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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질환·사회불만 ‘시한폭탄’… 묻지마 범죄자 대부분 취약계층

    정신질환·사회불만 ‘시한폭탄’… 묻지마 범죄자 대부분 취약계층

    아무 잘못이 없는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 흉기를 휘두르는 ‘묻지마 살인’이 17일 또 발생했다. 2008년 10월 정상진(당시 30세)에 의해 발생한 ‘서울 논현동 고시원 사건’의 복사판이다. 논현동 사건 역시 방에 불을 붙인 뒤 불을 피해 복도로 뛰쳐 나온 사람들을 흉기로 마구 찔러 6명을 숨지게 한 참사다.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형태 범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날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살해 사건 용의자 안모(42)씨는 경찰에 여러 가지 얘기를 늘어놨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아울러 범행 동기는 복합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묻지마 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거나 특별한 이유도 없이 불특정 대상을 상대로 행해지는 범죄를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러 ‘묻지마 범죄’라고 하는 것일 뿐 실제로는 거의 모두 동기가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는 뿌리를 보면 사회·정치적 불만, 상대적 박탈감, 개인관계 등 매우 복잡하다”며 “이 때문에 단기적 처방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다보니 사건이 계속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무동기 범죄 패턴을 보면 가장 많은 게 정신질환이고, 두 번째가 사회불만형”이라면서 “안씨의 경우 임금체불 때문에 아무 관련도 없는 이웃을 희생시켰다는 게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4년 내놓은 ‘묻지마 범죄자의 특성 이해 및 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사회에서의 낙오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불만과 좌절감을 키우게 되고, 사소한 계기에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범죄자 생활 수준에서 드러난다. 보고서를 보면 묻지마 범죄자 5명 중 1명은 고정된 주거가 없었다. 또 가해자 절반은 혼자 거주하고 있었고 범행 당시 직업이 없던 사람들이 전체의 7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직업이 있어도 대부분 비정규직 혹은 일용직 종사자들로 경제 취약 계층이었다. 실제 2008년 벌어진 강남 고시원 무차별 살인 사건의 가해자는 당시 실직 상태에다 빚을 지는 등 금전적 어려움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최근 수년간 생활보조금으로 근근이 지냈다. 안씨의 조현병 경력이 제기되면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안씨의 병력과 관련해 “아파서 병원 다니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냐”며 “범죄예방을 못한 국가기관과 경찰의 변명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신건강복지법 때문에 퇴원한 환자에 대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정신질환자들에 의한 범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절차 등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하거나 자기통제력이 약한 사람들이 많은 사람을 적으로 규정해 묻지마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제 정부가 묻지마 범죄 대책을 장기적 중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 1차연도 전수조사를 시작으로 관련기관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오 교수는 “범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식별할 수 없고, 식별한다 해도 사전에 조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사회통합과 소외계층 배려에 힘을 쏟는 방법뿐”이라고 조언했다. 이수정 교수는 “이 사건의 핵심은 불을 지른 뒤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해서 처벌을 감경해서는 안 되고, 정신병 증상이 있는 사람을 혼자 살도록 내버려 둬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국민들을 공포 속에 몰아 넣은 묻지마 범죄가 얼마나 많았느냐”면서 “예측할 수 있는 공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지방정부·병원·경찰이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100만원 이상 벌금형 성범죄 공무원 퇴출

    17일부터 성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은 공무원은 공직에서 퇴출된다. 공무원시험 준비생도 성범죄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3년간 임용시험을 볼 수 없게 된다. 인사혁신처는 이런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일부개정안이 시행된다고 16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공무원고충처리규정, 인사감사규정, 공무원 징계령 등 대통령령 개정안도 같은 날 시행된다. 개정안은 지난해 9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같은 해 10월 16일 공포됐다.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은 임용의 결격과 당연 퇴직 사유에 해당하는 성범죄 범위를 기존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에서 모든 유형의 성폭력 범죄로 확대했다. 벌금형의 기준은 기존 3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강화하고, 임용결격 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특히 미성년자 성범죄로 파면·해임되거나 형 또는 치료 감호를 선고받은 사람은 공직에 영구적으로 임용될 수 없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공직 내에서 성폭력과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성폭력·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으면서도 은폐하거나 묵인한 기관은 인사처가 감사를 시행해 기관명을 공개한다. 성희롱·성폭력 사건으로 가해 공무원의 징계결과가 나오면, 이를 피해자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조항도 만들었다. 인사처는 공직사회부터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성범죄 공무원에게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자는 취지에서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17일 이전에 저지른 성범죄로 재판을 받을 땐 종전 규정이 적용된다. 세종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아동 성범죄자 ‘1대1 감시’…내일부터 ‘조두순법’ 시행

    아동 성범죄자 ‘1대1 감시’…내일부터 ‘조두순법’ 시행

    앞으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범죄자는 출소 후에도 보호관찰관의 1대1 감시를 받게 된다. 재범 고위험자는 이동경로를 24시간 추적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차단하게 된다. 법무부는 16일부터 이른바 ‘조두순법’으로 불리는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고 15일 밝혔다. 조두순법에 따라 미성년자를 성폭행해 전자발찌를 착용한 범죄자는 주거지역이 제한되고 특정인에 대한 접근이 금지된다. 재범 위험성이 높은 성범죄자는 보호 관찰관이 1대1로 붙어 집중 관리한다. 보호관찰관을 지정할 지는 재범 위험성, 범죄 전력, 정신병력 등을 따져 법무부 ‘전담 보호관찰 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 법무부는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 3065명 중 우선 5명을 재범 고위험 대상자로 보고 1대1 전담 보호관찰관 지정 여부를 심의하기로 했다. 보호 관찰관은 재범 고위험자의 이동 경로를 24시간 추적하고, 아동 접촉을 시도하는지 등 행동관찰도 한다. 관찰 대상자가 음란물을 지니지 않도록 관리하고 심리치료도 돕게 된다. 관찰 대상자로 지정되면 최소 6개월간 보호관찰을 받아야 한다. 이후 심의위가 심사를 통해 해제 여부를 결정한다. 법무부는 “재범 위험이 높은 성폭력 범죄자 1명을 보호관찰관 1명이 24시간 밀착해 감독함으로써 재범이나 보복 범죄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실종 소녀, 교황청에 묻혔다

    실종 소녀, 교황청에 묻혔다

    “실종 소녀는 교황청에 암매장됐다?” 교황청이 36년 전 아무런 단서없이 감쪽같이 실종된 에마누엘라 오를란디(당시 15세)가 교황청 내부에 매장돼 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ANSA통신 등에 따르면 오를란디 가족 변호인인 라우라 스그로는 10일(현지시간) “교황청이 의혹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기로 승인했다”며 “그들이 본분을 다해 36년 전 벌어진 일의 진실을 밝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리에레델라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은 지난 달 오를란디 가족이 오를란디가 바티칸 시국에 위치한 테우토니코 묘지에 묻혀 있음을 암시하는 익명의 편지를 지난해 여름 받은 뒤 교황청에 이 서한을 전달하고 이 묘소를 열어볼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이같은 보도가 나온 뒤 해당 요청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지척에 자리한 테우토니코 묘소는 로마에 거주하는 독일어와 플랑드르어 사용자들이 주로 묻히는 곳이다. 오를란디는 1983년 로마 시내 한복판에서 음악 레슨을 받은 직후 종적을 감췄다. 교황청 직원 딸인 오를란디의 실종은 갖가지 의혹을 낳았고, 이탈리아 최악의 미제 사건 주인공으로 남아 있다. 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암살을 시도했다가 투옥된 터키 출신 용의자 석방을 이끌어내기 위한 세력에 의해 납치됐다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오를란디가 교황청 내부의 성범죄자에 의해 희생됐다거나, 그의 실종이 교황청과 마피아 사이의 검은 거래와 연관됐다는 각종 미확인 소문도 돌았다. 2012년에는 바티칸 경찰의 난교 파티를 은폐하기 위해 마피아를 사주해 저지른 일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바티칸 은행의 거액 투자 실패와 관련, 관련 내막을 알고 있는 오를란디의 아버지를 협박하기 위해 그를 납치했다가 죽이게 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로마 시내 중심가에 있는 주이탈리아 교황청 대사관 건물에서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던 중 여성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발견돼 이 뼈가 오를란디일 수도 있다는 추정이 제기됐다. 하지만 DNA 분석 결과 오를란디와 무관한 남성의 유골로 드러났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예심제도’ 만들어 거짓 조서 용인… 판결은 통과의례 불과했다

