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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민의 월드why] 인류vs모기…전면전의 승자는?

    [송혜민의 월드why] 인류vs모기…전면전의 승자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뒤 세계 곳곳이 폭염과 홍수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이러한 환경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곤충이 바로 모기다. 인류가 모기를 두려워하고, 더 나아가 오래 전부터 ‘전쟁’을 선포한 데에는, 모기가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임산부가 감염되면 뇌가 정상보다 작은, 소두증 아이를 낳을 수 있는데, 문제는 증상이 가벼워서 감염자를 쉽게 구분해내기가 어려운데다 수혈과 성 접촉만으로도 전파돼 더욱 두려움에 떨게 한다. 손톱보다 작지만 끔찍하고 불확실한 위험을 가져다주는 모기, 인류는 백해무익할 것만 같은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유전자 조작부터 백신까지…모기와 전면전 중인 과학계 전 세계 과학계가 모기와의 전면전을 치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 해 약 7억 명이 모기가 옮기는 병에 걸리고, 이중 말라리아 등에 걸려 사망하는 사람은 72만 5000명에 달한다. ‘사람을 가장 많이 해치는 생명체’ 1위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것이 바로 모기다. 모기의 뒤를 이어 ‘사람’이 한 해 평균 47만 5000명, ‘뱀’이 평균 5만 명의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가 인간을 죽이는데 지나친 ‘공헌’을 하는 생물임을 알 수 있다. 인류는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첨단 과학의 힘을 입어 각종 ‘첨단 무기’를 구비해 왔다. 그 중 하나는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방사선이다. 지카 바이러스 사태의 진앙인 브라질은 지난 2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방사선 기술을 이전받아 모기 퇴치 연구를 시작했다. 수컷 모기에 방사선을 쪼여 불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실제 실험에서는 방사선에 노출된 수컷과 암컷이 교배해 알을 낳아도 애벌레가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이 방법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불임 모기의 개체수가 일반 모기보다 10~20배 많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또 다른 첨단 무기는 유전자 조작이다. 영국 생명공학기업인 옥시텍은 수컷 이집트숲모기의 유전자를 조작해 이 수컷에게서 태어난 새끼가 성체로 자라기 전 죽게 만들었다. 이 수컷 모기를 대량으로 풀어놓을 경우, 암컷과 교배해도 번식 전에 죽는 새끼를 낳는 것이다. 방사선을 쪼여 불임으로 만드는 것과 유사한 방법이지만, 다른 생물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보다 안전한데다 효과 역시 더욱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다. 실제 옥시텍이 2010년 카리브해 지역에 유전자 조작 모기 330마리를 방사한 결과, 현지 개체수가 5분의 1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영국의 또 다른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수컷만 낳도록 하는 모기를 만들기도 했는데, 총 5개의 모기 서식장에 유전자 조작 모기와 일반 모기를 풀어놓은 결과, 총 4개 서식장에서 암컷이 사라지면서 6세대 만에 모기가 절멸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를 실제로 도입한 국가나 도시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유전자 조작 모기의 방사를 반대하는 측은 모기의 멸종이 생태계에 교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모기는 인간이나 동물의 피 외에도 벌이나 나비처럼 꿀을 먹고 꽃을 날아다니며 열매를 맺게 하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모기를 먹고 사는 박쥐나, 모기 유충을 먹이로 하는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 어류, 수서류 곤충의 개체수가 줄어들거나, 모기를 피해 먼 길을 이동하는 철새의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여전히 팽팽한 승부…백신 개발 어디까지? 현재로서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지카 바이러스 등 모기로 인해 감염되는 주요 질병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백신이다. 하지만 한 해 6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말라리아의 경우 예방약을 통한 예방만 가능하며, 세계 최초로 승인된 백신은 3회 맞은 후 일정 부분 보호 효과가 있었지만 7년이 지난 후에는 이 같은 효과가 거의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그나마 말라리아는 예방약이라도 있지만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는 이마저도 없는 상황이다. 각국 전문가들은 모기와의 전쟁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승리를 위한 수단인 백신 개발에 여념이 없으며, 최근 일부 연구진은 비교적 유의미한 실험 결과를 얻기도 했다. 미국과 브라질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지카 바이러스의 구조를 유지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조합해 백신 후보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지난 6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유전자인 DNA를 이용했다는 의미에서 ‘DNA백신’이라 불리는 백신 후보를 쥐에게 주사하고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시키자, 쥐의 몸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증식이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어린아이나 만성질환자, 노인 등을 위한 사백신(바이러스를 화학약품이나 열로 불활성화 한 뒤 백신에 포함시킬 성분만 정제해 만든 것) 후보도 제작됐으며, 이것 역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효과를 나타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미 지카 바이러스 후보 백신의 임상실험을 승인한 만큼 조만간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기의 번식력과 내성이 경이로운 수준에 달하는데다 특정 환경에 적응해 진화하는 속도도 빨라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모기에 대항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동시에 인류의 생명과 건강에도 보호막을 칠 수 있는 적절하고 효과적인 ‘무기’의 개발이 시급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장 행정] 버려진 버스가 숲속 도서관으로

    [현장 행정] 버려진 버스가 숲속 도서관으로

    시민 주도 사업 市 지원금 받아 공중전화 부스 활용 작은 책방도 시원한 물살이 내리꽂히는 인공 폭포와 느티나무가 드리운 그늘, 간간이 들려오는 풀벌레 울음과 새소리까지. 이런 수채화 같은 풍경을 갖춘 도심 공원 안에 초록색 시내버스 1대가 덩그러니 놓였다. 차창 안을 들여다보니 책 2000권이 빼곡히 꽂혀 있다. 서울 중랑구가 용마폭포공원 안에 폐버스를 고쳐 만든 작은 도서관인 ‘책깨비 도서관’이다. 25일 도서관 현장을 찾은 나진구 구청장은 “자치구마다 도서관을 짓는데 우리는 자연과 조화를 이룬 이색 도서관을 만들었다”면서 “폭포 소리를 들으며 녹음 아래에서 책을 읽으면 최고의 피서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책깨비 도서관은 지난 22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버스 안에는 어린이도서 1500권, 성인도서 500권 등 신간도서들이 채워졌다. 1층에는 벽면을 따라 의자들이 놓였고 2층에는 바닥에 방석이 깔려 아이들이 원하는 책을 꺼내 앉거나 누워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버스의 천장을 뚫어 그 위 오두막집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오두막집 출구로 나가면 자연스럽게 공원 안을 산책할 수 있다. 도서관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구가 이색 도서관을 짓는 데 들인 자체 예산은 1000만원이다. 예상보다 적은 돈이 든 것은 주민이 주도해 도서관 건립사업을 이끌어 간 덕분이다. 나 구청장은 “우리 구 공공도서관은 20개로 서울 25개 자치구 평균인 22개보다 적다”면서 “고민하던 차에 한 주민이 버려진 버스로 도서관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공모에 채택돼 사업비 1억원을 얻었다”고 말했다. 구는 또 제 기능을 잃은 공중전화 부스를 고쳐 ‘꿈꾸는 작은 책방’으로 꾸몄다. 이 책방은 무인형 책 대여시설인데 공중전화 부스 안에 책 250권을 두고 주민이 언제든 빼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작은 책방도 KT링커스로부터 공중전화 부스를 얻고 아주복지재단에서 2000만원을 후원받아 구 재정 부담 없이 만들었다. 구는 용마폭포공원에 설치한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도서 대여시설을 지역 공원 40곳에 추가로 조성 중이다. 구는 면목동과 중화동 등 재건축이 진행 중인 지역에 공간을 얻어 도서관 숫자를 늘릴 계획이다. 나 구청장은 “보육과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아이 키우기 좋은 중랑’ 사업을 추진 중인데 도서관이 부모들의 중랑구 거주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와우! 과학] 꿀벌, 찜통더위 이기는 ‘에어컨 기술’ 있다

