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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청소년을 法파라치로부터 지키자/이호열 고려대 언론대학원 AMP 주임교수

    [열린세상] 청소년을 法파라치로부터 지키자/이호열 고려대 언론대학원 AMP 주임교수

    유니세프가 세계 29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업 스트레스 지수는 50.5%로 청소년 두 명 중 한 명 정도는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에는 새로운 유형의 스트레스가 등장한바 일부 로펌이 청소년들에게 저작권 침해에 따른 처벌을 고지하는 내용 증명이나 이메일을 보내 겁을 주고 합의금을 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2007년 11월 15일에는 실제로 학업에 몰두해야 할 전남 담양의 한 고등학생이 인터넷에서 소설을 내려받은 행위에 대한 합의금을 마련하려고 고민하다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1957년에 제정된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권리침해 구제 방법과 관련해서는 저작권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가 원칙이었으나 2006년 저작권법 개정에서 일부 저작권 침해행위가 비친고죄로 변경되면서 저작권자가 아닌 제3자, 즉 합의금을 노리는 자들의 형사고발이 남용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저작권법 제140조는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 저작물 작성 등의 방법으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경우를 비친고죄로 규정하고 있다. 종래 저작권법이 친고죄를 원칙으로 했던 것은 저작권의 인격적 성격을 고려한 측면도 있지만 대부분의 침해행위는 개인적 또는 사적 이용을 위해 일회적으로 행해진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저작권이 산업화되고 침해행위도 반복적, 조직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비친고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게 됐고, 2007년 4월에 타결된 ‘한·미 FTA 협정 제18.10조 제27항 바호’에서도 ‘고의에 의한 상업적 규모의 저작재산권 침해에 대하여는 형사 처벌과 관련하여 당사국은 권리자 기타 관계자의 고소 또는 고발 없이도 직권으로 형사절차를 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법 제140조를 친고죄로 개정하지 않는 한 본 조항은 우리의 청소년들을 포함해 수많은 저작권 이용자들을 법파라치들의 먹잇감이 되게 하는 민생 악법임을 직시해야 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3년 저작권법 위반 사건 접수는 2만 6440건으로 그중 학생에 대한 고소 건수도 1257건에 이른다고 한다. 일부 로펌들은 아르바이트생을 대거 고용해 조금이라도 침해의 의심이 있는 이용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이메일을 발송한 뒤 정해진 가격에 합의를 요구하고 합의를 하지 않을 경우 전과자로 만들겠다며 협박을 가해 폭리를 취해 왔다. 당시 알려진 합의금 가격표는 청소년 50만~80만원, 대학생 80만원, 성인 100만원 정도였다. 저작권법 제140조 비친고죄 조항은 저작권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저작물 이용자들을 예비 범죄자로 규정할 소지가 있어 형벌권의 남용을 초래하고 있다. 법파라치들과 일부 로펌들이 저작권자로부터 제대로 위임도 받지 않고, 저작권 위반 사례를 마구 뒤져 저작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청소년들을 무차별적으로 고소, 고발하겠다고 협박을 한 후 합의금을 받아 내는 장사를 해오고 있는 현실을 좌시해선 안 된다. 일반 범법 행위와 달리 저작권의 경우 권리를 침해당한 피해자는 손해배상만 받으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바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해 수사가 이루어지거나 제3자의 고발권을 인정하는 것은 저작권 제도의 의의나 저작권의 인격권적 성격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문화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저작권자가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게 하는 것이 우선이지 정부와 수사기관이 일부 로펌과 저작권자들의 합의금 장사에 이용되는 현실을 방치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피해가 매우 경미함에도 수많은 청소년을 예비 전과자로 낙인찍는 일은 없어야 한다. 중범죄는 저작권 침해 금액이 180일 이내 2500달러, 경범죄는 1000달러 이상인 경우에만 형사처벌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 당신의 아이를 범죄자가 되지 않게 하려면…

    당신의 아이를 범죄자가 되지 않게 하려면…

    폭력의 해부/에이드리언 레인 지음/이윤호 옮김/흐름출판/640쪽/2만 5000원 화성 연쇄살인사건, 유영철, 막가파…. 이 땅에서 인간의 잔혹성을 드러내는 폭력과 살인은 끊임없이 발생해 왔다. 대체 왜 어떤 사람은 범죄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을까. 새 책 ‘폭력의 해부’의 저자가 35년 연구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어떤 사람은 애초부터 범죄자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폭력과 범죄의 원인을 사회적, 환경적 요인에서 찾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유전자와 뇌에 주목한다. 범죄자들이 특정 유전자의 결함이나 정상적 작동을 멈춘 뇌 때문에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범죄와 폭력의 주요 원인이 생물학적 요인 때문이라면 치유 가능성도 한결 높아진다. 예컨대 뇌에 장애가 있는 범죄자들에게 오메가 3.1g이 든 과일 주스를 매일 마시게 했더니 공격성향이 크게 감소하더라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에 대한 저자의 서문이 인상적이다. 그는 피비린내 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국의 부모들이 두 가지 질문을 떠올릴 것이라고 했다. 첫째는 내 아이가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게 뭐냐는 것이다. 답은 쉽다. 눈을 떼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이 질문엔 더 생각해야 할 함의가 있다. 살인자가 많다고 하지만 사고는 살인보다 30배, 심장병은 130배 더 인간에게 치명적이다. 그런데도 뉴스가 되는 건 살인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잘못된 인상, 그러니까 사방에 살인자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그러니 부모들의 관심이 온통 내 아이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에만 쏠린다. 사실 더 중요한 건 두 번째 질문이다. 내 아이가 자라서 살인자가 되지 않게 하려면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다. 폭력의 예방 백신이자 해독제는 바로 좋은 부모다. 이런 고민이 선행돼야 미구에 일어날 불행한 사태도 줄어든다. 저자가 지적한 한국의 문화 가운데 하나가 스마트폰이다. 뇌에 (폭력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전자파다. 아이의 뇌는 성인보다 2배 이상 전자파를 흡수한다고 한다. 그러니 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건네기 전에 한 번쯤 이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손을 보면 범죄자의 ‘자질’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심심파적 삼아 한 번 테스트해 보시길. 먼저 오른손을 편다. 손금이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한 줄로 이어졌으면 진화가 덜 된 ‘폭력적인’ 원시인에 가깝다. 약지가 검지보다 길어도 문제다. 약지가 긴 것은 태아 시절 남성호르몬에 많이 노출된 결과인데, 이런 남성은 남을 지배하려는 경향, 공격적인 인성을 지녔다고 보고됐다. 이런 성향은 범죄자들에게 흔히 발견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수백명의 배트맨, 하늘로 간 배트맨을 추모하다