    ‘예심제도’ 만들어 거짓 조서 용인… 판결은 통과의례 불과했다

    100년 전 봄, 빼앗긴 나라를 되찾자는 염원을 담아 태극기를 든 조선인들을 일제는 무참히 탄압했다. 일제의 헌병과 경찰은 만세를 외치는 조선인들을 향해 총검을 겨눴고, 생존자들은 체포한 뒤 수사를 빌미로 가혹하게 고문했다. 그러나 조선총독부 산하에 있던 사법부는 이들을 그저 치안을 어지럽히고 혼란을 일으킨 범죄자로 규정했다. 일제의 혹독한 핍박은 판결문에서 철저히 가려졌다. 10일 국사편찬위원회 3·1운동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919년 3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일어난 만세운동은 전국 각지와 만주·연해주 등 해외 99건을 포함해 총 1692건, 참가자들은 103만 73명으로 추정된다. 기록에 드러난 것만 100만여명으로 실제 참가자는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육군성이 발간한 ‘조선 소요사건 관계서류’에는 1919년 3월 1일부터 5월 10일까지 전국에서 3·1운동에 참여했다 체포된 조선인이 2만 6812명이라고 기록됐다. 이 가운데 1만 1846명이 검사에게 송치돼 3695명은 훈계방면 조치를 받았고 9436명은 태형(8697명)과 구류(511명), 과료(228명) 등으로 즉결 처분됐다.일제는 1912년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조선태형령을 제정해 즉결 심판 대상이 되는 행위를 한 조선인들에게 태형을 실시하도록 했다. 특히 3·1운동 참가자들이 너무 많아 일제는 이들을 신속하게 처벌하기 위해 1919년 4월 15일 ‘정치에 관한 범죄처벌의 건(제령7호)’도 제정했다. 이들을 수용할 공간과 비용이 턱없이 부족해지자 비교적 혐의가 가볍다고 판단된 독립운동 참가자들은 태형으로 처벌했다. 주로 동네 주민들에게 만세운동에 참가할 것을 독려(판결문엔 ‘협박·선동’으로 표기)한 경우 태형 90대의 처벌을 받았다. 일제 사법부는 법에 정해진대로 재판을 진행했다. 3·1운동을 주도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민족대표 33인은 1920년 8월 9일 경성지방법원에서 재판의 관할권 문제로 ‘공소불수리’ 결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제는 조선인들에게만 적용한 여러 특례조항을 둬 독립운동가들을 옥죄었다. 대표적으로 예심제도가 꼽힌다. 1912년부터 조선에서 전면 실시된 예심제도는 검사의 신청으로 예심판사가 사건을 먼저 심리한 뒤 객관적으로 범죄 성립에 확신이 있을 때만 재판을 시작하도록 한 제도다. 혐의가 불분명한데도 검사가 함부로 기소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인권보호 차원의 제도였으나 일제는 이를 조선인들을 핍박하는 수단으로 변질시켰다. 예심 단계에서 검사나 사법경찰은 피의자를 무기한 붙잡아 둘 수 있었고, 이들이 작성한 조서가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로 쓰였다. 인권을 보호하려고 만든 제도를 자백을 할 때까지 가둬놓고 갖은 고문을 가해 거짓조서를 만들어 낸 도구로 활용한 셈이다. 그러면서 사법경찰권은 강화시켰고 공판 절차를 간소화해 예심제도는 더욱더 독립운동가들의 숨통을 조였다. 도면회 대전대 교수는 ‘근대 사법제도와 일제강점기 형사재판’에서 “일본 형사소송법에서는 현행범만 제한적으로 검사가 범죄 현장에서 예심 판사에게 속하는 강제처분을 하도록 했으나 조선형사령에서는 현행범의 경우 검사뿐 아니라 사법경찰도 예심 판사에 속하는 처벌을 할 수 있었고, 비현행범도 검사나 사법경찰이 ‘수사의 결과 급속한 처분을 요하는 것으로 생각할 때’ 공소 제기 전에 영장을 발부해 각종 검증 및 수색, 신문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919년 9월 남대문역 인근에서 새로운 총독으로 부임할 사이토 마코토의 마차를 향해 폭탄을 던진 강우규(60) 의사의 1920년 2월 25일 경성지방법원 판결문에서 강 의사의 공소사실을 인정한 근거는 대부분 예심 신문조서였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강 의사는 법정에서 폭탄을 갖게 된 경위 등을 자백한 것으로 판결문에 드러나 있을 뿐 그 외에는 강 의사의 폭탄을 옮겨주다가 공범으로 지목된 피고인 2명을 비롯해 거사 현장에 있던 증인 13명의 예심 신문조서로 유죄를 인정했다. 항소·상고 모두 기각돼 강 의사는 그해 11월 사형에 처해졌다. 청년외교단과 애국부인회 주도자들의 1920년 6월 29일 대구지방법원 판결문에는 당사자들의 법정 진술을 인용한 내용이 아예 없다. 2심인 그해 12월 27일 대구복심법원 판결문에서는 김마리아를 비롯한 피고인 3명의 공판정 진술만 인용됐을 뿐 여전히 1심과 같이 조서들이 핵심 근거로 쓰였다. 조서로만 판단하고 재판을 서둘러 끝낸 것으로 보인다. 수사와 예심 단계에서 작성되는 신문조서에 독립운동가들의 자백을 담기 위해 일제는 모진 고문과 가혹행위를 가했다. 김마리아 열사는 너무 심한 고문을 당해 1심 판결 선고 전인 1920년 5월 22일 병보석으로 석방되기까지 했다. 유관순 열사는 병원 치료조차 허용되지 않아 끝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김해숙X손호준 ‘크게 될 놈’ 궁금증 유발 제목 “중의적 의미”

    김해숙X손호준 ‘크게 될 놈’ 궁금증 유발 제목 “중의적 의미”

