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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료기록 분석 車보험 사기범 척결

    진료기록 분석 車보험 사기범 척결

    지난 2000년 이후 누적적자가 2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자동차보험이 정상화될 수 있을까. 금융감독당국이 9일 보험업계의 자구 노력과 교통사고 예방 강화, 보험 사기 방지 등 ‘자동차보험 정상화 및 보험사기 대책’을 내놨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자 문제를 거론하며 대책을 주문한 지 7개월 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책들이 정부 부처·기관간 세부 협의와 예산 확보 등이 필요해 효과를 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보험사기가 자동차보험 적자의 주범 이번 정부 대책의 골자는 보험사기 방지와 조사를 위한 제도 개선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액이 2004년 기준 1조 6569억원이나 된다. 이 가운데 손해보험이 8701억원이고 대부분이 자동차보험 사기로 추정된다. 반면 보험사기 적발 건수와 액수는 2004년 1만 6513건 1209억원을 비롯해 2005년 2만 3607건 1802억원, 올해 6월 현재 1만 2193건 97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전 국민의 건강보험자료를 갖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사기 혐의자들의 진료기록을 제공받아 사기 가능성이 높을 경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등 공조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또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조사를 확대하고 보험사기 관련 정보 분석 및 사후 관리, 수사 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금감원에 ‘보험사기특별조사반’(SIU)을 신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보험사가 보험사기 혐의가 큰 보험 계약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의 적정성 여부 심사를 위탁하고, 자동차보험의 의료수가를 낮추는 방안도 마련한다. 의료기관의 진료비 과잉 청구를 막기 위해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때 처벌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용환 금감위 감독정책2국장은 “자동차보험 적자의 주범인 보험사기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보험사기 혐의자들의 과거 교통사고 횟수나 병력, 진료기록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이를 위해 금감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각종 공제기관 등 공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진료기록 등 건강보험자료를 교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말했다. ●보험사 자구 노력 선행돼야 이번 대책은 손해보험사들의 자구 노력 강화도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방만한 사업비 억제와 사업비 사용 내역의 분기별 공시, 부당 모집 행위에 대한 신고 포상금 인상, 가격 덤핑 관행 억제, 보험계약 인수 및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 등이다. 윤증현 금감위원장도 이날 보험 관련 행사에서 “자동차 보험의 만성적인 적자는 보험업계 내부적 요인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예정사업비를 2조 2509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실제로는 3329억이 초과한 2조 5838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사업비의 과다 사용으로 재무 건전성의 악화가 우려되는 보험사와 경영개선협약(MOU)을 맺어 사업비 절감과 자율 합병, 매각 등 구조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보험 가입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했을 때 과징금이 부과되는 대상을 현행 보험사에서 보험설계사와 대리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감독당국은 교통사고 예방 강화대책도 마련했다. 내년부터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점에 무인단속카메라를 집중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찰관들을 집중 배치하고 사고가 많이 나는 지점을 발굴해 도로나 신호체계 등 시설을 연중 무휴로 개선한다. 교통법규 위반때 물리는 범칙금 인상도 추진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책의 대부분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지만 정부부처간 비협조와 보험사의 의지 부족으로 실현되지 못했던 내용”이라면서 “대책의 효과는 앞으로 정부 부처 간 세부 협의와 보험사들의 자구 노력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공연리뷰] 코믹추리극 ‘쉬어 매드니스’

    “잠깐만요, 저 사람 아까 왼쪽 문으로 나갔는데 들어올 땐 반대편이었어요. 뭔가 수상해요.” “화장실 간다고 하면서 가방을 들고 나간 것도 이상해요.” “그런데 마형사님은 어떻게 사건을 미리 알고 잠복근무를 한 거죠?” 5일 저녁, 대학로 예술마당소극장. 보통의 연극 공연장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극 중간, 객석에 불이 환하게 켜지고 관객들이 무대 위 등장인물들을 추궁하기 시작한 것. 어떤 질문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를 일. 매순간 진땀을 빼면서도 순발력있게 대처하는 배우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박장대소했다. 관객을 극에 끌어들이는 것도 모자라 아예 결말까지 내달라고 종용하는 이 수상한 연극은 ‘쉬어 매드니스(Shear madness)’다. 성북동 미용실을 배경으로 위층에서 벌어진 유명 피아니스트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추리극이다. 용의자는 사건발생 당시 미용실에 있던 미용사 토니와 미스 양, 골동품 판매상 태진아, 사교계 장여사 등 4명. 이들을 상대로 탐문을 벌이던 마형사는 수사가 벽에 부딪히자 돌연 관객을 ‘증인’으로 끌어들여 사건 해결을 시도한다. 완결된 공연을 느긋이 감상하는 대개의 연극과 달리 ‘쉬어 매드니스’는 관객 참여가 없으면 극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새롭다. 관객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용의자들의 알리바이에 얽힌 허점을 파헤치느냐에 따라 극의 재미가 배가될 수도, 반감될 수도 있는 독특한 구조다. 추리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즉흥극이지만 전체적인 틀은 철저하게 계산된 상황이다. 관객이 누구를 범인으로 지목하느냐에 따라 각각 다른 결말이 준비돼 있다. ‘쉬어 매드니스’는 미국 보스턴에서 27년째 장기흥행 중인 작품으로 국내에선 초연이다. 오랫동안 공연하다보니 관객의 예상 질문을 기록한 노트의 두께도 엄청나다고 한다. 국내 프로덕션(뮤지컬해븐)은 연습 때 연극 동아리 회원들을 불러다 실전에 버금가는 상황 대처법을 익혔다는 후문. 이성민, 오용, 최무인 등 관록있는 배우들의 능글맞은 연기가 돋보이지만 지나치게 현란한 애드립으로 코미디를 강조하다보니 정작 추리극으로서의 긴장도는 다소 떨어진 듯해 아쉽다. 무기한 공연. 1만 5000∼3만원.(02)744-433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문화재 도둑들 ‘룰’ 깨고 국보까지 넘봐”

    “문화재 도둑들 ‘룰’ 깨고 국보까지 넘봐”

