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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활용 산업 고부가가치로 육성하려면 ‘회수·선별 업체까지 수혜’ 법개정 필요

    재활용 산업 고부가가치로 육성하려면 ‘회수·선별 업체까지 수혜’ 법개정 필요

    “폐자원의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절실합니다. 개선된 제도가 시행되면 재활용 산업이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해은 한국환경공단 제도운영처장은 7일 제품 생산·재활용 업계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는 EPR제도의 개선 필요성부터 설명했다. 관련법 개정안에는 재활용 지원금 수혜 폭을 고물상 등의 회수·선별 업체까지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또 분산돼 있는 포장재 공제조합 6곳을 1곳으로 통합하고, 유통센터 주도로 업무 효율성을 높여 회수·선별 업체에 대한 현장 지원도 한층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정된 법률이 시행되면 재활용 가능 자원의 회수량이 높아지고, 수익성 위주로 폐지·고철만을 수집하던 영세 수거인의 취급 품목이 페트(PET) 등의 포장재로까지 확대돼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PR제도가 정착된 독일·일본 등은 회수·선별 실적까지도 재활용 실적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생산기업으로부터 받은 분담금을 재활용 사업자 지원금으로 사용해 폐자원의 회수량보다는 재활용 업체만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도를 보완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지원이 확대되면 독점 지원을 받던 재생원료 가공업체는 상대적으로 수입이 감소하는 것 아니냐며 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센터 주도로 관리 체계가 재편되면 불법과 실적 부풀리기 등 불법 시장 질서가 바로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 처장은 “혼탁한 폐자원 시장의 거래 질서를 투명하게 개선해 자원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 “지원금 혜택 폭이 넓어지면 재활용에 종사하는 분들이 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부동산 대책·추경 처리 충돌 예상

    4월 임시국회가 8일 시작된다. 여야가 처리해야 할 현안 못지않게 쟁점도 적지 않아 험로가 예상된다. 당장 민생 법안은 ‘발등의 불’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대선 때 약속한 공통 공약 등 60여개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핵심 민생 과제인 4·1 부동산 대책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에서는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대책의 쟁점은 ▲9억원·85㎡ 이하 기존 주택에 대한 양도세 5년간 감면 ▲부부 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가 6억원·85㎡ 이하 주택을 생애 최초 구입 시 취득세 면제 등이다. 서울 강남을 제외한 수도권은 물론 중소지방 도시의 경우 양도세·취득세 면제 가격조건(9억원)은 충족하지만 면적 기준(85㎡)을 초과하는 아파트가 많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여야 모두 면적 기준은 사실상 폐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다만, 집값 기준까지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금액 기준을 더 낮추자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법개정이 늦어지면 거래가 끊기는 현상(거래절벽)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추경 문제에서도 규모와 재원 등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정부는 세수 부족분 12조원과 경기부양 예산 5조∼7조원 등 17조∼19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야는 세수 부족분 산정 근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재원 확보 방법도 정부·여당은 국채 발행에, 야당은 부자 증세에 각각 방점을 찍고 있다. ‘이념·색깔 논쟁’은 돌발 변수로 꼽힌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국제 해커 조직인 ‘어나니머스’가 북한의 대남 선전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회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남북 대립과 남남 갈등이 얽히고설키는 모양새다.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얻은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벗을지도 관심사다. ‘안건조정위원회’ 가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안건조정위는 여야의 쟁점을 조율하기 위해 국회 상임위별로 설치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 실제 가동된 사례는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재보선 한달 앞… 4대 관전 포인트는

