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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카드사는 ‘빚 범죄’ 책임없나

    신용카드 빚은 이제 경제적인 차원을 떠나 사회 불안요인의 하나로 다루어야 한다.요즘 살인과 강도 용의자들이 모두카드 빚에 쪼들리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혀 카드 빚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경기도 용인 등에서 이틀새 5명의여성을 살해한 2인조 강도의 범행동기를 보면 카드 빚 800여만원이었다.지난 3월 서울 강남구에서 단란주점 사장을 죽인 범인은 500만원,전북 군산에서 가스총 강도를 한 범인은 160만원의 카드 빚 때문에 각각 범행에 나섰다.범죄 ‘배후’에 카드 빚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범인들이 불과 수백만원의 빚으로 살인과 강도행각을 벌인데 시민들은 경악한다.물론 빚은 핑계일 수 있으며 인명을경시한 윤리 의식 붕괴,돈이면 다 된다는 삐뚤어진 배금주의적 가치관 등이 먼저 비판받아야 한다.그러나 중요한 것은빚의 절대 규모가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정도의 돈조차 스스로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카드를 마구 발급받고 쓰도록 허용됐다는 사실이다.한마디로 카드의 남발이 범죄의 토양을 제공한 것이다.카드회사들은 여기에 일단의 책임을 져야 한다. 더욱이 현재 은행대출이나 카드 빚을 갚지 못한 신용불량자가 246만명이며 이 가운데 20대만 해도 40여만명에 달한다.이들 중 일부가 흉악범죄를 저지른 점에서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재발될 가능성을 우리는 우려한다.이미 ‘신용불량’으로 찍힌 사람들에게는 심리적 압박을 덜어주도록 점진적인상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시급한 것은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 대한 카드 발급을 통제하는 일이다.이를 위해 금융기관간에 신용카드 불량자 정보를 공유하고 교환해야 한다.정부는 길거리 카드 회원 모집을 ‘치안 차원’에서 강력하게 단속해 뿌리뽑아야 할 것이다.카드를 남발한 회사들에는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를 내려마구잡이 영업 관행을 뜯어 고쳐야 한다.
  • [사설] ‘거리낌없는 살인’ 어디서 오나

    승용차를 택시처럼 위장하는 등의 수법으로 사흘 동안 여성 5명을 유인,살해한 범죄가 일어났다.범인 2명은 신용카드 빚 등을 갚고자 이처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게다가 그들이 시신 다섯 구를 차 트렁크와 뒷좌석에 실은 채 거리를 질주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더이상 할 말을 잃게 된다. 우리는 이 사건에서 이 시대에 만연한 인간성 상실,금전만능주의,폭력의 일상화 같은 사회병리적 현상을 다시금확인하고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범인들은 27일과 28일 밤 각각 범행을 한 차례 저지른 뒤 29일 밤에는 다시 여성 3명을 한꺼번에 살해했다.그들에게,희생자가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이처럼 연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를 수 있었겠는가.범인 중 달아난 자는 강도 전과가 있다지만 검거된 자는 초범이었다.그런데도이처럼 잔악(殘惡)한 범죄를 태연하게 저지른 것을 보면그야말로 죄의식이라고는 전혀 없는 금수나 다름없다고 할 것이다. 이번과 같은 사건을 치안력만으로 예방한다는 것은 사실상불가능하다.그러므로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인간성회복을 실현하고,돈보다 더욱 귀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사실을 인정해 지켜나가며,구성원 개개인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공해야만 이런 처참한 사건은 비로소 사라질 것이다.이를 위해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성(人性)교육 강화,공정한 소득분배 구조의 정착,사회정의 실현 등에 다같이노력해야 한다. 이 사건 발생의 본질이 치안 능력의 유무와 직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는 경찰이 이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경찰은 사건 처리에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러 국민을 불안에 빠뜨렸다.처음 출동한 경찰관은 범인들을 순찰차에 놓아둔 채 딴 짓을 함으로써 범인들에게 순찰차를 몰고 달아날 기회를 주었으며 그 결과 범인 한 명을놓쳐 버렸다.다섯 명을 연쇄 살해한 범인이 지금 거리를돌아다니며 필사적으로 도피 중이라고 생각하면 등골이 써늘해진다.만에 하나 도주범이 또 다른 강력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때는 경찰이 상응하는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
  • 택시위장 여성 5명 살해/ 엽기살인 전문가 진단

