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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친 폭행 동영상 올린 10대 아들 경찰 출동하자 3층서 투신…사망

    어머니를 폭행하며 살해 위협을 했다가 출동한 경찰을 피해 3층에서 뛰어내린 10대 아들이 결국 숨졌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추락 충격으로 척추가 골절되는 등 크게 다쳐 병원치료를 받아오던 노모(18)군이 지난 6일 오후 숨졌다고 7일 밝혔다. 노군은 6일 오전 2시 30분쯤 제주시 노형동 모 오피스텔 3층에서 어머니 김모(45)씨를 화장실에 가두고 폭행하다가 신고를 받은 경찰과 119구급대가 출동해 문을 부수고 들어가려 하자 창문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다. 경찰 조사결과 노군은 평소 정신질환을 앓아 왔으며, 5일 오후 10시 30분쯤부터 어머니를 폭행, 살해 위협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이 장면을 본 한 누리꾼의 신고로 위치추적 등으로 범행현장을 찾아 화장실에 갇힌 어머니 김씨를 구조했다. 김씨는 아들에게 폭행당해 온몸이 멍이 들고 상처가 났으나 입원치료 중인 아들의 병간호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무서운 이웃집 아저씨들] PC방 주인 결정적 제보… 35시간만에 검거

    [무서운 이웃집 아저씨들] PC방 주인 결정적 제보… 35시간만에 검거

    35시간 걸렸다. 경찰이 전남 나주의 초등학생 A(7)양 성폭행 용의자 고종석(23)을 검거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범인을 잡는 데 이처럼 최단시간이 걸린 것은 다름 아닌 고종석이 다니던 나주 PC방 주인이 건네준 쪽지 덕분이었다. 나주시 영산대교 밑에서 성폭행당한 A양이 발견된 것은 30일 낮 12시 55분쯤이다. 만신창이가 돼 발견된 A양은 범인에 대해 “(고종석이) 삼촌이라고 했다.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었다. 머리가 짧았다.”고 간신히 범인의 인상착의를 묘사했다. 경찰은 ‘삼촌’이라고 지칭한 점으로 미뤄 범인이 20~30대 남성인 것으로 추정하고 즉각 탐문수사에 들어갔다. 나주경찰서 강력 2팀 최선주(48) 경사는 30일 오후 1시 20분쯤 범행현장 주변 PC방을 찾아가 범인의 인상착의와 유사한 우범자가 있는지를 주인에게 물었다. PC방 주인은 “PC방에서 자주 보는 사람이 있다. 이름을 알아봐 주겠다.”고 말한 뒤 최 경사에게 ‘고종석’이라고 적힌 쪽지를 건넸다. 경찰은 고종석이 즐겨 찾는 순천의 PC방을 알아낸 뒤 경찰 5명을 잠복시켰다. 경찰은 이 PC방에서 속옷 등 고종석의 소지품을 발견했다. 순천 지역 여관을 전전하던 고종석은 태풍 볼라벤으로 일감이 없자 방을 빼 소지품을 PC방에 맡기고 나주로 왔다. 경찰 잠복 24시간 만인 31일 오후 1시 20분 고종석이 PC방에 모습을 드러냈다. 컴퓨터 앞에 앉자마자 ‘나주 성폭행범’ 관련 기사를 검색하던 고종석은 오후 1시 25분쯤 잠복해 있던 경찰에게 붙잡혔다. 결정적 제보와 경찰의 탐문수사가 일궈낸 결과였다. 나주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또 이웃집 아저씨였다 아동 포르노狂이었다

    또 이웃집 아저씨였다 아동 포르노狂이었다

    전남 나주 초등학생 A(7)양 성폭행 사건의 범인 고종석(23)은 아동 포르노광(狂)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주거가 일정치 않은 고종석이 모텔방이나 PC방에서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은 일본 포르노물을 즐겨 봤다고 진술했다.”고 31일 밝혔다. 고종석은 사건 당일인 30일 새벽 PC방에서 A양의 어머니 B(37)씨와 만나 10여분간 게임 이야기 등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술에 취한 고종석은 B씨와 대화 도중 “아이들은 잘 있느냐.”며 안부를 묻기도 해 계획적인 범행 의혹도 사고 있다. 사건 하루 만인 31일 오후 1시 25분쯤 고종석을 검거한 경찰은 고종석을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추궁했다. 고종석은 경찰조사에서 “술을 먹고 정신이 없었다. 술김에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나주종합병원에서 이날 오후 광주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진 A양은 다른 외과수술을 하지 못할 만큼 현재 큰 정신적 충격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아버지는 “정말 착하고 언니 오빠와 잘 지내는 아이였다. 활달하고 똑똑한 아이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인근 PC방과 유흥주점 등을 탐문 수사하다 모 PC방 업주로부터 손님 중 한 명이 게임을 하다 새벽 1시쯤 나갔으며, 피해자가 진술한 범인의 인상착의와 비슷하다는 첩보를 받고 고종석이 사용했던 컴퓨터 기록 등을 통해 인적사항을 파악했다. 경찰은 오후 1시 20분쯤 고종석이 자주 가던 순천시 풍덕동 모 PC방에 잠복해 있다 게임을 하러 온 고종석을 붙잡았다. 고종석은 B씨와 PC방에서 자주 만났고 사건 이전에도 몇 차례 A양의 집에 간 적이 있어 집안 구조를 비교적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종석은 순천 등지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다 최근 잦은 비로 일감이 없자, A양의 집에서 300m가량 떨어진 작은어머니 집에서 지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고종석은 사건 전날인 29일 저녁 술을 마시고 PC방에 왔다가 다음 날 새벽 2시 30분에서 3시 사이에 피해자의 집으로 가 A양을 이불로 싼 뒤 업고 가 130m 떨어진 영산대교 밑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종석은 절도죄로 한 건의 벌금 전과만 있을 뿐 성범죄 전력은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1일 오전 피해자의 집과 범행현장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를 대신해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방문해 김기용 경찰청장으로부터 수사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치안 강화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수·나주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3억 보험금 노리고… 아내 원정 청부살해

    빚을 갚기 위해 해외 원정 청부살해에 나서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황해’를 연상시키는 사건이 실제 발생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자신의 아내를 중국에서 원정 살해하도록 한 혐의로 김모(53)씨를 불구속 송치하고, 김씨의 아내 이모(23)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이모(55)씨를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빚에 시달리던 중 지난해 9월 국내 사정에 어두운 30살 연하의 이씨를 만나 혼인신고를 하고 이씨 명의로 3억 6000만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이씨는 17살에 부모를 따라 중국 칭다오로 이주해 국내 물정에 어두운 편이었다. 김씨는 구치소 수감생활 중 알게 된 이씨에게 아내에 대한 청부살인을 의뢰한 뒤 중국 칭다오에 머물던 아내 이씨에게 “친구가 관광을 위해 방문할 테니 길 안내를 해 달라.”고 속였다. 김씨 부탁을 받은 이씨는 칭다오 시내 록화림공원 대나무숲으로 김씨 아내 이씨를 유인해 목 졸라 살해한 뒤, 하의를 벗겨 단순 성폭행 살인 사건으로 꾸몄으나 내국인 피살사건 수사 지시를 받은 경기 2청이 숨진 이씨 등의 통신자료·보험가입 내역 등을 조사 분석하면서 범행 일체가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통신자료와 출입국 기록, 범행현장 CCTV 영상물 등을 분석해 서울 고시원에 은신 중이던 이씨를 지난달 16일 긴급 체포하고, 김씨가 같은 달 26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씨와 김씨는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당시 사용된 핸드백 끈에서 발견된 DNA가 이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중국 공안의 분석자료를 제시했는데도 막무가내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노숙자 잇딴 테러…현장에는 ‘사형 집행장’?

