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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 보험금 노린 살인·자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 보험금 노린 살인·자살

    “범죄를 통해 얻게 될 기대효용이 합법적인 대안활동으로 얻게 될 효용보다 클 때 범죄는 발생한다.”(게리 베커·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001년 10월 어느 날, 밤 9시를 갓 넘긴 시각. 전남 담양의 한 병원 응급실로 20대 여성 A(당시 28세)씨가 후송됐다.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그녀. 호흡도 혈압도 잘 잡히지 않을 만큼 위독했다. 15분간의 심폐소생술로 혈압이 다소 오르면서 고비를 넘기자 의료진은 서둘러 A씨를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환자는 다음 날 오후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며 결국 오후 4시 50분 눈을 감았다. 운전을 했던 남편 K씨는 “모두 나 때문”이라며 오열했다. 사고가 난 곳은 고속도로의 터널 앞이었다. K씨는 조수석에 부인을 태우고 시속 80~90㎞로 달리는데 갑자기 들짐승이 튀어나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핸들을 급히 오른쪽으로 돌리는 통에 터널 입구를 들이박았고, 그 충격으로 아내가 그렇게 됐다고 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119구급대원의 생각도 비슷했다. 하지만 A씨의 시신을 검안한 검시관만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자의 몸에서 죽음에 이를 만큼 결정적인 상해는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열했던 남편, 부인을 독살하다 부검대에 오른 A씨의 몸에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흔적이 역력했다. 가슴은 멍이 들었고, 앞가슴뼈와 2, 5번 늑골이 부러졌다. 가슴뼈는 약한 편이어서 건장한 성인 남성도 심폐 소생술을 받다 부러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 몸 안에 교통사고의 흔적은 존재했다. 복강 안에는 270㏄ 정도의 유동혈이 고여 있었다. 외부의 힘을 못 견뎌 찢어진 간우엽(우측 간)에서 피가 흐른 것이 원인이었다. 부검의는 출혈량 등으로 봤을 때 직접적인 사인을 교통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신 그는 안구와 눈꺼풀 사이 결막에 생긴 작은 변화에 주목했다. 일혈점(溢血點)이 보였다. 일혈점은 교통사고가 아닌 목졸림 등 급성 질식사에 흔히 나타나는 소견이다. 혈액과 위장의 내용물에서도 타살의 흔적이 나타났다. 청산염이 발견됐다. 혈중 농도는 1.14㎍/㎖. 흔히 청산가리로 불리는 청산염은 극소량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맹독이다. 부검 결과를 근거로 경찰은 남편을 추궁했고, 결국 “부인을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평소 채무 때문에 부부 싸움이 심했던 그에게 부인 명의로 돼 있는 8억원 상당의 생명보험 2개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는 친구와 함께 차 안에서 비닐봉지로 부인을 질식시킨 후 조수석에 태웠고 바로 터널 벽을 향해 내달려 사고를 가장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청산염을 어떻게 먹였는지에 대해서만큼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40대 가장, 가족에 보험금 남기려 자살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보험금은 남겨진 가족이 경제적으로 기댈 버팀목이 돼 준다. 하지만 거꾸로 양심을 배반하고 스스로를 파탄내는 악마의 속임수로 변하기도 했다. 그 유형도 다양하다. K씨처럼 배우자의 목숨을 팔아 보험금을 챙기려는 비정한 남편이 있는가 하면 가족을 위해 자기 남은 목숨을 돈으로 바꿔 주려는 못난 가장도 있다. 어차피 범죄이긴 마찬가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2004년 8월 전북 정읍의 시골마을. 지체장애인 B(당시 44세)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농수로에서 떨어지면서 차에 불이 났다. 운전자 B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불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 검안의는 ‘자동차 사고로 인한 화재’를 직접 사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담당검사는 차를 산 경위나 보험 가입시기 등 정황이 의심스럽다고 봤다. 차에 불이 난 이유도 불분명하다며 시신 부검을 요청했다. B씨의 기관지와 인후부는 매연에 덮여 있었다. 혈중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37.6%에 달했다. 화재 당시 사망자가 한동안 호흡을 유지하며 살아 있었다는 증거. 여기까지만 보면 검안의가 말한 사고사에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결국 사인이 뒤집어졌다. 혈액에서 5.63㎍/㎖ 청산염이 검출됐다. 위에서도 같은 성분이 나왔다. 혈중 알코올농도 역시 0.10%였다. 사망자는 만취 상태에서 청산염을 먹은 뒤 차를 몰았던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당일의 행적과 보험특약 사항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사망자가 자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결국 B씨는 사고 이틀 전 직접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기 신체사고에 대해 최고 1억원의 보험료를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3년 전 찾아온 중풍으로 오른쪽 팔과 다리가 불편해 목발을 짚고 생활했던 그가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가족에게 보험금이라도 남겨 주고 싶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 관련 범죄로 적발된 인원은 3357명에 달한다. 보험사기로 적발된 5만 4994명의 6.1% 수준으로 최근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인원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7.2%(2639명→3357명), 금액 기준으로는 24.3%(475억 8100만원→591억 3600만원)가 늘었다. 보험업계는 전체 보험금의 약 10%가 사기에 연루된 부당한 보험금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 성도착증 ‘자기색정사’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 성도착증 ‘자기색정사’

