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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폭력조직 ‘주안식구파’ 적발

    5년 전 경찰 수사로 사실상 와해된 인천지역 한 폭력조직이 세를 불린 뒤 재건해 다시 활동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범죄단체 가입·활동 등 혐의로 A(38)씨 등 주안식구파 핵심 조직원 13명을 구속하고 B(34)씨 등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경쟁 조직과 집단 패싸움을 하기 위해 심야시간대 비상소집 후 집결하고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조직원의 가족 행사에 단체로 참석해 다른 하객이나 조문객 등을 상대로 불안감을 조성했다. 실제로 주안식구파 조직원 10명은 2014년 9월 인천 주안사거리 인근 공터에서 경쟁 조직인 간석식구파 6명과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가 모두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되거나 불구속 입건됐다. 주안식구파 조직원들은 또 조직 기강을 세운다며 경기 가평 유원지나 인천시내 식당 등지에서 몸에 새긴 문신을 드러내며 수시로 단합대회를 열었다. ‘수사기관에 검거되면 조직의 비밀을 끝까지 지킨다’, ‘조직원의 행사에는 반드시 참석한다’ 등 18개 행동강령을 만들어 후배 조직원들을 관리하기도 했다. 주안식구파는 2013년 말에도 유흥업소 이권에 개입하고 폭력을 행사했다가 조직원 52명이 경찰에 적발된 바 있다. 두목 C(51)씨 등 26명이 구속되고 조직원 42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핵심 조직원이 대거 구속되면서 주안식구파는 사실상 와해했으나 2014년부터 신규 조직원 32명을 영입하며 조직을 재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이재명 유착의혹 조폭 기업인 광주 원정 드러나

    이재명 유착의혹 조폭 기업인 광주 원정 드러나

    이재명 경기지사와 유착 의혹이 제기 된 ‘조폭 기업인’ 이모(38)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성남시와 협약을 맺기 수개월 전 광주지역 조폭과 싸우기 위해 조직원을 이끌고 현지 원정을 다녀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씨는 은수미 성남시장에게 운전사와 차량을 지원했던 인물로 ‘조폭 출신 사업가‘가 아니라, 아직도 경찰 관리대상에 올라 있는 ‘현역 조폭’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이씨는 2015년 1월 리니지 게임을 하다가 자신의 캐릭터가 죽자, 상대 게이머와 채팅으로 언쟁을 벌였다. 서로 욕설을 하다 보니 이씨는 국제마피아파, 상대방은 광주 한 조직에 소속된 조폭이었다. 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 판 붙자”고 했고 이씨는 부하 조직원 20여명을 모아 심야 시간에 광주까지 내려갔다. 상대방도 7∼8명 정도를 모아 한적한 도로변의 약속 장소로 나갔다. 한동안 대치하던 이들은 “전쟁을 벌이면 두 조직 모두 큰일 난다. 이쯤에서 그만하자”라고 합의해 싸움을 끝냈다. 당시 실제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중견급 조폭이 조직원들을 이끌고 나가 대치한 것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범죄단체 구성 및 활동죄에 해당한다. 당시 이씨는 2012년 3월 ㈜코마를 설립해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앞에서는 선량한 사업가 행세를 했으나 뒤에선 여전히 조폭과의 연을 이어온 것. 이후 이씨는 성남지역에서 왕성한 대외활동을 벌여 2015년 10월 성남시와 복지시설 환경개선 업무협약을 체결, 노인요양시설 등에 공기청정기를 기부했다. 이듬해에는 성남FC에 기부금을 후원했고, 성남시 중소기업인대상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공헌 활동으로 이씨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으로부터 표창장도 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국제마피아파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중 행동대원인 이씨의 범죄혐의를 포착했다. 하지만 이씨가 지난해 말 서울중앙지검에 외환관리법 위반 등으로 구속되자 옥중 조사를 진행, 지난 달에서야 추가 입건하게 됐다. 이밖에 경찰은 조직폭력배에 대한 꾸준한 수사를 벌여 국제마피아파와 관광파 등 성남지역 2개 조직 54명을 검거해 이중 14명을 구속 송치했다. 국제마피아파 E(38)씨는 2015년 6월 미성년자 3명을 고용해 성남지역 노래방 등에 도우미로 공급하는 불법 보도방을 운영한 혐의을 받고 있고, F(38)씨는 지난 해 6월 성매매 사실을 빌미로 G(22)씨 등 17명으로 부터 1억 2000만원을 뜯어 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 지사 측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되고 있는 조폭 연루설에 대한 검찰수사를 요구했다. 이 지사는 김남준 언론비서관을 통해 “음해성 조폭몰이의 허구성을 밝혀달라. 검찰수사를 정식으로 요구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섹스 광신집단에 자금 댄 시그램 상속녀와 인신매매 연루된 여배우