    배트맨은 홀로 세상을 떠났지만 수백 명의 또 다른 배트맨을 탄생시킨 것 같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몽고메리의 한 교회 앞에 수백여명의 추모객들이 모여들었다. 지난 16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29번가의 배트맨’ 레니 로빈슨(51)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다. 특히 이날 추모객들은 배트맨의 상징이 담긴 티셔츠, 모자, 양말 등을 저마다 입고나와 그들의 방식으로 한 영웅을 하늘로 보냈다.   작고한 로빈슨은 지난 14년 동안 배트맨 복장을 하고 어린이 병동을 돌아다니며 봉사활동하는 정체불명의 사업가였다. 아이들에게 선물한 모자, 티셔츠, 가방에 들어간 비용만 우리 돈으로 매년 3000만원 일 정도. 그의 신분이 탄로 난 것은 3년 전 배트모빌로 꾸민 승용차를 타고 봉사활동을 가다 경찰에 적발되면서다. 자동차 번호판 자리에 배트맨 로고를 붙인 것이 문제가 된 것. 이 장면이 경찰 블랙박스 카메라에 녹화돼 전국 방송을 타면서 그의 신분과 선행이 알려졌으며 미 현지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됐다. 당시 로빈슨을 단속한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 폴 보르자는 장례식에 참석해 "우리는 범죄자를 잡는 경찰이지만 이순간 만큼은 아이들일 뿐" 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로빈슨의 친부도 "너무나 훌륭한 아들이었다" 면서 "배트맨 옷을 입고 배트모빌에 탔을 때의 아들은 더이상 레니가 아닌 배트맨이었다"며 가슴 아파했다.   로빈슨은 과거 ABC방송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 바 있다. “배트맨은 초능력이 없지만 슈퍼히어로다. 우리 모두 배트맨이 될 수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교도소 맞아? 클럽, ATM, 고급 레스토랑까지...경제난 베네수엘라 ‘럭셔리 교도소’ 논란

    교도소 맞아? 클럽, ATM, 고급 레스토랑까지...경제난 베네수엘라 ‘럭셔리 교도소’ 논란

    특급 호텔이 부럽지 않은 초호화판 교도소의 존재가 확인됐다.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럭셔리 교도소는 경제난이 심화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아라구아 주에 있는 토코론 교도소다. 교도소는 최근 시설 내 클럽 '도쿄 디스코'의 리모델링을 끝내고 재개장했다. '도쿄 디스코'는 재소자가 언제든 방문해 수감생활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편의시설이다. 춤에 관심이 없는 재소자라면 동물원을 산책하거나 체육관에서 운동을 할 수도 있다. 외출 기분을 내고 싶다면 교도소에 입점(?)한 상점에서 쇼핑을 한 뒤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하면 된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생필품이 부족해 난리다. 냅킨을 구할 수 없어 지폐를 냅킵 대용으로 사용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토코론 교도소에선 외부에서 구하기 힘든 생필품까지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토코론 교도소에 가족이 있어 자주 방문한다는 한 남자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생리대, 샴푸, 기저귀, 세제 등을 교도소에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 재소자들이 쓸 돈은 있는 것일까? 교도소에는 ATM도 설치돼 있어 재소자 누구나 자유롭게 계좌에서 돈을 인출할 수 있다. 토코론 교도소에는 마약카르텔 두목 등 거물급 범죄자가 수감돼 있어 대부분 돈 걱정을 하지 않는다. 조직이 계좌에 넣어주는 돈이 넉넉해 재소자 대부분은 돈을 펑펑 쓴다. 호화판 교도소의 실상은 최근 현지 언론매체 런런이 취재해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매체는 "열악한 베네수엘라의 다른 교도소와 비교할 때 토코론의 교도소는 완전 다른 세상"이라면서 당국이 범죄세계의 거물급들과 손을 잡고 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2014년 발표된 유엔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교도소의 수용인원 초과율은 231%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교도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은 309건이었다. 사진=영상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국경넘은 도주범, SNS로 호화판 도피생활 자랑하다 쇠고랑

    국경넘은 도주범, SNS로 호화판 도피생활 자랑하다 쇠고랑

    "국경까지 넘었으니 이제 안전하겠지?" 보석상을 턴 청년이 외국으로 빠져나가 안심하고 특급 호화생활을 하다가 붙잡혔다. 조용히 숨어지냈다면 안전(?)했겠지만 병적으로 SNS에 심취한 게 실수라면 실수였다. 모로코 경찰은 최근 프랑스에서 건너간 절도사건의 용의자 나빌 이벨라티(30)를 검거했다. 모로코 태생으로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청년은 프랑스 남부 칸의 한 보석상에서 고가의 보석과 시계 등을 훔쳐 도주한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아왔다. 범행에서 청년이 챙긴 보석과 시계는 시가 170만 유로, 우리돈으로 약 22억2600만원어치. 청년은 단번에 거액을 챙겼지만 수사망이 좁혀오자 프랑스에선 마땅히 발붙힐 곳이 없었다. 청년은 결국 몰래 프랑스를 빠져나가 고향인 모로코로 넘어갔다. 프랑스경찰은 청년이 출생국인 모로코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국제수배령까지 내렸지만 행방은 묘연했다. 그런 그가 수사당국의 레이더에 잡힌 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때문이다. 청년은 모로코로 건너가 흥청망청 돈을 쓰며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그때그때 사진을 페이스북에 꾸준히 올렸다. 페이스북에 오른 사진을 보면 청년은 낙타를 타고 사막여행을 하는가 하면 특급호텔 수영장에서 여유로운 낮시간을 보내고 있다. 해산물로 가득한 만찬을 즐기고 친구들과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그때마다 청년은 사진을 올렸고 페이스북 앨범엔 호화로운 도피생활의 증거가 차곡차곡 쌓여갔다. 청년이 SNS로 여기저기 자랑하던 호화판 도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꼬리를 잡은 건 언론이었다. 페이스북에서 청년을 찾아낸 모로코와 프랑스 언론은 "프랑스에서 도망친 범죄자가 모로코에서 자유롭게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모로코 경찰은 프랑스 요청으로 숨어(?)지내던 청년을 긴급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청년에 대해 "폭력성이 높고 범죄 경력을 가진 인물이었다"며 프랑스에 신병을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100세 시대 新노년] “요즘 나이 65세면 청년… 노인 性 인식부터 바꾸자”

