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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X염색체/육철수 논설위원

    팥에서 팥나고 콩에서 콩나듯, 모든 생명체는 돌연변이가 아닌 한 부모(F)를 닮은 2세(F)가 태어나게 돼 있다. 여기에는 유전자의 비밀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경우 23쌍 46개의 염색체에 2만∼2만 5000개에 이르는 유전자가 있는데, 이의 조합에 의해 어느 구석이라도 부모를 닮은 자식이 태어나는 것이다. 생명과학의 위력 앞에 인간은 또 하나의 신비를 벗었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최근호에서 미국·영국·독일의 과학자들이 공동연구를 벌여 인간의 성(性)을 구분짓는 X염색체에 들어 있는 1098개의 유전자에 대한 해독을 끝마쳤다고 전했다. 남성을 결정짓는 Y염색체에는 78개의 유전자가 있음이 이미 밝혀졌고, 이번엔 여성의 비밀이 드러난 것이다.X염색체가 Y염색체보다 유전자 수가 14배쯤 되는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그만큼 더 정교하고 복잡하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X염색체의 해독 성공으로 색맹·비만·혈우병·당뇨병·정신지체 등 300여가지 유전질환의 원인이 밝혀질 것이고, 그 치료법도 곧 개발된다니 반가운 일이다. 생명과학사에서 가장 빛나는 유전자 연구는 1953년에 있었다. 영국의 애송이 유전학자 왓슨과 나이 서른이 넘도록 박사학위를 못 따고 빈둥거리던 크릭은 DNA(데옥시리보핵산)가 유전현상을 지배하며, 이중나선형 분자구조를 갖고 있음을 알아냈다.DNA는 아데닌·구아닌·시토신·티민이라는 4개의 화학물질이 특별한 서열을 이루고, 이 서열이 자손대대로 이어진다는 생명현상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신비하고 복잡해서 당시 인간의 능력 밖의 일을 해냈다는 극찬을 받았다. 인간의 염색체는 지금까지 12쌍의 비밀이 밝혀져 1만 2208개의 유전자가 해독됐다. 이런 연구로 의약·질병·범죄 등의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것은 물론이다. 범죄수사에 활용 중인 DNA 분석법은 피 한 방울, 정액 흔적, 머리카락 한 올만 있으면 범인을 금방 가려낼 정도다. 유전자 조작 연구분야인 유전공학에 의해 판박이(복제)나 유전자 위치이동으로 괴물을 만들어내는 일도 지금은 간단하다. 인간의 염색체가 모두 해독되면 복제도 가능할 텐데, 똑같은 사람 수십명이 한꺼번에 생기면 골치깨나 아플 것 같다. 생명과학의 발달도 좋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마지막 비밀 염색체 하나쯤은 남겨두는 게 어떨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실험쇼 진짜? 진짜!(MBC 오전 9시55분) 냉동실에 넣어 얼리기, 깨물기, 침 바르기, 땅에 묻기. 건전지를 오래 쓰는 방법이라고 알려진 속설들이 너무 많다. 이번에는 건전지와 관련된 이런 속설을 증명해 보인다. 개그맨 임혁필의 진행으로 이뤄진 거리 실험실에서 다 쓴 건전지를 살릴 수 있는 비법도 알아 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카메룬과 콩고에서 벌목한 나무를 실어 나르기 위해 개설한 도로는 야생동물 밀매를 위한 통로일 뿐이다. 벌목회사와 정부, 야생동물협회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야생동물 밀매는 심각하다. 밀렵꾼들은 국립공원의 코끼리와 다른 포유동물을 모두 없애버리겠다고 떠들고 다닌다. ●청소년 원탁토론-교내 선후배 질서(EBS 오후 6시10분) 얼마 전 충북 모 중학교에서는 13명의 학생들이 인사를 하지 않는다며 후배 15명을 방에 가둔 채 집단폭행한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학교 내에서의 선후배간 위계질서에 대한 문제를 주제로 토론한다. ●그린로즈(SBS 오후 9시45분) 정신이 든 정현은 오 회장을 업고 불 속을 헤치고 나온다. 소식을 들은 수아와 명숙은 수술실 앞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병원으로 달려온 현태는 사태를 모르는 척한다. 수아를 위로하던 정현은 방화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된다. 정현은 범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수사관은 지문을 들이댄다. ●비타민(KBS2 오후 10시5분) 만병의 근원이 되고 그래서 더 위험한 비만. 비만 예방을 위한 ‘위대한 밥상’이 공개된다. 세균의 공격을 막아서는 1차 관문인 입. 입 속에 존재하는 수천가지 세균들이 일으키는 구강질환은 곧 전신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입 속을 제대로 보는 방법과 입 속의 세균을 퇴치하는 방법 등을 알아본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조선시대의 ‘3원3재’ 중 한 명인 관아재 조영석. 그의 필치로 추정되는 그림이 의뢰됐다. 산수화는 물론이고 인물화에도 뛰어났던 조영석. 작은 화폭의 이 그림은 과연 진품일까? 형태가 마치 오래 전 사용했던 다리미를 연상시키는 의뢰품. 이 근대유물을 통해 옛 추억 속으로 들어가보자.
  • “고령화=성장둔화 아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세금, 사회보장비 지출 등 국민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를테면 건강보험 지출 중 65세 이상 노인의료비 비중이 10년새 2배로 뛰었다. 하지만 외국의 사례를 볼 때 고령화가 반드시 경제성장에 나쁜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고령화의 진행 자체를 억제하려 들기보다는 효율적 자원 배분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인구구조 고령화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과제’라는 주제로 서울 청량리동 본원에서 국제회의를 열고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발표했다.KDI는 보고서에서 재정지출 증가로 국민들의 조세 및 사회보장 부담이 빠르게 증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부담률이 1985년 16%에서 2003년에는 25%로 9%포인트나 높아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노인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예로 들었다.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은 1992년 5.2%에서 2002년 7.2%로 늘어난 반면 건강보험 급여비에서 노인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9.9%에서 18.8%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또 65세 이상 인구의 1인당 의료비가 64세 이하 인구보다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지출 증가로 총공공지출(중앙·지방정부, 건강보험 포함)의 GDP 대비 비율이 현재 35.5% 수준에서 2020년에는 38.4%,2050년에는 52.6%,2070년에는 약 59.4%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수지는 2024년 적자로 전환돼 2050년에는 GDP 대비 13.9%,2070년에는 20.1%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국제회의에서는 고령화에 대한 기존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진희 KDI 연구위원은 ‘고령화는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가.’라는 발표문을 통해 “각 나라의 과거사례를 살펴볼 때 출산율이 급속히 하락할수록, 인구증가율이 급속히 둔화될수록 1인당 GDP 성장률이 높았다.”며 “이는 산업화를 통해 노동의 양보다 질이 중요한 사회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산율 저하로 인한 생산가능연령 인구비율과 개인소득 사이의 상관관계는 높지 않으며 급속한 피부양인구 비율의 상승이 1인당 GDP 성장률을 낮출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고령화의 진전 자체를 둔화시키려는 취지의 정책을 취하는 데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석 이화여대 교수도 “고령화가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는 있지만 성장률 하락 자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며 “고령화 시기에는 성장률보다는 세대간 자원배분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는 고령화의 주범인 출산율의 급격한 하락은 젊은 여성의 노동시장 변화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클릭 이슈] IP추적 어디까지

