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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시위대 입법회 점거 후 경찰과 첫 충돌

    홍콩 시위대 입법회 점거 후 경찰과 첫 충돌

    홍콩기자협회 “시위 취재 언론자유 최악”홍콩 시위대가 지난 7일 심야에 경찰과 정면충돌했다.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6차 본집회가 끝난 뒤 일부 참가자가 밤늦게 도로를 점거하다 경찰과 충돌이 빚어졌다.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은 지난 1일 밤 입법회 점거 사건 이후 처음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쯤 수천명의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쇼핑가인 몽콕 일대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이를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헬멧과 방패 등으로 무장한 채 해산에 나서면서 양측 간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져 부상자가 생겼고 경찰을 저지하던 택시기사 한 명이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명보가 전했다. 하지만 전날 오후 3시 30분부터 카오룽 반도에서 열린 대규모 본집회는 23만여명(경찰 추산 5만 6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4시간 동안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밤늦게 시위대를 대부분 해산시켰으나 시위대는 소규모로 나뉘어 8일 새벽 1시까지 산발적인 거리 시위를 이어 갔다. 홍콩 경찰은 8일 성명을 내고 몽콕 일대 시위 과정에서 경찰을 공격하거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본집회 때 검문 과정에서 신분을 증명하지 못한 1명도 붙잡혀 구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송환법 반대 시위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심각하게 언론 자유를 침해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기자협회는 7일 보고서를 통해 홍콩의 언론 자유가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고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협회는 송환법 반대 집회 취재 과정에서 경찰의 지나친 물리력 사용을 비판하는 언론사들의 항의 29건을 접수했으며 지난주에는 기자가 경찰에게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진 사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영 협회장은 “송환법 반대 시위 취재 과정에서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극단인 경찰과 시위대 모두가 다양한 이유로 기자들에게 과도한 폭력, 괴롭힘, 욕설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은 기자 신분을 밝혔음에도 다수의 취재진을 향해 최루가스를 살포하는 등 취재기자들이 신체적·언어적으로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지하철 ‘몰카’ 혐의 김성준 앵커 사표 수리

    지하철 ‘몰카’ 혐의 김성준 앵커 사표 수리

    지하철에서 여성 하체 촬영 혐의지하철에서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 SBS TV 간판 앵커 출신 김성준(56) SBS 논설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 SBS는 8일 김씨가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김씨를 성폭력범죄 처벌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일 오후 11시55분쯤 서울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현장에 있던 시민이 범행을 목격하고 피해자에게 알린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현행범 체포됐다. 김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휴대전화에서 몰래 찍은 여성의 사진이 발견됐다. 경찰은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것은 사실이나 성폭력범죄인 만큼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1991년에 SBS에 입사해 보도국 기자를 거쳐 보도국 앵커와 보도본부장 등을 거쳤다. 특히 SBS 간판 뉴스인 ‘SBS 8 뉴스’를 진행하면서 여러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 ‘간판 앵커’로 불렸다. 2017년 8월부터 SBS 보도본부 논설위원으로 일하며 SBS러브FM(103.5㎒)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를 진행해왔다. 해당 프로그램은 김 논설위원이 입건된 후부터 PD가 대신 진행 중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방송사 메인앵커 출신 A씨 ‘지하철 몰카’ 현행범 체포

    방송사 메인앵커 출신 A씨 ‘지하철 몰카’ 현행범 체포

    지상파 메인뉴스 앵커 출신 언론인 A씨가 지하철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A씨를 성폭력범죄 처벌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라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11시55분 서울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이 범행을 목격하고 피해자에게 알린 뒤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휴대전화에서 몰래 찍은 여성의 사진이 발견됐다. 경찰은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것은 사실이나 성폭력범죄인 만큼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홍콩 시위대, 中 관광객에 지지 호소 행진

    中, 英 마지막 홍콩 총독 우려표시에 반발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개정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지난 1일 입법회(의회)를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 이후 첫 주말을 맞아 다시 집회를 열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7일 오후 카오룽 반도에 있는 쇼핑가 침사추이 솔즈베리가든에서 23만여명(경찰 추산 5만 6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중국 본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역까지 행진했다. 카오룽 반도는 홍콩섬 맞은편의 반도 부분이고,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역은 홍콩에서 광둥(廣東)성 등 중국 본토와 연결되는 곳이다. 이날 집회 참가자가 예상보다 많아 행진은 예정보다 30분 빠른 3시 30분쯤 시작됐으며, 행진이 진행될수록 더 많은 인원이 합류했다. 많은 사람이 검은색 옷을 입고 행진에 나섰고 손에는 “우리는 단결한다”, “범죄인 인도법안 철회”, “캐리 람 행정장관 사임”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본토 관광객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전단지를 나눠 줬다, 주최 측이 혹시 모를 충돌 등에 대비해 “평화롭게, 품위를 지키자”고 주문하자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며 호응하기도 했다. 4시 15분쯤 행진의 선두가 목적지인 역에 도착했고, 오후 7시쯤 평화롭게 행진을 끝마쳤다. 한편 홍콩 시위 사태는 과거 홍콩을 통치했던 영국과 중국 간 외교 분쟁으로도 비화하는 양상이다. 홍콩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영국의 원로 정치인 크리스 패튼이 지난달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송환법은) 법치주의에 끔찍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중국 외교부는 6일 성명을 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앞서 헌트 장관은 지난 2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일국양제를 규정한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대만 정부 “홍콩시민 이민 문의 쇄도… 정치적 망명 신청 없어”

    대만 정부 “홍콩시민 이민 문의 쇄도… 정치적 망명 신청 없어”

