당 관련 행정소송 등에서 핵심 주도자 역할을 했다고 지목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자 직권남용죄 법리검토를 대신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법관을 사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임 전 차장의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법농단 의혹 문건 수천 건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를 통해 다수의 물증과 진술을 축적한 상태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또다시 부른 뒤 전직 행정처장들은 물론 사건의 ‘몸통’인 양 전 대법원장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사법농단 사태의 본질은 양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을 관철하려다 무리수를 둔 것인 만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사법농단 사태 해결의 가장 좋은 방안은 법원의 결자해지이다. 임 전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지금이라도 국민들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게 그들이 평생 몸담았던 사법부를 살리는 길이다. ‘김명수 대법원’ 역시 영장 기각 등으로 사법농단 세력을 보호하려는 행태와 결별하고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는 ‘법원의 권위는 불가침적’이라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실현 가능하다. 전·현직 사법부가 자정하지 않는다면 검찰이나 국회 등 외부의 개입에 의한 환골탈태가 불가피하다. 일부에선 국정조사 등이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한다고 우려하지만, 법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사법부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검찰은 속도감 있으면서도 치밀한 수사로 사법부의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국회는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재판부 설치를 위한 관련법 제정 등을 서둘러야 한다.
  • [데스크 시각] 고도가 온다면 재판이 나아질까/홍희경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고도가 온다면 재판이 나아질까/홍희경 사회부 차장

    사법농단 수사 때문에 소환된 수십 명의 전·현직 판사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전직 검사들도 검찰 조사를 앞두니 무섭더란다. 사법농단 의혹 때문에 소환된 수십 명의 법관과 법원 직원 중 대다수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은 참고인 신분인데도 떨렸단다. 그래서인지 각종 압수수색 영장을 무더기 기각한 ‘법원’의 기개와 다르게 검찰의 부름을 받은 ‘법관’들은 가급적 검찰이 원하는 시간에 출석해 성실한 태도로 조사를 받았다. 참고인이라 출석 의무가 없고 조사에 전부 협조할 의무도 없지만, ‘그저 집에 가고 싶어서’ 검찰의 절차를 충실히 따랐다고 일부는 소회를 밝혔다. 조사라는 압박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더란다.서생 같은 판사들이라 유독 위축된 것만도 아닌 것 같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서 이뤄진 연구를 보면 조사받는 상황을 모면하고 싶다는 다급함은 혐의 인정을 넘어 허위자백의 동기가 될 때가 많았다. 검찰 피의자 신문 조서가 법정에서 자동 증거로 채택되고, 일단 검찰 자백 조서로 법정에서 간이공판이 시행되면 재판에서 제대로 따질 기회도 사라지는 한국 특유의 기묘한 사법 환경이지만 수사기관 추궁을 수용하려는 유혹 자체는 인간 보편의 심리인 것이다. 수사기관에서의 물리적 고문과 폭력이 줄어들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국내의 주요 허위자백 사례 46건을 분석한 이기수 전남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2000년대 들어 협박, 기망, 회유, 장시간 조사 등이 허위자백 원인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피의자들은 그렇다 쳐도 ‘직업으로서의 검사·수사관’들은 왜 허위자백을 방치하거나 유도하는 것일까. 수사 당국이 나쁜 의도를 품었을 경우도 없지 않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 분명한 피의자에게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게 해 새롭게 태어날 기회를 주는 한편 자신의 수사 업무를 마무리 하고 집에 가야 한다는 일상적인 의도가 대부분이란다. 이 교수의 연구와 일본의 허위자백을 연구한 ‘전락자백’, 미국 사례를 연구한 ‘허위자백과 오판’도 그런 취지로 설명한다. 이쯤 되면 피의자 입장에서든 수사 당국 입장에서든 허위자백과 관련해선 ‘집이 문제다’. 물론 일상 수사 업무가 허위자백 가능성과 맞닿은 이 구조를 한나 아렌트라면 ‘악의 평범성’, 막스 베버라면 ‘관료화’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다시 사법농단 수사로. 이 수사에선 ‘누가 처벌될 것인가’만큼 ‘이후 재판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의 문제가 중요하다. 법관 사찰, 재판 개입 의혹을 받는 이들은 사법부의 비주류가 아니라 공식 직함을 지닌 엘리트 간부였다. 단순한 일탈 행위가 아니라 사법부 내 업무 처리 프로세스 전반의 문제가 수사로 드러났단 얘기다. 이 거대한 문제를 법원은 해결할 수 있을까. 법관들의 논의에서 그런 의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 규칙에 근거해 정식 출범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지금까지 법관 자신들의 인사 문제에만 관심을 드러내 왔다. 사법농단 수사 착수 이후 법관의 재판부 배치 기준 정비, 일선 법관 뜻을 반영한 지법원장 보임 방안, 법관 근무평정 개선, 법관회의 상영 내지 녹화 의안 등이 지금까지 법관회의 주요 안건이다. 그러니까 지금 전국 법관들이 모여서, 재판을 녹화할지가 아니라 법관회의를 녹화할지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허위자백을 걸러낼 수 있는 재판 제도 개편 방안 등에 대한 질문을 법관회의에 하기엔 생뚱맞고, 곧 사라진다는 법원행정처에 하기엔 민망하게 돼 버렸다. saloo@seoul.co.kr
  • 사법농단 ‘키맨’ 임종헌 피의자 소환…윗선 규명 분수령

