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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 의대 교수들 “의료진 장시간 근무 더는 방치 말고 조치해야”

    동아대 의대 교수들 “의료진 장시간 근무 더는 방치 말고 조치해야”

    전공의 집단 이탈로 남은 의료진 업무 부담이 갈수록 커지자 병원·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동아대 의대 교수협의회가 29일 의견문을 내고 “과로로 쓰러지지 않도록 의대 교수의 장시간 근무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모든 직장에서 과로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사업주가 처벌받지만, 의료계에서만 예외로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전공의가 떠난 수련병원 의사들에게 번아웃, 과로사 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주 52시간 근무를 하자며 공문을 보냈다”며 “수련병원장에게는 주 52시간 근무를 지켜 달라고 공문을 보냈지만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들은 산업재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도 병원에서는 아무도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 보건상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당 55시간 이상 근무와 주당 35~40시간 근무를 비교하며 전자는 뇌졸중 위험이 약 35%,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약 17%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이들은 의료진이 정해진 시간에 일하면서 양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근무 시간이 지켜져야 필수 의료를 전공하고자 하는 의과대학생이 늘어날 것”이라며 “병원과 정부는 현 사태를 직시하고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 과로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종양 커지는데 사직 협박” 환자는 분노… “증원 문제 떠나 못 버텨” 의사는 번아웃

    “종양 커지는데 사직 협박” 환자는 분노… “증원 문제 떠나 못 버텨” 의사는 번아웃

    의대 교수 집단사직이 현실화한 25일 서울의 ‘빅5 병원’에 당장 큰 혼란은 없었지만, 환자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임계점으로 치닫던 의정(醫政) 갈등이 전날 오후 정부여당의 태세 전환으로 새 국면을 맞았지만, 대화가 틀어지면 병원이 사실상 제 구실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토로하는 환자도 있었다. 췌장암으로 지난 14일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는 30대 남성은 “교수님이 회진에 조금이라도 늦으시면 ‘혹시 사직하신 거 아닌가’란 생각에 불안하다”고 말했다. 태어난 지 두 달이 채 안 된 아이의 뇌전증으로 전주에서 올라온 김종학(34)씨도 “아기들은 더 배려해 주시겠지만 우리 교수님도 그만두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크다”고 털어놨다. 의료 대란 전부터 장기입원 중인 환자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식도암으로 4개월 전 입원한 이경자(71)씨는 “전공의가 빠지면서 모든 게 더뎌졌는데 교수들까지 빠지면 어떡하냐”면서 “식도암 수술이 너무 고통스러운데 불안하니까 더 두렵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외래병동에서 만난 문모(67)씨는 “의사가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얼마나 더 길어질지 두렵다”고 했다. 진료를 기다리던 김모(67)씨도 “아픈 이들에겐 너무 불안하고 힘든 시기”라며 “지금이라도 대화를 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환자들의 불안은 분노로 번지고 있었다. 뇌종양으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이모(59)씨는 “종양 크기가 계속 커지는데 수술 날짜를 못 잡으니 너무 힘들다”면서 “교수는 제자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고 설득해야지 오히려 사직한다는 건 협박밖에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모(54)씨도 “의사 편을 들어 주고 싶어도 의사들이 손을 다 놔버리니 마음을 돌리게 된다”고 했다. 떠나간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느라 진작 ‘번아웃’ 상황에 놓인 의사들도 고충을 호소했다. 한 대학병원 전문의는 “일주일에 세 번씩 당직 근무를 하고 있다”며 “도저히 버티기 힘들어서 의대 증원 문제와 관계없이 그만두는 걸 고려하고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 번아웃, 우울증 유발하는 원인 알고 보니…

    번아웃, 우울증 유발하는 원인 알고 보니…

    현대인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을 정신없이 보낸다. 학생들은 밤늦게까지 학원에 붙잡혀 있고, 직장인은 퇴근 후에도 끊임없이 울려대는 메시지와 이메일에 시달린다. 피곤한 일상을 보낸 뒤 잠자리에 누워서도 소셜미디어(SNS)나 짧은 동영상 쇼츠를 보다가 잠든다. 이런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차오른다. 스트레스는 각종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인의 일상을 위협하는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눈길을 끈다.‘미세 스트레스’(21세기북스)는 이유 없이 집중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곤해지고, 짜증이 자주 난다면 바로 미세 스트레스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미세 스트레스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에 의해 유발되는 사소한 스트레스를 말한다.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사소하지만 꾸준히 지속되면서 자기도 모르게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뇌 구조를 부정적으로 변화해 일상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해져 번아웃된 때라도 정확히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알고 보면 우리 일상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미세 스트레스 때문일 경우가 많다. 저자들은 미세 스트레스를 차단하고,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투명하고 솔직하게 행동하고, 과도한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역할과 책임의 한계를 분명히 하라고 조언한다.’마음 회복 수업‘(시공사)는 최신 뇌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원래 스트레스 반응은 인류가 동굴에서 살 때, 생존을 돕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들의 위협과 공격이 감지됐을 때 생각할 겨를 없이 싸우거나 도망치도록 해 생명을 구해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대인에게 맹수들의 위협은 사라진 대신, 대인 관계, 급격한 변화, 갈등 해결 등 일상적인 어려움이 더 많다. 뇌의 자동 스트레스 반응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주지 못해 우울과 불안, 분노를 일으킨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마음챙김을 통해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편도체의 크기를 줄이고, 해마를 스트레스로 인한 손상에서 지켜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또 모든 스트레스는 해결하거나 회피할 수 없는 만큼 책에서는 스트레스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 대통령실 “의대 정원 협상·타협 대상 아냐… 1년 늦추면 피해 막심”

    대통령실 “의대 정원 협상·타협 대상 아냐… 1년 늦추면 피해 막심”

    대통령실은 13일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를 1년 뒤로 미루자는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주장에 대해 “1년 늦추면 피해가 더 막심해질 것”이라며 거부했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증원 결정을) 1년 연기하자는 것은 의료 개혁을 1년 늦추자는 것이다. 그건 생각할 대안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전날 의대 증원을 1년 뒤에 결정하고 국민대표와 전공의가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을 일축한 것이다. 장 수석은 “정부가 발표한 2000명은 지난 한 1년여 동안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도 찾고 또 의료계하고 협의 과정을 거쳐서 내린 결론”이라며 “2000명이라는 규모는 의료 개혁을 위해서 꼭 필요한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 정원은 국가 전체 의료 인력 수급을 법상으로 보면 정부가 책임지게 돼 있다”며 “이 규모는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되 정부가 책임지고 결정할 문제”라며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다.그는 공신력 있는 해외 기관에 맡겨 필요한 의사 수를 결정하자는 의료계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가 책임지고 결정해야 하는데 외부 기관에 맡기자는 것은 정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수석은 미복귀한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에 대해서는 “지난 2월 예고했듯이 집단행동은 불법”이라며 “업무개시명령도 내리고, 복귀하라고 알린 뒤 확인도 하고, 마지막으로 2월 29일까지 복귀하라고 최종적으로 알렸는데도 안 돌아간 것이기 때문에 이건 원칙대로 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처분이라는 것은 행정적으로는 정부로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고 처분은 계획대로 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장 수석은 의료현장 상황에 대해 “현재까지 물론 위기 상황이긴 하지만 아직 큰 차질 없이 돌아가고 있다”며 “다만 버텨주고 있는 의료진과 간호사가 (사태가) 장기화하면 소위 말해 ‘번아웃’이 온다. 그 부분을 정부는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수석은 지속 가능한 체계를 위해 PA(진료 지원) 간호사, 군의관·공보의를 비롯한 대체 인력 보강, 병원별 환자 수요 관리, 현장 의료진 번아웃 예방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전남대병원 본·분원에 군의관·공보의 투입