    재보선 한달 앞… 4대 관전 포인트는

    4·24 재·보궐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이번 주 안으로 공천을 마무리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민주통합당은 새 정부의 부실 인사 검증 논란, 고위층 성 접대 의혹 등을 매개로 공세적인 선거전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최대한 조용한 선거를 치른다는 복안이다. 이번에는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이 서울 노원병과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 등 3곳에 불과한 ‘미니 선거’이지만 그 속에 담긴 정치적 함의는 상당하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 지형이 요동칠 수 있는 만큼 관전 포인트를 짚어 봤다. ■안철수 바람 노원병 선거에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정치적 재기에 성공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불기 시작한 안철수 바람은 지난해 11월 대선 출마 포기 선언을 계기로 주춤해진 상황이다. 안 전 교수가 국회에 입성하면 ‘안철수 신당론’이 탄력을 받는 등 정치 지형의 변화를 이끌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안 전 교수 스스로는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낙선한다면 안철수 바람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무공천 카드 여야가 ‘무공천 카드’를 꺼낼지도 관심사다. 새누리당의 경우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선 공약 이행 차원이다. 그러나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은 데다 민주통합당은 ‘선(先) 법개정, 후(後) 무공천’을 주장하고 있어 실제 적용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민주당은 24일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노원병 공천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안 전 교수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 고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와의 야권연대도 남은 변수다. ■대선 후광 효과 영도에서는 여야 후보 중 누가 지난 대선의 ‘후광 효과’를 누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당의 텃밭이지만, 호남·제주 출신 유권자 비율이 높아 선거 때마다 박빙 승부가 펼쳐진 곳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인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했다. 민주당도 김비오 후보를 확정한 상황에서 남은 관심은 부산 사상이 지역구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원 여부다. 문 의원의 정치 활동 재개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역할론도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승패 기준선 국회의원 선거 지역 3곳의 기존 의석(새누리당 2석, 진보정의당 1석)을 감안하면 승패 기준선은 여야 2대1이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민심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첫 계기가 될 것이다. 새누리당의 승리로 귀결될 경우 정권 초반 불거진 각종 잡음을 털어내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다. 반대로 야권이 승리하면 지난해 총·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털어내는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선거에서 패배하면 정국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국정원 정치개입 공소시효 배제”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은 21일 국가정보원 직원의 정치 관여 행위에 적용되는 공소시효를 배제하고 정치 관여 처벌 수준을 강화하는 ‘국가정보원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현행 국정원법 9조에 규정된 정치 관여 금지 조항을 위반해 정치 관여죄를 적용받게 되면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공소시효 기간에 구애받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정원 직원이 정치 관여 금지를 위반할 경우 공소시효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정치 활동에 관여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상급자의 지시가 있으면 하위 직원은 이를 거부해야 한다는 조항도 새로 담겼다. 정치 관여 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경우의 처벌을 현행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서, 5년 이상의 징역과 10년 이상의 자격 정지로 강화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민주 “법개정 먼저… 일회성 접근 안돼”

    민주통합당은 일단 현행법에 따라 4·24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는 원칙대로 공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약속한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 공약은 “관련 법 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다. 민병두 미디어홍보지원특별위원장은 20일 “(정당 공천 폐지는) 법적 안정성과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 여야가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해서 논의해야 할 문제이지 일회성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 한 발 빼는 분위기도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 당시 의원총회에서 정당공천 폐지를 논의했으나 당론으로는 채택하지 못했고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의 뜻을 존중한다는 차원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 캠프’ 간 합의한 새정치공동선언에서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를 약속해 놓고 말을 바꾸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정당공천 폐지를 논의하고 있는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진정성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면서도 관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의 다른 관계자는 “4월 기초단체장 재·보선을 치르는 경기 가평과 경남 함양은 새누리당이 취약한 곳”이라면서 “선거 공학적인 일회적 접근일 뿐 공천 폐지를 제도화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국회 선진화 역량 빈곤 드러낸 여야

    시행한 지 1년도 안 된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을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올려놓겠다고 한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그제 “다수결 기준을 50%에서 60%로 올린, 선진화법이 헌법이 규정한 다수결 표결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따라 위헌소송 제기를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수당의 횡포와 소수당의 극렬한 저항을 막아 국회 폭력을 원천적으로 뿌리뽑겠다는 취지에서 여야 합의로 개정한 게 국회선진화법이다. 물론 소수당이 반대하면 어떤 법안도 처리할 수 없는 맹점이 드러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헌법정신을 들이대며 헌재에 위헌심판 소송을 제기하겠다니 쓴웃음이 절로 나온다. 야당의 반대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여의치 않자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쳐내기 어렵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지부진한 것을 선진화법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단지 선진화법 때문에 국회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기보다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 부재가 ‘식물국회’의 근본원인이라고 보는 게 옳다. 여당이 압도적 다수였던 시기보다 여소야대 시절에 오히려 의안 처리가 늘었다는 통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누리당 중진의원도 지적했듯 선진화법을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에 따른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선진화법을 소수파 발목잡기 보장법이라고 간단히 규정해 버리는 것은 자가당착이요 논점 회피의 허위다. 정부조직법 개정 난항이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는 빌미로 작용해선 안 된다. 선진화법을 헌재로 보내 심판받도록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다.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 대승적 차원의 타협에 이르는 수밖에 없다. 정부조직법개정안에 대한 여야 공식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내부적으로 양보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일단 원안을 받아들이고 우려했던 문제가 드러나면 재개정할 것을 약속하자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조건부협상론’도 고려해 볼 만하다. 국회 선진화는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당장의 정치적 곤경을 모면하자고 대의를 그르칠 수는 없다. 여야 공히 국회의 후진적 정치행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시대의 정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직시해야 한다. 또다시 단상 점거 날치기가 판치고 폭력이 춤추는 막장국회 시절로 돌아가자는 심사가 아니라면 제대로 시행도 안 해보고 성급히 선진화법을 손질해서는 안 된다. 쟁점법안 처리 시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막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면 헌재에 기댈 게 아니라 국회 스스로 절충안을 찾는 게 정도다. 국회마저 헌재만능주의에 빠져든다면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길을 두고 뫼로 가려 하는가.
  • 安, 영화 ‘링컨’ 감명 깊게 봤다는데…