    홍콩 대학생, 정부의 “조용한 대화” 요구 거절홍콩 정부 “강경 시위자 ‘순교자 각오’로 나서”‘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 이후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에서 홍콩 시민의 대만 이민 등에 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인 대만 대륙위원회의 추추이정(邱垂正) 대륙위원회 대변인은 4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대륙위원회와 주홍콩 ‘타이베이경제문화판사처’가 대만 이민과 거주 관련 문의를 전화와 이메일로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보도했다. 추 대변인은 이는 최근 홍콩의 불안한 상황과 함께 앞으로 인권, 자유, 법치의 훼손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중 시위 이후 정식으로 ‘홍콩·마카오 관계 조례’의 18조에 의한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개별 사례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홍콩·마카오 관계 조례 제18조는 정치적 원인으로 안전과 자유에 긴급한 위험과 피해를 입은 홍콩이나 마카오 거주민에 대해 필요한 지원을 한다. 추 대변인은 홍콩인의 사회적 역량과 자유민주를 쟁취하려는 결의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홍콩 정부와 각계가 이성과 평화적인 대화를 통한 합의 도출로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일각에서는 홍콩인의 대만 이민 등의 행렬이 실제로 나타난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의 대만에 대한 압박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학교 행정 당국을 통해 홍콩과기대(HKUST)와 홍콩중문대 학생 대표들과 대화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중문대 학생회장인 잭키 소는 “우리는 그것(대화)이 단지 홍보 쇼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 요구가 수용될 때에만 (대화에 응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홍콩 당국과의 사적인 만남을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한편, 홍콩 정부는 소수의 강경 시위 그룹이 ‘순교자’가 될 각오로 시위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들이 향후 입법회 점거보다 더욱 대담한 행동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SCMP가 별도 기사에서 전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앞에 선 시위대는 희생을 작정한 듯이 너무나 폭력적이었다”며 “그들은 경찰이 그들에게 고무탄이나 빈백 사격 같은 공격적 행동을 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빈백 건은 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으로 공격 상대방에 타박상을 입힐 수 있는 무기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캐나다산 카놀라 이어 육류 수입 중단… 中, 집요한 ‘화웨이 보복’

    캐나다산 카놀라 이어 육류 수입 중단… 中, 집요한 ‘화웨이 보복’

    중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캐나다산 육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은 캐나다산 돼지고기에서 중국이 금지하는 사료첨가물 ‘락토파민’이 검출된 후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위조된 검역증명서 188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부터 캐나다에서 수입한 육류제품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대사관은 “(캐나다산 육류는) 명백하게 안전상의 허점이 있다”며 “중국 소비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긴급 예방 조치를 취했고, 캐나다 정부에 중국 수출용 육류의 증명서 발급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관세청)는 앞서 18일 락토파민이 검출된 캐나다 수출업체로부터의 돼지고기 수입 중단을 발표하며 캐나다산 돼지고기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중국의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가 조직적이고도 집요하다. 중국이 2017년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국에 배치할 때 보여 준 것처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부회장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舟·47)가 지난해 12월 1일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된 이후 카놀라 수입 중단과 돼지고기 수입 중단, 전직 외교관과 대북 사업가 체포 등 중국의 대캐나다 보복 조치가 정교하고도 치밀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는 지난해 12월 10일 전후에 캐나다인 2명을 억류하는 것으로 포문이 열렸다. 중국 정부는 전직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국가 기밀을 정탐하거나 훔친 혐의로 정식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다섯달이 지난 5월에야 공식 확인했다. 코브릭은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 선임 고문이다. 언론인과 컨설턴트로 활동하다가 2013년 캐나다 외교관으로 전직했다. 그는 외교관 활동 당시 베이징, 홍콩 등 중화권 외교공관에서 주로 근무했고 2017년 2월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가 있는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ICG에 선임 고문으로 합류했다. 동북아 문제를 연구해 온 코브릭은 북한 관련 보고서 작성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2월 초까지 홍콩에 머물다 정기적으로 방문하던 베이징으로 갔으며, 12월 10일까지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검찰의 승인을 거쳐 마이클 코브릭은 외국을 위해 국가 기밀과 정보를 정탐한 혐의로, 마이클 스페이버는 외국을 위해 국가 기밀을 훔치고 불법으로 제공한 혐의로 최근 법에 따라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체포 시기나 장소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수출 비중 높은 식육 가공품 겨냥 검역 강화 보복 조치는 중국 자동차 업계로 이어졌다. 플리비오 볼프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체협회장은 12월 17일 캐나다에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를 논의 중이던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갑작스레 이를 중단하겠다고 알려 왔다고 밝혔다. 볼프 회장은 멍완저우 부회장의 체포로 중국 업체들의 캐나다 확장 계획이 동결됐다면서 “이들은 이 문제를 분명하게 지적하면서 논의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이 불확실성을 먼저 해결하자면서 2년 정도 계획을 접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올 들어 첫 보복 조치는 중국 법원이 마약 밀수 혐의를 받고 있는 캐나다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이다.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중급인민법원은 1월 14일 진행된 재판에서 마약밀매 혐의를 받고 있는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슐렌버그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슐렌버그는 2016년 11월 법원에서 15년 징역형과 15만 위안(약 2526만원)의 재산 몰수형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슐렌버그가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에 항소했지만, 고등인민법원은 12월 29일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하급심 판결이 너무 가볍다며 다롄시 중급인민법원에 재심을 명령하자 중급인민법원은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다. 슐렌버그는 2014년 마약밀매 조직에 가담해 중국에서 제조한 222㎏의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을 타이어 속에 숨겨 호주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은 캐나다의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식육 가공품을 정조준해 수입 검역을 대폭 강화하면서 보복 강도를 높였다. 지난 3월 캐나다산 카놀라에서 유해생물이 발견됐다며 카놀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랠프 구데일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중국의 이번 제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요구해 왔지만, 지금까지 어떤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中 작년 캐나다산 카놀라 2조 3825억원 수입 이와 관련해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은 정상적인 검역 안전 예방 조치를 한 것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다”라며 “중국 관련 법률규정과 국제관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해관총서가 구체적으로 1월 4일과 3월 1일, 3월 15일, 3월 26일 등 통보 날짜까지 명시하며 올해 1월 이후 4차례 캐나다 연방정부의 검역담당 부서에 캐나다산 수입 카놀라에서 검역성 유해생물이 발견된 정황을 적극 통보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중국 대사관은 이어 “업체가 추가 조사를 하고 개선 조치를 적절히 취해 유사 문제의 재발을 피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며 “양국이 기술적인 분야에서는 줄곧 소통을 유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캐나다에서 생산된 카놀라의 40%를 수입했으며, 그 규모는 27억 캐나다 달러(약 2조 3825억원)에 이른다. 카놀라의 원산지로 알려진 캐나다는 연간 4000t가량의 카놀라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중국은 이와 함께 지난달엔 돼지고기와 관련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캐나다 돼지고기 업체 2곳에 대한 수출 허가를 일시 정지시켰다. 마리 클로드 비보 캐나다 농업부 장관은 5월 1일 중국으로부터 아직 공식 통보를 받진 않았다면서도 중국이 캐나다 돼지고기 수출업체 2곳에 대한 수출 허가를 정지했다는 보고를 직원들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돼지고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행정적인 문제일 뿐인 것 같다. 왜 허가가 정지됐는지 이유를 짐작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월에는 캐나다 돼지고기 수출업체인 프리고로열의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은 캐나다의 세 번째로 큰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출 시장이다. 올 1분기에만 중국에 대한 캐나다의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출액은 각각 2억 1500만 캐나다 달러, 4800만 캐나다 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해 5억 1400만 캐나다 달러 규모의 돼지고기를 캐나다로부터 수입했다. 현재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창궐로 국내 돼지고기 공급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세계 3위의 돼지고기 생산국인 캐나다는 대중 수출 증대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비보 장관은 “ASF 문제, 중국이 매우 큰 돼지고기 소비국이라는 점, 캐나다에는 ASF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놀랍다”고 털어놨다. 물론 중국은 ASF 문제와 돼지고기 밀수 위험과 관련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데 따른 보복 조치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군다나 이번 육류 및 돼지고기 수입 금지 조치가 멍 부회장이 캐나다 법무장관에게 범죄인 인도 절차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멍 부회장 변호인단은 24일 캐나다 법무부 장관에게 인도 절차를 중단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멍 부회장은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서 미국 인도 절차를 위한 법원 심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희망잃은 홍콩 청년들, 민의없는 정치에 분노

