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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래시장] 중랑구 면목시장

    각종 사건사고들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요즘 ‘안전제일주의’로 지역민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시장이 있다.지난해 재개장한 중랑구 면목시장은 지붕을 씌우고 간판을 정비해 겉모습을 깔끔하게 만들고 소화전,가로등 및 CCTV 등 안전시설을 철저히 갖춰 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시장은 소방서,상인들은 소방원 약 두달 전의 일이다.“불이야!”시장 인근에 있는 주택가 지물포에 불이 났다.쌓여있던 시너통이 ‘펑’소리를 내며 터져 진화가 늦었으면 큰 불로 번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주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119에 신고했지만,소방차보다 먼저 달려온 것은 면목시장 상인들이었다.상인들은 침착하게 시장 곳곳에 설치 되어있는 소화전에서 호스를 끌어와 불을 끄기 시작했고,소방차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큰 불이 진화된 상태였다. 면목시장 상우회장 구안회(61)씨는 “시장은 화재에 취약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소화전을 지상으로 설치하는 등 안전시설을 철저하게 한 덕분에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화재감지장치,비상벨을 설치했고 매월 상인들이 소방훈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면목시장의 안전제일주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시장 전체를 볼 수 있는 CCTV가 11개나 설치돼 있어 도난이나 강·절도 등 범죄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도난이 발생했을 때 현장을 확인해 범인을 잡기도 하고,길 잃은 아이를 엄마 품으로 돌려주기도 합니다.”상인연합 상무 전진홍(48)씨는 가끔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가 관리실로 찾아와 CCTV화면으로 아이를 찾고 방송도 한다고 말했다. ●신뢰 쌓여 매상도 올라 CCTV는 낮뿐만 아니라 상점들이 문을 닫는 밤에도 계속 녹화돼 주민들의 ‘보디가드’역할을 하고 있다.인근 주택가에 사는 정옥자(48·여)씨는 “아이들에게 밤에 집에 올 때 다른 길보다는 시장길로 오라고 한다.”며 “CCTV도 설치돼 있고 가로등도 환해 시장길로 다니는 게 한결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인근에 아이들 놀이터도 있어 보안등은 20m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다. 시장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쌓이면서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얼마전 면목동으로 이사를 왔다는 김미연(33·여)씨는 “전에 살던 동네에서는 갈 만한 재래시장이 없어 아쉬웠는데,여기는 깔끔하고 동네 사람들의 평도 좋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상우회장 구씨는 “화려한 경품 이벤트나 할인행사는 일시적으로 판매효과를 높일 수 있겠지만,꾸준하게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오늘의 눈] 경찰은 뭘 숨기려는가/유지혜 사회교육부 기자

    잔혹하고 엽기적인 범죄행각으로 온 나라를 충격으로 몰고간 살인범 유영철을 수사하는 경찰의 태도가 걱정스럽다.지난 1월 유영철을 검거했으면서도 풀어주어 또 다른 범행을 막지 못한 것은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도,검거한 뒤 수사과정에서조차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풀어주고 있지 못하다. 지난 20일 밤 피해자가 한 사람 늘어났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취재진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잠겨진 문은 끝끝내 열리지 않았고 기동수사대측은 “알아도 말할 수 없다.”는 알 수 없는 얘기만 반복했다.심지어는 “21번째 피해자가 있다는데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영철이 고개를 끄덕인 것에도 경찰은 굳게 입을 닫아버렸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찰의 태도는 무언가를 숨기기에 급급하다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이미 범인의 신병을 확보,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태도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경찰도 나름대로 검찰 송치일까지 범죄사실을 모두 밝혀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유영철의 추가범행 여부는 다른 미제사건의 해결고리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찰은 희대의 살인마를 검거했다는 큰 성과를 올리고도 감시 소홀로 인한 도주,공적다툼,실종신고 묵살 등의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이같은 질타에 그저 방어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경찰을 보는 시민들의 인식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는 것이 어떨까. 불특정다수를 노리는 무차별범죄가 시민들을 놀라게 한 지금이 오히려 전문수사인력의 양성이라는 절실했지만,풀리지 않았던 과제를 현실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무고한 이웃의 희생으로 슬픔에 빠진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문을 남김없이 풀어주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유지혜 사회교육부 기자 wisepen@seoul.co.kr
  • “그는 우리 가족을 죽였습니다”

    “낮에는 견딜 만한데,저녁이 되면 아내가 걸어들어올 것만 같아요.범인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죽인 거지만,그 가족의 삶까지 함께 죽었습니다.” 유영철이 유일하게 후회했다는 지난해 11월 혜화동 살인 방화 사건의 희생자 배모(53·여)씨.배씨는 파출부로 일하러 갔다가 집 주인과 함께 희생됐다.유영철을 조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의 한 형사는 “여전히 반성의 기색은 없지만,유일하게 혜화동 아주머니를 죽인 것은 후회한다더라.”고 전했다. 지난 17일 저녁 경찰로부터 “유력한 용의자가 잡혔다.”는 말을 듣고 남편 김모(66·서울 성동구 응봉동)씨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사건이 난 뒤 8개월 동안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단서라도 잡혔을까 뉴스부터 챙기던 김씨였다.관련기사를 꼼꼼히 스크랩까지 했다.충격으로 심신이 상한 탓에 아내와 살던 집을 지난달 팔고 큰아들 집으로 이사했다. 21일 기자와 만난 김씨는 용의자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김씨는 “얼굴 한번 보고 싶다.”면서 “뺨이라도 한대 때려주고 차라리 혀 깨물고 죽으라고 하고픈 심정”이라고 절규했다.김씨는 “뉴스를 눈에 불을 켜고 봐도 범인은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 안 하더라.”면서 “기가 막힌다.”고 고개를 저었다.유영철이 “후회한다.”고 했다더라는 말을 전하자 김씨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떨구었다.한참만에야 김씨는 “죽였으면 그대로 가지 왜 불까지 질렀는지… 하루 4만원 벌려고 일하러 간 죄밖에 없는데….”라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다른 여자들은 토막내 죽였다는데 그래도 나는 시신이라도 확인했으니 다행”이라면서 “토막난 여성들은 가족이 확인도 못할테니 얼마나 안된 노릇이냐.”고 한숨을 지었다. 유영철의 성장환경이 불우해 범죄로 빠져들었다는 일부의 ‘동정론’에는 “그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도 자기 손으로 돈 벌어 공부한다.”면서 “말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큰아들(36)은 “아버지도 평생 노동일을 했고 어머니도 노점상에 파출부였지만,우리 3형제에게 한번도 나쁘게 살라고 가르친 적 없었다.”면서 “남 탓을 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편 김씨는 “14년 동안 가락시장에서 노점상을 해 24평짜리 집 한칸을 마련하고는 그렇게 좋아하더니 1년도 살지 못하고 갔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적금을 들어놓았으니 4월까지만 고생하자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독자의 소리] 소외자등 대책 시급히 세워야/박옥희(주부·부산 사하구 신평동)

