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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막말 방송’ 이번엔 제대로 뿌리 뽑아라

    그제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5개 부처가 합동으로 청소년 언어순화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방송 프로그램의 욕설, 언어폭력 심의기준을 강화하고 대중매체들이 쓸 수 없는 유해용어(금칙어)를 정해 적극 규제할 방침이라고 한다. 언어오염의 주 원인인 방송·대중 매체의 일탈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결단일 것이다. 범정부 차원의 대책은 환영할 일이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우리 사회에는 구석구석에서 막말과 욕설이 범람하고 있다. 법정에서 인신공격성 막말을 뱉는 판사가 새삼스럽지 않고, 병영 자살사건의 27%가 언어폭력 탓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런 마당에 미래를 이끌 청소년들의 언어폭력과 일탈이 확산되고 있으니 더욱 큰 문제인 것이다. 일상의 대화에선 욕설이 빠지지 않고, 인터넷상에선 도를 넘는 언어 파괴와 상소리가 난무하는 실정이다. 공공재인 전파를 쓰는 방송매체며 영화, 청소년들이 모이는 인터넷 공간이라면 응당 모범을 보여야 할 터이다. 그런데도 방송·인터넷 매체들이 오히려 언어오염과 폭력을 조장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아무리 좋은 방책이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그동안 당사자인 지상파 방송사며 인터넷 매체들이 자정의 목소리를 높여 왔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의 맏형 격인 KBS만 해도 막말방송과 출연자들을 강도 높게 제재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었다. 비슷한 시기에 방송통신위원회가 낸 상시 감독의 방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회의 건전한 말 씀씀이를 주도해야 할 공기인 지상파 방송이며 매체들이 뼈를 깎는 변화를 먼저 보여야 한다. 이번 범정부 차원의 대책도 따져 보면 사전심의 강화와 감시기능에 치우친 느낌이다. 일탈을 계속하는 방송·대중 매체가 더 이상 설 땅이 없도록 엄중한 제재 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다.
  • 태풍 남해안 상륙… 피해 속출

    태풍 남해안 상륙… 피해 속출

    11일 오전 제4호 태풍 ‘뎬무’가 전남 남해안에 상륙하는 등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인명 피해와 가옥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소형 태풍으로 시작된 뎬무가 북상하면서 강한 돌풍과 폭우를 동반한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했다.”면서 “11일 오후 3~4시까지가 이번 태풍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시간대로 해일과 월파(越波)가 우려되는 만큼 피서객과 주민들은 해안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제주행 등 항공편 149편 결항 뎬무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서울에서는 10일 오후 5시쯤 북한산 등산객 이모(49)씨가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사망하고 표모(53·여)씨가 실종됐다. 서울에서 수해로 인명 피해가 난 것은 2001년 7월 이후 9년 만이다. 시간당 94㎜의 물폭탄이 쏟아진 서울 마포구에서는 택시기사 임모(54)씨가 불광천 범람 때 택시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었으며, 주택·상가 등이 침수됐다. 이재민도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현재 경기 62가구 135명 등 전국에서 94가구 23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가옥 침수는 김포 65채, 고양 30채, 서울 은평 10채, 인천 계양 10채 등 105채로 집계됐다. 제주 한라산에는 5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선박 1만여척 긴급 피신 하늘길과 바닷길도 차단됐다. 제주편 항공기 59편을 비롯해 전국에서 149편이 결항됐다. 전남 남해안 도서를 운항하는 55개 항로 등 전국 101개 항로의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완도항 1500여척, 여수 국동항 5000여척 등 1만여척이 항구로 피신했다. 기상청은 또 남해안 지방의 만조시간대가 제주 10일 오후 9시30분, 통영 오후 9시22분, 부산 오후 8시57분 등으로 태풍 북상 시간대와 겹쳐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제주도와 남해안 전 해상에 해일주의보를 발효했다. 박윤호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예보관은 “11일 새벽 남해안 쪽으로 상륙한 뎬무는 이날 오후 경남 남해안 지역을 통과,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양진·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심상찮은 지구촌 기후-해외] 눈물의 유라시아 水魔 휩쓸고… 火魔 덮치고…

    물난리에 산불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로 지구촌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파키스탄,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는가 하면 러시아와 포르투갈 등에서는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연일 곡물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9일 AP통신은 홍수, 산사태, 폭염, 산불 등의 자연재해가 중국, 파키스탄, 인도, 러시아와 중동부 유럽을 삼키면서 유라시아 대륙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1500여명의 사망자를 낳은 파키스탄 홍수에 이어 독일 동부와 체코, 폴란드, 리투아니아에서도 폭우로 인한 홍수로 8일 현재 11명이 사망했다. 제방이 터지고 강물이 범람하면서 중·동부 유럽의 홍수 피해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체코 북부 지역에서는 지난 주말 5명이 사망했다. 2주 넘게 계속된 폭우에 강풍까지 겹쳐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은 8일 북부 길기트발리스탄에서 또다시 산사태가 일어나 53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파키스탄 재난관리본부는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이미 1500명을 넘었으며, 이재민은 15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13만 2000㎢에 걸친 피해지역에서 65만채가 넘는 가옥이 파괴되면서 추후 피해복구에 투입될 비용은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유엔은 밝혔다. 지난 5일 북부의 잠무카슈미르주 라다크 지역이 물에 잠기면서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은 인도에서도 인명 및 재산 피해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다. 8일까지 최소 137명이 목숨을 잃고 4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해발 3500m의 고지대에 자리한 피해지역은 배수 시스템 부족으로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마(水魔)는 8일 중국 서북부도 덮쳤다. 중국 서북부 간쑤(甘肅)성 간난(甘南) 티베트족 자치주의 저우취(舟曲)현에서 폭우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해 337명이 목숨을 잃고 1294명이 실종됐다. 지구촌 곳곳이 물에 갇혀 신음하는 한편으로 손쓸 수 없이 확산되는 산불로 러시아는 국가적 위기상황까지 맞고 있다. 폭염과 가뭄으로 대규모 산불에 휩싸인 러시아 중서부는 불길이 잡히지 않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500㎞ 떨어진 우랄 지역의 핵연구 시설까지 위험에 처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10여개국의 긴급지원에도 불구하고 화재진압에 실패하자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비난여론도 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박성국기자 sjh@seoul.co.kr
  • 경제 연속성 위해 ‘컬러’ 유지