    신용카드 빚을 갚기 위해 이틀새 여성 5명을 납치,살해한 20대 용의자 2명중 1명이 붙잡히고 1명은 달아났다. 경기 용인경찰서는 30일 여성 5명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고 살해한 허모(25)씨를 강도 살인 혐의로 구속하고,공범김모(29·용인시 기흥읍)씨를 수배했다.이들은 지난 22일수원에서 붙잡힌 3인조 연쇄 방화 살인범의 범행을 모방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사설 경비업체 직원들이 붙잡은 범인중 1명을 놓치는 등 방범체계에 허점을 드러냈다. [연쇄 납치 살인] 허씨 등은 27일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수원지방법원 근처에 주차된 택시의 표시등을 훔쳐 김씨의 승용차 지붕에 달아 택시로 위장했다.이어 밤 11시쯤 팔달구 영통동 아파트 단지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박모(30·여)씨를 태워 신용카드를 빼앗은 뒤 기흥읍 신갈리 오산천 주차장으로 끌고가 목졸라 살해했다. 이들은 28일 밤 11시쯤 기흥읍 영덕리 현대자동차센터 앞길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이모(22·여)씨를 납치,신용카드를 빼앗고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용인 부근으로끌고가 목졸라 살해했다.이들은 박씨와 이씨의 신용카드로 50만원과 190만원을 인출했다. 숨진 여성 2명을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던 이들은 29일 오전 5시쯤 팔달구 매탄동에서 길을 가던 강모(26·여)·안모(22·여)·정모(22·여)씨 등 3명을 “놀러 가자.”고 꾀어 태웠다.이들은 오산 부근으로 차를 몰고 가 현금12만원을 빼앗고 2명을 성폭행한 뒤 노끈으로 목을 졸라살해했다. 박씨와 이씨는 범행에 쓰인 승용차의 트렁크에서,나머지3명은 뒷좌석에서 손과 발 등이 노끈에 묶인 채 발견됐다.허씨는 “시체를 야산에 암매장하려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동거녀 김모(25)씨에게 전화를 걸어 “절대 자수하지 않고 돌아다니다 자살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과 피해자 주변] 이들은 수원 모 골프장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다 최근 퇴사했다.2000년 9월 제대한 허씨는 유흥비 등으로 결제한 신용카드 빚 800만원을 갚지 못해 범행을 계획했다.김씨는 전과 1범으로 4년간 복역하다 99년출소했다. 허씨는 “수원3인조 범행 보도를 보고 우리도 한번 해보자며 범행을 모의했다.”고 털어놓았다. [범인 검거와 허술한 경찰 대응] 경찰은 사건이 발생할 때 2명 이상이 출동해야 하는 기본 수칙을 어겼고,현행범에게 수갑도 채우지 않은 채 순찰차에 태운 것으로 드러났다. 허씨 등은 이날 0시40분쯤 기흥읍 삼성반도체 주차장에서 승용차 번호판을 훔치려다 장재환(41)씨 등 경비업체 에스텍(S-Tec)직원 7∼8명에게 붙잡혀 신고를 받고 출동한용인경찰서 모 파출소 이모(32) 순경에게 넘겨졌다.이 순경이 허씨 등을 순찰차에 태운 뒤 이들의 승용차를 살펴보기 위해 자리를 비우자 이들은 순찰차를 몰고 태안 쪽으로 달아났다. 200m쯤 달아나다 이 순경과 경비업체 직원들이 차량으로 앞을 가로막자 이들은 순찰차에서 내려 달아나기 시작했다.허씨는 격투 끝에 붙잡혔으나 김씨는 인근 야산으로 도주했다.경찰은 경북 포항에 사는 김씨의 동생이이날 오전 7시쯤 어머니와 함께 “형을 만나러 간다.”고집을 나섰다는 사실을 확인,포항 등 연고지에 수사대를 급파했다. 용인 조현석 이영표기자 tomcat@ ■엽기살인 전문가 진단/ 황금만능·폭력 만연…인성회복 교육을 여성 5명 연쇄살인 사건은 우리 사회의 인명경시 풍조가극에 달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돈을 우선시하는 황금만능주의와 한탕주의 등 젊은이들의 잘못된 의식구조가 무차별적인 살인행각으로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프로이트 신경정신과 조은희(35·여) 원장은 “신용카드빚을 갚기 위해 저지른 극악무도한 살인행각은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면서 “폭력성에 무감각해지고 있는 현실과 황금만능주의 풍조에 따른 가치관의 혼란 등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서강대 심리학과 김정택(55) 교수는 “삶의 가치와 진로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일그러진 의식과 빈부격차에서 비롯된 상대적 박탈감 등이 막가파식 범행으로 귀결됐다.”면서 “교육정책을 바로 세우고 부정부패 척결을 통해가치관과 인간존중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대 범죄사회학과 민수홍(41) 교수는 “최근 잇따라발생한 살인사건들은 사회정의가 위협받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서 “정상적인 교육을 통해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만드는 것만이 궁극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송성숙 사무총장은 “사회병리 현상에 무관심했던 기성세대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면서“의식개혁을 위한 범사회적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反인륜 범죄 공소시효 없애야”, 13개 인권단체 새달 입법청원

    ‘반인륜 범죄에 공소시효가 있을 수 없다.’ 반인도적 국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는 인권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지 김 살해범 은폐 및 간첩조작 사건,청송교도소 박영두치사사건, 서울대법대 최종길 교수 고문살해 의혹 등 국가기관이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의 진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국가기관의 은폐로 15년동안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던 수지김 사건의 범인이 지난 1월 남편 윤태식으로 밝혀진 것을계기로 공소시효 폐지운동에 나선 인권운동사랑방,민주화를위한 변호사 모임,앰네스티 한국지부 등 13개 단체는 지난26일까지 서울 명동과 대학로에서 시민들의 서명을 받았다. 5월부터는 본격적인 입법청원에 나설 예정이다.이들이 준비하는 법안은 ▲국가기관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범인은닉,증거인멸을 했을 경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시효 배제▲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고문 등의 범죄에 대한 시효배제 등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시간이 흐르면 범죄에 대한 사회적 감정과 피해자의 감정이 진정되고 ▲증거가 사라져 공정한 재판이 진행되기 어렵고 ▲범인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받아 속죄하게 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공소시효 제도를 두고 있다.그러나 프랑스와 독일 등은 과거 나치와 관련된 범죄,전쟁 범죄 등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는다. 인권운동사랑방 이창조 기획팀장은 “인권유린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은 대부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며,유족들도 처벌을 원한다.”면서 “사법정의와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공소시효를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운 변호사는 “프랑스 사법부는 나치 치하에서 레지스탕스들을 살해하는데 앞장섰던 투비에에게 공소시효 20년을훨씬 넘긴 1994년에 종신형을 선고했다.”면서 “죄형법정주의,형벌불소급원칙,공소시효제도는 인권을 위한 제도이지만 반인도적 범죄에까지 적용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獨 총기난사 사건/ 한 교사의 용기, 수백명 구했다