    [클릭 이슈] IP추적 어디까지

    인터넷이 일반화되면서 수사기법의 하나로 IP(internet protocol)추적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경관 2명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된 이학만을 검거하는 과정에서도 IP추적이 이용됐다. 경찰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 이학만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한 ID가 접속되자 IP추적으로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를 지목했다. 이학만의 지명수배 전단을 본 초등학생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는 바람에 일어난 해프닝으로 끝났으나 IP추적이 어느 정도의 효용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준 사례였다. 경찰 관계자는 “전 국민의 70%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IP추적은 명예훼손 사건부터 살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수사기법이 됐다.”면서 “인터넷 기록이 남아 있다면 범인의 행적은 99%까지 추적이 가능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의 꼬리표 IP IP란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통신망과 그 통신망에 연결된 컴퓨터에 부여되는 고유의 식별 번호를 뜻한다. 기계상에는 32비트(4바이트)로 기억되지만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4개의 10진수를 점(.)으로 구분하여 표시한다. 이 식별번호는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면서 접속했던 사이트 등의 웹서버에 기록을 남긴다. 랭키닷컴 경영관리팀 심우혁 팀장은 “특별한 기법을 사용하지 않는 한 자동적으로 IP정보는 웹서버에 남는다.”면서 “업체들은 이 로그(log)기록을 일정기간 보관하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IP추적이란 로그기록을 분석, 범죄에 연관됐는지를 밝히는 수사기법이다. 또 IP는 유형에 따라 크게 유동IP와 고정IP로 나뉜다. 특정번호 대를 함께 돌려가며 쓰는 유동IP는 보통 일반 가정이나 아파트 등에서 사용되지만 컴퓨터마다 1개의 번호가 할당되는 고정IP는 주로 PC방과 회사, 관공서 등에서 쓰인다. ●숨어 있는 5%를 잡아라 경찰이 IP추적을 하면서 만만찮은 적수를 만날 때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 세상에서는 잡으려는 경찰과 도망치려는 범죄자 사이에 치열한 추격전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IP추적 대상자의 5%는 추적을 따돌리는 ‘스텔스’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이나 해킹한 해외의 프록시서버(대리 서버)를 경유하는 수법으로 접근경로를 숨긴다.”면서 “이런 부류는 주로 해킹 등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보려는 경제사범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시중에는 스텔스 기능으로 IP를 숨기는 S·H 등 2∼3가지 프로그램이 나돌고 있다. 또 해외의 유령 프록시서버의 주소록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어 상대 컴퓨터에 몰래 접근하는 방법으로 이용되곤 한다. 특히 해킹을 하든, 나도는 프록시서버의 주소록을 이용하든 해외 업체를 이용했다면 수사권이 미치지 않아 경찰도 수사에 골탕을 먹을 수밖에 없다.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고수(高手)들이 고도의 기법으로 해외 프록시서버를 이용해 접근하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추적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문제는 사안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전문 수사 인력이 한정돼 있다는 점일 뿐”이라고 말했다. ●“승인받지 못한 자료는 폐기” IP추적은 경찰, 검찰, 국가정보원, 군수사대, 국세청 등 자체수사권이 있는 기관만이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찰이 말하는 IP추적은 용의자의 인적사항은 물론 인터넷의 행적을 좇아 특정시간대에 어떤 장소에서 어떤 사이트에 들렀고, 어떤 글을 남겼는지를 파악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스토커’가 이메일로 협박편지를 보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컴퓨터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몇 시간 동안 사용했는지, 어떤 사이트를 자주보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의 이름, 주소, 연락처, 주민등록번호 등의 단순한 인적 정보는 총경급의 직인만 있으면 확인이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구체적인 정보는 검사장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승인에 걸리는 기간은 2∼3일이지만 중대 사안이나 범인의 도주 및 증거은닉 가능성이 높으면 사후승인 절차를 거치기도 한다. 경찰 관계자는 “IP관련 정보를 확보했음에도 검사장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확보한 자료는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승인절차를 받지 못한 자료는 법원에서 증거자료로도 채택되지 못하는데 수사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그 영화 어때?] ‘서스펙트 제로’ 貧한 영혼 虛한 살인