    노숙자 연쇄 살인미수사건?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대에서 노숙자를 노린 살인미수 사건이 잇따라 3건이나 발생해 로스앤젤레스 경찰(LAPD)가 비상이 걸렸다. 2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등 지역언론에 따르면 7월들어 3명의 노숙자가 잠을 자다 칼에 찔렸다. 지난 3일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3번가에서 56세 노숙자가 칼에 찔린 것을 시작으로 19일 밤에는 2명이 잇따라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찔린 상처가 깊지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피해자 옆에 ‘사형 집행장’이라고 쓴 종이 쪽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중이다. 산타바바라 경찰서 하워드 대변인은 “사형 집행장에 서명된 이름 앤서리 로빈슨이 노숙자 습격사건과 뭔가 관계가 있는 인물로 보인다”며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칼은 ‘사냥칼’이라며 노숙자들은 안전한 쉼터로 거처를 옮기라고 촉구했다. 인터넷 뉴스팀
  • [뜨거워지는 하투] ‘연쇄방화’ 대포차활용 여부 수사

    경찰이 지난 24일 부산과 울산·경북·경남 등에서 발생한 화물차 연쇄 방화 사건과 관련, 화재 현장 주변을 지나간 의심 차량을 4대로 압축해 소유주를 추적하고 있다. 또 대포차를 활용한 범행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연쇄방화 사건 발생 이후 범행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새벽 화재 현장 구간을 비정상적인 속도로 통과한 차량 4대를 확인했다. 특히 울산과 경북 지역 의심 차량 2대의 경우 소유주 이모(34)씨는 현재 해외체류 중이며 또 다른 소유주인 최모(32)씨는 자신의 명의를 중고차 매매업자인 친구에게 수차례 빌려준 데다 15대의 차가 이씨 명의로 돼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속칭 ‘대포차’가 방화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 지역의 의심차량 1대는 차종만을, 경남 지역의 경우 차종과 소유주를 파악해 범행과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총파업을 하루 앞둔 시점에 비노조원의 차량 위치를 알고 있었다는 점으로 봐 화물차 업계를 잘 알거나 지역 정보에 밝은 사람이 가담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방화사건과 관련, 총 49개팀 259명으로 수사전담반을 편성했다. 경찰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26일 오전까지 전국에서 운전자 폭행 2건, 운행 방해 4건, 경찰 폭행 2건, 차량 파손 2건, 고공 농성 2건 등을 비롯해 모두 2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 관련자 15명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 “국민경제를 볼모로 집단행동을 강행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로서도 매우 유감스럽다.”며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이석우 선임기자·백민경·울산 박정훈기자 white@seoul.co.kr
  • 부녀자 납치까지… ‘승부조작’ 김동현·윤찬수의 몰락

    국가대표로 뛴 프로축구 선수 출신 김동현(28)씨와 전직 프로야구 선수 윤찬수(26)씨가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던 여성을 납치, 금품을 뜯어내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프로축구 K리그 승부조작에 연루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9일 김씨와 윤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26일 오전 2시 20분쯤 서울 강남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박모(45)씨를 흉기로 위협, 차량을 빼앗고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5일 오후 8시쯤 강남구 청담동 CGV영화관 앞에서 시동이 걸린 채 발렛파킹을 기다리던 투싼 승용차를 훔친 뒤 6시간 동안 강남 일대를 돌며 범행 대상을 찾아다녔다. 다음 날 오전 2시 20분쯤 강남구청 앞에서 벤츠를 몰던 박씨를 발견, 뒤를 쫓았다. 박씨가 청담동의 한 빌라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려던 순간 키 188㎝로 거구인 김씨가 다가가 박씨를 조수석으로 밀어붙이고 흉기로 “도망치면 죽이겠다.”며 위협했다. 박씨는 꼼짝달싹 못했다. 김씨가 벤츠를 몰고 주차장을 나오자 윤씨가 투싼으로 뒤따랐다. 김씨가 박씨를 윤씨 차량에 옮겨 태우기 위해 속도를 줄이는 틈을 타 박씨는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8차선 대로변이었다. 행인들이 쳐다보자 김씨는 그대로 벤츠를 몰고 달아났다. 납치에서 풀려난 박씨는 대담했다. 박씨는 “범인을 잡고 차도 되찾겠다.”는 생각에 지나는 택시를 잡아타고 김씨를 뒤쫓았다. 택시에 있던 여성 승객에게 112 신고를 부탁했다. 윤씨도 박씨가 탄 택시를 뒤따랐다. 피해자가 범인을 쫓고, 범인이 피해자를 쫓는 도심 추격전이 벌어졌다. 3분쯤 지난 지점에서 벤츠가 발견됐다. 김씨가 차를 버리고 도주한 것이다. 윤씨도 벤츠가 놓인 50m 지점에서 투싼을 놓고 청테이프, 케이블 타이 등 범행 도구가 담긴 가방을 챙겨 도망쳤다. 김씨와 윤씨는 범행현장에서 300m가량 떨어진 청담동 영동고 근처에서 다시 만났지만 김씨는 옷을 갈아입은 뒤 갑자기 자리를 떴다. 윤씨는 김씨를 찾다가 출동한 경찰의 검문·검색에 걸렸다. 사건 발생 20여분 만이다. 김씨는 3시간 뒤 윤씨가 버려뒀던 투싼을 다시 타고 경찰서 부근에 왔다가 검거됐다. 김씨는 “자수하기 위해 왔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경찰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투자를 위해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1억원의 이자를 갚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모은 1억원 등 모두 2억원을 친구 사업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뒤 부유층 여성을 납치해 돈을 뜯어내려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조치됐다. 국군체육부대 복무 당시 알게 된 후배 윤씨 역시 지난해 가을 LG 트윈스 구단에서 방출됐다. 조사 결과 실의에 빠져 있던 이들은 이달 중순 경기 수원의 김씨 집에서 함께 지내며 범행을 모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돈이 필요해 범행을 계획한 범죄자에게 여성 납치는 가장 손쉬운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여성 대상 범죄가 빈발할수록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연습생 성폭행’ 현역 성인가수도 가담

    유명 연예 기획사 대표의 가수 지망생 및 신인 연기자 성폭행 사건과 관련, 장모(51) 대표 이외에 공범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가수 지망생 등 6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O엔터테인먼트 대표 장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가수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사건 초기에 공범으로 지목됐던 아이돌 가수와는 다른 인물”이라면서 “A씨의 가담 수위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청소년 신분인 아이돌과는 달리 성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자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장씨로부터 “연습생과 신인 연기자를 성폭행하라.”는 지시 아래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장씨의 협박에 못 이겨 성폭행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자발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판단, 혐의가 확정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범의 존재는 장씨의 성폭력범죄 특례법상 ‘특수강간’ 혐의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특수강간은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2명 이상이 공모했을 때’ 적용되기 때문이다.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량도 무겁다. 장씨가 “합의하에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점으로 미뤄 흉기로 위협했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집단 성폭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행현장을 녹화한 폐쇄회로(CC)TV 및 동영상의 분석에 힘쓰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는 “범행 현장을 녹화했다면 인기 연예인이 됐을 때 함부로 소속사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보험용’ 족쇄가 아니었겠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피해자 가운데 1명은 이미 가수로 데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조희선기자 apple@seoul.co.kr
  • 112 신고하자 범행 장소 대신 황당한 질문하며 시간만 허비