    열달 새 20여명을 연쇄살인한 범인이 경찰에 검거되었다.생각만 해도 섬뜩해지고 현기증이 날 정도다.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저토록 잔인하고 포악무도한 행위를 할 수 있단 말인가.그의 범행동기나 수법을 보면 보통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소름 끼치는 광란의 살인행위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범인의 말로는 26명을 살해했으며 범행동기도 가난·이혼행위 등과 연관된 개인적 원한이 크다는 것이다.사회에 대한 적개심이 많이 작용한 것 같지만,아무리 개인적으로 감정과 원한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분풀이를 해서는 안 된다.비록 사회로부터 소외감과 박탈감·좌절감이 있다손 치더라도 아무런 원한·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을 마구잡이식으로 살해해 보복한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더구나 범행수법이 너무나 잔인해 그야말로 인면수심이다. 한편 이런 소외자나 사회증오자들에게 전혀 대책이 없는 정부도 반성해야 하며 비과학적·시대착오적·비효율적인 수사로 많은 피살자를 발생케 한 경찰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박옥희(주부·부산 사하구 신평동)
  • ‘영원한 수사반장’ 최중락 前 총경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지요.오랜 수사경험으로 볼 때 착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이웃을 생각하는 미풍양속이 있었으면 과연 끔찍한 사건이 생겼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우리 시대의 ‘영원한 수사반장’으로 유명한 최중락(75) 전 총경.그는 40년 가까이 강력사건을 담당해와 한국 수사경찰의 산증인으로 꼽힌다.또 70∼80년대의 20년 동안 장수한 인기 TV드라마 ‘수사반장’의 최불암씨를 오늘날 국민배우로 만든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그는 지금도 ‘수사연구관’이라는 직함을 갖고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이번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최 전 총경은 “무조건 경찰을 욕하기에 앞서 사회적으로 두 가지 근본적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일차적으로 교도소에서 일방적인 이혼통보를 받은 유씨에게 주변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선도 차원에서 접근했더라면 참극은 빚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유씨가 출소된 후 관할 경찰서에서 동태파악이나 선진국처럼 보호 차원에서 성의있게 관찰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최 전 총경은 아울러 “미국에서는 로버트 김의 경우 출소후 경찰관이나 선도위원 등이 수시로 접근해 마음을 열고 상담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전과자인 경우 사회적으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면 엉뚱한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최 전 총경은 또 “오늘날 수사경찰은 경력 3년 이하가 63%에 이를 정도로 외면하는 파트가 됐다.”면서 “(수사경찰이)기피부서가 아닌 선호부서로 제도적 동기부여를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다들 수사경찰을 선택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했다고 그는 부연했다. 최 전 총경은 요즘 삼성 계열회사인 ㈜에스원에서 사원들의 고충처리를 담당하고 있다.또 경찰대학생들을 상대로 경험을 털어놓기도 하고 ‘수사연구관’ 직책으로 매일 아침 경찰청으로 출근해 갈고 닦은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해주기에 바쁘다. 나이 일흔이 넘으면서 옛날 함께 땀흘려 일했던 사람들이 그립다는 최 전 총경.그는 요새 들어 가장 기다리는 날이 하나 생겼다.다름아닌 3개월에 한번씩 만나는 수사반장 팀들의 모임.이름을 ‘반장네 가족’이라고 했다. 드라마 수사반장 방영때 처음 범인으로 지목된 탤런트 임현식씨,첫 여형사인 김영애씨,당시 담당 PD였던 표재순씨,또 수사반장을 맡았던 최불암씨 등과 함께 모여 ‘왕년’을 얘기하며 술잔을 기울인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유영철, 직장여성도 살해했다

