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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스터 택배로 분양해요” 짐짝 취급 당하는 생명들

    “햄스터 택배로 분양해요” 짐짝 취급 당하는 생명들

    반려동물 택배 배송을 규제하는 동물보호법이 발효된 지 4년이 됐지만 고슴도치, 햄스터, 앵무새 등을 택배로 사고파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차량의 진동과 소음에 사람은 멀미를 하지만 반려동물은 스트레스로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23일 고슴도치, 햄스터, 토끼 등을 분양하는 온라인 업체들을 살펴본 결과 판매 동물을 일반 택배 또는 고속버스 택배로 배송해 줄 수 있다는 공지가 많았다. A업체는 토끼와 햄스터를 일반 택배로 배송했고, 3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은 무료 배송을 해 준다고 선전했다. 고슴도치 전문 분양업체라는 B·C업체도 고속버스 택배로 고슴도치를 배송했다. 특히 개인 간 동물 분양이 이뤄지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우 관리자가 택배 배송보다 직거래를 추천한다고 공지했지만 햄스터, 고슴도치 등을 택배 배송한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동물을 위한 행동’ 채은 대표는 “마리당 1만원도 안 되는 햄스터를 분양받기 위해 직접 매장을 가거나 직거래를 하는 성의 있는 사람은 소수”라며 “특히 햄스터는 번식력이 뛰어나 빠른 분양을 위해 택배를 많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택배 배송으로 폐사할 가능성이 높다. 동물자유연대 정윤경 활동가는 “작은 동물일수록 낯선 환경에 취약해 장시간 좁은 박스 속에서 진동과 소음에 시달리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 죽을 수 있다”며 “특히 일반 택배나 고속버스 택배는 배송 중인 동물을 관찰하고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2013년 개정된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의 택배 배송을 금지하고 있다. 반려동물 판매자가 동물을 구매자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동물 운송업자를 통해 배송하지 않을 경우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해 8월 법제처는 고속버스 택배도 동물보호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하지만 판매자가 박스에 동물을 넣고 표시를 안 할 경우 적발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반려동물이 법적으로 개, 고양이, 토끼, 햄스터, 기니피그, 고슴도치, 패럿 등 6가지 동물만 배송 금지 대상으로 규정한 것도 문제다. 조류, 양서류, 파충류 등은 택배로 배송해도 처벌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동물단체 관계자는 “반려동물의 범위를 늘려도 단속 인원과 예산이 부족해 실효성이 없다”며 “동물 분양 업체의 자격 요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사육·판매 과정에서 동물 학대를 막아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오늘(23일) 반려동물생산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상한 통조림 속 치명적 毒 있다

    상한 통조림 속 치명적 毒 있다

    일명 ‘보톡스’ 보툴리누스톡신 한 스푼에 4000만명 살상 위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경우처럼 독살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2009년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방사성 동위원소 폴로늄210에 중독돼 사망했고, 2004년 우크라이나 대선 당시 야당후보였던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은 다이옥신에 중독돼 피부가 심하게 변형되기도 했다. 1995년 3월 사교집단인 일본 옴진리교 간부가 도쿄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해 사망자 12명, 부상자 5500명에 이르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도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된 뒤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일반적으로 ‘독’은 위험하고 치명적이지만 ‘약’은 사람에게 이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독과 약은 모두 생체 활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과학적으로 동전의 양면과 같다. 똑같은 화학물질이라도 어떻게,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고 약이 된다. 맹독성 식물인 투구꽃의 덩이뿌리를 말린 ‘부자’는 한방에서 강심제나 이뇨제로 쓴다. 물론 소량을 썼을 때 얘기다. 하지만 양을 잘못 맞추면 구토나 마비를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현재까지 발견되거나 합성된 독은 매우 다양하다. 투구꽃이나 피마자 같은 식물에서 유래한 독, 독사나 복어 등 동물에게서 나온 독,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미생물이 만든 독, 납이나 수은 같은 광물에서 비롯된 독 등으로 분류된다. 비소나 청산가리처럼 화학적으로 합성된 독도 있다. ●작용 방식별 신경독·혈액독·세포독 또 독이 작용하는 방식에 따라 ▲신경독 ▲혈액독 ▲세포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신경독은 신경의 신호전달 시스템을 교란시켜 신경이나 근육에 마비를 일으킨다. 결국 호흡곤란, 심부전, 경련 같은 증상이 동반돼 사망에 이르게 한다. 복어독인 테트로도톡신이나 보툴리누스균, 전갈독,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등이 대표적이다. 살무사나 반시뱀의 독으로 대표되는 혈액독은 체내 침투 시 혈관과 조직이 파괴되고 적혈구가 깨지면서 피하출혈이 발생한다. 심한 통증과 함께 구역질과 부종이 생긴다. 탈리도마이드나 유기수은, 방사성 물질 등은 세포독으로 세포막을 파괴하거나 독소를 퍼트려 에너지 대사나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고 DNA 변형을 유발시켜 암이나 태아 기형 등을 유발시킨다. 다른 독들에 비해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린 것이 특징이다. 독성의 강도는 일반적으로 ‘반수 치사량’(Lethal Dose 50%, LD50)으로 나타낸다. LD50은 투여 시 실험동물 절반을 죽게 만드는 양으로 보통 급성독성 물질을 평가할 때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자연에서 만들어진 생물 독이 화학물질이나 인공합성 독보다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치명적인 독은 상한 통조림 속에서 만들어지는 신경독 ‘보툴리누스톡신’이다. ‘보톡스’라는 상품명으로 알려진 바로 그 독이다. 보툴리누스톡신은 토양이나 바닷속에서도 존재하는 일종의 곰팡이균인데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활발하게 번식하는 혐기성 세균이다. 완전히 멸균되지 않은 음식물이 완전 밀봉돼 공기가 없는 통조림 속에 들어가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자연상태에서는 중독되기 쉽지 않지만 멸균이 덜 된 상태의 통조림 속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독이 발견된 것도 멸균이 덜 된 상태의 소시지 통조림에서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완전 멸균 상태로 통조림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통조림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의 LD50은 주사의 경우 1.3~2.1나노그램(ng)/㎏, 흡입할 경우는 10~13ng/㎏이다. 찻숟갈 하나에 해당하는 5g 정도로 4000만명을 죽일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이를 희석해 신경장애나 근육경련 등을 치료하거나 주름이나 사각턱을 교정하는 등 의료나 미용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인공 합성독 ‘VX가스’ 독성 최강 인공적으로 합성된 독으로는 1988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이 쿠르드족을 학살하는 데 사용한 신경독인 VX가스의 독성이 가장 강하다. 이후 VX는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돼 생산이 전면 금지됐다. 류재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독물은 종류에 따라 피부와 호흡기, 구강, 피하 조직, 동맥과 정맥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흡수되며 흡수의 정도도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피부나 호흡기, 혈관을 통해 흡수될 경우 치명적인 독이 입으로 들어간 경우는 위산으로 분해되고 장에서도 흡수되지 않아 충분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역사속 공무원]가축 잘 기르면 1계급 승진… 번식 제대로 못 시키면 엄벌…닭 이용해 살인누명 벗기도