    경제 연속성 위해 ‘컬러’ 유지

    현 경제팀의 유임은 기존의 친서민 정책 기조와 4대강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하반기에 경제의 안정적인 기반 강화 아래 고용 창출력 제고, 서민생활 개선, 위기 이후 재도약 준비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중소기업 상생과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배려 확대를 통해 성장의 과실을 나누고 중산층을 복원하는 데도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경제팀의 삼각편대로 일컫는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금융감독원 원장이 모두 유임된 데에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매듭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윤 장관의 경우 지난해부터 G20 의장국 재무장관으로서 각종 G20 회의를 주재하면서 각국 주요 인사들과 밀접한 친분을 쌓아 정책의 연속선 상에서 유임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개각이 마무리된 만큼 정부는 우선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세제 개편에서 친서민을 위한 지원책을 많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세원을 높이고 비과세·감면을 정비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서민이나 중소기업 관련 비과세·감면은 남겨두거나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서민 대책과 관련해서는 일용 근로자 근로소득 원천징수 세율을 내년부터 2%포인트 내리고, 저소득 무주택 근로자 월세 소득공제의 혜택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또한 단순한 세제개편을 떠나 친서민 대책의 종합판을 만들어 발표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물가 대책은 9월 중에 나오는데 ‘지속 가능한 구조적 물가안정 방안’을 준비 중으로, 지자체의 공공·서비스요금의 가격 정보 공개 확대, 공공요금의 ‘중기(中期) 요금협의제’ 도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유임된 것은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말해 준다. 4대강 사업만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4대강 사업은 올해 주요 공정의 60%를 마무리해야 하고, 우기에 접어들어 침수와 범람 등 공사 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민감한 시기다. 이런 시기에 4대강 사업의 ‘수장’을 바꾼다면 야당과 시민단체에 또 다른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2차관 출신인 이재훈 후보자가 장관에 내정되면서 지식경제부는 전문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책 기조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경두·임일영기자 golders@seoul.co.kr
  • 中정부 “압록강 범람 위기… 선박 운항금지”

    중국 정부가 압록강이 범람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압록강 일대에서 화물선과 유람선 운항을 금지시켰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랴오닝(遼寧)성 단둥 홍수통제본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압록강 일대에 지난 2주 사이 전례 없는 폭우가 내리면서 수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해 수천여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덧붙였다. 또 단둥지역에서는 4만명 이상의 이재민들이 고지대에 있는 학교나 친지 등의 집으로 대피했으며, 두만강 일대에도 지난 2주간 폭우가 내려 기록적인 수위를 보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100년 만에 최악의 폭우가 내린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는 이재민 규모가 50만명에 달한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로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18대 여성의원 44명 대해부(상)] 초선 비례 70%… ‘여성 1호’ 수두룩

    [18대 여성의원 44명 대해부(상)] 초선 비례 70%… ‘여성 1호’ 수두룩

    ‘알파걸’, ‘골드미스’, ‘슈퍼맘’ 등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빗대는 각종 신조어들이 범람한다. 이는 최근 들어서야 익숙해진 단어들이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진정한 알파걸들은 사실 국회에 모여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금기시되던 때부터 이미 시대의 변화를 예견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꿈을 키우던 알파걸들은 이제 국민의 대표로 인정받아 여의도를 호령하고 있다. ‘원조 알파걸’ 44명의 삶의 궤적을 살펴봤다. 여성 국회의원 44명 가운데 70.5%인 31명은 초선 의원이다. 지역구를 갖고 있는 경우는 14명(한나라당 10명·민주당 4명)밖에 안 된다. 대부분이 정치신인이고, 전문성을 인정받았거나 소수자 배려 원칙에 따라 여의도에 입성한 초선 비례대표인 셈이다. 50대가 27명으로 가장 많다. 평균 연령은 54.0세다. 자녀가 있는 여성 의원은 34명이고, 평균 자녀 숫자는 2.1명이다. 가장 ‘다복’한 의원은 2남 3녀를 둔 자유선진당 이영애(62·초선·비례) 의원이다. 이들의 학력을 살펴본 결과 79.5%인 35명이 석사과정 수료 이상의 ‘고학력자’였다. 학부 전공별로는 법학 전공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문학(어문학·사회학·역사학 등) 전공자가 8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공계를 전공한 여성 의원도 5명이나 됐다. 졸업 대학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가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화여대 출신이 10명으로 뒤를 이었다. 정당별로 출신 대학에도 차이를 보였는데, 한나라당 여성 의원은 서울대 출신이 9명으로 가장 많은 반면 민주당의 경우 13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명이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이는 근·현대기부터 우리나라의 여성 지도자를 무수하게 배출한 이화여대를 중심으로 초기의 여성운동, 인권운동 등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나라당의 경우 학계 출신(7명)과 법조계 출신(4명)이 많은 반면 민주당의 경우 시민사회운동에 몸담았던 여성 의원이 5명이나 된다. 대표적인 예가 1950년생 동갑내기로 함께 사회운동과 여성 인권운동에 투신했던 이미경(4선·서울 은평갑) 의원과 최영희(초선·비례) 의원이다. ‘최초’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니는 여성 의원들도 한둘이 아니다. 한나라당 박근혜(58·4선·대구 달성) 전 대표는 대한민국 최초의 유력한 여성 대권 주자다. 박 전 대표의 이름 자체가 한국 여성 정치사에 있어 하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인 전재희(61·3선·경기 광명을) 의원은 첫 여성 행정고등고시 합격자인 동시에 여성 최초의 관선시장과 민선시장까지 지내 자그마치 ‘3관왕’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2004년 춘천지법원장을 지낸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법원장으로 기록돼 있다. 한나라당 박영아(50·초선·서울 송파갑) 의원은 서울대 물리학과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에서 물리학 석·박사를 이수한 ‘천재 물리학자’로 28세에 교수가 됐다. 민주당 전현희(46·초선·비례) 의원은 치과대학 졸업 뒤 사법시험에 합격, 치과의사와 변호사 자격증을 모두 소지한 유일한 국회의원이다. 민주당 추미애(52·3선·서울 광진을) 의원은 건국 이후 16번째 여성 사법시험 합격자이고, 15대 당시 유일한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같은 당 김진애 의원은 미국 타임지가 뽑은 차세대 세계 리더 100명에 선정된 바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47·재선·서울 중구)·민주당 박영선(50·재선·서울 구로을)의원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대변인 등 주요당직을 거쳐 지역구 진입에 성공한 경우다. 특히 박 의원은 정권심판 폭풍이 몰아친 18대 총선에서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한 비례대표 여성 의원이다. 보수적인 한국의 정치 풍토에서 밑바닥 정당활동부터 시작해 벽을 허문 여성 의원들도 있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민주당 김유정(41·초선·비례) 의원은 대학 시절부터 정계 입문을 꿈꿨고, 1991년 신민주연합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해 민주당 정치연수원 교무부, 여성위원회 사업부 부장 등 당직을 거쳤다. 미래희망연대 김혜성(55·초선·비례) 의원 역시 신민주공화당, 민주자유당 등에서 당직자로 일하며 발판을 다졌다. 유지혜·김정은기자 wisepen@seoul.co.kr
  • 재미 앞에 장사없다?

