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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자랑] 최신해(崔臣海)박사 둘째딸 은경(恩卿)양

    [딸자랑] 최신해(崔臣海)박사 둘째딸 은경(恩卿)양

    청량리 뇌병원 원장 최신해박사(52)와 부인 이혜자(李惠子·46)의 5남매중 둘째딸 은경양(21)은 성격이 조용하면서도 쾌활하고 책임감있는 아가씨. 올해 이화여대 가정대 의류직물과 3학년에 재학중이다. 얼굴이 동그스름한데다 눈이 크고 말할때마다 귀여운 웃음을 잊지 않는다. 첫 눈에 어머니 이여사를 빼낸듯 닮은 것을 알수 있다. 164㎝의 큰 키에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 알고보니 대학 산악부 「멤버」로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등을 누볐는가 하면 「스키」와 사냥, 또 최근엔 「골프」까지 배우는등 다채로운 「스포츠」로 몸을 단련해 왔단다. 눈이 많이 내린 해에는 빼놓지 않고 대관령「스키」장을 찾아가 흰 눈속에서 「스피드」를 즐겼고, 사냥철에는 부모님을 따라 전국을 주름잡으며 사냥의 맛을 만끽하곤했다. 낚시 부부로 이름난 최박사 부부는 낚시뿐아니라 모든 취미생활을 함께 즐긴다. 봄부터 가을까지의 낚시철은 물론 겨울 사냥「시즌」에는 자녀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즐거운 취미여행을 떠난다. 은경양이 사냥을 해본 것도 이때문. 약 2개월전부터는 집마당에다 조그만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놓고 하루 한두시간씩 틈나는 대로 가족끼리 치고 있다. 비좁은 마당에 간신히 「골프」장 흉내를 내었지만 운동하기에는 손색이 없다는 얘기. 부군 덕택에 낚시 솜씨는 이제 웬만한 남성 낚시꾼들도 「저리 비켜라」할 정도의 「베테랑」 수준에 이른 이여사는 사격 실력도 만만치 않아 날아가는 장끼 몇마리쯤 쏘아 떨어뜨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단다. 은경양의 솜씨도 어머니만은 못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모양. 그래서 최박사댁 응접실 한모퉁이에는 낚시도구를 비롯해서 가족들의 사냥·등산·「골프」장비가 눈길을 끈다. 그런가 하면 2층 은경양의 방 한모퉁이에는 자봉틀 한대가 얌전히 놓여있고 방학중인 요즘은 은경양이 자봉틀 앞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 「블라우스」 「스커트」 「팬털룬」등 은경 자봉틀앞에 앉으면 무슨 옷이나 척척 잘 만든다. 『아이들이 다 할아버지(고 최현배(崔玄培)박사)의 혈통을 이어받은 때문인지 책들을 무척이나 좋아해요. 책벌레라는 별명을 들을만큼 책에만 매달려 있답니다』 어머니 이여사가 옆에서 거들어 한마디. 은경양은 그동안 세계 문학전집과 세계 저명 인물들의 전기집들을 거의 다 읽었고, 요즘 가장 흥미있게 읽은 책은 『임어당(林語堂) 전집』이라고 알려 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최박사가 『아버지 수필집이 제일 재미있다고 얘기하지 않고…』나무라듯 말하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의학박사이면서도 「아마추어」이상의 글 솜씨를 보여주는 최박사는 『심야의 해바라기』를 비롯, 벌써 7권째의 수필집을 펴냈다. 5남매의 자녀들에게는 늘 『생활의 조리(條理)』를 가정교육의 「모토」로 강조해왔다는 최박사의 말. 『특히 은경이는 성격이 조용하고 차분한 것이 장점이라고 하겠죠. 또 그애의 전공인 탓도 있지만 옷 잘 만들고 요리솜씨가 좋아 시집가기에는 아주 안성마춤이에요』라며 크게 웃는다. <란(蘭)> [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어린이 책꽂이]

    ●꼬물꼬물 곤충이 자란다(곤도 구미코 글·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한울림어린이 펴냄) 곤충의 일생에 확대경을 들이댄 그림책. 조그만 알에서 애벌레를 거쳐 허물을 벗고 무당벌레가 되고 호랑나비가 되는 과정이 재미있게 표현돼 있다. 곤충의 변화에 맞춰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풍성해지는 그림은 숲속 풍경이 완성되는 마지막까지 상상력을 자극한다.8500원.●힘들어도 괜찮아(오카 슈조 글·다치바나 나오노스케 그림, 고향옥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진행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시게루는 13살 소년. 가족도 냉담하고 친구도 없다. 하지만 시게루는 담담하게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지 아이들은커녕 어른도 짐작하기 힘들다. 소외된 인물의 이야기를 다뤄온 저자의 책은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창의 구실을 한다.8000원.●타히티를 사랑한 고갱(김미진 글·그림, 파랑새 펴냄) 후기 인상파 화가 고갱.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에게 타히티는 낙원이었다. 그가 첫 2년 동안 머물며 그린 그림들은 그의 대표작이 됐다. 화가이자 작가인 저자가 어린이를 위해 펴낸 네 번째 미술동화. 고갱의 자전적 글을 바탕으로 엮은 이야기와 23편의 그림이 실렸다.9000원.●세종대왕과 친구하기(김돌 글·송향란 그림, 채우리 펴냄) 세종대왕 동상 주변에서 매일 딱지치기를 하는 1학년 다인이. 두고 온 점퍼를 찾으러 갔다가 밤이면 진짜 사람이 되는 세종대왕을 만난다. 세종대왕 할아버지와 함께 점퍼를 찾으러 다니기도 하고 씨름도 한다. 세종대왕과 친구가 된 다인이는 뚱뚱해서 놀림을 받는 연두와도 친해지는데….7500원.●달을 찾아서(이희주 글·안은진 그림, 창비 펴냄) 밤하늘을 볼 때 가장 먼저 우리 눈을 사로잡는 달. 이 책에는 달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에 끌려 인류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벌인 달 탐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각 장의 끝에는 달의 모양 변화, 일식과 월식, 우주선 시대를 연 주인공들 등 달에 관한 상식이 실려 있다.1만 1000원.
  • [내가 바로 으뜸 공무원] 관악구 박용래 부구청장

