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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동물원 북극곰, 교배 중 암컷 물어죽여…강제 짝짓기의 비극

    美동물원 북극곰, 교배 중 암컷 물어죽여…강제 짝짓기의 비극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북극곰 교배 도중 수컷이 암컷을 물어 죽이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디트로이트동물원이 북극곰 번식 프로그램에서 암컷 한 마리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디트로이트동물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동물원 내 수컷 북극곰 누카(16)는 8일 교배 도중 암컷 북극곰 아냐나(20)를 물어 죽였다. 개체 번식을 위해 인위적으로 마련된 짝짓기의 장은 뜻밖의 사고와 함께 피로 물들었다. 이로써 디트로이트동물원은 1988년 북극곰 사육장에서 비슷한 일이 있은 지 30여 년 만에 또 한 번 북극곰을 잃게 됐다. 다만 짝짓기 시도 중 한쪽이 다른 한쪽을 물어 죽인 건 이 동물원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디트로이트동물학회 최고 생명과학 책임자인 스콧 카터 박사는 “아무런 갈등 없이 잘 지내던 북극곰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수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갑작스럽게 ‘아냐나’를 잃은 사육사들이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죽은 암컷은 신시내티동물원에 있다 2020년 1월 디트로이트동물원으로 왔다. 3월 말 수컷과 만나 별 문제 없이 서로를 탐색했고, 이후로 몇 달 간 각방을 쓰다 최근 개체 번식을 위해 합방했다. 수컷은 이미 다른 여러 암컷과의 교배에서 새끼를 낳은 적이 있는 짝짓기 베테랑이었다. 얼마 전에는 동물원 내 다른 암컷 수카(8)와의 사이에서 쌍둥이를 얻었다.그런데 아냐나와는 조금 달랐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전해지지 않았으나, 수컷인 누카는 암컷인 아냐나를 물어 죽였고 번식 프로그램은 실패로 돌아갔다. 디트로이트동물원은 이번 사고에 대해 참담함을 표하면서도, 개체 관리 및 보존 프로그램이 포획 동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같은 번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25개 동물원에 있는 북극곰은 55마리에 불과하다며 교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하지만 동물원의 인위적인 교배가 북극곰 목숨을 앗아간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한 동물원에서도 짝짓기에 동원된 암컷이 수컷에게 물려 그 자리에서 죽은 바 있다. 당시 수컷 ‘발루’는 시베리아에서부터 3000㎞를 날아온 암컷 ‘오로라’를 물어 죽였다. 발정기였던 수컷은 처음에는 암컷에게 호기심을 보이며 주변을 어슬렁댔다. 하지만 암컷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자 순식간에 달려들어 암컷의 목덜미를 물었다. 황급히 진정제를 쏴 수컷을 단속했지만, 암컷은 이미 죽은 뒤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ASF·AI ‘트리플 쇼크’… 질병 확산 막을 방역 초비상

    코로나·ASF·AI ‘트리플 쇼크’… 질병 확산 막을 방역 초비상

    “야생동물에 감염병이 발생하면 확산은 시간문제다.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 제한이 필요하지만 동물, 더욱이 야생동물은 통제가 불가능해 방제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겨울철 야생동물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산과 들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강과 하늘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동시에 기승을 부리며 ‘트리플 쇼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야생동물 질병은 계절적 원인이 커 봄이 오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번의 방심으로 감염되면 키우던 가축을 전부 살처분해야 하는 위급한 상황이어서 양돈·가금류 농장·농가들이 바이러스 차단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AI 확산에 계란 등 가격이 급등하면서 밥상 물가 부담이 커지는 등 직접적인 영향도 나타났다. 보호 대상이던 야생동물이 질병을 옮기는 ‘위험한 존재’로 돌변했다.●강원 최남단 영월서 검출… 양양서도 감염 지난해 12월 28일 강원 영월 주천 신일리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강원 최남단인 영월은 기존 광역 울타리에서 62㎞ 떨어진 곳이다. 올해 1월 4일에는 기존 발생지에서 40㎞ 거리인 강원 양양에서도 감염 멧돼지가 잇따라 나왔다. 2019년 10월 3일 경기 연천 비무장지대에서 야생 멧돼지 ASF 감염이 첫 확인된 후 지난 2월 2일 기준 12개 시군에서 총 1045건의 감염개체가 발견됐다. 발생 지역은 경기 4곳(파주·연천·포천·가평), 강원 8곳(철원·화천·춘천·양구·인제·고성·영월·양양)이나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ASF는 야생 멧돼지와 사육돼지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른다. 바이러스 생존력이 강하고 치료법과 백신도 개발되지 않아 사육농장 등에 발생 시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2019년 9월 16일 파주 양돈농가에서 발생했지만 초기 강력한 방역으로 그해 10월 이후 사육돼지 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ASF는 먹이가 부족하고 번식기인 겨울에 멧돼지의 활동 범위가 확장되면서 피해가 집중되는데 올해 상황이 지난해보다 심각하다. 발생 첫해 겨울(2019년 11월~2020년 1월)에는 120건이 발생했지만 두 번째 겨울(2020년 11월~2021년 1월)에는 약 2배인 231건이 확인됐다. 더욱이 최대 위험시기인 2~3월을 앞두고 발생 지역까지 늘면서 방역에 고심이 깊어졌다. 오연수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는 9일 “동물의 습성과 계절적 요인, 수색 강화 등 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확산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의 방역과 별도로 피해를 막기 위한 농가의 철저한 방역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환경부는 ASF 확산 차단을 위해 멧돼지 이동을 막을 수 있는 울타리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경기 파주~강원 고성까지 동서를 잇는 광역 울타리(1200㎞)와 초기 발생 장소 중심의 1차 울타리(45곳·121㎞), 발생 지역 이동 차단을 위한 2차 울타리(28곳·545㎞)가 설치됐다. 그러나 영월과 양양 등 광역 울타리를 한참 벗어난 지역에서 감염 멧돼지가 나오면서 허점이 지적된다. 그러나 발생 지역이 주로 산악지대로 설치에 어려움이 있고 계곡 등은 자칫 홍수·산사태 등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보니 제약이 크다. 사냥개와 총기 포획은 자칫 멧돼지 이동을 유발할 수 있어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설악산국립공원으로의 멧돼지 유입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선두 환경부 ASF총괄대응팀장은 “영월과 양양은 역학 조사 및 수색 결과 중간지역에 감염 개체가 없어 인위적 전파 가능성이 의심된다”면서 “춘천~가평 등 지난해 11월 이후 발생 지역은 집중 수색과 멧돼지 접근 차단 등 지역별 차별화된 관리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올해 AI 바이러스 치명률 높아… 검출률 42% 세계적으로 고병원성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월 현재 국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이 163건 검출됐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25일 야생조류에서 처음 고병원성이 확인되자 심각 단계에 준하는 대응에 나섰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28일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2018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고병원성이 발생한 후 97건이 확진됐다. 올해 검출된 바이러스는 2016~17년 당시 유행했던 H5N6보다 치명률이 높은 H5N8형이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폐사한 고니류를 조사한 결과 고병원성 바이러스 검출률이 2016~17년 35%에서 올해 42%로 상승했다.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발생이 2.9배 증가했지만 가금류 농장은 오히려 피해가 감소했다. 강화된 방제 효과로 해석된다. 이전에는 예방 차원의 살처분 범위가 검출 지점에서 500m 이내였지만 최근 3㎞ 이내로 확대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줄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AI는 서식지에서 감염된 후 월동지에서 확산되는 형태다. 지난해 몽골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고병원성이 확인돼 발생은 예측됐지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유행기’에 접어들었다. 야생조류에서 발생이 늘면서 멸종위기 조류인 고니류 등의 피해도 늘고 있다. 박재성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질병대응팀 보건연구관은 “상대적으로 바이러스에 강한 오리류가 바이러스를 갖고 들어온 후 이후 도래하는 덩치가 크고 면역력이 약한 종에 확산시키는 형태”라고 설명했다.야생조류 피해 증가와 관련해 한파·결빙 등 서식지 환경이 열악해지고 낙곡 감소 등 먹이가 부족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감염성이 강한 오리류가 소하천과 도시 지역 등으로 이동이 많아지면서 감염을 확산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더욱이 취약종인 고니류 개체 수 증가 및 가금 농가들이 소하천 옆이나 논 주변에 위치하면서 분변이나 차량, 사람에 의한 인위적 감염 위험이 상존한다. 김태윤 환경부 야생조류 AI 대응상황반 사무관은 “바이러스 자체 치명률이 강해지는 것을 반영해 고병원성 검출 지점 주변에 대해 폐사체 예찰과 분변시료 채취 등을 강화해 농장 전파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편적 대응 넘어 야생동물 보호정책과 연계” 기후위기와 환경 변화, 야생동물 거래 증가 등으로 야생동물 질병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동물과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인수공통감염병의 70% 이상이 야생동물에서 기원하면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지난해 10월 야생동물 질병 관리 컨트롤타워로 설치됐다. 그동안 전담 조직이 없다 보니 질병 발생 시 대응하거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처럼 국내 피해가 큰 일부 질병 연구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사후 대책’ 방식에서 ‘사전적 예방’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산토끼 감소가 식생 변화와 천적 증가의 원인도 있지만 야생토끼 유행성 출혈열병 유행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처럼 질병 대응은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대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직이 갖춰지기도 전에 ASF·AI 집중 발병 시기가 도래하면서 방역에도 손발이 부족한 상황에 처했다. 노희경 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은 “야생동물 질병의 정확한 진단과 대책을 위해서는 질병뿐만 아니라 전파에 영향을 주는 생태 습성 및 외부 요소에 대한 종합적 분석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질병 발생에 대한 단편적 대응을 넘어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정책과 연계한 통합적, 연속적 접근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천국의 섬 맞나?…모리셔스 보호소 유기견 굶주림에 서로 잡아먹어

