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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 죽고 나라 멸망할 것”…4000년전 점토판 해독, ‘섬뜩한 의식’ 적혀 있어[핵잼 사이언스]

    “왕 죽고 나라 멸망할 것”…4000년전 점토판 해독, ‘섬뜩한 의식’ 적혀 있어[핵잼 사이언스]

    4000년 전 만들어진 바빌로니아 점토판이 최근에서야 해독된 가운데, 충격적인 점토판의 내용에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라이브사이언스 등 외신의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현재 영국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가 최근에야 현대어로 번역된 해당 점토판은 100여 년 전 이라크 지역에서 발견됐다. 런던대학교 바빌로니아 명예교수인 앤드류 조지와 연구원 준코 타기구치는 40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점토판 4개를 해독한 결과, 월식(달이 지구의 그림자로 가려지는 현상)등 달과 관련한 천문학적 현상을 적은 최초의 기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점토판을 만든 이들은 밤이 지속되는 시간, 그림자의 움직임, 월식 기간 등을 종합해 ‘불길한 징조’를 예측했다. “하늘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땅에 사는 사람들과 통치자들의 미래에 대한 신의 경고라고 믿은 것이다. 예컨대 해당 점토판에는 “월식이 중앙에서 한꺼번에 가려지고 한꺼번에 걷히면: 왕이 죽고 ‘엘람’이 멸망한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엘람은 현재의 이란을 중심으로 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의미한다. 또 다른 내용에는 “월식이 남쪽에서 시작해서 걷히면: 수바르투와 아카드가 몰락한다”고 적혀있는데, 두 지역 모두 역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다. 이밖에도 “저녁 시간에 월식이 일어나면 역병이 발생한다”, “월식이 시작되면 가축이 죽거나 대규모 군대가 쓰러질 것” 등의 내용도 있다. 고대 점성가들은 과거의 경험을 활용해 월식이 어떤 징조를 나타내는지 파악했던 것으로 보인다.연구를 이끈 조지 교수는 “일부 징조의 기원은 실제 경험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 징조를 관찰한 뒤 재앙이 뒤따랐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징조는 실제 증거보다는 이론에 근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에게 조언한 사람들은 밤하늘을 지켜보며 관찰하고, 그 결과를 학술적 자료와 비교했을 것이다. 또 ‘불길한 징조’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한 또 다른 의견을 얻기 위해 희생된 동물의 내장을 연구하며 실제로 왕이 위험에 처해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고대인들은 나쁜 징조를 물리치고 ‘예언’이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의식을 거행했다”고 덧붙였다. 과거 NASA는 달의 현상과 관련한 고대 기록 보고서에서 “바빌로니아인들은 다가올 위험이 있기 전에 ‘가짜 왕’을 임명한다. ‘가짜 왕’이 신의 분노를 받게 해 결국 죽임을 당하고 나면 ‘진짜 왕’은 무사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는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이 예언이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거행했다는 ‘의식’과 연결된다. 연구진은 해당 점토판이 현재 바그다드보다 더 남서쪽에 있는 고대 바빌로니아 도시인 시파르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출간하는 설형학 저널(Journal of Cuneiform Studies) 최신호에 실렸다.
  • ACC재단 ‘책 먹는 여우, 도서관을 삼키다’ 초청전

    ACC재단 ‘책 먹는 여우, 도서관을 삼키다’ 초청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ACC 어린이문화원에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어린이 우수 콘텐츠 ‘책 먹는 여우, 도서관을 삼키다’ 초청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독일 아동도서 작가인 프란치스카 비어만(Franziska Biermann)과 주니어 김영사 후원으로 ACC 어린이문화원에 맞춰 새롭게 기획·제작했다.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책 먹는 여우(Herr Fuchs mag Bücher!)’는 2001년 출간 이후 14개국에 번역 소개되며 전 세계 어린이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서만 90만 부 이상 판매됐으며 초등 1학년 권장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쉬어볼까, 읽어볼까 △책을 맛볼까 △거닐어 볼까, 그려 볼까 △찾아볼까 △써볼까 등 총 5개 부문에 여우 아저씨가 책을 읽고, 먹고, 쓰고, 찾아가는 모습을 쫓아간다. 어린이 관객들이 작가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편지로 보내는 ‘구구절절’코너가 운영된다. 이 편지들은 프란치스카 비어만 작가의 다음 이야기인 ‘책 먹는 여우, 가을 이야기’편 구성에 활용된다.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는 ‘책 먹는 여우’를 함께 읽고 빵으로 책을 만들어 여우 아저씨처럼 먹어보는 특별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김선옥 ACC재단 사장은 “다른 지역 문화기관의 우수 콘텐츠를 꾸준히 소개해 다양한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러 장르의 우수 콘텐츠를 발굴하고 소개해 지역 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저주토끼’ 번역했던 안톤 허, 이번엔 이성복 시집 영어로 옮긴다

    ‘저주토끼’ 번역했던 안톤 허, 이번엔 이성복 시집 영어로 옮긴다

    대산문화재단이 올해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대상작 16건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영국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저주토끼’(정보라 작)를 영미권에 소개한 안톤 허(허정범) 번역가가 이번에는 한국 현대시의 거목 이성복 시인의 시집 ‘그 여름의 끝’을 영어로 옮긴다. 재단에서 선정한 작품 16건을 보면 소설이 10편으로 가장 많았고 시집이 5편, 연구서가 1편으로 뒤를 이었다. 이성복의 ‘그 여름의 끝’은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 전문 출판사인 크노프에서 출간을 예정하고 있다. 이 출판사에서 11년 만에 출간하는 한국문학 작품이라고 한다. 두 가지 언어로 동시에 번역되는 작품도 있다. 현기영의 소설 ‘제주도우다’는 영어와 중국어로, 김기택의 시집 ‘낫이라는 칼’은 불어와 중국어로, 정보라의 ‘한밤의 시간표’는 독어와 중국어로 각각 옮겨진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받았던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이번에 스페인어로 독자와 만난다. 이 밖에도 ‘브로콜리 펀치’(이유리 소설·스페인어), ‘구의 증명’(최진영 소설·스페인어), ‘장석 시선집’(일본어), ‘불편한 편의점’(김호연 소설·불어), ‘천변풍경’(박태원 소설·불어), ‘귤의 맛’(조남주·독어) 등이 해외 문학시장에 가닿을 예정이다. 연구서 중에서는 ‘한하운 평전’이 일본어로 옮겨진다. 우수한 한국문학이 해외 독자들의 서가에도 꽂힐 수 있도록 대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 사업은 올해로 32회째를 맞았다. 지원자의 번역 능력과 실적, 작품의 문학적 가치와 해외 출판 가능성이 선정 기준이다. 지원금은 2억 2000만원이다.
  • 한국 근대문학의 이정표…‘학지광’을 아시나요

