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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나주 성폭력범은 정부 대책을 비웃었다

    지옥이 따로 없다. 그제 전남 나주에서 집에서 잠자던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가 납치돼 성폭행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잠을 자던 중 이불에 싸인 채 납치됐다니 말문이 막힌다. 전자발찌를 찬 40대가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 게 불과 며칠 전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잔혹한 성범죄에 국민은 신경쇠약증에 걸릴 지경이다. 어제 경찰청이 공개한 ‘2011 범죄통계’에 따르면 강간·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는 살인·강도·폭력·절도 등 다른 5대 범죄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범죄 공화국’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쯤 됐으면 국가는 성범죄와의 전쟁이라도 선포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 성범죄를 막는 전사로 나서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성범죄 대책은 여전히 ‘대책을 위한 대책’ 수준을 맴돌고 있다. 벌써 실천에 들어갔어야 할 조치들이 실효성 논란 혹은 인권의 덫에 걸려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화학적 거세(성충동 억제 약물치료)만 해도 그렇다. 현행법은 16세 미만 대상 성범죄, 재범 위험성, 성도착증 환자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만 화학적 거세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처벌 대상이 이토록 제한적이니 제대로 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그제 당정청협의회를 갖고 성범죄 대책의 하나로 화학적 거세의 적용 대상과 요건을 완화하는 데 원칙적 합의를 본 것은 다행한 일이다. 성인 대상 범죄자에게도 약물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범위와 시행 시기에는 이견이 있어 실질적인 대책이 나오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의 성범죄가 엽기적이라 할 만큼 갈 데까지 갔는데도 ‘인권침해’ 운운하며 화학적 거세 확대를 망설인다면 어느 국민이 선뜻 동의하겠는가. 피해자의 육신과 정신을 온전히 파괴하는 성폭행은 그야말로 살지무석(殺之無惜)의 반인륜범죄다. 죽음으로 다스려도 부족한, 죄질이 극악한 범죄라는 게 다수 여론이다. 피해자 보호에 앞선 가해자 인권보호 요구는 공허할 따름이다. 특히 아동 대상 성범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전자발찌, 신상공개 등 모든 성범죄 대책은 마땅히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쪽으로 모아져야 할 것이다.
  • [무서운 이웃집 아저씨들] “성적 흥분 최고조 상태서 계획대로 범행”

    집에서 잠든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범행 수법에 경험 많은 범죄 전문가들조차 경악하고 있다.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등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성적 흥분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저지른 계획범행일 가능성을 주목했다. 박지선 경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술김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범인의 진술과 달리) 계획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평소 잘 아는 여성의 어린 딸 A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범행 몇 시간 전 A양의 어머니를 PC방에서 만나 “아이들은 잘 있느냐.”고 물었던 점 등으로 볼 때 가족 구성원, 집 내부 구조, 집에 침입할 방법 등을 사전에 파악해 범행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동 성범죄자 가운데 범행 전 자신이 선호하는 연령대의 어린이를 표적 삼아 그 가족과 친분을 쌓거나 아동과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직업을 갖는 등 치밀하게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아동·청소년 성범죄자 등 흉악범 1200여명을 만난 강덕지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범죄심리과장은 범인이 피해 어린이의 집에 도착하기 전 이미 도를 넘은 흥분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범행에 몰입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담한 범행을 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그는 “보통 성범죄자들은 포르노물을 엄청나게 본다. 범행 전 성적 흥분이 극도로 고조됐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터널 앞에 서면 뻥 뚫린 구멍만 보일 뿐 주변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당정,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 확대키로

    정부와 새누리당은 30일 성범죄 근절을 위해 성폭행범에 대한 성충동 억제 약물 치료(화학적 거세)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당정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청 협의회’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과 육동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밝혔다. 그러나 당정은 약물 치료 확대 범위 등 민생 치안의 구체적인 방안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당은 성범죄 재범 가능성이 높은 모든 성범죄자에게 전면 확대할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확대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효과와 해외 사례를 검토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은 ▲16세 미만 대상 성범죄 ▲재범 위험성 ▲성도착증 환자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할 때만 약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황식 총리는 이에 대해 “성충동 약물 치료가 16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만 한정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현행법 개정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민생 치안 확보를 위한 경찰력 확대 요청에 정부는 현재 경찰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적극 대응하고 인력 재배치 및 증원 등을 통해 경찰력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당의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기 위한 양형 강화 요청에 정부는 양형 기준을 강화하는 문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은 성범죄자 신상 공개 대상을 2000년 이후로 소급 적용하고 성범죄자의 취업 제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강하게 요구했다. 정부는 전자발찌 실효성 제고와 관리 인력 확충, 폐쇄회로(CC)TV 확대, 자살 예방·긴급 복지 사업, 성폭력 피해자 지원, 취약 계층 아동·청소년 방과 후 돌봄 사업, 경찰의 우범자 첩보 수집 예산 등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육 차장은 “당정이 계속해서 논의해 온 사항”이라며 “당의 아동·여성 성범죄 근절특위와 계속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김 총리와 관계 부처 장·차관,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관계 수석 비서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회적 약자 상담 통해 묻지마 범죄 예방”

    “사회적 약자 상담 통해 묻지마 범죄 예방”

