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범죄 산업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암 연구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주민 지원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내국인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보은 인사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201
  • [대학 이슈 프로그램] “美 굿즈샵 탐방 ‘인상적’… 성신여대 ‘수룡이’ 홍보할 실마리 찾아”

    [대학 이슈 프로그램] “美 굿즈샵 탐방 ‘인상적’… 성신여대 ‘수룡이’ 홍보할 실마리 찾아”

    대학에 다니는 동안 교수와 함께 해외를 탐방할 기회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데 학생들이 직접 연구 주제와 국가를 선정하고 해외연수를 기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성신여대의 ‘글로벌 프론티어’다. 글로벌 프론티어는 학생들이 직접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주제와 국가를 자율적으로 선정하는 성신여대의 국제교류 프로그램이다. 인솔 지도교수와 함께 자신들이 탐방할 해외의 교류대학, 정부 기관, 기업, 사회단체 등과 사전에 접촉하고 1~2주간 그곳에서 학술교류와 연수를 한다. 지난 2016년 겨울방학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401명의 학생이 아시아권, 유럽권, 영미권 곳곳에 다녀왔다. 이번 하계방학에도 15개 팀 122명의 학생과 15명의 지도교수가 자신들이 기획한 연구 주제를 7개국에서 수행했다. ‘설마(SULMA)’ 팀의 캐릭터 브랜드마케팅 사례나 ‘성공’ 팀의 ‘젠트리피케이션 상생 프로젝트’ 기획 등이 일례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단순한 해외 경험이 아니라 직접 기관과 만나고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길잡이가 돼줬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LA에 다녀온 성신여대 설마 팀원들을 만나봤다. 설마 팀은 ‘성신여대 브랜드마케팅’을 주제로, ‘수룡이’(성신여대 캐릭터 공모전 대상작)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탐구했다.→팀 이름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나요. -이혜빈(산업디자인과 16학번·이하 이) : 모든 혁신은 ‘설마’하는 작은 호기심에서 비롯됩니다. 탐방계획도 어떻게 하면 성신을 알릴 수 있을까 하는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됐죠. ‘Sungshin University LA Marketing’의 앞글자를 따서 팀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요즘 성신여대에서 인기인 ‘수룡이’가 뭔지요. -방진경(경제학과 13학번·이하 방) : ‘수룡이’는 성신여대에서 올해 1월 개최한 재학생 캐릭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 캐릭터는 학교 인스타그램 등 각종 홍보 매체에 등장하며 재학생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죠. 또 지난 5월에는 재학생 제작자들과 학생회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학과별 특색과 개성을 살린 53개의 학과별 캐릭터가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탐방 주제와 주제 선정 이유는 무엇인지요. -방 : 우리 팀의 탐방 주제는 캐릭터인 수룡이를 통한 성신여대의 브랜드마케팅입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학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마케팅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해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올해 초 재학생들의 손으로 수룡이 캐릭터가 탄생한 만큼 수룡이를 이용해 우리 대학을 마케팅 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해본다면 학교와 학생을 위해서 유의미한 탐방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고, 이를 위해 미국 LA로 떠나게 된 것입니다. →미국 탐방 중 인상 깊었던 것이 있나요. -최진영(영문학과 13학번·이하 최) : 탐방 첫 번째 날 UCLA 굿즈샵을 방문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대학 굿즈샵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제품들에 너무 놀랐습니다. 단순히 학생들을 위한 제품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키즈용품, 애견용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생산해 교외 사람들에 대한 노출 빈도를 높인 부분이 배울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 LA 소재 대학교 굿즈샵을 갔을 때 공통으로 느껴졌던 것은 상품의 소비대상이 학생에 국한돼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상품이 준비돼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상품들은 학교의 상징성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실용성도 매우 높아 보였습니다. 물건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학교를 상징하는 색감과 아이덴티티를 눈에 담아 왔습니다.→탐방 후 어떤 아이디어를 제시했나요. -방 :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만들어봤습니다. 먼저 수룡이와 성신여대의 연결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룡이의 탄생 배경에 대한 설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홍보팀, 학보,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린다면 수룡이와 성신과의 연관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최 : 최대한 많은 사람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스토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수룡이와 설화적 요소, 성신여대를 하나로 결합해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수룡이 캐릭터 선정 시 일각에서 언급됐던 ‘왜 여대는 귀여운 캐릭터만 사용하느냐’는 의견과 ‘성별에 국한되지 않은 강인한 용이라는 점이 좋다’라는 의견을 반영해 모든 학생이 수룡이를 강인하면서도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 굿즈를 이용해 수룡이의 노출 빈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기동성이 높은 상품들에 주목했습니다. 가령 수룡이 티셔츠를 입고 다니면 자연스레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고, 해외 교환학생들이 수룡이 러기지 택을 캐리어에 달고 본국으로 돌아간다면 그 나라에까지 수룡이와 성신을 알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팀 내 디자인 전공 학생들은 머그컵, 티셔츠, 슬리퍼 등의 시안을 제작했고, 몇몇을 직접 실물로 제작해보기도 했습니다.→지역 사회와의 연계 방안도 고민했다고 하는데요. -방 : LA의 LACMA 갤러리 등의 사례를 살펴보고 지역 사회와 연계해 지역 주민들과의 공생을 추구하는 방안이 지역 주민들의 상당한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성신여대의 경우 가까운 거리에 성북구청, 성북경찰서, 성북소방서 등의 관공서가 있다는 점을 활용해 이들과 협업으로 수룡이와 성신여자대학교 자체를 지역 주민들에게 가까이 각인시키고 더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요즘 여성청소년에 대한 성범죄가 날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성폭력 근절 캠페인, 불법 촬영 근절 캠페인의 마스코트로 수룡이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성신여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최 : 사실 우리 팀이 생각해 본 해결 방안들이 실행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화 여부를 떠나 수룡이가 다양한 방면으로 최대한 활용됐으면 좋겠습니다. 탐방을 하면서 캐릭터 마케팅의 중요성과 대학 캐릭터의 잠재력을 너무 많이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요. -방 : 학생들이 글로벌 프론티어 프로그램에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프로젝트 기획부터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프로젝트를 끝내고 난 후 엄청난 뿌듯함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생 신분으로 지도교수님을 포함해서 각 기관의 전문가들을 만나보는 것이 굉장히 드문 기회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기획·구성은 학생이 주도… 교수는 조연 역할만 수행” ‘설마’ 팀 지도교수 인터뷰‘설마’ 팀의 지도교수인 이형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강의실에서 하던 수업과 프로그램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프로그램은 현장 탐방 성격이 강해서 실제성과 현장성이 부각됩니다. 강의실에서 배운 개념을 직접 체험하고 더 깊은 차원의 논의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글로벌 프론티어를 통해 얻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과의 활동에서 어떤 역할에 중점을 두셨나요. -프로그램 자체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전반적인 기획과 구성을 진행하는 만큼 교수는 조연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를테면 LA에서 CGV 4D 스튜디오를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날짜를 미리 섭외해 놓는다든지 전반적인 일정을 맞추고 탐방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미리 학생들과 나누는 일 등입니다. →공공기관에서의 캐릭터 마케팅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캐릭터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의미를 깊이 있고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공공기관이나 대학뿐만 아니라 일반에서도 연구·활용한다면 그 기관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하반기 자동차 리콜·국정원 감사

    하반기 자동차 리콜·국정원 감사

    감사원이 올 하반기 자동차 인증과 리콜 관리, 여성 범죄피해 예방과 보호, 아파트 층간소음 등을 주제로 감사를 실시한다. 또 국가안보 등을 위해 공개 목록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도 사상 처음으로 기관운영 감사를 한다.감사원은 28일 이런 내용의 ‘2018년 하반기 감사계획’을 공개했다. 앞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3월 “올해는 그간 감사가 소홀했던 대통령실, 검찰, 국정원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상반기에 대통령실과 대검찰청 등에 대한 감사가 이뤄졌다. 국정원 기관운영감사는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었고, 2004년 김선일 피살사건 관련 감사가 마지막이었다. 최 원장은 이날 70주년 기념식에서 “공직사회가 감사를 더이상 부담으로 느끼지 않고 적극적인 업무 수행을 지원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우리가 먼저 감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자”면서 “중앙정부뿐 아니라 국가 전체 재정의 약 50%를 집행하는 지방정부가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 원장은 하반기 감사 방향으로 경제활력 제고와 민생안정, 건전재정, 공직기강 확립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특히 경제활력 제고를 강조하며 “각종 규제를 혁파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감사 자제 또는 적극 행정면책 제도를 활용해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수출기업 등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이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점검하고 불공정한 관행이 남아 있는 분야를 철저히 파악해 공정사회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여자는 이과 머리가 없다? 남성 카르텔 깨는 ‘테크페미’

    여자는 이과 머리가 없다? 남성 카르텔 깨는 ‘테크페미’