    한국 근대문학의 이정표…‘학지광’을 아시나요

    ‘학지광’은 일제강점기 일본 도쿄 유학생들의 모임인 ‘재일본동경유학생총회’가 발간한 학술·문학 잡지다. ‘학지광’에 실렸던 글이 한국 근대문학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추적하는 학술서 ‘『학지광』과 한국 근대문학’(사진)이 출간됐다. 영문학 연구자인 김욱동 서강대 명예교수가 집필했다. 저자는 ‘학지광’에 실렸던 글 가운데 문학과 관련이 있는 것들을 따로 모아 총 여섯 가지의 장르로 분류했다. 우화·수필·서간문, 시·시조, 단편소설, 단편희곡·극시, 문학이론·비평, 외국문학 번역 등이다. 한국의 근대문학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 글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동안 잘못 알려져 있었던 문제들도 바로잡는다. ‘학지광’에 실린 글들이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필자들이 서로 다른 눈으로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며 독자들에게 풍부한 관점을 제시하려 노력했다는 점을 살핀다. 20세기 초 서유럽에서 시작된 뒤 일본의 지성계를 주름잡았던 ‘사회진화론’을 두고도 열띤 토론을 벌인다. 근대문학의 오랜 논쟁인 순수문학과 계급문학 사이의 논쟁도 깊이 있게 다루며 식민지 조선 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책에 소개한다. 영문학자이기도 한 김 교수는 번역문학도 당대의 문학이 발전하는 데 중요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학지광’은 번안의 형태에서 번역에서 벗어나 원문을 직접 번역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진학문의 러시아문학 번역과 김억의 영문학·불문학 번역 등이 대표적이다.
  • 美대표팀 유니폼에 한글이? ‘체조 전설’ 옷깃에 6글자 화제

    美대표팀 유니폼에 한글이? ‘체조 전설’ 옷깃에 6글자 화제

    ‘기계체조 전설’로 통하는 시몬 바일스(27)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3관왕(개인종합·도마·단체전)에 오르며 체조선수로는 고령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한 가운데 한글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포착돼 시선을 끌기도 했다. 바일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 결선에서 뒤로 두 바퀴를 도는 기술을 선보인 직후 벌을 헛디뎌 바닥에 떨어졌다. 이 실수로 그는 5위에 그쳤다. 이어 열린 여자 마루 결선에서는 경기장 라인을 두 번 밟으면서 0.6점을 감점당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바일스가 사상 최초로 5관왕(개인종합·도마·평균대·마루·단체전)을 석권할 수 있을지는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그는 8년 전 리우 대회에서 여자체조 단일 올림픽 최고기록인 4관왕(개인종합·도마·마루·단체전)을 달성한 바 있다. 한편 바일스가 이날 평균대 경기 의상 위에 걸친 미국 대표팀 트레이닝복에서 한글 문구가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바일스는 USA 글자와 나이키 로고가 박힌 파랑색 트레이닝복을 입었는데 옷깃 안쪽에 ‘누구든, 모두가’라는 한글 6글자가 적혀 있었다. 바일스가 한글이 쓰인 트레이닝복을 입게 된 이유는 알져지지 않았으나, 문구는 올림픽 정신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선 체조경기에서는 이탈리아 선수가 한글 문신을 등에 새긴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영국 매체 스포츠 키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예선에 출전한 엘리사 이오리오(21)의 등에 ‘당신 자신을 사랑하세요’라는 한글 문구가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글 글귀 위엔 하트 모양 이미지도 있었다. 이후 이오리오가 방탄소년단(BTS) 팬이라는 추측이 쏟아지며 전 세계 ‘아미’(BTS 팬덤명)들로부터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해당 한글 문구는 방탄소년단의 앨범 ‘러브 유어 셀프’(LOVE YOURSELF)를 한국어로 번역한 뜻이며, 문신 맨 위의 하트 모양은 이 앨범 로고이기 때문이다. 이오리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같은 한글 글귀를 소개해놨으며, 이밖에도 BTS 멤버들과 관련한 게시글을 여러 차례 공유하기도 했다.
  • “누가, 왜 만들었을까”…코인투자 ‘가상자산 백서’로 알고 시작하자[돈이 되는 코인 이야기]

    “누가, 왜 만들었을까”…코인투자 ‘가상자산 백서’로 알고 시작하자[돈이 되는 코인 이야기]

    가상자산 투자를 마음먹었더라도 낯선 용어와 개념 탓에 망설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주식 종목처럼 기업을 고려할 수도 없고, 공시·회계 정보도 찾아보기도 힘들다. 하지만 가상자산도 참고할 만한 일종의 안내서가 있다. 가상자산의 발행 주체와 관련 기능, 목적, 유통량 등을 설명해주는 ‘백서(White paper)’다 7일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국문 백서를 공개하고 있는 가상자산은 상장된 205개 중 총 101종목이다. 대부분의 백서가 외국어로 작성된 상황에서 업비트는 2022년부터 국문 번역본 제작을 시작해 이용자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다른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도 국문 번역본을 제공 중이다. 일반적으로 백서는 독자에게 특정 주제나 문제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보고서나 안내서를 일컫는 말이다. 블록체인 영역에서 백서는 가상자산이나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주요 기능과 기술 사양을 설명한다. 개발 목표 또는 발행 이유 등을 담은 것인데 쉽게 말해 누가, 왜 만들었는지를 설명해주는 사업계획서인 셈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의 백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개인 간 전자화폐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백서의 초록에는 “순수한 P2P(peer-to-peer network) 버전의 전자화폐로 금융기관의 개입 없이 한 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끔 한다”고 담겨있다. 2009년 첫 출시 전인 2008년 10월 논문의 형태로 작성됐다. 해당 백서에는 거래방식, 작업증명(채굴), 네트워크 실행 단계, 보상 등에 관해서도 설명해준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백서에는 “이더리움의 목적은 탈중앙화된 애플리케이션의 토대가 되는 대안적인 프로토콜(protocol)을 만드는 것이다”고 적혀있다. 비트코인이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된 디지털 자산의 첫 사례라면 이더리움은 더 나아가 실질적인 ‘계약’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기존 컴퓨터 시스템(서버)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이더리움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전송할 수 있다. 한편 지난 7월 19일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백서 등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가상자산은 거래지원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투자 대상 중 하나인 가상자산의 정보 제공을 의무화한 것이다. 다만 백서의 발행 자체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며, 아직 구체적인 작성 기준도 마련되지 않았다. 즉 짜깁기하거나, 목표를 허위로 과장해 백서를 작성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원활하고 안전한 투자를 위해서는 백서의 정보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낯설기만 한 코인, 신기하고 재밌게 느껴질 수 있도록 가상자산 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 ‘뉴진스 민지’ 닮은 식당 女사장 행방 묘연… 한국서 연예인 데뷔하나

