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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덕수 위원장이 밝힌 FTA 오해와 진실

    한덕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외협력위원회 초청 강연에서 “한·미 FTA의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1. 미국과의 FTA는 깨는 게 대세다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벌이는 FTA가 지연되는 사례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국가별 사정에 따른 것이지 ‘깨는 것이 대세’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의 경우 참가국이 43개나 돼 진행이 늦어지고 있으며 스위스와 UAE, 카타르도 실무적인 문제로 미국과의 FTA 협상이 답보 상태이기는 하나 FTA의 필요성에는 당사자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 2. 외환위기의 100배에 달하는 충격으로 경제 마비 외환위기 때는 개방을 준비할 여유도, 선택의 여지도 없었지만 한·미 FTA는 5년,10년,15년의 이행기간을 두고 단계적, 점진적으로 개방하게 된다. 미국과의 FTA 체결 후 국가신용등급이 오른 칠레의 경우처럼 한·미 FTA는 오히려 국가신용의 상승 계기가 될 수 있다. 3. 유전자조작식품·광우병 쇠고기가 범람할 것이다 GMO는 한·미 FTA 논의 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FTA가 체결되더라도 식약청의 엄격한 안전성 검사를 거쳐 수입된다. 4. 제2의 론스타 게이트가 속출할 것이다 론스타 문제는 예기치 못한 경제적 충격의 잔영으로 볼 수 있으나 FTA는 ‘준비된 개방’이라는 점에서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5. 교육의 공공성이 침해될 것이다 미국이 대학의 영리법인화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공교육은 FTA 협상 대상이 아니다. 미국 대입수능시험(SAT) 등 온라인 교육시장은 이미 상당부분 개방돼 있다. 6. 의료비 및 약값이 급등할 것이다 건강보험과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로 국민건강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약제비 적정화’를 통해 약가 급등을 방지할 수 있다. 7. 영세 중소기업의 몰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제조업, 특히 섬유·부품 등 중소기업형 업종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미국보다 강하다. 영세 자영업의 추가 개방은 없다. 8. 실업대란이 온다 강한 경쟁력을 가진 제조업에서는 FTA 이후 일자리가 늘어나고 서비스업에서도 투자 증대로 고용이 창출될 것이다. 농업부문은 고령화 등으로 인해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별도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한·미 FTA 체결 시 50만개 정도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양평동 수해보상 소송없이 합의

    양평동 수해보상 소송없이 합의

    서울 양평동 안양천 제방 붕괴 사고와 관련, 주민들이 소송 없이 보상합의를 이뤄냈다. 서울에서 발생한 수해 사건이 법정으로 비화하지 않고 양자합의로 끝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등포구청의 노력이 돋보인다. ●소송 없이 합의 18일 현재 피해를 입은 공장·상가·주택 679곳 가운데 637곳이 손해산정액의 대부분을 받기로 지하철 9호선 시행사인 삼성건설과 합의했다. 공장은 총 166억원, 상가는 26억원, 주택은 9억원의 피해 보상을 받았다. 총 피해보상액은 201억원에 이른다. 양측은 “영등포구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 덕분에 원만한 합의를 이뤄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1984년 망원동 수해사건은 6년 소송 끝에 대법원 판결로 가구당 70만원 받았고,2001년 면목동 수해사건은 현재 2심에 계류 중이다. 그만큼 자연재해에 대한 피해보상은 쉽지 않은 과제다. 수해 발생부터 협상합의까지 숨가빴던 3개월을 돌아본다. ●7월16일, 안양천 제방 붕괴와 피해 양평교 부근 안양천 제방이 일부 무너졌다. 안양천 물이 지하철 9호선 양천∼당산역 구간 공사장을 중심으로 주택가로 범람했다. 주택 306곳 상가 271곳 공장 127곳 등 704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이재민 1075명이 생겼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는 주택 침수에만 보상금을 지급도록 규정했지만 구청은 공장·상가에 대해서도 피해구제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역경제과는 피해 현장을 찾아가 사진을 찍고 피해 내역을 기록했다. 이 자료는 손해액을 산정하는 기초자료가 됐다. ●7월25일, 공공보상금 지급 정부와 서울시, 구청은 피해 공장·상가·주택에 응급구호비(1인당 35000원)·재난지원금(1가구 100만원)·수재의연금(1가구 183만원)을 지급했다. 총지급액은 13억 9800만원. 외국인 6명이 피해를 입었지만, 법률상 외국인에게 보상금을 줄 수 없었다. 이에 구청 사회복지기금에서 1인당 20만원씩 지급했다. ●7월27일, 민간보상 협의 삼성건설이 민간 피해보상에 나섰다. 서울시가 제방이 유실된 원인을 조사하고 있었지만, 삼성건설은 보상을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공장·상가·주택도 각각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협상에 응했다. 삼성사회봉사단이 침수피해지역에서 도배와 청소를 도우며 신뢰를 구축한 덕분이었다. 구청도 중재에 나섰다. 김형수 구청장은 “처음에 구청이 민간협상에 끼어 들면 험한 소리만 듣는다고 많은 사람이 우려했다.”면서 “그러나 협상이 주민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 판단, 중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7월31일, 마라톤회의 5시간 마라톤 회의도 열렸다. 피해규모가 큰 공장이 협상을 먼저 시작했다. 첫 난관은 손해를 사정할 법인을 결정하는 문제였다. 손해액에 따라 보상금이 지급되기에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공장 침수피해대책위원회는 8월2일 소송을 제기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구청의 중재로 양측이 추천한 손해사정법인이 공동으로 손해를 파악하기로 했다. 또 다른 걸림돌은 보상금지급 비율. 양측이 ‘원상복구’를 원칙으로 정했지만 0.6%를 놓고 마라톤 회의가 계속됐다. 결렬 위기가 닥칠 때마다 중재를 맡은 천기웅 부구청장이 양측을 테이블로 이끌었다.14차례 회의 끝에 8월28일 보상금 지급기준을 손해산정액의 대부분으로 결정했다. 공장 144곳이 보상금 166억원을 받게 됐다. 대책위원회는 이날 소송을 취하했다. 이철구 위원장은 “인재냐 천재냐를 놓고 법원에서 몇 년간 다투느니 빠른 시일에 경영 정상화를 이루는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10월2일, 상가·주택도 합의 공장 협상이 성공하자 소송에 나섰던 상가들이 협상으로 돌아섰다.18차례 회의 끝에 상가 237곳이 26억원을 받기로 합의했다.4곳은 협상이 진행 중이다. 주택은 개별보상을 통해 256가구가 9억원을 보상받았고,38가구는 아직 협상하고 있다. 침수피해대책위원회는 17일 김 구청장과 천 부구청장에게 ‘삼성물산과 원만한 합의로 보도록 구청이 중재한 것에 감사하다.’며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시민정신과 기업정신이 수해사건 3개월 만에 99.9% 합의 보상이라는 역사를 세웠다.”고 화답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문정희 : 머리 감는 여자