    유영철에게 살해된 피해자 가운데 출장 마사지사가 아닌 아르바이트 주부와 피부관리사도 포함된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또 유가 지금까지 드러난 20명 말고도 또 다른 20대 여성을 살해했다고 진술,경찰이 확인작업에 나섰다.범행이 확인되면 유에 의해 피살된 희생자는 21명으로 늘어난다. ●경찰, 유영철의 추가범행 확인거부 빈축 유는 이날 밤 경찰조사를 마치고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기 직전 “21번째 피해 여성이 있느냐.”,“경찰이 확보한 발찌가 그 여성의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경찰은 유가 지난 4월 중순 신촌 전화방에서 만난 20대 중반 여성을 마포구 노고산동 집으로 데리고 가 둔기 등으로 살해,근처 야산에 유기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조사중이다.경찰은 “탐지견 등을 동원해 시신 발굴작업을 벌였으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경찰은 유가 이 여성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함에 따라 시체가 발견되는 대로 DNA 분석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키로 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유의 추가범행 여부를 확인하려는 취재진에 “확인해 줄 수 없다.알아도 말 못한다.”고 발뺌해 빈축을 샀다. ●경찰, 취재진과 몸싸움… 카메라등 파손 경찰이 입감을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려는 유와 기수대 사무실로 취재진이 접근하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 차량 문과 취재용 카메라가 파손됐다. 유는 지난 3월 중순 전화방을 통해 알게된 권모(24·여)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한 뒤 시체를 토막내 유기했다.경찰은 권씨의 친구 김모씨로부터 권씨 실종신고를 이미 3월에 했고,권씨가 종로에 있는 피부관리실에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7시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또 지난달 5일 서대문경찰서에 실종신고가 접수된 한모(34·여)씨는 아이가 둘 있는 주부로 이혼한 뒤 아르바이트로 전화방에서 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도구 망치만 회수…칼·톱은 못찾아 서울경찰청 김병철 형사과장은 유의 지난 15일 도주 당시 흉기 처리에 대해 “집에서 250m 정도 떨어진 길거리에서 망치는 회수했으나,봉투에 넣어 150m 떨어진 쓰레기통에 버린 칼과 톱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부유층 살해 동기에 대해서는 “교도소에 있을 때 부인과 이혼하고 원한을 품었으나 아들 때문에 직접 복수를 하지 못하고 제3자를 물색했으며,어릴 때 불우한 환경을 떠올려 부유층을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범행 자백·진술에만 의존 한편 경찰은 지난해 고급주택가에서 발생한 4건의 부유층 노인 살인사건에서 유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모’를 확보,분석했으나 유의 혈액형이 O형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당시 체취한 체모는 A형이었다.문제의 체모는 지난해 10월 삼성동 단독주택에서 살해된 유모(69·여)씨의 집 욕실 세면대에서 발견됐다.길이 10㎝ 안팎의 이 체모는 피해자나 가족의 것이 아니어서 경찰이 기대를 걸고 있었다.전주교도소 출소 후 유의 첫 범행이었던 지난해 9월 신사동 노교수 부부 피살 현장에서도 체모가 발견됐으나 이 또한 피살된 부부와 가족 등의 것으로 드러나 무용지물이 됐다. 범행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은 유의 자백과 진술이다.지난해 10월 구기동 사건의 경우 집 내부 벽난로,어항 위치를 정확히 밝힌 데다 피해자들이 어떤 자세로 누워 있었는지를 생생히 재연했다.11월의 혜화동 사건에서는 담 너머에 고양이 집이 있었다거나,흉기로 사용된 골프채가 현관 오른쪽에 있었다는 사실 등 범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현장 상황을 자백했다. 안동환 유지혜기자 sunstory@seoul.co.kr
  • [시론] ‘제2 유영철’ 막으려면…/백상창 한국사회병리연구소장 신경정신과 전문의

    희대의 연쇄살인을 저지른 유영철은 고교 2학년 시절부터 절도 등 각종 죄목으로 감옥을 드나들었다고 한다.그의 성장 과정과 범행 수법을 보면 범행동기도 짐작할 수 있다. 유영철의 잔혹한 범행은 그가 걸어온 세월 속에서 축적된 각종 스트레스로 감당할 수 없는 분노(Unbearable Anger)가 생겨난 결과이다.정신구조 안에 생긴 극도의 분노가 내부로 향하면 ‘아파트에서 투신하기’‘한강에 몸던지기’같은 자살로 나타나고,외부로 표출되면 살인 등의 극단적 범죄현상을 낳는다. 살인을 반복하면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네크로필리아(Necrophilia·시신에서 성적 만족을 느끼는 사간증·死姦症) 증상이 나타나 살인과정에서 묘한 병적 쾌감마저 느끼게 된다.유영철이 보인 냉소적 언행,살인을 반복하면서 드러낸 치밀한 태도 등이 그렇다. 그는 하필이면 부자와 여인을 골라서 ‘묻지마’ 살인을 했다.여기에는 자신의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투사(投射)와 자기합리화의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그런 불행에 빠진 원인을 ‘자기 탓’이 아닌 ‘부자들’과 ‘기득권층’에 있다고 믿는 논리적 비약과 왜곡된 사고를 가지게 됐기 때문인 듯하다. 이 것은 비단 유영철뿐 아니라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널리 자리잡고 있는 ‘사이비 마르크스주의’적 발상과도 관련성이 없지 않다.우리 사회에는 잘사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돈 잘 버는 기업가는 나쁜 사람이라는 왜곡된 증오심을 유영철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 희대의 살인행각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처방을 찾아야 하는가. 첫번째는 지난 40여년동안 달려온 근대화와 민주화의 부작용을 냉철하게 진단할 때가 되었다는 점이다.서양을 급속도로 모방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물질중독증과 쾌락주의 문화,전통윤리의 실종으로 인해 모든 상대를 단지 ‘이용할 물건’쯤으로 보는 자기중심주의,모든 분노를 기성세대·기득권층·부자·지배층에 뒤집어 씌우는 각종 운동·투쟁에 대해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두번째 처방은 유영철이 썼다는 시(詩)에도 나타났지만 건강한 가정과 따뜻한 모성애를 회복하는 일이다.범인이 아무리 좌절감을 겪었다 해도 두 차례에 걸쳐 여인들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다면 이런 범죄행위를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물질적 풍요나 인권 신장의 이면에 부부갈등이 급속히 악성화되고,‘민주화’이래 이혼율이 급상승하고 있으며,아버지다운 아버지와 따뜻한 모성애를 주는 어머니상이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필자는 지난 38년동안 가정법원의 법창에서 보고 있다. 세번째 처방은 우리가 어떤 시련과 좌절이 와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데 있다.학교 성적이 떨어졌거나,남보다 작은 아파트에 살거나,부모가 미천한 삶을 사셨다고 해서,우리는 자신의 존재의미를 낮추거나 무시하지 말 일이다.각자가 태어남을 감사하고,인생의 목표를 세우며,꾸준히 거북이처럼 정진하고,뜻을 이룩하는 길로 노력할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재소자들에게는 직업훈련,규칙지키기 훈련 못지않게 본능적 충동 억제하기,현실 판단하기,조화로운 대인관계의 기술,그리고 사명의식을 갖는 윤리의식의 함양 등 인격 재구성의 교육이 도입되어야 한다. 근세사의 와중에 어지럽게 변화를 겪어온 한국인의 민족적 자아동일성을 되찾고,새로운 사회윤리를 세우며,소외·분노·절망에 빠지는 사람이 없는 사랑의 풍토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백상창 한국사회병리연구소장 신경정신과 전문의
  • 유영철, 직장여성도 살해했다