    “애초에 신호 지킬 생각이 없는 사람들인데 신호등만 늘려 놓으면 뭐합니까.” ●연쇄살인범 등 1200명 만나 연쇄살인범 등 1200여명의 범죄자를 만난 한국 범죄심리 분야의 개척자 강덕지(61)씨의 눈에 비친 요즘 우리 사회는 위태롭기 짝이 없다. 그는 국내 최고의 베테랑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로 이름을 날리다 올 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범죄심리과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나왔다. 강씨는 29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의 강력범죄 대책에 대해 “범행을 사전에 막는 것이 중요한데 요즘 대책은 온통 사후 조치뿐”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강씨는 2008년 자기가 심리분석을 했던 A(당시 29세)씨 사례를 들었다. A씨는 그해 11월 경북 상주에서 전자발찌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발찌를 찬 상태에서 성폭행을 했다가 붙잡힌 인물이다. “발찌를 차고 있으면서 왜 그랬냐고 묻자 범행을 하려고 마음먹으니까 그걸 차고 있다는 생각 자체가 안 들더라고 하더군요. 전자발찌와 같은 우범자 감시 대책은 ‘죄를 지으면 쉽게 잡히겠구나.’ 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에게 효과를 내겠지만 그렇지 않은 흉악범들에게는 먹혀들지 않지요.” 강씨는 자신이 만났던 ‘묻지마 범죄’나 성폭행 범죄자들은 대부분 심리적으로 나약한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상당수가 어린 시절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으로 인해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안은 채 열등감과 병적 피해망상에 젖어 살아온 사람들이지요. 그러다 보니 소심하고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를 괴롭힌 사람은 ‘센 놈’이어서 직접 대항하기 어려우니 결국 여성, 아동, 노인 등 사회약자에 보복하려는 심리가 발동하는 것이지요.” ●“묻지마 범죄자 상당수 열등감·피해망상” 그는 범죄를 사전에 막아내려면 그들을 치유하는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지역 주민센터에서 사회적 약자를 돕는 상담사 등이 나서 소외감에 허우적대는 사람들을 상담하면 들어주는 것만으로 증오심이 풀려 묻지마 범죄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한국형 전자발찌 모델이 필요하다/정윤기 행정안전부 정보기반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한국형 전자발찌 모델이 필요하다/정윤기 행정안전부 정보기반정책관

    성범죄자가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였고, 그중 한 명은 가정주부를 살해하기까지 했다. 온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사건들이다 보니 성범죄 대책 전반에 대한 논의는 물론 전자발찌 무용론, 전자발찌 소급·확대 적용론, 소급 적용의 위헌론, 전자발찌의 인권침해론 등 갖가지 주장과 제안들이 언론매체를 채웠다. 특히 전자발찌 확대적용론과 무용론이 눈에 띄었는데, 모순돼 보이는 두 의견에 독자들은 혼란스러울 것 같았다. 피의자 중 전자발찌를 차지 않았던 한 명에게는 전자발찌 소급·확대 적용론을, 전자발찌를 찬 채로 범죄를 저지른 다른 한 명에게는 전자발찌 무용론으로 입장이 쏠린 탓인데 두 입장을 비교정리한 언론보도는 없었던 것 같다. 서울신문은 일련의 기사를 통해 단순한 전자발찌 효과보다는 성범죄자 이웃 주민의 알 권리에서부터 전자발찌 관리대책 등 성범죄 관리정책 전반의 문제로 접근, 수준 높은 기사를 선보였다. 그러나 전자발찌 확대적용론과 무용론 사이에서는 적절한 입장을 취하지 못했고, 8월 23일 자 지면의 ‘장신구로 전락한 전자발찌’라는 기사는 형사사법체계 속에서 전자발찌가 담당하는 역할에 대한 분석 없이 결론을 내린 듯해 다소 아쉬웠다. 전자발찌가 성범죄를 막는 데에 정말로 도움 되는지 여부를 알려면 전자발찌가 형사사법체계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전자발찌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여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법원의 명령으로 행동반경이 일정구역 이내로 제한된 수많은 범죄자를 사람이 일일이 감시할 수 없기 때문에 위치추적기를 채워 대상자의 소재지를 감시하는 장치가 전자발찌이다. 정해진 구역을 벗어날 경우에 즉각 출동해서 제지하는 것은 전자발찌가 아닌 사람의 몫이다. 전자발찌는 발목에 찬 것만으로도 당사자의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 재발을 방지하는 예방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전자발찌 착용자의 심리상태에 대해서는 언론매체가 다룬 적도 있고 전자발찌 도입 이후에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14.8%에서 1.67%로 줄어들었다고 하니, 전자발찌가 소용없다고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전자발찌는 심리억제 외에도 위치추적을 통해 법집행 인력의 조기출동을 돕고 범죄자의 행동을 막을 기회도 높여줄 수 있다. 다음으로는 전자발찌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인데, 전자발찌를 적극 활용하는 미국에서는 도시계획에 의해 주거구역이 다른 구역과 잘 분리돼 있어 전자발찌 착용자의 출입제한 구역이 비교적 명확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중교통 대신 집과 사무실 바로 앞까지 승용차를 운전해 간다. 즉, 전자발찌 착용자와 마주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주거지와 상가·학교·유흥가가 혼재돼 있어 전자발찌 착용자의 출입제한 구역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대중교통 이용인구가 많고 늦은 퇴근과 야간의 모임 등으로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 밤늦게 어두운 골목길을 걷는 경우가 태반이다. 즉, 전자발찌 착용자의 행동반경 제약이나 인근 주민에 대한 경보 효과가 미국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전자발찌는 미국과는 다른 진화의 길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스마트 기기를 범죄자 몰래 터치하거나 버턴을 누르면 자동으로 경찰신고와 위치추적이 되는 행정안전부의 SOS 안심서비스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하는 다른 수단과 결합되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미국에선 전자발찌가 진화해 상습 음주자의 음주 여부도 측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형사사법체계 내에서 전자발찌가 담당할 역할이 현실에 맞게 변화했으면 한다. 전자발찌는 발달한 IT 기반시설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갖고 있으므로 이러한 장점을 이용하여 위치만 추적하는 전자발찌를 넘어 착용자의 인권침해 논쟁 여지가 적고 더 효과적이며 신규서비스도 가능한 한국형 기기와 제도가 속히 탄생하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범죄 늘어도 치안인력 줄이는 경찰

