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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병 초기에 치료해야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병 초기에 치료해야

    일교차가 크고 공기가 좋지 않은 환절기 날씨 탓에 면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앓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의 몸 속에 잠복해있던 바이러스가 저하된 면역력 때문에 재활성화되는 질환이다. 바이러스가 신경계를 타고 내려오면서 피부 질환 및 감각이상, 신경통 등을 일으킨다. 발병 초반에는 작은 수포가 나타나며 시간이 흐르면 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통증 및 발열 증상이 동반된다. 대상포진은 보통 1개월 전, 후에 약간의 피부 착색을 남기며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피부발진 및 기타 증상이 사라졌음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혹은 사라졌던 통증이 몇 주 후 다시 발생하는 경우다. 이는 대상포진을 앓는 동안 발생한 말초신경의 손상이 원인이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정의된다. 약 10% 내외의 대상포진 환자들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시달린다. 특히 노인이나 평소 면역력이 약했던 환자가 이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예방을 위해서는 대상포진 발병 초기에 항바이러스제 투여와 더불어 진통제, 항우울제 등을 투약해 조기 치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최근에는 ‘통증 지우개’로 알려진 ‘페인 스크램블러(Pain scrambler)’를 이용해 대상포진 신경통을 치료하는 환자도 많다. 해당 장비는 만성 신경통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며, 그 간의 연구 및 학계 보고를 통해 수많은 성공사례를 입증한 바 있다. 연세나무병원 통증의학과 장혜진 원장은 “‘페인 스크램블러’는 무통 신호를 뇌로 전달시켜 통증을 잊게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 기기로 수술, 약물, 주사 등의 물리적 치료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치료는 양상과 특성에 따라 수술, 약물, 의료장치를 이용한 시술 등이 사용되고 있다”고 전한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화된 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대상포진 신경통을 치료할 때에도 각별히 주의해야하기 때문에 경험많은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판단이 필요하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칼로 쑤시는 듯하거나, 혹은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의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삶의 질을 저하시킬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에 반드시 대상포진 발병 초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현장 행정] 왜…여의도 꽃축제 봄봄봄 영등포 혁신中企 붐붐붐

    [현장 행정] 왜…여의도 꽃축제 봄봄봄 영등포 혁신中企 붐붐붐

    “3D프린터는 되게 비싼 줄만 아셨죠? 우리 영등포 기업에서 만든 3D프린터는 보급용으로 130만원이면 살 수 있어요. 교육용으로는 딱이죠. 나중에 우리 지역 학교에도 상황을 봐서 지원할 계획이에요.”(조길형 영등포구청장) 6일 영등포구 여의도 봄꽃축제현장. 수십만명의 시민이 활짝 핀 벚꽃을 즐기고 있는 가운데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이 바쁘게 움직인다. 이유는 지역의 중소기업을 홍보하기 위해서. 조 구청장은 “봄꽃축제 기간에 여의도를 찾는 시민의 숫자가 하루에도 100만명이 넘는다. 이런 기회를 그냥 놓치기는 아깝지 않냐”면서 “특히 기술이 좋은 중소기업들은 이렇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만 줘도 쑥쑥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봄꽃 축제를 활용해 구가 마련한 ‘우수 중소·벤처기업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은 모두 8곳. 생태교육 기업인 ‘모두의 곤충’과 세계 최초로 1회용 종이 냄비를 개발한 ‘쿡인페이퍼’ 등 모두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회사다. 전시관에선 스마트폰 터치펜 겸용 거치대, 국내 유일 다목적 경광봉 등 기업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 전시됐다. 특히 종이냄비에 끓이는 라면과 애벌레 만지기와 곤충 표본 관람, 3D프린터 체험 등이 진행된 부스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유통업이나 식품 관련 기업들보다는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에 우선 기회를 줬다”고 설명했다. 사회적기업·마을기업·협동조합 등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을 알리는 부스도 따로 마련해 운영했다. 이날 조 구청장이 공을 들여 홍보에 나선 것은 지역 중소기업 3D프린터마트가 만든 메이커박스다. 전기환 3D프린터마트 대표는 “2010년 영등포에 창업을 한 뒤 학교에서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보급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들에게 우리 제품의 우수성과 성능을 알리는 것인데, 이렇게 많은 시민들에게 우리 제품의 시연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라며 웃었다. 왜 이렇게 중소기업을 돕느냐고 묻자 조 구청장은 “이들이 지역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짧게 말했다. 영등포구는 지역의 강소기업을 많이 만들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구청장은 “이제 대기업에서 일자리를 펑펑 만들어내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이제 작고 강한 기업들이 많은 도시, 청년들이 창업을 많이 하는 곳에 일자리가 생기는 시대”라면서 “지역에 기술력이 있는 기업을 지원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그의 논에는 우렁이와 붕어가 살고 그의 밭에는 해와 별과 바람뿐이다

