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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칼럼] 평화는 없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금요칼럼] 평화는 없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서초동에서 광화문으로 다시 서초동으로 시위는 계속된다. 2019년 가을 대한민국에는 예년에 비해 훨씬 잦은 태풍이 몰아치고 있지만, 그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폭우와 강풍으로 지붕이 내려앉고 급류에 사람이 휩쓸려 나가지만, 그건 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수십만 마리의 돼지들이 산 채로 매장되지만, 운 나쁜 농장주들의 불행이지 아직 원인도 해결책도 찾지 못한 정부의 책임은 아니다. 다섯 살짜리 어린 아이가 의붓아버지의 폭행으로 복부 손상 판정을 받고 죽었지만, 언론에는 그 흔한 보건복지부 관료의 상투적인 다짐조차 없다. 2019년 여름이 가을로 바뀌는 사이 대한민국은 ‘조국사태’라는 유례없는 광풍(狂風)에 휩쓸렸다. 간판은 ‘검찰개혁’이지만 ‘조국수호’와 ‘조국퇴진’이 실제 싸움의 목표다. 2주일 활동으로 의학논문 제1저자를 거머쥔 딸의 입시 특권에 반대해 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다. 86세대의 대표적 정치논객이 그들을 열등감과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집단으로 조롱하고 마스크 쓴 것까지 나무랐다. 사회운동은 불공정 또는 불평등을 느끼는 사람들이 바로 자신들의 경험에서 출발한다는 교양사회학 1장을 깜빡 잊었나 보다. 요즘 젊은이들이 인터넷 신상털기에 대해 느끼는 공포에도 무지했던 것 같다. 일 있을 때마다 나서서 별 영양가도 없지만, 이번에도 역시 대학교수들은 서명 대열에 앞장섰다. 먼저 조국 반대 서명이 3000명을 넘었다. 그랬더니 웬걸, 조국 지지는 아니라지만 검찰개혁을 내세운 서명은 4000명을 넘었다. 세(勢)싸움이 수(數)싸움이 되었다. 이런 서명 대열이 계속되는 데는 ‘팩트체크’와 ‘가짜뉴스’ 프레임이 한몫했다. 우리 편에 불리한 소식은 가짜뉴스이고 팩트체크해 봐야 한다. 물론 우리에게 유리한 소식은 팩트체크 따윈 필요 없다. ‘가족 인질극’ ‘총칼 안 든 쿠데타’ 같은 무시무시한 말들이 난무했다. 가족인질극이라면 누가 인질범인가? 전두환 신군부는 누구인가? 만약 그 답이 검찰이라면 인질범을 그대로 두고 신군부의 쿠데타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국민은 무엇인가? 인질범의 조력자? 쿠데타의 방관자? 난데없는 ‘삭발식’이 이어지면서 저녁 8시 뉴스에서는 별로 보고 싶지 않는 초로(初老)의 정치인들의 맨머리를 매일 마주해야 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불편해졌다. 여당 대표는 늘 찌푸린 얼굴로 비난의 말을 쏟아낸다. 야당 대표는 내 목 치라며 검찰에 가더니 신원 확인만 했을 뿐 한 말씀도 안 하셨단다. 그동안 선한 얼굴로 위안을 주었던 대통령마저 ‘격노’, ‘화’ 같은 감정을 자주 느끼신다고 언론은 보도한다. 청문회 내내 ‘모른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관했던 법무장관의 말을 국정감사에서도 다시 들어야 한다. 야당 의원들은 모욕 주기에 목숨 건 것 같고 여당 의원들은 고소할 대상 찾느라 바쁜 것 같다. 한동안 여론조사 수치로 네 편이 올랐니 내 편이 올랐니 도토리 키재기에 몰두하다 별 승산이 없어 보일 때쯤 드디어 광장의 정치가 등장했다. 5만명에서 200만명이라는 헛갈리기에는 너무 차이 나는 숫자가 양 진영에서 제시됐다. 그러자 우린 더 많이 모일 수 있다며 태풍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소집했다. 이러다가 5000만 인구가 모두 거리로 나서야 하는 건 아닌지 책상 앞에 앉은 나는 미안해진다. 정치인의 사명은 무엇일까? 평범한 국민들이 평범한 일상을 평범하게 보낼 수 있도록 국가를 지켜주는 것이 아닐까? 발전, 성장 등의 멋진 말이 있지만 거기까진 바라지 않는다. 조용히 각자의 일상을 평화롭게 보내고 싶을 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평화는 북미 정상회담이나 김정은 위원장의 한국 방문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평화를 위해 할 일은 이 광기 어린 싸움판을 하루빨리 걷어치우는 것이다. 2019년 가을, 우리에게 평화는 없다.
  • 매 맞는 경찰 느는데, 무도훈련 한 달에 한 번 시늉만

    작년 호신·체포술 훈련 월 2회→1회 나머지는 필라테스 등 자율훈련 대체 “강력범죄 맞설 수 있나” 우려 목소리 경찰이 사건 현장에서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경찰의 무도훈련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무도훈련의 참석률은 86.5%로 나타났다. 경정 이하 경찰공무원 11만 8800명 가운데 10만 2762명이 참석했다. 얼핏 참석률이 높아 보이지만 무도훈련이 월 1회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최근 5년간(2014~2019년 7월) 범인 피습으로 인해 공상을 인정받은 경찰공무원은 2560명에 달한다. 해마다 500명 이상이 범인을 잡거나 대처하다가 부상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강력범뿐만 아니라 민원이나 취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기초체력과 무도훈련의 중요성이 높아졌지만 무도훈련은 오히려 축소됐다. 경찰은 2017년까지 매달 2차례 호신·체포술 등 무도훈련을 실시해 오다 지난해부터 1차례만 실시하고 나머지 한 차례는 헬스·마라톤·수영·탁구·등산·트레킹·축구·야구·요가·필라테스 등 자율훈련으로 바뀌었다. 다양한 훈련 기회를 부여하고 현장 경찰관의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취지인데 나날이 험악해지는 치안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훈련횟수는 2차례에서 1차례로 줄었지만, 각 지구대와 파출소별로 이뤄지던 훈련을 경찰서별로 실시하는 등 강도나 내용을 보면 오히려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치안감 이하 경찰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체력검정도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0m 달리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악력 측정 등을 검정하는데 초중고교 학생건강체력평가제도와 비교해도 오래달리기, 종합유연성 평가 등의 항목이 빠져 있다. 김 의원은 “시민들의 안전과 효과적인 경찰의 직무수행을 위해 무도훈련과 체력검정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라스베이거스 총격 2주기에 MGM 유족 등에 9000억원대 배상 합의