    섹스 광신집단에 자금 댄 시그램 상속녀와 인신매매 연루된 여배우

    유명 양주 제조업체인 시그램 상속녀가 인신매매를 서슴치 않는 미국의 섹스 숭배집단에 자금을 댄 혐의로 체포됐다. 시그램 창업자이며 자선사업가인 에드가 브론프먼의 딸인 클레어 브론프먼(39)은 뉴욕주 올바니에 본부를 둔 넥시움(이들은 Nxivm이라고 표기한다) 이사회 멤버로 일하면서 리더인 키스 라니에르(57)의 섹스 파트너였던 두 여성의 신분을 도용한 혐의로 24일(이하 현지시간) 체포돼 곧 기소될 예정이다. 두 여성 중 한 명은 목숨을 잃었다. 또 이 조직에 희생된 여성들이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과정을 도운 혐의도 받고 있다. 나아가 그녀는 1998년 라니에르가 ‘이그제큐티브 석세스 프로그램’으로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재정적 도움을 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멘토링 단체로 위장한 이 조직의 회원은 1만 6000명에 이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현재 수사 선상에 오른 인물은 클레어 브론프먼을 비롯해 6명인데 할리우드 여배우로 미국 드라마 ‘스몰빌’에도 출연한 앨리슨 맥(35)도 포함돼 있다. 멕시코 전직 대통령의 아들과 여배우 상당수가 이 단체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검찰은 라니에르와 회원들이 “주인과 노예”로 묶여 있다고 보고 있으면 전 회원들은 여성 회원들이 그와 성관계를 가지면 그의 이름 이니셜을 부여받았다고 증언했다. 라니에르는 지난 3월 멕시코에서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그와 맥은 성매매와 강제노동 음모를 꾸민 혐의로 이미 기소됐다. 인신매매가 유죄로 확정되면 적어도 15년 징역형과 길게는 종신형까지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데 10월 1일 재판 일정이 잡혀있다. 클레어 브론프먼이 자금을 대 국외 탈출을 도울 수 있다는 이유로 보석 신청은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넥시움의 공동 창업자인 낸시 살츠먼(64)과 그녀의 딸 로렌 살츠먼(42), 회계 책임자 캐시 러셀(60)이 브론프먼과 함께 체포됐다. 이들이 인신매매와 범죄단체 자금 운용, 돈세탁, 사기와 사법 절차 방해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20년 징역형에 신분 도용 등으로 15년형이 추가될 수 있다. 윌리엄 스위니 FBI 부국장 대행은 “이 조직이 행한 일들과 미션들을 파면 팔수록 이들의 놀라운 범죄행각에 더욱 암울해진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검 ‘우수 형사부장’에 이정봉 검사 등 선정

    대검 ‘우수 형사부장’에 이정봉 검사 등 선정

    대검찰청은 가상화폐 투자사기단을 적발한 이정봉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장을 비롯해 이덕진 창원지검 진주지청 형사2부장, 허정수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3부장, 이영림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3부장, 신형식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1부장 등 5명을 올해 상반기 우수 형사부장에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금융·경제범죄 전담인 이정봉 부장검사는 지난달 실체가 없는 가상화폐 유통회사를 내세워 유사수신행위를 한 혐의로 A(53)씨 등 4명을 구속기소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덕진 부장검사는 올 2월 이른바 ‘진주 친모 청부살해 사건’의 진범을 밝혀내 구속기소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허 부장검사는 보이스피싱 범죄 사기단의 총책에게 처음으로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해 징역 20년형을 받아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남편과 부인, 처남까지 가담한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남편과 부인, 처남까지 가담한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이 자금관리책 등 10명을 추가로 구속했다.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에 대한 수사를 통해 최근 자금 관리책 A씨(33) 등 10명을 추가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2013년 3월21일부터 지난 4월24일까지 중국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내국인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385명에게 48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 등은 2012년 1월 총책 B씨(43)가 조직한 기업형 금융사기 범죄단체에서 장부실장과 상담원, 인출책 등으로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저금리로 대출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라”고 속여 돈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에는 남편이 부인에게 보이스피싱 일을 권유해 합류하기도 했으며 처남도 보이스피싱 조직에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경찰은 2015년 6월부터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B씨 등 100명을 범죄단체 조직가입 및 사기 혐의로 입건한 가운데 경찰은 67명을 구속하고, 19명을 불구속했다. 또 나머지 14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이와는 별개로 전화금융사기 단체에서 송극액의 5%를 받은 조건으로 수거책 역할을 담당했던 C씨(21) 등 2명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달 11일 오후 3시쯤 평택역 앞 노상에서 피해자에게 가로챈 3000만원을 조직원에게 송금하지 않고 중간에 가로채는 등 2차례에 걸쳐 47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주 집단폭행 가해자 8명 모두 폭력조직 가입해 활동”

    “광주 집단폭행 가해자 8명 모두 폭력조직 가입해 활동”

    광주 집단폭행 사건 가해자 한 명이 추가로 구속됐다. 가해자 8명 모두 지역 폭력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정황도 함께 드러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경찰은 밝혔다.광주 광산경찰서는 22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범죄단체 구성·활동 혐의로 한모(37)씨를 구속했다. 한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6시 28분 광주 광산구 수완동 한 술집 앞 도로에서 집단폭행 피해자인 A(31)씨와 일행 한 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가해자 일행 8명 중 폭행을 주도한 박모(31)씨 5명을 구속하고 한씨 등 3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초기 확보한 동영상에서 한씨 등 3명은 일행을 말리는 것처럼 보이거나 등장하지 않았다. 경찰은 그러나 추가 영상과 관련자 진술을 통해 이들이 폭행에 일부 가담하고 범행을 부추긴 사실을 확인하고 3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집단폭행으로 실명된 A씨의 변호인인 김경은 변호사는 21일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의 눈 안쪽 깊은 곳에서 나뭇가지 파편이 발견됐다”며 가해자 박씨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 적용을 촉구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최근 A씨 가족은 눈 수술을 담당한 대학병원 의사로부터 최대 3~4㎝ 정도 크기의 나뭇가지와 파견이 여러 개가 나왔다는 설명을 들었다. 다만, 병원의 소견서 등을 확보하지 못해 정확한 갯수는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박씨는 살인의 결과가 발생될 것을 인식했거나 예견했음에도 나뭇가지로 A씨 눈을 찌른 것이므로 박씨를 살인미수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광주 집단폭행 가해자 3명 추가 영장... 지역 폭력조직 활동도 확인

    경찰, 광주 집단폭행 가해자 3명 추가 영장... 지역 폭력조직 활동도 확인

    광주 집단폭행 사건 가해자 8명 중 불구속 수사 중이던 3명에 대해 경찰이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가해자들이 폭력조직에서 활동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광주 광산경찰서는 21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범죄단체 구성·활동 혐의로 한모(37)씨 등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전 6시 28분쯤 광주 광산구 수완동 한 술집 앞 도로에서 A(31)씨와 일행 한 명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가해자 일행 8명 중 풀숲에서 집단폭행을 주도한 박모(31)씨 등 적극적으로 폭행한 5명을 구속하고 3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초기 확보한 동영상에서는 한씨 등 3명이 일행을 말리는 것처럼 보이거나 등장하지 않았으나 추가 영상과 가해자·피해자 진술을 통해 뒤늦게 폭행에 가담하고 범행을 부추긴 정황도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일행 8명이 지역 폭력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해서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주 폭행 가해자 7명, 경찰 출동에도 무신경…시민들 ‘공분’