    문정희 : 머리 감는 여자

    글 유종호 문학평론가, 시인   가을이 오기 전 뽀뽈라로 갈까 돌마다 태양의 얼굴을 새겨놓고 햇살에도 피가 도는 마야의 여자가 되어 검은 머리 길게 땋아 내리고 생긴 대로 끝없이 아이를 낳아볼까 풍성한 다산의 여자들이 초록의 밀림 속에서 죄 없이 천년의 대지가 되는 뽀뽈라로 가서 야자잎에 돌을 얹어 둥지를 하나 틀고 나도 밤마다 쑥쑥 아이를 배고 쑥쑥 아이를 낳아야지   검은 하수구를 타고 콘돔과 감별 당한 태아들과 들어내 버린 자궁들이 떼지어 떠내려가는 뒤숭숭한 도시 저마다 불길한 무기를 숨기고 흔들리는 이 거대한 노예선을 떠나 가을이 오기 전 뽀뽈라로 갈까 맨 먼저 말구유에 빗물을 받아 오래오래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 그대로 천년 푸르른 자연이 될까 거짓과 검은 권력이 그득한 오염된 도시를 등지고 공기 맑고 사람다운 삶이 가능한 청정한 시골에 가서 자연과 일체가 된 삶을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은 누구에게나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한갓 실현성 없는 꿈이라는 것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도대체 청정한 시골이 있기나 한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풍광이나 풍성한 자연의 은총이 실감되는 곳을 찾게 되면 순간적으로 다시 떠오르는 생각이기도 하다. 저 프랑스의 폴 고갱처럼 화려한 문명의 도시를 버리고 아예 세상 한 끝의 섬을 찾아가 거기서 삶을 마친 사람도 있지 않은가? 그는 충족된 삶을 살다 간 것이 아닌가? 위에 적은 시편에 나오는 뽀뽈라가 멕시코 밀림 속의 작은 마을 이름임을 시인은 작품 끝자락에 적어 놓고 있다. 멕시코 여행 중 시인은 밀림 속의 마을에서 원주민 여성들이 말구유나 나귀 구유에 받아놓은 빗물로 길게 땋아 내린 검은머리를 감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풋풋한 원시의 광경에 적지 아니 매혹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인 자신도 그러한 멕시코 원주민들의 세발(洗髮) 의식(儀式)을 본뜨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처럼 자연이 시키는 대로, 즉 산아제한의 인위를 거부하고, 아이를 쑥쑥 낳으면서 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을 것이고 그것을 적은 것이다. 반(反)자연의 문명은 구차하고 거추장스럽고 때로는 벗어버리고 싶은 멍에가 되기도 한다. 돌마다 태양의 얼굴을 새겨놓고 햇살에도 피가 도는 마야의 여자가 되어 검은 머리 길게 땋아 내리고 생긴 대로 끝없이 아이를 낳아볼까 풍성한 다산의 여자들이 초록의 밀림 속에서 죄 없이 천년의 대지가 되는 뽀뽈라로 가서 문학 작품의 호소력은 구체의 실감이나 충격에서 온다. 아마도 태양을 숭배하는 원주민들은 돌에다 태양을 새겨놓았을 것이다. 싱싱하고 건강한 원주민의 육체는 ‘햇살에도 피가 도는 마야의 여자’라는 간결한 서술 속에서 생동감을 얻고 있다. 마야는 지금의 멕시코 동남부와 남부, 과테말라, 훈드라스에 걸쳐 살고 있던 아메리칸 인디안족을 가리킨다. 그들 자신의 상형문자를 가지고 있었고 석조(石造)건축도 발전시켰던 종족이다. ‘생긴대로’라는 말은 여기서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인위의 조절을 가함이 없이 ‘생기는 대로’ 아이를 낳는다는 뜻도 있고 싱싱하고 건강하게 생긴 모습대로 아이를 쑥쑥 잘 낳는다는 뜻도 있다. 시인이 그것을 의식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우리는 작품이라는 언어의 구조물을 대하고 있고 그러한 맥락에서 언어적 사실을 수용하면 되는 것이다. 어쨌건 이러한 겹 뜻이 있기 때문에 그 대목이 재미있게 읽히는 것이다. 옛날부터 어머니인 대지란 말이 있다. 농경사회에서 해마다 새 농작물을 길러내는 대지(大地)가 인간의 대를 이어주는 아기 생산의 모체인 여성으로 비유된 것이다. 자연의 영위 속에서 아기를 낳는 것은 어떤 원인에서 나왔건 죄가 아니다. 그래서 다산의 여자들은 ‘죄 없이 천년의 대지’가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고도 사실적인 대목이다. 검은 하수구를 타고 콘돔과 감별당한 태아들과 들어내 버린 자궁들이 떼지어 떠내려가는 뒤숭숭한 도시 저마다 불길한 무기를 숨기고 흔들리는 이 거대한 노예선을 떠나 남아 선호 성향이 많은 우리 사회에서 태아의 성감별을 해서 낙태수술을 하는 일이 많았다.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따르는 밀림 속 원주민과는 거리가 먼 현대도시의 성풍속(性風俗)을 보여주는 그야말로 뒤숭숭한 대목이다. 현대의 도시를 거대한 노예선이라 한 것도 실감나는 어사이다 맨 먼저 말구유에 빗물을 받아 오래오래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 그대로 천년 푸르른 자연이 될까 무구한 원시에 대한 간절한 지향이 간결하면서도 정갈하게 드러나 있다. 자유분방함이 시인 문정희의 특성이다. 그런데 여성주의 시인들의 자유분방함은 때로 여과되지 않은 성적 직설(直說)이나 공격성으로 나타나는 수가 많다. 그것이 흠이나 취약성으로 드러난다는 뜻은 아니다. 즉시적인 해방감이나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문정희의 경우 위의 작품에서 보듯이 자유분방함이 건강하고 싱그러운 여성성의 갈구로 드러난다는 것일 뿐이다. 그것은 보다 비근한 소재를 다룬 작품에서도 그대로 발견된다. 키 큰 남자를 보면 가만히 팔 걸고 싶다 어린 날 오빠 팔에 매달리듯 그렇게 매달리고 싶다 나팔꽃이 되어도 좋을까 아니, 바람에 나부끼는 은사시나무에 올라가서 그의 눈썹을 만져보고 싶다 ---<키 큰 남자를 보면>에서 단도직입적이고 거침이 없다. 그리고 특유의 무구함이 있다. 공연히 요조숙녀 티를 내는 것도 아니고 위악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그냥 감정에 충실하면서 꾸밈이 없고 그래서 독자들은 공감을 하게 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얼마나 도발적이고 당돌한 발상인가? 작가의 의식 여부와 관계없이 작품은 작품이 생산된 사회와 역사를 반영하게 마련이다. 6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시는 시인 편에서나 독자 편에서나 상상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 시절에 이런 시가 나왔다면 아마도 망측하다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지금 무구하고 솔직하고 분방한 시로 수용된다. 망측하기 짝이 없는 소설과 영화가 너무나 범람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항상 여자의 것만 문제가 되어 마치 수치스러운 과일이 달린 듯 깊이 숨겨왔던 유방 ----<유방>에서 자유분방함은 감정 영역에서만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은 육체에 대한 일체의 금기를 거부한다. ‘여자의 것만 문제’가 되는 모든 것으로 그의 금기 거부는 확대된다. 그러한 면에서 문정희는 여성주의 시인임에 틀림이 없다. 선구적 여성주의자이지만 전투적 여성주의자들이 곤혹스럽게 생각하는 미국의 마가렛 미드는 아무리 여성해방이 성취된다 하더라도 남성이 아기에게 젖을 물려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문정희는 모성적 여성주의 시인이다. 유종호 · 1935년 충북 충주 출생. 서울대 문리대 영문과를 나와 뉴욕 주립대(버펄로) 대학원에서 수학. 현재 연세대 문과대학 특임교수. 1957년부터 비평 활동을 해왔으며 저서로 《유종호 전집》(전 5권) 이외에 《시란 무엇인가》 《서정적 진실을 찾아서》 《다시 읽는 한국시인》 《내 마음의 망명지》 《나의 해방 전후》 《시 읽기의 방법》 등이 있다.     월간 <삶과꿈> 2006.09 구독문의:02-319-3791
  • 의정부 경전철, 의정부역 신설

    내년 4월 착공예정인 의정부 경전철 노선에 의정부역(가칭)이 신설된다. 의정부시는 당초 의정부동 백석천을 경유하려던 경전철 노선에 대해 한강유역환경청이 사전환경성 검토에서 하천 범람 유발 위험성을 제기, 백석천 노선을 신흥로∼시민로∼의정로 등 도로노선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서부광장 인근에 의정부역을 신설하고, 전화국∼시청 사이에 설치하려던 시청역을 시청∼흥선역 구간 시청과 세무서 사이로 옮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초 10.6㎞에 14개 역을 설치하려던 의정부경전철 노선은 11.2㎞,15개역으로 변경돼 내년 4월 착공, 오는 2011년 상반기 중 개통된다.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OUR STORY] 봉평 효석문화제

