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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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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고전,끝나지 않는 울림(정진홍 지음,강 펴냄) 원로 종교학자가 쓴 고전과의 진솔한 대면기(對面記).저자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사치스러운 고뇌를 비판하며,‘마담 보바리’의 통속적인 줄거리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다.‘햄릿’의 아포리즘 과잉과 독백의 소음도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었다고 고백.돈 키호테를 미친 사람으로 마음껏 부려먹는 세르반테스에 대한 항변은 신랄하기까지 하다.1만원. ●제국의 지배자들(존 필저 지음,문현아 옮김,책벌레 펴냄) 현대 제국주의와 세계화의 본질을 살핀 다큐멘터리.호주 출신의 진보적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소설 ‘1984년’에서는 세가지 슬로건,즉 전쟁은 평화이고 자유는 예속이며 무지는 힘이라는 슬로건이 사회를 지배한다.요즘 이야기되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슬로건도 이처럼 정반대의 의미로 이뤄져 있다.”고 비판한다.1만 2000원. ●회상:나의 중국혁명(왕범서 지음,김승욱 옮김,새물결 펴냄) 중국 트로츠키주의 운동의 산 증인인 저자(일명 왕문원)가 ‘소수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격동의 중국 현대사.저자는 스탈린주의 대 트로츠키주의라는 이념의 틀로 현실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며 생각하며 투쟁한 바를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주며 두 이데올로기가 과연 얼마나 정당한가를 거꾸로 반추한다.1만3900원. ●꿈은 알고 있다(디어더 배럿 지음,이덕남 옮김,나무와숲 펴냄) 예술과 수학,과학,의학,발명 등 각 분야에서 꿈이 어떻게 창조적 힘을 발휘하고 나아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가를 소개.폴 매카트니는 비틀스의 ‘예스터데이’의 선율을 꿈속에서 듣고 작곡했으며 주세페 타르티니 또한 꿈에서 악마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악마의 트릴’을 작곡했다고 한다.인도의 비폭력운동을 이끈 간디의 유명한 하르탈 운동 역시 꿈의 내용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고 저자(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말한다.9500원.
  • [길섶에서] 한 여름의 아침

    휴가지에서 맞은 한여름 아침은 요란하다.밤을 새웠던 풀벌레가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설움이 삭질 않았는지 목을 놓아 울어 댄다.가시지 않은 뿌연 아침 안개에 이끌려 들판으로 나섰다.활짝 열어 젖힌 풀잎마다 밤을 지새운 풀벌레들 눈물방울만한 이슬들이 초롱초롱 매달렸다.풀섶에서 손가락만한 방아깨비 한 마리가 펄쩍인다. 어릴 적 한 여름 아침은 대개 방아깨비와 시작했다.장난치며 찢어 버린 창호지 구멍을 파고 드는 햇살에 눈을 뜬다.두 눈을 비비며 마루에 나서면 풀벌레들은 아직도 저마다 목청을 돋우고 있었다.논에 물꼬를 보러 나갔던 아버지가 방아깨비 서너 마리를 건네주곤 했다.비로소 얼굴에 화색이 돌고 말문이 열렸다.아침 이슬에 몸이 젖어 날아 오르지 못해 그만 잡힌 방아깨비들이었다.세월이 얼마만큼 흘러서야 한여름의 아침을 찾았다.방아깨비가 찾아 주었다.그러나 아버지도 방아깨비의 들녘도 없다.들녘은 제대로 돌아 가지도 않는 공업 단지가 됐다.한여름의 아침,아버지가 보고 싶다. 정인학 논설위원
  • 평범한 삶 속의 ‘비범한 열정’/ 김영현 소설선 ‘포도나무집 풍경’

    “선집을 내었으면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 귀로 흘려들었다.아직 선집으로 묶어 낼 만한 이력도 없었거니와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작가 김영현(48)이 소설선 ‘포도나무집 풍경’(북폴리오 펴냄)을 내고 머쓱해서 한 말이다.그러나 두가지 의미에서 그의 소설선은 그리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그는 문학의 한 축인 현실주의 흐름에 충실한 작가였다.암울한 시대를 뜨겁게 살았고 그 과정을 문학으로 잘 그렸다는 평을 듣는 소설가로서 민족민중문학 진영의 가운데 있었다. 그의 문학적 자리는 동구 몰락으로 상징되는 사회주의라는 푯대가 부러진 뒤 민족민중문학 진영이 방황할 때 돋보였다.역사의 진보라는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주인공의 내면풍경에 초점을 둔 감각적 문체로 새로운 글쓰기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평론가 양진오는 이번 소설선을 ‘민중 열전’이라 표현한다.그만큼 작가의 민중지향적 삶이 절절히 녹아있다.작가가 손수 고른 자신의 ‘분신’들은 87년 대통령선거를 배경으로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등의상황을 다룬 표제작을 비롯,모두 8편.‘김문갑전’‘마른 수수깡의 연가’‘개다리 영감의 죽음’ 등의 작품에서 김영현은 삶의 길목에서 겪었거나 만났을 주변부 인생의 사연들을 소설로 꽃피운다. 또 ‘우리 청춘의 푸른 옷Ⅱ’는 처음 발표하는 작품. 작품을 고른 뒤 작가는 이런 말로 소설선 출간의 쑥스러움을 대신했다.“실린 글들은 ‘벌레’‘멀고먼 해후’‘내 마음의 망명정부’처럼 험한 세상을 견뎌나가는 지식인소설 계열보다는,대부분 이 땅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경향의 것들이다.” 이종수기자
  • [시론]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산사의 여름은 예년과 다르지 않다.자연의 뭇 생명들이 뿜어내는 화합의 하모니는 지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며,나는 그속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무한히 느끼고 있다.그러나 속세(俗世)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은 가슴 아픈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지난 3일에는 성적비관으로 자살한 아들 때문에 한 가장이 목을 매 숨을 끊었다고 한다.또 지난달 31일에는 남편의 주식투자 실패를 비관한 30대 주부가 두 자녀를 숨지게 한 뒤 아파트에서 투신 했고 하루전인 30일에는 승용차 안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급기야 지난 4일 이 나라의 큰 경제를 움직이는 유수 재벌의 하나인 현대아산이사회 정몽헌 회장이 투신자살하기에 이르렀다. ‘자살 릴레이’란 신종어가 생길 정도로 연일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행동이 늘고 있다.하루 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으며,자살 건수가 1년에 1만 3055건이나 된다고 한다.1시간에 1.5명이 자살하는 셈이다.대부분 카드 빚 등 생활고와 관계가 많고,성적을 비관한 청소년들의 자살이 증가하고 있으며,30대의 자살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더욱 가슴을 놀라게 하는 것은 ‘동반 자살’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일가족의 자살이다.그 어린아이가 무엇을 알 것이며,그 고통은 또한 얼마나 컸을까.그 절규와 고통을 떠올릴 때면 수행자라 하더라도 놀랍고,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 남의 목숨이든 나의 목숨이든,사람의 목숨이든 뭇 생명의 목숨이든,목숨을 끊고 끊는 행위는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경시(輕視)다.불교에서는 불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오계(五戒) 가운데 그 첫번째로 불살생(不殺生)을 꼽고 있다.불살생은 남의 목숨을 해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생명이 위태로운 모든 생물들을 보호하고 살리는 생명 존중의 계율이다.사찰이 생기고 안거(安居)라는 불교 전통이 이어온 것도 미물이라도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불자들의 자비심(慈悲心)에서 시작된 것이다.풀 한 포기,벌레 한 마리도 하찮게 여기지 않고 감싸주는 마음이 불성(佛性)을 가진 보살의 마음이며,생명을 죽이지 말라는 철벽같은 계를 지키는 불자의 도리다.불살생의 계(戒)가 어찌 불자들만이 지켜야 할 덕목이겠는가.종교의 가르침이며,모두가 지키고 존중해야 할 덕목일 것이다. 정신과 의사를 비롯해 전문가들은 자살에 대해 “죽음이 삶보다 덜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좌절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해석이다.그러나 삶의 고통을 죽음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매우 큰 어리석음(痴)일 따름이다. 삶에 대한 고통과 좌절로 삶이 노여움(瞋)으로 바뀌어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것 또한 큰 잘못이며,오히려 이는 더 큰 탐욕(貪慾)에서 비롯된 것이지,삶의 고통을 해결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우리의 삶이 진정으로 고통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생계의 어려움이나,성적이 낮음이 아니라 이런 사실에 대한 좌절 때문이다.좌절은 우리가 우리의 삶을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으로 보기 때문이다.그러기에 좌절을 극복하는 것 또한 이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을 이겨내야만 한다. ‘인생은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그것은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 때문이다.격렬한 탐욕의 불꽃이 없어지면 불안이나 괴로움도 없어진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다.얼마뒤인 7월 보름(양력 8월12일)이면 불교의 5대명절중에 하나인 우란분절이다.이날은 스님들의 수행력으로 죽음의 고통에서 헤매는 뭇 생명을 해방시키는 날이다.생명해방의 축제일인 우란분절을 맞아 유명을 달리한 모든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자.나아가 다시는 이러한 생명이 헛되이 그 목숨을 끊지 않도록 기원하자. 세영 스님
  • 장바구니