    라스베이거스 총격 2주기에 MGM 유족 등에 9000억원대 배상 합의

    미국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가운데 한 개인이 저지른 범행으로 역대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낳은 2017년 라스베이거스 총기 참사 2주기 이틀 뒤 부상자와 희생자 유족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은 참사 발생 2주기였다. 범인 스티븐 패덕(64)은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 만델레이베이호텔 32층 객실에서 길 건너편 루트 하베스트 91 콘서트장에 모인 청중을 향해 자동소총으로 1000여 발을 발사해 58명을 숨지게 하고 500여명을 다치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년간 수사를 진행하고 범인의 뇌 분석을 연구기관에 의뢰하기도 했지만 패덕의 범행 동기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3일 AP통신과 폭스 뉴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만델레이베이호텔을 소유한 MGM리조트는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 및 가족에 대해 7억 3500만(약 8871억)~8억 달러(약 9650억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배상액은 얼마나 많은 원고가 나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BBC는 전했다. 또 이번 합의안이 회사의 최종 승인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MGM리조트는 패덕이 호텔 스위트룸에 23정의 중화기류와 수천발의 탄약을 반입하는 과정에 검문검색을 제대로 하지 않아 투숙객과 관광객의 안전을 해쳤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를 전향적으로 인정하고 배상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MGM리조트를 상대로 소송을 낸 유가족을 대리하는 로버트 이글렛 변호사는 AP통신에 “잃어버린 생명과 그날 밤 참혹했던 기억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이번 합의가 수천 명의 유가족 및 부상자들에게 공정한 배상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MGM리조트는 라스베이거스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합의를 이뤘다”라고 말했다. 원고 측 대리인은 정확한 피해액 산정을 위해 별도의 조사 작업이 필요하고 배상액을 조달할 기금 조성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최종적인 배상 절차는 내년 말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조트는 배상액의 80%를 보험사에서 조달하고 나머지 20%는 자체 재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전직 세무회계사 출신인 패덕은 네바다주 리노에 주택을 소유하는 등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이었으며,특별한 총기 관련 전과가 없어 범행에 사용된 화기류를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패덕은 범행 직전 필리핀으로 떠난 여자친구에게 1만 5000 달러를 송금하는 등 미심쩍은 행적이 포착됐지만 경찰 조사 결과 여자친구는 범행에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유영철 뛰어넘은 ‘연쇄살인마’ 이춘재…왜 못 잡았나

    유영철 뛰어넘은 ‘연쇄살인마’ 이춘재…왜 못 잡았나

    9차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포함해 14건의 살인사건과 30여건의 강간·강간미수 범행을 자백한 이춘재(56)는 한국 범죄사에서 가장 많은 강력사건을 벌인 연쇄살인마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이춘재는 모두 10차에 이르는 화성사건 중 모방 범죄로 드러난 8차 사건을 제외한 9차례 범행을 직접 했다고 자백했다. 또 화성 사건 외에도 5건의 살인을 더 저질렀고, 30여건의 강간과 강간미수 범행을 직접 했다고 시인했다. 여기에 처제 살인까지 포함하면 그의 손에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15명에 이른다. 그가 자백한 40여건의 강력 범죄는 그가 군대에서 전역한 1986년 1월부터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8년에 걸쳐 벌어졌다. 8년 동안 매년 1.88명을 살해하고 3.75명을 성폭행하거나 성폭행하려 한 셈이다. 범행 횟수만 놓고 보면 역대 연쇄살인범 중 가장 많다. 과거 발생한 연쇄살인사건 중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사례는 1982년 순경 우범곤이 동거녀와의 갈등으로 경남 의령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져 마을 주민 56명을 연달아 살해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하룻밤 사이에 벌어져 다른 연쇄살인사건과는 성격이 다르다.이춘재 이전에 가장 많은 범죄를 저질렀던 연쇄살인범은 ‘사이코패스’로 대표되는 유영철이다. 그는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10개월 동안 출장마사지사 등 21명을 살해한 뒤 사체 11구를 암매장해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유영철 다음은 1975년 8~10월 수원과 평택, 양주 일대에서 17명을 살해한 김대두다. 그는 금품을 목적으로 경기도의 외딴집을 주요 범행대상으로 삼아 일주일 사이에 11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히기도 했다. 2004년 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13명을 살해한 정남규와 1999년 6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부산과 울산 등에서 부유층 9명을 살해한 정두영도 있다. 이춘재는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범행을 저질렀지만 1989년 9월 26일 강도미수 건으로 경찰에 붙잡혀 200일 동안 구금됐던 것을 제외하면 단 한 차례도 검거되지 않았다. 특히 화성사건 당시에는 족적(발자국)과 혈액형 차이로 수사망을 피해갔다. 초동수사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춘재는 6차 사건 이후 주민 제보 등을 토대로 화성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경찰은 6차 사건 때 비가 많이 온 것을 감안해 현장에서 확보한 245㎜의 족적이 실제보다 축소됐을 것으로 예상해 255㎜로 범인의 족적을 계산했지만 결과적으로 범인 검거에 실패했다. 9·10차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조사를 받았지만, 경찰이 범인의 혈액형을 ‘B형’이라고 판단하는 바람에 ‘O형’인 이춘재는 또 다시 풀려났다. 당시 혈액형 분석이 왜 틀렸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성범죄에 집착한 이춘재의 범행은 시간이 갈수록 흉포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강력 범죄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점차 사라지고 살인을 즐기는 단계에까지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1986년 화성군 태안읍 일대에서 그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7건의 연쇄성폭행 뒤 9건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또 1987년과 1989년에는 수원에서 2명의 여고생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역시 이춘재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연쇄살인사건에 있어서 범인상 추정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한 차례 피해자를 눈 앞에서 놓친 이후 5명의 피해자에게 몸에 상처를 냈다”며 “달아난 피해자에 대한 분노 표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춘재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냉각기’를 갖는 등 치밀한 행동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적이 드물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안개 낀 날, 폭우가 내리는 날, 눈이 내리는 날 등을 범행 시기로 선택한 것도 특징이다.5차 화성사건 이후 언론이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보도하고 경찰 수사가 대폭 강화되자 6차 사건까지 냉각기는 3개월 22일로 매우 길어졌다. 이후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까지 냉각기가 6개월 22일로 더 길어졌고 사건 지역도 경찰의 관심이 집중된 화성이 아닌 수원으로 바뀌었다. 이후 7차 화성사건까지는 냉각기가 8개월 14일로 더 벌어졌고 또 다른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은 9개월 26일 뒤 벌어졌다. 이춘재는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신의 집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한 사건으로 결국 검거됐다. 당시 그는 증거물을 밤새 치우기까지 했지만, 화장실 문고리와 세탁기 밑 장판에서 혈흔이 발견돼 혐의가 입증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춘재 “이런 날 올 줄 알았다”… 범행 장소 그려가며 ‘살인의 추억’ 진술

    이춘재 “이런 날 올 줄 알았다”… 범행 장소 그려가며 ‘살인의 추억’ 진술

    4차 사건 증거물서도 이춘재 DNA 검출 범행일시 등 편차 심해 신빙성 확인 중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춘재가 화성사건을 포함해 14건의 살인과 30건의 강간·강간미수에 대해 자백했다고 경찰이 2일 공식 확인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프로파일러와 수사관을 투입해서 9차례 이뤄진 이춘재에 대한 대면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했다고 밝혔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발생한 10차례의 사건이다. 이춘재는 모방 범죄로 드러나 범인이 검거된 8차 사건을 제외한 이들 사건 이외 추가로 5건의 살인 등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춘재는 일부 사건에 대해 장소 등을 그림 그려 가며 진술했다. 이춘재가 자백한 모든 범행은 그가 군대에서 전역한 1986년 1월부터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8년 새 이뤄진 것이다. 이춘재는 접견 조사 초기 때만 하더라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가 지난주 화성사건 5, 7, 9차 사건 DNA 분석 결과를 알려주자 “DNA 증거가 나왔다니 할 수 없네요”라며 입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자백하면서 “언젠가는 이런 날이 와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 등과의 접견 조사를 통해 ‘라포르’(신뢰관계)가 형성된 상황에서 꺼낸 DNA 카드에 이춘재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임의로 자백하기 시작했다”며 ”본인이 살인은 몇 건, 강간은 몇 건이라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가로 드러난 살인 5건과 강간과 강간미수 30건에 대해 오래된 내용을 기억에 의존한 진술이라 범행일시, 장소, 행위 등이 편차가 심해서 신빙성을 확인 중이고,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살인사건은 화성 일대에서 3건, 충북 청주에서 2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10차 사건부터 역순으로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도 하고 있다. 최근 검증한 4차 사건 증거물에서도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 이춘재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살인 14건·성범죄 30여건 자백… ‘희대의 살인 판도라’열리다

