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번영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만류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섬유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신라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도전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190
  • [전문]文대통령 “국제사회 북에 화답 차례”···北대표단도 박수

    [전문]文대통령 “국제사회 북에 화답 차례”···北대표단도 박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 참석,국제사회를 향해 한반도 평화 정착 여정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6번째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통상 정상들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주어진 시간인 15분을 초과해 이루어지는 만큼 문 대통령의 연설도 미뤄질 것으로 보였으나 이날만큼은 앞선 정상들의 연설이 생각보다 짧아져 예상했던 시각보다 20분 정도 앞선 오후 1시 40분쯤 연단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과 자신감 있는 말투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당위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줘야 하고,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총회장 내 한국 대표단 자리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나란히 앉아 문 대통령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북한 대표단도 연설 내용을 경청했다. 북한 대표단 자리에는 2명의 인사가 앉아 있었으나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 대표단 역시 시종 문 대통령의 연설에 집중하는 태도였다. 15분간 이어진 연설이 끝나자 각국 대표단은 박수로 화답했다. 북한 대표단 역시 조용하게 손뼉을 쳐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고 당시 이를 듣고 있던 북한 대표단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평화’로 총 34번 등장했다. 지난해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평화’는 32번이나 언급돼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였다.‘북한’(19번),‘비핵화’(9번) 같은 단어도 비교적 자주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8번 언급됐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코피 아난 제7대 유엔 사무총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세계는 평화의 길에 새겨진 그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마리아 에스피노자 총회 의장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제73차 총회를 통해 유엔의 손길이 지구촌 곳곳에 닿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훌륭한 지도력으로 인류에 공헌하는 유엔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절실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일 년 한반도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 내려왔습니다.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다짐했습니다. 북미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청산,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했고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며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한반도와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주 나는 평양에서 세 번째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 것을 다시 한 번 합의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또한 비핵화의 조속한 진전을 위해 우선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국제적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습니다. 나아가서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정신에 따라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입니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합니다.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입니다. 특히 유엔은 북한에 평화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습니다. 유엔의 역할에 감사를 표합니다. 그러나 시작입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합니다. 한국은 유엔이 채택한 결의들을 지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할 것입니다. 의장, 지난 겨울, 강원도 평창에서 한반도 평화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2017년 11월 유엔총회가 채택한 ‘올림픽 휴전 결의’가 소중한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한반도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해 주었습니다. 세계는 평화의 새 역사를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IOC 바흐 위원장의 지도력과 공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끝난 한 달여 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판문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유엔은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고 적극 지지해 주었습니다. 두 번째 남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번 평양 회담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진 만남에 든든한 힘이 되었습니다. 나는 지난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이 스스로 평화를 선택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은 물론 지구촌 구성원 모두의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바람과 요구에 화답했습니다. 올해 첫날,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돌렸습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은 평화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북한은 4월 20일, 핵 개발 노선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는 9월 9일에는 핵 능력을 과시하는 대신 평화와 번영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다시 세계 앞에 섰습니다.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유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유엔사무국은 국제회의에 북한 관료를 초청하는 등 대화와 포용의 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유엔은 ‘누구도 뒤에 남겨놓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유엔의 꿈이 한반도에서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나는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한국은 북한을 그 길로 이끌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유엔이 경험과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의장,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은 동북아 평화와 협력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동북아는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살고 세계 경제의 4분의 1을 떠받치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갈등으로 인해 더 큰 협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부터 동북아의 갈등을 풀어나가겠습니다. 나는 지난 8월 15일,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했습니다. 오늘의 유럽연합을 만든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살아 있는 선례입니다.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향후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 더 나아가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 연결에 착수했습니다. 앞으로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역내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동북아에서 유엔의 정신인 다자주의를 실현하고 공영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길에 국제사회가 지지와 협력을 보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의장, 대한민국은 유엔과 함께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 왔습니다. 유엔과 대한민국은 가치와 철학을 함께합니다. 지난 9월 대한민국 정부는 ‘사람 중심’의 국정철학을 토대로 ‘포용국가’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국민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단 한 명의 국민도 차별받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포용성’은 국제개발협력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는 국제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발협력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인권침해와 차별로 고통받는 세계인들, 특히 아동, 청소년, 여성,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난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5배 확대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매년 5만t의 쌀을 극심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나는 인도적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화, 개발, 인권을 아우르는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모두에게 의미 있는 유엔’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힘을 보탤 것입니다.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입니다. 인권을 위해 부당한 권력에 맞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의 첫 조항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나는 특히 ‘실질적 성 평등 실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여성, 평화, 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할 것입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도전이자 과제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높일 것입니다.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고,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겠습니다.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남북한에 유엔은 국제기구를 넘어선 의미가 있습니다. 1991년 9월 17일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안이 159개 전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날은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남북의 수석대표들은 각각 연설을 통해 “비록 남북한이 별개의 회원국으로 시작하였지만 언젠가는 화해와 협력, 평화를 통해 하나가 될 것”이라 다짐했습니다. 27년이 흐른 지금, 남과 북은 그날의 다짐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분단의 장벽을 넘었으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하면 얼마든지 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증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는 평화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가족, 이웃, 그리운 고향이 평화입니다.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일이 평화입니다. 모두 함께 이룬 평화가 모든 이를 위한 평화입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길,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여정에 여러분 모두, 언제나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늙어 가는 노벨과학상… 수상까지 평균 31.2년 걸린다