    최근 잇따라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서 경찰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민생치안의 최일선에 있는 지구대와 파출소 등의 인력증원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말로는 범죄 예방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현장 공백을 키워 온 셈이다. 28일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허경미 교수의 2001~2010년 경찰청 통계분석에 따르면 경찰공무원 인력은 2002년 9만 1592명에서 2009년 9만 9594명으로 8.7% 증가했으나 지구대와 파출소의 인력은 4만 2057명에서 4만 2582명으로 1.2% 증가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집회·시위 등에 투입되는 경비 인력은 50.5%(6737명→1만 139명)나 늘어났다. 부문별 비중도 경비 인력은 2002년 전체 경찰의 7.4%에서 2009년 10.2%로 증가한 반면 지구대·파출소 인력은 45.6%에서 42.8%로 감소했다. 허 교수는 “범죄 예방과 범죄자 검거와 같은 민생치안보다는 경비, 정보 등 비(非)범죄 대응을 경찰이 더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통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력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경찰은 인력탓을 하지만 언제까지 경찰 인력을 늘려줄 수는 없다.”며 “기존에 있는 인력과 예산을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쓰느냐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안전 취약지대에 좀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하는 등 탄력적으로 조직 운용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안전이 취약한 곳일수록 일선 경찰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외부인에 대한 감시와 추적이 상대적으로 쉽고, 민간 경비용역도 발달해 있는 부촌과 달리 경제 사정이 나쁜 다가구주택 밀집 지역이나 원룸촌 등이 성범죄 등 강력 범죄의 표적이 되기가 쉽기 때문이다. 최근 주부 성폭행 미수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역도 다가구주택이 많은 곳이었다. 2010년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김길태 사건’이나 2009년 여덟 살 난 여아를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도 낡은 주택이 밀집되고 주변에 공장지대가 있던 곳에서 일어났었다. 경찰은 이런 강력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 취약지대의 경찰력을 늘리겠다고 약속하곤 했다. 하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2009년 경기도 일대 부녀자 7명을 납치, 살해한 ‘강호순 사건’이 터진 것을 계기로 경기경찰청 관내에는 경찰서가 3곳 신설됐다. 그러나 신규증원이 아니라 다른 지방경찰청의 형사, 수사, 지구대 등 방범부서 인력 384명을 차출해 경기도에 배치했다. 전체 치안 인력의 수는 늘어나지 않은 채 경기도로 재배치하는 조치만 이루어진 셈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의경들의 빈 자리에 경찰관들이 투입되면서 경비인력 숫자가 늘어나 보이는 것”이라며 “경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파출소 등의 인력을 다른 곳에 매우는 등 돌려막기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라고 해명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檢 ‘묻지마 범죄’ 보호수용 추진

    檢 ‘묻지마 범죄’ 보호수용 추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살인이나 상해를 저지르는 범죄자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검찰 구형도 일반 범죄보다 무거워진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호수용제’ 도입도 추진된다. 대검찰청은 28일 서울 서초동 청사에서 전국 강력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묻지마 범죄’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묻지마 범죄자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일반 범죄보다 무겁게 구형하기로 했다. 범죄자의 정신감정 의뢰결과, 질환이 확인되면 법원에 치료감호를 청구하기로 했다. 또 강력 범죄자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 때에는 반드시 보호관찰·사회봉사·수강명령 등 보안처분을 내리도록 공판 활동을 강화하며 묻지마 범죄 관련 전담 부서의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검찰이 법무부에 건의키로 한 보호수용제는 7년 전 폐지됐던 보호감호제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검찰은 “보호수용제는 적용범죄를 살인, 성폭력, 방화, 흉기상해 등 특정 강력범죄로 한정하고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호감호제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호감호제가 폐지됐던 것이 과잉처벌, 이중처벌에 따른 인권침해 시비 때문이어서 인권단체 등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보호감호제는 재범 우려가 큰 범죄자를 형 집행 후에도 일정 기간 격리수용하면서 사회 적응과 복귀를 돕는다는 취지로 전두환 정권 출범 초기인 1980년 도입됐다. 특정한 죄를 거듭 저지르거나 흉포한 죄질의 범죄자는 형량 외에 별도로 7년 범위에서 보호감호를 했다. 이 때문에 ‘형량 2년에 보호감호 5년’처럼 실제 징역형보다 감호 기간이 더 긴 사례가 생겨 과잉처벌이란 비판이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관계자는 “위헌 소지가 있고 범죄 억지력도 미약한 보호수용제를 도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정부, 성폭력 범죄 대책 마련

    정부가 성폭력 범죄 근절을 위해 화학적 거세(성 충동 억제 약물치료) 확대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전날 발표한 성폭행범에 대한 약물치료 전면 확대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어 과도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27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성폭력 등 사회안전저해 범죄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대책을 마련했다. 대책안에 따르면 성범죄 우범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고위험 전자발찌 대상자를 대상으로 매달 4∼5차례의 면담을 실시하고 전자발찌 경보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담인력이 구성된다. 또 ‘위치추적법’을 개정해 전자발찌 대상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유하고, 전자발찌 대상자의 이동경로와 현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2만여명의 성폭력 우범자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해 거주지가 불분명한 우범자에 대한 소재를 확인하고, 재범 위험성을 재평가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개정해 우범자 첩보수집을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강력범죄를 조장하는 음란물에 대한 집중단속도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묻지마 범죄’를 막기 위해 범죄 유형별 동기와 범행수법 등에 대한 분석 자료를 담은 데이터베이스(DB)와 범죄자 디지털 위치정보 분석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올해 말까지 사회 부적응자와 가족들에 대한 치료를 위한 ‘범부처 중독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저소득층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생계지원 소득기준 완화 및 주거지원 기간 연장을 골자로 한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주거불명 성범죄자 추적