    “폭동죄가 징역 10년이라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완전히 희망을 잃었기에, 계속 이 일(시위)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홍콩 입법회 건물 점거 사건에 참가한 한 젊은이는 이렇게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당시 입법회 점거에 참여한 홍콩 청년들을 직접 만나 이유를 들어봤다. ●의사당 점거 주도한 4명의 ‘죽음의 전사’ 당시 의사당 내에서는 점거를 주도한 ‘죽음의 전사’라고 불렸던 4명의 젊은이가 있었다. 이들은 경찰이 올 때까지 의사당에 남겠다고 했지만, 다른 동료들에 의해 포박되다시피 해서 끌려 나갔다. 이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간 한 젊은이는 “이 네 사람을 다시 보지 못할 수 있다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이번 점거 사태는 홍콩 행정당국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추진하면서 촉발된 저항이 22주년 홍콩 반환 기념일의 연례적인 시위에 옮겨붙어 일어났다. 하지만 이번 시위가 ‘전사’를 앞세워 의사당을 점거할 정도로 거칠어진 건 송환법 때문만은 아니다. 홍콩 젊은이들 사이엔 마음대로 말할 수 없다는 분노,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두려움이 뿌리 깊게 잠재돼 있었다. ●홍콩 경찰, 18명 체포… 검거 광풍 우려 시위자들은 의회 점거를 “발언권을 허락하지 않는 정부와 정치 체제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홍콩 행정장관은 800인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를 통해 뽑는다. 입법회 의석도 70개 중 직접 선출할 수 있는 자리는 35개뿐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기업과 특정 이익단체 출신 친중 인사들이 차지한다. 사실상 그 어떤 민의도 정치에 반영될 수 없는 구조다. 계속해서 정치적 요구를 묵살하는 정부에 절망한 젊은층은 자포자기에 빠졌다. 한 참가자는 “우리는 몇 번이나 우리 요구에 답할 기회를 줬다”면서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정부는 계속 응답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4일 이번 시위에 연루된 용의자 1명을 체포하는 등 강경대응을 이어 가고 있다. 지금까지 18명을 체포해 검거 광풍 우려를 낳고 있다. ●英외무부, 주영 중국대사 초치 항의 한편 영국과 중국은 지난 1일 시위를 둘러싸고 갈등을 점점 높여 가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등이 3일 중국에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 약속 준수를 촉구하자, 류샤오밍 주영 중국대사는 “영국 정부와 새 총리가 중국 내부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자제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BBC는 이에 영국 외무부가 류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보이스피싱 운반책인 줄 몰랐다”…법정서 안 통한다

    “보이스피싱 운반책인 줄 몰랐다”…법정서 안 통한다

    ‘고수익’에 혹해 취준생·대학생 등 가담 법원 “사회적 해악 커 실형 선고 필요” 경찰도 적발 땐 대부분 구속 수사 진행 SNS로 고액 알바인 척 모집 주의해야“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지난해 9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현금 운송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구인 광고 유혹에 넘어간 A(24)씨는 스마트폰을 통해 지시를 받고 사람들을 만나 돈을 걷었다. 수금액만 총 1억 3080만원, 10차례 범행 끝에 덜미가 잡힌 A씨는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보이스피싱 범죄인 줄 모르고 가담했다”고 항변했지만 1심 재판부는 노력에 비해 수고비가 고액인 점 등을 들어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하고 피해 금액을 갚은 점 등을 감안해 1심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북부지법 형사2부(부장 홍창우)는 지난 3월 원심 판결을 깨고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피해 금액과 범행 가담 정도, 동종·유사 사건의 양형 형평성을 고려할 때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 피해자만 4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경찰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신고 건수는 1만 678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7%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 4만건 돌파가 확실시된다. 보이스피싱 상부 조직은 중국 등 외국에 있어 현실적으로 피싱 범죄를 줄이려면 현금 운반책 등 국내에서 활동하는 하위 조직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경찰은 운반책도 적발하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있다. 법원도 “사회적 해악이 크다”는 이유로 선처하지 않고 있다. 운반책도 사기 범죄의 공범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돈이 필요한 취업준비생, 대학생들이 운반책으로 이용당한다는 점이다. 지난 5월 9일 광주지법 형사1부(부장 박현)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보이스피싱 운반책 B(27)씨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B씨는 지난해 8월 구인 광고 문자메시지를 보고 취업한 숙박 업체의 환전 업무로 알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1, 2심 재판부 모두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던 중 ‘하루 수입 30만~50만원 가능’이라는 광고를 보고 수금책 역할을 한 C(38)씨도 지난 4월 항소심(서울북부지법)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운반 역할을 한 공범을 ‘가담 정도가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감해 주면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는 범죄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월드 Zoom in] 홍콩 시위에 웃었다…‘탈중국’ 대만 총통의 부활