    #사례1 2004년 서울 40대男 K의 방 여자 옷을 입은 채 자기 침대에서 사망한 K의 입에는 여성용 스카프가 잔뜩 들어 있었다. 엄청난 양이었다. 목에는 여러 곳에 끈 자국이 선명했다. 개목걸이와 스카프 자국들이 얼기설기 뱀이 똬리를 튼 형상으로 엉켜 있었다. 무언가에 목이 졸렸다는 증거다. 무릎과 두 발도 스카프로 묶여 있었다. 외부 침입의 흔적은 없었지만, K의 가족들은 타살을 의심했다. 시신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졌다. 부검대에 오른 그의 얼굴 주변과 장기에는 피가 흐르지 못하고 뭉친 울혈이 보였다. 안구와 눈꺼풀 사이, 결막과 폐에는 내출혈로 생기는 좁쌀 같은 일혈점(溢血點)이 나타났다. 모두 질식사에서 관찰되는 소견이었다. 국과원은 그의 죽음을 자살도 타살도 아닌 ‘사고사’로 결론지었다. #사례2 2009년 태국 방콕 A호텔 영화 ‘킬빌’에서 주연 악역 배우로 출연했던 미국 배우 데이비드 캐러딘(72)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호텔 청소원이 발견했을 때 그는 옷장에 밧줄로 목을 맨 상태였다. AP 등 언론은 일제히 ‘자살’ 보도를 쏟아냈다. 하지만 태국 경찰은 “스스로 목을 맨 건 맞지만 자살은 아니다.”고 했다. 방콕 경찰청 오라퐁 시프리차 수사팀장은 “알몸이 끈에 묶여 있는 등 정황으로 볼 때 자살했다기보다는 스스로 성적인 행위를 하다 잘못돼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미 연방수사국(FBI)에 재조사를 의뢰했다. 2차 부검을 마친 미국 법의학 전문가는 “타살 흔적도, 발버둥친 흔적도 없다.”며 태국 경찰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스스로 목맸지만 자살이 아니다? 스스로 목을 맸지만 자살은 아닌 해괴한 죽음. 법의학계에서는 앞선 두 사람의 죽음을 ‘자기색정사’(自己色情死·Autoerotic death)라고 부른다. 다소 민망한 이 말은 성적 쾌감을 느끼려고 스스로 끈이나 비닐봉지, 심지어 전기장치 등을 이용해 뭔가를 하다 사고로 죽는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방법은 K처럼 스스로 목을 조여 순간적인 질식을 유발하는 것이다. 목을 조였던 줄을 푸는 타이밍을 놓치면 그대로 끝이다. 머리에 비닐주머니나 방독면 따위를 쓰기도, 두꺼운 테이프로 자기 입과 코를 틀어막기도 한다. 머리 전체를 밀폐된 작은 공간에 집어넣는 일도 있다. 모두 가벼운 질식을 유발하기 위한 방법이다. 법의학계에 따르면 뇌에 공급되는 산소가 감소하는 순간 몸에는 가벼운 두통과 함께 현기증 또는 꿈을 꾸는 것과 같은 들뜬 기분이 나타난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미묘한 변화에서 행복감이나 성적 만족을 느끼게 된다. 여러 해 전에 남자 청소년들 사이에 서로 목을 조르거나 손가락으로 경동맥을 눌러 잠시 혼절시키는 ‘기절놀이’가 유행한 적이 있다. 같은 원리다. 이런 행위를 즐기는 사람들은 순간의 쾌락이 영원히 자신의 숨통을 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데도 여기에 탐닉하는 것이다. 일종의 성도착증이기 때문이다. 자기색정사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자살이나 타살로 둔갑하는 경우다. 만일 타살로 분류되면 없는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 수사 인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된다. 반대로 자살이 되면 가족들은 사고사로 인정받지 못해 생전에 든 보험금을 못 타게 된다. ●美 한해 최대 500명 불명예 사고사 자기색정사인지를 가리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게 현장 조사다. 우선 사망자들은 신체의 일부, 특히 손을 묶는 경우가 흔한데 그 결박이 죽은 사람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구조인지 아닌지의 판단이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 성적 파트너에 의해 행해졌을 수도 있다. 매듭은 복잡해도 혼자 묶을 수 있는 형태가 있고, 단순해도 혼자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모양이 있어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사고 현장의 공통점은 대부분 시신이 격리되거나 고립된 자기방, 다락, 지하실 등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문은 대개 안으로 잠겨 있다. 시신은 성기를 드러내거나 옷을 벗은 채로 발견된다. 남성은 여성의 옷차림을 한 경우가 많다. 복장 도착증 때문이다. 시신 앞에는 도색 잡지가 널브러져 있기도, 거울이 놓여 있기도 하다. 쾌락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준비물이다. 10~30대 남자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여자들도 있다. 국과원의 한 법의관은 “특히 여성일 경우 현장만 보면 타살과 유사한 정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초동수사에 혼란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특이한 방법으로 욕정을 풀다 사고사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미국에서는 매년 최대 500명이 자기색정적인 행위로 사망한다는 보고가 있다. 하루 1.4명꼴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다. 자기색정사에 대한 현장의 감이 떨어져 정황을 놓치는 일도 있지만 유가족이 고인에게 누()가 된다는 생각에 진상을 덮고 보려는 경우가 많다. 10년차 법의관은 “가족들은 고인이 성적 만족을 찾다가 죽은 것으로 알려지기보다는 그냥 자살을 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반기는 편”이라면서 “마지막까지 곱게 보내고 싶은 것이 가족의 마음이라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서울 한복판 외국인관광객 피습이라니…

    우리나라에 관광하러 온 외국인 여성이 인파가 북적이는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괴한에게 피습당했다. 도심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묻지마 범죄가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 충격적이다. 지난 26일 초저녁 명동의 한 대형쇼핑몰 근처에서 주일 미국대사관에 근무하는 A(48)씨가 괴한에게 흉기로 복부를 세 차례 찔렸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여행 중이던 직장동료의 도움으로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괴한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달아났다.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추정된다지만 이래서야 외국인들이 안심하고 한국관광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무차별 습격이 재발하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에서 발을 돌릴 것이다. 이웃 일본 등 외국에서도 무차별 습격 사건이 일어나긴 한다. 내·외국인을 안 가리는 이러한 범죄는 뚜렷한 동기가 없는 우발적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실업난이나 사회 양극화 심화로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양극화를 완화하고, 고용을 적극 창출해 잠재적 사회불만 세력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인 처방전이 될 수 있다. 정신병력자의 철저한 관리도 요청된다. 특히 이 사건이 외국인 적대 행위로 비치지 않게 해야 한다. 오히려 이번 일은 우리 사회 일각의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880만명이었다.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해 귀화한 외국인이 현재 1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100만명을 웃돌고 있다. 외국인은 우리의 관광 수입을 늘려 주거나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해 주는 소중한 존재다. 관광객이나 국내거주 외국인들이 불필요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은 진심으로 껴안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열린 사회를 만들어 세계 속의 한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자.
  • [性맹수에 노출된 아이들] 우리아이 어떻게 지키나