    “목숨을 내건 한 교사의 용기있는 행동이 수백명의 목숨을 구했다.”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일 에어푸르트에서의 총기난사 사고로 독일 전체가 슬픔에 잠긴 가운데서도 독일 TV들은 한교사가 자칫했으면 수백명이 더 숨질 수도 있었을 참사를막아냈다는 소식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주인공은 참사가 발생한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교사 라이너 하이제.그는 사고가 난 26일 여러 발의 총성이울리는 것을 듣고 학생들을 대피시키다가 털모자로 얼굴을가린 범인과 마주쳤다.이미 16명이 숨진 뒤였다. 털모자를 벗겨 범인이 퇴학생인 로베르토 슈타인호이저임을 알게 된 하이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학살은 더이상 안된다고 범인을 설득했다.그는 총을 휘두르는 슈타인호이저에게 “쏠테면 나를 쏴라.대신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쏴라.”면서 가슴을 내밀었다.이같은 하이제의 행동에 범인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며 총을 내렸다.하이제는범인에게 미술실로 들어가도록 권했고 범인이 그의 말에 따라 미술실에 들어간 뒤 밖에서 문을걸어닫았다.범인은 잠시 후 미술실에서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에어푸르트 경찰들은 범인이 자살할 당시에도 500발의 실탄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학살을 계속했더라면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더 발생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같은 하이제의 얘기가 알려지면서 독일 언론들은 그를영웅으로 부르고 있다.그러나 하이제의 용감한 행동이 독일국민들의 슬픔을 잠시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독일의 소홀한 총기관리에 대한 분노까지 잠재울 수는없을 것같다. 유세진기자
  • 獨 학교 총기난사 교사등 18명 사망

    [베를린 연합] 독일 에어푸르트의 인문계중등학교(김나지움)에서 26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간) 이 학교의 퇴학생(19)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18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범인이 쏜 총에 맞아 쿠텐베르크 김나지움의 교사 14명, 학생 2명, 경찰관 1명이 숨지고 범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권총과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범인은 최근 이 학교에서 퇴학 당한 데 앙심을 품고 이날 대학입학자격시험(아비투어)이 치러지고 있는 학교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다고 뉴스 전문 N24방송이 보도했다. 당초 독일 언론들은 범인이 2명이라고 보도했으나 경찰 특공대가 학교를 장악하고 다른 범인에 대한 수색을 벌인 결과 제 2의 범인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범인은 이미 2차례나 아비투어에 떨어지는 등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퇴학 당했으며 이에 따라 아비투어 시험을 치르는 이날 학교에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이 전했다. 교실에 있던 학생들은 수학 시험을 보기 위해 시험지를 배부하던 중 미리 침입해 숨어 있던 범인이갑자기 총을 빼들고 교사와 학생들을 위협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범인이 온통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으며 심지어 장갑과 모자까지 검은 색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쇼크 상태에 빠져 있는 이 학교 학생들은 현재 심리치료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 2월에도 뮌헨의 한 직업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 3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 교내 총격사건이 빈발, 교육계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999년 4월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총기를 난사해 13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래 학교 총기사건으로는 최대의 희생자를 기록했다.
  • [대한포럼] 대통령 자녀도 공인이다

    대통령 주변의 비리 의혹이 자고 나면 불거진다.유형도 가지가지다.돈을 챙긴 것은 기본이고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일정도 그대로 유출했다고 한다.특명 사건을 전담하는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하루 아침에 범인이 되어 외국 땅을 헤매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그리고 의혹의 중심에는대통령의 아들들이 자리하고 있다.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아직은 불투명하나 당사자들이 법적 대응조차 하지 않는 것을보니 전혀 사실무근만은 아닌 성 싶다. 세상에선 대통령 아들에 대한 얘기가 많았지만 이 지경인 줄은 몰랐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요, 한 가정의 가장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아들의 추문을 제때 알았더라면 여태껏 가만히 놔뒀을 리 없을 것이다.국가 정책 결정의 산실인 청와대가 연고주의 인맥 중심으로 구성된 게 패착이었던 것 같다.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보내며 끈끈한 인간미로 맺어진 사람들이청와대의 주요 포스트를 차지하면서 ‘영식’들의 비리나무절제한 생활이 인(人)의 장막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최규선 게이트’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른바대통령가와 가까웠던 측근들이다. 최규선(崔圭善)씨도 정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대통령이 아이 이름을 지어 주었다고 떠벌이고 다녔다질 않은가.국정의 조타실 격인 청와대가 가부장적 시스템으로 운영되었다는 얘기다. 5년 전 이때 쯤이었다.당시 야당 총재이던 김 대통령은 김현철(金賢哲)씨 사건에 대해 “아버지의 책임이다.”고 단언했다.“김현철씨는 법대로 (처리)해야 된다.”며 대통령이 되면 자녀의 국정 개입을 차단할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버지가 안 시키면 되는 것이다.”라고 아주 명쾌하게 잘라 말했다고 한다.내막이 밝혀져 봐야겠지만 얼른 보기엔 5년 전 상황이 그대로 재현됐다.역대 대통령이 아들들의 비정상적인 국정 개입과 권력형 비리를 경계했지만 모두실패한 것이다. 권력의 속성상 처음부터 의지나 다짐만으로안되는 일이었다.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유혹이 파고 들 수 있는 틈을 봉쇄해야 한다.대통령 자녀의 재산을 미리 공개해 국민적 감시권에 놓아야 한다.그러나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제12조에서 고위 공직자가 부양하지 않는 직계 존·비속의 재산내역은 고지를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아들 재산의 공개를 거부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대부분의외국은 우리보다 재산 등록 거부 범위가 훨씬 넓다. 일본,영국,독일은 본인 재산만 등록하도록 되어 있다.미국은 본인과 배우자,그리고 자녀는 21세 이하의 미혼자로 한정하고있다. 고위 공직자라해서 자녀 재산까지 공개하는 것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논리다. 원론적인 이론이야 구구절절이 옳다. 선진 외국에선 최고통치권자의 자녀들은 국정을 아예 넘겨다 보질 않는다.특수한 한국적 정치 현실이 고려돼야 한다.‘홍삼 트리오’구설이나 김현철씨 사례뿐만이 아니다.역대 정권마다 대통령 자녀들 역할이 있었다.적어도 지금까지 경험칙으로 보면 대통령 자녀들은 공인이었고 국정에 미치는 영향이 재산 등록의무자인 1급(관리관)이상 고위 공직자에 못지않았다.더구나 거의 모든 공직자들이 부모와 분가한 자녀 재산도 낱낱이 밝혀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직자의 윤리를 확립한다.”는 공직자윤리법의 입법 취지를 솔선해 실천하고 있다. 대통령 자녀의 권력형 비리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야 한다.소를 잃었지만 외양간을 고쳐야또 소를 도둑맞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고위 공직자와 구분하여 대통령은 분가한 자녀도 재산 상황을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해야 한다.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단서 조항을두어도 좋고 따로 가칭 ‘대통령 친인척 재산공개법’을제정해도 괜찮을 것이다.나아가 대통령 주변 사람들에게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의미에서 그들의 비리는 가중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작금의 권력형 비리는 진상이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그리고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을 방지하는 장치를 서둘러야 한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최규선 정국/ “”밀항 권유설 수사 졸속””