    천국의 섬 맞나?…모리셔스 보호소 유기견 굶주림에 서로 잡아먹어

    ‘천국의 섬’ 모리셔스의 정부가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굶주린 개들이 서로 잡아먹으면서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종된 반려견을 찾기 위해 이 시설을 방문한 한 해외 여행객은 개들이 죽어가는 개를 먹고 피를 핥는 비인도적인 상황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남성은 이 시설에서 개 30~40마리가 갇혀 있었는데 그중 일부는 목걸이를 차고 있어 주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앞치마를 두른 한 여성 직원이 피를 뒤집어쓴 채 안에서 나오는 모습을 봤었다고 털어놨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이 이 매체와 공유한 음성녹음파일에서 이 남성은 모리셔스 동물복지협회(MSAW)로 알려진 이 악명 높은 유기견 보호소로 들어가기 전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를 차 안에 두고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사람들이 이 시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고 시설 촬영이 허용돼 있다면 모두 밖에 서서 시위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비밀리에 촬영돼 HSI가 공개한 한 영상에는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개들이 자신들보다 더 약한 개를 공격해 죽인 뒤 먹는 끔찍한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몇 년 동안에도 동물학대 혐의를 받아온 이 시설에서 촬영한 이 20초짜리 영상에서 한 개는 다른 개들에게 물어뜯겨 고통 속에 울부짓는다. 이 시설에서는 지난 2015년에도 한 직원이 개에게 독극물 주사를 놔 심정지에 이르게 하는 모습이 비밀리에 찍혀 공개된 적이 있다. HSI에 따르면, 매년 몇천 마리의 개가 거리와 해변에서 포획돼 MSAW의 시설로 보내진다. 하지만 이 시설에서는 누구도 개를 찾으러 오지 않으면 살처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HSI는 “모리셔스에는 개가 약 25만 마리 있으며 대부분은 주인이 있지만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아 거리와 해변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번식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모리셔스에서 개 몇천 마리에게 중성화 수술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는 HSI는 섬 전역에 걸쳐 떠돌아 다니는 개를 대상으로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1년 여간 정부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아직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HSI의 한 관계자는 “매년 모리셔스를 방문하는 몇천 명의 관광객은 해변에서 함께 뛰놀던 개들이 지쳐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 충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HSI의 중성화 프로그램이 모리셔스에서 성공적으로 떠돌이 개의 수를 점진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인도적인 방법을 제공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진정으로 동물복지를 개선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완전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진=HSI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쇼핑하듯 쓰레기 버리듯…12만 마리 다시 버림 받나요