    경기도 수원에서 터진 성폭행 피살 사건은 경찰의 허술한 초동대응이 빚은 ‘인재’나 다름없었다. 경찰은 사건 재발방지를 다짐하고 있으나 피상적인 경찰의 근무행태가 지속되는 한, 이 같은 사건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획기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5명 동원수색 해명 거짓으로 들통 A(28·여)씨가 112신고센터에 다급한 목소리로 “여기 ○○놀이터 전의 집인데요, 저 지금 성폭행 당하고 있거든요. 어느 집인지 모르겠어요.”라고 신고한 시간은 지난 1일 오후 10시 50분. 순찰차 2대와 경찰 7명이 3분 만에 출동했다. A씨로부터 “○○초등학교 좀 지나서 ○○놀이터 가는 길쯤으로요.”라는 범행장소에 대한 부연설명도 들은 뒤였다. 하지만 경찰수색은 신고받은 장소부근이 아닌 놀이터 인근 공터와 폐가에 집중됐다. 통상 성폭행 범죄의 경우 공터나 폐가 등에서 이뤄진다고 판단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영장 없이 개인주택을 수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색도 불이 켜진 술집이나 가게 등에 대한 탐문수사에 그쳤다. 주민들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영장 없다며 공터·폐가만 찾아다녀 범행장소는 A씨의 신고처럼 ○○초등학교에서 약 60m 떨어진 놀이터로 향하는 길목에 있었다. 경찰이 신고접수 즉시 출동시켰다던 35명을 동원한 현장 수색은 사건발생 7시간 40분이 지난 다음 날 6시 30분쯤 시작됐다. “어젯밤 부부싸움 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범행현장 인근 페인트 가게 주인의 제보를 토대로 조선족 우모(42)씨를 붙잡은 시간은 2일 오전 11시 50분. 신고접수로부터 13시간이 지났고 A씨는 이미 잔인하게 살해된 뒤였다. ●현장상황 무시한 신고매뉴얼도 문제 이번 사건은 112신고센터의 허술한 대응도 한몫을 했다. 신고 접수지침인 매뉴얼에 따르면 경찰관은 신고 접수시 신고인, 발생일시, 장소, 범인의 얼굴 생김새 특징, 수단 방법 등을 묻게 되어 있다. 매뉴얼 훈련은 선발 면접시 기본 매뉴얼을 나눠 주고 테스트하는 것이 전부다. 일년에 두번 교육이 있지만 전 직원이 참여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개인 능력에 따라 대처 요령도 천차만별이다. 이번에 신고전화를 받은 담당자 역시 경찰경력이 13년이나 되지만 112센터에서 근무한 지는 두달밖에 안 됐다. 이 근무자는 “성폭행 당하신다고요?”라는 질문을 반복하고, “어느 집인지 모르겠다.”는 신고인에게 “주소 다시 한번 알려주세요.” 등의 황당한 질문만 계속했다. 경기도 112신고센터에는 4개팀 99명의 경찰관이 2교대로 근무한다. 하루 6000~7000건의 신고접수를 받는다. 김병철·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대국민 사과’ 하루 두번…경찰, 굴욕의 날] “수원 성폭행 피살사건 초동 대처 미흡 했다”

    [‘대국민 사과’ 하루 두번…경찰, 굴욕의 날] “수원 성폭행 피살사건 초동 대처 미흡 했다”

    지난 1일 경기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과 관련, 서천호 경기지방경찰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경찰 과실을 인정, 초동 대처 미흡이 사실로 확인됐다. 또 사건 담당인 수원중부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을 대기발령하는 등 문책성 인사가 단행됐다. 사건지휘가 부실했는지에 대한 감찰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서 청장은 6일 오후 경기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일 밤 11시쯤 수원시 주택가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폭행 살인사건과 관련, 피해자와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경찰의 미흡한 현장 대응으로 국민의 희생을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 청장은 또 “현장 지휘 소홀 책임을 물어 관할 서장과 형사과장을 대기발령했고, 당시 상황을 감찰조사해 엄중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이와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이는 사건 발생 초기 경찰의 해명을 뒤집는 것이다. 경찰은 피해자 A씨가 “○○초등학교에서 ○○놀이터 인근”이라고 정확한 위치를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색 반경이 넓어 어쩔 수 없었다.’고 엉터리 해명을 했다. 또 사건이 발생한 지 3분 뒤 현장에 도착한 인원은 7명으로, 당초 35명의 인력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했다는 설명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주택가 수색도 주민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허술하게 이뤄졌다. 특히 신고를 받은 112신고센터에서도 범행 장소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 내용 대신, 주소를 물어보는 등 허술하게 대응해 사건을 악화시켰다. 이로 인해 경찰은 범행현장을 20m 거리에 두고도 13시간 동안이나 헤매는 결과를 낳았고, A씨는 잔인하게 살해됐다. 김병철·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허트로커(KBS1 밤 12시 20분) ‘폭발물 제거반’이라는 특수 임무를 띠고 이라크에 파병된 샌본 병장과 엘드리지 상사. 임무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톰슨 팀장을 잃는다. 톰슨에 대한 신의가 깊고 끈끈한 우정까지 쌓았던 두 병사는 죽은 톰슨을 대신해 제임스라는 새 팀장을 맞이한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제임스는 폭발물 제거 현장에서 독단적이고 무리한 행동을 일삼는데…. ●의뢰인 K(KBS2 밤 7시 55분) 하루가 멀다 하고 끊임없이 벌어지는 어린이집 학대사고. 올해 1월, 자신의 아이가 어린이집 원장에게 학대당했다는 엄마들이 ‘의뢰인 K’의 문을 두드렸다. 엄마들의 설명에 의하면 이들은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어린이집 원장의 학대사실을 들었다고 했다. 끊이지 않는 어린이집 학대사건. 과연, 법원에서는 어떤 처벌을 내릴까. ●아침드라마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동민에게 지원의 접촉사고 소식을 전해듣는 유라. 한편 지원은 소라가 있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 수소문하고, 지원의 집을 찾아간 유라는 자신이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사고에 대해 물어본다. 지원이 자신을 찾는다는 소리에 소라는 창숙에게 전화를 걸고, 창숙은 지원에게 소라가 있는 곳을 알려준다. ●도롱뇽 도사와 그림자 조작단(SBS 밤 11시 5분) 한밤 중, 현금 많기로 소문난 도롱뇽 도사집에 찾아온 불청객 선달과 원삼. 겁만 주려다가 하필 떡을 먹고 있던 도롱뇽도사 범규의 목에 떡이 걸려 숨을 쉬지 않게 된다. 그때 갑자기 찾아온 손님에 놀란 선달과 원삼은 급히 범규의 시체를… 한편 여형사 경자는 2인조 도둑 마포루팡의 범행현장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희망풍경(EBS 오전 11시 30분) 마술사의 재빠르고 민첩한 손놀림은 우리를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세계로 이끌어 준다. 마술사에게 손이란 ‘손’ 이상의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한 손 마술사’ 조성진씨의 마술은 우리의 가슴에 신기함을 넘어선 파문을 일으킨다. 단 한 손으로 기적 같은 마술을 펼치며, 우리를 희망으로 인도하는 그의 마법 속으로 빠져본다. ●올리브(OBS 밤 11시 10분) 체조계의 ‘인간승리’ 여홍철과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레슬링계의 ‘작은 거인’ 심권호가 함께한다. 여전히 살아있는 입담을 과시하며, 결혼 13년차 여홍철은 전 체조 국가대표 선수 김윤지를 아내로 맞이하기까지 비밀 연애 스토리를 공개한다. 한편 아직 인생의 반려자를 찾지 못한 심권호는 또 한 번 공개 구혼에 나선다.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6)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6)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접촉한 두 물체 사이에는 반드시 물질 교환이 일어난다.”(에드몽 로카르·1877~1966) 근대 법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카르의 ‘교환법칙’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학들에게 절대명제로 여겨진다. 수사관과 감식반원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현장을 수십번씩 뒤지고, 부검의가 시신 옆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불안감에 떠는 사람들도 있다. 범행현장 또는 시신과 접촉했던 범인들이다. ●변태성욕자인 척 하고 싶은 좀도둑의 트릭(?) 2007년 1월 8일 새벽 2시 부산의 어느 동네. 가게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간 현장. 절도 사건의 목격자를 찾으려고 옆집을 찾아간 김 순경이 마주친 것은 집주인의 시신이었다. 다락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람은 식당 주인 A(여·당시 62세)씨였다. 시신은 빨간 겨울 점퍼에 방한바지를 입은 채 전기장판 위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겨울 밤 난방이 안 되는 다락방으로 추위가 들어올세라 단단히 채비를 했지만 불청객의 침입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방안은 말끔했다. 범인이 깔끔하게 치운 게 아니라면 피해자가 순식간에 당했다는 얘기다. 노인의 양쪽 눈꺼풀에선 일혈점이, 얼굴에는 울혈이, 목에는 까진 상처가 남아 있었다.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보였다. 주름진 손가락엔 반지 자국만 남아 있었다. 평소 노인이 끼던 금가락지를 빼간 것이다. 감식을 진행하던 형사가 순간 눈을 찡그렸다. 범인이 사망자의 시신을 훼손했기 때문이었다. “반장님. 이거 완전 변태 아잉교. 동종 전과자부터 뒤져 볼까예.” “미리 단정 짓지 말그라. 놈이 잔머리 굴리는 걸 수도 있다.” 범인이 현장에 접근한 경로는 죽은 노인의 목에 새겨져 있었다. 경찰은 목덜미에 작은 나무가시들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무가시는 식당 뒤쪽 허름한 합판으로 만든 나무 문과 같은 종류였다. 지난밤 범인은 장갑을 낀 채 힘으로 나무문을 밀고 들어왔고, A씨의 목을 조르는 과정에서 앞서 장갑에 묻은 나무가시가 다시 피해자에게 옮겨 간 것이라는 추리가 가능했다. 실제 뒤쪽 나무문은 누군가 강제로 부수고 밀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범인은 적어도 가게 구조를 아주 잘 아는 사람. 하지만 한밤엔 주인 눈에 띄지 않도록 몰래 숨어야 하는 관계였다. 피해자가 옷을 입은 상태로 숨진 탓에 감식은 겉옷부터 하나씩 안쪽으로 진행됐다. 테이프를 이용해 세밀하게 미세증거물을 수집하는 과정이다. 노인이 입고 있던 빨간 점퍼에서는 파란색 섬유 몇 올이 발견됐다.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몇 올의 섬유가 범인을 잡는 데 도움이 될까. 답부터 이야기하면 ‘그렇다’다. 섬유는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도 생각보다 많은 양의 전이가 일어난다. 예를 들어 외제 오토바이가 탐이 나 누군가 안장에 한번 앉아 봤다고 치자. 인조가죽으로 만든 안장에 뭐가 남았을까 싶겠지만 앉은 자리엔 바지 섬유가 전이된다. 물론 오래 앉아 있을수록, 강하고 거칠게 비비며 뽐낼수록 떨어져 나가는 섬유의 양은 늘어난다. 작은 양이지만 무슨 바지를 입은 사람이 안장에 앉아 있었는지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접촉 조건(면의 거칠기나 접촉 강도)이 같다면 섬유의 길이와 굵기, 직조 방법 및 성분에 따라 전이되는 양도 달라진다. 범행 현장에서 섬유증거가 발견되면 수사관들은 될수록 증거물이 인조섬유이길 바란다. 같은 옷이라도 부위별로 섬유의 굵기, 염색의 정도, 꼬임의 양 등이 천차만별인 천연 섬유보다는 인조섬유 쪽이 증거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신의 손톱 밑에서 미세한 혈흔이 발견됐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조차 DNA가 나올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할 만큼 적은 양이었다. ●파란 점퍼가 주인의 목줄을 죄다 범행 일주일째. 형사들은 식당 주변에서 탐문조사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이렇다 할 소득을 올리지는 못했다. 복잡한 사건에 얽히고 싶지 않은 탓인지 주위 사람들은 말을 아꼈다. 그러던 중 주민 한 명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동네 건달인 B(49)씨가 최근 “금반지를 팔았는데 돈이 꽤 나가더라.”고 떠벌리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별다른 직업도, 가족도 없는 그에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금붙이가 생길 리 없다는 생각에 동네 사람은 수군댔다. B씨는 죽은 A씨의 집에서 하숙을 한 적이 있어 누구보다 집 구조를 잘 알았다. 경찰은 일단 B씨를 만나 보기로 했다. “어데예. 증거 있습니꺼.” 경찰서에서 B씨는 큰소리부터 쳤다. 일종의 자기방어인 듯했다. 그러나 목소리와 눈빛의 떨림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그의 코에는 손톱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예상대로라면 죽은 A씨가 마지막 남긴 방어흔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아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황만으로 그를 잡아 놓을 수는 없었다. 경찰은 일단 B씨의 손톱과 타액을 채취하고 일단 그를 풀어 줬다. 다음 날 날아온 국과수 감정회보서에는 피해자의 손톱 밑 혈흔과 B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용의자는 경찰서를 나오자마자 도망쳤다가 형사들에게 잡혀 왔다. 그는 여전히 당당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집에서 찾은 또 하나의 증거를 들이밀었다. 죽은 노인의 몸에 섬유 증거를 남겼던 바로 그 파란색 점퍼였다. 범인은 증거가 남아 있을까 하는 걱정에 옷을 세탁했지만 점퍼엔 여전히 문을 통과할 때 묻었던 나무가시가 남아 있었다. B씨는 고개를 떨궜다. 곗돈을 탔다는 이야기를 듣고 돈만 훔치러 들어갔다가 걸려 얼떨결에 살인을 했다고 했다. 치정살인이나 변태성욕자의 살인으로 가장하기 위해 시신을 훼손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혈혈단신인 그에게 늘 따듯한 밥 한 공기를 건네며 가족처럼 챙겨줬던 은인을 살해하고 B씨가 챙긴 돈은 11만 8000원과 금가락지 한개가 전부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26]파란옷을 입은 살인마, 변태로 위장해…