    [와우! 과학] 꿀벌, 찜통더위 이기는 ‘에어컨 기술’ 있다

    에어컨 없이는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꿀벌에게는 ‘자체적인 에어컨’을 가동하는 ‘기술’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진은 연구실 내에 벌집 2개와 꿀벌 3000마리를 들여놓은 뒤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 꿀벌은 벌집 내부 온도가 43℃이상으로 치솟을 경우 벌집 내부의 애벌레들이 시름시름 앓거나 아예 죽을 수도 있다. 때문에 벌집의 온도를 지나치게 높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이 방법에 다양한 추측을 내놓았다. 예컨대 벌집 전체에 일종의 ‘부채질’을 가하는 방식이나 외부에서 벌집 내부로 바람이 들어가게끔 하는 방법을 쓸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꿀벌 사이에는 일명 ‘물 배달 꿀벌’이 존재하며, 이들이 애벌레와 다른 꿀벌들에게 에어컨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물을 배달하는 역할을 맡은 꿀벌들은 1차로 물웅덩이나 연못을 찾아 나선다. 입 등 신체기관에 잔뜩 물을 머금은 뒤 다시 벌집으로 돌아간 이 꿀벌들은 몸에서 물을 역류시켜 물이 필요한 동료 꿀벌이나 온도가 높은 벌집에 내어 놓는다. 전문가들은 벌집의 전체 온도를 낮추는데 물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며, 물이 없을 경우 온도가 높은 계절에 벌집의 온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구를 이끈 토마스 시레이 박사는 “물 배달 꿀벌들은 자신의 혀나 코를 튕겨 입 안에 물을 머금은 뒤 이를 이용해 벌집 전체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면서 “다만 이 꿀벌들은 벌집 내부 온도가 시원할 날에는 이러한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 배달 꿀벌들의 역할을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달라지며, 이들은 자신의 무리가 필요로 하는 물을 공급하거나, 벌집 내부 혹은 벌집이 위치한 주변에 있는 작물에 물을 보관해 놓는 방식 등을 통해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는데 큰 공을 세운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실험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gudrin / 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꿀벌이 찜통더위 이기는 방법…자체 에어컨 기술있다

    꿀벌이 찜통더위 이기는 방법…자체 에어컨 기술있다

    에어컨 없이는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꿀벌에게는 ‘자체적인 에어컨’을 가동하는 ‘기술’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진은 연구실 내에 벌집 2개와 꿀벌 3000마리를 들여놓은 뒤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 꿀벌은 벌집 내부 온도가 43℃이상으로 치솟을 경우 벌집 내부의 애벌레들이 시름시름 앓거나 아예 죽을 수도 있다. 때문에 벌집의 온도를 지나치게 높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이 방법에 다양한 추측을 내놓았다. 예컨대 벌집 전체에 일종의 ‘부채질’을 가하는 방식이나 외부에서 벌집 내부로 바람이 들어가게끔 하는 방법을 쓸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꿀벌 사이에는 일명 ‘물 배달 꿀벌’이 존재하며, 이들이 애벌레와 다른 꿀벌들에게 에어컨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물을 배달하는 역할을 맡은 꿀벌들은 1차로 물웅덩이나 연못을 찾아 나선다. 입 등 신체기관에 잔뜩 물을 머금은 뒤 다시 벌집으로 돌아간 이 꿀벌들은 몸에서 물을 역류시켜 물이 필요한 동료 꿀벌이나 온도가 높은 벌집에 내어 놓는다. 전문가들은 벌집의 전체 온도를 낮추는데 물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며, 물이 없을 경우 온도가 높은 계절에 벌집의 온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구를 이끈 토마스 시레이 박사는 “물 배달 꿀벌들은 자신의 혀나 코를 튕겨 입 안에 물을 머금은 뒤 이를 이용해 벌집 전체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면서 “다만 이 꿀벌들은 벌집 내부 온도가 시원할 날에는 이러한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 배달 꿀벌들의 역할을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달라지며, 이들은 자신의 무리가 필요로 하는 물을 공급하거나, 벌집 내부 혹은 벌집이 위치한 주변에 있는 작물에 물을 보관해 놓는 방식 등을 통해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는데 큰 공을 세운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실험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gudrin / 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관악구 고시촌 공유공간 전국적으로 인정…매니페스토 경진대회서 2개 상 수상

    관악구 고시촌 공유공간 전국적으로 인정…매니페스토 경진대회서 2개 상 수상

     서울 관악구가 매니페스토 축제의 일곱 번째 별을 땄다. 공유 확산의 기치를 둔 기초지방단체의 아름다운 경연인 ‘2016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관악구가 눈부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7년 연속 수상이다.  7월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개최된 ‘2016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에서 관악구는 ‘주민 5명 중 1명이 참여하는 자원봉사 천국’ 과 ‘고립에서 공유로, 공유하우스(SHARE-US)’사례를 발표해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았다.  유종필 구청장은 “여름이 더울수록 가을은 더욱 풍성해 진다”며 “ 뜨거운 더위를 힘차게 이겨내고 단단한 결실 맺을 수 있도록 구민과의 소중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 고 말했다.  2007년 시작돼 매년 열리고 있는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는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매니페스토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126개 자치단체에서 300여개의 사례를 응모해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매니페스토팀을 운영하는 관악구는 K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해 공약을 지킬 것을 강조한 ‘관악의 후예’, ‘공약은 지키지 말입니다’ 등의 문구가 새겨진 단체복을 입고 열띤 응원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주민 5명 중 1명이 참여하는 자원봉사 천국  실제 좋은 이웃 가게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참순대 사장 이수진(28)씨가 직접 ‘주민참여’ 분야 발표에 나서 ‘최우수상’을 받았다.?이씨는 관악구청 직원들과 함께 공동발표를 진행해 민·관협동이라는 주제를 심사자와 관중들에게 설득력있게 호소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병마를 딛고 6600여 시간의 자원봉사를 통해 새 삶을 되찾은 최한기씨도 참여해 관객들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365 자원봉사도시 관악’ 선포식을 개최한 관악구는 9만 8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등록해 주민 5명당 1명꼴로 자원봉사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1년에 36.5 시간 이상 봉사하는 우수자원봉사자도 1600여 명. 우수자원봉사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좋은 이웃가게도 196개에 이른다.  구청 지하 1층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수요처, 단체 등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자원봉사센터를 새롭게 마련했으며 서울시 최초의 자원봉사평생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재능 나눔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마사지, 독서지도사, 정리전문가, 종이공예 등의 다양한 자원봉사 전문교육과정도 진행한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지원한 결과 지난해 말 정부 주관 ‘2015년 대한민국 자원봉사 대상’에서 행정자치부장관상을 수상했고, 앞서 11월에는 ‘2015년 대한민국 사회봉사 대상’ 공적 나눔 부문에 선정된 바 있다.  고립에서 공유로, 고시촌 주거공간 셰어어스(SHARE-US)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주거 빈곤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고시촌 주거공간 ‘셰어어스’ 사례를 소개해 청년심사단에 큰 공감을 얻으며 ‘우수상’을 받았다. 발표는 돌발퀴즈를 통해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여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셰어어스는 기존 원룸이나 고시원이 안고 있는 협소한 공간과 소통부재로 인한 고질적인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법시험 폐지와 로스쿨 제도 등으로 공실률이 높아진 한 고시원을 관악 사회적기업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선랩건축사사무소(대표 현승헌)’가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바꾸었다. 개인적인 방은 독립돼 있고 화장실과 거실, 부엌, 발코니 등을 다수가 공유하는 형태로 각 층별로 공간타입에 따른 공유공간이 마련됐다. 입주자 전체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스터디룸, 라운지, 미디어룸 등의 세련되고 쾌적한 공유공간은 입주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관악구는 2030 청년비율이 39%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청년도시다. 청년들을 위한 오아시스로 창업과 문화공간인 ‘청년드림센터’를 서울시 소유부지인 구289 버스차고지에 건립할 계획이다.  유종필 구청장은 “7년이라는 긴 시간을 애벌레로 지내다가 마침내 날개를 펴는 매미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는 우리 청년들이 관악구에서 맘껏 날 수 있도록 도울 것” 이라고 말했다.  관악구는 2010년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지방선거분야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2011년(우수), 2012년(최우수), 2013년(최우수), 2014년에는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15년(최우수상, 우수상)에 이어 2016년(최우수상, 우수상)까지 7년연속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유 구청장은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공약을 통해 탄탄한 공적 신뢰를 마련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매니페스토의 핵심가치를 새기며 주민들과 더욱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별별영상] 귓속에 벌레 들어갔을 때 제거하는 방법은?