    특정한 범행수법이나 패턴이 없어 수사선상에도 올리지 못하는 ‘얼굴없는 혐의자’를 가리키는 용어를 제목으로 삼은 영화 ‘서스펙트 제로’(Suspect Zero·17일 개봉). 하지만 제목만 보고 좀처럼 잡기 힘든 살인범을 추적하는 치밀한 스릴러쯤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첫 장면부터 관객에게 연쇄살인범의 얼굴을 대놓고 보여주는 영화는, 범인 찾기보다는 ‘왜’에 방점을 찍는다. 중년의 세일즈맨 해롤드를 죽이고 제로 표지와 눈꺼풀 없는 눈만을 남긴 범인. 범인이 고속도로 휴게소에 버리고 간 차 트렁크안에서도 비슷한 시체가 발견된다. 이 사건을 맡게된 FBI요원 토마스(애런 에카트)와 프랜(케리 앤 모스)은 차량 조회를 통해 범인 벤자민(벤 킹슬리)의 인적사항과 거처를 바로 찾아낸다. ‘연쇄살인범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을 다룬 영화라는 기본 정보 위에, 환각과 환청으로 그림을 그리고 단어를 써내려가는 벤자민의 모습과 끊임없이 팩스로 들어오는 실종된 아이들의 파일을 보면 사실 ‘왜’를 아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범인도 쉽게 알고, 범인이 왜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지도 쉽게 알 수 있는 영화다 보니 긴박감을 느끼기는 힘들다. 영화의 미덕은 원격투시를 통해 황폐화되어가는 영혼이 그대로 느껴지는 황량한 흙빛 화면에 있다. 스릴러의 치밀함은 없지만, 거부할 수없는 운명에 스러져가는 슬픈 영혼의 깊은 울림이 화면에 녹아있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좇으며 본다면 그럭저럭 빠져들 수도 있는 영화다. 마릴린 맨슨의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셰도 오브 뱀파이어’를 연출한 엘리아스 메리지가 메가폰을 잡았다.18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피플 세상 속으로(KBS1 오후 7시30분) 현대판 김삿갓이라 불리는 올해 예순 한 살의 김만희씨. 그는 지난 30년간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며 우리 사회의 불합리와 부조리에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처없이 떠돌며 별난 인생을 살고 있는 김만희씨, 그가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은 진정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유쾌한 두뇌검색(SBS 오후 7시5분) 동물들이 펼치는 진기명기와 깜찍한 재주를 살펴 본다. 마술사 최현우가 캔이 삼킨 비스킷을 손 위에다 펼쳐 보이고, 카드에서는 수많은 동전이 쏟아진다. 또 완전범죄를 꿈꾸는 범인과 탐정의 치열한 두뇌대결도 펼쳐진다. 최정훈 교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깜짝실험도 눈길을 끈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 3시5분) 일본의 계속되는 망언과 역사왜곡으로 한·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를 쓰는가 하면, 과거 식민지배가 ‘우리나라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식으로 역사를 왜곡, 날조하고 있다. 위기의 한·일관계,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풀 것인가. 그 해법을 찾아 본다. ●시네마 천국(EBS 오후 10시50분) 정착을 거부하고 떠남의 과정을 멈추지 않는 영화 속 주인공들. 익숙한 공간을 떠날 수밖에 없게 하는 다양한 떠남과 여정의 경험은 지금 우리 시대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영화 속의 다양한 떠돌이들의 모습을 통해 변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의 삶을 만난다. ●즐거운 문화읽기(MBC 오전 11시) 장차현실씨는 ‘여성’과 ‘장애’를 화두로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다.‘마님 난봉군’을 통해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정치적 소재인 ‘섹스’를 여성의 시각으로 유쾌하고 즐겁게 그려낸 그를 만나본다. 또 동양화가 한기창·김종구씨를 찾아 전통의 참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손이 저절로 움직여 피아노를 연주하고, 진아의 마음속 소리까지 들리자 우형은 놀란다. 하지만 우형은 진아가 준규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준규에게 진아를 소개시켜 준다. 한편, 호구 일당은 마법전사의 후예를 공격하기 위해 장미와 마패를 인질로 삼을 방법을 궁리하는데….
  • [세상에 이런일이]딸을 납치하다니

    |상파울루 연합|도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친딸을 대상으로 납치극을 벌인 아버지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페르남부코 주 헤시피 시에 사는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데 카스트로 두아르테 필료(34)는 지난달 15일 무장강도들에게 자동차를 빼앗기고 3살난 딸을 납치당한 것처럼 꾸민 뒤 딸을 풀어주는 대가로 범인들에게 주어야 한다며 자신의 가족들로부터 6만달러를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두아르테 필료의 딸은 7시간 동안 인근 지역의 한 가정집에 갇혀 있었다. 가족들은 즉시 두아르테 필료를 통해 범인들에게 돈을 건네주고 딸을 찾았으며, 사건 발생 10일 후인 지난달 25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두아르테 필료로부터 자신이 직접 범인들과 만나 딸의 석방을 위해 협상을 벌였으며 돈을 전달했다는 말을 듣고 그의 행적을 조사한 끝에 도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납치극을 꾸몄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 1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두아르테 필료의 진술과 행적을 수상하게 여겨 계속 추궁한 결과 자신이 납치극을 꾸몄으며, 가족들에게 받아낸 돈 가운데 2만달러를 납치극에 가담한 범인들에게 주고 나머지는 도박장과 술집 등에서 써버렸다고 자백했다.”고 발표했다.
  • 구속기준 강화 신중해진 검찰

    구속기준 강화 신중해진 검찰

    범죄 혐의자에 대한 구속률이 낮아지고 있다. 인신 구속을 최소화하기 위해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기준을 강화하고, 법원도 영장 발부기준을 점점 까다롭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5.8%였던 형사 사건 혐의자에 대한 구속률은 지난해에는 사상 최저치인 3.2%를 기록했다. 확정 판결을 받을 때까지는 형사 피의자는 무죄로 추정받는다는 헌법상의 원칙에 따라 불구속 재판을 확대하겠다는 게 법원과 검찰의 방침이다. ●사례 1:뇌물 500만원→1000만원 지난해 11월 구청 공무원 A(41)씨는 지역주민에게서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600만원을 받았다. 내부 감사에서 적발돼 검찰수사를 받았지만, 구속되지 않았다.A씨가 초범인데다 증거가 충분하다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중앙지검과 법원은 하위직 공무원의 경우 1000만원 이상 받은 특가법상 뇌물죄 위반 사범만 구속하도록 기준을 바꿨다. ●사례 2:교통사고 사망사건 불구속 지난해 5월 B(34)씨는 밤에 운전하다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 합의도 하지 않은 사건이어서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의자가 뉘우치고 보험금으로 원만히 합의하려면 불구속이 바람직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법원은 대부분 과실범인 교통사고의 경우 피해자가 전치 10주 이상이 나와도 종합보험에 가입했고 합의가 됐다면 구속하지 않고 있다. ●사례 3:간통 상대방은 불구속 유부녀 C(31)씨와 산부인과 의사 D(48)씨가 간통죄로 경찰에 붙잡혔다.C씨 남편이 두 사람을 고소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둘다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D씨는 풀어주고 C씨만 구속했다. C씨는 간통으로 가정을 파탄나게 했지만 D씨는 이혼남이라 책임이 덜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은 “고소인 배우자는 엄벌하지만, 간통 상대방의 구속영장은 기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례 4:긴급체포 남용→영장 기각 E(43)씨는 한의사 면허도 없이 침을 놓다가 단속에 걸렸다. 경찰관은 집에 있던 E씨를 긴급체포한 뒤 48시간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긴급체포는 중범죄자를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다든지 할 때만 예외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영장을 기각했다. ●영장발부율 60%대로 하락 서울중앙지검과 법원이 구속에 더욱 신중해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6월과 7월 서울중앙지법의 구속영장 발부율이 68%와 68.8%로 떨어졌다.90%를 웃돌던 영장발부율은 2003년 76.8%로 떨어졌고, 지난해 70%선도 무너졌다. 이에 따라 검찰도 영장 청구에 신중을 기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의 구속영장 청구건수는 지난해 6월 753건에서 9월 661건,11월 632건,12월 572건으로 100건 이상 감소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150건 정도 줄었다. 반대로 발부율은 68%에서 77.9%로 올라갔다. 예외적 인신 구속 수단인 긴급체포를 남용하던 수사관행도 변했다. 대신 정상적인 체포영장 청구건수는 늘어났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몽양 딸 “아버지 서훈 거부”

