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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갈등을 넘어서 시너지로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갈등을 넘어서 시너지로

    “함께 나누는 기쁨과 슬픔 … 이제야 우리는 비로소 알았네 작고 작은 이 세상….” 동요 ‘작은 세상’의 맑은 선율이 흐른다. 꿈의 동산 디즈니랜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 백인, 흑인, 동양인, 히스패닉의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산다. 현실은 동요가 아니다. 1992년 LA 폭동이 일어난다. 흑백 갈등이 폭발하며 잠복했던 한인 흑인 갈등도 민낯을 드러낸다. 다양함이 갈등이 된다. UCLA의 교수진이 다양성과 성과의 관계를 연구한다. 경영대학원생들로 소규모 팀들을 구성한다. 동일한 인종끼리 혹은 다양한 인종을 섞어서. 각 팀은 동일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교수들과 경영자들이 평가를 한다. 결과가 흥미롭다. 팀 성과를 X축, 팀 동질성을 Y축에 놓고 팀별 성적을 나열하니 전형적 종 모양 분포가 드러난다. 동일인종 팀들의 성적은 중간. 다인종 팀들은 양극단. 아주 못하거나 아주 뛰어나거나. 다양성은 양날의 칼이다. 1998년 다임러벤츠사와 크라이슬러사가 합친다. 대륙간 기업합병 사상 최대 규모. 벤츠가 크라이슬러를 370억 달러에 사들인다. 글로벌 경영에 새로운 역사가 쓰인다. 상이한 두 문화. 독일의 기술력과 꼼꼼함. 미국의 마케팅과 창의력. 마치 오케스트라와 록밴드를 합치는 듯. 그렇게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탄생한다. 초대 CEO는 벤츠의 슈렘프 회장. 크라이슬러에 동등한 대우를 약속한다. 합병의 결과로 시너지 효과를 예상한다. 매년 14억 달러로 시작해서 몇 년 후에는 두 배로. 그러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공언한 약속과 달리 슈렘프 회장은 자신들의 지배를 심화시킨다. 소외된 크라이슬러 경영진은 하나씩 둘씩 떠난다. 갈등은 깊어지고 실적은 악화된다. 결국 9년 만에 파경에 이른다. 2007년 벤츠가 크라이슬러 지분의 80%를 74억 달러에 판다. 거의 300억 달러의 손실. 북한의 한 해 총수출액 열 배에 해당하는 금액. LA 폭동급 경영 재난이다.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문제다. 다양성 경영 능력이 결핍된 무능한 리더십이 불러온 초대형 참사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1970년대 초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시. 인종차별을 없애는 정책의 일환으로 흑백으로 나뉘어 있던 고교들이 하나로 합치면서 흑백이 섞인 미식축구팀이 탄생한다. 그 팀의 이름은 타이탄스. 첫 수석코치로 흑인 허먼 분이 부임한다. 그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다. 흑인들은 과도한 기대를 하고 백인들은 불신한다. 둘 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시 분위기도 험악하다. 마침 한 백인이 십대 흑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칫 폭동이 일어날 분위기. 분 코치는 화약을 지고 불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분열된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취한다. 첫째, 버스를 타는 것부터 전지훈련 때 숙소를 사용하는 것까지 흑백을 섞는다. 둘째, 흑백 사이에 강제로 소통을 시킨다. 일대일로 돌아가며 상대방에 대해 알아 오게 한다. 셋째, 흑인들을 일부러 혹독하게 대한다. 자신의 편을 먼저 챙기는 슈렘프 회장과 반대다. 복장이 단정치 않거나 1분이라도 지각을 하면 모욕에 가까울 정도로 꾸짖는다. 실수나 불평을 하면 본보기로 심하게 벌을 준다. 넷째, 게티즈버그 국립묘지까지 이른 새벽에 단체로 뛰어가게 만든다. 숨을 헉헉거리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선수들을 세워 놓고 분 코치는 얘기한다. 아직도 흑백으로 갈라져 싸우는 것은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타이탄스라는 한배에 타고도 서로 한마음이 되지 못하면 묘지에 묻힌 군인들처럼 우리도 파괴될 것이라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전체 팀 주장인 백인 선수가 먼저 변한다. 인종차별적인 백인 친구를 버리고 적대적이던 흑인 주장에게 화해를 청한다. 흑인 주장이 흔쾌히 받아들이며 갈등을 넘어선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갈등이 화합으로 바뀔 때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 시너지의 창출은 그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진정한 의미의 팀을 이룬 타이탄스는 13연승의 대기록을 세우며 주 챔피언으로 등극한다. 또 국내 준우승. 다양성 경영 능력을 갖춘 리더가 없이는 불가능했을 성과다. 갈등을 넘어서 시너지를 이뤄 내는 리더가 절실한 시대. 분 코치 같은 리더의 출현을 기다린다.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가을빛 물든 해 낭만 가득찬 海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가을빛 물든 해 낭만 가득찬 海