    쇼핑하듯 쓰레기 버리듯…12만 마리 다시 버림 받나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르렀지만 공생하는 문화는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상품화하고 관련 산업만 육성하는 기형적 형태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을 버리거나 잃고, 성업하는 동물 농장과 번식장에서는 동물 학대가 끊이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유기동물 구호·보호 및 동물보호센터 운영비도 적지 않게 들어간다. 동물보호단체 등에선 생명을 상품화하는 시장구조와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선진국처럼 반려동물은 사지 말고 입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산업 위축을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성숙한 반려문화가 조성되지 않는 한 동물 생산과 충동구매, 유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애들을 자꾸 내다 버리니 어쩌겠어요. 큰 개는 입양하려는 사람들도 없고….” 버려지는 애완견들이 느는 가운데 민간 유기견 보호시설들이 민원에 갈 곳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경기 김포시 양곡읍 외곽 하천변에 있는 유기견 보호시설 ‘아지네마을’ 등이 그렇다. 8일 아지네마을에 따르면 양곡읍사무소는 최근 박정수(75) 소장과 토지주에게 ‘건축법 위반 시정명령 사전통지문’을 보냈다. 계고장에는 유기견들을 보호하기 위해 박 소장이 지난 2년여 동안 허가 없이 지은 창고와 축사 현황이 나열돼 있다. 읍사무소에서는 한두 차례 더 계고한 후 모두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력을 동원할 예정이다. 읍사무소 관계자는 “축사·비닐하우스·컨테이너·주택 등이 모두 불법시설이고, 민원이 제기돼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소장은 “누군가 몰래 놓고 간 애완견들을 하나 둘 돌보다 보니 허가를 받아 축사를 지을 겨를이 없었다”면서 “축사 등을 철거할 경우 200여 마리로 늘어난 애들이 당장 갈 곳이 없으니 5년의 시간을 달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토지주와 임대차 연장 계약도 체결했다. 이 시설은 당초 인천 서구에 있었으나 부지가 재개발되면서 철거명령을 받자 후원금을 모아 2018년 이곳으로 옮겨 왔다. 3년 전 유기견 보호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며칠 전 ‘안락사 없는 사설 유기견 보호소 아지네마을 지켜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비슷한 사례는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다. 대전 유성구 송정동의 한 유기견 보호소는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건축물이란 이유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이 보호소는 2016년 도살 직전인 22마리를 구조한 게 계기로 커졌다. 현재 220여 마리의 유기견을 보호 중이다. 관할 구청에서는 2018년부터 ‘허가 없이 축사시설을 설치했다’며 지속적으로 철거명령을 내리고 있으나 보호소 측은 “돈이 없어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난처해한다. 대구 팔공산 인근 ‘한나네 보호소’는 2018년 7월 극적으로 철거 위기에서 벗어났다. 대구 동구청은 보호소가 가축 사육이 제한된 지역에 있는 데다 악취와 소음이 있다는 주민들 민원에 따라 폐쇄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폐지를 막아 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올랐고, 청원인이 20만명을 넘으면서 정부가 동물을 번식, 판매하기 위한 ‘개 사육시설’과 보호하는 ‘보호소 시설’은 목적이 달라 불법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발견된 유기유실 동물 중 농림축산검역부가 운영 중인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모두 94만 908마리에 달한다. 하루 평균 258마리가 신고된다. 신고되지 않는 경우를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한 동물등록제가 2014년 처음 시행됐으나, 유기유실 동물 수는 더 많이 발생한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동물은 대부분 ‘인식표’나 ‘칩’(무선식별장치)이 없어 주인을 찾는 경우는 12%대에 불과하다. 유기유실 동물 중 생후 1년 미만이 약 40%를 차지한다. 반려동물은 어릴수록 인기가 있지만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 유기유실 동물은 각 지자체가 관할하는 동물보호센터에서 등록 절차를 거친다. 인식표나 무선식별장치가 있으면 주인을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돼 7일 이상 공고한다.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소유권은 지자체로 넘어간다. 지자체 소유가 된 유기동물 중 49.8%는 안락사 또는 자연사한다. 새 주인을 만나는 입양은 30.6%, 주인에게 돌아간 경우는 12.3%에 그쳤다. 사설 유기동물 보호센터가 늘어나고 자원봉사자들이 옹호하는 이유다. 박 소장은 “대부분 유기견 보호소의 운영 취지는 생명을 지키자는 취지며 비영리적으로 운영해 돈이 없다”며 “수억원을 들여 땅을 사고 건물을 지을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반려동물 테마파크·공원·문화센터 등을 경쟁적으로 만들지만 유기견 관련 행정은 인색하다”며 “거액이 드는 유기견 보호시설은 정부와 지자체가 만들고, 운영은 민간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개·고양이 번식장, 열악 그 자체…사고팔고 금지하고 입양 활성화

    개·고양이 번식장, 열악 그 자체…사고팔고 금지하고 입양 활성화

    9년 새 유기 120% 늘어 25% 안락사운영비 전년比 16%↑… 232억 지출 동물보호단체 “법으로 매매 막아야”경기도, 개농장·사육장 첫 실태조사전국적으로 하루 258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지거나 잃어버려진다.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소득 증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함께 늘어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 매매 행위를 법으로 막아야 한다”며 법제화를 촉구한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총 12만 8713마리가 주인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기동물 발생은 9년 전인 2011년 6만 606마리에서 2015년 8만 456마리, 2019년 13만 3515마리로 무려 120% 증가하다 지난해 다소 줄었다. 지난해 유기동물 가운데 24.8%는 자연사, 24.8%는 안락사 처리됐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자연사한 동물은 상당수가 병들어 폐사한 것이나 다름없다. 안락사 처리도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마취제 대신 근육이완제를 사용하는 등 동물 학대가 자행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커지고 있다. 전국의 동물보호센터 284곳에서 2019년에 쓴 운영비용은 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동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기도가 먼저 칼을 꺼내 들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기도 개농장 및 번식 사육장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도내의 개농장은 900여곳, 번식 사육장은 730여곳에 달한다. 허가 없이 영업하는 곳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는 용역 결과가 나오면 도 차원의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동물보호단체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반려동물은 거래를 최소화하고 입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면서 “공장식 생산을 통해 매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분양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에게 자격 면허를 줘 엄정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지사는 “반려동물을 돈 주고 사니까 귀하게 여기지 않고 너무 쉽게 사고 버려 매매 행위를 법률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전국적으로 매년 늘어 가는 유기동물 문제가 무색하게 개·고양이 번식장이 꾸준히 생겨난다. 번식장은 열악 그 자체인 강아지·고양이 공장”이라면서 “동물을 물건처럼 대량생산해 돈벌이 도구로 이용하는 잘못된 구조는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독일은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 자격 조건을 까다롭게 심사하고, 미국에서는 동물 판매 행위를 규제하거나 금지한다”면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동물을 계속 생산·판매하고, 충동 구매한 일부 소비자는 무책임하게 유기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세금으로 유기동물을 관리하고 처리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개·고양이 번식장, 열악 그 자체...사고 팔고 금지하고 입양 활성화

    개·고양이 번식장, 열악 그 자체...사고 팔고 금지하고 입양 활성화

    전국적으로 하루 258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지거나 잃어버려진다.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소득 증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함께 늘어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 매매 행위를 법으로 막아야 한다”며 법제화를 촉구한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총 12만 8713마리가 주인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기동물 발생은 9년 전인 2011년 6만 606마리에서 2015년 8만 456마리, 2019년 13만 3515마리로 무려 120% 증가하다 지난해 다소 줄었다. 지난해 유기동물 가운데 24.8%는 자연사, 24.8%는 안락사 처리됐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자연사한 동물은 상당수가 병들어 폐사한 것이나 다름없다. 안락사 처리도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마취제 대신 근육이완제를 사용하는 등 동물 학대가 자행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커지고 있다. 전국의 동물보호센터 284곳에서 2019년에 쓴 운영비용은 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동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기도가 먼저 칼을 꺼내 들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기도 개농장 및 번식 사육장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도내의 개농장은 900여곳, 번식 사육장은 730여곳에 달한다. 허가 없이 영업하는 곳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는 용역 결과가 나오면 도 차원의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동물보호단체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반려동물은 거래를 최소화하고 입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면서 “공장식 생산을 통해 매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분양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에게 자격 면허를 줘 엄정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지사는 “반려동물을 돈 주고 사니까 귀하게 여기지 않고 너무 쉽게 사고 버려 매매 행위를 법률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전국적으로 매년 늘어 가는 유기동물 문제가 무색하게 개·고양이 번식장이 꾸준히 생겨난다. 번식장은 열악 그 자체인 강아지·고양이 공장”이라면서 “동물을 물건처럼 대량생산해 돈벌이 도구로 이용하는 잘못된 구조는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독일은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 자격 조건을 까다롭게 심사하고, 미국에서는 동물 판매 행위를 규제하거나 금지한다”면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동물을 계속 생산·판매하고, 충동 구매한 일부 소비자는 무책임하게 유기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세금으로 유기동물을 관리하고 처리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유기견 축사 철거하라는데, 200여 마리 죽으란 얘기”

    “사설 유기견 축사 철거하라는데, 200여 마리 죽으란 얘기”