    몽양 딸 “아버지 서훈 거부”

    북한에 있는 몽양 여운형 선생의 직계 혈육인 친딸 여원구(77)씨가 최근 몽양에게 수여된 건국훈장(대통령장)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훈장은 남한의 유족들에게 전달되거나, 정부가 보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보훈처는 7일 북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의장인 여원구씨가 최근 북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몽양에 대한 건국훈장 수여를 거부한 것과 관련,“국내 유족은 물론 내부 협의를 거쳐 상훈법에 따른 적절한 훈장 전달대상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현 상훈법에는 훈장을 직계 배우자 및 직계 후손에게 전달하도록 돼 있으나, 해당 유가족이 없으면 훈장 추천권자(보훈처장)가 행정자치부 장관과 협의를 거쳐서 지정한 사람에게 수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월 120여만원에 이르는 유족연금은 훈장과는 달리 딸·손자 등의 직계 후손에게만 수령 자격을 부여하고 있어, 방계인 남측의 유족들은 수령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편 여원구씨는 최근 북한 통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남조선 당국이 주는 훈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아버지를 평가하려 한다면 암살범인 미국의 죄악부터 밝혀내고 남조선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승진 구혜영기자 redtrain@seoul.co.kr
  • 경찰 권총 가볍고 작게

    경찰 권총 가볍고 작게

    경찰청은 총신 길이가 3인치,76.2㎜인 38구경 권총 6920정을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보급한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올들어 이미 1890정의 3인치 권총을 일선 지구대에 지급했다. 권총의 교체는 총신 길이 4인치,101.6㎜인 기존 38구경 권총이 너무 무겁다는 일선 경찰관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기존 권총은 무게 864g에 전체 길이 236.5㎜이지만 새로 들여오는 권총은 680g에 길이 190㎜로 짧고 가볍다. 미국 스미스&웨슨사가 만들었다. 경찰은 새로운 권총이 총신이 짧아 사격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에는 “권총은 대부분 근거리에서 범인 제압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권총에 이어 수갑, 혁대, 삼단봉, 호신용조끼 등 경찰의 휴대장비 경량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한탕카페’ 잡은 ‘범죄사냥꾼’

    ‘한탕카페’ 잡은 ‘범죄사냥꾼’

    “‘한탕’은 ‘사냥꾼’이 잡습니다.” 일선 경찰서 강력팀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 회원의 제보로 퍽치기 강도범 4명을 일망 타진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6팀장 이대우(39) 경위가 주인공. ●‘뛰는 한탕 카페, 나는 사냥꾼 카페’ 포털사이트 다음의 ‘범죄사냥꾼’(cafe.daum.net/tankcop) 카페지기인 이 경위는 지난달 23일 오전 회원 염모(19)군과 채팅을 하다 귀가 솔깃해지는 제보를 받았다. 염군이 같은 포털의 ‘한탕주의’(cafe.daum.net/porxxxxxxx)라는 카페에서 채팅 도중 박모(31)씨로부터 “함께 한탕하자.”는 은밀한 제의를 받았다고 ‘보고’한 것. 이 경위를 비롯한 강력6팀 형사 7명은 박씨가 염군에게 확인해준 집 주소를 확보, 잠복과 추적에 들어갔다. ●일주일새 부녀자 4명에게서 380만원 뺏어 하지만 박씨는 거의 집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또 ‘한탕주의’카페에서는 박씨와 같은 범행 모의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채 주로 ‘한줄 메모장’을 이용,‘대포폰’이나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한 이메일 주소를 통해 은밀하게 접촉하고 있어 수사에 애를 먹었다. 이틀 뒤인 25일 오후 10시쯤 답답한 마음에 ‘한탕주의’ 카페를 뒤지던 이 경위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 우연히 채팅을 하던 상대가 염군을 꾄 것과 똑같은 내용으로 이 경위에게 ‘한탕’을 제의한 것. 이 경위는 망설이지 않고 지하철 3호선 논현역 3번 출구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뒤 현장에서 박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박씨로부터 ‘한탕주의’카페에서 만난 일당 4명이 지난달 23일 오전 2시 55분쯤 강남구 역삼동 주택가에서 김모(23·여)씨를 둔기로 때리고 현금 44만원을 탈취하는 등 일주일 사이 부녀자 4명에게서 380여만원을 빼앗았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주범이 잡히자 나머지 3명도 줄줄이 검거됐다. 경찰은 2일 주범 박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하고 김모(37)씨 등 일당 3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범죄사냥꾼 통해 5년 동안 강력사범 90여명 체포 이 경위는 서울 서부경찰서 강력반에서 경사로 근무하던 2000년 5월 26일 ‘범죄사냥꾼’카페를 개설했다. 그는 이 카페에 ‘현장체험신청방’게시판을 만들어 회원을 상대로 40여차례 사건현장을 체험하게 하고,‘사건파일비망록’,‘사건추리도전방’ 등의 게시판을 통해 사건 관련 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한다. 회원수는 5년 만에 1만 7000명을 넘었다. 이 경위는 이들의 제보를 통해 성폭행, 강도, 살인미수 등 15건의 강력사건을 해결하고,90여명의 범인을 붙잡았다. 지난해 10월 진급한 이 경위는 서대문서 강력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범죄사냥꾼’이 범죄 예방과 해결에 위력을 발휘하자 비슷한 카페나 홈페이지도 잇따라 생기고 있다.2001년말 개설해 5479명의 회원을 둔 ‘경찰카페(cafe.daum.net/leemooyoung)’, 지난해 초 경기 부천 중부경찰서 강력반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회원 3210명의 ‘헬로캅스(cafe.daum.net/HelloCops)’ 등이 대표적이다. 이 경위는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일선 형사들이 카페 등을 개설해 국민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간다면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인간시대] 인천경찰청 박경호 경사