    安, 영화 ‘링컨’ 감명 깊게 봤다는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체류하다 11일 귀국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영화 ‘링컨’이 굉장히 감명 깊었다”고 소개해 영화 링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전 교수는 “링컨에 13번째 미국 헌법개정에 대한 부분이 나온다. 링컨이 어떻게 여야를 설득하고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고해 일을 완수해냈는가. 결국 정치는 어떤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감명 깊게 봤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에서 여야 간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의 정치 현실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링컨’은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제 폐지를 법제화하기까지 겪은 어려움을 상세히 묘사한 영화다. 미국 수정헌법 제13조 통과 여부에 대한 투표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의 말싸움과 눈치보기 등 생생한 정치현장이 담겨 있다. 또한 영화는 정치인인 동시에 한 인간으로서 링컨이 지닌 고뇌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미국에서 지난해 11월 16일 개봉해 크게 흥행에 성공했으며, 국내에서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안 전 교수는 또 “최장집 교수의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을 감명 깊게 봤다”고 소개했다. 이 책은 최 교수가 사회적 약자들의 현장을 찾아간 체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최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다수의 약자들에 대한 혜택과 정치 확장에 실패했다고 진단하면서 노동의 정치세력화 등을 통해 다양한 사회 갈등을 대표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의민주주의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최 교수는 지난해 ‘2013년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 특강에서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너무 적다. 오히려 500명으로 늘려야 한다”며 안 전 교수의 국회의원 정수 감축 공약을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최 교수는 최근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싱크탱크격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고문으로 위촉됐다. 안 전 교수와 손 상임고문의 연대설이 나오는 점에서 여운이 남는 대목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씨줄날줄] ‘백지’ 관보/정기홍 논설위원

    1960년대 대학가에 ‘관보 대학생’이란 말이 등장했었다. 대학들이 정원을 초과해 신입생을 뽑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교부가 “관보에 정원 내 학생 명단을 싣겠다”고 밝히자 이를 빗대 유행했던 용어이다. 이른바 ‘학사등록제’인 셈이다. 이후 문교부는 전국 대학의 재적생 현황 파악에 나섰고, 청강생 등 잉여 학생은 무려 3만여명이나 됐다고 한다. 교육 행정의 난맥상으로 인해 대학생 명단까지 관보에 실렸다니 먼 옛날의 이야기다. 관보(官報)는 말 그대로 정부에서 발행하는 기관지이다. 법령 개정과 부처 의결사항, 인사, 공고가 여기에 실린다. 내용이 난해하지만 그 시대의 정치와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첫 관보로는 조선 태조(1392년) 때 예문춘추관에서 발행한 ‘조보’(朝報)를 친다. 이후 1894년(고종 31년) ‘대한제국관보’란 제호로 발행되다가 정부수립 해인 1948년부터 ‘대한민국관보’라는 이름으로 맥을 잇고 있다. 관보는 왕조시대 길거리에 써 붙였던 방(榜)과도 궤를 같이한다. 세종실록에는 ‘대소 인원들이 그해(1429년)의 수교(受敎)한 것을 알지 못하여 범법한 자가 자못 많으니 금령조목(禁令條目)을 줄여 줄 친 게시판을 만들어 광화문 밖 등의 장소에 걸어 알려주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60여년을 이어온 근대식 ‘종이 관보’가 좀체 보기 힘들어졌다. 지난 2000년 10월 전자관보시대를 열면서 병행해 발행되다가 지금은 딱 11부만 인쇄된다. 국가기록원 3부 외에 국회도서관, 법제처, 헌법재판소 등 8군데에 1부씩만 들어간다. 청와대에서도 종이 관보를 못 보는 정도이니 귀하디귀한 몸이다. 관보에 관한 뒷얘기는 더러 전해진다. 정부는 일반인이 알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민감한 사안은 관보에만 슬쩍 넣고 숨기려는 꼼수를 쓰기도 했다. 부지런하고 눈치 빠른 기자들은 기자실에 비치된 관보에서 특종을 낚아채기도 했다. 숨기려는 의도만큼 사회적인 파장은 컸다. 관보는 요즘에도 논란의 중심에 선다. 최근 청와대에서 비서관급 인사를 관보에만 싣겠다고 하자 ‘관보 인사’란 비아냥을 듣고 있다. 최근 암으로 사망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병석에서 서명한 관보가 공개되자 그의 건강 상태를 놓고 설왕설래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지난 6일까지 관보에 실린 법안과 조약이 단 1건도 없다고 한다. 지난해 하루 평균 법률 2건, 대통령령 3건이 실렸던 데 비하면 너무 초라하다.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나타난 부작용으로, 정치권은 눈꼴사나운 정쟁을 그만 접고 마비된 국정을 빨리 살려야 하겠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3주차 만에 정상화 시동

