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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월과 육사에 함께 취한 남북…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소월과 육사에 함께 취한 남북…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 자의 서해 직항로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 보였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 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 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 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 볼 날이 없었다. 고려호텔 2층 뷔페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 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으나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봤다. 북측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묵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는 것으로 평양 일정은 시작됐다.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우리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측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 꼿꼿이 서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지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됐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 주었다. 공연에 등장한 배우들의 한복 디자인은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했다.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됐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 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 타고 간다/(…)/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거리를 걸어갔다. 저녁 환영만찬이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 중 한 사람은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했다고 한다. 그녀는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평양 방문은 우리에게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9월 19일. 방북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 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다.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평양에서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됐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 주었다. 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밤 9시쯤이었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우리는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 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 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젊은 가수들이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새벽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렸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 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됐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 빈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이었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꽃은 졌지만 잎이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나는 은밀하게 봉투에 넣었다. 숲에서 발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손가락 길이만 한 가문비나무 어린 새싹을 살짝 뿌리째 뽑아 들었다. 아름드리나무가 내 수첩 속으로 들어왔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내 한끼는 소홀할 수 없죠”, 먹방요정 돈스파이크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내 한끼는 소홀할 수 없죠”, 먹방요정 돈스파이크

    “전 과거를 잘 생각하지 않아요. 기억력도 없는 편인데다 과거에 발생한 일들은 이미 지나간 것들이잖아요. 행여 그런 것들이 좋은 추억들이라면 가끔은 되새김질 할 수 있겠지만 꼭 그렇진 안더라구요. 과거를 잘 후회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래를 잘 대비하는 성격도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 남들이 보기엔 굉장히 무모할 정도로 현재에 집중해서 사는 편이에요. 현재에 집중해서 살다보면 그러한 것들이 모여서 과거가 되고 미래에도 그렇게 될 테니깐요. 결국 그러한 것들이 모여서 제 인생이 완성되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내일 당장 지구가 끝나버리더라도 후회 없이, 내가 지금 먹는 음식이 내 최후의 만찬이란 생각으로, 결국 한 끼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거죠.” ‘일밤-나는 가수다’ 김범수 편곡자로 시청자들에게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끼쳤던 돈스파이크. 민머리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화려한 의상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던 그가 이제는 예능계의 요정으로 불리며 방송 섭외 1순위의 ‘귀한 몸’이 되셨다. Olive ‘원나잇 푸드트립 : 언리미티드’, MBC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SBS Plus ‘외식하는 날’, MBN ‘우리 집에 해피가 왔다’, Mnet ‘방문교사’, MBC ‘뜻밖의 Q’ 등 먹방 뿐만 아니라 다수 프로그램에서 고정으로 출연하며 그만의 ‘본 투 끼’를 선보이고 있다. 2달 가량 끈질긴 인터뷰 요청 끝에 간신히 그를 볼 수 있었다. 그날도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부리나케 인터뷰 시간에 맞춰 달려온 상태였다. 민수(본명), 민지(민머리 돼지), 아주바, 돈스파이크의 4중 인격체로 알려진 그. 그날은 차분하고 착한 모습의 ‘민수’로 인터뷰에 응했다.돈스파이크(Don Spike)란 애칭은 어떻게 지어진 건지?- 아주 옛날 녹음실에서 잘 아는 기타리스트 분께서 지어주셨다. 작곡가 이름으로 본명(김민수)보다는 임팩트 있는 이름이 필요했다. 아무 뜻 없이 지어 주셨고 한 방송에 출연한 장병께서 뜻풀이를 아주 재미있게 해주셨다. 돈가스, 스파게티, 스테이크의 약자다. 인터뷰 요청 거의 두 달만에 성사됐다. 그만큼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는 뜻인데, 요즘 근황은? - 음악쪽 일은 예전보다 많이 못하고, 지금은 거의 방송쪽 일을 많이 하고 있다. 가끔 강연과 행사도 다니면서 바쁘게 살고 있다. 한 방송에서 초대형 스테이크 물어 뜯는 먹방의 모습으로 핫이슈가 됐었다. 평상시 음식 먹는 양은?- 평상시 먹는 음식양은 정말 이랬다 저랬다가 많다. 요즘엔 잘 안먹고 있다. 일이 생기면 많이 먹고, 폭식하고 절식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맛있는 게 있으면 많이 먹고 입맛이 없으면 안먹는다. 간단하다. 공개된 냉장고 식재료는 양과 질에서 역대급(타조고기, 캐비아, 푸아그라, 송화버섯 등)이다. 그 많은 재료들을 직접 다 본인이 요리해서 먹나?- 제가 좋아하는 음식은 새로운 음식이다. 그래서 안 먹어본 식재료라든지 맛있는 음식이 어디 있다고 하면 찾아서 먹어보는 편이다. 해외 갈 때 조금씩 사온 식재료, 조미료들을 냉장고에 채워넣는다. 그때 방송에 나온 푸아그라는 사실 잘 안 먹는다. 푸아그라만 있으며 세계 4대 진미가 완성될 거 같아서 제가 욕심을 부려봤다. 고기 요리의 경우 자신만의 레시피로 양념을 만들어 요리 하는데, 정말 맘먹고 식당 차린다면 예상성공확률은?- 요리를 좋아하는 거지 장사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게 요리해서 먹는 걸 좋아하는 데 워낙 식재료의 원가도 많이 들고 조리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또한 장사를 하려면 새로운 레시피라든지 색다른 걸 생각해야 된다. 맘 먹고 하게 된다면 열심히 해보겠지만 성공에 대한 장담은 못할 거 같다. 하지만 제가 먹어봐서 맛없으면 안 팔거기 때문에 맛은 보장한다. 시그니처 패션으로 ‘민머리에 선글라스, 원색적인 의상’이다. 원래부터 그렇게 하고 다니는 걸 좋아하셨는지?- 과거엔 머리가 많이 길어 탈색도 하고 파마도 했다. 땀이 좀 많은 편인데 몸엔 잘 안나고 머리에만 난다. 한 번 머리를 밀어보니깐 너무 편해서 그 다음부터는 못기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너무 편하다. 제 의식주 중에 옷은 거의 없다. 신경도 안쓴다. 요즘은 방송일로 어쩔 수 없이 신경을 쓰고 있다.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집엔 일반인들이 좀 입기 힘든 정도의 화려한 의상들이 꽤 있다.한 여성 팬이 동네오빠 같은 다정다감한 매력에 쏙 빠졌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다. 실제 본인의 성격은 어떤지?- 민수(본명), 민지(민머리 돼지), 아주바, 돈스파이크의 4중 인격체를 가지고 있다. 아마 그 팬은 다정다감한 김민수(본명)의 모습을 봤던 거 같다. 사람마다 대하는 인격체가 다르다. 집에 있을 땐 항상 늦잠을 자는데 여행만 가면 제일 먼저 일어나고 모든 여행계획을 다 짠다. 밥하고 설거지 하고 제일 늦게 잔다. 집에 있을 땐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아즈바는 액티비티하고 부지런하고 말도 많고 캐릭터며 돈스파이는 음악하는 캐릭터다. 민지는 혼자 있을 때만 나오는 소심한 성격의 캐릭터다. 큰 키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력한 비주얼로 MBC ‘일밤-나는 가수다’ 김범수의 편곡자로 얼굴을 알렸다. 지금 이렇게 유명해 알았나?- 전에는 예능 섭외가 들어오면 출연했다. 하지만 방송쪽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가 일하는 곳은 녹음실이고 가끔씩 그냥 번외편으로 가서 하고 오는 거라고 생각을 했다. 어느 날 방송에서 고기 한 번 잘 못 굽고나서부터는 주수입이 방송쪽이 훨씬 많게 됐다. 그래서 “아, 이쪽(방송)이 내 직장이구나”라고 생각을 바꿨다. 나얼, 김범수, 신승훈, 인순이, 양파, 휘성 등 내노라하는 뮤지션들의 대표 프로듀서다. 히트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나?-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히트곡 없는 유명작곡가가 꿈이었어다. 히트를 크게 치신 분일수록 부담감이 굉장히 많고 계속 자기복제를 많이 하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자기가 만들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은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계속 그런 곡만 부탁을 하게 되다 보니깐 생명이 짧은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어마어마한 히트작곡가들도 수명이 3~5년으로 굉장히 짧다. 그때 많은 돈을 벌어서 사실 남은 여생을 먹고 사는 거다. 그래서 훌륭한 뮤지션들, 세션맨들, 노래 잘하는 보컬리스트들하고 작업하고 싶은 그런 욕심은 많았었다. 물론 지금은 히트곡 쓰고 싶다.(웃음) 음악 콘텐츠를 창조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신념이 있다면?-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음학(音學)을 말한다. 음악은 사람들한테 내가 어떤 감정을 담아서 듣는 사람들이 그 감정을 어떻게 느끼게 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음악이 어렵고 복잡하다든지, 잘 만들었고 못 만들었다든지 하는 건 중요치 않다. 얼마나 음악에 자신의 감정을 잘 이입시켜서 만들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슬픈 음악, 행복한 음악도 만들려면 자신이 직접 그런 것들을 경험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제가 여행도 좋아하고 먹는 것도 많이 좋아하는 이유가 ‘직간접적으로 최대한 많은 감정들을 느끼고 살자’에서 나온 거 같아요. 음악적인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지?- 음악적인 영감은 제가 솔직히 말하면 못 얻어봤다. 실제로 필드에 나가서 일하면 굉장히 쥐어짜고 쉬운 작업이 아니다. 물론 모티브를 얻는 어떤 계기같은 것들은 있다. 어디서 영감을 받고 누구한테 영향을 받았다 이런 뮤지션들도 있긴 한 데, 사실 이렇게 얘기하면 좀 별로지만 돈이 없으면 영감을 많이 받게 되는 게 사실이다. 제가 폭로하자면 많은 작곡가분들이 그렇다. 작편곡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 될 만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본인들마다 인생과 스토리들이 다 틀리다. 때문에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고 얘기하는 곳은 사실 학원밖에 없다. 본인이 진짜 좋아서 음악을 하려면 일단은 잘 되는 건 포기하고 시작하라고 얘기한다. 잘 되서 돈 많이 벌어 유명해지려고 음악 하는 건 굉장히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최대한 전 개미와 베짱이 중에 베짱이가 됐으면 한다. ‘남들은 하고 싶은 일, 돈 써가면서 취미로 하는데 난 이걸 직업으로 하는 거니깐 먹고 사는 정도만 되면 됐다’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편안하고 느긋한 맘으로 준비해 나가면 좋을 거 같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때 경기장 담당 총괄 음악감독(SPP, Sport Presentation)을 했는데 소감은?- 사실 처음에 고사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거 같고, 그 때 방송일도 워낙 많이 잡혀있었고 스케줄도 빡빡한 상태여서 다른 사람들에게 혹시라도 누를 끼치지 않을까 했다. 근데 어머니 소원이 아들이 올림픽 음악감독이서 결국 제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음악감독들은 전용차량을 타고 다니거든요. 먹을 거를 살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았고 주조정실은 음식물 반입금지였다. 일하면서 하루 종일 굶다가 밤에 숙소에 오면 새벽에 먹을 곳이 별로 없어 그냥 굶었다. 자연스럽게 살이 빠진 계기가 됐다. 선수들이 어떤 특정 곡을 듣고 싶다고 말할 때도 있었고, 노래들 선곡해서 게임에 뭔가 음악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생각했을 때들도 있었다. 그런 느낌을 받았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10.6일 열리는 두 번째 굴라굴라 페스티벌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굴라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칠거지악 중 하나인 ‘폭식’이란 단어고 인도네시아어로는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란 뜻도 있다. 우리나라는 유독 먹을 것에 대해 금기시 하는 것들이 많다. ‘남기면 지옥 간다.’, ‘먹을 거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고 그러는데 ‘가끔씩 한 번 정도는 먹을 거를 여유롭게 쌓아놓고 될 때까지 먹어보자. 너무들 사람들이 다이어트 하고 사니깐’이란 마음으로 준비했다. 재밌고 이색적인 행사로 만들고 싶어 지금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제 인생은 무계획이다. 원하는 어떤 그림은 있는데, 그 그림을 향해서 간다고 잘 가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음악이 특히 그렇다. 음악같은 건 내가 마냥 노력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작곡가 선배는 ‘운구기일’이라는 말을 하셨다. 정말 음악을 잘하는데 재야에 묻혀버린 분들도 있고, 실력은 보통인데 정말 운이 좋아 금방 잘 되는 분들도 계시단 뜻이다. 작곡가로서 만들고 싶은 음악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저는 흘러가는 데로 살기 때문에 한쪽으로 막 쳐다보고 가는 중에 잘 안되면 다른 쪽으로도 갈 수 있는 좋은 길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처음에 쳐다봤던 곳만 향해 가면서 불행해지는 것 보단 이길이 좀 힘드니깐 잠시 다른 길로 빠져서 갈 수 있는 그런 삶을 사는 것을 좋아한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6년 만에 1440억원 매출 스포츠 브랜드 ‘짐샤크’ 창업한 26세 청년