    김해숙, 손호준 주연의 감동 드라마 ‘크게 될 놈’(감독 강지은)이 눈길을 끄는 제목과 극적인 스토리의 아이러니하고 중의적인 해석을 전격 공개해 화제다. 4월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크게 될 놈’은 헛된 기대만 품고 살아온 끝에 사형수가 된 아들과 그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생애 처음 글을 배우는 까막눈 엄니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드라마. 밀도 높은 드라마로 깊은 공감과 감동을 선사할 영화 ‘크게 될 놈’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독특한 제목으로도 눈길을 끈다. 영화의 제목인 ‘크게 될 놈’은 일종의 관용어 표현으로 주로 장차 ‘성공할 인물’ 정도의 긍정적인 의미로 통용된다. 극중에서는 섬마을 이장님이 친구들과 사고를 치고 돌아온 주인공 기강에게 ‘크게 될 놈’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크게 될 놈’ 소리를 듣고 자란 기강은 후에 범죄자로 전락해 젊은 나이에 사형수가 되고 만다. 스토리라인에 따르면 제목과는 완전히 상반된 전개로 ‘크게 될 놈’이라는 제목은 반어적 표현인 것이다. 또 다른 ’크게 될 놈‘에 대한 해석은 단어가 가진 의미 그대로 육체나 정신적인 ’성장‘의 측면에서 그 앞에 생략되었을 ’어떻게‘에 대한 접근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미래에 표준 이상의 수준에 도달한다’는 기존 관용어 표현과 같은 맥락에서 ’헛된 기대에 사로 잡혀 범죄자로 크게 된다‘는 것이 스토리라인과 맞아 떨어진다. 더불어, 영화 전체의 핵심 메시지인 ’어머니의 모정‘에 초점을 맞춰 ‘사형수가 된 아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니의 애끓는 사랑을 통해 그 아들이 진실로 뉘우치고 반성하여 마음으로 크게 된다’라는 의미로도 풀이해 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제목의 영화 ’크게 될 놈‘은 관객들로 하여금 인생에 있어 진정으로 ’크게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의미를 더한다. 김해숙, 손호준 주연으로 섬마을 까막눈 엄니와 사형수가 된 아들의 애틋한 이야기를 그리며 온기 가득한 감동을 선사할 영화 ’크게 될 놈‘은 오는 4월 18일 개봉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성폭행범인 줄도 모르고 추방 저지한 승객들…피해여성 절규

    성폭행범인 줄도 모르고 추방 저지한 승객들…피해여성 절규

    지난해 10월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터키로 향할 예정이던 비행기에서 소말리아 남성 한 명이 이륙 직전 하차했다. 고국인 소말리아로 쫓겨나는 중이었던 야쿠브 아흐메드(29)는 비행기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들의 거센 항의로 추방 만은 면했다. 당시 승객들은 “영국이 난민을 강제로 추방하려 한다”며 “그가 가족들과 함께 영국에 머물 수 있도록 당장 추방을 중지하라”고 밀어붙였다. 승객들의 집단 항의가 계속되자 영국 관리들은 비행기의 안전한 이륙을 위해 아흐메드의 추방을 포기했다. 비행기에서 하차한 아흐메드는 승객들의 지지에 감사를 표했고 승객들은 “당신은 자유”라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들 중 아흐메드가 10대 소녀의 집단 성폭행에 가담해 쫓겨나는 중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아흐메드는 2007년 8월 다른 세 명의 친구들과 함께 16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했다. 당시 런던 레스터 스퀘어에서 친구들과 놀던 중 길을 잃은 소녀는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아흐메드 일행의 유인에 속아 따라갔다 변을 당했다. 아흐메드는 일행 중 한 명인 아단 모하마드의 아파트에서 아드난 바루드, 온도고 아흐메드 등 4명의 친구와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 한나(가명)는 지난 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친구들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아흐메드 일행에게 붙잡혀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한나는 거세게 반격했지만 역부족이었고 범행 중 그녀의 비명소리를 들은 이웃의 신고로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18~20세 사이의 아흐메드 일행은 DNA 증거가 나왔음에도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9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후 4년 남짓 복역 후 출소한 아흐메드에게 영국 내무부는 추방을 명령했고 2018년 10월 터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를 알 리 없는 승객들은 아흐메드가 강제로 쫓겨나는 불쌍한 난민이라 여기고 집단으로 항의했고 아흐메드는 현재 이민자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한나는 흉악한 범죄자의 추방이 무지한 승객들에 의해 무산됐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그녀는 “어떻게 강간범을 변호할 수 있는가. 수갑을 찬 채 추방되던 사람이 단순히 승객들의 항의에 다시 영국땅에 머무르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분노했다. 그녀는 “나는 오랫동안 그들의 추방을 기다려왔다. 그들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았고 이 땅에서 조금이라도 마음 편히 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던 한나는 추방이 무산되자 정신적 혼란을 겪으며 2마일 이상은 나가지도 못하게 됐고 결국 직장마저 그만두었다. 현지 언론은 정부가 아흐메드의 추방을 다시 명령했지만 아흐메드가 항소하면서 실제 집행까지 몇 달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성폭행에 가담한 다른 남성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아흐메드 일행 중 한 명이었던 모하마드는 2013년 5월 출소 후 꾸준히 소말리아의 내전 상황을 들먹이며 추방을 거부하고 있다. 2014년 7월 석방된 바루드 역시 소말리아 출신이지만 영국 국적을 취득해 추방이 불가하다. 2012년 석방된 온도고는 영국을 빠져나가 IS에 합류했다 시리아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딸과 함께 살고 있는 한나는 이제 피해자인 자신의 신변 보호를 위해 스스로 영국땅을 떠날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한나의 소식이 알려지자 영국 사회는 난민 출신 범죄자들이 세금으로 변호사비와 체류비를 충당하고 있는데 정작 피해자는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한편 허술한 추방 절차를 꼬집으며 경찰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돌보미가 내 아이 학대해도…고작 ‘자격정지 1년’

    돌보미가 내 아이 학대해도…고작 ‘자격정지 1년’

    학대 의심 정황으로는 ‘활동정지 6개월’금고 이상 실형 받아야 자격취소 가능아동학대 등 중대 범죄자 처벌 강화 필요여성가족부 아이돌봄서비스로 파견된 아이돌보미가 14개월 영아를 학대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동학대 돌보미 처벌이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법은 재판을 받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만 아이돌보미 자격취소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일 여성가족부 아이돌봄서비스에 따르면 ‘아이돌봄 지원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아이돌보미의 자격정지와 취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돌보미가 아동학대로 의심되거나 웃돈을 요구하고, 아동을 정해지지 않은 다른 돌봄 장소로 이동시키다 적발돼도 전문가 조사를 거쳐 최대 6개월의 ‘활동정지’만 내릴 수 있다. 또 아이돌보미가 부당한 요구를 하다 적발되거나 이용가정에서 동일 민원이 3회 이상 반복돼도 최대 6개월의 활동정지 조치만 가능하다. 활동정지자는 보수교육을 이수하면 서비스에 다시 참여할 수 있다. 심지어 형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행위’가 밝혀져도 다시 활동할 수 있다. ▲아이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아이를 유기하거나 기본적 보호를 소홀히 하는 행위 ▲아이 주거지 절도 등 불법행위 ▲중대 과실로 아이 또는 보호자에게 신체·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행위는 모두 1년 이내의 자격정지에 해당한다. 돌보미 자격을 취소할 수 있는 것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뿐이다. 자격정지 처분도 3회 이상 받아야 자격이 취소된다. 결국 아동학대나 절도 등의 중대 범죄행위를 해도 다시 아이돌보미로 활동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가정보육은 CCTV가 의무화된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과 비교하면 사각지대가 많고 가벼운 학대는 확인할 방법조차 없어 부모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금천구에 거주하는 한 맞벌이 부부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 아이돌봄서비스 아이돌보미의 영유아 폭행 강력처벌과 재발방안 수립을 부탁합니다”는 제목으로 아동학대를 고발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이들은 아이돌보미가 거실과 침실에서 아이를 학대하는 장면이 담긴 6분 23초 분량의 CCTV 녹화영상을 국민청원에 함께 올렸다. 영상에는 아이가 밥을 먹지 않으려고 하자 아이돌보미가 억지로 넘어트려 음식을 먹이거나, 침실에 아이를 방치는 등 여러 아동학대 정황이 담겼다. 이들은 “아이돌보미는 저희 부부와 아이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며 “6년이나 아이돌봄 선생님으로 활동을 했다는 게 무섭고 소름이 끼친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조만간 아동학대 혐의로 50대 아이돌보미 A씨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KAIST 졸업생들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박사 취소 요구