    대전에 사는 김모(54)씨는 한달에 한번 칠순을 훌쩍 넘긴 아버지가 직업여성과 만날 수 있게 해 준다. 아버지 친구의 힘을 빌리는 은밀한 작업(?)이다. 두 사람이 직업여성을 찾아가 성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돈을 쥐여주는 것이다. 자식의 작전이란 것을 아버지가 눈치 못 채도록 아버지 친구에게 신신당부한다. 음성적이기는 하지만 어머니가 작고한 뒤 외로워하는 아버지를 위해서다. 벌써 수년째다. 김씨는 “내가 나이 들어 가니 아버지 마음을 알겠더라”면서 “이것도 나름의 효도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노인의 성(性)이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니지만 사회는 여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성 기능이 쇠약해지지만 욕구는 그만큼 줄지 않아 성폭행 등 각종 노인 문제를 낳기도 한다. 18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에 따르면 전국 15개 시·도 성상담센터의 노인 성 상담 건수는 2012년 1477건에서 2013년 3815건, 지난해 4375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 협회 김윤영 간사는 “이성과 단절돼 외로워하는 어르신들이 많다”며 “특히 남자 노인의 상담이 훨씬 더 많은데 단체 미팅을 주선하면 부인이 있어도 나오는 어르신이 적잖다”고 말했다. 상담 내용은 ‘성관계 문제로 생긴 부부 갈등 해법’이 29.2%, ‘이성교제 방법’이 25.2%로 주를 이뤘다. ‘노년기 성 관련 신체 및 심리 변화’(23.7%), ‘성 기능 장애 및 치료법’(15.4%)도 있지만 ‘성인용품 및 보조기구 사용법’(4.3%)이나 ‘성병 및 치료법’(0.6%)도 있어 노인의 성 문제가 가볍지 않음을 보여줬다. 인천에서 혼자 사는 A(73)씨는 4년 전 여자 친구를 만났다. 유명 관광지 등을 찾아 데이트를 즐겼지만 얼마 전부터 헤어질 때마다 여자 친구가 짜증을 냈다. 은밀히 알아보니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게 화근이었다. A씨는 매달 3차례 비아그라를 먹고 관계를 맺었다. A씨는 “여자 친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하지만 사이는 한결 좋아졌다”며 웃었다. 전북 전주에 사는 B(77)씨는 몇년 전부터 장사하면서 홀로 사는 할머니와 연애 중이다. B씨는 “칠순을 갓 넘긴 처가 성관계를 거부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지만 혹 들통이 나 처와 자식들에게 상처를 주고 가정이 깨지는 일이라도 벌어질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탈출구가 막히면서 성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린이와 장애인 등 약자가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아 사회문제가 된다. 경찰청이 집계한 65세 이상 노인 성범죄자는 2010년 571명이던 게 2011년 629명, 2012년 702명, 2013년 930명, 지난해 107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성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0년 2.8%, 2011년 2.9%, 2012년 3.1%, 2013년 3.2%, 지난해 3.6%로 한번도 줄지 않았다.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대표는 “노인을 무성으로 보고 (성행위를) 망측하다거나 체면을 구기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문제다. 요즘 65세면 청년이다. 비아그라 등에도 관심이 많다”면서 “이런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대표는 “노인의 성 문제는 사회와도 연관이 깊은 만큼 남녀 노인들이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매칭 프로그램을 많이 제공하는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사설] 성추행 교사 일벌백계하되 예방지침도 마련해야

    교사 성추행 문제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는 와중에 서울의 또 다른 고등학교 교사가 여학생을 추행한 사건이 드러났다. 여학생을 수업 시간 중 강제 추행한 체육 교사는 경찰에 자수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그를 교단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문제의 교사가 성추행을 한 사실이 확인된 이상 파면이나 해임의 중징계로 일벌백계하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학교 성범죄에 관한 한 어떤 경우에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공립고 성추문 사건의 후속 대책으로 성범죄를 한 번이라도 저지른 교사는 즉각 교단에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성추행 체육 교사에 대한 중징계가 결정되면 그 제도가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된다. 딸 가진 학부모들이 “이래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겠나” 하고 걱정하는 현실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교단의 성범죄를 엄단하겠다는 당국의 적극적인 실천 의지는 다행스럽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성범죄 교사에 대한 엄벌 대책을 또 말로만 떠들고 넘어갈까 봐 학부모들은 반신반의하는 마음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교사가 자수하고 피해 학생이 선처해 주기로 했다고 엄벌의 원칙이 무너지는 일은 앞으로도 없어야 할 것이다. 교육부도 학교 성범죄 근절을 위해 문제 교사의 연금 삭감 등 여러 장치를 강구하고 있다. 당연한 움직임이지만 처벌 강도를 높여 나가는 한편으로 학내 성추행을 예방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하는 작업도 더 미룰 수가 없다. 정부가 올해 처음 만들어 일선 학교에 나눠 주었다는 ‘학교 성교육 표준안’조차 왜곡된 성 인식을 부추기는 내용이 많아 한바탕 논란을 빚은 상황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으로 학교 성범죄를 단속해 나가되 막연한 불신 때문에 교사와 학생이 서로 껄끄러워하는 분위기가 만연하지 않게 해야 한다. 어디까지가 성추행의 처벌 범주에 드는지 애매하니 학생들이 불쾌하지 않도록 수업과 지도활동을 소극적으로 하게 된다는 교육 현장의 푸념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모든 남성 교사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바라보는 감시 풍토를 조장해서는 교육의 질을 확보하기 어렵다. 엄벌보다 더 급한 것은 일이 터지기 전에 막는 것이다. 제대로 된 학교 성교육 자료와 성폭력 예방 지침을 만들고 홍보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 공무원 성범죄 엄단 共感 수위만 높인 대책엔 空感

    공무원 성범죄를 막기 위해 정부가 연일 “처벌 강화”를 내세우며 고강도 제재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공직사회 안팎에서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성범죄를 근절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처벌 수위만을 높이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많다. 특히 선량한 대다수 남성 공무원들을 마치 잠재적 성범죄자로 인식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처벌 강화는 자칫 당사자들의 성추문 은폐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근본적인 예방보다 은폐 부추길 우려 교육부는 13일 학교 성폭력 사안을 고의적으로 은폐하면 최고 파면까지 할 수 있도록 징계 양정 규칙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범죄 교원의 형이 확정되면 당연 퇴직하게 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전면 시행하는 한편, 성범죄 교원이 해임되면 연금을 삭감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일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는 기소되기 전이라도 곧바로 직위 해제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줄 것을 교육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성범죄 근절을 위해 처벌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추문 사건의 근본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처벌 수위만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박모(37) 교사는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디까지가 성추행인지 정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며 “그런 것 없이 단순히 ‘피해자의 불쾌감’이 기준이라고 하면, 정상적인 업무 활동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중학교 유모(33) 교사는 “성추문 사건의 후속조치가 마치 모든 남 교사를 예비 성추행범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내심 불쾌하다”며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 구성원들이 자발적인 학교 성범죄의 감시자가 될 수 있도록 교육을 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경찰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찰청은 이날 ‘성범죄 경찰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뿐만 아니라 성범죄 행위 우려자도 ‘사전경고 대상자’로 지정해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평소 과도한 성적 발언을 자주 하면 사전경고 대상자로 분류하는데, 일정 기간 동안 개선되지 않으면 해당 경찰관을 직권면직시키겠다는 것이다. 일선 경찰서 간부는 “성추행을 저지르는 직원은 당연히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감찰 부서의 공정성이나 균형 감각이 내부로부터 신뢰를 받는지 의문”이라면서 “남성 경찰관들에 대한 기강 잡기로도 악용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의 자발적 감시 위한 교육 필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처벌 수위만 높이다 보면 저지른 죄에 합당한 응징과 예방보단 성범죄가 은폐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의미다. 성범죄 사건 전문 이은의 변호사는 “당국이 성범죄 대책을 결정할 때 무엇이 성추행인지에 대한 고민과 그에 상응하는 징계수위 검토없이 공표부터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성범죄에 연루된 교사가 수사받는 도중 직위 해제된다면 행정소송으로 이어지고 사법 비용이 낭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이슬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성범죄를 저질러도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형을 높이는 것보단 실제로 성범죄자들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조사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랑? 미련?…범죄자 남친 위해 복권당첨금 105억 ‘펑펑’