    유영철, 직장여성도 살해했다

    유영철에게 살해된 피해자 가운데 출장 마사지사가 아닌 아르바이트 주부와 피부관리사도 포함된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또 유가 지금까지 드러난 20명 말고도 또 다른 20대 여성을 살해했다고 진술,경찰이 확인작업에 나섰다.범행이 확인되면 유에 의해 피살된 희생자는 21명으로 늘어난다. ●경찰, 유영철의 추가범행 확인거부 빈축 유는 이날 밤 경찰조사를 마치고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기 직전 “21번째 피해 여성이 있느냐.”,“경찰이 확보한 발찌가 그 여성의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경찰은 유가 지난 4월 중순 신촌 전화방에서 만난 20대 중반 여성을 마포구 노고산동 집으로 데리고 가 둔기 등으로 살해,근처 야산에 유기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조사중이다.경찰은 “탐지견 등을 동원해 시신 발굴작업을 벌였으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경찰은 유가 이 여성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함에 따라 시체가 발견되는 대로 DNA 분석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키로 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유의 추가범행 여부를 확인하려는 취재진에 “확인해 줄 수 없다.알아도 말 못한다.”고 발뺌해 빈축을 샀다. ●경찰, 취재진과 몸싸움… 카메라등 파손 경찰이 입감을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려는 유와 기수대 사무실로 취재진이 접근하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 차량 문과 취재용 카메라가 파손됐다. 유는 지난 3월 중순 전화방을 통해 알게된 권모(24·여)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한 뒤 시체를 토막내 유기했다.경찰은 권씨의 친구 김모씨로부터 권씨 실종신고를 이미 3월에 했고,권씨가 종로에 있는 피부관리실에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7시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또 지난달 5일 서대문경찰서에 실종신고가 접수된 한모(34·여)씨는 아이가 둘 있는 주부로 이혼한 뒤 아르바이트로 전화방에서 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도구 망치만 회수…칼·톱은 못찾아 서울경찰청 김병철 형사과장은 유의 지난 15일 도주 당시 흉기 처리에 대해 “집에서 250m 정도 떨어진 길거리에서 망치는 회수했으나,봉투에 넣어 150m 떨어진 쓰레기통에 버린 칼과 톱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부유층 살해 동기에 대해서는 “교도소에 있을 때 부인과 이혼하고 원한을 품었으나 아들 때문에 직접 복수를 하지 못하고 제3자를 물색했으며,어릴 때 불우한 환경을 떠올려 부유층을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범행 자백·진술에만 의존 한편 경찰은 지난해 고급주택가에서 발생한 4건의 부유층 노인 살인사건에서 유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모’를 확보,분석했으나 유의 혈액형이 O형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당시 체취한 체모는 A형이었다.문제의 체모는 지난해 10월 삼성동 단독주택에서 살해된 유모(69·여)씨의 집 욕실 세면대에서 발견됐다.길이 10㎝ 안팎의 이 체모는 피해자나 가족의 것이 아니어서 경찰이 기대를 걸고 있었다.전주교도소 출소 후 유의 첫 범행이었던 지난해 9월 신사동 노교수 부부 피살 현장에서도 체모가 발견됐으나 이 또한 피살된 부부와 가족 등의 것으로 드러나 무용지물이 됐다. 범행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은 유의 자백과 진술이다.지난해 10월 구기동 사건의 경우 집 내부 벽난로,어항 위치를 정확히 밝힌 데다 피해자들이 어떤 자세로 누워 있었는지를 생생히 재연했다.11월의 혜화동 사건에서는 담 너머에 고양이 집이 있었다거나,흉기로 사용된 골프채가 현관 오른쪽에 있었다는 사실 등 범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현장 상황을 자백했다. 안동환 유지혜기자 sunstory@seoul.co.kr
  • [사설] 경찰, 살인범 두번 잡고도 풀어줬다니

    경찰이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두번이나 붙잡았다가 풀어준 사실이 드러났다.절도범으로 검거했다가 증거부족으로 내보냈고 불심검문을 하고도 살인범임을 알아채지 못했다.며칠전 붙잡아 놓고 조사하던 유영철이 감시 소홀을 틈타 도망간,어이없는 일까지 더하면 세번이나 범인을 놓친 셈이다.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경찰의 허점은 이것 말고도 한두가지가 아니다.유영철이 살해한 여성들 가운데 일부는 몇달 전에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피해자들의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그를 잡지 못했다는 당초의 해명은 거짓임이 밝혀진 것이다.범인 체포는 전화방 업주들이 신고하고 검거 과정에서도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보여준 것은 한마디로 실책과 무능이다.이러고도 경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범죄에 무력하고 허술한 경찰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경찰력의 저하는 치안 불안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문제다.경찰이 다 무기력하고 안일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그러나 점점 그런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힘들고 열악한 분야를 기피하는 현상은 경찰도 예외가 아니다.몇년전부터 젊고 유능한 형사들이 강력·형사 분야에 지원을 꺼리고 있다.질적 저하가 심각한 상태다.검거율이 하락하고 미제 사건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경찰의 존립 목적은 치안의 유지이다.따라서 조직의 근간은 강력·형사 분야가 돼야 한다.수사 부서를 기피한다면 사기진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수사 부서를 승진에서 우대하고 수사활동비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 신기남의장 ‘부적절 발언’ 빈축