    [범죄는 26]파란옷을 입은 살인마, 변태로 위장해…

     “접촉한 두 물체 사이에는 반드시 물질 교환이 일어난다.”(에드몽 로카르·1877~1966)  근대 법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카르의 ‘교환법칙’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학들에게 절대명제로 여겨진다. 수사관과 감식반원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현장을 수십번씩 뒤지고, 부검의가 시신 옆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불안감에 떠는 사람들도 있다. 범행현장 또는 시신과 접촉했던 범인들이다.    ●변태성욕자인 척 하고 싶은 좀도둑의 트릭(?)  2007년 1월 8일 새벽 2시 부산의 어느 동네. 가게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간 현장. 절도 사건의 목격자를 찾으려고 옆집을 찾아간 김 순경이 마주친 것은 집주인의 시신이었다. 다락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람은 식당 주인 A씨(여·당시 62세)였다.  시신은 빨간 겨울 점퍼에 방한바지를 입은 채 전기장판 위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겨울 밤 난방이 안 되는 다락방으로 추위가 들어올세라 단단히 채비를 했지만 불청객의 침입은 예상하지 못한듯 했다. 방안은 말끔했다. 범인이 깔끔하게 치운 게 아니라면 피해자가 순식간에 당했다는 얘기다. 노인의 양쪽 눈꺼풀에선 일혈점이, 얼굴에는 울혈이, 목에는 까진 상처가 남아 있었다.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보였다. 주름진 손가락엔 반지 자국만 남아있었다. 평소 노인이 끼던 금가락지를 빼간 것이다. 감식을 진행하던 형사가 순간 눈을 찡그렸다. 범인이 사망자의 시신을 훼손했기 때문이었다.  “반장님. 이거 완전 변태 아잉교. 동종 전과자부터 뒤져 볼까예.”  “미리 단정 짓지말그라. 놈이 잔머리 굴리는 걸수도 있다.”  범인이 현장에 접근한 경로는 죽은 노인의 목에 새겨져 있었다. 경찰은 목덜미에 작은 나무가시들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무가시는 식당 뒤쪽 허름한 합판으로 만든 나무 문과 같은 종류였다. 지난밤 범인은 장갑을 낀 채 힘으로 나무문을 밀고 들어왔고, A씨의 목을 조르는 과정에서 앞서 장갑에 묻은 나무가시가 다시 피해자에게 옮겨 간 것이라는 추리가 가능했다. 실제 뒤쪽 나무문은 누군가 강제로 부수고 밀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범인은 적어도 가게 구조를 아주 잘 아는 사람. 하지만 한밤엔 주인 눈에 띄지 않도록 몰래 숨어야 하는 관계였다.  피해자가 옷을 입은 상태로 숨진 탓에 감식은 겉옷부터 하나씩 안쪽으로 진행됐다. 테이프를 이용해 세밀하게 미세증거물을 수집하는 과정이다. 노인이 입고 있던 빨간 점퍼에서는 파란색 섬유 몇 올이 발견됐다.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몇 올의 섬유가 범인을 잡는 데 도움이 될까. 답부터 이야기하면 ‘그렇다’다. 섬유는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도 생각보다 많은 양의 전이가 일어난다.  예를 들어 외제 오토바이가 탐이 나 누군가 안장에 한번 앉아 봤다고 치자. 인조가죽으로 만든 안장에 뭐가 남았을까 싶겠지만 앉은 자리엔 바지 섬유가 전이된다. 물론 오래 앉아있을수록, 강하고 거칠게 비비며 뽐낼수록 떨어져 나가는 섬유의 양은 늘어난다. 작은 양이지만 무슨 바지를 입은 사람이 안장에 앉아 있었는지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접촉 조건(면의 거칠기나 접촉 강도)이 같다면 섬유의 길이와 굵기, 직조 방법 및 성분에 따라 전이되는 양도 달라진다. 범행 현장에서 섬유증거가 발견되면 수사관들은 될수록 증거물이 인조섬유이길 바란다. 같은 옷이라도 부위별로 섬유의 굵기, 염색의 정도, 꼬임의 양 등이 천차만별인 천연 섬유보다는 인조섬유 쪽이 증거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신의 손톱 밑에서 미세한 혈흔이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조차 DNA가 나올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할 만큼 적은 양이었다.    ●파란 점퍼가 주인의 목줄을 죄다  범행 일주일째. 형사들은 식당 주변에서 탐문조사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이렇다 할 소득을 올리지는 못했다. 복잡한 사건에 얽히고 싶지 않은 탓인지 주위 사람들은 말을 아꼈다. 그러던 중 주민 한 명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동네 건달인 B씨(49)가 최근 “금반지를 팔았는데 돈이 꽤 나가더라.”고 떠벌리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별다른 직업도, 가족도 없는 그에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금붙이가 생길 리 없다는 생각에 동네 사람은 수군댔다. B씨는 죽은 A씨의 집에서 하숙을 한 적이 있어 누구보다 집 구조를 잘 알았다. 경찰은 일단 B씨를 만나보기로 했다.  “어데예. 증거 있습니꺼.”  경찰서에서 B씨는 큰소리부터 쳤다. 일종의 자기방어인 듯했다. 그러나 목소리와 눈빛의 떨림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그의 코에는 손톱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예상대로라면 죽은 A씨가 마지막 남긴 방어흔이였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아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황만으로 그를 잡아 놓을 수는 없었다. 경찰은 일단 B씨의 손톱과 타액을 채취하고 일단 그를 풀어 줬다.  다음날 날아온 국과수 감정회보서에는 피해자의 손톱 밑 혈흔과 B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용의자는 경찰서를 나오자마자 도망쳤다가 형사들에 잡혀왔다. 그는 여전히 당당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집에서 찾은 또 하나의 증거를 들이밀었다. 죽은 노인의 몸에 섬유 증거를 남겼던 바로 그 파란색 점퍼였다. 범인은 증거가 남아 있을까 하는 걱정에 옷을 세탁했지만 점퍼엔 여전히 문을 통과할 때 묻었던 나무조각이 남아 있었다. B는 고개를 떨궜다. 곗돈을 탓다는 이야기를 듣고 돈만 훔치려 들어갔다 걸려 얼떨결에 살인을 했다고 했다. 치정살인이나 변태성욕자의 살인으로 가장하기 위해 시신을 훼손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혈혈단신인 그에게 늘 따듯한 밥 한 공기를 건네며 가족처럼 챙겨줬던 은인을 살해하고 B씨가 챙긴 돈은 11만 8000원과 금가락지 한개가 전부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WHO & 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 & 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그대의 돈을 책 사는 데 써라. 황금과 지성을 얻을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처럼 나쁜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도 없다. TV와 게임이라면 기겁하던 부모들도 책을 읽는 자식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책을 읽는다고(물론 수업시간에 교과서 이외의 책을 보는 것은 예외다) 혼나는 경우도 드물다. 책은 하나의 활자로 똑같이 찍혀 나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수도 없이 달라지는 독특한 존재다. 책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 모으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베스트셀러’라는 왕관이 씌워진다. 베스트셀러에는 시대와 유행이 반영된다. 1980년대 초반 시(詩)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는 경영학 책이 각광받았고 최근에는 인문학책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상인터뷰 ‘Who & What’(후 앤드 왓) 이번 회에서는 어느 직장 여성의 서재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새로운 친구를 맞게 되면서 벌이는 소동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 봤다. 출간 당시에 주목 받은 책들이 실제로는 어떤 애환을 겪는지, 또 시간이 흘러가며 잊혀지는 책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들어 봤다.   ========================================================================  ●등장인물  -장혜진. 책을 좋아하는 32세 직장 여성. 빌려서 보기보다는 직접 사서 소장하는 스타일    ●등장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정의)/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비극)/ 찰스 램/ 성우/ 1984  -곰돌이 푸(푸)/ 앨런 밀른/ 아름드리/ 1995  -시간의 역사(시간)/ 스티븐 호킹/ 청림출판/ 2000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1994  -신의 물방울(물방울)/ 기바야시 신/ 학산문화사/ 2007  -오만과 편견(오만)/ 제인 오스틴/ 민음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문예출판사/ 1998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세계)/ 김우중/ 김영사/ 1989  -수학의 정석(정석)/ 홍성대/ 성지사/ 1992  -성경/ 모세 외/ 성서원/ 2008  -해리포터 시리즈(포터)/ J.K.롤링/ 문학수첩/ 1999  -홀로서기/ 서정윤/ 청하/ 1987  -그 외 책들    ●시간=2011년 5월 15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 1시 무렵    ●장소=책장 여럿과 책상 하나로 가득 찬 좁은 방. 책장은 빼곡히 차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1  저녁 7시. 외출을 다녀온 혜진이 방으로 들어서며 불을 켠다. 손에 든 종이가방에서 책(정의, 청춘)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어 책장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혜진/ 책을 더 이상 꽂을 공간이 없잖아. 정리해서 될 일이 아니네. 다음 주에 회사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좀 내놔야겠네.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2.  밤 11시. 천천히 불이 켜진다. 책장에서 책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새로 온 책들 쪽으로 다가간다.  ▲포터/ (촐싹대며) 또 왔어. 어떻게 밖에 나가기만 하면 새 책을 사 갖고 오냐. 내일이면 누군가 쫓겨나겠는데.  ▲정의/ (천천히 일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딱딱한 목소리로) 서점에 나가는 순간 입양될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하루 만에 팔려오다니. 안 그래, 청춘?  ▲청춘/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생각보다는 책이 많네. 주인이 책을 좋아하나 봐. (포터를 쳐다보며) 거기 안경 낀 학생. 이 집 분위기는 어때?  ▲포터/ (순간 멈칫하며) 학생이라니. 이래 봬도 당신보다 열살 이상 위라구. 