    사랑? 미련?…범죄자 남친 위해 복권당첨금 105억 ‘펑펑’

    지난 2월, 무직인 상태로 혼자 아이를 넷이나 키우던 미혼모 여성이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뒤의 근황이 알려져 안타까움과 당혹스러움을 동시에 전하고 있다. 미국 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사는 마리 홈스(26)는 지난 2월 동네 주유소 편의점에서 복권 한 장을 우연히 샀다가 덜컥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다. 당시 그녀의 복권 당첨금은 1억 2700만 달러, 세금을 제한 뒤 8800만 달러(1033억 1200만 원)에 달했다. 당시 그녀는 뇌성마비에 걸린 아이 등 자녀 4명을 홀로 키우고 있었고,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부족해 직장까지 그만둔 상황이었다. 홈스는 “아이들에게 돈 걱정 없는 미래를 줄 수 있어서 기쁘다. 자선단체에 기부도 하고 좋은 집도 살 계획”이라며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녀의 남자친구인 라마르 맥도우 때문이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홈스가 복권에 당첨되기 이전부터 교제해온 맥도우는 인근 지역에서 소문난 범죄자였다. 그는 이미 지난 해 11월에 헤로인 판매 제조 및 운반 혐의로 이미 체포를 당한 상태였다. 그녀는 복권에 당첨된 뒤 약 한달 후인 지난 3월, 무려 300만 달러(약 35억 2000만원)의 보석금을 지급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유를 선물했다. 하지만 함께 아이를 키우며 평범한 삶을 꿈꿨던 홈스의 기대는 불과 6개월 만에 깨지고 말았다. 지난 주 맥도우가 전과로 인한 통행금지규칙 등을 어긴 것. 그는 또다시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이번에도 홈스는 ‘사랑’을 선택했다. 그녀는 지난번보다 무려 2배에 달하는 액수인 600만 달러(약 70억 4400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나서야 맥도우를 다시 위기에서 구할 수 있었다. 그녀가 복권에 당첨된 뒤 남자친구에게 쓴 돈은 무려 900만 달러, 한화로 105억 6600만원에 달한다. 현지 언론은 “아이 넷을 키우는 싱글맘이 복권 당첨금을 범죄자를 위해 쓴다는 사실을 안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그녀 탓에 중범죄자가 또 한 번 기회를 얻게 됐다며 공분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영규, 마약 취한 보이스피싱 인출책 검거 일조 “대체 어떻게?”

    임영규, 마약 취한 보이스피싱 인출책 검거 일조 “대체 어떻게?”

    임영규 임영규, 마약 취한 보이스피싱 인출책 검거 일조 “대체 어떻게?” 경찰이 탤런트 임영규(59)씨의 신고로 마약에 취해 있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원을 검거했다. 잦은 무전취식으로 경찰서 신세를 졌던 임씨는 이번에는 범죄자 검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포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활동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위반 등)로 문모(62)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문씨는 4일 오후 금천구 가산동의 한 백화점에서 보이스피싱에 사용할 목적으로 임씨의 통장을 전달받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사건 당일 “통장을 보내주면 800만원을 대출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2년 전 같은 수법에 속아 통장을 보냈다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던 임씨는 전화를 받자마자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임씨는 태연하게 대출 제안을 수락한 뒤 집 근처 지구대에 신고했다. 통장을 받으러 온 퀵서비스 기사에게도 사정을 설명하고 함께 경찰을 기다렸다. 출동한 경찰은 퀵서비스 기사로부터 금천구 가산동으로 통장을 배달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뒤를 따라갔다. 약속장소에 나온 문씨는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채곤 인근 백화점으로 달아났다. 그곳에서 갖고 있던 대포폰의 유심 칩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대포통장 체크카드를 고객대기용 소파 밑에 숨겼다. 이후 문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고 백화점 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나왔으나 기다리고 있던 경찰에게 검거됐다. 경찰은 검거 당시 문씨의 행동이 부자연스럽다는 점을 의심해 팔뚝의 주사 자국을 확인했고, 소변과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필로폰 양성반응 결과를 받았다. 경찰은 6일 문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을 검거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임씨에게 감사장과 신고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방송 뉴스 도중 여기자 성추행한 10대 논란

    생방송 뉴스 도중 여기자 성추행한 10대 논란

    캐나다 국영방송 CBC의 생방송 뉴스 도중 여기자가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캐나다 현지 언론의 10일자(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밴쿠버에서 열린 ‘스쿼미시 밸리 뮤직 페스티벌(Squamish Valley Music Festival)’에 취재차 방문한 CBC 기자 메간 배철러(Megan Batchelor)는 매우 불쾌하면서도 난처한 일을 겪었다. 리포팅 도중 한 10대 남성에게 뺨에 키스를 당한 것.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뉴스 리포팅을 하고 있는 배철러 뒤로 상의를 노출한 한 남성이 달려오더니 뺨에 키스를 하고는 달아난다. 그의 손에는 키스하는 모습을 셀카로 담으려는 듯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갑작스런 상황에도 배철러는 미소를 잃지 않으며 침착하게 리포팅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분노한 배철러는 카메라가 꺼진 후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이번 사건을 놓고 성추행 논란과 함께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경찰 조사결과 문제의 남성은 17세의 대니얼 데이비스로 알려졌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난 장난이라 생각했는데 당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장난이 아니었다”며 배철러에게 정중히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에 배철러는 “그가 직업을 잃거나 범죄자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사과를 받아들였다. 한편 검찰은 대니얼 데이비스의 처벌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사진·영상=CBC New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독해진 몰카 범죄… 처벌은 더 약해지나