    전남대병원 본·분원에 군의관·공보의 투입

    광주·전남지역 거점 병원인 전남대병원·화순전남대병원에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군의관·공중보건의(공보의)가 파견된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본원에는 이날부터 군의관 1명·공보의 7명이 파견, 이틀간 교육을 거쳐 각 진료과에 배치된다. 이들이 투입되는 진료과는 성형외과(4명), 소아과·마취통증의학과·신경외과·영상의학과,(과별 각 1명) 등이다. 분원인 화순전남대병원에도 이날부터 군의관 3명과 공보의 5명 등 8명이 추가 투입돼 빈 전공의 자리를 일부 메꾼다. 인력이 보충되는 진료과는 내과·소아청소년과·마취통증의학과 등이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인 조선대병원도 정부에 인력 보충을 요청했으나, 지원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11일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를 주요 병원에 배치했지만 병원 측은 12일까지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13일부터 진료 현장에 본격 투입할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현장 적응 등을 위해 13일부터 공중의들이 진료현장에 투입된다. 이들의 지원으로 전공의 이탈 공백에 따른 외래 업무 진료가 조금 원활해지고, 당직 근무 등에 따른 번아웃을 호소하는 의료진들의 일정 조절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11일부터 4주간 군의관 20명과 공중보건의 138명 등 총 158명을 빅5 병원과, 지역 거점 국립대 병원 등에 배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 “연세대 이공계 대학원 전액 장학금 추진… 의대 쏠림 방지할 것” [황비웅의 열린 시선]

    “연세대 이공계 대학원 전액 장학금 추진… 의대 쏠림 방지할 것” [황비웅의 열린 시선]

    연세의료원·강남세브란스병원장 역임연세대 의대, 서울대 추월 국내 1위의대 증원 갈등에 수술 50% 줄어1년차 레지던트 임용 포기도 속출교수들도 힘들어해… 번아웃 걱정필수의료에 어떤 식이든 보상 필요전공 융합 학생자율설계학기 추진자기 주도적 학습 환경 구축 노력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이 일파만파다. 미복귀 전공의 9000여명에 대해 정부가 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에 돌입했지만, 전공의뿐 아니라 인턴과 전임의들까지 대거 의료현장을 떠나고 있다. 일부 의대교수들은 삭발투쟁까지 강행했다. 의사들의 현장 이탈이 장기화하면서 수술·입원이 지연된 응급환자들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신음하고 있다. 교육부가 2025년도 의대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전국 40개 대학에서 의대 정원 3401명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정부의 수요 조사 결과인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지난 2월 취임한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강남세브란스병원장과 연세의료원장을 역임한 의과대학 교수 출신이다. 간담췌(간·담도·췌장) 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고, 그 분야 로봇수술도 최초로 도입했다고 한다. 의료원장 시절 ‘사람 중심 경영’을 모토로 인재경영실을 신설해 인사시스템을 개선한 결과 신입 간호사의 1년 사직 비율이 약 1년 6개월 만에 30%에서 14%로 감소했다. 재임하는 동안 연세대 의대는 서울대 의대를 제치고 세계대학평가 의생명 분야 국내 1위, 세계 32위로 도약했다. 윤 총장은 “현재 세브란스병원 입원 환자가 30%가량 줄었고 수술도 50%가량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전공의들이 빨리 돌아오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대 증원 규모를 놓고 교수들과 한창 격론을 벌이고 있던 윤 총장을 지난 4일 연세대 언더우드관 총장실에서 만났다. -전공의들 공백을 메우던 전임의들까지 의료현장을 떠나고 있다.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병원 상황이 거의 다 비슷하다. 신촌·강남·용인 세브란스병원 합해서 인턴 계약 인원이 150명쯤 되는데 3명만 계약서를 작성한 상태다. 세 곳에서 1년차 레지던트 선발 인원도 172명인데 임용 포기를 한 인원이 134명이나 된다. 남아 있는 교수들까지 지치고 힘들어 번아웃이 오고 있어서 걱정이다.”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 정지 절차에 들어갔는데, 전공의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빅5 병원장들이 전공의들에게 환자 곁을 지켰으면 좋겠다는 호소문을 발표했는데도 큰 변화가 없었다. 환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병원 운영까지 어려워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빨리 정상화가 됐으면 한다.” -의대 교수 출신으로 신임 총장에 취임하셨는데, 총장으로서 현 사태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의대 정원을 증원했을 때 이공계나 생명과학 분야가 어떻게 될지 좀 걱정스럽다. 아직 준비가 좀 덜 돼 있는 것 같다. 의과대학 차원에서도 한 사람의 의료 인력을 길러내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한데 교육여건을 준비할 시간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고민스러운 부분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의대 증원과 함께 필수의료 패키지 보완책도 내놨는데 왜 의사들이 파업까지 하나. “제가 답하는 건 좀 부적절할 것 같다. 다만 정부와 의료계 모두 한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강하게 주장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전공의들은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이 잘 안 됐다고 생각하고 선배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의대 증원이 의대 교육의 질 저하로 연결되는 건 아닌가. “그건 정부와 의료계 양쪽의 입장이 팽팽해서 제가 답하기가 좀 어렵다. 다만 제가 2022년 대한병원협회 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에도 의대 증원 문제가 핫이슈였다. 당시 취임 인터뷰에서 의약분업 이전에 의사 수를 어느 정도 회복했기 때문에 350~500명 증원에는 찬성한다고 한 적은 있다고 말씀드리겠다.”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필수 의료 분야가 충원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제가 췌장암을 수술하는 외과 의사였다. 수술 한번 하고 나면 발 뻗고 잠을 못 잔다.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너무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가족 다음으로 환자를 생각하는 건 아마 의사일 거라고 생각한다. 필수의료 분야 전문가가 되기까지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담이 있고 책임감이 있다. 필수의료 분야는 소명감만 갖고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 총장은 의료파업 사태가 빨리 진정 국면으로 갔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기회에 응급의료체계가 제대로 정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이어 대학 총장으로서의 포부에 대해 질문을 이어 갔다. -연세대가 세계대학평가에서 아시아 사립대 1위를 차지했다. 연세의료원장 시절 의과대학 평가 국내 1위, 세계 32위의 우수한 성적을 내셨는데, 신임 총장으로서 다짐은. “연세대가 세계대학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은 전임 총장님들뿐 아니라 교직원들이 엄청나게 노력을 한 결과다. 저는 의료원장 시절에도 연구 업적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투자를 많이 했다. 이런 경험을 살려서 총장으로서도 학과의 벽을 뛰어넘는 초학제적 융복합 연구를 적극 추진해 글로벌 위상을 높이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취임사에서도 학제 간 융복합 연구를 강조하셨다. 어떻게 추진하실 건가. “연세대는 캠퍼스 안에 단과대학들이 몰려 있어 공학, 과학, 인문사회 등 융합연구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노베이션 센터를 만들어 융합 연구를 할 수 있는 팀들을 지원받아 선정하고 정책적으로도 지원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 가겠다.” -의대 쏠림 현상이 이공계 공동화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우리 대학교 차원에서는 이공계 전일제 대학원생들에 대한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국책사업들에서 나오는 연구비와 함께 학교 차원에서 기부금을 모금하고, 연구성과물들에 대한 사업화를 추진해 재원을 마련할 생각이다.”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로 대학 재정이 위협받고 있다. 사립대학의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데, 등록금 현실화가 가능할까. “미국 사립대학의 등록금 수입 비중이 33.3%인 데 반해 우리나라의 사립대학은 등록금 수입 비중이 거의 53.7%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기부금 모금과 함께 연구 결과물들의 사업화를 이뤄서 등록금 의존도를 미국 등 선진국 수준으로 낮춘다면 발전적인 학생들 지원이 가능하고, 좋은 교수님들을 모셔 올 수가 있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 스스로가 배우고 싶은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학생자율설계학기제’를 추진하겠다고 하셨는데. “학생들이 학과와 전공 중심의 구도에서 벗어나 스스로 배우고 싶은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것이다. 초학제·초융합을 위한 전공 간의 융합을 위한 최초의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졸업까지 1학기를 학생자율설계학기제로 선택 가능하며, 그 기간 부전공, 복수전공, 마이크로전공, 융합전공, 연계전공 등의 강의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무전공 선발 방침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학과 간 장벽 허물기는 이제 학문적인 추세가 됐다고 생각한다. 다만 무전공 선발 이후 중도 탈락률이 높다거나 쏠림 현상이 있다는 얘기가 있어 좀더 준비해 추진할 생각이다.” -총장으로서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학생들을 창의적인 인재로 길러 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학생들이 얼마나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게 해 주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교수님들도 정말 원하는 분야를 연구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재원을 마련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 행정의 효율화와 자동화를 통해 중복되는 일들을 피하고 그 시간과 노력을 좀더 생산적인 분야에 쓸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윤동섭 총장은 ▲1961년생 부산 ▲경남고 ▲연세대 의대 학·석사 ▲고려대 의학박사 ▲강남 세브란스병원 기획관리실장 ▲강남 세브란스병원 외과부 부장 ▲연세대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주임교수 ▲강남 세브란스병원 병원장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대한병원협회장 ▲연세대 총장
  • “자신이 없었다”… 가수 청하, 연예계 은퇴 고민한 사연은

