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쇠퇴/아주계 두각/미 암흑가 판도 변화 조짐(특파원코너)
최근 미국에는 20세기 초 이래 암흑가를 지배해온 마피아단같은 기존 조직범죄가 점차 머리를 숙여가고 있는 반면 아시아계 범죄가 크게 증가,사회문제화하고 있다.뉴욕의 가장 거대한 갱단인 감비노 조직의 두목 존 고티가 최근 살인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은게 마피아단의 쇠퇴를 입증하는 대표적인 예.FBI(미연방범죄수사국)와 젊고 용기있는 검사들의 끈질긴 추적이 고티에게 쇠고랑을 채운 계기이긴 하나 감비노 갱단 내부의 반란(?)이 아니었다면 고티는 아직도 건재했을게 틀림없다.
부하들의 증언이 고티의 유죄를 이끌어 내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됐는데 부하가 법정에서 보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그만큼 조직이 느슨해 졌다는 얘긴데 이번 일로 감비노 갱단은 물론 마피아 조직들은 크게 쇠퇴하게 되리라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그런데 바로 마피아 조직이 약화되면서 생기는 공백을 아시아계 범죄조직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그중에서도 중국계 베트남계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아직 조무래기 이긴 하나한국계도 요주의 대상에 올라있어 충격적이다.
아시아계 범죄조직에 대한 전국적 통계는 아직 발표된게 없는데 최근 한국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몰려사는 LA경찰이 밝힌 수치는 아시아계 범죄실태를 파악하는데 얼마간 참고 자료가 될것 같다.LA카운티보호관찰국 아시아 갱 유닛의 91년말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경찰의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아시아계 갱수는 모두 5백84명.민족별로는 베트남이 전체의 18%인 1백5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캄보디아계 91명(16%),바로 그 다음이 한국계로 79명(14%)이나 된다.
이밖에도 중국계 45명(7.7%),필리핀 32명(5.5%),일본계 14명,기타 아시아계가 19명으로 나와있다.LA경찰이 밝힌 이들 관찰대상자들의 범죄 유형은 차량절도,개인상대의 강·절도,주택침입절도 등인데 그중에는 살인및 살인미수도 5명이나 끼어 있다.
한국계는 KTM(KOREA TOWN MOP)소속 갱이 20여명으로 제일 큰 조직인데 16∼18세까지의 청소년들로 구성된 이들의 범죄는 한인상가를 찾아다니며 금품을 뜯어내는 일과 무리를 지어다니며 차량절도를 하는게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범죄조직은 역시 중국계가 중심이다.그중에서도 뉴욕시 퀸스지역에 본거지를 둔 그린 드래곤스(녹색 용파)는 범죄의 내용이나 규모에서 당연 돋보이는 범죄단체이다.
드래곤스는 마약(히로뽕)밀수와 불법이민알선이 주업인데 FBI는 아시아계가 이제 미국범죄의 주류를 이루게 됐다고 밝힐 정도이다.60년전 이탈리아계 마피아는 주류업계를 무대로 성장한데 반해 이들은 마약밀수,불법이민알선같은 국제적 조직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계는 거리의 상가를 대상으로 협박을 해 금품을 갈취하는게 주업인데 「사람을 죽이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란 평을 받을 만큼 잔인하다는게 중평.
그린 드래곤스는 활동 주무대인 퀸스지역에서만 최근 7회의 살인,라이벌 조직원들의 납치,지역내 업계에 대한 공갈등 무려 36개 혐의로 수사진의 추적을 받고 있어 곤경에 처해 있는데 곧 재기하게 되리라는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시카고의 재비어대 범죄학 교수인 호워드 아바딘스키 박사는 마약밀수가 아시아계 갱들에게돈과 힘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 돈과 힘으로 범죄세계를 쉽게 장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미국의 마약추방기구(DEA)가 발표한 것을 보면 뉴욕시의 경우 헤로인 밀매의 약 70%를 이들 아시아계 범죄조직이 장악하고 있다.
유럽이민이 중심이 된 미국사회에서도 유독 차별을 받았던 이탈리아계가 범죄의 세계와 일찍부터 관련됐듯이 오늘의 아시아계 범죄도 미국사회의 뿌리깊은 「차별」과 무관하지 않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