    살인 14건·성범죄 30여건 자백… ‘희대의 살인 판도라’열리다

    8~9년 동안 50건 가까운 극악 범죄 실토 경찰 “수사 중 사안” 구체적 내용 안 밝혀 수원여고생 연쇄 살인 등 포함 가능성 범행 수법·시기·장소 유사성 많았지만 공조 수사 안 돼 수사망 빠져나간 듯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강간 및 강간미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56)가 자신이 저지른 범행들이라며 실토한 내용이다. 허세 떨기 위한 거짓말이 아니라면 이춘재는 8~9년 사이에 50건 가까운 극악 범죄를 저지른 사상 최악의 범죄자로 남을 전망이다. 당시 이춘재의 거주지를 중심으로 연쇄살인 등이 벌어졌는데도 사활을 걸고 수사했다는 경찰이 왜 그를 붙잡지 못했느냐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이춘재는 경찰 포위망이 좁혀올 때마다 이를 비웃듯 빠져나갔다.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춘재가 화성 사건을 포함해 14건의 살인, 30여건의 강간과 강간미수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화성 연쇄살인을 빼고도 5건의 살인을 더 저질렀다는 것이다. 범행은 1986년 9월∼1991년 4월 경기 화성·수원 일대에서 3건, 1993~1994년 청주에서 2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각각 화성 또는 청주에 살 때 거주지 인근에서 벌어졌다. 경찰은 추가 범행의 구체적 내용은 수사 과정임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범죄 전문가들은 1980년대 후반 수원에서 발생한 여고생 연쇄 살인 사건을 이춘재가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987년 12월 수원 화서역 인근 논에서 당시 18세였던 여고생 김모양이 살해된 채 버려져 있는 것을 논주인이 발견해 신고했고 1989년 7월에는 17세의 정모양이 오목천동의 농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8차 화성연쇄살인이 발생할 즈음이다.두 사건의 범행 수법은 화성 사건 범인의 ‘시그니처’(특정 범죄자의 독특한 범행 수법)와 매우 유사하다. 범인은 두 피해자가 입고 있던 옷가지 등으로 목을 졸라 죽였는데 교살은 화성 연쇄살인의 대표적 특징이다. 또 이춘재는 수원에서 고등학교를 나왔고 정양이 숨진 곳은 그의 주거지에서 약 6㎞ 떨어졌다. 이춘재는 1989년 9월 수원의 한 가정집에 흉기를 들고 들어갔다가 붙잡혀 강도예비 및 폭력 등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당시 경찰은 손발이 묶여 있지 않고, 화성이 아닌 수원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동일범이 아니라고 봤다”며 “범행 수법과 시기, 장소가 비슷했지만 공조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1987년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16세 남성은 현장검증 과정에서 도주하려다 경찰에 폭행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숨졌다. 이 일로 경찰관 다수가 구속되거나 징계당했다.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인 1986년 2~7월 사이 화성 태안읍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성폭행 사건 7건도 이춘재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 그는 1986년 1월 군에서 제대했다. 피해 여성들은 20대 초반의 범인이 범행 과정에서 “너네 서방 뭐하냐?”며 욕설했고, 속옷 등으로 손을 묶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경찰은 지역주민으로부터 “1986년 8월 성폭력 사건의 용의자가 이춘재인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탐문 수사 등에서 증거를 찾지 못했다.이춘재는 1991년 청주 여성과 결혼한 뒤에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이듬해 4월 청주 학천교 경부고속도로 확장 공사장에서 숨진 지 3~4개월 된 것으로 보이는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이춘재의 희생자일 가능성이 있다. 땅속 40㎝ 깊이에 묻혀 있던 시신은 양손이 스타킹으로 묶여 있었는데 화성 사건과 수법이 비슷하다. 이춘재는 1994년 1월 처제를 살해하는데 이때도 범행에 스타킹을 이용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춘재 추가범행 자백, 청주지역 미제 사건 관심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이춘재(56)가 청주에서 2건의 추가범행이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청주에서 발생한 미제사건에 관심이 모아진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춘재는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총 9차례의 ‘화성 연쇄 살인사건’ 외에도 화성 3명, 청주 2명 등 총 5명을 더 죽였다고 털어놓았다. 청주 2명의 경우 이씨가 청주를 오가거나 정착해 생활했던 시기에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씨는 1991년 7월쯤 건설업체에서 만난 A씨와 결혼했다. 이후 이씨는 아내 고향인 청주를 자주 오갔고, 1993년 4월에는 주소지를 청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복역중이다. 충북경찰이 그의 행적과 검거시점을 감안해 1991년부터 1994년 1월 사이 청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살펴본 결과 5건이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1992년 4월 23일 오전 8시 20분쯤 청주시 강내면 학천교 경부고속도로 확장 공사장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된 것을 포크레인 기사가 발견됐다. 땅속에 묻혀있던 시신은 알몸상태로 양손이 스타킹으로 묶여 있었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신원파악에 실패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같은 해 4월 18일 청주시 봉명동 식당 주차장에서 발생한 30대 술집 여종업원 살해사건과 그해 6월 24일 복대동 20대 가정주부 피살사건도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 1991년 1월 가경동의 한 공사장에선 1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경찰이 당시 10대인 박모군을 검거했지만 재판과정에서 무죄가 선고돼 현재 미제사건으로 분류돼 있다. 1991년 청주시 남주동에서 발생한 부녀자 피살 사건도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있다. 충북지방청 관계자는 “5건 가운데 자백한 사건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춘재와의 연관성은 경기청 수사본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춘재 “언젠가 이런 날 올줄 알았다”…40여건 자백

    이춘재 “언젠가 이런 날 올줄 알았다”…40여건 자백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춘재(56)는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하며 버티다가 돌연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언젠가는 이런 날이 와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다”며 화성사건의 범인이 본인이 맞는다고 실토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2일 브리핑에서 “‘라포르(신뢰관계)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 씨가 지난주부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임의로 자백하기 시작했다. 본인이 살인은 몇건, 강간은 몇건이라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춘재의 입을 연 것은 화성사건의 5,7,9차 사건 증거물에서 새롭게 검출된 DNA였다. 이들 증거물에서 나온 DNA는 이 씨의 것과 일치했다. 이씨는 경찰이 DNA 분석 결과를 알려주자 “DNA 증거가 나왔다니 할 수 없네요”라며 입을 열었고 9차례의 화성사건은 물론 전혀 다른 5건의 살인까지 모두 14명을 살해했으며 강간과 강간미수 등 성범죄는 30여건이나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일부 범행이 이뤄진 장소를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하는 등 범행 당시 상황을 꽤 상세하게 묘사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씨는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춘재, 아내 고향 청주서도 ‘연쇄 살인‘ 가능성