    [인간시대] 인천경찰청 박경호 경사

    범죄예방 전도사로 나선 박용호(표지49) 인천지방경찰청 경사. 지난 10년 동안 160여회에 걸쳐 각급 학교·사회단체 등에서 강연한 그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 범죄를 성인 범죄와 같이 취급하다 보니 오히려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지난해 12월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청천중학교의 한 교실에 우스꽝스러운 광대 복장을 한 40대 남성이 들어섰다. 헐렁한 양복, 짙은 분장,‘꺼벙이 안경’, 머리를 덮은 빨간 수건. 영락없이 무대에서나 볼 수 있는 피에로였다. 그러나 주인공은 희극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폭력 예방’이라는 살벌한(?)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시간이 좀 지나 분위기가 산만해지자 강사는 갑자기 머리를 덮은 수건을 벗었고, 이내 ‘뭘봐’라고 쓰인 대머리 가발이 드러나자 학생들은 뒤집어졌다. 강연이 끝날 무렵 또다시 아이들의 집중력이 흐려지자 강사는 인상을 쓰면서 웃옷을 벗고 돌아섰고, 드러난 맨살에 ‘졸면 맞는다’라고 쓰여 있어 아이들은 다시 자지러졌다. 이날 폭소를 수없이 자아낸 광대는 다름아닌 현역 경찰관.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박용호(朴龍鎬·49) 경사는 지난 2001년부터 이같은 복장을 하고 초·중·고교생 등에게 범죄예방 강의를 펴왔다. “한 학교에서 강연을 하는데 분위기가 너무 소란스러워 시선을 집중시킬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내용이 좋아도 아이들이 듣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박 경사가 범죄예방 전도사임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이보다 훨씬 오래 전으로,1995년 경찰 최초로 청소년지도자 2급 자격증을 획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생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 그의 강좌는 인기를 끌어 지금까지 각급 학교는 물론 사회단체·행정기관·연수원 등에서 160여회나 강연했다. “범죄를 예방하는 것도 경찰의 중대한 임무라고 생각해 한 시간의 강의를 위해 강력사건 1∼2건을 해결하는 에너지를 쏟아붓습니다.” 그는 대상에 맞는 강의를 펴는데,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요즘 유행하는 원조교제, 인터넷 성매매 등에 대해 왜 안 되는지를 충분한 실례를 들어 설명한다. 그가 강의를 통해 진정으로 알리고 싶은 메시지는 “잠깐의 허상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남긴다는 것과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것. 그러나 박 경사가 처음부터 말로만(?) 하는 역할을 해온 것은 아니다. 그는 범죄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강력반 형사 출신이다.1986년 무도경찰로 경찰에 입문,89년 인천부평경찰서 강력반에 배치된 뒤 91년까지 3년 연속 범인 검거실적 1위를 차지한 강골이다. 태권도 4단, 유도 5단, 검도 1단, 격투기 5단 등 총 15단의 뛰어난 무도인이기도 하다. 그는 92년 여고생 성폭행 살해사건 수사 도중 과로로 쓰러져 만성간염 판정을 받은 뒤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여성청소년계로 발령받았다. 일이 사람을 변화시키듯 자리를 옮기고 나서 범죄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자신을 비롯한 우리 사회가 청소년범죄를 성인범죄와 똑같이 취급하고 격리시키는 데만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 ‘검거’에서 ‘예방’으로 전공(?)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이같은 차원에서 96년부터 출소한 소년범들을 모아 태권도를 가르치고 복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청소년범죄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97년 부평관내 청소년 범죄 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23%나 줄었다.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98년 청룡봉사상을 받고 경사로 특진됐다. 박 경사의 활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틈나는 대로 아내 및 자녀와 함께 지체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부평구 부개동의 ‘은광원’을 방문, 생활용품을 지원한다.89년부터 16년째 모 중학교에 분기별로 장학금을 내는 선행도 은밀하게 펼쳐왔다. 박 경사에게는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후배 경찰들을 교육시켜 더 많은 ‘청소년 지킴이’를 배출하고 싶다는 것이다. “사전교육을 통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소지가 많은데 그럴 만한 재원이 없어 아쉽다.”는 그는 “주위의 조그마한 관심이 청소년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안방극장 ‘봄빛 드라마’ 몰려온다