    이름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곳이 있습니다. 충남 서천의 비인이 그런 곳입니다. 그리 흔한 이름이 아닌 데다, 어딘가 맑은 풍경을 가만히 숨겨 두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서천 위의 춘장대나 동백정, 홍원항 등은 이미 익숙하지요. 아래쪽의 장항, 신성리 갈대밭도 그렇고요. 그런데 그 틈바구니에 있는 비인은 당최 생소합니다. 비인엔 뭐가 있을까요. 듣자니 해거름 풍경이 아름다운 포구가 있고, 싱싱한 갯것들과도 만날 수 있다더군요. 그것만으로도 비인행에 나설 이유는 충분해 보입니다.고즈넉한 풍경, 마량포구·장항을 품다 위치부터 살피자. 비인만은 활처럼 휘었다. 어린아이가 그린 갈매기 그림을 연상하면 알기 쉽겠다. 날개의 한쪽 끝은 마량포구다. 전어축제로 이름난 홍원항, 초봄 붉은 동백으로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춘장대가 이 언저리에 몰려 있다. 반대쪽은 장항이다. 서천의 명물이자 ‘JSA’ 등의 영화 촬영지로 이름난 갈대숲이 이쪽에 있다. 그럼 갈매기의 몸통 쪽엔 뭐가 있을까. 여기가 바로 비인만이다. 바다 쪽으로 뻗은 월호리를 경계로 ‘3’ 자 모양으로 휘었다. 마량포구 산자락에 올라 굽어보면 이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 비인만은 평화롭고 넉넉하다. 서해 바다가 대개 그렇다. 동해안처럼 고래라도 잡을 듯한 떠들썩한 흥분은 없다. 남해안처럼 짙푸른 바다 위로 수많은 섬들이 반짝이는 수려한 맛도 없다. 그래도 너른 갯벌, 낮게 찰랑대는 바다는 지친 가슴 안길 만큼 늘 넉넉하다. 차진 바다에 기대 사는 싱싱한 갯것들과 마주하는 즐거움도 각별하다. 그러니 비인만은 서해의 특성이 오롯한, 그리고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다. 비인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단연 월호리 월하성 포구와 비인면 선도리 해변이다. 월하성은 이름 그대로 ‘달 아래 성’이란 뜻이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에 비치는 달빛만큼이나 아름답다는 뜻의 낭만적인 이름이다. 월호리의 옛이름도 달포리라고 한다.기이한 풍경, 트레일러에 얹힌 어선 월하성 포구를 찾으면 다소 생경한 풍경과 만나게 된다. 어선들이 트레일러 위에 얹힌 채 주차장 여기저기에 서 있다. 이를 ‘주차’라고 해야 할지 ‘정박’이라고 해야 할지 모호하다. 트레일러를 끄는 건 대개 경운기다. 드물게 트랙터를 연결한 경우도 있다. 경운기의 모습도 평이하지는 않다. 엔진 부위를 바퀴에서 한 뼘가웃이나 들어올렸다. 오프로드를 달리기 위해 차체를 들어올린 지프차와 비슷한 모양새다. 경운기가 이처럼 희한한 형태로 개조된 이유는 아침 나절에 포구를 찾으면 저절로 알게 된다.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어민들은 주차장에 ‘정박’한 트레일러를 바다로 끌고 들어가 어선을 띄운다. 갯일을 마치고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다. 역시 바닷물 찰랑대는 선착장에서 배를 싣고 주차장까지 온다. 경운기의 엔진 부위가 들어올려진 건 이처럼 들고 날 때 엔진이 바닷물에 닿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어선을 굳이 주차장까지 끌고 오는 이유는 또 있다. 갓 잡은 갯것들을 배에 실은 채 작업장까지 끌고 가기 위해서다. 요즘처럼 꽃게 등이 많이 날 때면 이들을 어선에서 경운기로 옮겨 싣는 것도 큰 일이다. 그러니 어선을 통째 옮기면 이 수고를 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월하성 포구에서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선도리 갯벌이다. 주말이면 갯벌 체험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는 곳이다. 갯벌 앞에는 무인도 2개가 나란히 떠 있다. 이른바 쌍도다. 나라 안 대개의 섬이 그렇듯, 쌍도에도 그럴싸한 전설은 전한다. 안내판이 전하는 내용은 이렇다. 오래전 선도리 갯벌 주변은 너른 해당화 밭이었다. 오월이 되면 해당화꽃 향기가 수십리 밖까지 번졌고, 향기에 이끌려 수많은 청춘남녀들이 모여들었다. 그런데 하필 가난한 어부의 아들과 천석꾼의 외동딸이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이후 내용은 대략 짐작이 간다. 둘은 다음 생을 기약하며 바닷물에 몸을 던졌고, 용왕이 이들의 사랑에 감동해 섬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필경 고래 모양의 큰 섬이 어부의 아들, 거북 모양의 작은 섬이 천석꾼의 딸이었지 싶다.광활한 풍경, 해거름 빼어난 선도리 갯벌 선도리 갯벌은 광활하다. 모래와 펄이 뒤섞였다. 해변을 걷는 운치도 월하성 쪽보다 낫다. 날물 때면 쌍도까지 모랫길이 열린다. 거리는 얼추 700m 정도. 섬을 한 바퀴 돌면 사랑을 이어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인지 연인들이 즐겨 걷는다. 해거름 풍경은 더 빼어나다. 해가 월하성 포구 쪽으로 떨어지며 사위를 붉게 달군다. 하늘도, 바다도 죄다 짙은 주황빛이다.비인에서 가장 이름난 문화재는 성북리오층석탑(비인오층석탑, 보물 제224호)이다. 백제 때 세워진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국보 제9호)을 모방해 고려 때 세운 석탑이다. 모방했다고는 해도 당당한 자태의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다. 무엇보다 비례가 맞지 않아 어색한 느낌이다. 이는 4, 5층 사이의 탑신에 있어야 할 지붕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6.2m에 달하는 체구는 퍽 당당하다. 시간이 켜켜이 쌓인 자태에서 무게감도 느껴진다. 비인 읍내 쪽에도 볼거리가 있다. 비인향교는 흰 외벽이 인상적이다. 향교 들머리의 하마비와 느티나무, 옛 장터 앞의 ‘독다리’(청석교), 25개에 이르는 관찰사와 현감 등의 선정비와 불망비 등을 통해서도 비인의 옛 영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 장항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장항송림을 만나기 위해서다. 얼추 20m에 달하는 키 큰 소나무들이 1㎞ 정도 이어져 있다. 솔숲 위로는 높이 15m의 스카이워크가 들어섰다. 236m 길이의 철 구조물이다. 솔향기 맡으며 하늘을 걷는 듯 아찔한 재미가 있다. 스카이워크 끝자락에 서면 금강하구와 서해, 그리고 장항제련소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장항 일대에 나라에서 세운 전시관이 두 곳 있다.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다. 국립생태원은 규모가 약 100만㎡(30만평)에 이른다. 축구장 90여개 정도의 크기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다양한 해양생물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5200여종에 달한다는 우리 바다생물의 표본을 모은 ‘시드 뱅크’ 등 볼거리가 많다. 판교면 현암리는 시간을 거슬러 여행할 수 있는 곳이다. 흔히 ‘서천 판교마을’로 불린다. 정미소나 양조장, 창고 등 일제강점기와 1950~70년대에 지어진 낡은 건물들이 영화 세트장처럼 여태 남아 있다. 옛것 즐기는 이라면 기웃댈 만하다. 이번 여정에선 작심하고 저물녘과 동틀녘을 노렸다. 비인만 일대에 해넘이 풍경 고운 곳이 많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서다. 비인만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선도리 일대를 붉게 물들인 장면은 어느 일몰 명소에 견줘도 뒤지지 않았다. 마량포구는 기왕에 해돋이 명소로 입소문 난 곳이다. 반도처럼 바다 쪽으로 돌출돼 있어 비인만 위로 솟는 아침해를 맞을 수 있다. 글 사진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서천으로 드는 서해안고속도로 나들목은 세 개다. 서천 위쪽의 홍원항과 마량포구, 춘장대를 거쳐 비인만을 훑어 보겠다면 춘장대 나들목으로 나온다. 신성리 갈대밭, 장항송림 등 서천 남쪽에서부터 홅어 오르겠다면 동서천 나들목이 빠르다. 비인 오층석탑은 비인 면소재지에서 춘장대 해수욕장 쪽으로 가다가 비인면 성북리 길가에 있다. 표지판이 있긴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아 놓치기 쉽다. 장항송림 스카이워크는 입장료가 2000원이다. 입장료는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인근 편의점은 물론 서천 시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맛집:할매온정집(956-4860)은 아귀찜으로 이름난 집이다. 가격은 다소 비싸도 재료가 신선하고 양도 푸짐하다. 아귀탕도 맛깔스럽다. 장항역에서 5분 거리다. 수정식당(951-5573)은 냉면으로 이름났다. 옛 건물들이 몰려 있는 판교면 현암리에 있다. 홍원항은 해마다 전어축제가 열리는 곳. 올해는 전어 수확량이 적어 횟집 인심이 예년만 못하다. 마량포구 쪽에도 횟집들이 많다. →잘 곳:춘장대와 마량포구 일대에 숙박업소들이 많다. 마량포구 산자락에 있는 서천비치텔(952-9566)은 창문으로 비인만을 굽어볼 수 있다. 장항 송림마을에도 대규모 민박단지인 ‘휴 리조트 펜션’이 조성돼 있다.
  • [단독] 박카스 할머니로 늙은 박카스 아줌마…“기초연금으론 못 살아…20년 넘었죠”

    [단독] 박카스 할머니로 늙은 박카스 아줌마…“기초연금으론 못 살아…20년 넘었죠”

    “나라에서 주는 기초연금 20만원으론 먹고살 수가 없어.”1일 서울 종로구 종묘광장공원에서 만난 할머니 A(75)씨는 피로개선 음료를 들고 공원으로 나온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A씨는 20년 넘도록 ‘장사’를 해 왔다고 털어놓았다. 세월이 흘러 이른바 ‘박카스 아줌마’는 어느덧 ‘박카스 할머니’가 돼 있었다. A씨는 “이제 60대도 젊은 나이다. 80대도 박카스 들고 많이 나와 있다”고고 말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성매매’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종묘 일대에서 경찰 단속이 뜸해진 틈을 타 ‘박카스 아줌마·할머니’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종묘 인근 골목에서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한 손에 음료를 들고 배회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지난 9월 새 단장을 마친 다시세운상가(세운상가) 주변에서도 옆구리에 작은 가방을 하나씩 낀 여성들이 노인들에게 말을 걸며 음료를 건네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종묘 인근의 한 주점 주인은 “단속을 꾸준히 안 하니까 다시 예전처럼 많아졌다”면서 “박카스 할머니들이 손님으로 온 노인들을 데리고 나가 장사에 방해가 된다”고 불평했다. ●종로3가역 인근서도 버젓이 이뤄져 종로3가역 인근에서도 노인들의 성매매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다. 짙은 화장을 한 60대 여성 B씨는 “몇 만원씩 벌어서 먹고사는 처지에 단속이라도 걸리면 몇 배의 벌금을 내야 한다”면서 “모텔에 가서 받은 돈을 빼앗기고 지갑까지 털린 적도 있지만 신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한 외국인 가운데 이곳에서 노인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지난 1월 싱가포르의 채널뉴스아시아(CNA)는 ‘한국의 할머니 매춘부’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기도 했다. 경찰의 노인 성매매 적발 건수도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이 강화됐던 2013년 전국 183건에서 지난해 603건으로 3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났다. 경찰은 단속을 통한 형사처벌보다는 상담센터를 통한 계도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처벌이 약하다는 점 때문에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도에 무게 둔 탓에 근절 어려워”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관계자는 “경찰과 연계해 상담 업무를 하기로 한 것은 맞지만 실제 상담 건수는 얼마 없다”고 말했다. 노인들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고 상담을 받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이런 노인 성매매 문제가 단순히 성 욕구의 문제가 아닌 ‘빈곤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은 “법적 부양 의무가 있는 자식이 있어 기초생활수급대상이 되지 못하는 노인들은 경제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일반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재활지원책이 노인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경로당이나 복지관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질적인 노인 집단을 위한 맞춤형 여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뭐? 성실히 일한 탓에 해고라고?” …해괴한 해고 사유