    [내가 바로 으뜸 공무원] 관악구 박용래 부구청장

    박용래(54) 관악구 부구청장이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를 맞아 서울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박 부구청장은 최근 ‘FTA시대 서울지역의 국제경쟁력 강화방안’(한국학술정보㈜ 펴냄)을 펴냈다. 지난 5월 ‘사례별로 본 미국의 지방행정’에 이어 두 번째 저서다. 부구청장으로서 처리할 업무가 만만치 않지만 부지런함과 학구열이 한 해에 두 권의 책을 내놓게 했다. 그는 ‘FTA시대 서울지역의 국제경쟁력 강화방안’ 책에서 서울, 도쿄,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 등 5개 도시 가운데 서울의 경쟁력이 가장 낮다고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치·행정, 경제, 사회·문화, 서울도시행정 등 부문별 검토 사항을 제시했다. 특히 서울 도시행정 부문에서 국제화 마인드와 인재 육성, 행정의 국제화와 교류협력, 지역 정보화, 경영적 행정, 행정의 전문화 등을 강조했다. 이어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국 도시들의 사례를 비교했다. 미국 도시의 경우 자신의 체험이 담겨 있다. 그는 “지정학적 관점에서 서울은 태평양∼유라시아대륙을 연결하는 반도의 중앙에 있고, 일본∼한반도∼만주∼시베리아와 연해주∼한반도 북동부∼중국 황해연안을 잇는 두 개의 경제발전 축이 교차하는 중심에 위치해 있다.”면서 “세계의 거점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박 부구청장은 “(서울은) 부족한 것이 많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에 더 많은 국제업무 기능이 필요하다는 점과 시민의식의 전환, 인적자원의 투자 등을 꼽았다. 그는 “서울시 초대 국제교류과장과 미국 주재관 생활로 미국 주요 도시의 국제 경쟁력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서울시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이를 소개하고 싶었다.”며 출판 배경을 설명했다. 박 부구청장은 평소 공부 욕심이 많다. 미국 피츠버그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땄고,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4년간 미국에서 서울시 주재관으로 근무하며 미국 도시의 행정을 깊이 연구했다. 이어 세계 25개국으로 출장을 다니며 국제적 안목도 키웠다. 지난 3월 서울시립대 겸임 교수로 도시정책론을 강의하고 있다. 박 부구청장은 “공무원도 국제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FTA 시대는 국가뿐 아니라 도시간 교류도 활발해지는 만큼 외국어나 선진행정을 공부하는 적극적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차 ‘AMC 페이서’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차 ‘AMC 페이서’

    자동차 사상 최악의 디자인으로 ‘AMC 페이서(Pacer)’가 선정됐다. 해거티 보험회사(Hagerty Insurance)가 최근 자동차 애호가 2,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온라인 조사에서 페이서가 최악의 디자인 자동차로 불명예스런 1위를 차지했다. 1975년부터 1980년까지 30만대 밖에 생산되지 않았던 페이서는 자동차 디자인 사상 최악의 발상이라는 악평을 들어야 했다.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임신한 롤러스케이트’ ‘이런 공포스런 디자인의 차는 정신나간 디자이너의 실수’ ‘출발해서 60마일 속력을 내려면 4시간 반은 족히 걸릴 것’ 이라는 온갖 비아냥을 쏟아냈다. 신세대들 역시 페이서의 사진을 보며 별 이의 없이 결과를 수긍하는 분위기다. 그래도 꼴불견(?) 자동차의 경력은 자못 화려하다. 1992년 마이크 마이어스가 주연한 영화 ‘웨인스 월드’에 베이비 블루 페이서가 등장했고 최근엔 래퍼 에미넘의 뮤직 비디오에도 출연했다. 단종된 지 20년이 지났고 특별한 생김새에다 차량수도 많이 남지 않아 일부 매니아들은 못생긴 이 차를 안쓰러운 듯 애지중지한다. 사진=1975년산 페이서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 ☞[관련기사] 집 전기로 충전하는 하이브리드카 나왔다 ☞[관련기사] 시속 50km로 달릴수 있는 ‘인력차’ 공개 ☞[관련기사] 초저가 새 ‘딱정벌레차’ 베이비 비틀 공개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고향길 연못에 사는 수생식물 구경 갈까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고향길 연못에 사는 수생식물 구경 갈까

    한가위가 가까워지면 한반도의 들녘은 황금물결로 일렁인다. 산에서도 갖가지 열매들이 붉게 익어간다. 결실의 계절이자 수확의 계절, 이맘때에 제철을 만나는 가을꽃들 가운데는 물 속에서 꽃을 피우는 수생식물들도 있다. 가장 아름다운 꽃을 가진 물풀로 손꼽히는 것은 노랑어리연꽃이다. 오래된 연못이나 강변에 무리를 지어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노란 꽃잎 가장자리에 난 복슬복슬한 털이 꽃을 더욱 아름답게 치장한다. 만주나 연해주에 자라는 북방계 식물이지만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아열대성 기후를 보이는 제주도에서 이 식물의 분포여부가 논란거리가 된 적이 있는데, 몇몇 개체가 중산간 연못에서 발견됨으로써 논란은 막을 내렸다. 노랑어리연꽃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작고 하얀 꽃을 피우는 어리연꽃은 남방계 식물이다. 중부 이남에 주로 자라는데, 우리나라 중부지방은 어리연꽃과 노랑어리연꽃이 함께 사는 특별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노랑어리연꽃과 어리연꽃은 ‘연꽃’이라는 이름은 붙었지만, 연꽃과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조름나물과(科)에 속하므로 수련과에 속하는 연꽃과는 친척관계가 매우 멀다. 자라풀은 흰 꽃이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잎 모양도 재미있다. 앞면은 진녹색에 윤기가 흐르고, 뒤집어보면 자라 배처럼 불뚝 솟아 있다. 배 부분은 커다란 세포들로 이루어진 해면질로 되어 있는데 세포 안에 공기가 들어 있어 잎이 물 위에 뜰 수 있다. 북방계 수생식물인 물여뀌는 남한에서는 경남 우포늪까지 내려와 자라지만, 보기가 매우 어렵다. 낙동강 수계의 몇몇 연못에서만 발견되는 멸종위기종이다. 이 식물의 습성은 수생식물이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를 보여준다. 뭍에서 살 때와 물 속에서 살 때 모습이 완전히 달라진다. 뭍에서는 여느 여뀌 종류들처럼 직립해서 살지만, 물 속에서는 잎이 더욱 커져서 물 위에 뜨고, 물 위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서 꽃대가 아주 길게 발달한다. 물옥잠은 연못 주변의 습지에서 뿌리를 물 속에 박은 채로 줄기와 잎을 물 위로 피워 올리는 정수(挺水)식물이다. 외국에서 들어온 부레옥잠과 비슷한 종류이며, 토종식물 가운데 비슷한 것으로는 물달개비가 있다. 하등한 식물로 여겨지는 양치식물 가운데도 수생식물이 있는데 네가래, 생이가래, 물개구리밥 등이 그것이다. 연못에 사는 네가래는 잎 모양이 네잎클로버를 꼭 닮았다. 이밖에도 붕어마름, 가래, 개구리밥 등 많은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맘때다. 사람들은 대개 토종 물풀들이 살고 있는 작은 연못이나 습지를 쓸모없는 곳이라 여긴다. 농사도 지을 수 없고, 장구벌레가 살아 모기만 생기며, 골치 아픈 개구리나 뱀들, 그리고 피를 빠는 거머리가 득실거리는 곳으로 생각한다. 예전처럼 논농사에 필요한 물을 가두어두는 기능도 거의 사라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작은 연못들은 우리 곁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인 듯하다. 하지만, 연못 같은 수생생태계는 생물다양성이 가장 큰 곳이다. 몇 해 전 서울의 학교들에 연못을 만들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물은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생물종이 깃들어 살아갈 수 있는 바이오톱으로서도 중요하므로, 학교 운동장에 연못을 만들면 도시의 생물다양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것 때문에 연못 조성을 권장하였던 것이다. 이번 추석때 고향에 내려가면 연못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 그곳에 살던 토종물풀들이 살아 있는지 확인해 보면 어떨까.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별난 일 별난 사람들] ‘포장의 달인’ CJ제일제당 이동준팀장