    늙어 가는 노벨과학상… 수상까지 평균 31.2년 걸린다

    평균 56~58세→최근 10년간 67~69세 공동수상 대세… 전체 수상자 중 여성 3%“과학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다. 과학자는 문제를 발견할 능력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구분된다.”(197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아노 펜지어스) 매년 10월이 되면 전 세계인들의 눈이 스웨덴으로 쏠린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막대한 재산을 모은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매년 인류의 복지와 문명 발달에 기여한 사람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1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5일 평화상, 8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문학상은 수상자를 선정·발표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성추문에 휩싸여 올해는 수상자 발표를 건너뛰기로 했다. ●최근 10년간 단독 수상자 10%뿐 최근 한국연구재단이 펴낸 ‘노벨과학상 종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17년 동안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수상자들의 평균 연령은 56(물리)~58세(생리의학·화학)로 문학상(65세), 평화상(61세), 경제학상(67세) 수상자들보다 낮다. 그러나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10년간 수상자들의 평균 연령을 보면 67(생리의학·물리)~69세(화학)로 늘고 있어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가 노벨상으로 이어지는 기간이 이전보다 길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벨과학상은 기초과학의 다양한 분야에 주어지고 있어 ‘선택과 집중’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물리학의 경우 20세기 전반까지는 원자이론, 기본입자, 양자역학 같은 입자물리, 원자물리에 집중됐지만 후반기 들어서면서 물성론, 광학, 우주 천문학, 소립자 이론 등에서도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화학은 20세기 초반에는 유기화학이나 물리학 분야 연구성과와 연계된 물리화학 분야에 집중됐지만 20세기 후반 들어 생리의학 분야와 연계된 생화학 분야에서 수상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생리의학도 이와 연계돼 20세기 초에는 면역학이나 병리학 중심이었지만 1950년대 DNA 구조분석을 시작으로 화학분야와 융합된 생화학 분야 수상자들이 많아지면서 생리의학상과 화학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또 연구 분야의 융합이 트렌드가 되면서 이전처럼 단독 수상보다는 2인 이상의 공동수상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10년간 수상자 분포를 보더라도 단독 수상자 비율은 10%에 불과하고 2인 수상자는 20%, 70%가 3인 수상일 정도로 공동 수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여성과학자 숫자가 증가하면서 여성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1901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성과학자의 수상은 18회로 그나마 노벨과학상을 2번 받은 마리 퀴리를 고려하면 수상자 숫자는 17명으로 전체 3%에 불과하다. ●한국 연구자들 거론되는데, 수상은 언제?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가 다가오면 글로벌 정보분석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매년 전 세계 연구자들의 연구 논문과 피인용 기록을 분석해 상위 0.01%에 해당하는 연구업적과 해당 분야에서 혁신적 공헌을 한 연구자들을 선정해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경제학 분야에서 ‘유력한 노벨상 수상 예상자’를 발표한다. 2014년에는 유룡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2017년에는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 올해는 로드니 루오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특훈 교수가 선정됐다. 한국연구재단에서도 최근 연구 생산력과 영향력을 나타내는 H인덱스, 상위 1% 논문수, 총 피인용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노벨과학상 수상 연구 성과에 근접한 한국인 연구자 13명을 발표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 연구자들이 늘고 있지만 노벨상과는 인연이 없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짧은 과학연구 역사와 기초연구에 대한 무관심을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최근 10년간 수상자들의 연구 업적과 생애를 분석한 ‘수상자 생애 패턴’에 따르면 노벨과학상 수상 업적으로 꼽히는 논문을 쓰는 데까지는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뒤 평균 17.1년이 걸리며 그 논문을 발표하고 수상까지는 14.1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의 중요 핵심논문을 발표한 뒤 노벨상 수상까지는 총 31.2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과학연구를 인류의 발전보다는 우리 자신의 발전과 번영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경제적 가치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초연구를 불필요한 낭비라고 여기는 사회에서 노벨상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문 대통령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노력에 화답할 차례”

    문 대통령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노력에 화답할 차례”

    문재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이 스스로 평화를 선택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우리의 바람과 요구에 화답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유엔의 협조와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첫날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돌렸고,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은 평화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4월 20일, 핵개발 노선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는 9월 9일에는 핵능력을 과시하는 대신 평화와 번영의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다시 세계 앞에 섰다”고 북·미 비핵화 대화의 ‘수석협상가‘로써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보증’했다. 불과 1년 전 유엔 총회 때만 해도 북·미 정상이 ‘말폭탄’을 주고받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았던 상황을 떠올리며 “지난 일 년 한반도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며 북·미 정상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이며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며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며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고, 국제사회의 ‘여성, 평화, 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만나 “2032년 하계올림픽을 서울과 평양이 공동으로 유치하는 방안과 관련해 초기에 협의가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IOC는 늘 열려있는 입장”이라면서 “남북이 2032년 올림픽을 공동 유치한다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된 노력이 2032년 하계올림픽으로 한 바퀴 원을 그리며 완성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 공동으로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뉴욕 도착…유엔외교 및 한미정상회담 일정 돌입

    문 대통령 뉴욕 도착…유엔외교 및 한미정상회담 일정 돌입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해 3박 5일간 이어질 유엔 외교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 첫 일정으로 24일 오전 28개국이 공동 주최하는 ‘세계 마약 문제에 대한 글로벌 행동 촉구’ 행사에 참석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한다. 취임 후 다섯번째 한미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주했던 제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가지고 북미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와 북미 간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유엔이 지속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25일에는 미국 외교협회와 코리아소사이어티, 아시아소사이어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 성과와 지난 1년간 진전된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연설한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만들기 위한 비전을 밝히는 동시에 한미 간 긴밀한 공조의 필요성도 강조할 계획이다. 26일에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비핵화 협상 진전 등 북미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구상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평화·안보, 인권, 개발·인도지원, 기후변화 등 국제 사회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역할과 의지를 천명할 예정이다. 이후 스페인과 칠레 정상 등과의 양자 정상회담 일정까지 마치면 우리나라 시간으로 27일 오후 귀국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 대통령은 임종석 대북특사인가”…한국당, 남북회담 비판 ‘막말’ 논란

    “문 대통령은 임종석 대북특사인가”…한국당, 남북회담 비판 ‘막말’ 논란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북한의 영구적 폐기 의사를 확인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국민 10명 중 7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연일 ‘막말’로 비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속 빈 강정”, “비핵화 시늉”이라고 했고, 정우택 의원은 정상회담 전부터 대기업 총수들의 방북을 놓고 “비핵화 쇼통에 이른 경제 쇼통”이라고 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대해 “위장평화쇼”,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이라고 비난한 홍준표 전 대표를 연상시키는 수준이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기 없는 땅’ 등 육성으로 한 비핵화 선언은 의미가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북한의 외교술과 전략에 걸려든 실망스런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지금 전개되는 과정을 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실장의 대북특사로 보여집니다”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실장이 임수경 전 의원에 이어 24년 만에 보낸 대북특사인가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박 의원의 이 발언은 임 실장이 1989년 당시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자격으로 평양에서 열리는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무산된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때 임 실장 대신 임수경 전 의원이 홀로 제3국을 경유해 평양에 도착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홍준표식 반대’에만 열을 올리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0일 현안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 평화가 날로 무르익는 요즘, 이러한 자유한국당의 ‘안보팔이’식 억지 논리에 어느 국민이 납득이나 하겠는가”라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의 시대는 이미 열렸고, 우리 국민을 포함해 전 세계가 남북이 함께 일궈나가는 평화 행진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이제는 자유한국당도 부디 색안경을 내려놓고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길 충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20일 전국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잘했다’(매우 잘했음 52.5%, 잘한 편 19.1%)는 긍정평가는 71.6%로 집계됐다. ‘잘못했다’(매우 잘못했음 13.0%, 잘못한 편 9.1%)는 부정평가는 22.1%였고, ‘모름·무응답’은 6.3%로 나타났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부정평가(54.4%)가 긍정평가(34.2%)보다 많았다. 다만 정부 정책 등 다른 쟁점 현안 조사와 비교하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긍정평가는 높은 수준이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대공원, 보름달처럼 풍성한 ‘동물원 한가위 한마당’ 개최