    “뭐? 성실히 일한 탓에 해고라고?” …해괴한 해고 사유

    너무 열심히 일을 한다는 이유로 해고된 스페인 남자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열정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황당한 사건의 주인공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사는 진. 독일계 마트 리들에서 12년간 근무하며 매니저로 승진까지 한 진은 “일을 너무 과하게 한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했다. 진이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그는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게 잘못인가”라고 반문하며 회사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재판에서 회사가 밝힌 해고 사유를 보면 진은 모범 직원이다. 매일 새벽 5시 매장에 도착해 짧게는 50분, 길게는 90분 가량 혼자 일을 했다. 출근시간보다 일찍 매장에 나간 진은 배달할 주문상품을 미리 챙기고 가격표를 정리하고, 진열대에 물건을 채워넣었다. 특별히 수당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라 ‘출근 카드’를 찍지도 않고 매일 아침 우선적으로 처리한 일이다. 일을 찾아서 하는 아침형 직원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회사는 여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종업원의 근무시간을 엄격하게 체크하고 단 1분이라도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는 게 회사의 정책이라며 진이 이런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회사에 따르면 진이 어긴 회사규정은 또 있다. 리들은 종업원이 절대 회사(매장)에 혼자 있어선 안 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진은 새벽시간에 매장에서 혼자 일을 했다. 진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완벽한 오픈을 위해 매일 아침 일한 게 문제가 될 수 있는가”라며 “성실하게 근무했다고 벌을 주는 격”이라고 말했다. 진은 “한 번도 일찍 출근하면 안 된다는 말을 회사로부터 들어본 적이 없다”며 “매장이 잘 운영되도록 노력한 직원을 해고하는 건 정말 황당한 일”이라고 어이없어 했다. 현지 언론은 “회사가 매출 목표를 잡고 매니저를 압박했다는 진술도 나오고 있다”며 “회사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하는 사회적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친절 민원’ 구민 만족도 높이고 소통으로 ‘청렴 강서’ 구축

    ‘친절 민원’ 구민 만족도 높이고 소통으로 ‘청렴 강서’ 구축

    “돈을 10만원 더 벌었다고 7년간 살던 임대주택에서 당장 나가라고 하는 게 말이 됩니까.”지난 26일 서울 강서구청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하는 이동신문고’를 찾은 A(65·방화동)씨는 주택·건축 민원 담당 권익위 직원에게 도와 달라고 하소연했다. A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에서 남편, 아들과 산다. 건강이 좋지 않은 A씨와 남편은 아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해 살고 있다. 최근 LH에서 아들의 월급이 임대주택 거주 기준인 도시 근로자 월평균 소득 50%(240만원)보다 10만원 많다며 집을 비워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A씨는 “아들이 경비 일을 하는데,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다른 달보다 야근을 많이 한 게 화근이 됐다”고 말했다. 권익위 직원은 “LH의 퇴거 조치는 법적으론 타당하지만 A씨 사정은 특수하다. 아들의 평균 소득이 올라간 게 아니라 야근 등 일을 더한 게 소득으로 잡혀 문제가 됐다. LH에 구제 방안 마련을 권고하겠다”고 답했다. 동장인 B(50)씨는 행정문화 담당 권익위 직원에게 동장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B씨는 열쇠 수리·판매업을 하고 있다. 2015년 동장이 돼 지역의 궂은일을 도맡아 해 오고 있다. 그는 “공무원을 대신해 지역의 온갖 일을 다 하는데, 수당이 고작 24만원”이라며 “처우가 너무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65세로 나이 제한도 해 놔 나이 드신 분들은 하려고 해도 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권익위 직원은 B씨에게 “행정안전부에서 전국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해야 할 것 같다”며 “권익위에 제도 개선 제안을 해 달라”고 답했다.강서구가 대외적으론 민원 해결을, 내부적으론 소통을 내세우며 청렴 문화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구는 청렴의 시작은 구민이라고 판단, 민원 해결에 대한 구민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청렴을 위해선 직원 친절과 행정에 대한 구민 만족이 전제돼야 한다”며 “비리가 발생하지 않고 업무 처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렴도는 구민 만족도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업무 처리를 경험한 구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뇌물이나 청탁 등 공직 비리와는 별개로 민원 처리 때 직원 친절도와 처리 만족도에 따라 청렴도가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구청장은 “정부의 청렴도 조사는 민원인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이뤄진다”면서 “신속하고 친절하게 민원을 해결해 준 주민에게 청렴도 설문조사를 하면 구에 대해 호평하며 깨끗하다고 인식한다. 불친절이 곧 비청렴으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구는 혹시라도 놓칠 수 있는 민원 해결을 위해 외부기관과 협업도 한다. 권익위와 함께하는 이동신문고가 열린 이유다. 이동신문고는 권익위와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유관기관이 나서 현장에서 지역민들의 고충을 해결해 주는 ‘원스톱 민원 처리 서비스’다. 이동신문고를 찾은 한 구민은 “속으로만 끙끙 앓아 오던 문제를 구청 직원과 권익위 직원이 현장에서 명쾌하게 해결해 주니 공공기관에 대한 믿음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엔 한국청렴운동본부·한국환경공단과 ‘반부패 청렴활동 협력체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청탁금지법, 공직자 행동강령 등 반부패 청렴 규범 정착과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교육·간담회 등을 공동 추진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구는 두 기관과 함께 지난 9월 22일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을 했고, 같은 달 28일엔 청탁금지법 1주년을 맞아 청렴 캠페인을 펼쳤다. 구 관계자는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점진적으로 늘려 지역사회 전반에 ‘청렴 강서’ 이미지를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틀에 박힌 직원 교육도 개선한다. 주민 욕구를 이해하고 주민 입장에서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직원별 맞춤형 교육과 체계적인 평가를 진행, 현장 친절도와 업무 처리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내부 청렴 정책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고위 공직자, 신규 직원, 인허가 담당자 등 그룹별로 청렴 교육을 하고, 부서별로 청렴도우미를 운영해 직원들의 청렴 실천 의지를 높이고 있다. 내부 행정망에 ‘청렴정보나눔터’를 마련, 직원들이 청렴이나 부정부패와 관련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도록 하고 있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과 비리를 사전에 막는 자율적 내부통제 제도인 ‘청백-e시스템’과 청렴 자기진단 제도, 공직윤리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반부패 청렴 대책도 마련, 시행하고 있다. 구는 매주 수요일을 ‘소통의 날’로 정해 상하 간, 동료 간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노 구청장은 “직원 간 소통이 잘 이뤄져 불신이 없어지면 청렴도가 높아진다. 인사든 무엇이든 오해와 불신이 쌓이면 조직 내 청렴도 평가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직원 간 소통이 잘되면 조화로운 조직문화가 뿌리를 내려 대민 서비스의 질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목 90도 꺾인 채 생활…9세 소녀 안타까운 사연