    KAIST(한국과학기술원) 졸업생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박사 수여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KAIST 동문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0여명은 1일 대전 유성구 KAIST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자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주는 건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모순”이라며 “(박 전 대통령) 명박 취소는 우리 사회 적폐 청산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가 피땀 흘려 받은 학위와 범죄자에게 거저 주어진 명예박사 학위가 어떻게 같은 비교 대상될 수 있느냐”며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학위 취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수치스러운 상황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KAIST가 명박 수여할 때를 봐도 정치적 고려 외에 어떤 근거도 없는 부당한 처사였다”고 덧붙였다. KAIST는 2008년 2월 장학사업을 통한 젊은 인재 육성 등의 공로를 들어 박 전 대통령에게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산업경영학과 졸업생 임재근씨는 “그 때도 많은 사람이 납득을 못했다”고 회고했다. 박 전 대통령 명박 철회 요구는 2016년 학부 총학생회에서도 있었다. KAIST 졸업생 등은 온라인 공론화를 통해 받은 졸업생 282명의 서명부를 토대로 명박 철회 교내·외 활동을 계속 펼칠 계획이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이 험한 세상, 초등생 언제까지 데려다 줘야하나

    [우리둘은1학년]이 험한 세상, 초등생 언제까지 데려다 줘야하나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매주 월요일 연재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딸 만큼 엄마도 배워야 할 것투성입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또래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입학한 나는 걸어서 등하교를 했다. 지도 앱으로 찾아보니 800m 남짓한 거리다. 초등학생 걸음걸이로 15~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번갈아 나타나는, 쉽지 않은 길이었다. 워킹맘이었던 우리 엄마는 입학식 하루만 동행해주었다. 입학 후 일주일 정도는 외할머니와 함께 학교에 갔다. 돌아오는 길은 혼자이거나 방향이 같은 친구들과 함께였다. 무거운 책가방이 어깨를 짓누르고, 실내화 주머니는 거치적거렸다. 때론 아무 생각 없이, 때론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고 또 걸었다. 동사무소와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슈퍼마켓, 깔딱고개에 있던 쌀집과 세탁소, 참새방앗간인 ‘은하수문방구’를 지나면 커다란 목재를 쌓아둔 규모 큰 목공소가 나왔다. 그쯤이면 학교가 보이기 시작했다.근처 대학교에서 언니 오빠들이 ‘데모’하는 날이면 매캐한 최루탄에 두 눈은 벌개지고 코를 훌쩍이며 집으로 돌아왔다. 떡볶이 한 접시, 쥐포 튀김 한 장으로 빈속을 달래고 오락실에서 오락하는 애들 구경도 빠지지 않던 추억의 하굣길이다. 첫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니 하굣길의 낭만은 사치로 느껴진다. 아이의 등하교는 내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됐다. 학교에 늦지 않게 보내고, 안전하게 집에 데려오는 일이 최우선이다. 아침 7시 알람을 맞춰놓고 늦어도 7시 20분까지는 몸을 일으킨다. 간단히 아침을 준비해 먹이고 씻기고 옷 입히고 머리를 빗긴 다음 8시 40분쯤 집을 나선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10분이다. 정규수업과 방과후학교, 돌봄교실까지 마친 딸과 오후 4시 교문 앞에서 만난다. 함께 집에 돌아온다.등하굣길에 마주치는 아이들을 눈여겨본다. 저학년 대부분은 엄마나 아빠, 조부모와 함께 있다. 수업이 끝날 땐 보호자들이 학원 가방을 들고 아이를 기다리기도 한다.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은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혼자 어디론가 향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언제쯤이면 홀로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아이 혼자 밖에 내놓기 무서운 세상이라고들 한다. 나 역시 그런 불안에 떤다. 큰 걱정은 두 가지, 교통사고와 범죄 가능성이다. 우리 집에서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가려면 4차선 도로와 8차선 대로를 한 번씩 건너야 한다. 평소 차가 많이 다니고 공사 구간까지 있어 출퇴근 시간대 매우 혼잡하다. 네거리에서 좌회전, 우회전하는 차들이 엉켜 건널목에 차들이 올라선 경우도 자주 있다. 아이들이 차에 부딪힐 가능성이 작지 않다.행정안전부가 지난해 7월 16일, 통학로 주변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7년에만 68건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81%인 55건이 길을 건너다 발생한 보행 사고였다. 시간대별로는 방과 후 집에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이동하는 오후 4~6시에 23건(34%)이 발생했다. 야외활동이 많은 6월, 개학한 시기인 3월과 8월에 사고가 집중됐다. 그해 8명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길을 건너다 숨졌는데 3학년 이하 저학년이 5명이었다. 미취학 아동이 2명, 고학년은 1명이었다. 다친 아이 60명의 약 3분의2인 39명도 저학년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어린이 교통사고를 분석한 통계도 같은 경향을 보인다.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고, 초록불이 깜빡이고 있는데 횡단보도 흰색 칸만 밟겠다고 고집하는 딸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유괴, 성범죄와 같은 강력범죄는 더욱 두렵다.2017년에 일어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은 어린이 대상 범죄에 대한 선입견을 송두리째 뒤집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그해 3월 29일, 고등학교를 자퇴한 김모양은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교 2학년 여아 A양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양은 부모에게 전화하려고 김양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김양은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으니 집 전화를 쓰라며 유인해 범행을 저질렀다. 공교롭게도 사건은 친정 근처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가해자 김양이 나와 같은 미용실에 다녔다는 얘기를 들으니 소름이 확 끼쳤다. ‘딸에게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끔찍한 상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평소 나는 딸에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엄마를 잃어버렸을 때에는 아이가 있는 여자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일렀다. 그런 사람을 찾기 어려우면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라고 했다.이 사건은 범죄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내 아이는 내가 지켜야겠다’ 마음먹은 계기도 됐다. 법무부가 2012년 제작한 ‘어린이 강력범죄 대처 매뉴얼’은 어린이에게 범죄자의 외모에 대한 편견을 심어줘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교육부 학교안전정보센터 www.schoolsafe.kr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술에 취한 사람, 얼굴을 가린 사람, 고개를 숙인 사람 등 무서운 느낌이 드는 사람이 가까이 오면 자리를 피해야 하지만 ‘나쁜 사람’은 외모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옆집에 사는 아저씨, 60대 할머니, 학원 선생님 등 누구든지 범죄자가 될 수 있음을 아이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돼 있다. 실제 아동 성범죄자 대부분이 호감형의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아동 대상 범죄도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주의가 흐트러지기 쉬운 방과 후에 주로 발생한다.검찰의 ‘2018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 일어난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총 1270건)의 51.4%가 낮 12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 발생했다. 초등학생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시간대, ‘이런 대낮에 무슨 범죄가 일어나겠어’라고 방심하는 사이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유괴 취약 시간대 역시 오후다. 2017년에 216건의 약취 유인 범죄가 발생했는데 55.6%(120건)가 13세 미만 아동 대상 유괴였고, 이중 48.6%가 낮 12시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났다. 피해자의 40.8%가 남자아이, 59.2%가 여자아이였다. 강력범죄 대처 매뉴얼을 보면 아이에게 주지시켜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아저씨가 물어보는 것만 대답해주면 선물 줄게.”“너 아기 때 봤었는데 아줌마 기억 안 나? 안 그래도 너희 집 찾고 있었는데 같이 가자.”“너 참 똑똑해 보인다. 드라마 쓰려고 하는데 네 얘기 좀 들려줄래?”“너 때문에 내 차 백미러가 부서졌어. 너희 집이랑 전화번호 알아야 하니 차에 타.” 모두 실제 아동 범죄자가 사용한 말이다. 도움을 요청하거나, 친절하게 아는 척 접근하거나, 선물을 주거나, 위협하는 등 다양한 범죄 유형을 아이에게 일러주고 조심시켜야 한다는 뜻이다.교통사고나 강력범죄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함께 통학하는 것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결론이다. 모든 유형의 범죄를 아이에게 학습시키기도 어렵고, 그런 상황에서 딸 아이가 침착하게 대처하리란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이가 고학년이 될 때까지는,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은 살펴주고 싶다. 솔직히 다시 회사에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고민은 항상 여기에서 막히고 만다. ‘복직하면 어쩌지?’ 최근 며칠 학교 가는 길에 딸은 같은 반 여자친구를 만났다. 집을 나설 때에는 학교 앞까지 같이 가자던 녀석은 엄마를 내팽개치고 친구 손을 잡고 앞서 걸었다. 그만 따라오라는 듯이 “엄마, 나 갈게~” 하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갔다. 심경이 복잡해졌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 모습이 장하고 대견하면서도, 곧 품에서 내놓아야 하나 서운하면서 걱정이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곧 혼자서도 잘 할 텐데… 엄마는 여전히 걱정을 내려놓지 못한다. 험한 뉴스를 너무 많이 접해서일까, 초보엄마라서일까.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 주 주제는 “방과후학교 수강신청 전쟁”입니다.
  • 윤지오 “만우절 빙자 악플 죗값 물을 것” 강경대응