    이춘재, 아내 고향 청주서도 ‘연쇄 살인‘ 가능성

    화성 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청주에서 벌였다고 자백한 2건의 사건이 실제 있었던 사건으로 알려졌다. 2일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춘재가 자백한 2건의 청주 사건과 유사 사건이 실제 있었던 사건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화성에서 태어나 1991년 7월 건설업체에서 만난 A씨와 결혼했다. 이씨는 아내의 고향인 청주를 자주 오갔으며 1993년 4월에는 주소지를 청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춘재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총 9차례의 ‘화성 사건’ 외에도 추가로 5건의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자백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들 사건 중 화성 일대에서 3건, 청주에서 2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결혼한 뒤 1994년 1월 처제를 살해하고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청주에서는 화성 사건과 유사한 성폭행·살해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1992년 4월 23일 오전 8시 20분께 청주시 강내면 학천교 경부고속도로 확장 공사장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된 것을 포크레인 기사가 발견됐다. 시신은 양손이 스타킹으로 묶여있었고, 40㎝ 깊이 땅속에 묻혀있었다. 경찰은 여성이 숨진 지 3∼4개월 된 것으로 보고 신원 파악에 나섰지만 사건을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 같은 해 4월 18일 청주시 봉명동에서는 30대 술집 여종업원이 식당 주차장에 살해된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리고 27명의 형사를 투입해 사건을 수사했지만, 3개월 넘게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었다. 이와 함께 6월 24일 복대동 가정주부 이모(28)씨 피살사건 당시에도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사건 현장에서 나갔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와 남편 주변 인물 등을 중심으로 수사력을 집중했지만, 한 달 넘게 용의자조차 찾지 못해 수사 난항을 겪었다. 이춘재는 1993년 12월 아내가 2살짜리 아들을 남겨두고 가출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듬해 1월 청주 자택으로 처제(당시 20세)를 불러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인 뒤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달 말 청주 흥덕경찰서와 청원경찰서 문서고에서 10차 사건 피해자가 발견된 1991년 4월과 이씨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사건 기록을 확인했다. 또 유사 사건 확인을 위해 청주 흥덕경찰서(옛 서부경찰서)와 청원경찰서(옛 동부경찰서)에 남아있는 90년대 초반 청주지역 미제사건 기록도 확보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봉준호 “드디어 본 범인 얼굴…내 감정 시간이 필요”

    봉준호 “드디어 본 범인 얼굴…내 감정 시간이 필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이춘재씨(56)가 특정되자 이 사건을 ‘살인의 추억’으로 영화화한 봉준호 감독이 소감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달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영화 축제 비욘트 페스트(Beyond Fest)에서 “드디어 지난주에 나는 범인의 얼굴을 봤다. 내 감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범인을 잡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기울인 경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자리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한국에서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었다.한국 사회에는 굉장히 큰 트라우마로 남았었다”며 “내가 ‘살인의 추억’을 만들 때 나는 범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했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화성사건 5·7·9차 피해여성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50대 남성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처제를 강간·살해한 혐의로 무기 징역형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25년째 수감 중인 이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경찰은 이씨의 자백을 끌어 내기 위해 수사관과 프로파일러를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 보내 총 9차례 대면조사에 나섰다. 이씨는 끈질긴 경찰의 추궁 끝에 자신의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이씨는 14건의 살인 외에도 30여건의 강간을 더 저질다고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 4차 사건 용의자의 DNA는 이씨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춘재, 그림 그려가며 자백…화성 9건 외에 살인 5건 더” [일문일답]

    “이춘재, 그림 그려가며 자백…화성 9건 외에 살인 5건 더” [일문일답]

    살인 14건·강간 등 성범죄 30여건 자백군 전역한 86년 1월~94년 1월까지 범행“스스로 범행 자백…그림 그려가며 설명”경찰, 화성 인근 유사 사건 연관성 수사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화성 사건’ 9건을 포함한 14건의 범죄 외에도 30여건의 강간을 더 저질렀다고 자백했다고 경찰이 2일 공식 확인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발생한 10차례의 사건이다. 이 중 모방범죄로 드러나 범인이 검거된 8차 사건을 제외하면 총 9차례 사건이 오랜 세월 동안 미제로 남아 있었다. 이춘재는 화성 사건 9건 외에도 5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이다. 브리핑을 진행한 반기수 수사본부장은 “추가로 자백한 살인사건 5건의 발생 장소와 일시 등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지금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사건 중 화성 일대에서 3건, 충북 청주에서 2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살인 사건 외에도 30여건의 강간 및 강간미수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춘재가 자백한 범행은 그가 군대에서 전역한 1986년 1월부터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8년 사이에 이뤄진 것이다. 경찰은 이춘재가 자발적 그리고 구체적으로 범행을 자백했다고 전했다.경찰 관계자는 “경찰과 ‘라포르’(신뢰 관계)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춘재가 지난주부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임의로 자백하기 시작했다”면서 “본인이 살인은 몇 건, 강간은 몇 건이라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어떤 자료를 보여줘서 자백을 끌어낸 게 아니라 스스로 입을 열고 있는 것으로, 일부 범행에 대해서는 본인이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춘재가 오래 전 기억에 의존해 자백한 만큼 당시 수사자료 등에 대한 검토를 통해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10차 사건부터 역순으로 4차 사건까지 진행된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3차 사건의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이다. 경찰은 지난 8월 화성 사건 5·7·9차 피해 여성의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50대 남성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청주에서 처제를 강간·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25년째 수감 중이던 이춘재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하고 수사를 벌여왔다.최근 이뤄진 4차 사건 증거물에서도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 이춘재가 범행을 부인하자 경찰은 자백을 끌어내기 위해 수사관과 프로파일러를 이춘재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 보내 총 9차례 대면조사를 해 왔다. 그 동안 대면조사에서 범행을 완강히 부인해 오던 이춘재는 경찰의 추궁 끝에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경찰은 화성 사건 외에 이춘재가 털어놓은 범행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화성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과 이춘재와의 연관성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반 부장은 “현재 자백 내용에 대한 수사 기록 검토, 관련자 수사 등으로 자백의 임의성, 신빙성, 객관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이춘재가 몇 차 조사 때부터 자백했나? 그리고 자백 이유에 대해 진술받은 부분이 있나? =자백한 시점은 지난 주다. 프로파일러와 라포르(신뢰 관계)가 형성된 상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 결과를 제시한 게 자백을 하게 된 계기가 아닌가 판단한다. Q. 라포르 형성을 위해 경찰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라포르라는 건 대상자와 프로파일러와의 충분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여러 과정을 거쳐 수사 대상자와 라포르가 형성됐다. Q. 자백 과정에서 범행 동기 말했나? =아직 (신빙성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기를 말하는 건 성급하다. Q.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임의성 있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이해해달라. 일단 본인이 구체적으로 살인 몇 건, 강간 몇 건 등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임의로 진술했다. 살인과 강간 부분에 대해 몇 건이고, 개별적인 사건에 대해서도 진술하고 있으나, 오래된 일이고 본인도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사건마다 기억하는 일시, 장소 등에 편차가 있다. Q. 자백을 번복할 가능성이 있는가? =가능성을 추정해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Q. 이춘재가 실토한 범행 기간은 언제인가? 군 제대 이후(1986년 1월)부터 처제 살인으로 검거되기 전(1994년 1월)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본인이 일시와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건들이 상당히 있다. Q. 4, 5, 7, 9차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류품에서 현재 DNA가 검출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증거물인가? =구체적인 증거물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 Q. 이춘재가 장기간 경찰의 수사망을 피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받은 진술은 무엇인가? =아직 진술을 받거나 나온 건 확인되지 않는다. Q. 공범이 있을 가능성 제기되나? =공범 가능성 부분에 대해 답변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 Q. 화성 연쇄살인 사건 9차 사건에서 발견된 정액을 감정한 결과 혈액형이 B형으로 나왔는데 이춘재는 O형이다. =혈액형이 틀리게 나온 부분에 대해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Q. 이춘재가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사건에 대해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 =당사자의 기억을 구체적인 진술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시 파악하고 있는 유사 사건들에 대해 계속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Q. 수사 접견 초기 때 이춘재가 혐의를 부인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갔는데? =경찰 언론 창구에서 이전까지 부인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 없다. Q. 이춘재가 자백한 30여건의 강간 및 강간미수 사건 중 증거물에서 DNA 감정 의뢰한 게 있나? =우선 화성 4차 사건의 증거물 DNA 결과를 통보받은 이후 추가로 국과수에 증거물 감정 의뢰했다. 지금 강간 및 강간미수 사건은 그 단계가 아니다. Q. 강간 및 강간 미수 30여건에 대해 대상자가 수치를 자백한 것인지? 아니면 나름대로 관련 기록을 가지고 있었는지? =본인이 범행 장소 등을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다. 범행에 대해 일일이 기록한 건 없다. Q. 자백한 사건에 대한 수사 기록 남아 있나? =구체적인 진술을 한 부분에 대해 관련 수사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구체적이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계속 사건 기록을 확인할 예정이다. Q. 성폭행 사건의 경우 수사 기록 자체가 없다고 알고 있는데? =일단 전제가 수사 대상자가 진술한 강간과 강간미수에 대해 진술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 사람의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사건을 특정해야만 수사 기록을 확인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Q. 이춘재가 자백할 때 경찰에 따로 요구한 부분이 있나? =자세한 면담 내용은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 Q. 교도소에서 자신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하고 있나? =현재 독방에 수감 중이며 언론 접촉을 제한하고 있다. Q. 경찰 수사 이후 가족이나 지인 등 접견이 이뤄진 적 있는가? =수사 접견 초기 때부터 교도소에 요청해 가족이나 지인의 접견을 제한했다. Q. 현재까지 참고인 조사는 몇 명이나 이뤄졌는가? =특정할 수 없다. Q. 본인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진술 내용 등을 확인해 줄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첫번째는 아직 DNA 감정이 종료되지 않았다. 두번째는 오래된 사건에 대한, 기억에 의존한 진술이기 때문에 그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확인하는 절차는 필요하다. 구체적인 진술 내용을 끌어내야 한다. 아직 사건 내용에 관해 확인하고 있는 단계다. Q. 현재 이춘재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경기남부청과 가까운 교도소로 이감할 계획은? =필요할 경우 검토할 예정이다. Q. 현재 구성된 수사본부 자문위원은? =교수 등 6명으로 이뤄졌다. Q. 앞으로 수사 계획은? =추가적인 자백을 듣기 위해 계속 접견할 예정이다. 일차적으로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을 최우선 목적으로 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수원 여고생 32년 한 풀리나…“이춘재, 살인 14건·성폭행 30건 자백”