    연쇄 살인사건으로 온 국민이 충격에 휩싸인 19일 아침 열린우리당 신기남의장이 생뚱맞은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연쇄 살인사건에 대해 “현대사회에서는 이런 범행을 막기 어렵다.외국을 보라.자주 일어난다.”고 말한 것이다. 즉각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엽기적 살해사건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신 의장의 발언이야말로 엽기적”이라고 공세를 폈다. 문제의 발언은 열린우리당 의장·원내대표 연석회의 머리에 나왔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실종신고만 일찍 됐어도 막을 수 있었을 텐데,안타깝다.”고 하자 신 의장이 ‘현대사회에서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다음은 대화요지. 홍재형 정책위의장 안타깝다.민생치안 당정협의를 조만간 열어야겠다. 천 대표 출장안마업자들이 신분이 불안정해 신고도 못하고 해서 사건이 커졌는지 모르겠다.경찰도 노인 살해사건과 출장안마업자 사건을 연결짓기가 좀 그랬었나보다.하지만 범인인지 아닌지도 좀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피의자와 범인이 동일인인지 확인하고,자백이라는 것도 좀 그렇고,특히 살해 수법이 동일하지 않은 점도 그렇고…실종신고만 일찍 됐어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신 의장 항상 일어날 수 있는데 잡느라고 힘들었던 것 같다.(유영철은)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지문까지 없애고 말야….현대사회에서는 이런 범행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어렵다.밀행성(密行性),교통수단 때문이다.외국의 사례를 봐라.자주 일어난다. 복잡다기한 현대사회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 발언이지만 신 의장 발언으로 회의장 분위기는 다소간 어색해졌고,대화는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신 의장 발언이 알려지자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어느 외국도 테러나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비상사태라고 얘기한다.”면서 “국민들이 암담한 것은 김선일씨 사건이나 희대의 살인마 출현보다 그런 일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막을 수 없다고 말하는 정치인이 여당 수뇌부에 있다는 사실”이라고 힐난했다. 진경호 박록삼기자 jade@seoul.co.kr
  • [길섶에서] 운수 좋은 날/이목희 논설위원

    새벽에 눈을 뜨니 집안에 매캐한 냄새가 가득 찼다.“불 났나봐.” 아내를 깨웠다.주방에 가보니 가스레인지가 켜져 있고,빈 냄비가 까맣게 타고 있었다.“누가 이랬을까.” 범인은 큰 아이였다.전날 밤에 보리차를 끓이려고 가스레인지를 켜놓은 채 잠들어버린 것이다. 아내는 나에게 고마워했다.“하나님 감사합니다.새벽잠 없는 남편도 쓸모가 있네요.” 그러면서 “운이 좋은 날”이라고 했다.쓴웃음이 나왔다.“운이 좋으려면 냄비도 태우지 말았어야지.” 다시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요즘 들어 친가,처가 아픈 사람이 너무 많다.회사도 어렵다고 한다.“되는 일이 없는데,불날 뻔하다가 안 났다고 운 좋다고 하다니….”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이 문득 떠올랐다.어느 하루,인력거꾼 김 첨지에겐 왠지 손님도 많고,돈도 많이 벌렸다.운수가 좋은 게 도리어 불안했다.결국 아내가 죽는 ‘비극적인 날’로 소설은 끝난다.“그래,마지막이 좋아야 운이 있는 거지.불도 비켜갔는데 모두 잘 되겠지.” 생각을 한번 돌리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범인 검거돼도 불안…연쇄살인공포 신드롬

    연쇄살인범 유영철(34)은 검거됐지만 시민들 사이에 불안감은 확산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10개월 동안이나 참혹한 범죄가 자행됐다는 점에서 분노를 넘어 공포심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언제 어디서 피해를 당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시민들의 심리를 더욱 옥죄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일부 네티즌을 중심으로 유영철의 ‘팬카페’까지 만들어지는 등 웃지 못할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근거없는 소문 이어져 19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S아파트에 사는 김정희(52)씨는 직장에 다니는 딸에게 “일찍 들어오라.”는 전화를 걸었다.시장을 보러갔다가 “유영철이 서울 서남부지역의 연쇄살인을 저질렀는지 확인되지 않아 또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김씨는 “서남부의 연쇄살인범이 유영철과는 다른 사람이지만 살인 수법은 더 잔인하다는 식의 구체적인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면서 “다음 범행의 동네 이름까지 근거없이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유영철이 11명의 여성을 살해했던 마포구 노고산동 일대 주민들도 두렵기는 마찬가지다.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모(55)씨는 “사건이 알려진 후 밤에 다니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그는 “주민 상당수는 이 일대 집값이 떨어질 것까지 걱정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경찰은 “일일이 대응할 필요 없는 근거없는 소문”이라면서 “주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차분하게 생활하기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다.주민의 불안감을 악용한 또다른 모방범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대 이웅혁 교수는 “연쇄살인 등 대형 범죄 이후 사회 구성원 전체가 일시적으로 ‘범죄의 공포상태’에 빠지는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이같은 사회적 공포가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불안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경찰의 치안확보 노력은 물론 차분하게 이번 사태를 진단하는 언론 등 각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살인범의 팬카페’등장 충격 이날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살해짱 유영철씨 팬카페’가 등장했다.초기화면에는 ‘여자들은 몸을 함부로 놀리지 말고,부자는 각성하라.’는 유의 발언이 내걸렸고,운영자는 “멋진 팬클럽이 되었으면 합니다.즐거운 시간이 되세요.”라는 공지사항을 남겼다.카페가 온라인에 등장한 지 몇 시간 만에 회원수는 300명을 넘어섰다.대다수 네티즌은 카페 개설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며 이성적인 대응을 호소했다.하지만 일부는 “20명이나 10개월 동안 살인하면서 안 잡히는게 쉬운 일입니까.대단한 거 아닙니까.”라며 비이성적인 주장을 펼쳤다.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연쇄살인범을 옹호하는 글도 올랐다.네티즌의 비난과 항의가 빗발치자 이 카페는 이날 오전 사이트관리자로부터 경고조치를 받고 폐쇄됐다. ‘유영철’‘살인마’‘연쇄살인’ 등의 단어를 검색어에 등록시켜 사이트 홍보를 하거나 유의 성장환경을 들어 근거없는 동정론을 펴는 네티즌도 있어 비난의 표적이 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메트로 탐방]우리署 명물-경무과 유승일 경사