    광주 폭행 가해자 7명, 경찰 출동에도 무신경…시민들 ‘공분’

    조직 폭력배들과 택시 시비에 휘말린 30대 남성이 심한 집단폭행을 당해 실명 위기에 처했다.30대 남성 A씨는 2일 오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광주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한다’며 친동생이 조직 폭력배가 낀 무리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월요일인 지난달 30일 오전 5시에 발생했다. 동생 B(33)씨는 자신을 포함해 남성 3명, 여성 2명과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 일행 중 한 명이 먼저 집에 간다며 밖으로 나가 택시를 잡는 과정에서 20대에서 30대 후반인 남성 7명, 여성 3명이 함께 있던 무리와 시비가 붙었다. B씨 일행이 택시를 잡았는데 상대 쪽이 이 차량에 여성을 먼저 태우려 하면서 시비가 붙어 폭행이 일어났다. 뒤늦게 술집 밖으로 나온 B씨는 상황을 목격하고 말리러 다가가 말을 걸었으나 상황이 악화해 또다시 싸움이 붙었다. A씨는 동생 B씨가 처음에는 상대측 남성들과 일대일로 싸웠으나 이후 집단으로 달려들어 매우 심하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상대측 남성들이 B씨를 도로 건너편 풀숲에 쓰러뜨려 놓고 큰 돌로 수차례 머리를 내리찍고 나뭇가지로 눈을 찌르기도 했다고 밝혔다.B씨는 현재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향후 심각한 시력저하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사 소견을 받은 상태다. A씨는 “동생이 발음도 안 되고 대소변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며 “경찰은 3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남자 7명 모두 폭행에 가담했고 죄명도 살인미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사건을 담당한 광주 광산경찰서는 폭행 가담 정도를 구분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상해) 혐의로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변 CCTV와 피의자 조사를 통해 피해자 측에서 주장한 폭행 피해가 대부분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일부가 문신을 하고 있었고 G파 소속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범죄단체 구성·활동 혐의를 적용할 만한 폭력조직이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며 “폭행 정도가 심각해 주도한 이들을 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공개된 영상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가해자를 말리거나 제압하는게 아니라 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가해자들은 경찰이 와도 길가에 주차된 차 위에 비스듬히 기대앉거나 도로 한복판에 앉는 등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7명 중 3명만 구속영장을 신청한 점도 공분을 샀다. 이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광주 폭행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과 경찰 공권력 강화에 대한 글이 다수 올라왔고 서명한 시민도 늘어났다. 아래 영상의 5초 부분부터 집단 폭행 장면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수익 미끼 불법 금융다단계 11명 사법처리

    고수익을 미끼로 170억을 가로챈 다단계업자 3명이 구속기소됐다. 대구지검 금융경제범죄전담부(김후균 부장검사)는 1일 불법 금융다단계 업체 회장 A씨 등 3명을 사기 및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은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차린 뒤 2016년 8월부터 최근까지 월 5% 고수익을 약속하고 외환(FX) 마진거래 투자금 명목으로 피해자 206명으로부터 126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경제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 매수를 명목으로 150명에게서 4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등은 하위사업자 투자금을 다른 투자자 원금·이익배당으로 사용하는 일명 ‘돌려막기’ 식으로 회사를 운영해 온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FX 마진거래의 신’으로 알려진 A씨는 1년 6개월 동안 230만달러(약 24억6000만원) 손실을 봤고 발행한 가상화폐는 이들이 만든 커피전문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경제 가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융다단계 범죄를 목적으로 주식회사 4개를 만들고 직급에 따른 유기적인 인적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점을 고려해 A씨 등 피고인 모두에게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죄’를 적용하고 범죄수익 환수조치를 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연 3900% 폭리…불법 대부업 일당 검거

    연 3900% 폭리…불법 대부업 일당 검거

    신용불량 등으로 대출이 막힌 사람들을 골라 소액을 빌려주고 연 3900%가 넘는 고리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강동경찰서는 협박 등 불법 채권추심을 한 혐의(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일당 64명을 검거하고 이 중 죄질이 불량한 총책 A(24)씨 등 14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신용상의 문제로 소액조차 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A씨는 고리대금업을 목적으로 전국 규모의 조직을 만든 뒤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출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대출을 원하는 피해자들에게 “신용이 좋지 않으니 일단 소액을 빌려 써라. 잘 갚으면 월 단위로 추가 대출을 해 주겠다”는 식으로 유혹했다. A씨 조직은 지난해 11월 말까지 1만 1000명에게 12억원을 빌려주고 이자로 35억원을 받아 챙겼다. 한 사람당 20만원, 30만원, 50만원을 대출해주고 일주일 후 35만원, 50만원, 80만원으로 갚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고리대금업으로 수천만원의 종잣돈을 35억원까지 불렸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중 한 사람은 30만원을 빌렸는데 500만원까지 이자를 냈다”면서 “피해자 연령대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점조직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한 범죄 사례”라면서 “전국 규모의 기업형 대부 범죄단체 검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A씨 일당은 대출해줄 때 부모·친인척·지인 등 15∼20명의 연락처를 적도록 한 뒤 돈을 갚지 않으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전화해 욕설과 협박을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신입 조직원을 면접하고 1:1 교육을 실시한 후 폭력 성향이 있으면 수금팀에 배치하는 식으로 불법추심을 이어왔다. 경찰은 A씨 조직이 부당하게 얻은 이득을 호화생활에 썼다고 밝혔다. 이들은 월세 1050만원의 집을 얻고 외제차를 구매하고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 드나들었다. 이들은 또한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려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리’·‘이대리’ 등 가명을 쓰고 주임-대리-팀장-과장-실장 순으로 지휘 통솔 체계를 갖춰 직속 상·하급자 외에는 서로 알 수 없도록 점조직 형태로 운영했다. 업무 지시는 대포폰으로 이뤄졌으며 수금책은 여러 장소의 현금지급기를 돌며 돈을 인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검거되는 경우 윗선에 대해 함구하고 총책이 검거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미리 정한 암호를 문자메시지나 통화로 알려주기도 했다. 조직원 주민등록등본·인감증명서와 가족·지인 연락처를 확보해 배신할 수 없도록 하고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부수는 등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 광고대행업체에 정상적으로 등록한 대부업체라도 불법을 저지르면 파악하기가 힘들다”면서 “폭행·협박 등 불법채권추심이 있거나 선이자 또는 수수료 수취, 이자가 연 24%를 넘는 경우에는 경찰, 금융감독원에 신고해달라”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땅에 묻고 손가락 절단 충성 맹세 ···춘천 통합조폭 검거