    ‘재미만 있으면 다 용서된다?’ 주말 TV 예능 프로그램이 ‘재미’를 앞세워 자극적인 내용을 잇따라 내보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가족 시청자층이 두꺼운 주말에 일부 예능 프로그램은 웬만한 드라마 시청률보다 높게 나오지만, 선정적인 내용이나 저속한 표현으로 오히려 온 가족이 보기에 부적절한 장면이 전파를 타고 있는 것. ‘무한도전’과 함께 토요 예능 시청률 1, 2위를 다투는 MBC ‘세바퀴’는 이경실, 조형기, 김지선, 조혜련 등 중견 연예인을 패널로 등장시켜 다양한 세대가 공감하는 버라이어티쇼임을 내세웠으나 요즘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선정성으로 지적받고 있다. 나이 어린 여성이나 남성 아이돌 가수들이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섹시 댄스를 추고, 이에 환호하는 중견 연예인들의 반응을 보여주는 패턴이 반복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장기 자랑이라는 미명하에 자식 뻘 되는 연예인에게 섹시 퍼포먼스를 시켜놓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또다른 성상품화에 지나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재미 지상주의’에 사로잡혀 제대로 여과되지 않은 내용으로 구설수에 오른 경우도 있다. K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은 최근 개그맨 이수근이 트럭 밑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1박2일’은 앞서 은지원의 흡연 장면을 편집하지 않고 방송해 제작진이 직접 사과를 하기도 했다. SBS ‘스타킹’은 지난 24일 방송에서 무리한 진행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그룹 f(x)의 루나는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실력파 팝가수 채리스 펨핀코 앞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팝송을 불렀다. 루나의 노래가 끝난 후 MC 강호동은 펨핀코에게 같은 노래를 불러줄 것을 제안했고 펨핀코가 노래를 훌륭히 소화하자 루나가 눈물을 보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직 어린 출연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 ‘시청률 욕심에 강호동이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비판 의견이 올라왔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주말 예능은 공감대와 편안함이 우선인데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모 지상주의와 성적인 내용 등 자극적으로 흘러 균형감각을 잃고 있다.”면서 “외부 제동 장치는 물론 자체 정화 기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월드이슈] 이상기후에 몸살난 지구촌… 식량시장 ‘재앙의 그늘’

    [월드이슈] 이상기후에 몸살난 지구촌… 식량시장 ‘재앙의 그늘’

    러시아는 더 이상 ‘얼어붙은 땅’이 아니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땅은 열을 뿜어내고 있다. ‘동토(凍土)’ 러시아가 ‘열토(熱土)’로 변하고 있는 동안 지구 반대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수백마리의 펭귄떼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죽었다. 미국은 단비를 간절히 바라고 있건만, 바다 건너 경쟁국 중국은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지는 폭우에 발을 구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는 2010년 7월 지구촌의 풍경이다. 문제는 식량이다. 기상이변은 그 자체로 재앙이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식량부족이라는 2차 재앙을 낳는다. 유례없는 가뭄과 홍수, 한파가 지금 세계 농산물 시장에 재앙의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러 폭염 일주일새 300여명 사망 7월 들어 연일 낮 최고기온 40도에 육박하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폭염에 따른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러시아 비상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하루에만 71명이 불볕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한 주 동안 3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러시아의 7~8월 평균기온은 20도 안팎에 불과하지만 올해는 이상고온이 맹위를 떨치면서 7월 현재까지 2500여명이 물에 빠져 죽었다.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 전역이 이 같은 살인적인 더위에 시달리고 있지만 헝가리, 슬로바키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등과 같은 동유럽 국가들은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만 해도 폭우의 공포에 휩싸였었다. 특히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에서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된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잇따르면서 각각 23명과 12명이 숨지고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中 물난리로 경제적 손실 25조원 하지만 유럽의 물난리는 중국에 비할 바가 안 된다. 10여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으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창강(長江)도 범람 위기에 놓였다. 중국 국가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중·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23일까지 700명 이상이 숨지고 350명 이상이 실종됐다. 이재민 수는 무려 1억 1300만명이 넘으며 경제적 손실은 1420억위안(약 25조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브라질·아르헨등 남반구 이상한파 지구 북반구가 폭염과 폭우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이 겨울을 나고 있는 아프리카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반구는 이상한파에 떨고 있다. 세계인의 시선이 월드컵이 열린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향했던 지난달, 남아공의 해안가에서는 500여마리의 새끼 아프리카 펭귄들이 강추위에 얼어죽었다. 지난 19일 남미의 아르헨티나에는 남극에서 날아온 찬 공기가 폭설을 뿌리면서 영하 14도까지 기온이 내려갔다. 이 때문에 노숙자 10명이 죽고, 브라질과 우루과이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처럼 지구촌 곳곳을 괴롭히고 있는 이상기후는 국제 농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밀 선물가격 25%이상 올라 세계 3위의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130년 만에 찾아 온 최악의 가뭄으로 밀을 포함한 각종 농작물 생산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가뭄이 극심해지자 83개 지역 가운데 23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러시아 농업부는 올해 곡물 생산량이 예상치보다 약 6% 준 8500만t, 수출 물량은 약 5%가 준 200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중앙아시아 최대 농작물 수출국인 카자흐스탄과 주요 농작물 수출국인 미국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캐나다에는 홍수가 발생해 농작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 국가의 밀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은 지난 6월 이후 25% 이상 오르며 부셸(27.216㎏)당 약 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폭우로 이미 대규모의 농작물 피해를 본 데다 농작물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자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 5월 3.7위안에 거래되던 마늘 500g이 현재 배 이상 오른 약 8위안에 팔리고 있다. 한편 러시아 농업부는 치솟는 농작물 가격을 잡기 위해 시장 간섭에 나서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는 최소한 300만t의 곡물을 시장에 풀어 물가 안정화에 나설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물폭탄… 기름띠… 혼돈의 中