    “절도범 검거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할 일은 문화재를 회수해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우선입니다.” 23년 동안 도난당한 문화재를 추적, 회수하는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강신태(55) 문화재청 문화재사범단속반장은 “사회가 발달하면서 문화재 도난의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고, 회수 역시 어려워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소중한 문화유산이 ‘돈벌이’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범죄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문화유산 180건 2000여점 되찾아 그는 최근 문화재 도난사건이 급증하는 경향에 우려했다. 도난 문화재는 2004년 519점에서 지난해 2531점으로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최근 6년간 6162점이 털렸다. 반면 회수된 문화재는 13%인 789점에 불과하다. 180건,2000여점의 문화유산을 되찾았고 도난 현장을 보면 누구의 소행인지, 어떤 목적인지를 가늠할 정도의 베테랑인 그도 범죄 행태에 당황스럽다. 그 세계에서도 지켜지던 ‘룰’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굴·도난기법이 전수돼 계보에도 없는 제자(?)들이 등장하면서 국보나 보물, 박물관과 사당·서원 등 과거 넘지 않던 선까지 침범하는 것이다. 강 반장은 “방송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문화재가 돈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이 생겨나고 관리가 부실한 점 등이 복합되면서 위험을 맞게 됐다.”면서 “문화재 절도는 즉시 대처하지 못하면 단시간에 깊숙이 숨어버리는 범죄”라고 수사의 어려움을 공개했다. 강 반장과 문화재의 만남은 우연히 이뤄졌다. 사업체를 운영하던 1983년 신안해저유물 발굴조사 요원 모집에 호기심으로 응모한 것이 평생 직업이 됐다. 이후 사라질 위기에 처한 문화재를 추적, 회수하는 ‘문화재 지킴이’ 역할을 23년 동안 해왔다. 그는 “단속반이 72년에 설치됐지만 그땐 수사 체계나 노하우가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면서 “범죄자의 협박과 위협에 노출된 데다 수사와 행정을 병행하다보니 근무를 꺼리는 기피 부서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단속반원을 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문화재를 공부했단다. 새내기 시절에는 사건이 발생하면 겁부터 났다고 한다. 개념이 서 있지 못한 데다 경험도 없었기에 ‘실수’가 두려웠다. ●압수 유물 상당수 주인 없어 국가에 귀속 하지만, 한 달에 20일을 현장 잠복 등으로 외박(?)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났다.80년대 사찰문화재 절도범을 검거해 트럭 2대분을 압수했는데 주인을 찾지 못하는 사태도 있었다. 지금도 압수 유물 중 상당수가 주인이 없어 국가에 귀속된다고 한다. 도난당한지 11년만에 찾아낸 영국사의 ‘영산회상도’가 보물로 지정됐다.2003년 국립공주박물관 국보 도난사건 때는 범인에게 문화재 반환을 호소해 돌려받은 일도 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문화재 범죄의 중요성을 감안해 검·경이 전문 수사팀을 신설하고 문화재청도 4명에 불과한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 반장은 “포기할 수 없는 사명감과 천직으로 생각하며 업무를 수행해왔다.”면서 “소중한 문화유산을 소유하는 것보다 박물관 등에 위탁, 기증해 공유할 수 있는 의식이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과학]우리 몸의 머리카락은 모르는게 없다

    [과학]우리 몸의 머리카락은 모르는게 없다

    최근 서울 방배동 프랑스인 빌라에서 발생한 영아 시체 유기사건 수사를 통해 한국 경찰의 과학 수사력이 주목받았다. 현장에 남아 있던 머리카락 세포가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과연 머리카락 속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 있기에 범인이 꼼짝할 수 없었던 걸까. 한편 가을이 깊어가면서 낙엽처럼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더욱 두렵게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머리카락은 왜 빠지며 유독 이맘 때 더 심한 걸까? 곱슬머리와 파마는 어떻게 다를까? ●머리카락은 과거 저장 창고 머리카락은 죽은 세포들의 집합소라 할 수 있다. 모근(毛根)의 밑쪽에 있는 둥근 모양의 모구(毛球) 안의 세포가 분열해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면 자연스레 노화된 세포를 밀어올린다. 이때 죽은 세포들은 단백질인 케라틴으로 변해 서로 응축되면서 머리카락을 형성하는 것이다. 때문에 머리카락에는 DNA 정보는 물론 죽기 전 세포 상태가 고스란히 저장돼 있다. 예컨대 머리카락을 10년 동안 길렀다면 그 동안의 세포 정보가 모두 머리카락에 담겨 있다. 게다가 머리카락 겉 표면은 큐티클이라는 특수한 층으로 덮여 있어 안에 담긴 정보들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로 인해 머리카락을 분석하면 혈액형은 물론 마약 등 약물 복용 사실, 중금속 오염 여부 등을 정확히 파악해 낼 수 있다. 또한 오래전 사망한 시체 등의 사망 원인과 친자 확인 여부 등을 추정하는 데도 활용된다. 우리 몸의 영양상태를 파악하는 건강검진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곱슬머리가 생기는 이유 우리나라 국민의 3분의2 이상이 곱슬머리라고 한다. 곱슬머리가 생기는 원인은 우선 유전적인 원인 때문이다. 곱슬머리는 곧은 머리카락에 비해 우성(優性)이기 때문에 많이 나타난다. 또 후천적 원인도 있는데, 성장하면서 성호르몬 등 체질이 바뀌거나 머리카락의 발육이 부진할 때 생겨나게 된다. 곱슬머리와 곧은 머리카락의 가장 큰 차이는 단면의 모양이다. 곧은 머리카락의 단면은 원형이다. 반면 곱슬머리는 그 단면이 납작한 타원형 모양이 많다. 즉, 머리카락이 처음 돋아날 때부터 구부러져 나오기 때문에 곱슬머리가 되는 것이다. 예컨대 방앗간의 가래떡 기계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기계에서 떡이 나오는 구멍이 원형으로 고르게 정리돼 있으면 떡 또한 곧게 나오게 된다. 그러나 구멍의 일부를 막으면, 막은 쪽과 그렇지 않은 쪽과의 속도 차이가 생겨나면서 떡의 모양이 꼬불꼬불해진다. 겉보기에 곱슬머리는 광택이 없고 항상 푸석푸석한 느낌이 드는데, 이것도 머리카락이 뒤틀려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파마는 ‘산화-환원’ 반응 원리 머리카락 속에는 많은 단백질들이 서로 엮여 있다. 이 단백질의 주성분은 ‘케라틴’으로 시스틴(cystine)이라는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시스틴 분자는 ‘황결합’이라 불리는 분자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머리카락이 일정한 모양을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마약은 흔히 약한 염기성으로 만든 ‘티오글리콜산’이라는 화합물의 수용액으로, 이 분자 결합을 끊는 환원제의 역할을 하게 된다. 평소 공고하게 유지돼 있는 황분자 결합의 고리를 끊어 머리카락을 원하는 대로 휘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다음 중화제라고 부르는 산화제를 바르면 다시 분자들이 휘어진 상태로 결합되면서 영구적인 웨이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즉, 파마약이 먼저 환원반응을 일으킨 다음 다시 중화제가 산화반응을 일으키면서 웨이브가 만들어진다. ●머리카락은 왜 빠지나. 우리 몸은 두피에 있는 10만개가 넘는 모낭 세포를 통해 1년에 16㎞가 넘는 머리카락을 만들어 낸다. 개수로는 10만개가 넘는다. 머리카락의 평균수명은 남자가 2∼4년, 여자는 4∼6년 정도다. 머리카락은 발생-성장-퇴화-휴지기라는 라이프 사이클을 갖고 있다. 머리카락이 하루에 50∼100개 정도 빠지는 것은 정상이다. 문제는 하루에 이만큼이 나지 않으면 대머리가 된다는 것이다. 즉, 건강한 사람의 경우 성장 단계의 머리카락이 70%, 퇴화단계의 머리카락이 30% 정도의 비율로 유지된다. 이 비율이 무너져 역전되는 현상이 곧 대머리이다. 동물에서는 일부를 빼고 거의 대머리를 볼 수 없는데, 이는 계절마다 털이 한꺼번에 빠지고 다시 돋는 털갈이를 하기 때문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천성산 터널공사 업무 방해 혐의 지율스님 징역6월·집유2년 선고

    울산지법 형사3부는 1일 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 현장에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내원사 소속 지율(知律·48·본명 조경숙) 스님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인 지율 스님이 출석하지 않아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됐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기간·횟수·피해정도·범죄후 정황 등에 비추어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없지만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고 개인 이익을 위한 범행이 아닌데다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위생국 과장의 주요 업무는 여대생 성폭행?