    “여자는 이과 머리가 없다.” 지겹게 들은 소리지만 여전히 강력한 언어다. 이공계에서 여성은 여전히 소수자다. ‘제1호’ 여성 기능장. 유리천장을 깬 것에 대한 찬사처럼 들리나 우리 사회가 이들을 여전히 특수 사례로 본다는 방증이다. 이공계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편견과 성차별적 문화에 분노한 여성들이 뭉치기 시작했다.●‘공대 아름이’보단 ‘공대 페미’가 많아지길 “자동차를 부드럽게 다뤄 주면 여자처럼 좋은 소리를 내지.” 대학 졸업반인 김주영(24·가명)씨는 자동차가 좋아서 동아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남성 회원들은 성희롱이 섞인 수다에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성희롱인 줄도 모르는 것 같았다. “자동차는 여성의 몸이고 그걸 다루는 건 남자다” 듣고도 가만히 있어야 하나, 반발을 해야 하나. 내적 갈등을 겪은 여성 회원들은 그 문화를 버틸 자신이 없다며 자동차 회사 취업을 포기했다. 김씨는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관계에도 관심이 많았다. 경제학을 전공하던 중 컴퓨터학 복수전공을 선택했다. 주변 어른들은 “여자가 무슨 공대냐”고 했지만 부모님은 지지해 주셨다. 김씨 같은 공대생들이 늘어 지금은 체감상 30%는 되는 것 같다. 교육계에 따르면 여성 공대생은 1965년 153명이었으나 40년 만에 600배가량 늘어 2015년에는 10만명에 육박했다. 반면 여성 교수는 드물다. 한양대에서는 2002년 첫 여성 공대교수가 임용됐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서는 내년에 처음으로 여성 교수가 임용될 예정이다. 김씨는 그동안 부지런히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인공지능 개발에 참여했다. 그때마다 성차별적 인식의 벽에 부딪혔다. “왜 늘 기계 속 페르소나는 여성이죠?” 애교 섞인 목소리로 고객을 대하는 인공지능 로봇. 산업 내부의 인식 변화 없이는 성차별적 상품이 생산될 수밖에 없다. 곧 첫 직장에 들어가는데, 또 벽에 부딪히지 않을까 걱정이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확산되며 우리 사회가 성차별에 대해 각성한다고는 하지만 철옹성은 여전하다. 게임 업계의 ‘메갈리아’(페미니즘 사이트 회원) 축출 사태가 단적인 예다. 남성들이 주로 하는 게임에서 성우든 작가든 메갈로 낙인 찍히면 축출된다. “남성 카르텔에 작은 금이라도 내보자.” 김씨는 다른 여성들을 만나 보기로 했다. 복도에서 마주치던 여성 공대생들, 졸업 후 테크놀로지 업계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모아 페미니즘과 기술을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해 보고 싶었다. 김씨가 만든 모임의 첫 프로젝트 이름은 ‘devLikeAGirl(dev는 development)’이다. 신문기사를 모아 여성 대상 범죄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언론에서 얼마나 여성혐오적 언어를 사용하는지 데이터를 뽑아서 시각화할 계획이다. 기술을 활용해 객관적으로 그 심각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첫 모임엔 8명이 모였고 남성도 1명 있다. 연말에는 업계 여성 종사자와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모임을 구상 중이다. 여성 공대생들이 IT업계의 남성 중심 문화에 미리 좌절하지 않고, 꿈을 포기하지 않게 돕고 싶다. “이과에 여성이 많았으면 지금보다 사이버 성폭력이 적지 않았을까요?” ‘공대 아름이’보다 ‘공대 페미’가 늘어나길 김씨는 고대한다. ●IT업계 성차별 무너뜨리는 ‘테크페미’ 클라이언트는 오늘도 강영화(29)씨를 앞에 세워두고 엉뚱한 담당자를 찾는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한 지 4년. 이제 이런 소리를 그만 들을 때도 되지 않았나.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침을 꿀꺽 삼키고 답한다. “제가 담당자인데요.” 강씨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지만 필요에 따라 코딩 등 컴퓨터 기술도 활용한다. 그 많던 시각디자인 전공 여대생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강씨가 참여한 앱은 시장에서 반응이 괜찮았다. 업무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늘 어느 회사의 디자이너로 불렸다. 반면 남성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됐다. 2016년 어느 봄날 퇴근길. 강남역 10번 출구로 습관적으로 들어가던 순간 바람에 포스트잇이 나풀거렸다. “나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강남역은 더이상 예전의 강남역이 아니었다. 강씨 또래 여성이 아무 이유 없이 칼에 찔렸다 “그래, 나도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강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테크페미(테크 업계의 페미니스트 모임) 같이 하실래요?” 업계에서 강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여성들과 대화하는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 처음엔 10명 내외가 응답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100여명이 모였다. 게임 회사의 한 여성은 “게임 팔려면 자극적이어야 한다면서 공공연하게 성희롱을 한다”고 토로했다. 한 여성 개발자는 외모 지적을 밥 먹듯 듣는다. “개발자가 왜 그런 옷을 입냐”, 어쩌다 ‘예쁘게’ 입으면 “개발자답게 입어”라고 했다. 개발자는 후드티만 입어야 한다는 편견 탓이다. 지난해 11월 ‘테크페미’는 여성기획자 콘퍼런스를 열고 4명의 여성 기획자를 초청했다. 영어공부 앱 ‘슈퍼팬’의 정인혜씨, 육아용품 추천 서비스 ‘베베템’의 양효진씨,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O2O)한 숙박 서비스 ‘야놀자’의 강미경씨 등이 강단에 섰다. 사업전략이나 마케팅이 아니라 여성 기획자들의 고민을 주제로 한 강연이었기 때문에 여성들로 가득 찼다. 테크페미 구성원들은 대안 온라인 플랫폼도 개발했다. 오프라인 모임을 연결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 O사의 대표가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이후에도 사람들이 그 프로그램을 계속 쓰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테크페미 구성원들끼리 “우리가 나서자”고 했다. 6개월간 개발한 끝에 ‘밋고’를 론칭했다. ‘밋고’의 강령은 특별하다. 모든 참가자는 안전하게 행사에 참가할 권리가 있고, 성별, 성정체성, 나이, 성적지향성, 장애, 외양, 인종, 종교, 직업에 관계없이 폭력에 노출되지 않는 이벤트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성적인 농담과 상대를 괴롭게 하는 언사는 워크숍, 뒤풀이, SNS 등 모든 곳에서 삼가야 한다. 7월에 론칭한 앱은 2주 만에 300여명의 회원을 모았다. “안전한 행사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덕분이죠.” 강씨는 일상 속에서 조용하고 꾸준하게 변화를 만들고 싶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국민청원 20만명 돌파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국민청원 20만명 돌파

    불법촬영 동영상을 유통하면서 돈을 벌고, 본인들이 유통한 불법촬영물의 피해자가 찾아오면 돈을 받고 삭제해주는 웹하드 업체의 불법 행위를 엄정하게 수사해달라는 국민청원 참여자가 26일 2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9일 등록된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 수사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청원에 이날 16시 15분 기준으로 2만 888명이 참여했다. 청원이 올라온 지 한 달 안에 참여자가 20만명이 넘으면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관련 정부부처 책임자가 공개적으로 답변을 해야 한다. 이 청원은 지난달 28일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이 나간 이후 올라왔다. 제작진은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웹하드 불법동영상의 진실’ 방송을 통해 ‘웹하드 카르텔’을 지적하며 웹하드 업체가 어떤 식으로 불법촬영물을 유포하고 이득을 취하는지 그 구조를 폭로했다. 청원인은 “웹하드 사업자들은 ‘국산야동’으로 불리는 피해촬영물들을 유통하면서 돈을 벌고, 웹하드 콘텐츠를 필터링 하는 필터링 회사를 함께 운영하면서 피해촬영물 유통을 방조하고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디지털 장의사까지 함께 운영하여 본인들이 유통시킨 피해촬영물의 피해자가 찾아오면 돈을 받고 삭제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들을 지속해오면서 몇 백억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부당수익을 창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웹하드는 피해자를 돈으로 보고 수익을 위해 살아있는 인간을 착취한 산업이었다. 피해 영상이 유포되면 재생되는 순간마다 피해가 반복된다. 누군가가 시청하고 다운 받는 것 자체가 폭력이기 때문”이라면서 “피해 영상을 유통하는 것을 통제하고 차단하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규모를 줄이는 핵심이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정부의 결단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또 문제의 웹하드 업체들이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을 올리며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을 필터링으로도 수익을 창출하고,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에 대한 삭제 비용을 피해자들에게 받으며 또다시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다”면서 “이것은 디지털성범죄를 이용해 거대한 산업이 굴러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이 청원을 통해 ▲웹하드의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 수사단 구성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수준으로 디지털성범죄 촬영물 유포자, 유통 플랫폼, 소지자 모두를 처벌하는 법안 신설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의 유통과 삭제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문제의 웹하드 업체 대표 처벌 ▲디지털성범죄 유통 플랫폼, 디지털 장의사, 숙박업소 관련 앱, 스튜디오 촬영회 등 디지털 성범죄물을 생산, 유통, 삭제하는 산업화 구조 자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간편식 인기에 짝퉁 ‘포장육’까지 등장

    손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 간편식(HMR)이 인기를 끌자 대기업 상표를 도용한 짝퉁 포장육을 제조·유통시킨 업자들이 적발됐다. 특허청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23일 11억원대 양념 포장육을 제조한 뒤 유명 대기업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A(35)씨와 유통업자 B(52)씨를 상표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경북 칠곡의 포장육 제조공장에서 시가 11억원 상당의 가짜 포장육 6만여점(67t)을 제조해 서울과 경기, 강원 일대에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캠핑장이 많은 강원지역 중소형 마트 판촉행사에서 포장육에 부착된 상표를 수상하게 여긴 대기업 판촉사원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이후 상표권자가 특허청에 정식으로 사건을 의뢰했다. 특사경은 제조공장과 경기 안산의 유통창고를 압수수색해 가짜 상표가 부착된 포장육 3000여점(시가 4500만원 상당)과 제품포장지, 포장지 제작용 금형 공구 등 부자재 4만여점을 압수했다. 상표권을 침해당한 기업 관계자는 “상표를 도용당한 포장육에서 안전 및 위생사고가 발생했다면 기업 이미지와 제품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했는데 조기 단속이 이뤄져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철승 특허청 산업재산조사과장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기가 높은 간편식을 겨냥한 악의적인 범죄”라며 “국민의 건강·안전·위생 관련 위조상품에 대해서는 수사력을 집중해 조기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檢, 담합 자진신고자 기소 면제… 사실상 ‘플리바게닝’ 허용 논란

    자백·형량 거래하면 수사체계 ‘흔들’ 법무부 “전속고발권 폐지 맞춰 조정” 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제를 일부 폐지키로 함에 따라 가격담합·입찰담합·시장분할·공급제한 등 네 가지 담합 범죄를 놓고 공정위와 검찰 간 수사 경쟁 구도가 구축될지 주목된다. 담합 자진신고자의 과징금을 면제해 주던 리니언시 제도의 ‘검찰 버전’인 자진신고자 기소 면제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제도)이 사실상 허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자백과 형량을 거래할 수 있는 플리바게닝이 허용되면 지금까지의 수사 체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그동안에도 검찰이 공정위의 전속고발 없이 직접 담합 수사를 할 길이 아예 없진 않았다. 형법과 건설산업기본법에 입찰방해죄를 처벌하는 조항을 근거로 직접 수사를 할 수 있었다. 실제 1996년 서울지검이 공정위 고발 없이 건설사 입찰 담합비리를 수사해 굴지의 건설사 10여곳을 한꺼번에 법정에 세웠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이 부장이던 당시 수사팀엔 삼성특검을 촉발시킨 김용철 변호사, 이명박(MB) 캠프 출신 오세경 변호사,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문무일 검찰총장 등 유명 검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그러나 검찰의 담합 직접수사는 매우 드문 경우다. 검찰 관계자는 “담합 수사 대부분이 내부고발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전속고발 없이 수사할 수 있게 해둔 형법 조항은 거의 활용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수사 구조였지만, 두 기관 간 공조는 순조롭지 못했다. 공정위가 관련자를 공소시효가 임박해서, 혹은 공소시효를 넘긴 뒤 고발해 검찰이 공소유지에 애를 먹은 적이 많았다. 공정위는 전속고발권 덕택에 ‘경제 검찰’로 불렸고, 대기업에 퇴직자를 꽂아 넣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 최근엔 검찰이 채용비리와 관련해 공정위 전·현직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합의문에 서명까지 했지만, 두 기관 간 경쟁·협조 체제 구축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야기될 전망이다. 특히 검찰이 자진신고자를 기소하지 않게 하는 조항은 ‘플리바게닝’ 제도를 연상시킨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도 자진신고자에 대해 행정처분을 면제해 줄 뿐 아니라 검찰 고발을 하지 않는 제도를 유지해 왔고, 이 제도를 전속고발권 폐지 상황에 맞춰 조정하는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역으로 검찰이 공정위 고발 없이 담합 수사를 하게 될 경우 리니언시 제도가 무력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이 기소 단계에서 자진신고자를 불기소했다가도 나중에 다시 기소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심적 부담감이 클 수 있어서다. 법무부와 공정위는 인적 교류 등을 통해 우려를 떨쳐낼 계획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재명, 첫 조직개편안 마련…평화·소통·공정 등 역점