    6년 만에 1440억원 매출 스포츠 브랜드 ‘짐샤크’ 창업한 26세 청년

    이렇게 말간 웃음을 짓는 이는 영국 젊은이들에 인기를 끄는 스포츠 브랜드 ‘짐샤크(Gymshark)’의 창업자인 벤 프랜시스(26)다. 6년 전 대학을 다니며 피자를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 브랜드를 창업해 올해 매출만 1억 파운드(약 14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버밍엄의 아스턴 대학을 다닐 때 아침에 등교했다가 오후 일찍 하교해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피자를 배달하며 창업 구상을 가다듬었다. 프랜시스는 30일(현지시간) BBC 인터뷰를 통해 “배달 일을 하면서도 브랜드에 관한 메일 답신을 보내곤 했다. 귀가하면 홈페이지를 만들고 제품 디자인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창업 전에도 돈 버는 데 소질을 보였다. 10대 초반에 이미 자동차 등록 번호판을 판매하는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피트니스를 좋아해 아이폰으로 피트니스 훈련 과정을 체크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둘이나 만들어 그 중 하나로 8000 파운드를 벌었다. 이렇게 2년 눈코 뜰 새 없이 살았더니 연간 수입이 25만 파운드로 불어났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대학과 피자헛의 아르바이트 일을 그만 뒀다.짐샤크의 창업 아이디어는 건강식품 등을 다 써본 피트니스 마니아들을 타깃으로 하는 온라인 소매 사업이었다. 프랜시스는 “피트니스에 갈 때마다 눈여겨봤다. 어떻게든 피트니스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고 거래 사이트를 만들어 결합시키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직접 옷을 제작하지 않으면 이윤이 많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됐다. 아울러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찾기가 쉽지 않아 “직접 만들어보지 뭐”라고 생각했다. 형제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봉제 기계와 스크린 프린터를 사들여 아버지 차고에서 봉제 일을 배우며 만들었다. 그는 “하루 10건의 주문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종일 일해야 12~15벌을 지었다. 하지만 배우는 건 엄청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거창하게 사업을 구상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커졌다. 피트니스를 즐기는 10대들은 성인과 다른 취향을 갖고 있는 점을 눈여겨봤다. 성인들은 어떻게든 근육을 커보이게 하는 옷을 선호하는 반면 10대들은 날씬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다음은 가격 설정이 관건이었는데 그는 무작정 “20파운드면 내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그렇게 6년이 흘러 짐샤크는 12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웨스트미들랜드주 솔리훌 본사에만 215명을 고용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고속 성장의 비결은 소셜미디어를 영리하게 이용한 결과였다. 렉스 그리핀스나 니키 블랙키터처럼 유명 보디빌더나 피트니스 마니아를 ‘인플루엔서’ 삼아 공짜로 제품을 보내주고 소감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게 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이들이 낸 소문은 엄청난 영향을 미쳐 매출이 치솟았다. 이렇게 해서 인스타그램 240만명, 페이스북 150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게 됐다. 인플루언서가 팬들과 만나 함께 즐기는 행사를 자주 열어 호흡하게 함으로써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브랜드 역시 해외 진출이 목표다. 이미 매출의 40%는 미국이 담당하는데 현재 11개국에 진출한 온라인 판매망을 2020년까지 25개국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경찰 못 믿어!”…부패 형사 불태워 살해한 멕시코 주민들

    [여기는 남미] “경찰 못 믿어!”…부패 형사 불태워 살해한 멕시코 주민들

    멕시코 중부 지역의 주민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형사를 즉결 심판했다. 미국 미네소타 지역 매체인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이달고 주(州)의 한 마을에 사는 주민 100여 명이 경찰서를 급습해 형사 1명 및 성인 남성 3명을 밖으로 끌어냈다. 주민들은 이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했고, 특히 형사의 몸에는 휘발유를 끼얹은 뒤 불을 질렀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폭행을 가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가까스로 다른 남성 3명을 구출해냈지만, 몸에 불이 붙은 형사 1명은 결국 사망했다. 주민들이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나쁜 사람들을 대신 응징하는 형사에게 가혹한 벌을 내린 것은 그가 최근 발생한 어린이 납치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형사와 함께 구타를 당한 남성 3명은 어린이 납치 사건 용의자로 경찰서에 붙잡혀 있었고, 주민들은 살해당한 형사가 이들 용의자 3명의 납치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소문을 굳게 믿었다. 실제로 해당 형사가 납치 사건과 연관돼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지 검찰은 살인사건에 가담한 주민들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시민이 공권력을 불신해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부패하고 무능력한 공권력에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법을 어겼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직접 ‘심판’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달고 주 뿐만 아니라 멕시코시티와 푸에블라 등지의 시민들이 어린이 납치범으로 의심되는 용의자를 붙잡아 살해했고, 이 일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은 이번에 숨진 형사처럼 불에 타 숨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65세 이상 10명 중 6명 ‘생계형 노동’