    그의 논에는 우렁이와 붕어가 살고 그의 밭에는 해와 별과 바람뿐이다

    충남 논산시 상월면 김광영(46)씨의 논에는 우렁이가 살고 토종 참붕어가 산다. 추수가 끝난 논의 물을 빼는 날이면 아이들이 논두렁에서 양동이를 들고 기다린다. 바닥이 채 드러나기도 전에 철퍽철퍽 뛰어드는 아이들과 함께 여름내 살이 오른 우렁이를 줍고, 한쪽 둠벙에서 배를 뒤집고 펄떡이는 참붕어를 줍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녁 밥상에는 우렁이 된장찌개와 참붕어찜이 오른다. 그가 경작하는 땅은 그만큼 순순하고 깨끗하다. 철저하게 자연 재배 방식을 고집하는 김씨는 대부분의 유소년기를 서울에서 보냈다. 1998년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시절 대전에 있는 신학대학 석사 과정 2학기 때 돌연 옷 보따리 하나 달랑 메고 논산으로 갔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슬슬 비가 그친다. 길가에 만개한 노란 개나리 군락이며 진달래 무더기가 말갛게 씻긴 낯빛으로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낮아지는 산등성이에 돋아나는 연둣빛 봄의 기운이 더욱 완연하다. 금강의 한 지류를 따라 달리다 주변 풍광에 정신이 팔려 마을 초입에서 길을 놓쳤다. 마침 김씨로부터 전화가 온다. 주말이라 아이들과 함께 딸기를 수확하고, 잠깐 짜장면을 먹으러 나왔는데 차가 고장 나 버렸다는 것이다. 곡절 끝에 만난 김씨는 그러나 여유로운 모습이다. 28살에 내려와 18년 동안 흙과 함께 살았다는데도 어쩐지 도시의 자유로운 젊은이를 연상시킨다. # 신학도가 농부가 된 이유 한창 수확 중인 딸기 밭이 근처라 하여 자리를 옮겼다. 하우스 입구에 마련된 작업장으로 들어가자 대형 고무 통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EM’(유용한 미생물) 발효액을 숙성시키는 통이다. 작업장 한쪽으로는 책상이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도 있다. 김씨가 쑥스러운 듯 웃으며 명함을 건넨다. 사람이 땅과 새싹을 감싸 안고 있는 예쁜 그림 위에 직함과 이름이 쓰여 있다. ‘농부 김광영’ 그의 내면에 가득 찬 자부심이 그 한 장에 모두 들어 있는 듯하다. 김씨는 신학 공부를 하던 시절부터 사람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바른 사회에 대한 열망이 컸고, 처음 논산으로 들어오게 된 것도 농민회 일을 맡게 되면서부터였다. “그런데 사실 종교적인 이유도 있었어요.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한 후에 마지막으로 만든 게 사람이잖아요. 그 이유는 땅을 경작하고 수확하며 관리할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그는 땅을 택했다. 공부보다도 말씀대로 살고 싶었다. 땅을 빌려 경작하며 배워 가는 한편으로 일 년 반 정도 목회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자꾸만 회의가 일더란다. 교인들 앞에서 자신이 말한 대로 살아야 하는데, 꼭 그렇게 살아갈 수만은 없는 것이더라고. 세월이 흘러 믿음으로부터도 멀어졌지만, 김씨는 지금도 가끔 교회에 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특히나 해가 긴 여름날 저녁 혼자 들판에서 일할 때, 어디선가 익숙한 차임벨 소리가 들려오면 허리를 펴고 들판 너머 그 먼 곳을 바라보게 된다고. # 그들이 꿈꾸는 세상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시끌벅적한 웃음 소리와 함께 아내 박현희(43)씨와 아이들이 밭으로 온다. 씩씩한 세현이와 수줍음 많은 정현이, 호기심 가득한 공주님 다현이는 우리 일행과 인사를 나누자마자 부리나케 딸기 밭으로 들어간다. 금세 한 바구니의 딸기를 따 와서 그대로 제 입에도 넣고 내 입에도 넣어 준다. 흔히 마트에서 사 먹는 것과는 맛이 완연히 다르다. 단단한 육질에 새콤달콤 진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굉장히 큰데도 어릴 때 먹던 밭 딸기 맛 그대로이다. 부부는 신학 공부를 하던 시절에 만났다. 교육학을 전공한 아내 박씨는 남편이 논산으로 온 후에도 학업을 계속하며 대전과 논산을 오갔다. “그때는 뭐든 그냥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농촌 현실도 잘 몰랐고. 가까운 곳에 영화관이나 서점 같은 게 없어서 그런 문화적 그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마냥 좋았죠.” 처음에는 주위에서 가르쳐 주는 대로 농사를 지었다. 한 해 두 해, 하나씩 알아 가다 보니 이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더란다. “건강에 관심이 있어서 건강교실 같은 곳에 다녔는데, 의외로 아픈 사람이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때부터 규모화된 ‘관행 농사’보다는 작고 소박하게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자는 결심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일본의 성공 사례를 본보기 삼아 여러 작물로 시험해 보다가 본격적으로 자연 재배로 벼농사를 시작한 지는 올해로 8년째다. 처음 몇 년은 일반 쌀의 50%밖에 소출이 나지 않았다. 다수확을 위해서는 비료를 넣어야 하고, 비료를 넣으면 병충해가 생겨 약을 쳐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 과정에서 땅은 황폐해져 가는데, 그 고리를 끊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때만 해도 안전한 농작물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아 판로가 마땅치 않았다. 읍내에 있는 방앗간에 일반 쌀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를 부탁했는데, 그나마도 반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 한 해 농사를 망치면 그 여파가 3년 동안 간단다. 땅을 마련하기 위해 받은 대출금은 농사만 지어서는 갚을 길이 없었다. 김씨는 2만평까지 욕심을 냈던 것을 5000평으로 줄이고, 가을걷이가 끝나는 대로 일을 찾아 타지로 나갔다. 목수 일부터 빌딩의 선팅지 바르는 일까지 안 해본 일이 거의 없었다. 농장에서 하우스의 연탄만 가는 일을 한 적도 있었다. 일산화탄소 때문에 방독면을 쓰고 하루 평균 2400장의 연탄을 갈았다. 박씨도 남편의 농사일을 돕는 한편으로 학교에서 복지사로 근무했다. 겨울이면 남편은 타지로 나가고, 직장일과 병행해야 하는 육아와 가사는 오롯이 박씨 혼자만의 몫이었다. 이사를 여덟 번이나 다녀야 했고, 겨울이면 물이 얼어 길어다 먹어야 하는 집에서 산 적도 있었다. 그래도 부부는 농사법을 바꾸지 않았다. 여타의 작물들도 철저하게 무농약, 무비료를 고집했다. “아이들이 생기고부터는 더욱 확고해졌어요. 내 아이들이 이 논두렁, 밭고랑 사이를 뛰어다니며 놀 텐데, 저걸 따서 입에 넣어 우물거릴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약을 칠 수 없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내 아이들에게 먹일 수 없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파는 일은 더욱 할 수 없는 거잖아요.” 3년 전부터는 겨울마다 타지로 돈을 벌러 나가는 대신 하우스 3동을 마련해 논산시의 주력 작물인 딸기 재배를 시작했다. 자연 재배를 추구했던 만큼 하우스는 될 수 있는 대로 안 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또 하나의 도전이 되었다. 철저하게 무농약의 원칙을 지켜 벌레가 생기면 마요네즈를 물에 풀어서 뿌리고, 달걀 껍데기로 칼슘을 보충하고, EM 발효액을 만들어 비료 대신 뿌렸다. 힘은 들었지만 비싼 비료와 농약 값이 들지 않으니 오히려 경제적이었다. 하우스 3동에서 한 해 3000만~3500만원의 수익이 났다. 웬만한 도시 노동자의 연봉이 부럽지 않았다. 아직은 마을 단위로 공동 선별해 ‘무농약 마크’만 달고 출하하지만, 내년에는 뜻을 같이하는 더 많은 농가들이 모여 ‘유기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해당 기관의 철저한 관리와 검사하에 무농약 2년에 유기 전환기 2년을 거치면 5년째 절차가 마무리된다. 현재 완전 유기농 딸기는 국내 전체 생산량의 0.3%에 불과하다. 인증을 받으면 수익이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거기에 직접 기른 안전한 먹을거리들이 지천에 널려 있고, 자연 재배 쌀의 소출도 늘어 이제 70%까지 올랐다. 낱알은 더 통통해지고 쌀알에서는 윤기가 흐른다. 5000평의 논에서 직거래만으로도 1500만~2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데, 이 역시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자연 재배와 관행 재배의 차이를 산삼과 인삼에 비유한다. 물을 부어 며칠 동안 놔두어 보면 관행 재배 쌀은 부패해 악취가 나는 반면, 자연 재배 쌀은 그대로 발효가 된다고 한다. 처음에 화학비료와 살충제로 찌든 땅을 해독시키기까지가 힘들지, 이후에는 그야말로 땅과 해, 바람, 별빛이 벼를 키운다. 그 노동력을 손이 많이 가는 유기농 딸기 재배에 쏟아부을 수 있는 것이다. 김씨는 자연 재배에 대한 자부심으로 쌀에 대해서만큼은 유기 인증을 받지 않으려 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는 유기농 전문점이나 학교급식 등 좀 더 넓은 시장에서 정당한 가격으로 적절하게 판매하기 위해 지금은 절차를 밟고 있다. “그래서 아직은 직거래로만 판매하고 있어요. 도매로 넘겨 버리면 꼭 필요한 사람들이 꼭 필요할 때 살 수 없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 자연 재배로 쌀을 생산하는 농가는 현재 20가구 남짓뿐이다. 젊은 귀농인을 중심으로 부쩍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인데, 충남도에서도 도내 전체 생산 작물의 70%까지 유기 작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각종 혜택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는 건강한 땅과 바른 농작물에 대한 인식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누군가는 꼭 가야 하는 길이었다. 누군가가 먼저 가면 뒤에 오는 사람들은 좀 더 수월할 것이다. 부부는 거기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 귀농을 고민한다면 그들처럼 아내 박씨는 귀농을 고민하고 있다면 너무 오래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직접 내려와 부딪치든가, 여유 자금이 있더라도 일단 집만 구해서 내려올 것을 권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자본을 들여 시설을 갖추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어떤 작물이든 맞는 땅이 있고 맞는 사람이 있단다. 직접 경작해 본 뒤 자신에게 맞는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김씨는 귀농 수강생 1인에 20인의 전문가가 붙는 ‘밀착 교육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뜻을 같이하는 스무 명의 귀농, 귀촌인이 모여 이미 70% 이상의 공정이 끝났다. 그는 또 200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논산재배 INTO THE WILD’라는 온라인 카페에 농사 일기를 비롯해 자연 재배와 관련된 각종 자료들을 올려 정보를 나누고 있다. 농촌 마을에서 아이들과 함께 소소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자연 재배 쌀의 직거래 판매도 같이 한다. 건강한 땅에서 나는 바른 농작물이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김씨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꿈꾸는 세상이다. 글쓴이 소설가 서진연 ▲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 2013년 제2회 EBS 문학상 우수상 수상 ▲ 소설 ‘붉은 나무젓가락’, 그림동화 ‘옥상에 텃밭이 생겼어요’, 옴니버스 에세이집 ‘가족이 힘이다’, ‘수업’, ‘가족, 당신이 고맙습니다’ 등
  • 곤충산업 4년내 5000억 규모로