    독해진 몰카 범죄… 처벌은 더 약해지나

    여성의 주요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는 ‘몰래카메라 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몰카 범죄자 처벌을 완화하는 취지의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몰카 범죄자를 일반 성범죄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헌법재판관들의 판단이지만 헌재가 몰카 범죄를 단순 경범죄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헌재는 성범죄 혐의가 확정된 사람의 신상정보를 국가가 20년간 보존, 관리하도록 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45조 1항’에 대해 재판관 7(헌법 불합치) 대 2(위헌)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했다고 11일 밝혔다. 헌법 불합치는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법 개정 때까지 그 효력을 인정하는 결정을 말한다. 법무부는 2016년 12월 31일까지 해당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성폭력 특례법에는 성범죄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를 정한 ‘등록규정’(제42조 1항)이 있고 해당 정보를 20년간 보존, 관리토록 한 ‘관리규정’(제45조 1항)이 있다. 두 법 조항은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찍거나 찍으려다 기소된 이모씨 등 5명이 “죄질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성범죄자에게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평등권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면서 헌재의 판단을 받게 됐다. 청구인인 이씨는 서울의 한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서 올라가는 여성의 치마 속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등 97회에 걸쳐 같은 범죄 행위를 반복했고 PC방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설치한 혐의가 확정됐다. 전체 성범죄에서 차지하는 몰카 범죄 비중은 2012년 10.5%에서 지난해 22.4%로 두배 넘게 불었다. 헌재는 성범죄의 재범 위험성이 범죄 종류나 등록 대상자의 특성에 따라 다른 만큼 등록 기간을 차등화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교화 가능성이 있는 소년범에게도 같은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몰카 범죄자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 포함한 이 법 등록규정에 대해서는 재판관 5(합헌) 대 2(위헌) 대 2(헌법 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번 헌재의 결정에 대해 여성·청소년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성범죄를 가볍게 취급한 보수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청소년 성폭력 상담소를 운영 중인 시민단체 ‘탁틴내일’의 이현숙 대표는 “몰카 범죄는 피해자에게 신체 위해를 직접 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범죄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피해자가 범죄 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어나고, 몰카 사진이나 동영상이 인터넷 등에 공개되면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다”고 지적했다. 김보람 여성변호사회 변호사는 “인터넷에는 몰카 사진을 공유하는 사이트들도 있고 그에 따른 범죄 피해가 심각한데 이를 타 성범죄보다 경미하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순직 경찰관 자녀들의 첫 등교, 동료들이 응원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침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테라마 초등학교 앞. 10여 명의 현지 경찰관들과 소방대원들이 피켓을 들고 나란히 서서 한 가족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들 가족이 학교에 모습을 드러내자 뜨거운 격려를 보냈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는 사연이 ABC뉴스 등 현지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감동적인 사연의 주인공은 케일리(7)와 코디 머피(5) 그리고 엄마 다니엘. 이날 첫 등교에 나선 케일리 가족은 뜻하지 않은 손님들인 경찰관과 소방관들을 맞았다. 이에 어리둥절한 꼬마 소녀 케일리는 "이 사람들 누구에요? 어떻게 아빠를 알아요?" 라고 물었고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들 모두 아빠 친구들이란다." 사연은 5년 전인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지역 경찰관이었던 아빠 트레비스는 근무 중 한 범죄자에게 총상을 입고 순직했다. 케일리가 2살, 코디가 태어난지 막 2주가 지난 때였다. 불의의 사고로 가장을 잃은 머피 가족은 큰 고통을 겪었고 옆에서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동료들은 한가지 다짐을 했다. 바로 순직한 트레비스 가족들을 돌봐주자는 것. 이날 동료들이 학교 앞에 모인 것은 바로 그 다짐을 실천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엄마 다니엘은 "아이들이 첫 등교를 하는 오늘,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나 커보인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엄마는 "5년 전 그리고 지금도 동료들은 항상 우리 가족과 함께 있다" 면서 "그들이 보여준 사랑과 지지가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성범죄 엄단” 이번에는 엄포가 아니길 바란다

    정부가 앞으로 학교 성폭력을 은폐하면 최고 파면으로 징계하고, 성폭력 교원은 즉시 직위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성범죄 파문이 연일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어제 황교안 국무총리는 ‘4대 악 근절대책 회의’를 열어 이런 방침을 발표했다. 군인과 교원, 공무원이 성폭력 범죄로 벌금형만 선고받아도 임용을 제한하거나 퇴직시키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공직자들의 성범죄가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정부의 이번 대책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 사회에서 성범죄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성범죄자는 최근 3년 새 26%나 증가했다. 군, 학교 등 가릴 것 없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공직자의 성추문이 불거지는 판이니 공무원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공직사회의 성범죄를 방치하면서 국가 기강을 세우겠다는 발상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찾는 일이나 다를 게 없다. 국무총리가 나서서 정부 합동으로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정도로 마음을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 성범죄 공직자에 대해 즉각적이고 강력한 불이익을 주는 쪽으로 법을 개정하겠다고 정부가 큰소리를 쳤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문제는 이를 실천하려는 당국과 현장의 강력한 의지다. 서울 공립 고등학교의 성추문 사건만 해도 서울시교육청은 교사의 추행을 보고받고서도 반년간 뒷짐만 지고 있었다. 성추행이라고 인지할 내용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서울시교육청의 변명은 군색하기 짝이 없다. 성범죄는 반드시 의혹의 싹부터 잘라야 한다고 인식했다면 학생들의 피해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공직자의 성범죄 중에서도 특히 학교 성범죄 척결은 한시가 더 급하다. 성범죄를 신고해도 학교장이나 일선 교육청이 축소·은폐했던 게 큰 문제였던 현실을 고려하면 은폐자를 파면시키기까지 하겠다는 방안은 실효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일련의 대책이 일과성 땜질 처방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 성범죄 교사의 이름을 공개하고 교원 자격을 영구 박탈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전국의 일선 학교에 이런 방침이 확대 적용돼야 마땅하지 않은지 교육부와 다른 교육청들은 깊이 고민해야 한다.
  • [커버스토리] 일상 훔친 드론, 너무 멀리 날았나