    목 90도 꺾인 채 생활…9세 소녀 안타까운 사연

    90도 각도로 목이 꺾인 채 지속적인 고통 속에 사는 소녀가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는 근육장애 혹은 척추 이상으로 인해 머리를 똑바로 세울 수 없는 아프신 쿰바(9)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파키스탄의 작은 도시 미티에 사는 아프신은 얼굴을 수직으로 세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잘 서있거나 걸을 수도 없다.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데다 먹거나 화장실을 갈 때도 도움이 필요하다. 아프신의 희귀한 상태가 출생 때부터 시작된 건 아니다. 6명의 다른 남매들처럼 정상적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생후 8개월 때 집 밖에서 놀다가 땅에 떨어져 목을 다치면서 그녀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엄마 자밀란(50)과 아빠 훌리오(55)는 “처음엔 딸의 상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돈이 없어서 딸을 신앙 요법사에게 데려가곤 했지만 딸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커가면서 목의 통증을 호소했고 지금처럼 문제가 악화됐다”며 눈물을 훔쳤다. 아프신은 기울어진 목 때문에 마을에서도 멸시를 받는다. 아이들은 아프신을 무서워해서 가까이 가지 않으려하고 어른들은 죄를 받은 것이라 믿는다. 학교에 가지 않는 아프신에게 유일한 친구는 가족뿐이다. 딸아이의 고통을 지켜볼 수 없었던 엄마 아빠는 몇몇 의사들과 상담을 했으나 어느 누구도 딸의 상태를 진단할 수 없었다.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으니 수도 카라치에 있는 큰 대학 병원으로 데려가라는 말만 돌아왔다. 의사 딜립 쿠마르는 “이는 가장 희귀한 사례 중 하나”라며 “딸의 상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서만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고 완곡하게 전했다. 의사의 충고를 따르고 싶어도 부부에겐 규칙적인 일자리가 없다. 장남인 모흐메드 야쿱(25)이 벌어오는 200파운드(약 30만원)이하의 월급으로 가족의 모든 살림살이를 꾸려나가기 때문에 치료를 받을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빠 훌리오는 “아프신에겐 아직 많은 꿈과 희망이 있다. 딸이 학교에 가서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평범한 생활을 누리는 걸 보고 싶다. 나의 소원이 언젠간 이뤄지기를 바란다. 만약 정부의 도와준다면 이는 가능할지도 모른다”며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도움을 호소했다. 사진=유튜브(Headline News)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아들, 딸이 선택한 핼러윈 의상은?…공익광고 화제 (영상)

    아들, 딸이 선택한 핼러윈 의상은?…공익광고 화제 (영상)

    미국의 대표적인 축제인 핼러윈(10월 31일)을 앞두고 공익광고 한 편이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공익광고를 주로 제작해온 한 프로덕션이 제작한 이 광고에는 매우 평범해 보이는 한 가정이 등장한다. 영상 속 아버지는 첫째 딸 및 둘째 아들과 함께 호박으로 모형을 만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핼러윈 데이에 입을 영화주인공 의상 두 벌을 들고 등장한다. 한 손에는 배트맨 의상이, 또 다른 한 손에는 원더우먼 의상이 들려 있다. 아이들은 각자 의상 한 벌씩을 손에 들고 자신의 방으로 올라간다. 즐거워 보이는 아이들과 달리, 아버지의 표정은 걱정이 가득하고 아내는 짧은 몇 마디로 남편을 위로한다. 아이들은 이 옷을 입고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사탕을 얻는다. 이웃집 어른들에게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칠거야’라는 의미의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을 외치며 신나게 놀았고, 컴컴한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이 영상의 메시지는 마지막이 되어서야 나타난다. 영상 속 부부의 아들은 배트맨이 아닌 원더우먼 의상을, 딸은 원더우먼이 아닌 배트맨의 의상을 입고 잠에 든다. 내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던 아버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향해 ‘마이 히어로즈’(My Heros)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방문을 닫는다. 이 공익광고는 부모가 자녀에게 가진 성 고정관념과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제작한 프로덕션 측은 “아이들의 핼러윈 의상에 대한 성 고정관념을 깨는 데 도전하는 것”이라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현지시간으로 26일, 2분 분량의 해당 영상이 공개된 뒤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고정관념을 깨는 아름다운 광고라는 찬사도 쏟아졌지만, 아이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거부반응도 있었다. 한편 핼러윈은 매년 10월 31일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복장을 갖춰 입고 벌이는 축제이며,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무작정 상경

    [그때의 사회면] 무작정 상경

    “충남 장항이 고향인 18세 A소녀는 친구가 ‘서울에 가면 방직공장에 취직도 할 수 있고 좋은 옷도 입을 수 있다’고 한 말에 유혹돼 다른 두 소녀와 함께 상경했다. 친척 집도 없어 서울역 앞에서 서성대는데 40여세 된 중년 부인이 ‘이런 곳에 있으면 누가 와서 팔아먹는다’고 해 따라갔다가 창녀촌에 팔려 버렸다.” 전쟁이 끝나고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 농촌 사람들에게 서울은 돈을 벌 수 있는 ‘샹그릴라’였다.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울을 향해 일단 열차에 올라타고 봤다. 기차 요금이 없어 화물열차칸에 몰래 타고 오다 발각되기도 했다. 무작정 상경자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았다. 미성년 소녀들은 항상 인신매매의 표적이 됐고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시골 소녀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주로 ‘식모’나 ‘차장’이었다. 값싼 인건비 탓에 서울의 중산층 가정집 열 중 서너 곳은 식모를 두고 있던 시절이라 일자리는 많았으나 옷차림새부터 티가 나는 상경 소녀들은 서울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인신매매범의 목표물이 됐다. 성매매 업소로 팔려 가기도 했고 껌팔이나 행상일에 이용당하는 일도 흔했다.경찰은 지방에서 서울로 오는 창구인 서울역에 ‘경찰안내소’를 두고 상경 소녀들을 선도했다. 여경들이 주로 그런 역할을 맡았다. 1958년 4월 15일부터 한 달 반 동안 7853건의 일자리를 보살펴 주었다니 하루에 거의 200건을 상담한 셈이다(경향신문 1958년 6월 5일자). 그 과정에서 105명의 ‘소녀 유인자’를 적발했다. 바로 인신매매범이었다. 무작정 상경은 겨울에는 뜸했지만 시골에서는 보릿고개가 닥치는 봄철이 되면 크게 늘어나 서울의 경찰로서는 골칫거리였다. 경찰의 눈에 띄면 고향으로 되돌려 보내지기 때문에 소녀들은 겉모습부터 티가 안 나도록 서울 아가씨처럼 위장하기도 했다고 한다(동아일보 1963년 2월 25일자). 옛 미도파백화점 맞은편 소공동 골목이 인신매매 소굴인 적도 있었다. ‘한국부인회 여성직장보도부’라는 간판까지 내걸고 인신매매를 일삼았으니 합법을 가장한 도심지의 무법지대였다. 어린 나이에 홀로 상경해 고학으로 학교에 다니며 우등으로 졸업한 입지전적인 사례가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H여고에 합격, 학교 숙직실에서 잠을 자며 신문 배달로 학비를 버는 등 역경을 딛고 고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미담의 주인공이 있었는데 현재 서울 모구청의 구청장이다. 무작정 상경에 관한 기사가 뜸해진 것은 1980년대 들어서다. 그때부터는 무작정 상경보다 서울 가정의 청소년 가출이 더 큰 사회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사진은 무작정 상경 기사를 보도한 1965년 2월 6일자 경향신문. 손성진 논설주간 sonsj@seoul.co.kr
  • 당 주도 경제개혁… AI 등 내세워 질적 강화에 주력