    곤충산업 4년내 5000억 규모로

    사육농 1200가구·유통망 육성 7~8월 예천서 세계엑스포 열어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갈색거저리 유충인 ‘고소애’와 쌍별귀뚜라미는 식용 곤충으로서 일반식품 원료다. 분말이나 날것으로 먹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고소애가 들어간 쿠키(왼쪽)를 비롯해 마카롱(가운데), 머핀(오른쪽), 브라우니, 건빵 등도 나오고 있다.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유충)와 장수풍뎅이 유충도 조만간 일반식품 원료로 전환돼 ‘곤충 과자’가 좀 더 보편화될 전망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사육농가를 육성하고 기피 식품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곤충식품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곤충산업을 5000억원 규모로, 곤충 사육농가를 1200가구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남태헌 농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관은 “상대적으로 뒤처진 식용곤충 시장을 5년 뒤에는 1000억원대로 키울 것”이라면서 “곤충 자원이 농업·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생산자 단체를 중심으로 ‘곤충 유통사업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사업단은 각 지역 농가에서 식용과 사료용으로 납품한 곤충을 판매 업체에 안정된 품질로 제공한다. 2020년까지 5년간 연구개발(R&D)에 150억원을 투자해 기능성 사료와 가공 기술 등을 중점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곤충요리 경연 대회와 오는 7∼8월 열리는 예천 세계곤충엑스포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곤충산업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식용 제품 개발뿐 아니라 홈쇼핑 등을 활용해 이미지 개선에도 나선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경제 블로그] 1인2역 하영구 회장 “24시간이 모자라”

    [경제 블로그] 1인2역 하영구 회장 “24시간이 모자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평소 ‘일벌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하 회장이지만 요즘은 “너무 바쁘다”는 말을 부쩍 자주 합니다. 12년 동안 최장수 은행장 자리를 지켰던 한국씨티 시절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는 하소연입니다.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금융 협회들은 지난해 줄줄이 부회장직을 없앴습니다. 관(官)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주요 협회 부회장 자리를 꿰차던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서였죠. 대신 부회장보다 직급이 낮은 전무직을 신설했습니다. 하지만 직함만 전무로 바뀌었을 뿐, ‘하는 일’은 과거 부회장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외업무를 맡는 회장을 대신해 안살림을 꾸려 나가는 것이 주된 역할입니다. 은행연합회는 민성기 전무가 올해 초 출범한 신용정보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 자리가 공석이 되었습니다. 후임으로 오려던 김형돈 전 조세심판원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세금 분쟁이 심심찮게 발생하는 은행연합회와 세금 문제를 다루는 조세심판원은 ‘업무 연관성’이 인정돼 재취업을 승인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지요. 은행연합회는 전무 인선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또 ‘관피아’(관료+마피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철퇴를 맞는 듯했던 ‘낙하산’들이 최근 다시 슬금슬금 부활하고 있어서입니다. 어찌 됐든 하 회장은 꼼짝없이 ‘1인 2역’을 더 소화해야 할 처지입니다. 은행연합회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처음부터 무리하게 ‘관피아’를 전무로 받아들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1인 2역이 이렇듯 길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총선이 가까워 오면서 금융권에는 온갖 소문이 무성합니다. 시계 바늘은 거꾸로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논공행상식 보은 인사와 자기 식구(관료) 챙기기’ 구태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는 현 정부가 수차례 강조한 ‘개혁’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문무대왕비 호국龍 전설 간직…年 200만명 찾는 사계절 쉼터

    문무대왕비 호국龍 전설 간직…年 200만명 찾는 사계절 쉼터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은 신라 문무대왕비의 ‘호국룡(龍)’ 전설을 간직한 곳이다. 울산 앞바다에 우뚝 솟은 대왕암과 붉은빛의 기암괴석, 100년을 훌쩍 넘긴 등대, 아름드리 나무들이 울창한 해송숲 등으로 이뤄진 대왕암공원은 천혜의 자연 절경에 태고의 신비감까지 간직하고 있다. 호국룡의 전설을 품은 대왕암과 아름다운 해송군락이 연간 200만명의 발길을 대왕암공원으로 이끌고 있다. 동구 일산동과 방어동에 걸쳐 형성된 대왕암공원은 94만 2000㎡ 규모의 공원지역이다. 입구에서 대왕암까지 연결된 1㎞ 구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울창한 해송림과 푸른 동해를 모두 품는 듯하다. 쇄석이 깔린 산책로를 따라 줄지어 늘어선 해송, 벚나무, 개나리 등이 관광객을 반긴다. 최근 활짝 핀 벚꽃과 개나리에 취해 잠시 걸으면 산책로 끝에 설치된 높이 6m의 울기등대를 만난다. 울산의 끝(埼)이라는 뜻을 가진 울기등대는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1906년에 세워진 등대다. 대왕암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국가에서 말을 키우던 곳이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대가 이곳에 주둔하면서 1만 5000여그루의 해송을 심었고 현재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대왕암공원 동쪽 끝에 있는 대왕암. 너비 2.5m, 길이 50m의 대왕교로 육지와 연결된 바위섬이다. 용추암으로도 불린다. 1999년 발간된 ‘울산 동구지’에는 ‘삼국통일을 완성한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왕을 따라 동해의 호국용이 돼 이 바위 아래 바닷속에 잠겼다고 해 대왕바위(대왕암)로 불린다’고 기록돼 있다. 전설에는 대왕암 아래 바닷속에 문무대왕비가 용으로 변해 나라를 지키고 있다고 전한다. 그래서 그 자리에는 해초가 자라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문무대왕릉은 울산 대왕암에서 38㎞가량 떨어진 경주 양북면에 있다. 문무대왕비가 잠들었다는 대왕암 주변의 기암괴석이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암괴석 곳곳에는 바다낚시를 즐기는 낚시꾼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대왕암공원 북쪽 산책로 인근에는 ‘용굴’도 있다. 용굴에는 동해 용왕이 말썽을 피우던 청룡을 이곳에 가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뱃사람들은 ‘동해 용왕이 용굴에 청룡을 가둬 어선들이 바다를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며 해마다 대왕암에서 용왕제를 지냈다고 한다. 또 인근에는 예부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는 소 모양의 ‘소바위’와 복이 솟아난다는 바윗돌 ‘복샘’, 고동을 닮아서 이름 붙은 ‘고동섬’ 등이 어우러져 있다. 동구문화원 관계자는 “용추암이 의미를 풀어보면 ‘용이 노닐다 간 곳’이다”면서 “동구지역에서는 예부터 ‘대왕암공원에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말이 전해진다”고 말했다. 동구는 2008년부터 대왕암공원의 해안가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는 해안 산책로도 만들었다. 울기등대는 일제강점기 주둔한 일본군이 심은 해송이 자라 하늘을 가려 등대의 불이 보이지 않자 1987년 12월 기존 위치에서 50m 옮겨 촛대모양의 등대로 새로 건립했다. 백색팔각형 등탑으로 만들어졌다. 10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해안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초기의 등탑은 1900년대 초반 방어진항의 전성기 때 세워졌다. 이후 1905년 일본이 러·일 전쟁 중 방어진항을 드나들던 선박을 유도하려고 목재로 등탑을 만들어 사용하다 이듬해인 1906년 콘크리트 구조물로 등대를 만들었다. 높이 9.2m의 팔각형 구조물인 옛 등탑은 구한말 건축양식 연구에도 도움을 준다.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은 울기등대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2009년 11월 4D 입체영상체험관과 선박 조종 체험관을 설치하는 등 내부를 새로 단장했다. 이후 지역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해양문화 교육 공간으로 개방하고 있다. 4D 입체영상체험관에서는 만화캐릭터 ‘아라’와 ‘누리’가 등장해 항로표지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11분간 진행되는 입체영상은 벽면에서 바람이 불고 물방울도 튀는 등 현실감을 준다. 선박이 암초와 부딪치는 장면에서는 의자가 흔들리는 등 마치 바다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입체영화관 옆 선박 조종 체험관에서는 시뮬레이션 화면을 보면서 울산항의 주요 항로를 직접 운전해 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파로스 등대’를 형상화한 영상체험관 진입로도 눈길을 끈다.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은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 울기등대 내의 직원숙소를 시민들을 위한 숙박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대왕암공원 내 해송숲은 2011년 생명의 숲 국민운동 주최로 열린 제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됐다. 곰솔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100년을 넘긴 아름드리 곰솔이 하늘을 찌를 듯 우람하다. 봄에는 동백과 벚꽃이, 가을에는 보랏빛 해국이 곰솔과 어우러져 사계절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솔껍질깍지벌레 등의 피해도 있지만, 여전히 울창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울산시와 동구는 수시로 간벌과 조림사업을 벌이고 있다. 해송군락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부부의 백년해로를 상징하는 ‘부부 소나무’가 방문객들을 맞는다. 용굴 옆 튀어나온 바위 위에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부부 소나무다. 단단한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린 두 소나무는 거센 해풍에도 잘 견디고 있다. 머리를 살짝 맞댄 모습이 마치 오랜 세월 동안 거친 풍파를 헤치면서 변함없는 금실을 자랑하는 부부의 모습과 같다. 특히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부부 소나무’에 사랑을 맹세하면 백년해로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벚꽃을 즐기려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 대왕암 벚꽃길은 울산의 벚꽃 명소 가운데 손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사계절 관광객이 끊이지 않으면서 연간 2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동구는 지난달 해송숲과 대왕암을 연결하는 신대왕교의 개통식을 가졌다. 현대중공업이 1995년 설치한 옛 대왕교를 지난해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상로아치교(길이 50m, 너비 2.5m)를 건설했다. 다리의 안정성은 물론 이미지도 한결 산뜻해졌다. 또 내년 12월에는 ‘어린이테마파크’(사업비 105억원)가 대왕암공원에 들어서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2만여㎡ 부지에 들어서는 어린이테마파크에는 어린이 놀이시설을 비롯한 체험시설, 애니메이션 관람시설, 로봇체험 프로그램 등이 들어선다.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건조한 봄날씨로 ´산불과의 전쟁´ 계속될 듯