    이재명, 첫 조직개편안 마련…평화·소통·공정 등 역점

    경기도는 14일 이재명 지사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조직개편안은 새로운 경기도 건설과 도정안정을 위해 실국 개편은 최소화하고 공약조직 구현을 위한 과단위 조직 신설과 기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마련됐다”고 밝혔다. 조직개편안을 보면 남북협력과 교류업무 강화를 위해 평화부지사 산하 평화협력국이 통일기반조성담당관과 DMZ정책담당관을 관장하도록 했다. 통일기반조성담당관과 DMZ정책담당관은 경기 북부지역을 관할하는 행정2부지사 산하 균형발전기획실 소속이었다. 행정1부지사 소관인 철도국을 행정2부지사 소관으로 변경, 건설국·교통국과 함께 SOC 조직을 일원화해 경의·경원선 연결지원, 남북연결 도로망 확충 등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도의회와 협치를 강화하기 위해 소통협치국을 새로 만들고 평화부지사 밑에 2급 상당의 전문임기제인 정무실장을 신설해 도의회 소통창구 역할을 맡긴다. 노동 중시와 경제활력을 위해 경제실을 경제노동실로 변경하고 노동일자리정책관과 혁신산업정책관을 두기로 했으며 공유시장경제국은 폐지한다. 특별사법경찰단을 1과에서 2과로 확대하고 인원을 103명에서 159명으로 증원해 불법금융, 다단계 등 민생경제범죄 소탕에 나서기로 했다. 청년배당과 생애최초청년국민연금 등 청년정책업무를 전담할 청년복지정책과, 공정거래와 소비자보호를 위한 공정소비자과 등도 신설한다. 조직개편에 따른 실·국과 담당관 수는 변동은 없으며 5개 과가 증가해 22국 6담당관 135과가 된다. 총 정원은 1만 2822명에서 1만 2892명으로 70명 늘어난다. 김 부지사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하면서 이재명 지사의 핵심가치이자 도정철학인 평화·소통·공정·노동·안전·복지를 반영하는 데 역점을 뒀고 남·북부 간 균형 있는 조직을 설계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인도네시아가 개·고양이 식용을 금지한 이유

    [김유민의 노견일기] 인도네시아가 개·고양이 식용을 금지한 이유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일 수의공중보건회가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국가 동물복지 조정’ 회의에서 개와 고양이 고기를 금지하는 것에 동의했다. 이 회의에는 인도네시아 내 국가 및 지역 정부대표자들, 동물보건·검역·축산 관련 부서장들이 참석했다. 수의공중보건회의 이사인 스얌술 마리프 수의학 박사는 개식용 산업이 동물 복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본 산업을 “동물에 대한 고문”이라며 개들을 다루는 방법과 운송하는 방법 등이 반드시 멈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림부에서는 이 회의 결과를 개와 고양이의 식용 산업과 이색적인 동물의 거래를 영구한 금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권고사항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중국, 베트남, 인도 등과 함께 개고기를 소비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다. 매년 약 3000만 마리의 개들이 잔인하게 도살되고, 식용으로 쓰이고 있다. 반면 홍콩, 필리핀,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는 개고기를 금지하고 있다.지난 2017년 6월 발리에서 행해지고 있는 개식용 산업의 실태가 알려지면서 인도네시아의 개 식용 문제가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관광객에게 닭고기 사테이로 팔리던 것이 실제로는 개고기였고, 2018년 1월 토모혼 마켓에서 버젓이 행해지는 도축 영상은 “지옥을 걷다”라고 불리며 충격을 줬다. 유명 여행 어플인 트립어드바이저는 이 곳의 소개를 영구 삭제했다. 인도네시아의 개고기 금지를 위한 동물보호연합 DMFI(Dog Meat Free Indonesia)은 국내외 단체들의 연대를 통해 개와 고양이 식용 산업의 잔인함과 충격적인 실태를 공개해왔다. 개고기를 도축하기 위해 반려견을 훔치고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만들어진 고기는 광견병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DMFI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오는 18일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2주 앞두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을 환영했다. 캐메론 디아즈, 첼시 이슬란, 제인 구달, 소피아 라츄바, 사이먼 코웰, 앨론 드제너레스 등 유명인을 포함, 93만명의 세계인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롤라 웨버 체인지 포 애니멀스 파운데이션의 이사는 “인도네시아의 개, 고양이 식용 산업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잔인한 학대가 포함되어 있다. 관습의 변화와 인도네시아 내의 본 산업의 종식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은 인도네시아가 개식용을 종식시킬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하며, 이 관습이 역사속으로 묻혀 불법화 되어야 할 때임을 증명한다”라고 말했다. 키티 블록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네셔널 대표 역시 “개와 고양이 식용 산업은 극도로 잔인하고,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며, 범죄행위를 수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발표가 매년 3000만 마리의 개와 1000만 마리의 고양이가 상상을 초월하는 학대속에서 고통받게 하는 아시아의(중국, 한국, 인도, 베트남 등) 다른 국가들에게도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농장에서 공장식 사육을 통해 개고기를 공급하는 국가로 매해 약 25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희생되며, 이들의 약 60-80%가 복날을 기점으로 도축된다. 국내에는 전국적으로 1만 7000여개의 식용견 농장이 분포하고 있으며, 해마다 약25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도축되고 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축산법이 정의하는 가축에서 개를 제외한다는 축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고양이 등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명시되지 않은 동물을 도살할 수 없고,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는 지난달 개식용 종식 토론회를 열고 “대한민국의 개식용 문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낳고 환경부가 키운 것이다. 1000마리~1만마리를 키우는 대규모 개농장은 ‘음식쓰레기’와 ‘축산폐기물’이 조직적으로 공급됐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들을 폐기물 처리기로 이용했지만 이 개들을 보호해야 할 농식품부는 개식용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운운하며 동물학대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전 이사는 ▲실태조사 실시 ▲개식용 종식 필요성 공론화 ▲폐기물관리법, 축산법, 동물보호법 개정과 이에 따른 엄정한 법집행 ▲전업지원 등 출구전략을 포함한 ‘개식용 종식 로드맵’ 도출과 합의를 통해 개식용을 종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양심적 병역거부는 ‘양심·비양심 대결’ 아닙니다… 강제에 대한 거부죠”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양심적 병역거부는 ‘양심·비양심 대결’ 아닙니다… 강제에 대한 거부죠”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병역법 제5조 1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정당한 이유 없이 입영을 거부하는 이들을 형사처벌하는 병역법 제88조 1항은 합헌이지만,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을 이유로 군 복무를 거부한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를 두지 않는 것은 모든 국민에게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제19조)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한 해 500여명에 달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감옥행이 아닌 대체복무를 해 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헌재 결정에 따라 국회는 내년 12월 31일까지 해당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병역거부자들의 ‘양심’에 대한 사회적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 대체복무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병역거부로 수감 생활을 한 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돕는 데 앞장서 온 임재성(39) 변호사와 이용석(39)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를 만났다.→병역거부를 하게 된 동기는. -임:학교 다닐 때부터 거창한 평화주의 의식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결정적인 거부 계기는 2004년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했다. 그때 ‘명분 없는 전쟁도 적법한 절차를 통해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 사회적으로도 파병의 정당성 논란이 뜨거웠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망설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군인이 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부 자체도 중요한 운동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어떤 분들은 어릴 때 크게 다쳤거나 학대를 당했다든가 하는 특별한 사연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다. 군에 가는 것은 (이라크 파병 같은 걸) 내가 지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점점 깊어지게 했던 것 같다. -이:저도 이라크 파병 이슈가 불거지면서 병역거부 생각을 굳힌 것 같다. 그에 앞서 오태양씨가 처음으로 종교적 이유가 아닌 평화주의 신념에 의해 병역거부 선언을 하는 걸 보며 ‘(병역을) 거부할 수도 있는 것이구나’란 생각을 했다. 솔직히 군대에 가기 싫은 마음이 있었지만, 군대에 갈 이유를 도저히 찾기 어려웠다.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을 수 있다고 걱정했지만, 부모님도 특별히 입영을 강요하지는 않으셨다. 요즘은 세월호 참사나 용산 철거민 참사를 계기로 국가와 국민 생명에 대해 고민하고 병역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이란 단어 사용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있는데. -임:표현의 자유나 종교의 자유는 금방 느낌이 오지만 양심의 자유는 쉽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양심의 자유는 헌법 19조에 따른 권리로 법률상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양심의 자유는 양심에 반하는 외부의 강제를 거부하는 자유다. 외국과 달리 우린 그동안 양심에 따른 거부 경험이 없었다. 법률에 있음에도 그동안 한국 사회에선 활용되지 않았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한국 사회가 최초로 경험하는 대중적 권리일 수도 있다. -이:‘그러면 군대 가는 사람은 양심이 없는 거냐’고 반발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국회의원 등 책임 있는 사람들이 ‘양심 대 비양심’ 구도로 몰고 간다. 이들은 헌재가 표현을 잘못 쓰고 있다고까지 비난한다. 하지만 군대는 자기 양심에 따라 거부할 수도 있고, 자진 입대할 수도 있다고 본다. 강철민이란 병역거부자는 “지금은 양심에 따라 거부하지만, 외적이 쳐들어오면 자진 입대하겠다”며 선택적 병역거부를 선언하기도 했다. -임:병역거부자들이 꼭 양심이란 용어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신념의 자유로 바꿔도 되지만 양심의 자유가 헌법상 권리이기에 쓰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2000년대 이후 법원과 정부 등이 양심을 사회적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헌재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법 조항에 대해 ‘양심의 자유 침해’라고 판단한 것은 병역법이 처음이다. 1991년 언론사의 명예훼손 기사에 대해 사죄 광고를 내도록 한 법률 조항이 양심의 자유 침해라며 위헌 판단을 내린 적이 있지만, 그것은 언론매체가 대상이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한다. →도입될 대체복무 기간과 복무영역, 복무강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임:얼마 전 전쟁없는세상 등 5개 시민단체가 논의해 시민사회안을 제출했다. 복무기간은 현역의 1.5배 이하면 현역과 대체복무가 공존할 만한 의미를 충족한다고 본다. 일부 정치인이나 단체에선 현역의 2~3배까지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대체복무라기보다는 처벌이나 징벌에 가깝다. -이:대체복무 도입은 국방이나 안보의 개념을 확장하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꼭 총을 들고 철책선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재난구호나 사회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중증환자나 치매환자 간병, 의무소방대원 근무 등이 대표적이다. 합숙 유무는 업무나 복무기관 성격에 따라 정하면 된다. -임:힘들고 어렵게 만들어야 기피 수단이 안 된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렇다고 너무 징벌적으로 설계하면 대체복무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 형평성을 고려해 설계한 뒤 연 1000명 정도 쿼터를 두고 한시적으로 운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말 지원자가 넘쳐 문제가 크면 그때 복무 기간이나 강도를 조정하면 된다. →양심적 병역거부 입증이 쉽지 않을 텐데. -임:현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부분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다. 하지만 저와 이용석 활동가처럼 종교 이외의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들도 꾸준하다. 종교인의 경우 대부분 종교활동을 꾸준히 해 왔기 때문에 입증이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 반면에 다른 거부자들은 자신이 가진 신념을 입증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다른 여러 나라들도 이 문제로 도입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결국 적극적 심사의 한계를 깨닫고 소극적 심사로 방식을 바꿨다. 독일도 처음엔 고난도의 논리 게임을 도입해 심사했는데 고학력자나 머리 좋은 사람이 주로 선정되고, 하위 계층은 탈락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내면 경험이나 신념을 언어화하는 능력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나중엔 엽서만 보내면 됐다. 대신 복무 기간을 길게 해 불이익을 줬다. 우리도 대체복무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할 텐데 이런 점을 잘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미국에서도 베트남전 발발 후 고학력자들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많이 나섰다. 반면 하위 계층은 전쟁에 반대하면서도 그대로 입영했다가 수많은 살상을 겪고 탈영했고, 처벌받은 병사가 많았다. 병역거부 신청제도 자체를 몰랐고, 관련 정보나 네트워크 접근이 어려웠다. 우리 사회에서도 카투사 입대나 각종 병역 특례의 경우 서울의 4년제 대학 출신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만큼 정보나 네트워크 접근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평화단체 ‘전쟁없는 세상’은 “모든 전쟁은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 사회 곳곳서 비폭력 운동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를 허용하지 않는 병역법에 대해 여러 차례 합헌 결정을 내리다가 이번에 불합치 판단을 한 것은 국가 안보와 병역, 양심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그동안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을 펼쳤고, 그 중심에 ‘전쟁없는세상’이 있다. 전쟁없는세상은 평화주의자와 반군사주의자로 구성된 단체다. 2003년 병역거부자들과 그 후원인들의 모임에서 출발했다. 모든 전쟁은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란 신념 아래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특히 병역거부권의 제도적 인정을 위한 촉구, 병역거부자 상담 및 수감자 지원, 병역거부권 실현을 위한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쟁을 일으키는 사회적 구조에 대한 저항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군사주의에 대한 저항, 전쟁을 영속화하는 전쟁산업에 주목하는 무기 감시 캠페인, 비폭력·평화운동 정보를 생산하고 보급하는 비폭력 프로그램 운영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용석 상근 활동가는 “전쟁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문제를 발생시킬 뿐”이라며 “전쟁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을 우리 일상과 사회구조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추적60분’ 제주도 찾은 예멘 난민, 그들은 누구인가