    사법농단 ‘키맨’ 임종헌 피의자 소환…윗선 규명 분수령

    임 “의혹 중 오해 부분은 적극 해명할 것” 박 전 대통령 탄핵 법리 검토 등에 개입 추가 조사 예정…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양승태·차한성 등 ‘핵심들’ 향방도 주목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수사 4개월 만에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은 임 전 차장에 대한 직접 조사를 기점으로 양승태 사법부의 최고위층을 겨냥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은 15일 오전 임 전 차장을 불러 이날 밤늦게까지 ‘재판거래’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임 전 차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법원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 “헌신적으로 일했던 동료 후배 법관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쏟아지는 질문에는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하겠다”고만 답했다.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사법농단 수사는 수십명에 달하는 전·현직 판사들을 소환하는 등 저인망식으로 진행돼 왔다. 검찰은 특히 깊숙이 얽힌 것으로 알려진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업무수첩과 임 전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해 수사 초기 임 전 차장을 부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압수수색 영장이 연이어 기각되며 검찰은 임 전 차장 소환에 신중을 기해 왔다.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판결이 확정되면 나라 망신”이라며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 임 전 차장이 청와대와 긴밀히 협력해 판결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법원행정처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결정에 대한 재항고 이유서를 대필해 청와대에 제공한 과정에도 임 전 차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진으로 알려진 김영재 원장 부부의 특허소송 개입, 박 전 대통령 탄핵 관련 법리 검토, 법관 사찰 의혹 등의 중심에도 임 전 차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지금까지 제기된 사법농단 의혹 대부분에 임 전 차장이 연루돼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의혹이 방대한 만큼 임 전 차장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늦게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임 전 차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그간 소환된 전·현직 판사들 대부분이 임 전 차장을 지시자 또는 핵심 주도자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물어볼 내용도 많다”고 말했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 전 차장 소환은 양승태 사법부 내 ‘윗선’ 지시·보고 여부를 규명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일련의 사법농단 의혹의 최종 지시자가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차·박 전 처장이 각각 2013년과 2014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과 비밀 회동을 한 정황을 포착했다. 고 전 처장은 전교조 소송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 대법관의 주거지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한시적 관세동맹’ 유지 메이의 브렉시트 승부수