    [性맹수에 노출된 아이들] 우리아이 어떻게 지키나

    스위스에서는 지난 2004년 아동 성폭행범에게 예외 없이 종신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는 2005년 4월 어린이 성폭행 전과자에게 살해된 아홉살 소녀의 이름을 딴 ‘제시카 런스퍼드법’에 따라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하한 형기를 징역 25년으로 높이고, 출소 뒤에도 평생 전자팔찌를 채워 집중 감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적지 않은 숫자의 아동 성범죄자들이 집행유예형으로 풀려난다. 실제로 이웃집에 아동·청소년 성범죄자들이 살고 있는 현실에서, 1차적인 예방 책임은 주민 스스로에게 있다.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는 지난 8일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 주최로 열린 ‘아동 성폭력 없는 그날까지’ 간담회에서 아동성범죄 예방을 위한 제언을 내놨다. 아동센터는 우선 우리나라의 예방정책이 ‘모르는 가해자’에 대한 방어와 안전망 구축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70%에 이르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아동센터는 또 아동성범죄의 가장 큰 선행요인으로 불건전한 가족의 문제를 꼽았다. 학교 폭력이나 아동 방임, 신체·정서적 학대 등이 성폭력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아동센터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성폭력 예방교육에 대한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한데, 인권 보호나 강화에 대한 정신교육 및 치료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의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사이트(www.sexoffender.go.kr)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성범죄자 신상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수시로 업데이트되고, 공개기간이 끝난 성범죄자의 신상은 예고 없이 삭제된다. 학교 관계자나 미성년자 보호자 등은 주기적으로 사이트를 확인해 주변에 사는 성범죄자의 신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보다 구체적이고 강경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주문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등급을 나누고 이에 따라 정보 공개 수위를 조정한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공개한다는 것 자체만 정해져 있는데, 범행의 고위험성·재범 가능성·가족과의 동거 여부 등 세부적인 기준을 정해서 신상정보 공개 제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아이를 24시간 따라다닐 수 없는 만큼 정보만 공개하는 것은 다소 미흡한 시스템”이라면서 “경찰에게 성범죄자들을 사후적으로 관리할 권한을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어린이에 대한 성범죄는 ‘솔 머더’(soul murder·정신적 살인자)로 인생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는 범죄”라면서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한다면 화학적 거세 등을 넘어선 훨씬 더 강경한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초등학교나 어린이집 등에서 일정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만 살도록 거주지를 제한하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지혜·오이석기자 wisepen@seoul.co.kr
  • [性맹수에 노출된 아이들] 성범죄자 신상 열람 → e공개 시행 9개월째 지지부진 법원 늑장 탓이라는데

    부산에서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이른바 ‘김길태 사건’ 이후 인터넷을 통한 성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지난해 7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다. 경찰서에 가야만 열람할 수 있었던 2006년 6월부터 2009년 12월 31일 사이에 범죄를 저지른 아동·청소년 성범죄자의 정보도 인터넷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정법이 ‘소급 적용’이라는 위헌성 논란에도 3개월여 만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심각한 수준의 아동·청소년 성범죄에 경악한 국민적 여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시행한 지 9개월 가까이 된 현재 실제로 열람에서 인터넷 공개로 전환된 성범죄자의 비율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법원이 적극적으로 전환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공개 전환 대상자 826명 가운데 법원이 전환 판결을 내린 범죄자는 391명으로 42.1%에 불과하다. 전체 대상자 가운데 전환 판결과 함께 즉시 인터넷에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출소자 및 벌금·집행유예 선고자는 모두 435명인데, 법원이 판결을 내린 경우는 238명으로 전환 비율은 54.7%에 불과하다. 전환 대상자의 경우 법원 판결과 함께 인터넷 정보 공개 기간이 새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열람 기간의 잔여기간만 공개되기 때문에 법원의 판결이 늦어질수록 인터넷 공개 기간도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2006년 12월에 판결이 확정되고 5년 동안의 열람 기간이 시작된 아동·청소년 성범죄자가 있다면, 올해 4월에 전환 판결이 나올 경우 8개월 동안만 인터넷을 통해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올해 12월 이후에는 전환 판결이 나더라도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 열람기간 5년이 다 끝났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통과돼 시작된 제도인 만큼 빨리 전환을 마치는 것이 좋을 텐데, 법원에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한나라당 아동성범죄대책특위 간사를 맡아 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박민식 의원은 “아동·청소년 성범죄는 특수성이 있는데, 사법기관에서 그런 것들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그저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처리해 버리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씨줄날줄] 청부 해커/박대출 논설위원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 나쁜 소비자를 일컫는다. 고의로 상품의 하자를 문제삼는다. 보상금을 노리기도 한다. 생산자에겐 무서운 존재다. 자칫하면 치명적인 피해가 따른다. 지난해 쥐식빵 파문은 여기서 진화한 사건이다. 빵가게 주인이 소비자처럼 위장했다. 이웃 빵가게의 식빵에 쥐를 넣어 거짓 고발했다. 경쟁업체에 타격을 주려는 잔꾀였다. 소비자 주권을 범죄 수단으로 악용했다. 자작극은 블랙 컨슈머의 변형이다. 블랙 해커(black hacker). 이를테면 나쁜 해커다. 갖가지 사이버 폭력을 일삼는다. 남의 컴퓨터를 침입하는 존재다. 인터넷 시스템을 파괴한다. 악의(惡意)를 담고 있다. 크래커(cracker)로도 불린다. 화이트 해커(white hacker), 즉 착한 해커와 대비된다. 프랑스 외인부대는 용병으로 운용된다. 이를 글로벌 기업화한 회사가 있다. 블랙 워터(black water). 미국의 용병 회사다. 이를테면 전쟁 청부회사다.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무대는 국경을 초월한다. 사이버 범죄가 지능화되고 있다.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가 요즘엔 골칫거리다. 정부기관, 기업체, 개인 PC 등을 무차별 공격한다. 네트워크 공격 가운데 3분의1에 이른다. 그러다 보니 요즘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 생겼다. 디도스 공격을 당하면 경쟁업체부터 의심한다고 한다. 디도스 공격은 주로 중국발(發)이다. 청부 해커들이 그 일을 맡는다. 한글로 운영되는 중국 사이트들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해커를 구하는 광고를 버젓이 올린다. 디도스 공격용 등 용도를 적시하기도 한다. 청부 바이러스 제작도 등장했다. 사이버 범죄는 끝 모르게 진화 중이다. 아이템베이의 디도스 사건을 보자. 2008~2009년 게임업계를 뒤흔들었다. 피해액은 무려 14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에야 전말이 드러났다. 경쟁사 사주를 받은 중국 지린성 해커들의 소행이라고 한다. ‘블랙’의 종합판이다. 블랙 해커를 동원했으니 청부 범죄다. 경쟁업체를 위협했으니 블랙 컨슈머의 변형이다. 블랙 워터처럼 국경을 넘나든다. 사이버 블랙 마켓(black market). 블랙들이 날뛰는 공간이다. 개인 정보를 불법 거래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대형화하고 조직화하는 추세다. 오프라인 범죄까지 가세하고 있다. 두 경계가 무너지면 더 위험하다. ‘크라임 웨어’, 즉 범죄 소프트웨어는 더 다양해진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이버 인터폴이 필요하다. 국제 공조를 서둘러야 한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부산 성폭력범 검거율 급증