    [역사속 공무원]가축 잘 기르면 1계급 승진… 번식 제대로 못 시키면 엄벌…닭 이용해 살인누명 벗기도

    지난해 11월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구제역까지 올겨울은 들끓는 가축 전염병으로 축산직 공무원들이 힘겹다.닭 사육을 중요 정책으로 삼은 것은 세조 8년인 1462년 6월 5일이다. 이날 실록 첫 번째 기사는 임금이 신숙주, 권남, 한명회 등과 논의한 축양(畜養)계획을 호조에 전한 것이다. “닭, 돼지, 개 등의 가축을 때를 놓치지 않고 번식에 힘쓰면 70대(代)의 사람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다니, 서둘러 시행해야 할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축 사육을 등한시하여 손님 접대와 제사에 쓰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부터 서울은 한성부가, 지방은 관찰사가 책임지고 추진하라. 번식에 성공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평가하여 상벌하라.”실제로 2년 후 축양 성과를 평가해 상벌한 기록이 있다. 1464년 7월 5일 네 번째 기사가 축양 성과에 따른 상벌계획을 보고한 것이다. “닭, 돼지 등 가축을 잘 길러 많이 번식시킨 하성위 정현조, 임영대군 이구는 자제 또는 조카 중 1명을 1계급 승진, 함길도 함흥갑사 유익명은 본인을 승진시키고, 중추원부사 민발은 당상관이면서도 임금의 명을 가벼이 여겨 축양을 게을리했으니 벌하소서.” 이날 호조의 보고를 받은 임금은 그대로 할 것을 명했다. 올해 정유년을 상징하는 붉은 닭은 액을 쫓고 상서로움을 전하는 귀한 동물이지만, 때로는 동물의 먹잇감으로나 쓰이는 하찮은 존재일 때도 있었다. ‘정종실록’ 1399년 5월 16일 여섯 번째 기사는 “귀화인인 오랑합(吾郞哈)이 이리를 선물로 바쳐 궁중에서 키웠는데, 한 달에 닭을 60마리나 먹어치운다”는 내용이다. 1407년 8월 24일 첫 번째 기사는 “강계도병마사 김우가 임기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지나는 군현의 닭을 모조리 잡아 자신의 매(30여 마리)에게 먹이로 주었으니 처벌해야 한다”는 사헌부의 보고였다. 그러나 임금(태종)은 “김우는 공신이니 처벌할 수 없다. 앞으로도 오직 김우의 요청만 들어주고, 그 외는 처벌하라”는 이상한 판결을 내렸다. 닭을 이용해 살인누명을 벗기도 했다. 1433년 7월 19일 두 번째 기사인데, 살인혐의로 10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던 곡산의 양민 여성 약노를 재조사한 것이다. 이 여인은 주문을 외워 살인한 죄로 수감 중이었는데, 정말 주문만으로 살인을 할 수 있는지 사람 대신 닭을 이용해 실험한 것이다. 주문을 열심히 외웠으나 닭이 죽지 않자 약노는 옥살이를 오래하다 보니 귀신이 빠져나간 것 같다고 대답했다. 형조의 보고를 받은 임금은 “주문 따위의 허망한 것을 믿고 사람을 처형한다면, 억울하게 죽는 백성이 한둘이겠느냐?”라며 의금부로 돌려보내 다시 조사하도록 했다. 약노는 재심에서 “본래 나는 주문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내가 밥을 준 사람이 얼마 후 이유도 없이 죽는 바람에 의심을 받았다. 고문과 매를 견디지 못해 거짓 자복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번복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는가?”란 질문에 “또 맞을 것이 뻔한데,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변함없다. 또 때릴 거면 더 조사하지 말고 살인죄로 나를 죽여라”고 답했다. 이를 보고 받은 임금은 약노를 즉시 석방하고 집에 갈 수 있도록 먹을 밥과 여비를 마련해 주라고 명했다. 정유년 붉은 닭의 힘찬 울음소리와 함께 가축 전염병도 얼른 날아가길 바라 마지않는다. 최중기 명예기자(국가기록원 홍보팀장)
  • “아버지의 평소 식습관, 아들 생식 능력에 영향” (연구)

    “아버지의 평소 식습관, 아들 생식 능력에 영향” (연구)

    미래에 건강한 손주를 보고 싶은 아버지가 있다면 평소 고기를 자주 먹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근 호주 모나쉬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남자의 평소 식습관이 자식의 생식 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유전적인 것 뿐만 아니라 식생활도 영향을 준다는 이 연구는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초파리는 인간과 유전자 배열이 매우 비슷하고 동일한 유전자를 많이 공유하고 있어 이같은 연구에 있어 최적의 실험 대상이다. 연구팀은 초파리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성인기까지 각각 고단백질과 저단백질 음식을 먹였으며 나머지 영양 성분은 모두 비슷하게 제공했다. 이후 초파리들의 번식능력을 확인한 결과, 두 그룹 간의 차이가 드러났다. 고단백질을 섭취한 초파리 그룹의 정자가 저단백질의 정자보다 암컷 몸 속에서 훨씬 더 뛰어난 경쟁력과 전투력을 보였기 때문. 초파리 암컷의 경우 단 몇 시간 만에 여러 마리의 수컷과 짝짓기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여러 정자가 암컷 몸 속에서 뒤엉켜 경쟁을 하게된다. 연구를 이끈 수잔 자이첵 박사는 "평소 고기와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은 수컷이 번식 능력이 뛰어난 자식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면역과 신진대사 면에서도 고단백질 그룹이 더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울릉도, 슈퍼 꿀벌 대량 생산 추진

    어머니의 자궁처럼 아늑한 울릉도 나리분지에서 슈퍼 꿀벌 ‘장원’ 여왕벌 생산이 본격 이뤄진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올해 청정지역인 나리분지에서 장원 여왕벌 3000~4000마리를 생산, 도내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울릉군, 예천군 곤충연구소와 공동 추진한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해까지 한산도 등 전국 도서지역에서 ‘장원’ 여왕벌을 생산해 도내 농가에 보급해 오던 것을 전량 자체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도농업기술원 등은 오는 5월까지 2억 5000만원으로 나리분지 일대 1만 9800㎡에 장원 여왕벌 육종 격리 교미장을 설치, 7월까지 3개월간에 걸쳐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울릉도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교잡벌의 접근이 어렵고 마가목, 야생화 등 밀원식물이 풍부해 꿀벌 사육과 여왕벌 생산에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다. 특히 나리분지 일대는 바람이 적고 아늑해 벌의 공중 교미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2014년 정부 장려품종 1호로 등록된 장원벌은 예천곤충연구소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이탈리안 황색종과 카니오란 흑색종 등을 삼원 교배해 육성한 꿀 다수확 잡종 강세 품종이다. 꿀 수집능력이 일반 꿀벌보다 31% 뛰어나며, 개체당 수집하는 꿀 양도 19% 많다. 번식력도 뛰어나다. 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울릉도 나리분지가 국내 벌꿀 육종의 최적지로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전국 최대·최고의 꿀벌 생산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시 ‘길냥이’ 9000마리 중성화… 캣맘도 참여