    ‘뉴진스 민지’ 닮은 식당 女사장 행방 묘연… 한국서 연예인 데뷔하나

    K팝 그룹 뉴진스 멤버 민지와 닮은 외모로 일본에서 먼저 주목받은 후 한국에도 알려진 일본의 한 음식점 사장이 2주 가까이 연락두절 상태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민지 닮은꼴로 유명세를 탄 이케다 호노카가 사장으로 일했던 일본 중화요리 가게 ‘중화동동’(中華東東)은 6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장문의 공지에서 “지난달 24일부로 이케다 호노카가 중화동동을 떠나게 됐다. 그동안 저희를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갑작스럽게 배신하게 돼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전하다”고 밝혔다. 이날 공지는 지난달 29일 일본어로 올린 공지에 몇 가지 사실 등을 더한 뒤 한국어로 번역해 추가로 올린 것이다.중화동동 측은 “호노카는 아나운서가 되려던 꿈이 좌절되고 생활과 주변 환경이 악화돼 반복적인 거짓말과 배신 행위로 부모님에게도 절연당하게 됐다”며 “평소 생각이 깊고, 잘못을 했을 때는 부모님께 사과하고, 열심히 중화동동 일을 하던 아이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소속사에 가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소속사는 한국에서 호노카를 홍보하고 싶어 했고, 28일부터 한국에서 큰 일이 예정돼 있다고 한다”며 “부모님이나 저희와의 관계보다 소속사 일을 우선해 한국에 가기 위한 여권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식당 측은 “저희는 호노카와 7월 24일부터 현재까지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며 “DM(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이 왔지만 평소 호노카가 보내는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다만 호노카가 부모님에게는 7월 29일에 비공식 번호로 연락을 해왔다는 게 식당 측 설명이다. 호노카는 부모님에게 “지금까지 키워주신 것에 감사하지만 스스로 열심히 하겠다”며 “여권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한다. 부모님이 대학이나 미래에 대해 물어봐도 호노카는 “모든 것을 말하면 연예인 인생이 망가질 것”이라며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고 식당 측은 전했다.앞서 호노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사정 때문에 가게를 그만두게 됐다. 그동안 가게 운영, 연예 활동 등 모든 것에 열심히 노력해왔다. 좋아하는 가게에서 계속 일할 생각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번 결정에 이르렀다”며 “이번 건으로 지금까지 지지해 주신 종업원분들께 부담을 드리게 돼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알린 바 있다. 호노카는 일본 지바현 마츠도시 소재 중식당을 2020년 조부 사망 후 물려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부의 사망 당시 고3이던 호노카는 40년 넘은 식당을 계속 이어갈지 고민하다 대학생 신분으로 식당 사장이 되기로 결심했다. 아이돌, 아나운서 지망생 등으로 방송계 문을 두드리기도 했던 호노카는 한국의 인기 그룹 뉴진스의 민지를 닮은 외모로 화제를 모았고 이에 식당도 큰 인기를 누려왔다.
  • ‘텍스트 종언’ 맞선 횡단의 사유… “AI엔 없는 詩의 낙차, 문학 구원”

    ‘텍스트 종언’ 맞선 횡단의 사유… “AI엔 없는 詩의 낙차, 문학 구원”

    “세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은 ‘외국어로 번역된 한국문학’이다. 엄밀한 의미의 한국문학은 여전히 마이너 중의 마이너다.” 한국인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데, 한국문학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연이어 전해진다. 이 역설에 대해 국내 굴지의 문학 출판사인 문학과지성사 대표이자 문학평론가 이광호(61)는 이런 진단을 내렸다. 문학이 마치 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얼마 전 비평 에세이집 ‘작별의 리듬’을 펴낸 그를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문지 사옥에서 만났다. “한국문학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협소함이다. 미디어에 노출된 베스트셀러나 귀에 익숙한 세계문학 고전만 팔린다. 다양성이 상실됐고, 새롭게 떠오르는 작가의 작품이 선택되지 않는다. 여기에 ‘문명적인 문제’까지 덮쳤다.” 이광호는 원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서 20년 넘도록 강단에 올랐던 학자다. 2017년부터 문지 대표를 맡으며 출판계로 뛰어들었다. 위기의 감각은 현장에 와서야 피부로 느껴진다. 그가 언급한 ‘문명적인 문제’의 정체는 바로 유튜브를 위시한 ‘쇼트폼’과 ‘알고리즘’이다. 짧은 영상이 주는 쾌락은 인간이라는 종족의 양태까지 바꾼다. 3분짜리 영상도 지루한데 두꺼운 책이 눈에 들어오겠는가. 텍스트를 대하는 인간의 몸은 한계를 맞았고 문학의 독자는 점차 사라진다. 그런데도 문학은 여전히 굳건한 ‘제도’ 혹은 ‘권력’으로 군림한다. 자신 역시 제도권에 속한 비평가임에도 이광호가 끊임없이 ‘문학 제도’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이유다. “평론가도 제도의 일부다. 권력을 비판할 땐 항상 ‘위선’의 문제가 뒤따른다. 혼자서 제도를 부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끝없는 자기비판을 통해 제도에 ‘매몰되지 않은 것처럼’ 읽고 쓸 수는 있을 것이다.” ‘문학·예술에 관한 횡단 비평’. 이번 책에 붙은 부제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횡단’이다. 제도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이광호는 횡단을 감행한다. 문학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미술로, 영화로 도약한다. ‘순수문학’이라는 신화가 타자화해 버린 ‘장르문학’까지 비평의 언어로 소환한다. 문학이 애써 ‘문학과 문학이 아닌 것’을 구분했지만 이것을 뛰어넘으면서 그는 ‘제도권 비평가’라는 원죄에서 해방되고자 한다. “문학이 완강해 보여도 사실은 가변적이다. ‘문학이 아닌 것’ 안에 문학이 있고, 그것이 문학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훌륭한 장르문학가는 장르의 관습을 비튼다. 반대로 훌륭한 순수문학가는 작품에 장르적 요소를 도입한다. 문학의 변화는 구분이 아니라 ‘주고받는’ 데서 온다.” 2010년대 세월호와 페미니즘 리부트는 한국문학의 지형을 통째로 흔들었다. 이광호 역시 ‘애도’와 ‘젠더’를 깊이 사유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보다 더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등장이다. 인간보다 ‘똑똑한’ AI는 이제 감히 인간의 ‘창조성’까지도 넘보고 있다. 제도라는 안온한 뜰 안에서 고고하게 있던 문학은 여기에 맞설 수 있는가. “AI의 활용은 필연적이다. AI와 잘 소통하는 능력도 작가의 중요한 역량이겠다. 그러나 여전히 인간만의 기회는 있다. 시(詩)를 보라. 행과 행 사이의 커다란 낙차. 문장과 이미지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이어진다.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문장만을 생성하는 알고리즘이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이다. 여기에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 인간 작가 개인의 고민은 필요하겠지만.”
  • [씨줄날줄] 표현의 고유성