    추석을 맞아 보름달처럼 풍성한 동물원 행사가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열린다. 서울대공원은 24일부터 이틀간 ‘동물원 한가위 한마당’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동물원 정문광장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동물원 큰 잔치로 한복 입기와 전통놀이 등 다양하고 풍성한 명절 체험행사가 준비돼 있다. 조상이 즐겼던 전통놀이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전통놀이 체험’은 널뛰기, 대형윷놀이, 투호, 굴렁쇠, 제기차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동물원에서의 특별한 추석을 사진으로 기념하는 ‘옛날 사진방’은 전통혼례복과 왕의상을 대여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혼례상과 꽃가마 등도 준비됐다. 내·외국인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힘겨루기 대회인 ‘팔씨름 대회’는 남성부, 여성부를 나눠 토너먼트 경기로 진행된다. 참가자와 우승자에게 기념품을 제공한다. 명절에 빠질 수 없는 흥겨운 노래자랑 대회로 열린다. ‘한가위 노래자랑’은 일 10여명을 현장에서 신청 받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추석을 기념해 전문공연 ‘다 함께 강강술래’ 가 열린다. 직접 강강술래에 참여해 화합과 번영을 기원해 볼 수 있다. 모든 행사는 오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이외에도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는 ‘서울평양 210’ 행사도 눈여겨 볼만하다. 서울대공원과 평양 조선중앙동물원 간 거리가 210㎞라는 점에 착안했다. 분수대 광장과 동물원 정문에 거대한 한반도 모양으로 심어진 무궁화 꽃을 볼 수 있으며, 대형 한반도기가 그려진 포토존도 설치됐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7차례 있었던 남북 동물교류 이야기를 담은 사진전도 올 연말까지 동물원 북카페에서 열린다.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세계 코뿔소의 날’을 맞아 사육사가 멸종위기종인 코뿔소 종보전과 관리법, 멸종위기 상황을 알려주는 특별 생태설명회가 오후 3시부터 진행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당시 수행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안도현 시인이 서울신문에 당시 감동을 담은 기행문을 보내오셨습니다. 안 시인이 보고 느꼈던, 그리고 언론 매체에선 볼 수 없었던 정상회담 이면의 이야기들을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듯 생생한 북한의 풍경들을 함께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자의 서해 직항로의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보였다. 이른 새벽 해 뜨기 전에 잠을 자지 못하고 나선 길이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 순안비행장이라 불리던 평양국제비행장 청사는 현대식 건물로 면모를 완전히 바꿨고, 의장대와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의 함성이 귓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차범근도, 유홍준도…벅찬 감동에 “왜 이렇게 눈물이”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 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천천히 움직였고 우리는 시민들의 진심 어린 표정 하나하나를 가까이에서 읽을 수 있었다. 버스 바깥도 버스 안도 만남의 감격의 출렁거렸다. 선두에서 남북 정상은 정상끼리, 행렬 뒤쪽에서 같은 동포인 우리는 우리끼리 만나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 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썬팅 처리된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볼 날이 없었다. 누군가가 눈물 타령한다고, 감상적이라고 또 이죽거린다고 해도 평양에서는 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식수행원들의 숙소는 백화원초대소, 특별수행원들의 숙소는 고려호텔이었다. 오랜만에 들어선 고려호텔은 별다른 장식 없이 조용히 낡아가고 있었다. 1인 1실로 배정된 방에는 사과, 배, 귤, 바나나로 구성된 과일 한 접시와 과자, 사탕, 껌이 담긴 접시 하나가 ‘당신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내게 재떨이는 또 반가운 선물이었고. 호텔 창밖으로 평양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올라 평양 시내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 호텔에서 가까운 평양역 구내로 화물차와 전철이 쉼 없이 오가는 게 보였다.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호텔 2층 뷔페식당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는데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봤다. 북쪽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룩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으면서 나는 1930년대 후반 시인 백석을 떠올렸다. ●김정숙 여사 ‘영부인 외교’ 동행한 리설주 여사 ‘깍듯한 환대’ 인상적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와 같은 문화예술계 인사,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등 체육계 인사,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14호차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쪽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정장 차림에다 하이힐을 신고 부동자세에 가까운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이기 전에 젊은 부부가 웃어른을 모시는 우리의 전통 예절을 잊지 않으려는 자세가 분명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이어서 김원균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했다. 김원균은 북한의 국가와 ‘김일성장군의 노래’ 등을 작곡한 사람으로 북한 정권 초기 앞장서서 음악으로 ‘혁명과업’을 수행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재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 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되었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 ‘그대 없이는 못 살아’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주었다. 남쪽의 대중가요를 선곡한 것도 모두 남쪽 손님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한 거라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그렇지만 나는 귀에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서도 왠지 불편했다. 낯간지러운 가사와 트로트풍의 가요를 내가 모두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외국에 나가 북한 식당을 들렀을 때 점점 남쪽 사람들의 입맛대로 음식들이 변화하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불편함과 유사한 것이다. ●‘홀로아리랑’에 눈물…“어떤 난관도 아리랑 고개 넘듯 헤쳐 가야” 환영공연에 등장한 인민배우들의 한복 디자인도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원래의 것을 놓치고 남쪽을 흉내 내는 일로 남쪽을 배려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될 모든 남북 관계에서 북한은 원래의 북한을 유지해야만 화해와 협력도 대등한 관계 속에서 진전될 것이 아닌가.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되었다. 가사 뒷부분은 이렇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타고 간다/ 가다가 홀로섬에 닻을 내리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해보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1980년대 후반에 남쪽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가 2018년 평양에서 울려 퍼진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걸어가기도 하였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와 부인 리설주 녀사께서 주최하는 연회”가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 것으로 나는 평양 방문을 한 것에 대해 우쭐거려 보려고 한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 이에 화답하듯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내 옆자리에 앉은 당중앙위 조용원 부부장은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금지의 언어가 아니라 소통의 언어로 말하고자 하였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은 찡그린 얼굴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한 한 사람은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양에서 가장 현대화한 지역은 미래과학거리 구역이었다. 여기에는 전에 없던 현대식 고층빌딩과 아파트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곳에는 과학자, 연구자, 교육자들이 주로 거주한다고 했다. 이 거리의 가로수들은 대부분 메타세쿼이아였다. 북에서는 이걸 수삼나무라고 부른다. 이밖에 평양의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나무들은 살구나무와 버드나무가 있다. 봄이 되어도 평양 거리에 벚나무들이 벚꽃을 휘날리는 일은 없다.9월 19일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이번 평양 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기록될 공동선언은 남쪽에 생중계 되었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웅장한 집단체조…남북 정상을 향한 15만 환호는 ‘지축 진동’ 평양 방문은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고,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모두 300g이었다. 평양교원대학은 우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합친 교육기관이다. “어린이들에게 한 컵의 물을 주기 위해 한 동이의 물을 들이키는 심정으로 가르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평양 방문 때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집에 그 판화를 가져와 펼쳐 놓고 다시 보아도 내 선택이 현명했던 건 분명하다.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 보는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지축을 울린다는 그 상투적인 표현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수사일 것이다.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주었다. 다들 하나같이 말했다. “남쪽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공연이지. 아이들을 저렇게 동원해서 연습 시키면 가만히 있을 엄마가 한 사람도 없을 걸.” 씁쓸했지만 그게 또 우리의 현실이었다. 1970년대 중반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중학생이었던 나도 마스게임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 어린 우리는 뙤약볕 속에서 살을 태워가며 연습을 해야 했다. 개인은 없고 집단만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북쪽 안내원이 말했다. “여기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엄마는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한답니다.”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저녁 9시경이었다. 20일 새벽 4시에 출발한다는 갑작스런 통보가 전해졌다. 평양 방문 내내 우리는 그 다음 일정을 알지 못해 궁금해 하였다. 일정이 정해진다고 해도 남과 북의 안내원 말이 다를 때가 있었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실무적으로 삐걱거리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특별수행원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백두산은 밤에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다는 말도 들렸다. 어쨌든 젊은 가수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9월 20일 새벽 1시까지 큰 짐들을 호텔 로비에 내려놓으라는 전갈이 왔다.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되었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서 빈 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남북을 위한 백두산의 환대, 이젠 평양도 백두산도 멀지 않더라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의 공기였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나는 마음껏 맑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만약에 할 수만 있다면 삼지연의 공기를 팔아 돈을 벌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지연비행장과 그 주변은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새로운 터미널이 신축되었고, 활주로는 깨끗하였다. 백두산으로 가는 포장도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깔나무(냑엽송), 가문비나무, 자작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길을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말했다. “남쪽에서 오신 나이 드신 손님들을 위해 속도를 80㎞ 이하로 줄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백두산과 천지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로 우리를 환대해 주었다. 1920년대에 육당 최남선이 쓴 ‘백두산근참기’를 나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꽃은 졌지만 잎은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는 일이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봉투에 넣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즐거움이었다. 백두산과 천지 주변을 마음껏 걸으며 둘러보고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 잎사귀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는 것, 그것으로 나의 ‘백두산근참기’는 완결편을 갖게 되었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정경두 신임 국방장관…“군사 합의서 후속조치 적극추진”