    서울시가 올해도 시민과 함께 길고양이 9000마리 중성화에 나선다. 지난해 시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심으로 이뤄지던 중성화(TNR)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시민참여형 중성화 사업’은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이 서식 정보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을 활용한다. 서식지 중심으로 길고양이를 중성화할 수 있어 효과가 크다. 중성화 확대를 통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캣맘과 지역 주민들간의 갈등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올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동물보호단체와 자치구들에 시비 6억 8000만원을 보조해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한다고 10일 밝혔다. 전체 사업비는 13억원으로 책정됐지만, 6억 2000만원은 자치구와 동물보호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한다. ‘길냥이’는 사회적 갈등 요인이다. ‘캣맘’을 검색하면 ‘극혐’(극도로 혐오함)이 연관검색어로 나올 만큼 주민 사이의 갈등은 심각하다. 캣맘을 비판하는 주민들은 고양이들이 화단을 헤집고 다니며 작물과 화초를 망치고, 발정기에 내는 울음소리가 생활에 고통을 준다고 호소한다. 서울시는 길냥이 중성화 확대로 갈등을 차츰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관계자는 “중성화를 하면 고양이들이 행동이 얌전해지고, 동네도 조용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2008년부터 자치구를 통해 민원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5000∼8000마리의 길고양이를 중성화해 왔다. 2011년 4719마리, 2012년 5497마리, 2013년 6003마리, 2014년 6351마리, 2015년 7756마리로 중성화 개체는 계속 늘었다. 시민들과 함께한 지난해 처음으로 8500마리를 돌파했다. 시는 올해는 동물보호단체와 수의사회 등 민간단체와의 협력을 더 늘려 시민참여형 사업으로 1000마리, 자치구 사업으로 8000마리를 중성화할 계획이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중성화한 수컷 고양이는 번식을 위한 싸움이 줄고, 암컷 고양이는 지속적인 출산과 양육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중성화한 길고양이는 왼쪽 귀 끝을 1㎝ 정도 잘라 표시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도 중성화 여부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세상에 버려져야 할 개는 없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세상에 버려져야 할 개는 없다

    대로변에 버려진 개를 본 적이 있다. 하얬을 털이 땟자국으로 얼룩진 개는 꼬리를 바짝 내리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못해도 일주일은 거리에 있던 것 같았다. 선뜻 나서지 못했다. 더 이상의 개는 키울 수 없다던 부모님의 반대가 훤했다. 찝찝해진 발을 옮기며 ‘내가 없는 사이 착한 사람이 데려가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쉽게 일어나지 않을 일인 걸 알면서, 그렇게라도 바랬다. 저 개가 잘못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내 탓일 것 같은 죄책감이 싫었다.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 개가 있던 자리를 다시 보았다. 버려진 개는 사람을 따르지도, 피하지도 못했다. 그 어정쩡함이 슬퍼보였고 슬펐다. 일단은 집에 데려가서 주인을 찾아주자고 생각했다. 의연해진 걸음으로 “이리와”라며 팔을 뻗었다. 개는 뒷걸음질하다 다시 몇 발자국 다가오기를 반복했다. 답답해도 너를 해치지 않는다고 알려주어야 했다. 천천히 쓰다듬고 말을 걸어주니 조심스럽게 품에 안겼다. 용기를 낸 건 나만이 아니었다. 목욕을 시키고 밥과 물을 먹였다. 가족의 도움으로 병원도 가고, 미용도 시켰다. 꼬질꼬질했던 개는 새하얀 마티즈가 됐다. 잔뜩 움츠렸던 모습도 조금씩 걷히고 있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건만 개를 찾는 주인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며칠 지나지 않아 새 가족이 나타나주었다. 사람에게 버림받고 여전히 사람을 기다리는 개는 그렇게 예전 모습을 하고 거리가 아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어느 동물병원의 호소문 최근 경북 칠곡군 왜관동물병원 앞에는 호소문이 붙었다. “한 번 더 부탁드립니다. 가족같이 키우던 반려동물을 버리지 말아주세요. 키우기 시작하셨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버리지 마세요. 버림받은 동물들은 죽을 때까지 주인을 기다립니다. 무턱대고 호기심에, 외로워서, 애들 장난감으로 주려고, 새끼 낳아서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 동물들을 입양하지 마세요.” “버려지는 동물들의 80% 이상이 3살 미만의 건강한 아이들입니다. 이사 간다고 버리고, 임신했다고 버리고, 결혼한다고 버리고, 직장일 있다고 버리는 게 대부분입니다. 축복받아 마땅한 새로운 삶의 시작을 생명을 버리면서 하고 싶으신지요? 동물들을 주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장난감이 아닙니다. 존중받아야 하고 보호받아야 할 생명입니다.” 개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다섯 집 중 한집이 동물을 기른다는데 처음 집에서 죽을 때까지 보호받는 경우는 열 마리 중 한 마리라고 한다. 그 많던 동물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지겨워서, 귀찮아서, 늙어서, 병들어서. 무섭게도 쉽게 매년 10만 마리가 버려지고 상처받는다. 동물도 사람처럼 고통을 느끼고 감정이 있다. 가족이 되는 일에 신중해야 하는 것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펫샵에 인형같이 진열된 새끼 강아지를 보고 웃을 수 없게 됐다. 철창에 갇혀 수백, 많게는 수천마리의 새끼를 배고 낳는 것을 반복하는 번식업장 실태를 보고나서 부터다. 관련법과 제도, 보호소에서 입양하는 문화가 절실하다. 보호소에서 유기동물을 가슴으로 품은 사람들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상처를 치유해주고 기다려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함께하는 크나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거리에서 버려진 생명을 마주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감당하기 어려워 외면해야 하는 현실이 싫다. 살아줘서 고맙고, 상처받게 해서 미안하다. 부디 생명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그렇게 쉽게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개의 눈은 오늘도 바보같이 또 사람을 향한다.“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정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www.animal.go.kr) 접속하면 가까운 보호소 뿐 아니라 보호시설로 지정된 동물병원에서 공고 기간 10일이 지난 동물들을 입양할 수 있다. 동물자유연대(www.animal.or.kr), 동물보호 시민운동단체 케어(http://fromcare.org)에서도 입양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이태원역 1번 출구 근처에서 열리는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instagram.com/yuhengsa)에서는 좋은 가족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이 단체들을 통해 입양이 아니더라도 봉사와 후원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백두산호랑이 ‘금강이’ 백두대간 이주 9일 만에 폐사