    박근혜정부 출범 3주차 만에 정상화 시동

    ‘내각 공백’으로 수석비서관 중심의 비정상적인 체제로 운영되던 박근혜 정부가 출범 3주차 만에 ‘국정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10일 창조 경제와 고용률 70% 달성을 포함한 국정 현안 토론회를 시작으로 11일 오전 11시 30분 13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장 수여에 이어 오후 1시 30분 새 정부 출범 15일 만에 첫 국무회의가 청와대에서 열린다. 북한의 ‘핵 위협’과 무력 도발 엄포를 계기로 불완전하더라도 내각 중심의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부조직법개정안에 대한 여야 갈등이 아직도 남아 있어 박근혜 정부의 ‘완전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 주 논란이 됐던 비서관 인선을 발표하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 등에 대한 인선에도 속도를 낸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간 30분 동안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9명의 수석비서관과 기획비서관, 국정과제비서관, 대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 현안 토론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 비전과 국정 철학, 국정 목표, 140개의 국정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방향과 목표를 공유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토론회에서는) 국정 과제와 핵심 추진 과제 등을 내일(11일) 새로 임명될 각부 장관을 포함해 행정부에 제공, 장관이 임명되는 대로 국정 수행에 차질 없이 임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또한 신임 장관들에게 부처별 100일 계획을 전달하고, 각 부처가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 때 세부 추진 계획을 보고하고 핵심 정책을 적극 홍보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5대 국정 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 경제, 맞춤형 고용 복지, 창의 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 기반 구축 등이다. 내각 구성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정부조직 개편의 핵심인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를 제외한 나머지 국무위원들이 이번 주 모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13명의 장관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는 데 이어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늦어도 오는 15일까지는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행 대변인은 “당초 11일 임명장을 받게 될 장관은 12명이었지만 이동필 농림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11일 오전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면 추가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상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총리 외에 15명 이상 30인 이하의 국무위원이 참석해야 한다. 김 대변인은 “내일(11일) 임명장을 받게 되는 13명의 장관 외에 아직 국무위원 신분인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고흥길 특임 장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 현재 국무위원이 16명이므로 국무회의의 구성 요건을 충족한다”면서 “다만 11일 국무회의에는 신제윤 차관과 이용걸 차관이 대리 출석한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日 우경화 리스크 커… 헌법개정 어려울 것”

    “日 우경화 리스크 커… 헌법개정 어려울 것”

    “앞으로도 낳아 준 부모인 한국과 길러 준 부모인 일본이 싸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재일교포 2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된 강상중(62) 교수가 6일 오후 도쿄대에서 퇴임 강연을 했다. 강 교수는 15년 동안 재직한 도쿄대를 퇴임하고 다음 달부터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아게오시에 있는 기독교계 미션스쿨 세이가쿠인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다. 교수와 재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강의에서 강 교수는 “한국은 동북아시아 국가를 연결하는 허브(중심축)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남북한이 분단 내셔널리즘이 아닌 열린 내셔널리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정권 등장 이후의 일본 사회와 관련해 “우경화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많지만 일본 국민들 자체가 우경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정권의 전망에 대해서도 “아베 노믹스로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1년 정도 지켜봐야 한다”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이후에 아베 정권의 색깔이 확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민당과 일본 유신회 등 우익 정당들이 추진하고 있는 헌법 개정과 관련해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면 그런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만 일본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헌법 개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마지막 강연에 앞서 가진 한국특파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도쿄대는 일본 최고 대학이지만 여기서는 내 신분이 공무원이어서 발언에 제약도 있고, 어려운 면이 있다”며 “좀 더 자유롭게 발언하고 활동하고 싶어 학교를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1950년 일본에서 태어난 강 교수는 도쿄대 사회정보연구소와 정보학환 교수, 현대한국연구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활발한 저술 활동과 TV 출연, 신문 기고 등을 통해 대중적 인기와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지식인이다. ‘강사마’ 열풍을 낳은 베스트셀러 ‘고민하는 힘’은 100만부 이상 팔렸다. 와세다 대학 시절 ‘한국문화연구회’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나가노 데쓰오라는 일본명을 버리고 강상중이란 한국 이름을 쓰기 시작해 주목을 받았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2005년엔 盧만찬 보이콧… 입장 뒤바뀐 朴