    정경두 신임 국방장관…“군사 합의서 후속조치 적극추진”

    “군사분야 주요 성과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워”“강군 건설 등 5가지 사항 중점 추진”21일 임명장을 받은 정경두 신임 국방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합의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후속조치를 적극 추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장관 이·취임식에서 “군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공고히 하는 정부의 노력을 힘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취임식이 끝난 뒤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번에 지상·해상·공중에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완충지대를 설정한 것은 우발적 충돌을 막고 긴장을 해소하는데 획기적이고 상징적인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또한 “합의서를 보면 군사분야의 큰 성과가 서쪽(서해 적대행위 중단구역) 부분인데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어 아쉽다”며 “(서해 NLL) 위에 (북한의) 해안포와 함포들은 가장 큰 위협이다. 연평도 포격(도발)도 있었고 그런 위협을 줄이려고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방개혁에 대해서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인 국방개혁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면서 “하루아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30~50년 내다보면서 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취임사에서 “지금 우리는 오랜 기간 한반도에 깊이 드리워졌던 극렬한 대립의 장막을 걷어내고,전쟁 없는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뒷받침하는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강군 건설을 위해 다음 다섯 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이 꼽은 5가지는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튼튼한 국방태세 확립 ▲상호보완적이고 굳건한 한미동맹 발전과 국방교류협력 증진 ▲강력한 국방개혁 추진으로 강군 건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국방운영체계 확립 ▲국민과 함께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기충천한 군 문화 정착 등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 4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기고]비무장지대(DMZ) 내 태봉국 철원성 남북 공동 연구의 의의는

    [기고]비무장지대(DMZ) 내 태봉국 철원성 남북 공동 연구의 의의는

    최근의 남북관계는 상호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협력과 공동 번영의 새 시대로 향하고 있다.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에 이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군사적 긴장 해소, 경제 협력, 교류 확대 등에 의견을 같이 했다.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도 채택됐다. 제2조 제4항에는 “비무장지대 안의 역사유적에 대한 공동조사 및 발굴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계속 협의하기로 하였다”고 되어 있다. 비무장지대 내의 역사 유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태봉국의 도성이었던 철원성 유적이다. 궁예왕은 905년 송악(개성)에서 철원으로 도읍을 옮겼다. 도성을 쌓고, 궁궐과 누각 등을 지었는데 그 규모가 굉장했다. 현재 확인된 외성의 둘레는 12.7㎞, 내성의 둘레는 7.7㎞이다. 신생 대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당시 중국에서 유행하던 불교 신앙은 얼마 지나지 않아 철원성에 소개되었다. 시장에서는 중국 상인들이 상주하면서 물건을 팔았다. 철원성은 국제도시였다. 궁예는 미륵불을 자칭하면서 폭압적인 정치를 행했다. 남의 마음을 꿰뚫어 알 수 있다는 관심법으로 처자식을 죽였고, 적지 않은 신하들을 숙청했다. 918년 정변으로 태봉은 망하고, 고려가 섰다. 919년 고려 태조가 송악으로 천도함으로써 철원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북으로 각각 2㎞의 지역이 비무장지대로 설정되었다. 비무장지대는 충돌을 막기 위한 완충지대이다. 군사시설의 설치와 군대의 배치가 금지되었다. 그러나 남북 양국은 군사적 필요에 의해 남방한계선 혹은 북방한계선을 전진시켰다. 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에 감시초소(GP)를 다수 두고, 중무장한 병력을 배치했다. 크고 작은 무력 충돌도 자주 발생했다. 비무장지대는 남북의 분단과 대결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중무장지대’이다. 철원성 외성의 남측 성벽은 남방한계선과 닿아 있고, 북측 성벽은 북방한계선에 접해 있다. 군사분계선이 성을 관통하고 있다. 이 점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철원성을 발굴하고, 연구한다는 것은 곧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이벤트가 된다. GP의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 남북공동 유해 발굴 등의 조치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비무장지대가 평화지대가 되었음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인 사건인 것이다. 태봉은 신라의 진골귀족 중심 사회에서 지방 호족 출신들을 기반으로 한 고려 문벌귀족사회로 넘어가는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 고려 초의 정치제도는 대부분 태봉의 그것을 답습한 것이었다. 하지만 관련 자료는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삼국사기’ 등은 정변을 통한 고려의 성립을 정당화하기 위해 궁예왕과 태봉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측면이 있다. 철원성 내부에는 태봉의 역사를 증언해 줄 적지 않은 유물과 유적들이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철원성은 평지에 위치한 방형의 도성이다. 비슷한 형태의 당 장안성이나 발해 상경성은 계획도시였다. 성 한가운데에 남북으로 넓은 주작대로를 두었다. 이를 중심으로 남북, 동서로 도로를 설치하여 시가지를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하였다. 각 구획 안에는 관청, 시장, 사원 등과 가옥들이 배치되었다. 철원성도 종횡의 도로로 구획된 내부 구조를 가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 고대의 도시계획을 알려 주는 열쇠를 얻을 수 있다. 비무장지대 내의 역사유적은 그 위치의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조사된 바가 없다. 철원성 포함 10여종 20여개소의 유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비무장지대가 평화지대로 바뀌면 이들 유적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유적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아울러 비무장지대 인근 민간인 통제 지역에 산재한 유적들까지 시야에 넣을 필요가 있다. 비무장지대 안팎의 유적들에 대한 남북 공동연구는 서로 간의 화해와 협력을 진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조인성 경희대 사학과 교수·태봉학회장
  • [평양회담 뒷이야기]회담 하루 연장할 뻔...남북 정상 17시간 찰떡행보