    빈곤율 상승… 생활비 직접 마련 61.8% 70~74세 고용률 OECD 국가 중 최고 65세 이상 고령자 2명 중 1명은 ‘상대적 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고령자 10명 중 6명은 생활비를 직접 마련해야 하는 ‘생계형 노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8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3.7%로 1년 전(43.4%)보다 0.3% 포인트 상승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수준이 빈곤선(균등화 중위소득의 50%에 해당하는 소득) 미만인 인구의 비율을 뜻한다. 이러한 65세 이상 고령자의 상대적 빈곤율은 유럽연합(EU) 28개국 중 상대적 빈곤율이 가장 높은 라트비아(22.9%)보다도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반대로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70∼74세 고용률은 33.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65∼69세 고용률 역시 45.5%로 아이슬란드(52.3%)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노동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생활비 부담 때문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생활비를 본인 또는 배우자가 부담하는 비율이 전체의 61.8%로 올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반면 자녀 또는 친척 지원은 25.7%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고령자의 58.2%는 취미 활동을 하며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지만 빈곤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생활비를 벌고 있는 것이다. 이재원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한국 노인은 생활비를 본인이 마련하는 비중이 높고 노후 준비가 잘돼 있는 편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륙판 록히드마틴’ 키우는 中… 세계 무기시장 판을 흔든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륙판 록히드마틴’ 키우는 中… 세계 무기시장 판을 흔든다

    지난 6일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조선소는 한껏 들떠 있었다. 선박중공업이 지난해 5월 태국 왕립 해군이 주문한 디젤엔진 추진 잠수함인 S26T 건조식을 갖고 본격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이 잠수함은 2005~2006년에 취역한 중국 해군의 위안(元)급 039B형에 해당한다. 배수량 2600t인 S26T는 최대 속도가 18노트이며 물속에서 20일 연속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4억 1100만 달러(약 4640억원)이며 인도 예정 시기는 2023년이다. 중국은 앞서 방글라데시에 두 척의 밍(明)급 잠수함을 수출했고, 파키스탄에 2028년까지 8척의 위안급 잠수함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중국 군수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방 현대화에 총력을 펼치고 있는 데 힘입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무기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게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상위 30대 군수기업(매출액 기준)에 중국 군수기업 8곳이 포함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영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IISS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30대 군수기업에 진입한 중국 군수기업은 선박중공업그룹(세계 14위)을 비롯해 중국병기장비그룹(CSGC·5위), 중국항공공업그룹(AVIC·7위),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9위), 중국항천과공그룹(CASIC·11위), 중국전자과기그룹(CETC·15위), 중국항천그룹(CASC·18위), 중국선박공업그룹(CSSC·22위) 등 8곳이다. 중국 군수기업은 모두 국가가 소유하고 있고 수출은 산하 전문 자회사가 맡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3~2017년 중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이전 5년간보다 38% 증가했다. 세계 무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7%를 점유해 미국(34%)·러시아(22%)·프랑스(6.7%)·독일(5.8%)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중국 최대 군수업체인 병기장비그룹은 2016년 기준 22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소총과 탄약, 수류탄, 대테러 장비 등 경무기를 제조한다. 매출액은 미국 레이시온과 영국 BAE 시스템스와는 비슷한 수준이며 미 보잉사(295억 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세계 최대 군수업체 미 록히드마틴(매출액 408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전투기와 폭격기, 헬리콥터, 여객기, 수송기 등을 제조하는 항공공업그룹(209억 달러)과 전차를 비롯해 탱크, 유도탄, 로켓, 미사일 등 중무기를 만드는 병기공업그룹(132억 달러)도 10위 안에 진입했다. 항공공업의 경우 2010~2017년 사이 매출이 무려 93%나 급성장했다. 특히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연구시설에서 F22, F35 등 미 스텔스 전투기를 무력화시키는 ‘테라헤르츠 방사선’ 생성기를 시험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T레이’로 불리는 테라헤르츠 방사선은 우편물에 숨겨진 폭발물이나 마약을 찾거나 수백m 떨어진 군중 속에 감춰진 무기를 찾는 데 이용된다. 스텔스 전투기는 특수 도료를 표면에 칠해 적의 레이더파를 흡수하는데 T레이는 이 특수 도료를 투과해 전투기 금속 표면에 반사되는 성질을 이용해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해 낸다. 중국 우주탐사 계획을 추진하는 중국항천그룹(69억 달러)은 우주 로켓과 액체 및 고체연료 등 우주동력기술, 인공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을 담당한다. 항천과공그룹(98억 달러)은 방공망과 대공미사일, 탄도미사일, 미사일 이동발사대, 미사일 엔진 등을 제조한다. 항천과공 산하 공기동력기술연구원(CAAA)이 개발한 극초음속 비행체(무기) ‘싱쿵(星空) 2호’가 지난달 3일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중국 서북부의 한 시험장에서 발사된 싱쿵 2호는 고도 3만m 상공에서 400여초간 마하 5.5의 속도로 날다가 최고 마하 6의 속도에 도달했다. 발사된 지 10분 뒤 공중에서 분리돼 예정 낙하지에 안착했다. 싱쿵 2호는 날개가 아니라 비행 중 발생하는 충격파를 양력(揚力)으로 사용하는 ‘웨이브 라이더’라는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미국이 가장 먼저 선보인 이 기술을 중국이 따라잡기에 성공한 것이다. 마이클 그리핀 미 국방부 차관은 지난 3월 “중국은 10년간 미국보다 20배나 많은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했다”며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체계를 실전 배치하면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국이 긴장하는 것은 미사일 방어시스템(MD)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까닭이다. 극초음속 비행체는 최대 속도 마하 5 이상, 곧 음속보다 최소 5배 이상 빠르다. 초당 1.7㎞ 이상 주파하는 엄청난 속도 때문에 적이 발사 사실을 알아도 대처할 시간이 없다. 특히 탄도미사일보다 낮거나 높은 고도로 날아가고 원격 조종으로 궤도를 수시로 바꿀 수도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예측 불허의 궤도로 날아오기 때문에 타격당하기 전까지는 진짜 타깃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같은 기존 MD 체계로는 방어할 길이 없는 셈이다. 선박공업그룹(48억 달러)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유조선, LNG선과 각종 군함을 제작하고 선박중공업(98억 달러)은 잠수함과 구축함, 호위함, 순양함, 쾌속정, 수륙양용함, 항공모함 등을 건조한다. 전자과기그룹(84억 달러)은 군용 데이터 시스템과 데이터 장비, 통신장비,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지난해 6월 119대의 무인기를 동원한 ‘드론 스웜’(인공지능 기술로 소형 드론들을 떼지어 비행시키는 기술)을 선보인 전자과기그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웜 비행으로 종전 미국 기록을 깼다. 군사적으로 ‘드론 스웜’ 기술은 무인기들을 대거 띄워 올려 항공모함이나 전투기를 벌처럼 ‘공격’한다. 중국은 상대가 반격하기 어려운 이 전술을 미국의 첨단무기에 대항하는 비대칭 작전수단으로 집중 연구 중이다.이에 미국은 무역전쟁 상대인 중국의 ‘중국제조 2025’(첨단산업 육성책)에 이어 군수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전략인 군민융합(軍民融合·군산복합체)정책도 타깃으로 삼았다. 미 상무부가 지난달 1일 수출통제 대상에 중국 기업과 연구소 44곳을 추가한 것은 미국이 중국제조 2025 못지않게 군민융합정책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 군수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과 규모에 더해 민간의 첨단기술로 무장하면 미국의 경쟁력 우위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한몫했다. 이번에 수출통제 대상에 추가된 기관은 중국 최대의 미사일 시스템 개발 기업인 항천과공그룹 산하 연구소, 통신시스템 제조업체인 위안둥(元東)통신(HBFEC), 반도체와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전자과기그룹 산하 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수출통제 대상에 오르면 거래금지 제재를 당했던 통신설비업체 중싱(中興)통신(ZTE)처럼 핵물질과 통신장비, 레이저, 센서 등 민수·군수용으로 모두 쓰이는 핵심 부품을 미 기업에서 구매할 수 없다. 군사 무기·장비를 개발하는 중국 기업과 연구소들이 미국의 첨단기술, 부품을 확보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다. 중국은 그동안 민간 기술을 도입, 민간·군사기술의 접목함으로써 군수산업 역량을 높이는 군민산업융합정책을 통해 록히드마틴과 같은 군산복합체를 만드는 구상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임을 맡는 당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및 기술 발전의 요체가 군산복합체에 있다고 파악하고 이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얘기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마음의 상처와 분노 치유받는 것이 재판의 본질”