    [월드 Zoom in] 홍콩 시위에 웃었다…‘탈중국’ 대만 총통의 부활

    차이, 대선 여론조사 1위… 재선 청신호 대만에 무기 판매 등 美 지지도 ‘한몫’ 中 “홍콩 입법회 점거 시위대 강력 처벌” 트럼프, 中 겨냥 “그들은 민주주의 원해”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기사회생’하고 있다. 탈중국 노선에 따른 양안(중국·대만) 관계 급랭과 지방선거 참패로 집권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나 재선 전망이 비관적이었던 차이 총통은 미중 갈등 속에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와 맞물려 확산되는 홍콩의 반중 시위로 지지율이 급반등하고 있다.대만 TVBS방송은 지난달 25일 대만인 1674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자군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이 총통이 처음으로 선두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인 국민당 경선 참가자와 무소속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서 모두 앞섰다. 차이-국민당 한궈위(韓國瑜) 가오슝시장-커원저의 3자 가상대결에서 차이 총통 37%, 한 시장 29%, 커 시장은 20%의 지지를 받았다. 차이-국민당 훙하이(鴻海)정밀공업(폭스콘) 궈타이밍(郭台銘) 전 회장-커원저의 3자 대결과 차이-국민당 주리룬(朱立倫) 전 신베이시장-커원저의 3자 대결에서도 차이 총통이 1위를 차지했다. 차이 총통은 집권 후 대만 독립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바람에 양안 관계가 급랭하며 대만 경제가 타격을 받자 인기가 곤두박질쳤다. 이어 지난해 11월 지방선거마저 참패하자 당 내부 경선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이 때문에 경선 내내 경쟁 후보에게 밀렸으나 막판에 승리하며 지난달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홍콩의 반중 시위로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군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와 무기 판매, 미국 경유 허용 등을 통해 미국이 뒷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그에게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차이 총통은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미 하와이에 이어 오는 11일부터 카리브해 4개국 순방길에 올라 뉴욕을 2박 3일 예정으로 경유한 뒤 귀국 길에는 덴버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황쿠이보(黃奎博) 대만정치대 국제사무학원 부원장은 차이 총통이 덴버에서 와이오밍주로 넘어갈 경우 단순 경유가 아닌 준방문 성격이 되는 만큼 외교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의 강경 시위대가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송환법 완전 철회와 친중파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입법회 청사를 점거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중국 정부는 이를 ‘폭력 사건’으로 규정하고 홍콩 정부에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홍콩 반정부 시위에 대해 “그들은 민주주의를 바라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불행히도 일부 정부는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다”고 중국 정부를 겨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홍콩 경찰, 시위대 진압…람 장관 “폭력 시위 처벌”

    홍콩 경찰, 시위대 진압…람 장관 “폭력 시위 처벌”

    홍콩 주권의 중국 반환 22주년 다음날인 2일 새벽 ‘범죄인인도법안’ 완전 철폐와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홍콩 시위대 일부가 입법회(국회) 본회의장을 점령하자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경찰이 이들을 진압하고 있다. 이날 오전 4시 캐리 람 행정장관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법률 파괴 행위에 대한 처벌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 과정에서 5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3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EPA 연합뉴스
  • 홍콩 경찰, 시위대 진압…람 장관 “폭력 시위 처벌”

    홍콩 경찰, 시위대 진압…람 장관 “폭력 시위 처벌”

    홍콩 주권의 중국 반환 22주년 다음날인 2일 새벽 ‘범죄인인도법안’ 완전 철폐와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홍콩 시위대 일부가 입법회(국회) 본회의장을 점령하자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경찰이 이들을 진압하고 있다. 이날 오전 4시 캐리 람 행정장관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법률 파괴 행위에 대한 처벌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 과정에서 5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3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EPA 연합뉴스
  • ‘송환법 상징’ 홍콩 의회 뚫렸다… 성난 시위대 유리문 깨고 진입

    ‘송환법 상징’ 홍콩 의회 뚫렸다… 성난 시위대 유리문 깨고 진입

    송환법 완전 철폐·캐리 람 장관 사퇴 요구 홍콩 정부·여당 송환법 통과시키려던 곳 경찰 저지에도 수백명 물리력 동원해 진입 시위대, 의회 마크 훼손·시설 일부 파괴 입법회, 사상 최초로 ‘적색경보’ 발령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지 22년이 되는 기념일에 홍콩 시민은 더 큰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의회를 점거했다. 1일 AFP통신, BBC,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아 홍콩 시민 수십만명이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는 평화시위를 벌인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물리력을 동원해 입법회 건물에 진입해 의사당을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은 건물 밖에서 이들의 접근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밀려드는 시위대가 늘어나면서 건물 안으로 밀려났다가 밖으로 쫓겨났다. 입법회 건물 안엔 시위대 최소 수백명 이상이 진입했고, 건물 밖엔 수천명이 둘러쌌다.주권 반환을 기념하는 국기게양식이 예정된 이날 오전부터 수천명이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도로를 점거한 캐리 람 장관의 사퇴와 법안 완전 철회, 최근 체포된 시위자들에게 제기된 공소 취하 등을 요구했다. 홍콩 정부 관계자들과 중국 정부 대표단 등은 이 때문에 국기 게양식을 실내에서 지켜봤다. 일부 시위대가 철제 카트 등을 이용해 입법회 건물 유리문을 부수는 등 진입을 시도하면서 기념식은 예정된 시간보다 앞서 종료됐다. 저녁 무렵 약 50만명의 시민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거리를 행진하는 가운데, 강경 시위대는 의회 건물 진입을 계속 시도했으며 이날 밤 의사당 진입에 성공했다. 강경 시위대가 인근 정부 청사가 아닌 입법회를 점거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이곳이 홍콩 정부와 여당이 시민들이 반대하는 송환법을 통과시키려던 공간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위대가 스프레이 페인트로 의회 마크를 훼손하고, 곳곳에 중국 송환 반대를 뜻하는 ‘反送中’ 등의 글씨를 적는 등 시설 일부를 파괴하자 입법회는 사상 최초로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AFP통신은 이들이 수년간 주권 반환 기념일에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군중을 동원해 왔지만 중국으로부터 어떤 양보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홍콩당국은 설상가상으로 송환법을 추진해 지난달 3주간 수백만명이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22년 전 홍콩 주권을 주고받은 영국과 중국은 당시 맺은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 약속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BBC는 영국이 홍콩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할 것을 중국과 홍콩 당국에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부장관은 3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최근 홍콩 시위들은 우리의 홍콩반환협정에 대한 약속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면서 “반환협정은 법적 구속력이 있으며, 조인 당시처럼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내정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양국의 연합성명이 규정한 영국의 관련 권리와 의무는 이미 모두 이행됐다”면서 “홍콩에 관한 사무는 완전히 중국 내정으로, 어떤 국가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영국은 번번이 홍콩과 관련한 일에 간섭을 한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홍콩 시위대, 입법회 진입해 사상 초유 의사당 점거