    ●CJ는 칼로리가 낮은 ‘굿포유 로-누들 90(사진)’을 출시했다.‘가쓰오 온면’과 ‘매콤한 비빔면’ 두가지 맛,2500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10일까지 어린이를 구하다 부상한 철도원 김행균씨를 돕기 위한 사랑의 바자회를 연다.신사·숙녀·아동·스포츠의류,잡화 등 여름과 가을 이월상품 50여만점을 70∼8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7일까지 ‘건강상품 박람회’를 갖는다.1∼3일 오후 2∼6시에는 고려수지침,서암뜸 등을 이용한 질병 예방법 및 효과적인 응급처치를 배울 수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은 7∼11일 일부 품목에 대해 30% 할인 판매하는 등 ‘로라 자피(Laure Japy) 식기 판매전’을 갖는다. ●애경백화점 구로점은 3일까지 5층에서 ‘여름방학 특선 마술 용품전’을 연다.100여종의 마술 용품들을 전시,판매하는 행사에서는 마술 사용법도 가르쳐 준다. ●애경산업은 젤 타입의 옷장용 방충제 ‘홈크리닉 좀벌레(사진)’를 선보였다.2개에 4500원. ●LG마트는 오는 9월4일 개설할 예정인 문화센터 가을학기 강좌의 접수 신청을 4일부터 받는다.200여개 강좌 가운데 피부관리 및 가을 메이크업 강좌·전통 다례교실 등 주부들을 위한 10여개의 무료 강좌도 실시한다. ●삼성몰(www.samsungmall.co.kr)은 장마철을 벗어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는 20일까지 그늘막 텐트,야외용 그릴,아이스박스 등 바캉스 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바캉스용품 특별전’을 실시한다. ●한솔CS클럽(www.csclub.com)은 17일까지 ‘여름방학맞이 PC대잔치’ 기획전을 갖는다.이 기간 동안 현주컴퓨터 펜티엄 프로세스 2.4GHz 본체를 84만원,17인치 LCD 모니터와 세트로 124만원에 각각 판매하고 5만원권 할인쿠폰을 증정한다. ●한국야쿠르트는 가는 면발을 고온의 팜유로 튀겨 부드러우면서도 끓이지 않고 그대로 먹을 수 있는 ‘라면보이 스낵(사진)’을 출시했다.350원.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10일까지 ‘디지털 피아노 초특가전’을 연다.삼익 등 5대 디지털 피아노 브랜드 제품을 최고 27%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다음쇼핑(shop.daum.net)은 매주 토·일요일에 30∼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해피위크엔드 세일’ 코너를 2일 오픈한다.상품당 100개 한정 판매하며,품목당 1개씩만 구입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자사브랜드(PB)제품으로 저온 살균우유를 출시했다.㈜파스퇴르유업에서 만든 것으로 930㎖ 1590원,1.8ℓ 2790원.
  • 신나는 우리가락 한마당

    다음주초 지리산으로 휴가를 떠난다면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국립민속국악원이 4·5일 오후 8시 국립공원 지리산 달궁계곡 야영장에서 ‘2003 지리산 여름 국악무대’를 펼치기 때문. 지리산 여름 국악무대는 한여름 깊은 산중의 정취에 우리 가락과 춤이라는 풍류가 어우러지며 1993년 이후 이곳을 찾은 가족과 친구,연인들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4일의 주제는 ‘하늘을 보고 별을 노래하고 달이 지다’.태평소와 관현악합주,살풀이,장고춤,판굿,남도민요와 함께 단막창극 ‘심봉사 황성가는 대목’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5일은 ‘숲을 그리다 바람과 이야기하고 풀벌레 소리를 듣다’.남도굿거리와 풍류춤,남도민요,강강술래,판굿,단막창극 ‘놀부와 마당쇠’로 무대를 꾸민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전북 남원에 있다.(063)620-2333. 서동철기자 dcsuh@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느린것이 좋다”日 ‘슬로 라이프’ 바람

    고도성장기,세계 제2의 경제대국,1인당 국민소득의 미국 추월로 절정에 달했던 자신감이 거품경제 붕괴,장기 불황으로 여지없이 추락해버린 일본 열도에 ‘천천히,천천히’의 물결이 일고 있다.당황하지 않고,서두르지 않고,천천히 살아가는 동경(憧憬)의 생활 스타일을 좇는 일본인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1980년대 패스트 푸드의 상징인 미국의 맥도널드가 로마에 진출하려는 데 대한 반발로 시작된 슬로 푸드(Slow Food)운동.빠르고 편리하고 효율적인 것보다는 조악해도 느긋하고 자연스러움에 포인트를 두는 슬로 라이프는 슬로 푸드의 ‘버전 업’인 셈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느린’ 쪽이 좋은 것도 있고,‘빠른’ 쪽이 좋은 것도 있다.둘 중 어느 한쪽을 택한다기 보다,예를 들어 바쁘게 일하면서도 휴일은 시골에서 지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본의 유명 뉴스캐스터인 지쿠시 데쓰야(68)는 ‘슬로 라이프(Slow Life)’의 전도사이다.곳곳에서 강연할 때면 반드시 “‘슬로’는 시간개념이 아니다.바람직한 마음의 상태”라고 강조한다.그의 강연은 언제나 슬로 라이프의 비결을 전수받으려는 일본인들로 성황을 이룬다. ●“천천히 하면 몸과 마음이 건강” 도쿄 시내 한복판에 개인 사무실을 갖고 있는 야노(52)는 출퇴근은 물론 웬만한 시내 볼일의 교통수단은 자전거이다.그는 “전철이나 택시보다는 느리지만 도쿄의 대도시 풍경 속에 느긋하게 생각할 여유를 준다.”는 것이 이점이라고 말한다.딱히 슬로 라이프를 의식한 것은 아니지만 여유있게 사는 즐거움을 자전거를 타면서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이치(愛知)현의 바닷가에 이웃한 농장인 ‘이토 그린 농원 펜펜’에서 50여명의 젊은이들이 농장주인 이토(50)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이게 씨앗이고,땅에 떨어져서 파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파,페퍼민트 등 다양한 야채가 재배되고 있는 6000㎡의 밭에는 군데군데 잡초도 섞여 있고,천연비료로 쓰려고 베어낸 풀더미에 갖가지 벌레들도 쉽게 눈에 띈다.“지렁이나 미생물 덕분에 부드럽고 좋은 흙이 생겨났다.”고 참가자들에게 설명하는 이토는 병원에서 인공투석 기사로 일하다 6년 전 “농장에 생을 걸겠다.”고 밭을 사들이고 슬로 라이프의 길로 나섰다. 고치(高知)시는 지난 6월 젊은 직원 12명으로 ‘슬로 라이프 추진위원회’를 설치했다.추진위의 임무는 자연이나 전통문화를 살려 느긋하고 풍부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내 고장 만들기를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지난 4월 고치 시정의 기본방침으로 채택된 ‘슬로 라이프에 의한 인간회복의 내 고장 만들기’가 채택된 데 따른 것이다. ●잇따라 선보이는 ‘슬로 푸드’ 추진위 위원장인 나가노 이사오(33·소방국 소속)는 10월쯤 슬로 라이프 주간을 설정해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추진위는 산중 콘서트,향토요리 강좌 등 슬로 라이프에 어울리는 행사를 중심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자연과 내 고장을 강조하는 슬로 라이프를 경영의 원동력으로 삼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6일 도치기현 상공회의소는 ‘슬로 라이프 운동추진사업’ 1차 실행위원위를 열었다.“가치관이 변화하는 가운데 종래의 경영수법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상공회의소는 도치기 이외에는 경험할 수 없는 맛,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침체 일로의 지역경제를 부흥한다는 복안이다.슬로 푸드,슬로 라이프가 일본인의 생활에 파고들 조짐을 보이자 이에 편승한 상품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식품회사인 에비스는 다음달 11일 ‘슬로 라이프 스튜’의 판매에 들어간다.조리 시간이 다른 제품보다 더 걸리고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아 자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컨셉트를 강조했다.자연을 강조한 스튜 하나로 에비스는 한해 10억엔(한화 100억원)의 매상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이와하우스 공업도 슬로 라이프를 실천한 경량철골 구조의 주택을 선보였다.거실의 남북쪽으로 커다란 입구를 내고 천장에도 창을 내 바람이 잘 통하게 했으며 함께 조리하고 먹을 수 있는 개방형 부엌 등이 자랑거리.공사비는 평당 58만엔이다. 슬로 라이프를 테마로 한 책방도 생겨났다.도쿄 아카사카에 지난달 문을 연 한 책방은 ‘화(和),슬로 라이프,아시아,에스닉’이라는 코너를 설치했다.슬로 푸드를 다룬 책이나 느긋한 풍경의아시아 마을을 촬영한 사진집 등 2000여 종류의 서적을 갖추고 슬로 라이프를 추구하는 일본인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노령화,도시화에 따른 주민 감소로 고민하는 산골 마을도 슬로 라이프를 재정 개선책이나 주민 이주의 유인책으로 삼고 있을 정도이다. 아이치현의 젠만초(千万町)는 초등학교가 취학아동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여 있을 만큼 편의점은 물론 휴대전화도 불통인 ‘불편 그 자체’로 인구 200명의 산골 깡촌.슬로 라이프를 추구하는 도회 사람이 이주하거나 놀러올 수 있도록 300년된 농가를 개조해 농촌생활의 체험 시설로 내놓았다.개조된 농가 뒤편에는 계단식 밭이 펼쳐져 있다.이곳을 찾는 도회 사람들은 이 농가와 밭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경험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로부터 된장 담그기같은 전통생활을 체험하는 것은 물론 감자 같은 산골 특산물을 맛볼 수 있다. ●자연친화 운동으로 확산 추세 얼마 전 출간된 2003년판 환경백서의 ‘슬로 라이프의 추천’이란 항목.“지구온난화나 쓰레기 같은 지구규모로 전개되고 있는환경 문제 해결의 열쇠는 지역사회에 있다.”소비자가 지역에서 생산된 지역특산물을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수입식품의 수입량에 수송거리를 계산해 식품의 환경부하를 표시하는 ‘식품 마일리지’의 개념을 소개하면서 백서는 슬로 라이프를 권하고 있다. 기후(岐阜)시는 슬로 라이프 운동을 펼치는 개인,단체에 1개 사업당 50만엔을 지원하겠다고 지난 6월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18일자 아사히신문의 독자투고란.“여행이 황급하기만 하다.국내여행은 분 단위로 행동하고,해외여행은 버스로 하루 500㎞나 이동한다.아침부터 저녁까지 강행군이다.한곳에 며칠이라도 좋으니 느긋하게 머물며 지내고 싶다.‘아무 것도 없는’ 서비스도 이제는 괜찮지 않은가.” 6월22일 도쿄의 명물인 도쿄타워를 비롯,일본 전국의 빌딩,시설 2000여곳에 오후 8시부터 두시간 동안 일제히 불이 꺼졌다.‘느린 것이 아름답다’는 책의 저자인 쓰지 신이치 메이지대 교수 등 시민단체가 주도한 행사였다.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은 촛불을 켜들고 어둑한 도시 속에서 슬로 라이프의 뜻을 되새겼다. marry01@ ■시즈오카현 가케가와市선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중부지역의 시즈오카현 가케가와(掛川)시는 슬로 라이프를 선구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아담한 마을이다.인구 8만 2000명의 소도시 가케가와에 슬로 라이프가 본격도입된 것은 지난해 12월.‘슬로 라이프의 달’로 정하고 시 전역에서 113개의 이벤트를 치렀다. 행사의 하나인 슬로 사이클링에는 남녀노소 60여명이 참가해 30㎞의 거리를 4∼5시간에 걸쳐 천천히 달렸다.‘달렸다’기보다는 달리다,멈췄다,자전거를 끌었다 하면서 경치를 감상하고,다른 참가자들과 얘기도 나누며 느긋하게 이벤트를 즐겼다.지난 5월부터는 ‘느림보 버스’가 시내를 달리기 시작했다.시내 2개 코스 각각 12㎞를 45분에 순환하는 100엔짜리 슬로 라이프 버스는 급한 용건이 있는 사람이라면 답답해 앉아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느려터졌다. “인생을 80살까지 살 수 있다고 할 때 시간으로 환산하면 70만 800시간.그중에 일하는 시간은 7만시간에 불과하고 나머지 63만시간은 천천히 즐겨야 할 시간이라는 것이 가케가와의 제안”이라고 슬로 라이프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는 가케가와 시청 기획인재과의 니보리 노리코는 설명한다.니보리는 “편리하고 빠른 것을 추구하는 바쁜 21세기는 물질적 풍요는 있지만 정신적 빈곤은 심화되는 시대”라면서 “슬로 라이프를 실천함으로써 마음의 풍요로움을 얻고 나누자는 것이 우리 시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전국에서 처음으로 슬로 라이프 개념을 시민생활과 행정에 도입할 것을 제안한 시는 시민들로부터 슬로 라이프 아이디어를 모집,이중 40개를 채택했다.시민들이 참가하는 슬로 라이프 행사에는 시 예산 2000만엔도 지원했다. 가케가와 시의 슬로 라이프는 7가지로 구성돼 있다.자동차를 타지 않고 천천히 걷자는 슬로 페이스,기모노,유카타 같은 전통의상을 입자는 슬로 웨어,가급적 천연식품으로 식생활을 하자는 슬로 푸드,오래된 주택에서 진정한 편리함과 멋을 찾자는 슬로 하우스,느긋하게 나이 들어 가자는 슬로 에이징,무농약·유기농을 권하는 슬로 인더스트리,죽을 때까지 배우자는 평생교육 개념의 슬로 에듀케이션. “7가지를 다 실천할 수는 없겠지만 살아가는 데 이들을 의식하고 실천하려고 할 때 삶이 보다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니보리의 낙관적인 전망이다.
  • “R마드리드는 돈벌레”/AFC총장 “초청비 너무 비싸”