    강원 춘천지역 폭력세력을 규합해 각종 잇권에 개입해온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공조해 범죄단체 구성활동 등의 혐의로 ‘통합춘천식구파’ 두목 A(48)씨와 고문 B(48)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강원경찰청은 이와는 별도로 A씨가 조직 운영자금 마련 등을 위해 필리핀에서 운영한 불법도박사이트 관계자 C(48)씨 등 28명을 도박장 개장 혐의로 검거해 3명을 구속하고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2011년 6월 춘천지역 토착폭력세력 4개 조직을 규합해 ‘통합춘천식구파’를 결성한 후 유흥업소·보도방·사채업·장례식장 조화 납품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독점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2011년 6월 강원도 홍천에서 행사장을 빌려 결성식을 개최한 뒤 두목으로 추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조직원을 동원해 기존 사업자들에게 사업을 포기하도록 협박해 춘천·홍천지역 장례식장 조화납품 사업을 독점했다. 2012년에는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불러 술을 마신 뒤 불법 영업을 했다며 112에 신고하는 수법으로 이른바 ‘보도방’ 사업을 독점해 갔다. 2013∼2014년에는 사채업에도 손을 대, 다른 지역 사채업자들을 협박해 영업을 못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탈퇴한 조직원을 야산으로 끌고 가 구덩이에 묻고 휘발유를 뿌릴 듯이 위협하는 가 하면, 충성맹세를 한다며 핵심조직원 6명이 모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한마디씩 자르기까지 했다. A씨는 조직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필리핀에 근거지를 두고 도박사이트도 운영했다. 2015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16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2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필리핀 리조트에서 일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유인해 도박사이트 관련 일을 시키고 여권을 빼앗아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관리했다. 경찰은 달아난 부두목과 조직원 4명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다른 조직폭력배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양복 사주고 용돈 주고 고교생까지 조폭 영입 …‘이천 연합파‘ 46명 무더기 검거

    양복 사주고 용돈 주고 고교생까지 조폭 영입 …‘이천 연합파‘ 46명 무더기 검거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기 이천지역에서 불법을 일삼아 온 조직폭력배 46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광역수사대는 새 두목을 추대한 후 세력 확장을 위해 고교생 등 미성년자가 포함 된 신규 조직원들을 대거 영입하고, 기강을 세우기 위해 조직원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집단 폭행하는 등 각종 불법을 일삼아 온 ‘이천 연합파’ 행동대원 B씨(48세) 등 12명을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범죄단체 구성·활동) 등 혐의로 구속하고, 두목 A씨(55세) 등 34명은 불구속 입건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검거된 두목 A씨는 유흥업소 운영 등으로 벌어들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2014년 8월 이천지역 두 개 폭력조직을 통합하고, 자신은 두목으로 추대되어 확고한 폭력조직을 구성했다. 조직원들은 나이대별 리더를 정해 놓고 매월 5만원∼20만원씩 2500만원을 모금하여 영치금, 벌금 대납, 변호사 비용 등으로 사용하여 결속력을 다졌다. 이들은 당시 고등학생인 신규 조직원 D씨 등 3명을 선배들에게 인사를 잘 안한다는 이유로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하는 등 5회에 걸쳐 집단 폭력을 행사했다. 또다른 조직원들은 노래방에서 술과 도우미를 주문하는 등 불법 영업을 유도한 후 업주를 협박 하거나,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경쟁 도박장 주인을 찾아가 협박했고, 렌트카 등을 이용하여 불법으로 유상운송 영업(일명 ‘콜뛰기’)을 하면서 1억3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탈퇴한 한 미성년 조직원은 “정장을 사주고, 용돈을 주는 게 멋있어 보여서 조직에 가입했다”라며 “하지만 기강을 잡는다며 폭행하는 걸 보니 생각했던 조직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아 탈퇴하게 됐다”라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천연합파 소속 폭력배들은 개별 범죄로 처벌받은 적은 있으나, 범죄단체 구성 혐의로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두목 A씨는 범죄행위에 가담했거나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광역수사대는 주민 불안을 야기하는 조직폭력배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며 아울러 조직폭력 근절을 위해 운영자금에 대한 사용처 등 수사도 계속 할 방침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단독] 다국적 피싱범 58명 놓고 ‘양안 갈등’… 통역가 16명 동원해 국내법으로 단죄