    ‘한시적 관세동맹’ 유지 메이의 브렉시트 승부수

    ‘결별에 앞선 잠정 동거?’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조건들을 담판 짓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예와 잠정적 조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15일 영국과 EU는 17·18일 예정된 정상회의가 아닌 오는 11월 별도의 브렉시트 EU 정상회의를 열어 최종 합의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당초 14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초안을 마련키로 했던 영국과 EU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17일까지 협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메이 총리는 주요 쟁점들의 타협안을 물밑에서 제시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메이 총리가 그동안 추진해 온 절충안을 내세워 EU와 브렉시트 잠정합의를 결국 끌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메이 총리는 협상 타결을 가로막아 온 3대 걸림돌 가운데 관세 문제와 관련해 잠정 기간 EU 관세동맹 규정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절충안으로 내놓았다. 이는 아일랜드 국경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영국이 관세동맹을 이탈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삽입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당분간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과 사법관할을 인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브렉시트 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혀 온 아일랜드 국경문제도 자국령인 북아일랜드의 특수 지위를 인정하고 영국 내에서 북아일랜드와 타 지역과의 법적 경계를 일부 설정하는 양보안을 넣었다. 이 과정에서 영국과 타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무역자주권 문제가 또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양측은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이른바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더타임스 등은 영국 고위 공무원들이 장관들에게 협상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적절히 대처하려면 늦어도 이달 말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실행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준비 없이 EU와의 합의나 의회 비준을 기다리기보다는 의약품 등을 비축하는 한편 기업들에 새로운 통관절차에 대비토록 경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불안한 우위 민주당, 트럼프 지지율 상승세에 긴장

    불안한 우위 민주당, 트럼프 지지율 상승세에 긴장

    WP·ABC 여론조사… 53% “민주당 선택” 40세 미만 유권자 67% “꼭 투표하겠다” 캐버노 대법관 성폭력 스캔들 주요 변수 트럼프 지지도 두 달 새 5% 상승해 41% 공화, 선거 3주 앞두고 막판 뒤집기 기대미국 민주당이 3주 앞으로 다가온 11·6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심판하겠다는 젊은층과 여성, 비(非)백인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 참여율을 등에 업고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세라는 점에서 공화당의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14일(현지시간) 공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오늘 선거가 실시된다면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3%가 민주당을, 42%가 공화당을 꼽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8~11일 유권자 114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선거에서 꼭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76%로, 2010년과 2014년 중간선거 당시의 응답률 70%, 65%보다 높다. 특히 선거 열기는 상·하원에서 모두 공화당에 밀리고 있는 민주당 진영에서 뜨겁다. 민주당 지지층의 적극 투표 의사는 2014년 10월 조사 당시의 63%보다 18% 포인트 높은 81%로 나타났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의 적극 투표 의사는 75%에서 79%로 4%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40세 미만 젊은층 유권자 가운데 적극적으로 투표 의사를 밝힌 수치는 2014년 42%에서 67%로 25% 포인트 올랐고 이 연령대의 59%가 민주당을, 35%가 공화당을 택했다. 아울러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비백인 유권자들의 적극 투표 참여 의사도 48%에서 72%로 24% 포인트나 상승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전체 여성 응답자의 59%는 민주당을, 37%는 공화당을 선택한 반면 남성 응답자들의 경우 공화당이 48%로 민주당(46%)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성폭력 스캔들로 빚어진 성(性) 대결과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젊은층의 투표 의향이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2014년 중간선거에서 하원과 상원의 주도권을 차례로 내준 민주당은 연방 하원의원 전원(435명)과 상원의원 3분의1(35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하원 탈환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41%로 지난 8월 조사 때의 36%보다 올라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도 34%에서 41%로 높아져 트럼프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걸 나타내고 있다. CNN방송은 지난 4~7일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6%가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47%는 ‘재선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조사에서 54%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것이라고 예견한 것을 감안하면 재선 기대감이 높아진 셈이다. CBS방송과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는 이날 민주당이 하원에서 과반보다 8석 많은 226석을 차지하고 공화당은 209석을 점유할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CBS는 젊은층의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아질 경우 공화당이 218석, 민주당이 217석으로 공화당이 과반을 사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잠정 동거로 승부수 건 메이 총리