    수원 여고생 32년 한 풀리나…“이춘재, 살인 14건·성폭행 30건 자백”

    화성 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56)가 화성사건 9건 외에도 5건의 살인을 더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또 30건의 성폭행과 성폭행 미수 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1987년과 1989년 수원에서 발생한 2건의 여고생 살인사건과 1986년 발생한 7건의 성폭행 사건이 모두 이춘재가 저지른 사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일 브리핑을 갖고 현재까지 9차례 이뤄진 이 씨에 대한 대면조사에서 이같이 털어놨다고 밝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2011년 한국경찰학회보에 발표한 ‘연쇄살인사건에 있어서 범인상 추정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1987년과 1989년 수원에서는 2건의 여고생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첫번째 여고생 희생자는 6차 화성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 22일이 지난 1987년 12월 발생했다. 피해자는 여고 3학년으로 12월 24일 외출했는데 다음해 1월 4일 오전 11시 30분 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담당형사가 용의자를 폭행해 용의자가 사망했고 경찰관 다수가 징계를 당하거나 구속돼 사건이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교수는 “당시 사건 지역이 화성이 아니라 수원이라는 이유로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두번째 여고생 희생자는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농촌진흥청 축산시험장 맞은 편 야산 아래 농수로에서 발견됐다. 왼쪽 가슴 등에 예리한 흉기로 찔려 폭행당한 채 알몸으로 반듯하게 누워 숨진 채 발견됐다. 머리맡에는 피해자의 양말 한 짝이 있었고 운동화가 산기슭 50m 지점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1차 여고생 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발생지역이 화성이 아니라는 점, 피해자의 손발이 묶여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화성 연쇄살인사건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스타킹을 이용한 ‘교살’이라는 점에서 화성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모두 성폭행이 동반된 살인 사건으로 흐리거나 안개가 짙은 날 발생했다. 화성 살인사건도 2건만 손으로 목을 누르는 ‘액살’이었고, 나머지 7건이 모두 스타킹, 브래지어, 블라우스 등 도구를 이용한 교살이었다. 오 교수는 “인근 수원지역에서 발생하였던 2건의 여고생 강간살인 사건이 관할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조수사가 이루어 지지 않 았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오 교수 논문에 따르면 1986년 9월 15일 첫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화성군 태안읍(현 화성시)에서는 7건의 성폭행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사건은 1986년 2월부터 7월 중순까지 불과 6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벌어졌다.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범인에 대해 165㎝ 정도의 키에 마른 체격의 인물이라고 지목했다. 범인 나이는 20~25세로 모두 20대 초중반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를 결박하는데 사용한 도구는 주로 스타킹, 하의, 치마 등으로 화성 살인사건과 매우 유사했다. 성폭행 사건 6건은 안개가 짙게 낀 날 발생했다. 1건은 장마 시기였다. 범인은 흉기로 피해자를 위협하거나 갑자기 피해자 몸을 여러차례 찌르기도 했다. 모든 피해자가 ‘심한 욕설’을 들었다고 밝혔다. 특이한 점은 2건의 강간 사건에서 범인이 피해자에게 “네 서방 뭐해”라는 동일한 말을 했다는 점이다.연쇄성폭행 사건 뒤인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는 살인사건 9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1986년 11월 단 1건의 살인 미수사건이 발생했는데, 당시 피해자는 범인이 ‘서방’이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이 피해자는 범인이 가방을 찾으러 간 틈을 이용해 양손이 묶인 채로 전력질주해 탈출했다. 이춘재는 30세가 되던 1993년 4월 아내의 고향인 충북 청주로 이사했다. 그는 1994년 1월 처가 2살배기 아들을 남겨두고 가출한 데 대한 보복으로 처제(당시 20세)를 성폭행하고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했다. 그는 이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 선고 받아 현재까지 부산교도소에 무기수로 수감 중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이주민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열린세상] 이주민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세계변호사대회에 참석했다. 처음 참석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큰 행사였다. 미국이나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아프리카나 남미까지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의 변호사들이 모여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해야 하는 법적인 논의가 무엇인지 의견을 나누고 네트워킹을 하는 자리였다. 평소 잘 알지 못하는 서로의 나라 상황과 법률 제도에 관해 묻고 답하며 조금 더 이해를 하는 기회가 된 것은 물론이다. 일정 중 어느 날 독일 변호사 Y와 같이 택시에 타게 됐다. 유럽 정세와 관련해 여러 가지 비즈니스 전망을 나누던 중(소위 선진국에서 변호사업이란 전문지식으로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일인 것이다) 그가 속한 로펌이 있는 도시의 인종적 갈등은 해결됐느냐고 질문했더니 유창한 영어로 밝게 수다를 떨던 Y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의 로펌이 있는 독일 도시에서 몇 년 전 송년의 밤 떠들썩한 분위기를 틈타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강력 범죄가 벌어졌는데, 범인으로 주로 아랍 계통의 이민자들이 지목되면서 인종문제 및 남녀문제, 미디어의 축소 보도 등에 대한 여러 논쟁으로 번져 독일뿐 아니라 온 유럽이 발칵 뒤집힌 일이 있다. Y는 조금 침울한 어조로 아직 난민 내지 이민자와 관련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고 인정했다. 주로 이주민들이 독일인들과 다르기 때문에, 즉 이주민들이 갖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문화, 여성에 대한 관점 및 태도, 인생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의미 등 여러 면에서 독일인들과는 차이가 있는데, 이러한 차이점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즉 그는 문제를 이주민 쪽에서 찾고 있는데 이 시각은 사실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름을 수용하고 이주해 온 사람들을 ‘독일인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노력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Y는 난민이나 이민자에 그다지 ‘동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지 않은 듯했고, 그들을 주변에 가까이 두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는 이민자 내지 난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그들이 떠나온 나라들, 불안정하거나 훨씬 가난한 그 나라들을 보다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된다면 상당수 이민자 내지 난민들이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고 일부만 남을 것이니, 서구 유럽사회가 지고 있는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자신은 사람들이 스스로나 자식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오는 걸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하자면 그는 이주민들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결국 돌아가기를 바라면서도 관련한 법적인 제도를 강화하거나 불법체류자를 색출하는 식으로 강제로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이런 주장을 이상적이고 낭만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도대체 먼 곳에 있는 나라들을 잘살게 하는 방법이 무엇이 있겠냐는 의문이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서의 분쟁을 종식시키려는 노력이나 직접적 원조를 하는 것, 그런 정책을 취하는 정부를 지지하는 것들이 그 방법에 해당할 것이다. 효과가 얼마나 빠를지, 그리고 클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이다. 한국 사회 역시 이민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민자들이 차지하는 위치는 유럽과는 또 다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필수적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가족을 구성하기 위해 오는 경우도 많다. 한국 역시 이미 경제적 선진국의 지위를 차지하는 이상 이민자나 난민의 유입과 그에 따른 의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인들과는 여러 면으로 ‘다른’ 이들과 보다 적게 갈등을 빚으며 살아가기 위해 한국 사회는 어떠한 고민을 하고 있는가. 이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길 꺼리고 그저 숫자를 줄이려 하거나 규제 방법만을 강구하는 것은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악화시킬 수 있다. Y에 따르면 그가 사는 도시의 이주민과 관련된 갈등은 처음 유입이 시작된 20~30년 전보다는 위 사건에도 불구하고 사실 전반적으로 더 나아졌다고 한다. 서로들 적응한 것이리라. 길게 보고 서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답답하지만 가장 나은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한국 사회는 20~30년 후 어떤 모습일까.
  • 경찰 출동도 ‘위험직무’… 공무원 안심하고 일할 기반 다졌다