    ‘추적60분’ 제주도 찾은 예멘 난민, 그들은 누구인가

    ‘추적 60분’에서 예멘 난민 문제를 다룬다. 이와 함께 우리 국민 불안감을 잠재울 해결책을 모색한다. 8월 1일 방송되는 KBS2 ‘추적 60분’에서는 제주도에 대거 입국한 예멘 난민을 집중 조명한다. 지난 5월, 제주 국제공항에 예멘인들이 대거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002년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한 달간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도록 시행된 ‘제주 무사증 제도’를 통해 다수의 예멘인이 제주도로 입국했다. 난민 신청 후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6개월간은 취업할 수 없지만, 법무부는 인도적인 차원과 범죄 예방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이들에게 취업을 허가했다. 요식업을 비롯해 양식장, 고깃배 등 당장 일손이 부족한 일차 산업으로 일자리를 제한한 결과 자국에서 기자, 셰프, 은행원 등 다양한 직종을 가졌던 예멘인들은 하나같이 단순 노동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취업했던 예멘인들 상당수가 일을 그만두면서 고용주들의 불만 역시 커졌다. 대현호 선주 박병선 씨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예멘 난민들을 도와줘야 하지만 사후 관리가 제일 큰 문제가 아니겠냐”며 불만을 표했다. 예멘과 말레이시아는 현재 어떤 상황일까.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2015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예멘 내전으로 현재까지 1만여 명의 사상자, 27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2,30대 젊은 남성들은 물론, 10대 청소년들까지 군대에 강제로 징집되거나 반군에 의해 학살 당하면서 많은 사람이 다른 나라로 떠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최근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들의 경우 대부분 한동안 말레이시아에서 지내다가 한국으로 왔다는 사실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예멘인들이 같은 이슬람문화권인 말레이시아가 아닌, 한국행을 원하는 이유를 분석한다. 한편 이날(1일) ‘추적 60분’은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사진=KBS2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지자체, 전국 60개 항만 중 35개항 관리…100만㎡ 이상 물류단지 지정·권한 가져

    지자체, 전국 60개 항만 중 35개항 관리…100만㎡ 이상 물류단지 지정·권한 가져

    재원 조달 위원회 설치·연내 제정 마무리 이양 기간 고려 시행 전 1년간 유예 기간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30일 마련한 지방이양일괄법은 2004년부터 제정이 추진됐지만 그간 각 부처가 자신의 업무를 포기하는 데 소극적이어서 합의에 난항을 겪어 왔다. 또 법안 내용이 10개 국회 상임위원회와 연계돼 있다 보니 특정 상임위가 이 법을 맡을 경우 다른 상임위 소관 업무를 침범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다가 올해 5월 여야가 지방이양일괄법을 운영위원회에 회부해 법안을 처리하기로 하면서 입법 실현이 가능해졌다. 우선 전국 60개 항만 가운데 지방관리 무역항 17곳과 지방관리 연안항 18곳 등 35개항에 대한 사무를 시·도로 이양한다. 지금까지는 이들 지방관리항을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다 보니 버려진 배 한 척을 처리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번 조치로 항만 업무가 각 시·도로 넘어오면서 지역에 맞는 맞춤형 항만시설 투자가 가능해졌다. 100만㎡ 이상 물류단지 지정·고시 권한도 지방자치단체가 갖게 된다. 최근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한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물류센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100만㎡ 이상 물류단지 개발사업 권한을 국토해양부가 행사하고 있어 적기 투자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물류센터 신축을 원할 경우 중앙부처 방문 없이 관할 시·도지사에게 신청해 협의하면 된다. 어린이 놀이터나 어린이집 등 어린이 활동 공간에 대한 위해성 관리 사무는 환경부에서 시·군·구와 교육청으로, 성범죄자의 아동·청소년시설 취업 여부 점검과 확인 사무는 여성가족부에서 시·도로 이양된다. 이 법에는 지방 이양에 따른 중앙·지방 간 업무단절 우려를 해소하고자 부처와 지자체 간 협업 의무 규정이 포함됐다. 국가사무를 지방으로 이양하는 데 드는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지방이양비용평가위원회’(가칭)도 설치한다. 자치분권위는 입법예고를 거쳐 연내 법 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법령정비 등 이양에 따른 준비 기간을 고려해 시행 전 1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표출된 문 대통령의 강력한 국방개혁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 주유지휘관 회의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 육·해·공 3군 참모총장, 육군 1·2·3군 사령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등 1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박근혜 정부 시절 기무사령부의 ‘계엄문건’ 작성의 의도와, 문건 보고를 둘러싼 국방장관과 기무사 수뇌부간 진실 공방 등 하극상 양상이 노출된 상황에서 군통수권자가 전군 지휘관에게 기무사 등 국방 개혁의 시급함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국방 개혁안 ‘국방개혁 2.0’을 보고받기에 앞서 “누구보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무사 개혁과 관련해서는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과 계엄령 검토는 그 자체만으로도 있을 수 없는 구시대적·불법적 일탈 행위”라고 질타한 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국방력 강화에 기여하는 기무사가 돼야 하고, 기무사 개혁 방안은 별도로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군이 충성할 대상은 오직 국가와 국민”임을 강조했다. 이는 군 내부의 하극상 양상과 기강해이 현상을 방치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국방개혁에 대한 저항은 결단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로도 볼 수 있다. 군 수뇌부들은 이날 최근 군에 쏟아진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듯 회의 시작에 앞서 대통령에게 “충성”이라는 구호와 함께 거수경례까지 했다. 우리는 이날 군의 대통령에 대한 충성 구호가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는 다짐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군은 상명하복과 기강이 조직의 근간이다. 따라서 국민이 지켜보는 생방송에서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 간부들이 정면으로 충돌한 일은 어떤 이유로도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군은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군 내부의 문제점을 철저히 점검하고 기무사는 전면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 송 장관 지시로 지난 5월 꾸린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는 다음 달 초 최종 개혁안에 이 같은 방안을 담아야 할 것이다. 또 하나, 군은 대통령의 주문대로 바뀐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국방개혁에 조직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국방개혁 2.0의 비전과 목표를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강한 군대,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는 것으로, 그 기본 방향은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라도 대비할 수 있는 군대가 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국방개혁 2.0은 2006년 당시 2020년 달성을 목표로 설정한 정예화, 경량화, 3군 균형발전방안을 계승한 개혁방안이다. 하지만 국방개혁 2020을 2년 앞둔 지금도 달성이 요원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 군이 처한 안보환경은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재래식 전쟁은 물론 사이버테러, 국제범죄 등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휘통제 체계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비핵화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안보환경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유연하고 신축성 있게 대응하도록 군을 개혁하는 일은 시급하고도 중차대한 일이다.
  •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셋집도 내 집” 역발상… 런던 빈민굴, 사람 사는 동네로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셋집도 내 집” 역발상… 런던 빈민굴, 사람 사는 동네로