     한식을 앞둔 주말 내내 전국 곳곳에서 ‘산불과의 전쟁’이 벌어졌다. 3일 비가 조금 내리고 하루 이틀 더 비 소식이 있지만 당분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소방당국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7시 40분 경북 예천군 용문면 상금곡리 야산에서 불이 나 임야 9㏊를 태우고 13시간여 만인 이튿날 오전 9시 10분 꺼졌다. 경북에서는 지난달 30일에도 상주시 외서면 예의리 마을 뒷산에서 불이 나 임야 50㏊를 태웠다.  지난 1일 저녁 국립공원이 인접한 충북 단양군 소백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사흘 간 4㏊의 산림을 태우고 가까스로 진화됐다. 소백산 인근 밭에서 시작된 이 불은 잔 불이 되살아나며 결국 일부 국립공원 내부까지 번져 피해를 키웠다.  지난달 31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 무건리 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산불은 3일 오전 8시 15분이 돼서야 겨우 불길이 잡혔다. 산림당국과 군은 헬기 10대, 장병 1805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건조한 대기에 접근마저 어려워 79㏊에 달하는 산림이 불에 탔다.  불은 대부분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된 실화로 추정됐다. 파주 산불의 경우 군부대의 사격 훈련 중 불꽃이 마른 나뭇가지 등에 옮아붙어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군부대가 많은 접경 지역은 매년 봄철마다 군부대 사격 훈련 중 산불이 나 소중한 산림자원이 잿더미로 변하는 일이 빈번하다. 강원지역에서는 군부대 사격 훈련 중 올들어 벌써 11건의 산불이 발생해 14.27㏊의 산림이 소실됐다.  영농철을 앞두고 농민들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무심코 놓은 불도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찰은 소백산 화재는 밭두렁에서 쓰레기를 태우다가 산자락으로 불이 옮아붙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용의자 A(62)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상주시 예의리에서 발생한 불도 논두렁 소각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논·밭두렁 소각은 해충 방제약이 변변치 않았던 1960∼1970년대 논·밭두렁에서 겨울을 난 애멸구나 끝동매미충을 박멸하기 위한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품종 개량을 거듭해 이런 해충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거의 없고 오히려 농사에 도움이 되는 이로운 벌레가 더 큰 피해를 본다며 관계당국은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전국종합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와우! 과학] 인간이 원격조종하는 ‘사이보그 딱정벌레’ 개발

    [와우! 과학] 인간이 원격조종하는 ‘사이보그 딱정벌레’ 개발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장면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최근 미국 버클리 대학과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팀은 살아있는 딱정벌레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소위 ‘사이보그 딱정벌레’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해 공개된 연구성과 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이번 결과는 한마디로 인간이 딱정벌레를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것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딱정벌레가 짊어진 배낭과 뇌와 다리, 날개 등 각 기관에 부착된 전극에 있다. 실험자가 컴퓨터로 신호를 보내면 딱정벌레에 설치된 작은 컴퓨터와 같은 배낭에서 이 신호를 수신한 후 각 전극에 전달한다. 이 전극이 딱정벌레와 뇌와 각 기관을 자극해 실험자가 딱정벌레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통해 딱정벌레의 이륙부터 착륙, 오른쪽, 왼쪽 방향 전환 등에 모두 성공했다. 연구팀이 딱정벌레의 사이보그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있다. 사람이 가기 힘든 조난 지역, 재난 현장 등을 수색하는데 있어 딱정벌레가 유용하기 때문이다.  난양공대 히로사카 사토 교수는 "실험을 통해 딱정벌레의 속도까지 통제할 수 있었다"면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드론이 할 수 없는 작은 구멍이나 돌 틈까지 수색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이들 외에도 세계 각 대학들은 곤충의 사이보그화를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상이 바로 극강의 생명력을 자랑하는 바퀴벌레다. 지난해 미국 텍사스 A&M 대학 연구팀은 원격조종이 가능한 바퀴벌레를 개발한 바 있다. 마치 로봇처럼 인간이 원격으로 살아있는 바퀴벌레를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이 기술은 안테나와 관련된 바퀴벌레 신경에 전극을 심어넣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또한 2년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도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바퀴벌레는 소형 마이크로폰을 달고있어 소리가 나는 곳을 알아서 찾아간다. 또한 일본 오사카 대학 역시 사이보그 바퀴벌레의 시발이 될 생체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애들과 친해지려는 ‘무늬 애벌레’의 이상한 몸짓은

    [이주의 어린이 책] 애들과 친해지려는 ‘무늬 애벌레’의 이상한 몸짓은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김원아 지음/이주희 그림/창비/104쪽/7500원 애벌레가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하는 의태어는 ‘꿈틀꿈틀’, ‘꾸물꾸물’ 정도다. 웬지 이 미약한 존재는 의지도 생각도 없을 거란 뉘앙스를 풍기는 단어들이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먹이를 먹거나 기어다니는 게 전부일 듯한 애벌레가 경이로운 성장담의 주인공이 됐다. 제2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초등 저학년 부문)인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에서다. ‘나’는 3학년 2반 교실에 놓인 관찰 상자에서 일곱 번째로 태어난 애벌레다. ‘나’는 먼저 태어난 형들 눈에는 독특한 캐릭터다. 형들의 목표는 하나다. 빨리 허물을 벗고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것. 하지만 ‘나’는 둘레둘레 주변을 살피기 바쁘다.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는 구름의 아름다움에 빠져드는가 하면, 먹어치워야 할 배춧잎엔 엉뚱하게도 세모, 네모, 별 등의 무늬를 새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얻은 별명이 ‘무늬 애벌레’. 호기심에 작은 생명체를 함부로 만지는 아이들을 피하기는커녕 친근함을 느끼기까지…. 형들로선 이해할 수 없는 ‘별종’이다. 하지만 ‘나’의 이런 기행(?)은 안온할 것 같던 관찰 상자 속 애벌레들에게 닥친 위기를 해결하는 기지로 작용한다. 주변의 놀림과 위협에도 자신만의 개성을 우직하게 지키고 날개를 돋우는 ‘무늬 애벌레’의 성장기는 아이들의 마음의 호수에 오래 동심원을 일으킬 동화가 됐다. 배추흰나비의 한살이는 실제 초등학교 3학년 과학 수업에서 배우는 주제다. 현직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이야기로 녹여내 등단한 작가는 무늬 애벌레의 입을 빌려 아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같이 작은 애벌레들은 인간을 믿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어. 작은 생명도 소중히 아껴 줄 거라는 믿음 말이야. 하얀 나비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 줄래?”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울이 활짝 핍니다, 마음이 콩닥 뜁니다