    물폭탄… 기름띠… 혼돈의 中

    중국 사회가 혼란스럽다. 양쯔강 상류 지방의 집중폭우로 대홍수 위기가 닥친 가운데 랴오닝성 다롄(大連) 신항 송유관 폭발사고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해 다롄 연안 해역의 오염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푸젠성의 중국 최대 금광업체인 쯔진(紫)광업에서 무단방류한 독극물 폐수는 광둥성까지 유입돼 메이저우(梅州)와 산터우(汕頭)의 주민 수백만명이 마시는 식수원을 위협한다. 양쯔강(창강) 상류를 덮친 집중폭우의 위세는 20일 중하류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창강 지류인 한(漢)강, 화이허(淮河) 등이 범람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싼샤(三陝)댐의 방류량 확대로 둥팅(洞庭)호와 포양호 등 하류의 대형 호수 역시 위험수위에 근접한 상태다. 다행히 정오 이후 장시성 주장(九江) 이하 창강 유역의 수위는 차츰 낮아지기 시작했지만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창강 상류의 지류들은 1987년 이래 최대의 홍수 위기를 맞았다고 관영 언론들이 전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며칠 전부터 창강과 주변 지역 상황을 시시각각 전하는 등 사실상 재해방송으로 전환한 상태다. 지난 13일부터 집중적으로 쏟아진 물폭탄으로 충칭과 쓰촨성 곳곳은 폐허로 변했다. 특히 덩샤오핑의 고향인 쓰촨성 광안(廣安)은 전 시가지가 3m가량 물에 잠기는 등 163년만에 최대의 물난리를 겪었다. 1주일 사이에 10개 성·시에서 3000만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고, 20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그런 가운데 싼샤댐은 위력을 톡톡히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98년 대홍수 때보다 유입 수량이 크게 늘었지만 방류량을 조절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8시 싼샤댐의 유입 수량이 초당 7만㎥까지 치솟았지만 방류량은 4만㎥를 유지했다. 오전 싼샤댐의 수위는 150m로, 위험수위까지는 25m의 여유가 있다. 1998년 대홍수 때는 유입량이 초당 5만㎥였지만 하류 곳곳에서 물난리가 나 4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롄 신항 송유관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오염해역은 전날보다 4배 확대됐다. 관영 신화통신은 국가 해양관측 전문가의 말을 인용, “오염 해역이 430㎢로 확대됐으며, 완전한 방제작업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대형 유류회수선 3척과 800여척의 어선이 방제작업을 펴고 있으나 풍랑이 높아 기름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10일이면 방제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는 지방 정부의 장담과는 달리 중앙 방제당국은 “시간표를 정해놓지 말라.”며 완전한 방제를 촉구했다. 폭발사고가 난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의 송유관과 원유 저장시설은 지난해 4월 소방 당국의 환경영향 평가에서 폭발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고 역시 중국 기업들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 때문에 빚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디자이너 지아킴] 가로수길 ‘리본공주’를 아시나요?(인터뷰)