    [평양회담 뒷이야기]회담 하루 연장할 뻔...남북 정상 17시간 찰떡행보

    북측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하루 연장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행사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북측관계자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삼지연 초대소에 올라갔다 내려와 혹시라도 더 머물 수 있으니 특별히 준비를 해놓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회담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 일행이 200여명으로 많이 있지 않나. 그래서 삼지연 초대소를 비우고 우리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우리 쪽 사정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때문에 평양에 더 머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는 “원래 우리 쪽은 2박 3일을 생각했는데, 북측이 손님 맞은 입장에서 여러 사정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도 북측은 우리에게 하룻밤 더 머물고 갈 것을 제안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이런 제안을 받고 “큰 것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합니다”라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이번에도 지난 19일 백화원 초대소 앞 정원에서 문 대통령이 기념식수를 할 때 표지석에 회담 기간이 20일까지가 아닌 21일까지로 표시돼 평양에 하루 더 머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백두산 방문은 ‘깜짝 일정’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0일 백두산 방문은 알려진 대로 ‘깜짝 일정’이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회담 전 백두산 방문이 사전 계획된 일정이었을 것이란 추측에 대해 김 대변인은 “모르고 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은 두꺼운 외투를 입고 백두산에 올랐고, 김정숙 여사는 사전에 제주 생수 ‘삼다수’를 준비해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물을 섞는 소박한 ‘합수식’을 했다. 수행원들은 K2 방한용 점퍼를 챙겨입고 왔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선 실무협의 때 백두산 동반 방문이 결정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언제 어느 때를 대비해서라도 대통령 부부는 충분히 옷을 가져가신다”라고 설명했다. 또 수행원들의 방한용 점퍼에 대해선 “(점퍼가)언제 도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백두산 방문이) 결정되고 나서 급하게 250벌을 공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17시간 찰떡 행보 이번 회담 때 문 대통령의 옆에는 언제나 김 위원장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첫날 저녁, 둘째 날 점심·저녁, 셋째 날 점심을 포함해 무려 4번의 식사를 함께했다. 19일 평양대동강수산물시장에서의 저녁도 애초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으나 뒤늦게 합류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오늘 내가 너무 시간을 많이 뺏는 것 아닙니까”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한 시간을 집계해보니, 북한에 머문 54시간 중 17시간 5분을 함께 했더라”고 전했다. 두 차례 공식회담하는데 3시간 25분이 걸렸고, 첫날 환영만찬은 4시간가량 이어졌다. 둘째 날 옥류관 오찬은 1시간 30분, 대동강수산물시장에선 1시간 30분, 삼지연 오찬에선 2시간을 함께 했다. ◆70% 새로 제작한 ‘빛나는 조국’ 북한은 문 대통령을 위해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의 70%를 각색했다. 빛나는 조국은 체제선전용으로 기획된 거라 원본 그대로 공연했다가는 이를 관람하는 문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느낄 게 뻔했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북측 고위관계자가 ‘내가 정권수립기념일(9.9절) 70주년 때 봤던 공연과 너무 달라 어떻게 닷새 동안 이렇게 수정했는지 신기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김 대변인에게 “애초 이 공연은 북한 역사 70주년을 서술하는 내용이다. 조국 창건과 전쟁, 건설, 김 위원장 시대의 번영을 표현한 공연인데 이데올로기적인 내용은 다 빠졌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7장으로 구성된 공연 가운데 3장 후반부터는 새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직격인터뷰] “과거와 달라진 북한 사회 느꼈다”

    [직격인터뷰] “과거와 달라진 북한 사회 느꼈다”

    지난 18~20일 문재인 대통령 방북 일정에 노동계 대표로 동행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건물에서 만났다. 김 위원장은 “이번 평양 방문을 통해 과거와 달라진 북한 사회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노동자에겐 생존과도 맞물린 평화 번영으로 가는 길에 이번 회담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Q.북에 다녀온 소감이 어떤지. A.10년 전쯤 북에 다녀온 적이 있다. 이번 방문에선 과거와는 달라진 북한 사회를 볼 수 있었다. 많은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평화번영, 나아가 통일로 가는 중요한 합의를 이루는 시점에서 북을 방문했단 점에서 벅찬 감동을 느꼈다. Q.무엇이 달라졌나. A.이번에는 양국 정상이 언제 무엇을 하는지 시간까지 다 나오더라. 2박 3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다. 두 정상이 일정일 계속 같이 하고 격의 없는 소통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 신뢰를 상당히 쌓았을 거라 생각한다. Q.북에서 무엇을 봤고 무엇을 했나. A.두 정상의 회담 일정이 워낙 중요했다. 저처럼 노동, 시민사회쪽에서 동행한 분들 간담회가 있었다. 지난달 10~12일까지 남북 노동자 통일 축구대회가 있었다. 그때 합의한 사항들이 있다. 연내 금강산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대회를 열자는 내용 등이다. 아울러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지역과 산별 실정에 맞는 교류행사를 펼쳐나가기로 한 부분들 있다. 그런 합의사항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하는 차원이었다. Q.이번 정상회담은 노동계엔 어떤 의미인가. A.평화 번영은 노동자에겐 생존과 맞물린 문제다. 조금 더 합의사항이 구체적으로 진전된다면 인적·물적 교류들이 이어질 거다. 그런 부분이 결국은 남북 노동자가 서로 번영하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을 거다. Q.앞선 정상회담과 이번 회담이 달랐던 점은. A.회담 내용이 좀 더 구체화됐다는 점이다.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은 그것이 얼마나 처참하고 공포스러운지 모르고 지나간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계기로 전쟁에 대한 우려들을 어느정도 해소했다고 본다. 화해와 평화의 시대로 가는 진전된 합의가 이뤄졌다. Q.이번 정상회담 이후 한국노총이 할 역할은 무엇인가. A.남과 북의 노동계가 서로 잦은 교류를 해야 한다. 남북은 그동안 달리 지냈다. 현장에서 사용하는 노동용어부터 노동법 체계들도 완전히 다를 것이다. 예컨대 우린 아직도 건설현장에서 일본식 용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 이런 부분들을 앞으로 좁혀 나갈 수 있는 간담회를 열어 제도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Q.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동계가 할 수 있는 일은 뭐라고 생각하나. A.현재 이어지고 있는 평화와 통일의 분위기를 노동자들이 나서서 확산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왕래를 많이 하면 서로 공감대가 싹틀 거라고 본다. 남과 북 둘 다 노동자 집단이 크다. 노동자들의 교류를 통해서 공감대가 싹트면 평화의 분위기도 무르익을 거라 생각한다. 우선 연내 금강산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대회를 하자고 했다. 하지만 꼭 금강산이 아니더라도 좋다. 남과북의 노동자가 만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괜찮다. Q.훗날 통일이 된다면 한국노총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A.통일이 우리 생각처럼 쉽게 이뤄질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날이 온다면 우선 북에 있는 노동자들이 한국노총의 조합원이 된다면 좋겠다(웃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시작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자주 만난다면 차이는 상당 부분 없어지리라 본다. Q.이번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나. A.두 정상의 신뢰관계가 한 단계 더 높아졌다.. 또 남한 대통령이 북한 대중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는 시간이기도 하지 않았나. 이로써 남북이 서로 평화 체제로 나아가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됐다. 글 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직격인터뷰] “이번 정상회담은 노동자에게 희망이었다”