    서울이 활짝 핍니다, 마음이 콩닥 뜁니다

    서울의 벚꽃 개화일은 공식적으로 4월 6일. 하지만 어디까지나 공식 개화일일 뿐 성격 급한 꽃들은 이미 꽃망울을 터뜨렸거나 터뜨릴 준비를 마쳤다. 벌써 성급한 벚꽃이 꽃망울을 피운 한강시민공원에는 개나리를 비롯한 다양한 봄꽃들이 나들이객들은 맞고 있다. 서울시도 이에 맞춰 ▲봄나들이 좋은 길 ▲드라이브길 ▲걷기 좋은 길 ▲색다른 꽃길 ▲축제길 등 5개 테마로 ‘서울 봄꽃길 156선’을 추천했다. 짧은 봄날 156곳을 다 가 본다는 것은 무리. 서울을 서북, 서남, 동북, 동남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꽃놀이와 문화공연을 즐길 만한 곳을 엄선했다. 특히 2일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리는 ‘한강 개나리꽃길 걷기’는 청소도 하고 꽃구경도 하는 의미 있는 행사다. ●서북권:서대문 안산·불광천 음악 꽃… 경의선 철로엔 노랑붓꽃 서북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봄꽃길은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이다. 코스는 서대문구청 뒤편에서 서울시내 전경과 한강을 볼 수 있는 봉수대까지다. 서대문구는 이달 8~10일 6회에 걸쳐 안산 연희숲속쉼터에서 ‘벚꽃음악회’를 연다. 연희숲속쉼터로 가는 자락길에선 벚꽃 이외 메타세쿼이아, 아까시나무, 잣나무, 가문비나무 등으로 이뤄진 숲도 즐길 수 있다. 안산 자락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전국을 대상으로 선정해 추천한 ‘4월의 걷기여행길 10선’에도 뽑혔다. 마포구 경의선 숲길 공원은 새롭게 뜨는 명소다. 공덕역부터 대흥역까지 폐철로를 걷어 내고 700m 구간에 만든 이 공원에는 2014년 벚꽃길이 조성됐다. 분홍 벚꽃 외에도 새하얀 이팝나무 꽃과 노랑붓꽃 등 다채로운 수목이 어우러져 또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다른 벚꽃 명소와 달리 사람만 다닐 수 있어 천천히 봄날의 평화를 만끽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할 만하다. 은평구 불광천에선 8일과 9일 이틀간 ‘한국문학관 유치 기원 불광천 벚꽃축제’가 열린다. 8일에는 은평구립합창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박상철(무조건) 등 인기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진다. 9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걷기대회에 자녀의 손을 잡고 참여해 볼 만하다. ●서남권:4일부터 여의도 북적… 개화산 둘레는 야생화 ‘빼꼼’ 서남권에는 서울 봄꽃축제의 대장 격인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가 있다. 4일부터 10일까지 1주일간 국회 뒤편 여의서로 일대에서 열리는데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여의서로 1.7㎞ 구간에서 수령 50년 안팎의 왕벚나무 1886그루와 진달래, 개나리, 철쭉, 살구나무, 조팝나무, 말발도리 등 20여종의 봄꽃을 만날 수 있다. 대표 봄꽃축제인 만큼 행사도 다양하니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인파가 넘치는 여의도 봄꽃축제가 부담스럽다면 금천구청역에서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3.1㎞ 구간에 조성된 벚꽃로를 추천한다. 서울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시흥대로에서 철산교까지 10㎞ 길이의 안양천로도 봄바람에 날리는 꽃비를 맞기 좋다. 금천구는 9일과 10일에 걸쳐 구청 광장에서 오케스트라 공연, 프린지페스티벌, 사생대회 등을 개최한다.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과 동작구 보라매공원, 국립현충원에서 즐기는 꽃놀이도 추천할 만하다. 서서울호수공원을 걷다 보면 항공기 소리에 따라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색다른 장면도 만날 수 있으니, 아이들은 하늘로 비행기가 지나가는지 유심히 살피는 것도 재미다. 산자락을 따라 들꽃을 보고 싶다면 강서구 개화산이 좋다. 방화근린공원부터 개화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코스에선 영산홍과 산철쭉, 찔레꽃, 자운영 등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다. 23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화근린공원에서 걷기대회와 사물놀이, 허준가요제 등이 열린다. ●동남권:응봉산 개나리 절정… 어린이대공원·석촌호수는 벚꽃 품에 동남권에선 광진구 서울대공원이 강자다. 탁 트인 공원에서 흩날리는 벚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8일부터 17일까지 호수둘레길을 중심으로 벚꽃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벚꽃 버스킹과 봄봄 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가 기다린다. 송파구 석촌호수의 벚꽃길도 잠실 일대 거주자에겐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소다. 석촌호수를 따라 촘촘하게 심어진 1000그루의 벚꽃길은 평소 주민들이 자주 찾는 산책로이자 지역의 자랑이다. 송파구는 8일부터 3일간 ‘석촌호수 벚꽃축제와 잠실관광특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8일 송파구립교향악단의 연주회를 시작으로 마야, 홍경민, 알리, 정동하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줄줄이 이어진다. ‘봄의 전령’ 노란 개나리를 즐기고 싶다면 성동구 응봉산 개나리꽃축제로 가 보자. 개나리꽃은 3월 27일부터 이미 개화가 시작돼 이번 주말이면 절정을 맞게 된다.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되는 축제에는 초등학생 사생대회, 야간 산상 콘서트, 오케스트라 공연, 캘리그래피, 가훈 쓰기 체험, 꽃차 시음, 쿠키 만들기 등이 준비된다. 성동구에선 15일 금호산 맨발공원 일대에서 ‘금호산 봄꽃축제’도 예정돼 있다. 서초구와 강남구의 양재천변, 남산공원 순환로도 걸으며 꽃내음을 맡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동북권:3개구 가로지른 우이천, 이름 모를 들꽃이 주인공 산이 많은 동북권은 조금만 나가면 꽃 천지다. 어디가 꽃 명소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도심의 명소를 꼽자면 우이천이다. 도봉과 성북, 노원을 관통하는 우이천변은 벚꽃은 물론 이름 모를 다양한 들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군데군데 작은 공원과 도서관, 휴식시설이 있다. 자전거길도 잘 조성돼 상쾌한 봄바람을 맞으며 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도봉구는 구청부터 노원교까지를 꽃 천지라고 부를 만하다. 일단 도봉구청 주변의 가로수가 모두 벚꽃이고, 중랑천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는 금계국과 사계장미가 쭉 늘어섰다. 노원구의 중랑천변(노원교~상계교 1㎞ 구간)을 노랗게 물들인 개나리 꽃길도 장관을 이룬다. 3월 말 꽃을 피운 개나리는 4월 20일쯤까지 아름다움을 뽐낸다. ●중랑천·안양천엔 유채꽃… 코가 먼저 즐거운 강동 허브공원 벚꽃과 개나리로만 채워진 꽃놀이가 지겹다면 조금 색다른 꽃도 있다. 서울창포원 ‘붓꽃길’, 청계천로, 성북구 월계로, 동작구 상도로, 송파구 로데오거리 ‘이팝나무길’, 한강 중랑천 둔치 ‘유채꽃길’, 양천구 신트리공원, 강동구 허브천문공원 ‘야생초화류와 허브류 꽃길’, 중랑캠핑숲 ‘배꽃길’ 등이다. 중랑캠핑숲의 배꽃길을 걸을 때는 벚꽃과 비슷하게 생긴 배꽃에 분홍 기운이 없이 깨끗한 흰색을 감상하는 것이 포인트다. 양천구 안양천 둔치의 유채꽃길이나 동대문구 중랑천 둔치의 꽃양귀비길 등도 볼만하다. 하이힐을 신은 여자친구를 위해 드라이브를 준비했다면 종로구 인왕산길, 광진구 워커힐길, 강서구 곰달래로, 금천구 벚꽃로 등을 기억해 두자. 물론 새 운동화를 사서 갈아 신고 같이 걷는 방법도 있다. 꽃바람도 좋지만 포근해진 강바람을 느끼고 싶다면 한강변을 찾아야 한다. 여의도 물빛무대에서는 4월 매주 금·토·일요일 ‘영화, 공연, 콘서트’가, 광진교 8번가에서는 매주 토·일요일 ‘로맨틱 콘서트’가 개최된다. 또 뚝섬한강공원 자벌레에는 시민 참여 전시가 준비돼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흡연부스 왜 안가…캠퍼스 담배전쟁