    “자신이 없었다”… 가수 청하, 연예계 은퇴 고민한 사연은

    가수 청하가 한때 연예계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한 사연을 고백한다. 6일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는 가수 윤도현, 린, 청하, 유튜버 박위가 출연하는 가운데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특집으로 꾸며진다. 청하는 1년 8개월 만에 신곡 ‘이니 미니’(EENIE MEENIE)를 들고 라디오스타를 찾았다. 청하는 이번 앨범을 내기 전 연예계 은퇴를 고민했다고 전한다. ‘중소기억의 기적’이라고 불릴 만큼 ‘벌써 12시’, ‘롤러코스터’ 등 내는 앨범마다 성공을 거뒀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설 무대가 없어진 데다 많은 변신을 하다 보니 정체성을 잃어버렸다고. 청하는 “솔로 활동 7년간 100곡 넘게 발매했더라. 그래서 번아웃(소진)이 찾아오지 않았나 싶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전 소속사와) 7년 계약이 끝나고 직업을 바꿔볼까 생각도 했다.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무팀 라치카와 함께 만든 ‘벌써 12시’ 안무 뒷이야기를 비롯해 ‘벌써 12시’의 인기 덕분에 빚을 청산하고 어머니에게 집과 차 등을 선물한 이야기 등을 공개한다.
  • 밤엔 당직, 낮엔 외래… 한계점 온 ‘쪽잠 사투’

    밤엔 당직, 낮엔 외래… 한계점 온 ‘쪽잠 사투’

    전임의마저 속속 재계약 포기업무 과부하 시달려 피로 누적“자는 시간 빼고 계속 병원 상주”서울대병원, 병동 통폐합 검토 전공의 집단사직이 2주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전임의마저 병원을 떠나기 시작하면서 의료대란이 설상가상으로 악화하고 있다. 밤엔 당직 근무, 낮엔 외래 진료를 보며 ‘쪽잠 사투’ 속 환자를 마주하는 남은 의료진의 번아웃(탈진)으로 병원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한 전문의는 “계약 만료된 전임의는 재계약 포기 각서를 쓰고 출근하지 않아 사직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약 만료된 전임의 외에 계약 기간 중 사직한 전임의도 있다. 체감상으로는 절반 넘게 그만뒀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실습생도 “근무하는 과에 전임의가 9명이었는데 지금은 2명밖에 없다”며 “나처럼 외국에서 온 실습생들은 수술 보조를 잘 안 한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 인력이 없어서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임의는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 세부 진료과목을 진료하는 의사로 펠로나 임상강사로 불린다. 지난달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전문의와 함께 메워 왔다. 하지만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만 전임의 약 1080명 중 절반 정도가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빅5 병원 전체 의사 가운데 전임의는 16%, 전공의는 36%를 차지한다.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까지 이탈하면서 전체 의사의 절반이 병원을 떠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전임의 129명 중 지금 근무하는 인원은 절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병원은 물론 남아 있는 의료진도 한계에 봉착했다. 병원들은 수술 축소와 진료 연기뿐 아니라 병동 통폐합에까지 나섰고 남아 있는 전임의와 전문의들도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암 단기병동 등 일부 병동을 축소 운영 중이었던 서울대병원은 병동 통폐합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 당직을 서고 이날 수술실에 들어갔다는 한 전문의는 “외상을 치료하는 과라 잠자는 시간 빼고는 계속 병원에 있다”며 연신 붉게 충혈된 눈가를 만졌다. 공공병원에서 만난 한 전문의도 “중환자가 있으면 밤을 꼬박 새우고 아침에 내시경 등 외래 진료를 본다”며 “졸면서 환자 30~40명을 보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한 전문의도 “일주일에 10건 하던 수술이 2~3건으로 줄었지만, 당직을 서고 외래도 보고 있다”며 “진료가 미뤄진 환자들한테 연락을 돌려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기업 출산지원금 ‘무제한 비과세’

    기업 출산지원금 ‘무제한 비과세’

    출산 2년 내 지급하는 지원금 대상연간 최대 240만원 ‘주거 장학금’내년부터 청년 주거비 부담 덜어 뉴홈·공공임대 11만 가구 공급도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1인당 연간 최대 240만원 규모의 ‘주거 장학금’ 제도가 신설된다. 올해 11만 가구가량의 청년주택을 공급하고 매달 적립액에 따라 월 최대 6%의 정부지원금을 더해 주는 ‘청년도약계좌’ 가입 요건도 완화된다. 정부는 5일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이러한 청년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은 전액 비과세해 기업 부담을 덜어 주고 더 많은 근로자가 혜택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국가소멸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부영그룹이 직원들에게 자녀 1인당 최대 1억원을 출산지원금으로 지급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기업과 근로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6세 이하 자녀의 출산·양육지원금에 대해 월 20만원(연간 240만원) 한도로 비과세하고 있는데 출산지원금에 한해 그 한도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기업이 ‘출산 후 2년 내 지급(최대 2차례)하는 출산지원금’을 비과세 대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급한 기업도 올 1월 1일자로 소급 적용하며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손비 처리가 가능하다. ‘제2의 부영’이 나오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비용 처리가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 자체가 혜택”이라며 “(일부 주장처럼) 추가 세액공제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다만 출산지원금 전액 비과세는 소득세법 개정 사안이다. 기재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또한 “제일 중요한 것은 청년이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것”이라며 “청년이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미래도 열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학생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월 최대 20만원 한도의 주거 장학금을 내년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높은 임대료와 기숙사 부족으로 인한 저소득층 대학생의 고통을 덜겠다는 취지다. 지원 대상은 기초·차상위계층으로 현재 주거지가 아닌 지역의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될 전망이다. 다만 서울 소재 대학 인근 월세(전용면적 33㎡ 이하 원룸 기준) 시세가 지난 1월 평균 64만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지원 범위와 근로장학생도 늘리기로 했다. 근로장학생 규모는 지난해 12만명에서 올해 14만명으로 늘어나고 시간당 지원 단가는 지난해 교내 9620원·교외 1만 1150원에서 올해 교내 9860원·교외 1만 2220원으로 높아진다. 올해 수도권 지역에 월 30만원대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는 연합기숙사 4개를 착공하고 지자체와 협의해 기숙사 공급도 늘린다. 국토교통부는 청년 특별공급 등 공공분양으로 뉴홈 6만 1000가구를 올해 공급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공급, 저리의 40년 전용 모기지(분양가의 최대 80%) 등을 통해 내 집 마련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및 교통이 편리한 곳을 중심으로 청년층 공공임대 5만 1000가구도 연내 공급할 계획이다. 역세권이나 도심 등 선호 입지에 청년 맞춤형 주거 공간과 서비스를 결합한 청년특화 공공 임대주택도 공급한다. 국토부는 우선 1000가구를 공모로 선정할 계획이다.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자산 형성 지원을 강화한다.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려면 개인소득이 7500만원 이하(직전 과세기간 총급여액)이면서 가구소득이 중위 180% 이하여야 하는데 금융위원회는 가구소득 기준을 250% 이하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1인가구의 경우 연소득 4200만원에서 5800만원으로 확대된다. 가입 기간도 현재 5년은 너무 길다는 지적에 따라 3년만 채우면 중도 해지를 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렇게 모은 돈을 청년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자산관리 상담 및 설계도 강화한다. 만기 시 주택과 창업 지원을 연계하고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창업중심대학의 창업 교육을 제공한다. 미지급된 양육비를 국가가 먼저 주고 비양육자에게 나중에 받아내는 ‘양육비 선지급제’도 이르면 내년 하반기 도입된다. 지급 대상 규모는 약 1만 6000가구로 예상된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청년들이 우울증이나 번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마음관리 지원도 강화한다. 모바일 마음건강 자가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청년 정신건강검진(20~34세, 2년 주기 단축) 결과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한 경우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첫 진료비 지원을 검토 중이다.
  • “잠자는 시간빼고 근무”…전임의 이탈 시작, 남은 의료진 한계봉착

