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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염, 수술해도 재발 가능성… 자기 관리가 최선

    비염, 수술해도 재발 가능성… 자기 관리가 최선

    알레르기 비염은 ‘코에 나타나는 천식’이라고도 한다. 천식이 기관지에서 일어나는 알레르기 반응이라면 비염은 코의 점막에서 발생하는 알레르기 반응이기 때문이다. 비염의 3대 증상은 ‘재채기 발작, 맑은 콧물, 코막힘’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눈이나 코 또는 입 천장에 가려움증을 느끼거나 눈물이 많이 나오고 눈이 충혈되는 일도 있다. 입맛도 떨어진다. 감기와 증상은 비슷하지만 일주일 이상 계속되고 열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 어린아이의 경우 가려워서 코를 문지른다거나 씰룩거리는 습관이 생기며, 이로 인해 코 점막이 헐어 코피를 흘릴 수도 있다. 가족 중 알레르기 질환자가 있다면 이런 증상을 보였을 때 본인도 알레르기 비염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비염이 있을 때는 콧구멍 속 맨 뒤쪽에 있는 편도선 중 하나인 인두편두와 목구멍에서 모이는 구개편도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코맹맹이 소리를 하거나 잘 때 코를 골고 이를 가는 경우도 있다. 잘 때 기침을 하는 버릇을 갖기도 쉽다. 비염이 있는 사람들은 보통 다크서클도 심하다. 알레르기는 특정 계절이 되면 재채기가 반복되면서 맑은 콧물과 코 막힘이 있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일년 내내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에는 집먼지진드기, 곰팡이류에 의한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 수가 많다. 이 밖에 음식물이나 직업상 어떤 특정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알레르기 비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비강 내 해부학적 구조, 정신적 스트레스 등도 원인이다. 아침에 일어나 찬 공기를 마시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치료는 항히스타민제 등을 통한 약물요법, 레이저를 이용해 점막을 태우거나 코가 잘 막히지 않도록 코 안 구조물을 성형하는 방법, 면역 치료 등이 있다. 하지만 수술을 해도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기 관리가 우선된다. 알레르기 질환은 다양한 증상이 겹쳐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히 비염 환자는 천식과 결막염까지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외부 환경에 노출돼 있어 취약하고 자극에 민감한 부위인 코와 눈, 기관지에 알레르기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기관지 천식은 간헐적으로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곤란, 발작적인 기침, 천명(좁아진 기관지를 통해 공기가 흐를 때 쌕쌕거리는 소리)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보통 3대 증상이 다 나타나지만 천명 없이 마른기침만 계속하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만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들은 늦은 밤, 새벽이면 특히 심해진다. 날씨 변화에도 민감해 흐리거나 저기압일 때는 가슴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담배연기에도 매우 민감해 연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기관지 수축이 일어날 수 있다. 환절기 감기도 천식 발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천식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더 높은데, 한번 감기에 걸리면 천식 증상까지 악화돼 이중고를 겪게 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기관지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천식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스트레스와 환경관리가 필수적이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여러 형태로 일어나는데 대부분은 증상이 경미한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이다. 갑자기 눈이 가려워지고 충혈되며 따가운 감을 느끼고, 눈물이 많이 난다. 심한 경우 눈꺼풀이 부풀어 올라 결막에 부종이 생기고 끈끈한 점액성 분비물이 나올 수도 있다. 알레르기 결막염 증세가 나타나면 절대 비비지 말고 얼음을 천에 싸서 냉찜질을 하며 가려움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게 좋다. ‘미칠 듯한 가려움’ 피부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알레르기로 인한 가려움증을 이렇게 호소한다. 긁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 번 긁으면 본인도 모르게 피가 날 때까지 긁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토피는 피부 알레르기 가운데서도 고통이 정말 심각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가려움 때문에 반복적으로 긁고 문지르다 보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피부 주름이 선명해져 외모에 대한 우울증도 생기게 된다. 아토피를 비관해 자살하는 사람들도 최근 잇따르고 있다. 아토피는 보통 소아기 때 호전되고 사춘기 때 다소 악화됐다가 대부분 30대에 자연 치유된다. 사춘기~성인기에는 특정부위, 특히 피부가 겹치는 부위에만 심한 증상이 나타난다. 다른 알레르기 질환과 마찬가지로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아토피 피부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항상 보습을 충분히 해주고 깨끗이 세탁된 순면 옷을 입는 게 좋다. 두드러기 환자도 당사자에게는 고통이다. 피부가 갑자기 가렵다가 부어올라 벌레 물린 것처럼 보이는 팽진이 나타나는데, 당시는 정말 가렵다가도 수시간 뒤에는 없어진다. 특정 부위를 가리지 않고 온몸에서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특정 알레르기가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만성두드러기의 70~80%는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두드러기로 분류된다. 원인을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항히스타민제로 치료한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는 더욱 목욕, 과도한 운동, 술 등을 피하고 가려울 때는 긁는 대신 냉찜질을 해야 2차 감염이나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벵거의 도박’ 아스널 침몰 위기에 놓이다

    ‘벵거의 도박’ 아스널 침몰 위기에 놓이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의 ‘도박’이 침몰 위기에 놓였다. 2일 자정 펼쳐진 스토크 시티 대 아스널의 맞대결. 1-0으로 끌려가던 아스널이 인저리타임에 사냐의 패스에 이은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의 침투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챔벌레인은 정확하게 패스를 노마크 찬스에 있던 사노고에 연결했고, 사노고의 슈팅은 골키퍼가 움직일 필요도 없이 허공에 뜨고 말았다. 불과 한 달 사이에 1위에서 3위(맨시티가 덜 치른 2경기 중 1승이상을 거둔다면 4위)로 처진 아스널에 대해 현지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이번 시즌 EPL 우승은 물 건너갔다는 반응이 많다. FA컵이 가장 현실적이 목표가 아니겠냐는 반응도 눈에 띈다. EPL 우승을 노리는 팀이, EPL에서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득점한 적이 없는 사노고에게 ‘기적의 한 방’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 현재 아스널 공격의 현주소다. 또 다른 후보 공격수 벤트너 역시 이미 EPL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검증된 선수다. 지루, 벤트너, 사노고의 공격진으로 EPL 우승에 도전하면서, 그리고 지난 시즌 그들의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자인 시오 월콧이 이미 시즌아웃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든든한 이적자금을 들고 있으면서 1월 이적시장에서 아무런 공격수도 보강하지 않은 것은 완벽한 벵거 감독의 ‘도박’이었다. No.1 공격수 지루 조차 지친 모습에 기복 있는 활약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사노고와 벤트너 중 한 명이 ‘터지지’ 않는다면, 아스널 공격진에 해답이 없다는 것은 팬들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반 페르시가 팀을 떠나고 지루가 No.1 공격수가 된 바로 그 시즌 겨울이적시장부터 많은 축구 전문가와 팬들이 ‘월드클래스 공격수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나 벵거 감독은 3번의 이적시장에서 사노고를 제외한 어떤 공격수의 이적도 임대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스토크시티 경기 후 현지 팬들은 벵거 감독이 지난 이적시장에서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은 것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 결과는 전적으로 벵거 감독의 책임이다’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적자금이 있었고 공격수가 필요했으며, 데려올 수 있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은 감독의 결정 또는 ‘도박’이었기 때문이다. 벵거 감독의 ‘도박’은 공격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부터 베르마에렌, 메르테사커, 코시엘니 3명의 중앙수비수로 수비진을 꾸리고 있다. 대부분의 ‘빅클럽’들이 4명의 중앙수비수를 두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양적으로’ 부족한 수치다. 메르테사커-코시엘니 조합은 유럽 최고의 조합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들, 그 두 선수 중 단 한 선수라도 부상을 당하게 되면 오랜 기간 1군 경기에 나서지 않은 베르마에렌이 나서야 하고 베르마에렌은 코시엘니와도 메르테사커와도 인상적이지 못한 조합을 보여줬던 바 있다. 우측 수비수 사냐를 중앙수비수로 돌리는 수가 있지만, 그럴 경우 남는 오른쪽 수비수 젠킨슨은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이는 선수다. 유독 부상이 많은 아스널임을 고려할 때, 그리고 앞으로 중요한 경기들이 많이 남아있는 것을 고려할 때 위 3선수 중 2선수가 부상을 당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다. 시즌 상반기 오래 1위를 달리던 아스널을 만는 것도, 적절한 보강없이 남은 선수들을 믿는 방법을 선택한 것도 벵거 감독이다. 그런 벵거 감독이 본인 앞에 놓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당신의 힐링, 자연엔 킬링… 자연 훼손하는 캠핑의 두 얼굴