    윤지오 “만우절 빙자 악플 죗값 물을 것” 강경대응

    장자연 리스트 사건 증인으로 나선 배우 윤지오가 만우절을 빙자한 루모 유포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지오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식으로 만우절을 빙자해서 저를 우롱하는것도 모자라 가족까지 언급하는 비상식적이고 몰상식한 자들을 반드시 처벌할 것이고 죗값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며 “선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범죄자들은 벌금형부터 실형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씨는 “방송 중 만우절이라서 제가 혹여 죽었다거나 ‘자살’이라는 악플을 다는 분이나 게시글을 올리는 사람을 믿지 말아달라”며 “PDF 파일로 악플(악성 댓글)을 캡쳐해서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부탁드리는 도중 ‘아버지가 사주를 봤고 통화 녹음이 한 유튜브 방송에 게시됐다’는 내용을 직접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것은 제 아버지가 맞고 아니고를 떠나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 맞다 해도 개인 사생활 침해이고 아니면 명예훼손과 모욕죄”라며 “사주풀이 하신다면 그쪽이 치뤄야할 처벌도 다 예측했겠다. 신고한다고 하니 자진 삭제했나본데 기록에 다 남았고 방송으로 음성 다 송출됐고 자료도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대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며 “저를 모욕하고 비난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제 가족까지 판다”고 토로했다. 한편 윤씨는 최근 신변 위협을 호소해 경찰이 그의 숙소를 옮기도록 긴급 조처했다. 윤씨는 경찰에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으나 비상호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지난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런 내용을 담은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으며 20만 명 넘는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30일간 20만 명 이상 동의)을 충족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세계 지하경제 확장 탓… 100달러 지폐가 ‘1달러’를 밀어낸다

    [특파원 생생리포트] 세계 지하경제 확장 탓… 100달러 지폐가 ‘1달러’를 밀어낸다

    물가 상승도 원인… 고액권 수요 늘어 ‘100弗’ 유통 2010년 이후 年 1억장 급증 2017년 4억장 첫 추월… ‘1弗’과 격차↑ WP “100弗 지폐 발행 중지해야” 주장‘미국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지폐는 1달러다.’ 이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정답’이었지만 2017년부터 ‘오답’이다. 100달러 지폐 유통이 급격하게 늘면서 미국의 가장 작은 단위 화폐인 1달러보다 더 많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 이후 해마다 8000만~1억장씩 100달러 지폐의 유통이 급격하게 늘었다. 1997년 1달러 지폐 유통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던 100달러 지폐의 인기가 급격히 치솟고 있다. 워싱턴의 한 금융전문가는 29일(현지시간) 서울신문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조사에 따르면 100달러 지폐는 125억장(2017년 12월 기준), 1달러는 121억장이 유통 중”이라면서 “1997년 1달러가 67억장, 100달러가 29억장 유통되던 것이 10년 만인 2017년에 처음으로 역전된 후 100달러 지폐 유통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2018년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100달러와 1달러 유통량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 100弗짜리 80%가 해외서 유통 추정 이처럼 100달러 지폐의 유통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은 물가상승과 연관이 있다. 상품 가격이 올라가면서 20달러와 50달러뿐 아니라 1달러 등의 사용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범죄·탈세와 연관된 세계 지하경제의 확장 때문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범죄자들이 수익금을 현금으로 찾거나 돈세탁을 하는 데에 100달러 지폐가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100달러 발행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WP는 100달러 지폐 대부분이 미국 바깥 즉 해외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준은 재무부가 발행한 120억 달러(약 13조 6000억원)에 달하는 100달러 지폐 중 80%가 해외에 있다고 추정했다. 이처럼 범죄조직이 100달러와 같은 고액권을 선호하는 이유는 거래 기록이 남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운반이 쉽기 때문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범죄 집단들이 계좌 추적을 피해 범죄 수익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다른 나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 내 마약조직은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서 소액권 달러를 100달러로 바꿔 부지런히 해외로 빼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세탁 규제 강화에 범죄자 현금 수요 늘어 WP는 또 범죄로 얻은 돈을 정당하게 얻은 돈인 것처럼 탈바꿈해 자금 출처를 어렵게 하는 이른바 ‘돈세탁’ 행위에 대해 은행들이 규제를 강화하자 범죄자들이 더욱 현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 국가들이 최근 500유로(약 64만원) 지폐 발행을 중단하기로 한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유럽에서는 500유로 지폐가 테러조직의 테러 자금 지원이나 돈세탁에 악용된다는 소문 때문에 한때 ‘빈라덴 수표’로 불리기도 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WP에 “고액권은 세금을 회피하거나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위한 부의 저장고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100달러 지폐의 발행 중지를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조두순 24시간 감시할 전자발찌… 80가지 징후로 성범죄 사전대응