    백두산호랑이 ‘금강이’ 백두대간 이주 9일 만에 폐사

    지난달 25일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백두대간 수목원으로 이송된 11살배기 백두산 호랑이 ‘금강이’가 9일 만인 지난 3일 오후 4시 20분 폐사했다. 수의사들이 1차로 부검을 한 결과 금강이의 사인은 만성신부전증으로 밝혀졌으며, 오래전부터 병을 앓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강이가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가운데 대전에서 경북 봉화까지 250㎞를 5시간에 걸쳐 이동하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돼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목원은 현재 폐사한 금강이의 조직을 떼어내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으며, 결과는 2∼3주 후 나올 예정이다. 오월드 측은 금강이가 만성신부전증에 걸린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외견상 별 이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산림청은 예민하기로 유명한 호랑이를 다른 시설로 이송하기 위해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에서 수의사와 사육사들이 보살피는 가운데 시속 70여㎞의 속도로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1시간마다 15분씩 휴식을 취하며 신중하게 이송작전을 펼쳤지만 질병으로 쇠약했던 금강이는 결국 장거리 이동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금강이와 함께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백두대간 수목원으로 옮겨온 15살배기 백두산 호랑이 ‘두만이’는 매우 건강한 상태다. 산림청 관계자는 “두만이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4월에 1마리든 2마리든 암컷 백두산 호랑이를 당초 계획대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강이와 두만이 모두 한·중 산림협력회의를 통해 산림청이 중국에서 기증받은 것으로, 산림청은 안정과 적응 훈련을 거친 뒤 관람객에게 공개할 예정이었다. 산림청은 오는 4월 서울대공원에서 암컷 백두산 호랑이 2마리를 추가로 백두대간 수목원으로 옮겨와 번식을 유도할 계획이었지만 금강이의 폐사로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국내에서 발견된 마지막 백두산 호랑이는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잡힌 호랑이로 알려졌으며, 백두산 호랑이가 한반도 남쪽 숲에 방사되는 것은 100여년 만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교육 농단과 유배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교육 농단과 유배

    1703년(숙종 29) 과거시험에 부정이 발각되자 관련자 11명 전원이 유배형을 받고 이 가운데 5명이 제주도에 유배된다. 과거는 조선시대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는 시험 방식이었다. 그래서 이 시험에 부정이 없도록 하기 위해 조정에서는 무진 신경을 썼다.그러나 아무리 해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시험관이 뇌물을 받고 채점을 유리하게 해 주는 폐해가 자주 일어났다. 시험관과 응시자가 공모한다면 그 과거시험의 부정행위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과거 합격이 일생의 숙원 사업이었기 때문에 일생을 건 부정행위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1677년(숙종 3) 실시된 초시에 합격한 사람이 2차로 치르는 회시가 취소된다. 이유는 10여명의 부정행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결국 시험을 취소하는 파방(罷榜)이 결정된다. 당시 드러난 부정행위는 다른 사람이 응시자의 답안지 글씨만 대필해 주는 차서(借書)와 다른 사람이 응시자의 답안 내용을 작성해 주는 차술(借述)로 시험 답안을 조작하는 것이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대리 시험이다. 1818년(순조 18) 이영하는 가장 빈번한 과거 부정행위 8가지를 지적했다. 남의 글을 빌려 쓰는 차술차작(借述借作) 행위, 책을 시험장에 가지고 들어가는 수종협책(隨從挾冊) 행위, 시험장에 아무나 들어가는 입문유린(入門蹂躪) 행위, 답안지를 바꾸는 정권분답(呈券紛遝) 행위, 시험장 밖에서 답안을 작성하는 외장서입(外場書入) 행위, 문제지를 사전에 유출하는 혁제공행(赫蹄公行) 행위, 시험관리 요원을 바꾸어 출입하게 하는 이졸환면출입(吏卒換面出入) 행위, 답안지를 조작해 대리 시험을 보는 자축자의환롱(字軸恣意幻弄) 행위 등이 그것이다. 부정행위가 이처럼 8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의영고(義盈庫)라고 콧구멍 속에 커닝 페이퍼를 숨기는 몬도가네식 행위도 빈번했으니 그 정도를 실감할 수 있다. 오죽했으면 실학자 이익은 과거시험장에서 글을 짓는 사람이 응시자의 10분의1도 되지 않는다고까지 했겠는가. 그래서 부정행위를 하다가 발각이 되면 중국 같은 경우는 부정행위 관련자들을 사형에 처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조선에서는 장기간 시험 자격을 박탈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곤장을 치고 징역이나 유배를 보냈다. 그러나 그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부정행위는 국가의 기강이 흔들릴 때 많이 발생했다. 강경한 방법으로 과거시험의 기율을 지켜 왔던 중국도 19세기 말이 되면서 국가 기강이 해이해짐에 따라 시험장에 부패한 공기가 넘치게 된다. 조선도 마찬가지였다. 조선 말기 고종 때 과거시험 부정행위로 많은 사람이 제주도에 유배된 경우가 그 단적인 예다. 어느 때나 부패와 부정이 번식하면 공동체는 붕괴하기 마련이다. 특히 인재 선발 시험의 부정행위야말로 그 붕괴를 앞당겼다. 중국도, 조선도 그랬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국정 농단 사태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무엇보다 교육 농단으로 빚어진 교육 부정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국가청렴도가 세계 176개국 중 52위를 기록했다. 2015년 37위에서 15계단 떨어진 것이고, 1995년 부패인식지수 조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추락한 것이다. 이러다가 공동체 붕괴마저 걱정해야 할 판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교육 부정행위만은 막아야 한다.
  • [그때의 사회면] 쥐잡기· 파리잡기/손성진 논설실장