    당신의 힐링, 자연엔 킬링… 자연 훼손하는 캠핑의 두 얼굴

    홍천강을 낀 수려한 풍광의 소남이섬. 그러나 지금 그곳은 굳게 문이 닫혀 있다. 매주 캠핑족들이 몰려오면서 섬 전체가 순식간에 쓰레기섬으로 변한 탓이다. 강물을 더럽힌 기름띠, 인근 주민의 논밭에 가득한 배설물과 오물, 밤잠을 설치게 만든 소음까지. 조용한 시골 마을은 살기 힘든 땅으로 변했다. 캠핑의 두 얼굴, 그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역 주민과 나, 그리고 자연의 공생은 불가능한 것일까. EBS의 ‘하나뿐인 지구’는 28일 밤 8시 50분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를 방영한다. 프로그램은 ‘캠핑장으로 향하는 당신의 텐트와 차는 얼마나 큽니까’, ‘캠핑장에 무엇을 남기고 어떤 것을 채워 옵니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캠핑족 200만명 시대.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1박 2일간 그곳에 남긴 흔적은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남는다. 풀내음은 고기 굽는 냄새로, 풀벌레 소리는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로 변하고 있다. 자연이 주는 기쁨은 음주와 소음으로 바뀌어 있다. 고가 장비의 경연장으로 변한 캠핑장은 도시의 생활을 쏙 빼닮기까지 했다. 제작진은 캠핑이 최근 딜레마에 빠진 현실을 꼬집는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캠핑은 하늘을 지붕 삼아 나만의 작은 집을 세우고, 그곳에서 흘러가는 해와 달을 마주하며,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다. 그렇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때이기도 하다. 추위와 무더위도 자연 속에선 추억이 된다. 그러나 캠핑장에 도착하려면 꽉 막힌 도로를 지나야 하고, 어렵게 도착한 캠핑장에선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텐트를 치고 나면 먹고 마시다 어느새 하루가 다 지나간다. 이튿날이면 시간에 쫓기듯 다시 도시로 향해야 한다. 사람들이 가고 남은 캠핑장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사람들이 몰려들다 보니 자연 훼손도 불가피한 일이 됐다. 캠핑은 오히려 자연에 해를 끼치고 힐링을 얻고자 떠난 캠핑이 ‘소비’로 얼룩지는 지금, 캠핑은 딜레마에 빠졌다. 히말라야 산맥의 북서쪽 가셔브럼 4봉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등정한 전문 산악인 유학재씨. 그는 야영을 갈 때마다 꼭 챙겨가는 물건이 있다. 배설물을 보관하는 친환경 에코백이다. 산 이곳저곳에 얼룩진 배설물의 흔적들이 안타까워 그는 이 에코백을 직접 개발했다. 프로그램은 자연 속에서 사람들이 머물다 간 자리에는 우리가 모르는 ‘흔적’이 남는다고 조언한다. 쓰레기와 오·폐수, 상처 난 나무와 숲 등이다. 자연의 생명력을 앗아가는 이런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여왕의 점프,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여왕의 점프,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20일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펼쳐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3조 네 번째 순서인 엘레네 게데바니슈빌리(조지아)가 연기를 펼칠 때 다음 차례인 김연아(24·올댓스포츠)가 대기 선수석에 등장했다. 이날 김연아는 상기된 표정이었고 다리를 열심히 움직이며 몸을 풀었다. 게데바니슈빌리의 연기가 끝난 뒤 링크에 올라선 김연아는 점프 연습을 했으나 삐끗하고 말았다. 코치석으로 향한 김연아는 신혜숙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멀리서 봐도 평소 그답지 않게 긴장한 것이 역력히 느껴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연아는 “낮잠도 자고 기분이 좋았는데 워밍업 때부터 이상하게 긴장이 됐다. 나 역시 사람이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정도였고 점프에 대한 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경기 전 대기실에서 정말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선수 생활을 통틀어)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연아는 첫 과제이자 가장 어려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했다. 기본점수 10.10점에 수행점수(GOE) 1.50점을 받아내 11.60점을 따냈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기본점수 5.30점)도 완벽하게 뛰어 GOE 1.10점을 보탰고, 크로아티아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와 국내 종합선수권에서 실수했던 더블 악셀(기본점수 3.30점)도 가볍게 성공했다. 위기의 순간에서 김연아를 구한 것은 두둑한 배짱이었다. 김연아는 “연기를 펼치기 직전 ‘훈련에서도 항상 긴장하며 해냈다. 지금 못 할 게 뭐냐’며 스스로를 다그쳤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모든 걸 비운 채 연습처럼만 하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잘 맞아떨어졌다”며 웃음을 지었다. 끊임없는 훈련의 성과도 빛을 발휘했다. 점프 감각을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소문난 ‘연습벌레’인 김연아는 올 시즌 하루 6시간의 훈련을 쉼 없이 소화했다. 일주일 동안 일요일 하루 휴식을 제외하고 6일 내내 계속되는 강행군을 펼쳤다. “쇼트는 연습에서 거의 클린을 했는데 막상 실전에서 못했으면 억울할 뻔했습니다. 모든 선수가 그렇듯 준비한 것을 잘 보여 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소치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밤손님 환영”… 시공 초월한 아트선재 ‘6 - 8’전