    [직격인터뷰] “이번 정상회담은 노동자에게 희망이었다”

    지난 18~20일 문재인 대통령 방북 일정에 노동계 대표로 동행한 김명환(사진) 민주노총 위원장을 21일 서울역에서 만났다. 김 위원장은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은 앞으로 한반도에 어떤 상황이 올 것인지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행사였다”면서 “남북간 경제협력을 통해 현장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계기인 동시에 전쟁 위협에서 가장 고통 받는 일반 서민, 노동자에겐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Q.북에 다녀오신 소감은. A.역사적인 9월 평양 공동선언의 요지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없애고 전쟁이 없는 평화 속에서 남과 북이 번영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 함께?다는 게 감격스럽다.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노동계를 포함한 각계각층이 동행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단순히 정부만의 자치통일과 평화번영을 만들어가는 게 아니란 뜻이다. 우리 사회 압도적 다수인 노동자가 평화와 통일을 이뤄내는 과정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것. 그로써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였다. Q.북에서 무엇을 봤고 무엇을 했나. A.주된 일정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을 잘 꾸리는 것이었다. 다만 각계각층에서 서로 관련된 북측 대표와 면담을 했다.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만나 대담을 했다. 지난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관계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처럼 파탄과 전쟁위기로 다시 몰리는 상황은 재현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동계뿐만 아니라 종교·사회·문화계가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단 공감대를 이뤘다. 이외에도 평양교원대학, 만경대 학생 소년궁전 등을 방문해 북한의 교육과 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Q.이번 정상회담이 노동계엔 어떤 의미인가. A.크게 두 가지 의미다. 하나는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남북간 교류의 확대다.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남한에도 현장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전쟁의 위험을 구체적으로 없앴다는 것이다. 전쟁의 위협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것은 일반 서민과 노동자다. 그런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됐단 점이다. 매년 국방비로 나가는 세금이 어마어마하다. 남과 북이 서로 불가침 협약을 분명하게 했다면 이젠 대결구도에서 평화구도로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남북대결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복지나 사회발전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노동환경이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Q.앞선 정상회담과 이번 회담이 달랐던 점은. A.피부로 느껴질 만큼 구체적이었단 점이다. 한반도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일본 등과도 외교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하지만 남과 북이 서로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두 번째는 구체적인 경제협력을 위해서 도로나 철도 연결을 할 것이고 이를 통해 국내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점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많은 층위에서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핵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쟁은 한반도에 없다는 걸 남북히 함께 선언했다는 점이 앞선 판문점 선언을 기반으로 해서 한발 나아간 점이다. Q.앞으로 민주노총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A.과거부터 자주교류와 평화통일을 위해 적폐정권과 싸워왔다. 촛불정국 이후로도 속도감 있게 자주통일 평화번영을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는 이런 속도를 더욱 높여야 겠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경제주체 중 하나로서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평화번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우선 남북 교류 사업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다. 남북 노동자가 직접 만나 금강산에서 동포애를 나눌 수 있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조선직업총동맹 등 북한의 노동자 대표들과 정례화된 공식 회담도 준비하고 있다. Q.북에 있는 노동자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있나. A.이번 일정에서 그것까지 구체적으로 알 순 없었다. 여러 대북제재 속에서도 그래도 국가가 굴러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노동자들이 있는 것 같다. 북쪽도 남쪽의 상황을 다 알고 있더라. 최근 쌍용차 해고자 복직에 대해서도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Q.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민주노총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A.아주 먼 미래이기도, 지금 이 순간에 와 있는 가까운 일이기도 하다. 통일이란 것이 서로를 인정하는 가운데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이 필요할 거란 인식을 하고 있다. 남과 북의 노동자가 일하는 체계는 서로 많이 다를 것이다. 단적으로 북측은 노동자가 주도하는 사회주의 국가라는 인식이 있고 자본주의 국가인 남한에선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고자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 차이가 무엇인지 잘 알고 그것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글 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북, 남북정상 백두산 등반 보도…“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

    북, 남북정상 백두산 등반 보도…“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함께 백두산에 오른 사실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21일 보도하면서 “북남 수뇌분들께서 민조의 상징인 백두산에 함께 오르시어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의 새 시대에 뚜렷한 자욱을 아로새기신 것은 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앙통신은 “삼천리 강토를 한 지맥으로 안고 거연히 솟아 빛나는 민족의 성산 백두산이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격동의 순간을 맞이하였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부부의 백두산 등정에 남측 수행원들과 북측 간부들이 동행했다. 통신은 남북 정상이 백두산 장군봉에서 오랫동안 전경을 감상한 뒤 천지에 내려가 호반을 거닐며 백두산에 오른 소감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어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 부부가 장군봉과 천지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남북 인사들이 서로 어울려 뜻깊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도 펼쳐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 일행의 삼지연 도착, 삼지연에서 남북 정상의 오찬, 삼지연 공항에서 문 대통령 환송과 관련한 내용도 별도 기사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통신은 문 대통령이 탑승한 비행기가 전날 오전 8시 15분 삼지연 공항에 착륙했으며, 그 이전에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도착해 문 대통령 부부를 영접한 사실도 전했다. 통신은 또 다른 기사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부부가 삼지연 초대소 오찬에 앞서 삼지연 연못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두 정상이 못 가에서 산책하며 환담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삼지연에서 귀로에 오르는 문 대통령을 공항에서 환송한 소식도 전하면서 “북남 수뇌분들의 역사적인 9월 평양 상봉과 회담은 북과 남이 손잡고 마련한 귀중한 성과들을 더욱 공고히 하며 북남관계를 새로운 평화의 궤도, 화해·협력의 궤도에서 가속적으로 발전시켜 통일 대업의 전성기를 열어나가는 데서 획기적 전환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남북 경협 철저히 준비해 한반도 평화지대 공고화해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9·19 평양공동선언’은 8000만 남북 겨레와 세계에 한반도 평화 정착의 희망을 갖게 했다. 남북 정상은 남북 경제협력의 얼개도 내놓아 공동 번영의 기대도 쌓았다. 양측은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정상화하고, 서해에 경제, 동해에 관광 공동특구를 각각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동·서해안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착공식도 한다. 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경제인들이 북한 경제의 사령탑인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회동을 한 것도 의미 깊다. 향후 북핵 문제의 실타래가 풀리면 경협을 실제로 주도할 기업인들과 북 수뇌부가 ‘스킨십’을 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 확인된 듯하다. 이 부회장은 리 부총리 등과의 만남에서 “마음의 벽이 사라진 듯하다”고도 했고, “평양역 건너편 건물 위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써 있었는데 삼성의 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라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물론 남북 경협은 북·미 간 북핵 문제의 타결이라는 고차 방정식이 풀려야만 한다. 유엔의 대북 제재가 그물망처럼 깔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산 석탄 수입 파동 때처럼 언제든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비핵화 문제가 진전을 하기 전까지 경협은 한 발자국도 진전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평화가 경제다.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는 문 대통령의 지난 광복절 축사를 떠올리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경협은 그만큼 절실하다. 남북 관계가 얼어붙을 때마다 개성공단이 둘 사이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지 않았던가. 남북 경협은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도 될 것이다. 대북 제재 해제가 현실화되는 시점에 개성공단 재개와 사회간접자본(SOC) 및 관광산업 투자를 본격화할 수 있도록 정부는 미리 대비해야 한다. 재계도 중국·일본의 기업들에 밀리지 않고 북한 경제개발을 선점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 “비핵화·체제보장 교환”… 金 10월 말·12월 초 서울답방 가능성