    잠정 동거로 승부수 건 메이 총리

    ‘결별에 앞선 잠정 동거?’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조건들을 담판 짓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예와 잠정적 조� 굡遮� 승부수를 던졌다. 영국과 EU는 17·18일 예정된 정상회의가 아닌 오는 11월 별도의 브렉시트 EU 정상회의를 열어 최종 합의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당초 14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초안을 마련키로 했던 영국과 EU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17일까지 협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메이 총리는 주요 쟁점들의 타협안을 물밑에서 제시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메이 총리가 그동안 추진해 온 절충안을 내세워 EU와 브렉시트 잠정합의를 결국 끌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메이 총리는 협상 타결을 가로막아 온 3대 걸림돌 가운데 관세 문제와 관련해 잠정 기간 EU 관세동맹 규정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절충안으로 내놓았다. 이는 아일랜드 국경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영국이 관세동맹을 이탈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삽입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당분간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과 사법관할을 인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브렉시트 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혀 온 아일랜드 국경문제도 자국령인 북아일랜드의 특수 지위를 인정하고 영국 내에서 북아일랜드와 타 지역과의 법적 경계를 일부 설정하는 양보안을 넣었다. 이 과정에서 영국과 타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무역자주권 문제가 또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대표는 이날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여권과 통관 등의 인적·물적 교류를 제한하는) ‘하드 보더’를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 등 몇몇 핵심 쟁점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샌더슨 백악관 대변인, 실직 위기에.. 대변인 역할까지 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

    샌더슨 백악관 대변인, 실직 위기에.. 대변인 역할까지 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

    미국 백악관의 공식 브리핑이 크게 줄면서 세라 샌더스 대변인이 개점휴업 중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뿐 아니라 TV 인터뷰, 기자회견 등을 통해 직접 자신의 정책 홍보에 나서는 등 백악관 대변인의 역할까지 도맡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백악관 브리핑이 자취를 감추면서 각종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지난 4월 1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6개월간 프레스 브리핑 횟수는 31회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집권 2년차 연도를 기준으로, 버락 오바마 정부는 58회, 조지 W 부시 정부 때에는 52회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크게 줄었다. 특히 중간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른 9~10월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책 홍보 전면에 나선 일이 많았다. 샌더스 대변인이 마지막으로 브리핑 자리에 선 것은 지난 3일이다. 앞서 18일 연속 쉬다가 가진 브리핑은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인준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렇게 지난 3일 브리핑 이후인 14일까지 또 개점휴업이다. 거의 30일 동안 한 번 브리핑을 한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 앞에서 두 차례 약식 기자회견을 했고, 폭스뉴스와 세 차례나 전화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할 수 없다는 게 NPR의 지적이다. NPR은 “날카로운 질문을 거의 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홍보성 발언만 있는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정치권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대통령이나 백악관 대변인이 모든 기자들 앞에 서서 정책에 대한 평가와 지적,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법 농단’ 핵심 인물 임종헌 검찰 출석…“오해 적극 해명하겠다”

    ‘사법 농단’ 핵심 인물 임종헌 검찰 출석…“오해 적극 해명하겠다”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며 이른바 ‘사법 농단’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임종헌(59) 전 차장이 15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 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임 전 차장을 이날 불러 조사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중앙지검 건물에 도착한 임 전 처장은 “우리 법원이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데 대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 “법원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던 동료 후배 법관들이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에 대해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도 밝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부터 ‘사법 농단’과 관련한 지시를 받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검찰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지내며 양 전 대법원장을 보좌한 임 전 차장이 여러 의혹의 실무 총책임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전 차장은 재판 거래·법관 사찰 등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해 지금까지 제기된 거의 모든 의혹에 연루돼 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화를 둘러싼 행정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이 소송의 재상고심이 대법원에 접수된 직후인 2013년 10월 임 전 차장이 청와대를 찾아가 주철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게 소송의 향후 방향을 설명하고, 법관 해외 파견을 늘려달라고 ‘부탁’한 단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또 2014년 10월 법원행정처가 전교조 소송서류를 대신 작성해주고 청와대를 통해 고용노동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임 전 차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외에도 임 전 차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2016년 11월 당시 청와대의 부탁을 받고 박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한 273쪽짜리 ‘VIP직권남용죄 관련 법리모음’ 문건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양 전 대법원장 등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고, 그들에게 어떤 보고를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전망이다. 검찰은 차한성·박병대 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2013∼2014년 차례로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관에 불려가 징용소송을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고영한 전 대법관은 전교조 소송의 주심을 맡았다. 검찰은 이 재판들이 박 전 대통령의 관심 사안이었던 만큼 양 전 대법원장도 이런 내용들이 보고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보법 폐지 논의·업무 개편에 간판마저 흔들리는 ‘檢 공안부’