    [그때의 사회면] 쥐잡기· 파리잡기/손성진 논설실장

    양식을 축내고 병균을 옮기는 쥐와 파리 따위를 몰아내는 것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책이었다. 번식력이 왕성한 쥐의 개체 수가 급증하자 정부는 전 국민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쥐를 잡는 쥐잡기 행사를 해마다 펼쳤다.기사에 따르면 1947년 12월 서울시가 초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쥐잡기 운동을 펼쳐 1등에게 당시 돈으로 상금 5만원을 주었다고 돼 있다. 1948년에 같은 방식으로 서울에서 잡은 쥐가 1만 604마리였다. 6·25전쟁 후 지자체별로 실시되던 쥐잡기 행사는 1962년에 쥐잡기용 국가 예산 8억 2000만환이 책정돼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대됐다. 쥐덫도 보급하고 고양이를 기르자는 캠페인도 벌였다. “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다.” 이런 구호 아래 1970년대부터는 1년에 수차례 ‘쥐잡기 D데이’를 정해 같은 시간에 일제히 쥐약을 놓았다. 그러잖아도 식량이 부족한 판에 쥐가 먹어 치우는 곡식은 한 해 약 300만 섬으로 곡식 생산량의 10%에 근접했다. 잡아도 잡아도 계속 늘어나 쥐의 개체 수는 인구의 세 배를 유지했다. “쥐는 가족계획이 없다. 쥐 한쌍은 1년 만에 1250마리로 불어난다”고 설명하며 정부는 쥐잡기를 독려했다. 쥐약은 공짜로 지급했다. 1970년에는 1월과 5월 두 차례 ‘D데이’에 잡은 쥐가 무려 7400만 마리. 1972년은 ‘길조’의 동물이라는 쥐띠 해였지만 쥐잡기는 멈출 수 없었다. 학생들은 보기만 해도 징그러운 쥐의 꼬리를 잘라 학교에 가져가 ‘실적 검사’를 받아야 했다. 경기 과천에는 쥐 가죽으로 코트, 골프채, 장갑, 가방, 핸들 커버를 만드는 공장이 있어 수출도 했다고 한다. 쥐를 많이 잡은 지자체와 개인은 상을 받았다. 쥐는 어느 정도 소탕되었지만 부작용도 많았다. 영리한 ‘양상군자’(梁上君子)가 먹지 않은 쥐약을, 풀어놓고 키우던 개나 닭, 토끼 등 아까운 가축이 먹어 죽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쥐약을 주워 먹은 아이가 죽는 일도 발생했다. 파리잡기 운동도 펼쳐졌다. 서울시는 1955년 5월 학생들에게 파리를 잡아 작은 성냥갑에 넣어 오도록 해 5만 5000갑을 거두었다. 한 갑에 120마리가량 들어가니 300만 마리를 잡은 셈이라고 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파리 잡아 오기’는 초등학교 방학숙제로 등장했다. 학생을 동원한 파리잡기는 1970년대 말까지 이어지다 사라졌다. 전국적인 쥐잡기는 1989년부터 없어졌고 지자체별로 간헐적으로 시행되던 쥐잡기는 1998년에야 완전히 사라졌다. 사라졌던 쥐잡기 운동이 최근 부활했다. 쥐가 조류인플루엔자(AI)를 퍼뜨리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도 약 600만 마리의 쥐로 몸살을 앓고 있어 ‘쥐잡기 운동’에 나섰다니 쥐는 지금도 동서고금의 골칫거리인 셈이다.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백악기말 최상위 포식자였던 거대 익룡 발견

    백악기말 최상위 포식자였던 거대 익룡 발견

    공룡 영화에서 최상위 포식자는 거의 예외 없이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거대 수각류 공룡이다. 비록 백악기 말에 잠시 등장한 공룡이지만, 어떤 시대 배경의 공룡 영화에서도 빠지지 않는 인기 스타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백악기를 비롯한 중생대의 생태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훨씬 복잡했다. 그리고 현재와 마찬가지로 고립된 대륙이나 섬에서는 독자적인 먹이 사슬이 진화했다. 지금으로부터 7000만 년 전 현재 루마니아의 하체그 지방은 독립된 섬이었다. 고생물학자들은 이 지역의 지층에서 거대한 익룡의 화석을 발견해 이를 하체고프테릭스(Hatzegopteryx)로 명명했다. 이 익룡은 대형 익룡 그룹인 아즈다르키드(Azhdarchid)에 속하는 것으로 날개 너비가 10m에 달하는 거대 날짐승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른 익룡과는 달리 하체고프테릭스의 화석은 이 지역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고생물학자 팀은 하체고프테릭스의 목뼈 화석을 발견해 이 익룡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하체고프테릭스는 다른 아즈다르키드와 달리 목이 짧고 두꺼웠다. (복원도 참조)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이 익룡이 당시 섬에서 최상위 포식자의 위치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섬 같이 좁고 고립된 환경에서는 기존의 최상위 포식자는 살아남기 어렵다. 어느 정도 개체 수가 유지돼야 안정적으로 번식을 통해 후손을 남길 수 있는데 상위 포식자일수록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대형 육식 동물이 사라지고 대형 초식 동물 역시 먹을 것이 부족하고 대형 포식자가 없는 환경에 맞춰 크기가 줄어든다. 이렇게 생태학적 틈새가 생기면 의외의 동물이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하체고프테릭스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대형 익룡은 가늘고 긴 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실 공룡 영화에서 묘사되는 것과는 달리 큰 먹이를 한 번에 삼키기 어려우며 상대적으로 작은 물고기처럼 삼키기 쉬운 먹이를 주로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체고프테릭스의 짧고 두꺼운 목은 제법 큰 먹이도 한 번에 삼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작아진 초식 공룡을 한 번에 집어삼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섬에서 당시 하체고프테릭스를 위협할 대형 육식 공룡은 사라졌고 그 빈자리를 차지한 하체고프테릭스는 식단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하체고프테릭스의 존재는 당시 다양했던 생태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는 유명한 공룡 몇 종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공룡 영화와는 달리 오늘날처럼 생물학적 다양성이 넘치던 시대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첫인상과 진화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첫인상과 진화

    최근 대학생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전공 선택과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레 대화는 취업과 면접으로 옮겨 갔다. 나는 얼마 전 몇 명을 면접 본 일을 떠올리며 “면접관은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지원자의 많은 것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한 친구가 물었다. “그렇게 많은 것이 보인다면, 면접에서 과연 얼마나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 좋을까요?” 면접은 제한된 정보로 실체를 추측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전형적인 공학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력과 학력, 자기소개서 같은 서류 전형, 대화와 질문으로 이루어지는 대면 심사, 물건을 파는 미션, 인턴 과정 등이 모두 최소한의 비용으로 정보를 얻어 효율적인 계약관계를 이뤄 내기 위해 고안된 것들이다. 결혼을 염두에 둔 이들이 서로 소개를 받고 데이트를 통해 상대를 알아가는 과정 역시 남은 인생을 함께하게 될지 모를 그 사람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어 내기 위한 것이다. 중요한 점은 어떻게 해야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대체로 상대를 판단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일수록 판단의 정확도 역시 높일 수 있지만 너무 많은 정보는 그 자체로 소음이 되기 쉬우며 특히 매몰 비용 문제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오랜 연애로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를 놓친 이들은 빠른 판단의 중요성을 실감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십 여년 전 맬컴 글래드웰이 ‘블링크’라는 책에서 말한 첫인상으로 상대를 파악하는 능력은 큰 의미를 가진다. 같은 종의 다른 개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진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진화의 동인은 ‘생존’과 ‘번식’이며 이는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형질이 시간에 따라 개체군 내에서 다수를 차지하게 됨을 의미한다. 더 유능한 동료와 더 좋은 배우자를 고르는 일은 개체의 생존과 번식에 중요한 능력이기 때문에 모든 생명체는 어느 정도 이를 위한 능력, 곧 상대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진화심리학은 사람들이 지성과 미모를 선호하는 이유를 이런 관점으로 설명한다.물론 동료와 배우자의 선택에 있어서도 상호성의 원칙은 유지된다. 비록 누구나 더 나은 직장(회사의 입장에서는 더 나은 사원)과 더 나은 배우자를 원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그에 합당하게 높이지 않는 한 이는 이룰 수 없는 꿈이 되고 만다. 흥미로운 것은 직업과 연애 모두 이런 상황에서 ‘눈높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즉 상대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 못지않게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 지점에서 진화는 또 다른 흥미로운 능력을 발전시켰다. 바로 자신의 가치를 부풀려 상대를 속이는 능력이다. 이는 상대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능력에 발맞춰 창과 방패의 관계로 발전해 왔다. 거짓말과 사기도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화장도 그런 측면이 있다. 사람들이 성형에 부정적인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면접에서의 포장 역시 크게 봤을 때 이런 측면에 속할 것이다. 물론 이렇게 모든 것이 간단하지는 않다. 우선 최소한의 포장, 예를 들어 적당한 화장이나 깔끔한 복장은 면접과 데이트에 있어서 그 사람의 생활 태도와 같은 보다 근본적인 특성에 관한 정보를 줄 수 있으며 바로 이런 성의나 여유야말로 때로 더 중요한 것일 수 있다. 또 포장 역시 하나의 능력이며 거기에 넘어갈 만한 연인이나 면접관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에서 나름의 정의(?)를 가지고 작동한다는 특징도 있다. 어쨌든 이 모든 생각은 무엇이 포장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는 한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물론 그 학생은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포장을 의미했을 것이고 나 역시 그러했다. 이런 생각 끝에 나는 그 학생에게, 포장은 언젠가는 밝혀지며 따라서 보다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리고 포장에 들일 시간과 노력을 보다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뻔한 답을 주고 말았다.
  • 한우·생선·전·과일 등 남은 ‘설 음식’…이렇게 보관하세요