    “애들을 자꾸 내다 버리니 어쩌겠어요. 큰 개는 입양하려는 사람들도 없고….” 버려지는 애완견들이 느는 가운데 민간 유기견 보호시설들이 민원에 갈 곳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경기 김포시 양곡읍 외곽 하천변에 있는 유기견보호시설 ‘아지네마을’ 등이 그렇다. 8일 아지네마을에 따르면 양곡읍사무소는 최근 박정수(75) 소장과 토지주에게 ‘건축법 위반 시정명령 사전통지문’을 보냈다. 계고장에는 유기견들을 보호하기 위해 박 소장이 지난 2년여 동안 허가 없이 지은 창고와 축사 현황이 나열돼 있다. 읍사무소에서는 한두 차례 더 계고한 후 모두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력을 동원할 예정이다. 읍사무소 관계자는 “축사·비닐하우스·컨테이너·주택 등이 모두 불법시설이고, 민원이 제기돼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소장은 “누군가 몰래 놓고 간 애완견들을 하나 둘 돌보다 보니 허가를 받아 축사를 지을 겨를이 없었다”면서 “축사 등을 철거할 경우 200여 마리로 늘어난 애들이 당장 갈 곳이 없으니 5년의 시간을 달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토지주와 임대차 연장 계약도 체결했다. 이 시설은 당초 인천 서구에 있었으나 부지가 재개발되면서 철거명령을 받자 후원금을 모아 2018년 이곳으로 옮겨 왔다. 3년 전 유기견 보호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며칠 전 ‘안락사 없는 사설 유기견 보호소 아지네마을 지켜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비슷한 사례는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다. 대전 유성구 송정동의 한 유기견 보호소는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건축물이란 이유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이 보호소는 2016년 도살 직전인 22마리를 구조한 게 계기로 커졌다. 현재 220여 마리의 유기견을 보호 중이다. 관할 구청에서는 2018년부터 ‘허가 없이 축사시설을 설치했다’며 지속적으로 철거명령을 내리고 있으나 보호소 측은 “돈이 없어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난처해한다. 유기 반려동물 신고, 하루 평균 258마리 대구 팔공산 인근 ‘한나네 보호소’는 2018년 7월 극적으로 철거 위기에서 벗어났다. 대구 동구청은 보호소가 가축 사육이 제한된 지역에 있는 데다 악취와 소음이 있다는 주민들 민원에 따라 폐쇄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폐지를 막아 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올랐고, 청원인이 20만명을 넘으면서 정부가 동물을 번식, 판매하기 위한 ‘개 사육시설’과 보호하는 ‘보호소 시설’은 목적이 달라 불법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발견된 유기유실 동물 중 농림축산검역부가 운영 중인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모두 94만 908마리에 달한다. 하루 평균 258마리가 신고된다. 신고되지 않는 경우를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동물등록제에도 ‘주인 찾기’ 10%대 그쳐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한 동물등록제가 2014년 처음 시행됐으나, 유기유실 동물 수는 더 많이 발생한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동물은 대부분 ‘인식표’나 ‘칩’(무선식별장치)이 없어 주인을 찾는 경우는 12%대에 불과하다. 유기유실 동물 중 생후 1년 미만이 약 40%를 차지한다. 반려동물은 어릴수록 인기가 있지만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 유기유실 동물은 각 지자체가 관할하는 동물보호센터에서 등록 절차를 거친다. 인식표나 무선식별장치가 있으면 주인을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돼 7일 이상 공고한다.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소유권은 지자체로 넘어간다. 지자체 소유가 된 유기동물 중 49.8%는 안락사 또는 자연사한다. 새 주인을 만나는 입양은 30.6%, 주인에게 돌아간 경우는 12.3%에 그쳤다. 사설 유기동물 보호센터가 늘어나고 자원봉사자들이 옹호하는 이유다. 박 소장은 “대부분 유기견 보호소의 운영 취지는 생명을 지키자는 취지며 비영리적으로 운영해 돈이 없다”며 “수억원을 들여 땅을 사고 건물을 지을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반려동물 테마파크·공원·문화센터 등을 경쟁적으로 만들지만 유기견 관련 행정은 인색하다”며 “거액이 드는 유기견 보호시설은 정부와 지자체가 만들고, 운영은 민간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동물권단체 “수족관 돌고래 줄폐사… 바다로 보내야”

    동물권단체 “수족관 돌고래 줄폐사… 바다로 보내야”

    전국 수족관에서 돌고래들이 잇따라 폐사하자 시민단체들이 돌고래 체험·공연시설을 폐쇄하고 돌고래들을 바다에 방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국내 수족관에서 무려 5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하는 등 최근 5년간 국내 수족관에서 폐사한 돌고래가 20마리에 이른다”면서 “전국의 돌고래 수족관이 모두 돌고래의 죽음을 불러오고 있다”고 밝혔다. 돌고래 폐사가 잇따르자 지난달 해양수산부는 기존 수족관에서 이미 보유한 개체 외에 새로 고래를 들여올 수 없도록 하고, 새로 개장하는 수족관에서 고래류의 사육과 전시, 체험(관람)을 전면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체들은 정부의 대책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수조관 등에서 생활 중인 돌고래 27마리를 바다에 방류하거나 외국처럼 바다 쉼터를 만들어 방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수족관 번식과 수조 전시 및 사육 자체가 동물학대”라면서 “정부가 돌고래 체험·공연시설을 폐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검지 손톱보다 작아…세계서 가장 작은 카멜레온 발견