    검찰이 청와대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42·구속)씨에게 밀항을 권유했다는 설(說)에 대한 수사를 속전속결로 전개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이번 사건의 본류는 최씨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3남 홍걸(弘傑)씨의 이권개입과 금품수수 의혹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두 사람에 대해 여러가지 다른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권 개입 등 범죄와 연결되는 부분이 아닌 한 우선 순위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밀항권유설 또한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는 사안임에는 분명하지만 검찰이 강조해온 대로 본류는 아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지난 19일 최씨가 이만영(李萬永)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경찰청 전 특수수사과장 최성규(崔成奎·52·해외도피) 전 총경을 통해 자신에게 밀항을 권유한 것처럼 폭로하자 하루만에 이 비서관을 전격 소환했다. 하지만 이 비서관의 답은 뻔했다.이 비서관은 첫날 해명한 대로 “사정비서관을 만나러 왔다가 잠시 내 방에 들른최 전 총경과 2∼3분 대화를 나눴지만 도피 권유나 밀항얘기는 없었고,그럴 상황도 아니었다.”고 진술했다.이는주요 참고인인 최 전 총경에 대한 조사도 없이 이 비서관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려 한 것이라는 의심을 살 수 있는 조치였다.검찰은 한술 더 떠 “주위에서 (최규선씨에게) 도피를 권유했다 하더라도 실제로 도피하지 않은 이상범인도피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까지 설명했다. 이같은 수사는 지금까지의 관행에 비춰 봐도 이례적이라는 게 특수 수사에 밝은 인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수 수사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특수 수사에서 사람을부르는 것은 확실한 물증이 있을 때”라면서 “본류가 아닌 이상 차분히 정황 조사부터 한 뒤 (이 비서관을)소환해야 했다.”고 말했다.이처럼 관행과 다르게 이 비서관의해명만 듣고 6시간만에 귀가시킨 ‘밀항 권유설’ 수사에대해 “검찰이 중심을 못잡고 당황하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휴대폰 위치정보 서비스 사생활침해 방지법 제정

    휴대폰 위치정보 서비스에 따른 사생활 침해 등을 막기위해 ‘위치정보기반에 관한 법률(가칭)’이 제정된다.정보통신부는 19일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위치정보서비스로 인한 사생활 보호와 피해보상 근거를 마련하기위해 이같이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정통부는 휴대폰 사업자들이 정통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위치정보서비스를 제공토록 하고 피해가 발생할 경우 허가 취소나 벌금·피해보상 등 규제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다.반면 이 서비스는 긴급구난,재해방지,범인체포 등 활용가치도 높아 이에 관한 법적 근거도 명시할 방침이다.정통부는 이달중 초안을 작성,다음달 초 공청회와 관련기관들과의 협의 등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정기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 [사설] ‘교실 살인’ 빚은 학교 폭력

    지난해 10월 부산의 한 고교에서 수업 중에 급우를 흉기로찔러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 큰 충격을 준 지 여섯달 만에이번에는 서울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또다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중학교 3학년생이,친구가 얻어맞는데도 도와주지 못한 것을 고민하다가 집에서 흉기를 들고 와 수업시간 도중에 친구를 때린 학생을 찌른 것이다. 두 사건은 동기와 수법,범인과 희생자가 처한 환경 등 여러 면에서 끔찍하리만치 닮았다.교내에서 ‘짱’이라고 불리는 희생자들은 주변 학우들에게 자주 폭력을 행사했으며범행을 저지른 학생들은 ‘짱’에게 직접 얻어 맞거나,얻어맞은 친구를 대신해 복수하겠다며 흉기를 휘둘렀다. 학교내의 일상적인 폭력이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보복을 불러온것이다.아울러 범인은 둘 다 결손가정에서 자랐으며 영화‘친구’의 영향을 받았다고 스스로 말했다. 우리는 똑같은 유형의 ‘교실 살인’이 반복되고,이런 범죄에 원인을 제공한 교내폭력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유사한 사건이 더 자주 일어나지나 않을지 심각하게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게다가 이번 범행을 저지른 학생이 14살의 소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교내 강력범죄가 10대 초반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으니 참으로답답한 노릇이다. 결국 이같은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으려면 우리사회구성원 모두가 나서 학교 내에 만연한 폭력을 하루빨리 뿌리뽑아야 하며 이를 위해 교사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비록 교사들이 격무에 시달린다고는 하나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일에는 1차적인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평소학생들을 관찰하고 지도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교내의 일상적인 폭력은 크게 줄고 강력범죄를 사전에 막을 수 있을것이다.학생지도 전담교사를 양성해 상담 통로를 상설화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본다.이와 함께 교내폭력이자주 일어나는 학교에 대해서는 학교장·담당교사에게 책임을 철저하게 묻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 “깨끗한 배출가스車 찾습니다”27일 서울성산동 검사소서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여 환경월드컵을치르자는 취지로 ‘클린 자동차 2002 선발대회’가 열린다. 자동차 10년타기 운동본부는 환경부 등의 후원을 받아 오는 27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산자동차 검사소에서 가장 깨끗한 배출가스를 발생시키는 자동차를 선발하는 대회를 갖는다고 17일 밝혔다. 대회는 경차,휘발유차,경유차,LPG차 등 네 부분으로 나눠진행되며,각 부분에서 일산화탄소(CO),탄화수소(HC) 등의 배출가스를 가장 적게 발생시키는 클린 자동차를 선발하게 된다. 참가자격은 출고 3년 이상된 국산차로,운전자들은 17일부터 24일까지 인터넷(www.carten.co.kr)을 통해 참가 신청하면 된다. 한준규기자 hihi@
  • ‘큰손’아들 뺑소니은닉 둘 구속