    “꼭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네.취직 부탁하러온 여대생을 꼬셔 성폭행을 자행하다니?” 중국 대륙에 취업을 부탁하러온 여대생을 도와주는 것을 빌미로 술을 먹여 성폭행을 자행한 지방공무원이 꼬리를 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의 장본인은 중국 동남부 푸젠(복건)성 취안저우(泉州)시 위생국 의정과장인 천(陳·40)모씨.그는 인사 청탁을 위해 찾아온 해끔한 여대생 샤오위안(小袁·가명)양에게 술을 먹인뒤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고 해협도시보(海峽都市報)가 31일 보도했다. 해협도시보에 따르면 천은 지난 2월 23일 오후 취직 부탁을 하러온 샤오위안양을 데리고 취안저우시 펑화(豊華)호텔로 갔다.그곳에는 친척이 병의원을 여러개 운영하고 있는 류(劉)모씨가 나와 있었다. 천은 그 자리에서 샤오위안양의 취직 자리를 부탁했다.류씨는 그 자리에서 “그 일에 대해선 걱정하지 마라.”며 흔쾌히 대답했다.이에 기본이 좋아진 천은 류씨와 그녀에게 술을 권했다.즐거운 마음으로 몇 시간 동안 술을 마신 샤오위안양은 그러나 술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만 소파 위에 쓰러져 잠이 들어버렸다. 이를 본 천은 류씨를 집으로 보내고 나서 일단 호텔 방을 예약했다.20분쯤 뒤 벨보이로부터 호텔방 키를 받아쥔 그는 샤오위안양을 어깨를 부축해 호텔 방으로 올라갔다.호텔 방으로 들어간 천이 샤오위안양을 침대 위에 뉘자마자,그녀는 곧바로 통잠에 빠져들었다. 호시탐탐 이런 기회만을 엿보던 천으로서는 이같은 황금 찬스를 놓칠 리가 없었다.그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잠이 든 샤오안양을 ‘여유 있게’ 성폭행했다.야욕을 채운 그는 고대 호텔 방을 빠져 나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집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 이튿날 새벽 2시쯤 술에서 깨어난 샤오위안양은 자신의 몸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술을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어젯밤 일이 잘 생각나지 않았지만,어떤 일이 일어났는 지를 대충 짐작을 할 수 있었다. 한동안 분을 삭히지 못한 그녀는 날이 새기를 기다려 곧바로 공안(경찰)당국에 성폭행당한 사실을 신고했다.신고를 받은 공안은 먼저 펑화호텔로 달려가 호텔 방을 예약하고 체크 아웃을 한 사람이 천임을 알아내고 그를 소환했다. 공안당국에 소환된 천은 성폭행 사실을 철저히 부인했다.하지만 천에 대해 의혹을 갖고 있던 공안당국은 철저하게 부인하는 천의 혈흔과 샤오위안양의 난자에서 채취한 정액의 유전자를 법의학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법의학자가 이들 유전자를 정밀 검사한 결과 일치해 천이 범인으로 밝혀졌다.이에 따라 취안저우 중급 인민법원은 최근 천이 국가 공무원으로서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샤오위안양을 성폭행한 점이 인정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나트륨 살인사건’과 CSI 과학수사대

    과학수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해준 미국 드라마 CSI과학수사대. 미국에서는 실제 재판 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쳐 이제는 배심원들도 ‘객관적 증거’를 요구한다고 한다.‘증거가 범인을 말해준다.’는 증거 제일주의를 낳은 과학수사대지만 가끔은 증거가 불충분해서, 또는 증거에 의한 의혹 때문에 다 잡은 범인을 놓치기도 한다. 어느 날 한 고등학교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우등생이며 테니스 선수이고 학교의 여왕이었던 한 여학생이 밤늦게 테니스 연습을 마친 뒤 살해돼 운동장에 묻힌 것이다. 과학수사대는 말론이라는 남학생을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곧 그 남학생의 12살짜리 여동생이 범인임을 자백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과학수사대는 12살짜리 영재소녀와 두뇌게임을 벌이면서 누가 진짜 범인인지 ‘합리적 의혹’만 불거지는 상황에 빠진다. 그런데 여기서 범인이 살인에 이용한 방법이 특이하다. 범인은 금속 나트륨을 실험실에서 훔쳐 샤워기의 노즐에 넣어두었다. 피해자가 샤워를 하려고 물을 튼 순간 나트륨이 물과 반응하면서 폭발이 일어나 금속 파편이 튀고 피해자는 상처를 입는다. 놀란 피해자는 샤워 커튼을 잡아채 몸을 가리고 뛰쳐나가다가 계단에서 굴러 사망한다. 장난처럼 시작한 복수가 살인으로 이어지는 이 사건은 고등학교 화학교과에 나오는 나트륨의 폭발실험을 이용한 것이다. ●알칼리 금속인 나트륨, 물과 폭발적으로 반응 나트륨은 주기율표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한 ‘1족 원소’이다. 대부분의 금속이 단단한 것과는 달리 1족에 속한 리튬, 나트륨, 칼륨 등은 칼로 자를 수 있을 만큼 무른 금속들이다. 알칼리 금속이라 한다. 다른 금속의 표면이 광택을 나타내는 것과는 달리 알칼리 금속의 표면은 산화돼 탁한 색을 나타낸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물과의 반응이다. 나트륨을 손톱 크기만큼 잘라 수조에 넣으면 나트륨이 물과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수소기체가 발생한다. 금속이지만 물보다 밀도가 작아 물 위에 뜬 채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반응을 하면서 금속의 모양이 공 모양을 이루는 것도 특이하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반응시키면 발생하는 열과 기체에 의해 커다란 소리를 내며 폭발하고 금속 파편이 노란색 불꽃을 내며 튄다. 폭발이 끝나고 남은 물은 수산화나트륨 수용액으로 변해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붉게 변화시킨다. 드라마에서 과학수사대는 샤워기 아래 고인 물의 ph농도를 측정해 수산화나트륨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나트륨에 의한 폭발이 일어났음을 알아낸다. 나트륨은 이처럼 공기와도 쉽게 반응하고 물과는 폭발적으로 반응하므로 보관하는 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공기나 물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석유나 등유 속에 넣어 보관하며 아이들이 장난을 위해 빼돌리지 못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위험한 것이 매력 있다? 나트륨의 폭발 실험은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실험이다. 그래서 오늘도 화학교사들은 다루기 힘든 나트륨을 가지고 씨름을 하며 아이들과 실험을 한다. 교사로서는 안전사고의 위험 때문에 가슴을 졸여야 하지만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실험을 한다면, 아이들에게 평생 남을 학창시절 화학시간의 추억을 선사할 수 있다. 우주의 만물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의 오묘한 성질을 알아보는 데 실험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뭐가 있겠는가. 중국 격언에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하고, 직접 한 것은 이해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문정 숙명여고 교사
  • 소요사태 1주년 앞둔 프랑스 대낮 방화까지