    박근혜 대통령은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야당이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에 비협조적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도 과거 야당 대표 시절에는 지금의 야당 못지않은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반인 2005년 6월 당시 이재용 환경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및 윤광웅 국방장관의 유임을 반대했다. 같은 달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윤 후보자 유임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려고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 오찬에 초청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표와 강재섭 원내대표 등 당시 야당 지도부는 ‘서해교전 전사자 추도식’을 이유로 불참했다. 8년 만에 정반대의 입장이 된 것이다. 박 대표는 당시 “지난번에도 전날 갑자기 만찬에 참석해 달라고 했다. 한 번 정도는 그럴 수 있으나 매번 그렇게 하는 것은 문제”라며 “대통령이 강조해 온 게 권위주의 타파였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야말로 권위주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현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인 문희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은 “노 대통령처럼 탈권위주의에 애쓴 대통령이 어디 있다고 권위주의라는 말을 하느냐”고 맞받았다. 8년이 지난 현재는 박 대통령이 문 비대위원장을 초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또 당시 한나라당은 여당의 정부조직법개정안도 당론으로 반대했다. 박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충분한 분석이나 의견 수렴 없이 밀어붙이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입장도 바뀌었다. 2006년 2월 한나라당은 김우식 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 등의 인선에 반대하면서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대표 신분으로 “대통령이 국무위원 청문회의 입법 취지를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선인 시절 박 대통령은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자 “신상털기식 검증은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 누가 청문회를 하려고 하겠느냐”고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김종훈 “野·정치 난맥 탓 사퇴”… 검증 압박도 부담된 듯

    김종훈 “野·정치 난맥 탓 사퇴”… 검증 압박도 부담된 듯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내정된 지 보름 만에 4일 전격 사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후보자 스스로는 암울한 정치 현실을 이유로 내세웠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의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제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워졌다”면서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시점에 국회가 움직이지 않고 미래창조과학부 관련 정부조직법개정안을 둘러싼 여러 혼란상을 보면서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던 저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고 사퇴 원인으로 정치권을 지목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일주일이 넘도록 정부조직법개정안을 처리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실망감을 넘어 절망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자가 국회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기자회견 후 사퇴하는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네”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상의했느냐” 등의 다른 질문에는 철저히 함구했다. 그는 “기업 활동 외에 다시 정치 활동을 할 것인가”라는 마지막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은 뒤 곧바로 승용차를 타고 국회를 떠났다. 김 후보자가 사퇴한 데는 야당과 언론의 ‘검증 압박’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룡 부처’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7일 장관으로 내정된 김 후보자 개인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었다. 박 대통령이 김 후보자 영입을 위해 ‘삼고초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비상근 자문위원으로 재직한 경력, 한국 국적 회복 과정, 배우자·장인·처남 명의의 서울 강남 부동산 등과 관련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김 후보자가 과거 미국 해군이 발행하는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완전한 미국인이 됐다”고 한 발언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김 후보자의 장관 임명에 반대하고 있다는 억측까지 나왔다. 사퇴 선언은 인선 발표만큼이나 ‘깜짝’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 후보자는 오전 9시쯤 과학기술인 출신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회견에 대한 공지는 이보다 20여분 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뤄졌다. 서 의원이 “국회 과학기술혁신포럼 회장 자격으로 왔고, 김 후보자가 하고 싶다는 얘기가 있다고 해서 안내했다”면서 김 후보자를 단상으로 안내할 때만 해도 사의 표명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김 후보자가 기자회견에 나서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김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오전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자가 ‘조국을 위한 뜻을 접겠다’고 한 말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사생활 침해, 명예 훼손, 심지어 모욕감까지 느끼게 하는 행태를 일부 의원이 보인 데 대해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고 사퇴하는 것은 공직 후보자 자질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김 후보자 사퇴로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난맥상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朴 “국정차질 헌정 초유의 일”… 대국민 호소로 전방위 野 압박