    [메트로 탐방]우리署 명물-경무과 유승일 경사

    “경무과 일은 살림살이 같은 겁니다.열번 잘해도 표가 안나다가 한번 잘못하면 그대로 깨지죠.” 관악서가 내세운 ‘우리서 명물’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검거 실적이 높은 외근직 형사들을 내세우는 다른 경찰서와는 달리,‘관악서 살림꾼’이라며 내근직인 경무과 유승일(35) 경사를 추천한 것.그러나 유 경사는 “범인을 많이 잡은 것도 아니고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라며 계속 난색을 표했다.그러자 김성훈 서장 등이 “생색도 잘 안나는 경찰서 살림살이를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하는 이 친구야말로 우리서 일등 일꾼”이라며 유 경사의 등을 떠밀었다. 유 경사의 하루는 ‘오늘의 명언’ 등 직원들이 읽을 만한 좋은 글을 뽑는 것으로 시작된다.‘업무 살림’뿐만 아니라 ‘마음 살림’까지 챙기고 싶기 때문이란다.관악서 오전 참모회의의 첫번째 순서도 김용인 경무과장이 유 경사가 고른 글을 낭독하는 것이다.인터넷으로 경찰서 홈페이지는 물론 경찰 내부전자결재망에도 올려 하루 500명 이상의 경찰식구들이 본다. 오전에 외근직 형사들의 출장서류 지원 등 일상 경무과 업무가 대충 마무리되면,오후에는 ‘즐거운 일터’ 취재에 들어간다.지난 3월15일부터 만들고 있는 격주간 신문이다.100부 정도 만들어 서내에 배포하고 홈페이지에도 올린다. 그는 “‘옷 잘 입는 법’ 등을 넣고 인터뷰로 사람냄새를 많이 내는 등 최대한 관보 분위기를 안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틈틈이 신경쓰는 ‘부업’이 하나 있다.관악서 직원식당에서 매월 열리는 문화행사 기획이다.최근에는 가수 최유나 콘서트가 열려 갈채를 받았다.외부인사 초빙 등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직원들의 호응이 워낙 좋아 힘든줄 모른다. 유 경사는 “원래 경무과 일이라는 게 인사·관리·예산 지원 등 보조업무가 많아 가끔은 허무해지기도 한다.”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열심히 한 만큼 경찰서 전체의 업무효율이 올라 결국 주민들에게 혜택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유 경사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청와대 경비단에서 근무하다가 2003년 관악서 신림파출소를 거쳐 경무과로 부임했다. “‘우리서 명물’에 부끄럽지 않게 좀더 열심히 하겠습니다.그런데 저만 열심히 일한다고 쓰시면 안돼요.경무과는 무슨 일이건 직원 모두가 팀플레이를 하는 부서거든요.”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메트로 탐방]우리署 명물-경무과 유승일 경사

    “경무과 일은 살림살이 같은 겁니다.열번 잘해도 표가 안나다가 한번 잘못하면 그대로 깨지죠.” 관악서가 내세운 ‘우리서 명물’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검거 실적이 높은 외근직 형사들을 내세우는 다른 경찰서와는 달리,‘관악서 살림꾼’이라며 내근직인 경무과 유승일(35) 경사를 추천한 것.그러나 유 경사는 “범인을 많이 잡은 것도 아니고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라며 계속 난색을 표했다.그러자 김성훈 서장 등이 “생색도 잘 안나는 경찰서 살림살이를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하는 이 친구야말로 우리서 일등 일꾼”이라며 유 경사의 등을 떠밀었다. 유 경사의 하루는 ‘오늘의 명언’ 등 직원들이 읽을 만한 좋은 글을 뽑는 것으로 시작된다.‘업무 살림’뿐만 아니라 ‘마음 살림’까지 챙기고 싶기 때문이란다.관악서 오전 참모회의의 첫번째 순서도 김용인 경무과장이 유 경사가 고른 글을 낭독하는 것이다.인터넷으로 경찰서 홈페이지는 물론 경찰 내부전자결재망에도 올려 하루 500명 이상의 경찰식구들이 본다. 오전에 외근직 형사들의 출장서류 지원 등 일상 경무과 업무가 대충 마무리되면,오후에는 ‘즐거운 일터’ 취재에 들어간다.지난 3월15일부터 만들고 있는 격주간 신문이다.100부 정도 만들어 서내에 배포하고 홈페이지에도 올린다. 그는 “‘옷 잘 입는 법’ 등을 넣고 인터뷰로 사람냄새를 많이 내는 등 최대한 관보 분위기를 안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틈틈이 신경쓰는 ‘부업’이 하나 있다.관악서 직원식당에서 매월 열리는 문화행사 기획이다.최근에는 가수 최유나 콘서트가 열려 갈채를 받았다.외부인사 초빙 등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직원들의 호응이 워낙 좋아 힘든줄 모른다. 유 경사는 “원래 경무과 일이라는 게 인사·관리·예산 지원 등 보조업무가 많아 가끔은 허무해지기도 한다.”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열심히 한 만큼 경찰서 전체의 업무효율이 올라 결국 주민들에게 혜택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유 경사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청와대 경비단에서 근무하다가 2003년 관악서 신림파출소를 거쳐 경무과로 부임했다. “‘우리서 명물’에 부끄럽지 않게 좀더 열심히 하겠습니다.그런데 저만 열심히 일한다고 쓰시면 안돼요.경무과는 무슨 일이건 직원 모두가 팀플레이를 하는 부서거든요.”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대어’ 놓친 서대문署 ‘초상집’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검거됐지만,일선 경찰서에는 오히려 비상이 걸렸다. 다른 사건으로 붙잡힌 희대의 살인범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2차례나 풀어준 데다,피해자 가운데 3명이 경찰서에 실종·가출 신고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유영철은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이틀 동안이나 조사를 받았음에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사실이 19일 밝혀졌다.서대문서는 당연히 ‘초상집’분위기다.평소 폐쇄회로(CC)TV에 찍힌 혜화동 살인사건 용의자의 모습을 담은 수배전단만 유심히 봤더라도,지난 4월 이후 발생한 부녀자와 노점상 등 12명의 억울한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올해 초에도 동거녀 김모씨와 경북 경주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파출소까지 동행한 뒤 신원조회까지 받았으나 풀려났다. 다른 경찰서라고 ‘남의 일’이 아니다.전과 14범인 유영철이 사소한 사건으로도 숱하게 경찰 문턱을 들락날락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일부는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경’으로 은밀히 ‘출입 명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 서울 A경찰서에서는 ‘유영철이 다녀간 적이 있다.’는 내부 ‘제보’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기록을 조회한 결과 1998년 절도 혐의로 구속됐고,1996년에는 같은 혐의로 기소중지 처리됐음을 확인하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서울광장] 비뚤어진 사회, 비뚤어진 범죄/손성진 논설위원