    검지 손톱보다 작아…세계서 가장 작은 카멜레온 발견

    아프리카 남동쪽 앞바다 마다가스카르섬에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카멜레온이 새로 발견됐다. 30일(현지시간) 베를리너자이퉁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과 마다가스카르 공동연구진은 마다가스카르 소라타에서 몸길이 최대 28.9㎜의 신종 카멜레온을 발견했다.브루케시아 나나(Brookesia nana)라는 학명이 붙여진 신종은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더 작다. 수컷은 코끝부터 항문까지 길이가 13.5㎜, 꼬리를 포함해도 21.6㎜에 불과하며 암컷은 코끝부터 항문까지 길이가 19.2㎜, 꼬리를 포함하면 2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최고 기록으로 9년 전인 2012년 같은 섬 노시하라라는 곳에서 발견됐던 코끝부터 항문까지 길이가 19.9㎜, 꼬리를 포함한 전체 몸길이가 29㎜인 수컷 브루케시아 미크라(Brookesia micra)보다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연구진에 따르면, 이들 카멜레온이 서식하는 곳은 마다가스카르 북부에 있는 열대우림이다. 마다가스카르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뭇잎카멜레온속(Brookesia)이 서식하는 장소로도 유명한데 각지에는 여러 종의 나뭇잎카멜레온이 서식한다. 그중에서도 이번 신종 카멜레온이 가장 작다는 것이다. 이 카멜레온은 사람 검지보다 작고 성냥개비 심지 위에 올라갈 만큼 작다. 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인 독일 포츠담대의 마크 셔츠 박사는 “이런 카멜레온은 크기가 너무 작은데다가 갈색 몸이 나뭇가지와 동화돼 있어 발견하기가 매우 까다롭다”고 회상했다. 이 연구에서는 또 수컷 개체의 생식기가 다른 종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자가 신종 카멜레온의 생식기인 반음경의 길이를 측정한 결과, 그 길이는 전체 몸길이의 약 18.5%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종이 이처럼 큰 생식기를 지니게 된 이유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암컷의 몸집이 수컷보다 커 번식을 성공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 아닐까 추측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지구상에서도 가장 많은 수준의 생물 다양성을 자랑해 나뭇잎카멜레온 외에도 여러 신종이 종종 보고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 정도의 다양성을 만들어낸 마다가스카르 생태계의 비밀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1월 28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양’ 희귀 흑비양 英 농장서 탄생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양’ 희귀 흑비양 英 농장서 탄생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양으로 불리는 희귀 흑비양(黑鼻羊) 새끼가 탄생했다. 2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데번주의 작은 농장에서 새끼 흑비양 2마리가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얼굴과 귀, 발목 부분이 까만 흑비양은 15세기 스위스 마테호른 발레(Valais) 지역에서 기원한 가축이다. 말 그대로 발레 지역의 코가 까만 양이라는 뜻의 ‘발레 블랙노즈’(Valais Blacknose)라 불린다. 주로 양모와 식용목적으로 키웠는데, 1년에 약 4㎏의 양모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마치 인형 같은 귀여운 외양 때문에 현재는 반려동물로서의 가치가 더욱더 높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F1(50% 순도)~F5(97% 순도)까지 혈통 순도에 따라 적게는 1000달러(약 112만 원)에서 많게는 1만 달러(약 1118만 원)에 팔려나간다. 전 세계에 서식하는 흑비양은 약 1만4000마리로 희귀하게 관리되고 있다. 6년 전 스위스가 흑비양 수출을 금지한 터라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수입한 개체를 대상으로 한 자체 번식으로 그 수를 늘리고 있다.2014년 2월 흑비양을 처음 도입한 영국은 2016년 기준 약 400마리까지 개체를 증가시켰다. 얼마 전 데번주 비드포드의 작은 농장도 인공 수정을 통해 흑비양 새끼 2마리를 얻었다. 뽀얀 털 사이로 얼굴과 귀, 발목만 까만 것이 영락없는 순종 흑비양이었다. 나선형 뿔도 특징적이었다. 농장주는 “몇 년 전 시장에서 매우 비싼 값에 팔리는 양을 보고 관심을 두게 됐다. 평생 양을 길렀지만 그런 양은 처음 봤다”고 밝혔다. 가족 농장에서 약 400마리의 상업용 양을 사육하고 있었던 그는 종의 다양화를 위해 2016년 흑비양 배아에 투자했고, 이번에 새끼 한 쌍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현재 수입은 불가능해졌지만, 수요는 넘쳐난다. 온순한 성격과 귀여운 외모로 상류층의 반려동물로 인기가 좋다. 인공수정 등 자체 번식으로 수요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안녕~ 난 심바야” 싱가포르 첫 인공수정 아기 사자 공개

    “안녕~ 난 심바야” 싱가포르 첫 인공수정 아기 사자 공개

    최근 인공 수정으로 태어난 새끼 사자 한 마리가 싱가포르 동물원에서 공개됐다.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외신은 2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동물원에서 심바라는 이름의 새끼 사자가 어떻게 인공 수정으로 태어날 수 있었는지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심바는 싱가포르 최초로 인공 수정을 통해 태어난 사자로 기록됐다. 앞서 201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세계 최초로 사자 두 마리가 인공 수정으로 태어난 사례가 있지만, 이런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심바는 전기자극사정이라는 시술을 통해 아비 무파사에게서 추출한 정액을 가지고 인공 수정하는 방식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심바의 아비 무파사는 평균 나이보다 훨씬 더 오래 산 데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 시술이 끝난 뒤 근위축이 나타나는 등 건강 상태가 더욱더 악화해 안락사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동물원 등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인 싱가포르 야생동물 보호국(WRS)은 “무파사는 20세라는 고령의 나이까지 생존했지만 공격적인 성향 탓에 단 한 번도 번식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동물원 측은 인공 수정을 통해 무파사가 대를 이을 수 있게 하기로 했던 것이다.지난해 10월 23일 태어난 심바는 어미 카일라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사육사들은 심바가 건강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무파사의 아름다운 눈을 빼닮았다고 말했다. 사실 동물원 관계자들은 심바가 지난 3개월 동안 건강해질 때까지 출생 사실의 발표를 연기해 왔다. 처음 몇 달 동안 심바가 어미의 젖을 먹는데 어려움을 겪어 분유로 보충해야 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동물원의 육식동물 책임자인 쿠건 크리슈난은 “카일라가 심바와 일시적으로 떨어지면 자기 새끼를 거부할 수도 있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심바를 데려가 분유를 먹이는 것을 주저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카일라는 고맙게도 우리와 쌓은 신뢰를 생각해 개입을 받아들였고 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심바는 생후 2, 3개월 사이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분유를 주로 먹고 있지만 약간의 날고기도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심바는 카일라와 함께 지내며 유대를 쌓고 있고 앞으로는 이모뻘 되는 다른 암사자 등 가족들에게도 천천히 소개돼 적응을 마치면 일반인에게 공개될 계획이다. 야생의 사자는 대부분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살고 있지만, 개체 수는 1980년대 이후로 50%까지 줄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사자는 멸종위기취약종(VU·Vulnerable)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다 자란 개체는 2만3000~3만9000마리 정도 남아있다. 사진=WR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코로나의 역설…美 해안 멸종위기 참고래 출산율 올라

    코로나의 역설…美 해안 멸종위기 참고래 출산율 올라

    전 세계에 3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알려진 멸종위기 동물 북대서양참고래의 출산율이 몇 년 만에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선박 운행 건수가 줄어든 덕분인 것으로 보여진다. 영국 일간 가디언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부터 플로리다주에 이르는 해안에서 북대서양참고래 65마리가 발견됐으며 이중 14마리는 얼마 전에 태어난 새끼들로 확인됐다. 갓 태어난 새끼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고래의 나이는 1살부터 47살까지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런 사실은 며칠 전 미국 플로리다 어류야생동물보호위원회(FWC)의 발표로 공개됐다. 그런데 이들 2021년생 새끼들 중 11마리는 이전에 출산을 경험한 어미에게서 태어났지만, 나머지 3마리의 각 어미는 초산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FWC는 “이번에 처음 출산을 경험한 어미 고래는 12살 된 샴페인과 19살 된 인피니티 그리고 아직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3720로 분류된 암컷”이라면서 “3마리가 더 태어난 것은 몇 년 만에 가장 고무적인 변화”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환경 운동가들은 사람들이 이들 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배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야생동물 보호단체 ‘디펜더스 오브 와일드라이프’의 전문가들은 북대서양참고래가 인간의 활동 탓에 번식 속도보다 빠르게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달 초 미국 조지아주 해안의 고래 출산지에서는 고래 한 마리가 어업용 밧줄에 심하게 걸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 단체의 수석변호사 제인 대븐포트는 “참고래들은 매일 같이 어업용 밧줄과 과속 선박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지난 10년 동안에만 이런 이류로 200마리가 넘게 목숨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이후 미국과 캐나다 해역에서 폐사한 것으로 기록된 북대서양참고래 수는 32마리이고 중상을 입은 참고래 수도 14마리나 된다. 그리고 지난 한 해 동안 폐사한 새끼 참고래 중 2마리는 선박 충돌로 목숨을 잃었다. 이에 대해 FWC는 북대서양참고래 어미와 새끼 한 쌍은 출산지 특히 해수면이나 그 근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서 이는 이들 고래가 유대관계를 맺는데 중요하지만 위협에 취약해지는 시기이므로 연방법에 따라 대형선박과 카약, 카약, SUP(스탠드업 패들보드), 제트스키 그리고 다른 모든 배는 참고래들로부터 최소 500야드(약 457m) 떨어진 곳에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대서양참고래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2019년 말까지 356마리 정도가 남았고 이중 70마리 미만만이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암컷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FWC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일부 수컷 사마귀, 짝짓기할 때 암컷과 몸싸움 벌여 생존률 높인다”