뭐 아무튼 살을 부대끼며 계속 살게 될 테니 그 정도로 하고. 이 집 주인은 회사원인데,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우. 보아하니 당신들이 정의와 청춘인 모양인데 요새 계속 산다산다 하더니 결국 왔구먼.  ▲정의/ 그런데 서 있을 곳도 없어 보이네.  ▲포터/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서 당신들을 마음껏 반길 수 없는거유. 새로운 책이 오면 여기 중 누군가는 방을 빼야 한다는 거지.  ▲청춘/ (화들짝 놀라며) 그래요?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    이때 구석에서 초라하고 늙은 모습의 ‘비극’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온화한 모습이다.    ▲비극/ 아무도 자네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네. 마음의 양식이라는 둥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둥 우리를 떠받드는 것 같지만, 책 팔자는 주인 맘이라오. 많이 팔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오래됐다고 책장에서 밀려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 이 집에 왔던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라고 뻐기더니 이틀 만에 재미 없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지.  ▲정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난 좀 다를 거유. 한국에서만 100만권이 넘게 팔렸거든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얘기는 들어보셨나 모르겠네. 소설이나 재테크 책처럼 날 취급하면 안되죠.    여기저기서 키득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포터/ (한쪽으로 뛰어가더니 ‘시간’을 두드려 깨운다) 형님 등장하실 시간이에요. 강적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일어난다. ‘정의’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드러누워 잠든다.    ▲정의/ (얼어붙은 목소리로) 저 분이 누구신데요?  ▲비극/ 스티븐 호킹 교수가 쓴 ‘시간의 역사’라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친구지. 저 친구의 유일한 문제는 어렵다는 거야. ‘역사상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라는 칭호까지 얻었지. 주인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는 저 상태로 계속 잠만 자고 있어. 똑같은 과학책이라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사진 때문인지 열심히들 읽었는데. 쯧쯧.  ▲정의/ 그럼 처음부터 사질 말았어야죠.  ▲비극/ 어허.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도구가 아니라네. 사는 사람의 허영이나 욕망도 반영하고 있는 존재지. 남들이 읽었다면 읽어보고 싶고, 남들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기도 하지. 내 보기엔 자네의 정의론도 호킹의 물리학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네만.    ‘정의’, 갑자기 시무룩해져 주저앉는다. 이때 ‘청춘’이 나선다.    ▲청춘/ 그럼 여기 계속 있는 책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극/ 그거야 주인 따라 다르긴 한데. (‘포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형제 23명이 이 집 책장에 있어.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봉 때마다 주인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며 다시 꺼내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오만’을 쳐다보며) 저 숙녀분 역시 형제들이 다 이 집에 있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거든. (‘청춘’에게 귓속말로) 오스틴이 사실은 글을 정말 못 썼고, 편집자가 엄청나게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인이 상심하기도 했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여기 이 친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인데. ‘청춘’ 자네의 조상쯤 되지. 물론 이 집 주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실제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 여기 이 날씬한 친구는 ‘홀로서기’라고 아주 감성이 예민해. 한때 한국에도 시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산증인이야.  ▲청춘/ (가장 위쪽을 가리키며) 저기 저분은요? 같은 분들이 여럿인데요?  ▲비극/ (‘청춘’을 손끝을 따라가다가 황급히 눈을 내리깐다) 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기본적으로 몇 개씩 갖게 된다는 ‘성경’이라는 분이야.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책이신데, 최소한 60억권 이상은 팔리셨다더군. 겉표지부터 가죽이신데다 지퍼로 몸을 감싸고 계셔서 대화는 주인하고만 하시지.    ‘비극’이 힘들어하며, ‘포터’를 향해 손끝을 까닥인다.    ▲포터/ 저 옆에 하얀 표지에 두꺼운 분은 ‘정석’인데, 한국 고등학생들의 필수 참고서 같은 거지. 근데 전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아니야. 4000만권쯤 팔렸고, 아직도 매년 100만권 가까이 팔리지. 머리쪽에 때가 많이 탄 것은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마음 어쩌고 하면서 처음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서 그렇대. (‘세계’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아니 저 분도 아직 계셨네. 한국 자서전의 시조쯤 되는 분인데, 대기업 회장님이 쓰신 책이지. 근데 그 기업이 망하고 그러면서 절판됐다던데. 그 옆에 우울한 표정의 친구는 ‘파수꾼’. 그냥 성장소설일 뿐인데, 테러범이나 사이코패스들의 범행현장에 자꾸 발견되는 통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불운한 책이지.  ▲청춘/ 저기 곰돌이 그려진 책은요?  ▲포터/ ‘곰돌이 푸’.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친구들은 다른 집에서는 애들이 크면 다 버리던데, 이 집 주인은 시집올 때 가져왔거든.  ▲청춘/ 저런 동화책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얘기만 해도 다들 예뻐라 하잖아요.  ▲포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쟤 결말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크면서 더 이상 푸와 숲속 친구들을 찾지 않게 되는 거더라고. 사실 백설공주도 원래는 왕비를 데려다가 뜨거운 불판에서 맨발로 춤을 추게 했다나 뭐라나.    이 때 ‘정의’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정의/ 다 좋은데 쟤는 도대체 뭡니까. (정의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물방울’이 있다.) 만화책 나부랭이는 왜 있는거죠?  ▲포터/ (‘물방울’ 쪽으로 뛰어가 앞을 가리고 ‘정의’를 향해 혀를 내민다.) 너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책의 가치는 주인이 정하는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어떤 책도 얘만큼 많은 정보를 주진 못했다구. 니가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팔리는 순간 니 운명은 주인 맘이야. 주인이 외면하면 넌 그냥 종이쪼가리라니까.    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책들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순식간에 암전된다.    #3.    잠옷 차림의 혜진 들어와 불을 켠다. 책장을 살핀다.    ▲혜진/ 잠이 안 오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구석에서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이 아직도 있었네. (웃음) 오랜만에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 뭐 읽다 보면 잠이라도 오겠지.    혜진 불을 끄고 시간을 들고 퇴장한다. (끝)   ※도움말 주신 분 :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북마스터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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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는 ‘수학의 정석’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는 ‘수학의 정석’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그대의 돈을 책 사는 데 써라. 황금과 지성을 얻을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처럼 나쁜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도 없다. TV와 게임이라면 기겁하던 부모들도 책을 읽는 자식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책을 읽는다고(물론 수업시간에 교과서 이외의 책을 보는 것은 예외다) 혼나는 경우도 드물다.  책은 하나의 활자로 똑같이 찍혀 나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수도 없이 달라지는 독특한 존재다. 책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 모으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베스트셀러’라는 왕관이 씌워진다. 베스트셀러에는 시대와 유행이 반영된다. 1980년대 초반 시(詩)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는 경영학 책이 각광받았고 최근에는 인문학책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상인터뷰 ‘Who & What’(후 앤드 왓) 이번 회에서는 어느 직장 여성의 서재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새로운 친구를 맞게 되면서 벌이는 소동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 봤다. 출간 당시에 주목 받은 책들이 실제로는 어떤 애환을 겪는지, 또 시간이 흘러가며 잊혀지는 책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들어 봤다.    ========================================================================  ●등장인물  -장혜진. 책을 좋아하는 32세 직장 여성. 