    [OUR STORY] 봉평 효석문화제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 선다. 가을의 전령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휘영청 달이 뜬다. 문득, 장돌뱅이의 사랑이 생각난다. 달이 너무 밝아 물레방앗간에 들어가 옷을 벗었다. 아이고메라. 봉평에서 제일가는 일색인 성서방네 처녀가 울고 있었다. 어찌어찌 하룻밤 정을 통했다. 그게 첫경험이자 마지막이었다. 세월이 지난 장돌뱅이는 오늘도 메밀꽃밭을 걷는다. 자신을 빼닮은 당나귀, 그리고 꼬마 장돌뱅이와 함께. 그러면서 또 얘기한다. 유행가 가사를 인용한들 어떠리.‘사랑, 그 사랑이 정말 좋았네. 불타던 두가슴에 그 정을 새기면서,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고, 그 밤이 좋았네.’라고. 매년 이맘때면 장돌뱅이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무려 50만명 이상 찾는다. 소금을 뿌린 듯,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인 ‘메밀꽃 필 무렵’을 찾기 위해서다. 봉평∼장평∼대화에 이르는 팔십리.‘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가 된 장돌뱅이들이 걷던 길과 시냇물,30년대의 봉평 재래장터…. 특히 8만평의 메밀밭을 직접 감상하는 맛은 서정적이다 못해 야릇해지기까지 한다. 이제 픽션의 무대와 현실의 만남이 시작된다.70년전 작가의 상상력을 내안에 끌어내어 마음껏 즐겨보자. 봉평 메밀밭에 펼쳐지는 ‘제8회 효석문화제’는 다른 때와 달리 여러 ‘특별함’이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메밀과 문학이 만났을때 올 여름 수해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 평창. 그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 소박한 메밀꽃이 한창이다. 기러기가 날아오고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간다는 백로(白露) 즈음에 피는 가을을 알리는 꽃이다. 밀려오는 수입농산물 때문에 대부분의 농부들이 메밀 농사를 접었지만 봉평에는 여전히 메밀의 향기가 가득하다. # 엄마 팝콘이야. 팝콘이 열려 있어요 효석문화제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가을 축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에서 2시간 거리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꽃밭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메밀 막국수 등 맛난 먹을거리, 가산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효석문학축제는 8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메밀꽃 축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진다. 우선 가산 이효석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또 올해는 도민들이 입은 수해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이벤트성 행사를 가급적 줄이고 뜻깊은 문학행사 위주로 진행된다. 효석백일장, 이효석문학상 시상식, 평론가들이 참여한 ‘이효석 작품에 나타난 성의식’ 심포지엄 등 다양하다. 또 ‘작고문인의 육필을 만나다’ 행사를 비롯, 현대문학 희귀본을 전시하는 ‘추억의 헌책방’도 운영된다. 아울러 김유정, 정지용, 유치진, 이상, 박태원, 이태준 등 가산과 함께 참여했던 구인회 문인의 고서를 전시한다.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소설가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비록 소설에서처럼 산허리에 걸린 메밀밭은 아니지만 그 고랑을 따라 난 길을 걸으면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 사이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아장아장 메밀꽃 사이를 걷는 아이의 손을 잡은 엄마, 아빠의 모습이 평화로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원래 메밀은 다섯가지 색깔로 이뤄져 있다. 꽃은 하얗고 잎은 푸르며 줄기는 붉고 열매는 검다. 뿌리는 노랗다. 그래서 ‘오방지영물’이라고 불린다. 파종부터 재배까지는 불과 두 달.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잡초가 끼어들지 못해 하얀 바다를 이룰 수 있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듯한 메밀꽃 사이를 걸어도 좋지만 흐뭇한 달빛 아래 터벅터벅 걷고 있는 소설 속의 허생원처럼 닮아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다. # 문학의 숨결을 좇아 알다시피 평창 봉평은 가산의 고향이자 작품의 주무대이기도 하다. 곳곳에 그의 자취가 묻어 있다. 첫번째로 들를 곳이 꽃길 끝자락에 있는 물레방앗간.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가 사랑을 나누고 동이를 잉태한 곳으로 일장춘몽처럼 지나간 하룻밤을 그리워하는 허생원의 마음이 흠씬 묻어있다. 새로 만들어서인지 옛날의 감흥을 느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작품 속의 아련한 감동이 다가온다. 두번째가 이효석문학관. 봉평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멋지게 자리잡았다. 가산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느낄 수 있는 문학전시관, 문학교실, 학예연구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옛 봉평 장터 모형, 문학과 생애를 다룬 영상물, 유품과 초간본 책 등이 좋은 볼거리다. 세번째가 그의 생가이다. 하지만 허물어져 다시 지은 탓에 좀 아쉽다. 축제 기간에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27회 전국 효석백일장과 각종 사물놀이 공연과 흥겨운 마당놀이, 소리공연 등이 계속 펼쳐져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도 다양하다. 흥정천 일대에서 나무다리, 섶다리 건너기,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 종이배 띄우기 등이 열린다. 이밖에 딱지치기, 굴렁쇠놀이, 통나무 빨리 자르기, 우마차 끌기 등 추억의 놀이도 가득하다. (033)335-2323,www.hyoseok.com ■ 허브도 보러오세요 흥정천 상류에 있는 봉평 허브나라. 우리나라에 최초의 허브농원으로 100여종의 허브를 만날 수 있는 기분 좋은 곳이다. 올 여름, 흥정천이 범람해 1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직원들이 15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는 복구작업으로 거의 원상회복이 됐다. 꽃이 군데군데 좀 모자란 듯하지만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향긋한 허브향과 쭉쭉 뻗은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에 세상 시름이 잠시 사라진다.(033)335-2902,www.herbnara.com 또한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무이예술관(033-335-6700)도 들러볼 만하다. 평창지역의 화가, 서예가, 조각가 등이 힘을 합쳐 만든 복합 예술공간으로 다양한 체험학습과 야외 조각공원 등이 좋다. ■ 전국 최대 메밀밭 전북 고창 ‘학원농장’ 몇 해 전부터 전북 고창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이 전국에서 가장 큰 메밀꽃밭으로 자리잡았다. 무려 20만여평에 달하는 거대한 밭이 이맘때면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메밀꽃으로 일렁인다. 학원농장은 진의종 전 국무총리 일가의 농지다. 현재 그의 아들인 진영호씨가 대기업에서 이사를 지낸 뒤 농사꾼이 되기 위해 지난 1992년에 낙향해 가꾸고 있다. 학원농장은 나지막한 구릉지대이다. 땅과 하늘이 만나는 공제선에 흰 꽃송이들이 구름처럼 떠 있는 모습은 봉평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쪽빛 하늘과 순백의 꽃송이가 끝없이 펼쳐지는 장관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한다. 올해 메밀꽃 절정기는 이번 주와 다음 주 초이다. 물론 파종 시기를 달리해서 10월 초까지는 메밀꽃의 향기에 빠질 수 있다. 입장료, 주차비도 받지 않는다. 서해안고속도로 고창나들목에서 빠져 무장면 방면으로 달리다가 무장 읍내를 거쳐 공음 방향 10여분을 달리면 ‘학원농장(鶴苑農場)’ 돌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063)564-9897,www.borinara.co.kr # 여행정보 강원도 평창군 봉평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영동고속도로 장평나들목으로 나가면 된다. 또한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도 좋다.우리테마투어에서는 오는 9일부터 24일까지 매주 수·토·일요일에 당일 일정으로 봉평의 메밀꽃밭, 이효석생가, 가산공원, 강릉의 경포대 해수욕장까지 돌아보는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2만 9000원.(02)733-0882.www.wrtour.com 메밀꽃 축제에 들렀다면 메밀국수는 기본이다. 봉평축제장 주변에 메밀국수를 하는 집이 몰려있는데 그 중에서 진미식당(033-335-0242)을 추천한다. 봉평에서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집으로 시원하고 담백한 육수 맛이 가히 예술이다. 막국수 4000원, 또한 곤드레밥을 잘하는 가벼슬(033-336-0609)도 있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신발 한 짝/오세영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신발 한 짝/오세영

    어디서 떠내려온 것일까. 누가 신었던 것일까. 홍수로 범람한 주택가 공지에 불현듯 떠밀려온 신발 한 짝. 한들한들 물결에 실려 어딘가로 떠가고 있다. 이제 다시 누군가의 발에만 신기지 않으리라. 길만을 길로 알고 걷지는 않으리라. 애착에 짓눌린 한 생의 무게를 버림으로써 홀로된 존재의 가벼움이여. 이제는 그대 가는 곳, 곧 가야 할 길일지니 대홍수로 한세상 모든 인연을 풀어헤쳐 나 물로 가는 길을 묻는다.
  • [이기철 기자의 쇼핑 트렌드] 짝퉁의 바다…명품시계 더 갖고싶다?

    [이기철 기자의 쇼핑 트렌드] 짝퉁의 바다…명품시계 더 갖고싶다?