    |콸라룸푸르 AFP 연합|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총장이 아시아 투어에 나서는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를 ‘돈벌레’이며 ‘흡혈귀’라고 비난했다. 피터 벨라판 AFC 사무총장은 24일 “25년 동안 세계 각지의 팀들을 초대해 봤지만 레알 마드리드처럼 거액을 요구하는 팀은 처음 봤다.”면서 “AFC의 45개 회원 협회는 절대로 레알 마드리드에 거액을 주지 말라.”고 촉구했다.그는 또 “선수들을 자랑하러 오는 것은 좋지만 돈을 벌러 오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는 돈벌레나 하는 짓”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벨라판 총장은 레알 마드리드가 시범 경기를 하는 대가로 300만달러와 선수단 40명에게 별 다섯개짜리 최고급 호텔을 제공할 것을 초청 도시에 요구했다고 밝히고 이 액수는 다른 팀을 초청하는 데 드는 비용의 3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한편 레알 마드리드는 25일 중국 남서부 쿤밍에 캠프를 차려 31일까지 훈련을 마친 뒤 다음달 2일 베이징에서 시범경기를 펼친다.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2)김윤식

    ‘국문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 김윤식 선생을 뵙고 한국문학 연구의 현 단계를 묻기로 했다.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선생이 일생에 걸쳐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직분의 논리다.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밖에 할 수 없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그는 이렇게 말했다.“안일한 나날보다도 비통한 나날을,죽음 이외의 휴식은 없는 것이다.” “노예선의 벤허처럼 눈에 불을 켜야만 나는 사는 것이었다.” 인터뷰 때 찢어진 바랜 잡지를 가리키며 묻는 내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월평 쓰려고 준비하기 위해 갖고 다닌 거요.그 옆에 종이는 작품 읽고 메모해 놓은 거고.월평을 쓰려면 세 번 읽어야 된다고.한 번 읽고,쓸 때 다시 꺼내가지고 읽고,쓰고 난 다음에 대조해가면서 다시 읽고.그래야 돼.외국 갈 때는 잡지를 찢어가지고 가방에 넣어가.안 그러면 무거워서 많이 못 가져가니까.” 김윤식 선생을 만나러 가는 날은 몹시 긴장되었다.내게 무서운 선생님인 까닭이다.강의실에서 선생의 꾸짖는 소리를,고개를 숙이고 숨소리를 죽여 가며 들어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런 무서움에 앞서 선생은 제자들보다 더 일찍 연구실에 불을 켜놓는 부지런함 때문에,날마다 읽고 쓰는 놀라운 규칙성 때문에 존경받는 ‘스승’이었다. 딱딱한 안면,퉁명스러운 말씀을 떠올리며 용산 자택으로 찾아갔다.기어들어 갔다고나 해야 할까.예상 외로 강의실에서와는 달리 선생은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래,어떻게 지내나?” “….” 선생이 건네는 말씀은 독백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렇다할 대답을 하지 않는다.간단한 ‘요식 절차’가 끝나자 인터뷰를 서두른다.여전히 긴장한 탓이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책을 하나 써서 곧 나올 때가 되었어요.우리 세대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연구는 일제 강점기 문학이니까….정년 퇴임 후에 일제말기 한국 작가들이 일본어로 글 쓴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연구해 왔고….한 400페이지 되는 책으로 나올 것 같아요.” “내용이라면?” “유진오,김사량,이효석 이 세 사람이 일본말 창작을 자유롭게 했는데 이중에 이효석이 제일 정확하고 언어감각이 뛰어났어요.그냥 일본말로 바로 창작을 했지요.유진오도 대단히 정확했고 김사량은 그중 제일 서툴렀고….” “일제 말기 일본어 문학 행위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말하자면 그들은 이중어 글쓰기를 했던 셈인데,한국의 근대문학이라고 했을 때 그 문학은 근대국가가 만든 말을 가지고 해야 하지 않겠소? 그게 국어지.그런데 우리는 국가가 망하고 없었으니 조선어학회 같은 곳이 국가 역할을 대행했어요.그런데 일제 말기에 국가를 대행하는 이것을 잡아 가둬 버리기 시작한 것이 1942년 10월이에요.33인을 잡아넣었어요.33인이라는 것은 삼일운동 때 33인,그걸 맞추기 위해서 그렇게 한 거죠.그래서 그때부터 1945년 광복까지가 암흑기라는 것이오.1942년 10월까지는 조선근대문학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없어요.그럼 작가들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조선근대문학을 할 수 없으니까 그냥 문학을 하는 수밖에 없고 일본어로 문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 “한국근대문학의 고통스러운 운명이 느껴지는군요.” “근대문학이 뭐냐 하면,자본재 생산양식 또는 국민국가주의가 문학에 투영된 것이잖소? 그런데 우리는 근대국가를 만들면서 동시에 일제라는 제국주의와 싸워야 했단 말이에요.근대국가라는 것이 사실은 ‘제국주의’인데 ‘제국주의’가 제국주의와 싸워야 했던 거죠.이 특수성,자기모순,우리 근대문학은 근대문학으로서의 보편성 외에 이 특수성을 반영하는 문학이었어요.” “최근 들어 특수성 대신에 보편성,즉 식민성 대신에 근대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강하지 않습니까.” “지금 세계에 176개의 나라가 있지만 근대화하지 않은 나라는 아무데도 없어요.국민국가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고약한 것인가는 천하가 다 아는 거라고.우리만 사람이고 우리 아닌 사람은 다 짐승이고,그래서 잡아먹어도 괜찮다,카니발적인 거라고.카니발리즘.그러나 좋은 점이 하나 있어요.우리끼리는 잡아먹지 말자는 거죠.그러니까 지금 사람이 생각해낸 것 중에서 제일 고약하지만 합당한 원리는 이것밖에 없단 말이에요.” 이 대목에서 선생의 일생을 지탱해온 문학 근대주의자 면모를 새삼 재발견한다.그렇다면 문학 역시 특수성에 연연하기보다는 아직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한 근대화를 향해 나아가는 문학이 되지 않으면 안될 터. “그렇다면 한국문학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내가 김현하고 문학 활동하던 그 세대에는,어땠냐면,어떻게 하면 식민지 사관을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임화의 이식문학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이걸 가지고 떠들고 했어요.자본주의가 우리 내부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하려고 했었고.그런데 요새는 어떠냐.안병직씨 이론이 더 맞다고 하잖소.조선은 근대화할 능력이 없었다,일본이 와서 근대를 이식했다는 거지요. 그러면 이식문학 극복하자고 떠들던 우리는 어떻게 되느냐? 국민국가문학,이런 거 하는 것보다도,문학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이게 광복 직후에 김사량이 펼친 주장이잖소.이태준이 김사량 보고 너 일제시대 때 일본말로 글 쓰지 않았느냐 했더니,김사량이 뭐라고 했소.나 큰소리 안 친다 말이야,그러나 당신은 그럼 뭘 했는가.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 않느냐.나는 일본말로 썼든 뭐로 썼든 쓰지 않았느냐. 요즘 시점에서 보면 이 김사량의 입장이 뚜렷한 의미를 갖고 부상하는 것 같습니다.요즘 젊은 세대들은 6·25도 일본하고 전쟁한 거라고 보지 않아요? 이런 세대가 부각되고 있음을 사실로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어딘가 거북해진다.386세대의 일원인 나는 특수성에 목을 매고 살아온 까닭이다. 한편으로 보면 식민성이니 제국주의니 하는 특수성을 떨치고 세계화니 현대화니 하는 보편성을 향해 거침없는 진군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나는 다시 한 번 선생의 관심사를 한국문학이라는 특수성 쪽으로 환기시키려 해 본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한국근대문학의 특질은 무엇입니까.” “한국근대문학사를 공부해 오다 보니까 이게 일본근대문학사로부터 대단한 영향을 받았음을 알게 되지 않았겠소? 한국근대문학을 일본근대문학과 비교하면서 보는 시각은 한국근대문학만 보는 시각하고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중요한 것은 지금 세계의 관심사가 언어와 문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국문학도가 살아남으려면 국문학만 해서는 안됩니다.한국근대문학사의 특질이다,뭐다,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은 어떻고 중국은 어떻다,하는 시각을 갖고 동북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문화틀 속에서 견주어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선생은 오히려 나를 선생의 시각 속으로 끌어 들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현대문학은 세계문학사의 관점에서 볼 때 어느 수준에 와 있습니까.