    부산지역의 성폭력범 검거율이 증가하고 강·절도 등 5대 범죄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0일 여중생 성폭행 살해범인 김길태 검거 직후부터 1년간 성폭력범 검거실적은 1757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270명)에 비해 38.3% 늘어났다. 또 같은 기간 아동·여성 실종 신고는 4094건(아동 1040명, 여성 3054명)이 발생했으나 97.8%인 4004건은 경찰의 신속한 대응수사와 수색으로 소재를 파악해 조기에 사건을 종결했다. 부산의 성폭력범 검거율이 높아진 것은 김길태 사건 이후 ‘성폭력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 아동·여성 실종사건에 대해 신속 대응팀을 가동하고 성폭력범의 검거 및 예방 활동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김길태 사건 이후 성폭력 수배자 10명을 두달여 만에 모두 검거하고, 재범우려가 있는 성폭력 전과자 1686명을 범죄 횟수와 경중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눠 집중 관리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아동성폭력 2.5일에 한번꼴

    서울에서 어린이를 노린 성폭력 범죄가 2~3일에 한번꼴로 일어나고 봄철인 4월부터 더욱 늘어나 경찰이 ‘아동 성폭력 주의보’를 발령했다. 7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시내에서 일어난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 범죄는 모두 749건으로 2.5일에 한건 정도 발생했다. 월별로 보면 1월이 30건으로 가장 적었고 4월(61건)부터 늘기 시작해 한여름인 7월에 104건으로 가장 많았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5.5일에 한번꼴로 ‘존속 살인’

    5.5일에 한번꼴로 ‘존속 살인’

    천륜을 끊는 ‘존속(尊屬)살인’이 늘고 있다. 지난해엔 평균 5.5일에 한번꼴로 발생했다. 부모 자식 간의 ‘사소한 갈등’도 살인으로 연결된다. 전문가들은 정신분열증과 잘못된 가정교육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존속살인은 2008년 44건, 2009년 58건, 2010년 66건으로 2년 사이에 50.0% 늘었다. 전체 살인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8년 4.0%, 2009년 4.2%, 지난해 5.3%로 꺾이지 않고 있다. 이는 2009년 기준 미국 2%, 프랑스 2.8%, 영국 1%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범죄전문가들은 “형법상 규정돼 있지 않는 비속살인까지 포함하면 패륜범죄는 2~3일에 한번꼴로 발생한 것”이라면서 “이 같은 가족살인의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꺾이지 않고 지속 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과거에는 부모의 재산이나 보험금을 노린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너무 쉽게’ 가족을 해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연애·혼수·이사·취업 문제로 생긴 갈등만으로도 가족을 살해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지난해 12월 충북 보은에서 대학생 임모(19)군은 여자친구와의 교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조부모를 수십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같은 해 9월 경기 성남에서는 술을 먹지 말라고 꾸짖는다는 이유로 아버지 김모(70)씨를 흉기로 살해한 아들(36)도 있었다. 이와 관련, 정성국 강원지방경찰청 검시관은 ‘정신분열증’이 존속살해와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검시관은 최근 ‘살인사건 중 존속살해와 정신분열의 연관성 분석’ 논문에서 2008년도 존속살해 피의자 분석결과 과거 정신분열증을 앓았던 경우가 전체의 55.0%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존속살해 건에서 정신분열이 존재할 가능성은 일반 살해 집단보다 약 40배 많다.”고 덧붙였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신분열 범죄자를 분석해 보면 어린시절부터 가정폭력·아동학대 등 잘못된 양육방식으로 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학생의 가정사를 개인적인 부분으로 치부해 접근을 쉬쉬하는 것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가족이 담당했던 인성교육의 역할이 점점 약화되다 보니 가족 간의 오랜 기간 부대끼면서 축적된 갈등이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터져나오는 것”이라며 “가정을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존속살인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치안 강화했지만 강간·절도 되레 증가

    조현오 경찰청장 취임 직후 4개월간(2010년 9~12월) 강간 범죄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살인·강도·폭력 범죄는 각각 4~29%가량 줄어 대조를 보였다. 강간·절도 범죄의 증가로 이 기간 전체 5대 강력범죄는 약 6% 늘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기의 보급 확산, 피해자 신고 의식의 변화, 시민단체의 지원에 따른 신고율 증가 등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24일 경찰청의 ‘5대 범죄 월별 발생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12월 강간 건수는 434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810건보다 13.9% 증가했다. 절도는 9만 2747건에서 10만 8717건으로 17.2% 늘었다. 반면 살인은 467건에서 426건으로 8.8% 줄었다. 강도는 1968건에서 1392건, 폭력은 10만 9398건에서 10만 5344건으로 각각 29.3%, 3.8% 감소했다. 강간·절도 범죄의 증가 탓으로 조 청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9~12월 5대 강력범죄 전체 발생건수는 22만 435건으로, 2009년 같은 기간 20만 8390건에 비해 5.7% 늘었다. 취임 직전 4개월인 지난해 5~8월의 20만 7799건과 비교해도 6%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김수철 사건 이후 강화된 치안체계에도 강간 범죄가 늘어난 이유로,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유포 활성화로 모방심리가 범죄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범죄 초범은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을 보고 모방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표 교수는 “과거와 달리 한명의 범인이 여러 건의 강간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늘었으며, 이상 성격의 범죄자도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내 경쟁이 심해지면서 성격 이상자가 늘고, 이들이 평소에 열등감을 느끼다가 강간을 통해 지배욕을 느끼고 이 때문에 반복해서 성범죄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상대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사회 생활에서의 긴장감과 소외감을 성범죄로 풀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성범죄 신고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쉬쉬했던 일이지만 최근 들어 성범죄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고율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강간 등 성범죄를 막기 위해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현 동국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가정과 사회, 학교 교육을 통해 도덕성을 키워 무분별한 성적 충동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는 “특히 상습범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전자발찌 같은 응보적인 방법도 대안이 되지만 무엇보다 행동교정을 통해 교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설문조사 및 분석에 도움을 주신 전문가들(가나다순) 곽대경(47)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수정(47)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승주(56) 초당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윤환(52) 건양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창무(49)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장석헌(51)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최종술(46)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45)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한상암(51) 원광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 헌재 ‘직계존속 고소 금지’ 가까스로 ‘합헌’