    경찰 출동도 ‘위험직무’… 공무원 안심하고 일할 기반 다졌다

    위험직무순직 범위 넓혀 수혜자 확대 유족연금 ‘재직기간 20년’ 기준 없애 재활급여 신설… 법 시행 후 38명 혜택 공무직도 공무원과 동일하게 순직 인정 장기적으론 정신과 질환 치료 확대 필요공무원 재해보상법이 시행된 지 1년을 맞았다. 기존에 있던 공무원연금법에서 재해보상 부분을 분리해 보완 및 강화한 법이다. 다양한 업무 현장에서 헌신하다 재해를 입은 공무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다. 공무원, 법조계, 학계 등 공직 내·외부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해 9월 21일 시행에 들어갔다. 재해보상법 주무 부처인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그동안 공무원 연금은 이슈로 부각돼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재해보상 부분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일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비교해도 부족하다 보니 법을 독립해서 만들고 보완, 강화를 한 것”이라고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1년간의 성과는 적지 않다. 공무수행 중 사망한 공무원과 그 유족에 대한 국가책임이 강화됐다. 일반 순직보다 높은 수준의 보상이 지급되는 위험직무순직 범위가 확대된 게 대표적이다. 경찰공무원은 범인체포나 교통단속, 주요 인사 경호, 대테러 작전 수행 등에만 위험직무순직으로 인정됐지만 긴급신고 처리를 위한 현장출동과 순찰활동도 직무에 새로 포함됐다.112 신고에 따른 위험현장 출동, 우범지역 순찰 등의 사례가 많아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외에도 소방공무원은 화재진압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동물 포획·퇴치나 위험 구조물 제거 등과 같은 생활안전 활동이 직무 요건에 추가됐다. 신설된 요건도 있다. 산불진화 업무에 투입된 산림항공기 조종사뿐 아니라 함께 탑승한 근무자도 직무수행 중 사망하면 인정된다. 유족연금 수준도 현실화됐다. 기존에는 위험직무순직은 재직기간 20년을 기준으로 연금 지급률에 차이를 뒀다. 이를 재직기간에 상관없이 바꾸고, 유족의 수에 따라 지급률을 더했다. 중국어선을 단속하다가 사망해 위험직무순직으로 인정된 해양경찰 팀장(재직기간 20년 미만)의 유족 3명은 기존 월 150만원(본인 기준소득월액×35.75%)의 연금을 받았지만 법 제정 이후 월 245만원(본인 기준소득월액×58%)의 연금을 받고 있다. 58%는 법 시행 이전 35.75%에서 약 7% 상승한 연금 지급률 43%에 유족 1인당 5%의 지급률을 더한 값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공무상 재해 가능성이 높은) 현장 공무원은 나이가 젊은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재직기간 20년을 못 채우면 연금도 낮은데 이러한 공무원들의 보상수준을 현실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상·질병으로 치료가 필요한 공무원들에 대한 치료비 지원도 확대했다. 올해 3월 인사처는 건강보험이 지원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특수요양급여비용 산정기준’을 개정해 지원 항목을 넓힌 바 있다. 소방공무원이 화재진압 현장에서 화상을 입는 일이 다반사지만 치료에 필요한 진료행위·약제 등에 비급여 항목이 많았다. 자연스레 공무원의 치료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화상치료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만 있으면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 밖에 허리디스크 환자에 대한 척추질환 치료, 고주파 열치료 등에 대해서도 지원 기준을 마련했다. 인사처는 건강보험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지원되지 않는 항목을 특수요양급여비용 산정기준으로 인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해보상에서는 재활급여를 신설하는 등 재활 분야를 확대했다. 재활급여는 신체재활인 ‘재활운동비’와 심리재활인 ‘심리상담비’ 2가지로 구분된다. 재활운동비는 공무상 요양 중이거나 요양을 마친 지 3개월 이내인 공무원이 특정한 장해가 남을 것이라는 의학적 소견이 있어 재활운동기관에서 재활운동을 한 경우 한 달에 최대 10만원까지 지급한다. 심리상담비는 공무상 요양 중인 공무원이 공무상 재해로 인한 심리적 치료를 위해 심리상담을 받으면 준다. 1회 최대 10만원까지, 최대 10회 지원한다. 총 38명이 법 시행일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재활급여를 지원받았다. 인사처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운영 중인 재활병원 8곳(인천·안산·대전·순천·동해·태백·대구·창원)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원래는 일반 근로자만 이용 및 치료가 가능하나 공무원들도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반병원에 없는 로봇보행재활, 수중치료, 작업능력 평가 프로그램 등 수준 높은 시설과 서비스를 통해 공무원의 사회 복귀를 돕는다. 서비스가 시행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공무원 43명이 재활치료를 받았다. 재해보상의 차별을 없앤 것도 성과다. 그동안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공무원 신분이지만 ‘상시근로자’(사업장에서 상시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면서 고정급여를 받는 것을 의미)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무원연금법상 재해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제는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공무원 재해보상법의 제정으로 공무원과 동일하게 재해보상을 지원받는다. 한 지자체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시간선택제공무원이 자신의 관할 지역이 아님에도 의료급여증 발급을 요구하고 차비를 달라고 하는 민원인을 상대하던 중 민원인이 던진 돌에 맞아 2주간 치료를 했는데 그 치료비를 받을 수 있었다. 공무직 근로자(무기계약직)도 업무를 하던 중 사망하면 공무원과 동일하게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순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 근로자로서 공무원 재해보상법과 사실상 관련이 없지만 국가와 지자체에서 근무한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인사처의 설명이다. 그 결과 폭우 속 도로배수 정비 작업 후 사망한 도로보수원, 폐기물 처리차량의 기계에 끼어 사망한 환경미화원, 벌목작업 중 쓰러지는 나무에 맞아 사망한 공무직 근로자 등 법 시행일 이후 8월 말까지 총 9명의 비공무원이 순직으로 인정받았다. 이들은 국가보훈처에 국가유공자 신청이 가능해지고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그 결과에 따라 예우가 이뤄진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들도 산재해 있다. 지난달 26일 개최된 ‘공무원 재해보상제도 발전 포럼’에서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현재 위험직무순직과 일반순직의 보상이 다른데 장기적으로는 동일하게 가야 한다. 그게 선진국들의 방식이고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과 협력해 재활서비스를 개선하는 방향은 좋으나 지속적으로 제대로 된 감시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인 근로자가 대상인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를 연구한 이승욱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연구원은 “요양과 동시에 재활을 해야 하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치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무원재해보상제도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제도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수행 중 다친 공무원은 국가에서 책임지고 보듬어야 한다. 재해보상법은 이러한 공무원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보상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법 제정 의미를 살려 지난 1년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재해 예방과 동시에 재활을 통해 직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화성연쇄살인 9건 모두 그놈 짓…여죄 5건이나 더 있었다