    [디자이너 지아킴] 가로수길 ‘리본공주’를 아시나요?(인터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참이었던 지난 해 11월, 유난히 거리에 많은 여성들이 빨간 코트를 입고 다녔다. 원래 빨간색은 기본적으로 인기 있는 색깔이기도 하지만 그 해 겨울 파리바게뜨 TV CF에 김태희가 빨간 코드를 입고 발랄한 매력을 선보인 것이 또래 여성들에게 이슈가 된 것이다.당시 ‘김태희의 빨간 코트’는 인터넷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상위 랭크 되기도 했다. 이 빨간 코트를 만든 주인공은이 바로 디자이너 지아킴.사실 지아킴은 ‘김태희의 빨간 코트’ 이전에도 몇 번 포털사이트에 이름이 회자된 적이 있었다. 2006~7년 그녀를 유명하게 만든 건 커다란 리본이 달린 블라우스였다. 그 당시 김혜수, 최강희, 이다혜, 구혜선 등의 내노라하는 여자 연예인들이 지아킴의 블라우스를 입었고 최근에는 MBC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 등장하는 여주인공 손예진이 지아킴의 리본 달린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스타를 러블리 하게 만드는 ‘패션계의 리본공주’ 로 불리는 지아킴은 2005년 서울 신사동 가로수 길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디자인샵 ‘지아킴’(www.jiakim.net)으로 창업을 시작. 현재 직원 10명과 함께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원피스, 브라우스, 플랫슈즈, 코트 등 여성 의류 전 품목을 판매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많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패션 아이콘이 됐다. 지금도 지아킴의 옷을 입은 연예인들을 드라마나 CF 등에서 다수 찾아 볼 수 있다.심지어 동대문에 짝퉁 제품이 등장할 정도로 지아킴의 제품은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지아킴은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이 복제품, 이른바 짝퉁으로 판매되고 있는 사실을 접했을 때 큰 좌절감을 느껴야 했다.“유명한 제품만 짝퉁이 나온다고 하지만 짝퉁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남의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당시 판매 호조에 한동안 야근을 하면서 구슬땀을 흘렸던 직원 모두가 기운이 빠지고 허탈해 했던 경험을 겪어야했죠. ”지난 겨울 공전의 히트를 친 지아킴의 레드코트가 동대문 시장 곳곳에서 디자인이 카피돼 판매되기 시작한 것. 많은 사람들이 모양은 똑같지만 지아킴 제품이 아닌 이른바 짝퉁 지아킴 빨간 코드를 입고 곳곳을 누볐다.지아킴은 “복제품이 나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자신이 디자이너가 아니고 단지 제품을 세일즈 하는 사람, 혹은 마케터였다면 금전적인 손해 측면만 우선 생각했을지도 몰랐겠지만 모든 제품을 하나하나 직접 디자인하고 만드는 입장에서 너무나 가슴이 아파 마음고생이 심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짝퉁’에 대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첫 경험한 지아킴은 처음에는 속상한 마음에 예민하게도 반응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본인의 제품이 인기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더 좋은 품질과 디자인,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 가치로 승부하자고 결심. 차별화를 위해 혼심을 다했다.복제품이 많이 판매되어도 제품의 특화된 장점까지 따라 할 수 없다는 자신감도 좌절을 극복하는데 기여했다. 지아킴의 하복 제품들은 외관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여성 피부에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도록 천연소재의 안감을 사용한 것.이런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일까. 지금은 셀 수 없을 정도의 단골 고객과 심지어 지방에서 온라인 주문을 해주는 이들도 많다. 또한 올해 2월, 평소 여성스러우면서도 심플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국가대표 피겨선수 김연아가 지아킴의 원피스를 입고 매일유업CF를 촬영했는데 이 역시 눈썰미 있는 네티즌들의 눈에 낙점됐다. 지아킴의 ‘김연아 원피스’는 CF가 나간 뒤 입소문을 통해 인기를 얻었으며 이 제품 역시 지아킴의 뜻과는 무관하게 올 봄 동대문 시장 흥행 아이템 1호의 자리를 굳히기도 했다.아무리 복제품이 나와도 자신의 제품에 대한 열정까지 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지아킴. 올해는 블라우스와 쥬얼리 스와로브스키를 매치한 플랫슈즈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려 준비 중이다. 이 제품들도 전에 그러했듯이 역시 ‘짝퉁의 러브콜’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땀과 노력이 베어있는 제품들을 알아주는 고객들이 있는 한 복제품의 위협은 개의치 않다고 한다.차후 지속적으로 복제품이 늘어나면 어떻게 대응하겠냐는 질문에 지아킴은 “짝퉁 제품을 막을 수는 없고 맞서기에도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오로지 묵묵히 제품의 퀄리티와 디자인을 높이는데 힘쓸 것이며 저희 제품을 입는 고객들이 ‘난 오리지널을 입었다’라는 자부심이 들도록 서비스를 극대화해 브랜드 가치와 파워를 높이는 것만이 복제품의 범람을 막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답했다.이런 지아킴의 성공비결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든 여성들이 가장 기본적인 욕구, ‘러블리’를 충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 지아킴은 제품을 만들 때 ‘모든 여성들이 입고 싶어하는, 선물 받고 싶어하는 옷’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철학을 지향하며 제품을 디자인한다.현재 지아킴은 백화점들의 입점 제의를 받고 있으나 좀더 내실을 기여한 후에도 입점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해 아직 고사 중이라고 한다. 대신 올해 패션의 거리에 지아킴 이름으로 10개의 샵을 오픈 할 목표를 갖고 있으며 차후 미국과 중국에도 지아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방송캡쳐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
  • [4대강 솔루션] 방치된 준설토-“강물범람 원인… 가물막이 완전 철거를”

    지난 주말에 내린 장마철 집중호우로 낙동강 합천보 공사현장에서는 미처 치우지 못한 준설토가 도로 강물로 휩쓸려 버렸다. 공사 중에 발생하는 탁수 유입을 막기 위한 ‘오탁방지막’도 떠내려가 무용지물이 됐다. 농경지 피해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물에 쓸려간 준설토가 하천 주변 농경지를 덮어 모래밭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우려했던 공사장 주변의 준설토 등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집중호우 대책’이 시급할 수밖에 없다. 공사장 주변에 치워지지 않은 준설토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홍수 피해 확대 ▲수질오염 ▲농경지 피해 등 다양한 위험 요소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하천 주변에 방치된 준설토가 물길의 흐름을 방해해 병목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장마철 집중호우로 급격히 불어난 물이 공사 구간에서 범람하게 된다. 준설토로 인한 수질오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강바닥에서 긁어낸 준설토에는 다량의 오염물질이 섞여 있어 재활용을 할 때에도 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미처리된 준설토가 다시 강물로 유입되면 해놓은 공사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넘어 공사 전보다 수질이 악화된다. 이처럼 여러 위험을 안고 있는 준설토가 여태껏 처리되지 못한 것은 정부의 속도전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월21일에 법적 ‘홍수기’가 시작됐지만 정부는 공정률을 높이기 위해 공사 인력과 장비를 준설토 처리보다 준설 작업과 보 건설에 집중 투입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홍수기에는 하천공사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안전불감증”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4대강 공사의 장마철 대책과 관련해 준설토 문제는 큰 영향이 없고 가물막이 철거 공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반론도 있다. 이재철 청양대 교수는 “준설토로 인한 피해 가능성은 있지만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홍수 대비책의 가장 큰 부분은 가물막이 철거”라고 지적했다. 다만 가물막이를 완전히 철거하지 않은 곳이 있어 추가 대책이 요구된다. 낙동강 함안·합천·강정보는 상단부를 6~9m 정도 깎아 높이만 조정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날씨로 본 2010 여름] 주말 수도권 ‘물폭탄’

    [날씨로 본 2010 여름] 주말 수도권 ‘물폭탄’