    전 사채업자 장영자씨의 아들 K모(32)씨의 뺑소니 사망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는 14일 K씨의 동거녀 김모(40)씨와 J그룹 전 회장 아들 김모(35)씨를 범인은닉과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같은 혐의로 체포된 안모(30)씨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구속된 이들은 지난 2월16일 새벽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앞에서 K씨가 회사원 정모(28)씨를 자신의 승용차로치어 숨지게 하자 K씨에게 93만원을 건네 대만으로 도피하도록 도와준 혐의다.안씨는 K씨 동거녀 김씨의 부탁을 받아 사고 차량을 수리·처분한 혐의로 지난 12일 경찰에 긴급체포됐었다. 최병규기자 ck91065@
  • 뺑소니 사고 사채업자 아들 도주 도운 대기업 아들 체포

    80년대 사채업자 장영자씨의 아들 김모(32)씨의 뺑소니사망 사고를 수사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12일 범행 현장에 함께 있다가 김씨에게 대만 도피 자금을 건넨 J그룹 전회장 아들 김모(35)씨를 범인은닉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또 톱 여자탤런트 이모(33)씨의 코디네이터와 알고 지내는 안모(30)씨가 사고 차량인 에쿠스 승용차를 수리해 중고매매상에 팔아넘긴 사실을 밝혀내고 같은 혐의로긴급체포했다.경찰은 13일 이들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준규기자 hihi@
  • 조계종 출범 40돌 세미나/ 조계종 ‘종풍 쇄신·종단 합리화’ 한목소리

    장장 17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불교의 장자종단 조계종.지난 1962년 4월 대한불교조계종으로 출범한 뒤 40년이 흘렀다.선(禪)불교가 온전하게 지켜지고 있는 세계 유일의 불교 종단으로 평가받고 있다.그러나 시련도 많았고종단 운영과 관련해 적지않은 흠집을 남겼다. 조계종은 통합종단 40년을 맞아 8일 서울 조계사 교육문화회관에서 지난 세월을 성찰하고 미래에 대한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세미나를 가졌다.참석자들은 과감한 종풍쇄신과 종단 운영의 합리화를 통해 노정된 문제점들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식 대각사상연구원 연구부장은 ‘대한불교조계종의성립과 역사적 의의’ 발제강연에서 승단·교단 정화와 비구·대처승 간의 고질적 갈등·대립을 마무리한 조계종이통합종단 출범이후 적지않은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김 부장은 수행을 강조한 비구승과 대승불교를 강조한대처승의 통합으로 인해 불교계의 질적,양적인 확대를 가져왔지만 ▲통합종단 성립에 공권력(당시 문교부)이 개입된 원초적인 흠이 있고 ▲통합종단이 수좌 중심의 승단,종단으로 재편됨에 따라 신도들의 영역이 위축되었다고 말했다.특히 근현대 불교사와 통합종단 이전의 정화운동사에서 나타난 부정적 측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미흡했던 점을 볼 때 조계종 출범 의미를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익섭 동국대 교수는 ‘조계종단 운영구조와 종헌’을통해 조계종이 40년 사이에 종단 최고규범인 종헌을 22차에 걸쳐 개정한 점을 들어 종단운영이 합리적이지도,견고한 안정성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심 교수는 그간제도적으로는 도제양성·역경·포교를 위한 안정적인 종단구성을 어느 정도 이루었으나,실제 종단 운영이나 종책(宗策) 내용에 있어선 내실을 다져야 할 부분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심 교수는 따라서모든 불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종무가 정당하게 운영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종도들의 합의’로 종헌 및 종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종법의 경우 적합한 제도화와 운영기술을 적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종범 중앙승가대 총장도 ‘통합종단 출범의 성찰과 전망’에서 통합종단 출범시 근본적으로 한국불교의 ‘화합통합’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서 그동안 ▲종헌수호와 종단안정 노력이 부족하였을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를 이해하고 사회에 효율적으로 공헌하는 일이 아쉬웠고 ▲지속적인 종책사업이 미흡했다고 회고했다. 따라서 조계종의 정체성에 대한 폭넓은 조명이 필요하며이를 위해 종통(宗統)에 대한 관심보다는 종체(宗體)에 대하여 심도있게 고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종범 총장은 특히 다원화한 사회에 적합한 수행 법풍 형성을 위해 새로운 수행문화 수립에 관심을 가질 것과 지식기반 사회에서 효율적으로 전법불사를 성취하기 위한 사회참여 방법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새영화/ 다이아몬드 묻힌 곳은 교도소-’다이아몬드를 쏴라’