    어머니나 장인 등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형사 고소·고발하지 못하도록 한 법 조항이 가까스로 합헌을 유지했다. 헌법재판소는 24일 이 같은 규정을 담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224조 등이 위헌이라며 서모씨가 낸 헌법소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 대 5(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결정을 위해선 재판관 6명 이상이 위헌 의견을 내야 한다. 헌재는 “친고죄가 아닌 범죄는 고소와 관계없이 기소될 수 있고, 친고죄 중에서도 성폭력 범죄 등은 특별법으로 직계존속을 고소할 수 있다.”면서 “해당 조항이 재판 절차 진술권을 중대하게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우리 사회에서 ‘효’라는 고유의 전통 규범을 수호하기 위해 비속이 존속을 고소하는 행위를 제한한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차별”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공현·김희옥·김종대·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은 “고소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재판 절차 진술권의 중대한 제한”이라며 “전통 윤리의 보호라는 입법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지만, 차별의 목적과 정도에 비례성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서씨는 2008년 어머니의 고소로 법정에 섰다가 무죄 판결을 받자 이번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당시 서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자신을 폭행했다며 존속상해죄로 고소했지만, 법원은 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씨 어머니는 과거에도 재산 문제로 자녀 및 주변 사람들을 수차례 고소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어머니가 거짓으로 자신의 혐의를 만든 만큼 무고 및 위증죄에 해당한다며 고소했지만, 직계존속을 고소·고발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서씨는 “해당 법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보복범죄 막을 시스템 서둘러 시행하라

    불리한 증언이나 진술에 앙심을 품고 증인이나 신고자 등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위해(危害)를 가하는 보복범죄가 크게 늘어났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경찰청의 ‘보복범죄 발생현황’에 따르면 2006년 70건에 그친 보복범죄가 2009년 129건으로 증가했다. 3년 새 84%나 급증한 것이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추세다. 보복범죄는 피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법 절차가 아닌 위압적인 힘을 동원해 은폐하려는 2차 흉악범죄라고 할 수 있다. 가중처벌 조항을 둔 이유이기도 하다. 보복범죄 근절은 건강한 사회와 직결되는 만큼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법치주의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대응이 절실하다. 내부 비리 고발이나 고소·신고·증언 등은 철저한 신변 보호와 함께 사후 안전책이 담보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찰청의 현황에서 보듯 폭행·협박·감금 등의 앙갚음을 당하거나 목숨까지 위협받는다면 누가 경찰이나 검찰을 찾고, 법정에 서려고 하겠는가. 예컨대 법과 제도가 증인에게 법정에서 ‘진실만을 말할 의무’를 무겁게 부과하듯 자유롭게 진실만을 말할 수 있는 장치가 갖춰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보복범죄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시스템의 시행을 서두를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 경찰이나 검찰·법원은 선진 제도를 벤치마킹해 나름대로 보완했거나 준비 중이라고 하지만 미흡하기 짝이 없다. 증인 보호 프로그램은 몇년째 검토만 되고 있는 데다 참고인이나 증인 등의 이름이 버젓이 경찰·검찰 조서에 나오는 실정이다. 피해자나 신고인 보호는 경찰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말뿐이다. 때문에 보복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제도 정비와 함께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용기를 갖고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에 대항할 수 있는 건전한 사회적 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
  • [신고·증언자 보호장치 제대로 가동되나] 수사·재판과정 신원노출도 문제

    [신고·증언자 보호장치 제대로 가동되나] 수사·재판과정 신원노출도 문제

    전문가들은 보복범죄의 증가가 사회혼란을 야기하고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고자나 증언자, 사건 관련자들을 보호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이들이 또 범죄의 희생양이 돼 결국 ‘신고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웃에서 일어나는 범죄까지 외면하는 ‘방관자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의 증인·신고인 신변보호제도는 선진국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부터 ‘피해자권리고지제도’를 확대, 개인정보 보호나 보호 요청 등 피해자의 권리를 알려주고는 있지만, 이들에 대한 신변보호는 아직까지 비상연락망 제공이나 느슨한 순찰 정도에 그치고 있다. 가정폭력을 당했던 한 주부는 “경찰에 남편의 구타사실을 여러번 신고했지만 집안일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하고 순찰 한두번 돌다 가는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비상연락망 제공 등 미미한 보호 수사·재판과정에서의 신원 노출도 문제다. 곽대경 동국대 교수는 “재판 때 상대방 변호사가 서류상으로 참고인 진술이나 증인 신원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모든 범죄는 아니지만 범죄단체조직, 살인, 강간 등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조서에 증인과 참고인의 이름을 가명으로 쓰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인 보호프로그램도 수년째 검토만 되고 있다. 대검찰청에서 ‘특정범죄신고자 보호법’을 손질해 미국식 증인보호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며 2009년 태스크포스팀까지 꾸렸지만 아직까지 원안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검 관계자는 “증인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신원세탁 등을 하려면 민법과 국적법 등 관련 법령을 동시에 개정해야 되고, 증인이 외국 국적을 택할 경우 해당 국가와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협의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현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한수 대검찰청 피해자인권과장은 “지난달 나온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식 증인보호프로그램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검찰에서든 경찰에서든 범죄 관련 신고자나 증언자 보호에 큰 ‘구멍’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우는 다르다. 미국은 거주 이전 및 신원 세탁, 생계비, 고용지원까지 해준다. 독일은 임시 위장신원도 제공한다. ●피의자 ‘치료사법’ 도입해야 곽 교수는 “증인과 참고인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목격자가 피해자를 방치하는 부조리한 사회풍토가 조성되고, 결국 장기미제사건도 늘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선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고 보복 가능성이 높은 피의자는 처벌뿐 아니라 접근 금지나 보호관찰, 치료 명령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감정 조절이 힘든 알코올·마약중독자나 재범 가능성이 높은 가정·성폭력범 등을 위해 ‘치료사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한다. 치료사법이란 범죄자에게 법적으로 의학적 치료를 강제하는 조치를 말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외국은 보복이 우려되는 알코올중독 피의자에게 술을 못 마시게 하는 등 ‘행동통제’나 마약 중독자에게 치료를 의무화하는 ‘치료명령’을 내려 보복범죄를 예방한다.”고 전했다. 표 교수는 “경찰청, 복지부와 함께 현재 치료사법 도입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곽 교수는 “재판과정에서 나온 내용 등은 전산화 등의 대책을 통해 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물리적으로 증인 등을 보호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피 흘리는 ‘증인’들