    강도치사죄로 복역중 탈옥했다가 붙잡혔던 신창원을 로이터통신이 로빈훗이라고 표현해 경찰이 발끈한 일이 있었다.도피중에 일지매처럼 신출귀몰하며 연쇄 강도를 저지른 신창원은 사람들이 착시를 일으킬 만한 ‘의적’ 흉내를 낸 적이 사실 있다.돈을 털어 장애인 시설에 성금을 보내거나 가출소녀에게 수백만원을 쥐어주며 집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서울 강남 부유층의 호화주택을 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줬다는 점에 현혹된 외신이 과장된 기사를 타전한 것이다.부유층과 권력층에 대한 증오심에 동조하는 그릇된 생각이 당시 가짜 의적을 만든 셈이다. 맹목적인 적개심 때문에 떠올리기도 싫은 잔인한 수법으로 부유층과 여성만 골라 연쇄살인을 저지른 유영철의 범죄행각은 섬뜩하다.범인을 미화하는 인터넷 카페가 생겼다고 하는데 정말 위험천만한 짓이다.범인 못지않게 불량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라 아니할 수 없다.또 다른 유영철이 잉태될 수 있는 공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잔혹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영화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박사에 못지않은 잔인함이 유영철의 엽기살인이다.어떤 이유에서건 이런 천인공노할 범죄를 용납할 생각이 있다면 범인과 동급 인물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잔혹하고 엽기적인 범죄의 싹이 자랄 수 있는 음침한 구석을 내포하고 있다.신과 유,두사람의 범죄인생도 곰팡내나는 내버려진 환경이 키워낸 것이다.사회에서 버림받은 두 사람의 밝은 세상에 대한 무턱댄 증오감은 종양처럼 몸속에서 자라 살인과 강도라는 범죄로 분출된 것이다.엽기범죄의 뿌리를 캐면 어두운 세상의 실상과 사회 구조적인 병폐가 드러날 것이다.두 사람이 죽어 마땅한 죄를 진 흉악한 범죄자이긴 하지만 사회의 어두운 면을 되돌아보고 범죄의 원인균을 배양하는 사회병리의 치료를 생각해 볼 계기를 제공한 점은 분명하다 하겠다. 자신을 미화할 목적이 다분히 있었다고 볼 신창원의 일기에 따르면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돈만 가져오라.’는 초등학교 선생님 때문에 학교가 죽기보다 싫었다고 한다.계모와 아버지의 매질에 못이겨 15살 때 가출한 그를 기다린 건 범죄뿐이었다.가정과 사회에 대한 분노심만 커갔고 ‘이제 인간이 되기를 포기하겠다.’고 스스로 적고 있다.그것이 부유층과 권력자들에 대한 증오심,그들에 대한 범죄로 비화된다.구체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당연한 일이겠지만,막 붙잡힌 탈옥수의 말을 귀담아 듣는 정책 담당자들이 아무도 없었다.유영철 역시 신창원과 성장 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다.편모 슬하에서 자라면서 청소년기에 범죄의 길에 빠져든 유는 다시는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신창원과 유영철도 언젠가 사회에 동화될 준비를 하고 있었거나 기대. 욕구 같은 것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신창원이 검거 당시 ‘창작과 비평’을 갖고 있었다거나 유영철이 그림도 그리고 시도 썼다는 것은 저쪽 너머에 있는 세상에 대한 동경심 때문이었을 게다.두 사람을 밝은 곳으로 이끌어 낼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사회는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엔 너무나 냉혹했고 반항심으로 일그러진 그들을 잔혹한 범죄 속으로 밀어넣은 게 아닌가 싶다. 범죄에는 영웅이 없다.범죄의 과정에 어떤 동정의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인륜에 반하는 범죄의 결과는 정당화될 수 없다.의적 논란을 전해들은 신창원도 “나는 사회의 해충”이라고 자인했다.연쇄살인마 유영철은 해충보다 더한,독충일 뿐이다.다만 그런 독충이 자란 터전이 된 나쁜 환경과 잘못된 사회구조를 찾아내서 고치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대어’ 놓친 서대문署 ‘초상집’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검거됐지만,일선 경찰서에는 오히려 비상이 걸렸다. 다른 사건으로 붙잡힌 희대의 살인범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2차례나 풀어준 데다,피해자 가운데 3명이 경찰서에 실종·가출 신고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유영철은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이틀 동안이나 조사를 받았음에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사실이 19일 밝혀졌다.서대문서는 당연히 ‘초상집’분위기다.평소 폐쇄회로(CC)TV에 찍힌 혜화동 살인사건 용의자의 모습을 담은 수배전단만 유심히 봤더라도,지난 4월 이후 발생한 부녀자와 노점상 등 12명의 억울한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올해 초에도 동거녀 김모씨와 경북 경주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파출소까지 동행한 뒤 신원조회까지 받았으나 풀려났다. 다른 경찰서라고 ‘남의 일’이 아니다.전과 14범인 유영철이 사소한 사건으로도 숱하게 경찰 문턱을 들락날락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일부는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경’으로 은밀히 ‘출입 명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 서울 A경찰서에서는 ‘유영철이 다녀간 적이 있다.’는 내부 ‘제보’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기록을 조회한 결과 1998년 절도 혐의로 구속됐고,1996년에는 같은 혐의로 기소중지 처리됐음을 확인하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벨기에대사관저 강도 검거