    우리나라 도시 인구는 2000년대 들어 전체 인구의 90%를 넘겼습니다. 한국 사람 열 명 중 아홉은 도시에서 살고, 40대 이하의 반 이상은 고향마저 도시입니다. 우리가 나고 함께 살아가는 도시란 무엇일까요? 근대는 도시의 고민에서 출발했으며, 그 근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서울신문은 출판사 수류산방과 함께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의 합창’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 명인 조성룡(74) 성균관대 건축학과 석좌교수와 심세중(44) 수류산방 편집장의 대담을 지면으로 옮기는 형식으로 이어 갑니다. 근대 이후 세계의 도시를 만들어 온 역사적 인물과 흐름들, 당시 중요하게 대두됐던 가치들을 끄집어내는 작업입니다. 그 과정에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질문인데도 우리가 너무 몰랐던, 타율적이고 일방적인 도시 개발 과정에서 간과했던 모더니즘의 근본 고민들을 들춰 보게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시리즈 제목은 1949년 출간된 모더니즘 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에서 따 왔음을 밝힙니다.)“나이팅게일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쉽겠어요. 영국의 간호사 나이팅게일(1820~1910)이라고 아시죠? 우리나라에서도 백의의 천사로 유명한데, 실제로는 씩씩한 사람이었대요. 우리나라에서는 위인전을 그렇게 만들었잖아요. 생애 한 시절에 공이 있으면 그것만 띄우죠. 사실 나이팅게일이 전장에서 간호한 건 잠깐이거든요. 물론 나이팅게일은 그 시대 영국 사회를 개혁하는 일을 남자도 못할 만큼 해냈죠. 그런데 같은 시대를 살았던 옥타비아 힐(Octavia Hill·1838~1912) 이라는 여성은 우리한테 그만큼 안 알려졌어요. 부잣집에서 태어났는데 어렸을 때 집이 갑자기 망했어요. 그래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현실을 보게 되죠. 그러다가 15살 때쯤에 당대의 인물인 존 러스킨(John Ruskin·1819~1900)이라는 사상가를 만나요. 그 양반이 미학 얘기도 했고 고딕건축에 대해서 연구도 많이 했지요. 1900년에 죽은 사람이니까 빅토리아 시대 사람인데, 이 시대가 영국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어요.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시작했잖아요. 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무슨 문제가 일어났냐면, 주택 말입니다.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해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지니까 집이 부족해서 집을 짓는데, 너무 엉망인 집을 마구 지어요. 그걸 봤겠죠. 나름대로 문제라고 생각했겠죠. 옥타비아 힐이 사실 러스킨하고 몇 살 차이가 안 나요. 러스킨 밑에서 그림 필사해서 그리는 일을 했거든요. 그러다가 이 사람이 20대에 자기 선생한테 도움을 받아서 집 세 채를 사요.”1887년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60주년 기념 행사에 남성의 동반자가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참여한 여성은 단 세 명이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조지핀 버틀러(Josephine Butler·1827~1906), 그리고 옥타비아 힐이다. 나이팅게일은 국가를 위한 전쟁에 나가 근대 의학의 개가를 알렸기 때문인지 세계적으로 위인의 반열에 올랐다. 조지핀 버틀러는 여성운동가였다. 옥타비아 힐은 우리에게 가장 이름이 덜 알려진 인물이다. 그나마 알려졌다면 문화재 보호 운동 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의 창립자로서지만, 옥타비아 힐이 평생을 바친 주제는 도시 빈민들의 주거 문제였다. 그의 부모와 외조부도 박애주의를 실천하던 부유한 사회 사업가 집안이었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병환 이후 어린 시절 런던 외곽에서 성장하면서 런던 빈민의 문제를 접하게 되었다. 절대적 빈곤 계층은 근대화와 도시화의 산물이었다. 처음에는 최악의 주택을 짓지 못하도록 규제하면 낫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더 컸다. 옥타비아 힐도 그런 생각이었고, 나은 집을 얻어서 거기에 빈민들을 살게 하려고 계획했다. 정작 그 구상을 듣자 어떤 집주인도 선뜻 집을 내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더럽고 위험할 것 같은 가난한 사람들을 세입자로 들이고 싶지 않아 했기 때문이다. 고민에 빠진 청년 빅토리아 힐을, 마침 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받은 스승 존 러스킨이 도왔다. 좋은 집이 아니라 이미 빈민들이 살고 있던 최악의 주택을 겨우 몇 채 살 수 있는 돈이었다. 러스킨의 조건은 매년 5%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임대주택 지저분하게 방치하는 게 문제 “옥타비아 힐은 임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임대 아파트가 좋아지려면 뭘 해야 하는가를 연구하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아예 집주인이 된 거지. 런던의 매릴번이라는 동네인데, 집을 산 다음에 이 여자가 하는 일이 뭐였나면, 매주 임대료를 받으러 가요. 꼬박꼬박. 그런데 돈 벌려는 것보다는 연구를 하는 거예요. 임차인이 어떡하면 행복해지느냐. 가서 주민들한테 뭐가 문제인지 묻고, 어떻게 사는지 관찰하고, 옆집하고 계단을 같이 쓰려면 청소를 해야지 하고 알려 주기도 했어요. 처음에 3채에서 시작했는데 18년이 지나니까 이 사람이 관리하는 임차인이 3000명이 된 거예요.이 사람의 주장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거예요. 집하고 사람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그러니까 세입자가 행복해지려면, 삶이 고귀해지려면, 집이 그렇게 좋아져야 한다. 아름답죠. 집주인으로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를 고민했어요. 살아가면서 옆집하고 공유하는 부분을 어떡해야 하는가를 공부해야 한다는 거예요. 학생들하고 공공 임대 주택에 관찰하러 답사를 나가 보면, 임대 주택 사는 빈민들이 단지를 너무 지저분하게 방치한다고 관리인들이 불평하거든요. 바로 그 문제예요.” 옥타비아 힐의 빈민 주택에 대한 방법론은 깔끔한 새 집을 지어 빈민들을 이사시켜 주는 것이 아니었다. 매주 세를 걷으러 직접 다녔다. 체납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니 집세를 내려면 일을 해야 했다. 자신이 사는 집을 수선하고 가꾸는 일거리를 주었다. 집세도 낼 수 있었고 살림도 나아졌으며 주거 환경도 나아졌다. 야학이나 어린이 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러스킨의 투자를 받았던 최악의 빈민굴이 몇 년이 지나자 번듯한 사람 사는 동네로 바뀌어 갔다. 주민들은 도시 환경 개선을 명분으로 한 재개발에 밀려 살던 동네를 떠나지 않아도 됐고 공동체도 깨지지 않았다. 게으르고 술만 마시고 범죄를 저지를 것 같은 사람들이 빈민이 될 거라는 낙인을 찍지 말고, 자립심과 자존감을 가지도록 북돋아 주고 대화해 주자는 것이 힐의 방법론이었다. 그들은 퍼 주기 식으로 부양해야 할 불쌍한 사람이 아니며, 세 들어 사는 집은 세만 내면 그만인 남의 집이 아니다. ●난개발 반대… ‘그린벨트’ 용어 첫 사용 옥타비아 힐은 국가에서 보조금 주택을 분양하는 방식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리고 임대 주택이 수익성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입주자 가족의 규모와 성격, 집의 입지를 고려해서 가구 배치를 섬세하게 정했다. 애초에 제대로 집행되지 못할 규칙은 제정하지 않았다. 집주인은 세를 과도하게 올리지 않고 장기적이지만 적절한 이윤에 만족하되 집의 상태를 좋게 유지하고, 세입자는 감당할 만한 집세로 떠돌지 않고 정착해서 살면서 일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세상에 보이려고 했다. 그녀가 관리하기 시작한 집들은 그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런던에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내내 놀랍게도 100년이 넘게 신자유주의 시대를 견디며 지금까지 같은 방식으로 관리되며 수익을 내는 단지들이 남아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하고 같이 책을 보다가 옥타비아 힐이라는 이름이 나왔어요. 이 사람이 누구지? 찾아보니까 우리말 자료가 너무 없어요. 처음에 나는 왜 집주인이 되었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집주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체험했다는 것이 좋은 방법 같아요. 집주인으로서 끊임없이 세입자와 친구처럼 얘기했대요. 그런데 철칙이 뭐냐면, 그 집 관리인을 전부 여성으로 고용해요. 그러니까 여성의 사회 진출하고도 관련이 있죠. 이 여성들이 몇십년 같이 일하면서 이런 일을 전파하는 전문인이 된 거죠. 그러다가 이 사람이 또 뭘 하냐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만 아니라 집 근처에 공원이나 정자 나무 그늘 같은 곳이 필요하다, 도시나 건축에서 오픈 스페이스라고 하는 공간인데, 그 중요성을 처음 말한 사람이에요. 지주는 땅이 있으니 오픈 스페이스를 가지죠. 지주가 아니어도 시골에 살 때는 오픈 스페이스가 어디에나 있지. 그런데 고향을 떠나 도시에 오면 그런 공간이 없단 말이에요. 주말이나 저녁에 가족들하고 나갈 곳이 있어야 하잖아요. 정말 중요한 겁니다.”옥타비아 힐은 실외에 ‘앉아 있을 장소, 놀이할 장소, 산책할 장소, 그리고 여가를 보낼 장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고궁이나 교외로 놀러 갈 수 있다. 그러나 노동자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외곽으로 놀러 간다는 것은 여행 경비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하루치 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교외 녹지의 난개발에 반대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옥타비아 힐은 ‘그린벨트’라는 말을 처음 쓴 인물 중 한 명이다. 도시민들에게 근교의 공원과 녹지를 선사하기 위해서 시작한 난개발 반대 운동이 결국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으로 성장했다. 또한 옥타비아 힐의 사업은 세틀먼트 운동(Settlement Movement)을 낳았는데, 이는 중산층이 빈민과 같은 구역에 함께 거주하면서 생활 문화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자는 것이었다.●주택 관리, 새로운 시대에 적합하게 해야 “요즘 임대 주택 한다지만, 아, 서울에 비싼 아파트에 임대 주택 넣으라고 하니까 단지 한쪽 구석에 몰아 놓고, 그 집 아이들 학교 가면 놀림 받잖아요. 그때 런던이나 지금 서울이나, 다 시골 사람들이 올라와서 노동자가 되면서 만들어진 도시예요. 산업화를 이뤘으면서, 그 노동자에 대한 생각을 사회적으로 돈 있는 사람들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요. 150년 전 런던에 비교하면 서울에는 훨씬 집이 많잖아요. 그런데도 그 고민이 너무 적었어요. 일제강점기에는 될 리가 없었겠지만 해방 후에는 돼야 할 건데 5년 있다가 전쟁 나고, 또 몇 년 있다가 군사독재 시작해서 1988년까지 군사정권이었잖아요. 그런 시대 속에서 집을 지었다고요. 그러니까 이 집이 노동자를 위한 집이 아니에요. 내가 70대가 되고 보니까, 도대체 내가 사람들을 위해서 한 게 뭐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집 짓는 사람인데, 건축가들이 돈 있는 사람 집만 지어 줬단 말이지. 돈 없는 사람이 자기 집을 맡길 리가 없고, 국가의 임대 주택은 오로지 중산층을 위한 거였어요. 그런데 건축가들이 이런 내용을 조금만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그저 임대 놓기 좋은 집이 아니라 세입자들이 품위 있게 살도록 설계할 수도 있단 말이에요. 좋은 단지는 예쁜 집, 잘 지은 집이 있는 단지가 아니라 거기 있는 사람들이 행복한 단지예요. 그러려면 설계와 관리가 서로 이어져야 하는 거예요.”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18 56~1925)가 그린 옥타비아 힐의 초상화는 1898년에 동료 노동자들이 선물한 것이었다. 그 무렵 이미 옥타비아 힐은 서방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었지만, 국가나 정부에서는 그녀의 방식을 끝까지 반기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딴 여러 단체가 생겼고, 그중에는 부작용도 많았다. 지금 서울에서 집주인이라는 이유로 세를 받으려고 일주일마다 한 번씩 가정 방문을 한다고 하면 누구도 반기지 않을 것이다. 옥타비아 힐은 무상 복지나 보조금에 완강히 반대했다. 엘리트주의에 기반해 근면이나 특정한 이데올로기나 종교를 전파하려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5%의 수익률도 악용되기 십상이다. 집값이 오르면 그에 따라 세도 올려 두 배의 수익이 주인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초상화를 선물받았을 때 힐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죽으면 벗들이 특별한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지도 말고, 내가 갔던 길을 맹목적으로 따르지도 말기를 바란다. 새로운 시대 환경은 또 다른 노력을 요구할 것이므로 우리가 끝없이 추구해야 할 것은 굳은 형식이 아니라 정신이다. … 어떤 주택은 잘 수선하는 것이 낫고, 어떤 주택은 새로 짓는 것이 나을 것이다. 사려 깊고 사랑을 담은 관리를 충분히 기울여야 하며” 더 중요한 것은 “다가올 새롭고 더 나은 날들의 가장 큰 과제를 간파하는 것이다. 더 큰 이상, 더 큰 희망, 그리고 그 둘을 실현시킬 인내력”을 품고 서로의 집과 삶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이 여름밤, 에어컨 아래에서나, 맞바람이 들지 않는 대학가의 원룸이나 땡볕을 피할 길 없는 옥탑방에서나, 잠들기 어려운 도시의 밤에 말이다. 기획 수류산방
  • [그때의 사회면] 재활용의 첨병, 넝마주이