    2월 임시국회 종료를 하루 앞둔 4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야당을 전방위로 압박했다. ‘식물정부’를 우려한 탓에 취임 일주일 만에 담화문을 발표한 박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강경했고 물러설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18대 대선 때의 모드로 되돌아간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설득과 협상의 정치’ 대신 ‘국민 호소’를 야당에 대한 승부수로 삼았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 운영에서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야당은 박 대통령이 오기와 불통의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의회 정치 ‘실종’에 박 대통령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그렇다 보니 청와대 회동과 관련해 야당은 ‘양보를 위한 요식행위’로, 청와대는 ‘대화를 거부하는 야당’으로 서로 달리 해석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정부조직법개정안의 마지막 쟁점인 방송 진흥의 핵심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의 문제’로 봤다. 박 대통령은 “저의 신념이자 국정 철학이고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는 문제”라고 피력했다. 청와대와 야당 간 감정 충돌이 더욱 확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송구한 마음과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국정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면서 “국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대통령 또한 그 책임과 의무가 국민의 안위를 위하는 것인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의 반대 논리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비판했고 국민의 이해를 얻는 데는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이 주장하는 방송 장악 의도와 관련해 “그 문제는 이 자리에서 국민 앞에 약속드릴 수 있다”며 그 어떤 사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정의 마음을 정치권과 국민이 이해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야당의 반대에 대해서는 ‘발목 잡기’라는 시각도 드러냈다. 그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본질에서 벗어난 정치적 논쟁으로 이 문제를 묶어 놓으면 안 될 것”이라면서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금은 국민들이 출퇴근하면서 거리에서 휴대전화로 방송을 보는 세상”이라면서 “현실에서 방송정책과 통신정책을 분리시키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도 역행하는 일이고 방송, 통신 융합을 기반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우리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실상 야당의 ‘백기’를 요구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해 드리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좀 더 전향적인 방법으로 협력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장관 인선 원점… 방통위 행정공백 장기화 우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갑작스럽게 사퇴하자 방송통신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에다가 장관 후보자 사퇴까지 겹치면서 ‘행정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통위 인사청문회 지원팀 관계자는 “오전 사퇴 발표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퇴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도 “지난 3일에도 사무실에 출근해 정상적으로 보고를 받았고, 4일에는 회의가 예정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인사청문회 지원팀은 정부조직법개정안 통과에 대비해 주말에도 장관 인선을 위한 청문회 준비를 해오던 터여서 더욱 놀라는 표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김 후보자 개인적인 이유보다는 미래부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을 보며 실망이 컸던 것 같다”며 “김 후보자의 사퇴로 청문회 준비 등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경우 2주 넘게 청문회를 준비해왔지만 정부조직법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하면서,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지도 못했다. 미래부는 새 정부에서 신설되는 조직이어서 정부조직법개정안이 통과된 이후에 청문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래부는 김 후보자의 사퇴로 청와대 인선, 후보자 발표, 청문회 준비, 청문회 인사 검증, 대통령 임명 등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업계에서는 김 후보자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워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미래부 출범은커녕 김 후보자가 능력을 발휘하지도 못한 채 사퇴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김 후보자 사퇴로 보조금이나 주파수 재배치 등 주요 현안들 처리가 더 늦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ICT 쪽 인사 대신 검증된 과학기술계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인 로드맵은 장관이 설정하고, 2차관이 ICT를 맡게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창조 경제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가 정부조직 개편 관련 9개 항의 잠정합의문까지 작성, 각 당 원내대표의 서명만 남겨놓은 단계에서 종합유선방송국(SO)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합의에 실패하면서 관련부서 직원들도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정부조직법 심야협상 결렬… 5일 처리 어려울 듯

    여야의 정부조직법개정안 협상이 4일에도 난항을 이어 갔다. 특히 개정안 처리를 주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야당이 반발하면서 오히려 대치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로써 5일까지로 예정된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까지 겹치면서 국정 공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대 걸림돌인 종합유선방송국(SO)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중 어디에서 맡느냐를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관계자는 모두 “협상은 상대방에 달렸다”면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5일 극적 타결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여야 대치 상황을 감안하면 무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여야 심야회동에서는 3월 임시국회 소집 일정에 대한 논의도 진행돼 이르면 8일부터 소집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경제부총리와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등 신설 조직 장관에 대한 임명 절차도 밟을 수 없다. 올해부터 국회선진화법이 적용되면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등 강행 처리도 쉽지 않다. 그야말로 국회와 정부가 옴짝달싹 못하는 형국이다. 김종훈 후보자의 사퇴와 맞물려 정부 공백 사태가 3월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김종훈 전격 사퇴… 朴 “미래부 물러설 수 없다”

    김종훈 전격 사퇴… 朴 “미래부 물러설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국정 파행 사태를 초래한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야권이 반대해 온 방송 진흥 핵심 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방침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라고 반발하고 나서 당분간 정치권의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많은 부분에서 원안이 수정됐고 이제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만 남겨놓은 상황”이라며 “이것이 빠진 미래창조과학부는 껍데기만 남는 것이고, 굳이 미래부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며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반드시 과학기술과 방송통신의 융합에 기반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육성을 통해 국가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야권의 ‘방송 장악’ 우려 지적에 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국민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만들겠다는 목적 외에 어떤 정치적 사심도 없으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방송 장악은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발표 직후 청와대 집현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임시국회 회기인 5일까지 정부조직법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새 정부는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식물정부’가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정부조직법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야권에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리 급하고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라 해도 정부조직 개편은 국회 논의를 거치고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것이 법률이 정한 원칙”이라며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원칙은 물론 대화와 타협이라는 상생 정치 원칙에도 어긋나며 입법부를 시녀화하려는 시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 미래창조과학부의 김종훈 장관 후보자는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제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워졌다”면서 “이제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접으려 한다”며 장관 후보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김 후보자의 사퇴는 새 정부 각료 후보, 지명자 가운데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 이후 두 번째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여 “靑바라기로 전락” 자성론