    주한 벨기에 대사관저에 침입해 대사부부를 감금하고 금품을 턴 범인이 17일 밤 붙잡혔다.서울 용산경찰서는 대사부부가 용의자로 지목한 콩고인 콩가 바칸조(24·무직)를 추적한 끝에 이날 오후 8시40분 용산구 이태원1동 거리에서 검거했다.바칸조는 지난해 12월 대사관저에서 허락없이 파티를 벌였다는 이유로 올해 2월 해고됐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10개월간 범인 그림자도 못밟았다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10개월간 범인 그림자도 못밟았다

    희대의 연쇄살인마가 10개월 가까이 서울 전역을 누비며 19명의 무고한 시민을 참혹하게 살해했지만 경찰의 수사망은 범인의 용의주도함을 따르지 못했다.관할 경찰서에서는 11명의 부녀자가 실종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고,검거한 뒤에도 감시를 소홀히 해 범인이 12시간동안 도주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유영철이 처음 강남구 신사동에서 노교수 부부를 살해한 뒤 두 달 동안 삼성동 노파 살인사건,구기동 일가족 살인사건,혜화동 노인살해 및 방화사건 등 부유층을 노린 살인사건이 잇따르자 경찰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공조체제를 구축해왔다. 처음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B상표 신발의 족적을 단서로 동일범임을 확신,신용카드에 나타난 신발 구입자들의 명단을 토대로 수사를 벌였다.유영철은 경찰에서 “족적을 남겼을까 마음에 걸려 범행 뒤 신발을 잘게 잘라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했다.경찰이 수개월동안 매달린 족적은 결국 무용지물이었다. 경찰은 또 신사동 살인사건에 쓰여진 흉기가 2가지인 점을 들어 공범을 염두에 두었으나 이 역시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운 유영철의 단독범행이었음이 밝혀졌다.구기동 살인사건 이후에는 정신병자의 소행을 염두에 두고 최근 3년 정신병력이 있는 24만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였다.하지만 유영철은 1995년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 역시 수사망을 빠져나갔다.결정적 증거였던 혜화동 살인사건 현장 근처에서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 역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지역에서 모두 34만 회선의 통신을 검색했다.사건 지역에서 범행시간대에 통화를 한 사람들을 4배수로 추려,모두 804명을 용의선상에 올리기도 했다.그러나 유영철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혹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을 때도 유영철은 의도적으로 간질발작을 일으켜 빠져나갔다.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유영철을 보고 경찰은 여러차례 그냥 보내주었다.유영철은 지난 15일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을 때에도 간질발작을 3차례나 일으키는 시늉을 한 끝에 경찰이 수갑을 풀어주자 3층에서 1층으로 뛰어내려가 달아났다.이때 유영철은 자살할 마음을 먹고 수면제 360알을 구입하기도 했다.그가 12시간만에 다시 붙잡히지 않았으면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이 영영 미궁으로 빠져들 뻔했다. 유영철은 지난 3월부터 출장마사지업소와 전화방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자신의 원룸으로 불러들여 잔인하게 살해한 뒤 시체를 토막내 야산에 버리기를 11차례나 반복했으나 관할서는 피해자들의 실종사실도 파악하지 못했다.경찰은 “피해자들이 대부분 가족과도 연락을 하지 않고 혼자 살며 불법적인 윤락에 종사하는 여성들이라 주변에서도 신고를 꺼려했다.”고 설명했다.한편 지난 1일 살해된 김모(25·여)씨를 잘 아는 박모(46)씨에 따르면 김씨의 친구는 김씨의 납치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박씨는 “김씨의 어머니와 어제 통화를 했는데 지난달 말쯤 김씨의 친구가 ‘납치당했다.’는 김씨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피해자 가족들 경악

    “다리 모양을 보고서야 딸인 줄 알았어요….” 피해자 김모(25)씨의 어머니 박모(47·여)씨는 딸의 시체 사진을 확인하고는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오열했다. 토요일인 17일 “실종신고돼 있던 딸이 죽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급히 충주에서 올라온 박씨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이 보여준 사진이 흑백사진이어서 얼굴은 알아보기 힘들지만 다리 모양을 보니 우리 딸이 맞다.”면서 “믿어지지 않는다.”고 통곡했다. 박씨의 전화를 받은 지인 박모(46)씨는 “김씨 어머니가 17일 오후 1시쯤 울면서 전화를 걸어 ‘오전에 연락을 받고 지금 서울로 가는 중인데,기수대가 뭐하는 곳이냐.’고 묻기에 ‘살인 등 강력사건을 담당하는 곳이다.’고 말해줬다.”면서 “15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김씨 어머니는 ‘딸이 토막살해당했다더라.’면서 연신 울먹였고,침착하라고 달랬지만 상상도 못한 일에 심한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고 전했다.박씨는 “아침에 박씨와 다시 통화했는데,어제 시체 사진을 봤고 오늘도 다시 경찰서에 간다고 했다.”면서 “딸의 휴대전화 내역에 남은 범인의 번호를 추적해 잡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박씨는 “범인은 화성 연쇄살인범보다 더한 놈”이라면서 “실종신고를 다 했을텐데 20명 가까운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동안 경찰은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다른 피해자 임모(27·여)씨의 약혼자로 알려진 이모씨는 “살해됐다는 사실을 오늘 들었다.”면서 “너무 어이가 없고 믿어지지 않는다.”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다른 피해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출장마사지를 갔다가 무참히 살해당한 임씨는 조만간 결혼하기로 한 사이였다. 이씨는 “조사가 진행 중인 사무실 밖에서 다른 사람들을 통해 범인이 아무런 이유없이 내 여자친구를 죽였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면서 “도대체 왜 그런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지인들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아무 이유없이 죽였데….”라는 말을 반복하며 오열하던 이씨는 심한 충격을 받은 듯 더 이상의 대화를 거부했다. 한편 서울 삼성동 노파 살인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아들은 외국에 나가 있는 상태였고 남편 최모씨는 이사를 해 연락이 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최씨가 아내가 무참히 살해당한 뒤 정신적 충격으로 병세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서울 구기동 피해자의 집에서는 “우리는 그 사람들하고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며 더 이상의 대화를 거부했다. 이효용 김효섭기자 utilit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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