    [그때의 사회면] 재활용의 첨병, 넝마주이

    ‘비닐 대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분리수거를 하지 않던 시절 쓸 만한 쓰레기를 대신 수거해 주는 일꾼이 넝마주이였다. 넝마는 낡고 해어져서 입지 못하게 된 옷, 이불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넝마주이는 등에 싸리나무나 대나무로 짠 커다란 망태기를 메고 쇠집게로 폐지나 빈병 등 고물을 주워 담아 팔며 살았다. 지금은 처치 곤란인 비닐은 귀한 대접을 받았다. 커다란 망태기를 ‘치룽’이라고 한다. 쓰레기 재활용에 큰 역할을 해온 넝마주이가 나쁜 인상을 남긴 것은 범죄에 쉽게 휩쓸린 밑바닥 인생이라는 관념 때문이었다. 실제로 넝마주이들은 여염집에 널린 빨래나 생선 등을 훔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전쟁으로 고아가 된 어린 넝마주이들은 이른바 ‘왕초’ 휘하에서 갈취를 당했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넝마주이를 ‘양아치’라 부르며 비하했다. 울던 아이도 ‘넝마주이가 온다’고 하면 울음을 그칠 정도로 무서운 존재였다.그런 넝마주이를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하고 등록제를 시행한 것은 5·16 쿠데타 직후였다. 겉으로는 넝마주이의 공익성을 인정하고 취업을 보장한다는 명분이었다. 사회적 문제 집단인 이들을 선도하고 갱생시키려는 목적이 더 강했다. 군사정권은 시ㆍ도별로 넝마주이 등록제를 실시, 지정된 복장과 명찰을 달고 지정 구역 안에서만 일을 하도록 했다(동아일보 1961년 6월 17일자). 1961년 6월 등록 기간에 등록한 넝마주이가 서울에서는 882명이었다. 다음달 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넝마주이 882명의 취업식이 열렸다. 검은색 제복에 푸른색 모자, 명찰을 단 넝마주이들은 이름도 폐품 수집인으로 바꾸고 ‘산업경제에 이바지하는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경향신문 1961년 7월 1일자). 부산에서는 국립대 영문과를 나와 통역장교를 지낸 30대 남자도 등록된 넝마주이에 포함돼 있었고, 정부의 유도로 상당한 돈을 저축해 자활의 길을 걸었다(동아일보 1961년 12월 4일자). 이듬해 ‘근로재건대’란 이름의 조직 체계도 갖추었고 1972년 5월 창립 10주년 행사를 열기도 했다. 넝마주이 자활정책은 그 뒤에도 이어졌지만, 범죄 연루는 끊이지 않았다. 넝마주이는 1980년 국보위가 사회악의 하나로 지목하면서 상당수 넝마주이가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뒤로 사실상 사라졌다. 광주 민주화항쟁 때는 연고 없는 넝마주이가 다수 희생됐고 사망자 통계에도 빠졌다는 주장도 있다. 넝마주이가 엿장수와 함께 완전히 직업을 잃은 것은 1990년대 중반 쓰레기 종량제와 분리수거가 시행되면서다. 사라졌다지만 따지고 보면 넝마주이는 사라진 게 아니다. 생활고로 폐지를 모으는 노년 세대가 사실상 그 자리를 이어받은 현실은 더 씁쓸하다. 사진은 1961년 열린 넝마주이 결단식 모습(출처: 국가기록원).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사방에 깔린 ‘매의 눈’… 빅브러더 키우는 대륙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사방에 깔린 ‘매의 눈’… 빅브러더 키우는 대륙

    중국의 ‘쉐량공정’(雪亮工程)을 들어보셨나요?중국 정부가 공공안전을 확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추진하는 쉐량공정을 농촌 지역으로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가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매의 눈’(Sharp Eyes)으로 불리는 쉐량공정은 중국 당국이 2016년 하반기부터 보급 중인 농촌 지역의 도로와 다중이용시설 등에 설치한 감시 카메라(CCTV)를 주민들의 TV, 휴대전화 등과 연결해 공안(경찰)·주민들이 함께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대중감시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를 말한다. ‘인민들의 눈은 눈처럼 밝다’(群衆的眼睛是雪亮的)는 마오쩌둥(毛澤東)의 어록 중에서 ‘쉐량’을 따왔다. 쓰촨(四川)성에 따르면 성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1만 4000여개 농촌 지역 마을이 쉐량공정에 연결됐고 4만 1000여대의 CCTV를 설치했다. 쓰촨성 안시(安溪)현에선 CCTV 25대와 항공 감시 카메라 9대를 설치하고 주민들의 TV와 연결하는 프로젝트 구축을 끝냈다. 주민 15만 2000여명은 휴대전화로 관련 앱(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주변 CCTV와 연결했다. 주민들은 집에서 TV를 통해 34대의 CCTV에서 송출된 실시간 화면을 보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덕분에 쓰촨성 내 쉐량공정 도입 지역의 범죄발생 건수는 50%나 대폭 줄어든 반면 범죄검거율은 50% 높아졌다. 신화통신은 “2015년 9월부터 쓰촨성 등 일부 성에서 시범시행한 쉐량공정이 ‘중앙1호문건’(해마다 공산당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발표하는 핵심 정책)에 포함돼 전국으로 확대·보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지린(吉林)·산둥·후난(湖南)·구이저우(貴州)·하이난(海南)성 정부는 이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본격 추진 중이다.당중앙 정법위원회가 주도하는 쉐량공정은 감시 카메라에 인공지능(AI)과 안면인식 시스템,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기술, 드론(무인항공기) 등 항공감시망을 결합해 주민 통제·감시가 어려운 농촌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는 주민관리 시스템이다. 쉐량공정 스트리밍(실시간 온라인 송출) 박스를 가정에 설치한 주민들은 TV를 통해 마을의 CCTV에 포착된 실시간 화면을 볼 수 있다. 휴대전화 앱으로도 물론 가능하다. 전문 보안산업 매체인 21csp닷컴은 중국 전역의 3000여개 현이 쉐량공정을 구축할 예정인 만큼 영상시스템업계에는 100억 위안(약 1조 6828억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면인식 AI 기술과 CCTV를 결합해 더욱 촘촘한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보안회사 이스비전과 손잡고 13억 명의 전 국민 얼굴을 3초 안에 구별하는 안면인식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대조해 판별 능력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톈진 난카이(天津南開)대 청밍밍(程明明)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손바닥 크기 하드드라이브의 저장 용량이 10테라바이트(TB)에 이르는 상황에서 13억 국민의 안면인식 데이터도 가방 한 개에 들어갈 수 있다”며 “만약 13억 국민의 얼굴과 개인 정보 데이터가 도난당해 인터넷에 공개된다면 끔찍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안면인식 시스템을 이미 실생활에서 적용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점 KFC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으로 결제하고 대학이나 공항 등에서도 이 기술을 이용해 출입을 통제한 다. 알리바바의 온라인결제 자회사인 마이진푸(蟻今服·Ant Financial) 회원은 자신의 얼굴을 촬영한 ‘셀카’로 전자페이시스템에 접속해 결제를 한다. 중국건설은행은 자동인출기(ATM)에서 안면인식 기술로 처리가 가능하도록 했고 베이징 톈탄(天壇) 공원에서는 화장실 휴지 도둑을 막으려고 이 기술을 도입해 적정량 휴지를 제공한다. 중국 도시 지역에서는 2000만대 이상의 초정밀 CCTV가 설치돼 거미줄처럼 연결된 모니터링 시스템 ‘톈왕’(天網)이 운용되고 있다. 톈왕은 24시간 작동하면서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CCTV 중에는 특수 기능을 가진 AI가 내장돼 있다. 이 CCTV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나 안면인증시스템 등과 통합돼 있기 때문에 촬영된 인물들 가운데 수배 중인 범죄자를 빠르게 식별해 낸다.지난 1일부터는 전자태그(RFID)를 활용한 차량추적 시스템을 도입했다. 차량 앞 유리에 RFID칩을 부착하고 도로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식별된 정보가 공안에 실시간 전송되는 방식이다. 올 연말까지 시범 사업으로 시행하고 내년부터 신규 차량에 RFID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공안부는 교통 혼잡도를 분석해 환경 오염을 줄이고 차를 이용한 테러 공격을 방지할 목적으로도 이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보안 감시망을 확장하는 의미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차량 혼잡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차량 수를 감지하는 장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국내 안보 예산으로 1조 2400억 위안(약 209조 6000억원)을 지출했다. 정부 예산의 6.1%이며 국방예산보다 20%나 많은 수준이다. 2016년 안보예산은 전년보다 17.6%나 뛰었고, 지난해 예산도 2016년보다 12.4%나 증가하는 등 2년 연속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안보예산은 쉐량공정을 포함해 공안과 무장경찰, 법원과 검찰, 교도소 등에서 운영비로 지출된다. 안보예산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중국 당국이 방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감시·추적 장비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안면인식 기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도 중국 정부가 내부 통제 등을 명목으로 집중 투자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첸잔(前瞻)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안면인식 기술 시장은 2016년 9억 9000만 위안에 그쳤지만 2021년 51억 위안, 2025년에는 250억 위안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쉐량공정은 인권 침해는 물론 반체제 인사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이른바 ‘빅브러더’ 사회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빅브러더는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에 등장하는 가공의 국가 오세아니아의 최고 통치자에서 따온 용어로, 국가가 정보를 독점해 사회와 개인을 통제하는 체제를 뜻한다. 분리·독립운동이 거센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는 이슬람교도의 반정부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수만 대의 얼굴인식 카메라를 설치했다. 신장자치구 문제 권위자인 아드리안 젠즈 독일 문화신학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신장 당국은 지난해 보안 관련 예산으로 580억 위안을 쏟아부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규모는 전년보다 100%가량 늘어났고, 보건 예산의 2배에 이른다. 특히 신장 등 중국 내 5개 성·자치구에서는 인민해방군과 정부기관 등 30개 이상 기관이 비둘기 형태의 드론을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새들도 착각할 만큼 정교하게 제작된 비둘기 드론은 카자흐스탄과 파키스탄, 인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거나 분리·독립운동이 끊이지 않는 지역에 대한 감시·통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의 항저우 제11중에서는 수업 집중도를 감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30초 간격으로 안면인식 카메라로 학생들을 촬영해 인권침해 논란에 휘말렸다. khkim@seoul.co.kr
  • “美이민장벽 욕하면서 우리 앞 난민은 외면… 공존 배울 때”