    시계가 최근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중국 부품을 조립한 ‘빈센트 앤 코’ 시계가 서울 강남에서 수천만원에 팔리는 희대의 사기극이 벌어졌다. 요즘 부쩍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지오 모나코’는 진위 여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중국산 시계를 명품으로 둔갑시켜 들여오다 구속된 사례까지…. 짝통과 밀수품이 범람하는 국내 명품시계는 허영심과 얽히면서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내 시계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1조 12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은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입품의 비중은 40%에 이른다. 수입은 홍콩·미국·일본·중국·스위스 등의 순이다. 그러나 명품시계의 수요가 늘면서 ‘짝퉁(가짜) 명품’의 등장은 이미 예견됐다. 국내 최대의 브랜드 시계 멀티숍인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2층 크로노다임의 박상옥(34)과장을 만나봤다. “명품 시계를 착용하는 것은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때가 되면 밥을 주듯 태엽을 감습니다. 또 ‘째깍째깍’ 초침 소리는 애완동물의 심장박동 소리로 들립니다.” 박 과장은 요즘 일본과 홍콩 등을 오가며 시계 공부를 하고 있다. 시계의 미묘한 맛에 빠져 있다. 크로노다임에 입점하는 시계 브랜드 등을 집중 관리한다. “명품 시계는 시간을 보기 위해서 차는 것이 아닙니다. 가치를 차고, 소장용으로 착용합니다.” 50평 남짓한 크로노다임에는 세계 유명 브랜드의 시계들로 가득하다. 대표적으로 한국인들이 많이 찾고 좋아하는 롤렉스, 바셰론 콘스탄틴, 파네라이, 예거 르쿨트르, 보메&메르시에, 디올, 태그호이어, 에르메스, 브라이틀링 등을 취급한다. 최저 200만원선부터 최고가는 1억원대를 훌쩍 넘는다. 보통 1점에 1000만원을 웃돈다. 매장에 전시된 시계는 600여점.100억원을 웃돈다. 최근 명품시계의 짝퉁 파문으로 업계의 불신이 커진 가운데 크로노다임은 고객들의 신뢰도가 오히려 올라간다는 게 박 과장의 귀띔이다. 고객들의 발걸음이 더욱 잦아졌다. # 백화점, 홈쇼핑도 못믿어 지오 모나코에 대한 개인 의견을 물었다. 박 과장은 “딱히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명품시계에도 등급이 있는데 A급이나 B급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빈센트는 롯데백화점에도 입점 제의를 했었다고 박 과장은 실토했다.“역사성과 1%의 왕족만 찬다는 말이 의심스러워 과감히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모백화점에는 실제로 입점, 판매했다.“명품 시계 바이어가 1차적으로 가짜를 막을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신규 브랜드 시계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스위스의 시계학교 수석 졸업생이 자신의 이름을 딴 시계를 내거나 스위스 시계공장의 유명 기능사가 독립, 자신의 이름을 딴 시계를 내놓기도 합니다.” # 서너 차례 비교한 뒤 사야… “손님들이 많으냐.”는 질문에 박 과장은 “고객층이 두텁다.”고만 할 뿐 자세히는 밝히지 않았다. 젊은층들이 예상보다 많이 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명품 시계는 가격대가 간단치 않기 때문에 한 번 보고 사는 물건이 아니다.”면서 “최소한 서너차례 와서 물건을 보고 비교한 다음에야 산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인터넷보다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인터넷의 시계 가격이 어떤 까닭으로 싼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브랜드의 본사에서 직접 수입할 경우 특별소비세 20%가 부과돼 더 이상 싸려야 쌀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 AS때 부품 바꿔치기 주의해야 명품 여부에 대한 문의가 크로노다임으로 최근 쇄도하고 있다. 박 과장은 “고객이 시계를 가져와 진위(眞僞)여부를 의뢰할 경우 본사에 보내고, 본사가 판단한 결과를 고객에게 전해줍니다.”라고 말했다. 명품시계가 고장났을 경우 함부로 수리를 맡겨서도 안 된다. “고장이 났을 경우 즉각 가져와야 합니다. 담당 AS 기사가 접수만하고 브랜드의 본사로 보내, 수리를 맡깁니다. 다른 곳에서 수리를 하면 시계 내부의 부품을 바꿔치기 당할 수도 있거든요.”본사로 보내는 이유다. chul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메커닉’ 찰까 ‘오토매틱’ 살까 시계가 명품 반열에 들어서려면 기술력과 전통, 세련된 디자인을 갖춰야 한다. 오랜 제조 역사와 정교한 기술을 자랑하는 스위스는 명품시계로 널리 알려진 생산국이다. 명품 시계는 배터리로 가는 ‘쿼츠’는 많지 않다. 태엽을 감는 ‘메커닉’과 팔이 흔들리는 진동으로 가는 ‘오토매틱’이 대부분이다. 시침과 시곗줄 등에 다이아몬드와 금, 플래티넘 등의 보석이 박혀 있다. 여기에 시간의 오차를 잡아주는 ‘투르비옹’이란 부품이 들어가면 1억원이 훌쩍 넘는다. 업계는 4대 명품으로 파텍필립, 브리겟, 바셰론 콘스탄틴, 오드마 피게를 꼽는다. 블랑팡과 랑게죄네를 더해 6대 명품이 된다. 이 가운데 오드마 피게와 랑게죄네는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명품시계 시장은 스와치그룹과 리치몬드그룹이 양분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시계제조회사인 스와치그룹에는 브리겟, 블랑팡, 오메가, 라도, 론진, 티소 , 레옹아토 등이 있다. 리치몬드그룹에는 바셰론 콘스탄틴,IWC, 파네라이, 예거 르쿨트르, 보메&메르시에, 카르티에, 피아제 등의 브랜드가 속해 있다. chuli@seoul.co.kr
  • 경기도 게임규제건의 문화부가 묵살

    경기도가 지난해 12월 사행성 게임업소의 게임기 불법 개조를 막기 위해 칩을 부착하고 게임제작업체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도록 문화관광부에 건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그러나 문화관광부는 아직까지 아무런 회신을 보내지 않아 사행성 도박이 전국에 범람하도록 방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28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6일자로 문화관광부에 ‘게임제공업소에 대한 효율적인 단속대책 건의’라는 공문을 보내 효과적인 개선대책 마련과 법령 개정 등 정부정책에 반영해줄 것을 건의했다. 도는 게임기 불법변조 등으로 단속에 적발된 게임장들이 지자체의 행정처분 즉시 행정법원에 효력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 대부분 승소함에 따라 본안소송 확정시까지 행정처분이 보류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도내에서 단속에 적발된 업소 가운데 131곳에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이중 97%인 127건이 승소, 본안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1년∼1년6월씩 불법영업을 계속했다. 도는 특히 게임업소들이 게임기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작시 기본적으로 칩을 부착하고 봉인하도록 하는 규정과 게임기기와 지자체 단속부서간 통신포트를 개발, 게임기 변조시 즉각 적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도 요청했다.또 게임기 제작업소의 등록요건을 강화, 일정한 능력을 갖춘 업체만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분류 심사기준을 강화, 무분별한 제작 남발을 막아줄 것도 건의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도박범죄 솜방망이 처벌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에 빠져 경제적 파탄에 빠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도박 범죄에 대한 법원의 집행유예 선고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추첨·경품 등으로 인한 과도한 사행심 유발을 막기 위한 ‘사행행위 등 처벌 및 규제 특례법’위반 혐의로 172명이 기소됐지만 단 9명에게 실형이 선고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 사행성 게임 범람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사행성 도박이 근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유럽 ‘동구 이민자’ 논란