    피 흘리는 ‘증인’들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과 진술을 하는 것에 앙심을 품고 증인이나 신고자에게 해(害)를 가하는 ‘보복범죄’가 늘고 있다. 최근 3년 새 84%나 증가했다. 때문에 진실을 말하거나 신고하기가 두렵다는 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칫 범죄에 눈감아 버리는 사회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14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경찰청의 ‘보복범죄 발생 현황’(기소 전단계 기준)에 따르면 보복범죄 발생 건수는 2006년 70건, 2007년 85건, 2008년 79건, 2009년 129건으로 3년 사이에 84.2% 증가했다. 4년간 발생한 363건의 보복범죄 중 65.5%에 해당하는 238건은 직접 물리적 위해를 가한 경우다. 상해 118건, 폭행 116건이다. 상해치사와 폭행치사도 2건씩이나 된다. 단순한 경고 수준이 아닌 직접적 신변위협이 동반된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협박은 91건, 체포감금 6건, 면담 강요 등 기타 28건이다. 박정열 경찰청 인권보호계장은 “보복범죄는 통상 가중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엄격히 분류된다.”면서 “피해자가 증인이나 참고인, 사건 관련 자료제출자 등에 해당되고 보복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또 범죄행위 유형이 살인, 폭행(폭행치사), 상해(상해치사), 협박 등에 해당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복범죄가 판치는 것과 관련, “경찰 인력 부족 등으로 피해자나 신고인 보호는 사실상 말뿐이고, 증인 보호 프로그램 등 대안 마련도 몇년째 겉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직 경찰관인 배모(47)씨는 불법 도박장을 함께 운영했던 동업자 화모씨가 지난 1월 검찰조사에서 공동운영 사실을 털어놓자, 같은 달 11일 불을 질러 화씨를 숨지게 했다. 배씨와 화씨에 대한 대질조사는 이날 예정돼 있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21일 배씨가 화씨를 폭행해 불구속 입건되는 등 충분히 보복이 예견되는 상황이었지만 실질적 보호조치는 없었다. 또 지난 9일에는 부산에서 자신을 고소한 여성의 집을 찾아가 수차례에 걸쳐 협박한 A(46)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범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도 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보복범죄는 사회불안을 가중시키는 데다 당사자를 향한 일대일의 분노를 넘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범죄’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며 “보복 가능성이 높은 피의자의 경우 처벌 외에 접근 금지나 보호관찰, 치료명령 등을 병행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원조’ CSI 볼까 ‘신성’ NCIS 볼까

    ‘원조’ CSI 볼까 ‘신성’ NCIS 볼까

    범죄수사 미국드라마(미드)의 원조인 ‘CSI’(과학수사대)와 신흥강자 ‘NCIS’(미 해군 범죄수사국)의 스핀오프 시리즈가 나란히 방송된다. 스핀오프(spin off·번외편)란 인기 드라마나 영화의 등장인물이나 설정 등을 끌어와 새로 만들어낸 독립적인 이야기로 시청자의 궁금증을 충족시켜 원작의 인기를 이어가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도 ‘거침없이 하이킥’과 ‘아이리스’가 각각 ‘지붕뚫고 하이킥’ ‘아테나-전쟁의 여신’ 등의 스핀오프로 변주됐다. 채널CGV는 ‘NCIS:LA 2’(오른쪽)를 11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0시 2편 연속 방송한다. ‘NCIS:LA’는 미 해군 범죄수사국 특수요원들이 범죄와 음모, 테러에 맞서 싸우는 범죄수사 시리즈로 원작과 더불어 전미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NCIS:LA’의 매력은 정통 수사물과 다른 신선한 재미와 볼거리에 있다. 해군과 해병대 범죄는 물론, 스파이와 테러 조직을 상대로 한 비밀요원의 활약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주인공 콤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요인이다. ‘여인의 향기’와 ‘버티칼리미트’, ‘배트맨’ 등에 출연했던 크리스 오도넬과 랩퍼 겸 배우 LL 쿨 제이가 단짝을 이뤘다. 특히 시즌2에서는 시즌1의 마지막회에서 자신에게 누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칼렌(오도넬)이 과거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또 시즌1에서 막내 팀원인 도미닉을 잃고 실의에 빠졌던 팀원들이 LA경찰국 강력계 출신 딕스의 합류로 팀워크를 다져 범죄와의 전쟁을 펼친다. OCN은 오는 14일부터 매주 월요일 밤 11시 ‘CSI 마이애미 9’(왼쪽)를 2편 연속 방송한다. ‘CSI 마이애미’는 2000년 ‘CSI 라스베가스’가 미국 CBS에서 방송된 이후 전미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제리 브룩하이머 사단이 2002년 스핀오프로 제작한 자매 시리즈다. ‘CSI 마이애미’의 성공은 카리스마 넘치는 ‘호라시오 반장’(데이비드 카루소)의 매력 덕분이다. 짙은 선글라스와 45도 얼짱 각도 눈빛이 트레이드 마크인 호라시오 반장은 ‘호반장’ ‘허리손 반장’이라는 한국식 별명이 생길 정도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더 강력하고 잔혹한 범죄에 맞서는 호라시오 반장의 활약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으로 200회를 맞은 ‘CSI 마이애미’는 거대한 스케일로 시즌 9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 천재적인 연쇄살인범에 의해 마이애미 본부가 테러를 당하며 수사팀은 최악의 위기에 처한다. 시즌8에 합류했던 매력적인 훈남 요원 ‘제시’(에디 시브리언)마저 충격적인 죽음을 맞으면서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70명중 1명 ‘죄짓는 종교인’