    [단독] 다국적 피싱범 58명 놓고 ‘양안 갈등’… 통역가 16명 동원해 국내법으로 단죄

    양측 요구 달라 중앙지검서 수사 ‘양안(兩岸) 갈등’에 중국·대만 국적의 보이스피싱 사범들이 한국에서 무더기로 죗값을 치르게 됐다.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진동)는 최근 대만인·중국인·한국인으로 이뤄진 보이스피싱 조직 58명을 범죄단체 조직 및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한국인은 단 1명이었고, 대만인이 50명, 중국인이 7명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제주도에서 오피스텔을 빌려 약 7개월간 중국인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사기를 저질렀다. 주한 대만 대표부로부터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해 12월 이들을 일망타진했다. 검찰 조사 결과 총책인 대만인 백모(36)씨와 한국인 이모(42)씨가 조직을 이끌었고, 중간 간부인 대만인 5명이 교육 및 자금 관리 등을 담당했다. 이들은 모두 대만 조폭 소속으로 대만 현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단 조직원들은 가짜 피해 사실을 알리는 ‘통신사 사칭’과 입금을 유도하는 ‘중국 공안 사칭’으로 나뉘어 교육받았다. 이들은 매달 실적 정산 후 곧바로 장부를 폐기하는 등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정산이 끝나지 않아 남아 있던 5억원어치의 한 달 장부와 녹음 파일만 가지고 수사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해외에 있는 외국인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를 해당 국가에 넘기지 않고, 우리 검찰이 직접 수사한 까닭은 중국과 대만 간 외교 갈등 때문이었다. 중국 공안 측에선 중국인 외에 대만인들까지 자국으로 인도해 달라고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반면, 대만 측은 자국민이 중국으로 송환될 것을 우려해 지속적으로 국내 수사팀과 접촉하며 수사 상황을 주시해 왔다. 중국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외교적 갈등이 예고되는 상황이라 검찰은 국내 수사를 선택했다. 지난해 말 58명을 한꺼번에 송치받은 검찰은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했다. 통역가 16명과 함께 형사3부 산하 8개 검사실이 모두 투입돼 신문 내용을 통역하고 증거로 압수한 휴대전화 150대에서 나온 녹음 파일들도 일일이 번역했다. 또 중국 공안의 협조로 현지 피해자 진술을 전달받았다. 검찰이 밝혀낸 피해자는 최소 200여명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진술서는 8500만원 상당의 피해자 6명분뿐이었다. 검찰은 구속 시한에 맞춰 전원 구속 기소했지만, 피해자 진술이 추가 접수되는 대로 공소장을 변경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 58명과 담당 교도관들이 한꺼번에 법정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라며 “원활한 재판을 위해 수사를 도운 통역가도 모두 법원에 연결시켜 줬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대법 “보이스피싱은 조폭급 범죄 단체” 첫 판결

    대법 “보이스피싱은 조폭급 범죄 단체” 첫 판결

    보이스피싱 조직에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해 총책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을 확정한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형법 114조 범죄단체 조직죄는 조직폭력배(조폭)를 무겁게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총책 박모(46)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박씨를 주축으로 한국인 70여명으로 구성된 보이스피싱 집단은 검거 직전인 지난해 12월까지 1년 3개월 동안 3037명에게 총 53억 9000만원의 보이스피싱 사기를 쳤다. 이 같은 사기를 칠 수 있었던 배경엔 조폭 수준을 넘어 중소기업을 방불케 하는 근태·성과 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 희망자를 대부업체에 소개시켜 주는 대부중개업을 하던 박씨는 2013년 중개수수료율 5% 상한 법령이 생겨 사업이 어려워지자 한국인 70여명을 모집해 보이스피싱 집단을 꾸렸다. 이들은 알음알음으로 무직자, 채무가 많거나 큰 병원비를 지출하게 된 사람, 결혼·육아 비용이 필요한 이 등 경제적 취약계층 중심으로 직원을 꾸렸다. 70여명은 본부, 콜센터, 현금인출팀 등으로 나눠 일을 분담했다. 특히 콜센터를 2개 그룹으로 나눴다. 무작위로 전화를 거는 1차 콜센터 상담원들은 ‘저금리 대출 안내전화’라고 꾀어낸 뒤 응답한 이들의 이름, 직업, 대출희망 금액 등의 개인정보를 얻어냈다. 개인정보를 받은 본부는 내용을 정리해 2차 콜센터로 전달했다. 2차 콜센터는 피해자에게 전화로 “사설 대부업체에서 소액 대출을 받아 수백만원을 지정 계좌로 보내면, 그 돈으로 신용등급을 높인 뒤 수천만원을 한층 더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겠다”며 사기를 벌였다. 1차 콜센터 상담원에겐 130만원의 기본급이 책정됐고, 개인정보 1건을 알아낼 때마다 1000원씩 수당이 붙었다. 기본급이 없는 2차 콜센터 상담원은 보이스피싱 사기로 갈취한 돈의 25~30%를 실적수당으로 받았다. 상담원들은 범행 매뉴얼을 1~2주 동안 교육받아 숙련된 뒤 투입됐다. 콜센터 실·팀장들은 팀원 9~15명의 근태를 철저하게 감독했지만, 아이가 갑자기 아픈 주부 상담원의 결근 통보를 수용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했다. 만약 범행이 적발됐을 때 직원 변호사비로 쓰려고 사기로 벌어들인 돈의 30%를 적립해 두기도 했다. 실제 검거 이후 70여명의 피고인 중 50여명이 사선 변호사를 두고 재판에 임했다. 1심 법원부터 박씨에 대해 사기, 개인정보보호법뿐 아니라 범죄단체조직죄를 유죄로 ㅂ인정했지만 조직원 대부분은 대법원까지 연거푸 항소했다. 결국 대법원은 이날 “사기를 목적으로 구성된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총책 중심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조직원 역할 분담이 이뤄지는 통솔체계를 갖춘 범죄단체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은 법리적으로 옳다”며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보이스피싱 총책, 징역 20년 확정 …‘범죄단체조직죄’ 첫 적용

    보이스피싱 총책, 징역 20년 확정 …‘범죄단체조직죄’ 첫 적용

    법원 “범죄 목적 결합체…위계질서 유지, 역할분담 체계적” 전화통화로 선량한 시민들에게 사기를 치고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에게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폭력조직을 무겁게 처벌하기 위해 적용해 온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한 첫 판결이다.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30일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 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보이스피싱 조직 박모(46)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범죄수익 19억 5000만원에 대한 추징명령도 유지됐다. 재판부는 “사기범죄를 목적으로 구성된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총책을 중심으로 내부의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조직원의 역할분담이 이뤄지는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춘 범죄단체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부중개업을 하던 박씨는 2013년 사업이 어려워지자 인천에 사무실을 마련한 후 전화 대출 사기를 벌일 77명의 조직원을 모집해 범죄단체를 꾸린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조직원에게 대포폰(차명 전화기)과 노트북을 개별지급하고, 범행방법을 정리한 매뉴얼을 통해 1∼2주간 사전 교육을 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준비했다. 본부조직과 콜센터, 현금인출팀으로 조직을 나눠 대출 사기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검거에 대비해 이익금의 30%를 변호사 비용으로 예치해 놓기도 했다. 박씨 조직은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년 3개월 동안 “신용등급을 올려 저리로 대출해주겠다”고 속여 신용관리비 명목으로 피해자 3037명에게서 1인당 100만∼300만 원을 받아 총 53억 9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1, 2심은 “이 사건 조직은 중소기업과 유사할 정도로 체계가 잡힌 범죄단체”라며 “피고인들은 조직적·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다”며 범죄단체조직 혐의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박씨가 범죄단체 조직이 아니라며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하급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한편 대법원은 함께 기소된 조직원 최모(33)씨 등 36명에게 각각 징역 1년∼20년을 확정했다. 나머지 조직원 43명은 1, 2심에서 징역 10개월∼6년이 확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조대 도박사이트 운영한 룸싸롱 웨이터