    “밤손님 환영”… 시공 초월한 아트선재 ‘6 - 8’전

    지난 14일 밤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아트선재센터. 야트막한 건물의 옥상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이웃 도서관과 학교, 불을 밝힌 율곡로의 상점을 따라 이따금씩 차량들이 정적을 깰 뿐이었다. 고개를 돌리자 북악산과 청와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어두운 밤, 미술관 큐레이터가 양쪽 귀를 헤드폰으로 살며시 덮어 준다. 번잡한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아기 울음소리, 자동차 소음 등이 뒤섞여 있었다. 큼지막한 손전등을 원하는 쪽으로 비추면 그곳의 소리가 헤드폰을 채웠다. 작품 ‘서울 비추기’(권병준·김근채)였다. 이어 이끌려 들어간 온실을 닮은 옥탑방에선 뿌연 수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밀폐된 공간에선 바로 앞사람도 보이지 않을 정도니, 숨은 막히고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그래서 이 설치미술 작품 이름은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다. 아니면 그 반대이거나’(이원우)일 거다. 미술관 관계자는 “외부 세계와의 관계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유머러스하고 진지한 상황극을 재연한다”고 설명했다. 아트선재센터가 개관 16주년을 맞아 마련한 ‘6-8’전은 문화융성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문화에 굶주린 현대인을 위한 틈새전이다. 오후 6시면 어김없이 미술관의 문을 열었다가 2시간 뒤인 오후 8시면 문을 닫는다. 관람객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하며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미술관을 찾는다. 이범구 아트선재 대표는 “애초 1층을 전면 보수하면서 불가피하게 휴관하게 되자 미술관 옆 뜰과 옥상, 복도 등을 활용해 이런 틈새전을 기획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개관 첫날에도 수백명이 몰렸다. 출입구 옆 주차 부스와 전광판의 ‘파티타임잡’과 ‘떠 있는 말’이란 설치 작품이 손님을 가장 먼저 맞는다. 음식점 손님을 맞기 위한 주차 부스는 형형색색의 조명이 반짝이는 작품으로 돌변했다. 한때 이곳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을지 모를 청춘들을 위한 작은 위로다. 3개로 나뉜 전광판에는 수수께끼 같은 글자가 나열됐다. 소설가 보르헤스의 작품에서 뽑은 문구들이다. 부부 작가 로와정(노윤희·정현석)의 솜씨다. 정원의 한옥에선 레이저쇼를 연상시키는 ‘더 많은 빛을-공(空)의 관조도’(리경)가 펼쳐지고, 사무실 복도에선 ‘자잘 노래’(배민경), 승강기 앞에선 ‘개인전용극장’(전유진) 등이 자리를 차지한다. 숨은그림찾기 같은 ‘소원을 말해 봐’ ‘우왕좌왕’(염중호) 등 돌을 쌓아 만든 작품들은 옥상으로 이르는 길 곳곳에 숨어 있다. 이윽고 3층 승강기에서 내려 좁은 계단과 쪽문을 거치면 풀벌레 소리를 닮은 기계음이 귀를 간지럽힌다. 어두컴컴한 기계실 한켠에 자리한 ‘미확인 벌레’(윤수희)다. 미술관 측은 옥상으로 향하는 길을 트기 위해 직접 나무 계단을 만들고 벽 일부를 헐어 낼 만큼 전시에 공을 들였다. 전시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안성맞춤인 자리다. 다음 달 29일까지 이어지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무료입장.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임주형 기자 소치 프리즈마] 평창 홍보관 방문자 10만명… 침·뜸 체험장엔 ‘번호표 경쟁’

    [임주형 기자 소치 프리즈마] 평창 홍보관 방문자 10만명… 침·뜸 체험장엔 ‘번호표 경쟁’

    소치 올림픽타운에는 삼성전자와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아우디 등 공식 스폰서 11개 기업의 홍보관이 늘어서 있다. ‘빨강 애벌레’ 모양의 코카콜라 홍보관은 멀리서 봐도 톡톡 튀는데 한국인들의 눈은 바로 옆 건물로 쏠린다. ‘더 넥스트 호스트 시티 평창’(The next host city PyeongChang) 2018년 차기 대회 개최지 평창을 홍보하는 ‘평창하우스’다. 지난 15일 취재차 방문을 했더니 입구는 장사진이었다. 순서를 기다리다간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아 관계자에게 부탁해 뒷문으로 입장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선전하는 홍보물을 황홀한 표정으로 감상하고 있었다. 지난 7일 개관한 평창하우스는 625㎡의 아담한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만든 10점의 디지털 병풍이 왼쪽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병풍 내부의 60인치 화면에는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이 그린 민속화가 실시간으로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오른쪽은 강릉 선교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한옥, 천장에는 방패연이 각각 설치돼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와 강릉 경포호가 각각 가로 12m 세로 4.5m 대형 사진에 담겨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와 평창 올림픽조직위가 제작한 홍보 영상이 가로 14m 세로 4.5m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된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침과 뜸 체험 행사장이다. 한의사 2명이 희망자에게 침과 뜸을 시술하는데,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소치로 자원봉사를 온 치우천천(22·여·중국)은 평창하우스 관람을 마친 뒤 “한국이 갖고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알게 됐다. 2018년에도 꼭 자원봉사를 신청해 평창에 가겠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이날 누적 관중 10만명을 돌파한 평창하우스.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이 찾고 있으며 피크타임인 오후 2~4시에는 시간당 2000명 이상 들어온다고 한다. 이들이 카메라에 담아 간 한국과 평창, 강릉의 아름다움은 지구촌 곳곳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글 사진 hermes@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강화역사박물관

    [명인·명물을 찾아서] 강화역사박물관

    흔히 강화도는 역사 문화유적의 보고(寶庫)로 불린다. 선사시대를 비롯해 삼국·고려·조선시대의 다양한 유물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강화도의 지정학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강화는 나라가 외세의 침략으로 위급할 때 왕실과 조정이 피란해 전란을 극복하는 전략적 요충지였고, 주변국에서 내륙으로 문화와 물자가 드나드는 주요 길목이었다. 인천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에 위치한 강화역사박물관이 전국적으로 산재한 역사박물관 중에서도 유독 주목을 받는 것은 이 같은 특수성 때문이다. 우선 선사시대 유물이 눈에 띈다. 박물관 옆에는 남한에서 가장 큰 고인돌이 자리 잡고 있다. 높이 2.6m, 길이 7.1m, 너비 6.5m, 무게 80t에 달한다. 이를 중심으로 고인돌광장이 형성돼 있는데 강화역사박물관은 고인돌광장 내에 2010년 10월 문을 열었다. 국·시비 125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4233㎡ 규모로 조성됐다. 강화 고인돌은 고려산과 별립산 주변인 부근리, 고천리, 오상리 일대에 160여기가 있다. 이곳 고인돌은 탁자 모형 북방식 지석묘 형태의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묘제로 2000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역사관에 전시된 선사시대 유물은 다양하다. 전체 전시 유물 3841점 가운데 30%가량이 선사시대 것이다. 전문가들은 문명의 여명기인 신·구석기시대에 대륙의 문화가 바닷길을 따라 한반도로 전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선사유물은 강화도를 비롯해 인근 섬인 덕적도, 삼목도, 영종도 등에서 다수 발견되고 있다. 당시 사람들이 섬 지역에 널리 퍼져 살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주거지 모형이 여러 형태로 재현돼 있다. 이 시대 유물은 반달도끼, 주먹도끼, 돌망치, 주먹찌르개, 청동숟가락, 어망추,민무늬토기, 빗살무늬토기 등이 주를 이룬다. 다양한 종류의 석검과 돌화살촉도 크기별로 비치돼 있다. 조계연 강화역사박물관장은 “신·구석기, 청동기시대 유물은 중앙박물관보다 많이 소장돼 있다”면서 “강화에서 선사시대 사람들의 활동이 매우 왕성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삼국시대 유물은 철제갑옷, 청동초두, 허리띠고리, 마구, 발걸이 등 주로 전쟁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삼국시대에 강화는 주로 백제에 예속돼 있었다. 유물의 형태가 백제문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려시대로 넘어가면 유물이 보다 다양해진다. 고려 말 몽골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도로 옮겨 60년간 임시 수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철제투구를 비롯해 금동좌불상, 동경(거울), 경문금고(타악기) 등이 전시돼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려청자다. 청자류인 병, 잔, 접시 등은 창후리 고분군에서 다수 발굴되었다. 고려청자는 대개 전라도 강진이나 부안에서 생산돼 공물 또는 상품으로 서해의 조운로를 따라 강화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강화도 시기는 고려청자의 전성기로 불린다. 강화에 있는 고려왕릉 4기에서 출토된 항아리, 수막새, 석인상, 잡상 등도 전시됐다. 고문서인 대장경, 동국이상국집, 강도고급시선, 시권 등은 당시 인쇄문화 발달상을 잘 보여준다. 조선시대 유물도 국난 극복사와 관련이 있다. 병인양요(1866년) 당시 강화 수비군이 재래식 무기로, 첨단 무기로 무장한 프랑스군에 맞서 격렬하게 싸운 정족산성 전투 장면도가 음향 설명과 함께 배치돼 있으며, 일본의 강압에 의해 체결된 강화도조약(1876년) 모형은 너무 생생해 당시 협정 현장을 보는 듯하다. 신미양요(1871년) 당시 미국 해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어재연 장군의 군기인 수자기와 광성보전투 모형도 눈에 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2013년 구입유물 전시전’이 열리고 있으며, 박물관 1층 로비에서는 지난달부터 나비·잠자리·장수풍뎅이·하늘소·사슴벌레 등 곤충 300여점을 전시한 ‘신비로운 곤충의 세계’가 개최되고 있다. 박물관 측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역사체험 행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개관 이래 매달 1회 유치원생·초등학생들이 민속방패연·한지연필꽂이·민화부채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현장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실에서는 강화의 역사를 시대별로 설명하는 영화를 상시 상영하고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화문석문화관, 고인돌군(群), 평화전망대, 각종 돈대 등 연계 관광지들이 즐비해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적합하다. 지난해에만 24만명이 박물관을 찾았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박영주 연구사는 “오는 7월 각종 전쟁 관련 유물을 모아 갑곶리에 ‘호국박물관’을 별도로 개관해 강화에 깃들어 있는 선인들의 호국정신을 기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2014 공직열전] 국가보훈처