    [별별영상] 귓속에 벌레 들어갔을 때 제거하는 방법은?

    귓속에 벌레가 들어간 경우 물이나 오일을 사용하면 간단하게 빼낼 수 있다고 하네요. 최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 게재된 영상에는 한 소녀의 귀에 손전등을 비추고 물을 넣자 기다란 벌레가 기어 나오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귓속에 벌레가 들어갔을 때는 손가락이나 핀셋으로 꺼내려 하면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어두운 곳에서 손전등을 비춰 나오게 하거나 베이비오일, 식용유, 알코올 등을 몇 방울 떨어뜨려 벌레를 떠오르게 한 후 제거하는 것이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네요. 한편 이비인후과 의사들에 따르면 고막에 구멍이 있거나 귀 발달이 덜 된 아이의 경우 오일류나 알코올을 넣게 되면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땐 즉시 병원에 가서 안전한 조치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영상= Abhyuday J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삼시세끼’ 유해진, 아재 개그부터 만능 손재주까지 ‘마성의 매력’

    ‘삼시세끼’ 유해진, 아재 개그부터 만능 손재주까지 ‘마성의 매력’

    배우 유해진이 ‘삼시세끼’에서 빵빵 터지는 아재 개그부터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만능 손재주에 이르기까지 헤어나올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을 발산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tvN ‘삼시세끼 고창 편’ 3회에서 유해진이 오리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해진은 식구들과 읍내로 첫 외식을 다녀온 후 리어카를 개조해 오리들을 위한 새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나선다. 이후 오리들을 논에 데리고 가기 전 미리 물에 익숙해지도록 대야에서 수중 훈련을 시키던 유해진은 논을 휘젓고 다니며 잡초와 벌레를 잡아먹고 시종일관 귀여움을 뽐내는 오리들의 매력에 푹 빠져 눈을 떼지 못한다. 유해진은 새롭게 식구가 된 오리들을 귀여워하며 아빠 미소를 감추지 못했고, 오리들을 위한 집을 만들던 도중 자신을 도와주던 남주혁에게 아재개그 노하우를 전수하며 특유의 입담을 자랑해 절정의 예능 감으로 안방극장에 쉴새 없이 웃음 폭탄을 안겨줬다. 또한 유해진은 뛰어난 손재주를 자랑하며 식구들을 위해 직접 문걸이를 만들고 오리들의 집을 만들어주는 등 듬직한 가장의 모습을 보였고, 차승원과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연륜이 묻어나는 부부케미를, 손호준, 남주혁에게는 다정다감한 남남케미로 따뜻하게 식구들을 챙기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불어넣었다. 특히 유해진은 다소 평범할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창 생활을 즐기며 매 순간들을 특별하고 소중한 추억과 시간들로 탈바꿈시켜 안방 극장까지 소소한 행복을 불어넣었다. 매주 금요일 밤 9시45분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포켓몬고 열풍/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포켓몬고 열풍/박홍기 논설위원

    피카추가 세상에 나온 지 만 20년이 넘었다. 1996년 2월 27일 일본 닌텐도가 미니게임기 게임보이용 소프트웨어 ‘포켓몬’의 주인공 캐릭터로 첫선을 보였다. 포켓몬은 몬스터볼에 넣어 간편하게 주머니 속의 괴물이라는 의미를 가진 포켓몬스터의 줄임말이다. 피카추는 당시 공개된 151개 포켓몬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멸종 위기인 새앙 토끼(Pika)와 햄스터를 모델로 삼았다. 일본에서는 1997년 TV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가 방영된 데다 이듬해 극장판 애니메이션 ‘뮤츠의 역습’이 상영됐다. “피카~추”라는 외침과 함께 시작되는 10만 볼트에 달하는 피카추의 공격은 어린이들을 한껏 사로잡았다. 포켓몬이 전 세계를 덮쳤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1999년에만 두 차례 머리기사로 ‘포켓몬의 침공’이라는 등의 제목으로 다뤘다. 한때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캐릭터 인지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포켓몬은 1996년 이래 종류가 크게 늘었다. 진화도 거듭했다. 전설의 포켓몬도 탄생했다. 동물·풀·광물·새·벌레·전기·불·독(毒)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상상의 세계까지 파고들었다. 무려 800개의 포켓몬이 생겨났다. 어린이들은 TV·게임·영화·만화를 통해 포켓몬을 만났고, 만나고 있다. ‘귀여워서, 진화해서, 잡을 수 있어서, 라이벌이 있어서, 교환이 가능해서, 성장해서’라는 등의 이유에서다. 영화는 올해까지 19편이나 제작됐다. 포켓몬이 현실로 뛰쳐나왔다. 실제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입혀 하나의 영상을 보여 주는 증강현실(AR)을 통해서다. 닌텐도는 미국 AR 기업인 나이어틱과 함께 ‘포켓몬고’라는 게임을 만들어 내놨다. 포켓몬고는 휴대전화의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이용해 포켓몬을 찾아 모으는 게임이다. 일종의 보물찾기다. 포켓몬고는 지난 6일 미국·호주·뉴질랜드, 13일 독일, 14일 영국에서 출시됐다.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하루 평균 이용 시간도 제쳤다. 닌텐도 주가는 첫선을 보인 지 불과 7일 만에 93%나 치솟았다. 폭발적이다. 20~30대 젊은이들이 특히 열광했다. 영화로, 게임으로만 보고 갖고 즐겼던 포켓몬의 세계로 직접 들어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에 앱을 다운받아 홀린 듯 포켓몬을 찾으러 거리로 나섰다. 포켓몬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추억이, 공상이 현실로 바뀐 것이다. 가상과 실제 세계의 경계가 무너진 것과 같다. 포켓몬고의 힘은 캐릭터 파워와 정보기술(IT)의 융합에서 나왔다. 무엇보다 포켓몬이라는 친숙한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이 있어 가능했다. IP개발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과감한 신기술과의 접목도 한몫했다.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에 꼭 들어맞는 자극제임이 틀림없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라면에서 벌레 나왔어요”…여름철 식품 이물질 주의보

    “라면에서 벌레 나왔어요”…여름철 식품 이물질 주의보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라면 등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신고가 집중돼 식품 구매·보관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접수된 ‘이물’ 신고 3만 2902건을 분석한 결과, 7월 이후 신고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3일 밝혔다. 벌레가 나왔다는 신고 1만 2343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005건(48.7%)은 8∼11월에 몰렸다. 같은 기간 곰팡이 이물 신고는 3182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1469건(46.2%)이 7월부터 10월에 집중됐다. 벌레 이물질은 라면 등 면류(2791건·22.6%), 커피(1893건·15.3%), 시리얼(1118건·9.1%), 과자(1062건·8.6%) 등에서 많이 발견됐다. 식품에 벌레가 들어가는 일을 막으려면 되도록 식품을 어둡고 습한 장소에 보관하지 말고,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즉시 폐기해야 한다. 시리얼처럼 여러 번 나눠 먹는 제품은 단단하게 밀봉하거나 밀폐용기에 담아 바닥에서 떨어진 곳에 보관해야 한다. 특히 ‘쌀벌레’로 불리는 화랑곡나방은 어두운 벽면이나 골판지 박스 틈새에 많이 서식한다. 이 벌레의 유충은 포장지를 뚫고 제품 내로 침입할 수 있으므로 택배를 받자마자 박스는 버리는 것이 좋다. 곰팡이는 음료류(706건·22.2%), 빵·떡류(535건·16.8%), 면류(282건·8.9%), 즉석조리식품(275건·8.6%) 등에서 많이 발견됐다. 곰팡이는 유통 중에 포장이 찢어진 경우, 또는 개봉한 냉동·냉장제품을 실온에서 방치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음료나 빵은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되도록 빨리 섭취해야 하고, 떡·면·즉석밥 등은 구매 시 포장이 찢어지거나 구멍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먹고 남은 제품은 공기에 접촉하지 않도록 밀봉해 냉장·냉동 보관한다. 소비자가 식품에서 이물질을 발견하면 부정·불량식품 신고센터(1399)에 신고해달라고 식약처는 당부했다. 또 정확한 조사를 위해 신고 제품과 해당 이물질을 조사 공무원에게 인계해 줄 것을 식약처는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창덕궁 후원서 시원한 수박… 임금님 피서법도 매한가지네