    1조대 도박사이트 운영한 룸싸롱 웨이터

    유흥업소(룸싸롱) 종업원 출신 부부가 1조원대 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됐다.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일가족 및 지인들을 끌어 들여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및 범죄단체 조직 등)로 총책 A(40)씨와 B(34·여)씨 부부 등 60명을 검거해 14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조직원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부터 지난달까지 일본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토토와 바카라 사이트 등을 개설해 회원 약 6000명으로 부터 약 1조원의 도박자금을 입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서울의 한 룸살롱 웨이터 생활을 하면서 2010년부터 도박사이트 운영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A씨의 부인도 나이트클럽 웨이트리스 출신이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업체 출신의 친구와 가족을 끌어들여 국내에서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다가 규모가 점차 커지자 해외에 사무실을 두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는 아예 해외에서 활동하는 사이트 운영팀, 국내에서 활동하는 홍보팀, 자금관리팀 등으로 조직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이 커졌으면서도 장기간 범행이 가능했던 것은 가족을 동원한 철저한 보안 때문이었다. A씨의 가족이 핵심 역할을 맡아 A씨의 지휘 아래 조직원들을 관리했다. 부인 B씨는 자금관리, 친누나 C(42)씨와 매형 D(52)씨는 범죄수익금 인출, 처남 E(23)씨와 조카 F(23)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사이트 운영 등을 맡았다. 나머지 공범들은 A씨가 유흥업소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웨이터 출신들로 채워 보안을 유지했다. 벌어들인 돈으로 A씨 부부는 강남에서 사우나를 운영하고 수도권 신도시의 상가와 아파트 등을 매입했다. 경찰은 이들이 운영하던 도박사이트를 폐쇄하고 집에 있던 현금 5억원과 명품 가방, 귀금속 등 금품 1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부동산과 예금 등 28억원 상당은 몰수보전을 신청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에서 상습적으로 고액 도박을 한 회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필리핀 두테르테 “내 아들 마약 밀매 연루됐다면 사살하라”

    필리핀 두테르테 “내 아들 마약 밀매 연루됐다면 사살하라”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 용의자에 대한 유혈 진압을 일삼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본인의 아들도 마약 범죄를 저지르면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21일 ABS-CBN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오후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아들 파올로가 마약 밀매에 연루됐다면 사살하라고 경찰에 명령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찰에 내린 명령은 아들인 네가 (마약 범죄로) 붙잡히면 죽이라는 것이며, 너를 죽이는 경찰을 내가 보호할 것”이라면서 “그러면 사람들은 나에게 뭐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부시장이기도 한 파올로는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64억 페소(1423억 원) 규모의 마약이 밀수되는 데 뇌물을 받고 도와줬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파올로가 중국계 국제 폭력조직인 ‘삼합회’의 조직원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야당 의원이 파올로 등에 삼합회 조직원의 문신이 있다고 주장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오른팔 어깨 쪽에 있는 장미 모양의 문신을 공개하며 문신이 범죄단체 소속의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파올로의 마약밀수 연루설과 관련해 “내 자식이 부패에 관여했다면 즉각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들은 마약 범죄 용의자를 향한 경찰의 ‘묻지마식’ 사살로 인권유린 비판을 받는 마약 유혈소탕전의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자기 아들은 마약 범죄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한현의 악행 폭로한 ‘내부고발자’ 위연… 법적 보호 받을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한현의 악행 폭로한 ‘내부고발자’ 위연… 법적 보호 받을까