    “마음의 상처와 분노 치유받는 것이 재판의 본질”

    법률지식·경험 많은 원로법관의 소액심리 항소율 절반으로 뚝… 재판 신뢰로 연결 “법리만 갖고 판결한 젊은 시절 부끄러워 전관예우 철폐 위해 소액·형사 재판 확대”“지금이 법관 인생 통틀어 가장 완숙한 단계에 접어든 것 같아요.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합니다.” 최근 박보영(57·사법연수원 16기) 전 대법관이 ‘시골 판사’를 자청해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 판사로 보임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고위 법관 출신이 대형 로펌 전관 변호사로 가는 게 아니라 말단 재판부를 맡는 게 의미 있는 일이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기에 박수를 보낸 이들이 많았다. 원로법관제가 제대로 뿌리내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원로법관제는 지난해 법원장 출신 5명이 서울중앙지법과 경기 소재 시법원에 배치되면서 시작됐다. 1기로 첫발을 내딛었던 성기문(65·14기) 판사는 춘천지법원장을 지내고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보임해 재판 업무로 복귀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았던 2016년 말 “원로법관으로 1심 재판을 맡으라”는 법원행정처의 권유에 ‘뒷방으로 물러나라니…, 옷을 벗으라는 건가’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심 끝에 서울중앙지법 소액전담 집중심리를 맡은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 판사는 “원로법관이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다”며 원로법관제의 확대를 강조했다. 내년 1월 정년(만 65세) 퇴임을 앞두고 있는 그는 1985년 판사로 임용된 뒤 오랜 시간 변호사들의 해박한 법리 논쟁을 지켜보는 데 익숙했다. 그런데 소액 재판에선 변호사 없이, 법률 용어는 찾아보기도 힘든 소장을 직접 써 들고 온 당사자들이 울고불고 온갖 사연을 쏟아냈다. 그는 “변호사들의 기계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당사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결국은 마음의 상처와 분노를 치유받고자 하는 게 재판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또 “소송 당사자와 법관이 소통하고 갈등의 핵심을 꿰뚫어 풀어 줘야 하는 소액 재판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재판의 구현”이라면서 “법률 지식과 인생 경험을 모두 갖춘 원로법관들이 맡기에 제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성 판사는 “고위 법관들을 마주한 당사자들도 만족도가 높아 재판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실제 3명의 원로법관이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소액 집중심리는 10년차 안팎의 판사들이 맡은 소액 사건들에 비해 항소율이 절반 정도로 낮다. 그는 “분쟁의 원인도 잘 모르면서 법리만 갖고 무 자르듯 판결하고 흐뭇해했던” 젊은 시절이 부끄럽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똑똑한’ 판결이었지만 왠지 뒷맛이 쓰게 남아 있다. 특히 형사 단독 재판을 하던 때는 “서른 중후반에 인생을 얼마나 안다고, 피고인들의 삶을 훈계하며 벌을 준 것을 돌이켜보면 얼굴이 붉어진다”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민사에선 소액·중액 재판을, 형사에선 단독 재판을 경륜이 풍부한 원로법관들이 맡아 당사자들의 삶을 보듬어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당사자들도 판결을 더 존중할 수 있고, 고위 법관 출신들의 전관예우 의혹도 줄일 수 있어 결국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거란 바람에서다. 성 판사는 최근 사법농단 의혹으로 사법부가 큰 상처를 입은 것과 관련해 “법원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힘든 모습을 보인 점을 잘 반성해야 한다”면서 “또 사법부가 ‘좋은 재판’을 통해 다시 국민 신뢰를 쌓는 데 원로법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더 많은 원로법관들이 더 오래 재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눈을 빛냈다. 글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사진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이영애, 훌쩍 큰 쌍둥이 근황 “독보적 청순 미모” 판박이

    이영애, 훌쩍 큰 쌍둥이 근황 “독보적 청순 미모” 판박이

    추석 연휴 강호동과 이영애, 양세형의 ‘가로채▶널’이 시청자의 시선을 가로채는데 성공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5일 방송한 SBS ‘내 모든 것으로 가로채▶널’ 시청률은 5.3%, 최고 6.2%(이하 수도권 가구시청률 2부 기준)로, MBC ‘추석에도 나혼자 산다’ 7.3%에 이어 동시간대 2위를 차지했다. 우선 스튜디오에 출연한 강호동과 이영애, 양세형은 자신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등 자신의 모든 것으로 콘텐츠를 제작, 직접 1인 크리에이터에 도전해 자신만의 채널을 오픈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무엇보다 배우 이영애가 쌍둥이 승빈, 승권이의 엄마로서 아이들과 함께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비디오+블로그)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이영애는 딸 승빈이가 평소에도 셀프 촬영하는 것을 좋아해서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보고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영애 딸 승빈은 셀프 카메라를 통해 “예쁘게 봐주세요”라며 수줍게 인사했다. 이영애는 ‘예.우.새(예쁜 우리 새끼)’라는 주제로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양평 문호리의 집을 가는 과정과 그곳에서 아이들과 산책하고 직접 송편을 만들어 먹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따뜻하고 잔잔한 공감을 안겨줬다. 특히 창작 송편의 흔적으로 온통 어지러진 부엌을 승권이가 혼자 치우는 모습은 6.2% 최고의 1분을 끌어냈다. 송편 가루가 바닥에 흩어져있자 승권이는 장난감 RC카에 테이프를 부착해 굴리면서 청소를 하는 로봇카를 뚝딱 만들어내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어 예쁘게 한복을 입고 절을 하는 쌍둥이를 바라보는 이영애의 모습에는 커가는 아이들을 뿌듯하게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 그대로 담겨 보는 이들마저 흐뭇한 엄마 미소를 짓게 했다.한편 강호동은 ‘강.하.대(강호동의 하찮은 대결)’의 첫 승부사 대결 상대로 빅뱅의 승리를 찾아갔다. 승리 집을 찾아가 이름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는 삼행Q를 선보이는가 하면, 승리에게 주짓수도 배우고 ‘발가락 잡고 멀리 뛰기’ 대결도 펼쳐 관심을 모았다. 승리는 이날 옷을 3벌이나 갈아입으면서 열의를 보였으나 마지막에 하찮은 대결 패배로 얼굴에 먹칠을 해서 탁본을 뜨는 벌칙을 수행해 큰 웃음을 안겼다. 양세형은 평양냉면 ‘맛집 도장깨기’에 도전했다. 그는 평양냉면 초심자 가수 제시와 함께 서울에서 유명한 평양냉면집 세 군데를 선정해 직접 맛을 보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평냉 초심자 제시는 평양냉면을 먹고 ‘생선맛’이 난다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이에 양세형은 동치미국수를 육수에 부어주고, 냉면 국수에 식초를 먹는 꿀팁을 알려주는 등 냉면전문가 못지 않은 정보와 지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백일의 낭군님’ 남지현, 도경수 “기억 돌아온 것 같다” 발언에 ‘심멎’

    ‘백일의 낭군님’ 남지현, 도경수 “기억 돌아온 것 같다” 발언에 ‘심멎’