    당 주도 경제개혁… AI 등 내세워 질적 강화에 주력

    중국의 명주(名酒) 마오타이(茅台)가 연일 화제다. 마오타이 생산업체인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가 지난 26일 600위안(약 10만 2000원)을 돌파했다. 500위안을 돌파한 지 딱 한 달 만이다. 시가 총액은 7601억 위안으로 중국 상장 기업 가운데 여덟 번째다. 올 1~3분기 실적을 보면 매일 7300만 위안씩 벌었다.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대적인 반부패 드라이브로 관가에서는 마오타이주 접대가 사라졌다. 구이저우성은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수개월 동안 성 전체에 금주령을 내렸다. 그런데도 마오타이의 기세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고위 공무원들은 마오타이를 끊었지만, 주머니가 두둑해진 일반 소비자들이 마오타이를 마신 덕택이다. ‘사회주의 럭셔리 브랜드’ 마오타이는 정치권력과 시장권력이 따로 돌아가는 중국 상황을 잘 설명해 준다.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 기간에 “당의 영도 아래 강력한 경제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에 대한 당의 장악력을 강화하겠다면서도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이중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에 대한 전망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성정부와 민간이 절반씩 지분을 보유한 마오타이를 온전히 시장에 맡길지 아니면 마오타이의 금융업 진출 등 문어발식 확장을 제어할지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 이러한 혼란에 대해 “확실한 것은 시 주석이 세계 각국에 미국으로 줄을 서느냐, 중국으로 줄을 서느냐 양자택일을 강요했다는 사실”이라고 정리했다.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맞서 중국식 세계 경제체제를 펼쳐 놓을 테니 따라올 국가는 따라오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또 “시 주석이 탄탄한 권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시장 개혁을 추진하겠지만, 그의 경제 비전은 자유화보다는 강한 국가와 적극적 산업 전략에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의 경제 비전을 살피려면 우선 그가 지금의 중국 경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시 주석은 당대회 동안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에서 고질량(高質量·고품질)의 발전 단계로 진입했으며 발전 방식의 변화, 경제구조의 최적화, 성장 동력을 갈아 끼우는 핵심 단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공급 체계에 대한 질(質)을 높여야 한다고도 밝혔다. 인민의 수요가 “있나 없나”에서 “얼마나 좋은 제품을 구할 수 있나”라는 과정으로 이전하고 있다는 게 시 주석의 생각이다. 먀오웨이 공업정보화부 부장은 시 주석의 공급구조 개혁에 대해 “과잉설비 제거라는 ‘뺄셈’에서 신흥산업 발전, 전통산업의 전환이라는 ‘덧셈’에 더해 기술혁신이라는 ‘곱셈’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한 점도 주목된다. 시 주석은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개방을 해야 진보하고 폐쇄하면 낙후하게 된다”며 “중국에 등록한 모든 기업이 평등한 대우를 받도록 하고 외국 상인의 합법적 투자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 제도(특정 업종이 아니면 모두 허용)를 전역으로 확대했다. 혼합소유제를 활용한 국유기업 개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혼합소유제란 부실 국유기업에 민간자본을 수혈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시코노믹스의 가장 대표적 정책이다. 지난 8월 국유 통신기업인 차이나유니콤에 처음 적용됐다. 앞으로 전력·석유화학·천연가스·철도·항공·군수산업 분야로 확대될 예정이다. 시 주석은 향후 경제 발전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내세웠다. 국방·교통·환경 분야에서 이 분야들의 활용도를 높여 간다는 구상이다. 시 주석의 경제 개혁 구상은 한국에는 위기이자 기회다. 중국 경제의 고도화는 또 다른 시장을 창출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이미 경쟁 관계에 있는 양국 산업 구조로 볼 때 중국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한국 기업의 희생을 더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중국이 샤오캉(小康·중간 수준의 복지)사회 건설에 박차를 가하면서 소비, 유통, 교육, 보건, 전자상거래 등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으며,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천명도 우리에겐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그러나 “중국이 자국 산업의 질적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고 환경 규제도 글로벌 표준을 도입하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제조업 경쟁력은 우리가 약간 앞서지만, 제조업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연결하는 속도는 중국이 더 빠르다는 게 김 지부장의 판단이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사무소장도 “중국 경제의 수요 변화에 맞춰 한국 경제가 새로운 분야에서 공급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중국 성장의 과실을 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하루 출퇴근 20분 더 길어지면 월급 20% 깎인 기분” (연구)

    “하루 출퇴근 20분 더 길어지면 월급 20% 깎인 기분” (연구)

    출퇴근 시간은 지루하다. 하지만 근로자라면 회사에 가려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기다리고 타고 가는 이 시간을 피할 수만은 없다. 그런데 이런 시간이 우리의 웰빙과 일에 대한 만족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새로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경제전문 비즈니스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영국 웨스트 잉글랜드대학(UWE) 연구진이 영국인 근로자 약 2만 6000여 명을 5년 동안 조사한 자료에서 출퇴근 시간에 따른 영향을 분석해 위와 같이 밝혔다. 영국의 평균 출퇴근 시간(이하 왕복 기준)은 지난 20년 동안 48분에서 60분으로 늘었는데, 출퇴근하는 사람 7명 중 1명은 출퇴근하는 데만 매일 최소 2시간을 쓰고 있다고 한다. 반면 미국의 경우 평균 출퇴근 시간은 50분이다. 참고로 국내의 경우 2015년 서울 기준으로 평균 출퇴근 시간은 약 81분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출퇴근 시간이 1분 늘 때마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일과 여가 시간 사이의 만족감이 줄어들지만, 부담감이 늘고 정신 건강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렇지만 출퇴근하는 모든 사람이 똑같지는 않았다.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지하철이나 버스로 일터에 가는 이들만큼 불만이 크지 않았다. 또 버스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이들보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질수록 훨씬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성별로 구분하면 출퇴근 시간이 길어져 일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지는 정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컸다. 궁극적으로, 하루에 출퇴근 시간이 20분 더 걸리면 자신의 급여를 19% 이상 삭감당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혼잡한 지하철에 서 있거나 너무 지루한 차량 정체 속에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현재 받고 있는 월급이 적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를 이끈 키론 채터지 박사는 “그럼에도 사람들은 종종 더 많은 급여를 받는 일자리를 위해 출퇴근 시간을 더 오래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만족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소득이 추가되면 출퇴근 시간이 더 오래 걸려도 부정적인 측면을 충분히 보완하는 현상에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는 출퇴근 시간이 실제 업무보다 스트레스가 클 수 있으며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대개 일과 삶의 만족감이 떨어진다고 제안하는 여러 연구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출퇴근 시간의 공포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통근자의 편견’(commuter’s bias)이라 불리는 현상에 기인한다. 실제로 이들 연구자는 미국인 근로자들에게 연봉 6만7000달러(약 7500만 원)를 주지만 출퇴근 시간이 50분 걸리는 첫 번째 일자리와 연봉 6만4000달러(약 7200만 원)를 주지만 출퇴근 시간이 20분밖에 안 걸리는 두 번째 일자리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하겠느냐고 질문했다. 그 결과, 참가자 중 무려 84%가 출퇴근 시간이 길지만 연봉이 높은 첫 번째 일자리를 선택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첫 번째 일자리를 선택했을 때 출퇴근 시간 1시간당 12달러를 더 버는 것으로 이는 시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들 참가자가 이런 차이를 계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이 첫 번째 일자리를 선택한 점은 단순히 더 긴 출퇴근 시간에 따른 심리적이고 정서적이며 신체적인 비용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면 이사하거나 이직하는 방법으로 확실하게 해결할 수는 있지만, 다른 형태의 교통수단을 선택하거나 그 시간을 활용하면 일에 대한 만족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사진= ⓒ william87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포 선불유심’ 7000개 대량유통 일당 적발

    ‘대포 선불유심’ 7000개 대량유통 일당 적발

    대학생 등 타인 명의로 개통한 선불유심(USIM) 7000여개를 불법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조직폭력배 박모(27) 씨와 임모(27) 씨 등 6명을 구속하고,공범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에게 선불유심을 개통해 명의를 빌려준 대학생 김모(21) 씨 등 122명과 선불유심을 구매해 사용한 31명을 입건했다. 박 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대학생 신용불량자 등으로부터 개당 4만~6만여원을 주고 선불유심 7000여개(10억 원 상당)를 사들여 대부업자,보이스피싱 사기범,유흥업소 종업원,인터넷 물품사기범 등에게 12만∼15만원을 받고 재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선불유심이 크기,두께,무게가 적어 사고팔기 쉬운 데다 타인 명의 유심을 휴대폰 공기계에 끼우고 충전만 하면 금액 제한 없이 대포폰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선불유심을 개통해 팔아온 이들은 신용불량자 외에 대부분 대학생으로 용돈을 벌 목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계기관에 선불유심 개통을 제한하는 제도개선을 요청할 방침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상위 0.38% ‘슈퍼 주식부자’, 전체 소득 41% 벌어