    “일부 수컷 사마귀, 짝짓기할 때 암컷과 몸싸움 벌여 생존률 높인다”

    사마귀 중 어떤 종은 수컷이 짝짓기를 시도할 때 암컷과 몸싸움을 해서 잡아먹히지 않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연구진은 사마귀 중 동족 포식성이 강한 스프링복 사마귀(학명 Miomantis caffra) 52쌍을 채집한 뒤 실험실에서 이들의 짝짓기 행동을 24시간 관찰하고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암컷 사마귀는 보통 자신에게 접근하는 수컷을 잡아먹는다. 이 때문에 짝짓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전 세계 거의 2000종에 달하는 사마귀 중 스프링복 사마귀는 수컷이 짝짓기를 하기 전 암컷과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인다. 이는 암수 모두 먼저 앞다리로 상대를 제압하려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관찰 실험을 위해 모든 사마귀를 개별 공간에 넣어놓고 일주일에 3~5번 집파리를 먹이로 줘 비슷한 공복감을 느끼게 했다. 그러고 나서 용량 700㎖의 투명한 플라스틱 컵 안에 암수 사마귀 한쌍을 넣어두고 24시간 동안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사마귀 52쌍 중 29쌍(56%)이 12시간 안에 신체 접촉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때 수컷이 항상 먼저 접촉을 시도했으며 날개를 빠르게 펄럭이면서 암컷 등 위에 뛰어올랐다. 이중 90%에 달하는 거의 모든 접촉 사례에서 암수 사이 몸싸움으로 번져 평균 12.77초 동안 지속됐다. 이중 7%는 승자 없이 서로 물러났다. 그런데 만일 암컷이 이기면 수컷은 거의 확실히 죽음을 맞았다. 접촉 사례 중 35%는 암컷이 먼저 수컷을 제압했고 이는 동족 포식으로 끝났다. 반면 수컷이 이기면 짝짓기 성공률은 급격히 높아졌다. 접촉 사례 중 58%에서 수컷이 먼저 암컷을 제압했고 이중 67%는 짝짓기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절반의 수컷은 결국 암컷에게 잡아먹혔다. 이밖에도 접촉 사례 중 13%에서는 짝짓기 없이 동족 포식으로 끝났고 나머지 20%에서는 짝짓기는 물론 동족 포식도 이뤄지지 않았다.또 다른 특이한 점은 싸움에서 진 암컷 중 27%가 수컷의 날카로운 앞다리에 다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복부에 상처가 생겼고 나중에 아물어 검게 변했는데 이런 모습은 야생에서도 관찰된다. 연구 주저자인 오클랜드대의 곤충학자이자 사마귀 전문가 네이선 버크 박사는 “수컷은 동족포식성이 있는 암컷과 짝짓기할 때마다 목숨을 건 게임을 한다”면서 “수컷이 짝짓기에 성공하기 위해 암컷과 싸움을 벌이는 강압적 행동으로 동족 포식을 피하는 사례는 드물기에 이 연구는 동폭포식성을 지닌 사마귀에서 이런 행동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또 “곤충 세계에서 짝짓기를 할 때 싸움이 일어나는 사례는 드물지 않지만 대개 조심스럽거나 전술적인 접근을 선호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이 수컷 스프링복 사마귀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정말로 싸우며 이 연구는 이런 싸움이 번식 성공 측면에서 수컷이 선택한 최선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그레고리 홀웰 교수도 “우리는 지난 10년간 스프링복 사마귀로부터 여러 가지 흥미로운 생물학적 사실을 배웠지만, 이번 연구는 특히 더 놀랍다”면서 “사마귀의 경우 몸싸움은 수컷이 짝짓기 시 동족 포식 위험에 대처하는 것을 돕는 가장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밟힐수록 강해지는 식물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밟힐수록 강해지는 식물

    학부 시절 잔디학개론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잔디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전공 필수 과목이라는 이유였다. 첫 수업 이후로 나는 잔디를 무척 매력적인 식물이라 여기게 됐다. 그것은 잔디가 가진 ‘내답압성’ 때문이다. 내답압성의 정의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보리밭 따위의 농경지가 답압에 대해 고유의 성질을 유지하려는 성질’이라고 돼 있다. 밟아도 본래대로 돌아오는 성질, 밟아서 생기는 상처 등에 강한 성질. 잔디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다. 길가의 풀, 정확히는 식물 지상부에 속하는 줄기, 잎, 꽃, 열매, 종자는 인간에 의해 짓밟히면 본래 형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서서히 죽는다. 물론 한두 번 짓밟혔다고 죽진 않을 수도 있지만 꺾이거나 잘릴 정도의 훼손은 그대로 생명력을 잃게 만든다.그러나 잔디는 다르다. 무게에 눌려도 본래의 형태로 재생되며, 이런 성격 때문에 정원이나 골프장, 경기장, 운동장에, 말하자면 우리 발에 밟히기 위한 식물로서 널리 이용된다. 물론 공원 잔디밭 입구에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표지판을 본 적도 많다. 이것은 너무 과하게 밟히고 훼손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문제는 적당히를 모른다는 데 있다. 잔디처럼 밟혀도 살아 있는 풀, 오히려 밟히면서 번식을 하는 풀이 바로 질경이다. 이름부터 질경이라 참 질긴 풀이겠구나 싶지만, 질경이는 길에 흔히 살아 ‘길경이’에서 유래된 이름이라 추측한다. 질경이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숲, 길가, 정원. 오히려 숲이 아닌 곳, 식물이 살기 힘들 것 같은 척박한 곳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 이것은 다른 잡초들처럼 이들 역시 다른 식물들에 의해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고 풍족한 환경에서 살 수 없듯, 모든 식물들이 양분이 풍부하며 양지바른 곳에서 살 수 없다. 그래서 이들은 이 척박한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강해져야 했다. 질경이는 줄기 없이 뿌리에서 잎이 사방으로 퍼지며 땅에 붙어 난다. 이 형태는 무게중심을 낮춰 동물에 의한 훼손을 최소화한다. 게다가 질경이의 꽃줄기는 늘 위로 곧게 서지 않고 약간 옆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바람의 저항을 덜 받으며, 동물의 공격에도 유리하다. 4년 전 노르웨이의 식물을 그리면서 우리나라의 질경이가 아닌, 같은 속의 넓은잎질경이와 우리나라에서도 분포하는 창질경이를 그렸다. 넓은잎질경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질경이와 비슷한 형태였고, 창질경이는 잎이 유독 가느다랗고 뾰족했다. 생각해 보면 질경이는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유럽 어디를 가도 각기 다른 종으로서 늘 존재했다.질경이를 두 번째로 만난 건 2년 전이었다. 사람들의 자연생활 욕구가 높아지면서 나물을 채취해 요리하는 TV 예능 프로그램이 생겼고, 대중의 식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줄 식물세밀화가 필요하다는 요청에 작업을 시작했다. 질경이 잎은 나물로도 무쳐 먹기에 그때 질경이를 그렸다. 당시 작업실 근처에 있던 질경이를 관찰하면서, 잎맥이 특이해 잎을 반으로 자르니 그 안에서 다섯 개의 실줄기가 액체와 함께 나왔다. 잎 내부에 있던 실줄기 때문에 질경이의 부드러운 잎이 쉽게 잘리지 않았던 거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들을 밟은 동물을 이용까지 한다. 질경이 씨앗은 주로 동물의 발바닥에 묻어 멀리까지 퍼진다. 물론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인간의 신발에 의해 질경이는 멀리, 더 많이 번식할 수 있다. 이것이 질경이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이들이 처음부터 밟히는 데에 익숙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살다 보니 그렇게 돼버린 것뿐이고, 그렇게 오히려 자신을 밟는 동물을 이용해 번식까지 하게 됐다. 질경이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식물의 이미지를 상쇄시킨다. 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라는 식물의 이미지 말이다. 언젠가 한 기관의 식물 관련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던 중 갑자기 중지하게 된 사연이 있는데, 그 이유는 식물이 워낙 약한 이미지라 기관 이미지에 안 좋을 것 같다는 상부 의견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 말은 그들이 식물이란 생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었고, 그런 곳이라면 애초에 식물 프로젝트를 할 자격이 없기 때문에 일이 중지가 됐음에도 나는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고 그래서 다른 생물의 공격을 당하기 쉽기 때문에, 더 계산적이고 치밀하게 공격에 대응할 방법을 강구해 내며 오랜 시간 변화한다. 밟혀도 밟혀도 살아 있는 질경이, 아니 밟히면서 더 먼 곳으로 나아가는 질경이를 그리면서 나는 올해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 美 동물원서 멸종위기 원숭이 ‘프랑수아랑구르’ 탄생 경사 (영상)