    “기억이 돌아온 것 같다”는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의 충격적인 한마디가 남지현은 물론, 시청자들의 반응까지 술렁이게 만들었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 제작 에이스토리) 5회에서는 원득(도경수)의 충격 발언이 엔딩을 장식했다. 자신도 모르는 새 홍심(남지현)을 향한 마음이 자라나고 있는 원득. 질투를 느낄 정도로 원심부부의 사이가 가까워진 가운데, “기억이 돌아온 것 같다”는 원득의 갑작스러운 말에 홍심은 깜짝 놀랐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기가 약해져 쓰러진 원득. 더 이상 빚을 늘릴 수 없었던 홍심은 직접 산에서 약초를 캐고 닭을 잡아 지극정성으로 원득을 돌봤다. 정신이 돌아온 원득은 “말해다오. 내가 어떤 사내였는지”라고 물었지만, 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홍심은 “너는 한마디로 열일 허는 사내였지”라고 둘러대다가 자리를 피했다. 그래도 뺨에 상처까지 나면서 밤새 자신을 간호해준 홍심이 내심 고마웠다. 자신이 누워있는 동안 지렁이를 끓여 먹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홍심은 어느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원득의 빚을 탕감받기 위해 마을 사람들 앞에서 그를 바보 팔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가 심신상실 상태의 바보 팔푼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으니, 그런 터무니없는 이유로 빚을 탕감 받길 원치 않는다”는 원득의 말에 좌절했다. 홧김에 “첩실이 되지 그랬느냐”는 원득과 크게 다퉜고, 보름날 윤석하(김재영)를 만나기 위해 한양으로 향했다. 모전교 위에서 정제윤(김선호)을 만났지만, 오라버니와의 약속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못했다. 육전을 먹기 위해 박영감(안석환) 회갑연에 일하러 간 원득. 고급 요리를 쏟은 노비가 멍석말이를 당하게 되자 홍심은 대신 용서를 구했다. 이에 박영감이 술시중을 시키자 원득은 “한발 짝도 움직이지 말거라. 내 허락 없인”이라며 홍심의 손목을 붙잡았고, 순식간에 시를 지어 한 방 먹인 후 홍심을 데리고 나왔다. 얼굴에 바른 연지까지 신경 쓰는 원득을 본 홍심은 “언젠 나 보고 첩실 되라더니, 왜? 질투라도 하는 거야?”고 물었다. “이 불편한 기분이 질투라면 질투가 맞을지도”라며 입술을 닦아내는 원득의 의외의 답변은 원심부부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를 감돌게 했다. 원득이 글을 알자 책 필사로 돈을 벌기로 한 홍심은 “누가 너더러 아쓰남이래. 원득이 넌 이제 아멋남이여. 아주 멋진 남정네”라며 신이 났다. 밤새 책을 필사하여 돈을 번 두 사람은 장터에서 마칠(정수교)을 보고 다급하게 몸을 숨겼다. 비좁은 공간에 가까이 맞닿은 홍심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사뭇 진지해진 원득. “몹시 불편해졌다. 기억이 돌아온 것 같다”는 충격 발언으로 홍심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한편 화살이 꽂힌 채로 죽어있는 동주(도지한)의 시신을 발견한 김차언(조성하). 분명 세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두 예를 갖추라. 세자저하시다”라고 했다. 궐내로 시신이 옮겨졌고, 세자가 훙서(왕이나 왕족 등의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 했다는 소식이 전국 팔도에 퍼지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방송은 케이블, 위성, IPTV 포함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 4.4%, 최고 6.3%로 케이블-종편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tvN 타깃 남녀 2049 시청률 또한 평균 2.4%, 최고 3.1%를 기록하며 케이블-종편 동시간대 1위를 나타냈다.(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닐슨코리아 제공) 원심부부의 혼인 로맨스와 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궐내 분위기가 상반되는 ‘백일의 낭군님’, 25일 화요일 밤 9시 30분 제6회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벌초하던 60대 땅벌에 쏘여 숨져

    벌초를 하던 60대가 땅벌에 쏘여 숨졌다. 23일 경착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 32분쯤 전북 순창군 금과면 야산에서 벌초하던 김모(65)씨가 벌에 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김씨는 추석을 앞두고 동생과 함께 벌초하던 중이었다. 구조대원들이 “형이 땅벌에 쏘였다”는 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김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치료 도중 숨졌다. 경찰은 동생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반가워요 퍼기” 뇌출혈 극복하고 올드 트래퍼드 찾은날 맨유 무승부

    “반가워요 퍼기” 뇌출혈 극복하고 올드 트래퍼드 찾은날 맨유 무승부

    지난 5월 뇌출혈 관련 수술을 받고 최근 건강을 되찾은 알렉스 퍼거슨(77)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올드 트래퍼드를 찾아 관중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관중은 기립박수로 명장을 맞았다. 퍼거슨 감독은 22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맨유와 울버햄튼 경기가 열린 올드 트래퍼드를 찾았다. 팬들의 쾌유를 기원하는 성원에 “꼭 맨유 경기를 보러 돌아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관중석에 자리한 퍼거슨 전 감독은 환한 표정으로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등 건강한 모습이었다. 1986∼2013년 맨유를 이끌며 명장으로 이름을 날린 퍼거슨 전 감독은 5월 뇌출혈 증세로 응급수술을 받은 뒤 깨어나자마자 아들인 대런 퍼거슨(46)이 이끄는 3부리그 팀 동커스터 로버스의 경기 결과를 물은 데 이어 맨유 얘기를 꺼내며 경기장을 찾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축구와 맨유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7월에는 맨유 구단을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자신을 응원해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팀을 보러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약 두 달 만에 약속을 지킨 그는 “오랜 여정이었다. 나아지고 있다”면서 “4월 아스널과의 경기 이후 돌아왔는데, 조금 긴장이 된다. 경기장에 돌아와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가 있던 병원에 수많은 편지가 왔고, 지금도 오고 있다고 한다.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면서 “이메일이나 메시지, 집으로도 카드가 오는데 정말 놀랍다”며 쾌유를 빌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최근 2연승을 달렸던 맨유는 울버햄튼과 1-1로 비겨 명장이 그라운드를 찾은 의미를 퇴색시켰다. 조제 모리뉴 맨유 감독은 경기 내용에 실망을 표시하며 “벌 받을 만했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추석 특선영화, ‘군함도’부터 ‘남한산성’까지 풍성

    추석 특선영화, ‘군함도’부터 ‘남한산성’까지 풍성

    추석연휴 안방극장의 라인업이 풍성하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 함께- 죄와 벌’을 비롯해 ‘군함도’와 ‘아이 캔 스피크’, ‘리틀 포레스트’ 등이 방송된다. SBS는 연휴 첫날인 22일 밤 9시 30분에 ‘리틀 포레스트’를 방송한다. 동명의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청춘들의 특별한 사계절을 담은 작품으로 임순례 감독이 연출을, 배우 김태리와 류준열, 진기주가 주연을 맡았다. 23일 오후 1시 10분에는 김남길, 손예진, 유해진 주연의 액션 어드벤쳐 ‘해적: 바다로 간 산적’(SBS)이 방송되고, 밤 10시 30분에는 기억을 잃은 킬러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 ‘럭키’가 KBS 2TV에서 방송된다. 연휴 셋째 날인 24일 오후 7시 50분에는 마블 히어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KBS 2TV)가, 오후 8시35분에는 일제강점기 군함도에 갇힌 조선 노동자들의 저항과 탈출기를 그린 ‘군함도’(MBC)가 방송된다. 또 오후 8시 45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아이캔스피크’(SBS)가, 밤 11시55분에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MBC)이 방송된다. 25일 오후 8시 45분에는 배우 강하늘과 박서준이 주연을 맡은 ‘청년경찰’(SBS)이 방송된다. 이는 경찰대생인 두 친구가 납치사건을 목격하면서 직접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 8시 55분에는 멜로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MBC)가, 오후 8시 45분에는 천만관객을 돌파한 김용화 감독의 판타지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SBS)이 방송된다. 이 밖에 21일 밤 11시와 22일 밤 11시에는 각각 ‘지금 만나러 갑니다’(JTBC)와 염력(JTBC)이, 25일 오후 4시와 26일 밤 10시에는 각각 강철비(JTBC)와 택시운전사(JTBC)가 방송된다. 또 23일 밤 10시 30분에는 ‘남한산성’(tvN)이, 24일 밤 11시에는 범죄도시(tvN)가 방송되는 등 연휴 내내 풍성한 영화가 준비돼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돈있는 집 자녀는 초봉부터 다르다”…세습되는 직업 지위