    [씨줄날줄] 표현의 고유성

    ‘황무지’의 시인 TS 엘리엇은 종종 표절의 눈총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인유를 즐겼기 때문이다. 그런 비판에 엘리엇은 ‘미숙한 시인은 모방하고 성숙한 시인은 훔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남의 것을 쥐도 새도 모르게 흡수할 수 있는 게 위대한 시인이라는 얘기다. 흔적 없이 흡수한다는 것은 창작자들이 나만의 표현과 문장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학평론가 유종호는 “작가들은 ‘아무도 안 써 본 슬프고 진한 어휘’를 추구한다”고 했다. 표절 시비는 이런 고유성을 획득한 표현을 두고 벌어진다. 우리 문단의 가장 시끄러웠던 베끼기 논란은 소설가 신경숙을 둘러싸고 일어났다.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의 번역본에 있는 ‘기쁨을 아는 몸’이라는 독특한 표현이 그녀의 작품에 그대로 등장해서다. 최근 ‘롱블랙’이라는 유료 구독 서비스 업체가 회원들에게 보내는 뉴스레터에 김영하 작가의 글귀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인생의 난제가 풀리지 않을 때면 달아나는 것도 한 방법이죠.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일 겁니다’가 문제의 대목으로, 김 작가의 ‘여행의 이유’에 나오는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김 작가 측은 ‘인생’, ‘난제’, ‘여행’, ‘이유’라는 네 가지 단어가 작가의 고유한 표현이라고 했다. 롱블랙이 사과문을 게시하며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고유한 표현’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작가의 팬들은 두 문장의 유사성에 분개하지만 ‘여행’ 하면 위의 단어들을 곧바로 떠올리는 이들도 제법 있을 것이다. 언어는 사회의 공동 자산이다. 상식적인 사고와 표현까지 자기 것이라고 고집한다면 여기서 자유로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시 유종호의 말이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모든 발언은 흉내요, 대물림이다. 모든 말에는 사회의 때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박상숙 논설위원
  • 조두순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탈출하기 힘겨웠던 ‘악마의 마음’

    조두순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탈출하기 힘겨웠던 ‘악마의 마음’

    13년간 징역형 살고 출소했지만현상금 200억 걸린 김국호 역할‘악마를 보았다’ 속 최민식 떠올라자신만의 ‘최악 악인’ 해석 시도 배우가 악인을 연기하는 일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악인이 현실 속 아주 구체적인 누군가를 특정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조금 끔찍해진다. 지난달 31일 디즈니+와 U+모바일tv에서 동시 공개된 드라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의 ‘김국호’는 희대의 흉악범 조두순을 연상케 하는 인물이다. ‘김국호’를 연기한 배우 유재명(51)은 작품을 위해서 얼마간 조두순을 이해해야 했다. 그래서일까. 드라마 속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역겨움을 참기가 어려울 정도다. 물론 배우에게는 이만한 칭찬도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유재명을 만났다. “큰 악역이었으니까요. 연기를 마치고 어느 날에는 숙소로 돌아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종일 멍한 상태로 있었어요. 극단적인 에너지를 쏟아서죠. (일상으로) 복귀할 때는 ‘그것’을 빼내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유재명이 ‘그것’이라고 말한 것을 굳이 번역하자면 보통 사람의 입으로는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악마의 마음’이라고 할 것이다. 파렴치한 흉악범에게 필요한 건 이해보다는 단죄다. 대중은 그들에게 어떠한 서사도 부여하지 않기를 요청한다. 하지만 배우에게는 다르다. 부담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배우의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 속 ‘장경철’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대로 따라갈 순 없었다. 유재명만의 해석이 필요한 순간이었다.“‘김국호’에게는 자식이 있습니다. 나름의 부성애가 있죠. 너그럽고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은 당연히 아니죠. 하지만 그 누군가의 아버지라는 의식, 그런 게 후반부에서 더 드러날 겁니다.” 한 여성을 강간하고 살해한 ‘김국호’가 13년간 형을 살고 출소한다. 인터넷 방송으로 유명해진 의문의 ‘가면남’이 “‘김국호’를 죽이면 200억원을 준다”며 현상금을 건다. 200억원이 필요한 사람부터 처절한 복수를 노리는 사람까지, ‘김국호’의 주변에는 다양한 사람이 몰려든다. 유재명은 이 가운데서 ‘김국호’를 연기하는 건 오히려 쉬운 일이었다고 했다. “선과 악이 분명하지 않은 여러 인물과 달리 ‘김국호’는 단순하니까요. 그는 ‘벌을 다 받았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를 질문하죠. 악한 모습을 애써 꾸미지 않았어요. 그저 살고자 하는 욕망을 표현하는데, 그 과정에서 악마가 저절로 깨어났으니까.”인터뷰 내내 유재명은 그간 쉬지 않고 달려왔음을 강조했다. 한국의 많은 직장인처럼 그 역시 일에 파묻혀 제대로 쉬는 법을 몰랐다고 했다. 불혹의 나이까지 부산에서 극단을 운영하며 연극을 했다. 영화·드라마 등 영상에 얼굴을 내보인 건 10여년 전쯤이다. 대중에게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2016), ‘비밀의 숲’(2017)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동룡이 아버지’(응팔)와 ‘창크나이트’(비숲) 모두 조연이었지만 존재감은 강렬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중요한 건 주인공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국호’의 집 앞에서 현장을 중계하는 유튜버들, 그에게 돌을 던지는 일반 시민들, 그의 집 앞을 경호하는 의경들…. 흉악한 범죄자가 세상에 나오면 안 된다고 외치는, 일상을 살아가는 개개인들의 단단한 ‘눈빛’이 이 작품을 받치고 있습니다.” 시리즈는 총 8부작으로 매주 수요일 2화씩 공개된다.
  • 우유 마시면 난리나는 한국인 뱃속… 문화가 변화하면 ‘유전자’도 변한다