    “美이민장벽 욕하면서 우리 앞 난민은 외면… 공존 배울 때”

    “고작 500명이 왔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혐오하고 거부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묵살하는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일 제주시 가톨릭회관 3층 교구장실에서 만난 강우일(73)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700만이 넘는 한국인들이 지금 해외 시민들의 관대한 수용으로 외국에서 더부살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민자 가족의 부모와 아이를 분리하는 미국의 모습에 분노했으면서 정작 우리 마당에서 벌어진 일은 외면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강 교구장은 지난 1일 “난민 배척은 인간 도리를 거부한 범죄”라는 내용의 사목서한을 발표했다.→사목서한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이 내 집 문을 두드릴 때, 그 문을 열기를 거부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는 일이다.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묵살하는 것은 범죄라는 말이었다. →종교적·윤리적 호소임을 감안해도 난민 반대를 주장하는 정서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일제강점기 연해주와 만주로 이주한 선조들, 임시정부를 꾸린 독립운동가들, 4·3 사건으로 일본으로 떠난 제주도민들이 모두 난민이었다. 수많은 난민을 양산한 6·25 전쟁은 아마도 1951년 체결된 난민 협약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난민 협약에 가입한 대한민국은 당연히 난민을 받아야 하는 국제법적인 의무가 있다. 예멘인 500여명 들어왔다고 해서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도리를 저버리는 위법적인 행위다. →그동안 다른 나라 이야기로 알았던 난민 문제가 우리 앞에서 벌어진 현실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10여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이주의 큰 흐름이 나타났다. 이것은 고대부터 생존을 찾아 이어져 온 민족 이동이라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 위정자들도 단순히 예멘 사람 500명만 생각할 게 아니라 지구촌 전체에서 벌어지는 ‘메가 트렌드’에 대한 이해 속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지금은 500명이지만, 더 많은 난민이 유입될 것이다. ‘인도주의’만으로 감당할 수 있나. -물론 무한정으로 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난민 수용 비율(4%)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다. 당분간 더 받아들여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하면 최하위 수준일 것이다. 처음부터 갑자기 많이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지금 단계에서의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다. →경제적인 이유로 이주해 온 사람들도 받아들여야 하나. -우리가 다 먹여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한국의 경제구조 속에서 그들이 스스로 일해서 먹고살 수 있도록 해 주면 되는 거다. →독일이나 이탈리아 등에서도 난민 배척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유럽의 많은 국민과 지도자들은 지중해에서 조각배와 함께 가라앉는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제적인 부담과 반대 여론 속에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도우려는 정책을 펴고 있는 국가와 지도자들이 많다. →제주 난민 배척 국민청원이 60만을 넘었다. 일부 의견이 아니라 대세로 자리잡는 느낌이다. -일부 의견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계적인 시야에서 난민 문제를 바라보고, 다른 민족에 대한 연대·공존의식을 터득해야 하는 시대라고 국민께 말씀드리고 싶다. 편협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넘어야 하는 시대인데 오히려 벽을 더 높이 쌓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난민과 이주민이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주노동자들이 담당하는 영역은 대부분 한국 사람이 기피하는 곳이다. 제주에서도 감귤을 따는 일에는 국내 노동력이 제대로 충원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산업도 이주노동자 없이는 작동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불안감을 넘어 잘못된 정보에 기반을 둔 혐오도 많다. -이슬람에 대한 가짜 정보가 굉장히 많은 것 같다. 물론 이슬람 중에 극단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이슬람 신자들은 우리처럼 평범하게 가족 간의 끈끈한 정을 갖고 산다. →출도(제주 밖으로 이동)제한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폐기했으면 한다. 지리적으로 좁은 제주는 일자리가 많지 않고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도 드물다. 예멘인들이 좀더 다양한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한국 사회에 적응할 길을 더 폭넓게 터 줘야 우리가 우려하는 문제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주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법리상 의문점? 궤변” 국민청원…‘권성동 영장기각’ 허경호 판사 과거

    “법리상 의문점? 궤변” 국민청원…‘권성동 영장기각’ 허경호 판사 과거

    강원랜드 채용 비리 혐의를 받는 자유한국당 권성동(58)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권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날 0시 15분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권 의원은 서울북부지검에서 대기하다 기각 소식을 접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에 의원실 직원과 고교 동창 자녀 등 최소 16명을 선발해달라고 청탁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그는 2013년 9∼10월 “감사원의 감사를 신경 써달라”는 최흥집 당시 강원랜드 사장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이던 김모씨를 채용하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도 있다. 아울러 고교 동창인 또 다른 김모씨가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에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역시 권 의원의 구속영장에 적시됐다. 권 의원의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영장을 기각한 사례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허 부장판사는 최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부인 이명희씨,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안태근 전 검사장,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이명희씨는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허 부장판사는 지난달 20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혐의의 내용과 현재까지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 구속수사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명박 정권 국가정보원의 야권·진보 인사 불법사찰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에 대해서도 허 부장판사는 5월 30일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증거들이 수집돼 있어 증거 인멸 우려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여성 후배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한 의혹을 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해서도 허 부장판사는 4월 18일 “범죄성립에 다툴 부분이 많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방부의 수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도 허 부장판사는 지난 3월 7일 “범죄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일부 네티즌들은 허 판사의 구속영장 기각을 비난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파면을 요구하기도 했다. 청원자는 허 판사의 판결을 ‘궤변’이라고 주장하며 “허 판사의 ‘기이한 판결’에 따라 허 판사도 공범으로 간주하여 파면 구속까지 했으면 좋겠다”며 판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2월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올라온 바 있다. 당시 20만 명이 넘게 동의하며 청와대의 공식 답변 대상이 됐다.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이승련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 부장판사에 대한 국민 청원 내용을 전달했다. 김 부장판사는 “국회의원의 급여를 최저시급으로 책정해 달라는 청원은 27만 명이 서명했지만 국회에 알리지 않았는데, 23만 명이 서명한 판사 파면 청원은 굳이 그 내용을 통지했다. 외부로부터 사법권 침해가 이루어진다면, 행정부가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 역시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청와대에 요구하라”고 강조했으며, 이어 대한변호사협회는 “판사 파면 국민청원 전달에 우려를 표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성동 구속영장 기각… 허경호 판사 “법리상 의문점”

    권성동 구속영장 기각… 허경호 판사 “법리상 의문점”

    강원랜드 부정 채용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아 온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5일 기각됐다. 2016년 2월 춘천지검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부실 논란과 재수사, 검찰 내홍 파문 등 우여곡절을 겪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사건 수사는 마지막 수순으로 여겨졌던 권 의원의 신병 확보마저 불발하는 상황을 맞았다. 반면 검찰에 대해 “무리한 수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한 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권 의원은 구속 위기를 벗어나고 기사회생했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권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날 0시 15분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허 부장판사는 또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경과와 피의자의 주거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영장을 기각한 이유로 거론했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에 의원실 직원과 고교 동창 자녀 등 최소 16명을 선발해달라고 청탁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그는 2013년 9∼10월 “감사원의 감사를 신경 써달라”는 최흥집 당시 강원랜드 사장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이던 김모씨를 채용하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도 있다. 아울러 고교 동창인 또 다른 김모씨가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에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역시 권 의원의 구속영장에 적시됐다. 2016년 2월 춘천지검이 수사에 착수한 이 사건은 춘천지검이 지난해 4월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과 권모 전 인사팀장만 재판에 넘긴 채 마무리됐다가 부실 수사 논란을 불렀다. 이후 검찰은 사실상 재수사에 나섰지만, 수사팀에 있던 안미현 검사가 검찰 고위 인사의 외압 의혹이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양부남 검사장을 필두로 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이 올해 2월 구성됐다. 수사단 역시 수사에 개입한 의혹이 있던 대검 간부의 사법처리 방향을 놓고 문무일 검찰총장과 이견을 표출하며 내홍 파문을 초래하기도 했다. 파문을 가까스로 수습한 검찰은 지난 5월 권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6월 임시국회가 열리고 체포동의안이 상정되지 않아 영장심사가 지연됐다. 이에 ‘방탄 국회’ 논란이 일자 권 의원은 지난달 27일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심사를 받겠다고 밝혔고, 7월 임시국회가 소집되지 않아 체포동의안 없이 영장심사가 열렸다. 권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서 검찰이 사실상 마지막 사법처리 대상자로 보고 있던 인물이다. 검찰은 그의 신병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제3자뇌물 등 구속영장에 적용한 법리가 타당한지 의문이라는 취지로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다시 한 번 수사에 허점을 노출한 셈이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빅 브라더 사회’를 향해 뛰고 있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빅 브라더 사회’를 향해 뛰고 있는 중국