    훔친 다이아몬드를 숨겨놓은 곳이 하필이면 경찰서.그래서 죽기 살기로 경찰서를 털어야 했던 영화가 있었다(‘경찰서를 털어라’).코믹액션 ‘다이아몬드를 쏴라’(Who Is Cletis Tout?·12일 개봉)가 슬쩍 그 아이디어를 빌렸다. 숨겨놓은 다이아몬드를 되찾겠다고 제 발로 걸어들어가는데가 이번엔 교도소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풍기는 분위기는 복고풍이다.실제로 무성영화 시대의 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는 화면이 넘실대는가하면 추억의 명화들이 쉴새없이 극중 대사 속에 끼어든다. 공문서 전문 위조범인 핀치(크리스찬 슬레이터)는 청부킬러 짐(팀 알렌)의 손에 꼼짝없이 죽게 생겼다.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못 말리는 영화광인 짐에게 핀치는 영화보다 더 극적인 자신의 지난 사연을들려주며 시간을 번다.다이아몬드를 땅에 묻어놓고 감옥에 들어온 중년사내 마이카와 함께 탈옥했으며,그의 딸과 로맨스를 엮으며 다이아몬드를 되찾기까지의 우여곡절이 핀치의 회상을 통해 스크린에 재현된다. 요주의 사항. 핀치의 우여곡절이 기상천외한 해프닝으로꼬리를 이어가는 탓에 잠시라도 한눈 팔았다가는 영화의맥을 놓쳐버리기 십상이다. 이리저리 비틀어 꼰 이야기 구도는 관객에게 총기와 기억력을 시험해 보려는 듯하다. 통쾌한 액션은 기대치에 못 미치지만 ‘드라마’ 하나는 기막히게 알차다. 황수정기자
  • ‘최면 수사’ 뜬다-범인검거에 결정적 단서 제공

    목격자나 피해자에게 최면(催眠)을 걸어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아내는 ‘최면(催眠)수사’가 새로운 수사 기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면수사는 지난 달 한빛은행 무장강도 사건에 이어 경기도 하남시 검단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H양 사건에서도 쓰이는 등 조직화,지능화하는 범죄에 대응해 활용 빈도가 늘고 있다. 경찰은 H양이 납치될 당시 집 근처에서 괴차량을 목격한 우유배달원 최모(40)씨에게 지난 4일 최면수사를 실시해 괴차량이 ‘서울 번호판의 진녹색 스타렉스 승합차’라는 사실을 기억해 내게 했다.한빛은행 사건에서도 지점장 등 9명에게최면을 걸어 용의자 이름 두 개를 떠올리게 했다.그러나 수사에는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 범인을 검거한 사례도 적지 않다.지난 98년 발생한 한 뺑소니 사건에서 정신과 전문의 박희관씨가 범인의 차량을 본 목격자에게 최면을 걸어 차량번호를 기억해 내게해 범인을 검거했다.또 지난해 3월 대구에서 교통사고를 낸 뺑소니 운전자가 목격자의 최면수사를 통해 사건 발생 두달만에 붙잡혔다. 최면수사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에서는 70년대부터 도입,수사에 활용하고 있다.심리학자,정신과 의사,최면 전문가 등을 자문위원으로 둔 미국 LA경찰국은 미제 사건의 60%를 최면수사로 풀고 있다.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를 포함해 법정에서최면수사로 얻은 단서를 증거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다만 이스라엘 법원은 증거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98년 처음 도입했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범죄심리과에서 최면수사를 담당한다.강덕지(51)과장 등 심리학 석사 출신의 최면 전문가들이 매년 150건 가량의 최면수사를 하고 있다. 최면수사는 3단계로 진행된다.우선 목격자나 피해자를 상대로 40분간 최면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검사한 뒤 5∼10분간 최면을 걸고,1시간여 동안 범인의 인상 착의와 차량 번호등을 떠올릴 수 있도록 수십개 항목의 질문을 던진다. 이영표기자 tomcat@
  • 탤런트L양 결국 거짓말탐지기로

    서울 강남경찰서는 5일 지난 2월16일 새벽 2시쯤 서울 강남 역삼역 앞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 대만으로 달아난 80년대 사채업계의 ‘큰손’ 장영자씨의 아들 김모(32·무역업)씨를 지명 수배하고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김씨가 사고 시점 전후에 만나 함께 술을 마신 여자 톱 탤런트 이모(33)씨와 또 다른 유명 여자탤런트 이모(29)씨는 “뺑소니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거짓일수 있는 것으로 보고,검찰 지휘를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해 허위 진술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경찰은 김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서로 다른 차로 이동하다뺑소니 사고를 목격하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J기업 전대표 아들 김모(35)씨에 대해 이날 범인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또 여자 톱 탤런트 이씨의 코디네이터와알고 지내는 안모(32)씨가 사고를 낸 김씨의 에쿠스 승용차를 자동차 정비업소에 맡긴 사실을 밝혀내고 안씨에 대해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동거녀로 알려진 김모(40)씨는 사실혼 관계가 인정돼 ‘범인은닉’ 등의 범죄 요건이 성립되지 않아 사법처리를 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자진 귀국해 경찰에 출두하도록 가족과 친지 등을 통해 설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대만 사법당국에 협조를 요청하고,주변 인물을 출국금지시키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준규기자 hihi@
  • ‘도둑이 제발 저린’ 윤태식