한국문학은 세계문학사상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까.” “언어나 문학이나 이제 단일성만 주장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이런 상태에 머물고 있는 나라는 아마 일본이나 한국 정도가 아닐까 해요.다른 문화권은 이미 단일성을 주장하지 않아요.우리만 한국어라는 단일한 전제를 갖고 한국어로 된 문학이 국민정서 전체를 버티고 있는 거죠. 그러나 한국문학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우리 문학이 늘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 문학은 늘 인간은 벌레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어요.인간의 위엄에 어울리는 문학을 우리는 해왔단 말이에요.일제 때도 그렇고,광복 후 분단 문제와노사문제를 다룬 것도 그렇고.그런데 20세기 이후 21세기의 한국문학은 방향이 바뀌고 있어요.거꾸로 인간은 벌레라고 주장하고 있어요.인간은 벌레다,짐승이다,요녀다,물고기다.이런 작품들이 나오고 있어요.이것이 한국문학의 단일한 정체성에 파열구를 내고 그 방향을 바꾸고 있어요.인간을 하나의 생물로 보는 커다란 상상력을 통해 한국문학은 세계문학에 곧바로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학 국적성의 해체 국면이군요.” “한글로 쓰든 영어로 쓰든 지금 제일 중요한 건 DNA예요.DNA 문제예요.여기서는 한국이고 뭐고 세계가 다 똑같다는 거죠.”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학의 미래는 어떠합니까.” “그렇다 해도 나는 여전히 하버마스 쪽을 지지하고 있어요.이성이 아무리 도구적인 이성이 되어 가지고 유태인을 죽이고 미사일 가지고 실험한다 하지만 창조하는 것도 이성이란 말이에요.인류는 어떻게 하든 간에 이성을 살려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내가 제일 많이 흔들린 때는 구소련이 무너졌을 때였어요.프랜시스후쿠야마가 역사가 끝났다고 하더군요.역사가 끝장났다면 인간은 그럼 뭐냐.나는 역시 이성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이성이 아무리 못된 짓을 많이 했지만 그것을 버리면 허무주의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정년퇴임한 선생이 나이 어린 나보다 더 젊게 보이는 느낌을 막을 수 없었다.선생은 세계화라는 시대의 대세를 거침없이 받아들이며 또 다른 국면을 펼쳐가고 있는 것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선생의 아파트를 빠져나올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예사 장맛비가 아니라 좍좍 내리 퍼붓는 소나기였다.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험한 비가,장대 같은 빗방울이 내 이마에 꽂히고 있었다.나 또한 매일 젊어져야 하리라.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평론가 김윤식 ●조선 향기 가득한 자택 겉모습만 보면 김윤식 선생은 서구식 멋쟁이다.가운데 가르마를 타서 뒤로 잘 빗어 넘긴 머리칼은 지성을 상징한다.양복과 와이셔츠와 넥타이는 항상 세련된 조화를 벗어나는 법이 없다. ‘모던 보이’ 같은 외모와는 달리 뜻밖에 아파트는 전통미가 살아 숨쉰다.흔한 서구식 응접세트 대신에 자리를 깐 마룻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야 안성맞춤인 낮고 넓은 옻칠 탁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그 위에는 우리네 화병이 하나,흰 접시가 하나,접시 위에는 산수유 열매 몇 점. 한쪽 벽에는 백자며 분청사기가 정갈하게 놓여 있어 고전미를 자아내는데 방문은 모두 격자무늬다.선생의 서구식 외모와는 전혀 다른 ‘조선식’ 생리를 발견한 것이 더할 수 없이 반가웠다. 그런데 내외만 사는 그곳엔 먼지 한 점 찾을 수 없다.여인은 어디론지 나가고 없고 선생 혼자 지키는 대낮의 실내는 적막하기만 하다.선생은 국문학이라는 바다를 헤쳐나가는 고독한 항해자였다. ●문학 유목과 지적 여정 1936년생인 김윤식은 한국 현대소설 및 비평 연구 분야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연구자이자 현재 활동하고 있는 비평가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을 읽고 소화해 내는 현역 비평가다.한국전쟁 이래 한국 현대문학사의 뼈대를 만든 ‘살아 있는 역사’이다. 그는 1960년대 후반 이래 숱한 연구와 저술활동을 벌여 100권을훨씬 상회하는 한국현대문학 관련 저서를 출간했으니,그로 인해 한국 현대문학 연구는 하나의 독자적인 학문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이광수와 그의 시대’,‘염상섭 연구’,‘김동인 연구’,‘김동리와 그의 시대’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가 연구는 젊은 국문학도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이외에도 ‘한국근대문예비평사’,‘한일문학의 관계 양상’ 등은 한국현대문학사를 일본문학과의 관계 속에서 검토하고자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연구서다. 또 ‘황홀경의 사상’ ‘낯선 신을 찾아서’ 등의 예술·기행 산문집은 현대 산문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 [이경형 칼럼] ‘대학로’에서 배우자

    무대 위에서는 곤충으로 분장한 3명의 덴마크 배우들이 열연한다.각기 애벌레에서 1명은 사마귀로,다른 남녀 2명은 나비로 변한다.사마귀가 나비를 잡아먹으려 하면서 연극은 슬픔과 환희가 급박하게 교차된다.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이 관객들은 연신 까르르 웃는가 하면 탄성을 지른다.이방의 배우들 이마엔 어느새 땀방울이 흘러 내린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선 ‘2003 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가 열리고 있다.지난주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공연된 덴마크 연극 ‘탈바꿈’을 관람하면서 본 어린이 관객들의 반응은 신기하게만 느껴졌다.배우들의 동작과 음향 효과가 이해를 돕긴 했지만,덴마크어 대사를 어린이들이 알아 들을 리 없는데도 극적인 순간순간마다 객석과 무대는 호흡이 일치됐다.혼신의 힘을 다하는 배우들의 연기에 어린이들은 그렇게 감동하고 박수쳤던 것이다. 아이들의 웃음과 감동이 가득했던 소극장과는 달리,우리 국민들은 정치무대에서 펼쳐지는 ‘연극’ 때문에 짜증만 난다.정치인들은,국회의원들은 덴마크 배우들처럼 혼신의 힘을다해 나랏일을 다루지 않는 탓이다.진실이 담겨 있지 않으니까 국민들은 자그마한 감동도 받지 않는다.그래서 나라 안은 장마 속에 더욱 후덥지근하다. ‘굿모닝시티게이트’의 후폭풍으로 여당의 대표가 검찰의 사전 구속영장청구 대상으로 전락하고,국회는 그의 체포를 막는 방탄국회 신세가 되고 말았다.정국은 경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검찰의 칼끝은 정치권을 향하고 있다.검찰은 ‘150억원+α’비자금 사건과‘굿모닝 게이트’의 정·관계 연루 인사에 대한 수사를 강도 높게 펼 작정이다. 지금 정치판을 휘몰아치고 있는 태풍의 눈은 결국 ‘검은 정치 자금’이다.노무현 대통령은 여야 대선자금 전모를 공개하고 수사를 통해 검증받자고 제안했고,민주당은 어제 작년 대선에서 402억원을 거둬 361억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은 여당의 ‘고해성사’를 ‘짜맞추기 발표’라고 폄하했다.여기에 덧붙여 대선자금 공개는 기존 정당을 흔들어 신당을 띄우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하면서 대선자금 공개 제안을 일축했다. 과거의 대선 자금 공개는앞으로 정치자금의 투명화를 꾀하는 데 중요한 반성의 계기는 되겠지만,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는 아니다.지금 정치권이 할 일은 때마침 중앙선관위가 정치개혁 차원에서 제안한 정치자금법·선거법 개정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입법하는 것이다.국회 다수당이자 대선자금 공개를 거부한 한나라당이 앞장서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개정 의견 가운데는 정치자금의 단일 계좌이용,자금 지출의 카드·수표 사용 의무화,선거비용제한액 위반 유죄판결시 당선무효 등 투명한 정치를 담보할 수 있는 내용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정치권은 문제를 바로 보고 풀어야 한다.민주당 대표의 혐의는 그것대로 수사를 받아야 하고,정치 자금문제는 과거의 고백보다 미래의 투명화를 제도적으로 담보하는 방향에서 찾아야 한다.내년 4월 총선에는 새로운 정치자금법이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를 자금의 조성이나 공급 측면에서만 보지 말고,지출 측면에서 자금의 수요를 줄이는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한다.예를 들어 각종 선거의 공영제 확대,의원들의선거구민에 대한 의정보고서 등의 우송료 국고 부담,입법보좌인력의 확충,선거자원봉사자 식대 인정 등 선거 비용의 현실화도 입법 과정에서 논의돼야 할 것이다. 대의정치 구현에 따른 국고부담 확대의 전제는 의원들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를 펴는 것이다.대학로 소극장에서 어린이들이 왜 무대를 향해 박수를 보내고 흥겨워하는지를 정치인들은 배워야 한다. 본사 이사 khlee@
  • 책꽂이