    조두순 24시간 감시할 전자발찌… 80가지 징후로 성범죄 사전대응

    성범죄자 범행 전 유사패턴 반복 포착 과거전력 분석 도입… 위험징후 ‘경고’ 오늘부터 CCTV로 현장 실시간 확인 재범 가능성 높아지면 집중 보호관찰 AI 개발 ‘허수경보’ 줄이고 업무 경감지난해 말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오는 2020년에 출소한다는 소식에 청와대 게시판은 ‘조두순의 출소를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으로 도배됐다. 조두순은 출소 이후에도 7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해 24시간 전자감독을 받아야 하지만,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도 ‘사후 대응’밖에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작용한 탓이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정부는 지난 2월 전자발찌 착용자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범죄 징후 예측 시스템’을 새로이 도입했다. 시행 11년째를 맞이하는 전자감독제도(전자발찌)는 이번 개선을 통해 ‘사전 대응’이 쉽지 않다는 비판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법무부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를 방문해 조두순을 감시하게 될 전자발찌 제도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직접 살펴봤다.●3등급으로 관리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 “띠리링. 띠리링. 띠리링.” 지난 4일 기자가 찾은 중앙관제센터 2층 관제실은 쉴 틈 없이 분주했다. 거대한 중앙관제 화면과 함께 4교대로 근무하는 5명의 관제직원들이 분주히 준수사항 위반 경보를 확인하고 있었다. 한 관제직원이 다급히 수화기를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출입금지구역에 진입한 전자발찌 착용자에게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고 퇴거 지시를 내리기 위해서다. 출입금지구역은 일반적으로 초·중·고, 유치원, 어린이집 등이며, 법원에서 범죄와 연관성 있는 장소도 추가 설정할 수 있다. 만일 전자발찌 훼손 등 긴급 상황에서 착용자와의 통화 연결이 되지 않을 경우, 관제직원은 즉시 지역 보호관찰소와 관할 경찰에 연락해 현장 출동을 요청해야 한다. 그 와중에도 경보음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이들이 관리해야 하는 착용자는 대전 관제센터와 합쳐서 3115명. 하루에 울리는 경보는 평균 1만건이 넘는다. 여기에 법무부가 새로 도입한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었다. 경보 대상자들의 명단이 표시되는 알림판에는 착용자 각각의 재범 가능성에 따라 예측시스템이 분류한 ‘일반’, ‘주의’, ‘고위험’ 등급이 표시됐다. 등급은 판결문, 보호관찰 상황, 위치 추적 시스템으로부터 뽑아낸 자료를 토대로 범죄수법, 이동경로, 정서상태, 생활환경 변화 등 80여 가지 요인에 점수를 매겨 ‘재범 가능성이 얼마나 큰가’를 수치화시킨 것이다. 착용자의 현재 상태에 따라 등급은 실시간으로 변화된다. 문서에서 특정 정보를 뽑아내는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통해 실시간으로 면담 기록에서 위험 징후를 파악해내기도 한다. 관제직원은 점수가 높은 착용자일수록 우선순위에 두고 주의 깊게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이동경로 분석은 착용자의 평소 생활패턴을 ‘빅데이터’로 관리하며 이상 징후를 보일 경우 경고해주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관제직원이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된 한 착용자의 생활패턴을 조회하자 평소 주야간 생활패턴과 함께 최근 갑자기 드나들기 시작한 장소가 나타났다. 출입금지구역은 아니지만, 착용자가 생활패턴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보이자 예측시스템이 자동으로 인식한 것이다. 관제센터 관계자는 “성범죄자는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유사 패턴을 계속 반복하는 특성을 보인다”면서 “예를 들어 공원에 아동을 유인해 성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경우, 재범도 공원에서 저지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원 자체가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진 않지만, 갑자기 공원 방문 횟수가 늘어난다면 과거 범죄전력, 생활패턴 변화 등을 감안해 점수가 올라가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될 것”이라면서 “당장 위반 사실이 없더라도 면담 횟수를 늘리는 등 집중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발찌 11년… 재범률 감소 효과 톡톡 2006년 용산 초등학생 성폭행 살인사건, 2007년 안양 초등학생 납치살인사건, 2008년 안산 초등학생 납치 강간사건까지. 2008년 우리나라에 전자발찌 제도가 도입될 당시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사건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전자발찌 제도는 형량을 채워 출소한 이후에도 재범 위험성이 높은 특정 범죄자의 신체에 전자발찌를 부착해 24시간 대상의 위치, 이동경로, 상태를 파악한다. 정부는 보호관찰관의 밀착 지도·감독을 통해 재범을 억제하고 있다. 이미 미국(1983년), 캐나다(1987년), 영국(1989년) 등 해외에선 일찍이 전자발찌 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강력범에 대한 재범 방지 목적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부분 경범죄자에 대한 자택구금 목적이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도입 초기엔 오히려 강력범에게 전자발찌를 채우지 않고, 대신 교도소 과밀 수용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수용자들을 전자발찌 착용 대가로 가석방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캘리포니아주 등에선 우리나라와 같이 재범 방지를 위해 성범죄자에 대해 전자발찌를 부착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30여개 국가가 전자발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전자발찌 제도의 목표가 ‘재범 방지’로 수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발찌의 효과는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전인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성폭력 범죄 재범률은 평균 14.1%에 달했지만, 제도 시행 이후 성폭력 범죄 전력이 있는 착용자의 재범률은 7분의1 수준인 2.01%로 낮아졌다. 성폭력 범죄뿐만 아니라 살인, 강도, 미성년자 유괴 등의 범죄도 24시간 전자감독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향후 가정폭력 범죄도 전자발찌 착용 대상에 포함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 “법령 근거… 인권 침해 요소 없어” 일각에선 전자발찌 제도, 나아가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을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비유하며 사생활 침해적 요소가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실제로 미래에 발생할 범행을 미리 예측해 범죄자를 사전에 체포하는 내용을 다룬 SF영화다. 영화에서처럼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미리 ‘예비 범죄자’ 취급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미 10년 넘게 시행된 전자발찌 관련 법을 토대로 수집해온 자료를 활용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인권 침해 요소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범죄 사실, 보호관찰관 면담내용, 위치추적 결과 등 정상적인 업무를 통해 이미 수집된 정보를 컴퓨터가 분석하는 것으로 모두 법령에 근거하고 있어 인권 침해적 소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화에 비유되는 것에 대해선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범죄를 저지를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을 사전에 체포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단지 재범 가능성에 따라 면담 횟수를 늘리고 집중적으로 보호관찰을 실시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1명당 9만건 경보처리… 고질적 인력난 숙제 고질적인 인력난은 현재 여전히 숙제다. 2008년 첫 도입 당시 151명이었던 전자발찌 착용자는 3월 기준 3115명으로 약 20배가 됐다. 그러나 같은 시기 관제직원은 9명에서 43명으로 4.8배가 됐을 뿐이다. 착용자들이 지난해 울린 경보는 387만건에 달했다. 직원 1인당 한 해에 평균 9만여건에 달하는 경보를 처리한 셈이다. 직접 출동해야 하는 일선 보호관찰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국 58개 보호관찰소에서 근무하는 전담 직원은 162명으로, 1인당 착용자 19명에 대한 정기 면담, 긴급 출동, 상황 수습을 도맡아야 한다. 특히 지방 관찰소에선 야간에 여러 상황이 발생하면 한꺼번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인력 충원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법무부는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과 더불어 여러 가지 제도 개선을 통한 업무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우선 전국에 퍼져 있는 폐쇄회로(CC)TV를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은 착용자가 이상 징후를 보이더라도 당장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다. 상황이 발생해 보호관찰관이 현장에 가서 확인하더라도 시간이 지체된 상황이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1월 국토교통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보내주는 CCTV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우선 1일 대전에서 시작하는 CCTV 연계 시스템은 서울, 광주 등 다른 지역으로 순차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착용자의 일탈 행동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근처 CCTV를 통해 착용자의 행동을 즉시 파악하고 전화를 통한 대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허수 경보’ 대응을 줄이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착용자가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출입금지구역에 진입하게 되는 경우에도 경보가 울리기 때문에 관제직원들은 모든 경보를 일일이 파악하고 상황을 종료해야만 한다. 그러나 AI 시스템이 도입되면 금지구역에 진입한 착용자의 이동 속도가 차량과 비슷하다는 것을 스스로 파악하고 경보를 울리지 않게 자동으로 조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법무부 관계자는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민감도는 상당히 올려놓을 것”이라며 “(허수 경보를) 30%만 걸러도 충분히 업무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두순법’도 조만간 본격 시행된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조두순과 같은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죄자에 대해 일대일 전담 보호관찰관을 지정하고 매년 심사를 통해 재범 위험성이 있다면 전자발찌 부착 기간을 늘릴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범인은 성도착증”…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단서는 빨간 매니큐어