    상위 0.38% ‘슈퍼 주식부자’, 전체 소득 41% 벌어

    1억 이하 개미 79%, 전체 양도소득의 5%에도 못 미쳐박광온 의원 “자본소득, 최상위층에 집중…양도소득세 강화해야” 주식에서 상위 0.4%가 되지 않는 극소수 부자층이 전체 양도소득의 41% 이상을 벌어 들이는 것으로 확인됐다.29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세목별 과세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9년간 전체 주식 양도소득세 신고자는 총 27만 1462명, 총소득은 82조 749억원으로 조사됐다. 소득 점유율은 소득이 높아질수록 인원은 줄고 급격히 확대됐다. 전체 0.38%(1019명)에 불과한 100억 초과 구간은 양도소득으로 41.4%에 이르는 총 33조 9851억원을 벌었다. 그중에서도 1000억원이 넘는 ‘슈퍼 주식 부자’는 0.02%인 41명으로, 이들이 남긴 주식차익은 11조 6914억원에 달했다. 전체 주식소득의 14.2%에 해당한다. 10억∼100억원 이하 1만 919명은 인원으론 전체 4%를 차지했으나 양도소득으로는 35.6%에 해당하는 29조 1960억원을 올렸다. 평균 주식 양도소득으로 봐도 격차는 확연했다. 상위 0.02%의 1인당 평균 소득은 2851억 5610만원으로, 1억원 이하 구간(1850만원)보다 1만 5414배 많았다. 주식 양도소득세는 증권 거래세와 달리 일반 투자자에게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코스피 상장주식의 경우 1%(코스닥 상장주식은 2%)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등만 과세한다. 비상장 주식은 보유량과 관계없이 주식거래로 얻은 소득자들은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1억원 이하 구간에는 전체 인원의 78.6%인 21만 3262명이 몰렸다. 이들은 9년간 총 3조 9355억원을 벌었다. 전체 양도소득의 4.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체 17%를 차지하는 1억∼10억원 이하 4만 6262명은 전체 주식 양도소득의 18.2%인 14조9583억원을 벌었다. 박광온 의원은 “자본소득은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최상위층에만 부가 집중되는 현상을 보인다”며 “거래세는 낮추고 양도소득세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손님 음식 몰래 먹고 배달하다 ‘딱 걸린’ 음식 배달원

    손님 음식 몰래 먹고 배달하다 ‘딱 걸린’ 음식 배달원

    중국의 한 음식 배달원이 손님의 음식을 몰래 먹다가 폐쇄회로(CC)TV에 ‘딱’ 걸렸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1일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에는 헬멧을 쓴 한 남성이 등장한다. 이 남성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뒤 곧바로 주저앉아 젓가락으로 음식을 꺼내 먹기 시작한다. 시간을 벌기 위함인 듯, 이 남성은 엘리베이터가 전 층에서 서도록 버튼을 모두 눌러놓은 뒤 허겁지겁 음식을 꺼내 먹었다. 이후 이 남성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비닐봉지를 다시 갈무리한 채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현지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영상 속 배달원이 손님에게 배달해야 할 음식에 아무렇게나 손을 댔을 뿐만 아니라, 해당 배달원이 중국 최대 규모의 소셜커머스 업체 직원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온라인 주문 및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이투완 와이마이’(美团外卖, 이하 메이투안)다. 문제의 영상은 당시 이 배달원이 왔었던 건물 보안업체가 CCTV를 보던 중 발견하고는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이며, 인터넷에 올라오자마자 소비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결국 메이투안 측은 해당 소비자를 찾아 사과의 뜻을 전해야 했다. 메이투안 측은 “이번 사고는 식품의 안전과 배달 위생 문제와 관련해, 업체의 운영자가 끊임없이 경계하고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줬다”며 ‘반성’의 뜻을 전했다. 다만 문제의 음식 배달원이 무슨 이유로 손님의 음식에 몰래 손을 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이영학 중학교 동창 “걔가 커서 성폭행 할 줄 알았다”

    ‘그것이 알고싶다’…이영학 중학교 동창 “걔가 커서 성폭행 할 줄 알았다”

    28일 밤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최근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을 파헤친다.이날 1098회는 ‘악마를 보았다 -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된다. 지난 추석 연휴가 끝나갈 무렵 강원 영월의 한 야산에 유기된 참혹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던 열다섯 살의 하늘이(가명), 채 피지 못한 어린 여중생의 죽음이었다. 피해자 아버지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엄마, 아빠를 얼마나 찾았을까, 그 순간에. 얼마나 애가 아파했을까. 이런 걸 생각하면 미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하늘이가 귀가하지 않은 날 밤, 어머니는 딸의 실종신고를 했다. 지구대에 직접 방문해 접견실에서 한 시간 가까이 딸에 대해 설명하고 서류를 작성했지만 1시간 남짓한 순찰을 제외하고 그 다음날 11시까지 경찰서의 담당경찰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담당 형사가 처음으로 연락을 해온 건 실종신고 24시간 후, 하늘이가 사망한지 11시간 후였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하게 판단을 한거죠. 친구를 만나러 갔다고 하니까. ‘저녁때 들어오는가 보다’하고”라고 말했다. 경찰의 초동수사가 탄탄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었다. 그리고 하늘이를 살해한 범인은 딸 친구의 아버지,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었다. 피의자 이영학은 ‘거대 백악종’이라는 희소병을 가진 사람으로, 네 차례의 수술로 입 안에 어금니 하나만이 남아 ‘어금니 아빠’로 불리게 되었다. 수많은 방송과 SNS를 통해 자신의 희소병이 딸에게 유전되었다며 어린 부인과 함께 도움을 호소했고, 부녀의 안타까운 사연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어졌다. 이영학의 중학교 동창은 “저는 걔가 커서 성폭행 할 줄 알았어요. 진짜로. ‘크면 성폭행범 아니면 사기꾼 되겠다’생각은 했었어요”라고 말했다. 동창들은 이영학이 어린 시절부터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증언했다. 성폭행으로 의심되는 수많은 비행이 있었고, 불량한 생활을 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기 25일 전 그의 부인은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2살의 젊은 나이에 갑자기 사망한 이영학의 부인. 이영학은 아내가 의붓 시아버지에게 8년동안 성폭행을 당했고 그 죄책감에 창문으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죽음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존재했다. 이영학은 부인이 사망한 후, 주변 사람들에게 성폭행으로 인해서 자살했다고 거리낌없이 말했고 마치 증거를 남기기라도 하듯 숨진 부인의 모습을 촬영했다. 딸 친구 살인사건 후 그의 부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점점 증폭되었다. 취재결과, 가장 큰 의문점은 부인의 추락지점에 있었다. 유성호 서울대학교 법의학과 교수는 “이건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다이버나 가능하죠. 굳이 이쪽을 향해서 뛰어내렸을 가능성은 제가 이때까지 경험한 자살에서는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영학은 부인이 자신과 다투던 중 화장실에 들어갔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화장실 창문을 통해 투신했다고 말했다. 확인결과, 추락지점은 화장실 창문에서 수직이 아닌 사선방향이었다. 추락지점인 바닥면에서도 화장실 창문의 직하부분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제작진의 취재 도중 이영학 부인 가족의 편지가 도착했다. 그 동안 이영학은 책과 방송을 통해 부인과의 만남을 미화시켰지만, 가족들이 전한 사실은 달랐다. 수사결과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이영학이 부인을 성매매에 동원해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의문, 바로 이영학의 딸이다. 친구들 증언에 따르면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딸은 아버지를 싫어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있어야 자신이 수술을 받을 수 있고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기에 아버지를 거부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여중생 살인사건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헤치고, 피의자 이영학과 그 가족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추적해 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혼·동물이야기를 통해 폭력을 말하다