    “비핵화·체제보장 교환”… 金 10월 말·12월 초 서울답방 가능성

    文 “본격 남북 오가는 시대 연다는 의미” 북미 간 종전선언 조성 땐 서울회담 기대 북미관계 답보 돌파구로 방남 가능성도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 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할 것에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답방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대국민 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라는 의미와 함께 남북이 본격적으로 서로 오가는 시대를 연다는 의미”라면서 “우리 국민께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과 의지를 육성을 통해 듣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는 북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위한 북·미 협상의 진척 정도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가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와 미국의 북한 체제보장 초기 조치를 교환해 종전선언을 할 분위기가 어느 정도 조성됐을 때 서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며 “북한 최고지도자가 처음 방남하는데 북·미 관계의 진전 없이 다시 남북 정상회담을 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국내 사회도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루고 김 위원장의 방남도 호의적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했다. 반면 북·미 관계가 답보 상태를 보이거나 악화될 경우 이를 타개하고자 김 위원장이 전격 방남할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을 다시 한번 요청하고자 남북 정상회담을 열 수 있다”며 “북·미 협상이 김 위원장 답방 시기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어도 김 위원장 답방 자체를 무산시키는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성사된다면 시기는 준비 기간을 고려할 때 10월 말 또는 12월 초가 될 가능성이 있다. 11월에는 미국 중간선거(6일)는 물론 아세안·동아시아정상회의(11~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7~18일), G20 정상회의(30일~12월 1일) 등 다른 정상외교 일정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12월 중순 이후로는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져 답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하지만 타이밍상 꼭 필요하다면 11월 중 자투리 시간이나 12월 중순 이후라도 양측이 답방을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정상의 회담은 이미 실무적·실용적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뉴스 분석] 文대통령·김정은 ‘사상 초유 시리즈’…70년 냉전의 땅에 평화 새 미래 열다

    [뉴스 분석] 文대통령·김정은 ‘사상 초유 시리즈’…70년 냉전의 땅에 평화 새 미래 열다

    김정은 내외 영접…각하 칭호로 軍 사열 두 정상 동반 카퍼레이드 상상 못했던 일 文, 인파에 90도 인사 이례적 친주민 행보 15만 군중들 앞에서 한반도 비핵화 역설 金 올해안 답방 약속…종전선언 가능성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은 비핵화 합의를 담은 9월 평양공동선언, 북 최고지도자의 연내 답방, 남측 대통령의 평양시민 접촉, 백두산 동행 방문 등 행보 하나하나가 사상 초유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남북의 주민도 어리둥절할 정도로 빠르게 전개된 새로운 ‘평화 패러다임’은 1948년 분단 이후 70년간 이어진 냉전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70년 만에 전쟁을 끝내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시간이 흐르고 있다”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평가했다.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함께 오른 백두산 천지에서 김 위원장이 “천지 물을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에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라 답한 것에서 보듯 두 정상은 역사에 남을 새로운 평화의 미래를 열었다. 지난 18일 평양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북한 최고지도자 내외의 영접과 함께 ‘각하’라는 칭호로 인민군의 사열·분열을 받았다. 두 정상은 무개차를 이용해 카퍼레이드를 했다. 모두 최초였다. 남측 대통령의 친주민 행보는 강한 지도자상에 익숙한 북한 주민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으로 다가왔음 직하다. 문 대통령은 평양 공항에서 자신을 환영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거의 90도로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고, 20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 공항에 나온 환영 인파와는 10명 넘게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또 문 대통령은 평양 현지 주민이 애용하는 식당인 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지난 19일 저녁 북한 시민과 격의 없이 담소를 나눴다. 같은 날 5·1 경기장에서는 남측 대통령 처음으로 북한 대중을 상대로 연설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15만명의 평양 시민 앞에서 “(김 위원장과 나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며 북 주민에게 비핵화를 역설하는 대담한 파격을 보였다. 특히 평양공동선언문에는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영변 핵시설 폐기 용의 등 북 비핵화 합의가 최초로 담겼다. 남북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처음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약했다. 또 남북은 군사적 적대관계의 종식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담은 ‘판문점선언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사실상의 불가침 합의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위원장이 주변 참모들의 반대에도 서울 답방을 선언문에 명시한 것은 하이라이트였다. 연내 방문과 함께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 대통령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연내 김 위원장이 방문한다고 설명했는데, 향후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미”라며 “연내 종전선언이 성사되면 냉전체제가 완전히 끝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문 대통령 “김 위원장, 비핵화 거듭 확약…한미, 연내 종전선언 논의할 것”

    문 대통령 “김 위원장, 비핵화 거듭 확약…한미, 연내 종전선언 논의할 것”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다”면서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대해 “북한이 우리와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한 것은 지난날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라면서 “(김 위원장은)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 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3일 동안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김 위원장과 비핵화와 북미 대화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첫날 회담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비핵화를 논의하는 데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합의사항이 함께 이행돼야 하므로 미국이 그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히는 차원에서 우선 동창리 미사일 기지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에서 사용한 ‘참관’이나 ‘영구적 폐기’라는 용어는 결국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는 말과 같은 뜻”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순탄하지 않고, 북미 대화 진전이 남북관계 발전과 긴밀히 연계된다는 사실에 인식을 같이하며, 북한도 우리에게 북미 대화의 중재를 요청하는 한편,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이와 같은 북한의 의지와 입장을 역지사지하여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한다”면서 “이번 남북회담을 통해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연내에 종전선언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그 부분을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군사 분야 합의에 대해서는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면 남북은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하는 장사정포와 같은 상호 간 위협적인 군사 무기와 병력을 감축하는 논의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이는 남북 간에 있어 정전협정 이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종전하는 데서 더 나아가 미래의 전쟁 가능성까지 원천적으로 없애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합의서에는 담지 못했으나 구두로 합의된 것도 있다”며 “국회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지자체의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저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의 전면 가동을 위해 북측의 몰수조치를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방한에 대해서는 “가까운 시일 내 라고 표현했지만 가급적 올해 안에 방문하기로 뜻을 모았다”면서 “국민들께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을 육성으로 듣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정부는 평양공동선언을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범정부적 추진체계 마련할 것”이라며 “남북고위급회담을 이른 시일 내 개최하고 오늘의 성과가 국민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 다하겠다.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의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대국민보고