    [2014 공직열전] 국가보훈처

    국가유공자와 제대군인 등 보훈대상자 240만여명을 관리하는 국가보훈처는 1관 4국의 본부(305명)와 보훈심사위원회 등 소속기관(962명)으로 구성된 차관급 기관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작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처장의 지위가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조정됐지만 구성원들은 제대군인, 독립·민주화 유공자에 대한 서비스와 보훈외교 등 광범위한 업무를 담당해 장관급 기관이나 마찬가지라고 자부한다. 행정고시 출신이 1267명 중 21명으로 1.65%에 불과하고 타 부처에 비해 배타적 분위기가 적어 외부 출신이 쉽게 안착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갖고 있다. 처·차장을 제외한 주요 고위직 10명 중 군 출신 영입 인사가 2명으로 국방부와의 업무 협력이 많다. ‘넘버투’ 최완근 차장은 정통 ‘보훈맨’으로 꼽힌다. 28년 공직 생활 동안 국가보훈처에서 감사담당관, 기획예산담당관, 보훈선양국장, 기획조정관 등 정책기획 총괄 업무를 두루두루 수행해 왔다. 특히 보훈선양국장 재직 시절인 2005~2006년 문화관광부 소속인 독립기념관과 국방부 소속이던 국립대전현충원을 보훈처로 이관받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정도로 뛰어난 대외 교섭 능력이 강점이다. 이성국 기획조정관은 1990년 공보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2000년 보훈처로 옮긴 외부 출신 인사다. 하지만 본부의 국장과 지방청장을 두루 거쳐 현장업무 집행에 밝고 어려운 현안에 대해 상황 판단과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업무를 꼼꼼하고 강단 있게 챙기는 스타일로 국가보훈위원회 위원장을 국무총리로 격상하는 국가보훈기본법 개정에 앞장섰다. 본부 국장 4명은 ‘4인 4색’이라고 불릴 만큼 개성이 다양하다. 이병구 보상정책국장은 23세 때인 1986년 3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인재로 선양정책국장, 서울지방보훈청장, 기획조정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보훈 전문가다.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 난제를 쉽고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평이다. 이경근 보훈선양국장은 34세 때 공직에 입문한 대기만성형이다. 하지만 보훈처장 비서관, 창의혁신담당관 등을 거쳤고 조직과 업무 전반에 대해 깊이 이해한다는 평이다. 2012년 괴산호국원 신규 조성사업 등 지방자치단체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업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뚝심 있게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 소통의 아이콘으로도 통한다. 복지업무 총괄을 맡은 신영교 복지증진국장은 7급 공채 출신이며 자타가 공인하는 의료복지 전문가로 통한다. 보훈의료과장 시절 위탁병원관리단 운영을 통해 과잉 진료와 약물 오남용을 사전에 예방하고 국가유공자들의 진료비 절감에 기여했다는 평을 듣는다. 이 밖에 국가유공자를 위한 대부금을 인상하는 데 기여했다. 군 출신인 박종왕(예비역 육군 준장) 제대군인국장은 경력직 경쟁 채용을 통해 2011년 보훈처에 입성했다.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다년간 근무한 경험을 살려 군의 인적 자원 활용과 사회 복귀를 꿈꾸는 제대군인 지원 업무에 밝고 5년 이상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의 복지에 유달리 관심이 많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엔군 참전·정전 60주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합의제 의결기관인 보훈심사위원회를 이끄는 권율정 위원장은 복지증진국장과 국립대전현충원장을 지내는 등 28년간의 보훈공무원 생활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를 직원들과 아낌없이 공유하기로 유명하다. 임기제 고위 공무원인 보훈심사위원회 상임위원들도 다양한 전문성을 갖췄다. 이성춘 보훈심사위원회 사무국장은 제대군인국장 등을 거친 위원회 사무국의 조정자로 통한다. 성준환 상임의원은 다년간의 법제처 경험이 빛나는 법제업무 전문가다. 예비역 육군 준장인 권두환 상임위원은 군 시절부터 부지런한 ‘일벌레’로 통했고 국방부와 육군 본부에서의 경험을 살려 주요 질병 등 국가유공자 심사를 맡고 있다. 비교적 젊은 전종호 상임위원은 보훈 현장에서의 20년 경력이 공정한 심사업무에 있어 강점으로 통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꿀벌이 ‘플라스틱’으로 집짓는 ‘진짜 이유’

    꿀벌이 ‘플라스틱’으로 집짓는 ‘진짜 이유’