    ‘동구권 이민자가 몰려와 서유럽 일자리를 싹쓸이할 것이다.’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언론들은 요즘 연일 이런 부류의 보도와 전문가 경고를 싣고 있다. 과연 그럴까.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2일 동유럽 이민자에 대한 공포가 근거 없는 히스테리에 불과하다며 ‘일자리 싹쓸이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1면 기사를 내보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내년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대해 자유로운 입국을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기업가들은 동유럽 노동력을 원하고 있지만 정치권 반발이 만만치 않다.●정부, 동구 이민자 개방에 고심 노동당은 지난 2004년 새로 EU에 가입한 10개국에서 60만명이 영국 경제로 편입됐다면서 “이제는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난주 실업률이 지난 6년 이래 최고치에 이른 점도 이민자에 대한 강경 입장을 부추겼다. 반면 14개 영국 건설사 모임은 “값싼 임금과 관계없이 우리는 숙련된 장인이 부족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언론들은 대부분 이민자들이 영국의 학교와 병원 등 사회복지 서비스를 거덜내고 건설 부문 임금의 하락을 초래하며 폭력 범죄의 증가, 심지어 에이즈(HIV)의 범람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독립이민조언서비스(IAS)의 사무국장 케이스 베스트는 “이 모두가 무지와 편견에 기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먼저 얼마나 많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인이 영국으로 들어올 것인가. 개방 첫 해에 5만 6000명이 들어온다는 설부터 20개월 안에 30만명이 몰려올 것이란 추정까지 들쭉날쭉이다. 한마디로 공신력 있는 추산치가 없다.●‘이민자 공포’ 부추기는 보도 범람 데일리 메일은 지난 17일 동구 이민자가 실업률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그러나 전체 고용자수가 늘고 있는 긍정적 현실은 보지 않은 것이라고 IAS는 지적했다. 지난달 고용자수는 2894만명으로 1971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더 선은 지난 18일 이민자가 늘어난 최근 몇년 사이 육체 노동자 수입이 50% 떨어졌다고 전했지만 지난 6월 평균 소득은 성과급을 제외해도 1년 전보다 3.9% 늘었다. 지난 20일 피플은 불가리아 마피아가 헤로인, 매춘, 총기류를 들여와 범죄를 부추길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러나 불가리아는 범죄율이 유럽 평균보다 낮고 치안상태가 덴마크나 호주보다도 좋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지난 20일 루마니아 10대를 ‘HIV 시한폭탄’으로 비유했다. 루마니아의 에이즈 보균자는 전체 인구의 0.7%로 영국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더 타임스는 지난달 31일 넘쳐나는 이민자들로 학교와 보건 서비스가 축날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컨설팅기업 ‘언스트&영’은 전체 노동력의 8%를 차지하는 이민자가 국내총생산(GDP)에 10% 기여하며, 이는 세수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녹색공간] 물의 흐름/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올해는 유난히 장마가 길었고 홍수 피해도 컸다. 특히 강원도 지역의 집중 호우는 하천 주변의 도로와 주택 그리고 농경지를 파괴하였다. 우리는 자연의 힘을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1274㎜의 비가 내린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편차가 크고 전체 강수량의 3분의2 이상이 6월에서 9월 사이에 집중된다. 또한 가뭄이 심한 해에는 강수량이 750㎜ 정도로 떨어지고, 어떤 해에는 1700㎜를 넘기도 한다. 특히 우리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집중호우는 아직까지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지구상의 물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물은 액체 상태이나 수증기나 얼음 상태로도 존재하며 약 14억㎦ 정도가 된다. 이중에서 97%가 바닷물이고 공기 속의 수증기와 하천, 호소, 지하수로 순환되는 물은 1% 정도에 불과하다. 물의 흐름을 잘 이해하면 물에 의한 피해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바다나 지표면에서 증발하는 물은 수증기가 되어 비나 눈으로 내린다. 지표면에 떨어진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하천으로 모이거나 지하에 스며들어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의 생태계는 이런 물의 순환 과정에서 각각 필요한 물을 이용한다. 우리나라는 70% 이상이 산악지형이다. 폭우가 쏟아지면 산 골짜기로 모인 물이 하천으로 몰려들어 하천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진다. 나무가 울창한 산은 나무나 풀잎이 물방울을 잠시 저장하는 기능이 있어 폭우에 의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 북한은 비슷한 강우량에도 우리보다 훨씬 큰 피해를 입는다. 북한의 산은 대부분 벌거숭이 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장마에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은 벌목된 나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거나 무분별하게 개간한 고랭지 채소밭들이 많은 강원도 일부 지역이었다. 물의 흐름을 막거나 토사가 유출되어 하천이 범람하면서 커다란 피해를 입은 것이다. 하천에 모인 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다음 단계로 저수지나 댐이 있다. 한강 상류의 소양댐과 충주댐이 한강의 수위를 조절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물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삶의 질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도시는 녹지가 제한적이고 물이 스며들 수 있는 면적이 적기 때문에 물의 흐름이 매우 빠르다. 따라서 국지적으로 폭우가 오면 도로에 모인 물이 하수도를 통해 하천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특히 한강의 수위가 높아지면 저지대의 침수를 막기 위해 배수지에서는 펌프로 빗물을 한강으로 퍼 올린다. 이번 장마에 서울이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배수지의 관리가 잘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기상이변은 많은 비가 순식간에 내리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빗물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도시화지역이 79% 정도이며,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층이 지표면의 70% 이상이다. 지하수가 고갈되어 하천이 마르고 도시형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종합적인 물순환관리체계가 필수적이다. 한강 상류의 다목적댐은 한강 하류 지역의 홍수조절에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도시형 홍수를 예방하기 위한 준비는 아직 부족하다. 서울시가 쾌적한 도시환경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공원화사업이 있다. 제한된 지역에 조성되는 공원이지만 빗물을 저장하는 공간을 확보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뉴타운사업과 같은 재개발 지역에서는 물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빗물저장소의 설치와 옥상녹화가 병행 취진돼야 한다. 도로에 쌓인 오염물질이 한꺼번에 하천으로 들어가 물고기를 폐사시키고 하천을 오염시키는 주범인 초기 우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저장시설 건립과 지하터널의 건설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되었다. 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 [발언대] 물폭탄 더이상 남의 일 아니다/김진영 소방방재청 재정기획팀장

    우리나라 여름철은 기상 전문가도 예측하기가 힘들 정도로 날씨의 변덕이 심하다. 어느 해는 비가 없고 어느 해는 올해와 같이 비가 많다. 확실한 것은 매년 장마와 태풍이 오면서 ‘물폭탄형’의 집중호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하천을 보면 바닥이 드러나고 폭은 넓다. 이것을 하천공학에서는 하상계수라고 한다. 하상계수는 1년중 동일 지점에서의 최대 유량과 최소 유량의 비율로서 1에 가까우면 양호한 편이고, 계수가 클수록 치수가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템스강의 하상계수는 8, 독일 라인강 14, 미국의 미시시피강 19, 중국의 양쯔강 22이다. 한강의 하상계수는 393으로 어느 강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이다. 그만큼 치수가 어렵다. 그렇다고 전국 여기저기에 홍수조절용 다목적댐을 세우고 하천제방을 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천편일률적인 하천제방은 물 흐름을 빠르게 해 하류부에 해를 끼치는 역기능을 낳는다. 때문에 우리 모두 해마다 여름이면 장마나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건물 교량 도로 등 모든 시설물에 설계단계부터 시공까지 방재개념을 의무적으로 도입하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관할지역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분석을 통해 최선의 방재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집을 지을 때에는 산사태나 하천범람 우려지역에서 벗어나 짓도록 계도하고, 국민들은 이를 따라야 한다. 다리를 세울 때에는 하천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작은 하천 등 하천 상류부에는 제방 축조를 배제하고 홍수의 흐름을 완화할 수 있는 저류지, 유수지를 많이 확보하고, 산사태 예상지역은 사방댐을 많이 만드는 등 방재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7월말로 장마는 끝났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경험으로 볼 때 태풍과 소나기성 집중호우는 추석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 언제 어느 곳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집중호우는 더 이상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필연적이고, 연례적인 자연현상이라는 점을 직시하고 장마와 태풍, 집중호우의 가능성에 늘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진영 소방방재청 재정기획팀장
  • “대동강 범람 옥류관도 잠겨”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북한이 심각한 홍수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전염병이 만연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최근 북한을 다녀온 인사들이 1일 전했다. 특히 최근 1개월간 북한에 체류했다가 지난 31일 중국으로 돌아온 한 중국인은 “황해도, 평안남도, 함경남도 지역의 피해가 한국전쟁 때보다 더 안좋을 정도”라고 전했다. 북한내 중국 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한 조선족 인사는 “홍수로 산이 무너지고 철도가 끊기고 숨진 사람도 많지만, 무엇보다 식량 걱정이 심각하다.”면서 “민심이 극도로 흉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TV를 통해 이같은 소식을 접해보지 못했으며, 미사일 발사에 대한 얘기도 현지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보 소식통들은 “수해도 수해지만, 헌재 북한에 복구 기능이 전무하다는 게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피해지역은 올 겨울까지 방치될 가능성이 높으며, 평안남도 곡창지대가 수해 피해를 입어 극심한 식량난을 겪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북인권단체인 ‘좋은 벗들’은 최근 소식지를 통해 “이번 수재로 3000여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했다는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은 수재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기 위해 국내 통행증 발급을 일시 중지했으며 평양에서 밖으로 나가는 버스는 단 한 대만 운행되고 있다.”고 전했다.특히 “16년 만에 대동강이 넘쳐 평양 옥류관까지 물이 들어찰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의 군사소식통들은 “북한군의 대규모 야외훈련 모습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1일 “지난 달 중순 집중호우 이후 북한군의 훈련 횟수가 눈에 띄게 주는 등 여름철 훈련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이 피해복구에 동원되고 상당 수의 군사시설이 비 피해를 당해 훈련을 할 여건이 되지 못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북한군은 매년 실시되는 남측의 을지포커스렌즈(UFL)연습 기간 전후에 ‘특별경비근무 기간’으로 설정하고 특수전 부대 중심의 야외훈련을 해왔으나 올해는 아직까지 이런 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jj@seoul.co.kr
  • [CEO칼럼] 국가경영과 기업경영/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CEO칼럼] 국가경영과 기업경영/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올해 여름 장마에는 예년과 달리 유난히 비가 많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 강원도 등 중부권에는 장마전선에 태풍의 영향으로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집중호우가 내려 큰 피해를 입었다. 계곡물이 범람하고 도로가 유실돼 마을이 고립되기도 했다. 한강도 홍수 위험수위에 근접했고, 여주 근처 남한강은 범람위기까지 갔다. 기상 관계자들은 지구의 온난화로 앞으로 이같은 국지성 호우는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예로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는 국가경영의 기본이 되어 왔다. 중국의 고대국가인 하(夏)나라나 은(殷)나라, 주(周)나라 등은 모두 치산치수로 경국지업(經國之業·국가를 통치하기 위한 큰 일)의 큰 터를 이뤘다고 한다. 이후에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하고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도 치수에 성공한 덕분에 강국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진나라는 우(禹)임금때 치산치수에 공을 세워 영씨 성을 하사받은 백예라는 사람의 후손들이 세운 제후국이다. 그런데 우 임금 또한 치수를 잘해 순임금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인물이다. 그는 치수사업에 종사하면서 자기 집을 지나치면서도 들르지 않을 만큼 민생을 챙긴 인물로도 유명하다.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 치산치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얘기들이다.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였다. 역대 임금 중에도 성군으로 칭송받는 왕들은 모두 치산치수에 힘써 한해(旱害)와 홍수를 예방하는데 힘을 쏟았다. 조선시대 영조는 한성부의 수해를 막기 위해 준천사(濬川司)라는 기관을 설치하고 청계천의 준천역사를 크게 일으키기도 했다. 왕조시대의 임금들이 치산치수를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으로 삼은 것은 당시 농경사회에서 치산치수가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곧 민생을 안정시켜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일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었다. 기업의 경영 또한 마찬가지다. 국가의 경영이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 기업 또한 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데 근본을 두어야 한다. 국가는 백성을 편안하게 함으로써 자신들이 맡은 일에 매진할 수 있고 자신의 풍요는 물론 결국에는 나라의 풍요를 가져오게 된다. 기업 또한 사원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사원들이 기업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토양이 되고 그것이 기업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기업의 어려움은 비단 기업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어려워진다. 이는 경제 전체에 마이너스를 초래하고 결국에는 국가 경제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백성이 편안해질 수 없다. 기업의 경영이 곧 국가의 경영과 직결돼 있는 셈이다. 논어(論語)의 선진(先進)편에는 공자와 그의 제자인 자공의 대화가 나온다. 자공이 공자에게 “제자들인 자장과 자하 중에 누가 낫습니까.”고 묻자 공자는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고 대답한다. 자공이 다시 묻는다.“그렇다면 자장이 낫습니까.” 이에 공자는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대답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고사성어다.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들이나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 모두 새겨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 [평창군 대화면 르포] 처참한 광경에 눈물