    창덕궁 후원서 시원한 수박… 임금님 피서법도 매한가지네

    태종실록 23권, 태종 12년 6월 18일. ‘임금이 상왕전(上王殿)에 나갔으니, 대비(大妃)를 문병(問病)하기 위해서였다. 드디어 경회루(慶會樓)에 가서 더위를 피하고 해가 기울어서 환궁하였다.’ 조선시대 여름은 음력으로 4월부터 6월까지이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폭서기는 5월과 6월이었다. 겨울 동장군도 견디지 못하고 3번이나 항복한다는 삼복더위가 이때였으니 얼마나 지독하면 백성들 입에서 ‘오뉴월 더위에 염소 뿔이 물러 빠진다’는 속담도 생겼다. 조선 시대 임금은 무더위에도 늘 의관을 정제하고 책을 강독해야 했다. 그런 왕들의 피서법은 어떤 것이었을까. 한국고전번역원이 11일 발간한 계간지 ‘고전사계’ 여름호에 실린 ‘왕의 여름’에 따르면 국왕은 음력 4월 초순에 날을 골라 여름 절기를 맞이하는 제사인 ‘하향대제’(夏享大祭)를 종묘에서 지내야 했다. 왕의 축문은 무더운 여름을 준비하는 임금의 마음 자세를 보여준다. “세월이 문득 흘러 오늘 새벽에 이르니, 조상님에 대한 추모의 정이 더욱 깊어져 정성껏 제사를 올립니다.” 여기서 ‘세월이 문득 흘러’라는 표현은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는 뜻도 있지만 왕과 백성 모두 언제 한철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여름을 즐겁게 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제사에는 본래 제물 외에 제사상에 신선한 오징어와 죽순, 준치가 올려진다. 하향대제가 끝나면 5월 5일 단오를 기념해 신료들에게 단오선이라는 부채를 선물로 나눠주고 본인도 부채질로 여름을 났다. 조선시대 한양의 얼음 창고는 종묘 제사를 위해 저장하는 ‘동빙고’(東氷庫)와 왕과 신료,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서빙고’ 두 개가 있었다. 왕의 얼음 하사는 여름이 시작되는 4월부터 서리가 내리는 8월까지 이어졌다. 왕의 대표적인 여름 음식은 무엇일까. 6월부터 9월까지 수박은 매일 1개가 수라상에 올랐고, 참외는 매일 2개를 올렸다. 왕은 시원한 얼음물에 담갔던 수박과 참외를 최고의 피서 음식으로 즐겼다. 냉수나 얼음물에 타 마시던 ‘제호탕’(醍湖湯)이라는 음료수도 있었다. 주로 내의원에서 단오가 되기 전에 왕에게 만들어 바치는 데 꿀과 오매육, 백단향, 축사, 초과를 배합해 중탕으로 만들어 항아리에 담아두고 마신다. 영조 12년 7월 2일 승정원일기를 보면 임금이 “날씨가 이처럼 더우니 마시도록 하라”며 제호탕을 승지와 사관들에게 하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신하들은 관직의 차서에 따라 순서대로 한 잔씩 마셨다. 조선시대 왕은 궁 밖으로 피서를 나가지는 못했지만 궁궐 안에서는 가능했다. 무엇보다 궁궐 안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침전을 벗어날 수 있었다. 침전은 겉보기에는 화려했지만 처마가 길어 햇볕을 가리다 보니 삼복더위와 장마가 겹치면 습기가 가득 차곤 했다. 그래서 왕의 침전에 뱀과 벌레가 나타나 큰 소동이 일었다는 기록도 전한다. 임금의 궁내 피서지는 주로 경복궁 경회루와 창덕궁 후원이었다. 연못으로 둘러싸인 경회루는 통풍이 잘돼 피서에 제 격이었고, 자연 산수와 계곡으로 둘러싸인 창덕궁 후원은 한여름 열기를 달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곳에서 얼음물에 담긴 수박과 참외만 있으면 충분했다. 신명호 부경대 사학과 교수는 “조선시대 왕은 먼저 백성들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후에 자신도 무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며 “왕의 여름나기는 임금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독자의 소리] 휴가철을 지식 충전의 기회로/이재훈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일상에 지쳐 책을 대하기 힘들었던 우리에게 여름휴가는 지식을 충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때마침 최근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국립중앙도서관은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을 선정해 발표했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문학, 철학, 자기계발, 사회경제, 자연과학, 기술과학, 예술, 역사지리 등 8개 분야에서 총 100권의 도서를 추천했다. 최고의 부자이며 컴퓨터의 황제로 불리는 독서광 빌 게이츠는 ‘하버드대학 졸업장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 습관이며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라고 했다. 게이츠의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아 저녁 식사 시간에는 책을 읽지 않는다는 규칙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 또한 책벌레로 유명하다. 스스로도 남보다 다섯 배 정도는 더 책 읽기를 했고 책을 통해 얻은 지식과 정보를 활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입시 공부와 취업난에 시달리는 우리의 젊은이와 일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책 읽기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 된 지 오래다.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조용히 사색하는 한편 긴장의 끈을 잠시 놓고 육신을 넉넉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독서다. 더위와 지친 일상의 피로를 풀기 위한 여름휴가철이 독서삼여의 의미대로 책 읽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계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재훈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 [별별영상] ‘세상에서 가장 큰 장수풍뎅이’ 영상 화제

    [별별영상] ‘세상에서 가장 큰 장수풍뎅이’ 영상 화제

    ‘세상에서 가장 큰 장수풍뎅이’ 영상이 화제네요. 최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 올라온 영상에는 거대한 크기의 애완용 헤라클레스장수풍뎅이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젊은 남성이 딱정벌레의 부리를 잡아 들어올리자 커다란 날개를 펼치며 선풍기처럼 큰 소리를 냅니다. 헤라클레스장수풍뎅이는 몸길이 15~17cm로 세상에서 가장 큰 장수풍뎅이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영상= Liveleak.com / InsecthausTV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친환경 농산물 해외·외식 시장 개척”

    “친환경 농산물 해외·외식 시장 개척”

    “국내 친환경 농산물 시장은 매우 좁습니다. 이곳저곳에 판매를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한 소득을 올리려면 어렵더라도 해외 수출시장과 국내 외식시장을 개척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강용(49) 친환경 농산물 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은 5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친환경 급식시장이 커지면서 다소나마 숨통이 트였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며 이렇게 말했다. 친환경 농산물 의무자조금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출범식을 갖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자조금은 40억~50억원 규모로 운영된다. 5만 3000여곳의 친환경 생산 농가와 정부가 돈을 절반씩 대는 방식이다. 친환경 농산물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생산한 모든 농산물을 뜻한다. 2001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최근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미국,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 동등성 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수출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우리가 미국에 친환경 농산물을 수출하려고 하면 현지 인증기관으로부터 친환경 관련 검사와 인증 마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비용이 만만찮다. 동등성 협약은 각국의 친환경 인증을 서로 인정함으로써 이런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는 것을 말한다. 강 위원장은 “한류 바람을 이용해 아시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향후 중요한 계획”이라면서 “국내 유기농가 최초로 싱가포르에서 한국 유기농 기획 판매전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경험으로 볼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외식시장 공략 계획도 빼놓지 않았다. “친환경 농산물은 외국산이나 일반 농산물에 비해 값이 비싸 외식 식재료로 쓰기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죠. 하지만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고 벌레가 먹거나 상처가 난 ‘못난이’ 친환경 농산물을 적절히 이용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잘하면 꽤 괜찮은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新전원일기] 하늘과의 동업 농사는 기다림…바보처럼 지킨 못난이 토마토