    ‘전담 업무’ 대공수사 축소 가능성에 촉각 檢개혁위 ‘업무 90%’ 노동사건 분리 권고 수사권 조정 논의서도 선거 사건만 남아 ‘공익부’로 명칭 변경 논의도 지지부진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존폐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대공 수사를 전담하는 검찰 공안부 개편도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공, 노동, 선거 사건을 담당하는 공안부는 현재 노동을 업무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대공 수사까지 축소될 가능성이 커 공안부 존폐를 둘러싼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공안부는 담당 분야에서 노동을 따로 떼어내 형사부로 넘길지, 독자적인 부서를 만들지 고민 중이다. 공안부의 노동 분리 방안은 지난 6월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하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토를 지시한 사항이다. 지난해 기준 공안부가 다룬 사건 중 노동 사건이 90.2%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출입국 관련 사건이 7.0%, 선거 사건 2.0% 순이었다. 과거 공안의 상징이었던 대공 사건은 0.1%에 불과했다. 공안부 검사 대다수가 고용노동청에서 송치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을 담당했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노동 아카데미를 정기 개최하는 등 노동 사건 수사지휘 업무를 위한 공안부 검사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대검 공안부는 지난 4월 노동법이론실무학회와 ‘형사법의 관점에서 바라본 노동법’이라는 공동학술대회를 열기도 했다. 현재 대법관이 된 김선수 당시 변호사가 노동법 전문가로 강연에 나와 공안부 폐지, 축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남북 해빙 분위기를 타고 재점화된 정치권의 국가보안법 논쟁은 공안부 검사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앞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도 선거를 제외한 공안 업무는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서 빠졌다. 공안부의 명칭을 ‘공익부’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업무 영역이 정해지지 않다 보니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노동이 공안부에서 분리되면 사실상 대공 업무만 남는데 그렇다면 공익부로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공안 검사들의 분위기는 착잡하다. ‘공안통’으로 분류되는 한 검찰 간부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공안 인기가 크게 줄었는데 이대로라면 공안을 지망하는 검사가 전무할 것”이라며 걱정을 나타냈다. 한 공안부 검사는 “최근 흐름을 보면 공안부에는 선거 사건만 남게 되는데, 선거 사건이 늘 있는 것도 아니라 사실상 공안을 없애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공안부 검사는 “국가보안법이 개정되거나 공안부가 사라지더라도 실질적 의미의 대공 수사 업무는 남을 수밖에 없다”며 “형법상 내란·외환의 죄 등도 공안 수사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미투’ 해시태그 단 트윗 지난 1년간 1900만건...문베스 전 CBS 최고경영자 사임 때 트래픽 치솟아

    ‘미투’ 해시태그 단 트윗 지난 1년간 1900만건...문베스 전 CBS 최고경영자 사임 때 트래픽 치솟아

    지난 1년간 트위터에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해시태그를 단 트윗이 1900만건 올라온 것으로 집계됐다. 매일 5만 5319건 꼴이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14일(현지시간) 미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이는 지난 한해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얼마나 확산됐는 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집계는 지난해 10월 15일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수십 년간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회사 직원과 할리우드 여배우들을 성추행해왔다고 폭로한 뉴욕타임스(NYT)와 뉴요커 보도를 기점으로 한다. 당시 피해자 중 한 명인 영화배우 알리샤 밀라노는 SNS계정을 통해 “성희롱,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으면 ‘미투’라고 써달라”고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성희롱, 성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놓는 운동이 펼쳐졌다. 퓨리서치센터는 “1900만건의 트윗 가운데 71%는 영어로 쓰여졌지만 나머지 29%는 영어 외의 다른 언어로 작성됐다”면서 “이는 미투 운동이 국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투 해시태그를 단 트윗으로 트위터 트래픽이 가장 크게 증가한 날은 성폭행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미 유력 방송사 CBS 최고경영자(CEO) 레슬리 문베스가 사임한 지난달 9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성폭행 미수 의혹에도 신임 연방대법관으로 취임한 브렛 캐버노 당시 지명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달 27일과 ‘미투 폭로 1호’로 지목된 와인스타인이 자신이 설립한 와인스타인 컴퍼니로부터 해고된 지난해 10월에도 트래픽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1년간 SNS를 이용한 성인의 65%는 미투 해시태그를 단 트윗을 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檢 ‘재판 거래’ 임종헌 15일 소환…법원행정처 고위직 수사 본격화