    사는 환경에 따라 건축 재료가 바뀌는 것은 곤충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최근 도시에 사는 꿀벌들은 집을 지을 때 플라스틱을 쓰는 것으로 밝혀져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매체 네이처 월드 뉴스는 캐나다 겔프대 연구팀이 최근 플라스틱을 재료로 집을 짓는 꿀벌 종을 발견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겔프대 앤드류 무어 교수와 요크대 박사과정 연구생인 스캇 맥보어는 토론토 도심 한부분에서 두개의 꿀벌 집을 찾아냈다. 그들은 이 꿀벌 집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끈적거리는’ 특정 물질을 발견했다. 이들은 꿀벌 집 속 해당 물질을 연구실로 가져와 전자 현미경으로 정밀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후 엑스선 마이크로 분석을 진행했고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 이 물질은 바로 비닐봉지 성분과 유사한 ‘플라스틱’이었던 것. 이들은 다른 꿀벌 집을 그대로 둔 채 추가적으로 관찰을 시도했다. 꿀벌들이 이 물질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꿀벌들은 이 플라스틱 물질을 도심에서 물고와 여러 번 씹어 물렁물렁하게 만든 뒤 애벌레들이 살고 있는 방 안쪽으로 향했다. 벌들은 마치 침을 뱉는 것처럼 이것을 방 벽 부근에 칠하기 시작했다. 무어 박사는 “이 물질은 애벌레들을 도시 기생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칠하는 ‘방어벽’ 같은 것”이라며 “꿀벌들이 전통적으로 활용하는 식물 물질보다는 플라스틱 물질이 도시에 더 많다. 따라서 꿀벌들이 비닐 등에서 이 물질을 얻은 뒤 애벌레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집을 튼튼하게 하려는 건축 재료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맥보어는 “자연보다 위험한 도시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꿀벌의 놀라운 적응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이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생태계 저널’에 발표됐다. 사진=위키피디아 조우상 기자
  • 요즘 꿀벌이 ‘플라스틱’으로 집짓는 까닭

    요즘 꿀벌이 ‘플라스틱’으로 집짓는 까닭

    사는 환경에 따라 건축 재료가 바뀌는 것은 곤충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최근 도시에 사는 꿀벌들은 집을 지을 때 플라스틱을 쓰는 것으로 밝혀져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매체 네이처 월드 뉴스는 캐나다 겔프대 연구팀이 최근 플라스틱을 재료로 집을 짓는 꿀벌 종을 발견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겔프대 앤드류 무어 교수와 요크대 박사과정 연구생인 스캇 맥보어는 토론토 도심 한부분에서 두개의 꿀벌 집을 찾아냈다. 그들은 이 꿀벌 집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끈적거리는’ 특정 물질을 발견했다. 이들은 꿀벌 집 속 해당 물질을 연구실로 가져와 전자 현미경으로 정밀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후 엑스선 마이크로 분석을 진행했고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 이 물질은 바로 비닐봉지 성분과 유사한 ‘플라스틱’이었던 것. 이들은 다른 꿀벌 집을 그대로 둔 채 추가적으로 관찰을 시도했다. 꿀벌들이 이 물질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꿀벌들은 이 플라스틱 물질을 도심에서 물고와 여러 번 씹어 물렁물렁하게 만든 뒤 애벌레들이 살고 있는 방 안쪽으로 향했다. 벌들은 마치 침을 뱉는 것처럼 이것을 방 벽 부근에 칠하기 시작했다. 무어 박사는 “이 물질은 애벌레들을 도시 기생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칠하는 ‘방어벽’ 같은 것”이라며 “꿀벌들이 전통적으로 활용하는 식물 물질보다는 플라스틱 물질이 도시에 더 많다. 따라서 꿀벌들이 비닐 등에서 이 물질을 얻은 뒤 애벌레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집을 튼튼하게 하려는 건축 재료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맥보어는 “자연보다 위험한 도시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꿀벌의 놀라운 적응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생태계 저널’에 발표됐다. 사진=위키피디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귀신잡는 해병대, 미국 해병대와 맞붙어 보니…

    귀신잡는 해병대, 미국 해병대와 맞붙어 보니…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8개국이 참여하는 인도적 연합훈련인 ‘2014년 코브라골드’ 훈련이 11일 시작됐다. 코브라골드 훈련은 무력 침략국에 대응한 다국적군 군사활동 수행과 분쟁 종식을 위한 각종 작전 절차를 익히는 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이다. 미국 태평양사령부와 태국 군사령부의 공동 주관으로 1981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미국, 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등 8개국에서 함정 10척과 병력 7800여명 등이 참가한다. 한국은 해군 170명, 해병대 216명 등 병력 380여명과 2600t급 상륙함(LST) 향로봉함, 상륙돌격장갑차(KAAV) 1개 소대(8대) 등으로 구성된 훈련전대(전대장 박양순 대령)를 파견했다. 오는 21일까지 태국만 일대에서 해상공급, 전술기동, 상륙돌격, 야외전술 등이 진행된다. 한국군은 연합 고공강하, 해안침투, 타격 훈련 등 활동을 벌이게 된다. 특히 해병대는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과 모기, 전갈, 뱀 등 극한의 상황에서 미국, 태국 등의 해병대와 함께 실사격, 급조폭발물 처리, 도시지역 전투 등을 실시하게 된다. 정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코브라의 피를 마시고 전갈, 벌레 등을 먹는 등 가혹한 체험도 해야 한다. 최정예 군인으로서 자부심이 강한 해병대의 특성 때문에 서로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기 위해 치열한 전투 능력과 무술, 담력 등 경쟁을 벌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카프카 ‘변신’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카프카 ‘변신’