    “잠자는 시간빼고 근무”…전임의 이탈 시작, 남은 의료진 한계봉착

    전공의 집단사직이 2주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전임의마저 병원을 떠나기 시작하면서 의료대란이 설상가상으로 악화하고 있다. 밤엔 당직 근무, 낮엔 외래 진료를 보며 ‘쪽잠 사투’ 속 환자를 마주하는 남은 의료진의 번아웃(탈진)으로 병원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한 전문의는 “계약 만료된 전임의는 재계약 포기 각서를 쓰고 출근하지 않아 사직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약 만료된 전임의 외에 계약 기간 중 사직한 전임의도 있다. 체감상으로는 절반 넘게 그만뒀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실습생도 “근무하는 과에 전임의가 9명이었는데 지금은 2명밖에 없다”며 “나처럼 외국에서 온 실습생들은 수술 보조를 잘 안 한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 인력이 없어서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임의는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 세부 진료과목을 진료하는 의사로 펠로나 임상강사로 불린다. 지난달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전문의와 함께 메워 왔다. 하지만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만 전임의 약 1080명 중 절반 정도가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빅5 병원 전체 의사 가운데 전임의는 16%, 전공의는 36%를 차지한다.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까지 이탈하면서 전체 의사의 절반이 병원을 떠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전임의 129명 중 지금 근무하는 인원은 절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병원은 물론 남아 있는 의료진도 한계에 봉착했다. 병원들은 수술 축소와 진료 연기뿐 아니라 병동 통폐합에까지 나섰고 남아 있는 전임의와 전문의들도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암 단기병동 등 일부 병동을 축소 운영 중이었던 서울대병원은 병동 통폐합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 당직을 서고 이날 수술실에 들어갔다는 한 전문의는 “외상을 치료하는 과라 잠자는 시간 빼고는 계속 병원에 있다”며 연신 붉게 충혈된 눈가를 만졌다. 공공병원에서 만난 한 전문의도 “중환자가 있으면 밤을 꼬박 새우고 아침에 내시경 등 외래 진료를 본다”며 “졸면서 환자 30~40명을 보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한 전문의도 “일주일에 10건 하던 수술이 2~3건으로 줄었지만, 당직을 서고 외래도 보고 있다”며 “진료가 미뤄진 환자들한테 연락을 돌려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심장내과’ 교수마저 “중증치료 안하겠다”…잇따른 필수과 공개사직

    ‘심장내과’ 교수마저 “중증치료 안하겠다”…잇따른 필수과 공개사직

    정부의 의대 증원과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등에 반발하는 의대 교수들이 잇따라 사직 의사를 밝혔다. 5일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충북대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 사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배 교수는 “정부의 근거도 없는 무분별한 의대 2000명 증원은 의료시스템 붕괴를 가속화 할 것”이라며 “인턴과 전공의들이 사직하는데 면허정지 처분을 하는 보건복지부의 행태나 의대 정원 숫자를 증원해 써내는 대학 총장의 형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의료는 절대 혼자만의 힘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며 “의사 면허를 정지한다는 보건복지부와 현재 정원의 5.1배를 적어낸 총장의 의견을 듣자니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 중증 고난도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남을 이유가 없어 사직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배 교수는 심장내과에 근무하며 심부전, 심근병증, 심장이식 등 진료와 수술을 하고 있다. 현직 의대 교수 중 첫 사직 의사를 밝힌 이는 윤우성 경북의대 혈관외과 교수다. 윤 교수는 4일 SNS에 “외과 교수직을 그만둔다”며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미 오래전 번아웃도 됐고, 더 힘만 빠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외과가 필수과라면 현재 그 현장에 있는 제가, 우리가 도움도 안 되고 쓸데없는 나쁜 정책이라고 말하는데 왜 귀 기울이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결론과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후배 전공의들이 낙담하고 있지만 정부는 오히려 협박하고 있다. 선배 의사로서 의료 현장에서 있는 것이 떳떳하지 않아 사직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바쁘게 앞만 보고 살아온 제 인생도 한번 뒤돌아보고, 잊고 지내던 가족 의미를 되새기고 소홀했던 가족들과 함께하는 일반적인 삶을 살아보려 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해 “어제 전공의 7000여명에 대한 미복귀 증거를 확보했고, 추후 의료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며 “이제부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할 의료인이 책무를 다하지 않은 전공의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히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 [서울광장] 타협의 정신이 필요할 때다

    [서울광장] 타협의 정신이 필요할 때다

    옳고 그름만 따져 세상 일을 결정한다면 사회는 온통 싸움판이 될 것이다. 그 피해는 대개 사회 구성원들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결국 타협을 통해 답을 찾기 마련이다. 내가 아무리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상대 입장에선 그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타협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 준 사례는 미국 의회의 역사다. 19세기 남북전쟁 직후 13개주 연합 형태였던 미국은 연방의회 구성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의석 배정을 놓고 인구가 많은 주는 인구 비례에 따라, 인구가 적은 주에선 국가연합헌장에 따라 동등한 권리를 주장했다. 투표권도 자유민 인구·세금 부담액에 비례해 주자는 의견과 반대 의견이 충돌했다. 각 주가 처한 입장에 따라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절묘한 타협의 정신이 발휘됐다. 입법부를 상·하원으로 구성하되 상원은 모든 주가 인구수와 관계없이 2개의 의석을 갖게 했다. 반면에 하원은 인구 비례로 의석을 배정했다. 노예가 많았던 남부 주는 북부의 양보로 노예 인구의 5분의3에 해당하는 의석을 얻을 수 있었다. 만약 각 주가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해 끝까지 싸우며 타협하지 못했다면 미국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민주주의국가에서 대부분의 결정은 타협의 산물이다. 우리 정치권만 해도 그런 사례가 많다. 1990년 3당합당이나 1997년 DJP연합이 대표적이다. 정체성이 다르고, 민주·반민주 세력이 뚜렷이 구분됐던 당시 두 세력이 합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 야합이란 비판도 많았다. 하지만 두 번의 대타협은 수평적 정권 교체를 안착시켰다. 산업화·민주화세력이 연합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줄였고 국가발전에 큰 동력이 됐다. 의대 정원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2000명 증원’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다. 의료계는 여전히 “원점 재검토”를 외친다. 전국 100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9000여명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이탈한 지 벌써 3주째다. 정부가 예고한 대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과 사법절차도 시작됐다. 대학병원은 일촉즉발 위기다. 수술은 이미 반토막 났다. 응급실에선 심근경색 등 응급환자마저도 가려 받고 있고 중환자실은 의사가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른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3, 4년차 전공의들과 전임의들이 있기에 버텼다. 하지만 이들도 대부분 계약이 만료됐다. ‘번아웃’으로 재계약을 포기하고 있다고 한다. 방치되면 의료체계 마비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수련병원 교수들 사이에선 이미 파국에 접어들었고 회복불능 상황이 됐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갈등은 필수·지방의료 위기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의 해법 차이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를 내놓았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위기가 의사 수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수가 조정과 의사들의 사법리스크 부담을 덜어 주는 게 우선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측 논리 모두 타당성이 있다. 우리나라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하위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응급실·수술실에 있어야 할 필수의료 전문의가 대거 성형외과·피부과 진료에 나서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와 의료사고 부담 때문이다. 의사 부족보다는 배분 문제란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은 어느 쪽이든 ‘내가 더 옳으니 네가 무조건 따라와’라고 밀어붙이는 건 무책임한 처사다. 시비만 따지다 큰 비극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정부는 의사들을 향해 국민 생명을 볼모로 삼지 말라고 다그친다. 한데 그 논리는 정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비극이 터지면 최종적으로 정부 책임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은 비극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병원에 복귀해야 한다. 그리고 2000명 증원이 ‘절대반지’가 아닌 만큼 정부는 퇴로를 열어 줘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임창용 논설위원
  • [단독] “응급환자 손놓은 의사 집단행동 잘못… 과격파, 다른 의견 조롱”