    중국의 ‘쉐량공정(雪亮工程)’를 들어보셨나요? 중국 정부가 공공안전을 확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추진하고 있는 쉐량공정을 농촌지역으로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가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매의 눈’(Sharp Eyes)으로 불리는 쉐량공정은 중국 당국이 2016년 하반기부터 보급 중인 농촌 지역의 도로와 다중이용시설 등에 설치한 감시 카메라(CCTV)를 주민들의 TV, 휴대전화 등과 연결해 공안(경찰)·주민들이 함께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대중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일컫는다. ‘인민의 눈은 눈처럼 밝다’(群衆的眼睛是雪亮的)는 중국 공산당 슬로건에서 ‘쉐량’이라는 이름을 따왔다. 쓰촨(四川)성에 따르면 성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1만 4000여개 마을이 쉐량공정에 연결됐고 4만 1000여대의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 쓰촨성 안시(安溪)현에선 감시 카메라 25대와 항공 감시 카메라 9대를 설치하고 주민들의 TV와 연결해 쉐량공정 구축을 끝냈다. 주민 15만 2000여명은 휴대전화로 관련 앱(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주변 감시 카메라와 연결했다. 주민들은 집에서 TV를 통해 34대의 감시카메라에서 송출된 실시간 화면을 보고 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덕분에 쓰촨성 내 쉐량공정 도입 지역의 범죄발생 건수는 50%나 대폭 감소한 반면 범죄검거율은 50% 높아졌다. 관영 신화통신은 “2015년 9월부터 쓰촨성 등 일부 성에서 시범시행한 쉐량공정이 ‘중앙 1호 문건’(중국 공산당중앙위원회와 국문원이 해마다 발표하는 핵심 정책)’에 포함돼 전국적으로 확대·보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지린(吉林)·산둥·후난(湖南)·구이저우(貴州)·하이난(海南)성 정부는 이 사업을 핵심사업의 하나로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중앙 정법위원회가 주도하는 쉐량공정은 감시 카메라에 인공지능(AI)과 안면인식 시스템, 빅데이터 등의 첨단 IT기술, 드론(무인항공기) 등 항공감시 네트워크를 결합해 주민 감시·통제가 어려운 농촌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는 주민통제·관리 시스템이다. 쉐량공정 스트리밍(실시간 온라인 송출) 박스를 가정에 설치한 주민들은 리모컨을 눌러 TV를 통해 마을의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화면을 볼 수 있다. 휴대전화 앱으로도 내려받아 화면을 살펴볼 수 있다. 전문 보안산업 매체인 21csp닷컴은 향후 중국 전역의 3000여개현이 쉐량공정에 연결할 것으로 예상돼 영상감시업계에는 100억 위안(약 1조 7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이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안면인식 인공지능(AI) 기술과 감시 카메라를 결합해 촘촘한 네트워크망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보안회사 이스비전과 손잡고 13억 명의 전 국민 얼굴을 3초 안에 구별하는 안면인식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대조해 90% 이상의 정확도를 목표로 한다. 톈진 난카이(天津南開)대 청밍밍(程明明)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손바닥 크기 하드드라이브의 저장 용량이 10테라바이트에 이르는 상황에서 13억 국민의 안면인식 데이터도 가방 한 개에 들어갈 수 있다”며 “만약 13억 국민의 얼굴과 개인 정보 데이터가 도난당해 인터넷에 공개된다면 끔찍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는 안면인식 시스템을 이미 실생활에서 활용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점 KFC에서는 안면인식 기술로 계산하고 대학 교내나 공항 출국 통로 등에서 이 기술을 이용해 출입을 통제한다. 알리바바의 온라인결제 자회사인 마이진푸(螞蟻今服·Ant Financial) 회원은 자신의 얼굴을 촬영한 ‘셀카’로 전자페이시스템에 접속해 결제를 한다. 중국건설은행은 자동인출기(ATM)에서 안면인식 기술로 처리가 가능하도록 했고 베이징 톈탄(天壇) 공원에서는 화장실 휴지 도둑을 막으려고 이 기술을 도입해 적정량 휴지를 제공한다. 중국 도시 지역에서는 2000만대 이상의 초정밀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거미줄처럼 연결된 ‘톈왕(天網)’이라는 시스템이 운용되고 있다. 톈왕은 24시간 작동하면서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감시 카메라 중에는 특수 기능을 가진 AI가 내장돼 있다. 이 카메라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나 얼굴인증시스템 등과 통합돼 있기 때문에 촬영된 인물들 가운데 수배 중인 범죄자를 빠르게 식별해내기도 한다. 지난 1일부터는 전자태그(RFID)를 활용한 차량추적 시스템을 도입했다. 차량 앞 유리에 RFID칩을 부착하고 도로에 설치된 감지장치를 통해 식별된 정보가 공안에 실시간 전송되는 방식이다. 올 연말까지는 시범 사업으로 시행하고 내년부터 신규 차량에 RFID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공안부는 교통 혼잡도를 분석해 환경 오염을 줄이고 차를 이용한 테러 공격도 방지할 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보안 감시망을 확장하는 의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차량 혼잡도를 알기 위해서는 단순히 차량 수를 감지하는 장치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국내 안보 예산으로 1조 2400억 위안(약 209조 5600억원)을 지출했다. 정부 예산의 6.1% 수준이며 국방예산보다 20%나 많은 수준이다. 2016년 안보예산은 전년보다 17.6%나 뛰었고, 지난해 예산도 2016년보다 12.4%나 증가하는 등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안보예산은 쉐량공정을 포함해 공안과 무장경찰, 법원과 검찰, 교도소 등에서 운영비로 지출된다. 안보예산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당국이 방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감시·추적 장비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면인식 기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도 중국이 내부 통제 등을 명목으로 집중 투자를 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첸잔(前瞻)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안면인식 기술 시장은 2016년 9억 9000만위안에 그쳤지만 2021년 51억 위안, 2025년에는 250억 위안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쉐량공정이 인권 침해는 물론 반체제 인사의 동태를 감시하는 이른바 ‘빅 브라더(Big Brother)’ 사회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빅 브라더는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에 등장하는 가공의 국가 오세아니아의 최고 통치자에서 따온 용어로, 국가가 정보를 독점해 사회와 개인을 통제하는 체제를 뜻한다. 분리·독립운동이 거센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는 이슬람교도를 반정부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수만 대의 얼굴인식 카메라를 설치했다. 신장자치구 문제 권위자인 아드리안 젠즈 독일 문화신학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신장 당국은 지난해 보안 관련 예산으로 580억 위안을 쏟아부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규모는 전년보다 100%가량 늘어났고, 보건 예산의 2배에 이른다. 특히 신장자치구 등 중국 내 5개 성에서는 인민해방군과 정부기관 등 30개 이상 기관이 새들도 착각할 만큼 정교하게 제작된 비둘기 형태의 드론을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항공감시용인 비둘기 드론은 카자흐스탄과 파키스탄, 인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거나 분리·독립운동이 끊이지 않는 지역에 대한 감시·통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의 항저우 제11중에서는 수업 집중도를 감시하기 위해 30초 간격으로 안면인식 카메라로 학생들을 촬영해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비공개촬영 사진 돈벌이 소탕작전

    비공개촬영 사진 돈벌이 소탕작전

    ‘직촬’ 등 음란사이트 거래… 26명 수사 경찰, 불법 촬영 범죄수익금 몰수 추진 검찰도 유튜버 최초 촬영·유포자 영장 “출사(출장사진) 5000원, 직촬(직접촬영) 4만원.”음란물 유포 전과가 있는 김모(26·무직)씨는 비공개 촬영회 사진이 ‘돈벌이’가 될 것이라고 보고 관련 사진을 사들이거나 맞교환하는 식으로 끌어모았다. 이렇게 수집한 19만여장을 본격 판매한 것은 지난해 1월부터다. 유명 음란물 사이트에 판매 광고를 올린 뒤 구매자가 나타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팅을 통해 가격 흥정을 한 뒤 대용량 전송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을 보냈다. 일반 사진은 모델 1명당 1000장 기준으로 5000원, 화소가 좋고 희귀한 ‘직촬’ 사진은 4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한 번 팔 때마다 적게는 2만~3만원에서 많게는 40만~50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지난 25일 경찰에 적발되기 전까지 벌어들인 금액만 3570만원(225건)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안모(38·축산업)씨도 김씨처럼 비공개 촬영회 사진을 판매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불법 판매 횟수는 10건(40만원)에 그쳤지만, 안씨 집에서 발견된 비공개 촬영회 사진은 38만여장에 달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김씨와 안씨 집에서 비공개 촬영회 사진 외 아동음란물 등 음란물 영상도 발견됐다”면서 “범죄수익에 대해서도 몰수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경찰이 여성 대상 악성범죄와의 전쟁(100일간 집중단속)을 선포한 뒤 전국 곳곳에서 불법 촬영 관련 사범들이 속속 적발되고 있는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몰래카메라 촬영 및 영상 유포 범죄 등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 결과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 22일 전자파 인증 또는 적합성 검사를 받지 않은 시계형, 머그컵형 등 위장형 카메라 232대를 해외에서 들여와 온라인에서 판매한 남성을 소환 조사한 뒤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같은 날 충북경찰청은 여성 화장실, 목욕탕 몰카 영상을 판매한 이모(34·무직)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유명 유튜버 양예원씨에 대한 비공개 촬영회 성폭력 사건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양씨에 대한 노출 사진을 최초로 찍고, 유출한 혐의를 받는 최모(4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검찰도 당일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공개 촬영회를 통한 음란물 제작·유통 혐의와 관련해 스튜디오 관계자 등 26명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