    경찰이 신상정보 등록 대상 성범죄자의 실거주지와 직업 등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선다. 실거주지 파악이 되지 않는 경우 따로 명단을 작성해 즉시 추적에 나서며, 성범죄 우범자도 개인별 위험성을 재평가하기로 했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27일부터 새달 14일까지 3주간에 걸쳐 등록대상 성범죄자 4500여명의 신상정보 변경 여부에 대한 현장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발생한 서울 중곡동 부녀자 살인사건과 수원 흉기난동·살인사건 피의자가 모두 성폭력 전과자였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수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는 강간, 강제추행 등 성범죄를 저지르고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은 자로, 이들은 주소와 실거주지·직업·직장 소재지·차량번호 등의 정보를 등록해야 하며 변경할 때는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현재 법원 판결로 확정된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3487명, 성인 대상 성범죄자 1022명 등으로 ‘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경찰은 점검을 통해 신상정보가 변경됐는데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성범죄 전과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처벌할 계획이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성범죄 전과자가 유치원이나 학원, 청소년 관련시설, 의료기관, 아파트 경비 등 취업 제한시설에 근무 중인 사실이 확인되면 관계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해임하고 시설주도 처벌하기로 했다. 특히 경찰은 이번 점검에서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우범자가 있을 경우 즉시 추적에 나서기로 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與,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 전면 확대 추진

    새누리당이 26일 성범죄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성폭행범에 대한 성충동 약물치료인 ‘화학적 거세’를 전면 확대하고 모든 성범죄에 대한 친고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당의 아동·여성범죄근절특위는 26일 긴급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성범죄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위는 성범죄에 대한 실효적 처벌을 확대하기 위해 우선 ‘16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만 국한된 화학적 거세를 모든 성폭력 범죄로 확대하기로 했다.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도 없애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2일 관련법이 개정돼 만 13세 미만 여아 또는 여성 장애인에 대한 강간(준강간)범과 관련해서는 이미 공소시효가 폐지된 상태다. 신상공개가 이뤄지는 성범죄자의 대상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또 성범죄자 취업 제한 제도를 강화키로 했다. 기존 ‘아동·청소년 대상 시설’에서 ‘아동·청소년의 이용이 제한되지 않은 시설’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연예기획사와 PC방 등이 추가될 수 있다. 취업 제한 시설로 지정되면 새로 채용하는 인력은 물론 기존 직원에 대해서도 성범죄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전자발찌 소급 적용 대상도 전자발찌 제도가 도입된 2008년을 기준으로 최대 3년 전인 2005년 성범죄자까지 소급 적용키로 했던 것을, 성범죄자 신상 정보 공개 제도가 도입된 2000년까지로 더 확대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수술적 거세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만큼 강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7일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며 당은 이를 토대로 오는 30일 고위당정회의를 열어 구체안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전자발찌 대상자 9명 잠적…관리 허점 또 드러나

    앞으로 미성년자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서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 범죄 예방을 위해 성범죄자의 얼굴은 최근 찍은 사진을 담도록 했으며, 신상정보 공개 대상 범죄는 카메라 촬영, 공공장소에서의 추행,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까지로 확대된다. 현재 15년 상한인 성범죄자 치료감호 기간은 완치될 때까지로 늘어나게 된다. 법무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치료감호법 개정안을 다음 달 의원입법 형식으로 국회에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가로 3.5㎝, 세로 4.5㎝로 규정된 성범죄자의 얼굴사진 규격은 식별이 쉽도록 더 키우고 새로 찍은 사진은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공개한다. 기존의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사진은 대상자가 임의로 촬영해 얼굴식별이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미성년자도 인터넷에서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성인 인증절차를 폐지할 예정이다. 이 밖에 성범죄자 주소를 지번까지 공개하고,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를 제도 최초 시행일인 지난해 4월 16일 이전에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까지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성폭력 사범 치료도 강화한다. 국내 유일의 공주 치료감호소가 오는 2014년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제2감호소 신축을 추진한다. 성범죄자는 판결 전 반드시 심리전문가 등의 검사를 받게 된다. 하지만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 관리는 여전히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전자발찌 부착 명령이 내려진 성범죄자 가운데 이미 출소해 소재가 불분명한 9명의 신원을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지명수배를 요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성범죄 전력이 2회 이상이며, 형을 마치고 출소한 상태에서 전자발찌 부착 소급적용 대상자로 분류돼 보호관찰관이 찾아갔지만 판결문에 나온 주소에 있지 않아 소재를 찾을 수 없는 등 1∼3개월 연락이 닿지 않은 경우였다. 법무부는 지명수배를 통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성들이 많이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원룸 지역이나 터미널·지하철 등 다중이용 시설에 대해 정밀 방범 진단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묻지 마 범죄는 현장에서 반드시 검거할 수 있도록 하고, 112 종합상황실을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로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테이저건(전기총) 등 경찰 장구 사용을 활성화하고 경찰관 피습 등 극한 상황에 대한 대응 태세도 점검한다. 범죄자에 대한 프로파일링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을 경비하는 경찰관에게는 가스총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비와 무관하게 주변에서 강력범죄 발생 시 112신고에 따른 경찰투입 이전이라도 즉각 투입해 범인을 제압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경비 경찰관에게는 3단봉과 호루라기 장비만 지급됐다. 가스총 구매에 필요한 예산은 1억 8000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홍인기기자kimje@seoul.co.kr
  • [전자발찌 ‘무용지물론’… 개선책 없나] “전자발찌 착용자 주민들도 알아야”

    [전자발찌 ‘무용지물론’… 개선책 없나] “전자발찌 착용자 주민들도 알아야”