    형주를 손에 쥔 유비는 남쪽 4군을 점령해 기반을 더욱 굳건히 다지기로 한다. 유비가 영릉을, 조운이 계양을, 장비가 무릉을 각각 점령한다. 관우는 마지막 남은 장사를 공격하지만 노장(將) 황충에게 막혀 애를 먹는다. 관우는 대결 도중 낙마한 황충을 죽이지 않고 떳떳하지 않은 승부라며 살려 보낸다. 장사 태수 한현은 황충에게 활을 이용해 관우를 죽이라고 재촉한다. 하지만 황충은 화살을 일부러 빗나가게 해 관우에게 진 빚을 갚는다. 이를 본 한현은 관우와 내통한다고 의심해 황충을 사형하라며 길길이 날뛴다. 이때 위연이 나서 황충을 구한다. 그리고 평소 온갖 악행을 저질렀던 한현의 행실을 폭로해 백성들의 공분을 사게 만든다. 마침내 위연은 백성들과 함께 성문을 열어 관우를 맞이한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한현은 무거운 세금을 거두어 부귀영화를 누린다. 명령에 거역하면 모두 없애 버린다. 예쁜 처녀가 있으면 성 안으로 불러들여 노리개로 삼기도 한다. 심지어는 백성들의 존경을 받는 황충마저 처형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무도 한현을 막지 못한다. 반항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위연이 용기를 낸다. 충신인 황충을 사형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비리로 가득 찬 한현을 몰아내자고 백성들을 설득한다. 관우가 크게 피 흘리지 않고 장사에 입성할 수 있었던 것은 위연 덕분이다. 그럼에도 공명은 역적의 관상이 보인다며 위연의 처형을 주장한다. 위연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 한현의 비리를 폭로해 백성들을 유비의 편으로 돌린 1등 공신인데 죽이려고 하다니. 공명처럼 위연을 대우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까. 내부의 비리를 폭로했음에도 억울한 위치에 놓이게 된 위연을 도울 방법은 없을까. ●성폭력·살인 일삼았던 한현 위연은 한현이 황충을 죽이려고 하는 것이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백성들에게 한현을 몰아내자고 한다. 내부의 잘못된 환부를 도려 내기 위해 용기를 낸 것이다. 이런 사람을 일컫는 통상적인 용어가 있다. 바로 ‘내부고발자’다. 직원이 회사나 조직 내부의 문제를 외부에 발설하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수사기관이나 감찰기관에 고발한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인생을 걸어야 할 수도 있다. 잘못하다간 왕따를 당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배신자로 몰려 쫓겨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연도 사실 황충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만일 백성들이나 다른 장수들이 위연의 말에 동조하지 않았다면 위연도 황충과 함께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연과 같은 내부고발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비리를 폭로하는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도 내부고발자 보호는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여러 법률에서 이런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들을 두고 있다. 한현은 처녀를 함부로 노리개로 삼고, 명령에 거역하면 처형하기도 했다. 심지어 충신인 황충까지 처형하기로 한다. 성폭력과 살인을 일삼았던 것이다. 우리 법은 이런 죄를 신고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법을 마련해 놓고 있다. 바로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이다. 살인, 강도, 성폭력, 마약류범죄, 범죄단체조직죄 등에 관한 형사 절차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자발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런 범죄를 신고한 사람인 위연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는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어선 안 된다. 또 위연의 인적 사항을 공개해서도 안 된다. 나아가 위연이나 친족 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검찰청이나 경찰청에서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 주어야 한다. 즉 위연은 한현의 살인과 성폭력에 대해 신고한 것이므로 특정 범죄의 신고자로서 보호된다. 이 과정에서 중대한 경제적 손실 혹은 정신적 고통을 입거나 비용이 지출된 경우에는 구조금을 지급받을 수도 있다. 나아가 그 동안 한현이 저지른 나쁜 짓에 위연이 일부 가담했다고 하더라도 형을 감경받거나 면제받을 수도 있다. 이처럼 중대한 범죄에 대해 신고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국민들도 안심하고 자발적으로 협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익신고자 보호 법률 무려 279개 위연이 신고한 범죄가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에 해당하지 않으면 보호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 법은 위연처럼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신고한 사람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등을 침해하는 행위를 신고하면 보호받을 수 있다. 보호되는 법률도 279개에 이르러 매우 광범위하다(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조 제1호 가목). 꼭 범죄가 되는 행위가 아니라 허가, 인가, 면허와 같은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도 보호되는 범위에 포함돼 있다. 이 법에 의해 위연은 인적 사항의 비밀이 보장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현을 따르는 잔당들에 의해 신변의 위협을 느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신변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다. 또 위연이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형을 감경받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또 어느 누구도 위연처럼 공익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한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공명처럼 위연에게 역적의 상이라며 처벌을 하면 어떻게 될까. 위연이 아닌 공명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위연이 한현의 목을 베는 대신 사로잡아 재판장인 유비 앞에서 재판을 받게 했다고 치자. 이때 한현이 자신을 지지하는 부하 장수를 시켜 위연을 폭행, 협박하면 어떻게 될까. 한현의 행위는 일종의 보복범죄에 해당한다. 보복범죄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9에 의해 특히 무겁게 처벌한다. 폭행, 협박 없이 단순히 면담을 강요하는 것만으로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우리 법은 이처럼 내부고발자가 받게 될지도 모르는 보복행위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보호하는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위연은 유비의 만류로 겨우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공명이 죽은 후 모반을 꾀한다. 위연이 모반을 꾀한 것은 정말 ‘역적의 상’이었기 때문이었을까. 혹시 범죄신고자나 공익신고자로서의 대접을 제대로 해 주지 않은 공명에 대해 반감이 작용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커다란 조직을 대상으로 작은 개인이 부당이나 불법을 신고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보통의 용기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남들이 눈치만 보고 모른 척하며 지나칠 때 어렵게 용기를 낸 사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마음 처벌법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마음 처벌법

    정부에 비판적인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회의실에 모여 시위를 계획했다. 양심수의 재판을 지연하면서 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시위였다. 사법방해의 요소가 있어 내부 격론이 벌어졌고 어렵게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시위 하루 전 이들은 다시 의견을 모았고, 결국 시위 계획을 취소했다. 일본 당국은 불법 시위를 계획하기만 한 이 시민단체를 처벌할 수 있을까.일본에서 일명 ‘공모죄법’이 논란이다. 지난 11일부터 시행된 이 법안의 정식 명칭은 ‘테러 등 준비죄’다. 범죄를 실행하지 않고 사전 모의만 해도 처벌할 수 있으며, 위에서 예로 든 가상의 상황처럼 사법방해에 해당하는 범죄뿐만 아니라 테러나 약물, 불법 자금조달, 인신매매 등 총 277개 범죄를 2명 이상이 계획할 경우 적용된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기존의 테러대책법을 개정한 이 법안을 내놓았다. 범죄를 계획 단계에서 처벌할 수 있는 규정임에도 범죄를 미연에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많지 않다. 도리어 수사 기관의 권한이 대폭 확대되면서 범죄단체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나 특정인이 범행을 마음먹었는지 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마음만 먹어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뜻에서 ‘마음처벌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공모죄법,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일까. ●범죄 예방과 예측, 어디까지 가능한가 공모죄법이 이슈가 되면서 ‘재조명’된 영화가 있다. 2054년을 배경으로 하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에는 미래를 보는 초능력을 가진 이들을 이용해 범죄를 예측하고, 범죄자를 단죄하는 최첨단 치안시스템이 등장한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범죄를 미리 처벌하는 이러한 시스템은 과연 ‘미래의 범인’을 현재의 범인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등 심각한 도덕적 딜레마를 야기한다. 이 같은 영화 속 시스템과 일본의 공모죄법은 범죄예방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 예컨대 살인이나 강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범죄 유전자’를 찾아내고 이를 선천적으로 보유한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려 하거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과거 범죄가 발생한 시간과 장소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가 발생할 장소를 사전에 알려주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는 것이다. 문제는 근거와 입증을 생명으로 여기는 과학 분야조차도 미래의 범죄를 예측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공식을 내놓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범죄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후천적 노력과 환경의 영향으로 본래의 유전자와 전혀 다른 성질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 똑똑한 인공지능이 지목한 미래의 범죄자는 범행 직전 마음을 고쳐 실행에 옮기지 않을 수 있다. 이 모든 변수를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학도 확신하지 못하는 ‘미래의 범죄’를 공모죄법은 어떻게 입증하고 처벌하겠다는 것일까. 이 법안을 통과시킨 일본 정부가 믿는 것은 다름 아닌 ‘목격’이다. ●사생활 침해 논란을 피해 갈 방도가 있나 공모죄법은 범죄를 계획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려는 현장을 사전조사하다 적발되면, 즉 사법당국에 목격되면 처벌할 수 있다. 위법행위를 목격하려면 위와 같은 행위를 하는지 안 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지켜봐야만 가능하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이는 이유다. 공모죄법의 사생활 침해 우려는 일본 야쿠자 조직이 법령 시행 이후 조직원들에게 내린 ‘행동강령’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구미’는 조직 내부에 “전화나 이메일 도청에 주의하라”라는 내용이 포함된 자료를 배포했다. 공모죄법 반대 진영은 수사기관이 이 법을 빌미로 수사 권한을 자의적으로 확대한다면 폭력조직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도청과 감시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현대사회는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더욱 쉽고 빠르게 감시가 가능한 사회로 변모했다. 예컨대 스마트폰으로 길을 찾거나 증강현실 게임을 할 때 반드시 스마트폰의 위치정보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위치정보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것은 사용자의 위치가 고스란히 기록되고, 권한을 가진 이는 이를 열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사람들을 지켜보는 폐쇄회로(CC)TV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감시사회는 공모죄법이 뿌리내리기에 최적의 환경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정부의 주장대로, 올림픽과 같은 국제적 행사를 앞두고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중대한 임무다. 하지만 테러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 엄격한 법 집행 이전에 법의 정당성을 찾고, 납득 가능한 법의 적용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우선 과제일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나쁜 짓’ 마음만 먹어도 처벌?…日공모죄의 함정