    한우·생선·전·과일 등 남은 ‘설 음식’…이렇게 보관하세요

    설 연휴 기간에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여 나눠 먹고 ‘남은 설 음식’은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자칫 골칫거리가 될 수 있는 남은 설 음식을 제대로 보관하면 더 신선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29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우선 ‘한우’의 경우 단기간에 먹을 수 있는 양은 냉장실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만한 크기의 용기에 나눠 담아 냉동실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냉동실 안에서도 식중독 균이 번식할 수 있어 무작정 오래 냉동실에 보관해서는 안 된다. 또 해동 과정에서 세균에 오염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상온 해동은 삼가야 한다. 실내에 고기를 두면 한 시간 정도 지나 식중독 균을 일으키는 세균이 증식하기 시작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은 한우를 먹기 하루 전날 냉장고로 옮겨 저온에서 서서히 해동하는 것으로, 시간이 좀 걸리지만 육질을 보호해 맛을 유지할 수 있다. 구운 ‘굴비’나 ‘조기’ 등은 습기가 스며들지 않게 한 마리씩 랩이나 비닐팩 등으로 감싸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냉동 보관하기 전에 미리 손질을 해 두면 나중에 먹기 편하다. 마찬가지로 세균 증식의 우려가 있으므로 수개월 넘게 장기 보관하는 것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 동그랑땡, 녹두전 등의 각종 ‘전’은 따로 랩에 싸서 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쉽게 수분이 생겨 다른 전까지 흐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냉동한 전은 데우면 열흘 정도는 그대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생선전은 볶음요리나 두부조림에, 고기완자는 아이들 간식에, 녹두전은 조림이나 찌개에 넣어 먹어도 좋다. ‘남은 과일’은 냉장 보관해야 오래 간다. 특히 감이나 배는 물에 씻지 않고 하나씩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 보관할 수 있다. 냉장고 바닥에도 신문지를 깔아 습기를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신문지가 습기를 흡수해 과일이 익는 것을 늦춰준다. 사과는 호흡하는 과정에서 ‘에틸렌 가스’를 내뿜기 때문에 다른 과일과 함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때문에 따로 비닐팩에 담아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뉴시스는 보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4억5000만년 전의 모성애…알 지키다 화석 된 삼엽충 발견

    4억5000만년 전의 모성애…알 지키다 화석 된 삼엽충 발견

    동물의 세계에는 다양한 번식 전략이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되는 점은 모든 새끼가 성체가 되어 자손을 남기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알을 낳아서 숫자로 승부를 보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새끼를 적게 낳지만, 애지중지 잘 키우는 어미까지 매우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 인간이 보기에도 가슴 뭉클한 모성 본능을 보여주는 종도 있다. 과학자들은 새끼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일정 기간 알을 품거나 혹은 단단한 껍질 속에 알을 넣고 다니는 번식 전략으로 진화된 것이 매우 오래전의 일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화석화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단단한 뼈나 껍질도 온전히 화석이 되기 힘든데 부드럽고 썩기 쉬운 알이나 새끼는 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웨스턴 일리노이 대학의 연구팀은 무려 4억 5000만 년 전의 삼엽충 화석에서 알의 흔적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고대 삼엽충 어미는 단단한 껍데기 아래에 알을 보호하면서 부화를 기다리다가 갑자기 위에서 쏟아진 진흙에 묻히면서 비명횡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극적인 일이지만, 덕분에 과학자들은 삼엽충 역시 현재의 일부 갑각류처럼 알을 단단한 껍데기 안에서 애지중지 보호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해상도 CT 스캔 결과는 이것이 단순히 이물질이 아니라 분명히 알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고생대는 삼엽충에 시대라고 부를 만큼 다양한 삼엽충 화석이 발견되지만, 알을 품은 삼엽충 화석은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었다. 그런 만큼 상당히 가치 있는 화석인 셈이다. 4억 5000만 년 전에도 삶은 매우 치열했을 것이다. 삼엽충 어미는 새끼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살리기 위해서 이렇게 단단한 껍질 안쪽에 보호했을 것이다. 비록 언젠가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지만, 그 전에 조금이라도 더 보호해주고 싶은 것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모성 본능일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임산부 위한 건강기능식품 ‘유산균’, 제품 고르는 TIP은?

    임산부 위한 건강기능식품 ‘유산균’, 제품 고르는 TIP은?