    |파리 이종수특파원|“10월27일이 다가올수록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두려워 해야 한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가 23일(현지시간) 인용 보도한 정보기관 비밀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프랑스 정보기관 RG가 지난 11일 작성한 보고서 ‘민감한 지역의 상태’에는 지난해 지구촌을 충격속에 빠뜨린 소요사태가 재발할지 모른다는 경고음이 가득하다. 이처럼 소요사태 1주년을 나흘 앞둔 프랑스의 표정은 불안에 잠식된 영혼을 연상케 한다. 걱정어린 시선은 인구 2만 8274명의 소도시 클리시-수-부아에 쏠려 있다.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지에드 베나, 부나 트라오레 두 청소년이 감전사하면서 불길처럼 번진 소요 사태의 진앙지다. 당국은 이 곳에서 다시 ‘소요 사태’가 재점화 할까 우려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 잇단 경찰 폭행·방화가 발생한 수도권 일-드-프랑스 일대 특히 센-생-드니 일대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낮 방화에 유인 공격까지… 지난 1년 동안 프랑스 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파리 외곽도시에 사는 ‘이민자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1주년인 10월27일이 다가올수록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이다. 9월 한달 동안 이 지역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은 7327건.8월보다 무려 350건이나 늘어났다. 올해 경찰·소방수 등 공무원이 공격당한 횟수도 하루 평균 15차례다.3000명에 가까운 경찰이 부상했다. 최근엔 우발적 공격이 아니라 순찰차를 유인 공격하는 사례도 빈번해졌다. 급기야 센-생-드니 도경(道警)은 지난 15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허위 신고로 경찰을 유인한 뒤 공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병력 증강과 징계 강화를 촉구했다. 한 경찰은 24일 “고의적 방화, 경찰이나 소방수만 보면 돌을 던지는 청소년들의 반응은 마치 외계인의 침입으로 모든 것을 망각한 것처럼 보인다.”고 탄식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주말 센-생-드니에서 40여대의 차량이 방화로 불탔다. 지난 22일에는 파리 남쪽 교외 그리니에서는 ‘대낮 방화’도 발생했다. 청소년 30∼50명이 승용차들을 불태워 버스를 세운 뒤 승객들을 내리게 하고 불을 질렀다. ●“경찰은 우리 편이 아니다” 정보기관의 보고서는 “지난해 소요 사태를 요구한 모든 조건들이 현재에도 갖춰져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르면 범행 청소년들 연령은 더 낮아졌다. 그들은 강경 진압 일변도로 대응해온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에 대해 “우리를 무조건 범인처럼 다루는 경찰 뒤에는 그가 있다.”며 “그가 사퇴해야 사태가 풀린다.”고 말했다. 이민자가 대부분인 부모들은 자식들이 억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센-생-드니의 보스케에 사는 한 아프리카 여인은 “경찰이 피부색을 보고 검문한다.”고 꼬집었다. 상황이 악화될 조짐이 보이자 당국은 경찰에 ‘저강도 대응’을 주문하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리 외곽 지역에 주차된 차량을 치우고 밤이 오기 전에 쓰레기통을 비우라고 지시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편 파리 외곽도시 단체장들은 국내외 언론과 정치인의 과다한 반응이 사태를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장-피에르 브라르 몽트레유 시장은 “흥분한 언론과 정치인이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몽페르메유의 자비에 르무앤 시장은 “20년 동안 쌓여온 문제를 1년 사이에 고치기는 어려운데 언론은 변화를 찾고자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질베르 로제 봉디 시장은 아예 언론의 인터뷰를 거부했다. vielee@seoul.co.kr
  • 도굴범 덕분에…

    ‘고맙다, 도굴범’ 이집트의 피라미드 유적지인 사카라(멤피스)에서 4200여년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무덤 3기가 발굴됐다.2개월전 이곳에서 무덤을 파헤치다 검거된 도굴범들 덕분이다. 22일 AP통신에 따르면 왕실 치과의사의 것으로 보이는 무덤 가운데 한 곳에선 “훼손할 경우 악어와 뱀에게 잡아먹힐 것”이란 경고문구가 적혀있었다. 이집트 문화재 당국은 지난 8월 사카라 피라미드 인근에서 밤샘 작업을 하던 범인들이 검거된 뒤 대대적인 발굴작업에 돌입, 무덤들을 찾아냈다. 무덤은 흙벽돌과 석회암을 혼용해 만들어졌고 미라는 발견되지 않았다. 발굴을 주도한 자히 하와스 이집트고유물최고위원회 위원장은 “어금니를 표현한 무덤 입구의 상형문자로 미뤄 4200년 전 왕실에 소속됐던 치과의사들 무덤이 확실하다.”면서 “도굴꾼들이 아니었다면 발굴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카라의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 고왕조(BC 3100∼2040)의 3왕조 수도였던 멤피스에 지어진 조세르왕의 무덤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피라미드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집트 고왕조 유적 가운데 지금까지 발굴된 것이 30%가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국민銀에 권총강도

    20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민은행 강남지점 2층 PB센터에 30대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45구경 권총을 들고 침입해 실탄을 보여주며 직원들을 위협한 뒤 현금 1억 5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은 175㎝ 정도의 키에 짧은 머리 스타일이며 진곤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사건 당시 은행 안에는 손님이 없었고 직원들만 7명이 있었지만 이들은 별다른 상해를 입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단독 범행으로 보이며 범행에 이용한 차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쫓고 있지만 국민은행 측이 한 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신고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대낮 강남서 은행 권총강도