    “범인은 성도착증”…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단서는 빨간 매니큐어

    2004년 2월, 경기도 포천시 도로변 인근의 배수로의 지름 60cm 좁은 배수관 안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 입구로부터 1.5m 안쪽에 알몸으로 웅크린 채 처참하게 발견된 시신은 석 달 전 실종된 여중생 엄 양이었다. 집에 다 와간다고 엄마와 마지막 통화를 했던 엄 양은, 5분이면 집에 도착할 시골길에서 흔적 없이 증발했고, 96일 만에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왔다. 장기 미제 사건이 된 ‘포천 여중생 매니큐어 살인사건’. 엄 양의 시신은 심한 부패 때문에 사인과 사망 시각을 특정할 수 없었다. 알몸으로 발견됨에 따라 성폭행 피해가 의심됐지만 정액반응은 음성이었고, 눈에 띄는 외상이나 결박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현장에서 나온 유일한 단서는 죽은 엄 양의 손톱과 발톱에 칠해져 있던 빨간 매니큐어였다. 평소 엄 양이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았다는 가족과 친구 진술에 따라 이는 엄 양 사후에 범인이 칠한 것으로 추정됐다. 범인은 엄 양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한 후 깎기도 했다. 범인이 남긴 유일한 단서인 붉은 매니큐어.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30일 방송을 통해 사건이 벌어진 시기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던 한 여성을 만났다. 이 여성은 당시 자신이 근무하던 매장에서 빨간 매니큐어를 구매한 남성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 남성이 매장을 정리하던 자신에게 빨간 매니큐어를 두 개 보여주며 “언니, 뭐가 더 진하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여성은 “아내나 여자 친구의 심부름으로 사갔다면 그런 식으로는 말하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3년 정도 거기서 일을 했는데 그 이후로 빨간색 매니큐어를 사간 남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라고 증언했다. 당시 부검의였던 김윤신 조선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이렇게 어린 여학생의 손톱과 발톱에 아주 빨간 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사건은 평생 처음”이라며 “상당히 가지런하고 깔끔하게 발라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손·발톱에 빨간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는 점, 유류품 중 교복과 속옷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통해 범인이 성도착증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비틀어진 욕망이 굉장히 많이 반영된 시신 같다. 몸 안에서 제삼자의 정액이 나오지 않았다 하여 성범죄가 아니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로파일러 출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처음부터 의도한 범행의 목적은 성폭행이 아니고 성적인 유린 행위가 아니었을까 싶다. 성적인 쾌감이나 만족감을 얻는 형태의 도착증일 가능성이 점쳐졌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수정 교수는 “이름표를 뗀 것을 보면 여러 가지 가설이 가능하다. 지인관계였기 때문에 피해자를 알 수도 있고 부모님이 알 수도 있고 발견이 쉽게 되지 않도록 위한 노력이었을 수도 있다. 또 피해자 물품을 수집하는 살인범일 수도 있다”라며 면식범이거나 연쇄살인범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방송은 성도착증 범죄자 특성상 단독범행 가능성과 초범이 아닐 가능성이 있고, 겉으론 매우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을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트럼프, 국경 폐쇄 엄포 “불법 체류자 더는 안 받아”

    트럼프, 국경 폐쇄 엄포 “불법 체류자 더는 안 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폐쇄 엄포를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남쪽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 문제와 관련해 “멕시코는 미국에 들어가려고 하는 수천 명의 사람을 막기 위해 매우 강력한 이민법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구금 구역은 최대한도에 달했고 우리는 더는 불법 체류자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단계는 국경을 폐쇄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또한 멕시코로부터의 마약 유입을 막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트윗에서는 현행 이민법은 매우 취약하다고 전제한 뒤 “이민법을 고치는 것은 매우 쉬울 것”이라며 “1시간도 채 안 돼 투표하고 나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국경 강화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비판해왔으며 남쪽 국경으로 범죄자와 마약이 대거 유입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해왔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건의 트윗을 통해 “멕시코가 남쪽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불법 이민을 즉각 중단하지 않는다면 다음 주 국경 전체나 상당 부분을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민법과 민주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세계에서 가장 약한 이민법을 우리에게 줬다”며 “의회는 약한 이민법을 지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필로폰 투약’ 택시기사 “자격취소 억울”, 법원 판단은

    ‘필로폰 투약’ 택시기사 “자격취소 억울”, 법원 판단은

    필로폰을 투약한 전과만으로도 택시기사의 자격을 취소한 관할구청의 결정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는 필로폰 투약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전직 택시기사 A씨가 관할 구청장을 상대로 낸 자격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필로폰 투약과 보관 혐의로 징역 10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는 형 집행을 마치고 4년 뒤인 2017년 10월 한 택시 회사에 입사했다. 교통안전공단은 신규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범죄경력 조회를 하다 A씨의 전과를 발견해 서울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관할 구청은 이후 A씨의 택시기사 자격을 취소했다. 여객자동차법은 마약 등 특정 범죄자에 대해선 형 집행이 끝난 후 20년간 택시기사 자격 등을 취득할 수 없게 한다. A씨는 “어려운 경제 형편을 고려하면 자격 취소 처분은 지나치고, 형 집행을 마친 뒤 4년이 지나서야 처분을 내린 것도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마약 사범의 일정 기간 택시기사 자격 제한은 합법적이라는 입장이다. 개별 사정을 감안해 취소 처분을 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시민들의 택시 이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며 도로 교통에 관한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안창환X고규필X전성우, 범죄자로 변신..‘열혈사제’ 어벤져스 활약 예고