    [커버스토리] 일상 훔친 드론, 너무 멀리 날았나

    미국 켄터키주 힐뷰에 사는 윌리엄 메레디스(47)는 지난달 26일 일요일의 한가로움을 즐기다가 딸의 다급한 비명을 들었다. 집 뒷마당의 풀장에서 수영을 즐기던 딸은 자신의 머리 위에서 맴도는 드론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던 것이다. 메레디스는 당장 집안에 보관하던 엽총을 들고나와 뒷마당으로 향했다. 딸을 ‘훔쳐 보던’ 드론이 이웃집 마당에서 다시 자신의 집으로 침입하려 하자 그는 3발의 총탄을 발사해 드론을 격추했다. 그가 격추한 드론의 가격은 1800달러(약 210만원)였다. 메레디스는 시내에서 총기 사용을 금지한 주정부 법을 어긴 혐의로 체포됐다. 하지만 그는 “드론이 집으로 침입한 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반면 격추된 드론의 소유주 데이비드 보그스는 드론에 장착됐던 카메라로 녹화된 영상을 증거로 제출하며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메레디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영상을 보면 드론은 메레디스 집에서 수백 피트(100피트는 약 30m) 상공에 있었고, 메레디스 집 경계를 살짝 넘어갔을 때 바로 격추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레디스는 “나는 그(드론 소유주)가 내 딸을 훔쳐보려 한 건지, 뭔가를 훔치려 기회를 엿본 건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드론이 내 집을 무단침입한 것은 확실하다”고 맞받아쳤다. 이를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후끈 달아올랐다. 메레디스는 첨단 제품도 몰라보고 무식한 방법으로 타인의 재물을 망가뜨린 ‘시골뜨기 범죄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반면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오늘의 영웅은 메레디스”라며 “자신의 집 마당에 들어온 드론을 격추해 사생활과 안전을 지켜냈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이 사건은 드론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와 드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 중 어느 것을 중시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비화했다. 드론은 현재 미국에서 이용 주체와 목적에 따라 공익용, 상업용, 취미용 등 3가지로 나눠 각각 다르게 규제하고 있다. 공익과 상업 목적으로 드론을 이용할 경우 연방항공청(FAA)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취미 목적일 경우 따로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다만 FAA가 권고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 되는데 강제조항은 아니다. 상업용이 아닌 개인용이라면 드론으로 사진이나 영상 촬영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보그스는 순전히 취미 목적으로 드론을 운행하고 영상을 촬영했으며, FAA의 가이드라인도 모두 준수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드론조종사연합의 설립자인 피터 삭스는 “보그스의 드론이 찍은 영상을 보면 보그스는 법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재산권을 행사했다”며 “과도하게 괴롭히거나 엿보려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그는 타인의 토지나 건물 상공을 비행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이번 사건은 무단침입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그를 비호했다. 아직 미국 연방법에는 드론의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규정은 없지만, 법원이 드론 소유주에 유리하게 판결한 사례가 있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주의 소액재판소는 이웃집 마당 위를 날던 드론을 격추한 브렛 맥배이에게 85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 법원은 “미국 정부가 정한 관할권 내에서 날던 비행기에 발포해 방화한 사람은 벌금형에 처하거나 2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는 연방법을 적용했다. 법원은 드론을 비행기의 일종으로 간주한 것이다. 그러나 드론과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가 갈수록 발달하면서 드론에 의한 사생활 침해를 규제하는 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FAA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취미용 드론은 400피트(약 120m) 이하에서 비행해야 하지만, 이 높이에서는 고성능의 카메라를 통해 타인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테드 포 연방 하원의원(공화당·텍사스주)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 인터뷰에서 “FAA가 드론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 문제”라며 “의회가 관련 규칙을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레디스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할 연방 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아닌 일반 시민이 개인적 목적으로 드론을 이용해 타인을 감시하려 할 경우 벌금을 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드론의 사생활 침해 논란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6월 드론으로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할 때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발표했다. 이 초안은 찍힌 사람의 동의 없이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면 사생활 침해로 손해배상을 요구받거나 촬영 대상에 따라 경범죄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주거 지역에서 주택 부근의 촬영은 원칙적으로 피하고, 부득이 촬영할 경우 주택으로 카메라를 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사생활 침해가 우려가 있는 경우 사진을 삭제하거나 흐릿하게 할 것을 권고했다. 초안은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가 게재된 사진에 대해 시민으로부터 삭제 요청을 받으면 삭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범죄 보도에서 피의자의 사진을 공개하는 등 공익 목적이라면 삭제하지 않아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총무성은 이달 중 가이드라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뉴질랜드는 더욱 강력한 규제안을 내놓았다. 민간항공청(CAA)는 지난달 23일 드론 조종사가 드론이 지나가는 모든 토지 및 건물의 소유주에게 비행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새로운 드론 규제를 발표했다. 다만 드론 조종사가 CAA로부터 직접 허가를 받았을 경우 토지 및 건물 소유주에게 다시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다. 소유주 또는 CAA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 드론을 날릴 경우 최대 5000뉴질랜드달러(약 38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CAA로부터 직접 허가를 받았을 경우 야간 비행, 조종사 시야 밖 비행, 고도 120m 이상 비행이 가능해 드론을 활용하는 사람에게 좀 더 많은 유연성을 부여했다. 이 규제안은 지난 1일 시행됐다. 그러나 CAA로부터 직접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이번 규제 강화는 취미용보다는 상업용 드론 조종사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드론 조종사인 브루스 심슨은 한 뉴질랜드 인터넷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새로운 드론 규제는 개인의 취미를 범죄화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뉴질랜드의 땅을 걸어서 지나가거나 뉴질랜드의 하늘을 유인 비행기를 타고 지나갈 때 토지 및 건물 소유주의 허가 없이 지나가도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선고받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왜 드론만 허가 없이 지나가면 벌금을 내야 하는가”라며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FAA는 “무인항공시스템(드론)은 본질적으로 유인 비행기와 다르다”며 “미국의 영공이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복잡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무인항공시스템을 영공에 도입하는 일은 굉장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드론의 상업용 활용에 앞장선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달 28일 ‘드론 고속도로’ 구상을 발표했다. 하늘을 고도에 따라 3구간으로 나누고 각각 저속 드론, 고속 드론, 유인 비행기가 다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60~120m의 고속 드론 구간은 아마존이 구상 중인 상품 배송용 드론 등이 이용한다. 아마존은 자신의 물류센터에서 30분 이내 거리는 소형 드론으로 상품을 배달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의 드론 배송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5년 뒤 아마존이 45만대의 드론을 운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미 미국에서 수십만 대의 드론이 비행 중인 가운데, 드론의 기술과 제반 인프라가 발전하면 드론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다. 드론의 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사생활이 침해되고 하늘길이 엉키는 등 각종 문제가 현실화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주말 영화]

    ■브릭맨션: 통제불능 범죄구역(OCN 토요일 밤 9시) 경찰도 군대도 접근할 수 없는 범죄구역 ‘브릭맨션’에 핵폭탄이 설치된다. 48시간 안에 폭탄을 해체하지 못하면 디트로이트시 전체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 정부는 특수요원 데미안에게 브릭맨션 잠입을 지시한다.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던 잠입 작전을 위해 브릭맨션 출신의 범죄자 리노를 데미안의 파트너로 선택한다. 한편 브릭맨션을 장악하고 있는 트레민 일당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누명을 쓴 그는 인질로 잡혀 있는 애인 롤라를 구하기 위해 데미안과 손을 잡는다. 범죄자라면 치를 떠는 데미안과 정부를 믿지 못하는 리노는 사사건건 대립하지만 트레민을 잡겠다는 목적 하나로 의기투합해 결국 브릭맨션에 잠입하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폭탄 해체 임무 뒤에는 데미안과 리노가 상상치도 못한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데…. ■의형제(EBS1 일요일 밤 11시) 6년 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의문의 총격전에서 처음 만난 국가정보원 요원 한규(송강호)와 남파공작원 지원(강동원). 작전 실패의 책임을 지고 한규는 국정원에서 파면당하고 지원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북으로부터 버림받는다. 6년 후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속인 채 각자의 목적을 위해 함께하게 된다. 적인 줄만 알았던 두 남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로서 남자로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원에게 6년 전 그날처럼 북으로부터 지령이 내려오게 되고 한규와 지원은 인생을 건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된다.
  • ‘파란띠’ 전문검사 76명 활약… 승복률 높였다