    대낮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권총을 든 강도가 은행에 침입해 억대 현금을 빼앗아 달아났다. 20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민은행 강남지점 2층 PB센터에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권총을 들고 침입해 직원들을 위협한 뒤 현금 1억 5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이날 3시55분쯤 은행에 들어와 “8억원을 투자할 곳을 찾고 있다.”며 지점장 면담요청을 한 뒤 황모(48) 지점장과 1시간가량 상담을 하다 갑자기 권총과 실탄을 꺼내보이며 현금 2억원과 수표 1000만원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황 지점장은 “은행 금고에 이것밖에 없다.”며 직원을 시켜 현금 1억 500만원을 보라색 종이가방 2개에 담아 건넸다. 범인은 오후 5시10분쯤 강남역 방향으로 걸어서 도주했다. 황 지점장은 경찰에서 “범인은 175∼178㎝ 정도의 키에 짧은 머리, 진한 감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둥글고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으며 서울 말투를 썼다.”면서 “범인이 우리 집과 가족을 알고 있어 신고하지 말라고 협박해 1시간이 지나서야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센터에는 손님이 없었고 직원만 12명 있었지만 별다른 상해를 입지는 않았다. 한편 경찰은 지난 18일 오후 9시30분쯤 양천구 목동사격장에서 발생한 권총 도난 사건 용의자와 이 범인이 동일인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은행 강도범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인물이 사격장을 찾아와 “실탄 사격장을 자주 찾는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홍보회사 직원인데 권총 사진을 찍게 해주면 홈페이지에다 홍보해 주겠다.”고 요구한 뒤 주인이 한눈을 파는 사이 오스트리아제 삽탄식 9㎜ 글락(GLOCK)17 권총 1정과 실탄 여러 발을 훔친 뒤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단독 범행으로 보이며 사격장 주인에게 은행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용의자와 권총 도난 사건 용의자를 보여준 뒤 두 사람이 동일인물임을 확인, 인근 지하철역과 주차위반 CCTV를 조사하고 있으며 현상금 1000만원을 내걸고 수배 전단지 10만장을 배포해 용의자를 공개수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고는 서울 강남경찰서 (02)552-0112로 하면 된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경찰의 날 2題] 섬마을 사부님

    [경찰의 날 2題] 섬마을 사부님

    인천 연안 부두에서 뱃길 따라 2시간30분 동안 가야 하는 서해안의 작은섬 풍도(豊島). 이곳의 치안을 관할하는 경기 안산경찰서 풍도분소 김요한(36) 경장은 섬마을 아이들에게 ‘사부’라고 불린다. 태권도 공인 4단인 김 경장의 제자는 모두 7명. 매주 2차례 김 경장에게서 태권도를 배운다. 지난봄부터는 풍도분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학원 하나 없는 이곳 아이들에게 김 경장의 가르침은 너무나 소중하다. “아이들이 육지 중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모두 단증을 따게 하는 게 목표인데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수산자원이 풍부하다고 해 ‘풍성할 풍(豊)자’ 풍도라 이름 붙여진 섬에는 60가구 10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이 작은 섬의 경찰관은 김 경장 단 한명이다. 그래서 교대시간이 없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김 경장은 경찰이라기보다는 그저 ‘맘 좋고 잘생긴 젊은이´다. “범인을 잡는 경찰이란 생각보다는 마을 일을 도와주는 청년 정도로 보시는 것 같아요.” 실제 하루 일과도 도시 경찰과는 다르다. 하루 한 차례 인천에서 들어오는 여객선을 기다리는 노인들을 위해 짐을 실어주고 부리는 일은 빼놓을 수 없다. 순찰을 돌다가 노인이나 마을 아낙들 허드렛일을 거드는 것도 그의 몫이다. 풍도에는 소방서나 동사무소가 없다. 아픈 사람이 생기면 환자를 이송하는 119구급대원 일도, 주민들의 행정서류를 팩스로 전해주는 동사무소 직원 일도 그의 업무다. 자리를 비울 때면 ‘민간인’ 아내가 민원전화를 받아준다. 사실 그를 외딴 섬마을로 이끈 것은 아들의 천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병원을 들락거리던 아들은 섬 생활 1년 만에 건강해졌다.“정이 들어 떠날 때 힘들 것 같아요. 언제 이별할지 모르지만 가는 날까지 주민들에게 좋은 경찰로 남고 싶어요.”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佛언론 “영아 유기 보도는 佛의 오만”

    프랑스 유력 일간지인 르 몽드는 17일 서울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서 프랑스가 한국을 깔보며 거만하게 대했다고 비판했다. 르 몽드는 이번 사건에 수많은 수수께끼가 있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관심을 끄는 점은 범인인 베로니크 쿠르조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건을 바라본 사람들의 시선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신문은 “최근 몇 달간 우리는 한국을 깔보는 시선으로 한국 전문가들이 우리에게 설명하고 입증한 사실들을 이해하지 않았었다.”며 “여기서 ‘우리’에는 경찰, 사법부, 변호사, 언론, 여론이 다 포함된다.”고 밝혔다.파리 연합뉴스
  • 러 ‘청부살인 공포’

    러시아가 청부 살해의 공포에 떨고 있다. 최근 한달간 청부살인으로 추정되는 살인사건이 4차례나 발생했지만 정부당국이 미온적인 태도로 대응하고 있어 해결사들인 전문 청부 살인범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여지를 제공하고 있는 탓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자에서 최근의 사태는 지난 90년대 말 옛 소련 붕괴 이후 국유재산의 사유화 과정에서 마피아들간 권력다툼이 번지면서 준(準) 무정부 상태가 됐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며 “한때 잠잠했던 살인 청부업자들이 최근 활동을 재개하고 있으며, 상황은 이전보다 더욱 악화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7일 체첸공화국에서 벌어진 러시아군의 인권유린 실태를 다룬 기사를 준비 중이던 여성 언론인 안나 폴리트콥스카야가 모스크바의 자택 엘리베이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데 이어 사흘 뒤 국영 대외무역은행의 알렉산드로 플로힌 지점장이 자신의 아파트 현관앞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폴라트콥스카야 기자는 2000년 이후 청부살인 형식으로 사망한 13번째 언론인이다. 앞서 지난달 13일에도 중앙은행의 안드레이 코즐로프 수석부총재가 모스크바의 축구장에서 나오다 총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30일에도 러시아페트롤의 수석엔지니어 엔버 지간신이 이르쿠츠크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 러시아 범죄전문가인 카를로 갈로는 “저격범들조차 누가 애초에 살인을 지시했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철저한 보안상태에서 범죄가 진행되기 때문에 진짜 범인들은 벌을 받지 않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고 말했다.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서래마을 ‘영아유기’ 남은 의혹들

    |파리 이종수특파원|“그녀가 세상에 거짓말을 했다.” 서울 서래마을 영아 유기 사건의 범인으로 드러난 프랑스 여성 베로니크 쿠르조(38)를 조사한 한 수사관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수사가 진행될수록 베로니크 입에서는 엽기적 행각이 줄기에 매달린 고구마처럼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베로니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추가 범행을 자백했다. 영아 살해 전력이 모두 3번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오기 전인 1999년 7월 프랑스에서 ‘홀로 출산’ 뒤 아이를 목졸라 죽인 뒤 시체를 불태웠다. 이어 서래마을에서 발견된 두 영아도 이란성 쌍둥이가 아니라 2002년,2003년 두 차례에 걸쳐 ‘홀로 출산-교살-유기’라는 범행과정을 거쳤다고 자백했다. 베로니크는 이날 투르 법원에 출두, 살인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이어 중죄를 담당하는 검사에 해당하는 수사판사에게 넘겨져 오를레앙 구치소에 수감됐다. 남편인 장 루이 쿠르조도 ‘공모 혐의’로 신문받았다. 투르 검찰의 바랭 검사는 “베로니크가 ‘계획적 범행’을 인정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발표했다. 베로니크의 잇단 자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혹이 남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베로니크와 모랭 변호사는 “남편 장 루이는 임신·범행 사실을 전혀 몰랐고 베로니크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장 루이도 이날 살인 공모 혐의로 수사판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바랭 검사는 “장 루이에게 구체적인 혐의는 발견된 게 없지만 그가 세 차례나 벌어진 아내의 범행을 몰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공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또 베로니크가 한국에 온 뒤 시체를 버리지 않고 오랫동안 냉동고에 보관했는지도 의혹이다. 아울러 어떻게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는지도 수사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수사가 더 진행되면서 프랑스 수사판사가 또 어떤 ‘양파 껍질’을 벗겨내게 될지 주목된다.vielee@seoul.co.kr
  • 佛쿠르조부인 “영아 모두 3명 살해” 자백