    안창환X고규필X전성우, 범죄자로 변신..‘열혈사제’ 어벤져스 활약 예고

    ‘열혈사제’ 고규필-안창환-전성우가 범죄자로 변신한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 제작진은 30일 방송을 앞두고 김해일(김남길 분)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구담구 어벤져스의 활약을 예고했다. 몽골, 태국, 연변 등 각국의 험상궂은 범죄자로 변신한 오요한(고규필 분)-쏭삭-한성규(전성우 분)의 모습이 포착된 것. 과연 김해일이 어떤 작전을 펼치려는 것인지 궁금증을 더한다. 공개된 사진 속 세 사람은 범죄자 느낌이 물씬 풍기는 비주얼로 서 있다. 얼굴에 하얀 붕대를 감은 오요한은 얼굴에 점까지 찍으며 나쁜 놈으로 완벽 분장했다. 태국 건달로 변신한 쏭삭 역시 예사롭지 않은 포스를 발산한다. 한성규 신부의 변신은 파격 그 자체다. 소년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영화 ‘신세계’ 속 ‘연변 거지’ 캐릭터를 연상케 하는 거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앞으로 나아가는 세 사람의 모습은 벌써부터 파이팅이 넘친다. 신나게 점프를 뛰는 쏭삭과 그 뒤 무게를 잡고 걸어가는 오요한과 한성규. 이들의 찰떡 같은 코믹 비주얼이 범상치 않은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열혈사제’의 신스틸러 세 사람이 뭉친 만큼, 강력한 웃음과 몰입을 이끌어낼 본 장면이 더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열혈사제’ 제작진은 “김해일을 돕기 위해 오요한-쏭삭-한성규도 함께 힘을 모은다. 특히 한성규 신부의 묻어둔 재능이 깜짝 빛날 예정이다. 김해일은 과연 어떤 작전으로 구담구 카르텔을 또 한번 뒤흔들지, 김해일의 비밀 병기로 활약할 오요한-쏭삭-한성규의 존재감 넘치는 활약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SBS ‘열혈사제’는 30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동 성범죄자 1대1 보호관찰 ‘조두순법’ 통과

    홍영표·나경원 탄력근로 등 처리 공감 아동에 대한 흉악한 성범죄로 징역 12년에 전자발찌 부착 7년형을 받은 조두순이 내년에 출소해도 1대1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국회는 28일 본회의에서 아동·청소년 등 미성년자에게 성폭력을 가한 성범죄자를 1대1로 전담 보호관찰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일명 ‘조두순법’(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재석 236명 중 찬성 231명, 기권 5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죄자에 대해 특정인의 접근금지 준수사항을 필요적으로 부과하고 재범 위험성이 높은 미성년자 성폭력범에 대한 1대1 전담 보호관찰관을 지정하는 것을 담고 있다. 다만 개정안 원안에 담겼던 전자발찌 부착 기간 연장은 법안심사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개정안은 2020년 12월 13일 출소 예정인 조두순을 겨냥한 법이다.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조두순은 경찰 등의 1대1 전담 관찰을 받아야 한다. 국회는 이와 함께 금품 및 향응수수나 공금 횡령·유용 등으로 한정됐던 검사에 대한 징계부가금의 부과 사유를 넓히는 검사징계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구직 시 이력서에 가족의 학력과 직업, 재산, 구직자의 외모, 출신지역, 혼인 여부 등을 기재할 수 없도록 한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법’(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통과했다. 이를 어길 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회는 또 ‘규제샌드박스 5법’ 중 마지막 법안인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보고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대표들은 의사 일정을 협의해 달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제 뜻이 잘못 전달돼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인사청문회 대치 속에서도 원내대표 간 회동을 갖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관련 법안과 주휴수당 산입범위를 바꾸는 최저임금법 등 민생법안을 처리해 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국회, 비쟁점법안 16건 처리…일명 ‘조두순법’ 통과

    국회, 비쟁점법안 16건 처리…일명 ‘조두순법’ 통과

    국회는 오늘(28일) 열린 본회의에서 비쟁점 법안 16건을 처리했다. 특히 일명 ‘조두순법’이 재석의원 236명 가운데 찬성 231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됐다. 이 개정안은 미성년자를 성폭행해 전자장치를 착용한 범죄자에게 주거지역을 제한하고, 특정인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며 재범 위험성이 큰 사람에 대해 1대1 보호관찰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또 신산업 분야 서비스와 제품에 ‘선허용 후규제’의 원칙을 적용하는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 채용과 관련한 부당한 청탁을 금지하고 구직자에게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밖에도 전투 또는 훈련 중 다른 군인에게 본보기가 될 만한 행위로 인해 신체장애인이 된 군인을 군무원 경력경쟁채용 시험으로 채용할 수 있게 하는 군무원인사법 개정안, 생활폐기물 안전점검 및 실태조사를 강화하는 폐기물관리법 역시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한편 오늘 본회의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보고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의사국장 보고 직후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발의됐다”며 “교섭단체 대표들은 의사 일정을 협의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의원 113명은 지난 22일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한국당은 정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서해수호의 날 관련 답변 도중 북한의 잇따른 서해 도발에 대해 ‘서해상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제 뜻이 잘못 전달돼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천안함 폭침 등이) 북한의 도발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北 대사관 침입… “한국 국적 20대 5명 연루”

    北 대사관 침입… “한국 국적 20대 5명 연루”

    이우란·美 거주 홍 창 등 총 10명 가담 자유조선 “우리소행… FBI에 정보 넘겨” 美 국무부는 “우리와 무관” 선긋기2차 북미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지난달 22일 주스페인 북한대사관에 괴한이 침입한 사건과 관련, 다수의 20대 한국 국적자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북단체 자유조선은 27일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하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정부는 연루를 부정하고 있다. 자유조선은 이날 홈페이지에 ‘마드리드에 관한 팩트들’이란 글을 올리고 “(이번 일은) 습격이 아니었다”며 “마드리드 대사관 내의 긴급한 상황에 대응했던 것뿐”이라며 22일 대사관 침입을 인정했다. 이어 “FBI와 상호 비밀을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며 “해당 정보는 자발적으로 그리고 그들의 요청에 따라 공유된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스페인 고등법원의 호세 데라 마타 판사는 수사 보고서에서 “10명으로 이뤄진 이들 조직이 ‘에이드리안 홍 창’(Adrian HONG CHANG)이란 이름의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의 주도로 치밀한 준비 끝에 지난달 22일 북한 대사관에 침입했다”고 밝힌 것으로 현지 일간 엘 파이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K뉴스는 홍 창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권 운동가로 2006년 중국에서 탈북민 6명을 탈출시키려다가 중국 정부에 체포·수감되기도 했으며 2015년부터 ‘조선 연구원’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엘 파이스는 한국 국적의 이우란(Woo Ran LEE)과 미국 국적의 샘 류(Sam RYU) 등이 사건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수사 보고서에는 이우란 등 한국 국적을 가진 20대 5명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현지 매체는 이우란이 아닌 이우람(Woo Ram LEE)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지 매체들이 보도한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홍 창 등은 지난달 22일 오후 대사관으로 향했고 이전에 사업가로 가장해 한 차례 대사관을 방문한 홍 창은 소윤석(Yun Sok SO) 경제참사를 만나러 왔다고 했다. 이들은 대사관 직원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틈을 타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 직원들을 구타, 제압한 뒤 수갑 등으로 결박했다. 이들은 소 참사를 지하실로 데려가 탈북을 권유했지만 소 참사는 탈북을 거부했다. 그러자 컴퓨터 2대와 USB 몇 개, 보안 이미지가 포함된 하드 드라이브 2개, 휴대전화 1대를 갖고 대사관을 빠져나갔다. 이후 국경을 넘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미국 뉴저지주 뉴왁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 수사 보고서에는 홍 창이 지난달 27일 FBI와 접촉해 정보를 넘겼다고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 파이스는 “침입자 10명 중 최소 2명이 미 중앙정보국(CIA)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스페인 당국은 용의자 중 최소 2명에 대해 국제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범죄자 신병 인도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홍 창 등에 대한 신병 인도에 미국 정부가 나설지는 미지수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수사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스페인 당국에 문의하라”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단체로, 이달 들어 ‘천리마민방위’에서 개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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