    유치원에 다니던 딸은 TV를 보며 마법을 이용해 어른으로 변신할 수 있는 꼬마 밍키를 유난히 좋아했다. 예쁜 옷을 맘껏 갈아입고 모든 일을 척척 해내는 밍키가 어른이 되고 싶은 자신의 바람을 잠시나마 채워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 더 커서는 자신이 거미 인간인 양 손바닥을 쫙 펴보이며 생기지 않는 초능력을 시험하며 놀곤 했다. 평범한 청년인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해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에서 자신의 이상을 구체화시켰을지도 모르겠다. 변신의 소망에는 제한된 세계를 넘어서서 자유자재로 활동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판타지가 들어 있다. 변신은 욕망을 가능한 현실로 만들면서 인간이 꿈꾸어 온 공간과 존재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만들어 낸다.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은 어른을 꿈꾸는 어린 아이에게 밍키는 현재에 가능하지 않은 많은 것들에 대한 욕구의 해결 방안이고, 초월적인 존재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청소년에게 스파이더맨은 존재에 대한 불안과 의문, 소망이 투영된 영웅인 셈이다. 문학에서 변신의 속성은 종종 저주의 결과이거나 통과의례의 모티브이기도 하다. 동화 속 개구리 왕자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자신의 신체와 관련된 징벌을 받는다. 그러나 저주의 결과는 사랑으로 극복될 수 있어서 애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이를 만나 구원받는다. 단군 신화 속 곰은 쑥 한 심지와 마늘 스무 개를 먹은 지 삼칠일 만에 웅녀가 되었으니 이러한 변신에는 선에 대한 절대 긍정과 신뢰가 있다. 그런데 여기 갑충(곤충)으로 변한 한 청년이 있다. “그레고르 잠자(Gregor Samsa)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침대 위에 거대한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라는 충격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에서 변신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판타지도, 선에 대한 절대 긍정도, 희망이 담보되는 통과의례도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윤리적인 존재인 인간이 가족 이데올로기의 허상 속에 철저히 무시되는 소외된 삶의 적나라한 모습일 뿐이다. ‘변신’은 알고 보니 주인공이 귀신이었다거나, 다 읽고 나니 범인은 따로 있었다는 식의 어설픈 요령이나 잔꾀 없이 이미 주인공이 갑충이 된 상태로 시작한다.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파산한 아버지의 채무를 온전히 자기 힘으로 해결해 가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커다란 갑충으로 변신해 버린 자기 모습을 발견한다. 그는 비록 갑충이 됐지만 의식은 그대로인 채 가족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유지하며 새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의 말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레고르에 대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과거 5년간 희생적으로 가정 경제를 이끈 잠자의 헌신은 중요하지 않다. 정상인으로 살아가야 할 가족에게 그는 짐일 뿐이다. 결국 사회나 직장, 가족 모두에게 배제돼 기생적 존재가 된 그레고르는 죽음과 스스럼없이 타협하게 된다. 아버지가 던진 사과가 등에 박혀 썩어갈 때 자신의 방에 갇혀 죽게 된다. 이 죽음 앞에 남은 가족은 새 출발을 위한 소풍을 간다. 이런 ‘변신’의 내용은 카프카의 현실인식이며 실존에 대한 질문이다. 카프카의 생애를 엿보면 ‘변신’의 그레고르가 카프카의 다른 이름임을 눈치 챌 수 있는데 그것은 그레고르의 상황과 카프카의 삶이 많은 부분 공통되기 때문이다. 독일어로 이야기하는 유태인인 카프카는 프라하에서 태어나 대부분의 생을 살았으며 당연히 체코의 문화 속에서 성장했다. 유태인인 카프카에게 당시 세계 1차 대전이 끝나고 산업사회에 접어든 프라하의 역사적 상황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카프카는 가족 부양의 책임에 떠밀려 노동자재해 보험국에서 14년간 일을 했는데 ‘부친에게 드리는 서신’을 통해 “저의 모든 글은 아버지를 상대로 쓰였습니다. 글 속에서 저는 평소 직접 아버지의 가슴에 대고 토로할 수 없는 것만을 토로해댔지요”라고 고백하며 “생선처럼 갈기갈기 찢어버릴 테다”라고 위협하며 폭압적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고통을 드러낸다. 그런 점에서 구약에서 인식의 열매를 나타내는 사과를 아버지가 던짐으로써 그레고르가 죽음에 이르는 상태는 카프카가 평생 극복하고자 했던 아버지에 대한 거부감과 실존의 위기에서 느낀 삶의 부조리에 대한 통찰이다. 당시 주류 사회의 부정적인 타자상인 유태인의 몸으로 끊임없이 실존과 정체성의 문제에 당면했던 카프카에게 몸에 대한 인식은 남달랐을 것이다. “몸은 하나의 거대한 이성이며 하나의 의미로 꿰어진 다양성이고 전쟁이자 평화다. 그대의 몸은 거대한 이성으로 자아를 말하지 않고 자아를 행동한다”라고 했던 니체의 말은 그레고르의 변신을 이해하는 데 단초를 제공한다. 육체의 변화는 단순히 외형의 변화가 아니라 내면의 문제, 관계의 변화를 이끄는 구체적인 삶의 주체인 것이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그레고르는 갑충이 된 이후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며 가족의 적나라한 모습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갑충으로의 변신은 세계에 대한 불안으로 야기된 그레고르의 고립의지이며, 변형된 욕망이며, 인간의 위선을 폭로하게 하는 장치가 된다. 이는 생존을 위해 허덕이는 자아는 껍데기에 불과한 벌레 같은 존재라는 인식이며, 피곤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보호받기를 소망한 실현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레고르의 변신은 동화와 달리 사랑으로 풀지 못했다. 결국 도피처이자 치유처일 것 같았던 그레고르의 방은 감옥이 되고 그레고르는 가족으로부터 구원받지 못한다. 오히려 철저히 소외된다. 이는 지금도 유효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이미 오래전부터 경제논리와 이해관계에 따른 가족 내 배반과 살인사건조차 종종 확인할 수 있는 일상이 됐다. 학교 폭력은 3년 사이 2배가 늘어났으며, 은둔형 외톨이는 최소 10만명에 이르게 되었다. 이는 인간의 가치를 가차없이 물질화시키는 자본주의 사회의 폭력성이 가족관계에조차 반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을 기계와 물질로 환원시킨 삶을 강요하는 사회적인 폭력에서 가족사는 자유로울 수 없고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일그러짐이 일상이어서 이성복이 시 ‘그날’에서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다’고 고백하듯 카프카는 그레고르가 겪은 끔찍한 사건을 냉정하리만큼 담담하게 서술한다. 작품의 중심에 아버지를 세워 놓고 독설을 쏟아내지만 거기서 자유를 느끼거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소외된 한 인간의 고독한 얼굴을 마주하게 하여 통증을 느끼게 한다. 그 통증은 인간에 대한 비하가 물질 숭배로 나타나고, 제 역할과 존재가치에 대한 불안이 스펙 쌓기로 나타나며, 미해결된 분노가 왕따와 자살 문제로 드러나는데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어떻게 변신할 것인가. 혹은 누군가의 변신에 무관심할 것인가. 소외된 자들의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에 내 마음을 얹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내가 갑충이 되어가는 데 무감각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신운선 한우리독서토론 논술책임연구원 *덧붙임 : ‘변신’과 함께 이성복의 시 ‘그날’과 ‘그해 가을’을 함께 읽으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레고르를 만날 수 있다.
  • [내러티브 리포트] 끔찍한 가축 비명·발버둥…내 10년은 생지옥이었다

    [내러티브 리포트] 끔찍한 가축 비명·발버둥…내 10년은 생지옥이었다

    전북 고창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 달 17일. 축산위생연구소 수의직 공무원 A(52)씨에게 한동안 잊고 지낸 악몽이 되살아났다. 10여년간 방역관으로 일하며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등이 발병할 때마다 투입됐던 그가 숨을 끊은 돼지, 닭, 오리는 수만 마리에 이른다. 가축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땅에 묻은 ‘대량살상’의 기억은 아무리 지워 보려고 해도 여전히 잊히지 않는다. 살처분 현장은 지옥이 따로 없다. 죽음에 직면한 동물들의 발버둥과 비명이 끊임없이 맴돈다. 추운 날씨에 끼니를 걸러 가며 밤샘 일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도 비인도적인 일을 한다는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경험 없는 공무원들이 투입된 현장에서는 과로와 흥분 상태가 겹쳐 통제력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년 전 구제역 현장에서는 살처분된 가축을 싣고 매몰지로 이동하려고 후진하던 차량에 치여 방역 공무원이 숨진 적도 있었다. AI는 구제역과 달리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1만 마리 이상의 오리가 있는 농장에는 방역관 1명과 공무원 30여명이 들어간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내려온 ‘AI 긴급행동지침’대로라면 가축들을 이산화탄소로 안락사시킨 후 자루에 담아야 하지만 여의치 않다. 일단 살아 있는 오리 7~8마리씩 자루에 담아 쌓은 뒤 자루 더미에 비닐을 씌워 이산화탄소를 주입한다. 오리의 생사를 일일이 확인할 겨를은 없다. 생매장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닭도 오리와 같은 가금류이지만 살처분은 더 어렵다. 사람 키보다 높은 곳에서 날개를 파닥거리며 발톱을 들이미는 닭을 강제로 나오게 하다 보면 아무리 튼튼한 장갑을 껴도 손등에서는 피가 나고 옷이 다 찢어지는 등 만신창이가 된다. 가축전염병이 사그라지면 사람들은 금세 잊는다. 하지만 살처분에 동원됐던 이들의 고통은 이어진다. 소방방재청, 보건복지부 등에서는 살처분에 동원된 방역 인원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를 위한 정신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신적인 고통을 토로하는 것 자체가 ‘호사스러운 일’처럼 여겨진다. “한 동료는 새끼 돼지가 포클레인에 몸이 잘려 두 동강 나는 모습이 지금까지도 눈앞에 아른거린다고 합니다. 동물의 비명이 환청으로 들리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벌레 한 마리도 못 죽여 봤을 법한 사람들이 살처분에 동원된 뒤 식음을 전폐한 일도 숱하게 봤습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용어 클릭] ■내러티브 리포트 이야기하다(Narrate)는 단어의 뜻처럼 이야기체로 사건이나 인물의 심층적인 리얼리티를 그려 내는 방식을 뜻합니다. 축산위생연구소 수의직 공무원 A(52)씨와 다른 방역관계자들의 심층 인터뷰를 내러티브 리포트(Narrative Report) 형태로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 日연구팀 ‘바퀴벌레 사이보그’ 기술 개발