    [별난 일 별난 사람들] ‘포장의 달인’ CJ제일제당 이동준팀장

    모든 물건에는 포장이 있다. 포장은 고만고만한 제품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소비자에게 선택을 호소하는 제품의 첫 인상이다. 형형색색의 포장들은 각기 ‘존재의 이유’를 갖고 있다. 둥그렇게 만들지 네모로 만들지, 빨간색을 쓸지 녹색을 쓸지에 기업들은 많은 연구비를 투자한다. 소비자의 부름을 받기 위해서다. 이동준(40) CJ제일제당 포장개발센터 소재팀장은 이 분야에서 알아주는 달인이다. 지금까지 100여가지의 포장과 용기를 개발해 냈다. “포장에는 마케팅, 디자인, 실용성, 경제성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됩니다. 제품을 신선하고 안전하게 오랫동안 보존·보호해야 하는 기본 기능 외에 예쁘고 멋져야 합니다. 원가도 고려돼야 합니다. 경영학에서부터 과학, 예술까지 모든 학문이 총동원되는 것이지요.”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의 포장에도 물리·화학 등 다양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냉장·냉동이 아닌 상온 상태로 유통되는 특성에 맞춰 포장의 재질과 기법을 고안했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더라도 밥 안에 있는 수분이 증발해 딱딱해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벌레 잡는 에어로졸만 해도 다 똑같은 게 아닙니다. 파리·모기·바퀴벌레 등 대상에 따라 구조가 다릅니다. 모기 죽이는 에어로졸은 바퀴벌레 등 다른 에어로졸보다 약제가 미세하게 분사돼 공중에 멀리 퍼지고 오랫동안 머물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J제일제당처럼 낮은 가격대에 대량으로 팔려나가는 가공식품 제조회사에는 경제성이 특히 중요하다. 수십만, 수백만개씩 팔려나가는 상품에서 개당 몇원씩만 포장 원가를 낮춰도 만만찮은 금액이 된다. 이 팀장은 포장학으로 유명한 미국 미시간주립대 ‘스쿨 오브 패키징’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컨설팅업체와 한국존슨 등을 거쳐 올해 CJ제일제당에 합류했다. 현재 밀가루, 설탕, 식용유, 건강식품 등의 포장을 연구하고 있다. 음료 용기의 표준이 된 ‘카톤팩’처럼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될 글로벌 ‘명작’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요즘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분야가 전자레인지 용기다. “전자레인지로 데우는 것은 간편하기는 하지만 오븐이나 프라이팬 등에서 가열한 것보다 맛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부위별 온도차도 생깁니다. 이런 문제를 말끔히 해결한 전자레인지용 포장용기를 개발해 세계적으로 통용시켜 보겠습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 in] 척 앤 래리

    [강유정의 영화 in] 척 앤 래리

    ‘척 앤 래리’는 애덤 샌들러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애덤 샌들러 하면 ‘빅 대디’‘클릭’‘첫 키스만 50번째’ 등의 영화들이 생각난다. 그렇다. 애덤 샌들러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들을 애덤 샌들러표 코미디로 만들어낸다.‘빅 대디’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이 만난 ‘척 앤 래리’는 화장실 유머와 애덤 샌들러표 코미디 사이에서 웃음을 만들어낸다.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누르고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는 뉴스도 이 영화답다. 사실상 ‘척 앤 래리’는 알 것 다 아는 어른들끼리 나누는 조금은 저속한 농담 같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죽은 아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친구 래리의 곤란에서 시작된다. 아내 앞으로 준비해왔던 연금 혜택을 아이들에게 돌리지 못해 자신의 위험수당 및 연금이 모두 공중에 뜰 위기에 처한 것이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결혼을 해서 다시 연금수령자를 조정하는 것, 이에 아내만을 사랑하는 래리는 묘안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바로 모든 위험에 함께 맞서왔던 친구 척을 동성 부부인 양 보고하는 것. 영화의 웃음 포인트는 바로 이 엉뚱한 제안에 자리 잡고 있다. 아내가 죽은 후 연금을 아이들에게 주기 위해 위장 결혼을 한다는 것이 하필 친한 친구인 남자 파트너라는 사실 말이다. 이성애자의 동성 결혼 자체가 실은 코미디다. 이 코미디는 소방관, 난봉꾼의 이미지와 결합되어 성적 코드로 확산된다. 미국에서 소방관은 가장 섹시한 남성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애덤 샌들러가 맡은 역은 예상하다시피 섹시한 난봉꾼 소방관이다. 가장 섹시한 남성들의 집합이지만 한편 소방관의 세계는 진짜 남성들에 대한 오해가 존재해야 하는 이를테면 마초적 공간이기도 하다. 거짓말이지만 척과 래리가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자 모든 사람들이 마치 벌레라도 본 듯 피하기 시작한다. 물론 여기에도 웃음이 있다. 피하는 것 자체가 코믹하게 연출되는 것이다. 폭력배 외모를 지닌 우락부락한 어느 소방관은 자신도 동성애자라며 고백을 하고 모두들 공포에 떨고 있는 샤워장에서 에로틱한 춤을 선보인다. 그런가 하면 척을 진짜 동성애자로 생각한 변호사는 그를 여자 친구 대하듯 하면서 자신의 가슴을 만져보게까지 한다. 난봉꾼 척은 동성애자인 척하면서 변호사의 몸을 만지고, 동성애자로 보이기 위해 게이코드를 남발한다. 사회적 소수자라는 점에서 게이를 활용한 코미디들은 자칫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문제와 맞닿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척 앤 래리’는 게이 코드를 웃음 장치로 활용하면서도 영리하게 정치적 문제를 비켜나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척 앤 래리’는 의식 아래 숨죽이고 있는 온갖 잡스러운 상상력에 불을 붙인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을 키득거리게 만든다. 일상에 갇힌 지저분한 상상력들의 출구, 어쩌면 이런 것이야말로 코미디 영화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영화평론가
  • 송편용 솔잎 채취 조심하세요

    산림청은 13일 추석을 앞두고 소나무 병해충 방제지역에서 송편용 솔잎을 채취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최근 2년간 산림청이 솔잎혹파리와 솔껍질깍지벌레 등 소나무 병해충 방제를 위해 고독성 농약인 나무주사(포스팜 액제)를 사용한 곳은 전국적으로 7만 9000여㏊에 달한다.나무주사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소나무 솔잎에는 농약성분이 남아 있을 위험이 높다. 산림청은 방제실시 지역에 경고판을 세우는 한편 솔잎 채취시 반드시 지자체 산림부서에 방제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분홍·하얀·초록색 여치 日서 발견

    최근 일본에서 밝은 색채를 가진 3색 여치가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0일 “분홍·하얀·초록색의 3색 여치(학명:Gampsocleis buergeri)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3색의 여치가 발견된 곳은 오사카(大阪)의 사카이(堺)시에 위치한 한 가정집 정원. 여치의 몸색깔이 형광빛처럼 밝게 감도는 유채색을 띠고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집 주인인 야마구치 하나(山口賀奈·33)씨는 “딸과 아들이 정원에서 벌레잡기 놀이를 하다가 3색 여치를 발견했다.”며 “집 가까이에 있는 풀숲에서 정원 쪽으로 나온 것 같다.”고 추측했다. 오사카시립 자연사박물관의 카나자와지(金沢至)연구주임은 “‘뾰족머리여치’라는 여치종(種)의 유충인것 같다.”며 “주변환경에 의해 여치는 보통 녹색에서 갈색으로 바뀌는 성질이 있으며 갈색의 극단적인 색깔변화로 분홍색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하얀색의 여치는 체내에서 색소가 생기지 않는 알비노현상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성충이 되어야 원인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초저가 새 ‘딱정벌레차’ 베이비 비틀 공개