    화성연쇄살인 9건 모두 그놈 짓…여죄 5건이나 더 있었다

    화성 일대 3건·청주서 2건 추가로 밝혀 4차 사건 DNA 검출·목격자 증언 결정타 9차례 조사 부인하다 지난주부터 진술 내용 검토·신빙성 등 확인 뒤 수사 발표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씨가 화성사건을 비롯해 모두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화성사건 총 10건 가운데 1건은 범인이 잡힌 모방 범죄로 드러난 만큼 이씨는 화성사건 9건과 그 외 별도로 5건의 추가 사건을 자백한 것이다. 이씨의 처제 살해 사건은 별도다. 1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씨는 총 10차 화성연쇄살인사건 가운데 모방범죄로 드러난 8차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9건 전부와 다른 5건의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최근 경찰에 털어놨다. 이씨가 사건 용의자로 특정된 지 13일 만이다. 화성사건 이외 범행은 화성사건 전후 화성 일대에서 3건, 이씨가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 처제를 살해하기 전까지 2건이다. 화성 일대 3건 중에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이전 화성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씨의 DNA는 화성사건의 5, 7, 9차 사건에 이어 4차 사건 증거물에서도 나왔다. 이에 따라 화성사건에서 이씨의 DNA가 나온 사건은 모방범죄로 밝혀진 8차를 제외한 9건 중 모두 4건으로 늘어났다. 4차 사건의 증거물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이씨의 자백은 화성사건의 4, 5, 7, 9차 사건에서 본인의 DNA가 나온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7차 사건 직후 버스에 올라탄 이씨를 눈여겨본 당시 버스안내양 엄모씨가 최근 경찰에 “이씨가 범인이 맞다”고 진술한 게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경찰이 이씨의 몽타주를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한 엄씨는 법최면 전문가 2명을 동원한 최근 경찰의 이 사건 목격자 조사에서 이씨의 사진을 보고선 “기억 속의 범인이 이씨가 맞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9차례에 걸쳐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을 보내 이씨를 압박했다. 이씨의 DNA가 검출된 점, 이씨가 강도미수 범행을 저질러 구속된 동안에는 화성사건이 더는 이어지지 않다가 그가 풀려난 지 7개월 만에 다시 화성사건이 벌어진 점, 1993년 4월 이후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에는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 당시 이씨의 행적을 토대로 추궁을 이어 갔다. 다만 경찰은 자백내용에 대한 수사기록 검토, 관련자 수사 등으로 자백의 신빙성 등을 확인해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측은 “이씨가 자백진술을 하기 시작했다”면서도 “이씨가 더이상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자백할 수 있고 나중에 번복할 수 있기에 수사를 통해 검증한 뒤에 적절한 시점에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돼 이씨 처벌은 불가능하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1991년 4월 3일 경기 화성시(당시 화성군) 태안읍 반경 2㎞ 일대에서 13∼71세 여성 10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다. 경찰은 연인원 200만명을 투입했지만 끝내 범인 검거에 실패했다. 사건은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도 만들어졌다. 이 사건의 혐의자로 특정된 이씨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청주 집으로 놀러 온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25년 째 복역 중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화성연쇄살인 9건 모두 그놈 짓…여죄 5건이나 더 있었다

    화성연쇄살인 9건 모두 그놈 짓…여죄 5건이나 더 있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씨가 화성사건을 비롯해 모두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화성사건 총 10건 가운데 1건은 범인이 잡힌 모방 범죄로 드러난 만큼 이씨는 화성사건 9건과 그 외 별도로 5건의 추가 사건을 자백한 것이다. 이씨의 처제 살해 사건은 별도다.1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씨는 모두 9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5건의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최근 경찰에 털어놨다. 이씨의 자백은 이 연쇄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지 13일 만이다. 화성사건 이외의 범행은 화성사건 전후 화성 일대에서 3건, 이씨가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 처제를 살해하기 전까지 2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까지 9차례에 걸쳐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이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을 보내 이씨를 압박했다. 모방범죄로 밝혀져 범인까지 검거된 8차 사건을 제외한 모두 9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5·7·9차 사건 증거물에서 이씨의 DNA가 나온 사실과 그가 화성사건 발생 기간 내내 화성에 거주한 점과 당시 수사기록 등을 근거로 이씨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강도미수 범행을 저질러 구속된 동안에는 화성사건이 더는 이어지지 않다가 그가 풀려난 지 7개월 만에 다시 화성사건이 벌어진 점, 1993년 4월 이후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에는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 당시 이씨의 행적을 토대로 한 추궁도 이어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애초에는 대면조사에서 부인으로 일관하다가 지난주부터 서서히 자신의 범행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이씨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수사기록 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 측은 “이씨가 자백진술을 하기 시작했다”면서도 “이씨가 더이상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자백할 수 있고 나중에 번복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백한다고 해도 자백의 신빙성에 대해 수사를 통해 검증한 뒤에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자백내용에 대한 수사기록 검토, 관련자 수사 등으로 자백의 임의성, 신빙성, 객관성 등을 확인해 수사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1991년 4월 3일 경기 화성시(당시 화성군) 태안읍 반경 2㎞ 일대에서 13∼71세 여성 10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다. 경찰은 연인원 200만명을 투입했지만 끝내 범인 검거에 실패했다. 사건은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도 만들어졌다. 이 사건의 혐의자로 특정된 이씨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춘재 DNA, 4차 화성사건 피해자 속옷서도 검출