    우유 마시면 난리나는 한국인 뱃속… 문화가 변화하면 ‘유전자’도 변한다

    우유 섭취 줄자 몸속 락타아제 감소인류 진화 중요 보완재 ‘문화’ 지목 유전자가 인간의 진화를 이끈다는 주장이 진리였던 적이 있다. 진화생물학에선 지금도 가장 유력한 이론 중 하나다. 한데 하나둘 허점이 드러나면서 이를 설명해 줄 뭔가가 필요해졌다. 몇몇 과학자는 문화를 보완재로 꼽았다. 이른바 ‘유전자-문화 공진화론’이다. 문화적 변형에 따라 유전자 역시 변형된다는 게 핵심이다. ‘유전자는 혼자 진화하지 않는다’는 이 분야의 명저로 꼽히는 책이다. 2009년 한국판 이후 절판됐다가 재번역을 거쳐 재출간됐다.이 이론의 가장 알기 쉬운 예는 우유다. 낙농업과 유당(젖당) 분해 효소(락타아제)의 상관관계 연구에서 문화의 역할이 명확해진다. 한국 성인 80% 이상은 락타아제가 절대 부족하다. 그 탓에 우유를 물처럼 마시는 서양인과 달리 한국인은 뱃속에 가스가 차는 기분 나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면 한국인이 덜 진화한 걸까? No! 예부터 어미의 젖(우유)은 모든 포유류에게 유일한 생명줄이었다. 유아기를 지나면 다른 먹거리가 젖을 대체한다. 락타아제는 점차 쓸모를 잃게 되고 어른이 되면 대부분 사라진다. 아메리카 원주민, 극동과 아프리카 주민 등이 그랬다. 한데 유럽, 서아시아 등의 유목민은 달랐다. 원인은 낙농업이다. 수백 대를 이어 젖소와 양을 길러 낙농업을 발달시켜 온 지역 거주자는 어른이 돼서도 락타아제를 갖도록 진화했다. 우유가 모든 이들의 건강에 유익하다는 ‘신화’도 이 지역 출신 영양학자들이 만든 것이다. 책은 문화와 유전자의 상호작용이 영장류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던 선사시대부터 시작됐다는 걸 인류학, 고고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논증하고 있다. 저자들은 “유전자와 문화는 서로가 왈츠춤의 파트너”라며 “다른 동물처럼 유전자의 자연선택만 작용했다면 인류는 그간의 환경 변화 과정에서 멸종하고 말았을 테지만 문화와 공진화한 덕에 현재와 같은 발전을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 파리올림픽 개막식에 드러난 ‘문학강국’ 자부심…즐겨요! 佛문학 5선

    파리올림픽 개막식에 드러난 ‘문학강국’ 자부심…즐겨요! 佛문학 5선

    전위적인 퍼포먼스부터 대한민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한 대형 사고까지.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던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전 세계 문학·출판계 관계자들의 눈길을 끈 장면이 있었다. 오페라 가수 마리나 비오티와 파리관현악단의 ‘카르멘’이 흘러나오는 도서관. 청춘 남녀 셋이 눈빛을 교환하며 서로의 은밀한 욕망을 확인하는 순간 그들의 손에 쥐어져 있던 문학책이 화제였다. 작품의 표지만으로도 전 세계에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문학강국’ 프랑스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개회식 영상에서 표지가 등장한 프랑스 문학은 총 다섯 권이다. 폴 베를렌(1844~1896)의 시집 ‘말 없는 연가’, 알프레드 드 뮈세(1810~1857)의 희곡 ‘장난삼아 연애하지 마소’, 기 드 모파상(1850~1893)의 소설 ‘벨아미’, 아니 에르노(84)의 소설 ‘단순한 열정’, 레일라 슬리마니(43)의 에세이 ‘섹스와 거짓말’이 영상에 순서대로 소개됐다. 여러 출판사에서 선집으로 엮은 베를렌의 작품을 포함해 모두 우리말로 번역돼 있다. 국내에서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소개된 모파상의 ‘벨아미’는 아름다운 미모로 파리 사교계에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성 ‘조르주 뒤루아’의 파괴적인 욕망을 다룬 작품이다. 치명적인 ‘옴파탈’,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했던 ‘나쁜 남자’의 원형이라 하겠다. 영상에서는 서로에게 매혹된 두 남성 사이의 ‘사랑의 신호’로 쓰이고 있다.이들과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한 것처럼 보이는 여성의 손에 들려 있던 ‘단순한 열정’은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에르노의 대표작이다. 2022년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았던 에르노는 자기가 직접 체험한 걸 소설화하는 작가로도 유명한데, 한국어판은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작가가 젊은 유부남 연인과 가졌던 짧고도 정열적인 사랑을 회상하는 작품이다. 에르노의 다른 작품처럼 수위가 상당히 세다. 영상 속 여성은 이 책의 표지를 남성에게 보여 주며 ‘뜨거운 사랑’을 나누자는 유혹을 건네는 듯하다.2016년 35세의 나이에 프랑스어권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을 받은 슬리마니는 모로코 출신 여성 작가다. 경계인, 이방인의 정체성으로 글을 쓰는 작가로 프랑스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국내에는 아르테의 번역으로 소개된 ‘섹스와 거짓말’은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등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내밀한 성적 욕망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는 인터뷰집이다.금지된 사랑과 그로 인한 인간의 파멸을 그린 뮈세의 희곡 ‘장난삼아 연애하지 마소’는 지만지에서 우리말로 번역했다.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으로 같은 시대를 살았던 아르튀르 랭보의 동성 연인이자, 그를 총으로 쏴 다치게 했던 일화로도 유명한 베를렌이 감옥에서 쓴 시집 ‘말 없는 연가’는 지만지·선영사 등에서 낸 선집에 일부 작품이 수록된 형태로 소개됐다. ‘내 마음에 눈물 내린다’ 등의 시가 잘 알려져 있다.프랑스 문학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장폴 사르트르(1905~1980)나 알베르 카뮈(1913~1960) 등 실존주의 작가가 아니었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무겁고 진중한 철학을 담은 책이 아니라 하나같이 감각적이고 육체적인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노벨문학상 작가 에르노를 앞세운 것에서 영국·독일과 함께 유럽 문학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모로코 작가 슬리마니의 작품을 내세운 것에서는 프랑스가 다양성과 이방인에 대한 포용을 중시하는 나라임을 과시하려는 시도도 읽힌다.
  • 타국 경기 중 “사랑하세요” 한글 포착…‘타투’ 새긴 선수 정체

    타국 경기 중 “사랑하세요” 한글 포착…‘타투’ 새긴 선수 정체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이탈리아 여자 체조선수의 등에서 한글 문신이 포착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스포츠 키다’ 등에 따르면 전날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예선이 펼쳐진 가운데, 이탈리아 선수 엘리사 이오리오(21)의 등에 새겨진 문신이 이목을 끌었다. 중계 카메라에 포착된 이오리오의 뒷모습을 보면, 그의 등에는 ‘당신 자신을 사랑하세요’라는 문구가 한글로 새겨져 있었다. 그 위에는 하트 모양의 이미지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자신을 사랑하세요’라는 한글 글귀를 소개글로 해놓았다. 이 같은 모습을 본 사람들은 이오리오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이라고 추측했다. ‘당신 자신을 사랑하세요’는 방탄소년단의 앨범 ‘러브 유어 셀프’(LOVE YOURSELF)를 한국어로 번역한 뜻이며, 문신 맨 위에 있는 변형된 하트 모양 역시 이 앨범의 로고이기 때문이다. 이오리오의 소셜미디어(SNS) 살펴보면 석양을 배경으로 하트를 그린 사진에 한글로 ‘보라해’라고 적은 게시글도 있다.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이며, ‘보라해’는 BTS 멤버 뷔가 만들어낸 신조어다. ‘무지개 마지막 색이 보라색인 것처럼 마지막까지 상대방을 믿고 서로서로 사랑하자’는 뜻이 담겨있다. 이 외에도 이오리오는 BTS 멤버들과 관련한 게시글을 여러 차례 공유하기도 했다. BTS 팬들은 이오리오가 BTS의 팬일 것이라고 추측하며 반가워했다. 실제로 팬들은 그를 언급하며 “이 선수가 BTS 팬인 것이 자랑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오리오도 이러한 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고 있다. 한편 방탄소년단의 맏형 진은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했다. 현장에는 수천명의 팬의 함께했고, 진은 팬들의 환호성에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진은 성화 봉송이 끝난 뒤 소속사 하이브를 통해 “오늘 성화 봉송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제가 성화 봉송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아미(방탄소년단 팬덤 이름) 여러분과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진의 성화 봉송 참여는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와의 인연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 핏빛 공포보다 더 쫄깃…날숨마저 집어삼켰다