    美 동물원서 멸종위기 원숭이 ‘프랑수아랑구르’ 탄생 경사 (영상)

    미국의 한 동물원이 멸종위기 원숭이 번식에 성공했다. 16일(현지시간) ABC6뉴스는 필라델피아동물원에서 프랑수아랑구르(Trachypithecus francoisi) 새끼가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필라델피아동물원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암컷 ‘메이 메이’와 수컷 ‘체스터’ 사이에서 암컷 새끼 한 마리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태어난 새끼에게는 ‘뀌 바우’(Quý Báu)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베트남어로 귀중하다는 뜻이다. 필라델피아동물원에서 멸종위기종인 프랑수아랑구르가 태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하지만 새끼는 태어난 직후부터 고비를 맞았다. 첫 출산치고는 드물게 어미 ‘메이 메이’가 등을 돌린 탓에 사육사 손을 빌려야 했다. 동물원 측이 공개한 영상에서 따뜻한 목욕물에 몸이 노곤해진 새끼는 쏟아지는 졸음에 눈이 감기면서도 사육사 손을 꼭 붙들었다. 우유까지 먹인 후 병원으로 새끼를 옮긴 사육사들은 한동안 어미 노릇을 대신해야 했다. 다행히 어미가 새끼에게 돌아오면서 지금은 원숭이 가족 사이에 교류가 활발하다. 긴꼬리원숭잇과의 프랑수아랑구르는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 서식하며, 한 배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임신 기간은 최대 210일이다. 머리털이 볏처럼 위로 솟아나는 게 특징이다.프랑수아랑구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위기(EN)종으로 올라 있다. 서식지 파괴와 밀렵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현재 전 세계에 남아있는 프랑수아랑구르 성체가 채 2000마리도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7000마리에 달했던 중국 내 프랑수아랑구르는 현재 70% 감소한 1600마리 수준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에 서식하는 개체 수는 신뢰할 만한 추정치가 없으나 200마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연맹은 보고 있다. 전 세계 동물원에 남아있는 개체 수도 60마리 정도다. 필라델피아동물원에 앞서 2006년 미국 인디애나주 에번스빌 미스커파크동물원이 번식에 성공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09년에는 호주 타롱가동물원이 암컷 새끼 프랑수아랑구르 한 마리를 얻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오래 같이 있다 보면 닮아 간다… 인간과 동물도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오래 같이 있다 보면 닮아 간다… 인간과 동물도

    “풀잎들이 사람을 닮아 있다/한 녀석은 고개를 외로 꼬고 배시시 웃고 있고/또 한 녀석은 입을 벌려 말을 건네고 있는 눈치다/바람이 불어오자 둘이는 함께 몸을 출렁인다/사람들이 풀잎을 닮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날이 내게 있었다.” ‘풀꽃’이라는 시로 잘 알려진 나태주 시인의 ‘풀잎을 닮기 위하여’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영향을 줘 닮게 된다고들 한다. 오랜 세월 해로한 부부들은 얼굴뿐만 아니라 성격도 비슷하게 변해 간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사람들끼리 닮아 가는 것을 넘어 나태주 시인의 시처럼 사람과 다른 생물체 간의 유사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실제로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인간행동·생태·문화연구분과, 킬 세계경제연구소 산하 국제개발연구센터, 본대학 경제학과, 뮌헨 공과대 생명공학 및 지속가능연구센터, 영국 브리스틀대 경제학부 공동 연구팀이 같은 공간환경에서 사는 인간과 포유류, 새는 비슷한 방법으로 행동하고 사회집단을 조직한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5일자에 실렸다.연구팀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동북지역에 살고 있는 음부티족과 같은 전 세계의 수렵채집집단 339개를 대상으로 각각의 생활양식과 이들의 거주지에서 반경 25㎞ 내에 살고 있는 포유류와 조류의 생활양식을 비교했다. 부계씨족사회 형태의 음부티족은 추장 같은 지도자가 없고 분쟁이 생기면 사람들이 모여 협의해 해결하며 수렵채집한 것들의 일부를 이웃 농경민에게 주고 농작물, 철기구, 옷 등과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수렵채집집단들은 각각의 환경에 맞는 생활양식을 고수하고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이 같은 생활양식이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의 동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가’였다. 환경이 개별 생물집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들은 있었지만 사람과 포유류, 조류 등 다양한 종에 대한 비교분석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같은 환경에서 사는 인간과 비인간 동물종은 먹이를 찾고 번식하고 양육하고 사회집단을 조직하는 모습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교 대상이었던 15가지 생활양식 중 14가지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채집보다는 사냥을 하는 집단이 있는 곳 근처에는 육식동물이나 조류가 더 많고, 물고기 어획을 하는 집단 주변에는 비슷한 먹이 획득 방식을 가진 동물이 더 많다는 것이다. 먹이를 구하는 방식 같은 것처럼 환경에 직접 관련된 행동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에 덜 의존하는 번식, 양육, 집단 조직 같은 행동까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인간은 수렵채집집단에 따라 결혼 연령이나 첫 아이를 낳는 연령대가 다른데 주변에 사는 포유류나 새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아이를 낳는 나이가 빠른 집단 주변에 사는 동물들의 경우 역시 생식 및 번식 시기가 인간 집단과 닮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진화생태학자 디터 루카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난 동물과 인간의 공진화(coevolution)에 대한 결과”라며 “인간, 포유류, 조류의 행동 유사성이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환경조건을 통해 행동과 진화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생태계나 지구가 인간의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려 주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나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처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은 지구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모든 동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여섯 번째 생물 대멸종’이 더 빨라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dmondy@seoul.co.kr
  • AI 이어 아프라키돼지열병 확산 우려…야생 멧돼지 총기 포획 실시