    ‘도둑이 제발 저렸다.’ ‘윤태식 게이트’의 장본인 윤태식씨는 수지김 살해 사건의 범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가 범인임을 알고도 덮어주었던 국정원(옛 안기부)의 직원들을 ‘극진히’ 모셨으며 그들에게 이용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씨는 96년 7월 위폐감식기 개발 사업을 하다 국정원 직원 박모씨를 우연히 만났다.윤씨는 자신의 비밀이 탄로날까 두려워 30대 초반의 나이였던 박씨에게 끊임없이 공을들였다. 윤씨는 잇따른 사업 실패로 돈이 풍족하지 못했지만 박씨에게 식사와 유흥을 제공하고 가끔 용돈까지 쥐어주는 등수천만원을 썼다.또 박씨가 어머니 집을 수리하겠다며 1000만원을 빌려간 뒤 돌려주지 않았지만 갚으라는 소리는 ‘감히’ 꺼내지도 못했다. 윤씨는 2000년 1월 1억 5000만원을 빌려달라는 박씨의 요청을 거절하면서 이런 관계를 청산했다.박씨가 수지김 살해 사건을 모른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씨는 국정원 서기관으로 퇴직한 김종호(金鍾浩·구속기소)씨가 같은해 말 쯤 찾아오자 또 다시 극진하게 대접하지 않을수 없었다.김씨는 옛 안기부에서 수지김살해 사건의 진상을 조사했던 수사관이었을 뿐 아니라 윤씨를 석방한 뒤에도 동태를 감시해오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윤씨는 계열사 이사 직함에다 400만∼500만원의 월급에 고급 승용차까지 김씨에게 ‘헌납’했다.자신의 비밀을아는 김씨 앞에서는 무릎 꿇을 수밖에 없었다. 빠른 두뇌회전과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화술로 많은 사람을 농락했고 벤처기업 경영에까지 손을 뻗친 윤씨였지만자신의 죄과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철저히 당할 수밖에없었던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신이 내린 뮤지션 ‘드림씨어터’ 내한공연

    수많은 라이브공연에서 신의 경지에 이른 연주솜씨로 극찬을 받고 있는 5인조 프로그레시브 메탈그룹 ‘드림 씨어터’가 오는 21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금속성의 강한 메탈 음악이라고 하기에는그들의 음악은 감미로울 정도로 부드럽고 멜로디가 뛰어나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하다.그러나 그 음악 뒤에는 연주하기 힘든 화려한 변박자,리프,자로 잰 듯하게 들어맞는 팀워크가 숨겨져 있다.따라서 그들의 음악의 악보를 본다면“이렇게 어려운 음악이었단 말인가?”하고 다시 탄성을자아낼 것이다. 1989년 데뷔앨범인 ‘When Dream and Day Unite’을 발표한 드림 씨어터는 일반 대중에게보다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으면서 세상에 알려졌다.뒤이어 성악을 공부한 제임스레이브리로 보컬을 바꾸고 낸 2집 ‘Images and Words’은 대중적인 호응도 얻게 된다.또 베이시스트 존 명(John Myung)이 한국계라는 사실이 알려져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끌게 된다.이어 94년 3집인 ‘Awake’를 발표해 입지를 다진 뒤 97년 4집 ‘Falling into Infinity’가 발매했다. 4집부터는 솔로 연주는 자제되고 전체적인 밸런스와 멜로디 라인에 비중을 둔 앨범으로 방향을 바꿔 좀 더 많은 대중적인 사랑을 얻게된다. 2002년 2월 그들은 여섯번째 앨범 ‘Six Degrees of Inner Turbulence’를 발표한다.10분을 넘는 곡들이 가득찬 이 앨범은 지나친 자기과시라는 비판과 드림 씨어터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앨범이라는 칭송을 동시에 받고 있다. 월드컵 축하를 위해 기획한 이번 공연이 일본에서는 일주일 동안 5번이나 열리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 단 하루밖에잡혀 있지 않아 아쉽다.(02)3142-3488. 이송하기자
  • [지방자치 새 패러다임] (6)지방선거의 문제