    초저가 새 ‘딱정벌레차’ 베이비 비틀 공개

    베이비 비틀, ‘비틀의 신화’ 를 이어갈 수 있을까? 폭스바겐이 비틀의 초저가 모델 ‘베이비 비틀’을 공개한다. 유럽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전야제에서 폭스바겐이 21세기형 국민차를 표방하는 ‘베이비 비틀’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이비 비틀은 폭스바겐이 동유럽과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겨냥해 만든 초저가 모델이다. 새로 발표되는 ‘베이비 비틀’은 오리지널 비틀과 같이 보닛 밑에 트렁크가 있고 뒤편에 엔진이 있는 특징적인 설계를 그대로 이어간 4인승 모델. 개발도상국을 겨냥한 만큼 3기통 엔진과 2기통 엔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개발도상국에서 약 760만원, 서유럽권에서는 약 950만원 정도로 잠정 결정됐다. IT기업 애플의 자동차 산업 진출로 소문이 무성하던 ‘아이카(iCAR)도 이번 발표를 통해 윤곽을 드러낸다. 아이카는 MP3플레이어 아이팟과 아이튠스를 차량에 결합한 모델로 폭스바겐과 공동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현지 언론들은 양사 공동작업으로 진행중인 베이비 비틀의 ‘인텔리전트 버전’이 ‘아이카’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최근 폭스바겐의 마틴 빈터콘 회장이 “아이카 개념을 통해 비틀 타입의 저가형 차량을 부활시킬 계획”이라고 밝혀왔다는 것이 그 근거. 인텔리전트 버전에는 무선 인터넷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다. 한편 ‘베이비 비틀’의 원형인 오리지널 비틀은 ‘딱정벌레차’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1934년부터 69년동안 2150만대가 생산됐다. ☞[관련기사] 집 전기로 충전하는 하이브리드카 나왔다 ☞[관련기사] 中‘식물성 기름’ 쓰는 친환경 버스 개발 ☞[관련기사] ‘교황의 얼굴’ 그려진 오토바이 나왔다 사진=데일리메일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WBA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김주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WBA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김주희

    “발톱 모으기가 취미죠. 히히히.” 앳된 처녀의 고운 입에서 나온 대답이라곤 정말 상상 밖이었다. 무슨 ‘본 콜렉터’도 아니고…. 그럴 만한 사연이 있겠지. 지난해 11월이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에서 시작된 염증이 어느새 발목까지 퍼졌다. 나중에는 온몸에 고열까지 생기는 등 증상이 심해졌다. 워낙 낙천적 성격인 데다 아버지 병수발 등으로 차일피일 미룬 것이 화근이었다. 감당해 내기가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혼자 끙끙 앓았다. 그러던 어느날 ‘그래, 저 산꼭대기에 오르는 거야. 그럼 하느님이 낫게 해주시겠지.’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곧바로 서울 도봉산으로 향했다. 막상 산을 오르려니 이날따라 초겨울 찬 바람과 오른쪽 발·다리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운동화끈을 단단히 동여매고 산을 타기 시작했다. 절룩절룩, 걷다가 풀썩 주저앉고 또 주저앉고…. 그러기를 여섯시간 만에 겨우 정상에 다다랐다. 평소 같으면 두 시간도 채 안 걸리는 높이였다. 몸은 지칠 대로 지쳤고 정신이 몽롱해져 한참을 드러누웠다. 그러면서 ‘하느님이 있다면 제게 의지를 주십시오. 제발 몸을 낫게 해주십시오.’라고 간절히 염원했다. 잠시후 몸을 일으켜 앉았다. 이때였다. 눈앞에 ‘복서’라는 글자가 크게 들어왔다. 아니?! 갑자기 기운이 생기면서 그쪽으로 절뚝절뚝 걸어갔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봤더니 그것은 ‘북서, 남서’라는 방향표지판 글씨였다.‘북서’를 ‘복서’로 착각했던 것.‘피식’ 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어 허공을 향해 “그래, 나는 복서야 복서, 죽어도 링에서 죽을 거야.”라고 크게 외쳤다. 비로소 ‘복서는 나의 운명’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받는 순간이었다. ●‘골수염´ 딛고 따낸 세계챔피언 그는 이날 등산객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산을 내려왔고 이튿날 병원에 입원했다. 골수염으로 발가락 뼈를 잘라내는 등의 수술을 받았다. 하루 20㎞ 이상 달리는 심한 훈련 등으로 염증이 생겼던 것. 이로 인해 빠진 발톱을 자주 찾다 보니 취미가 됐다. ‘얼짱’ 효녀복서로 알려진 김주희(21)가 바로 주인공이다.2004년 12월 최연소 나이로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세계챔피언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이후 파죽지세로 3차방어까지 성공한 그는 지난달 24일 세계권투협회(WBA) 라이트플라이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일본의 사구라다 유키를 TKO로 이겨,IFBA와 WBA 양대 기구를 석권하는 또 한번의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직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다시 링에 올라선 제가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라며 한동안 울먹여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5개월 동안 250여회 연습스파링 등의 고된 훈련, 이로 인해 발톱이 빠지고 뼈를 잘라내는 수술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링에 오른 일, 또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극진히 병수발하는 숨은 효행 등이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보통 또래 같으면 대학생활의 낭만을 한참 즐길 나이였기에 이런 사연은 안타까움과 진한 감동으로 전해졌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체육관에서 흔치 않은 인생 드라마의 주인공을 만났다. 체육관 입구에는 ‘작은거인 김주희 세계 챔피언 획득’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는 시합 뒤에 따르는 회복훈련을 하는 중이었다. 첫인상이 복서라는 느낌은 전혀 안들었다. 화장기 없는 ‘생얼’에 모자쓴 모습이 영락없는 평범한 20대 초반의 앳된 처녀였다. 화장을 안 하느냐는 질문에 “화장품도 없고, 또 화장할 줄도 몰라요. 피부가 하얀 것은 새벽에 운동해서 그래요.”라는 즉답이 돌아온다. 그런데도 얼짱이라고? 눈치를 챘는지 “얼짱이라는 말에는 ‘얼짱구’와 ‘얼짜증’도 포함돼 있어요.”라고 재치있게 웃어 넘긴다. ●“얼짱요? 얼짱구 아닌가요?” 몸상태가 어떤지 궁금했다.“발가락 절단수술로 근력이 떨어지다 보니 걷는 게 힘들어 제대로 운동을 못하고 있어요.”라면서 “지난번 시합 때 발가락 부상 부위를 피해 복사뼈 쪽으로 복싱 스텝을 밟다가 오른쪽 발목 인대가 늘어났어요. 요즘 인대를 조이는 운동도 병행하고 있지요.”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사의 거듭된 권유로 인대수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천적으로 빈혈이 조금 있었지만 요즘에는 많이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수술하면 아버지 병수발은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깁스하고서라도 해야죠. 또 직장다니는 언니도 있고요.”라고 대답했다. 그의 부친은 IMF 외환위기때 실직과 이혼을 겪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혈압과 당뇨가 심해졌다. 심지어 뇌경색으로 여러번 쓰러져 현재 말도 제대로 못하는 중환자 신세다.. 김주희는 이런 아버지를 손수레에 태우고 일주일에 2∼3차례 꾸준히 병원엘 다녀 동네에서는 소문난 효녀로 칭찬받는다. 아울러 그는 세계 챔피언이 된 뒤 대학(대학원까지 장학생 혜택)에 들어갔고 얼마 전에는 가난한 셋방살이에서 8평짜리 장애인 아파트로 이사를 하는 등 가장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링은 사실상 삶의 전부나 다름없는 셈이다. “원래는 육상선수였어요. 솔직히 육상보다 더 거친 복싱을 좋아하게 될 줄 미처 몰랐지요. 중학1년 때 말수가 점점 적어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저를 보고 언니가 불쑥 복싱을 권유하더군요. 그래서 언니가 주유소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할 때 그 옆 복싱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내게 됐지요.” ●저돌적 기교파, 복부공격이 특기 이렇게 해서 복서의 길로 들어선 그는 때마침 당시 관장(현 정문호 스프리스체육관장)의 배려깊은 지도로 이어지면서 숨은 재능과 실력이 일취월장, 발전을 거듭했다. 김주희 자신도 복싱에 재미를 붙여 하루 다섯 시간 이상 잠을 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지독한 연습벌레가 됐다. 중3 때 프로테스트에 무난히 합격했으며 고1 때인 2001년 6월 일본의 사와이미와 선수와 시합(무승부)을 통해 정식 프로선수로 데뷔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그는 중학생 때부터 교내매점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면서 자립심은 물론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근성을 스스로 길렀다. 이후 2002년 9월에는 첫 KO승을, 그리고 11월에는 이인영 선수에게 첫 KO패를 당하는 쓰라림을 맛보았다.2003년 3월 국내 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2004년 12월 드디어 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지금까지 12전 10승 1무1패(3KO)의 전적이 말해주듯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기교파. 특히 여자선수가 하기 힘든 복부 가격을 주특기로 한다. “흔히 복싱을 무식한 운동이라고 하잖아요. 맞아요. 몸을 사리지 않고 그저 열심히만 하기 때문이죠. 자격증도 어렵게 따야 전문가가 되잖아요. 저는 세상을 살면서 성실이 최상의 무기라고 생각해요. 잘하지 못하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는 못당해요.” IFBA와 WBA 등 두번에 걸친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면서 김주희는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프로는 방어가 아닌 다양한 공격을 통해 관중들에게 이것저것 많은 재미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나름대로의 복싱철학을 피력했다. 아울러 “모든 시합에서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반은 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차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은퇴시기를 언급하자 “도봉산 꼭대기에 있는 방향 표지판의 ‘북서’글씨가 제대로 보일 때가 아니겠어요.”라며 활짝 웃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86년 서울 출생. ▲2005년 영등포여고 졸업. ▲01년 프로데뷔. ▲03년 한국 플라이급 챔피언. ▲04년 한국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챔피언. ▲06년 IFBA 주니어플라이급 3차방어 성공. ▲07년 8월 WBA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현 대전중부대학교 엔터테인먼트학과 2학년 재학중. ▲전적 12전 10승1무1패(3KO승).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2) 아시아 이민자와 사교육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2) 아시아 이민자와 사교육