    [단독] “응급환자 손놓은 의사 집단행동 잘못… 과격파, 다른 의견 조롱”

    “의대 증원 백지화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행동은 더 나은 의료에 대한 대안이나 고민이 부족합니다. 특히 단계적 경고 없이 전공의가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비우고 중증 환자들을 위기에 처하도록 한 것은 잘못됐습니다.” 정부가 정한 전공의 복귀시한(지난달 29일)이 지났는데도 대다수 전공의가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전공의 일부가 집단행동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소셜미디어(SNS)에서 활동 중인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 모임이다. 다생의 관계자는 3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벌였지만, 실제 의사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이번 집단행동은 ‘명분’부터 어긋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 관계자는 “의사 수는 부족하다. 대학병원에선 부족한 의사 인력을 전공의를 ‘갈아넣어’ 채우고 있고, 공공병원은 연봉을 올려도 의사를 구하기 어려우며 의대 교수들조차 정년을 채우지 않고 개원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2000명을 증원해도 수도권이나, 미용 등 비급여 진료과로 몰리면 의미가 없다”며 “외과·소아과·산부인과 등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과 이들이 일할 수 있는 병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료를 통해 지방에도 필수의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역의사제도로 지역 기반 의사를, 공공의대로 공공병원에서 일할 의사들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다생의는 2020년 의대생 국가고시 집단 거부 사태 당시 구성됐던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 모임’의 후신이다. 당시와 구성원은 달라졌지만 집단 휴학과 사직에 반대하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모여 의료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여전히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다. 일각에선 이들이 의사 신분을 사칭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지만 다생의 측은 기자에게 전공의 및 의대생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을 제시했다. 다생의 관계자는 ‘사직하거나 휴학하지 않았을 때 압박이 있었냐’는 물음에 “압박은 실재한다. 각 수련병원에선 사직 전공의 인원을 조사하고 있고, 의대에선 학생 대표자가 휴학에 동참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휴학하라고) 설득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로 다른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의사 집단은 의대에서도, 의사가 된 후에도 의사들끼리 소통하는 만큼 폐쇄적이고 내부 논리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점점 과격한 목소리가 커지고 다른 생각을 가진 의사들의 의견은 묵살되거나 조롱, 위협을 당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떠난 후 병원 상황도 증언했다.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다생의 소속 전임의는 “담당 환자 수가 계속 늘어 환자 파악도 어렵고 번아웃(탈진)으로 업무를 제대로 못할까 봐 전전긍긍한다”며 “인력이 없어 검사와 치료가 늦어지고 환자와 보호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응급수술과 중환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내부에선 업무체계가 바뀌어 어수선하다”며 “예를 들어 이전에는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할 때 지시하는 교수 외에도 전공의, 인턴 등이 한 팀이 돼 각자의 역할을 맡았지만 현재는 (전공의가 빠져) 지시하는 사람만 여러 명 있는 꼴”이라고 전했다. 다생의는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기 위해 의협과 정부의 대치가 해소되어야 한다며 “의사와 정부 외에도 시민을 대표하는 단체를 협의체에 포함해 (의료 당사자인) 시민 의견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정호영 셰프 “아내와 3년째 주말부부… 갈등 쉽게 안풀려”

    정호영 셰프 “아내와 3년째 주말부부… 갈등 쉽게 안풀려”

    정호영 셰프가 ‘주말 부부’로서의 고민을 고백한다. 27일 방송되는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26년차 일식 셰프 정호영과 24년차 양식 셰프 송훈이 출연한다. 이날 방송에서 정호영은 현재 제주와 서울에서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제주에서 일을 돕는 동업자 아내와 3년째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는 주말마다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아내를 만나고 있지만 부부로서 함께 보낼 시간이 적고 떨어져 있는 기간만큼 쌓인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아 힘들다며 고민을 털어놓는다. 정호영은 또 아내의 말을 오해했던 일화를 공개한다. 아내는 “손님들이 많이 남기니까 우동면의 양을 줄여보자”고 제안했는데 정호영은 셰프로서의 감을 잃어 우동면의 양을 제대로 못 맞춘다는 말로 오해해 싸운 사연이다.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영어 사전의 한 장은 아주 얇지만 그 얇은 한 장이 쌓여 두꺼운 영어 사전이 되듯이 부부 관계에도 사소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남아있으면 이후에는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부부 사이처럼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욱 정확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 박사의 조언을 들은 정 셰프는 수중에 100만원도 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작은 노점이라도 같이 하면 되니 한번 열심히 해보자”며 응원해 주던 아내를 떠올리며 다투지 않고 잘 지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며 하소연한다. 송훈 셰프의 고민도 공개된다. 송훈은 미국에 있는 자녀를 위해 3주 간격으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일과 가정에 맡은 책임을 다하지만 극심한 피로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번아웃’을 겪고 “모두 내려놓고 싶었다”고 밝힌다.
  • [단독]전공의 내부서 터진 소신 발언…“의사 부족은 현실, 집단행동 멈추고 더 나은 의료 고민하자”

    [단독]전공의 내부서 터진 소신 발언…“의사 부족은 현실, 집단행동 멈추고 더 나은 의료 고민하자”

    “의대 증원 백지화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행동은 더 나은 의료에 대한 대안이나 고민이 부족합니다. 특히 단계적 경고 없이 전공의가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비우고 중증 환자들을 위기에 처하도록 한 것은 잘못됐습니다.” 정부가 정한 전공의 복귀시한(지난달 29일)이 지났는데도 대다수 전공의가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전공의 일부가 집단행동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소셜미디어(SNS)에서 활동 중인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 모임이다. 다생의 관계자는 3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벌였지만, 실제 의사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이번 집단행동은 ‘명분’부터 어긋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 관계자는 “의사 수는 부족하다. 대학병원에선 부족한 의사 인력을 전공의를 ‘갈아넣어’ 채우고 있고, 공공병원은 연봉을 올려도 의사를 구하기 어려우며 의대 교수들조차 정년을 채우지 않고 개원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2000명을 증원해도 수도권이나, 미용 등 비급여 진료과로 몰리면 의미가 없다”며 “외과·소아과·산부인과 등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과 이들이 일할 수 있는 병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료를 통해 지방에도 필수의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역의사제도로 지역 기반 의사를, 공공의대로 공공병원에서 일할 의사들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다생의는 2020년 의대생 국가고시 집단 거부 사태 당시 구성됐던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 모임’의 후신이다. 당시와 구성원은 달라졌지만 집단 휴학과 사직에 반대하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모여 의료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여전히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다. 일각에선 이들이 의사 신분을 사칭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지만 다생의 측은 기자에게 전공의 및 의대생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을 제시했다. 다생의 관계자는 ‘사직하거나 휴학하지 않았을 때 압박이 있었냐’는 물음에 “압박은 실재한다. 각 수련병원에선 사직 전공의 인원을 조사하고 있고, 의대에선 학생 대표자가 휴학에 동참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휴학하라고) 설득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로 다른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의사 집단은 의대에서도, 의사가 된 후에도 의사들끼리 소통하는 만큼 폐쇄적이고 내부 논리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점점 과격한 목소리가 커지고 다른 생각을 가진 의사들의 의견은 묵살되거나 조롱, 위협을 당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떠난 후 병원 상황도 증언했다.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다생의 소속 전임의는 “담당 환자 수가 계속 늘어 환자 파악도 어렵고 번아웃(탈진)으로 업무를 제대로 못할까 봐 전전긍긍한다”며 “인력이 없어 검사와 치료가 늦어지고 환자와 보호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응급수술과 중환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내부에선 업무체계가 바뀌어 어수선하다”며 “예를 들어 이전에는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할 때 지시하는 교수 외에도 전공의, 인턴 등이 한 팀이 돼 각자의 역할을 맡았지만 현재는 (전공의가 빠져) 지시하는 사람만 여러 명 있는 꼴”이라고 전했다. 다생의는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기 위해 의협과 정부의 대치가 해소되어야 한다며 “의사와 정부 외에도 시민을 대표하는 단체를 협의체에 포함해 (의료 당사자인) 시민 의견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마감 후] 의사 ‘선생님’