    ‘수재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서울신문사와 열린사회시민연합이 공동 캠페인을 통해 모집한 자원봉사자들이 30일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상안3리 수해현장에서 ‘나눔-수재민돕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수해현장에는 열린사회시민연합 부설 해뜨는집 사업본부 집수리 자원봉사자와 일반 자원봉사자 77명이 참가, 구슬땀을 흘렸다. 초등학생부터 50대 중반 어른에 이르기까지 가족, 부부, 어린이, 친구 등으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들이 찾은 곳은 폭우로 쑥대밭이 된 송어양식장.45가구 80여명이 살던 이 동네는 평창강이 범람하면서 모든 것을 잃었다. 특히 마을 끝자락에 있는 송어양식장은 피해가 더 컸다. 수해가 난 지 벌써 보름째지만 아직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곳이다. 죽은 송어와 쓰레기로 뒤범벅된 양식장을 오가며 남자들은 덩치 큰 나무를 톱으로 잘라 끌어내고, 여성과 아이들은 가벼운 쓰레기를 치웠다. 자녀와 함께 자원봉사에 나선 유동주(42·여) 장상덕(42)씨 가족은 “어디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를 정도로 피해가 크다.”며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얼굴과 옷이 진흙과 땀으로 범벅이 된 장연정(15·여중2)·민호(13·초6) 남매도 “현장을 보니 텔레비전에서 보던 것보다 더 처참해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친구, 동생과 함께 온 이유리(16·여중3)양도 “밭과 논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피해가 큰 것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서울신문사는 지난 2004년 하반기부터 열린사회시민연합과 함께 ‘나눔 캠페인’을 펼쳐왔다. 작년에는 서울 동대문에서 독거노인 집수리와 쌀 나누기 행사를 했으며 올 들어서도 지난 5월 한부모가정·조손세대(조부모와 손자로 이뤄진 가정)가정 집수리와 한방의료 자원봉사를 펼쳤다. 이번 수해복구 활동에 이어 8월 중에는 강원도 태백 폐광마을을 찾아 저소득층 집수리 활동인 ‘맥가이버 캠프’를 공동으로 벌인다.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열린세상] 天災(천재)인가 水災(수재)인가 人災(인재)인가/이건영 중부대 총장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가 비참하다. 비에 젖은 수중 도시를 헤매는 주민들의 모습이 안쓰러웠고, 시뻘건 황토물에 뒤덮였던 마을 모습이 더욱 처연하다. 졸지에 가족이나 집을 잃고 생활이 동강난 주민들은 하늘을 원망해야 하나, 나라를 원망해야 하나. 우리의 국토와 도시가 이렇게 부실한가? 우리나라의 삶터는 대개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이나 분지에 있다. 비가 내리면 산에서 계곡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 시가지를 관통해 흐르게 돼 있다. 그래서 조금만 넘치면 빗물이 제 갈 길을 잃고 범람해 물난리를 겪게 된다. 우리나라는 강우가 여름 한철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비가 조금만 적으면 한발이고 조금만 넘쳐도 수해를 겪는다. 특히 가뭄의 끝은 있어도 물난리 끝은 없다고 수해를 두려워했다. 그래서 치수와 수리사업이 국정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에 맞서 운하를 만들어 물길을 바꾼다거나 댐으로 물길을 막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우리가 청계천에서 빨래를 하고 멱을 감을 때 지구 반대편에서는 도시 밑에 거미줄 같은 하수망을 만들고 운하를 뚫어 대양을 연결하고 있었다. ‘이집트는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한다. 매년 홍수를 몰고 오는 나일강이란 거친 자연을 다스리는 지혜를 통해 이집트의 문명이 싹터 왔다. 네덜란드도 수백년 전부터 댐을 막아 해면보다 낮은 삶터를 넓히고 다져 왔다. 네덜란드는 거친 바다의 선물이다. 이렇게 다른 나라들은 수백년에 걸쳐 기반시설을 닦으며 국토를 관리해 왔다. 자연재해로부터 주민들을 지켜 왔다. 여기에 비해 우리의 도시는 지난 반세기간의 성장기에, 설계를 하고 땅을 다지고 기초를 세우고 콘크리트를 양생할 겨를도 없이, 도로를 만들고 개천을 복개하고 하수구를 파묻어 왔다. 서둘러 만든 국토의 인프라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이다. 제방이나 하천관리는 별로 빛 못 보는 투자로 항상 뒷전이었다. 게다가 지난 10여년 동안 새로운 댐건설이 거의 중지됐다. 환경론자들의 아우성 때문이었다. 특히 강원도 지역의 물난리가 심했던 것은 댐 건설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허드슨강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웨스트포인트 옆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 스톰킨 산이다. 여기에 뉴욕의 에디슨전기회사가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을 건설하려 했다. 뉴욕의 환경단체들이 즉각 반대행동에 들어갔다. 그후 18년 동안 지루한 논쟁 끝에 결국 그 자리에 발전소 대신 공원을 만들고 다른 곳에 소규모 발전소 3개를 건설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동강댐 건설이 환경론자들에 의해 논란이 될 당시, 나는 댐과 환경의 조화를 위해 이와 비슷한 해결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의 성급한 한마디로 동강댐 계획은 백지화됐다. 그리고 우리 모두 잊고 있었다. 국토의 인프라는 때로는 환경을 저해하고 또는 변화시킨다. 건설하지 않는 것이 대책은 아니다. 결국은 환경과 조화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수해와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경부고속철도나 수도권순환고속도로는 내가 직접 참여해 계획한 사안인데, 역시 환경단체의 저항으로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이다. 이로 인한 손실이 천문학적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다. 재해는 국가경제의 누수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불쑥 찾아온다. 그래서 우리는 이따금 당하는 재해를 어쩔 수 없는 보험료 정도로 치부하며 등한시했다. 국가가 선진화할수록 양보다 질을 따진다. 우리의 국토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숙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바꿀 때가 됐다. 이번 재해의 원인을 통해 사전대비와 국토관리의 정성이나 투자에 따라 재해의 손실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었음을 본다. 같은 태풍이 일본을 강타하고 한국을 지나도 우리의 피해가 훨씬 더 크다. 엘리뇨 현상에 따라 기상이변도 잦아지고 있다. 국토 관리에 보다 과학적인 투자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건영 중부대 총장
  • 안성천 지류 둑2곳 붕괴… 240여명 긴급대피