    ●방각본 살인사건 상,하(김탁환 지음,황금가지 펴냄) ‘역사와 교양이 풍부하면서도 박진감이 넘치는 소설’에 도전하는 저자의 새 장편.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등 젊은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으려는 3부작 가운데 첫 작품.각권 8500원. ●산다는 것은(안톤 체호프 지음,남혜현 옮김,작가정신 펴냄) 국내 처음 소개되는 저자의 중편 두편을 묶었다.표제작은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결혼 3년’은 결혼을 통해 일탈을 꿈꾸는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9500원. ●현대시와 문화의식(문선영 지음,청동거울 펴냄) 부산대 국문학 박사인 저자의 평론집.문화비평을 잣대로 ‘문화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다양한 문화현상을 현대시가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가를 조명.13000원. ●중산리 요즘(강희근 지음,영언문화사 펴냄) 경상대 교수인 저자의 9번째 시집.이전의 서정성과 종교적 메시지를 아우른 작품집.평론가 송희복 교수는 “초기시보다 단아하고 서정적 품격을 유지한다.”고 평가.6000원. ●시간 위에 지은 집1,2(성낙주 지음,하경옥 그림,창조문화 펴냄) 소설가이자 미술사학자인 저자가 들려주는 문화재 이야기.석굴암,첨성대,석가탑·다보탑 등을 소설·작은 논문으로 동시에 풀이.각권 7500원. ●갈라파고스(커트 보네거트 지음,박웅희 옮김,아이필드 펴냄) 미국의 대표적 유머작가인 저자의 대표작.1986년 갈라파고스에 좌초한 인간들이 새 인류로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사회를 풍자.8000원. ●장자,임금을 베다(김신 지음,마음의고향 펴냄) ‘대학별곡’의 작가가 장자(莊子) 이야기를 소재로 세상사를 풀이.다양한 소재를 이용하여 CEO 등 현대사회의 기득권을 조롱.9600원. ●사슴벌레 소년의 사랑(이재민 지음,사계절 펴냄) 노동자·청소부·배달부·웨이터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면서 작가의 꿈을 키워온 저자의 성장 소설.서정과 서사의 조화로 제1회 사계절문학상 우수상을 수상.7000원. ●짝사랑 1,2(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이선희 옮김,창해 펴냄) 영화 ‘비밀’의 원작자의 새 장편.성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매개로 남자·여자,나아가 인간의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각권 8500원. ●손끝에 우는 여자(정수화실 지음,청동거울 펴냄) 일본에서 고전무용가이며 아마추어 볼링선수로 활동하는 저자의 첫 장편.모녀의 삶을 소재로 여인의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한다.8000원.
  • i센터

    ●코엑스 1억6000만년전 살았던 목 긴 공룡(푸위안고 사우루스)의 화석을 공룡 모습 그대로 재현해 전시하는 ‘패밀리 목긴공룡 발굴 대탐험전’을 12일부터 8월4일까지 인도양관 10홀에서 개최한다.이번 전시품들은 지금까지의 공룡 모형전과 달리 모두 진품 공룡 화석을 짜 맞춘 것으로,키 25∼30m의 공룡 일가족 6마리의 뼈 화석 1000여개로 이루어져 있다.또 진귀한 공룡 피부화석,수백마리의 벌레가 포획된 모습의 호박화석,인류 진화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인류 두개골 21종도 전시된다.이와함께 전시장내에 실제 공룡화석 발굴 현장을 재현해 가상 발굴작업에 참여해보고 진짜 공룡뼈도 만져볼 수 있다.입장료 대인 1만원,소인(만 4∼19세) 8000원.(02)541-9171∼2. ●한국관광공사 관광공사가 소요 경비의 절반을 부담하는 ‘2003 체험 가족여행단’ 7월 프로그램(24~26일, 2박3일)에 참여할 가족을 모집한다.‘강물따라 별빛 아래 향기로운 강원도 자연체험’이란 주제로 영월과 평창에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동강 래프팅,영월 별마로천문대에서의 별자리 체험,청령포 답사,허브비누 만들기,염색공예,월정사 및 효석문화마을 답사 등으로 짜여져 있다.참가비는 어른(중학생 이상) 9만원,어린이 7만원.공사 홈페이지(www.visitkorea.or.kr)에서 참가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행사 진행업체인 ㈜솔항공여행사에 이메일(webmaster@solyour.co.kr) 또는 팩스(02-2279-5956)로 12일까지 보내면 된다. ●우림여행사 전세기를 이용해 중국의 대표적 비경으로 알려진 장가계,원가계,장사 등을 둘러보는 패키지상품을 개발,운영한다.오는 30일부터 매주 수·일요일 오후 중국 남방항공 전세기편으로 인천을 출발해 장가계 및 원가계,천자산,보봉호 등을 둘러본후 열차로 장사로 이동해 동정호와 악양루 등을 돌아보는 일정이다.상품가격은 59만9000원(3박4일) 및 69만9000원(4박5일).(02)771-8366 ●에버랜드 12일부터 8월 31일까지 주말마다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서머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이번 축제에선 유리상자,이승철 등 인기가수들의 콘서트 및 공개방송,포크송에서부터 발라드,록,힙합,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연주회가 이어진다.콘서트가 펼쳐지는 ‘그랜드 스테이지’ 주변엔 4만 송이의 백합이 분위기를 달구게 된다.(031)320-2000.
  • 애완용 ‘사슴벌레’ / 키우기 쉽고 교육효과 만점

    “방의 불을 끈 뒤 몰래 플래시를 켜고 사슴벌레들이 서로 짝짓기를 하거나 먹이를 먹는 귀여운 모습을 들여다 보면 잠자는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어머니께 꾸중을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사슴벌레 30마리를 기르는 박재호(사진·14·서울 강남구 신사중 1년)군은 “사슴벌레를 기르는 재미에 흠뻑 빠져 하루에 몇 시간씩 하던 컴퓨터 게임은 이제 따분해서 잘 하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곤충계의 귀염둥이’인 사슴벌레 마니아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다음카페(cafe.daum.net)에는 ‘사슴벌레 키우기’ 등 200개 이상의 카페가 활동하고 있으며,마니아도 1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500㏄ 크기의 페트병이나 조그마한 사육상자 하나만 있으면 기를 수 있고 배설물을 치우는 번거로움도 없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징그러워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하지만 사슴벌레가 알을 낳거나 이리저리 기어다니는 모습이 너무너무 앙증맞고 신기해 징그러운 생각이 싹 달아나버렸어요.” 지난 1월부터 친구의 소개로 키우고 있는 장예진(12·서울연가초등 6년)양은 “무엇보다 친구들에게 새끼를 나눠주다 보니 친구가 많이 생겨 좋다.”며 “요즘은 수업시간에도 사슴벌레가 혹시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귀띔한다. 사슴벌레는 키우기가 쉽고 깔끔하다는 것 외에도 성장과정을 통해 생명의 신비감을 일깨워 주는 교육효과가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사슴벌레가 애벌레에서 성충으로 변화하는 모습은 매우 재미있고 흥미진진합니다.자연에 대한 소중함도 느끼게 됐고요.” 사슴벌레 120마리를 키우는 황규하(35·회사원)씨는 “애완견처럼 주인에게 꼬리를 흔드는 재미는 없지만,애벌레에서 성충으로 크면 성취감도 느끼게 돼 자연스레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강조한다. 애완용 사슴벌레는 산속의 야생 사슴벌레를 채집해 사육한 것.길이는 18∼80㎜이며,종류는 왕사슴벌레 등 16종이 있다.키우려면 ‘충우(011-9123-4615)’나 ‘곤충하우스(www.bugs-house.co.kr)’ 등에서 애벌레를 사는 것이 편하다.수명은 종류에 따라 10개월∼4년,값은 3000∼4만원이다. 애벌레는 플라스틱 통에 발효 톱밥과함께 넣어 판매하는데,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곳에 두기만 하면 성충으로 잘 자란다.5년째 사슴벌레를 키우고 있는 이석연(25·대구 한의대 3년)씨는 “어릴 때부터 작은 생명체에 관심이 많아 사슴벌레를 키우게 됐다.”며 “취미로는 좀 독특한 데다,자연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을 집에서 본다는 점이 좋아 기르고 있다.”고 말한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이언탁기자
  • 여름철 옷관리는 이렇게 / 빨래할땐 식초를