    16일 북상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호우경보가 내려진 남부 지방에 2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도로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북상하는 장마전선이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 중북부 지방에 영향을 미쳐 시간당 30~40㎜의 강한 비를 뿌렸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경남 남해 225.5㎜, 하동 191㎜, 사천 175.5㎜, 함안 151㎜, 마산 138.5㎜, 의령 110㎜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전남에는 오후 9시 현재 여수 288㎜를 최고로 고흥 93.5㎜, 순천 83.5㎜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특히 여수의 강수량은 1978년 6월18일 기록한 267.6㎜ 이후 최고 기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풍을 타고 올라온 많은 수증기가 남해안에서 부딪쳐 강한 상승류가 생겼으며, 이로 인해 비구름대가 남해안을 따라 발달해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호우 특보가 내려진 경남지역은 16일 오전 8시 20분쯤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 경전선 철로 50m가량이 유실됐다. 복구작업으로 진주와 마산 삼랑진을 오가는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열차를 이용하던 승객들은 경찰이 지원한 대형 버스를 이용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또 함안군 산인면 신산리 왕복 2차로 도로 옆 절개지에서 15t의 토사가 흘러내려 한때 차량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마산시 진전면 여항리에서도 5t의 토사가 도로를 덮쳤다. 인근 함안군 칠원면 예곡리 마을 주민 30명은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대피했고, 창원시 내서읍 광려천에서 하천을 건너려던 중학생 7명은 소방대원의 지도 아래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국립공원 출입도 전면 통제됐다. 지리산 등 101개 구간이 통제되고 있으며 지리산 노고단엔 33명의 등산객이 대피했다. 기상청은 앞서 광명·포천·파주 등 경기도 일대와 서울·인천·경기 서해안 지방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이 지역에는 17일 아침까지 50~130㎜, 많은 곳은 15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육명렬 기상청 예보과장은 “중부지방까지 올라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돼 많은 양의 비를 뿌리는 집중호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은 18일 오전까지 북상하다가 경기북부 지역 인근에서 정체할 것으로 보여 철원·동두천·문산 등에 물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17일 밤까지 국지성 호우가 예상되면서 동두천·파주·문산·연천 등 경기 북부 지역은 임진강 수계 범람에 따른 수해 등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 지역은 1998년 임진강이 범람한 홍수로 158명이 사망·실종됐고, 1만 892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1998년 水魔 아직도 못잊어”

    “1998년 水魔 아직도 못잊어”

    “1998년 게릴라성 폭우가 강타했던 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범람하는 중랑천을 끼고 있는 데다 저지대가 많아 해마다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마음 고생을 하던 주민들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요.” 지난 12일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의 현장방문을 동행 취재하며 목민관(牧民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에게는 민선2기 동대문구청장을 지내던 때의 악몽이 가시지 않았다. “폭우 땐 어김없이 ‘물의 도시’가 되곤 했다. 1998년 8월6일부터 사흘이나 내린 폭우(시간당 최대 83㎜)로 5191가구가 물에 잠겼고, 2001년 7월 14~15일 호우(시간당 최대 94㎜)로 9250가구가 물난리를 겪었다.”고 되돌아봤다. 유 구청장은 이날 오후 2시 장안동 전농빗물펌프장을 시작으로 휘경·장안4·용두빗물펌프장을 방문했다. 펌프장 속 후텁지근한 기운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수 역류를 위한 대비는 잘 돼 있는지, 시당 처리능력은 어떤지 등 궁금한 내용을 치수방재과장이나 현장 직원에게 물어가며 시스템을 살폈다. 펌프장에서 숙식을 하며 긴급상황에 대비하는 직원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주민감시단에 “수시로 찾아와 근무태도를 봐 달라.”고 농담을 던져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다행히 시스템이 잘 가동되는 것 같지만 모두 긴장의 끈을 풀지 않아야 한다.”면서 “빗물받이 뚜껑이 막히지 않았는지 등 사소한 것부터 미리미리 점검하면 인재(人災)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女談餘談] 정욕(Lust)의 나라/이재연 정책뉴스부 기자

    [女談餘談] 정욕(Lust)의 나라/이재연 정책뉴스부 기자

    불편한 얘기로 시작해야겠다. 최근 한 달 새 여자 셋이 각각 성추행당한 경험담이다. 친구는 홀로 귀가하던 길, ‘그놈’이 뒤에서 달려들었다. 야심한 밤도 아니었고 너른 골목길엔 가로등도 환했다. 다만 행인이 없었을 뿐. 퇴로까지 지능적으로 계산한 그놈은 엉덩이를 만지기가 무섭게 쏜살같이 도망쳤다. 습격에 놀란 그녀는 “야, 이 변태 XX야!”라고 소리질렀지만 허사였다. 고개를 들어 확인한 근처 CC(폐쇄회로)TV는 야속하게도 하늘로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그녀의 씁쓸함은 나의 지난주 출근길로 오버랩된다. 만원 지하철 안에서 내리려는 순간, 역시 뒤에서 느껴진 불편한 몸짓. 찰나였지만 분명 고의였다. 지하철 안, CCTV를 바랄 수도 없다. 1초 만에 그 넥타이맨은 인파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마지막 그녀는 선배의 친구다. 자취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웬 놈이 덮쳤다. 비명을 빽 지르자 미숙하기 짝이 없던 범인은 비틀대며 내빼더란다. 대개 이런 식이다. 불쾌한 추행의 기억들은 일상 속에서 그리 멀지 않다. 정색하고 손들어 이의를 제기하기 애매한 지점, 그곳에서 거리낌없이 행해진다. 별것 아니라며 면죄부를 얻은 이런 변태적 감성은 무럭무럭 자라난다. 그리곤 7살 여자아이도 정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으로 변질된다. 여기에 경찰은 “성폭행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수 사건으로 어물쩍 대응하려다 뭇매를 맞았다. 훔쳐보는 시선과 추행엔 너그럽되 막상 폭행 사건에는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민다. 양형기준을 높인다고, 화학적 거세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추행의 범람이 성폭행을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선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영국 BBC가 발행하는 과학기술 월간지 ‘포커스’가 세계 35개국 가운데 한국을 ‘정욕(Lust)의 나라’로 꼽았다. 포르노 산업에 대한 국민 1인당 연간 지출액이 가장 높았단다. 일상 속 ‘훔쳐보기·훔쳐만지기’ 문화가 결국 ‘추행의 일상, 변태적 성폭행의 일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oscal@seoul.co.kr
  • [씨줄날줄] 새만금 통선문(通船門)/노주석 논설위원