    70명중 1명 ‘죄짓는 종교인’

    승려, 목사, 신부 등 성직자와 수도자 등 직업 종교인들이 저지른 범법행위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폭력, 강간 등 강력범죄가 다수 포함돼 있어 종교인들의 도덕성 타락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각 종교 단체의 자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8일 2008~2010년 ‘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한해 발생한 형법·특별법 사범 중 직업이 ‘종교인’에 해당하는 건수는 2007년 4413건, 2008년 5123건, 2009년 5409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종교현황 통계에 종교인의 수가 36만 3000여명인 것에 비춰 보면, 종교인 70명 중 1명은 범법자인 셈이다. 이는 국민 20명 중 1명꼴로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것에 비하면 낮은 비율이다. 하지만 종교인인 숫자가 각 단체의 자체 통계를 합친 것으로 거품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비율은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고용노동부 조사는 5인 이상 단체 소속 ‘성직자 및 종교 관련 종사자’ 수를 2만 6000여명으로 집계해 문화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종교인 범죄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폭력 관련 범죄로 전체의 20%가량에 달한다. 이는 2007년 832건에서 2008년 1039건, 2009년 1131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폭력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사기 또한 2007년 710건, 2008년 746건, 2009년 816건으로 매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종교인 범죄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나 음주운전 등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범법행위 외에 강간, 성매매,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도덕적 타락상을 보여주는 범죄도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강간은 2007년 43건, 2008년 59건, 2009년 71건으로 전체 범죄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증가율은 37%와 20%를 기록하고 있다. 성매매나 마약 범죄도 매년 10~20건 정도가 꾸준히 발생했다. 반면 음주운전은 발생건수에 크게 변동이 없거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은 2007년 263건이던 것이 2008년에 325건으로 증가했다가 2009년에는 다시 220건으로 하강곡선을 그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십계명’ ‘오계’ 무색한 폭력·강간 등 강력범↑

    ‘십계명’ ‘오계’ 무색한 폭력·강간 등 강력범↑

    기독교(천주교, 개신교 포함)의 ‘십계명’, 불교의 ‘오계’(五戒) 등 각 종교의 계율은 그 성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살인, 도둑질, 거짓말, 간음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종교 계율뿐 아니라 사회법에서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범죄다. 그러나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종교인들의 범죄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그 수법도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폭력, 강간 등의 강력 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마약, 성매매,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과 같이 도덕적으로 비난의 여지가 큰 범죄들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충격적이다. 유형별로 보면 ‘거짓말하지 말라.’는 계율에 해당하는 ‘사기’가 폭력 관련 범죄와 함께 종교인 범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09년 기준으로 사기는 전체 종교인 범죄 중 15%가량을 차지한다. 그 방법도 다양하다. 돈을 빌리고 갚지 않거나 개발을 목적으로 투자금을 받아 가로채는 형태는 다반사다. 최근에는 ‘다단계 선교’와 같이 종교적 색채를 가미한 사기 행각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는 선교회에 회원을 가입시킬 때마다 수당을 준다고 속이고 가입비를 가로채는 것으로, 다단계 판매와 교회의 전도행위를 결합한 셈이다. 각 종교들이 공히 금지하고 있는 ‘간음’ 또는 ‘음행’(淫行)과 관련된 범죄도 늘고 있어 흥미롭다. 강간은 적은 수지만 소폭씩 증가 추세에 있으며, 성매매특별법 위반도 매년 2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 성매매의 경우, 실제 적발되지 않은 건수가 상당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웃어 넘길 수만은 없는 수치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의 문제로 떠오른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자 중에도 종교인이 포함돼 있어 충격적이다. 특히 이들은 종교인이라는 자신들의 위치를 이용해 어린 신자들을 꾀어 범죄를 저질렀다. 지난해 7월 10대 신자들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전도사는 “기타를 치며 찬양 예배하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며 신자들을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율에 해당하는 절도나 횡령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절도는 2007년 99건에서 2008년 107건, 2009년 145건으로 늘었으며, 횡령은 2007년 91건, 2008년 109건, 2009년 101건이었다. ‘살인’은 2007년 5건, 2008년 12건, 2009년 2건이 발생했다. 종교인의 범죄는 범죄가 가지는 사회적 악영향 외에도, 종교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데 문제가 있다. 종교인들은 통념적으로 일반 신자나 비종교인에 비해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으며, 대다수는 그 기대에 모범적으로 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종교인들의 이와 같은 일탈 행위는 각 교단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며, 곧 신자들의 이탈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종교인 범죄 원인의 하나로 자질 문제를 든다. 매년 관련 종사자를 찾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무분별하게 후보자들을 받아들이고 교육·배출한다는 것이다. 천주교는 성직자 수급 구조가 단일화돼 있지만, 개신교만 해도 교단·교파마다 있는 신학교는 물론, 무허가 신학교까지 난립해 목회자를 배출하고 있다. 불교는 조계종 등 중앙 통제가 가능한 몇 개 종단을 제외하고는 역시 제각각의 소수 종단이 난립해 있고, 무속인은 공식 통계를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횡령과 같은 재산 범죄에 대해서는 재산권을 성직자가 가지는 제도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장은 “일부 주지스님이나 교회 담임목사들의 경우 재산 관념이 희박해 교회·사찰 재산을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주지·목사가 행정 전권을 휘두르는 제도는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해적수사 결과 발표] 해적 혐의·처벌 어떻게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 우리 군에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5명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들이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는 해경이 수사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사형이나 무기징역 등 중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적들에게 적용된 혐의 중 형벌이 가장 무거운 범죄는 ‘해상강도 살인미수’와 ‘인질강도 살인미수’다. 우리 형법은 살인미수범에 대해 최고 사형에서 최저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상강도죄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이 기본이며, 사람에게 상해를 가한 경우 최소 징역 10년 이상에 처해진다. 해적들이 받는 또 다른 혐의인 ‘선박위해’는 ‘선박 및 해상구조물에 대한 위해행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고 사형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이 밖에 우리 군을 향해 발포한 ‘특수공무집행방해’ 부분은 징역 3년 이상의 선고가 가능하다.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해적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우리 형법이 일부 ‘보호주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법 제4조와 6조 등은 국외에 있는 우리 선박 등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적들은 그러나 가담 정도에 따라 각각 다른 처벌을 받을 수 있고, 미수범은 형을 감경받을 수도 있다. 또 사형이 선고되더라도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가 형 집행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예멘은 2009년 아덴만에서 자국 유조선을 납치한 해적 12명을 체포, 6명을 공개 처형하고 나머지는 징역 10년에 처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미성년 신도에 몹쓸짓한 목사 2심서 9년형… 전자발찌 늘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최재형)는 목사의 지위를 이용해 미성년 신도와 성행위를 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강모(65)씨에게 원심처럼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신상정보공개 10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6년, 접근금지 6년을 명했다. 재판부는 “교회 목사로서 종교적 권위 등으로 피해자들을 사실상 반항하기 어렵게 해 5명의 어린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했고, 범행 장면의 일부를 촬영한 영상을 보며 성욕을 충족하는 등 당사자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을 준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1심의 형(징역 9년)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범죄는 부착기간을 하한의 배로 해야 하는데 1심이 이를 간과했다며 부착기간을 1년 늘렸다. 경기의 교회 목사로 근무하던 강씨는 2006년 말 교회 예배실에서 종교적 권위를 내세워 당시 11세인 A양과 성행위를 하는 등 지난해 6월까지 위력(威力)을 이용해 미성년 신도 2명과 13차례 성관계하고, 10대 남녀 신도를 3차례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특히 강씨는 범행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보관해 두고 보면서 성욕을 채웠고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마구 폭행하거나 ‘잡히면 죽는다’는 등의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반복해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측두엽뇌전증과 범죄/이상건 서울의대 교수