    습기,땀,냄새….여름은 어느 계절보다 철저한 옷 관리가 필요한 계절이다.어떻게 하면 아까운 옷을 버리는 일이 없을까. ●빨래는 이렇게 빨래를 할 때 식초를 약간 넣어보자.냄새 제거는 물론,땀이 배 누렇게 변한 옷 색깔도 선명하게 유지해준다.특히 양말이나 스타킹 세탁시 사용하면 좋다.식초의 양은 물 한 대야에 차숟가락으로 하나 정도가 적당. 치마와 바지류를 말릴 때는 허리 부분을 위쪽으로 해서 말린다.뒤집어서 말리면 주머니 부분도 잘 마르고 색이 바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흰색 면소재 옷은 세탁 후 표백제를 넣어 10분 정도 삶은 뒤 헹군다.그리고 햇볕에 오랫동안 말려 습기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 보관한다. ●관리는 이렇게 장마가 오기 전에 미리 옷이나 침구,신발 관리를 끝낸다.볕 좋은 날에 이불,신발,겨울옷 등을 꺼내 바싹 말린다.옷장의 습기 제거제도 교체해 놓는다.신발 안에 신문지를 뭉쳐 넣고 신발장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둔다.습한 장마철에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드레스셔츠를 함부로 두면 다림질을 해도펴지지 않을 정도의 구김이 갈 수 있다.평평하게 보관하고,필요없는 주름은 두세번 다려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 원피스는 옷걸이에 걸어두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유가 없다면 크게 삼등분으로 접어 서랍에 둔다.여름 니트류는 귀찮더라도 늘어나거나 손상되지 않게 한장씩 주물러 빤다.반드시 중성세제인 울 전용세제를 사용한다. 수납은 셔츠,핸드백,벨트 등 종류별로 한다.통풍이 잘 되는 맨위 서랍엔 실크,울 등 동물성 섬유와 잘 입지 않는 옷을 둔다.아래에는 좀이 잘 안스는 폴리에스테르,나일론 등 화학섬유 제품과 자주 입는 옷을 보관한다.습기가 쉽게 차는 아래 서랍을 자주 여닫아 습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좀벌레 방지는 필수.좀벌레 방지 제품을 사용하거나 서랍 바닥과 옷 위에 신문지를 둔다.좀벌레가 잉크 냄새를 싫어하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요즘 신문 잉크는 잘 묻어나지 않기 때문에 옷이 더러워질 염려는 없다. 최여경기자
  • 장마철 몸조심 하세요

    장마가 시작됐다.고온다습한 날씨에 몸은 늘어지고 덩달아 마음도 의욕을 잃는다.높은 습도에 땀이 증발되지 않아 내분비·신경계통의 균형이 깨지고 대사 능력이 떨어지는가 하면 면역력도 약해진다.관절염과 당뇨,천식 등 지병이 도지거나 질병에 걸리기 쉬운 것도 이 때문이다.걸핏하면 생기는 피부질환도 문제다.장마철 건강,방심하면 곤욕을 치르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별 걱정없이 추스릴 수 있다. 집진드기 제거·세균 감염 조심 ●천식·당뇨 장마철에는 집진드기가 기승을 부려 천식을 악화시킨다.이 때는 밀폐형 필터가 달린 진공청소기로 진드기를 제거하고,자주 환기를 해 실내 공기를 바꿔 줘야 한다.세탁물은 가능한 삶는 것이 좋고,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이용하거나,선풍기를 자주 켜 실내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여름철에 악화되는 천식 환자의 경우 미리 부신피질호르몬제 흡입기를 준비해 급성 발작을 방지하는 것도 지혜다. 면역력이 약한 당뇨 환자들은 무좀이나 백선같은 진균에 감염되기 쉽고,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는다.병변을 잘 관리하지 못해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이 오면 문제가 심각해 진다.따라서 세균 감염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하며 감염이 의심되면 지체없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돼 혈당 조절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쾌적하게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 차지않게 감싸줘야 ●관절염 흐린날이 많아 관절염 환자들이 고통스러운 때다.특히 류머티즘관절염은 기압과 습도의 변화에 민감해 장마철 저기압에 습한 날씨가 계속되면 근육,힘줄,뼈 등에 변화를 줘 심한 통증을 느낀다. 퇴행성관절염은 아침에 통증이 심하다가 몸을 움직이면 완화되는 것이 특징.장마철에는 활동량이 적어 통증이 쉽게 완화되지 않는다.이럴 때는 수영과 체조,가벼운 걷기 등이 효과적이다.지나친 냉방은 관절강의 신진대사 기능을 떨어뜨리고 관절을 굳게 해 관절염의 증상을 악화시킨다.따라서 관절이 너무 차가워지지 않도록 옷을 덧입거나 무릎덮개 등으로 감싸줘야 한다. 짬짬이 햇볕 쬐도록 ●우울증 일조량이 줄면 우울증이 악화된다.햇빛이 줄어 활동에너지가 고갈되면서 덩달아 슬픔,과식,과수면 등 생화학적 반응이 뒤따르는 것.일조량이 적은 영국에 우울증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사는 재미를 잃어버린 병’으로 불릴 만큼 심한 우울감과 매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된다.체중 감소,수면장애,죄책감과 함께 요통,만성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또 드물지만 피해망상이나 환청 증상도 나타난다.방치할 경우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아 자살에 이를 수도 있어 주변의 협조가 절실하다.눈이 쉽게 피로하고 어깨결림이나 긴장성 두통을 자주 호소하는 사람,농담에도 반응이 없거나 잦은 짜증과 업무적으로 자주 마찰을 일으키는 사람,혼자서 식사하는 사람 등은 우울증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우울증을 가진 사람은 장마중이라도 짬짬이 햇볕을 쬐면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통풍 기본, 연고 꾸준히 바를것 ●피부질환 장마철은 피부 질환이 기승을 부리는 때이기도 하다.털이 난 곳에 염증이 생기는 모낭염이나 상처가 2차 감염돼 나타나는 세균성 피부질환은 청결 상태를 잘유지해 예방해야 한다.면도 자국같은 작은 상처도 그냥 두면 상처 부위에 혈액이 몰려 곧잘 부어오르며 염증을 일으킨다.이때는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등 초기치료를 잘하면 쉽게 낫는다. 완선은 남성의 사타구니에 주로 생기는 무좀.둥글고 붉은 모양으로 헐면서 몹시 가렵다.무좀균이 원인균으로 대부분 습진과 혼동한다.항진균제를 바르면 곧장 증상이 호전되지만,이후에도 한 달 정도는 계속 발라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땀을 잘 흡수하는 속옷에 헐렁한 바지를 입어 통풍이 잘되게 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농가진은 벌레에 물리거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어린이의 환부 상처에 세균이 침투해 생기는 피부병으로 3∼13세의 어린이에게 흔하다.5∼10㎜의 맑고 노란 물집이 생기며 몹시 가려운 것이 특징.전염성이 강하며 쌀알 크기의 물집이 하루새 메추리알만큼 커지기도 한다.초기 관리를 잘못하면 급성신장염 등 후유증이 심각해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치료받는 것이 좋다.초기에는 항생제로 쉽게 치료된다. 간찰진은 목의 주름 부위를 비롯해 뒷무릎,손·발가락 사이,엉덩이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피부염.고온 다습한 장마철에 주로 발생한다.발병하면 접촉 부위에 파우더를 뿌려 마찰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증세가 가벼우면 몸을 씻은 후 스테로이드성 연고 등을 발라주면 쉽게 낫는다. 장마철 건강관리 이렇게 1.습기가 심하면 적당한 난방으로 습기를 제거한다. 2.활동량이 줄고 쉽게 우울해질 수 있으므로 긍정적 생각,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한다. 3.집안에 전염성 환자가 발생하면 식기,변기,이부자리 등은 삶고 소독 한다. 4.냉방중이라도 환기를 자주 한다. 5.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을 청결히 한다. 6.칼,도마,행주 등을 매일 삶는다. 7.물을 끓여 먹는다. 8.음식은 섭씨 5도 이하 또는 60도이상 고온살균해 보관한다. 9.음식을 다시 먹을 때는 끓여야 하며,조금이라도 변질된 음식은 먹지 않는다. ■ 도움말 고은미·이주흥 삼성서울병원 교수, 하지현 용인정신병원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
  • 전갈에 쏘이면 으악! 그래도 멋진걸~

    애완동물을 키우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개나 고양이는 애교가 넘쳐서 좋고,금붕어나 열대어는 예뻐서 좋다.토끼는 귀여워서 좋고,새는 아름다운 소리를 내서 좋다.그럼 전갈은? 좀 징그러운데…. “키워보지 않고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면 안되죠.전갈은 독성이 강하고 한번 쏘이면 거의 사망에 이른다고 그러지만 사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전갈들은 맹독을 지닌 것이 없습니다.” 전갈을 키운 지 두달 된 이슬기(22·여·회사원)씨의 전갈 편들기다.전갈에 대한 오해를 잔뜩 품고 계시는 어머니의 눈을 피해 전갈을 키우기 때문에 더욱 애완동물 전갈을 감싼다. “어머니가 햄스터는 괜찮다시면서 전갈을 키운다니까 치를 떠시는 바람에 전갈도 어머니 안계신 시간을 골라 택배로 받고,햄스터 사육장 구석에서 키우고 있다.”며 “왜 전갈을 그렇게 싫어하시는지…”라며 서운함을 드러낸다. 전갈을 키운 지 5주째인 이승재(24·공무원)씨는 단번에 ‘다이내믹’,‘용맹’,‘카리스마’ 등등 온갖 멋진 말을 풀어낸다. “전갈 한 쌍을 데리고 온 첫날 귀뚜라미 한마리를 넣어줬는데 처음엔 탐색하는지 머뭇거리다 전갈 한 마리가 달려들어 독침을 꽂더라고요.그러다 다른 놈도 용기를 얻었는지 어느새 귀뚜라미 쟁탈전을 벌이게 됐죠.독침을 세우고,기싸움을 하는 게 얼마나 멋졌는지 몰라요.” “물론 싸움 붙이려고 전갈을 산 건 아닌데…”라며 말꼬리를 흐리지만 “역시 전갈의 매력은 멋들어진 외모와 사냥할 때의 용맹”이라고 강조한다. 여섯 마리의 전갈을 키우는 신성수(19·대학생)씨는 “3∼4㎝ 크기의 전갈을 보고 있으면 핸들링(만지는 것)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전갈들이 풍기는 매력에는 못당해낸다.”며 너스레를 떤다. 하지만 웬만해서는 전갈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갈은 8개의 다리와 ‘협각’이라고 불리는 꼬리가 있다.이 꼬리 끝에 독침을 가지고 있어 독침으로 공격한다.야행성이라 낮에는 돌 틈,나름의 은신처 등에 숨어 있다가 해가 떨어지면 활동을 시작한다. 먹이는 귀뚜라미,밀웜(애벌레),풍뎅이 등.먹이를 주는 횟수는 유체(새끼·1만원대)의 경우 귀뚜라미나 작은 벌레를 주 2회,성체(2만원대)는 귀뚜라미 2마리 정도를 주 1회 준다.습한 것을 좋아하므로 분무기로 물을 조금 뿌려주거나 물통을 넣어두어 건조해지지 않게 한다. 문제는 독성.데스 스토커,옐로 펫 테일,블렉 펫 테일 등은 성인이 쏘였을 경우 2시간 이내에 사망할 정도로 맹독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국내에 들어온 극동전갈이나 텍사스 전갈,자이언트 블루,황제전갈 등은 약간의 마비증상이나 벌에 쏘인 정도의 아픔을 준다고.그러나 이것은 사람의 신체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가능하면 전갈을 핸들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최여경기자 kid@
  • ‘幻 여행’ 14년만에 종착역으로/ 김채원 새 소설집 ‘가을의 幻’