    홍콩 시위대, 입법회 진입해 사상 초유 의사당 점거

    입법회, 사상 첫 ‘적색경보’ 내려경찰, 시위대와 대치하다 밀려나시위대, 의사당 CCTV 등 부수기도대다수 시민들, 평화적 행진 참여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아 1일 최소 수만명의 홍콩 시민이 시위에 나선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입법회 건물에 진입, 의사당을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일부 강경 시위대가 바리케이드, 금속 재질의 막대기 등을 이용해 입법회 청사 건물 1층 바깥에 있는 유리 벽 여러 개를 깼다. 시위대는 입법회 건물 1층 외부에 둘러놓은 긴 금속 패널도 무더기로 떼어냈다. 입법회 건물을 둘러싼 유리벽과 유리문 여러 곳에 구멍이 난 가운데 이날 밤 9시(현지시간) 무렵부터 시위대가 건물 안으로 대거 들어갔다. 당초 경찰은 건물 밖에서 이들의 접근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입법회로 시위대가 밀려들고 그 숫자가 늘어나면서 건물 안으로 밀려났다가 다시 여기서도 밀려났다. 현재 입법회 건물 안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진입해 있으며, 입법회 건물 외부에도 수천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시위대가 머무르고 있다. 홍콩 정부 청사는 입법회 청사와 바로 붙어 있지만, 아직 정부 청사 건물이 시위대의 공격 대상이 됐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의 완전 철폐 및 이를 추진한 케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이 가운데 강경 시위대가 정부 청사가 아닌 입법회를 점거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이곳이 홍콩 정부와 여당이 시민들이 반대하는 송환법을 통과시키려던 공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에 점거돼 시설 일부가 파괴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입법회는 사상 최초로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1층 로비에서 대치하던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불법 진입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가라고 경고했지만 실제 강경한 진압 수단을 쓰지는 않고 현장에서 물러났다. 이는 지난달 12일 고무탄 등 진압용 무기를 대거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오히려 시위대 수만 불리며 역풍을 받은 것을 의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은 휴대용 최루액 스프레이, 곤봉, 방패 등 기본적인 장비만 갖춘 채 강경 시위대에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경 시위대도 이에 대비해 헬멧과 고글,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나섰다. 시위대 일부는 입법회 1층 로비의 CCTV, 빔 프로젝터 같은 설비들을 부수는가 하면, 입법회 내부에 있는 공공도서관의 유리 문을 깨기도 했다. 앤드루 렁 입법회 의장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대가 극단적 폭력을 쓰고 입법회에 몰려들어 청사가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 것이 매우 슬프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폭력 행위를 규탄했다. 홍콩 정부도 성명을 내고 “홍콩은 법에 의한 통치를 존중하며 폭력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본격화하고 나서 공공 기관을 향한 직접적인 공격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러나 여론이 강경한 시위에 적극 찬성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다수의 홍콩 시민은 미리 신고된 행진 구간을 걸어가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정치적 요구를 표출하면서 폭력 시위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날 처음 집회에 참석했다는 할리 척 킷-잉은 SCMP에 “입법회로 달려갈 필요는 없다”며 “그렇게 하는 것은 경찰과 그들의 지지자들에게 시위자들이 폭도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데 도움을 줄 뿐”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밉보여 집요하게 보복당하는 캐나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밉보여 집요하게 보복당하는 캐나다

    중국 정부는 지난 26일 캐나다산 육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은 캐나다산 돼지고기에서 중국이 금지하는 사료첨가물 ‘락토파민’이 검출된 후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위조된 검역증명서 188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부터 캐나다에서 수입한 육류제품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대사관은 “(캐나다산 육류는) 명백하게 안전상의 허점이 있다”며 “중국 소비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긴급 예방 조치를 취했고, 캐나다 정부에 중국 수출용 육류의 증명서 발급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관세청)는 앞서 18일 락토파민이 검출된 캐나다 수출업체로부터의 돼지고기 수입 중단을 발표하며 캐나다산 돼지고기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가 조직적이고도 집요하다. 중국이 2017년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한국에 배치할 때 보여준 것처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부회장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舟·47)가 지난해 12월1일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된 이후 카놀라 수입 중단과 돼지고기 수입 금지, 전직 외교관과 대북 사업가 체포 등 중국의 대캐나다 보복 조치가 정교하고도 치밀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는 지난해 12월 10일 전후에 캐나다인 2명을 억류하는 것으로 포문이 열렸다. 중국 정부는 전직 캐나다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과 캐나다인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국가 기밀을 정탐하거나 훔친 혐의로 정식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다섯달이 지난 5월 16일에야 공식 확인했다. 외교관 출신인 코브릭은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 선임 고문이다. 언론인과 컨설턴트로 활동하다가 2013년 캐나다 외교관으로 전직했다. 그는 외교관 활동 당시 베이징, 홍콩 등 중화권 외교공관에서 주로 근무했고 2017년 2월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가 있는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ICG에 선임 고문으로 합류했다. 동북아 문제를 연구해온 코브릭은 북한 관련 보고서 작성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2월 초까지 홍콩에 머물다 정기적으로 방문하던 베이징으로 갔으며, 12월 10일까지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검찰의 승인을 거쳐 마이클 코브릭은 외국을 위해 국가 기밀과 정보를 정탐한 혐의로, 마이클 스페이버는 외국을 위해 국가 기밀을 훔치고 불법으로 제공한 혐의로 최근 법에 따라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체포 시기나 장소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보복 조치는 중국 자동차 업계가 이어받았다. 플리비오 볼프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체협회 회장은 12월 17일 캐나다에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를 논의 중이던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갑작스레 이를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볼프 회장은 멍완저우 부회장의 체포로 중국 업체들의 캐나다 확장 계획이 동결됐다면서 “이들은 이 문제를 분명하게 지적하면서 논의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이 불확실성을 먼저 해결하자면서 2년 정도 계획을 접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올 들어 첫 보복 조치는 중국 법원이 마약 밀수 혐의를 받고 있는 캐나다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이다.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중급인민법원은 1월14일 진행된 재판에서 마약밀매 혐의를 받고 있는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슐렌버그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슐렌버그는 2016년 11월 법원에서 15년 징역형과 15만 위안(약 2526만원)의 재산 몰수형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슐렌버그가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에 항소했지만, 고등인민법원은 12월29일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하급심 판결이 너무 가볍다며 다롄시 중급인민법원에 재심을 명령하자 중급인민법원은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다. 슐렌버그는 2014년 마약밀매 조직에 가담해 중국에서 제조한 222㎏의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을 타이어 속에 숨겨 호주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은 이도 부족했던지 캐나다의 수출비중이 매우 높은 식육 가공품을 정조준해 수입 검역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 3월 캐나다산 카놀라에서 유해생물이 발견됐다며 카놀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랠프 구데일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중국의 이번 제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요구해왔지만, 지금까지 어떤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중국은 정상적인 검역 안전 예방 조치를 한 것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다”라며 “중국 관련 법률규정과 국제관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해관총서가 구체적으로 1월 4일과 3월 1일, 3월15일, 3월26일 등 통보 날짜까지 명시하며 올해 1월 이후 4차례 캐나다 연방정부의 검역담당 부서에 캐나다산 수입 카놀라에서 검역성 유해생물이 발견된 정황을 적극 통보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중국 대사관은 이어 “업체가 추가 조사를 하고 개선 조치를 적절히 취해 유사문제의 재발을 피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며 “양국이 기술적인 분야에서는 줄곧 소통을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캐나다에서 생산된 카놀라의 40%를 수입했으며, 그 규모는 27억 캐나다 달러(약 2조 3825억원)에 이른다. 카놀라의 원산지로 알려진 캐나다는 연간 4000t 가량의 카놀라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중국은 이와 함께 지난달엔 돼지고기와 관련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캐나다 돼지고기 업체 2곳에 대한 수출 허가를 일시 정지시켰다. 마리 클로드 비보 캐나다 농업부 장관은 5월1일 중국으로부터 아직 공식 통보를 받진 않았다면서도 중국이 캐나다 돼지고기 수출업체 2곳에 대한 수출허가를 정지했다는 보고를 직원들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돼지고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행정적인 문제일 뿐인 것 같다. 왜 허가가 정지됐는지 이유를 짐작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월에는 캐나다 돼지고기 수출업체인 프리고 로얄(Frigo Royal)의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은 캐나다의 세 번째로 큰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출 시장이다. 올 1분기에만 중국에 대한 캐나다의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출액은 각각 2억 1500만 캐나다 달러, 4800만 캐나다 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해 5억 1400만 캐나다 달러 규모의 돼지고기를 캐나다로부터 수입했다. 현재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창궐로 국내 돼지고기 공급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세계 3위의 돼지고기 생산국인 캐나다는 대중 수출 증대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비보 장관은 “ASF 문제, 중국이 매우 큰 돼지고기 소비국이라는 점, 캐나다에는 ASF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놀랍다”고 털어놨다. 물론 중국은 ASF 문제와 돼지고기 밀수 위험과 관련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국제 사회에서는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데 따른 보복 조치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군다나 이번 육류 및 돼지고기 수입 금지 조치가 멍 부회장이 캐나다 법무장관에게 범죄인 인도 절차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멍 부회장 변호인단은 24일 캐나다 법무부 장관에게 인도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멍 부회장은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서 미국 인도 절차를 위한 법원 심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反보호무역주의’ 문구 없는 G20 공동성명 초안