    日연구팀 ‘바퀴벌레 사이보그’ 기술 개발

    할리우드 SF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일본 연구진이 소위 ‘사이보그 바퀴벌레’의 시발이 될 생체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있다. 오사카 대학과 도쿄농공대학이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은 살아있는 바퀴벌레에 재충전이 필요없는 연료전지를 심는 것이다. 일본 연구진은 물론 세계 각국 과학자들이 곤충의 사이보그화를 시도하는 것은 무궁무진한 활용성 때문이다. 그간 곤충을 이용해 산업, 군사적 용도로 활용하는 기술은 꾸준히 연구되어 왔으며 그중 극강의 생존력을 발휘하는 바퀴벌레가 가장 각광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은 바퀴벌레에 전자회로를 심어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수준이지만 난제 중 하나는 이를 구동하는 배터리였다. 이번에 일본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바퀴벌레의 체액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연료전지이기 때문에 살아만 있으면 자동 충전 된다. 공동 연구팀은 “우리가 개발한 20 x 15mm 연료전지의 에너지원은 ‘트래할로스’라 불리는 천연 이당류”라면서 “전자회로를 작동시키기에 충분한 50.2마이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이 들어가기 힘든 방사능 오염지대 등 위험지역에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풀어 관련 정보를 얻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방사능 현장투입 ‘사이보그 바퀴벌레’ 기술 개발

    방사능 현장투입 ‘사이보그 바퀴벌레’ 기술 개발

    할리우드 SF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일본 연구진이 소위 ‘사이보그 바퀴벌레’의 시발이 될 생체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있다. 오사카 대학과 도쿄농공대학이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은 살아있는 바퀴벌레에 재충전이 필요없는 연료전지를 심는 것이다. 일본 연구진은 물론 세계 각국 과학자들이 곤충의 사이보그화를 시도하는 것은 무궁무진한 활용성 때문이다. 그간 곤충을 이용해 산업, 군사적 용도로 활용하는 기술은 꾸준히 연구되어 왔으며 그중 극강의 생존력을 발휘하는 바퀴벌레가 가장 각광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은 바퀴벌레에 전자회로를 심어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수준이지만 난제 중 하나는 이를 구동하는 배터리였다.  이번에 일본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바퀴벌레의 체액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연료전지이기 때문에 살아만 있으면 자동 충전 된다. 공동 연구팀은 “우리가 개발한 20 x 15mm 연료전지의 에너지원은 ‘트래할로스’라 불리는 천연 이당류”라면서 “전자회로를 작동시키기에 충분한 50.2마이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이 들어가기 힘든 방사능 오염지대 등 위험지역에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풀어 관련 정보를 얻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신문만 보면 ‘공포’ 느끼는 희귀병女

    신문만 보면 ‘공포’ 느끼는 희귀병女

    신문만 보면 공포를 느끼는 여성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영국언론에 특이한 희귀병을 앓고있는 40대 가정주부의 사연이 소개돼 화제에 올랐다. 신문을 만지는 것은 물론 지나가며 보거나 냄새만 맡아도 공포를 느끼는 이 여성의 이름은 올해 49세의 다이앤 프리러브. 캔트주 로체스터에서 세아이의 엄마로 사는 평범한 그녀는 국내에는 생소한 클로에포비아(chloephobia)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그녀가 생활 속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신문 때문에 겪는 고통은 하나 둘이 아니다. 마트에 갈 때도 신문 가판대를 멀찌감치 돌아가야 하며 배달원이 함부로 신문을 집에 넣지 않도록 경고지를 붙이는 것이 일과가 됐다. 문제는 남편은 물론 아이들 모두 신문을 즐겨 읽는다는 사실. 때문에 우연찮게 신문을 만지거나 아이들이 밖에서 신문을 읽고 왔다는 것을 알게되면 손을 깨끗히 씻고 심지어 옷도 탈탈 털어 빨래까지 한다. 프리러브는 “나에게 신문은 마치 거미와도 같은 존재” 라면서 “신문을 만지면 마치 내 피부에 벌레가 기어오르는 것 같고 심지어 TV 속에 신문만 나와도 바로 꺼버린다”고 토로했다. 그녀가 이같은 희귀질환을 앓게된 것은 어린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그녀의 엄마가 신문으로 아빠의 머리를 치는 장면을 목격한 이후 서서히 이같은 공포증이 커져간 것. 프리러브는 “엄마가 아빠 머리를 신문으로 치는 행동은 장난이었지만 당시 나에게는 걱정거리였다” 면서 “이후 신문에 대한 공포가 점점 커져가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최면요법 등으로 신문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신문을 집어들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신문만 보면 ‘공포’ 느끼는 희귀병 여성의 사연

    신문만 보면 ‘공포’ 느끼는 희귀병 여성의 사연

    신문만 보면 공포를 느끼는 여성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영국언론에 특이한 희귀병을 앓고있는 40대 가정주부의 사연이 소개돼 화제에 올랐다. 신문을 만지는 것은 물론 지나가며 보거나 냄새만 맡아도 공포를 느끼는 이 여성의 이름은 올해 49세의 다이앤 프리러브. 캔트주 로체스터에서 세아이의 엄마로 사는 평범한 그녀는 국내에는 생소한 클로에포비아(chloephobia)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그녀가 생활 속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신문 때문에 겪는 고통은 하나 둘이 아니다. 마트에 갈 때도 신문 가판대를 멀찌감치 돌아가야 하며 배달원이 함부로 신문을 집에 넣지 않도록 경고지를 붙이는 것이 일과가 됐다. 문제는 남편은 물론 아이들 모두 신문을 즐겨 읽는다는 사실. 때문에 우연찮게 신문을 만지거나 아이들이 밖에서 신문을 읽고 왔다는 것을 알게되면 손을 깨끗히 씻고 심지어 옷도 탈탈 털어 빨래까지 한다. 프리러브는 “나에게 신문은 마치 거미와도 같은 존재” 라면서 “신문을 만지면 마치 내 피부에 벌레가 기어오르는 것 같고 심지어 TV 속에 신문만 나와도 바로 꺼버린다”고 토로했다. 그녀가 이같은 희귀질환을 앓게된 것은 어린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그녀의 엄마가 신문으로 아빠의 머리를 치는 장면을 목격한 이후 서서히 이같은 공포증이 커져간 것. 프리러브는 “엄마가 아빠 머리를 신문으로 치는 행동은 장난이었지만 당시 나에게는 걱정거리였다” 면서 “이후 신문에 대한 공포가 점점 커져가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최면요법 등으로 신문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신문을 집어들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 세상이 아닌듯…꽁꽁 얼어버린 북극권 나무들