    AI 이어 아프라키돼지열병 확산 우려…야생 멧돼지 총기 포획 실시

    조류 인플루엔자(AI)에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농가에 침투할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비상이 걸렸다.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대거 확인되고 있어 총기 포획을 실시하기로 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14일까지 12개 시·군에서 총 941건의 야생멧돼지 ASF 감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강원 화천군(343건)과 경기 연천군(314건)에서는 각각 300건 이상 확인됐다. 최근엔 광역울타리에서 62㎞ 떨어진 강원 영월군에서도 야생멧돼지 ASF가 8건 나오는 등 발생 지역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양돈농장 사육돼지에선 지난해 10월 이후 ASF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광역울타리 이남에서 야생멧돼지 ASF가 발생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한다. 대다수 양돈농장이 야산 인근에 있어 야생멧돼지가 접근하기 쉽고, 봄철 번식기가 되면 야생멧돼지 수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수본은 야생멧돼지 확산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설치 및 보강하고, 야생멧돼지 개체 수 저감에 나서기로 했다. 광역울타리 이북 지역 9개 시·군 228개 리에 제한적 총기 포획을 실시한다. 광역울타리 이남 발생지점을 중심으로 신규 울타리를 설치하고, 고속도로를 차단망으로 활용해 야생 멧돼지 이동을 막는다. 멧돼지 ASF 발생지역과 인근 도로·농장 진입로는 방역차·광역방제기·군 제독차 등 소독차량 196대를 동원해 매일 소독을 시행한다. 김현수(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중수본부장은 “야생멧돼지의 ASF가 계속 확산해 양돈농장으로의 오염원 유입이 우려되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전국 양돈농장은 소독·방역 시설을 신속하게 개선하고 축사를 출입할 때는 장화 갈아신기·손 소독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러시아 방사 황새, 해남까지 이동

    러시아 방사 황새, 해남까지 이동

    러시아에서 방사된 멸종위기 황새가 한반도 최남단에서 확인됐다.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4일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가 지난해 8월 현지에서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황새 1마리가 12월 전남 해남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지부는 지난해 6월 극동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역에서 탈진한 어린 황새 1마리를 구조해 재활센터에서 회복 과정을 거쳐 8월 13일 항카호 북부 지역 예브레이스카야 자치주에서 방사했다. 러시아지부는 방사 이후 황새가 한반도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국립생태원에 알렸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12월 25일 해남에서 월동 중인 황새(18마리) 중 러시아지부에서 방사한 황새의 가락지를 확인한 후 부착된 위치추적시스템(GPS)을 통해 이동 경로를 파악한 결과 한반도 북부와 전북 김제(12월 16일)를 거쳐 해남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새의 건강은 양호하며 다른 황새들과 어울려 기수역의 소하천·저수지·갯벌 등지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국립생태원과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한반도 황새 생태축 보전을 위한 한러 공동연구협정을 체결한 뒤 러시아 주요 황새 번식지 개선과 이동경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美 철새 수십만 마리 미스터리 떼죽음…사인은 ‘굶주림’

    美 철새 수십만 마리 미스터리 떼죽음…사인은 ‘굶주림’

    지난 가을 미국 남서부에 서식하던 철새 수십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이상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부검 결과가 공개됐다고 기즈모도 등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철새들의 미스터리한 떼죽음을 조사해 온 미국 지질조사국은 조류 부검 결과 사인(死因)으로 기아를 지목했다. 지질조사국 연구진이 분석한 사체의 80%에게서 신체 쇠약과 심하게 수축된 근육, 장내 혈액 누출, 신부전 등을 포함한 기아의 징후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철새들이 죽어나가는 기이한 현상이 처음 목격된 것은 지난 8월로, 파랑새와 찌르레기, 딱새류 등 북미의 많은 철새종이 죽은 채 발견됐다. 나무에 있어야 할 새들이 땅에서 먹이를 찾거나 벌레를 쫓기도 했고, 힘없이 바닥에 누워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심지어 일부 새들은 도로에 앉아있다 차량에 치어 목숨을 잃었다. 연구진은 이중 170구의 사체를 분석했으며 이중 32구에서 위와 같은 기아의 징후를 보였다. 나머지는 부검을 실시하기에 적절한 상태가 아니었다. 연구진은 “영양실조는 이번 부검에서 발견한 유일한 공통점이었다. 새들의 몸에서 기생충과 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성 질병 등의 징후를 검사했지만 그 어느 것도 새의 사망원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철새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되기 시작한 무렵,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산불과 그로인한 연기가 새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 또한 사인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만 산불이 철새의 떼죽음과 조금의 연관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들은 기후변화가 산불을 유발했고, 산불 때문에 이동 경로를 변경한 철새들에게서 심각한 에너지 고갈 및 피로감이 나타났을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또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한 가뭄이 이어졌는데, 건조한 환경에서 식물이 만들어내는 씨앗의 양은 적어지고 벌레도 번식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환경도 조류가 영양실조에 걸려 떼죽음을 당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도 9월 초 남서부 일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가뭄 이후 추위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철새들이 방향을 잃고 엉뚱한 곳에서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19년 현지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는 1970년 이후 조류 개체수가 이전의 30% 가량 줄어들었고,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지목됐다. 또 2020년 기준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 서식하는 조류 389종이 기온과 강수량의 변화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백신에 희망 걸었는데… WHO “코로나 계속 변이, 집단면역 어렵다”

    백신에 희망 걸었는데… WHO “코로나 계속 변이, 집단면역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됐지만 집단면역은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데이비드 헤이먼 WHO 전략·기술 자문위원장은 “세계는 충분한 사람들이 면역을 얻으면 전염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집단면역 달성을 희망해 왔지만 이는 집단면역 개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헤이먼 위원장은 “코로나19 병원균인 SARS-CoV-2의 운명은 다른 4개의 코로나바이러스처럼 풍토병이 될 것이며, 코로나19는 인간 세포에서 번식하면서 계속 변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백신 효과 지켜봐야… 접종해도 마스크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백신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백신은 아무리 예방효과가 높더라도 전염병을 없애거나 퇴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라며 이에 동의했다. 숨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과학자 역시 “백신의 첫 번째 역할은 바이러스의 증상과 심각한 질병, 사망을 예방하는 데 있다. 이 백신이 감염을 줄이거나 사람 간 전파를 막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계속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간에게 전염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SARS-CoV와 MERS-CoV, 229E, NL63, OC43, HKU-1 등 7가지가 있다. 이 중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없어졌지만 나머지 4개 바이러스는 계절성 바이러스로 매년 유행을 되풀이하고 있다. HKU-1의의 경우, 미국 중증 폐렴 발생 원인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이런 계절성 바이러스가 돼 인간과 공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헤이즈 위원장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은 미국·영국·캐나다·독일·중국·러시아 등 세계 16개국에서 승인을 받고 460만명이 접종받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사스나 메르스처럼 아예 다른 ‘변종’으로 진화할 경우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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