    이혼·동물이야기를 통해 폭력을 말하다

    당신의 신·나는 염소가 처음이야/김숨 지음/문학동네/200쪽·264쪽/1만2000원·1만3000원주제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특유의 담담한 어조로 직조해내는 소설가 김숨이 2권의 소설집을 동시에 펴냈다. 이혼을 소재로 한 중·단편 3편을 모은 ‘당신의 집’과 동물을 소재로 삼은 단편 6편이 실린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다. 작가는 강박적이면서 집요한 묘사로 이혼과 결혼, 동물과 인간 그 영원히 포개질 수 없을 것 같은 틈 사이에서 인간의 폭력성을 정교하게 그려냈다. ‘당신의 신’ 첫머리에 놓인 ‘이혼’에서 이혼을 앞둔 민정은 남편 철식과의 결혼 생활로 상처입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주변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의 기억 역시 고스란히 복기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은 사진을 찍어 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철식은 유방 절제 수술 후 항암 치료를 받는 민정의 고통에는 무감각하다. 평생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민정의 어머니는 스스로 이혼을 원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 이를 정도로 폭력에 감각이 마비된 상태다. 이혼 후 추문에 휩싸여 해고당한 민정의 선배 영미는 “한 인간으로서 끝났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 정착하기 어려워한다. 민정이 때때로 폭력적인 ‘우리’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서기 위해 철식에게 선언하듯 건넨 말은 상대의 고통에 무감각한 인간에게 이르는 작가의 준엄한 경고이기도 하다. “나는 당신의 신이 아니야. 당신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찾아온 신이 아니야. 당신의 신이 되기 위해 당신과 결혼한 게 아니야.”(64쪽)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에는 쥐, 염소, 자라, 벌, 노루, 나비 등 총 여섯 종의 동물들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동물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벗어나 인간의 일상과 환상에 불쑥 침투하지만 인간들은 매번 동물들을 포획하고 억압하는 데 실패한다. 해부학 실습을 앞둔 생물학과 학생들이 실습실에 도착하지 않은 염소를 기다리며 장기와 피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히지만 끝내 염소는 해부대에 오르지 않는가 하면(‘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아파트에 나타난 쥐를 잡으러 온 ‘쥐잡기 전문가’들이 망치, 쇠막대, 쇠꼬챙이 같은 무시무시한 도구로 집안을 들쑤시고 다니면서 ‘그녀’의 불안만 부추기고 끝내 쥐의 흔적조차 찾지 못한다.(‘쥐의 탄생’) 작가는 안락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동물의 생을 제멋대로 제압하려는 인간들의 의지를 보기 좋게 꺾어 놓는다. 죄의식 없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채 인간들이 설계한 인위적인 세계에 동물을 가두는 인간의 폭력성은 우스꽝스럽고 어리석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빚·알바에 허덕이는 美 대학생들

    [특파원 생생 리포트] 빚·알바에 허덕이는 美 대학생들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446만명이 고학 37% 주 30시간 알바… 졸업 4~6년 걸려 400년이 넘은 고풍스러운 대학 건물을 배경으로 파란 잔디밭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금발의 남녀 대학생, 멋진 정장 차림으로 학교 파티에서 즐겁게 춤을 추는 학생들….우리는 흔히 미국의 대학이라고 하면 수백 년이 넘은 건물들과 멋진 파티를 떠올린다. 하지만 평범한 미 대학생 현실은 낭만, 꿈과는 거리가 멀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 전체 대학생(1800여만명)의 40%가량이 아이비리그(하버드대, 프린스턴대, 예일대 등 미 북동부 사립명문 8개 대학)나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아닌 지역의 커뮤니티 칼리지(2년제)에 다니고 있으며,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의 62%가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면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 아이비리그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유명하다. 하지만 아이비리그에 다니는 학생은 미 대학생의 0.4%에 불과하다. 그나마 주립대 등 이름 있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도 전체의 9%에 그친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생이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무명 대학에 다닌다고 보면 된다.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는 미 대학생들은 우리나라 대학생보다 더 춥고 배고픈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 대학생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입학한 ‘프레시맨’은 많지 않다. 미 전체 커뮤니티 칼리지 재학생의 49%가 22세 이상 ‘늦깎이 학생’이다. 이들 재학생의 평균 연령은 28세이다. 21세 이하가 절반가량인 51%, 22~39세가 39%나 되고 40세 이상도 10%다. 또 이들의 25%는 풀타임(오전 9시~오후 6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2년제인 학교를 평균 4~6년간 다닌다. 또 37%는 주 30시간 아르바이트를 한다. 9.8%만 학기 중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국 대학생보다 더욱 팍팍한 삶을 사는 게 미 대학생의 모습인 셈이다. 뉴욕의 대표적 커뮤니티 칼리지인 ‘라과디아’의 학생 77%가 연소득 2만 5000달러(약 2825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녀를 가진 학생이다. 이들은 아침에 자녀를 보육원에 맡기고 시간제 아르바이트와 학교 수업을 병행한다. 그리고 저녁에 자녀를 찾아 집으로 돌아가는 1인 3역의 생활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 대학생의 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독립을 하는 미 문화에 따라 비싼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는 필수다.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도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출받은 학비를 갚아야 하는 채무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미 대학의 등록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다. 사립대 1년 평균 학비가 2만 1189달러(약 2394만원)로 우리나라 사립대 평균(약 927만원)보다 2.5배 이상 높다. 따라서 부모로부터 학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등록금 대출’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NYT는 “알바와 각종 생활고로 어려운 미 대학생이 너무 많다”면서 “상위 20대 대학에 집중되는 각종 기부금과 정부 지원금을 오히려 어려운 학생들이 많은 커뮤니티 칼리지 등으로 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위안부는 매춘”…‘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 2심서 명예훼손 유죄

    “위안부는 매춘”…‘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 2심서 명예훼손 유죄

    고법 “독자들은 위안부 자발적이라 느껴…피해자들 정신적 고통”벌금 1000만원 선고…박 교수 “상고할 것”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 등으로 표현한 혐의로 기소된 박유하(60) 세종대 교수가 항소심에서 명예훼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박 교수가 역사적 사실을 허위로 왜곡했고 고의성도 있다고 봤다.서울고법 형사4부는 27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고의로 훼손했다고 검찰이 본 총 35곳 표현 가운데 24곳은 의견 표명, 11곳은 사실을 적시한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사실 적시 표현은 유엔 인권소위원회특별조사관 보고서, 일본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1993년 8월 담화문 등 객관적 자료에 비춰 11개 사실이 모두 허위라고 본 것이다. 또 이런 허위 사실로 인해 피해자들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됐고 박 교수가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명예훼손의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교수가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이를 접한 독자들은 대부분의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고 경제적 대가를 받으며 성매매를 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박 교수는 오랫동안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사람으로 해당 서술이 피해자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한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사실 왜곡으로 피해자들에게 큰 정신적 고통도 안겨줬다”고 말했다. 형사처벌까지는 과하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박 교수는 위안부 문제를 연구하고 기존의 해결 방법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들을 비방하거나 고통을 줄 목적은 없었다”며 “학문과 표현의 자유는 보호받아야 하고 박 교수의 잘못된 생각은 토론 등으로 걸러져야하지 법관의 형사처벌로 가려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고법은 또 피해자들이 특정되지 않아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1심 판결도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부에 위안부로 등록된 사람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36명에 불과하다”며 “스스로 위안부란 사실을 밝히고 일본에 책임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이 명예훼손 대상으로 특정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자신이 쓴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이자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고, 일본 제국에 의한 강제 연행이 없었다고 허위 사실을 기술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저서에는 ‘위안부들을 유괴하고 강제연행한 것은 최소한 조선 땅에서는 그리고 공적으로는 일본군이 아니었다’, ‘위안부가 일본군과 함께 전쟁을 수행한 이들이다’, ‘아편을 군인과 함께 사용한 경우는 오히려 즐기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한편 박 교수는 선고 직후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교수는 “선입견만으로 내린 잘못된 판단으로 당연히 상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분들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지 생존해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급증하는 ‘전업대디’ 17만명…女는 “불안해” 男은 “부러워” 두 시선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4>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짓눌린 워킹맘 자녀 양육과 집안일을 전담하는 아빠를 뜻하는 ‘전업대디’. 한국의 전업대디는 지난해 8월 기준 16만 9000명(남성 중 육아·가사를 이유로 경제활동하지 않는 인구)이다. 한 해 전 14만 4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만 5000명이 증가했다. 단순히 생각하면 아빠든, 엄마든 더 적합한 사람이 가정을 챙기는 게 이상적지만 전업대디를 바라보는 기혼남녀들의 생각은 예상보다 복잡했다. 서울신문이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기혼 남녀 351명(여성 222명·남성 129명)에게 전업대디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물었다. 남성 응답자들은 가장 와닿는 감정으로 ‘부럽다’(11.6%)를 꼽았다. ‘슬프다’와 ‘외롭다’가 각 9.3%, ‘부담된다’가 7.8%로 뒤를 이었다. ‘부럽다’고 답한 남성들은 “경제적 부담만 없다면 전업대디를 하고 싶다”, “여유롭게 살 것 같다”, “아이가 학교만 간다면 내 시간이 많을 것 같다”는 이유를 들었다. ‘슬프다’고 답한 남성은 워킹대디가 “전통적인 남성 역할에 반하기에 사회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것 같다”거나 “아빠라면 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전업대디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와닿는 단어로 ‘불안하다’(18.0%)를 꼽았고 ‘부담된다’(12.2%), ‘힘들다’(9.0%) 등 부정적 감정을 꼽았다. 여성들이 전업대디에 대해 불안하거나 부담된다고 느낀 건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입지가 그만큼 열악한 탓이다. 설문조사에서 ‘불안하다’거나 ‘부담된다’고 응답한 여성들은 “전업대디가 멋있지만 (여성이) 남자만큼 돈 벌 수 없는 국내 구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불안하다”거나 “여자가 직장을 다니면 남자보다 급여도 적고 승진도 어렵기 때문에 경제적 이유로 불안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여성 일자리 중 다수는 질이 높지 않기 때문에 남편이 가사·육아를 전담하는 상황이 불안감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시급한 제도로 ‘노동시간 단축’(69.8%)과 ‘차별 없는 일자리 환경 구축’(36.0%)을 들었다. 남성들도 ‘노동시간의 단축’(65.1%)을 가장 선호했고 ‘국공립 육아시설 확충’(37.2%)이 다음이었다. 여성에게 차별적인 직장 문화 등에서 비롯된 여성 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모든 사업장에서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을 의무화하고 육아휴직 급여액 인상 등을 통해 남성의 돌봄·가사노동 참여를 확대하고 돌봄·가사노동이 남녀 모두의 일로 인식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5sjin@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단독] 퇴근하면 출근…집안일은 왜 엄마만