    호주에서도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이민자들의 ‘자녀 사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 백수를 경험할 정도로 일자리가 적은 나라에서 자녀들이 명문대학을 나와야 괜찮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봇물처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맹모삼천지교’형 부모들이 늘면서 명문 대학에 보내려면 명문 초등학교부터 나와야 한다는 신념으로 불법적인 일도 마다않는다. 위장전입도 불사하는 것이다. 명문 학교가 있는 지역은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뛰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전업주부 황효진(42)씨는 “두 딸의 교육을 위해 교민들이 없는 곳으로 이사했다.”면서 “딸들은 호주교사로부터 영어 개인과외를 받는다.”고 말했다. 교육을 위해 교민사회에서 멀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한국 교민들도 다른 아시아 출신의 이민자들처럼 대부분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거나 개인과외를 시키고 있다. 한국의 사교육 광풍이 싫어 이민 온 교민들조차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모순된 일이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에서 불가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마스든고교 부설 IEC(영어집중교육센터)의 강연희(56) 교사는 “교민 자녀들은 영어와 수학 과외를 많이 받는다.”며 “영어는 모자라는 것을 채우려고, 수학은 전략 과목으로 만들려고 시킨다.”고 설명했다. 교민들은 아이들이 유치원생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는 예능과 스포츠 관련 과외와 학습지를 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초등 3∼4학년이 되면 5학년의 우수반 시험과 6학년 3월의 셀렉티브고교 시험에 대비해 사교육을 시킨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교민은 사립고교의 장학생 시험을 준비하기도 한다. 시드니 총영사관 한국교육원 박인순(52) 원장은 “유학생이나 최근 이민자 가운데 ‘맹모삼천지교형’이 많고 특히 젊은 엄마들은 친구들의 자녀와 비교해 경쟁하는 심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불법 위장전입 성행… 고교 시험문제 유출도 사교육 비용은 학습지가 대체로 과목당 호주 돈으로 월 100달러(약7만 700원·이하 호주달러)선. 학원은 초등학교의 셀렉티브 준비반이 주중 1∼2회 또는 주말에 4∼5시간씩 집중반을 운영한다. 한 학기에 1000달러선 7학년(우리의 중1) 이상은 주로 영어, 수학, 과학을 배우며 과목당 350∼450달러. 수업은 90분씩 주 1회가 일반적이다. 예체능이나 학과목 개인 과외는 시간당 40∼100달러. 한국인 교사는 50달러선이 대부분이고 호주인 교사는 60∼70달러, 입시생은 100달러가 넘는다. 수영, 골프, 스케이트 등의 그룹과외는 시간당 20달러로 입장료는 따로 내야 한다. 승마의 경우 레슨 받는 동안에 말을 빌려야 하는데 그 비용은 최저 1000달러가 넘으며 돌보는 가격도 내야 한다. 교민 자녀들의 사교육 동선을 살펴보자.B자매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인 동생은 학습지로 영어와 수학을 매달 95달러에 배운다. 또한 피아노는 시간당 50달러, 수영은 그룹과외로 시간당 20달러, 스피치와 기계체조는 교내 특별과외로 30분에 12달러에 각각 배운다. 매주 토요일에 한글학교에서 한국어(10주 140달러)교육도 받고 있다.10주동안 발레와 영어 개인과외도 받았다. 명문 사립고교 1학년생인 언니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동생과 같은 레슨들을 이미 받은 결과 6학년 때 사립고교 장학생이 되었다. 지금은 시간당 50달러에 영어 에세이 작문, 시간당 60달러에 수학, 시간당 50달러에 플루트, 시간당 40달러에 테니스를 각각 배운다. 매주 토요일엔 한 달 50달러에 네트볼도 배운다. 이 자매는 방학(1년에 네번) 때마다 학원의 종합반 특강에 다니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주에 5일간,3시간 연속 수업해서 230∼250달러를 낸다. 다음은 C남매의 경우. 명문 사립고교 1학년인 누나는 초등학교 5∼6학년 때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명문 사립고교 장학생이 됐다. 시간당 100달러에 바이올린을, 시간당 50달러에 영어와 수학 과외를 받는다. 집안이 넉넉지 못해 그녀는 다른 아이를 가르쳐서 과외비에 보탠다. 유치원생에게 시간당 20달러를 받고 바이올린을, 초등교 2학년생에게 시간당 30달러를 받고 영어를 가르친다. 공립초등교 6학년인 동생은 셀렉티브고교나 사립고교 장학생을 목표로 누나가 다녔던 학원을 거쳤다. 하지만 두 곳 시험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같은 사교육 열기로 학원들이 잘나가다 보니 권리금은 장난이 아니다. 평균 20만달러선. 학원의 위치나 명성에 따라 매출은 차이가 있지만 연간 30만∼50만달러가 보통이다.‘제임스 안 아카데미학원’과 ‘뉴칼리지’가 교민 운영학원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점을 갖고 있으며 시드니 시내 20여곳에서 성업 중이다. 현재 호주의 사교육 시장 규모는 연 10억달러로 추정되며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영재반과 셀렉티브고교 시험문제가 사설 학원들에 불법 유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수백명이 유출된 시험문제를 똑같이 암기해 영재반 시험문제를 새로 낸 일도 있다. 작년 셀렉티브고교 입학시험에서 중국계 학생 10명의 표절이 적발됐다. ●백인 주민들 “아시아계가 교육풍토 망쳐” 성토 아시아계 이민자의 사교육 열풍에 대해 백인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현지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으며 많은 백인 부모들이 아시아계들이 교육풍토를 망친다고 성토했다. 토요일까지 학생들이 사교육에 매달리는 현상은 공교육이 살아 있는 호주에서는 ‘꼴불견’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럽계 중산층은 자녀들을 사립이나 가톨릭고교로 보낸다. 사립고교 학비가 버거운 계층은 일반 공립고교로 자녀들을 보낸다. 아시아계 학생들로 넘쳐나는 셀렉티브고교를 기피한 결과다. 이런 대결구도는 학력경쟁에서 뒤진 백인들의 고육책이기도 하지만 공부에만 매달리는 책벌레인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다. 이런 백인들의 시샘은 어느 날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누려왔던 우월적 지위를 넘겨줄 수 없다는 백인들의 우려는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특별 조치’로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모는 자식의 길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데 반해 호주 백인들은 자식이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준다.”는 어느 교민의 말을 깊이 되새겨야할 것 같다. siinjc@seoul.co.kr ■ “어중간한 대학의 학력보다 기술습득이 사회진출 유리” “과외는 학교에서 뒤처진 과목이 있을 때 필요하지만 학생 자신이 부족함을 깨닫고 지도를 요구할 때 시작해서 그 부분이 충족되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호주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단체활동 등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전문가인 시드니 총영사관 한국교육원 박인순(52) 원장은 6일 기자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조언했다. 박 원장은 교민들이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에 대해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호주 주류사회로 진입하기가 불가능함을 깨달은 이민 1세대들이 자식을 잘 키워 이민생활의 보람을 찾으려고 한다.”면서 “자식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선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호주 수업방식만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부모들이 인식한다. 학습방법이나 리포트 작성방식 등 숙제방법을 지도받으면 그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고 생각해 사교육을 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교민들은 관할지역 공립학교보다 셀렉티브와 명문 사립고를 선호한다.”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교민들은 명문 사립고 입학 후보자 명단에 예약을 해두고 장학생 시험을 아울러서 준비한다.”고 밝혔다. 박 원장에 따르면 중국인과 동남아인, 인도인들의 교육열도 대단하다. 하지만 현지 백인들은 이민자의 특별한 삶으로 여기는 편이어서 3분의1은 무관심하고 3분의1은 백안시하며 나머지는 주시하다가 따라하기도 한다. 특히 소수의 극성파 호주사람들은 일대일 과외도 하고 이민자들이 추천하는 학원에 등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교민들처럼 계속하지는 않는다. 백인들은 특기교육과 예체능, 주말의 스포츠클럽 등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열광적이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사교육으로 인해 가족간의 갈등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과외를 해보고 효력이 없으면 바로 끊기도 한다.”며 “과외를 못 시켜서가 아니라 과외를 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면 불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박 원장은 “이민사회에서는 어중간한 대학의 학력보다는 확실한 기술 보유가 안정된 생활기반을 잡는 데 유용하다.”면서 “다양한 사회진출 방법이 있으므로 한국에서처럼 졸업장에 연연하거나 자녀에게 그런 방향으로 유도하기보다 자녀의 특기를 살펴 기술적으로 장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부모가 의식 전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iinjc@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오사카세계육상 10종경기 가능성 확인 김건우