    檢 ‘재판 거래’ 임종헌 15일 소환…법원행정처 고위직 수사 본격화

    검찰이 사법농단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임종헌(58)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소환 조사한다. 임 전 차장을 시작으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최고위직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임 전 차장에게 ‘15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11일 통보했다.임 전 차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거치면서 법관 사찰과 재판 거래 등 사법농단 사태의 실무를 총괄한 인물로 지목됐다. 검찰은 임 전 차장에게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임 전 차장 소환은 사법농단 수사의 중간 점검 차원으로 지금까지 조사한 사실관계에 대해 임 전 차장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 소환 이후 행정처장을 지내며 재판 거래 등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 나아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까지 이어지는 지시·결재 라인을 순차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법농단’ 핵심인물 임종헌, 15일 피의자 소환

    ‘사법농단’ 핵심인물 임종헌, 15일 피의자 소환

    박근혜 정부 당시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핵심인물로 꼽히는 임종헌(58)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피의자로 소환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임 전 차장에게 오는 15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11일 통보했다. 임 전 차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연이어 지내면서 법관사찰과 재판거래 등 지금까지 제기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실무 총책임자 역할을 했다. 임 전 차장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집행정지를 둘러싼 행정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청와대의 뜻대로 징용소송 판결을 늦추고 최종 결론을 뒤집어주는 대가로 법관 해외파견을 얻어낸 정황을 확보했다. 임 전 차장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외교부를 드나들며 ‘재판거래’를 조율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전교조 집행정지 소송과 관련해 법원행정처가 2014년 10월 고용노동부 측 재항고이유서를 대신 써주고 청와대를 통해 노동부에 전달하는 과정에도 임 전 차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2016년 11월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자 임 전 차장이 청와대의 부탁을 받고 법원행정처 심의관과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을 동원해 직권남용죄에 대한 법리검토를 대신 해준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여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멜라니아 “미투 고발女 확실한 증거 내놔야”…남편 닮아가나

    멜라니아 “미투 고발女 확실한 증거 내놔야”…남편 닮아가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10일(현지시간) 공개된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투 운동’과 관련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확실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미투 운동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던 미 퍼스트레이디가 이례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성추문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한 발언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아프리카 순방 기간 케냐에서 이뤄진 이번 인터뷰에서 미투 운동과 최근 언론에 나온 성폭력 사건에 관한 질문을 받자 “당신이 누군가를 고발하려면 먼저 증거를 보여줘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가 “이 대답을 들으면 몇몇 여성은 ‘어떻게 영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느냐? 우리 편에 서야 한다’고 할 것”이라고 되묻자, 멜라니아 여사는 “나는 여성의 편에 선다. 그러나 우리는 증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누군가에게 ‘나 성폭력 당했어’라거나 ‘네가 그렇게 했잖아’라고만 말할 수 없다. 때때로 언론이 (내용을 틀리거나 과장하는 등) 너무 멀리 가고 그들이 뉴스를 정확하게 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나는 (피해)여성을 지지하고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10월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을 때 연이어 성추문이 불거지자 멜라니아 여사가 “증거를 대라”고 한 발언을 반복한 것과 같다고 CNN은 전했다. 당시 최소 13명의 여성이 트럼프 후보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당시 트럼프 후보 성추문과 관련 CNN 인터뷰에서 “모든 폭력은 법원에서 법으로 다뤄져야 한다. 그리고 그가 누가 됐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증거 없는 고발은 해롭고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최근 성범죄 의혹이 불거진 브렛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투 운동에 관한 의심을 드러냈다. 그는 “수십 년 후에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것은 한 사람의 삶을 망칠 수 있다”라며 “만약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면 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손성진 칼럼] 대법관과 ‘저스티스(Justice)’