    ‘反보호무역주의’ 문구 없는 G20 공동성명 초안

    오사카서 中송환법 철회 시위 예고 中, 日에 시진핑 완벽한 경호 요구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발표될 공동성명 초안에 직접적으로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의미하는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아사히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미국이 ‘반보호무역주의’라는 문구에 반대하는 가운데 ‘자유무역의 촉진’이라는 문구가 대신 들어갔다”면서 “이는 활발한 무역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나타내는 최소한의 표현”이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유럽 등은 미중 무역마찰 등에 대해 강하게 우려하는 문구를 요구하고 있다”며 “일본이 의장국으로서 미국과 중국 등이 공통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안은 각국의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만큼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공동성명은 정상회의의 폐막과 함께 발표된다.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현지에 사상 초유의 경비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완벽한 경호를 요구하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오사카 도착에 맞춘 시위를 우려해 “시 주석의 정치적 존엄을 지켜야 한다”며 일본 정부에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바라는 소수민족 위구르인들은 시 주석의 방일에 맞춰 오사카 시내에서 항의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홍콩 시민단체들도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완전 철회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G20 정상회의 기간 오사카 현지에서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오사카의 대표적 환락가인 도비타신치 일대 유흥업소가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영업을 일제히 중단하기로 했다. 총 159개 점포가 가입해 있는 도비타신치요리조합 산하 모든 업소가 임시철시를 하는 것은 히로히토 일왕이 사망했던 1989년 1월 이후 30여년 만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의 요청은 없었지만 업소들이 “유흥가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생길 경우 중요한 국제행사 경비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경찰을 힘들게 할 수 있다”며 자진해서 영업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홍콩 송환법 시위에 英, 최루탄 등 수출 중단

    영국이 홍콩 시민의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시위와 관련해 홍콩에 최루탄과 시위 진압 장비 등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영국 이브닝스탠다드 등은 25일(현지시긴)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의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헌트 장관은 지난 1997년까지 156년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중국에 반환된 홍콩 상황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중순 홍콩 입법회 주변에서 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뒤 경찰이 수만명의 시민들에게 최루탄과 고무탄, 물대포 등을 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전세계에 공개되며 우려를 낳았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16일과 18일 직접 사과 메시지를 전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헌트 장관은 “우리가 목격한 장면들에 대해 홍콩 정부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다”고도 했다. 앞서 인권단체들은 홍콩 시위 진압에 영국제 최루탄이 쓰였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영국 정부를 비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태수 ‘사망증명서’ 확보… 체납액 2225억원 공중분해되나

    검찰이 2007년 횡령 재판을 받다가 해외로 도피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내렸다. 검찰은 21년간 해외 도피 끝에 파나마에서 검거된 아들 정한근 전 부회장이 “아버지가 지난해 사망했다”며 제출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검증 작업에 나섰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정 전 회장에 대한 에콰도르 관청 사망증명서, 유골함,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위조여권 등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사망증명서엔 신부전증으로 인한 ‘심정지’가 최종 사인으로 기재됐다. 증명서와 유골함 등은 정 전 부회장이 파나마에서 구금될 당시 압수된 여행가방에서 발견됐다. 화장된 유골은 DNA 분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언제든 밝히기 위해 관련 자료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정 전 부회장이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부회장은 국내 송환된 지난 22일 첫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지난해 12월 1일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진술과 증거자료를 토대로 정 전 회장의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생존해 있다면 올해 96살인 정 전 회장은 신부전증으로 오랜 투석 생활을 이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 전 회장은 2007년 5월 지병 치료를 핑계로 일본으로 출국한 뒤 카자흐스탄을 거쳐 키르기스스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들 국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검찰이 확보한 위조여권엔 정 전 회장이 이미 2010년 7월 에콰도르로 건너갔다는 기록이 기재돼 있었다. 이에 검찰은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아버지와 간호 도우미와 함께 거주했다는 정 전 부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따뜻한 곳을 원해 적도에 가까운 과야킬에 자리잡았다”고 진술했다. 다만 검찰은 허위 진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에콰도르 당국과 접촉하는 등 교차 검증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정 전 회장의 사망 사실이 확정되면 약 2225억원에 이르는 체납 국세는 환수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체납 국세는 당사자가 사망하면 실명 상속 재산이 있는 경우에 한해 환수가 가능하다. 다만 정 전 회장 일가의 해외 은닉재산이 확인될 경우 범죄수익으로서 추징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부회장의 경우 1997년 스위스 비밀계좌로 회사 자금 322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 데다 2001년 국세청이 추가 고발한 만큼 검찰은 대검 해외범죄수익환수단을 동원해 재산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정 전 부회장 본인도 약 293억원에 이르는 국세를 체납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정태수, 지난해 에콰도르서 사망”…검찰, 사망증명서 확보