    [송혜민의 월드why] ‘나쁜 짓’ 마음만 먹어도 처벌?…日공모죄의 함정

    정부에 비판적인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회의실에 모여 시위를 계획했다. 양심수의 재판을 지연하면서 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시위였다. 사법방해의 요소가 있어 내부 격론이 벌어졌고 어렵게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시위 하루 전 이들은 다시 의견을 모았고, 결국 시위 계획을 취소했다. 일본 당국은 불법 시위를 계획하기만 한 이 시민단체를 처벌할 수 있을까? 일본에서 일명 ‘공모죄법’이 논란이다. 지난 11일부터 시행된 이 법안의 정식 명칭은 ‘테러 등 준비죄’다. 범죄를 실행하지 않고 사전 모의만 해도 처벌할 수 있으며, 위에서 예로 든 가상의 상황처럼 사법방해에 해당하는 범죄 뿐만 아니라 테러나 약물, 불법 자금조달, 인신매매 등 총 277개 범죄를 2명 이상이 계획할 경우 적용된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기존의 테러대책법을 개정한 이 법안을 내놓았다. 범죄를 계획 단계에서 처벌할 수 있는 규정임에도, 범죄를 미연에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많지 않다. 도리어 수사 기관의 권한이 대폭 확대되면서 범죄단체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나 특정인이 범행을 마음먹었는지 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마음만 먹어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뜻에서 ‘마음 처벌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공모죄법,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일까. ◆범죄 예방과 예측, 어디까지 가능한가 공모죄법이 이슈가 되면서 ‘재조명’된 영화가 있다. 2054년을 배경으로 하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에는 미래를 보는 초능력을 가진 이들을 이용해 범죄를 예측하고, 범죄자를 단죄하는 최첨단 치안시스템이 등장한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범죄를 미리 처벌하는 이러한 시스템은 과연 ‘미래의 범인’을 현재의 범인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등 심각한 도덕적 딜레마를 야기한다. 이 같은 영화 속 시스템과 일본의 공모죄법은 범죄예방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 예컨대 살인이나 강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범죄 유전자’를 찾아내고 이를 선천적으로 보유한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려 하거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과거 범죄가 발생한 시간과 장소 등의 데이트를 분석해 범죄가 발생할 장소를 사전에 알려주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는 것이다. 문제는 근거와 입증을 생명으로 여기는 과학 분야조차도 미래의 범죄를 예측하는 행위에 있어서는 명확한 공식을 내놓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범죄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후천적 노력과 환경의 영향으로 본래의 유전자와는 전혀 다른 성질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 똑똑한 인공지능이 지목한 미래의 범죄자는 범행 직전 마음을 고쳐 실행에 옮기지 않을 수 있다. 이 모든 변수를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학도 확신하지 못하는 ‘미래의 범죄’를 공모죄법은 어떻게 입증하고 처벌하겠다는 것일까. 이 법안을 통과시킨 일본 정부가 믿는 것은 다름 아닌 ‘목격’이다. ◆사생활 침해 논란을 피해갈 방도가 있나 공모죄법은 범죄를 계획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려는 현장을 사전조사하다 적발되면, 즉 사법당국에 의해 목격되면 처벌할 수 있다. 위법행위를 목격하려면 위와 같은 행위를 하는지 안 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지켜봐야만 가능하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이는 이유다. 공모죄법의 사생활 침해 우려는 일본 야쿠자 조직이 법령 시행 이후 조직원들에게 내린 ‘행동 강령’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구미’는 조직 내부에 “전화나 이메일 도청에 주의하라”라는 내용이 포함된 자료를 배포했다. 공모죄법 반대 진영은 수사기관이 이 법을 빌미로 수사권한을 자의적으로 확대한다면 폭력조직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도청과 감시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현대사회는 IT의 발전으로 더욱 쉽고 빠르게 감시가 가능한 사회로 변모했다. 예컨대 스마트폰으로 길을 찾거나 증강현실 게임을 할 때 반드시 스마트폰의 위치정보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위치정보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것은 사용자의 위치가 고스란히 기록되고, 권한을 가진 이는 이를 열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사람들을 지켜보는 폐쇄회로(CC)TV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감시사회는 공모죄법이 뿌리내리기에 최적의 환경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정부의 주장대로, 올림픽과 같은 국제적 행사를 앞두고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중대한 임무다. 하지만 테러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 엄격한 법 집행 이전에 법의 정당성을 찾고, 납득 가능한 법의 적용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우선과제일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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