    전자발찌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성폭력 범죄가 연일 불거지고 있으나 실효성 있는 정부 대책 마련은 더디기만 하다. 지금까지 정부가 논의 중인 대책으로는 보호관찰관 인력 증원, 전자발찌 부착자에 대한 신상 정보 공개 추진, 전자발찌 부착 범죄 확대 적용 등이다. 이 대책들이 실제로 도입될 경우 범죄 예방 효과를 어느 정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범죄 발생 자체를 막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전자발찌 부착자의 신상 정보를 검찰과 경찰이 공유하고 강도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전자발찌를 채우고 보호관찰관 인력을 늘린다 하더라도 24시간 일대일로 관찰하지 않는 이상 범죄 도발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위치추적법 개정 등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 주변에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관할 지역 경찰관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 대한 정보는 우편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 제공하고 있으나 전자발찌 부착자에 대해서는 알 방법이 없다. 법무부와 여성가족부가 공동 관리하는 ‘성범죄자 알리미’ 사이트에는 전자발찌 착용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경찰도 법무부에서 관리 중인 전자발찌 부착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최근 들어 공유 움직임이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서울 중곡동의 가정주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범인을 붙잡은 관할 경찰은 검거 당시 범인이 전자발찌 부착자인 줄 몰랐다는 어이없는 반응을 보였다. 피해 주부 또한 아무런 예방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봉변을 당했다. 법무부에서는 “이런 정보를 지역 주민에게 제공할 경우 당장 이사 가라고 난리가 날 것”이라면서 “보듬어 안고 사회 구성원으로 잘 살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범죄자에 대한 외출 금지 구역 지정과 외출 시간 제한 조치 대상자 확대 방안도 필요하다. 현재 이런 조치는 법원에서 개별 성범죄자에 대한 수법 조회를 통해 판단하고 있으나 대체로 성범죄를 여러 차례 저지른 경우에 해당한다. 한편 미국은 성범죄자를 크게 전자발찌와 인터넷 등 2가지 ‘그물망’으로 관리하고 있다. 죄질 등에 따라 성범죄자는 거주지와 행동 반경이 제한되고 그것은 전자발찌를 통해 감시된다. 경찰은 위성항법장치(GPS) 시스템을 통해 전자발찌의 위치를 감시하는데 정해진 구역을 벗어나거나 전자발찌를 훼손할 경우 바로 중앙 모니터 시스템에 포착된다. 물론 이것으로 성범죄 재범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 정해진 구역 안에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발찌의 허점은 ‘인터넷’으로 보완된다. ‘패밀리워치도그’(http://www.familywatchdog.us)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집 주소를 치면 근처의 성범죄자가 사는 위치가 작은 사각형 모양으로 표시된다. 클릭하면 성범죄자의 얼굴 사진과 함께 이름, 나이, 신체 특징, 범죄 전력, 심지어는 그가 사용하는 가명과 별명까지 자세히 나온다. 버지니아주 페어펙스카운티의 한 경찰관은 “이웃에 성범죄자가 사는 것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여성들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성범죄자가 이사를 가면 반드시 수일 내에 당국에 새 주소를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추가적인 처벌을 받는다. 일본의 경우 전자발찌 부착제도가 없다. 서울 홍인기기자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기고] 묻지마 범죄, 치안복지 인프라 구축해야/지영환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법학박사