    안방극장 ‘봄빛 드라마’ 몰려온다

    봄 기운이 밀려오는 3월 안방극장이 한여름처럼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 3사가 겨울 동안 야심차게 준비한 새 드라마들을 대거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시선 붙잡기에 나섰다. 한결같이 튀는 소재와 줄거리, 스타 연기자·작가·PD를 내세운 화제작이라 흥행 판세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 다만, 겨울 안방극장이 눈물 코드로 무장한 독한 멜로물들로 도배됐다면, 올 봄엔 경쾌한 청춘·로맨틱·코믹물들이 러시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인기 만화·인터넷 소설 바탕으로 더 재밌게 ‘쾌걸춘향’ 후속으로 7일 첫 전파를 타는 KBS2TV 새 월화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은 인터넷 소설 특유의 상상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작품. 지수현의 인기 인터넷 소설 ‘당신과 나의 4321일’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사고를 당해 기억력이 열여덟 살로 퇴행한 여주인공(박선영)과 남편(류수영)이 겪는 좌충우돌 현실 극복기를 코믹하면서도 낭만적으로 그려나간다. 21일 첫 방송되는 ‘세잎 클로버 ’ 후속 SBS 새 월화드라마 ‘불량주부일기’는 한 무료 일간지에 연재 중인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작가 강은정과 영화 ‘마들렌’의 작가 설준석이 공동 집필했다. 실직해 전업주부로 눌러앉은 남자(손창민)의 고뇌와 남편을 대신해 직장에 나가는 열혈 주부(신애라)의 이야기를 휴먼 코미디로 풀어낸다. ●젊은 트렌드로 공략 MBC가 ‘영웅시대’ 후속으로 7일 첫 전파를 내보내는 새 월화드라마 ‘원더풀 라이프’와 ‘슬픈 연가’ 후속으로 23일부터 방송하는 MBC 새 수목드라마 ‘신입사원’은 젊은 트렌드를 파고든 작품. 젊은이들의 주된 관심사인 성·결혼문제와 취업문제를 각각 소재로 삼고 있다. 특히 10∼20대에 인기가 많은 가수 출신 스타 연기자 에릭과 유진을 각각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청률 확보에 나선다. ‘원더풀 라이프’는 대학 2학년 남녀 주인공(김재원·유진)이 여행지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낸 뒤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학생부부가 돼 겪는 알콩달콩 육아일기. 드라마 ‘불새’ 이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에릭과 연정훈과의 결혼발표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한가인이 주연을 맡은 ‘신입사원’은 전산착오로 대기업에 수석 입사하게 된 백수건달 주인공의 일과 사랑, 열정을 코믹하게 풀어간다. ●그래도 무게가 있어야 역시 드라마는 진중한 맛이 있어야 제맛. 새달 19일 동시에 첫 전파를 타는 SBS 주말 드라마 ‘그린로즈’와 MBC 새 시대극 ‘제5공화국’은 장대한 스케일이 볼거리다. 악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고수와 이다해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그린로즈’는 중국에서 해외 촬영되는 작품. 드라마 ‘태양의 남쪽’을 연출한 김수룡 PD와 유현미·김두삼 작가가 다시 손을 잡은 기대작이다.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를 살해하려 한 범인으로 몰려 도망자가 된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인생을 파멸시킨 자들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하는 과정을 담았다. 방영 전부터 정치 외압설에 시달리고 있는 ‘제5공화국’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정치사를 생생하게 묘사할 예정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문화마당] 佛도서관장의 다중인격장애/이보아 추계예술대 교수

    지난해 프랑스국립도서관의 유일본 고문서인 ‘수사본 52(manuscript 52)’가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에서 30만달러에 낙찰되었다. 이 히브리어 고문서는 송아지 가죽에 모세 5경과 잠언서, 아가서, 전도서 등이 기술되어 있으며 그 분량은 총 332쪽에 달한다. 새로운 소장자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대학이었는데, 대학측은 고문서의 이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원소장처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윽고 예루살렘 대학이 프랑스 정부에 이 사실을 공지함으로써 그간 벌어졌던 일련의 국립도서관 귀중본 도난 사건의 범인을 극적으로 잡게 되었다. 프랑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도난된 귀중본의 분량은 소장 고문헌 중 수사본 25권과 인쇄본 121권이었다. 놀랍게도 범인은 다름 아닌 히브리어 고문서 담당관이자 관장인 미셸 가렐로 밝혀졌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우리에겐 매우 낯익은 명칭이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외규장각 고문서의 소장처로서, 개인적으로는 파리국립도서관 사서 2명이 결사적으로 반환 예정 도서를 내놓지 않겠다며 울음을 터트린 뒤 사표를 냈었다는 기사에 깊은 인상을 받기도 했다. 미셸 가렐, 그는 2004년 5월14일에 개최되었던 BNF자체 안전과 국제협조 관련 세미나에서 1993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외규장각 약탈 고문서 중 휘경원원소도감의궤(徽慶園園所都監儀軌) 상권을 반환한 행위는 ‘국가원수에 의한 절도행위’라고 극렬히 비난했던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탈무드, 코란, 페르시아의 회화 작품을 포함한 희귀본을 몰래 빼돌리는 절도 행각과 훼손 행위를 서슴지 않았던 자이다. 마치 다중 인격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를 지닌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미셸 가렐은 낮에는 문화강국이라 자처하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관장, 밤에는 문화재를 훔치고 암거래하는 범법자였다. 만일 미셸 가렐이 다중인격장애자가 아니라면,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윤리 및 책임의식이 결여된 사람을 정부기관의 최고 경영자로 선임한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어야 할 것이다. 또한 비록 국립도서관측에서 사건을 가능한 한 은폐 또는 축소하려는 시도를 거듭하면서 정부와의 갈등이 심화되고는 있지만, 프랑스 정부가 국제 사회에서의 신용도와 실추된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타 문화예술기관의 관장들도 그와 동일한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닌지, 혹은 관장 이외에 다른 전문 인력들이 연루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심층적인 조사를 반드시 실시해야만 한다. 또한 프랑스 정부는 그간 그들이 내세워오던 문화재구제론, 즉 프랑스는 다른 어느 국가보다 문화재를 보존할 수 있는 최적의 과학적 보존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최고의 훈련을 거친 전문인력들이 관리하고 있다는 주장이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통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에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과 관련, 정부 부처는 프랑스 정부에 재협상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정부는 보존 관리능력뿐만 아니라 윤리의식이나 책임의식조차 없는, 더욱이 관장이 ‘도적’인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등가교환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유괴당한 아이를 되찾기 위해 내 자식 하나를 내주는 모양새로,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 협상 결과는 반환에서 영구대여로, 영구대여에서 등가교환으로 점차 하향 조정되었다. 선행 연구와 제대로 수립된 협상전략 없이 프랑스와 맞대결을 펼친 결과가 바로 그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테제베(TGV)는 달리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이보아 추계예술대 교수
  • [우수기업&우수상품] SK(주) ‘SK엔크린’