    [단독] 퇴근하면 출근…집안일은 왜 엄마만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4>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짓눌린 워킹맘 기혼여성 설문… “힘들다” 82%“직장·육아·가사 모두 떠맡아”남성도 “고달플 것 같다” 대다수혼자 벌어서는 아이 키우기 힘든 사회에서 ‘워킹맘’(미성년 자녀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236만명까지 늘었지만, 워킹맘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 다녀도 집안일은 여성이 챙겨야 한다’는 인식 탓에 시간 부족과 과로를 호소하는 여성이 많다. 서울신문이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 기혼 여성 222명에게 ‘워킹맘’ 하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물어본 결과 ‘힘들다’(82.4%·복수응답)를 택한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 ‘정신이 없다.’(67.6%), ‘부담된다’(59.9%), ‘두렵다’(23.9%), ‘불안하다’(16.7%) 등 부정적 어휘를 주로 선택했다. 긍정적 감정 중에는 ‘멋지다’(53.6%)와 ‘보람 있다’(32.4%)의 선택 비율이 높았지만 부정 어휘 선택률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카페, 블로그, 트위터 등에 올라온 글을 분석해 ‘워킹맘’과 함께 자주 쓰이는 긍정·부정 감정 어휘를 10개씩 추리고 이를 기혼 남녀에게 제시한 뒤 선택하도록 했다. ‘힘들다’를 선택한 30대 여성은 “너무 힘들고 말도 안 되고 부당한 위치다. 직장과 임신, 출산, 육아, 교육, 가사노동을 모두 떠맡아야 한다. (육아) 도우미 채용이나 관리도 여자 몫”이라고 말했다. ‘부담된다’를 선택한 한 30대 여성은 “워킹맘은 슈퍼우먼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맞벌이해도 아이와 관련된 일은 엄마가 돌봐야 한다는 고정관념 탓에 워킹맘이 죄인이 되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남성들도 워킹맘이 이중 노동 속에서 고달플 것 같다고 느꼈다. 기혼 남성 129명은 같은 질문에 ‘힘들다’(76.0%·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떠올렸고 ‘부담된다’(55.0%), ‘정신이 없다’(51.2%)가 뒤를 이었다. ‘멋지다’(38.8%), ‘자랑스럽다’(31.0%)라는 응답은 뒷순위로 밀렸다. 한 40대 남성 응답자는 ‘힘들다’를 선택하며 “일과 양육을 모두 잘해 내기엔 정부 정책이 빈약하고 사회적 시선도 냉담한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돌봄·가사노동을 전담하는 ‘전업맘’에 대한 인식은 성별로 엇갈렸다. 기혼 여성 응답자들은 전업맘 하면 떠오르는 감정으로 ‘힘들다’(50.9%·복수응답), ‘우울하다’(49.1%), ‘외롭다’(45.0%) 등 부정적 단어를 떠올렸고 가장 와닿는 감정 하나만 택해 달라는 질문에는 ‘불안하다’(17.6%)를 꼽았다. “자신의 불안정한 미래, 경력 단절, 친정 부모에 대한 미안함, 사회적 자아의 상실감 등으로 불안해하는 경향이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남성 응답자 다수는 전업맘이 ‘행복하다’(44.2%·복수응답)고 생각했다. 또 전업맘 하면 떠오르는 가장 와닿는 감정으로는 ‘부럽다’(11.6%)를 택했다. “가정일만 해서”, “자유시간이 있어서” 등의 이유를 댔다.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이고은 공동대표는 “여성의 경우 집안일과 육아를 전담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또 얼마나 우울한 일인지 잘 알지만 이런 경험 자체가 적은 남성들의 경우에는 잘 와닿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남성에게는 일정한 직업을 갖고 경제활동을 할 것을 기대하는 반면 그 역할로부터 여성을 배제한 결과”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5sjin@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英여왕의 또다른 직업 마주…30년간 경마상금 100억원

    英여왕의 또다른 직업 마주…30년간 경마상금 100억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30년간 자신이 소유한 여러 경주마를 통해 우승 상금으로 670만 파운드(약 100억 원)가 넘는 거액을 벌어들였다고 미국 CNN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경주마협회(BHA·British Horseracing Authority)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를 인용한 이번 보도에 따르면, 영국 왕실의 기록을 입수하기 쉬워진 1988년 이후 엘리자베스 2세의 경주마들은 2815회의 경마 대회에서 451승, 승률 15.9%를 기록했다.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엘리자베스 2세는 지난해 자신의 경주마들이 상금 55만 7650파운드(약 8억 3000만 원)를 획득해 역대 가장 많은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여왕의 경주마들은 올해에도 큰 성과를 내 평지경주에서 20승을 올려 41만 3641파운드(약 6억 1700만 원)를 벌어 들였다. 참고로 우리나라 경마에서는 평지경주만 있지만, 영국 등 유럽에는 장애물경주와 속보경주, 그리고 수레를 달고 달리는 계가경주도 있다. 총계로 보면, 엘리자베스 2세는 조사 대상이 된 지난 30년 동안 11번째로 크게 성공한 평지경주 분야 마주가 된다. 여왕은 4살 때 셰틀랜드포니라는 일종의 조랑말을 선물 받아 키워서 어릴 때부터 말에 관심이 깊었다. 젊은 시절에는 아마추어 기수로도 활동했으며 종종 공식 행사에 말을 타고 참석했다. 여왕의 우수한 경주마 중 일부는 부왕 조지 6세가 1952년 서거한 뒤 상속받은 것이다. 이를 통해 여왕은 1954년과 1957년에 각각 영국 평지경주 분야 우승마 마주로 등극했다. 한편 여왕은 지금까지 영국 5대 클래식 경주 중 엡섬더비만 제외하고 세인트레저와 옥스, 1000기니, 2000기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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