    ‘파란띠’ 전문검사 76명 활약… 승복률 높였다

    수사는 생물이고, 범죄는 진화한다. 검사들이 즐겨 쓰는 이 말 속에는 날로 조직화·지능화하는 범죄에 대한 그들의 고충이 담겨 있다. 마음만 먹으면 중학생도 인터넷 속 정보를 통해 사제 폭발물을 만들고, 공무원 사칭을 넘어 실제와 똑같은 가짜 기관 홈페이지를 만들어 금융 정보를 빼낼 수 있는 시대다. 똑똑해지는 범죄에 맞서 저마다 ‘주 무기’를 갈고닦아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는 검사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대구지검으로 인사 발령이 나서 업무 파악하고 미제(未濟) 사건이 뭐가 있나 검토하는데 한숨이 턱 나오더라고요. 항공기 사고로 인명피해가 났는데 이착륙을 지시한 관제사까지 처벌할 수 있느냐를 놓고 너무 고민이 되는 겁니다. 이게 국내에서는 참고할 사례가 없고, 해외 판례는 우리와 법 체계가 달라 도움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사고 발생 3년이 지나도록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된 거죠. 사건 기록을 보는데 한 친구가 떠오르더라고요. 그 친구 아마 지금도 창원에 있을 겁니다.” 대검찰청의 고위 관계자에게 검사의 수사 전문화를 위한 노력을 묻자 과거 경험담이 돌아왔다. 그가 자신 있게 추천한 ‘특화’된 검사는 경남 창원지검에 근무 중인 이종익(43·사법연수원 35기) 검사다. 이 검사는 전국 각 검찰청에서 수사 좀 한다 하는 검사들 가운데에서도 항공기 사고 분야에서는 1인자로 꼽힌다. 이 검사는 법대 출신 일색의 검찰 조직에서 찾아보기 드문 공대 출신이다. 또 통상 대학 재학 중 또는 졸업 후 사법시험을 통해 임관한 동료 검사들과 달리 민간 기업에 근무하다 뒤늦게 사법시험에 도전, 검찰복을 입었다. ●‘링스헬기 부품 납품 비리 사건’ 등서 빛 발해 이 검사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한 뒤 국내 대형 항공사에서 3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그의 이력은 2009년 검사 임관 당시 검찰 내에서 화제였다. 이 검사의 전문성은 초임지인 부산지검 ‘링스헬기 부품 납품 비리’ 사건에서부터 빛을 발했다. 부산지검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항공기 정비 지식 등으로 무장한 정비업체 측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피고인들은 변론 과정에서 “링스헬기 등 군 장비를 일부 고장 난 부품으로 고쳤다고 하더라도 군의 성능검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법원도 어느 정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검사의 눈에는 곳곳에서 피고인들 주장의 허점이 보였다. 그는 “모든 부품에는 피로수명이 있으며 항공기 정비는 고장 난 것을 고치는 게 아니라 고장 나기 전에 고치는 것”이라며 피고인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냈다. 그 결과 피고인 6명 전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 검사는 이런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3년 검찰이 처음 도입한 ‘공인전문검사’ 제도 인증을 받았다. 인증 이후 3년간 수사에 결론을 내지 못했던 ‘2011년 울진 항공기 충돌 사고’를 맡아 해결했다. 그는 검찰 내 ‘항공기 사고 수사 매뉴얼’, ‘대형 안전사고 태스크포스(TF) 연구자료집’ 발간 등 전문성을 살린 업무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 검사처럼 저마다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공인전문검사 인증을 받은 검사는 올 상반기까지 모두 76명이다. 범죄 양상의 다양화·전문화에 따른 대응 방안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지 1년 만에 나타난 성과다. ●2013년 첫 도입… 검찰 “모든 검사의 전문화가 목표” 검찰은 2013년 11월 이 제도를 처음 시행해 올 상반기까지 ▲조세 ▲공정거래 ▲성범죄 ▲해양범죄 ▲증권·금융·보험 ▲인권 ▲선거 등 모두 176개 전문 분야 가운데 55개 분야에서 전문검사를 배출했다. 첫 인증 때 21명을 배출했고 1년이 지나는 사이 수가 2배 이상 늘었다. 공인전문검사 제도는 아직은 시행 초기 단계지만 이 제도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사의 큰 흐름과 조직 문화를 바꾸겠다는 게 검찰의 목표다. 검찰 관계자는 “특정 자리가 아닌 사건을 통한 검사 전문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런 제도를 마련하게 됐으며 궁극적으로 모든 검사의 전문화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른바 ‘승진 코스’로 선호되는 특수부·공안부·강력부 등 특정 부서 쏠림 현상을 막고 검사가 특정 자리(부서)에 연연하지 않고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또 개별 검사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쌓는다면 그만큼 범죄 대응 효과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은 고검장급을 위원장으로 하고 변호사와 부장급 검사 4명, 부부장급 검사 1명, 평검사 2명 등을 위원으로 하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연 2회에 걸쳐 전문검사 인증을 하고 있다. 전문검사는 다시 구체적인 실적이나 전문지식 등에 따라 ‘검은띠’(1급)와 ‘파란띠’(2급)로 나뉘는데, 지금은 모두 파란띠에 해당한다. 최초 인증 때 2급을 준 뒤 해당 분야 지식이나 실무경험이 일정 수준 이상 도달하면 재심사를 통해 1급으로 인증하게 된다. ●세월호 참사 땐 유학 중인 검사 호출 지난해 나라를 비탄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 때에도 전문검사가 투입됐다. 검찰은 당시 캐나다 유학 중이었던 유경필(44·33기) 검사를 급히 불러 이 대규모 해양 참사를 맡겼다. 유 검사는 선박사고·해양범죄 전문이다. 목포 해양대 석사 출신으로 한국해양대 해상보험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앞서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해군 고속정·어선 충돌 사고 등 다양한 해양 사건·사고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 캐나다에서 광주지검 목포지청으로 합류한 유 검사는 세월호의 복원력 실험을 위해 선박 무게, 선적량, 탑승 인원 등 증거자료를 수집해 한국해양연구원에 넘겼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재판에 증거로 제출됐다. 기업 비리나 증권범죄 수사에 핵심인 회계분석 전문검사도 있다. 광주지검 특수부에서 근무 중인 박성훈(43·31기) 검사는 사법시험에 앞서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던 중 사법시험 공부를 병행했고 검사로 임관된 이후 각종 수사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중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프라임저축은행 비리 사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 굿모닝시티 윤창열 회장 비리 사건 등의 회계분석은 모두 박 검사의 손을 거쳤다. 공인전문검사 인증 이후에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합류해 증권시장의 구조적·고질적 비리를 척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식의약품 관련 사건 전담 검찰청인 서울서부지검에는 숙명여대 약학대학원 독성학 과정에 이어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류동호(45·31기) 검사가 있다. 식품안전 분야 공인전문 인증을 받은 류 검사는 식품의약안전처 초대 파견검사로, 친환경 농산물 허위인증 사건, 크라운제가 식중독 웨하스 사건, 동서식품 불량 시리얼 제조 사건 등 식품안전 분야 관련 사건을 도맡아 해결했다. ●무죄율 절반으로 낮아져… 검사 전문화 성공적 안착 사건별로 전문검사 투입 효과는 재판 결과에서 드러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문검사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문검사 처리 사건의 무죄율은 1.1%로 일반 형사사건 무죄율(2.0%)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불기소처분 등에 불복한 항고율도 같은 기간 검찰 전체로는 14.0%였지만 전문검사는 5.5%에 불과했다. 검찰은 검사 전문화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판단, 검찰 수사관의 전문화도 빠르게 추진할 방침이다. 대검 관계자는 “일부 엘리트가 아닌 모든 구성원의 전문화가 검찰의 기조”라면서 “전문성 및 수사 역량을 높이기 위해 검찰 수사관의 전문화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월드피플+] 법정서 중학교 동창만난 女판사 또 지인 만나다