    “돈있는 집 자녀는 초봉부터 다르다”…세습되는 직업 지위

    “부자 부모를 둔 자녀가 더 좋은 일자리를 얻고, 돈도 잘 벌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은 보통 주변 ‘엄친아·엄친딸’(엄마 친구의 아들·딸을 줄인 말로 집안은 물론 성격, 머리, 외모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남녀를 일컫는 말) 사례를 근거로 둔다. 최근에는 이런 추측을 데이터로 입증한 자료가 여럿 나오고 있다. 부자 부모들은 고액 사교육과 입시 정보 등을 통해 자녀들의 유명대 진학을 돕고, 이를 발판삼아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도록 하는 게 일반적 패턴이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전략만 동원하진 아니다. ‘돈있는 집 자녀는 초봉부터 다르다’는 통념이 얼마나 맞는 얘기인지, 또 부유층은 자녀에게 직업 지위를 물려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살펴봤다. ●고소득 부모 둔 자녀 첫월급 226만원…저소득 자녀는 169만원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낸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대학경험과 노동 시장 지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소득에 따른 자녀의 초봉 차이는 뚜렷하다. 연구진이 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 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부모의 월 소득이 1000만원 이상(2014년 기준)인 대학 졸업생의 첫 일자리 임금은 월평균 226만 1200원이었다. 부모 월 소득이 500만~700만원 사이인 대졸자는 첫 월급이 191만 5800원, 300만~400만원인 대졸자는 첫 월급이 182만 3000원이었다. 부모 월 소득이 100만~200만원 사이인 대졸자의 첫 월급은 평균 169만 8600만원이었다. ‘부자 부모 밑에 고연봉 자녀 있다’는 공식은 보통 ‘학벌’이라는 징검다리를 밟고 만들어진다. 같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 소득이 낮은 집단(200만원 이하)의 자녀 중 서울 4년제 대학 진학 비율은 7~8% 정도인 반면 부모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집단(500만원 이상)의 자녀 중 서울 4년제 대학에 간 비율은 25~30%였다. ‘대학 졸업장도 만성 취업난 앞에 쓸모없게 됐다’는 푸념이 나오지만, 여전히 조금은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부모들이 쓰는 전략은? 사교육·귀천의식 자극 논문 ‘청년층 노동시장 이행의 계층화에 관한 연구’(중앙대 김종성 박사)를 보면 부자·엘리트 부모들의 자신의 직업 지위를 자녀에 물려주는 일상화된 전략이 잘 분석돼있다. 김 박사는 전략 분석을 위해 계층을 대표하는 20~30대 청년 취업자 33명을 심층 면담했다. 면담 대상자 다수가 공통적으로 말한 전략은 부모가 어려서부터 자녀에게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의식을 끊임없이 주입하는 방식이다. 윤리적으로 바람직한 방법으로 볼 수는 없지만 실제 이런 방식으로 자녀의 목표의식을 자극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공공기관 직원 A(27·여)씨는 어린 시절 부모가 했던 말이 지금껏 기억난다. 판사 아버지와 의사 어머니는 TV에 여의사, 여성 변호사 등이 나오면 딸을 불렀다. “봐봐, 너도 저런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 여자도 좋은 직업 가져야 대접받는 세상이야.” 딸의 진로계획서 희망직업란에 어머니가 직접 ‘변호사’라고 쓰기도 했다. 변리사인 B(32·여)씨도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직업에도 다 귀천이 있는 거야”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딸과 병원에 갈 때마다 “의사 선생님 참 멋있지? 가운도 좋고. 너도 나중에 꼭 의사돼야 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소득이 높은 변리사를 직업으로 택한 건 부모님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교육도 직업 지위 대물림에 빠질 수 없는 전략이다. 대입 전형이 복잡해지면서 정보력이 중요해졌는데 ‘정보 전쟁’은 보통 엄마들이 도맡는 경우가 많다. 이때 고액 컨설팅 업체 등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일도 흔해졌다. 대형 학원이 부족한 지방에서는 서울의 스타 강사를 고액에 데려와 그룹과외를 하기도 한다. 영어 교육을 위해 엄마·아빠를 따라 외국에 3~4년 머물다 들어오는 일도 흔해졌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그 자녀들의 초봉 차이도 크지만, 이후 급여 차가 더 벌어지는게 문제다. 부모의 지원이 든든하다면 자녀들은 취업 뒤에도 경력 계발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경영학 석사(MBA) 유학 등 재력을 기반으로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덕에 발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직업지위가 낮은 부모의 자녀들은 대기업 등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면 거기서 목표가 사라져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당시 수행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안도현 시인이 서울신문에 당시 감동을 담은 기행문을 보내오셨습니다. 안 시인이 보고 느꼈던, 그리고 언론 매체에선 볼 수 없었던 정상회담 이면의 이야기들을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듯 생생한 북한의 풍경들을 함께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자의 서해 직항로의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보였다. 이른 새벽 해 뜨기 전에 잠을 자지 못하고 나선 길이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 순안비행장이라 불리던 평양국제비행장 청사는 현대식 건물로 면모를 완전히 바꿨고, 의장대와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의 함성이 귓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차범근도, 유홍준도…벅찬 감동에 “왜 이렇게 눈물이”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 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천천히 움직였고 우리는 시민들의 진심 어린 표정 하나하나를 가까이에서 읽을 수 있었다. 버스 바깥도 버스 안도 만남의 감격의 출렁거렸다. 선두에서 남북 정상은 정상끼리, 행렬 뒤쪽에서 같은 동포인 우리는 우리끼리 만나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 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썬팅 처리된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볼 날이 없었다. 누군가가 눈물 타령한다고, 감상적이라고 또 이죽거린다고 해도 평양에서는 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식수행원들의 숙소는 백화원초대소, 특별수행원들의 숙소는 고려호텔이었다. 오랜만에 들어선 고려호텔은 별다른 장식 없이 조용히 낡아가고 있었다. 1인 1실로 배정된 방에는 사과, 배, 귤, 바나나로 구성된 과일 한 접시와 과자, 사탕, 껌이 담긴 접시 하나가 ‘당신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내게 재떨이는 또 반가운 선물이었고. 호텔 창밖으로 평양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올라 평양 시내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 호텔에서 가까운 평양역 구내로 화물차와 전철이 쉼 없이 오가는 게 보였다.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호텔 2층 뷔페식당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는데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봤다. 북쪽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룩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으면서 나는 1930년대 후반 시인 백석을 떠올렸다. ●김정숙 여사 ‘영부인 외교’ 동행한 리설주 여사 ‘깍듯한 환대’ 인상적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와 같은 문화예술계 인사,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등 체육계 인사,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14호차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쪽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정장 차림에다 하이힐을 신고 부동자세에 가까운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이기 전에 젊은 부부가 웃어른을 모시는 우리의 전통 예절을 잊지 않으려는 자세가 분명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이어서 김원균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했다. 김원균은 북한의 국가와 ‘김일성장군의 노래’ 등을 작곡한 사람으로 북한 정권 초기 앞장서서 음악으로 ‘혁명과업’을 수행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재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 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되었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 ‘그대 없이는 못 살아’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주었다. 남쪽의 대중가요를 선곡한 것도 모두 남쪽 손님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한 거라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그렇지만 나는 귀에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서도 왠지 불편했다. 낯간지러운 가사와 트로트풍의 가요를 내가 모두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외국에 나가 북한 식당을 들렀을 때 점점 남쪽 사람들의 입맛대로 음식들이 변화하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불편함과 유사한 것이다. ●‘홀로아리랑’에 눈물…“어떤 난관도 아리랑 고개 넘듯 헤쳐 가야” 환영공연에 등장한 인민배우들의 한복 디자인도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원래의 것을 놓치고 남쪽을 흉내 내는 일로 남쪽을 배려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될 모든 남북 관계에서 북한은 원래의 북한을 유지해야만 화해와 협력도 대등한 관계 속에서 진전될 것이 아닌가.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되었다. 가사 뒷부분은 이렇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타고 간다/ 가다가 홀로섬에 닻을 내리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해보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1980년대 후반에 남쪽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가 2018년 평양에서 울려 퍼진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걸어가기도 하였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와 부인 리설주 녀사께서 주최하는 연회”가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 것으로 나는 평양 방문을 한 것에 대해 우쭐거려 보려고 한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 이에 화답하듯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내 옆자리에 앉은 당중앙위 조용원 부부장은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금지의 언어가 아니라 소통의 언어로 말하고자 하였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은 찡그린 얼굴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한 한 사람은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양에서 가장 현대화한 지역은 미래과학거리 구역이었다. 여기에는 전에 없던 현대식 고층빌딩과 아파트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곳에는 과학자, 연구자, 교육자들이 주로 거주한다고 했다. 이 거리의 가로수들은 대부분 메타세쿼이아였다. 북에서는 이걸 수삼나무라고 부른다. 이밖에 평양의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나무들은 살구나무와 버드나무가 있다. 봄이 되어도 평양 거리에 벚나무들이 벚꽃을 휘날리는 일은 없다.9월 19일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이번 평양 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기록될 공동선언은 남쪽에 생중계 되었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웅장한 집단체조…남북 정상을 향한 15만 환호는 ‘지축 진동’ 평양 방문은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고,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모두 300g이었다. 평양교원대학은 우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합친 교육기관이다. “어린이들에게 한 컵의 물을 주기 위해 한 동이의 물을 들이키는 심정으로 가르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평양 방문 때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집에 그 판화를 가져와 펼쳐 놓고 다시 보아도 내 선택이 현명했던 건 분명하다.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 보는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지축을 울린다는 그 상투적인 표현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수사일 것이다.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주었다. 다들 하나같이 말했다. “남쪽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공연이지. 아이들을 저렇게 동원해서 연습 시키면 가만히 있을 엄마가 한 사람도 없을 걸.” 씁쓸했지만 그게 또 우리의 현실이었다. 1970년대 중반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중학생이었던 나도 마스게임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 어린 우리는 뙤약볕 속에서 살을 태워가며 연습을 해야 했다. 개인은 없고 집단만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북쪽 안내원이 말했다. “여기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엄마는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한답니다.”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저녁 9시경이었다. 20일 새벽 4시에 출발한다는 갑작스런 통보가 전해졌다. 평양 방문 내내 우리는 그 다음 일정을 알지 못해 궁금해 하였다. 일정이 정해진다고 해도 남과 북의 안내원 말이 다를 때가 있었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실무적으로 삐걱거리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특별수행원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백두산은 밤에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다는 말도 들렸다. 어쨌든 젊은 가수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9월 20일 새벽 1시까지 큰 짐들을 호텔 로비에 내려놓으라는 전갈이 왔다.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되었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서 빈 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남북을 위한 백두산의 환대, 이젠 평양도 백두산도 멀지 않더라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의 공기였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나는 마음껏 맑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만약에 할 수만 있다면 삼지연의 공기를 팔아 돈을 벌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지연비행장과 그 주변은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새로운 터미널이 신축되었고, 활주로는 깨끗하였다. 백두산으로 가는 포장도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깔나무(냑엽송), 가문비나무, 자작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길을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말했다. “남쪽에서 오신 나이 드신 손님들을 위해 속도를 80㎞ 이하로 줄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백두산과 천지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로 우리를 환대해 주었다. 1920년대에 육당 최남선이 쓴 ‘백두산근참기’를 나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꽃은 졌지만 잎은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는 일이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봉투에 넣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즐거움이었다. 백두산과 천지 주변을 마음껏 걸으며 둘러보고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 잎사귀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는 것, 그것으로 나의 ‘백두산근참기’는 완결편을 갖게 되었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평양회담 뒷이야기]회담 하루 연장할 뻔...남북 정상 17시간 찰떡행보