    [기고] 묻지마 범죄, 치안복지 인프라 구축해야/지영환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법학박사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아르바이트 학생 성폭력, 잇단 묻지마 범죄 등이 사회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 의정부역 칼부림 사건에 이어 20일 서울 광진구에서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의 주부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21일에는 수원에서 성폭행 전과자가 또다시 성폭행을 시도하다 실패, 도주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수원의 범인은 전자발찌 부착이 청구됐으나 소급입법 시비에 따른 위헌심판제청으로 법원 결정이 보류돼 발찌를 차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의 철저한 예방 치안이 급선무다. 그러나 우범자 정보 수집을 위한 현행 형사사법체제의 개선도 필요한 실정이다. 법적 근거가 미비한 것이다. 첫째, 우범자 정보 수집상 문제점이다. 경찰은 재범률이 70%에 이르는‘성범죄 우범자 관리 대상자’를 현행 법 체제에서는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싶어도 들키지 않게 관찰해야 하는 한계를 지녔다. 인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둘째, 우범자에 대해 통신수사, 각종 사실 조회가 불가능하다. 셋째, 전자발찌 부착대상자·보호관찰 대상자와 달리 준수사항이 없어 재범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독일의 경우, ‘바덴-뷔르템베르크’의 경찰법은 범죄행위의 예방적인 척결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앞으로 범죄행위를 범하리라는 실제적인 근거가 있는 인물’에 대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국은 경찰, 보호관찰소, 교도소 등 여러 기관들이 잠재적으로 위험한 범죄자들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MAPPA(Multi-Agency Public Protection Arrangement)라는 타기관과의 효율적인 협력 체제를 공식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특히 성폭력의 경우, 범행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화학적 거세·전자발찌로는 한계가 있다. 성범죄를 근원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 예방·사후 관리방안은 쌍끌이 그물망처럼 촘촘해야 한다. 또 성범죄 및 살인 등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1026명에 대한 관리·감독 전담 인원을 대폭 늘리고 예산 확보,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등도 이뤄져야 한다. 전자발찌는 부착자 위치추적용 휴대 단말기 방전 땐 속수무책인 탓에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등 기술적 개선도 필요하다. 경찰청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개정해 우범자 대면, 정보수집 항목 등을 추가하는 동시에 800명 규모의 성폭력·강력범죄 감시·감독팀을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성폭력 우범자 등을 주 2회에 걸쳐 대면 감시·감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치안복지는 경찰 본연의 임무이지만 경찰만이 아닌 모두가 힘을 더해야 가능하다. 입법부·행정부·사법부의 지원 아래 치안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이유다. 최소한의 치안 투자를 경찰에 대한 배려나 활동에 필요한 소모성 경비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삶과 생명을 보장하는 치안복지정책으로 봐야 한다. 아울러 경찰·검찰·법무부가 우범자 정보를 교환·관리하는 등 긴밀하고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갖춰야 참혹한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또 범죄자들이 출소한 뒤에도 야수와 같은 심리가 표출돼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중 정신·심리치료 프로그램의 운영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 [전자발찌 ‘무용지물론’… 개선책 없나] ‘전자발찌 착용자’ 관리 왜 제대로 안됐나 했더니…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착용한 채 성폭행을 저지르는 사건으로 ‘전자발찌 무용론’이 떠오르는 가운데 비난의 화살이 법무부와 경찰에 쏟아지고 있다. 두 기관이 ‘전자발찌 착용자 명단’을 공유하는 문제를 두고 볼썽사나운 신경전을 벌이는 바람에 치안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양측은 뒤늦게 발찌 착용자 신상 정보 공유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미 가정주부 등 평범한 이웃이 희생당한 터라 국민적 불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3일 법무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과 검찰은 앞서 2차례 명단을 나눠 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부처 이기주의의 덫에 발목이 잡혀 무산됐다. 먼저 명단 공유를 요청한 쪽은 경찰이었다. 경찰청 여성청소년계가 2010년 3월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전자발찌 부착자 성명과 거주지 등 신상 정보를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력사건 수사 때 참고할 목적이었다. 경찰은 당시 성범죄 우범자 2만여명을 자체 관리했으나 이 가운데 누가 전자발찌 착용자인지 가려낼 길이 없었다. 하지만 경찰청에 돌아온 답은 “불가하다.”였다. 정보를 공유할 법적 근거가 없고 정보를 열람하려면 영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2년 뒤인 지난 5월 8일에는 법무부가 먼저 공유 제안을 했다. ‘특정 범죄자 전자발찌 업무 관련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경찰청에 보냈다. 이번에는 경찰이 거절했다. “전자발찌 착용자 정보를 받으면 이들의 동향을 파악해 관리, 감독을 해야 하는데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댔다.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명단을 넘겨받은 뒤 전자발찌 착용자가 재범을 저지르면 우리가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 경찰이 우범자 심층 접촉 등 뾰족한 관리 수단을 보장받지 못한 상황에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달라고 할 때는 안 주더니 오원춘 사건 등으로 성범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니 혹을 떼어 내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법무부 측은 “경찰이 명단 공유를 요청했을 때는 착용자 수가 지금은 3분의1도 되지 않았다.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거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병든 사회가 ‘묻지마 범죄’ 양산한다

    최근 불특정 대상을 겨냥한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엊그제 서울 여의도와 21일 용인과 수원 등 이달 들어 전국에서 일어난 10여건의 사건들이 모두 ‘될 대로 돼라’ 식으로 일어난 범죄들이다. 이들 범죄자들의 특징을 보면 한결같이 경쟁에서 밀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막다른 골목에 처한 이들이다. 가정·직장·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자포자기하는 심정에서 일면식도 없는 애꿎은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던 것이다. 이런 범죄가 빈발한 것은 사회 양극화와 경제난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근원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묻지마 범죄’가 단순히 은둔형 외톨이들의 개인적인 불만과 분노가 폭발한 결과로만 보기 어려운 정황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의도에서 전 회사 동료 4명을 흉기로 찌른 30대 김모씨만 해도 회사를 나온 뒤 직업을 구하지 못하자 복수심에 불탔다고 한다. 김씨가 “차라리 자살할까 하다 혼자 죽기 억울해 보복하고 싶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내용만 보더라도 사회적 실패자들의 개인적인 좌절이 사회에 대한 극도의 분노를 낳고, 이는 결국 범죄로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범죄의 유혹에 취약한 이들에 대한 주의 깊은 관심이 절실하다. 경찰청은 어제 경찰력을 최대한 투입해 치안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범죄는 강력한 처벌과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낙오되거나 도태된 이들을 사회가 보듬고 가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에서든 유사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우리 사회를 되돌아봐야 한다. 성공 지상주의, 물질 만능주의가 판치는 병든 사회는 이런 유형의 범죄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사회적 낙오자들에게도 패자 부활의 기회를 주는, 건강한 사회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장신구 전락한 ‘전자발찌’…법무부 “GPS·보호관찰 강화”

    장신구 전락한 ‘전자발찌’…법무부 “GPS·보호관찰 강화”