빌려서 보기보다는 직접 사서 소장하는 스타일    ●등장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정의)/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비극)/ 찰스 램/ 성우/ 1984  -곰돌이 푸(푸)/ 앨런 밀른/ 아름드리/ 1995  -시간의 역사(시간)/ 스티븐 호킹/ 청림출판/ 2000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1994  -신의 물방울(물방울)/ 기바야시 신/ 학산문화사/ 2007  -오만과 편견(오만)/ 제인 오스틴/ 민음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문예출판사/ 1998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세계)/ 김우중/ 김영사/ 1989  -수학의 정석(정석)/ 홍성대/ 성지사/ 1992  -성경/ 모세 외/ 성서원/ 2008  -해리포터 시리즈(포터)/ J.K.롤링/ 문학수첩/ 1999  -홀로서기/ 서정윤/ 청하/ 1987  -그 외 책들    ●시간=2011년 5월 15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 1시 무렵    ●장소=책장 여럿과 책상 하나로 가득 찬 좁은 방. 책장은 빼곡히 차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1  저녁 7시. 외출을 다녀온 혜진이 방으로 들어서며 불을 켠다. 손에 든 종이가방에서 책(정의, 청춘)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어 책장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혜진/ 책을 더 이상 꽂을 공간이 없잖아. 정리해서 될 일이 아니네. 다음 주에 회사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좀 내놔야겠네.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2.  밤 11시. 천천히 불이 켜진다. 책장에서 책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새로 온 책들 쪽으로 다가간다.  ▲포터/ (촐싹대며) 또 왔어. 어떻게 밖에 나가기만 하면 새 책을 사 갖고 오냐. 내일이면 누군가 쫓겨나겠는데.  ▲정의/ (천천히 일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딱딱한 목소리로) 서점에 나가는 순간 입양될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하루 만에 팔려오다니. 안 그래, 청춘?  ▲청춘/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생각보다는 책이 많네. 주인이 책을 좋아하나 봐. (포터를 쳐다보며) 거기 안경 낀 학생. 이 집 분위기는 어때?  ▲포터/ (순간 멈칫하며) 학생이라니. 이래 봬도 당신보다 열살 이상 위라구. 뭐 아무튼 살을 부대끼며 계속 살게 될 테니 그 정도로 하고. 이 집 주인은 회사원인데,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우. 보아하니 당신들이 정의와 청춘인 모양인데 요새 계속 산다산다 하더니 결국 왔구먼.  ▲정의/ 그런데 서 있을 곳도 없어 보이네.  ▲포터/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서 당신들을 마음껏 반길 수 없는거유. 새로운 책이 오면 여기 중 누군가는 방을 빼야 한다는 거지.  ▲청춘/ (화들짝 놀라며) 그래요?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    이때 구석에서 초라하고 늙은 모습의 ‘비극’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온화한 모습이다.    ▲비극/ 아무도 자네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네. 마음의 양식이라는 둥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둥 우리를 떠받드는 것 같지만, 책 팔자는 주인 맘이라오. 많이 팔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오래됐다고 책장에서 밀려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 이 집에 왔던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라고 뻐기더니 이틀 만에 재미 없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지.  ▲정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난 좀 다를 거유. 한국에서만 100만권이 넘게 팔렸거든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얘기는 들어보셨나 모르겠네. 소설이나 재테크 책처럼 날 취급하면 안되죠.    여기저기서 키득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포터/ (한쪽으로 뛰어가더니 ‘시간’을 두드려 깨운다) 형님 등장하실 시간이에요. 강적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일어난다. ‘정의’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드러누워 잠든다.    ▲정의/ (얼어붙은 목소리로) 저 분이 누구신데요?  ▲비극/ 스티븐 호킹 교수가 쓴 ‘시간의 역사’라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친구지. 저 친구의 유일한 문제는 어렵다는 거야. ‘역사상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라는 칭호까지 얻었지. 주인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는 저 상태로 계속 잠만 자고 있어. 똑같은 과학책이라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사진 때문인지 열심히들 읽었는데. 쯧쯧.  ▲정의/ 그럼 처음부터 사질 말았어야죠.  ▲비극/ 어허.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도구가 아니라네. 사는 사람의 허영이나 욕망도 반영하고 있는 존재지. 남들이 읽었다면 읽어보고 싶고, 남들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기도 하지. 내 보기엔 자네의 정의론도 호킹의 물리학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네만.    ‘정의’, 갑자기 시무룩해져 주저앉는다. 이때 ‘청춘’이 나선다.    ▲청춘/ 그럼 여기 계속 있는 책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극/ 그거야 주인 따라 다르긴 한데. (‘포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형제 23명이 이 집 책장에 있어.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봉 때마다 주인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며 다시 꺼내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오만’을 쳐다보며) 저 숙녀분 역시 형제들이 다 이 집에 있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거든. (‘청춘’에게 귓속말로) 오스틴이 사실은 글을 정말 못 썼고, 편집자가 엄청나게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인이 상심하기도 했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여기 이 친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인데. ‘청춘’ 자네의 조상쯤 되지. 물론 이 집 주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실제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 여기 이 날씬한 친구는 ‘홀로서기’라고 아주 감성이 예민해. 한때 한국에도 시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산증인이야.  ▲청춘/ (가장 위쪽을 가리키며) 저기 저분은요? 같은 분들이 여럿인데요?  ▲비극/ (‘청춘’을 손끝을 따라가다가 황급히 눈을 내리깐다) 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기본적으로 몇 개씩 갖게 된다는 ‘성경’이라는 분이야.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책이신데, 최소한 60억권 이상은 팔리셨다더군. 겉표지부터 가죽이신데다 지퍼로 몸을 감싸고 계셔서 대화는 주인하고만 하시지.    ‘비극’이 힘들어하며, ‘포터’를 향해 손끝을 까닥인다.    ▲포터/ 저 옆에 하얀 표지에 두꺼운 분은 ‘정석’인데, 한국 고등학생들의 필수 참고서 같은 거지. 근데 전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아니야. 4000만권쯤 팔렸고, 아직도 매년 100만권 가까이 팔리지. 머리쪽에 때가 많이 탄 것은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마음 어쩌고 하면서 처음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서 그렇대. (‘세계’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아니 저 분도 아직 계셨네. 한국 자서전의 시조쯤 되는 분인데, 대기업 회장님이 쓰신 책이지. 근데 그 기업이 망하고 그러면서 절판됐다던데. 그 옆에 우울한 표정의 친구는 ‘파수꾼’. 그냥 성장소설일 뿐인데, 테러범이나 사이코패스들의 범행현장에 자꾸 발견되는 통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불운한 책이지.  ▲청춘/ 저기 곰돌이 그려진 책은요?  ▲포터/ ‘곰돌이 푸’.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친구들은 다른 집에서는 애들이 크면 다 버리던데, 이 집 주인은 시집올 때 가져왔거든.  ▲청춘/ 저런 동화책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얘기만 해도 다들 예뻐라 하잖아요.  ▲포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쟤 결말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크면서 더 이상 푸와 숲속 친구들을 찾지 않게 되는 거더라고. 사실 백설공주도 원래는 왕비를 데려다가 뜨거운 불판에서 맨발로 춤을 추게 했다나 뭐라나.    이 때 ‘정의’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정의/ 다 좋은데 쟤는 도대체 뭡니까. (정의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물방울’이 있다.) 만화책 나부랭이는 왜 있는거죠?  ▲포터/ (‘물방울’ 쪽으로 뛰어가 앞을 가리고 ‘정의’를 향해 혀를 내민다.) 너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책의 가치는 주인이 정하는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어떤 책도 얘만큼 많은 정보를 주진 못했다구. 니가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팔리는 순간 니 운명은 주인 맘이야. 주인이 외면하면 넌 그냥 종이쪼가리라니까.    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책들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순식간에 암전된다.    #3.    잠옷 차림의 혜진 들어와 불을 켠다. 책장을 살핀다.    ▲혜진/ 잠이 안 오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구석에서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이 아직도 있었네. (웃음) 오랜만에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 뭐 읽다 보면 잠이라도 오겠지.    혜진 불을 끄고 시간을 들고 퇴장한다. (끝)    ※도움말 주신 분 :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북마스터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의사남편은 법의학지식 총동원한 프로”