    임신을 하게 되면 호르몬 변화로 인해 질과 자궁의 분비물이 늘어나면서 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이 때문에 임산부에겐 질염이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임산부들은 질염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이 혹여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걱정돼 약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철저한 청결 관리 및 생활습관 조절이 보다 건강한 질염 예방법이 될 수 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속옷이나 하의는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자극이 적은 세정제를 통해 질염의 원인균을 제거해주되, 너무 잦은 사용은 오히려 질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도움 되는 것이 임산부 건강기능식품으로 꼽히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복용이다. 유산균은 장 속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 침입을 억제해,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꾸준히 섭취하면 질 내에 존재하는 유익균의 활동이 활발해져 질염 예방 및 치료에 유익하게 작용한다. 실제 이탈리아 델리아(Delia) 연구팀이 질염 환자 60명에게 락토바실러스균 함유 질 좌약 치료와 프로바이오틱스 경구 섭취 치료를 병행한 결과, 질 내 pH 농도가 감소해 외음부 환경의 균형이 맞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2006년 <미네르바 부인과 의학> 학술지에 게재됐다. 이러한 유산균은 김치, 장류 등의 발효식품이나 요거트 등의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식품에 함유된 유산균만으로는 일일 권장 섭취량(1억~100억 마리)를 채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섭취를 위해선 권장량을 간편하게 충족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프로바이오틱스 단일 제제를 섭취할 것을 추천한다. 임산부용 프로바이오틱스 제제를 선택할 때는 가장 먼저 화학첨가물이 배제된 무첨가 제품인지 살펴봐야 한다. 주로 제품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스테아린산마그네슘, 이산화규소 등의 합성첨가물은 장기간 복용 시 임산부와 태아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어 되도록 섭취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는 균주마다 작용하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소장과 대장에 골고루 분포하기 위해선 단일균주보다 복합균주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추천할 만한 균주로는 한국인의 장에 적합한 김치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을 포함해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락토바실러스 퍼멘텀, 비피도박테리움 브레베, 비피도박테리움 락티스 등이 있다. 더불어 유산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를 함유해 장내 유익균의 활성화를 돕는 신바이오틱스 제품인지, 이노바 쉴드 같은 최신 코팅기술을 적용해 유산균의 장내 도달률을 높인 제품인지 살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한 프로바이오틱스 선택법이다. 유산균 전문 브랜드 ㈜프로스랩은 “임산부는 질염 등의 질환이 발생해도 치료제가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까 싶어 약물 복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생활습관 개선과 임산부 건강기능식품으로 꼽히는 유산균 복용을 통해 건강관리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수컷이 있건, 없건…유·무성 생식 모두 가능한 상어 포착

    수컷이 있건, 없건…유·무성 생식 모두 가능한 상어 포착

    척추동물은 대부분 유성 생식을 한다. 즉, 암수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후손을 만든다. 짝을 찾지 못하면 번식을 못하고 번식에 성공해도 자신의 유전자를 절반밖에 물려줄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유성 생식에는 무성 생식이 가지지 못한 여러 장점이 있다. 유전적으로 다양한 후손을 가지는 것은 변화무쌍한 환경 변화는 물론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척추동물이 항상 유성 생식으로 후손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일부 파충류, 양서류, 어류 등은 짝을 찾지 못하면 무성 생식으로도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상어 역시 그중 하나다. 제브라 상어(Zebra Shark)는 멸종 위험종 가운데 하나로 가끔 수족관에서 무성 생식이 보고된 바 있다. 과학자들은 이 상어 역시 짝을 찾지 못하면 암컷 혼자서 새끼를 낳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유성 생식을 하던 상어가 무성 생식을 하는 장면은 목격된 적이 없다. 자연 상태에서 암컷 상어의 모든 새끼를 다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유성 생식으로 새끼를 낳았던 암컷이 혼자 처녀 생식을 한 사례가 보고됐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연구팀은 타운스빌에 리프 HQ(Reaf HQ) 수족관에 있는 제브라 상어 암컷 레오니(Leonie)의 새끼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본래 이 수족관은 암수 두 마리의 제브라 상어를 키웠으나 2013년의 공간 문제로 수컷을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레오니는 수컷이 있을 때 짝짓기를 통해 새끼를 낳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2016년 4월 레오니가 다시 3마리의 새끼를 낳은 것이다. 연구팀은 처음에 정자를 장기간 보존하고 있다가 나중에 수정시킨 것으로 생각하고 새끼의 유전자를 검사했으나 결과를 보고 다시 한 번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새끼들이 모두 레오니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클론들이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일부 상어가 유성 생식과 무성 생식을 번갈아가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수족관에서 실제로 제브라 상어의 유무성 생식을 관찰된 것은 처음이다. 결국, 과학자들이 과거 추정했던 가설이 옳았던 셈이다. 이와 같은 유무성 교대 생식은 인간의 관점에서 놀랍기는 하지만 충분히 타당한 생존 전략이다. 짝을 찾기 힘들면 무성 생식을 통해 일단 개체를 늘려 수컷을 만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유전적으로 같은 개체가 많으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는 등 문제점도 있지만, 아예 후손을 남기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은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건 인간처럼 항상 유성 생식만 하는 척추동물이 많다는 점이다. 성의 진화에 대해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서로를 인정하기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서로를 인정하기

    세상의 많은 암컷과 수컷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수컷들은 암컷들의 시각을 의식해서 힘을 키우고 자신의 외모를 뽐내기도 한다. 암컷들은 수컷들의 힘자랑과 생김새를 찬찬히 뜯어보고 우수한 유전자를 얻기 위한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 이렇게 상대방 성을 의식한 전략이 없으면 생물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할 수 없다. 이른바 다윈의 성선택 이론이다.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를 보자. 원핵세포인 세균과 고세균 등을 제외한 생물들은 진핵세포로 이루어져 있다.<서울신문 2016년 11월 1일자 29면> 화석 증거에 따르면 38억년 전에 원핵세포가 출현한 이후 적어도 15억년이 지나서 진핵세포가 출현했다. 진핵세포는 미토콘드리아의 조상 세균과 고세균의 공생 결과로 생겨났다. 그것도 아득한 과거에 다양한 세균, 고세균 사이의 엄청나게 많은 만남 중에서 하나만이 모든 진핵생물의 조상이 된 것이다. 참 어려운 일이다. 산소를 이용해 생물이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생성하면서 다양한 대사활동의 변화를 유발하는 쪽과 유전물질을 포함한 여러 가지 번식체계를 지닌 세포 사이에서 정교한 조정이 전제돼야 만남, 즉 공생이 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정 세포들과 상대 세포들 사이에서 있었던 치열한 상호 작용이 있었기 때문에 꽃이나 새, 강아지, 사람 같은 멋진 작품들(!)이 출현하게 된 것이다.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서도 두 가지 견해가 충돌해 왔다. 첫째는 바이러스가 생물의 여러 특징은 없지만 번식과 진화를 하므로 무생물과 생물의 중간 단계에 위치한다는 견해이다. 최초의 생명이 탄생하는 데에는 DNA와 단백질이 필요한데 이 둘은 서로를 전제로 한다. 복제나 RNA 합성 등 DNA가 유전자 기능을 발휘하려면 단백질의 도움이 필수적이고 단백질이 합성되기 위해서는 DNA의 유전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말이다. 그야말로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이다. 과학자들은 단백질처럼 기능하는 여러 RNA 효소와 RNA가 일부 바이러스에서 유전자로 작용하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근거로 최초의 원시생물은 RNA를 가졌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견해는 RNA를 지닌 바이러스가 바로 이 원시생물처럼 무생물과 생물의 중간 단계 역할을 수행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둘째는 바이러스가 숙주로부터 유래했다는 견해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분류할 때 매우 중요한 기준은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런데 바이러스 간 염기서열은 너무 달라 분류의 유용한 기준으로 간주하기 어렵다. 오히려 바이러스 유전자의 염기서열은 각 바이러스 숙주의 유전자들과 더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더구나 많은 생물에서 세포 내 전체 DNA로부터 일부가 분리돼 움직이는 작은 DNA 조각들이 발견되면서 이 견해는 설득력을 더하게 됐다. 어떤 견해가 옳을까? 두 견해를 모두 수용하면 안 되나? 학자들이 제시한 생명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지구에서 최초로 RNA가 합성된 후 이를 담은 바이러스가 출현한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의 RNA는 단백질 기능을 상실한다. 이를 모태로 원시세포들이 출현하고 RNA는 유전자 기능을 DNA로 넘겨준다. 원시세포는 다시 세균, 고세균, 진핵생물로 진화해 오늘날 다양한 생물들을 출현케 했다. 이 다양한 생물들 중 일부는 세포를 상실하고 단백질과 유전자에서 분리된 DNA 조각만으로 구성된 바이러스를 만들게 된다. 꼭 한 가지의 견해만 옳아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면 이처럼 그럴듯한 생물의 역사와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요즈음 자신의 철학적(?) 견해와 다른 사람들을 용인하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빈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서로 다른 견해를 존중하거나 상대방을 인정하면 무엇이든 멋진 시나리오와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 영장류가 사라진다… 인류 숨통 조여온다