    지난 20일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성폭행하려다 30대 주부를 살해한 서모(42)씨는 강간 3차례를 포함해 전과 12범이었다. 그는 “잡히면 (이번에도) 교도소 들어가면 되고 안 잡히면 그만”이라고 진술했다. 전형적인 자포자기형이었다. 서씨처럼 검거를 두려워하지 않는 흉악범은 절대로 전자발찌 하나로 범죄충동을 억제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성범죄 등 전과자들이 전자발찌를 차고도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계속되면서 전자발찌 무용론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검경 신상정보 공유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전자발찌 부착은 2008년 9월 성범죄·미성년자 유괴 등을 저지른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전자발찌는 그동안 개량을 거듭해 현재는 4세대 제품이 쓰이고 있다. ‘휴대용 추적장치’와 ‘부착장치’, ‘재택감독장치’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4세대 전자발찌는 터널 등에서 위치추적(GPS)오차가 발생하는 등 성능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무부는 성능을 개선한 ‘5세대 전자발찌’를 올해 말까지 개발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5세대 전자발찌를 장착하면 터널이나 건물 지하 등에서 와이파이(Wi-Fi) 신호를 이용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전자발찌 무용론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범죄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는 목적이지 원천적으로 범행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무부도 “전자발찌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져도 그것만으로 재범을 막기는 힘들다.”고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전자발찌 부착자들을 감시할 인력도 태부족이다. 현재 전자발찌 부착자는 1026명이지만 전담 보호관찰관은 102명에 불과하다. 보호관찰관 1명이 10명을 맡는다. 법무부 관계자는 “보호관찰소 사정에 따라 전자발찌 부착자만 전담할 수 없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경찰대 행정학과 표창원 교수는 “전자발찌를 채워서 이성적 판단을 할 거라고 기대하는 것인데 성범죄자는 성적 충동을 좀체 이기지 못한다.”면서 “밀착감시를 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22일 전자발찌 대상 범죄에 기존 살인·성범죄 외에 강도죄를 추가하고, 관할 경찰서에 전자발찌 부착자의 신상정보를 제공하는 등 경찰과의 공조체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의 위치추적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 개정과 더불어 전자발찌의 성능개선, 보호관찰관 증원 등 다각도로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은지·홍인기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구멍 뚫린 성범죄대책 더 촘촘히 짜라

    성범죄 전과자들이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인까지 저지르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찬 성범죄 전과자가 가정주부를 욕보이려다 살인까지 저지르는가 하면 술을 마신 성폭력범이 성폭행에 실패해 달아나다 무고한 시민을 칼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일시적 성 충동을 이기지 못한 이들의 범행은 단란한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가정파괴형 범죄다. 우리 사회가 성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깨닫고 성범죄 재발 방지대책을 좀 더 촘촘히 세워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일 서울에서 발생한 가정주부 살인사건은 기존 성폭력 대책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방지교육까지 받은 성범죄 전과자가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변을 당한 가정주부는 아들, 딸을 유치원 버스에 태워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갔다가 미리 들어와 있던 전과 12범 서모씨의 손길을 피하려다 흉기에 찔려 희생됐다. 성폭행으로 7년 6개월을 복역하는 등 성범죄 전과만 3범인 서씨는 범행 당시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다. 더욱이 그는 출소 이후 40시간의 성폭력프로그램 교육까지 착실히 받고 범행 이틀 전에는 보호관찰관과 면담까지 가졌다고 한다. 성범죄 재범을 막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수원에서 60대 가장이 도주하던 성폭력 전과자에게 희생된 사건은 전자발찌 소급적용을 위한 법 정비의 시급성을 일깨워준다. 강간 전과 2범인 강모씨는 술을 마시고 술집 여주인을 폭행하려다 실패해 가정집으로 달아나 흉기를 휘둘렀다. 강씨는 전자발찌법이 제정되기 이전에 범죄를 저질러 전자발찌를 착용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성폭행범의 재범률이 높다는 점에서 전자발찌 소급적용을 둘러싼 위헌논란에 대한 결정이 하루빨리 내려져야 한다. 성범죄는 충동적이고 중독성이 높아 재발을 방지하는 게 쉽지는 않다. 우선은 성범죄자에 대한 기존의 대책을 재점검해 그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성범죄자를 관리하는 보호관찰관 인력을 늘리고 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경찰과 공유하는 등 공조체제도 강화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성범죄 전과자들에 대해 낙인을 찍고 족쇄를 채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재발 방지교육도 내실을 기해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 [2012 대선공약 대해부-경제분야] ① 재벌 개혁

    [2012 대선공약 대해부-경제분야] ① 재벌 개혁

    2012년 대선 공약의 경제 키워드는 여야 구분 없이 ‘좌클릭’이다. 이른바 ‘경제민주화’로 불리는 ‘약자 보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각 후보 간 선명성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다 보니 실현 가능성과 진정성에서 고개를 젓게 하는 대목도 없지 않다. 서울신문은 여야 후보들의 대선 공약 중 경제 분야를 5회에 걸쳐 집중 해부한다. 경제민주화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대상이 재벌 개혁이다. 여야 간 공방이 뜨겁다. 대한민국 재벌의 지배구조를 뿌리째 흔들 수 있는 금산 분리 주장도 나왔다. 2007년 대선의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견줘 격세지감이다. ‘표를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개혁의 대상자로 몰린 재벌은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그럼에도 지배력이 커진 재벌들에게 일정 수준의 규제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여야 후보들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 ●朴,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측은 ‘재벌 개혁’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재벌 개혁보다 ‘공정 경쟁’을 더 선호한다. 재벌의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하면서 재벌의 문제점으로 제기된 경제력 남용과 불공정 행위 등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권의 선명성 경쟁에 맞서 생명과 보험 등 제2금융권을 산업자본과 분리하는 법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박 후보가 이를 채택할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 높지 않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21일 재벌의 금융계열사 소유권을 허용하되 의결권은 제한하는 금산 분리 강화 방안을 추진키로 해 박 후보가 이를 수용할지도 관심이다. 현행 금산 분리를 대폭 강화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지난 20일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후보가 됐으니 경제민주화에 대한 종합 계획, 이른바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실천해 나가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지난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식 재벌 개혁의 내용 일부를 내놓았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 대기업의 편법 상속 제한, 재벌 총수의 집행유예 금지, 대기업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재벌의 문어발식 공격 경영을 가능하게 했던 출자총액제한제와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와 그다지 차별화된 것이 없다. 다만 순환출자(계열사 A가 B, B는 C, C는 다시 A의 지분을 소유하며 서로를 지배하는 구조)에 대해서는 기존 순환출자는 그대로 두고 신규 출자만 금지하자는 입장이다. 이 밖에 법인세 인상과 재벌세 신설 반대, 연기금 주주권 행사 중립 등 대기업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분야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박 후보는 “우리 경제는 효율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공정성의 중요성을 간과해 불균형이 심화됐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은 문자 그대로 ‘재벌 개혁’ 문재인, 손학규 등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재벌 해체까지는 아니더라도 개혁의 칼날을 휘두르겠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와 달리 출자총액제한제 부활과 순환출자 금지(유예 기간 3년)에 찬성한다. 이를 뺀다는 것은 경제민주화에 역행한다는 판단에서다. 대기업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도 기존 8%에서 4%로 낮춰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문 후보 측은 한발 더 나아가 재벌세 신설과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에도 찬성한다. 대기업의 편법 상속 제한과 법인세 인상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는 “재벌 해체는 아니다.”라면서 “재벌이 가진 글로벌 경쟁력을 살려 나가야 하지만 재벌의 지배구조나 의사결정 구조가 너무나 정의롭지 못하고 민주적이지 못한 점은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링 밖의 예비 후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저서 등에서 기업집단법을 제정해 계열사 간 내부 거래와 대기업의 편법 상속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재벌 총수로 대표되는 경제 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화와 출자총액제한제의 부활, 공정거래법 강화도 밝혔다. ●전문가들 “표 의식한 경제민주화”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재벌 개혁을 순수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재벌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과도한 요구가 없지 않으며 재벌 길들이기 의도도 엿보인다고 해석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주당의 재벌 개혁 공약은 과거에 나왔던 내용에서 강도만을 끌어올린 것 같다.”고 꼬집었고 박근혜 후보 측에 대해서는 “경제민주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것은 높게 평가하지만 진정성에 의혹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새누리당에서 나온 제2금융권의 산업자본 분리는 금산 분리의 원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표를 의식한 표퓰리즘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김효섭기자 golders@seoul.co.kr
  • 전자발찌 찬 채 성폭행 시도하다 살해