    [손성진 칼럼] 대법관과 ‘저스티스(Justice)’

    전직 대법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심경은 매우 복잡할 것이다. 적폐청산과 사법부의 권위라는, 함께 달성하고 지켜야 하는 두 가치 때문이다. 전 정권에서 던져 버린 권위를 지키면서 한편으로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김 대법원장이다.일선 판사들은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해 권위를 지키려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지켜질 권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검찰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비록 전임자가 저질러 놓은 일이기는 하나 치부는 계속 드러나 견디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이미 금이 간 사법부의 권위 회복에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도 없다. 21세기도 2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의 사법부가 정치권력과 야합하는 뼈아픈 역사가 재현된 현실은 참담하다. 삼권분립을 스스로 훼손한 양승태 사법부를 이어받은 김명수 사법부가 유념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첫째 정치·행정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둘째 지나친 이념적 편향이다. 민주 사회에서 이념적 대결과 어느 한쪽의 선택은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자유에 속한다. 판결에서도 이념을 배제할 수는 없다.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 한국의 사법부는 보수 일색이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 임명으로 이념 면에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시작한 것은 20년도 안 된다. 진보 성향이라는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가 곧 열릴 청문회를 통과하면 대법관 구성은 이념적으로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70년 역사에서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가 성폭력 의혹을 뚫고 50대48로 상원 인준을 통과해 며칠 전 취임, 연방대법원에 입성했다. 이로써 보수가 진보를 5대4로 앞서게 돼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고령으로 사임한 전임 케네디 전 대법관은 중도 보수 성향이지만, 때로는 주요 사안에서 진보의 손을 들어주는 ‘스윙 보터’로서 균형추 역할을 했다. 미국 대법관도 대통령이 임명하기에 정치성을 띠지 않을 수 없으며 행정부(대통령)로부터 100% 독립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념적 성향은 뚜렷해 구성에 따라 때로는 보수적, 때로는 진보적(리버럴)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종신의 임기가 보장되는 미국 대법관은 취임 후부터는 정파성과 결별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법률 규정과 정합성(整合性)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는 삼권분립도 미국 연방대법원의 초당적 태도에 의해 지켜질 수 있었다. 1974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닉슨 대통령에게 워터게이트 비밀 녹음테이프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는데 9명 가운데 4명이 닉슨이 임명한 대법관이었다. 미국의 일반 판사는 ‘저지’(Judge)이지만, 연방 대법관은 오직 정의만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에서 ‘저스티스’(Justice·정의)라고 한다. ‘지혜의 아홉 기둥’이라는 그들 덕에 흑백 갈등, 반전 운동, 여성 해방, 동성 결혼 등의 난제에도 미국 사회는 대혼돈에 빠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240여년 역사를 가진 미국 연방대법원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부르는 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다. 1년 전 김 대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허리를 30도 각도로 굽힌 사진이 공개됐었다.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김 대법원장의 그 순간 심정은 어떠했을까. 코드 인사, 파격 인사의 당사자로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궁금한 것은 취임 1년을 넘긴 지금 김 대법원장의 사법부 독립에 대한 생각이다. 취임식은 물론 스쳐 지나간 한순간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걱정했던 시선이 분명히 있었고 지금도 있다. 김 대법원장이 종식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권력에의 예속이다. 임명장을 받았지만 행정부(대통령)는 사법부와 대등한 민주주의의 한 축일 뿐이다. 오직 정의와 법조문을 추종해야 사법부의 슬픈 역사를 여기서 끝낼 수 있다.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 아이젠하워 미국 전 대통령이 임명한 얼 워런 전 연방대법원장은 아이젠하워의 뜻과는 다른 중요한 판결을 여러 건 내렸다. 그 때문에 그는 아이젠하워로부터 “내가 한 실수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실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워런은 이렇게 말했다. “대법원은 오직 공익에만 봉사하며, 오직 헌법과 법관의 양심에 따라 인도될 뿐입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2018 국정감사] 사법농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에 “방탄판사단” 질타