    “오밀조밀한 세계,숨겨 있는 세계,비밀,축제…(37쪽)” 김채원(57)이 새로 낸 소설집 ‘가을의 환(幻)’(열림원)의 분위기는 기존의 자신의 소설 속에 잘 녹아 있다.‘환 연작 소설집’이란 부제가 말하듯 작품집 ‘가을의 환(幻)’은 그동안 발표했던 ‘겨울의 환’‘봄의 환’‘여름의 환’에 이은 것으로 지난 89년 시작한 ‘환’여행이 종점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네편의 ‘환’은 줄거리가 맞물리지는 않는다.각각의 ‘환’이 따로 움직이면서 더 큰 ‘환’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신작 ‘가을의 환’에 나오는 다음 대목은 이런 분위기를 시사한다.“문이 있고,그곳에 또 정원이 나오고,또다시 문이 있고 정원이 나올 것 같았다.그냥 하나의 정원일 수 있는 것을 문을 만들어 그곳을 지나 또 하나의 정원이 나오도록 만든 것이 무척 경이로웠다.”(37쪽). 작품집 가운데 유일한 신작인 ‘가을의 환’은 40대 초반에 소설가로 등단한 ‘나’(유진희)가 20살 연하의 남자 아이와 10여년 동안 전화로 대화를 나눈 과정을 소재로 한 것이다.야릇한 내용 같지만 작가가 이 스토리를 엮어가는 방식은 진중하다. 일상의 패배감에 젖어 있는 ‘나’에게 운명처럼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그 아이가 보여준 세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지만 ‘나’로 하여금 비루한 일상에서의 탈출 혹은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그것은 ‘내 밖의 세계’로 나가보았다는 기쁨을 담고 있다.전화선 저 너머의 ‘너’는 잇단 호기심과 열정으로 10여년 동안 ‘나’를 묶는다.그러다 “가면을 쓰고 한번만 얼굴을 보자.”는 제의로 해저물녘 해변에서 만난다.백야에 흰 시트가 펼쳐진 모래사장에서 짐승의 탈을 쓴 ‘너’와 사투를 벌인 뒤 두 사람 모두 황금폭포수를 쏟으며 쓰러지는 광경은 눈부시고 강렬하다.‘너’는 애벌레에서 나비로 거듭나고 ‘나’는 너로 인해 잃었던 꿈을 꿀 수 있게 됐음을 암시하면서 ‘가을의 환’은 사라진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일탈을 꿈꾸는 초로의 여성이 거듭나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고,채울 수 없는 존재의 상실감을 예술혼으로 승화시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그 주제를 희미하게 내버려둔게 작가 김채원의 ‘환’의 매력일 것이다. 이종수기자
  • 끈적끈적한 여름 뽀송뽀송하게 / 장마철 용품 ‘봇물’

    장마철을 앞두고 신세계 이마트·롯데마트·한화마트·그랜드마트·킴스클럽 등 할인점들에 ‘장마철 대비 용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장마철 대비 용품은 ▲습기 및 세균제거제 ▲에어컨 세정제 ▲비오는 날 차량의 시야를 확보해 주는 와이퍼 등 자동차 관련 용품 ▲모기퇴치 제품 ▲쌀벌레 방충제 등 다양하다. 이마트 윤철영 바이어는 “후텁지근하고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는 여러가지 해충과 곰팡이의 번식이 활발해진다.”며 “보다 쾌적하게 장마철을 보내기 위해서는 습기·세균 및 곰팡이,해충 등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제습·살균·탈취제 2000원대 판매 쾌적하고 뽀송뽀송하게 해주는 습기제거제는 옷장 등에 넣어 습기를 빨아들이는 물먹는 하마·애경 홈크리닉습기제로·굿앤칩 습기 제거제 등이 2180∼40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신발장용은 1790∼3000원.곰팡이 제거제는 팡이제로와 LG 119 곰팡이 제거제 등이 2880∼4080원에 선보이고 있다.세균 제거제는 LG 119 세균제거제 등이 4580원에 팔리고 있다. 음식냄새 등 각종냄새를 효과적으로 없애주는 탈취제는 P&G의 페브리즈·냄새먹는 하마·존슨 냄새 쏙쏙 등이 2380∼4790원에 선보이고 있다. 에어컨 세정제는 피죤 무균 무때 에어컨 세정제 등이 2800∼3300원에 판매되고 있다.방충제는 옥시 하마로이드 등이 2980∼3590원,쌀벌레 방충제는 애경 홈크리닉 쌀벌레 등이 3300∼4190원에 팔리고 있다. ●김서림 방지·코팅워셔등 자동차 용품 자동차용품은 롯데마트 밀레니엄 와이퍼·롯데마트 PB 와이퍼·싱글 윙 와이퍼 크롬 등이 1960∼7650원에 판매되고 있다.장마비 때 앞 유리 바깥쪽에 발라주면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는 불스원의 ‘레인 OK 이지타입’·옥시의 ‘레인 OK 이지타입’ 등이 3800∼5900원에 팔리고 있다. 김서림을 방지해 주는 김서림 OK 등이 2000∼3500원,유리창을 약간 열어도 비가 차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썬바이저 등이 2300∼1만 1000원에 선보이고 있다.자동차 앞유리를 닦아주는 세정액인 불스원 코팅워셔 등이 1900∼3100원,페달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 주는 페달커버가 6400∼1만 8000원에팔리고 있다. 차안의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해 주는 에어컨 크리너가 3400원,튜브에 공기를 넣고 뺄 수 있는 진공청소기가 1만 7500원에 나와 있다.자동차 실내의 냄새 제거를 위한 후레시 이중 탈취제(아쿠아향·유자향·숲속향)는 5900원에 팔리고 있다. ●모기퇴치 무색무취 살충제 모기퇴치 제품은 무색무취하고 사용이 간편한 리퀴드형인 홈매트 타이머세트 등이 7500∼1만원,매트형인 홈매트·119 모그졸 매트 등이 2300∼7800원에 판매되고 있다.에어졸형인 홈키퍼 파워워터 그린·에프킬라 에어졸 등이 2150∼2700원,모기향형인 홈키퍼 모기향·모르틴 모기향 등이 700∼3300원에 선보이고 있다.모기 등 해충을 없애는 전기 살충기인 인젝터 킬러와 초음파 모기퇴치기 등이 4만 2000∼4만 5000원,1만 570원에 팔리고 있다. 모기장은 씨앤팜 일초 모기장·진승 한국형 모기장 등이 9800∼3만 9000원,씨앤팜 유아용 모기장 등이 7900∼1만 8900원,야외용 모기장은 1만 9000∼3만 9000원에 선보이고 있다. ●향균 도마·수세미·방습시트도 장마철 집안 분위기를 상큼하게 해주는 라벤더·들꽃·허브향을 내는 터치 후레시와 향기 톡톡,향기 접속 등이 2980∼4300원에 팔리고 있다. 싱크대 바닥이나 벽 등에 띠 형태로 접착해 사용하는 주방용 항균방습시트는4200∼4500원에 판매되고 있다.항균 도마가 8000원,항균 수세미 스카치 브라이트가 1550원에 선보이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
  • 논산 농촌체험 나들이 / 얘들아, 시골 놀러가자