    SK엔크린은 미국 텍사코(Texaco)사에서 개발한 휘발유 청정제(SKGA-5000)를 사용해 흡기밸브의 탄소찌꺼기 발생률을 74.2%까지 줄여준다. 엔진 내부를 깨끗이 하고 쌓여있는 찌꺼기를 제거해 엔진의 출력·연비 및 주행성을 향상시키고 유해 배기가스 발생량을 감소시킨다. SK엔크린에 함유된 휘발유 연비개선제는 엔진 실린더 내벽과 피스톤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 손실을 줄여 연료비를 절감해준다. 이 연비개선제(TFA-4724)는 미국 텍사코사에서 도입·사용하는 것으로, 연비를 최고 4.1% 이상 향상시킨다. SK엔크린에는 엔진의 ‘요구옥탄가증가(ORI)’ 현상을 감소시키는 ‘성능향상제’가 있어 차량 노후화로 인한 ‘노킹(Knocking)’ 현상을 방지하고 엔진의 손상을 막아준다. ‘성능향상제’가 없는 휘발유에 비해 약 2~3.5정도의 휘발유 옥탄가 향상효과가 있다. ‘성능향상제’는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탄화수소, 일산화탄소 등을 줄여주며 특히 오존층 파괴 주범인 질소산화물(NOx)을 27.8%까지 감소시킨다.
  • [일요영화]

    [일요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SBS 오후 11시45분) 소나기가 몰아치는 도심 한복판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마약 거래를 둘러싼 조직의 암투가 개입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서부경찰서 강력반에 비상이 걸린다. 베테랑 우 형사(박중훈)와 파트너 김 형사(장동건)등 서부서의 형사 7명은 잠복근무 도중 사건에 가담한 일당을 검거하고, 주범이 장성민(안성기)이라는 사실을 알아내지만 신출귀몰한 범인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마침내 형사들은 장성민의 여자인 김주연(최지우)의 집을 급습하고, 포위망을 좁혀 나가지만 체포가 쉽지 않다. 빗속 결투신 등 이명세 감독만의 미학적인 액션 스타일이 빛나는 1999년작.112분. ●엑소시즘(KBS1 오후 12시20분) ‘라이언 일병 구하기’ ‘쉰들러 리스트’로 2회 연속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야누스 카민스키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 촬영감독 출신답게 빛과 어둠을 미묘하게 교차시키면서 독특한 질감으로 인물과 도시의 우울한 그림자를 잡아냈다. 주인공은 청순미와 고집이 묘하게 얽힌 ‘가위손’,‘처음 만나는 자유’의 할리우드 스타 위노나 라이더.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맥 라이언이 제작을 맡았다. 마야(위노나 라이더)는 어린시절 악령에 씌인 자신을 구해준 라렉스 신부를 도와 가톨릭 신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친다. 라렉스 신부가 가족을 살해한 수학교수 헨리 버드슨을 구원하기 위한 엑소시즘 의식에서 실패한 뒤 혼수상태에 빠지자, 마야는 대신 사탄의 음모를 막는 임무를 맡게 된다. 먼저 버드슨이 써놓은 의문의 숫자 암호를 해독하는데, 그 숫자는 다름 아닌 피터 켈슨이라는 사람의 이름. 마야는 사탄이 지상에 머물기 위해 육체적 그릇으로 선택한 인간이 바로 베스트 셀러작가 피터 켈슨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찾아가지만, 무신론자이자 현실주의자인 피터 켈슨은 이를 무시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상황이 그를 궁지에 몰아넣자 마야의 말을 떠올린다. 뛰어난 영상미에 비해 스토리는 허술하고 단선적인 편. 개봉 당시 가톨릭 신부가 엑소시즘 의식을 신봉한다는 이단적인 내용 때문에, 가톨릭 신도들이 상영취소 소동을 벌이는 등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2000년 작품.97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사형제도 生·死 갈림길

    사형제도 生·死 갈림길

    사형제도 폐지 논의가 본격화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형제폐지특별법안을 상정,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여야 의원 175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된 이 법안에는 사형 폐지에 따른 대안으로 가석방이나 감형없는 종신형을 도입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사형제도 폐지법안은 지난 15·16대 국회에서 발의된 적이 있지만 대안 부재 등으로 상임위에 상정되지도 못한 채 자동폐기됐었다. 이번 국회에선 상당수 의원들이 폐지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고, 사형폐지국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폐지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사형폐지국 및 사실상 폐지국은 현재 118개국으로 지난 1999년(100개국)보다 늘었다. 그러나 아직 국민적 공감대가 만족할 만큼 형성되지 않은 데다가 최근 발생한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등 반인륜적 범죄의 빈발은 사형제 존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법안 통과는 아직 불투명하다. 따라서 2월 임시국회에선 처리보다는 상임위 차원에서 공청회 등을 열어 각계의 정확한 여론을 수렴하고 공론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회의에서 법안 발의자인 유인태 의원은 “국가권력이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은 헌법정신과 모순되고,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라면서 “범죄 피해자가 느끼는 증오가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오판으로 사형당한 사람들의 억울함에는 절대 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도 조심스럽게 찬·반 입장을 개진했다. 일부 의원은 대안으로 제시된 종신형도 사형제 못지않은 비인간적인 형벌이라고 지적했다. ‘존치론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은 사형을 규정한 범죄수 축소, 사형집행 유예, 사상범에 대한 제한적 사형제 폐지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80년대 주민 50여명을 총으로 살해한 ‘우순경 사건’의 범인 우 순경과 초등학교 동창임을 밝힌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종신형이 사형보다 더 큰 벌이 될 수도 있고, 회개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면서 폐지에 무게를 실었다. 김승규 법무부장관은 사형제 존치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그러나 사형이 선고되는 법률조항은 하나하나 검토해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학교로 들어온 2인조 유괴범