    이춘재 DNA, 4차 화성사건 피해자 속옷서도 검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의 DNA가 화성사건의 5, 7, 9차 사건에 이어 4차 사건 증거물에서도 검출됐다. 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4차 사건의 증거물에서도 이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씨의 DNA는 4차 사건 피해자의 속옷을 비롯해 모두 5개 이상 증거물에서 검출됐다. 앞서 경찰은 화성사건의 마지막 사건인 10차 사건 증거물부터 차례대로 국과수에 DNA 감정을 의뢰했다.이 씨의 DNA는 이 중 5, 7, 9차 사건의 피해자 속옷 등에서 검출됐으며 10차 사건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6차 사건의 증거물은 마땅히 확보된 게 없어 국과수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8차 사건은 모방범죄로 범인까지 검거된 화성사건과는 별개의 범죄이다. 이번에 이 씨의 DNA가 검출된 4차 사건 증거물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4차 사건 증거물의 DNA 감정에서도 이 씨의 DNA가 나온 사실을 토대로 그를 압박해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1급 모범수’ 이춘재, 자백 왜 했나…가석방 체념한 듯

    ‘1급 모범수’ 이춘재, 자백 왜 했나…가석방 체념한 듯

    4번째 화성사건 속옷서도 DNA 증거 나와버스 안내양 등 목격자 등장에 심경변화 추측프로파일러, 신뢰관계 바탕으로 회유와 압박공소시효 만료로 범행 시인해도 형량 그대로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가 화성사건 전부(9건)와 추가 범행(5건)까지 털어놓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처제 살해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이씨는 가석방을 기대하며 1급 모범수로 살았지만 화성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사실상 체념한 것으로 보인다.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 역시 이씨를 옭아맨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은 화성사건의 5, 7, 9차 사건에 이어 4차 사건 피해자의 속옷에 묻은 이씨의 DNA를 확인한 뒤 이를 토대로 그를 압박했다. 화성 사건의 목격자였던 버스안내양이 최근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범인이 맞다고 진술하는 등 증언이 나오는 상황에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범죄심리를 분석하는 프로파일러 경찰들이 이씨와 신뢰관계, 이른바 라포르를 형성하고 압박과 회유를 반복한 것도 이씨의 자백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씨가 범행을 시인하더라도 공소시효 만료로 형량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점 역시 자백의 배경으로 분석된다.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씨는 모방범죄로 밝혀져 범인이 검거된 8차 사건을 제외한 모두 9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5건의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최근 경찰에 털어놨다. 이씨는 지난주부터 입을 열기 시작해 이날까지 자백을 이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경찰이 대면조사를 시작한 지난달 18일부터 한동안 ‘자신은 화성사건과 무관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1급 모범수로 가석방에 대한 기대를 품었던 이씨는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후 그 희망이 무너지자 자포자기 심정으로 입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화성사건의 5, 7, 9차 사건 증거물에 이어 최근 4차 사건 증거물 5곳 이상에서 자신의 DNA가 나온 상황에서 계속 혐의를 부인한다고 해도 가석방이 이뤄질 리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씨는 특별사면 심사 대상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7차 사건 직후 버스에 올라탄 이 씨를 눈여겨본 당시 버스안내양 A 씨가 최근 경찰에 “이 씨가 범인이 맞다”고 진술한 것이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경찰이 이 씨의 몽타주를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한 A 씨는 법최면 전문가 2명을 동원한 최근 경찰의 이 사건 목격자 조사에서 이 씨의 사진을 보고선 “기억 속의 범인이 이 사람이 맞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 경찰청·경찰서에서 차출된 프로파일러들이 큰 역할을 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 사건 수사본부는 범죄분석 경력 및 전문성 등을 고려해 전국에서 선정한 프로파일러 6명에 경기남부청 소속 3명 등 모두 9명의 프로파일러를 이 씨 대면조사에 투입됐다.이 중에는 2009년 여성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강호순의 심리분석을 맡아 자백을 끌어낸 공은경 경위(40·여)도 포함됐다. 공 경위 등은 주말 등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이 씨를 접견해 ‘라포르’(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압박과 회유를 반복하며 결국 자백을 끌어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이 9차례 대면 조사를 진행하면서 투입한 프로파일러와 라포르 형성이 충분히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씨가 처음엔 DNA가 정확한 증거인지 반신반의했을 수 있지만, 버스 안내양과 목격자 등 증인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게 아닌가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범행을 시인해도 자신의 형량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화성사건 용의자 또 혐의 부인

    화성사건 용의자 또 혐의 부인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한 이모(56) 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했으나 그는 혐의를 또 전면 부인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1일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을 보내 9번째 접견 조사를 했다. 경찰은 모방범죄로 밝혀져 범인까지 검거된 8차 사건을 제외한 모두 9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5·7·9차 사건 증거물에서 이 씨의 DNA가 나온 사실과 그가 화성사건 발생 기간 내내 화성에 거주한 점과 당시 수사기록 등을 근거로 이씨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씨가 강도미수 범행을 저질러 구속된 동안에는 화성사건이 더는 이어지지 않다가 그가 풀려난 지 7개월 만에 다시 화성사건이 벌어진 점, 1993년 4월 이후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에는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 당시 이씨의 행적을 토대로 한 추궁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뒤 9번째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도 자신은 화성사건과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더 이상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자백할 수 있고 나중에 번복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백한다고 해도 자백의 신빙성에 대해 수사를 통해 검증한 뒤에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 결과 또한 이씨가 알게 될 경우 수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 결과가 나올 때마다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일산 노래방 화장실서 여성 폭행한 범인은 외박 나온 상병

    일산 노래방 화장실서 여성 폭행한 범인은 외박 나온 상병

    경찰, 21세 상병 검거…헌병대에 인계“술 취해 기억 안나” 범행동기 안 밝혀 상가 화장실에서 나오던 여성을 아무 이유 없이 마구 폭행한 육군 상병이 검거됐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주거침입 및 상해 혐의로 육군 상병 A(21)씨를 검거, 헌병대로 신병을 넘겼다고 1일 밝혔다. A 상병은 지난달 22일 오전 1시 30분쯤 일산동구의 한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피해 여성 B(30대)씨를 마구 때린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얼굴과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인터넷에 올려 피해를 호소한 바 있다. CCTV 추적을 통해 검거된 A 상병은 당시 외박을 나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그는 부대 동료와 외박을 나왔고, 해당 상가 건물에 숙소를 잡은 뒤 동료와 술을 마셨다. 이후 혼자 노래방이 있는 3층으로 내려와 서성이던 A 상병은 B씨가 여자화장실로 들어간 것을 보고는 쫓아 들어가 범행했다. A 상병은 B씨가 소리를 지르는 등 강하게 반항하자 달아났고, 이후 군부대로 복귀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상병은 B씨를 폭행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서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상병이 성폭행 의도를 갖고 여자 화장실에 침입했던 것인지 여부도 명백히 조사해달라고 헌병대에 요청했다. 지난달 29일 피해자는 ‘너무나 간절하고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린다’면서 당시 퇴근 후 남편과 간단하게 치킨과 함께 맥주를 마신 뒤 노래방에 갔다가 화장실에서 나오던 중 20대로 보이는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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