    [新전원일기] 하늘과의 동업 농사는 기다림…바보처럼 지킨 못난이 토마토

    소 한 마리로 시작한 낙농업 10년… 우유 판로 막히면서 하우스 농사로… 병충해 시달리면서도 유기농법 25년 안전 먹거리·윤리적 농법 의식 확산… 못난이 토마토 이젠 없어서 못 팔아… 착즙 개발해 年 수익 1억 5000만원 남편은 뒤늦게 방송대서 농학 공부… 아내는 최근 식품가공기능사 합격… 변화 꿈꾸는 부부는 또 새로운 ‘시작’ 어린 시절 더운 여름날, 학교 갔다 돌아오면 엄마가 미리 설탕에 재워 차갑게 식혀 둔 토마토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달콤하고 시원한 과육을 포크로 찍어 흘릴세라 접시에 대고 허겁지겁 먹어치우고, 남은 과즙을 서로 들이마시겠다고 동생과 머리를 맞대고 실랑이하던 기억. 거꾸로 읽어도 토마토, 바로 읽어도 토마토. 껍질도 과육도, 안팎이 똑같이 빨간 토마토는 추억이다. # 꿈이 농부였던 남자 충남 아산시에서 유기농 토마토와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달기 농장’의 조재호(59)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꿈이 농업인이었다. 면 단위 중학교를 나와 평택까지 통학했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예비고사를 보러 가는 길에 결국 옆길로 샜다. 어차피 농사를 지을 건데 대학에는 가서 무엇하느냐는 그의 고집을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에 예산 산다는 박응서(58)씨를 중매로 만났다. 당시 그녀는 그보다 한 살 어린 스물다섯. 그 시절 생면부지의 나이 어린 청춘들이 마주 앉아 나눌 법한 이야기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자신의 꿈은 농사를 계속 짓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이 박씨는 그렇게나 좋았더란다. 그러나 박씨는 농사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시집와 처음으로 남편과 시아버지를 따라 들로 나갔다. 농약 치는 기계를 보고만 있으면 된다 해서 따라나섰던 길인데, 아버님이 둘둘 말린 호스를 계속 풀고 감으라 하신다. 논은 저 멀리 들판 너머에 있고, 논두렁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기계를 실은 경운기는 길가에 서 있다. 그 길이 까마득히 멀어 무거운 호스를 풀고 당기고 또 풀고 당겨주어야 하는데, 한 뼘 그늘도 없는 뙤약볕 아래에서 그 일이 너무나도 힘에 부치더란다. “제발 그것만은 좀 안 시켰음 싶은데, 농사 짓는 집에 시집와서 못 한다고 할 수도 없고, 나중에는 약 치러 가자 하시면 정말 경기를 일으키겠더라고요. 그때부터 약 치는 일은 힘든 일, 안 좋은 일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아요.” 그날의 들판 위로 부는 바람과 햇살, 땀방울이 다시금 생각나는지, 부부는 서로 시선을 맞추고 웃음을 터뜨린다. 오래 한 곳을 바라보며 살아온 부부의 마주치는 눈빛이 깊다. 들판 너머로 힘들어하는 어린 신부를 바라만 봐야 했던 어린 신랑의 마음은 또 어떤 것이었을까. #패물과 돌 반지 팔아 시작한 낙농업 10년 두 아이가 태어나고 어린 신랑은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좀더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아내의 패물과 아이들 돌 반지를 팔아 소 세 마리를 들였다. 시골에서 몇 마리의 소만 먹여도 부자 행세를 하던 시절이었다. 바람대로 소는 금방 네 마리가 되고 다섯 마리가 되었다. 젖을 짜기 시작하며 돈도 돌기 시작했다. 스물대여섯 마리까지 늘어나며 해마다 주변의 땅도 조금씩 사들였다. 하지만 워낙 낙후된 지역이었다. 땅이 질척거려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동네였다. 목장 앞까지 집유차가 들어올 수 없어서 우유 통을 경운기에 실어 큰 길까지 내가곤 했는데, 이제 더이상 그렇게는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서였다. 한때 육우로 돌려보기도 했지만 결국 시작한 지 10년 만에 목장을 접어야 했다. 그래도 마침 따로 지었던 애호박 농사로 재미를 보았던 터라, 소를 판 돈으로 목장을 밀고 다져 하우스를 세웠다. “그런데 그게 또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더란 말이지요. 애호박으로 시작해서 부추, 깻잎 등 하우스 작물들을 심었는데….” 처음에는 바람에 하우스가 파이프째 날아가 버렸다. 낙하산처럼 날아올랐다가 이리저리 나부끼는 것을 붙들면 사람까지 딸려 날아갈 지경이라 속수무책 바라만 봐야 했다. 바람이 잦아진 뒤에야 들판에 널려 있는 파이프를 주워 와 다시 펴고 땜질해 설치하면 또 날아가고, 다시 설치하면 또 날아갔다. 하우스 시설에 대한 이해와 경험 부족 탓이었다. “나중에는 그냥 같이 날아가 버리고 싶더라고요.” 충청도 특유의 구수한 억양을 담아 그가 농담처럼 말하고, 아내가 또 그 말을 웃음으로 받는다. #어찌 됐든 농업은 하나님과의 동업 본격적으로 유기농법을 시작한 지는 25년, 토마토로는 19년째다. 당시 한 산림조합 관계자의 설득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조 대표도 돈이 덜 되더라도 꼭 가야 할 길이라 여겼다. 그러나 이 역시 해마다 실패하고 말았다. 병충해가 돌고 벌레가 생겨 작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어쩌다 작황이 좋아도 판로가 마땅치 않았다. 유기농이라는 말 자체가 없을 때였다. ‘무공해’라는 이름으로 협동조합을 통해 판매되기도 했지만 제대로 알고 찾는 소비자가 많지 않았다. 돈이 덜 되는 정도가 아니라 소 판 돈을 모두 잃고 농사짓던 땅마저 야금야금 팔아야 했다. “후원을 받아 단체로 일본이나 유럽 쪽으로 벤치마킹을 다니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쪽에서는 벌레 먹고 못생긴 것들을 안전하다고 아주 자연스럽게 잘 사먹는데, 우리는 여전히 번드르르한 것만 찾는 현실이 답답하더라고요.” 차츰 미생물을 배양해 농약 대신 뿌리고 천적을 이용해 방제할 수 있는 경험과 기술이 축적되었다. 작황이 좋아지고 가격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며 소비자들에게도 안전한 먹을거리와 자연을 윤리적으로 이용하는 농법에 대한 의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우리도 한 10년 전부터는 ‘못난이 토마토’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생김새나 크기 때문에 등급을 받지 못했을 뿐 맛이나 효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거든요. 그런 것들을 ‘못난이’라고 이름 붙여 싸게 팔았더니, 정품보다 더 잘 팔리더라고요.” 그래도 여전히 농사는 하나님과 동업하는 일, 작황은 기후에 따라 유동적이고 토마토는 저장성이 좋지 않다. 때로는 트럭에 싣고 서울로 올라가 지인들의 사무실을 돌며 팔기도 하고, 길가에 차를 세워 놓고 직접 목청껏 소리쳐 팔기도 했다. #차별화된 착즙 개발과 기다림의 시간 그래도 고향이다 보니 이웃은 물론이고 시청 등에도 지인이 많았다. 관련 공무원들과 농업 현실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할 수 있었다. 짧은 유통 기간에 대한 타개책의 하나로 2009년 지원금 3500만원을 받아 조립식으로 가공 공장을 짓고 중탕기와 포장 기계를 들였다. 따로 벤치마킹을 할 곳을 찾지 못해 주변의 건강원 등을 찾아다녔다. 토마토는 익혀 먹으면 그 맛과 효능이 배가 된다. 특히나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 성분은 가열 때 4배 이상의 효과를 낸다. 무수한 실험과 연구 끝에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홈페이지(www.dargi.co.kr)도 개설했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알고 오겠어요. 처음에는 주위에 다 나눠줬죠. 아는 고깃집이나 미용실에 맡겨두기도 하고, 어쩌다 전자상거래 유통업체에서 연락이 오면 어떤 조건이든 그냥 다 줬어요. 어디서든 하나라도 팔면 광고가 되고, 누구든 먹어보면 그 맛과 효능을 인정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입소문으로 전해지며 차츰 판매량이 늘어갔다. 단골도 늘어 2014년 2월에는 급기야 만들어 놓은 제품이 다음 시즌이 되기도 전에 완판됐다. 계속 드시던 고객들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귀한 생물로 제품을 만들어 공지를 띄우면 몇 시간 만에 품절되기 일쑤였다. 가공 시설을 갖추고 홈페이지를 개설한 지 5년 만의 일이었다. “농사는 기다림이거든요. 봄이 오길 기다리고, 싹이 나길 기다리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길 기다리고, 그 열매가 익어가기를 기다리고. 장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했죠.” 부부는 현재 2800평 규모의 토마토 하우스와 50평 남짓의 가공 공장, 노지 1500평의 아로니아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융복합 산업 농장으로 선정돼 가공 시설과 체험 시설 등의 증축과 확장 계획도 갖고 있다. 지금은 연간 1억 5000만원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그동안의 투자액을 생각하면 다른 산업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고 한다. 조 대표는 자신을 자꾸만 바보라고 표현한다. 일반 농사도, 낙농도, 하우스도, 유기농도, 토마토도 그 실상을 알고 숫자에 밝아 셈을 할 줄 알았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런데 농사는 돈의 논리로만 생각하면 안 되는 거거든요. 나도 그렇고 우리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도 그렇고,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잖아요. 공적 산업이랄까, 뭐 그런 사명감을 갖고 어느 정도는 자신을 내려놓고 비워야 해요.” 조 대표는 뒤늦게 방송통신대에서 농학을 공부했다. 여러 단체에서 벤치마킹을 오기도 하고, 귀농인들의 멘토가 돼 농장은 종종 교육장으로 변신한다. 대형 물류 창고를 닮은 선별장은 프로젝트와 스크린까지 갖춘 교실이 된다. 오랜 세월 속에서 터득한 자신만의 노하우는 적당히 감출 법도 한데, 조 대표는 절대 그러는 법이 없단다. “시골 사람들은 자랑할 게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뭐 좀 가르쳐 달라고 하면 신이 나서는 그냥 다 알려주는 거죠.” 조 대표가 또 충청도 특유의 억양을 담아 여유롭게 농담을 하고, 아내가 밉지 않게 눈을 흘기면서도 같은 생각이라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도 지난달 국가고시인 식품가공기능사 시험을 봤단다. 엊그제 합격 통보를 받았다며 기뻐 어쩔 줄 몰라 한다. “얼마나 힘들게 공부했는지 몰라요. 내후년이면 예순인데, 하루 종일 일하고 들어가서는 글자가 어디 눈에 들어와야지요. 그래도 자꾸 찾아서 배우려 해요. 전자상거래도 그렇고, 자격증도 그렇고. 사실 평생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사람들이 관공서 양식에 맞춰 사업계획서를 쓰고, 서류 준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도 사는 날까지는 조금씩이나마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었으면 해요. 세상이 변하는데, 농민도 농사도 옛 방식 그대로일 수는 없지요.” 그녀가 운영하는 블러그(http://blog.naver.com/pes6538)에서 읽은 마크 트웨인의 ‘앞서 가는 방법의 비밀은 시작하는 것’이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오랜 세월 한길을 걸어오면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온 이 부부의 ‘시작’은 현재진행형이다. 글쓴이-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제2회 EBS 문학상 우수상 수상. 소설 ‘붉은 나무젓가락’, 그림동화 ‘옥상에 텃밭이 생겼어요’, 옴니버스 에세이집 ‘가족이 힘이다’, ‘수업’, ‘가족, 당신이 고맙습니다’ 등.
  • 가족 갈등 싹~ 중랑 11월까지 매주 상담프로그램