    “총 11년간 의학을 공부한 사람… 법의학 상식이 있는 피의자다.” 서울 마포경찰서 최종상 형사과장은 25일 ‘만삭 의사부인 사망’ 사건 브리핑에서 숨진 박모(29)씨의 남편 백모(31)씨를 ‘프로’로 단정했다. 백씨가 ‘거짓말 프로’라는 것은 2차 피의자심문에서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함으로써 어느정도 판가름났다. 하지만 법의학 상식을 이용해 ‘증거조작’까지 한 ‘사악한 프로’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경찰은 욕조에서 박씨가 목이 꺾인 채 발견된 것도, 싸늘하게 식어 있었던 것도 모두 백씨의 ‘손’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3시~6시 40분 사이 집 안방에서 군입대 문제 등으로 아내와 다투다 목 졸라 살해한 뒤 범행사실을 감추려고 시신을 욕실로 옮겼으며, 사건 발생 11~14시간 뒤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사고사로 꾸미려고 시신을 욕조 위로 옮겨 뉘었고 목이 굽힌 각도까지 조절하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경찰은 추정한다. 또 박씨 가족 및 직장 동료의 전화를 피하고 경찰에 신고를 늦게 해 사망시간 추정을 어렵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의대 6년 등 총 11년 동안 의학계에 종사하면서 배운 법의학 지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은 수사 초기 숨진 박씨의 사인을 밝히는 데 혼선을 겪었다. 유족은 백씨가 “욕실에서 미끄러져 사고를 당했다.”고 진술했고, “임신한 상태라 부검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지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는 ‘목눌림에 의한 질식사’. 그러자 백씨 변호인 측은 “목이 꺾여 있는 상태로 봐 체중이 목을 눌러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피의자심문을 맡았던 판사는 “사고사 가능성이 있다.”라고 백씨 측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경찰의 2차 현장검증과 안방 침대 이불에서 발견된 박씨와 백씨의 혈흔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안방 스탠드도 부서져 있어 소동이 있었음을 짐작게 했다. 특히 지난달 백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아내를 안방에서 죽였느냐? 욕실에서 죽였느냐? 거실에서 죽였느냐?”라는 질문에 백씨는 “안방”이라는 말에 큰 폭의 ‘거짓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를 범행현장이 욕실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본다. 임신한 아내의 직장에서 걸려온 45건의 전화와 문자를 확인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백씨는 “전화기가 목도리에 감겨 있어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지만, 서울 신촌동의 한 대학 도서관의 폐쇄회로(CC)TV에는 그가 검정색 목도리를 두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백씨가 간단치 않은 피의자로 보고 범죄심리사(프로파일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최 과장은 “피의자의 자백 없이도 유죄를 입증할 수 있지만, 법원이 형량을 결정할 때 정상참작이 될 수 있어 백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추가로 조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체유기 혐의를 추가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백씨 변호인 측은 “만삭의 임신부가 쓰러지면서 목이 눌릴 수 있는 데다 제3자에 의한 타살 가능성도 있어 결백하다.”면서 “법정에서 진실을 놓고 다퉈 보겠다.”는 입장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대학생 손자, 조부모 무참히 살해