    SF 영화에나 나올 듯한 얼음 기둥들의 모습을 담은 풍경 사진이 해외 언론에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얼음 기둥들은 영하 40도까지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북극권 근처에 서식하는 나무들이 얼음과 서리에 뒤덮인 것이다. 사진 속 나무들은 마치 하얀 설원 위를 뚫고 나온 얼음 벌레들의 모습처럼 기괴하기까지 하다. 그런 멋진 사진을 촬영한 니콜로 본파디니(21)는 9일 동안이나 약 77㎢에 달하는 설원에 머물며 풍경 사진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현실적인 세계의 풍경에 의해 감명받았다”면서 “모든 것은 끝도 안 보이게 펼쳐져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모든 나무 표면 위에 얼음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보고도 믿어지지 않았다”면서 “만일 밤사이 눈신발과 연료통을 텐트 밖에 뒀다면 온통 얼음으로 뒤덮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몬차에 있는 한 대학에서 환경공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그는 평소 여행을 즐기며 끼니는 분말 형태의 동결건조 식품으로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취미를 매우 좋아한다”면서 “자연의 위엄과 아름다움을 직접 느끼기 위해 종종 홀로 대자연을 탐험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英 언론 “맨유, 루크 쇼 영입에 2300만 파운드 제시”

    英 언론 “맨유, 루크 쇼 영입에 2300만 파운드 제시”

    후안 마타 영입을 확정 지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쉴 새 없이 새 보강 작업에 나서고 있다. 영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한 다음 타깃은 영국 내 최고의 재능이자, 차세대 최고의 왼쪽수비수로 불리고 있는 루크 쇼(사우샘프턴)다. 데일리미러, 데일리메일을 비롯한 복수의 영국 매체는 24일(현지시간) 일제히 맨유가 사우샘프턴에 루크 쇼 영입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2300만 파운드(412억)라는 구체적인 액수를 보도하는 매체도 있는 상황이다. 루크 쇼는 가레스 베일, 티오 월콧,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 등 수많은 스타 선수를 배출한 사우샘프턴 유스팀의 또 다른 ‘작품’으로 불리며 첼시를 비롯한 다수의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수비는 물론, 뛰어난 오버래핑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가레스 베일처럼 후에 윙어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는 선수다. 애초 루크 쇼 영입에 가장 근접한 클럽은 첼시인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는 노쇠화 기미를 보이고 있는 애슐리 콜의 대체자로 루크 쇼 본인 역시 공공연히 첼시 팬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축구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클럽이 아닌 팀에서 뛰는 선수들은 아주 흔히 볼 수 있다. 마타를 맨유로 보낸 첼시가 루크 쇼 영입에 의외의 경쟁자를 만난 상황에서, 과연 영국 최고의 왼쪽 수비수라는 루크 쇼가 어떤 팀 유니폼을 입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텔레그래프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2014 공직열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심판 및 기획 업무 분야

    [2014 공직열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심판 및 기획 업무 분야

    ‘경제민주화를 진두지휘하는 경제 검찰’ 박근혜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장 많이 듣는 수식어다. 공정위의 업무가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 시정 ▲중소기업에 대한 대형 업체의 불공정행위 시정 ▲대기업집단의 부당내부거래 억제 등인 것을 감안하면 응당한 수식어다. 공정위 내부에는 ‘약자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하지만 대형 로펌행을 택한 후 친정을 공격하는 데 참여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과도한 경제민주화가 기업 투자를 저해한다는 역풍도 맞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부당 경쟁을 공정 경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할 뿐 정당한 투자는 촉진시킨다고 말한다. 공정위는 크게 심판 및 기획 업무 분야와 조사실무 분야로 나뉜다. 조사실무 분야가 현장 조사한 내용에 대해 심판 분야가 위원회를 열어 제재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획 분야는 공정위의 살림을 맡고 있다. 먼저 공정위의 최종결정권자인 심판 분야와 살림꾼인 기획 분야의 주요 간부에 대해 소개한다. 현재 3명의 상임위원 중 한 자리가 공석이다. 지철호 상임위원(1급)은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에 열정적인 업무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일을 많이 시키지만 후배와 소주 한 잔 걸치는 소탈한 면이 있어 후배들의 신망을 얻고 있다.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한다고 한다. 2012년 기업협력국장으로 백화점, 대형마트의 판매 수수료를 최대 7%까지 내려 당시 ‘독종’으로 불렸다. 지난달 27일 네이버와 다음의 동의의결(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면 과징금 등 제재를 하지 않는 제도) 신청 당시 주심 의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동의의결을 승인했다. 정중원 상임위원(1급)은 치밀하고 꼼꼼한 업무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공정위원장 비서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근무 경험이 있어 정무 감각을 갖추었고 국제업무에도 탁월하다는 평이다. 육군사관학교 출신답게 팀워크를 중시한다. 실무자인 과장급에게 자율성을 보장하고 권한을 주되 그에 대한 책임도 분명히 지도록 한다. 2005년부터 3년간 카르텔정책팀장을 하면서 리니언시 제도를 활성화했다. 김준범 대변인(국장급)은 기존 방식을 탈피한 창조적 접근으로 조직 내에서 인정을 받는다. 만 21세에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미국 유펜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시장감시총괄과장을 3년 동안 지내 불공정거래행위 분야의 전문가로 불린다. 당시 지식재산권 남용에 대한 심사지침을 선제적으로 만들었다. 김은미 심판관리관(국장급)은 판사 출신으로 역대 최장수 심판관리관이다. 오는 3월이면 공정위에 온 지 5년이 된다. 공정위의 소송 승소율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70%를 밑돌던 승소율은 부임 첫 해인 2009년 70%를 넘었고 2012년에는 80%에 이르기도 했다. 직원에게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밤늦게까지 홀로 의결서를 수정하는 등 직원들 사이에서 ‘일벌레’로 불린다. 장덕진 기획조정관(국장급)은 원리원칙을 많이 강조해 부하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다. 저돌적인 업무스타일이 유명하며 ‘할 말은 하는’ 강단이 좋게 평가된다. 출퇴근 시간 등 작지만 기본이 되는 원칙을 어기면 큰일을 명확히 해낼 수 없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원리원칙이 있어야 그것을 기반으로 창조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경제민주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신봉삼 감사담당관(과장급)은 공정위 ‘포청천’으로 알려져 있다. 권익위원회에서 매년 평가하는 반부패 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중앙부처 중 3년 연속 1등을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송상민 심판총괄담당관(과장급)은 내성적이라는 본인의 평과 달리 남을 설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많다. 2003년 약관심사과장으로 부당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공제 기준 변경에 대해 무효를 선언한 바 있다. 김만환 운영지원과장(과장급)은 행시 38회 최고령 합격자(당시 만 35세)다. 인사에 대한 부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9~2010년 가맹유통과장으로 대규모유통법의 기반을 다졌다. 윤수현 기획재정담당관(과장급)은 유한 성격과 달리 세밀한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2003~2005년에 경쟁정책과 사무관으로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추진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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