    영장류가 사라진다… 인류 숨통 조여온다

    프랑스 소설가 피에르 불이 1963년에 쓴 ‘원숭이 행성’(La Planete des Singes)을 원작으로 한 영화 ‘혹성탈출’은 진화한 유인원이 진화를 멈춘 인간을 정복하고 지구의 최종 지배자로 올라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놀라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1968년 찰턴 헤스턴이 주연한 영화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리메이크됐다. 과연 유인원들의 지능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발달해 인간을 정복하게 될까. 오히려 최근에는 유인원이 인간을 정복하기는커녕 인간과 함께 대멸종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멕시코, 브라질, 미국, 독일, 중국 등 12개국 28개 연구기관과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국제보전기구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현재 야생의 고릴라, 침팬지, 보노보, 원숭이 등 영장류 300여종이 멸종 위기에 있다는 사실을 자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서 집계하고 있는 멸종 위기종 적색명단과 생물학자들의 최신 연구 결과, 유엔 데이터베이스 등 전 세계 영장류와 관련한 자료를 메타분석했다. 메타분석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연구들을 통계적으로 종합하는 연구분석법이다. 그 결과 전체 영장류 504종 중 75%가 개체수 감소 현상을 보이고, 60%는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했다. 현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50년 뒤에는 영장류의 60%는 확실히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진은 영장류 개체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인간’을 꼽았다. 영장류는 현재 약 90개국에 서식하는데 아프리카, 아시아, 멕시코 남부에서 페루, 브라질로 이어지는 신열대지구(Neotropics) 지역에 주로 살고 있다. 이들 지역의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농사를 짓기 위해 벌목과 토지 변형 등 자연 서식지가 심각한 파괴 현상을 겪는 게 주요 원인이다. 1990년부터 20년 동안 사라진 유인원의 거주면적은 전 세계적으로 150만㎢에 이른다. 이는 프랑스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영장류의 뇌나 고기를 먹는 문화가 남아 있어 이를 위해 무분별한 사냥이 이뤄진다. 특히 연구진은 브라질, 마다가스카르섬,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이 영장류를 보호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중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영장류의 87%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개체수 감소 현상을 보이는 종은 100%에 달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이 영장류의 번식과 개체수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단순히 생태계 보전과 생물종 다양성 차원에서만은 아니다. 영장류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깝고 고등한 사고와 인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종의 진화, 지능연구 같은 행동, 인지, 생태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연구에도 훌륭한 동물모델로 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남아시아에 주로 서식하는 긴팔원숭이는 나무의 씨앗을 퍼뜨리는 역할을 하는데 긴팔원숭이가 줄어들면서 산림 생태계까지 망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에서 고무농장 개간이 늘어나면서 하이난긴팔원숭이는 전 세계에 30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알레한드로 에스트라다 멕시코국립자치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온 영장류 멸종 가능성은 지금까지의 예측을 뛰어넘는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며 “전 세계에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즉시 실행하지 않는다면 멸종 위기종 동물들뿐만 아니라 인류의 종말도 그만큼 가까워 온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2년간 황새 복원’ 박시룡 교원대 교수 정년 퇴임

    ‘22년간 황새 복원’ 박시룡 교원대 교수 정년 퇴임

    국내에서 멸종됐던 천연기념물 황새 복원에 성공, 황새 연구의 새 지평을 연 박시룡(65) 교원대 교수가 18일 교단을 떠난다. 박 교수는 이날 ‘황새를 부탁해’를 주제로 고별강연을 하고 정년퇴임식을 가진다. 1987년 교원대에 부임한 그는 동료였던 고(故) 김수일 교수의 제안을 받고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황새 복원에 뛰어들었다. 황새 인공 번식에 몰두한 박 교수는 1999년 4월 국내 처음으로 일본에서 기증받은 황새 알을 부화해 2마리의 건강한 새끼를 얻었다. 이후 그의 손을 거쳐 지금까지 복원된 황새는 167마리에 달한다. 박 교수는 “한 개의 종을 복원하는 데 100여년이 걸리지만 20년만 연구를 하고 학교를 떠나게 돼 아쉽다”며 “퇴임 후 충북권 황새야생방사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범고래 폐경의 비밀

    새끼 낳기보다 가족 생존에 집중 “폐경 없다면 암컷 수명 58%로↓” 포유류 가운데 사람과 범고래, 들쇠고래 등 단 세 종류에서만 나타나는 ‘폐경’ 현상의 비밀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 엑세터대, 케임브리지대, 요크대, 미국 고래연구센터, 캐나다 태평양 생태연구소 공동연구진은 북서태평양에서 살고 있는 범고래 집단을 43년간 추적조사해 수학적 분석을 한 결과 폐경의 이유가 ‘집단의 생존’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12일자에 실렸다. 가능한 한 많은 자손을 낳아 유전자를 전달하려는 속성을 지닌 생물에 있어서 특정 연령대에 생식능력이 사라지는 폐경 현상은 생물학, 특히 진화론 분야의 오랜 수수께끼였다. 연구진은 범고래의 폐경은 새끼를 낳는 것보다 가족의 생존에 집중하는 것이 종족 번성에 유리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폐경 현상이 없다고 가정하고 계산을 한 결과 나이 든 암컷 범고래의 수명은 지금의 58%로 줄어들 것이라고 계산됐다. 또 연구진은 범고래가 새끼를 키울 때는 평소보다 42% 정도의 에너지가 추가로 소모되는데 폐경을 통해 자식을 키우는 데 투입되는 이 에너지를 먹이를 찾는 등 생존에 사용하는 것이 전체 집단에 도움을 준다고 해석했다. 폐경을 하지 않아 새끼를 계속 낳게 될 경우 자식들 간은 물론 손자들과 자식 간 자원 쟁탈전이 벌어져 결국 종족 번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런 크로프트 엑세터대 동물행동연구센터 박사는 “범고래는 가족 구성 형태나 생존 방식이 인간과 달라 이번 연구결과를 확대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인간이라는 전체 종의 차원에서 협력을 극대화하고 자손 번식을 두고 벌이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폐경이란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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