    핏빛 공포보다 더 쫄깃…날숨마저 집어삼켰다

    살인마·괴물 등 정통호러서 탈피직장 상사·초자연적 현상 등 소재생활밀착형 공포 쉽게 감정 이입 “가장 오래되고 강렬한 인간의 감정은 공포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것이 바로 미지에 대한 공포다.” 공포는 부정적인 감정이다. 그런데 왜 인간은 무서운 이야기를 읽고 쓰는가.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크툴루 신화’의 창조자이자 현대 호러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1890~1937)는 ‘공포 문학의 매혹’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선언한다. 문학이 인간의 감정을 그려낸 것이라면 ‘가장 강력한 감정’을 형상화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 여름은 ‘호러의 계절’이다. 요즘 어지간한 집이면 냉방기기가 잘 갖춰져 있을 테지만, 습관은 무섭다. 에어컨만으로는 부족한, 무더운 여름밤을 함께할 오싹한 소설들이 쏟아진다. 다만 이 오싹함의 양상이 과거와는 조금 달라졌단다. 29일 국내 장르문학 편집자·작가와 함께 호러문학의 최전선을 짚어 봤다. 인간이 공포를 느끼는 이유가 하나가 아니듯 호러문학 안에도 여러 장르가 있다. 피와 살이 튀는 폭력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스플래터’부터 잔혹한 살인마가 등장하는 ‘슬래셔’,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이 등장하는 ‘크리처’, 인간이 괴물로 변하는 ‘좀비’까지. 그러나 요즘엔 장르적 문법에 충실한 ‘정통 호러’보다도 실생활에 으스스한 소재를 살짝 덧댄 게 인기다.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 ①‘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황금가지)가 대표적이다. 제목대로 직장 상사에게 악령이 씌었다는 소재를 재치 있게 풀어냈다. 김준혁 황금가지 편집주간은 “그간 출간된 호러는 사회 비판 성향이 강하고 섬뜩한 범죄나 강렬한 ‘폴터가이스트’(물건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현상)를 다룬 진지한 작품이 주를 이뤘다”며 “과거에 비해 쉽게 즐길 수 있는 공포 소설이 잇달아 나오면서 호러 팬이 아닌 일반 독자들의 관심도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파묘’의 영향으로 무당·부적 등 전통적인 소재와 함께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장르인 ‘오컬트’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오컬트의 인기는 올해 호러문학 전반의 관심을 환기한 계기이기도 하다는 게 출판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이삭 작가의 ②‘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인플루엔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존 장르로 분류할 수 없는 이야기가 득세하기도 한다. 장르소설 작가 위래는 “웹소설 쪽에서는 ‘백룸’을 위시한 ‘리미널 스페이스’나 ‘규칙괴담’ 등의 장르가 인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백룸’은 알 수 없는 현상을 겪은 뒤 도착하게 되는 현실 이면에 있는 공간이다. 사람이 북적거려야 정상이지만 버려져서 으스스한 느낌을 주는 공간인 ‘리미널 스페이스’와 연결되며 여러 2차 창작으로 이어졌다. 특정한 상황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을 나열하며 거기서 기묘한 무서움을 주는 규칙괴담은 2000년대 초 일본의 ‘나폴리탄 괴담’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초자연적 존재를 관리·감독한다는 가상의 단체 ‘SCP재단’ 괴담으로도 이어지며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았다. 사실 한국은 호러문학의 불모지였다. 과거 장르소설은 이른바 ‘순문학’과 비교해 문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됐던 데다 호러는 SF나 판타지보다도 인기가 떨어졌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독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일본의 걸출한 작품들이 국내에 번역되면서다. 최근 번역된 ③‘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북스피어)도 짚고 넘어갈 만한 일본 호러소설이다. 장르문학 전문 북스피어의 김홍민 대표는 “기시 유스케, 미야베 미유키, 기리노 나쓰오, 오노 후유미 등 1990년대 일본 사회의 붕괴를 다루며 ‘호러물의 풍요로운 10년’을 열어젖힌 작가들이 선보인 ‘생활밀착형’ 호러에 한국 독자들이 쉽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었다”며 “이들은 지금도 출간과 동시에 해당 분야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한국 출판사들은 이들과 계약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고 소개했다. 한국 호러문학도 점차 자기만의 영토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10만부를 돌파한 ④‘칵테일, 러브, 좀비’의 작가 조예은은 ‘입속 지느러미’, ⑤‘적산가옥의 유령’ 등 신작을 내며 독자와 호흡하고 있다. 황순원문학상 등 걸출한 순문학 작가로 호명됐던 김인숙의 신작 소설집 ⑥‘물속의 입’이 ‘미스터리·호러 단편선’으로 묶인 것도 흥미롭다. 2022년 영국 부커상, 2023년 미국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한국 호러문학사에 새 장을 열었던 정보라 작가도 신작 ‘작은 종말’ 등 부지런히 작품을 써내고 있다.
  • 김건희 여사, 유엔 참전용사에 ‘손편지’

    김건희 여사, 유엔 참전용사에 ‘손편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한국을 찾은 6·25전쟁 유엔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에게 손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국가보훈부는 29일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유엔 참전용사 감사 만찬을 열었고 이 자리에서 김 여사가 쓴 손편지를 대형 스크린 화면에 띄웠다. 편지는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대독했다. 김 여사는 손편지에 “70여년 전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졌을 때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왔고, 유엔의 깃발 아래 하나돼 싸워 주셨다”며 “그 위대한 용기와 고귀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을 지켜 냈다”고 썼다. 이어 “대한민국은 참전용사분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고, 뒤에서 묵묵히 헌신한 가족분들의 노고도 잊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에서의 시간이 의미 있고 행복한 추억으로 간직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보훈부는 지난 27일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19개국 유엔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67명을 한국에 초청했다. 김 여사의 손편지는 한글본과 각 나라 언어 번역본으로 가족 대표 35명에게 전달됐다. 만찬에 참석한 찰스 루사르디 미국 오리건주 한국전참전용사회장은 미국 참전용사들이 기부한 넥타이로 만든 ‘퀼트’를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선물해 달라며 강 장관에게 전달했다. 퀼트는 지난 4월 작고한 루사르디 회장 부인이 참전용사를 잊지 않고 찾아 준 한국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생전에 제작했다고 한다. 지난 25일 한국을 찾은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은 판문점, 전쟁기념관, 부산 유엔기념공원 등을 방문했으며 30일 출국한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바지런한 헛소리-하기