    [평양회담 뒷이야기]회담 하루 연장할 뻔...남북 정상 17시간 찰떡행보

    북측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하루 연장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행사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북측관계자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삼지연 초대소에 올라갔다 내려와 혹시라도 더 머물 수 있으니 특별히 준비를 해놓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회담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 일행이 200여명으로 많이 있지 않나. 그래서 삼지연 초대소를 비우고 우리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우리 쪽 사정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때문에 평양에 더 머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는 “원래 우리 쪽은 2박 3일을 생각했는데, 북측이 손님 맞은 입장에서 여러 사정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도 북측은 우리에게 하룻밤 더 머물고 갈 것을 제안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이런 제안을 받고 “큰 것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합니다”라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이번에도 지난 19일 백화원 초대소 앞 정원에서 문 대통령이 기념식수를 할 때 표지석에 회담 기간이 20일까지가 아닌 21일까지로 표시돼 평양에 하루 더 머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백두산 방문은 ‘깜짝 일정’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0일 백두산 방문은 알려진 대로 ‘깜짝 일정’이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회담 전 백두산 방문이 사전 계획된 일정이었을 것이란 추측에 대해 김 대변인은 “모르고 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은 두꺼운 외투를 입고 백두산에 올랐고, 김정숙 여사는 사전에 제주 생수 ‘삼다수’를 준비해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물을 섞는 소박한 ‘합수식’을 했다. 수행원들은 K2 방한용 점퍼를 챙겨입고 왔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선 실무협의 때 백두산 동반 방문이 결정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언제 어느 때를 대비해서라도 대통령 부부는 충분히 옷을 가져가신다”라고 설명했다. 또 수행원들의 방한용 점퍼에 대해선 “(점퍼가)언제 도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백두산 방문이) 결정되고 나서 급하게 250벌을 공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17시간 찰떡 행보 이번 회담 때 문 대통령의 옆에는 언제나 김 위원장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첫날 저녁, 둘째 날 점심·저녁, 셋째 날 점심을 포함해 무려 4번의 식사를 함께했다. 19일 평양대동강수산물시장에서의 저녁도 애초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으나 뒤늦게 합류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오늘 내가 너무 시간을 많이 뺏는 것 아닙니까”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한 시간을 집계해보니, 북한에 머문 54시간 중 17시간 5분을 함께 했더라”고 전했다. 두 차례 공식회담하는데 3시간 25분이 걸렸고, 첫날 환영만찬은 4시간가량 이어졌다. 둘째 날 옥류관 오찬은 1시간 30분, 대동강수산물시장에선 1시간 30분, 삼지연 오찬에선 2시간을 함께 했다. ◆70% 새로 제작한 ‘빛나는 조국’ 북한은 문 대통령을 위해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의 70%를 각색했다. 빛나는 조국은 체제선전용으로 기획된 거라 원본 그대로 공연했다가는 이를 관람하는 문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느낄 게 뻔했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북측 고위관계자가 ‘내가 정권수립기념일(9.9절) 70주년 때 봤던 공연과 너무 달라 어떻게 닷새 동안 이렇게 수정했는지 신기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김 대변인에게 “애초 이 공연은 북한 역사 70주년을 서술하는 내용이다. 조국 창건과 전쟁, 건설, 김 위원장 시대의 번영을 표현한 공연인데 이데올로기적인 내용은 다 빠졌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7장으로 구성된 공연 가운데 3장 후반부터는 새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BTS 티켓·여행권 싸게 팝니다” 추석 선물로 사기친 사기범 구속

    “BTS 티켓·여행권 싸게 팝니다” 추석 선물로 사기친 사기범 구속

    추석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방탄소년단 콘서트 티겟이나 리조트 숙박권 등을 가짜로 판매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강동경찰서는 인터넷 거래 사이트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상품권과 숙박권을 43명에게 허위판매해 약 900만원을 가로챈 최모(26)씨를 사기 혐의로 검거해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최근 추석을 맞아 각종 선물과 여행숙박권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돈을 벌기로 했다. 최씨는 지난 7월 8일부터 이달 5일까지 중고물품 사이트와 SNS에 ‘BTS 티켓 싸게 팔아요’, ‘리조트 숙박권 판매’ 등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실제로 최씨에게 해당 물건은 없었다. 그는 연락이 오는 사람에게 입금을 받고는 물건을 보낸다고 차일피일 핑계를 대며 미뤘다. 피해자들이 경찰과 해당 사이트에 피해 사실을 신고해 자신의 계좌가 정지되자 그는 지인 2명의 아이디와 계좌를 이용해 허위 거래를 계속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박비와 유흥비가 필요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명절 전·후 기간에 평소 시세보다 저렴하게 상품권이나 물품을 판매하는 거래는 사기일 가능성이 많다”면서 “사기 피해를 당하면 피해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점이 있으니 시민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둥근달 뜨면 안방서 ‘신과 함께’ 한다기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

    둥근달 뜨면 안방서 ‘신과 함께’ 한다기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올해도 ‘안방극장’ 상차림은 푸짐하다. 극장에서 놓친 영화를 ‘방구석 1열’에서 세상 편한 자세로 즐길 수 있는 기회다. 1000만 관객이 선택한 화제작부터 코믹, 드라마, 애니메이션까지 당신의 연휴 기간을 빈틈없이 채워줄 영화들을 모았다. SBS는 한국 영화 시리즈 최초로 쌍천만 흥행을 기록한 작품의 첫 번째 시리즈 ‘신과 함께- 죄와 벌’을 26일 오후 8시 45분에 준비했다. 앞서 22일 오후 9시 30분에는 청춘들의 특별한 사계절 이야기를 그린 ‘리틀 포레스트’, 24일 오후 8시 45분에는 ‘민원왕’ 할머니와 원칙주의 9급 공무원의 운명적인 만남을 그린 나문희·이제훈 주연의 ‘아이 캔 스피크’도 마련했다. KBS 1TV는 스무 살 동갑내기 세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스물’(25일 오후 10시 55분), 배우 고두심·김성균이 모자로 호흡을 맞춘 ‘채비’(26일 오후 12시 40분)를 방영한다. MBC는 ‘군함도’(24일 오후 8시 35분), ‘불한당’(24일 오후 10시 55분), ‘사랑하기 때문에’(26일 오전 8시 55분)를 편성했다. EBS가 선보이는 세 편의 애니메이션도 눈에 띈다. 초고도 비만 팬더가 쿵푸 고수를 꿈꾸며 용의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다룬 ‘쿵푸팬더’(24일 오후 5시 30분), 쿵푸를 지키기 위한 모험을 담은 ‘쿵푸팬더2’(25일 오후 5시 30분), 드림웍스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트롤’(26일 오후 12시 10분)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그만이다.추석 연휴에 일찍 돌입한 시청자들은 JTBC가 준비한 영화가 제격이다. 세상을 떠난 아내가 가족의 곁으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소지섭·손예진 주연의 멜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21일 오후 11시), 평범한 은행 경비원이 염력을 지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류승룡 주연의 ‘염력’(22일 오후 11시)이 방송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시간선택제 공무원’도 국민연금 아닌 공무원연금 받는다