    [열린세상] 측두엽뇌전증과 범죄/이상건 서울의대 교수

    김길태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 사형제도를 비롯하여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겠다. 3차 전문가 감정에 의하여 피의자에게는 범죄와 관련된 정신 및 신경질환은 없다는 게 밝혀졌으나 재판부는 확신하지 못한 듯하다. 사회의 책임을 강조한 부분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고아로 버려졌지만 양부모가 키워 주지 않았는가. 어쨌든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부모에게는 억장이 무너지는 판결이다. 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억울한 사람들이 또 있다. 측두엽뇌전증을 앓는 환자들이다. 안 그래도 사회적인 스티그마가 있는데 여기에 더해 잠재적 범죄자처럼 보도됐으니 말이다. 생소하게 들릴지 모를 뇌전증(腦電症)은 간질의 새 이름이다. 정신을 잃거나 쓰러져 경련을 한다는 특징적 증상 때문에 간질에는 잘못된 사회인식이 굳어져 있다. 난치병이라거나 대부분이 유전질환이라는 틀린 지식도 퍼져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자 만든 이름이 뇌전증이다. 우리 뇌에는 항상 아주 미세한 전기가 흐르고 있다. 뇌의 모든 기능이 이 전기적 현상으로 이루어진다. 뇌전증은 이러한 전기 흐름의 일시적 착오로 인해 잘못된 전기신호가 발생해 오는 질환이다. 뇌전증 환자는 간혹 그리고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전기현상의 오류 외에는 평상시는 정상인과 똑같다. 특히 대부분의 경우 약물로 조절이 잘되어 증상 없이 일상 및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김길태가 주장한 측두엽뇌전증은 무슨 병인가. 측두엽뇌전증은 잘못된 전기신호가 뇌의 옆부분에서 시작되는 질환이다. 전형적인 증상으로 수십초 또는 수분 동안 의식손상이 오면서 무의식적으로 단순한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가장 흔한 경우 멍한 상태로 입맛을 다시거나 손으로 물건을 만지작거린다. 증상이 끝난 후 역시 수분간 기억이 나지 않는 기간이 뒤따르는 게 보통이다. 이 기간 동안 간혹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돌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증상 때문에 드물지만 우연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제지하는 경우에 의식 없이 이를 뿌리치다가 상처를 입힐 수가 있다. 또 정신이 혼란된 상황에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주변에 있는 물건을 자기 것으로 생각하고 가져가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세계적인 희소 사례로 대뇌 속의 분노조절과 관련 있는 편도체라는 곳에서 발작이 일어나 순간적으로 난폭한 행동을 한 예도 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김길태처럼 복합적인 행동을 동반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즉 측두엽뇌전증의 증상과 이 범죄는 전혀 관련이 없다. 모 언론에서는 ‘프라이멀 피어’라는 영화를 예로 들면서 이 영화에 나오는 범죄인이 측두엽뇌전증인 것처럼 묘사해 놓았다. 주인공이 범죄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변론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다루는 질환은 측두엽뇌전증이 아니고 다중인격장애이다. 다중인격장애에서는 한 사람에게 여러 개의 인격이 있고 한 인격이 한 일을 다른 인격은 모르게 된다. 역시 측두엽뇌전증과 영화 속의 범죄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럼 재판에서 다양한 변명을 만들어 내는 미국 같은 나라에선 측두엽뇌전증을 범죄의 구실로 주장한 예가 없었을까. 물론 있었다. 그리고 당시 전문가들의 결론도 측두엽뇌전증의 증상과 그 범죄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다. 필자도 수천건의 측두엽뇌전증 동영상 검사를 진행해 왔으나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물론 측두엽뇌전증 환자도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간혹 동반된 다른 정신질환으로 인해 난폭한 면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측두엽뇌전증 증상으로 사람을 납치하고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는 건 절대로 불가능하다. 있지도 않은 병을 핑계로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 가중 처벌하는 게 맞다. 병 특성에도 맞지 않는 해괴한 변명으로 뇌전증 환자들에게 끼친 폐도 그 죄가 무겁다. 짧은 내용이나마 이 글이 뇌전증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환자와 가족들의 심란한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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