    [정은귀의 詩와 視線] 바지런한 헛소리-하기

    여기 영어가 이상하게 들리는 아침 그래서 프릿은 흐릿 혹은 희열 어머닌 공장에서 인형을 조립하고 신발가게에서 일하다 일을 그만둔다 꽃은 온실에서 매끄러운 세포분열을 숨기고 태양은 침묵의 방정식에서 항수 x다. (중략) …… 이야기는 반쯤 전해진다. 거인은 인도 사람. 왕이 그를 납치해 물에다 몸을 불려 고래 같은 뼈들을 발라냈다. ―캐시 박 홍 ‘바지런한 헛소리’ 중 여름이니 무더위에 기대어 헛소리를 좀 해볼까. 방학이라 미뤄 두었던 일로 돌아오니 역시 나를 가장 반기는 것은 시의 언어다. 시가 무엇일까. 시는 알 듯 모를 듯 잘 잡히지 않는다. 요즘 내가 생각하는 시의 새로운 정의는 바로 ‘바지런한 헛소리’다. 미국 평단의 찬사를 받고 한국에도 많은 독자가 있는 ‘마이너 필링스’의 작가 캐시 박 홍이 쓴 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올여름 시인이 한국을 다녀가며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있으니, 바로 ‘바지런한 헛소리-하기’의 열정을 다시 지펴 준 것. 그는 2세대 한국계 미국 시인이다. 영어로 시를 쓰지만 부모님이 떠나온 한국 땅과 한국어에 대한 흔적을 시에서 계속 실험한다. 자기 몸에 선험적으로 새겨진 언어이기 때문이다. “영어를 한참 두드리다 보면 다른 언어로 통하는 문으로 변한다”는 친구 시인의 말을 인용하며 시인은 시를 읽는 새로운 눈을 열어 보인다. 그의 어려운 시들을 우리말로 옮기며 나는 그 말을 따라 해 보았다. 파편으로 나뉘고 맥락이 잘 이어지지 않는 문장을 한참 두드리니 어떤 다른 문이 열렸다. 시의 첫 연 “프릿은 흐릿 혹은 희열”의 원문은 “blue is blur or bliss”다. 이를 “파랑은 희미 혹은 행복”이라 옮기면 시인의 언어 실험이 번역에서 죽는다. 그래서 의미를 살살 주무르면서 실험을 최대한 닮은 번역을 시도했다. 번역가가 마음에 드는 번역을 만나는 순간이 드문데 나는 이 번역이 마음에 든다. 시는 이민자의 힘겨운 삶을 비스듬히 비춘다. 새로운 땅에서 영어는 잘 들리지 않고, 하루하루의 삶은 팍팍하다. 시에 등장하는 거인은 커다란 사람이지만 힘이 없다. 왕에게 붙잡혀 잔인하게 죽는다. 그 거인은 시인의 어머니고 아버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 모두를 가리킨다. 시인의 바지런한 헛소리를 듣고 있으면 우리네 부모님의 젊은 날이 영화처럼 스쳐 간다. 그런 날들 속에 아이가 자란다. 두 세계 사이에서 헤매던 어린 캐시는 자라서 시인이자 작가, 버클리대학의 영문과 교수가 됐다. 작년엔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됐다. 거대한 침묵의 방정식 같은 세상이지만 어제도 오늘도 뜨는 태양이 있고, 이렇게 바지런한 헛소리로 꿈을 심는 시인이 있다. 청년들은 그의 문장에서 눈물을 닦고 힘을 얻는다 하니, 그 꿈을 옮기는 나의 오늘도 행복하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 “무겁고 두툼한 古典을 힙하게… 아름다워, 갖고 싶은 세계문학 낼게요”[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무겁고 두툼한 古典을 힙하게… 아름다워, 갖고 싶은 세계문학 낼게요”[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모호’ 브랜드 통해 소설 3권 출판정전 무게감 덜어내 시처럼 읽혀 군대에서 열흘짜리 훈련에 나갔을 때다. 특별한 것 없이 무료하게 주둔지를 지키는 일이었다. 군 작전상 중요했을진 모르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그때 야전 텐트에서 읽었던 책이 바로 알베르 카뮈(1913~1960)의 ‘시지프 신화’다. 뾰족한 산꼭대기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 애써 얹어 놓으면 다시 굴러떨어지기에 그는 이 바위산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시지프가 표상하는 인간 존재의 무의미와 부조리는 이 애처로운 군인에게도 크게 다가왔다. 어느 전공이든 택할 수 있는 자율전공학부에서 굳이 불문학을 고른 이유다. 취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고된 길. 그길로 그는 문학 편집자가 됐고 그리도 좋아하던 세계문학책을 만들고 있다. 문학동네 계열 출판사 난다의 권현승(32) 편집자 이야기다. 지난 5월 난다에서 세계문학 브랜드 ‘모호’를 론칭한 그를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적절한 새로움’이야말로 세계문학 독자가 기대하는 것이다. 한국문학과는 달리 배경도 고유명사도 다른데 그런 생경함에서만이 얻어 낼 수 있는 감각이 있을 터. ‘고전’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 정제된 조각으로 멈춘 것보다는 끊임없이 유동하는 역동적인 글을 담고 싶다.” ‘세계문학전집’ 하면 고전과 정전의 반열에 오른 두툼하고 무거운 책이 떠오르기 마련. 세계 최고의 지성과 만나는 일이니 그의 정수를 보여 주고 싶은 게 편집자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권현승과 모호가 지향하는 바는 조금 다르다. 그는 프랑스 작가 앙드레 지드(1869~1951)의 이야기를 꺼냈다. “지드의 정수는 ‘위폐범들’이다. 당대 소설 미학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하지만 동시에 지루하게 느껴졌다. 홍차만 마시고 싶은데, 홍차뿐 아니라 커피도 주고 마들렌도 먹으라고 강요하는 느낌이랄까. 나에게는 지드의 ‘좁은 문’이 더 강렬했다. 정전의 무게에 눌리지 않는 세계문학을 지향한다.” 모호에서 나온 책은 지금껏 총 3권이다. 파스칼 키냐르의 ‘성적인 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사랑’, 시기즈문트 크르지자놉스키의 ‘문자 살해 클럽’이다. 작가와 책 제목만 봐도 방향이 뚜렷하게 보인다. 일단 크르지자놉스키는 작가 이름을 외우기도 버겁다. ‘사랑’은 소설이긴 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쫀쫀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시처럼 읽히는 이 책을 권현승은 한 편의 시집처럼 만들었다.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가볍게. 번역도 시인 장승리에게 맡겼다. “책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졌다. 독자는 이제 책에서 지식을 구하지 않는다. 그러면 책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인가. 그건 아니다. 책을 찾는 이유는 더 다채로워졌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책이 팔린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독자는 여전히 새로운 걸 찾는데, 거기엔 어느 정도의 ‘허영’이 있다. 책은 여기서부터 팔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책은 ‘읽는 것’을 넘어선다. 동시대 사람과 소통하고 그 책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감성과 문화를 공유하기 위한 매체로 기능한다. 출판사들이 북토크를 비롯해 작가와 독자의 만남에 열을 쏟는 이유이기도 하다. 편집자는 작가도, 디자이너도, 마케터도 아니지만 세 영역을 동시에 조망하면서 판단하는 존재다. 책과 글을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어느 하나에도 깊이 빠져들어서는 곤란하다. 책 편집은 그래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랑하면서도 그것과 거리를 두는 일이기도 하겠다. 권현승의 방향은 분명했다. 그는 “‘힙스터’들이 좋아하는 세계문학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아름다운’ 책을 만들 거다. 키냐르가 플라톤을 인용해 한 말이 있다. ‘아름다움의 첫 번째 현존은 공포’라고. 새로운 걸 만났을 때 느껴지는 놀라움을 극한까지 밀어붙였을 때 공포가 일어나는 것 아닐까. 확 꽂히고 매혹하는, ‘모호한’ 세계문학의 매력을 소개하겠다.”
  • 지자체들 “외국인 여러분 편하게 관광하세요”