    [스포츠 라운지] 오사카세계육상 10종경기 가능성 확인 김건우

    큰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지 사흘밖에 안 됐지만 그는 여전히 트랙 위에 있었다. 전국체전 10종경기에서 8연패를 일군 독보적 존재인 김건우(27·포항시청)가 세계대회 ‘첫 경험’의 아쉬움을 재빨리 접고 베이징올림픽을 향해 담금질을 시작했다. 오사카 세계선수권 21위로 가능성을 확인한 그를 6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전담코치도 없이 21위 한국육상 희망일궈 인천공항에서 그 길로 선수촌에 들어왔다. 이틀 전 아버지 생일에도 전화로 축하인사를 대신했다. 무엇이 대회 뒤에 찾아올 해방감을 밀어내고 수용소 같은 선수촌으로 향하게 했을까. “오사카에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최고 선수들이 몸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경기 운영은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지켜봤지요. 조금만 더 힘을 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워낙 컸기에 마음을 다잡을 겸 (선수촌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때까지 훈련 스케줄과 중점 보완할 내용에 대한 구상을 귀국길에 이미 마쳤다. 아쉬운 점은 역시 전담코치의 부재.“외국선수들이 왜 코치가 없느냐고 물어왔을 때 ‘평소에도 여러 종목 코치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훈련해왔다.’라고 답하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군요.” 10종경기는 첫날 100m와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높이뛰기,400m를 소화한 뒤 다음날 110m허들, 원반던지기, 장대높이뛰기,1500m를 뛰는 육상의 ‘철인 종목’. 그는 훈련 스케줄과 대회 준비를 철저히 혼자 해냈다. 이번 대회 우승자인 로만 제블레(체코), 브라이언 클레이(미국) 등이 코치는 물론 마사지사, 트레이너 등과 함께 경기에 임한 것과 천양지차. 지난 1일엔 10종경기의 피날레 1500m에서 30여명 가운데 최고 기록으로 결승선을 밟았지만 그에 걸맞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다.“괜찮습니다. 그런 건 기대하지도 않아요. 제 목표를 열심히 좇을 따름입니다.” ●목표는 높게, 그러나 훈련은 밑바닥부터 스스로 꼽는 약점은 투척. 창던지기 기록은 제블레의 절반 수준이다. 해서 이번 겨울 근력 보강과 기술 보완에 몰두할 작정이다. 김건우는 “세계 톱10도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정상급 선수들은 포기할 종목은 빨리 접어 체력을 비축한 뒤 집중할 종목에 모든 것을 쏟아붓더군요.” 그래서 아예 이번 겨울엔 자비를 들여서라도 체코나 미국을 다녀올 생각이다. 김건우는 ‘특별히 잘하는 종목이 없어’ 고3 때까지 육상의 여러 종목을 전전하다 막다른 길목에서 10종경기를 택했다. 준비한 지 한 달도 안돼 가을철종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매력에 빠졌다. 하루 8시간씩 훈련도 견뎌내며 ‘연습벌레’란 별명까지 얻었다. 이런 그는 후배들에게 할 말이 많다. 선수들의 마음가짐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일부 선수는 체전에서 1∼3위 성적을 유지하는 데 급급하다. 그러고도 연봉 4000만∼5000만원 받는 직장을 어렵잖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이를 부추기는 것 같고요.” 꿈과 눈을 세계로 끌어올려야만 한국육상의 미래가 밝아온다는 뼈아픈 지적이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출생 1980년 2월29일 포항생 ●체격 185㎝,80㎏ ●학교 포항 남부초-동지중-경북체고-한국체대 ●가족 김대석(57·운수업)씨와 김금옥(51)씨의 2남2녀 중 셋 째. 남동생 김보근(22·한국체대)도 원반던지기 선수 ●경력 전국체전 8연패(1999∼2006), 마카오 동아시아대회 1위, 인천아시아선수권 2위(이상 2005), 도하아시안게임 3위 (2006),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 21위(2007년)
  • 최연소 이영경씨의 피랍생활