    [전문] 문 대통령의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대국민보고

    2박 3일간 평양을 방문하고 20일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성원해 주신 덕분에 평양에 잘 다녀왔다”며 “정상회담에서 좋은 합의를 이뤘고 최상의 환대를 받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국민보고’에서 “평화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 모두의 숙원”이라며 “그 숙원을 이루는 길에 국민 뜻과 늘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대국민보고 전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성원해 주신 덕분에 평양에 잘 다녀왔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보셨듯이 정상회담에서 좋은 합의를 이뤘고, 최상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3일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여러차례 만나 긴 시간 많은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크게 진전시키고 두 정상 간의 신뢰구축에도 큰 도움이 된 방문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북측에서는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표단을 정성을 다해 맞아 주었습니다. 오고 가는 동안 공항과 길가에서 열렬하게 환영해주고 환송해 준 평양 시민들께 각별한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백두산에 오가는 동안 삼지연공항에서 따뜻하게 맞아주고 배웅해 준 지역 주민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단체조와 공연에서 15만 평양 시민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써 사상 최초로 연설을 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들은 한반도를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저의 연설에 대해 열렬한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3일간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비핵화와 북미 대화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첫날 회담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비핵화를 논의하는데 사용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거듭 확약했습니다.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다만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합의사항이 함께 이행돼야 하므로 미국이 그 정신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준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계속 실행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히는 차원에서 우선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습니다.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에서 사용한 참관이나 영구적 폐기라는 용어는, 결국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비핵화 과정 빠른 진행을 위해 폼페이오 장관 방북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와 같이 북한이 우리와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염원한 것은 지난날과 크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 외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미국과 협의할 문제다’라는 입장 보이며 우리와 논의하는 것을 거부해왔습니다. 그러나 북미대화가 순탄하지 않고 북미대화의 진전이 남북관계 발전과 긴밀히 연계된다는 사실에 인식을 같이 하게 되면서 북한도 우리에게 북미대화의 중재를 요청하는 한편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의를 했습니다 나는 미국이 이와 같은 북한의 의지와 입장을 역지사지 해가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합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간의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관계 관해 가장 중요 결실은 군사분야 합의입니다.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남과북은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하는 장사정포와 같은 상호간의 위협적인 군사 무기와 병력을 감축하는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남북간에 있어서 정전협전 이후 아직 끝나지 않은 종전에서 나아가 미래 전쟁 위협까지 원천적으로 없애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합의서에 담지는 못했지만 구두로 합의된 것들도 있습니다. 국회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지자체의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의 전면 가동을 위해 북측 몰수 조치를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고 김정은 위원장도 동의했습니다. 올해는 고려건국 1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12월에 개최되는 대고려전에 북측 문화제를 함께 전시할 것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기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그에 대해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가 평양에 가기 직전인 지난 1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성에 문을 열었습니다. 남북대화와 협력이 상시적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시대 열렸습니다.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은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라는 의미와 함께 남북이 본격적으로 서로 오가는 시대를 연다는 그런 의미를 갖습니다. 여유를 두기 위해서 11월 가까운 시일내라고 표현했지만 가급적 올해 안에 방문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저나 우리 국민들께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을 그의 육성을 통해 듣는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오늘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백두산에 다녀왔습니다. 천지에 올라 저는 우리 국민들이 굳이 중국을 통해서가 아니라 북한땅에서 백두산 관광을 할 수 있는 시대를 하루빨리 열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이제 정부는 평양공동선언을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범정부적 추진체계를 마련할 것입니다. 남북고위급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 개최하고 오늘의 성과가 국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회의 초당적 협력도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오직 국민들의 힘으로,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에 평양회담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평화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 모두의 숙원입니다. 그 숙원을 이루는 길에 국민 뜻과 늘 함께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부는 왜 평양선언을 ‘실질적 불가침·종전선언’이라 부를까

    정부는 왜 평양선언을 ‘실질적 불가침·종전선언’이라 부를까

    평양선언에 군사종식 담아 ‘사실상 불가침 합의’ 미국에 종전선언 나서라는 메시지라는 분석도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이 사실상의 종전선언 및 불가침 합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근거는 선언문에 모든 적대적 군사 행위의 종식이 담겼다는 점과 함께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문의 성격을 높게 평가하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 청와대의 생각은 그대로 참모들의 발언에서도 드러났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9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남북 간의 군사적 신뢰를 넘어 지상, 해상, 공중에서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화하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합의했다”며 “이것은 ‘사실상 남북 간에 불가침 합의’를 한 것으로 저희는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군비통제비서관도 판문점선언 이행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해 “정부 입장에서는 ‘사실상 불가침 합의서’로 규정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청와대의 이런 평가와는 별개로 남북이 먼저 사실상의 불가침 및 준종전에 준하는 평화 국면을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 종전선언을 포함해 군사긴장 완화 노력을 해달라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즉, 적대적 군사행위의 종식이 내용상 실질적 불가침 조약이자 실질적 종전선언이라는 의미다. 특히 청와대가 최근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를 추동할 수 있다고 반복해 언급한 것도 미국에 사실상 종전선언을 포함한 상응 조치를 요청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20일 “남북이 실질적인 종전 선언을 했다는 분위기를 띄워 남·북·미 간에 연내 종전선언을 이루려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북 사이의 사실상 불가침 및 종전은 지지부진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는 유인책이기도 하다. 상대방에 대한 불가침은 궁극적인 목표인 평화협정의 내용에 담길 부분이기 때문에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문법대로 마지막까지 불가침 부문의 진전이 없다면 북이 비핵화에 나설 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도 지난 19일 “이번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1953년부터 65년간 이어져 온 한반도 정전 상태를 넘어 ‘실질적 종전을 선언’하고 그를 통해 조성된 평화를 바탕으로 공동번영으로 가는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남북이 북·미 관계보다 너무 크게 앞서면 한·미 공조 균열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곧 남북 간 군비 통제 수준과 북·미 비핵화 협상의 속도에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박승원 광명시장 “본격적인 평화철도시대는 KTX광명역에서 시작돼야”

    박승원 광명시장 “본격적인 평화철도시대는 KTX광명역에서 시작돼야”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공동선언 합의에 대해 “4·27 판문점 선언보다 진전된 두 정상의 평양공동선언을 환영하며, 본격적인 평화철도시대의 시작이 한반도의 중심인 KTX광명역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에는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올해 안에 동·서해안선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 개최’가 담겨 있어 본격적인 한반도 평화철도 시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 시장은 “판문점 선언 이후 한반도 철도 연결이 가시화되면서 KTX광명역이 새롭게 주목받게 됐다”며, “TX광명역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 역사이며, 지정학적 위치와 교통인프라 등을 감안할 때 한반도를 관통하는 열차의 출발역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라는 시대의식에 공감하고, 평화·공동 번영이 정착될 수 있도록 철도뿐 아니라 민간 협력에서도 광명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취임한 박승원 시장은 후보시절부터 광명시가 추진해온 KTX광명역의 평화철도 출발역 지정 프로젝트를 완수하겠다는 강한 뜻을 밝혀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