    “정태수, 지난해 에콰도르서 사망”…검찰, 사망증명서 확보

    정태수 한보그룹 전 회장이 지난해 에콰도르에서 숨졌다는 내용의 사망증명서를 검찰이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강제 송환된 정 전 회장의 넷째 아들 한근씨의 진술을 토대로 정 전 회장이 실제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증거를 검증하는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한근씨가 송환 과정에서 파나마 당국에 압수당한 소지품을 전달받았다고 25일 밝혔다. 한근씨는 에콰도르 당국이 발급한 정 전 회장의 사망증명서와 위조 여권, 유골함 등을 정 전 회장의 사망 증거로 제시했다. 사망증명서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2018년 12월 1일 숨졌다. 정 전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영동대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심 재판을 받던 중 2007년 5월 출국해 12년째 도피 중이다. 앞서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카자흐스탄을 거쳐 키르기스스탄에 거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한근씨는 지난 22일 송환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부친이 지난해 숨졌다”고 진술했다. 한근씨는 2017년 7월부터 정 전 회장과 함께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생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에콰도르 당국에 증명서 진위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만약 정 전 회장이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에는 그가 체납한 세금 환수는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정 전 회장은 증여세 등 총 73건에 이르는 국세 2225억 2700만원을 내지 않아 현재 고액 체납자 1위에 올라 있다. 한편 검찰은 한근씨가 1997년 스위스 비밀계좌로 빼돌린 회사 자금 3270만 달러(당시 한화 320억원)를 비롯해 정 전 회장 일가의 은닉재산을 추적할 방침이다. 한근씨는 293억 8800만원, 셋째 아들인 정보근 전 한보철강공업 대표는 644억 6700만원의 국세를 체납한 상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입김에 흔들리는 홍콩의 ‘아시아 허브’ 위상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입김에 흔들리는 홍콩의 ‘아시아 허브’ 위상

    ‘아시아의 허브(중심지)’로 자처하던 홍콩의 위상이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영국의 민주적인 사법시스템 안에서 누리던 홍콩이 점점 ‘중국의 입김’이 커지면서 정치적, 경제적 여건이 갈수록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채널 CNBC 등에 따르면 홍콩 당국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추진으로 대규모 시위에 따른 업무 마비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이곳에 아시아 본부를 두고 있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홍콩 탈출을 고려하고 있다. 타라 조셉 홍콩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몇몇 기업들이 싱가포르로 아시아 본부를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홍콩에 아시아지역 본부를 두고 있는 것은 홍콩이 ‘법의 지배’를 받고 있는 까닭이다. 중국과 별개로 독립적인 사법시스템과 자본시장 친화적인 금융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데다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 본토와 지리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덕분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갈수록 ‘입김’이 확대되는 바람에 정치적 불안이 커지면서 홍콩의 입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환경 여건에 민감한 글로벌 기업들이 공산당과 정부가 사사건건 개입하는 중국 본토식으로 경영 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미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서방은 ‘중국의 홍콩화’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홍콩이 중국처럼 바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홍콩의 자치권이 훼손되면 홍콩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과 자본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 경쟁력을 평가하는 영국 지엔(Z/Yen)그룹의 평가에서 홍콩의 세계 금융 허브 순위는 3위로 4위인 싱가포르를 앞선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에는 1억 달러(약 1163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가 싱가포르의 2배를 넘는 853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홍콩에 대한 중국 공산당 및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커지면 홍콩의 순위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게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지엔그룹은 금융 허브 순위를 다섯 가지로 평가하는데, 첫 번째가 비즈니스 환경이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적 안정성이다. 홍콩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자치권과 정치적 자유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지엔그룹은 전했다. 특히 홍콩 당국이 중국으로 범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을 추진하면서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면서 상황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지난 9일 100만 명의 시민이 시위에 나선데 이어 16일에는 200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시위에 동참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28~29일)에 앞서 27일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8시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있다. 이 때문에 송환법 추진은 보류됐으나 홍콩 정부의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자리를 지키겠다고 선언하면서 홍콩 정국은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홍콩 시민들이 람 장관의 퇴진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홍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송환법이 다시 추진된다면 홍콩은 법의 지배가 아닌 공산당의 지배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근의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대체지로 보고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 판국에 중국 정부는 서방 세력들이 홍콩 문제에 뻗친 “검은 손을 거두라”고 경고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겸 외교부장은 19일 홍콩에서 범죄자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것과 관련해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조례 연기를 결정한 것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면서도 서방에 화살을 겨눴다. 그는 “매우 경계해야 할 것이 있는데 일부 서방 세력이 이 문제를 이용해 풍파를 일으키고 대립을 조장하고 있으며, 홍콩의 안정을 해치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파괴하려 한다”며 “당신들의 검은 손을 거두라고 외치고 싶다. 홍콩 사안은 중국의 내정이고 홍콩은 당신들이 날뛸 곳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시위 이후 중국 최고위 관리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 도리어 홍콩의 정치적 불안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홍콩에서 싱가포르 등 홍콩 밖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홍콩 재벌들의 일부가 개인 재산을 싱가포르로 빼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공산당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한 재벌이 홍콩 씨티은행 계좌에서 싱가포르 씨티은행 계좌로 1억 달러 이상을 송금했다고 홍콩 금융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일 뿐이다. 다른 자산가들도 이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자산가들이 싱가포르를 도피처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를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홍콩에서 93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영국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 등 상당수 기업들이 홍콩 시위를 이유로 현지에서 계획했던 행사를 줄줄이 연기했다. 부동산개발업체 골딘파이낸셜홀딩스는 홍콩 사회 동요와 경제 불안정을 이유로 14억 달러 규모의 부지 입찰 계획을 접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사무소를 싱가포르 등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증시에 상장하려던 기업들의 상장 연기도 줄을 잇고 있다. 홍콩 최대 재벌인 리카싱(李嘉誠) 일가가 거느리고 있는 CK허치슨 그룹 산하의 제약업체 허치슨 차이나 메디테크는 당초 20일 홍콩거래소에 추가 상장하려고 했으나 이를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연기 배경에 대해 ”최근 시장 불안 속에서 상장을 위한 적절한 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송환법에 대한 대규모 시위도 투자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런던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허치슨 차이나 메디테크는 시가총액이 35억 달러에 이르는 암 치료제 개발업체로 이번 홍콩 상장을 통해 5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했다. 물류·부동산 개발업체인 ESR 케이먼 역시 “현 시장 상황”을 이유로 홍콩증시 상장을 연기했다. 이 기업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12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었던 만큼 올해 아시아 지역 최대의 IPO로 시장의 주목받았다. 중국 핑안(平安)보험그룹의 핀테크 기업 진룽이장퉁(金融壹賬通·One Connect)도 홍콩증시에 상장하려고 했으나 뉴욕증시로 방향을 돌렸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이 회사는 지난해 자금 조달 때 75억 달러의 시장가치를 인정받았다. 부동산 투자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BI는 홍콩의 대부업체 골딘파이낸셜이 “최근의 홍콩의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불안정” 탓에 111억 홍콩 달러에 낙찰받은 상업용지를 포기했다. 홍콩 정부도 13일로 예정됐던 17억 달러 규모의 옛 공항 부지 매각을 연기하기도 했다. 매각 연기 이유에 대해 도심 시위로 전날 정부청사가 폐쇄됐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가 겹치면서 입찰자가 적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홍콩의 이 같은 움직임이 단기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홍콩이 싱가포르나 도쿄 등 라이벌보다 중국 본토와의 근접성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금융회사인 킹 앤 우드의 로널드 아큘리 수석 파트너는 “다른 금융 허브가 홍콩의 위상을 넘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렇게 분석했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홍콩, 싱가포르, 도쿄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도쿄는 영어권이 아니다. 결국 싱가포르와 홍콩이 남는다. 이중 중국 본토에 더 가까운 홍콩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영어 이름 4개·위장 결혼… 정태수 4남, 신분 세탁하며 21년 도피