    佛쿠르조부인 “영아 모두 3명 살해” 자백

    ㅣ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김기용기자ㅣ 서울 서래마을의 영아 유기의 범인으로 드러난 프랑스 여성 베로니크 쿠르조(38)가 경찰 조사에서 “모두 3명의 아이를 낳은 뒤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12일(이하 현지시간) 경찰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뉴스전문 라디오 프랑스앵포는 “베로니크가 ‘모두 세 차례 영아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며 “그에 따르면 한국으로 출국하기 전인 1999년 다른 아이를 몰래 낳아 죽인 뒤 시체를 불에 태우고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 한국에서 영아를 유기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2003년 출산 뒤 질식시켜 죽인 아이들이 애초 알려진 대로 쌍둥이가 아닐 수 있다고 보도해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베로니크가 이날 아침 남편과 대화를 나눈 뒤 수사관에게 “한국에서 잇따라 임신했고 두 아이 모두 질식사시켰다.”고 자백했다.또 2002년 한국에 들어가기 전에도 다른 아이를 몰래 낳아 시체를 불태웠다고 실토했다.이어 남편 장 루이는 이 사실을 모른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로니크는 이날 저녁 중죄를 담당하는 수사판사로 넘겨졌다.투르 검찰은 곧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프랑스 형법에 따르면 친자 살해의 경우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프랑스는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애초 언론은 한국측 수사 결과에 의혹을 품는 것으로 보였다.그러나 프랑스 경찰과학연구소의 DNA 분석 결과에 이어 베로니크의 자백이 잇따라 터져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12일 오후 베로니크가 한국에 들어가기 전인 1999년에도 아이를 낳아 죽인 뒤 시체를 불태웠다고 실토하자 경악해하는 분위기다.주요 일간지는 물론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냉동 아기 사건’ 등의 제목으로 연일 사건을 대서 특필하고 있다. 앞서 베로니크는 11일 경찰 조사에서는 “더 이상 아이들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욕실에서 15분 간격으로 쌍둥이를 출산한 뒤 질식사시켰다.”고 자백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수사관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한 뒤 “2003년 11월의 출산은 두 아들(9,11세)이 집에 없었던 오전 8시30분에서 오후 4시30분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 인터넷판도 “9세,11세 된 두 아이가 있어 임신을 원하지 않았던 베로니크가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중절 수술을 받기에 너무 늦어서 남편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쿠르조 부부의 변호인인 마르크 모랭 변호사는 전날 이들을 면회한 뒤 “장 루이는 충격에 빠진 상태이고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베로니크의 자백에 앞서 투르 경찰은 이날 앵드르 에 루아르 도(道)의 수비니 드 투렌에 있는 이 부부의 자택을 1시간 정도 수색한 뒤 컴퓨터 본체를 압수했다.당시 집에는 이 부부의 두 아들이 머물고 있었다고 일간지 르피가로는 전했다. 쿠르조 부부는 10일 프랑스 경찰과학연수소의 DNA분석 결과 영아들 부모로 확인된 뒤 경찰에 긴급 체포,수사를 받아 왔다.체포된 뒤에 이들은 “프랑스측 DNA분석 결과도 믿을 수 없다.”며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프랑스 경찰은 베로니크가 아이를 원하지 않은 이유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이와 관련,리베라시옹지는 경찰이 부부의 성적 관계는 물론 다른 사회적 관계들이 어떠했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수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vielee@seoul.co.kr
  • [베리타스·한국법학교욱원과 함께하는 PSAT실전강좌] 상황판단 실전연습

    문 1) 다음 문장을 읽고 결론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고르시오. 시장에서 교환되는 재물이나 서비스는, 개인 혹은 조직에 의해 구입되고, 구입된 것은 구입자의 사적재산으로서 다른 사람과 공유될 필요 없이 사용된다고 하는 의미에서 사적인 것이다. 재물이나 서비스는 개개의 단위로 분할가능하며 그 소유권을 손에 넣은 사람 혹은 조직에 의해 독점적으로 소비 혹은 이용할 수 있다. 이것에 대해 공공재와 공공서비스는 생산량을 사람들이 개개의 선호에 따라 구입할 수 있도록 나눌 수 없다는 의미에서 분할 불능이다. 예를 들면 도로나 맑은 공기 등을 분할하여 구입하고, 자신의 자유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불분할성 때문에 이러한 재물이나 서비스는 집단적으로 소유되고 이용되지 않으면 안 되고 사람들은 대개 같은 양을 이용·소비하게 된다. 또 이와 같은 재물·서비스는 시장의 교환 과정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공공재·서비스에 대해서는 이기심으로부터의 소위 무임승차(Free Rider)를 방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대기오염방제장치 부착 여부로 가격차가 5만원이 나는 두 대의 같은 승용차가 있다고 치자. 누구나 맑은 공기를 바라지만 이기심에 의해 비싼 방제장치 부착 차량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수백만대의 차량 가운데 한 대가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고, 많은 사람들이 마찬가지로 방제장치 부착 차량을 사지 않는 한 5만원을 더 지불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대기가 현저하게 맑아진다면 다른 이들은 방제장치가 없는 싼 차를 사려 할 것이다. (1)방제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맑은 공기의 혜택을 받는 것은 가능하다. (2)공공재의 특징과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공공재는 시장원리에는 맞지 않는다. (3)개개의 이기심이 공공재에 초래하는 영향은 거의 없다. (4)사적인 재물과 공공재는 그 성질이 완전히 다르다. (5)정치 프로세스가 시장 프로세스로 대체될 필요가 있다. 정답)(2) ‘공공재에 대한 의사결정은 시장에 있어 교환과정을 통해 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그 이유로 공공재의 불분할성이라는 특징과 이기심으로부터 오는 ‘무임승차’를 들고 있다. 이들 사실로부터 ‘공공재의 특징과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공공재는 시장원리에는 맞지 않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문 2) 다음 문장을 읽고 사건의 해결이 난항을 겪은 원인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고르시오. 어느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에서는 도주하는 범인의 목격자가 다수였으므로 금방 범인이 체포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사건은 미궁에 빠진 채 1년이 지났다. 이 사건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 것은 다른 마을의 도난사건으로 체포된 용의자가 이 사건에 대해서도 스스로 저질렀다고 자백했기 때문이었다. 또 살인사건의 담당자가 그 용의자를 보았을 때 왜 지금까지 체포되지 않았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목격자는 모두 ‘빨간 코트에 빨간 스커트를 입은 화려한 여성’이라는 것과 같이 ‘빨간색’을 강조했다. 또 이 증언에 따라 ‘화려한 여성’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거기에 있던 용의자는 빨간 옷을 입고 있었지만 수수한 복장의 남성이었던 것이다. (1)빨간 옷이라는 금방 바꾸어 버릴 수 있는 특징의 증언이었던 것. (2)범인은 이러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목격자 중에 있었던 것. (3)빨간색으로부터 연상되는 사항을 멋대로 덧붙인 왜곡된 증언이었던 것. (4)아이 등에 의한 신뢰성이 낮은 목격증언이 많았던 것. (5)범인을 모두가 감싸주려고 거짓 증언을 하였던 것. 정답)(3) 목격자들은 실제로 목격하지 않았으면서도 목격 사실로부터 연상되는 사항도 증언했고, 조사원들은 부가 정보에 따라 범인을 찾은 것이 사건 해결을 어렵게 만든 원인이다. 에듀PSAT 연구소 이승일 소장
  • 美학교 또 총기난사… 5명 숨져