    ■””지방선거 완정공영제 도입할때””. 지방선거의 문제점인 불법선거운동 사례와 그 극복방안 등을 다룬 김인철 한국외대 교수의 기고문을 싣는다. 지방선거가 오는 6월13일 실시된다.그동안 각종 관련법규와 제도를 고쳐 공명하고 돈 적게 드는 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해 적지 않은 일을 해왔다.유권자든 후보든 개인으로 만나보면 이구동성으로 부패선거는 끝장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선거운동에는 별다른 변화조짐이 보이지 않는다.아무래도 선거개혁의 처방은 좀 더 근원적인 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선거개혁이 너무도 중요해 정치인의 양심에 맡길 수는 없다.”고 설파한 케플란 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여 스웨덴이나독일처럼 지방선거부터 완전 공영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지난 98년 지방선거의 전체 법정 한도액은 모두 2960억원이었다.법정 한도액의 3∼4배를 쓰는 현실을 감안해야하지만 우선 법정한도액만이라도 공영화해 보자. 선거 공영화는 가칭 ‘지방선거 특별기금’을 광역단체별로 마련하고 매년 지방세수의일정비율을 떼어 적립하는 데서부터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부족분은 선거관리를 위한 국비와 최근 논의중인 기업법인세의 1% 정치자금화 방식을 통해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엄청난 비용을 조성해야 하는 현실적인 부담도 있고 또 효과도 장담하기 힘들다.그 대응 차원에서 정치인의 행동을 감시·감독하는 범사회적 연계망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연계망에는 선거관리위원회를 도와 공명선거를 이룩하려는시민단체의 신념에 찬 연대활동이 중추가 돼야 한다.그러려면 시민단체를 규제한 통합 선거법 제87조를 개정해 건전한공익단체의 계몽활동과 최소한의 정치정화 기능을 부활시켜주어야 한다.선거과정에서 사실상의 정당독점 체제를 시민사회에 개방해 버리는 것이다.참정권을 18세로 하향조정하고청년층이 가진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교류 및 분석역량을 활용해야 한다.공정한 지역선거관리위원회,공인된 시민단체,경쟁적인 정당,합리적인 젊은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확산하는 일종의 선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잘만 관리하면 이 지역정보망은 선거에 관한 실질적인 ‘주민소환제’를 도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선거 범법자가 재주껏 법률상으로 사면복권이 될 수 있을지언정 네트워크의 차단효과로 당선권에 근접하는 것은 그만큼어려워질 것이다.지역정치인의 처세가 선거과정을 통해 회계감사를 받게 된다.행정행위로 포장된 단체장의 사전 선거운동도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요컨대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선거 네트워크는 주민간의 의견교환을 통한 효과적인 단죄기능을 수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패사범을 보다 엄중히 처벌하는 사법권의 준엄한 심판기능도 제도적으로 강화돼야 한다.선거범죄는 불출석 재판제를 도입하고 벌금형 이상일 때는 액수에 관계없이 당선을 무효화해야 한다.이른바 당선자를 향한 온정주의의 기준이 돼 버린 100만원짜리 벌금형 논쟁을 종식시켜야 한다.선거법 위반자들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특별사면복권의 대상에서도 제외해야 한다.강력한 사법제재는 선거 후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할 것이다.재임기간에 저지르는 부패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알선수뢰 등 공직을 이용한 금품거래나 파렴치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일정금액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는 경우 공직사퇴는 물론 장기간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처벌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공직자의 직계존속 및 배우자가 관여된 유사 위법행위에 대한 불이익 처분도 대폭 강화돼야 한다.공직자와 그 가족이검은 돈을 두려워하고 회피하게 되면 지방정치는 자연히 맑아질 것이다.결과적으로 부패한 지방자치와 부정선거 간의연결고리가 약화될 것은 자명한 이치다.공명선거와 무공해지방자치를 향한 새 지평은 강력한 개혁조치에 의해서만 열린다는 케플란 교수의 권고를 되새겨 본다. △김인철 한국외대 교수. ■지방 불법선거운동 사례. 제법 크게 자영업을 하던 사람 얘기다.4년 전 지방선거에서 아끼던 점포까지 처분해 가며 당선됐다.빈털터리 지방의원이 됐다며 쓴 웃음을 짓던 그를 최근 우연히 만났다. 그동안 일이 잘돼 이번 지방선거에 돈 걱정은 별로 없단다.운전기사까지 끼워서 타고 다니라며누가 주었다는 최고급 승용차를 자랑하기도 했다.많은 돈을 뿌려 당선되면 공직을 이용해 돈을 모으고 그것을 다시 선거에 뿌려서 표를 얻는 악순환의 전형을 보는 듯했다. 어느 유명 인사의 아들 얘기도 해보고 싶다.90년대 초부터 이 선거 저 선거에 후보로 나서면서 부친이 물려준 재산을 대부분 날려버렸다.급기야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됐지만 얼마 전 사면복권돼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단체장 후보로 나간단다.의식과 자질 면에서 동시에 미달인 그를 다시 정치권으로 밀어 넣은 것은 다름 아닌 특별사면복권이었다. 사법적 온정주의는 선거부패를 극복하는 데 큰 걸림돌이돼 왔다.98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926건중 선거무효나 당선무효 판결이 난 것은 고작 9건에 불과했다.검찰이 기소를 주저하기도 하지만 기소되는 경우에도 판사가낮은 형량을 부과해 제재 의미를 약화시키곤 한다.준엄한판결을 받은 경우에도 사면복권을 통해 형이 면제되고 참정권이 회복되는 일이 빈발한다.이런 상황에서누가 사법조치를 두려워하고 선거법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금과옥조로 여기겠는가. 신종 관권선거가 판을 치는 것도 큰 문제다.지난해 12월14일까지 적지 않은 단체장들이 몰아치기로 관내 주민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기 바빴다.선거전 180일이 되는 12월15일부터 기부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시·군의 예산지원이 나간 민간단체 행사를 서두른 것이다.그 뒤로도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는 단체장이 고유 행정활동의 이름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계속하고 있다.휘하 공무원은 좋든싫든 재선을 노리는 단체장의 선거운동원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 왜 이와 같은 양상들이 되풀이되는가.출마자들이 선거부정에 사용된 물질적·정신적 보상을 재임기간에 충분히 돌려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말하자면 ‘선거과정에서의 부정’과 선거 이후의 ‘지방정치 부패’는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연결돼 움직이는 하나의 현상이다.소위‘3각 협력사슬 모형’(그림 참조)이 구축되는 것이다.삼각협력의 축은 사업주(이해 당사자),지방정치인,공무원이다.사업주 등 이해 당사자는 각종 조건과 구실을 붙여 선거자금을 지방정치인에게 건네고 이 선거비용을 사용해 당선된 지방정치인은 자금을 건넨 사업주에게 특혜가 갈 수있도록 관계 공무원에게 지시한다.특혜를 얻어낸 사업주는 다시 정치인과 공무원에게 돈을 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통계자료가 이를 분명히 증명하고 있다. 98년 지방선거에서 선거비용 관련 위반행위로 고발조치된 770건은 전체 고발건수의 82.3%에 이른다.향응제공,비방,흑색선전,불법선전물 부착 등의 혐의는 모두 합쳐봐야 고작 18%에 불과했다. 선거비용이 불법선거의 주범인 셈이다.왜 법을 어기며 선거비를 쓰는가.다시 지방 공직자의 기소사유를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그 이유가 쉽게 드러난다. 뇌물수수,알선·횡령 등 금품거래와 관련된 사건이 전체기소대상의 절반에 이른다.기소된 단체장 57명중 47.4%인27명이,지방의원 기소자 189명중 55%인 104명이 금품 관련 피의자 꼬리를 달았던 것이다.공직을 이용해 선거에 뿌린 비용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야기된 부작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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