    가족 갈등 싹~ 중랑 11월까지 매주 상담프로그램

    ‘바퀴벌레 가족’이란 표현이 있다. 퇴근 뒤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면 거실에서 TV를 보던 자녀들이 모두 제 방으로 잽싸게 흩어지는 풍경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얘기할 틈이 없고 서로 어떤 고민을 하며 사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서울 중랑구가 가족 간 대화에 서툰 구민들을 위해 특별한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구는 오는 11월까지 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가족 상담 사업인 ‘가온세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부모와 자녀, 부부 등 가족 구성원 사이에 겪는 갈등을 상담을 통해 풀어 주려는 취지다. 세부 프로그램을 보면 ▲가족·부부의 건강한 소통을 돕는 ‘가족 및 부부 상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상담사가 학교로 찾아가는 ‘위기 가족 학생·부모 상담’ ▲한부모 가정의 부모·자녀 관계를 개선해 주기 위한 ‘한부모 집단 상담’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상담은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진행되며 직장인 등을 위한 야간 상담도 매주 화·수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운영한다. 중랑구건강가정지원센터(02-435-4143)를 통해 사전 예약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성수 중랑구 여성가족과장은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족이 건강해야 한국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가족 상담 서비스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족 문제가 줄어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중랑구, “대화 필요한 가족 모여라”

    중랑구, “대화 필요한 가족 모여라”

    ‘바퀴벌레 가족’이란 표현이 있다. 퇴근 뒤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면 거실에서 TV를 보던 자녀들이 모두 제 방으로 잽싸게 흩어지는 풍경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서로 얘기할 틈이 없고 서로 어떤 고민을 하며 사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서울 중랑구가 가족 간 대화에 서툰 구민들을 위해 특별한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구는 오는 11월까지 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가족 상담 사업인 ‘가온세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부모와 자녀, 부부 등 가족 구성원 사이에 겪는 갈등을 상담을 통해 풀어주려는 취지다. 세부 프로그램을 보면 ?가족·부부의 건강한 소통을 돕는 ‘가족 및 부부상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상담사가 학교로 찾아가는 ‘위기 가족 학생·부모 상담’ ?한부모 가정의 부모자녀 관계를 개선해주기 위한 ‘한부모 집단 상담’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상담은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진행되며 직장인 등을 위한 야간 상담도 매주 화·수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운영한다. 중랑구건강가정지원센터(02-435-4143)를 통해 사전예약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성수 중랑구 여성가족과장은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족이 건강해야 한국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가족 상담서비스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족 문제가 줄어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강바람 맞으며 즐기는 대중음악 100년史

    강바람 맞으며 즐기는 대중음악 100년史

    언더그라운드 작품 전시·공연 조성모·배순탁 팬 미팅 행사도 한국 대중음악 100년을 돌아보는 복합 음악축제가 열린다. 강변가요제 개최지로 한국 대중음악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강원 춘천 남이섬에서 오는 7월 15~17일 열리는 남이섬사운드페스티벌 얘기다. 음악 페스티벌이 차고 넘쳐나는 요즘, 음악만 즐기는 축제가 아니다. 의미까지 담은 보기 드문 페스티벌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조망하기 위해 기획된 이 축제는 올해엔 ‘언더그라운드 뮤직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주제로 전시, 공연, 영상제, 포럼 등의 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된다. 16일 ‘개똥벌레’, ‘터’의 싱어송라이터 신형원의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1968년부터 1986년까지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가 2004년 세워진 노래박물관에서 열린다. 포크 음악의 전설 한대수, 록 음악의 전설 신중현, 키보이스, 김민기, 양희은, 이장희, 4월과5월, 산울림, 들국화의 흔적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시대별 유명 음반과 포스터, 잡지, 책, 사진 등이 전시된다. 10월 30일까지 노래박물관에서 펼쳐지는 음악 영상제도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다각도로 조명한 무려 8시간짜리 영상제다. 1부 ‘음악 레이블 특선’은 붕가붕가레코드, 미러볼뮤직, 파스텔뮤직 등 13개 인디레이블에서 만든 뮤직비디오와 다큐멘터리로 꾸려진다. ‘한국 대중음악 명예의 전당’으로 이름 붙여진 2부에서는 한대수 등 원로 뮤지션들과 관련된 영상이 상영된다. 음악축제인 만큼 공연도 빠질 수 없다. 16일에는 동아방송예술대, 호원대, 백제예술대 실용음악과의 축하 공연이, 17일에는 아카이브 뮤직, 사운드홀릭, 루비레코드 등 인디 레이블 특별 초청 공연이 야외 공연장인 에코스테이지에서 열린다. 첫날인 15일에는 한국음악산업학회 주관으로 대중음악 전문가들이 참여해 우리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포럼이 개최된다. 이 밖에 토크 콘서트와 바비큐 파티, 숙박이 결합된 팬미팅 행사인 ‘뮤지션과의 하룻밤’을 통해 가수 조성모, 배순탁 작가가 100여명의 팬과 낭만을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 문의 (031)580-8015~6.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新전원일기] 충남 홍성 ‘자연재배 농가’ 귀농 8년차 이연진씨