    여 “靑바라기로 전락” 자성론

    “여당이 ‘청와대바라기’로 전락했다.” 정부조직법개정안의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가 불확실해지면서 새누리당 내에서 자성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향후 5년 여야 협상을 가늠할 첫 무대에서 여당이 적극적인 협상자 역할을 못 하고 청와대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데 대한 내부 비판이다. 19대 국회부터 발효된 국회선진화법으로 여당의 직권상정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원내 지도부가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놓고 ‘방송·통신정책 분리 불가’라는 청와대 입장에만 충실한 게 아니냐는 불만도 크다. 청와대가 국회 협상 과정을 무시하고 정부조직법개정안을 밀어붙인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해진 의원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비공개 회의에서 “통치의 시대는 갔고 지금은 정치만 가능한 시대”라면서 청와대와 여당을 동시에 질타했다. 조 의원은 정부조직법개정안에 대해 “정치적인 절차를 밟는 과정을 좀 더 잘했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어렵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날(3일) 청와대 회동도 야당과의 협의 과정에서 공개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면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 같은 야당 내 합리적, 중도적인 분들의 입지가 좁아졌고 우리 정부에 대해 적대적인 야당 내 강경파의 목소리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 놨다”고 해석했다. 조 의원은 “정부조직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당과 야당의 의견 수렴이 안 된 것 같고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사전에 야당 지도부에 내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절차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의원은 “대통령이 결심하면 여당이 따라오고 대야 협상이 잘 안 되면 밀어붙이는 식의 구시대 정치 모델을 박 대통령과 여당 모두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장 정부조직법개정안을 여론을 통해 압박하면 통과시킬 수 있다고 (청와대와 여당이) 생각할지 몰라도 앞으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여당은 물론 대통령도 야당과 건설적으로 협상하는 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향후 5년이 험난하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야 “위험한 정치 행위… 삼권분립 역행”

    야 “위험한 정치 행위… 삼권분립 역행”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부조직법개정안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 대해 “권위주의 체제의 독재자들이 했던 방식으로, 매우 위험한 정치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삼권분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민을 볼모로 잡고 안보 얘기까지 하면서 국정 운영의 파탄이니 뭐니 하며 국민 불안을 과장되게 고조시키고 있다.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입법권과 법률을 무시하는 ‘대국회관’ ‘대야당관’으로 어떻게 새 정부가 국민 행복을 이룰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대통령의 담화는 누가 봐도 야당과 국민을 압박한 것”이라며 “이런 여론전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장악할 의지가 없다는 대통령의 말은 믿지만 일부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이 낙하산 사장을 투입해 방송을 장악했다면 박근혜 정부는 독임(獨任)제 장관과 자본 권력을 동원해 언론 장악을 할 의도를 가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조직법개정안 가운데 논란이 되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제외하고 처리하자는 분리 처리안도 다시 제안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3일 밤 10시 국회에 왔다는 보도를 봤다. 여야 협상은 그때쯤 결렬됐다”며 “여야가 거의 완벽한 합의 단계까지 갔는데 결렬된 것을 보면서 국회가 무력하다는 생각을 했다. 청와대는 여야가 합의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우 부대표는 “우리도 다 걸고 하는 게 협상력을 높이는 일이지만 국민을 생각해서 이렇게라도 하자고 하는데 새누리당에서는 이를 왜 싫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야당에 발목을 잡는다는 누명을 씌우고 그걸 핑계로 원안을 관철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대국민 담화 내용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유승희 민주당 문방위 간사와 소속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 유료 방송 플랫폼이 ‘비보도’라며 장관 한 사람 관리 아래에 두겠다는 것은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 보장과는 전면 배치된다”면서 “장관 한 사람이 방송 플랫폼 정책권을 가지게 되면 프로그램에 대한 기획과 편성에 관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간사는 “여당의 방안은 한마디로 ‘방송 장악의 칼’을 장관 한 사람에게 선물해 주는 것이다. 민주당이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 정책을 맡기자는 것은 방통위 다섯 명의 위원이 ‘한 자루의 칼’을 같이 쥐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내부 감시와 견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국정공백 최소화” 총리실 나홀로 가동