    금품을 노린 어린이 유괴범들이 대낮에 학교 내에서까지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어 학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낮 12시25분쯤 대구시 달서구 K초등학교 1층 1학년 교실옆 복도 입구. 학부모를 가장한 2인조 유괴범 정모(20·여)씨와 황모(28·여)씨가 유괴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복도 입구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수업을 마친 어린이들이 하나 둘씩 교실을 빠져나오자 유괴 대상을 찾고 있던 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옷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이모(7)양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양의 책가방과 신주머니에 적혀 있는 이름표를 슬쩍 훔쳐 본 이들은 “너 누구 맞지? 엄마가 널 데리고 오라고 했다. 언니가 데려다 줄게.”라며 이양의 가방과 손을 낚아챘다. 이들은 이양과 함께 있던 친구 백모(7)양에게 “너도 같이 가서 놀자.”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복도를 빠져나왔다. 교실 안에는 담임교사가 있었고, 복도에는 다른 어린이들도 있었지만 아무도 이들이 유괴되는 줄은 몰랐다. 아이들도 자신이 유괴된 줄은 까맣게 몰랐다. 아이들을 유괴한 범인들은 서둘러 학교 교문을 막 나서려다 때마침 교문에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던 이양의 어머니(34)와 마주쳤다. 낯선 사람이 딸의 손을 잡고 황급히 교문 쪽으로 나오는 것을 본 어머니는 범인들을 가로막았다. 이양의 어머니가 “모르는 사람인데 왜 우리 아이를 데리고 나오느냐.”고 따지자 놀란 범인들은 멈칫거렸다. 순간 어머니는 이들이 유괴범일지 모른다고 판단, 교문 앞에서 함께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학부모 10여명과 함께 범인들을 에워싼 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조사 결과 오래 전에 가출,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알게 된 범인들은 어린이를 납치해 1억원을 갈취할 것을 모의한 후 이달초부터 유괴대상 어린이를 물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곳도 아니고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유괴하려고 했던 이들의 대담한 범행수법에 놀랐다.”면서 “교내도 더 이상 범죄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양의 어머니는 “마중을 나가지 않았더라면 아이가 감쪽같이 유괴됐고, 목숨까지 위태로울 뻔한 게 아니냐.”면서 “방학도 아니고 대낮에 학교 안에서 아이들이 유괴되는데 학교는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학교측은 이들이 유괴될 뻔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K학교 관계자는 “유괴사건은 금시초문”이라면서 “비가 오면 우산을 가져온 학부모들이 종종 교실에까지 오곤 해 학부모인지 유괴범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이번 학교내 유괴사건과 관련, 안전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유괴예방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씨줄날줄] 방귀稅/육철수 논설위원

    위생관념이 유별났던 로마시대의 얘기 한토막.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서기 69∼79년 재위)는 영토 확장에 따른 군비를 조달하려고 ‘오줌세’를 걷었다고 전해진다. 하수도 정비와 시내 곳곳에 공중화장실을 만들 정도로 깔끔했던 로마인들이었으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생각하면 잘못 짚은 것이다. 이 세금은 공중화장실 이용자가 아니라 화장실의 오줌을 모아서 양털의 기름기를 빼는 데 사용했던 섬유업자에게 물렸기 때문이다. 공짜 오줌으로 이문을 본다는 게 세금부과 이유였다나….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자’는 슬로건을 내건 교토의정서가 어제부터 발효됐다. 이산화탄소 등 온난화 가스의 배출을 줄여 지구의 환경을 지키자는 기후변화협약인데, 이것이 느닷없이 소(牛)와 같은 되새김질 가축에게로 불똥이 튀고 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과학적인 근거를 들이대는데야 우공(牛公)으로서는 꼼짝없이 당하게 생겼다. 까닥 잘못하면 ‘방귀세’를 물어야 할 판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소가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뀔 때 메탄 이 나오는데, 소 한 마리가 연간 40∼50㎏을 뿜어내며 이는 연간 2만㎞를 주행하는 승용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의 75%나 된다고 한다. 그래서 국내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 확인 차원에서 밀폐공간에서 소의 메탄가스 분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해 보겠단다. 뉴질랜드에서는 가축에 방귀세를 물리려다 농가의 반발이 거세 뜻을 접은 적이 있다. 방귀세라니 듣기가 거북한데, 점잖게 표현하면 일종의 환경세다. 동물이야 말을 못해 일방적으로 수난을 겪는다지만 사람에게도 동일 잣대를 들이대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의사들의 말을 빌리면, 건강한 성인은 방귀를 통해 하루평균 14차례에 걸쳐 475∼1500㏄의 가스를 배출시킨다고 한다. 경승용차의 1회 배기량과 비슷한 양이다. 성분 가운데는 질소가 으뜸이나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가 3∼54%, 메탄이 0∼56%나 섞여 있단다. 기후변화협약을 인간에게도 엄격히 적용하려 든다면 그땐 정말 어쩔 것인가. 하지만 그건 기우(杞憂)다. 울창한 숲이 ㏊당 연간 이산화탄소 4.6t을 흡입하고, 산림토양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70%를 빨아들인다니 숲만 잘 가꾸면 만사 끝이기 때문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마침내 현실화된 온실가스 규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마침내 내일 발효된다. 세계 최대 물량인 24%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미국이 중도 탈퇴해 당초보다는 폭발력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유럽 선진국을 비롯한 141개국이 지구환경을 구하기 위한 행동에 공동보조를 취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지구평균기온은 100년전에 비해 0.7도 상승했다. 유엔환경계획은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10년 안에 가뭄, 홍수, 사막화, 식수부족 등 대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판이다. 원인물질 감축이 늦었으면 늦었지 빠르다고는 할 수 없다. 의정서에는 참가국들간 입장에 따라 국익이 각축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유럽국가들의 경우 배출권 거래를 산업화하고 오염국가에 대한 환경세 등 무역장벽 구축도 예상된다. 반면,1차 의무감축기간 중 대상에서 면제된 한국, 중국 등 ‘개도국’그룹들은 면제 연장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근 유엔기후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자발적 감축’을 주장한 것도 이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어정쩡한 정부 입장은 변화하는 국제사회 패러다임에 적절한 대응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으로 지구촌 국가들과의 공영 없이 독자 생존해 갈 수 없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세계 9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 지난 95년간 한반도에서만도 1.5도라는 높은 기온상승을 목도하고 있다. 새만금간척, 천성산터널 공사 중단 과정에서 보여준 국민의 환경인식 변화는 또 어떠한가. 정부는 올해부터 3년간 21조 5000억원을 투자해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실감되지 않는 내용뿐이다.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나 계획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 책임을 다하면서 산업도 보호하는, 환경정책에 발상의 대전환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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