    [新전원일기] 충남 홍성 ‘자연재배 농가’ 귀농 8년차 이연진씨

    거름은 녹조현상 일으키고 질소는 인체 유해… 압축한 볏짚 단열효과 좋아 난방비 안 들어 우리나라에 유전자조작식품(GMO)이 들어온 지 20년이 지났다. 아이와 여성에게 특히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GMO는 각종 질병과 기형아 출산 등 부작용이 심각함에도 정부는 ‘GMO 완전 표시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결국 최고의 해답은 ‘자연재배’(농약도 비료도 없이 흙의 힘으로만 작물을 키우는 것)가 아닐까.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에는 완전히 자연재배 농법을 쓰는 젊은 귀농인이 있다. 이연진(44)씨는 귀농 8년차로, 세 아이의 아빠다. 명문대 국문학과를 나왔지만 ‘전공’보다는 ‘재능’과 ‘꿈’을 살린 케이스. 밭 1500평, 논 1000평으로 생활을 꾸려간다. 큰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가족들이 먹고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의 밭에는 온갖 것들이 있다. 셰프들은 자연재배로 키운 그의 농산물을 좋아한다. 그는 귀농 이후 높아진 삶의 질과 마음의 평화야말로 어떤 경제적 이득보다 커다란 가치임을 증언한다. 그는 홍동마을 최초의 협동조합인 ‘얼렁뚝딱 집짓기 협동조합’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천연재료 ‘스트로베일’(압축볏짚)로 집을 지어 난방비가 0원에 가깝다는 그의 집 짓기 비결도 궁금했다. →국문학을 전공하셨는데, 취직을 하셨다가 귀농을 하게 된 계기는. -결혼 후 경기 고양시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던 중 중국 베이징 주재원으로 가게 되었다. 대기 오염이 워낙 심각해서 베이징 주재원으로 가면 멀쩡한 사람도 천식 환자가 된다는 말을 듣던 터였다. 그래도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런데 덜컥 아이가 생겨버렸다(웃음). 어디서 첫 아이를 키워야 할까를 아내와 고민했다. 베이징이 아니라면 서울도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도시로 가서 조용히 살고 싶었다. 충남 공주로 이사했지만, 쳇바퀴 같은 회사 생활에 회의가 들었고 ‘이제 정말 시골로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홍성에 오고 싶었지만, 워낙 귀농인들이 많아 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 전북 남원으로 급선회했다. ‘실상사’(實相寺)가 있는 동네에서 살았지만, 상상과는 너무 달랐다. 농부보다는 예술가가 더 많았다. 홍동에 집을 알아보다가 벼룩시장에서 전셋집을 찾았고 바로 계약했다. 2009년 홍동마을로 드디어 입성했다. 드디어 귀농인들의 꿈, 홍동에 정착했다는 뿌듯함도 크고, 농사일이 정말 재미있었다. →문학에 대한 꿈은 완전히 접은 건가. -시를 쓰고 싶었지만, 20대 후반쯤에 포기했다(웃음). 국문학 전공을 살리면 평론가, 기자, 교수 등 이런 쪽으로 가지만, 나와는 맞지 않았다. 뭔가 구체적인 산물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분석이 아닌 생산, 그것에 가장 가까운 것이 결국 농사였다. 영업일도 해봤지만 삶의 근원적인 갈증을 해결 못 했고, 결국 모든 위계질서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길이 귀농이었다. 부모님이 농사 지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아이들은 꼭 시골에서 키우고 싶었다. 양복도, 출퇴근길도, 위계질서도 불편했고 그런 갈증을 녹색연합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풀었는데, 그곳에서 아내도 만났다. 아내는 “은퇴하면 귀농을 하자”고 했는데, 아이가 생기자 생각이 바뀌었다. 귀농학교 수업도 듣고 귀농운동본부에도 가보면서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 →비료는 물론 거름까지 안 쓰시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나. -귀농을 한다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고, 석유를 쓰지 않는 농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주일간 내 손으로 밭을 갈았다. 다른 도구 없이 삽만 썼다. 트랙터로 30분이면 끝날 일을, 일주일 내내 내 손으로 해냈다. 그렇게 몇 년 고생하다가 자연재배를 알게 되었다. ‘짚 한 오라기의 혁명’, ‘신비한 밭에 서서’라는 책을 보며 뭔가 머릿속에서 커다란 그림이 그려졌다. 그동안 농작물을 위해서 모든 풀들을 ‘잡초’로 분류하고 제거하는 농법에 익숙했지만, 그 모든 풀들과 공생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기계로 밭을 억지로 뒤집어 놓으면 벌레들, 미생물들이 꾸리던 생태계가 다 무너진다. 작물만 생각하는 농사는, 밭을 갈아버리고 파종하고 거름 넣고 비닐 씌우면 끝이다. 하지만 자연농법은 풀과 흙과 미생물까지 모두 공생하면서 천천히, 길게 나아가는 것이다. →유기농법과 자연농법은 서로 다른 것인가. -자연농법은 본래 흙이 지닌 힘만으로 작물을 키우는 것이고, 유기농법은 밭을 갈고 거름을 넣는다. 30㎝ 정도 땅을 갈고, 흙이 밀가루처럼 부드러워지게 만든다. 해를 거듭할수록 땅이 딱딱해지게 되어 있다. 그 30㎝ 안쪽에 이미 소똥거름과 ‘유박’(기름을 짜고 난 유채 찌꺼기)이 가득하니까 뿌리가 그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갈 필요가 없으니까, 작물에서 땅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미네랄이 지닌 오묘한 맛이 안 난다. 유기농법은 토마토를 키우든 참외를 키우든 소똥이나 유박의 ‘거름맛’으로 수렴된다. 자연농법은 처음에는 고생스럽다. 땅이 워낙 딱딱한데, 농작물은 뚫고 들어갈 힘이 없으니까. 그런데 해를 거듭하면서, 김도 매지 않고 풀을 내버려두면, 작물보다 훨씬 강한 풀이 먼저 땅을 뚫고 들어간다. 강인한 풀들이 작물보다 먼저 딱딱한 곳을 뚫고 들어가 준다. 그럼 작물도 풀을 따라서 깊은 땅속으로 뿌리를 뻗어나간다. 자연재배 농작물에서는 ‘원래 수박이 이런 맛이었나, 참외가 이런 맛이었나’ 싶을 정도로 선명하고 강렬한 맛이 난다. 유기농 작물에 들어가는 거름에는 질소 성분이 가장 많다. 질소 성분은 인체에 매우 위험하다. →농작물에 섞인 질소 성분은 어느 정도 위험한 것인가. -농작물 부패 실험을 해보면 답이 나온다. 화학비료 작물, 유기농 작물, 자연재배 작물을 밀폐된 공간에 두고 부패하는 데 드는 시간을 비교해 보면, 유기농 작물이 가장 먼저 썩는다. 그 다음이 화학비료 작물이다. 그런데 자연재배 작물은 ‘부패’하지 않고 ‘발효’가 된다. 질소 성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질소비료가 많이 들어간 작물을 먹으면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신생아는 마트에서 산 채소를 먹고 청색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우리 식생활 자체가 ‘과잉 질소’로 오염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질소 거름이 들어가면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비자가 20만명이 넘는다. 그래서 자연재배 채소만 찾아서 먹는 사람들이 많다. 소똥을 과다하게 쓰는 문화도 문제다. 악취가 엄청날 뿐 아니라, 소나 돼지 축사에서 나오는 똥을 그냥 밭에다 쏟아부어 처리해 버리니까 하천에 녹조현상이 심해지고 지하수 오염도 심해진다. 거름이나 비료를 많이 주면 과영양 상태로 인해 병충해도 극심해지고, 농약을 더 많이 뿌리게 되니까, 악순환이 되어버린다. →‘농부가 돼서 참 다행이다’ 싶은 순간은. -예전에는 풀이 농사의 방해물로 보였지만, 이제 농사의 친구로 보인다. 풀이 없이 작물만 있는 밭은 흡사 사막과 같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서 땅을 덮어줘야 그 땅이 부드러워지고 다음해 굳이 밭을 갈지 않아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풀을 없애느라 너무 많은 시간과 체력을 허비했다. 이제는 풀을 적극적으로 키우는 것이 농부와 땅의 체력에도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시장터인 ‘마르쉐 장터’에 가면 우리집 농산물이 인기다. 특히 셰프들이 내가 키운 자연재배 채소의 진가를 많이 알아주어서 뿌듯했다. 산약초, 수세미, 당근잎으로 만든 효소, 울금으로 만든 비누, 돼지감자차, 직접 갈아 만든 미숫가루 모두가 반응이 좋다. 울금비누로 머리를 감았더니 몇 년 동안 고질병이던 비듬이 한 번에 싹 없어졌다. 자연재배 농산물을 드시고 ‘이런 맛은 처음이다, 정말 맛있다’고 해주시면 그게 가장 큰 보람이다. →자연에 최대한 가깝게 살아가는 삶의 방편으로 천연재료로 집짓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인가. -귀농 2년차에 많이 흔들렸다. 둘째가 태어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체력 고갈이 극심했고 은행 잔고도 바닥났다. 그러던 중 같이 집을 지어보자는 동네 형님들의 제안이 들어왔다. 그렇게 귀농 3년차에 집을 짓게 되었다. 지역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재료로 집을 짓고 싶었다. 벼농사를 많이 하니까 볏짚이 많았다. 스트로베일 하우스는 볏짚을 벽돌처럼 압축해서 만든 재료로 집을 지으니까 단열 효과가 대단하다. 남자 네 명이서 집을 짓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농사엔 석유를 쓰지 말고, 집에는 시멘트를 쓰지 말자고 결심했다. 양파망에 흙을 채워 흙부대를 만들어 기초를 탄탄히 한 후 결국 해냈다. 처음엔 네 명이 시작했지만, 동네 사람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내 집을 내 손으로 짓고 싶다’는 원초적인 관심이 사람들을 모이게 한 것 같다. 2013년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고, ‘얼렁뚝딱 집짓기 협동조합’이 홍성 최초의 협동조합이 되었다. 이제는 목수 없이도 우리끼리 집을 지을 수 있고, 태양열 발전기만 따로 주문하시는 분도 많다. 한 번만 설치하면 고장도 거의 없고 평생 난방비가 들지 않는다. “우리 집도 천연재료로 지어보고 싶다”는 분들의 문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내 손으로 집짓기’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농사일과 집짓기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좀더 적극적으로 ‘집짓기라는 종합예술’을 여러 사람들과 창조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나도 어쩌면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처음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늘 모범생으로 자라왔던 문학청년이 귀농해 저토록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뭔가 뿌듯한 연대감이 느껴졌다. “후회될 때는 없었느냐”는 내 소심한 질문에, 단호하게 “지금 귀농을 포기해도 후회는 없다”고 말하는 그의 결기가 좋았다. 앞으로 더 무언가를 채워야 좋은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단다. 그는 귀농 강의를 할 때 이렇게 말한다. “시골에는 돈 빼고 다 있다. 돈만 포기하면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고, 결국 돈도 생긴다.” 그는 ‘귀농’이라고 하는 것보다 ‘시골에 산다’는 표현을 좋아하는 듯했다. 귀농은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지만, 시골에 산다는 것은 훨씬 친근하고 소박하게 다가온다. 시골에 살면, 정말 놓치기 아까운 눈부신 찰나들이 많다. 정신없이 밭일을 하다 잠깐 고개를 들면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오는데, 그 순간이 눈부시게 아름답단다. 한때 시인을 꿈꾸었던 젊은 농부에겐 바로 그런 순간이야말로 ‘일상이 시(詩)가 되는 순간’이 아닐까. 글쓴이 정여울 2013년 제3회 전숙희 문학상 수상작가. 주요 작품으로 ‘공부할 권리’,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이 있다.
  • 항산화 대표 열매... 무농약 유기농 블루베리 맛본다