    美학교 또 총기난사… 5명 숨져

    말 그대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자동차·전기 등 현대문명의 이기를 거부한 채 엄격한 금욕생활을 이어온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미시 공동체의 마을학교에 2일 총을 든 30대 남자가 난입, 어린 학생 등 5명을 살해한 것이다. 학교 총기사건으로만 일주일새 세번째. 지난달 27일 콜로라도주 베일리에서 50대 남자가 여학생 6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1명을 살해한 플랫캐니언 고교 사건이 일어난 지 닷새 만이다. ●여학생만 골라 ‘처형하듯’ 범인은 이웃마을에 사는 32세의 트럭운전사였다.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10시쯤 트럭을 몰고 랭커스터 카운티에 있는 ‘웨스트 니켈 마인스 아미시 스쿨’로 향했다. 새벽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세 아이들을 버스에 태워 등교시킨 직후였다. 권총과 소총 등으로 무장하고 학교로 들어간 그는 남학생과 교사들은 내보낸 뒤 준비해 간 각목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치하다 인질로 잡고 있던 10여명의 소녀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3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2명은 치료 도중 사망했다.6명은 중태다. 살해 수법도 충격적이었다. 여학생들의 발목을 서로 묶어 칠판 앞에 한 줄로 세워놓은 뒤 정면에서 ‘처형하듯’ 차례로 방아쇠를 당겼다. 경찰과 대치 중 범인은 아내를 불러 “20여년전 복수를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범인은 경찰 진입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5일전 플랫캐니언 고교 사건과 유사 미국에서는 지난 1999년 4월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콜럼바인 고교에서 학생 2명이 총기를 난사,15명의 학생과 교사가 숨진 참사가 발생한 뒤 10여건의 크고 작은 학원 총기사건이 잇따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범행 수법이 지난달 27일 플랫캐니언 고교 사건과 닮은꼴인 점에 주목, 유사 사건이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지 보안관은 “만약 이번 일이 플랫캐니언 사건을 모방한 것이라면 모두에게 불길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전미 학교안전·치안 서비스의 케네스 트럼프 회장은 “총기사건이 소형 마을학교나 대형 도시학교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무장 침입자들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우린 아니겠지.’라며 대비를 게을리 하는 학교와 치안 관계자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上) 법정이 진실이다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上) 법정이 진실이다