    흡연부스 왜 안가…캠퍼스 담배전쟁

    대학, 흡연구역 재정비 나서 ‘금연 장학금’ 도입하기도 “학교 안에만 들어오면 간접흡연의 연속이에요. 담배를 피울 권리보다는 담배 연기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우선 아닌가요?” 31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만난 정지훈(24·동물생명과학부 3학년)씨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흡연 장소가 동물생명과학관 입구와 불과 20여m 거리에 있어 비흡연자도 담배 연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정씨의 불평에도 동물생명과학관 주변에서는 3~4명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신학기를 맞아 대학가에서 또다시 ‘흡연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대학 건물 내에서는 담배를 못 피우지만 실외에서는 법적 규제가 없다 보니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비흡연자 사이에선 ‘흡연충’(흡연+벌레)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건국대 총학생회가 지난주 학생 11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0%가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박우주 건국대 총학생회장은 “교내에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이 동시에 표시된 곳이 있어 학생 간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흡연구역을 재정비해 올여름에는 두 곳에 흡연 부스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담배를 둘러싼 캠퍼스 내 갈등이 심해지자 대학들은 이런저런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한양대는 지난 15일 서울캠퍼스 신소재공학관 뒤편 등 세 곳에 1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흡연 부스를 설치했다. 설치비가 1대당 3000만원에 이른다. 고려대도 안암캠퍼스에서 흡연 부스 2곳을 운영 중이고, 중앙대도 서울캠퍼스에 흡연 부스 한 곳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흡연 부스도 담배 연기를 둘러싼 학내 갈등을 말끔히 해결하지는 못한다. 적잖은 사람들이 흡연 부스 옆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기 때문이다. 한 흡연자 학생은 “사방이 꽉 막힌 부스 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냄새가 옷에 배는 것은 물론이고 너무 답답하다”며 “재떨이 등 내부 시설도 너무 지저분해 부스 안에 들어가기가 꺼려진다”고 했다. 금연을 하면 장학금을 주는 학교도 있다. 삼육대는 ‘금연 성공 장학금’ 제도를 운용 중이다. 주 2회 니코틴 및 일산화탄소 검사 등을 통해 12주 동안 금연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장학금 20만원을 지급한다. 지난해까지 900여명이 도전해 404명이 금연에 성공했다. 충북 제천의 세명대에도 금연 장학금 제도가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왼쪽 오른쪽~” 하늘나는 ‘사이보그 딱정벌레’ 개발

    “왼쪽 오른쪽~” 하늘나는 ‘사이보그 딱정벌레’ 개발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장면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최근 미국 버클리 대학과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팀은 살아있는 딱정벌레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소위 ‘사이보그 딱정벌레’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해 공개된 연구성과 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이번 결과는 한마디로 인간이 딱정벌레를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것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딱정벌레가 짊어진 배낭과 뇌와 다리, 날개 등 각 기관에 부착된 전극에 있다. 실험자가 컴퓨터로 신호를 보내면 딱정벌레에 설치된 작은 컴퓨터와 같은 배낭에서 이 신호를 수신한 후 각 전극에 전달한다. 이 전극이 딱정벌레와 뇌와 각 기관을 자극해 실험자가 딱정벌레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통해 딱정벌레의 이륙부터 착륙, 오른쪽, 왼쪽 방향 전환 등에 모두 성공했다. 연구팀이 딱정벌레의 사이보그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있다. 사람이 가기 힘든 조난 지역, 재난 현장 등을 수색하는데 있어 딱정벌레가 유용하기 때문이다.  난양공대 히로사카 사토 교수는 "실험을 통해 딱정벌레의 속도까지 통제할 수 있었다"면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드론이 할 수 없는 작은 구멍이나 돌 틈까지 수색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이들 외에도 세계 각 대학들은 곤충의 사이보그화를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상이 바로 극강의 생명력을 자랑하는 바퀴벌레다. 지난해 미국 텍사스 A&M 대학 연구팀은 원격조종이 가능한 바퀴벌레를 개발한 바 있다. 마치 로봇처럼 인간이 원격으로 살아있는 바퀴벌레를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이 기술은 안테나와 관련된 바퀴벌레 신경에 전극을 심어넣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또한 2년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도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바퀴벌레는 소형 마이크로폰을 달고있어 소리가 나는 곳을 알아서 찾아간다. 또한 일본 오사카 대학 역시 사이보그 바퀴벌레의 시발이 될 생체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길섶에서] 제비/박홍환 논설위원

    제비는 통상 음력 9월 9일 따뜻한 남녘으로 떠나 이듬해 음력 3월 3일쯤 우리나라를 찾아온다고 한다. 처마밑 제 집을 몇 년이고 때마다 용케 잊지 않고 찾아와 다시 새끼를 치고, 살림을 차리니 여간 신통방통한 게 아니다. 어디 그뿐이랴. 제 배 곯는 건 참아도 새끼 굶기는 일은 죽어도 없다. 쉴 새 없이 날벌레 등을 날라 먹이며 애면글면 새끼 키우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며칠 전 남태평양의 바닷가 숙소에서 조우한 제비 일가(一家)도 다르지 않았다. 낯선 이방인의 출현에 깜짝 놀란 부모 제비는 베란다 처마 모퉁이 둥지에서 영문도 모른 채 재잘대는 새끼들에게 해가 미칠까 봐 안절부절못했다. 거대한 체구의 이방인을 쫓아낼 기세로 작디작은 몸을 서슴없이 날렸다. 그 모습이 하도 애처로워 어쩔 수 없이 방으로 몸을 들였다. 언제부턴가 도시에서 제비는 자취를 감췄다. 서식할 만한 곳이 마땅찮고, 무엇보다 새끼 건사하기가 어려워서일 게다. 학대도 모자라 살해까지, 제 새끼 소중한 줄 모르는 인간들에게 뭘 더 배우겠느냐며 맹모의 심정으로 결심했는지도 모르겠다. 삼짓날이 코앞인데 제비는 여전히 남태평양에 머물고 있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동네변호사 조들호, 명품 배우X사이다 전개 ‘두 자릿수 시청률 출발’