    [마감 후] 의사 ‘선생님’

    아이를 키우다 보면 병원에 갈 일이 잦다.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만 해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환절기만 되면 토요일 아침 6시 소아청소년과 진료 예약을 위해 병원 앞 키오스크에 줄을 서는 게 일상이 됐다.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에 익숙해질 때쯤 아이의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게 됐다.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워낙 어린 나이라 전신 마취를 해야 했고, 수술이 가능한 대학병원을 찾느라 한참 동안 ‘뺑뺑이’를 돌아야 했다. 간단한 수술을 끝내고 나선 의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대답만 반복했다. 아이의 상처를 봉합했던 의사는 그 대학병원의 성형외과 전공의였다. 그는 피곤한 얼굴에도 아이의 상태에 대해 꽤 상세하게 설명해 줬다. 나 역시 소아청소년과 앞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상처를 꿰맬 병원을 찾느라 반나절을 헤매도 환자를 치료할 의사를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입 밖으로 나왔다. ‘선생’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외에도 학예가 뛰어난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성이나 직함 따위에 붙여 남을 높여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단어를 의사라는 직업과 나란히 붙여 ‘의사 선생님’이라고 사용해 온 것을 보면 환자를 치료하는 그들의 행위나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꽤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의사 선생님들이 지난 20일 흰 가운을 벗어 던지고 환자 곁을 떠났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은 이날까지도 돌아오지 않았다. 정부는 29일까지 돌아오라고 마지노선을 제시했지만, 이들의 복귀는 요원하다.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뿐 아니라 전국의 주요 병원은 외래 진료와 입원, 수술 등을 절반 정도 연기·축소했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급하지 않은 수술과 외래는 뒤로 미루고, 응급이나 중증 환자에게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공의가 떠난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전임의, 간호사, 교수 등 남은 의료진의 피로도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의료 공백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번아웃(탈진) 위험이 곧 현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이대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솔직히 더는 자신이 없다”는 한 교수의 말은 의료 현장의 혼란을 여실히 보여 준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가 죽으면 정부 때문”(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이라거나 “지역에 있다고 해서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데도 의대에 가는 것을 국민은 원하지 않는다”(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와 같은 말들은 남아 있는 의료진과 불안감이 극에 달한 환자와 가족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이나 의대 졸업 이후 인턴을 포기하는 일련의 집단행동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금도 암 환자의 수술과 항암 치료가 밀리고,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환자와 가족이 거리에 넘쳐난다. 대학병원 수술과 진료가 연기되다 보니 병원 인근의 환자 방이나 요양병원에는 사람이 몰리고 있다. 이런 의료대란이 길게는 1년이나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환자를 내팽개친 의사를 우리는 앞으로도 ‘의사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홍인기 사회부 기자
  • “학교 번호로 전화하면 안 받아”...‘괴물’ 부모만큼 무서운 ‘방임형’ 부모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학교 번호로 전화하면 안 받아”...‘괴물’ 부모만큼 무서운 ‘방임형’ 부모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교사 지치게 만드는 ‘방임형 부모’ “아이가 밉진 않아요. 근데 부모님이 아이 문제를 회피하거나 방임할 때 우울감이 크게 오죠.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 생각도 들고…” 서울의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 교사인 이성재(39·가명)씨는 고학년을 맡는 해에도 매년 학기 초마다 아이들 연필 잡는 법부터 다시 가르칠 정도로 ‘열정 교사’다. 그런 이씨에게 교직 생활 5년차인 2018년쯤 수업 시간에 유난히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분명 칠판을 보고 있지만 딴생각하듯 초점 잃은 눈, 준비해온 물품을 쉴 새 없이 만지는 손, 정리라곤 찾아볼 수 없는 책상 서랍과 유독 낮은 학업성적이 공통점이었다.처음엔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교육청에서 지원해주는 주의력 검사를 시켜서 아이들 상태를 진단하고 학습 결손이 심한 아이들을 위해서는 주말에도 시간을 내어 보충 수업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씨는 “교육청 지원 검사인 ATA(정밀주의집중력검사) 결과가 나와서 ADHD 검사를 한번 받아보시라고 했는데 어머님이 폰을 끄고 일을 하시나 봐요. 계속 연락이 안 돼서 답답하네요”라고 털어놨다. 그는 “10명의 학부모에게 검사를 권하면 받아들이는 사람이 절반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몬스터 페어런츠 못지않게 ‘방임형 부모’ 역시 교사의 마음을 지치게 하는 것이다. 교사의 훈육을 차별이라고 바라보는 부모도 있다. 이씨는 학부모에게 아이의 정서·행동이 보인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일이 잦아지자 ‘선생님이 애를 미워하는 거 아니에요?’, ‘선생님이 왜 이렇게 예민하시지’라는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결국 그는 2년 전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려 심리 상담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사의 개인심리상담 신청 건수는 지난해 1,723건으로 2021년(625건)에 비해 약 3배나 늘었다.이씨처럼 정서·행동 문제가 있는 아이에 대한 생활지도의 어려움, 학부모와의 갈등 등으로 마음이 아픈 교사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녹색병원이 발표한 ‘교사 직무 관련 마음(정신) 건강 실태조사’에서 우울감이 있다고 답한 교사가 전체의 63.4%에 달했다. 일반 성인의 4배 수준이었다. 학생의 정신건강이 아파지는 만큼 교사들의 마음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홍현주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와 이에 대한 학부모의 치료 미동의 문제가 교사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양질의 학생 교육을 위해서는 건강한 교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업·태도·사회성 모두 성장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인 아이들을 보는 게 괴롭다고 이씨는 말했다. 방과 후에 저학년 수학 시험지를 만들어 가르치고 풀게 해도 도통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을 때 “내가 왜 이렇게 일을 만들어서 하는지” 허탈감이 밀려왔다. 아이들이 지능지수가 낮은 경계선 지능이나 ADHD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알게 되었을 땐 드디어 원인을 찾은 것 같아 시원함 마저 느꼈다. 이씨는 “그러나 곧 아이들이 개선되려면 제힘으로는 역부족이고 상담가와 전문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도 선생님은 끝까지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다. 이씨는 “저는 3월에 교정기 끼워서 연필 잡는 거부터 시키는 사람인데 어느 순간부터 못 하겠더라 그러면서 ‘1년만 버티자’고 되뇌었는데 아이들을 보니까 안 되겠더라”며 “고쳐지는 애가 없어도 그 중에 한 명이라도 조금만 변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지난 학기에는 우연히 도넛 가게를 들렸다 그림 이벤트를 하는 걸 보고 반 아이들을 참여시켰다. 미술 시간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난 집중력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ADHD 아이를 위해서다. 그는 “남자앤데 그림을 좋아하는 여자애들에 밀리지 않아요. 확실히 센스가 있어요”라며 그림자와 반사광이 살아있는 물방울 그림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하루 종일 선생님과 친구들한테 눈총을 받는 아이에게 잠시라도 마음껏 칭찬받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월 2000만원 드립니다”… 서울시 공공병원 의료진 긴급채용