    3일 동안 중부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28일 경기·충청지역에 사망자 3명과 실종자 3명이 발생하는 등 곳곳에서 큰 피해가 속출했다. 먼저 경기지역 하천에서 제방이 붕괴돼 침수피해를 입은 이재민이 발생했다.이날 오후 4시쯤 안성천 지류인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동신리 조령천과 현수동 월동천 제방(높이4m) 200m구간과 100m구간이 각각 붕괴돼 주민이 인근 학교로 대피했다.●침수마을 물빼려 안성천 둑 터‘물 폭탄’ 피해를 입은 강원도 인제·평창·양양에는 27일에도 폭우가 내려 25개마을 1050여명이 이틀째 마을회관 등에 대피해 있다. 서울 지역에도 호우 피해가 발생했다. 구로구 고척1동 동양공전 인근 야산에서 50m 길이의 축대 가운데 5m정도가 무너지면서 토사가 흘려내려 주민 16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기도는 수원시와 안성시에서 26일부터 비가 각각 352.5㎜,326.5㎜ 내렸고 이날 부천시는 오후 4시쯤 시간당 50.5㎜ 내리는 등 집중폭우가 쏟아져 인명피해 등이 심했다.하지만 오후 5시를 고비로 빗줄기가 그치거나 잦아지면서 범람위기로 치닫던 안성천과 진위천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이날 낮 12시40분쯤 안성시 보개면에서 도모(60)씨가 실족, 저수지 배수로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또 오후 4시쯤 평택시 청북면 농수로에 빠진 김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이에 앞서 오전 10시20분쯤 광주시 광남동 양모(49)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이날 오후 2시쯤 조령천 붕괴와 함께 조령천 인근 동신리 동문마을과 안성1동 수용촌이 순식간에 침수됐다. 동문마을 130가구 200명, 수용촌 22가구 40명 등 240여명은 안성여중으로 대피했다. 안성시는 중장비 10여대를 동원, 제방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침수마을의 물을 빼기 위해 안성시가지 인근 안성천 제방 30m구간을 터뜨렸다.●평택 2712명 긴급 대피 충청북도 진천군 광혜원면 일대에는 이날 시간당 20㎜의 비가 내려 주민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충남 천안에서는 안성천이 범람위기에 놓여 주민 600여명이 대피했고, 당진군 송악면 한진리는 만조와 함께 바닷물이 들이치면서 20여채가 물에 잠겨 100여명의 주민이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또 평택 원평·고덕면 주민 2712명은 이날 오후 안성천 군문교의 수위가 위험 수위에 달하면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경부고속도 등 10곳 교통통제 경부고속도로 안성부근 상행선을 포함, 경기도내 도로 10곳이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되고 있다. 서울은 잠수교 서빙고동∼반포동 양방향, 개화육갑문 올림픽대로∼방화동 진·출입로, 여의상류IC 노들길∼여의도 진·출입로 양방향, 영동1교 밑 양재천길 양재동∼KT연구센터 양방향 등 5곳의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강원도는 수해복구 중 폭우로 유실돼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던 인제읍 원대리 입구∼원대리 4호 군도, 덕산리∼덕적리와 하추리∼가리산 5번 군도 등 2곳이 이날 오전 응급복구가 마무리돼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또 지난 27일 집중호우로 또다시 유실된 양양군 서면 오색리 인근 관대교 임시 도로도 응급복구가 완료돼 양양 논화 삼거리∼오색그린야드 호텔간의 차량 소통이 정상화됐다.그러나 인제 한계리∼한계령 정상∼양양 오색 44번 국도와 평창 하진부리 구간 6번 국도 등 3곳은 여전히 차량 통행이 전면통제되고 있다.정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수도권 출근길 혼잡우려

    수도권 출근길 혼잡우려

    27일 강원도 인제와 평창지역에 또다시 집중호우가 쏟아져 2차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폭우로 도로 10곳이 유실됐고, 인제·평창군 등 3개 시·군의 19개 마을,673가구,1962명의 주민에게 대피명령이 내려져 마을회관 등 안전지대로 긴급대피했다. 서울은 이날 200㎜가량의 비가 내리면서 한때 잠수교 등 도로 4곳이 통제돼 퇴근길 정체가 빚어진 데 이어 28일 아침까지 최고 25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출근길 교통혼잡이 우려된다. ●전형적 집중호우 이번 비는 시간당 20∼50㎜의 집중호우 형태로 또다시 서울·경기·강원 영서지방에 집중됐다. 특히 지난번 호우로 인한 최대 피해 지역인 인제군에는 이날 하루동안 140㎜의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얇은 띠처럼 구름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중국에서 태풍 개미가 소멸되면서 만든 수증기까지 더해졌다.”면서 “지난번 집중호우 때와 똑같은 강우 형태”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강원도 홍천에 207㎜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 안산 대부도 252㎜, 김포 195㎜, 춘천 158㎜, 동두천 146㎜, 강화도 139㎜, 문산 123.5㎜ 등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강원도 강릉 양양 평창 인제 등과 서울·인천·경기 일부 지역에 호우경보를, 강원도 태백과 동해, 충남 태안 당진 등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의 비피해 대비를 당부했다. 장마전선은 28일까지 서울·경기·강원 영서지방에 100∼200㎜, 많은 곳은 250㎜이상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29일부터는 전국이 장마전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될 예정이다. ●13개 마을 주민대피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주민대피령이 내려진 곳은 인제 13개 마을 382가구 1149명, 평창 진부면 2개 마을 71가구 213명, 양양 3개 마을 220여가구 600명 등 총 19개 마을 673가구 1962명이다. 이 가운데 인제 덕적리와 한계리, 가리산리 등 3개 마을 177가구 424명과 양양 오색지구 10가구 40여명은 인근 마을회관과 학교 등지로 우선 대피했다. 대피 명령이 내려진 마을은 대부분 지난 폭우 피해가 난 곳이어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주민들과 복구반은 굵은 빗줄기와 함께 마을앞 하천이 다시 불어나자 중장비를 안전지대로 대피시킨 뒤 일손을 놓고 모두 철수했다. 실종자 수색작업도 멈추고 수해민들의 식사를 담당한 자원봉사자들만 인근 체육관 등에 남아 바쁜 일손을 보내고 있다. ●곳곳서 도로통제 이번 비로 지난 폭우 때 응급 복구됐던 도로 5곳 등 모두 10곳이 유실되거나 산사태 우려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통제구간은 지난 폭우로 유실돼 겨우 응급복구가 마무리됐으나 이날 비가 내려 또다시 유실됐다. 인제읍 원대리 입구∼원대리까지의 국도 31호선 구간은 하천범람 및 산사태 우려로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 춘천 조한종 김기용기자 bell21@seoul.co.kr
  • [20&30] 몸보다 머리로 나누는 ‘봉사 新풍속도’

    [20&30] 몸보다 머리로 나누는 ‘봉사 新풍속도’