    동네변호사 조들호, 명품 배우X사이다 전개 ‘두 자릿수 시청률 출발’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쉴 틈 없는 전개로 안방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지난 28일 첫 방송 이후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연출 이정섭)는 고구마 같은 세상에 단비처럼 내려온 사이다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초반부터 조들호(박신양 분)는 국내 굴지의 기업 회장에게 모형 벌레로 장난을 치며 지금껏 법정에서 볼 수 없었던 희귀한 장면을 연출했다. 기소율 100%를 자랑하는 능력 있는 검사지만 그에 비례해 높아지는 꼴통 지수가 법정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 것. 또한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혼신의 열연까지 펼치는 익살스러움은 통쾌한 한 방까지 선사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더욱이 자신을 소매치기로 오해해 경찰서까지 가게 만든 신입 변호사 이은조(강소라 분)와의 심상찮은 첫 대면은 앞으로 두 사람이 촘촘한 관계로 엮일 것을 암시하며 흥미진진함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조들호의 파란만장한 삶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며 몰입도를 높였으며 이는 탁월한 완급조절과 시청자들을 단번에 몰입시키는 이정섭 감독만의 유쾌한 연출력이 톡톡히 뒷받침 한 결과였다는 반응. 무엇보다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배우들의 열연이 드라마의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평이 잇따르고 있다. 검사, 노숙자, 변호사로 3단 변신을 한 박신양(조들호 역)은 한 인물을 다르게 표현하며 강한 임팩트를 선사, 역시 박신양이라는 호평을 이어졌으며 강소라(이은조 역)는 완벽함 속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허당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법정 카리스마의 진수를 보여준 류수영(신지욱 역)과 박솔미(장해경 역), 박신양과의 갈등의 불씨를 지필 김갑수(신영일 역), 강신일(장신우 역) 등의 배우들이 드라마를 생동감 있게 이끌어나갔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첫 방송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제공 10.1%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같은날 첫 방송을 시작한 SBS ‘대박’은 시청률 11.8%, MBC ‘몬스터’는 7.3%를 기록했다. 박신양 강소라의 안방 복귀작이자 류수영, 박솔미 등 명품 배우들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오늘 밤 10시에 제 2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통영 홍도 해양생태계 VR 서비스

    통영 홍도 해양생태계 VR 서비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7일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경남 통영 홍도의 비경을 담은 해양생태계 가상현실(VR) 서비스를 누리집을 통해 28일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가상현실은 시청각 등 감각을 통해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내부에서 현실과 유사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술이다. 홍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통영의 외딴섬으로 괭이갈매기의 집단 서식지로 유명하다. 공단은 홍도의 해양생태계를 지난해 6월부터 6개월 동안 국내 최초로 하늘에서 바닷속까지 고화질 영상으로 촬영해 ‘가상현실’ 콘텐츠로 만들었다. 홍도는 특정도서 27호로 2011년 국립공원에 편입됐다. 해양자원 보전을 위해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특별보호구역이다. 가상현실 콘텐츠는 해양생태계 VR과 3차원 해양생물표본, 해양조사 동영상, 도서생태지도, 연안습지생태지도, 해상·해안국립공원 현황 등 6개로 구성됐다. 해양생물 산란과 보육장의 최적지로 알려졌다. 이번에 마련된 가상현실 서비스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생물(1급)인 나팔고둥을 비롯해 부채뿔산호·두겹막이끼벌레 등 쉽게 볼 수 없었던 바닷속 생태계의 모습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육상에서는 밀사초·돌피 등 식물을 비롯해 괭이갈매기의 번식과 산란장, 철새의 중간 기착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홍도 해양생태계 가상현실 서비스는 공단 누리집(www.knps.or.kr)과 국립공원 해양생태계 정보서비스(reinfo.knps.or.kr/marineinfo)에서 이용할 수 있다. 박보환 공단 이사장은 “탐방에 제한이 따르는 국립공원 내 명소와 섬 지역, 심해 등을 주제로 다양한 가상체험 콘텐츠를 제작,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모기, 바구미 재앙…중남미 수십 만ha 소나무숲 초토화

    모기, 바구미 재앙…중남미 수십 만ha 소나무숲 초토화

    곤충떼의 공격에 중남미 여러 나라가 벌벌 떨고 있다. 이미 이집트숲모기로 창궐한 지카바이러스는 중남미를 넘어 전세계를 공포에 빠뜨린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기에 이어 이번에는 바구미떼 재앙이 닥쳤다. 과테말라 농축산부는 21일(현지시간) 전국적인 식물위생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온두라스와 인접한 과테말라 동부 지방 곳곳에 바구미(딱정벌레목의 곤충) 떼가 출현한 때문이다. 구체적인 피해상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과테말라가 일찌감치 바짝 긴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웃국가 온두라스의 피해 경험을 생생히 지켜봤기 때문이다. 온두라스는 지난 1월 재앙에 가까운 피해를 봤다. 바구미떼는 산림을 휩쓸면서 소나무숲 70만 헥타르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온두라스의 전체 소나무숲은 190만 헥타르 규모다. 온두라스에서 소나무숲을 쑥대밭으로 만든 바구미떼는 한두 번 국경을 넘더니 이젠 과테말라 영토 내 출몰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농축산부 관계자는 "과테말라와 가까운 곳에서 이미 큰 피해가 난 데다 언제든 바구미떼가 넘어올 수 있어 선제적 예방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비상사태 선포로 과테말라에선 농축산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합동대책위원회가 출범한다. 과테말라는 목재 등을 통해서도 바구미가 이동할 수도 있다고 보고 국경통제도 강화할 예정이다. 중미에선 10~20년 주기로 바구미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 일단 바구미떼의 공격이 시작되면 방어는 힘들어진다.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까지 재앙이 지속돼 소나무숲은 황폐해진다. 바구미떼의 공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최근엔 기후변화가 한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온두라스는 2014~2015년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가뭄이 바구미떼를 몰고 왔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진=텔레비센트로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新전원일기] 땀·열정 쏟는 농업인들 “다 함께 잘 살아 봅시다”

    꽃피는 봄이면 진달래 화전을 부쳐 먹었던 기억은 너 나 할 것 없이 어려웠던 과거 농촌의 한 풍경이었다. 지금이야 옛 맛을 떠올리는 대가로 비싸고 귀한 음식이 됐지만 보릿고개 시절, 그때는 물리도록 지겹게 먹던 그 음식이 추억이 될 줄은 몰랐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풀벌레 우는 소리에 짜증을 냈던 어린 시절의 아스라한 기억 역시 가물가물해지는 요즈음이다. 예전 그대로의 농촌이지만, 원래 거기에 살던 사람들과 돌아온 사람들, 도시에 사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달라지면서 농촌의 건강함도 문득 다시 깨닫게 된다. 옛날과 달리 더이상 농촌은 가난의 동의어가 아니며 도시민 못지않게 윤택한 삶을 사는 농민도 많아졌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1년간 귀촌 가구주를 포함해 오래전부터 농촌에 터를 잡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성공한 삶을 지면에 담는다. 전문 작가들이 땀과 열정을 믿는 사람들, 이웃과 함께 잘살게 된 농촌 사람들을 만나 보고 매주 수요일자에 한 차례씩 소개한다.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창의 성장판 막는 영재교육