    도시인들이 어릴적 고향을 그리며 떠올리는 추억들이 있다.맑은 물 흐르는 개천에서 다슬기를 줍던 모습,안마당의 평상에 앉아 방금 뽑은 상추에 쌈싸먹던 풍경,하얗고 부드러운 누에를 장난감 삼아 갖고 놀던 일 등등.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네 일상이었던 이런 풍경은 지금 웬만해선 경험해보기 어려운 옛 얘기가 되어 버렸다.그래서 최근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선 도시인들의 향수를 겨냥해 농촌체험을 나들이 코스로 개발해 운영하기도 한다.콘크리트와 공해에 찌든 사람들에게 청정 무공해의 농촌 체험은 청량제와도 같다.다양한 농촌체험 코스를 개발해 운영중인 충남 논산을 찾았다. ●1급수 하천엔 쉬리·피라미 떼지어 놀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논산시 양촌면 신기리 논산천.대둔산계곡에서 내려온 1급수가 흐르는 하천이다.마침 대전의 한 유치원에서 나들이온 아이들이 물을 첨벙대며 다슬기를 잡고 있다. “선생님,제가 잡은게 제일 커요.”“아니에요 내게 더 커요.” 마치 보석이라도 찾듯 자신들의 머리만한 돌을 들쳐내며 다슬기 찾기에 여념이 없다.다슬기 뿐만 아니라 돌에 붙어 있는 작은 벌레 하나에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더이상 도심의 찌든 일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약간 깊어 보이는 곳의 수면에서 무언가 톡톡 튀는게 있어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쉬리란다.자세히 물속을 들여다보니 쉬리 뿐만 아니라 피라미·버들치 등이 떼지어 다닌다. 논산천을 나와 가이드를 맡은 논산시청 농정과 직원을 따라간 곳은 방울토마토 밭.논산시청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농가의 밭이다.방울토마토는 비닐하우스 안에 심어져 있다. 1인당 3000원만 내면 들어가 마음껏 따먹고,밭 주인이 나누어준 도시락 크기의 용기에 가득 채워 나올 수 있다.빨갛게 익은 것 하나를 따서 입에 넣고 깨무니 새콤달콤한 맛이 혀에 착 달라붙는다. 덜익은 상태에서 수확해 유통과정에서 익히는 것과는 맛의 차원이 틀리다는 것이 밭 주인의 자랑.열매가 열릴 때부터는 일절 농약을 치지 않아 안심하고 따먹어도 된다고.아이들은 연신 따먹으면서도 불과 20여분 만에 용기에 방울토마토를 가득 채운다. 다음코스는 점심시간.한 농가를 찾아가니 소박하게 차려진 ‘시골밥상’이 준비돼 있다.논산 특유의 된장인 ‘집장’과 돼지고기 수육,농가에서 직접 키운 상추쌈과 나물무침,집장 장국 및 몇가지 밑반찬 등 음식이 소박하면서도 푸짐하다.시골밥상의 포인트는 집장이다.일반 된장은 콩으로 만든 메주로 만드는 반면 집장은 보릿가루에 호밀을 약간 섞어서 삭혀 만든 장이다.보리와 호밀 특유의 구수하면서도 은근한 맛이 독특하다.돼지고기 수육에 집장을 발라 상추에 싸 먹는 맛이 일품이다.집장을 풀어 호박 등 야채를 넣어 끓인 장국은 구수하고 시원하다.1인분 가격 5000원. ●집장·돼지수육·상추쌈에 밥 한그릇 ‘뚝딱' 식사후 연무읍 황화지역의 한 포도밭으로 발길을 향했다.씨알이 굵은 포도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이곳의 포도는 당도가 높고 씨가 없는 신품종인 ‘델라웨어’.주인으로부터 간단한 수확 요령을 듣고 가위를 받아들었다.포도는 요즘 시중 가격이 높아 많이 따지는 못한다.5000원 내고 가장 탐스럽게 익은 2송이까지 딸 수 있다. 양촌면의‘양촌식품’이 운영하는 집장 가공체험도 해볼만 하다.보리와 호밀 등 집장 재료(1㎏ 7000원)를 구입해 가족과 함께 직접 장을 담근다.담근 집장은 집에 가져가 숙성시켜 먹으면 된다.이곳에서 돼지고기 수육과 집장,쌈을 곁들인 집장백반(5000원) 식사 및 숙박(2만원)도 할 수 있다.황토나 치자물을 들이는 천염염색 체험,누에치기 생태체험도 재미 있다.천연염색 체험은 염색할 천이나 티셔츠 등 재료를 가져가 직접 천연염색을 하는 프로그램.황토,치자,쑥물,도토리물을 이용해 아름다운 우리 전통색을 재현할 수 있다.화학염료로 내는 빛깔과 느낌이 전혀 다르다.1인당 5000원. 누에는 요즘 고치를 짓기 시작했다.누에가 하얀 실크(비단실)를 뽑아내 집을 짓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체험료 3000원을 내면 누에 및 동충하초 생태 관찰후 고치 5개를 분양해준다.집에 가져가 누에고치에서 나방이 나와 알을 낳는 것까지 관찰이 가능하다. 최근 기온이 올라가면서 밤엔 반딧불이도 제법 많다.따라서 6월 3번째 주부터는 반딧불이 관찰 코스도 운영할 계획이다.●천연염색·누에치기 생태체험도 재미 쏠쏠 논산시의 농촌체험은 인터넷 사이트 그린투어(www.greentour.net)에 들어가 코스 선택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코스마다 논산시청 직원이 가이드로 동행한다.문의 논산시청 농정과(041-730-1385).농협의 농촌관광 포털사이트(www.greentour.or.kr)에 들어가면 전국의 다양한 농촌체험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경관이 아름답고 쾌적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팜스테이 마을 93개소,민박마을 40개소,관광농원 68개소가 수록돼 있다.문의 농협중앙회 농촌지원부(02-397-5624). 논산 글·사진 임창용 기자 sdargon@ [가이드] 황산벌·노성산성엔 백제의 역사 숨결이… ●가는 길 천안~논산 고속도로 서논산IC에서 빠져 4번 국도를 타면 5분 만에 논산 시내에 들어설 수 있다.시청 인근 관촉사 주차장으로 가면 논산시청 공무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체험코스를 안내해준다.승용차를 타고 온 사람은 가이드의 안내차량을 따라가면 되고,대중교통 편으로 도착한 사람은 안내차량에 동승하면 된다.가이드료나 승차료는 무료. ●숙박 기왕이면 농가 민박을 하자.숙박료 2만원 정도로 싸면서도 농촌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민박 농가에선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올린 ‘시골밥상’도 낸다.5000원.5세 이하는 밥값을 받지 않는다.현재 논산시청에서 10곳의 농가를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인근 가볼만한 곳 논산은 부여·공주 등에 비해 백제 유적지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황산벌,노성산성 등 백제 유적이 많다.황산벌(부적면 신풍리)은 의자왕 20년 계백장군이 5000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김유신의 5만 군대와 결전을 치르다가 전사한 곳.계백장군 묘소가 현장에 있다. 노성면 송당리 노성산성은 백제시대에 건설된 높이 4∼7m,둘레 1200m의 산성.성 안에서 신라·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토기 및 와편·봉수대 등이 발견됐다.논산,공주,부여 방면이 한 눈에 들어오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국내 최대 석불이 있는 관촉사,고려 태조가 개국에 대한 부처님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세웠다는 개태사 등에도 가볼 만하다.논산시청 문화공보담당관실(730-1221).
  • 그린스펀도 자문 월가 ‘공인경제통’/ 美 웰스 파고 은행 손성원 수석부행장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월가에선 손성원(58)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경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그는 미 언론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그의 말 한마디가 실려야 기사의 비중이 올라간다고 할 정도다.지난 17일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첫 인상은 “아주 깔끔하다.”였다.검정색 양복에 긴팔 흰색 와이셔츠를 입었다.노란색 넥타이로 멋도 냈다.중서부에 6000개의 지점을 거느린 웰스 파고 은행의 수석 부행장답게 미국의 전형적 은행가 차림이다. 그러나 그의 말투는 노련함과 차가움이 배어있는 한국의 은행가들과는 다소 달랐다.미국에서 30년을 살아서였을까.다소 더듬거리는 그의 한국말에 거부감보다 친근함이 엿보였다. ●“출장길엔 아내 동반하세요” “집안이 행복해야 일을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냐.” 일벌레로 통하는 그답지 않게 가정을 첫번째로 꼽았다.1965년 100달러를 쥐고 혈혈단신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외로움 때문일까.아니면 교통사고로 부인을 먼저 잃은 아픔 때문일까.그는 출장시 직원들에게 부인을 동반하라고 권장한다.일까지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저녁식사에 동참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그 자신 재혼한 11살 연하의 부인과 함께 늘 출장을 다닌다. 경제문제를 묻자 막힘이 없다.왜 그가 월가에서 인정받는 경제전문가인지 이해가 갔다.사실 워싱턴에 온 것도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만나기 위해서다.24∼25일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그린스펀 의장이 그와의 면담을 요구했다.벌써 10년째 계속돼온 일이다.그 때문인지 그린스펀의 후임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그린스펀 의장은 1월과 6월 의회에 낼 경제전망 보고서 작성에 앞서 미 최고의 경제전문가와 은행가 3∼4명을 만난다.실물경제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다.여기에 그가 매번 끼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능력은 입증된 셈이다. 그는 미국 경제의 두가지를 걱정한다.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과 주택시장의 버블이다.디플레이션의 경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에 비유한다.걸릴 확률은 적지만 감염되면 치명적이라고 한다.그러나 현재로서는 심각한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한다.과잉생산이나 수요부족에 의한 디플레이션이 문제지만 지금처럼 기술향상에 의한 가격하락은 긍정적이라는 얘기다.일반인들은 그린스펀이 말한 디플레이션을 나쁜 쪽으로만 받아들인다.이번에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자칫 디플레이션을 시인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주택시장은 저금리로 활황세를 이어가지만 거품을 걱정한다.주식가격 대비 임대료의 비율이 너무 커 버블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것. ●한국경제 낙관… 노조엔 부정적 한국경제는 낙관한다.내수에 어려움이 있지만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 점차 대외 수출이 늘 것으로 본다.노조에는 부정적이다.외국인 직접투자의 장해 요인으로 꼽는다.북한 문제에 한국 정부가 강경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본다. 그는 한때 한국의 은행장으로 갈 생각을 했다.제안이 있었다고 했다.그러나 3년 임기가 문제였다.“미국의 은행에는 정년이 없기 때문에 임원들이 소신을 갖고 일을 하는데 임기를 제한하면 행장이단기적인 이익에만 급급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그의 경력에는 최단기,최초라는 표현이 많다.피츠버그대에서 2년만에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아 25세의 나이로 닉슨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됐다.27세 최연소 노스웨스트 부행장,이후 미네소타 주립대 총장을 지낸 아시안계 최초의 미 대학 총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은행 본사가 있는 미네소타주는 그를 월터 몬데일과 함께 미네소타를 빛낸 20세기의 100인으로 선정했다. m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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