    [2018 국정감사] 사법농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에 “방탄판사단” 질타

    與 “주거안정 이유 영장 기각 처음 봐” 野, 김명수 운영비 현금수령 문제 제기 안철상 “법원 예산으로 수령 잘못없어”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는 등 ‘방탄 법원’이라는 비판이 여야 한목소리로 나왔고, 야당은 더 나아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리더십을 문제 삼았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양 전 대법원장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두 차례 기각된 데 대해 “‘주거의 평온과 안정’을 이유로 기각된 사례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같은 당 이춘석 의원도 “국민들은 지금 사법부를 ‘방탄 판사단’이라고 한다. 검사동일체 원칙보다 훨씬 센 판사동일체 원칙이 작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국민 여러분께 법원이 신뢰를 얻지 못해 부끄럽고 책임감을 느낀다”며 수차례 사과하면서도 수사 협조 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수사 중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답을 피하자 야당 의원들은 비판 강도를 더욱 높였다. 특히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양승태 사법부가 사법농단을 했다면 김명수 사법부는 오락가락 불구경 리더십으로 국민 신뢰를 잃었다”면서 “김 대법원장이 진심으로 사법부를 사랑하면 용퇴해야 한다. 사법부를 위해 순장하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015~17년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에 지급한 공보관실 운영비를 놓고 ‘비자금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중점 거론했다. 김 대법원장도 춘천지법원장 시절 이와 관련한 현금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장은 국감 때 인사말만 하고 국감장을 떠나는 게 관행이지만 이날 한국당은 김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은 물론 운영비 지급 문제까지 직접 질의를 받고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반대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며 국감 진행이 잠시 차질을 빚기도 했다. 안 처장은 비자금 질의가 이어지자 “검찰이 ‘비자금’으로 명명한 것은 잘못됐다”면서 “예산편성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집행 문제는 아니다. 일선 법원에 공보관실이 없어 법원 예산으로 수령한 것이라 법원장 수령은 전혀 잘못이 안 된다”고 적극 해명했다. 그러자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궤변”이라면서 “예산지침에 극히 소액이 아니면 현금 지급을 못하게 돼 있다. 피고인이 처장에게 법을 모르고 썼으니 횡령이 아니라고 변명하면 받아주겠느냐”고 받아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대 로스쿨생들 “사법농단 사태 참담···선배에 대한 믿음 흔들려”

    서울대 로스쿨생들 “사법농단 사태 참담···선배에 대한 믿음 흔들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이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재판 거래 등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았다는 의혹에 직면한 사법부에게 책임을 묻고 사법농단 사태에 관여된 법관들의 적극적인 수사 협조를 요구했다.10일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들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가 사법농단 진상규명을 지연하며 스스로 정당성을 져버리고 있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재학생들은 사법농단 수사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와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등을 촉구하고 재판 거래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의 권리를 구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선배 법조인들이 걸어가며 남긴 판결문은 우리의 길”이라며 “적어도 그 모든 문장은 헌법과 법률에 의한 법관의 양심에 따라 쓰였으리라 믿었지만 사법농단 사태로 믿음이 흔들렸다”고 밝혔다. 또 “법을 공부하고 법과 함께 살아갈 미래의 법률가로서 헌정사의 굴곡에서 사법의 길을 고민한다”면서 “이러한 고민 속에 사법농단을 지켜보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재학생들은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청구된 영장들이 유례없는 상세한 기각 이유들로 연이어 기각되고 있다”면서 관여 법관들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어 “현 사법부가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칙을 망각하고 사법농단을 바로잡을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재판 거래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의 권리 구제도 촉구했다. 재학생들은 “사법부가 재판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자초해 재판의 공정성을 위협했다”며 “의혹 앞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누구에게나 보장된다고 감히 말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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