    저희 집 현관에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습니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새장’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있습니다. 일곱 살 큰애가 지난해 태국으로 가족여행을 가는 도중 비행기 안에서 그린 것입니다. 화면의 절반 정도를 주황색 문과 노란색 문, 파란색 문이 달린 큰 새장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윗부분 좌우에 새가 두 마리 그려져 있어 사육장이 마치 큰 동물의 얼굴처럼 보입니다. 바닥에는 거꾸로 누운 새 두 마리가 발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사육장 주변에는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과 큼직한 벌레들, 그리고 커다란 나무와 알록달록한 색깔의 공이 보입니다. 대담한 화풍에 생기 넘치는 색채의 그림이지요. 큰애는 최근 ‘핼러윈’이라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온갖 괴물이 종이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토끼를 닮은 괴물, 해골처럼 생긴 괴물, 새를 닮은 괴물이 모여 있습니다. 본 적도 없는 괴물을 모두 상상해 그렸다고 합니다. 아이의 상상력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얘는 혹시 영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큰애를 미술학원에 보내볼까?”라고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아내는 답장으로 글을 하나 보내왔습니다. 미국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로 유명한 애덤 그랜트 교수가 최근 뉴욕타임스에 쓴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려면: 물러서라’라는 제목의 칼럼입니다. 아이가 2세 때 글을 읽고 4세에 바흐를 연주하고, 6세에 계산을 하고 8세에 외국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등 영재성을 보이면 부모들은 마치 로또에라도 당첨된 것처럼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랜트 교수는 “영재성이 성인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오히려 드물다”고 지적합니다. 아이가 영재성을 보이면 ‘한 우물만 파야 한다’고 생각해 부모들이 아이에게 간섭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랜트 교수는 영재성을 보이는 아이들이 뛰어난 성인으로 자라도록 하려면 아이가 여러 방면의 학문을 접하고 통찰력을 갖도록 해 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을 조사해 보니 보통의 과학자들보다 12~22배나 더 각종 예체능 관련 취미를 즐긴다고 합니다. 그랜트 교수의 지적은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2000년 영재교육진흥법이 제정된 이후 우리나라의 영재교육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습니다. 교육청 또는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을 비롯해 학교나 지역에서 개설한 영재학급이 지난해 기준 전국에 2500여개나 됩니다. 그런데도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영재교육 기관을 통해 배출된 영재가 드물까요. 영재교육 기관에서 영재를 선발할 때 시험을 보는데, 그 시험들이 아이의 영재성을 판별하기보다 사교육으로 얼마나 준비를 잘했느냐를 따집니다. 입학시험에는 올림피아드나 수학 경시대회 등 사교육을 받아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옵니다. 실제로 서점에 가보면 영재교육 기관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는 교재들이 넘쳐납니다. 글쓰기가 서투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재교육 기관 입학 서류인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을 가르치는 사교육도 성행합니다. 무엇보다 영재교육 기관 입학의 목적이 자녀의 대입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숨어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영재교육 기관이 오히려 아이들의 영재성을 더 키우지 못하도록 하는 게 아닐까 안타깝습니다. gjki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지구를 구하는 크릴새우…남북극 동물 24종의 생존 이야기

    [이주일의 어린이 책] 지구를 구하는 크릴새우…남북극 동물 24종의 생존 이야기

    눈과 얼음 나라의 대단한 친구들/비비 뒤몬 탁 지음/이수영 옮김/웅진주니어/152쪽/1만 1000원 이 지구에 숨을 불어넣는 존재는 누구일까. 네덜란드 논픽션 작가 비비 뒤몬 탁은 아기 새끼손가락만 한 크릴새우라고 말한다. 크릴은 펭귄, 고래 등 남극에 사는 거의 모든 동물의 먹이로 먹히면서 매일매일 지구를 구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크릴 한 마리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려면 300조번은 꾸벅거려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세상을 떠받치는 동물이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동물은 누구일까. 작가는 남방코끼리바다표범을 지목한다. 번식기인 매년 9월은 남극 바다에 살다 육지로 올라오는 남방코끼리바다표범에게 시련의 시간이다. 3000㎏이나 나가는 지방 덩어리를 육중하게 맞부딪치며 죽기 직전까지 싸워야 한다. 수컷 한 마리당 암컷 40마리와 짝짓기를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간신히 하나를 물리쳤다 싶은 순간 또 다른 수컷이 암컷을 노리고 들이댄다. 이들의 생존 싸움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어진다. 눈과 얼음으로 덮인 땅, 남극과 북극에 사는 동물들은 다른 곳보다 사납고 모진 조건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를 위해 동물들은 저마다의 비밀 병기를 품고 있다. 1㎝도 채 되지 않는 남극의 곤충 벨기카 안타르티카는 수명이 2년하고 몇 주다. 그중에 2년은 꽁꽁 언 애벌레로 지낸다. 나머지 몇 주는 종을 이어 가기 위한 마지막 몸짓으로 끝난다. 작가는 황제펭귄, 사향소, 남극이빨고기, 콜로살오징어, 그린란드고래, 말코손바닥사슴 등 24종의 남북극 동물 이야기를 다정한 필치로 들려준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빛나는 이들의 용기, 강인한 인내심, 놀라운 적응력, 기묘한 습관, 자식을 향한 가없는 사랑 등이 극적이고 경이로운 풍경을 빚어낸다. 초등학생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시론] 스마트 커넥티드 월드에서 한국이 앞서가려면/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벤플 대표

    [시론] 스마트 커넥티드 월드에서 한국이 앞서가려면/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벤플 대표

    ‘세상이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보기 위한 두 축이 있다면 하나는 연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스마트화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연결되고, 그 각각이 지능화하고 있다. 전 세계 컴퓨터가 연결돼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전자상거래·인터넷·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이 나타났고, 이 인터넷이 이제는 공간·사물·사람과 연결되는 사물인터넷·만물인터넷 시대가 되고 있다. 또 연결된 사물·공간·사람이 연결에 의해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동시에 그 자체의 지식과 지능을 구현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같이 발전하면서, 금융·언론·의료·유통·제조·서비스·교육·교통 등 사회 전 부문에서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앞으로 세계는 기술의 이름은 바뀌더라도, 내용적으로는 스마트화와 커넥티드화가 상호작용하면서 발전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모든 것이 연결된다는 것은 제품이 본질적으로 더이상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산업의 서비스화’라고 할 만하다. 자동차 산업이 더이상 제조업이 아니라 교통 서비스업에 편입되는 현상은 우버를 통해 이미 잘 보고 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이제 자동차라는 물리적 제품을 구입하고 소유하기보다는 어떻게 스마트하게 연결해 사용할 것인가를 보고 있다. 제품을 만들던 사람은 이제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서비스를 보조할 제품을 공급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여기서 발생할 데이터를 어떻게 실시간으로 피드백할 것이며, 이를 어떻게 온·오프 채널로 바이럴 마케팅할 것인지 메커니즘과 전략을 간파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정책가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이러한 모든 것이 서비스가 되는 시대에 잘 적응하려면, 기존의 물질, 제조 중심 주의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서비스라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을 경시하는 사회 풍조를 바꿔야 한다. 서비스는 가치이고, 서비스는 돈이다. “이것은 서비스로 드리는 것이에요”라는 말에서 풍기는 ‘서비스는 공짜, 서비스는 돈이 안 된다’라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 사업, 투자 관점에서는 역설적으로 공짜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짜로 서비스를 시작한 회사들이 수백조의 기업가치로 성장하고 있는 사례가 많지 않은가. 구글이 그랬고, 페이스북이 그랬고,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랬다. 전통적으로 비정상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오히려 정상이 되는 ‘뉴노멀의 시대’다. 이제는 서비스를 공짜로 또는 저렴하게 시작해서 나중에 플랫폼이 되는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는 의지, 이에 투자하려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스마트한 세계에서는 0을 1로 바꾸는 오리지널한 것, 즉 독창적인 것들만이 우위를 가지게 된다. 더구나 글로벌로 연결된 세계에서는 다른 나라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하는 것은 성공 확률을 떨어뜨린다. 한국에서 출발한 독창적인 것들, 글로벌 지적재산권으로 보호된 것들, 혹은 보호되지 않았더라도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디어들에 기반한 기업과 프로젝트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해외 사례가 있느냐고 묻지 마라. 있으면 그 사례에 진다. 창업가들은 미국 특허를 따기 전에는 창업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애벌레일 때 나와봤자 잡아먹혀 죽는다. 바깥에서 베껴와서 작은 국내시장을 레드오션화하는 회사는 글로벌로 갈 수가 없다. 투자가와 정책가들은 독창적인 것을 알아보는 심미안과 실력, 세계관, 역사관을 갖춰야 한다. 그런 것 없으면 은퇴하라. 이 작은 나라가 스마트 커넥티드 월드에서 앞서가려면, 기존의 단위에 0을 한 개 혹은 두 개 이상 붙여야 한다. 기존에 10억이 필요할 것 같아 보였으면 1000억이 필요할 것이다. 독창적일수록 잠재성이 커서, 그들의 발은 크다. 큰 발에 맞지 않는 작은 신발을 신기면 그 발만 아프고 기형이 되어 걷지도 뛰지도 못하게 된다. 잘 맞는 신발, 커질 때 커지는 것에 맞는 신발을 준비해줘야 한다. 위로 북한에 막혀서, 섬나라처럼 작은 규모로 사는 대한민국의 기존 세대들은 새로운 세대들에게 대륙과 해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크고 단단한 신발을 신겨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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