    “요즘 젊은 사람들 자기 밖에 모른다.”는 어른들의 혀 차는 소리는 아마도 선사시대부터 있어 왔을 게다. 하지만 실제로 따지고 들어가면 반드시 그랬던 것만도 아니다. 지금도 그렇다. 평소에야 어떨지 몰라도 막상 남에게 나눠주고, 퍼주고, 보태야 할 시점이 되면 오히려 기성세대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요즘 2030세대들이다. 그들만의 독특한 봉사활동 속으로 들어가 봤다. 서울에서 영어학원 강사를 하는 서지영(32·여)씨는 2004년부터 주말마다 고향인 전남순천에 내려간다. 결식아동 20여명에게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 주고 있다. 학원에서 평일강의만 하고 주말강의를 포기하는 데 따르는 경제적 손실이 만만치 않지만 “지금도 먹고 사는 데 문제 없는데 뭘”하고 웃어 넘겼다.“개인의 재능은 혼자서 이룬 게 아니라 사회의 도움으로 얻은 것”이란 게 서씨의 지론. 그는 “지식의 ‘사회적 환원’이라고까지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조금만 여유를 가진다면 자기 능력을 주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2030 봉사 급증…재능을 나눈다 최근 들어 2030세대들의 각종 봉사단체 후원 참여가 크게 늘었다.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의 최근 5년간 후원자 연령분포를 보면 20,30대의 비중이 2001년 48%에서 2006년 66%로 급증했다. 특히 20대의 비중은 2001년 14%에서 2006년에는 33%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 주 수해지역인 평창군 진부면에서 수해복구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도 90% 이상이 2030세대였다는 게 봉사단체 관계자의 말이다. 2030들의 봉사참여가 늘면서 두드러지는 현상은 ‘노력봉사’에서 ‘재능봉사’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세대들의 봉사가 물리적인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 2030세대의 봉사는 전공이나 재능에 관련된 자기만의 지식을 나누는 활동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를 ‘재능의 기부’라고 표현한다. 비영리봉사단체를 찾아가서 단체의 로고 등을 만들어 주고 있는 경희대 시각정보디자인학과 4학년 송범호(24)씨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청소 같이 몸을 쓰는 봉사가 많았다.”면서 “지금은 봉사활동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남들에게 없는 나만의 독특한 재능을 활용하는 게 훨씬 즐겁고 보람 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김보경 팀장은 “자원봉사를 풀붙이기 등 단순노동과 번역·디자인 등 전문봉사로 나눌 때 단순노동은 중고생이 100%이고 전문봉사는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 “2030세대는 자기 능력을 현실에 발현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적극성과 과감성…봉사조직을 직접 만든다 적극성도 2030 봉사의 특징이다. 기존 단체의 자원봉사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봉사를 위한 네트워크를 조직해 주위 사람들을 봉사의 장으로 이끌어내기도 한다. 지난해 구호단체의 일원으로 자원봉사를 했던 김민석(28)씨는 올해는 친구들과 함께 봉사단을 조직했다. 김씨는 “구호단체들과 함께 하는 봉사도 중요하지만 경험이 있는 나는 봉사활동을 스스로 주도하는 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도 두렵지 않다 2030세대들은 제3세계 등 해외 자원봉사에도 적극적이다. 후원아동에게 편지를 보내고 직접 만나러 가는 경우도 많다. 직장에 다니다 지난달 말 방글라데시로 컴퓨터 교육봉사를 떠난 채성호(28)씨는 “대학시절 영상을 통해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내전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보게 됐다. 지구촌의 불쌍한 어린이들에게 나에게 있는 것을 나눠 주고 싶었다. 마침 방글라데시 주민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할 기회가 와서 내가 전공한 컴퓨터 지식을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도착한 지 4주째에 접어 들었는데 직접 주민들을 대하고 가르치는 일이 정말 재미있고 기쁘네요. 말은 안 통해도 서로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봉사는 2030세대 가치실현의 한 방법 봉사단체 굿네이버스의 임은진 간사는 “영어와 일본어 등 외국어에 익숙한 2030세대들은 기성세대들과 달리 해외봉사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다.”면서 “단기간 해외봉사를 다녀온 사람 중에 장기간 해외봉사를 결심하고 다시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대학시절부터 봉사와 기부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세대들이 20,30대들이다. 이들은 봉사와 기부에 대해 기성세대들에 비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남을 도와 준다는 과거의 봉사 개념이 봉사의 생활화를 통해 가치를 실현하는 자기완성의 개념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도움말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 ’휴가헌납’ 수해복구 구슬땀 잠에서 덜 깬 눈을 비비며 아침 7시 서울을 떠났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휴가의 첫날. 여느 해 휴가처럼 나는 강원도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은 휴식과 즐거움을 위한 여행이 아니다. 폭우로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봉사의 시간을 위해 영동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도로 위의 차들은 대부분 긴급 수해복구를 위해 강원도로 가는 자원봉사자들이다. 휴가를 받으면 하려던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집중호우로 외부와 고립된 수재민의 모습을 대중매체를 통해 봐온 터라 나 자신만을 위한 휴가를 떠날 수 없었다(이런 것도 팔자인가 보다). 결국 여의도에 있는 한 민간봉사단체의 강원지역 수해복구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2리. 산사태와 하천의 범람으로 마을이 온통 침수되고 1997년 정부 지원으로 지어진 공동 농기구 보관창고는 지붕과 기둥만 간신히 남아 있다.80여명의 봉사자들은 조를 나눠 마을 이장님의 지시에 따라 손길이 가장 급한 곳부터 복구해 나가기 시작했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진흙과 상자들을 어떻게 다 치워야 할지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함께 힘을 모으니 조금씩 창고의 바닥이 드러났다. 해질녘엔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됐다. 진부를 떠나는 버스에 오르니 다시 빗방울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산과 강은 즐기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병든 산과 강을 우리 모두 치료해주고 보듬어 주는 2006년 여름휴가는 어떨까. ■ 마음 나눌수록 부자되는 기분 대학생이 되면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자유’다. 중·고교 시절 이런저런 제약으로 하지 못했던 일들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회. 이런 자유가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올해 다짐했던 건 미래를 준비한답시고 책상 앞에 앉아 책만 보는 대학생은 절대 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되도록 많은 곳을 직접 발로 가보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강원지역 수해복구 자원봉사도 그런 마음에서 출발했다. 7월24일 새벽 약간 들뜬 마음과 초조함, 긴장감을 안고 집을 나섰다. 강원도로 가는 버스 안에서 수려한 창밖 경치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디에 수마가 다녀갔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도로를 한참 들어가자 ‘주의, 수해지역’이란 표지판이 걸려 있다. 곧이어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무너져 내린 산비탈, 파헤쳐진 밭, 폐허가 되어버린 집터들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평창군 진부면은 수해가 정말 심각했다. 망가진 비닐하우스와 하천 주변을 정리하는 게 내가 맡은 임무. 역시 육체노동은 만만치 않다. ‘물질’은 나누면 그만큼 줄지만 ‘마음’은 나눌수록 오히려 더 풍족해진다는 말이 떠오른다. 봉사를 통해 스스로 풍족해짐을 느낀다. 봉사는 ‘우리’가 ‘그들’을 도와주러 가는 일이 아니라 단지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하는 것이란 것을 느낀 여행이었다.
  • “양평2동 침수 대응 백서로 남길 것”

    지난 16일 집중호우로 안양천 제방이 무너졌다. 영등포구 양평2동 저지대 주택가가 물바다로 변했다. 주민들은 무너진 둑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하철 시공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신고된 재산피해액은 293억원에 달했지만 차량 침수 피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영등포구청의 초기 대응이 신속했기 때문이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김형수(58) 영등포구청장으로부터 들어봤다. “구청장님, 양평2동 부근 안양천 제방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16일 오전 5시50분, 김형수 구청장은 대림1동 자택에서 전화를 받았다. 전날 호우경보가 발령됐다는 소식에 상습침수지역인 대림동을 걱정했는데 양평동에서 일이 터졌다. 오전 6시40분, 그는 현장에 도착했다. 집중호우로 불어난 안양천 물이 양평교 아래쪽 제방 틈을 파고들면서 구멍이 생겼다. 컨테이너와 돌, 흙더미를 쏟아부어도 물살이 워낙 거세 모두 쓸려나갔다. 안양천 물은 10m가량 떨어진 지하철 9호선 양천∼당산역 구간 공사장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갔다. 김 구청장은 현장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구청 직원 1300여명은 비상 소집된 상태였다. “물막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인명피해가 없도록 주민을 대피시켜야 한다. 대피소를 마련하고, 대피령이 떨어지면 주민들이 바로 집에서 나오도록 예비령을 내리자.” 오전 9시40분, 둑이 터진 지점으로부터 반경 120m내에 있는 500가구의 주민들에게 대피 예비령을 내렸다. 구청 직원들은 지하에 주차한 승용차를 지상으로 옮기라고 방송했다. 승용차 앞에 적힌 전화번호로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승용차는 노들길과 올림픽도로로 차례차례 옮겨졌다. 주민들이 잘 따라 줬다. 덕분에 침수피해를 입은 승용차가 거의 없었다. 오전 11시40분, 대피 예비령을 전달한 지 2시간 만에 주민대피령을 내렸다. “고심 끝에 결정을 했습니다. 너무 일찍 내렸다가는 절도 등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늦었다가는 수해로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낮 12시40분, 물이 주택가로 범람하기 시작했다. 이때 양평2동 전 지역 7500가구 2만명에게 주민대피령을 전달했다. 구청 직원들과 통·반장들은 집집마다 뛰어다녔다. 경찰에 협조도 요청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덤프트럭과 굴착기·크레인 등이 총동원됐는데도 뚫린 제방의 물막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구청장은 빗속에서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 오후 8시15분, 빗줄기가 약해지더니 마침내 물막이에 성공했다. 주택 328가구, 상가·점포 219곳, 공장 117곳 등 702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이재민 1075명이 생겼다. 다음 과제는 신속한 수해 복구. 소방서와 기업, 자치구, 상수도사업본부에 있는 양수기를 총동원해 물을 퍼냈다. 임시 변압기를 설치하고, 저수탱크로 상수도를 연결해 전기·도시가스·상수도 등 무너진 도시기반 시설을 임시 복구했다. 군·경을 포함한 자원봉사자 6568명이 양평동을 방문해 빨래·청소를 돕고 음식을 차려 주며 위로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29일 새벽, 일주일 만에 집에 다녀왔다.23일 현재 11가구 20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완전 복구는 다음달 초에 끝난다. 김 구청장은 그러나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물이 범람하기 전에 공장 지역에 임시로 둑을 쌓았다면 재산피해를 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재민 피해 보상이 끝나면 이번에 경험한 침수 대응을 꼼꼼히 정리해 백서로 남길 계획이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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