    ‘시간선택제 공무원’도 국민연금 아닌 공무원연금 받는다

    공무수행 중 사망 비정규직 ‘순직’ 인정 벌집 제거 등도 ‘위험 순직’ 대상에 추가 보상금·유족급여 통상 순직보다 증액시간선택제 공무원 1만여명도 국민연금이 아닌 공무원연금을 받고 순직과 위험직무 순직, 부상 등에 대해서도 전일제 공무원과 같은 보상을 받는다. 인사혁신처는 21일부터 이런 내용의 공무원연금법과 공무원 재해보상법이 시행된다고 20일 밝혔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시간선택제 채용, 시간선택제 임기제, 한시 임기제)은 그동안 공무원 신분임에도 근무 시간이 짧아 국민연금에 가입돼 있었다. 공무원연금법 적용 대상 요건에 ‘상시’ 문구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법 개정으로 해당 문구가 삭제돼 시간선택제 공무원 1만 1713명(지난해 말 기준 국가직 1490명·지방직 1만 223명)도 공무원연금법을 적용받는다. 공무수행 중 사망한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 노동자도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 심사’를 거쳐 공무원과 동일하게 순직으로 인정받는다. 다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개별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이 되는 사망이라고 인정받았을 때만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순직으로 인정되면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나 보훈보상대상자 등록 신청이 가능해진다. 또 별거나 가출 등으로 실제 혼인관계가 지속되지 않았던 기간만큼은 분할연금을 산정할 때 빠진다. 기존엔 혼인 기간을 5년 이상 유지하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혼한 배우자의 분할연금 청구권 강화를 위해 연금을 한번에 받는 일시금도 분할이 가능해지며, 분할연금 수급연령(65세) 전에 이혼해도 분할연금을 미리 신청할 수 있는 ‘선(先) 청구제’도 시행된다. 경찰과 소방 등 현장공무원이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해 유족이 ‘위험순직’을 신청할 때 인정 요건이 확대된다. 통상의 순직보다 더 많은 보상금과 유족급여를 받을 수 있다. 경찰에게는 긴급신고 처리를 위한 현장활동과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활동, 해양오염확산 방지 작업 등이, 소방공무원에겐 화재진압 지원 활동을 하다가 사망한 때와 벌집·고드름 등 위험 제거를 위한 생활안전활동 등이 위험직무 순직 대상에 추가됐다. 특히 어업감독 공무원이 불법 어업을 지도하거나 단속하다가 숨졌을 때와 출입국관리직을 포함한 사법경찰이 범죄 수사와 단속, 체포 과정에서 숨졌을 때도 위험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다. 순직유족급여는 개인 기준소득월액의 26%(20년 미만 근무) 또는 32.5%(20년 이상)에서 38%로, 위험순직유족급여는 개인 기준소득월액의 35.75%(20년 미만) 또는 42.25%(20년 이상)에서 43%로 높였다. 공무원재해보상법 제정으로 재활급여(재활운동비·심리상담비)와 간병급여도 신설된다. 간병급여는 공무상 요양을 마친 공무원이 의학적으로 상시 또는 수시 간병이 필요해 간병을 받을 때 공무원연금공단이 심사 후 실제 간병일수에 따라 지급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프로야구] 韓·美·日 1000경기… ‘용’의 전설

    [프로야구] 韓·美·日 1000경기… ‘용’의 전설

    박병호 세 시즌째 40홈런… 리그 최초임창용(42·KIA)이 한·미·일 통산 1000경기째를 승리로 장식했다.  임창용은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를 찾아 벌인 KBO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을 3실점으로 버틴 뒤 팀이 18-3으로 이겨 시즌 4승(4패 4세이브)째를 거뒀다. 안치홍과 박준태가 나란히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고, 최형우가 투런포를 터뜨리는 등 타선이 15점을 벌어준 덕에 임창용은 15-3으로 앞선 7회말 마운드를 황인준에게 넘겼다. KIA는 네 경기 연속 역전승을 올리며 롯데에 1-4로 무릎 꿇은 5위 LG에 한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임창용은 99개의 공을 던져 삼진 6개를 솎아냈다. 홈런 한 방을 포함해 안타 7개와 볼넷 2개를 허용했다.  이로써 임창용은 삼성 소속이던 2005년 6월 5일 무등경기장에서 KIA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이래 4853일 만에 원정 경기 선발승을 신고했다.  1995년 KIA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프로 첫발을 디딘 임창용이 친정팀을 제물로 원정 선발승을 거둔 지 13년 만에 두 번째 친정인 삼성을 상대로 또 원정 선발승을 거둔 게 이채롭다.  세 나라에서 뛴 KBO 출신 투수로는 그 외에 이상훈, 구대성, 박찬호가 있지만, 셋 모두 1000경기 고지를 밟지도 못했다.  임창용은 KBO리그 756경기, 일본 238경기, 미국 6경기에 등판했다. 아울러 2이닝을 보태 역대 스무 번째로 1700이닝 투구도 달성했다. 한편 박병호(넥센)는 리그 최초 세 시즌 연속 40홈런 주인공이 됐다. 그는 고척돔으로 불러들인 두산에 4-7로 끌려가던 7회말 무사 1, 3루에서 중월 동점 스리런을 터뜨렸다. 두산 투수 박치국과 풀카운트로 겨루다가 시속 119㎞ 커브를 받아쳐 시즌 40호, 통산 250호 홈런을 작성했다. 팀은 10-7로 이겨 3연승을 내달렸다. 두산은 지고도 2위 SK가 지며 정규리그 우승의 매직 넘버를 7로 줄였다. KBO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40홈런 이상을 날린 선수는 박병호와 이승엽(전 삼성·2002~03년), 에릭 테임즈(전 NC·2015~16년), 최정(SK·2016~17년)뿐이다. 통산 250홈런은 리그 통산 17번째인데 홈런 선두 김재환(두산)은 넥센전 4회초 솔로 홈런으로 시즌 41호를 날려 또 달아났다.  롯데는 노경은의 선발 호투를 앞세워 지긋지긋한 8연패 악몽에서 탈출했다. 1-1로 맞선 8회 LG의 세 번째 투수 고우석을 상대로 몸에 맞는 공, 좌전 안타, 보내기 번트로 1사 2, 3루를 엮었다. 전진수비로 손아섭의 내야 땅볼을 잡은 LG 2루수 박지규가 곧장 홈으로 송구했으나 3루 대주자 나경민이 슬라이딩으로 먼저 홈을 찍었다.  롯데는 이어 이대호의 내야 땅볼과 채태인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더해 승패를 갈랐고,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마무리 손승락은 구대성(은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7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했다.  kt는 SK를 9-5로 제압했다. 6-5로 앞선 8회 승리를 결정짓는 장쾌한 3점 홈런을 터뜨린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는 시즌 100타점째를 채워 역대 69번째로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로하스는 시즌 홈런 37개를 쳤다.  NC는 한화의 실책과 선발진 붕괴를 틈타 10-3으로 이겨 한화 상대 3연승을 질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조민아, 베이커리 논란 언급 “그때 세상에서 없어져야 했나”

    조민아, 베이커리 논란 언급 “그때 세상에서 없어져야 했나”

    그룹 쥬얼리 출신 조민아가 다시금 자신의 베이커리 논란이 화제가 되자 이를 언급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조민아는 18일 자신의 SNS에 “사람들이 비웃으며 말하는 그 ‘조민아 베이커리’ 논란이라는 게 처음 터졌을 때, 그때 세상에서 없어졌어야 했나”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어 “가족이라는 사람들한테 마음으로 버림받아 여름옷 몇 벌 챙겨 나와서 공방 바닥에서 2주 가까이 잤을 때 내 존재를 깨달았어야 했나”라고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다. 또 “다들 없어지길 바라는데 내가 지금 눈치 없게 살아있는 건가”라고 토로했다. 더불어 “어떤 상처를 받아도 잊어보려고 하고 아무리 긍정적으로 열정적으로 이겨내며 버티려 해도 또 짓밟아대고 막 말 해대고. 제발 이제 좀 그만 좀 하면 안될까”란 말로 고통스러운 심경을 내비쳤다. 앞서 지난 17일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에서는 스타들의 마케팅 논란을 소개하며 조민아 베이커리의 가격과 품질 등에 대한 논란을 재차 언급한 바 있다. 조민아 베이커리는 폐업을 앞두고 있다. <이하 다음은 조민아 SNS 글 전문> 사람들이 비웃으며 말하는 그 ‘조민아 베이커리’ 논란이라는 게 처음 터졌을 때, 그 때 세상에서 없어졌어야 했나. 가족이라는 사람들한테 마음으로 버림 받아 여름 옷 몇 벌 챙겨 나와서 공방 바닥에서 2주 가까이를 잤을 때 내 존재를 깨달았어야했나. 축복받지 못한 쓸쓸한 생일이 될 것 같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며 의미있게 보내고싶어 생일에 행복나눔 무료베이킹클래스를 열었을때 정작 생일이었던 나는 피를 나눈 사람들한텐 축하 한 마디 받지 못했어. 얘기라도 하고 싶어서 찾아갔는데 집 비번 바뀌어있을 때. 그 때 그대로 사라졌어야했나. 다들 없어지길 바라는데 내가 지금 눈치없게 살아있는건가. 하.. 정말 죽어라 노력해도 난 멋대로 평가된 ‘그.런.사.람.’ 인가보다. 어떤 상처를 받아도 잊어보려고 하고 아무리 긍정적으로 열정적으로 이겨내며 버티려 해도 또 짓밟아대고 막 말 해대고. 제발..제발 이제 좀 그만 좀 하면 안될까. 나 좀..살면 안되는걸까.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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