    지자체들 “외국인 여러분 편하게 관광하세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시책이 쏟아지고 있다. 충북 단양군은 ‘Welcome to Danyang’ 사업이 마무리 됐다고 25일 밝혔다. 군은 이 사업의 일환으로 ‘웰컴투단양’ 현판을 모범음식점 24곳 외벽에 부착했다. 현판에는 공정한 가격을 보장하고 단양 방문을 환영한다는 영어 문구가새겨졌다. 군은 만천하스카이워크, 도담삼봉, 다누리아쿠아리움, 온달관광지 등 주요 관광지 4곳에 다국어(영어, 일본어, 중국어) 번역 관광 홍보 QR 안내판도 설치했다. 군은 지난해 모범음식점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된 메뉴판도 제작해 배부했다. 단양군 관계자는 “지난해 외국인 1만 5000여명이 단양을 다녀갔다”며 “국내에선 단양이 널리 알려진 만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번 사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음식업소 대상 QR코드 외국어(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메뉴판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QR코드 메뉴판은 별도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스캔만으로 해당 음식점 메뉴판을 볼 수 있다. 메뉴판에는 음식 정보, 식사 방법, 알레르기 유발 원재료 함유 등 다양한 음식 정보가 담겨있다. 시는 150개소를 선착순 모집한다. 비용은 전액 강릉시가 부담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국제행사가 강릉에서 개최돼 외국인 방문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사업이 대표 음식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달 전국 최초로 외국인 전용 지역화폐 서비스 ‘부산페이(BUSAN Pay)’를 출시했다. 부산페이는 외국인도 동백전 결제와 캐시백 혜택, 대중교통 이용, 외국어 메뉴판, 관광 정보 소개, 비짓부산 패스 구매·사용 기능 등을 모바일앱과 선불카드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모바일 앱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BUSAN Pay’를 검색해 내려받을 수 있다. 선불카드는 김해공항, 부산역 내 키오스크, 시내 주요 관광안내소에서 발급할 수 있다. 모바일 앱과 전용 웹사이트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주요 관광지, 맛집 등 관광 정보를 안내한다.
  • “건전한 투자환경을”… 업비트, 투자자 교육 집중

    “건전한 투자환경을”… 업비트, 투자자 교육 집중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국내 거래소 업비트가 건전한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투자자 교육과 정보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업비트는 2021년부터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를 운영 중이다. 가상자산 관련 필수 기초지식, 법·규제 정보, 투자 피해 예방법 등을 안내해 시장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한다. 투자자보호센터는 투자 종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가상자산 백서 국문 번역본을 제공 중이다. 영문으로 제작된 백서의 세부 정보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용자를 돕기 위함이다. 주요 이슈를 요약 정리한 ‘캐디 리포트’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령 제정안을 16장으로 압축·정리하고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시장에 관한 법률’(MiCA)을 최초로 번역해 이용자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투자사기 예방을 위해 관계 기관과 협업도 진행했다. 금융감독원,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와 주요 투자자 유의 사항 및 예방법을 안내한 투자사기 사례집, 대표 유형을 알려주는 쇼트폼 시리즈 등을 마련한 것이다.
  • 소설의 감동과 충격, 스크린으로 이어질까

    소설의 감동과 충격, 스크린으로 이어질까

    한국 문단을 뜨겁게 달궜던 두 편의 소설이 나란히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장강명(49)의 ‘한국이 싫어서’와 박상영(36)의 ‘대도시의 사랑법’이다. 소설이 독자에게 줬던 감동과 충격이 영화의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질까.다음달 개봉하는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여자 주인공 ‘계나’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 훌쩍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다. 배우 고아성이 ‘계나’를 연기했고,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만든 장건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작은 신문기자 출신 소설가인 장강명을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올렸다. 2015년 민음사에서 출간됐으며 당시 유행하던 ‘헬조선’, ‘욜로’(YOLO) 등의 담론과 맞물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원작도 무의미한 직장 생활에 염증을 느낀 주인공 ‘계나’가 삶의 의미를 찾아 외국으로 떠난다는 내용이다. 지독한 경쟁 사회인 한국에서 더는 아등바등 살지 않고 외국으로 도피하는 ‘계나’의 선택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영화는 원작의 내용을 따라가면서도 일부 세세한 설정에서 변화를 줬다. ‘계나’가 한국을 떠나 향하는 곳이 소설에서는 호주이지만 영화에서는 뉴질랜드다. 영화 제작에 앞서 여러 나라를 여행했던 장건재 감독은 뉴질랜드의 여성권, 동물권에 대한 높은 인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소설 속 ‘계나’의 남자친구는 5명에서 2명으로 압축됐다. 원작을 충실히 읽은 독자도 새롭게 즐길 수 있는 지점이겠다.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2019년 창비에서 출간된 작품으로 당시 ‘퀴어문학 붐’을 일으켰던 연작소설이다. 당시 초판 인쇄 두 달 만에 8쇄를 찍을 만큼 파장이 컸으며 영어로도 번역돼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성소수자 작가 ‘영’이 좌충우돌하며 사랑을 배워 나가는 이야기다.영화는 연작 중 한 편인 소설 ‘재희’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여성 ‘재희’와 비밀을 간직한 ‘흥수’가 동고동락하는 내용이다. ‘재희’는 배우 김고은, ‘흥수’는 배우 노상현이 연기한다. 오는 10월 2일 국내 개봉을 앞둔 가운데 캐나다에서 9월 5~1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제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도 선정됐다. ‘미씽: 사라진 여자’ 등의 작품으로 관객과 만났던 이언희 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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