    영어 이름 4개·위장 결혼… 정태수 4남, 신분 세탁하며 21년 도피

    1998년 한보철강 비리조사 후 행적 묘연 지인 이름 사용하며 美·캐나다 도피생활 美서 위장 결혼… 지문 정보 등 단서 제공 영주권·시민권 취득 후 에콰도르로 입국 檢, 18일 출국 1시간 전 미국행 첩보 입수 경유지 파나마서 구금…57시간 만에 송환회삿돈 320여억원을 횡령하고 해외로 도피한 정한근(54) 전 한보그룹 부회장이 21년 만에 붙잡혔다. 10여년째 해외 잠적 중인 정태수(96)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인 그는 영어 이름만 4개를 쓰며 신분을 세탁해 미국, 캐나다, 에콰도르 등을 자유롭게 오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손영배)은 지난 2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체포한 정 전 부회장을 국내로 송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정 전 부회장은 1997년 11월 자신이 운영하던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회사 동아시아가스의 주식을 러시아 회사에 5790만 달러에 판매한 뒤 페이퍼컴퍼니에 2520만 달러에 판 것처럼 허위 신고하고 차액 3270만 달러(약 322억원)를 스위스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998년 한보 비리 수사가 시작되자 같은 해 6월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 모습을 감췄다. 약 253억원의 국세도 체납한 상태였다. 검찰은 이후 20년간 정 전 부회장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출국기록조차 없어 막연히 밀항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었다. 출국기록이 없는 탓에 공소시효 중지 요건에 해당하지도 않아 결국 검찰은 시효가 임박한 2008년 9월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일단 급한 불만 끈 셈이다. 하지만 소재 불명으로 재판은 진행되지 못했고 형사소송법상 기소 후 15년이 지난 2023년 9월까지 재판이 확정되지 않으면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다시 9년이 흘러서야 단서가 나타났다. 2017년 6월 한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정 전 부회장이 미국에 체류 중인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미국 내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범죄인 인도 절차가 불발되자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의 아내와 자녀의 출입국 내역 등을 정밀 분석하다가 이들의 캐나다 거주와 관련한 보증인 이름으로 정 전 부회장의 지인인 A(55)씨 이름이 사용됐다는 점을 포착했다. 또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한국지부와 캐나다 국경관리국 일본주재관의 협조로 확보한 자료를 통해 A씨가 중미 지역 벨리즈 시민권자라고 주장하며 2007~08년 캐나다와 미국 영주권, 2011~12년 캐나다와 미국 시민권을 차례로 취득한 사실도 확인했다. 미국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는 대만계 미국인과의 위장결혼이 근거가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지문 정보를 확보한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의 주민등록상 지문과 대조한 결과 오른쪽 집게손가락의 지문이 일치하는 점을 확인했다. 정 전 부회장이 A씨의 이름으로 신분을 세탁해 도피해 온 것이다.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이 2017년 7월 에콰도르에 입국해 한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국내 송환을 추진했다. 지난해 10월엔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에콰도르의 대법원은 국내 인도를 거부했다. 이후에도 에콰도르 당국과 추방 절차를 협의해 오던 검찰은 에콰도르 내무부로부터 정 전 부회장이 지난 18일 파나마를 경유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한다는 사실을 비행기 이륙 1시간 전에 통보받았다. 긴급하게 인터폴 적색 수배를 전달받은 파나마 이민청은 파나마에 도착한 정 전 부회장의 입국을 거부하고 토쿠멘 공항 내 보호소에 구금했다. 주파나마 한국대사관 영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정 전 부회장은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며 미국 여권을 반납했다. 그러나 미국 경유 송환 경로를 밟을 경우 그가 미국 시민권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해 송환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한 검찰은 브라질 상파울루를 거쳐 두바이를 경유하는 경로를 택했고, 두바이를 출발해 인천으로 돌아오는 국적기 안에서 그를 체포했다. 파나마에서 국내에 이르기까지 송환에는 약 57시간이 소요됐다. 정 전 부회장의 21년간 도피 생활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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