    입대를 앞둔 대학 휴학생이 흉기로 조부모를 무참히 살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충북 보은경찰서는 12일 임모(19)군을 존속살해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임군은 이날 오전 5시쯤 보은군 보은읍 집에서 잠자던 할아버지(75)와 할머니 김모(76)씨에게 수십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할아버지 집에서 4㎞ 떨어진 곳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임군은 범행 한 시간 전에 자신의 집에서 택시를 타고 범행현장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임군이 여자친구와의 교제를 반대하는 가족들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임군이 범행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임군이 자신이 준비한 흉기와 할아버지 집에 있던 낫과 톱 등을 이용해 무참히 살해한 점을 감안, 가족 간에 심각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보은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옆집 속옷 슬쩍…‘킁킁변태짓’ 이웃男 경악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옆집에 몰래 들어가서 속옷을 훔치려던 20대 중국 남성이 체포됐다. 건너편 아파트 주민이 찍은 사진에 범행현장이 고스란히 담겨 덜미가 잡혔다.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에 따르면 안후이성 허페이에 사는 자오 딩은 최근 창밖을 바라보던 중 건너편 아파트에서 한 남성이 발코니를 타고 옆집으로 몰래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한눈에 도둑이라고 생각한 자오 딩은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르며 이 남성의 행동을 주시했다. 옆집에 침입한 남성은 창밖 빨랫줄에 걸려 있는 여성 속옷 여러 벌을 훔친 뒤 속옷의 냄새를 맡고 이리저리 살펴보는 등 변태적인 행위를 했다. 문제의 남성은 10여 분 뒤 속옷을 들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가 지났을까 이 남성의 자신의 집 창문에서 막대기로 속옷들을 언제 그랬냐는 듯 빨랫줄에 다시 걸어두는 치밀함을 엿보였다. 자오 딩은 즉각 경찰에 신고해 이 사실을 알렸다. 20대 남성은 “속옷을 훔친 증거가 있느냐.”고 펄쩍 뛰었지만 범행 현장을 적나라하게 포착한 사진들을 보여주자 순순히 경찰차에 올라탄 것으로 전해졌다. 자오 딩은 시나닷컴과 한 인터뷰에서 “매일 아침 얼굴을 마주치는 이웃이 이런 충격적인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면서 “나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누구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20대 남성은 무단침입과 절도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는 중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金 “모르겠다… 기억안나” 한때 범행재연 거부

    金 “모르겠다… 기억안나” 한때 범행재연 거부

    부산 여중생 이모(13)양 납치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사상경찰서는 16일 피의자 김길태(33)의 범행을 입증할 추가 물증을 확보했다. ●김 “현장검증 이해 안돼” 횡설수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결과, 이양의 시신이 유기된 물탱크에서 발견된 비닐봉지 안에 있던 휴지뭉치 에서 김의 DNA와 이양의 DNA가 함께 검출됐다고 밝혔다. 물탱크 옆 빈집에서 발견된 검정색 후드 티셔츠에서도 김의 DNA가 검출됐다. 하지만 김은 이날 범행현장 검증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납치혐의를 부인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경찰은 김을 상대로 이양 납치 및 도피행적과 여죄 등을 추궁, 범죄 증거를 추가로 확보한 뒤, 오는 19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현장검증은 오전 10시10분쯤부터 2시간20분 동안 이양의 집, 성폭행·살해가 있었던 무속인 집, 시신 유기 물탱크와 빈집, 김의 부모 집, 검거장소 등 범행 순서에 따라 이어졌다. 경찰은 돌발상황 발생에 대비, 주변에 10개 중대 병력을 배치, 주민들의 접근을 통제했다. 김은 모자 달린 검은색 점퍼에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채 현장검증에 임했다. 첫 검증장소인 이양의 집과 같은 층에 있는 빈집에서 김은 “이곳에 온 적이 있나, 여기서 라면을 끓여 먹었냐.”는 경찰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성폭행·살해 고의 아니다” 괴변 그러나 김은 이양의 집 방에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경찰이 화장실 등에서 발견한 족적을 제시하자 “들어올 리가 없는데 증거가 있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 이 현장검증도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양이 납치될 당시 입었던 옷차림을 한 마네킹을 놓고 범행을 재연해 보라는 경찰의 요구에도 김은 “모르겠다.”며 거부했다. 김은 다락방을 통해 침입한 사실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해 경찰이 대역을 통해 침입 장면을 재연했다. 그는 무속인 집에서의 성폭행·살해 부분에 대해 처음에 부인하다 경찰이 물증을 제시하자 “그러면 내가 한 게 맞는 것 같다. 성폭행하면서 입을 막아 죽인 것 같다. 고의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마지못해 시인했다. 그는 이양 시신을 전기매트 가방에 넣어 물탱크로 옮긴 것에 대해서는 순순히 시인했다. 하지만 시신이 든 가방을 메고 나가는 장면 재연은 거부해 대역이 재연했다. 이 순간 김은 당시의 기억을 떠올린 듯 오른쪽 팔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이후 현장검증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은 시신이 발견된 물탱크 옆 폐가에서 “어떻게 시신을 유기했냐.”는 질문에, “추울까 봐 미안해서 물탱크에 시신이 든 가방을 던져 넣고, 석회가루와 봉지를 물탱크에 넣은 뒤 뚜껑을 닫고 벽돌을 올려놓았다.”고 진술했다. 이 장면도 김의 재연 거부로 대역이 나섰고, 두 차례나 이어졌다. 범행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갔었던 부모 집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는 당시 경찰에 전화를 걸어 범행을 부인한 사실을 확인했다. 붙잡힌 덕포시장의 모 빌라에서는 김을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인해 현장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들 “취약지역 방범대책 강화” 한편 이날 수백여명의 주민들이 주변 건물 옥상이나 경찰 통제선 밖에서 현장 검증을 지켜봤다. 일부 주민들은 “너도 사람이냐.”,“야, 이 XX야, 고개 들어.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등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주민 김모(62·여)씨는 “우리 동네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해 너무 충격이 크다.”면서 “아파트 담벽을 사이에 둔 물탱크에 시신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섬뜩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범죄 취약 지역에 대한 방범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강원식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김길태 검거 이후] “이양 집 인근 무속인 집서 범행”

    [김길태 검거 이후] “이양 집 인근 무속인 집서 범행”

    김길태가 부산 여중생 이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장소가 이양 집 인근 빈집에서 이뤄진 것으로 사실상 확인됐다. 수사본부가 김을 검거한 지 엿새째만에 밝혀낸 것이다. 경찰은 그동안 김을 상대로 이양 집 침입 과정, 구체적인 납치 및 살해 방법과 행적 등에 대해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16일 이곳에서 현장검증을 할 예정이다. 김은 경찰조사에서 “이양 집 인근인 빈집(무속인 집) 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김은 “술에 취해 사상구 덕포동 217의1 빈집(무속인 집)에서 눈을 떠보니 이양이 방바닥 전기매트에 옷이 전부 벗겨져 있는 상태로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곳은 이양집에서 불과 50m 떨어져 있는 곳이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오후 김이 이양 집 다락방으로 침입한 뒤 이양을 위협, 이곳으로 끌고와 성폭행하고 반항하자 살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김이 이양을 빈집으로 끌고 오기 전 이양 집에서 이미 한 차례 성폭행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은 지난 14일 실시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와 뇌파검사에서 이 장소들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이 범행현장으로 추정한 9곳 가운데 이양의 사망 추정 장소 1곳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느냐.’고 질문하자 ‘모른다.’로 대답을 했다. 하지만 거짓말탐지기에는 ‘거짓’이라는 양성 반응이 나왔다. 김은 경찰이 성폭행 추정장소로 보여준 이양의 집 안방 사진에 대해서도 급격한 뇌파 움직임을 보여, 이곳에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포토] 김길태 철통보안 속 ‘현장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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