    “국정공백 최소화” 총리실 나홀로 가동

    국무총리실이 4일 정부 내각 가운데 처음으로 새 장관이 취임하는 등 장관 공백 상태라는 박근혜 정부 체제에서 나 홀로 가동을 시작했다. 김동연 총리실장 내정자는 이날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집무에 들어갔다. 김 실장은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기도 전에 취임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 결재가 난 상태여서 취임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총리실장은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이날부터 정홍원 국무총리와 실무를 총괄하는 김 실장 체제로 가동되면서 국정을 챙기기 시작했다. 국무총리가 국정 현안 전반을 통괄하고 대외적인 활동을 개시하고, 총리실장이 행정 전반을 실무적으로 챙기기 시작한 셈이다. 박 대통령이 국정 전반의 실무를 챙기는 총리실장을 휴일에 임명하고 서둘러 취임시킨 것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총리실장은 장관급으로 차관회의 의장을 맡는 등 총리를 보좌해 국정전반의 주요 업무를 통괄·조정한다. 부처 장차관들이 임명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취임한 새 정부 내각의 유일한 장관급이자 국정 전반을 통괄·조정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총리실장 자리가 더 큰 무게를 갖게 됐다. 김동연 신임 총리실장은 “국정 전반의 위험 요인을 최소화하고, 개별부처가 못 본 것을 총리실에서 먼저 보고 부처를 선도하면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행정 공백에 대한 걱정이 크다”며 총리실의 역할을 강조했다. 총리실 관계자들은 “김 실장이 국민 안전, 재정 운용 등 각 부처 주요 일일보고들을 꼼꼼하게 챙겼다”고 전했다. 휴일이던 전날에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나와 취임에 앞서 총리실 간부들의 업무 보고를 받았다. 정 총리와 김 실장은 6·7일 이틀동안 총리실 실·국장들로부터 구체적인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가 늦어져 새 장관들의 취임이 늦춰지는 상황에서 정 총리를 정점으로 김 실장이 지휘하는 총리실 주도의 정부 운영이 당분간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박 대통령이 “총리가 중심을 잡아 각 부처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도 총리실 주도의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김 실장은 이번 주 차관회의를 소집해 물가와 국민 안전 등 주요 민생 현안과 부처별 현안 관리 상황을 집중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정 총리는 이날 취임 인사차 이명박·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택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정무 활동에 들어갔다. 5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다. 앞서 2일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 등과 만나는 등 민생행보를 시작한 정 총리는 각종 현안을 현장에서 점검해 나가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34일째 겉돌던 정부조직법 협상… 큰 틀에서 합의점 겨우 찾아

    34일째 겉돌던 정부조직법 협상… 큰 틀에서 합의점 겨우 찾아

    정부조직법개정안 협상이 34일째 교착되면서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일주일인 4일까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맞게 됐다. 정치권도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시작부터 국정 운영의 추동력을 상실하며 흔들리고 있고 야권은 야권대로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협상 가능성은 종일 열려 있었다.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협상 쟁점을 ‘방송의 공정성 확보 방안’으로 좁히면서 물꼬가 트일 기미가 보였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제 작은 줄기를 잡은 것”이라며 협상에 진전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주장하는 ‘방송의 공정성 확보’에 대해 공감의 뜻을 전했다. 청와대가 제안한 5자 회담은 무산됐지만 오후 내내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마라톤 협상이 계속됐다.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통합당 박 원내대표·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저녁 내내 각 당 원내대표실에서 이봉건 새누리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메신저로 교환하며 마지막 타결을 시도했다. 민주당이 IPTV의 인허가 및 법령 제·개정권을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는 쪽으로 양보하기로 접점을 찾았다. 민주당 쪽에서는 밤 10시 20분쯤 합의문 발표 임박을 예고하면서 희망 섞인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풀 사진기자단을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관장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사업자의 법령 제·개정권을 놓고 이견이 불거지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밤늦게 이 원내대표를 방문하는 등 당청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이 정무수석이 밤 10시 50분쯤 소득 없이 원내대표실을 떠났고 곧이어 이 원내대표, 김 원내수석부대표도 11시 30분쯤 ‘금일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과) 통화해 보니까 안 된다고 한다. 내일 또 해야죠”라면서 방을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SO 인허가권을 방통위에 두고 제·개정권을 달라고 해서 타결될 줄 알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박 원내대표 역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러나 여야는 나머지 사항에선 큰 틀의 합의점을 이뤄 합의문 작성을 거의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청와대가 얽힌 실타래를 푸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박 대통령이 이번에는 특유의 ‘원론 고수’ 자세에서 벗어나 대안을 제시하는 타협의 정치력을 발휘할 때라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여야 협상이 출구를 못 찾는 상황에서 야당이 요구하는 방송 공정성 담보 방안에 대해 획기적인 안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서 이 같은 내용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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