    “탈레반이 소지품을 다 뺏아 갔는데 아빠가 준 신용카드는 돌려 달라고 해서 가지고 있었어요. 힘들 때마다 신용카드를 보며 아빠를 생각했어요.” 피랍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이영경(22·여)씨는 2일 샘안양병원에서 아버지 이창진(51)씨를 만나 악몽 같은 피랍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아직까지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탈레반’의 ‘탈’자만 나와도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안양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씨는 어학연수를 다녀 오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아프간 봉사활동을 떠났다. 지난해에도 샘물교회 청년회 일원으로 인도 봉사활동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아직 정신적으로 충격이 많고, 말하는 것도 앞뒤가 잘 안 맞아서 오락가락하는 것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씨의 아버지를 통해 피랍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탈레반은 7월19일 봉사단원 23명을 납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4명씩 나눠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당시 탈레반은 피랍자들을 분산 수용하면서 “서울에 보내 줄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봉사단원들은 이 말을 믿고 나이가 어린 이씨를 가장 먼저 가는 팀에 넣어 주었다. 그러나 탈레반의 말은 거짓말이었고, 가장 먼저 떠난 4명은 제일 멀고 험한 곳으로 가게 됐다. 피랍 생활 동안 내내 풀어 주겠다는 거짓말을 수백차례 들었다. 매일 거짓말을 밥 먹듯이 했기 때문에 풀려 나기 전 날에 민가에서 잘 때도 ‘이번에도 또 거짓말이겠지.’생각하고 믿지 않았다. 그는 적신월사 쪽에 인도되고 나서야 ‘아 진짜구나.’하고 생각했다. ●“첫날 소지품 모두 빼앗겨” 탈레반은 납치하자마자 소지품을 모조리 다 빼앗았다. 이씨는 디지털 카메라와 MP3 등을 모두 빼앗겼다. 탈레반의 협박에 겁이 났지만 용기를 내 “아빠가 준 신용카드는 돌려 달라.”고 했고, 탈레반도 잠시 그를 보다가 신용카드만은 돌려 주었다. 신용카드는 이씨의 아버지가 여행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비상금’으로 준 것으로 아버지의 흔적이 있는 유일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억류 내내 아버지의 이름이 쓰인 신용카드를 보며 아버지 생각을 했다. ●동굴과 움집에 가둔 후 밖에서 지켜 피랍생활 내내 4명은 산속에 있는 움집이나 동굴에 재우고 먹을 것은 빵과 홍차, 끓인 물 등을 주었다. 함께 있던 피랍자가 황달기가 있자 포도 등도 제공했다. 먹을 것은 항상 그 수준이었고, 동굴이나 움집 같은 곳에 살다 보니 온 몸에 벌레가 물어 성한 곳이 없었다. 동굴에 있을 때 탈레반들은 안에서 감시하는 것은 아니었고 움집이나 동굴에 가둔 뒤 밖에서 지키는 식으로 감시했다고 한다. 밤에 이동할 때는 오토바이에 태우고 데리고 다녔다고 이씨는 전했다. 계속 그렇게 지내다가 딱 하루 풀려 나기 전날 밤에 민가에 데려 가서 재웠다. 대화는 탈레반이 영어를 못해 손짓과 몸짓으로 했다. 피랍 내내 ‘죽이겠다.’는 협박보다는 반항하거나 도망을 갈까봐 거짓말하면서 주로 회유를 많이 했다. 안양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이렇게 달라졌어요] 도봉구 ‘발바닥공원’

    [이렇게 달라졌어요] 도봉구 ‘발바닥공원’

    도봉구 방학동에는 ‘발바닥공원’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이름의 공원이 있다. 대단지 아파트에 둘러싸인 자투리 땅에 우거진 숲과 생태연못, 자연학습장, 잔디광장 등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곳은 몇해 전까지만 해도 무허가 판자촌이었다. ●전(前)=마른 하천에 쓰레기, 악취 풍기던 곳 판자촌은 방학로에서 창동 쪽으로 걸어오다 물이 말라버린 방학천과 만나는 방학3동 270 일대에 있었다.40여년 전인 1965년부터 세운상가 건립부지의 철거민들이 몰리면서 건천로(乾川路)를 끼고 형성됐다. 2002년 판잣집들을 허물 때 135채에 주민 850명이 거주했다. 속을 드러낸 하천 바닥에 온갖 쓰레기와 오물을 내다버렸다. 큰비라도 내리면 금방 하천이 범람하고 비가 그치면 쓰레기와 빗물이 뒤섞여 역겨운 악취를 풍겼다. 여름에는 파리와 모기가 들끓었다. 판자촌 주변에 아파트가 하나둘씩 들어섰으나, 주민들은 불량배들의 활동무대를 피해 다녀야 했다. 판자촌을 정비한 뒤에도 한동안 방치되다 지난해에야 공원조성 사업을 끝냈다. 공원의 이름을 발바닥공원이라고 지은 사연이 있다. 지저분한 판자촌에서 녹색 공원으로 변신한 운명이 평소 하찮게 여기다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인정받고 있는 우리 몸의 발바닥과 비슷하다고 해서 그렇게 붙였단다. ●후(後)=웃음꽃 피는 공간으로 대변신 도봉구는 서울시의 도움을 받아 길이 1.2㎞, 넓이 1만 8181㎡ 부지에 나무를 심었다. 소나무 등 44종 11만 8260그루나 된다.‘나무심기 성금’을 낸 주민 990명의 이름표를 은행나무에 달았다. 검정말, 석창포, 수련 등 수생식물과 초화류 3만 4000본도 쑥쑥 자라기 시작했다. 넓이 710㎡의 생태연못에는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를 잡아먹는 잉어와 방아깨비 등이 서식한다. 길이 800m의 산책로는 물이 잘 빠지고 친환경적 소재로 포장을 했다. 잔디광장과 고추 등이 자라는 자연학습장도 만들었다. 주말이면 황토블록으로 만든 지압보도를 거니는 주민들의 입가에서 웃음꽃이 핀다. 어린이들은 예쁘게 꾸민 도봉환경교실 건물에서 자연을 배우며 뛰어논다.6개 강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주민만 930명이다. ●옥에 티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건천인 방학천 일부 구간을 복원하지 못해 아직도 냄새가 난다. 주민들은 생태연못∼방학천∼중랑천∼한강으로 빨리 맑은 물이 흐르기를 바란다. 도봉구 직원은 “지하수를 활용, 방학천을 생태하천으로 바꾸는 사업을 서울시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물이 흐르면 발바닥공원의 대변신에 마침표가 찍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모기도 무더위엔 맥 못춘다