    항산화 대표 열매... 무농약 유기농 블루베리 맛본다

    블루베리는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10대 슈퍼푸드로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항산화 능력이 우수해 노화방지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블루베리는 100g당 식이섬유가 4.5g이 들어 있으며 칼슘, 철, 망간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요즘 제철을 맞은 블루베리를 무농약 유기농으로 제배해 내놓은 제품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케이비팜(대표 이강봉)은 “블루베리를 재배할 때는 농약·화학비료·제초제 대신 블루베리 액비와 천매암액비·산약초액비 ·천연키토산액비·물미역액비·EM(Effective Micro_organisms)배양액·광합성 배양액 등 각종 천연 영양제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충과 균을 방지하기 위해서 황토유황·카놀라유·은행 진액 등을 사용했다”며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케이비팜의 블루베리는 84종의 원소가 함유되어 있고, 1ml당 1억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 바닷물로 균형을 맞춘 비옥한 토양에서 지하 104m의 암반수로 재배된다. 모든 퇴비와 보조영양제 등을 이강봉-권윤화 부부가 직접 연구·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강봉 대표는 “아내와 함께 직접 벌레를 잡고, 잡초를 뽑으며 천연 그대로의 유기농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있다”면서 “내 가족들이 세척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블루베리를 생산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33년 간 일했던 대기업에서 퇴직 후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고, 농업인재개발원이 주최하는 ‘실습중심 귀농교육’을 수료한 바 있으며, 지난 2010년 충남 예산에 귀농했다. 한편, 케이비팜의 블루베리는 지난 6월부터 수확 판매를 시작하여 오는 7월 하순까지 판매한다. 또한 다음달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동안 특별 이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와우! 과학] 호박에 갇힌 1억 년 전 곤충들…알고 보니 ‘위장의 명수’

    [와우! 과학] 호박에 갇힌 1억 년 전 곤충들…알고 보니 ‘위장의 명수’

    무려 1억 년 전 지구상에 살았던 곤충들도 '위장의 명수'였다는 사실이 화석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최근 독일 본 대학등 국제공동연구팀은 호박에 남아있는 35개의 곤충 화석을 분석한 결과, 당시 곤충들도 뛰어난 위장능력으로 포식자를 피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곤충은 단단한 뼈를 가지고 있지 않아 화석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처럼 호박 속에 갇히는 경우에는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화석화되기도 한다. 곤충의 영원한 묘지가 된 호박(琥珀·amber)은 나무의 송진 등이 땅 속에 파묻혀서 수소, 탄소 등과 결합해 만들어진 광물을 말한다. 이번에 연구팀이 화석 분석으로 밝혀낸 곤충들은 나뭇가지나 잎, 모래 등 주위 사물을 위장 용도로 사용하는 능력을 보였다. 특히 이중에서 등에 괴상한 털이 나있는 고대 풀잠자리 애벌레(lacewing larva)의 위장 기술은 가히 엽기적이다. 이 곤충은 전갈과 비슷하게 생긴 의갈류(pseudoscorpion)를 사냥해 입으로 쭉 빨아먹은 후 그 사체를 등 위에 올려놓고 위장한다. 논문의 공동저자 제스 러스트 박사는 "고대 풀잠자리 애벌레는 다른 동물의 사체를 등에 덮어 완전 다른 종인듯 행세한다"면서 "이 기술로 의갈류의 냄새를 풍겨 미끼로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고대 곤충의 위장 능력은 지금의 곤충도 가지고 있지만 이번 연구가 의미있는 것은 이같은 기술이 1억 년 전에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러스트 박사는 "이번 발견은 곤충의 초기 진화 역사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면서 "곤충에게 있어 위장 능력은 자신을 보호하고 먹잇감을 사냥하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곤충들은 나뭇잎과 작은 돌 등 위장이 될 만한 사물을 사용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았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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