    “월 2000만원 드립니다”… 서울시 공공병원 의료진 긴급채용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서 서울시가 공공병원의 의료진 긴급 채용에 나섰다. 평소보다 많은 2000만원에 가까운 월급을 제시했지만, 의사들이 얼마나 지원할지는 미지수다.서울시는 전공의 공백이 큰 시립병원을 중심으로 대체인력을 충원할 인건비를 긴급 편성하고 채용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의료인력 긴급 채용을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현재 의료 현장을 지키는 전문의들이 과도한 업무로 ‘번아웃’에 내몰리는 상황을 막고, 원활한 병원 운영을 위해 당직의·입원전담의 등을 긴급 채용하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우선 전공의 공백이 있는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은평병원 등 3개 시립병원에 의료진 45명 충원을 목표로, 사태 추이에 따라 3개월간 지원할 계획이다. 투입예산은 재난관리기금 26억원 규모다. 이렇게 되면 1인당 평균 1925만 9259원의 월급을 지급하는 것이 된다. 보건의료재난 위기 경보단계가 ‘심각’ 단계 상황임을 고려해 병원장 재량으로 필요한 인력을 긴급 채용하도록 하고 채용 절차도 단축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이 가장 빠른 시기에 채용되도록 하고 뽑히는 대로 바로 현장에 투입한다.앞서 오세훈 시장은 24일 8개 시립병원장과 긴급회의를 열어 비상 의료체계를 점검하고 행정·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대체인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가 평소보다 높은 급여를 제시하고 있지만, 의사들이 이번 채용 공고에 지원을 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시 관계자는 “전공의는 물론 대학병원의 다른 의사들도 의료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는 22일부터 시립병원 역량을 총동원해 8곳은 기존 오후 6시까지이던 평일진료를 오후 8시까지 연장하고 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동부병원·서남병원 응급실은 24시간 유지 중이다.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의사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 환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시는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립병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환자,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단독] ADHD의 습격, 학교가 아프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단독] ADHD의 습격, 학교가 아프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18세 이하 코로나 이후 2배 급증… “가위로 선생님 머리카락 싹둑, 칼부림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치료’ 아닌 ‘교육’에 떠넘긴 질병… “부모 동의 없인 상담도 못해요” 학생의 문제행동을 제어할 훈육 수단이 사라진 교실, 이른바 ‘교실붕괴’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교사들이 거리에 나섰다. 이제 새 학기부터 교사들은 수업 방해 학생을 교실에서 내보낼 수 있게 됐고,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더이상 아동학대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은 문제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제도일 뿐이다. 각종 갈등을 야기한 학생의 문제행동과 정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쪽으로의 변화는 첫발도 떼지 못했다. 사고 이후 대책만 있고 예방 조치는 없는 학교라면, 학생들은 사고를 치기 전까지 또다시 방치된다. 더이상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이유, 그리고 정신과적 질환(질병코드 F)을 지닌 정서·행동 장애 학생을 구하기 위해 먼저 나선 현장을 5회에 걸쳐 전한다.싹둑.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수업을 시작했는데도 허공에 가위질을 이어 가던 1학년 아이에게 교사가 “이제 가위는 넣어두고 책을 펴 볼까”라고 말을 건네는 순간 아이가 들고 있던 가위가 교사의 눈앞으로 쭉 뻗어 나왔다. 책상 위로 떨어진 머리카락 때문에 아이가 더 놀랐을까 봐 교사는 괜찮은 척, 위험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 뒤 옆 머리 한 움큼이 댕강 잘린 채로 나머지 수업을 마무리해야 했다. 옆 학교에서는 문구용 커터칼로, 다른 교실에서는 우산으로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소문이 최근 몇 년간 퍼지더니 초등 저학년 교실 책상 속 바구니에서 날카로운 물건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수업에 꼭 필요할 때만 가위를 나눠 주도록 정한 학교도 생겼다. 평소 위험한 행동을 하는 몇 아이만 가위를 교실 뒤 사물함에 보관하도록 했다가 학부모가 ‘차별’이라고 항의하자 아예 모든 학생에게서 가위를 뺏도록 규칙을 정한 것이다.초등 저학년 교실에 가위를 두지 못하거나 안전사고가 걱정돼 학교 운동회를 열지 못하고 나중에 이상하게 활용될지 모른다며 교사들이 졸업앨범 사진을 찍지 않을 정도로 지금 우리 학교의 질서는 깨졌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충동 범죄가 학교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벌어지고 있던 일일 정도로 무질서한 상태다. 지난달 서울 서이초 교사의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 교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공공장소에서 시민을 향해 칼을 휘두르거나 버스 정류장으로 자동차를 돌진시킨 이상동기범죄가 일어났을 때 교사들은 분을 참지 못해 수업 중 책상을 집어던지며 소리를 지르던 초등 고학년 아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민원 담당 공무원을 향해 무례하게 항의하는 민원인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밤에도 전화하던 학부모가 떠오르고, 정치인 피습 사건이 일어나면 보드게임 규칙을 바꿔 달라고 떼를 쓰다 돌연 옆에 있던 물건을 친구를 향해 집어던지던 아이가 생각난다.쉬는 시간마다 짝꿍을 쫓아다녀 결국 짝꿍이 등교를 거부했던 이야기, 2~3시간이 넘게 울음을 멈추지 않던 아이, 수업 중 갑자기 교실을 뛰쳐나가더니 운동장 한편에서 색연필을 갈아 물에 타 마시려던 아이를 겨우 말린 이야기까지…. 특히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더 다양해지고 심해졌다고 말하던 한 교사는 25일 “교실에서 칼부림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라고 냉소했다. 또 다른 교사는 “교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행동을 책임지느라 쉬는 시간에 화장실도 못 간다”고 말했다. 대형사고 발생 전 그 징조로 29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있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에 빗대 우리 사회에서 벌어졌던 강력 사건들을 설명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학교는 이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사고와 징후를 축적하는 공간이 된 듯한 모습이다. 교사들은 대형사고를 막았을지 모른다는 보람 대신 무기력과 소진, 번아웃을 호소했다. 최근 교사들이 통제해야 하는 학생들의 문제행동은 그저 철 모르는 아이들의 개구진 행동을 넘어서 임상적인 진단과 치료 없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학생들이 보이는 산만함·충동성·과잉행동은 교사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학생의 문제행동으로 꼽힌다. 지난 2022년 10월 좋은교사운동이 유·초·중 교사 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수업하는 교실에 정서·행동 위기학생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87.1%였는데, 위기학생 유형을 구분하는 복수응답 조사에서 78.6%가 ADHD를 꼽았다. 정확한 진단을 근거로 답한 게 아니라 교사가 봤을 때 ADHD 성향이 보이면 ADHD로 답변한 내용이어서, ADHD를 선택한 78.6% 안에 불안장애·품행장애 등 유사 ADHD 증상들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반항(52.9%), 품행(50.5%), 무기력(49.7%) 등이 뒤를 이었다.실제로 코로나19를 전후해 ADHD 진단(초진)을 받은 18세 이하 인원은 급증했다. 2018년 연간 1만 7904명이던 18세 이하 초진인원은 2022년 3만 5973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성인 ADHD 초진 인원은 6070명에서 3만 2323명으로 4년 만에 약 5배가 됐다. ADHD 진단, 치료를 받지 않는 인원까지 더하면 교사들은 ADHD가 매우 빠르게 증가한다고 체감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ADHD가 급증하고 있지만 교육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는 우울·자살 등의 내재화 질환을 먼저 살핀다. 아이들의 과잉행동이나 반항행동을 ‘치료’가 아닌 ‘교육’의 영역으로 보고 있어서다. 그러나 ADHD적인 행동들은 본인이 통제하기 어렵고,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치료와 교육이 이뤄져야 완치될 수 있다. 역으로 아동기에 적절한 ADHD 치료와 교육을 받지 못하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때엔 권위를 무시하는 ‘적대적 반항장애’, 사춘기 이후에는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품행장애’, 성인이 돼선 ‘약물남용’이나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발병할 여지가 커진다는 연구들이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ADHD 아동 대부분은 특수교육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로 신체장애와 지적장애를 특수교육 대상으로 삼고 있어서다. 2019년 9만 2968명이던 특수교육 대상자는 2022년 10만 3695명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정서·행동장애로 특수교육 대상자가 된 인원은 2182명에서 1865명으로 줄었다. 정서·행동장애를 특수교육에 넣지 않은 까닭에 한국의 특수교육 대상자 비중은 1.6%(2020년 기준)로 호주(18.8%·2017년), 미국(14.1%·2018~2019년), 일본(5.0%·2019년)에 크게 뒤진다.물론 같은 특수교육이라도 시각·청각장애 교육이 장애교육이라면, ADHD 학생을 위한 교육은 학생 맞춤형 교육에 가깝다. 미국에서는 ADHD 학생을 위해 담임교사, 상담교사, 학교 관리자, 교육청 담당자 등이 맞춤형 학습계획을 짜고 시험 시간을 늘려 주거나 보조교사를 배치하는 등의 수업지원을 한다. 미국에서는 최소 4명 이상이 ADHD 학생 지도에 개입하지만 한국에서는 담임교사와 부모가 다 알아서 지도해야 한다. 특히 교사가 ADHD 맞춤형 지도를 위한 첫걸음으로 진단·상담을 하려고 해도 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교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 이때 가장 큰 피해는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받지 못하는 ADHD 학생에게 돌아간다.