    사법부가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하고 10월부터 검찰도 증거 분리제출 방침을 결정하면서 형사재판에서 본격적인 공판중심주의 시대가 열렸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구술심리 강화 지시에 따라 민사재판도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닻이 오른 재판혁명을 3회에 걸쳐 살펴 본다. 9월27일 서울중앙지법 5층 한 법정. 지난 4월 공판중심주의 시범 재판부로 지정된 형사1단독 이한주 부장판사의 재판이 열렸다. ●사라진 검찰조서 오전 10시 첫 사건. 위장결혼을 통해 불법체류한 혐의로 기소된 조선족 여성의 속행공판이 열렸다. 증거분리제출 방침에 따라 첫기일에 검찰로부터 재판부가 받은 것이라곤 공소장뿐이다. 피고인이 자백한 것으로 돼있는 검찰조서는 법정에서는 볼 수 없었다. 사라진 검찰조서가 공판중심주의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다. 검찰은 곧 사실관계를 신문했다. 검찰이 피고인에게 “결혼한 게 맞느냐.”고 묻자 피고인은 “밥도 해주고 같이 생활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낮에는 따로 생활해도 밤이면 한 집에서 잠을 잤느냐.”며 보다 구체적으로 물었다. 공판중심주의에서는 법관이 심증을 굳히기 위해 검사와 변호인 못지않게 직접 피고인에게 많은 질문을 하게 된다. ●짧은 질문, 긴 대답 검찰이 “한국에서 얼마를 벌었습니까.”고 묻자 피고인이 “300만원 정도 벌었습니다.”고 답했다. 예전 같으면 이미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300만원을 벌었죠.”라고 묻고 피고인은 ‘예’,‘아니오’ 가운데 하나만 답하면 됐다. 변호인의 변론 역시 단답형이 아니라 피고인이 직접 자신의 사정이나 사실관계를 진술할 수 있도록 하는 질문이었다. 피고인은 억울한 듯 중국에서 만난 한 남자와 정식으로 혼인신고가 된 줄 알고 한국으로 들어와 식당 등에서 허드렛일을 했던 지난 일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기소내용이나 범죄사실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안이지만 일단 피고인의 말을 끝까지 들어 보는 것도 공판중심주의가 바꿔놓은 법정풍경이다. 하지만 몇 군데에서는 검사와 변호사가 서류에 ‘코를 박은 채’ 장황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도 있었다. 검찰과 변호인 신문이 끝난 뒤 재판부는 검찰측에 증거목록을 요구했다. 검찰은 참고인들의 검찰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당사자들이 조서가 사실과 다르다고 한 만큼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맞섰다. 검찰은 “그렇다면 당사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공판중심주의 재판에서는 이렇게 검찰조사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당사자들이 직접 법정에 나와서 진술해야 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게 된다. ●당당한 피고인들 오후 2시 사건으로 마약복용 혐의로 기소된 미군이 피고인석에 앉았다. 이날은 피고인을 검거했던 증인이 법정에 나와 증언할 차례였다. 증인이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피고인과 마주하지 않겠다고 하자 검사와 변호사가 설전을 벌였다. 이때 피고인이 통역을 통해 “민주국가에서 나를 범인으로 지목한 사람과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내 권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인이 거부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변호인도 있고 나중에 묻고 싶은 내용을 재판부를 통해 묻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고인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위험요소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주장이 공판중심주의의 취지에도 맞는 말”이라며 증인을 출석시켰다. 검찰과 변호인은 증인이 마약거래가 있은 뒤 6개월이 지나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한 사실이 믿을 만한가를 두고 다퉜다. 현장에서 찍힌 사진이나 폐쇄회로TV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사건이었다. 검찰과 변호사뿐 아니라 피고인도 직접 증인에게 “6개월이나 지나 나를 알아볼 수 있느냐.”며 반박했다. 피고인과 증인과의 설전이 계속되자 검찰이 다음 기일에 하자고 제안했지만 재판부는 “소송지휘는 재판부의 권한”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다음 시간에 예정된 재판당사자들이 재판이 끝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법정을 들락날락거렸다. 결국 30분으로 예정됐던 재판은 2시간을 넘겼다. 결국 재판부는 “사건당 30분 정도로 예상했는데 재판이 길어져 죄송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재판부가 이날 처리한 사건은 모두 10건. 몇몇 사건은 결심이라 빨리 처리됐으나 수사식 재판이 진행되면서 오전 10시에 시작된 재판은 오후 7시가 돼서야 끝났다. 이 때문에 1∼2시간 동안 재판당사자들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것은 일상이 돼버렸다. ●검찰 주장과 달리 무죄선고 한 건도 없어 시범재판부는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181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무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검찰은 공판중심주의 도입으로 법정에서 검찰조서가 인정되지 않는 반면 피고인은 장황하게 거짓말이나 부인 등으로 일관,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시범이긴 하지만 공판중심주의를 통해 범죄를 엄벌에 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형사재판 진화는 계속된다 공판중심주의의 키워드는 ‘신뢰’다.‘보이는 재판’을 통해서 재판을 받는 사람은 재판결과에 승복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사법부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공판중심주의=‘보이는 재판’ 그동안의 형사재판은 한 변호사가 “우리나라만큼 서류위주의 재판이 이뤄지는 곳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할 정도로 재판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알기 어려운 재판이었다. 내 의견을 말할 기회도 적고, 어려운 법률용어에다 곳곳마다 “제출된 서류로 대신하겠다.”는 말로 대신해 재판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는 재판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과연 재판부가 뭘 근거로 유·무죄를 결정했는지, 혹시 내가 모르는 다른 요소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판중심주의는 재판정에서 직접 이뤄지는 증언과 진술, 법적 공방을 통해 소송 당사자들이 “아, 이렇구나.”라고 재판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는 “재판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라며 이용훈 대법원장이 예를 들었던 독일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과거 나치시절 정권에 이용당한 독일 사법부는 2차대전 이후 잃어버린 신뢰를 적극적인 과거사 청산노력과 함께 공판중심주의 등을 통한 공정한 재판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공판중심주의는 현재 진행형 당장 다음달부터 검찰의 증거분리제출 전국 확대실시가 되지만 이를 통해 전면적인 공판중심주의가 실현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현재 국회에서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판중심주의에 가깝다.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재출한 이 법률은 미국식 공판중심주의에 가깝다. 미국식 재판은 기본적으로 원고와 피고인의 대결이다. 적법한 증거만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기가 된다. 물론 검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피고인의 위치를 아예 변호인 옆으로 옮겨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한다. 또 공판중심주의를 도입하면서도 사건관계가 단순하고 증거가 명백한 사건은 피고인이 원할 경우 한번 출석한 당일에 선고까지 끝나는 ‘경죄 처리절차’도 도입된다. 내년에도 또 한차례의 변화가 예정되어 있다.2012년 완전도입에 앞서 내년 3월부터 배심·참심 혼합형 국민참여재판이 도입된다. 그동안 법률전문가인 법관이 진행하던 것에서 비록 살인 등 중요 범죄에 한해 매년 100∼200건에 불과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재판에 참여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법률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공판중심주의는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사도 구술주의?… 글쎄” 민사재판에 불어닥친 재판혁명은 재판장의 앉은 키만큼 쌓였던 서류뭉치들을 사라지게하고 있다.2002년부터 시행돼 정착되고 있는 신민사소송법에 따라 본격적인 변론 전 준비기일에 원·피고측은 서면공방을 통해 쟁점을 정리하고 있다. 때문에 법정에서 서류뭉치 속에 파묻혀 앵무새처럼 주장만 펼치던 변호사들의 예전 모습은 보기 드물다. 하지만 지난 4월 형사재판에서 공판중심주의 강화에 발맞춰 추진해온 민사재판에서의 구술주의 실현은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28일 서울중앙지법 5층 어느 민사법정에서는 아파트 앞 도로건설을 두고 벌어진 소송과 관련해 원·피고측 변호인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변호인은 “당시 도로말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땅이었죠.”라고 물었다.“예, 그러니까…”라며 증인의 말이 길어지자 재판부는 “대답만 하세요.”라며 면박을 주었다. 그 뒤로도 재판부는 증인의 답이 길어질 때마다 서류만 응시한 채 “예.”라고 하며 말을 끊었다. 민사재판을 진행한 판사들이나 변호사들에게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부의 한 판사는 “재판장이 쟁점에서 벗어난 사안이라 중단시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민사재판은 준비기일에서 이미 쟁점들을 서면공방에 이어 구술로도 논의하기 때문에 재판부나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직접 공방을 벌이는 것을 수고스럽게 여기는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민사부 판사는 “소송을 제기한 원고측에서 법적 책임을 밝혀야 하고 법적으로 서면제출이 인정되기 때문에 구술주의가 보여주려는 치열한 법정공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도 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팔당 1급수화’ 1조5000억 투입

    수도권 2300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상수원 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리기 위해 오는 2010년까지 모두 1조 5624억원이 투입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팔당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 등 5대 중점과제 16개 시책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추진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됐던 경안천 준설사업은 대책에서 제외됐다. 도는 우선 팔당호 오염의 주범인 경안천(10.8㎞)을 살리기 위해 733억원을 들여 인공습지와 어도 등을 설치,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 또 오염된 물이 팔당호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2010년까지 양평, 가평, 광주 등 팔당특별대책지역 7개 시군에 모두 1조 1218억원을 투입, 하수종말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 119개를 신설하고 17개를 증설한다.김 지사는 “음식점, 숙박업소 등 오염물질 배출업소 3037곳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환경공영제를 2010년까지 5000곳으로 확대 적용해, 오수처리시설 비용 지원을 통해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환경기초시설 방류수 재활용사업도 1∼2곳을 선정, 시범운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질오염에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는 팔당호 주변 2300여 영세축사의 폐수처리를 위해 축산분뇨를 분리수거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또 팔당호 주변에 수질오염행위 감시용 CCTV를 확대 설치하고 팔당주변 폐수배출업소 1015곳을 대상으로 자율적으로 환경을 관리할 수 있도록 친환경기업제, 자율환경관리제 등도 도입한다. 김 지사는 “1998년 한강수계 특별종합대책이 마련된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4조 8000억원을 투자하고 강력한 규제정책을 펴왔지만 ‘팔당호 1급수’라는 목표수질은 달성하지 못했고 오히려 각종 규제로 지역주민들의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이같은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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