    성폭력 전과로 전자발찌를 찬 40대 남성이 또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인까지 저질렀다. 정부는 전자발찌 기능 강화책을 내놓았으나 성범죄 방지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서울광진경찰서는 성폭행을 시도하다 저항하는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서모(42·전과 12범)씨에 대해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씨는 지난 20일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중곡동의 다세대주택에 들어가 이모(37)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하려다 저항이 거세자 목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씨는 이날 오전 9시쯤 성폭행을 마음먹고 면목동 집을 나섰다. 새벽에 두 시간가량 야한 사진을 봤고 소주도 한 병 마신 상태였다. 집에 있던 과도와 청색 마스크, 청테이프를 챙겼다. 길거리에서 대상자를 물색하던 중 4살, 5살 자녀를 유치원 차량에 바래다주는 이씨가 눈에 띄었다. 50m 정도의 거리를 배웅하느라 문을 열어놓은 이씨의 집으로 몰래 들어간 서씨는 이씨가 돌아오자 머리, 얼굴, 옆구리 등을 주먹으로 20여 차례 때리며 성폭행을 시도했다. 몸싸움이 이어졌고 결국 서씨는 현관으로 달아나던 이씨의 목을 두 차례 찔렀다. 부부싸움으로 오인한 아래층 이웃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을 땐 이미 일이 벌어진 뒤였다. 이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목 부위 혈관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했다. 서씨는 왼쪽 발목에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지만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발찌를 훼손하거나 보호관찰소의 감응범위에서 이탈하는 등 착용규칙을 어겼을 경우 보호관찰소에 경보가 울리지만 집 근처에서 범행한 서씨의 이동경로에는 특이점이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강간, 강도상해 등 전과 12범인 서씨는 10대 후반 소년원 생활을 시작으로 16년간 교도소 생활을 했다. 2004년 4월에는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11월 10일 만기출소했다. 전자발찌는 그때 찼다.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제도가 도입(2010년)되기 전에 저지른 일이라 ‘성범죄자 알림e’에서는 제외됐다. 서울보호관찰소는 지난해 11월 9일부터 최근까지 약 10개월 동안 출석면담과 방문면담 등 총 52회의 면담을 통해 서씨를 지도했다. 사건 발생 이틀 전인 18일에도 서씨는 여의도동 공사현장에서 보호관찰관과 만났지만 담당자는 별 이상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 행동제약은 없었지만 서씨는 경찰 조사에서 “발찌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 이렇게 살 바에야 다시 교도소에 들어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영화 속 ‘페이스오프’ 가능한 리얼가면, 中서 논란

    영화 속 범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페이스오프’ 가면이 중국 인터넷에서 손쉽게 거래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충칭완바오 등 현지 언론의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일명 ‘인체피부가면’이라 부르는 이것은 인터넷에서 마구잡이로 판매되고 있으며, 재질 등에 따라 실제 사람 피부와 매우 유사한 것도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중인 가면의 가격은 무려 3600위안. 콧수염과 안경을 쓰고 있는 남자의 가면인데, 현지 기자가 보기에도 진짜 사람얼굴과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이트에는 착용 동영상도 첨부돼 있으며, 얼굴의 반만 덮는 가면, 연예인 가면, 일반인 가면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한 판매상은 “이 가면은 실리콘으로 만든 것으로 인체에 어떤 해도 없으며, 매장에 직접 오면 사이즈에 꼭 맞는 가면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원하는 외모가 있다면 해상도가 좋은 사진 한 장만 보내주면 된다. 신분증 등 신분확인을 위한 절차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행위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난정법대학 교수이자 충칭바이쥔법률사무소 주임인 변호사 웨이펑은 “해당 완구품이 상해를 입힐 수 있는 총기류이거나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있을 경우 판매를 금지시킬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시에는 이를 법적으로 막을 명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 완구품의 판매를 막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공공의 안전 측면에서 생각했을 때, 제조를 제한하거나 악용될 경우를 대비한 방책 등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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