    통선문(通船門)이란 말 그대로 배가 드나드는 ‘열린 나루’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통선문이 설치된 곳은 영산호다. 1981년에 준공된 영산호 갑문은 높이 13.6m, 너비 30m로 당시로서는 동양최대 규모였다. 물을 바다로 빼내 범람을 막고, 담수호의 수위를 조절하는 역할을 했다. 갑문 옆에 문을 만들어 30t급 선박이 수위에 관계없이 출입을 하게 한 것이 통선문의 시초였다. 정부는 4대 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영산강의 죽산보에 통선문을 설치해 배가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황포돛배와 고대 나주선이 오갈 수 있고, 내륙에서 강을 통해 바다로 연결되는 리버크루즈선을 띄우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들어 있다. 그러나 ‘수중 보의 설치는 대운하의 전제’라면서 반대하는 시민·환경단체들은 통선문 확장사업에 대해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통선문도 만병통치약은 아닌 셈이다. 전북 군산시 비응도와 부안군 변산반도를 잇는 길이 33㎞의 새만금 방조제의 일부를 허물어 통선문을 내기로 했다는 정부의 계획이 어제 언론에 보도됐다. 지난 4월27일 준공될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길다며 호들갑을 떨었던 그 방조제에 구멍을 내겠다는 것이다. 19년 동안 3조 8000억원을 투입해 지은 방조제에 ‘작은 문’을 내는 비용은 물경 7900억원이다. ‘막자마자 트는 주먹구구 공사’ ‘새만금 방조제는 모래성’이란 비난과 질책이 뒤따르고 있다. 욕을 먹어도 싸다. 사정을 알고 보면 더 기가 막힌다. 새만금 방조제 건설로 새로 생긴 세종시의 5.7배에 이르는 땅을 메울 흙을 운반하려고 새 방조제를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만금 간척지를 메우려면 4대 강 전체에서 파낸 흙 5억 2000만㎥보다 많은 7억㎥의 흙이 필요한데, 운반비용을 계산해 보니 통선문을 만들어 배로 바닷모래를 운반하는 것이 가장 싸게 든다는 얘기다. 이 경우 매립비용은 3조 7000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노무현 정권 때인 2008년 새만금매립지가 농업용지에서 명품복합도시로 용도가 바뀌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관계자들은 용도를 바꾸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 방조제 공사는 사실상 완료단계였다고 변명하고 있다. 서울시내 초등학생과 중학생 전원에게 1년간 무상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예산이 4300억원이라는 통계가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시됐다. 관리들이 멀쩡한 방조제를 허물지 않도록 잘 챙겼으면 2년간 무상급식이 가능했다. 책임질 자 누구인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中 남부 폭우피해액 15조원

    15일 이상 계속되는 중국 남부지역의 폭우로 27일 현재 381명이 숨지고 143명이 실종됐다. 또 피해규모만 15조원에 이르고 있다. 중국 국가홍수가뭄방지대책총본부는 27일까지 장시(江西), 후난(湖南), 푸젠(福建), 광둥(廣東)성을 비롯한 전국 22개 성·시·자치구의 폭우에 따른 인명피해는 사망 381명, 실종 143명이라고 발표했다고 홍콩의 문회보(文匯報)가 28일 보도했다. 이재민은 무려 6996만명에 달하는 데다 경제손실도 838억위안(약 14조 8300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남부지역에서는 지난 25~26일 최대 200㎜ 이상의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강과 하천 둑이 붕괴, 범람하는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중앙기상대는 당분간 남부지역에 비가 내리겠지만 강수량이 줄어들고 폭우가 내리는 범위도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남부지역의 폭우와 대조적으로 베이징, 네이멍(內蒙古), 헤이룽장(黑龍江),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산시(山西) 등 북부지역에서는 연일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장마철 위험시설 비상] 전남 나주-가물막이 둑 물흐름 방해땐 농경지 물바다

    20일 전남 나주 영산강 승촌보(6공구) 공사 현장. 4대강 살리기사업 일환으로 준설작업과 보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막 시작된 장마로 잔뜩 찌푸린 하늘 아래 준설토를 실어나르는 대형 덤프 트럭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한쪽에서는 보를 막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루라도 빨리 보 건설을 마무리하기 위해 24시간 인력과 장비가 풀 가동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주민들은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범람 대비책이 부실하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가물막이 둑이 물 흐름을 방해해 농경지는 물론 자칫 마을까지 물바다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촌보의 전체 길이 512m 가운데 현재 가물막이 둑이 설치된 곳은 296m 구간. 가물막이 둑은 공사 기간 강물이 흘러 들어오지 못하도록 ‘ㄷ자 형태’로 폭 8m, 높이 8m, 길이 918m 규모로 설치됐다. 강위에 가물막이가 쳐지면서 축구장 2배 크기의 공간이 생겼다. 이곳에서 보와 다리 기둥 설치, 지반다지기 등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25%다. 이 공간의 한쪽 끝에는 콘크리트 고정보가 최근 설치됐고, 그 사이 군데군데 가동보(수위 조절이 가능하게 설계된 보)도 완성됐다. 보의 수직방향 위쪽으로는 강 양안을 연결하는 교량용 철근 콘크리트 원형 기둥이 모습을 드러냈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가장 위험한 시설이 바로 가물막이 둑이다. 승촌보 상류에서 급류가 발생할 경우 강물이 가물막이에 부딪히면서 인근 농경지나 둑 너머의 자연마을로 범람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봉호마을 나문섭(70) 이장은 “가물막이를 터준다고 하니 다행이다.”며 “옛부터 큰물만 지면 전체 주민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곤 했다.”고 말했다. 감리단 김재홍(40) 공무팀장은 “급한 대로 가물막이 둑을 제거키로 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공정을 앞당기기 위해 라이트를 켜 놓은 채 밤샘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장마철 위험시설 비상] 수해위험 현장을 가다