    [월드피플+] 법정서 중학교 동창만난 女판사 또 지인 만나다

    얼마 전 법정 내에서 범죄자가 된 중학교 동창을 만나 화제가 된 미국의 민디 글레이저 판사는 참 아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주 데이드 카운티 법정. 이날 조지아주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아론 그렌이 송환 심리를 받기 위해 재판에 출석했다. 법정의 특성상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는 그러나 글레이저 판사의 한마디로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날 글레이저 판사는 느닷없이 그렌에게 "크루즈 여행은 즐거웠냐?"는 질문을 던졌다. 또한 판사는 "나는 직장으로 돌아와서 기쁘다. 4명의 아이를 돌봐야 했기 때문에..." 라며 웃었다. 한마디로 최근 가족과 휴가 차 크루즈 여행을 했던 글레이저 판사가 같은 배 안에 있던 그렌을 한 눈에 알아본 것이다. 처음에 어리둥절하던 그렌도 곧 이같은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내가 춤추는 것 봤느냐?" 며 너스레를 떨기 시작했다. 잠시동안 판사 글레이저와 피고 그렌은 마치 오랜 친구라도 만난듯 즐거운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지만 재판은 냉정했다. 글레이저 판사는 재판을 조지아주로 넘겨버렸고 그렌이 요청한 보석도 기각했기 때문이다. 이에앞서 지난달 30일 글레이저 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중학교 동창 아서 부스(49)를 재판에서 만나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글레이저 판사는 “혹시 노틸러스 중학교에 다녔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에 부스는 “세상에...” 라는 말을 반복하고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날 글레이저 판사는 “항상 네가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했다” 면서 “우리 반에서 항상 친절하고 멋진 소년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지금 이같은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 앞으로 법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날 글레이저 판사는 아서 부스에게 부스는 보석금 4만 3000달러(약 4800만원)의 판결을 내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선거 표현자유보다 비방규제 중요”… 선관위와 의견 다른 憲裁

    인터넷 실명제 자체는 헌법에 위배되지만 선거 기간 중 한시적 적용은 가능하다는 게 30일 헌법재판소 판단의 핵심이다. 2010년 선거 관련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첫 번째 판단 당시에 비해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보다는 흑색선전·허위사실 유포 방지 등 규제가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선거 관련 인터넷 실명제는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에 ‘폐지’ 의견을 냈고, 국회에서도 법 개정이 진행 중이지만 헌재의 합헌 결정으로 일단 효력은 유지하게 됐다. 2010년 헌재는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당시 김종대·송두환 재판관은 “해당 법률 조항은 의사 표현 자체를 위축시켜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방해하며 유익한 익명 표현까지 사전적·포괄적으로 규제해 오히려 선거의 공정이라는 입법 목적 달성에 장애가 된다”고 했다. 헌재는 이날 두 번째 판단에서도 같은 결론을 냈지만 2012년 정보통신망법상 인터넷 실명제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폐기된 만큼 더 많은 반대 의견이 나왔다. 이정미·김이수·이진성·강일원 재판관은 적어도 선거 운동 기간만큼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위헌 입장을 제시했다. 정치적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핵심 기간인 선거 운동 기간에 익명 의사 표현을 불가능하게 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 선거 범죄에 대해서는 여러 제재 수단이 마련돼 있는데도 수사 편의와 선거 관리의 효율성에만 치우쳐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석 딴지일보 편집장은 이날 “우리나라 정치 현실이 자기표현을 자유롭게 해도 보복을 당하지 않을 상황이라면 실명제를 실시해도 되지만 지금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헌재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반면 다음카카오는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한 네티즌은 “헌재 결정은 앞으로도 선거 기간에 여론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근거 없는 정보 살포는 선거에서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 실명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美 수사드라마 ‘로앤오더’ 감독, 아동 음란물 배포 체포

    美 수사드라마 ‘로앤오더’ 감독, 아동 음란물 배포 체포

    국내에서도 적잖은 인기를 누린 미국의 인기 수사 드라마 로앤오더(Law & Order)시리즈 제작에 참여했던 감독이 아동 포르노 배포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30일(이하 현지시간) 드라마 및 영화감독이자 배우로도 활동하는 제이슨 알렉산더가 아동 음란물을 배포한 혐의로 29일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두 자녀를 둔 51세 제이슨 알렉산더는 로앤오더 이외에도 ‘블랙리스트’나 ‘프리즌 브레이크’ 등 여러 미국 TV시리즈 연출에 참여하는 등 21년의 오랜 경력을 지닌 감독이다. 감독은 지난 6월 파일공유 프로그램인 토런트(Torrent)를 통해 12세 소녀가 등장하는 음란물을 배포했다가 경찰의 IP 추적에 의해 이 사실을 적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의 가택을 수색한 현지 경찰은 컴퓨터에서 지워진 파일들을 복구, 6세 여아가 출연하는 또 다른 영상물을 포함 여러 포르노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에 29일 오후 체포된 감독은 보석금 1만 달러(약 1100만 원)를 지불한 상태다. 그의 재판은 11월 19일 뉴욕 주 돕스 페리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만약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7년 형이 선고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로앤오더 시리즈는 범죄자들을 검거·심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수사·법정 드라마다. 1990년에 처음 방송을 시작해 2010년 종영한 장수 시리즈이기도 하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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