    ‘무더위가 모기를 날렸다.’ 올 여름 예년 같지 않은 무더위와 열대야가 모기 퇴치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경산시 와촌 지역에 설치된 유문등에서 채집된 모기 총개체수는 8월 6∼7일 199마리,13∼14일 82마리,20∼21일 224마리,27∼28일 428마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4마리,219마리,1388마리,3268마리에 비해 최고 8배 정도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뇌염모기도 71마리,52마리,121마리,315마리로 전년 10마리,74마리,479마리,1811마리에 비해 최고 6배 줄었다. 지난 7월 한달간 모기 총개체수도 126∼254마리(주간별)로 지난해 150∼387마리보다 적었다. 이로 인해 올 들어 전국에서 일본뇌염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올 들어 모기 총개체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30도 이상의 고온이 장기간 계속된데다 잦은 게릴라성 호우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도내 주민들은 “올 여름철 지독한 무더위속에도 사람에게 귀짢은 존재인 모기는 크게 준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대구교육대 과학교육과 손석락(54) 교수는 “모기는 올해 여름처럼 32∼33도 이상의 고온이 지속되면 모기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산란율 및 횟수, 부화율 등이 50% 이상 크게 떨어져 개체수 감소 현상이 두드러진다.”면서 “또 잦은 게릴라성 폭우가 모기의 알집과 애벌레를 씻어 내려간 것도 모기 감소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또 “여름철 모기 개체수는 그 해 가을, 겨울 모기 개체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올해는 대체로 모기가 적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성북구, 북악산 동식물보호구역 지정

    성북구는 29일 야생 동·식물의 보호를 위해 성북동 산 25 일대 북악산 45만 5000㎡를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을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성장과 개발위주의 정책으로 인해 자연환경이 훼손돼 야생 동·식물 서식공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성북구는 야생동·식물 보호구역 지정에 앞서 성북천 상류계곡으로 자연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서울성곽과 연계돼 있는 북악산 일대의 현지 조사를 실시해 도롱뇽, 물총새, 구렁이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야생동·식물 보호대상은 서울시 보호 야생동·식물 35종으로 서울오갈피, 삼지구엽초, 끈끈이주걱, 복주머니란, 산개나리, 금마타리, 두꺼비, 도롱뇽, 북방산개구리, 줄장지뱀, 무당개구리, 실뱀, 넓적사슴벌레, 애호랑나비, 말총벌, 왕잠자리, 풀무치, 노란허리잠자리, 땅강아지, 강하루살이, 오색딱따구리, 흰눈썹황금새, 제비, 물총새, 꾀꼬리, 박새, 노루, 고슴도치, 족제비, 오소리, 황복, 경모치, 꺽정이, 강주걱양태 등이다. 야생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산란기 때에는 구청 등의 허가를 받아야만 출입을 할 수 있으며, 불법으로 보호동·식물을 채취하거나 잡으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위기에 빠진 대전 갑천 야생동물

    인구 150만의 대전을 흐르는 갑천은 길이가 73.7km에 이른다. 갑천은 대전 시민들에게 도심 속 쉼터이자 주변 여러 생물들에게도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왔다. 구체적으로 갑천이 어떻게 생명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해왔느냐고? 이 물음에 대해 29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KBS1 ‘환경스페셜’이 ‘원앙의 갑천이야기’로 답한다.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을 중심으로 갑천에 사는 생물들의 생태를 통해 갑천의 소중함을 보여준다. 어미 원앙이 알을 품기 시작한지 28일 만에 새끼들이 하나 둘씩 깨어나기 시작한다. 물 속 세상에서는 피라미들의 산란이 임박했다. 생식시기가 되면 붉은 빛을 띠는 수컷 피라미들은 유난히 강렬한 혼인색으로 치장하고 암컷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뒤, 하천 바닥에 산란장을 만든 피라미 부부는 함께 들어가 알을 낳는다.새들은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에 분주하다. 박새부부는 둥지를 찾지 못해 전신주 구멍에 자리를 잡았다. 바로 옆 죽은 미루나무에는 큰오색딱따구리가 집을 지었다. 어미 큰오색딱따구리는 부리 한가득 벌레들을 물어 연신 새끼들에게 나른다. 이렇게 평화로운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갑자기 장마가 밀어닥쳤다. 물가 덤불에서는 새들의 알이 흙탕에 빠졌고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도 온통 진흙으로 덮여버렸다. 야생의 동물들은 위기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길섶에서] 화려한 휴가/임병선 체육부 차장

    중학교 2학년 딸아이와 영화 ‘화려한 휴가’를 봤다. 평소 아빠가 제 몸 손대는 것을 벌레 대하듯 하던 딸이 영화관을 나오면서 손을 잡아달라고 했다. 떨리는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딸만 그랬던 건 아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팝콘을 줄곧 먹어대던 한 고교생도 어느 순간 손짓을 멈췄고 화장실 앞의 20대 여성은 남자친구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 역시 어둠을 틈타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느라 눈물반 땀반을 흘렸다. 영화는 현실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아내는 “역사에 드라마를 너무 많이 끌어들여 진실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대학때 친구는 “지금도 전두환 같은 인간들이 활개치고 돌아다니는 사실이 부끄럽고 화나고 창피하다.”고 했다. 그때 빛고을에 있었다는 이유로 아빠를 비겁하다고 했던 딸은 “이제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난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끔찍했다.”고 답했다. 애가 그날의 진실을 들여다볼수록 갖게 될 환멸이 난 벌써 두려워진다. 임병선 체육부 차장 bsnim@seoul.co.kr
  • “학벌보단 일에 대한 소신으로 평가를”

    “학벌보단 일에 대한 소신으로 평가를”

    ‘다가따가다가따가….’ 고졸 출신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의 음향총괄감독을 맡은 김벌래는 폐막식에서 ‘사고’를 치고 만다. 피날레를 장식하는 ‘안녕’에서 S대 음대 교수 두 사람이 반대하여 쓰지 않기로 했던 ‘다듬이소리’의 버튼을 누른 것이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민을 떠나겠다는 결심으로 ‘거사’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 효과음악의 대부 ‘제목을 못 정한 책’(순정아이북스 펴냄)으로 학벌 위주 사회에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의 본명은 김평호. 연극판을 누빌 때 이해랑 선생이 ‘조그만 녀석이 여기저기 안 보이는데 없이 벌레처럼 발발거리고 돌아다닌다.’고 붙여준 별명 ‘벌레’를 ‘벌래’로 고쳐 쓰고 있다. 그는 ‘1970∼1980년대 만들어진 광고 소리의 90%는 김벌래 것’이라고 할 만큼 ‘한국 광고 음향의 대부’로 꼽힌다. 콜라 병마개를 따는 소리를 만들어 콜라 회사로부터 백지수표를 받았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만화 ‘로봇 태권 브이’의 음향작업을 진행했고 88올림픽과 2002 월드컵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형 이벤트에서 사운드 연출을 맡았다. 현재는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겸직교수로 17년째 대학 강단에서 서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평생 발목을 잡은 그의 최종 학력은 1959년 국립체신고등학교 졸업. 그는 “어느 사회나 계급이 있지만 한국사회에서는 학벌 있는 사람들이 힘 없는 사람들을 핍박한다.”면서 “이런 세태를 만든 것은 못 먹고 못 살던 시대에 열심히 공부하라고 가르친, 그런 분위기에 휩쓸린 우리 또래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제는 확 정신을 차려서 학벌보다는 자신의 일에 소신을 갖고 있느냐 아니냐로 평가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뭣 좀 하려 하면 그 학위가 있네 없네 그런 걸로 따지지 말고 일에 대한 소신으로 평가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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