  • [단독] ADHD의 습격, 학교가 아프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단독] ADHD의 습격, 학교가 아프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18세 이하 코로나 이후 2배 급증… “가위로 선생님 머리카락 싹둑, 칼부림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 학생의 문제행동을 제어할 훈육 수단이 사라진 교실, 이른바 ‘교실붕괴’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교사들이 거리에 나섰다. 이제 새 학기부터 교사들은 수업 방해 학생을 교실에서 내보낼 수 있게 됐고,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더이상 아동학대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은 문제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제도일 뿐이다. 각종 갈등을 야기한 학생의 문제행동과 정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쪽으로의 변화는 첫발도 떼지 못했다. 사고 이후 대책만 있고 예방 조치는 없는 학교라면, 학생들은 사고를 치기 전까지 또다시 방치된다. 더이상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이유, 그리고 정신과적 질환(질병코드 F)을 지닌 정서·행동 장애 학생을 구하기 위해 먼저 나선 현장을 5회에 걸쳐 전한다.싹둑.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수업을 시작했는데도 허공에 가위질을 이어 가던 1학년 아이에게 교사가 “이제 가위는 넣어두고 책을 펴 볼까”라고 말을 건네는 순간 아이가 들고 있던 가위가 교사의 눈앞으로 쭉 뻗어 나왔다. 책상 위로 떨어진 머리카락 때문에 아이가 더 놀랐을까 봐 교사는 괜찮은 척, 위험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 뒤 옆 머리 한 움큼이 댕강 잘린 채로 나머지 수업을 마무리해야 했다. 옆 학교에서는 문구용 커터칼로, 다른 교실에서는 우산으로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소문이 최근 몇 년간 퍼지더니 초등 저학년 교실 책상 속 바구니에서 날카로운 물건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수업에 꼭 필요할 때만 가위를 나눠 주도록 정한 학교도 생겼다. 평소 위험한 행동을 하는 몇 아이만 가위를 교실 뒤 사물함에 보관하도록 했다가 학부모가 ‘차별’이라고 항의하자 아예 모든 학생에게서 가위를 뺏도록 규칙을 정한 것이다. 초등 저학년 교실에 가위를 두지 못하거나 안전사고가 걱정돼 학교 운동회를 열지 못하고 나중에 이상하게 활용될지 모른다며 교사들이 졸업앨범 사진을 찍지 않을 정도로 지금 우리 학교의 질서는 깨졌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충동 범죄가 학교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벌어지고 있던 일일 정도로 무질서한 상태다. 지난달 서울 서이초 교사의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 교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공공장소에서 시민을 향해 칼을 휘두르거나 버스 정류장으로 자동차를 돌진시킨 이상동기범죄가 일어났을 때 교사들은 분을 참지 못해 수업 중 책상을 집어던지며 소리를 지르던 초등 고학년 아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민원 담당 공무원을 향해 무례하게 항의하는 민원인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밤에도 전화하던 학부모가 떠오르고, 정치인 피습 사건이 일어나면 보드게임 규칙을 바꿔 달라고 떼를 쓰다 돌연 옆에 있던 물건을 친구를 향해 집어던지던 아이가 생각난다. 쉬는 시간마다 짝꿍을 쫓아다녀 결국 짝꿍이 등교를 거부했던 이야기, 2~3시간이 넘게 울음을 멈추지 않던 아이, 수업 중 갑자기 교실을 뛰쳐나가더니 운동장 한편에서 색연필을 갈아 물에 타 마시려던 아이를 겨우 말린 이야기까지…. 특히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더 다양해지고 심해졌다고 말하던 한 교사는 25일 “교실에서 칼부림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라고 냉소했다. 또 다른 교사는 “교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행동을 책임지느라 쉬는 시간에 화장실도 못 간다”고 말했다. 대형사고 발생 전 그 징조로 29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있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에 빗대 우리 사회에서 벌어졌던 강력 사건들을 설명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학교는 이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사고와 징후를 축적하는 공간이 된 듯한 모습이다. 교사들은 대형사고를 막았을지 모른다는 보람 대신 무기력과 소진, 번아웃을 호소했다. 최근 교사들이 통제해야 하는 학생들의 문제행동은 그저 철 모르는 아이들의 개구진 행동을 넘어서 임상적인 진단과 치료 없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학생들이 보이는 산만함·충동성·과잉행동은 교사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학생의 문제행동으로 꼽힌다. 지난 2022년 10월 좋은교사운동이 유·초·중 교사 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수업하는 교실에 정서·행동 위기학생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87.1%였는데, 위기학생 유형을 구분하는 복수응답 조사에서 78.6%가 ADHD를 꼽았다. 정확한 진단을 근거로 답한 게 아니라 교사가 봤을 때 ADHD 성향이 보이면 ADHD로 답변한 내용이어서, ADHD를 선택한 78.6% 안에 불안장애·품행장애 등 유사 ADHD 증상들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반항(52.9%), 품행(50.5%), 무기력(49.7%) 등이 뒤를 이었다.실제로 코로나19를 전후해 ADHD 진단(초진)을 받은 18세 이하 인원은 급증했다. 2018년 연간 1만 7904명이던 18세 이하 초진인원은 2022년 3만 5973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성인 ADHD 초진 인원은 6070명에서 3만 2323명으로 4년 만에 약 5배가 됐다. ADHD 진단, 치료를 받지 않는 인원까지 더하면 교사들은 ADHD가 매우 빠르게 증가한다고 체감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ADHD가 급증하고 있지만 교육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는 우울·자살 등의 내재화 질환을 먼저 살핀다. 아이들의 과잉행동이나 반항행동을 ‘치료’가 아닌 ‘교육’의 영역으로 보고 있어서다. 그러나 ADHD적인 행동들은 본인이 통제하기 어렵고,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치료와 교육이 이뤄져야 완치될 수 있다. 역으로 아동기에 적절한 ADHD 치료와 교육을 받지 못하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때엔 권위를 무시하는 ‘적대적 반항장애’, 사춘기 이후에는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품행장애’, 성인이 돼선 ‘약물남용’이나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발병할 여지가 커진다는 연구들이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ADHD 아동 대부분은 특수교육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로 신체장애와 지적장애를 특수교육 대상으로 삼고 있어서다. 2019년 9만 2968명이던 특수교육 대상자는 2022년 10만 3695명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정서·행동장애로 특수교육 대상자가 된 인원은 2182명에서 1865명으로 줄었다. 정서·행동장애를 특수교육에 넣지 않은 까닭에 한국의 특수교육 대상자 비중은 1.6%(2020년 기준)로 호주(18.8%·2017년), 미국(14.1%·2018~2019년), 일본(5.0%·2019년)에 크게 뒤진다. 물론 같은 특수교육이라도 시각·청각장애 교육이 장애교육이라면, ADHD 학생을 위한 교육은 학생 맞춤형 교육에 가깝다. 미국에서는 ADHD 학생을 위해 담임교사, 상담교사, 학교 관리자, 교육청 담당자 등이 맞춤형 학습계획을 짜고 시험 시간을 늘려 주거나 보조교사를 배치하는 등의 수업지원을 한다. 미국에서는 최소 4명 이상이 ADHD 학생 지도에 개입하지만 한국에서는 담임교사와 부모가 다 알아서 지도해야 한다. 특히 교사가 ADHD 맞춤형 지도를 위한 첫걸음으로 진단·상담을 하려고 해도 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교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 이때 가장 큰 피해는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받지 못하는 ADHD 학생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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