    장마가 시작됐다. 산사태와 범람이 예상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물난리를 겪고도 아직 공사를 마치지 못해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 많다. 4대강사업으로 파헤쳐진 강가도 걱정스럽다. 수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 봤다. ■4대강 구간 임시물막이 13곳 철거 4대강 살리기 사업 구간 6곳에 이달부터 수문 12개가 차례로 들어서는 데 이어 가물막이(임시물막이) 13곳이 장마철 피해가 우려돼 철거된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사는 예정보다 속도를 내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는 장마로 인해 4대강으로 빗물이 들어오면 가물막이가 물의 흐름을 막아 범람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 가물막이 16곳 가운데 13곳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낙동가의 함안보, 합천보, 강정보는 철거하지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강의 이포보와 금강의 금남보, 금강보, 낙동강의 칠곡보, 구미보, 낙단보 등 현재 공사 중인 수문은 가물막이가 설치된 가동보 구간으로, 가물막이를 없애기 전에 수문을 만들지 않으면 홍수기가 지나고 나서 다시 물을 막아야 해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가물막이는 낙동강 상주보의 경우 지난 15일 철거했고, 한강 강천보와 낙동강 달성·구미·낙단보에서는 이날 작업이 끝났다. 이어 한강 이포·여주보와 영산강 죽산·승촌보에선 25~26일 철거공사가 진행된다. 또 금강 부여·금강·금남보와 낙동강 칠곡보의 가물막이는 30일까지 없애기로 했다. 취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남겨두기로 한 낙동강 3개 보의 가물막이도 상단부를 6~9m가량 깎아내 물 흐름을 막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아울러 퇴적된 흙을 퍼내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 지난 18일까지 1억 600만㎥를 준설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1400만㎥를 더 퍼낼 계획이다. 강 둔치에 임시로 쌓아놓은 준설토가 장마철에 강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농경지나 골재적치장 등 하천 밖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이와 함께 성토한 흙이 비에 유실되지 않도록 비탈면과 배수시설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장마철 위험시설 비상] 충북 제천-옹벽부실… “공무원들 그동안 뭐했나 답답”

    [장마철 위험시설 비상] 충북 제천-옹벽부실… “공무원들 그동안 뭐했나 답답”

    “장마가 시작됐는데 아직도 공사 중입니다. 물이 조금만 불어나면 둑이 무너질 것 같아 비오는 날에는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박달재 아랫마을 평동리.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평동천이 넘치면서 한바탕 물난리를 겪은 곳이다. 그때의 악몽이 잊혀질만도 하지만 주민들은 또 물난리를 겪지 않을까 불안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 복구 공사가 절반도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장마가 찾아와서다. 20일 평동천 공사현장. 하천 땅바닥이 움푹 패이고 하천 벽면이 깎여 나가 엉망진창이다. 상류에서 쓸려 내려온 흙더미가 수북하다. 지난해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수해복구 공사에 재활용하기 위해 모아둔 커다란 바위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한편에서는 무너진 둑을 쌓기 위한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쪽은 옹벽 기초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반대편 옹벽공사는 시작도 못했다. 폭우가 쏟아지면 바위들이 떠내려가 민가를 덮치지 않을까 불안감이 엄습했다. 파헤쳐진 평동천과 불과 1~2m 떨어져 있는 허름한 농가들과 논밭은 폭우가 쏟아지면 금방이라도 물에 잠길 것처럼 보인다. 이 마을 김흥기(81) 할아버지. 지난해 집중호우로 마늘과 감자를 쌓아둔 창고를 통째로 잃었다. 김 할아버지는 “평동천이 조금이라도 넘치면 우리집은 금방 물바다가 된다.”면서 “아직도 공사가 한참 남았다고 하는데 그동안 공무원들이 무엇을 했는지 답답하다.”고 소리를 높였다. 평동천 수해복구 공사는 6~15m인 기존 하천 폭을 4m가량 넓혀 물이 잘 빠지게 하는 공사다. 64억원을 들여 2.6㎞ 구간에서 진행되지만 오는 12월이나 돼야 끝난다. 현재 공정률은 겨우 25%다. 제천에선 지난해 수해를 입은 평동천과 대월천에서 현재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제천시는 범람이 우려되는 위험 지역 10여곳에 대해 응급조치를 취해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주민들의 얼굴에는 불안감이 역력하다. 6·25 전쟁을 겪었다는 이경무(79) 할머니는 “인민군보다 더 무서운 게 물난리”라며 “지난해 집이 물에 잠겨 이웃집으로 피난을 갔는데 이러다가 올해도 물난리를 겪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제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장마철 위험시설 비상]강원 춘천-쓰레기까지 쌓여 폭우때 하천범람 시간문제

    [장마철 위험시설 비상]강원 춘천-쓰레기까지 쌓여 폭우때 하천범람 시간문제

    “큰 물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데 아직도 하천·교량공사를 마치지 못했으니 걱정입니다.” 20일 강원 춘천시 남면 발산리 추곡천 수해복구 현장. 물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한 하천 정비공사가 한창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하천 바닥이 4~5m부터 20~50m까지 들쭉날쭉하고 흙더미, 돌무더기, 블록이 곳곳에 쌓여 있다. 중장비로 호안블록과 석축을 쌓아 제방을 만들고는 있지만 공사를 마치려면 아직도 멀었다. 소나기라도 쏟아지면 금방 물이 범람해 인근 농경지와 민가를 덮칠 것만 같다. 발산교 다리 아래에는 공사장에서 떠내려온 쓰레기와 나무등걸이 어지럽게 쌓여 있다. 폭우로 발산교가 무너지기라도 하면 춘천~서울고속도로 강촌IC에서 춘천을 잇는 유일한 도로마저 끊기는데도 대책은 허술하기만 하다. 근처 파출소 경찰관은 “지난해 수해를 입었지만 복구공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폭우라도 내리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하천 주변 주민들과 논밭이 물난리를 겪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홍천강과 만나는 추곡천 하류. 하천을 가로질러 춘천~서울고속도로 밑으로 빠지는 길로 통하도록 48m짜리 2차선 다리를 놓고 있지만 공정은 멀기만 하다. 이제 교각을 세우고 상판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동바리작업이 한창이다. 쇠파이프를 촘촘하게 엮어 세운 동바리는 강폭을 가로질러 대형 그물을 쳐 놓은 것 같다. 물길이 불어 공사장에서 쏟아져 나온 나무등걸이나 바위들이 굴러 오면 꼼짝없이 걸려 물길을 막게 생겼다. 박광열 남면 면장은 “도로와 공사장이 물길에 떠내려가는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공사를 다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시는 지난 3월부터 15억원을 들여 추곡천 수해복구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보상협의 등이 늦어지면서 공사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수해복구공사와 맞물려 주변 소주고개에서는 춘천~서울고속도로 강촌IC에서 춘천으로 이어지는 접속도로와 터널공사가 한창이다. 하천과 400~500m 떨어져 비가 내리면 흙이 그대로 추곡천으로 흘러들지만 이를 막는 시설은 보이지 않는다. 유희언 마을이장은 “수해복구공사와 도로공사가 장마 전에 끝났어야 했는데 아직도 파헤치고 있으니 걱정스럽다.”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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