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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농특산물 알리기 나선 조억동 경기 광주시장

    지역 농특산물 알리기 나선 조억동 경기 광주시장

    “우리 광주에서 생산하는 농특산물 브랜드 ‘자연채’는 시장이 책임지겠습니다.” 조억동(55) 경기 광주시장이 지역 농특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직접 나섰다. 광주시내 전체 가구 중 농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11%밖에 되지 않는 데다 매년 생산감소 추세에 있지만 농업이야말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농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업” 조 시장은 “그동안 광주 하면 토마토축제가 유명했는데, 사실 이보다 더 나은 농특산물이 있다.”면서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광주 고유 브랜드인 ‘자연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채는 ‘자연 그대로의’라는 의미로 ‘클린 광주’와 잘 맞는 친환경의 순수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는 2006년 지역의 토마토와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어린잎 채소 등 4개 품목에 자체의 품질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자연채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했다. 지금은 한우, 계란, 새싹, 친환경 쌀, 콩나물, 가지 등 총 18개 품목으로 늘었다. 자연채라는 브랜드는 2004년 시민 공모를 통해 탄생한 것이다. 관련 조례를 만들고 상표 등록도 했다. 매출액은 2008년 65억원, 2009년 164억원, 2010년 196억원 등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면서 농가의 수입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천덕봉 가지’도 상품화 ‘인기몰이’ 최근에는 곤지암 일대에서 생산되는 ‘천덕봉 가지’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가지는 재배하는 농가가 많고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상품화하려는 시도가 없었다. 하지만 조 시장은 이런 가지 하나에도 품질인증을 부여함으로써 흔하지만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게 했다. 조 시장은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려면 특성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연채의 특성화를 위해 가락농수산물시장 등 전국의 농산물 시장을 직접 다녀봤다.”며 “요즘에는 출하되는 포장 상자 하나까지 차별화를 시도하는 농가들이 많아져 어떤 것은 포장을 뜯기도 아까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특성화 위해 전국 시장 직접 다녀” 조 시장은 “이제 농특산물은 생산자가 곧 상표가 되는 시대”라며 “여기에 지자체까지 적극 지원한다면 가치 높은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어 “자연채는 품질균일성, 포장의 규격화, 위해물질 안전성, 품질관리 수준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이라며 “소비자들이 믿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농산물로 전국 제일의 명품 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해발 1058m의 천왕봉 산신, 각지 1058명이 모시러 간다

    충북 보은군이 주최하는 ‘2011속리축전’이 13일부터 사흘간 속리산 잔디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가장 눈에 띄는 행사는 산신제다. 개막 당일 오후 6시 30분 천왕봉에서 보은군민을 비롯해 청주, 서울 등 각지에서 모인 1058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신을 모셔오는 행사가 열린다. 군은 속리산의 주봉인 천왕봉(해발 1058m)을 알리기 위해 1058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했다. 이들은 오후 2시 속리산 입구에 집결, 군에서 나눠주는 헤드랜턴 등 야간산행 장비를 받고 법주사 일주문∼세심정∼상고암을 거쳐 천왕봉 등반에 나서게 된다. 산신을 아래로 모셔오면 이날 오후 10시부터 속리산 잔디공원에서 지역의 평안과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산신제가 불교식으로 진행된다. 박영미 보은군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이 풍습은 신라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다가 간소화됐지만 올해는 원형에 가깝게 재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5일 낮 12시 속리산 잔디공원에선 1058명이 먹을 수 있는 산채비빔밥 만들기 행사가 마련된다. 지름 3.3m, 높이 1.2m의 대형그릇을 이용한 비빔밥 제작에는 쌀 두 가마(160㎏)와 1t 트럭 분량의 산나물 버섯 등이 들어간다. 이 밖에도 행사 기간 중에 마당극 송이놀이, 남사당 바우덕이 줄타기 공연, 7080콘서트 등이 진행된다. 보은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치매의 기억

    덕용이 할머니는 참 바지런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들로, 산으로 나가 하다못해 ‘동냥치버섯’이나 나무새라도 뜯어다 식솔들 먹거리로 장만해 내곤 했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새경 모아 어렵사리 장만한 뙈기밭을 마치 갓난이 어르듯 살폈다. 그 덕에 고작 두세 마지기에 불과한 뙈기밭이었지만 구석구석 온갖 야채가 자리잡은 옹골찬 채전(菜田)이 됐다. 그랬는데, ‘이제 허리 좀 펴고 살라나.’ 싶던 차에 그만 ‘오금앓이’로 삭신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됐다. 나이가 들수록 무릎은 오(O)다리가 되어갔고, 구부정한 허리는 펴지지 않았다. 논밭을 일구느라 손마디는 뿔난 생강처럼 우굴부굴해졌고, 그런 신산의 삶이 마침내 치매로 이어졌다. 멀쩡하게 점심 잘 챙겨먹고 돌아서면 며느리보고 타박을 해댔다. “저년이 늙은 씨애미 밥도 안 준다. 굶겨 쥑일 작정”이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얼굴에 밥이 붙어 꽤 복스러웠던 며느리는 그때마다 “밥 잘 드시고 왜 이러시냐.”며 눈물을 찍어댔고, 할머니는 돌아서서는 금세 표정을 바꿔 “누군데 내게 이러시냐?”며 일없다는 듯 툭툭 털고 일어나 몽당 빗자루를 챙겨들곤 했다. 아침에 밥상머리에서 마주친 아들더러 “왜 아침부터 남의 집에 와 밥상을 받느냐.”고 군소리를 하는 것도 일상이었다. 그런 덕용이 할머니가 하루는 밤이 깊도록 귀가하지 않았다. 늘상 들에 나가 논밭 살피는 게 일이었던 그가 어둑한 방죽길을 걷다가 그만 장맛비로 불어난 물길에 휩쓸린 것이다. 밤새 아들, 며느리가 나서 온 동네를 뒤졌지만 찾지 못하다가 다음 날 아침에야 개구리 왈왈대는 방죽 가운데 뜬 그의 주검을 찾았다. “일이 몸에 배 손끝 매섭고, 남의 소리라면 입에 담지도 않고 살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사람들은 안타까워했지만 “노망 들어 지 몸 상할 대로 상하고, 자식들 고생 시킬 만큼 시키고 갔으니 저승에서는 잘살겄지.”라는 동무 할머니의 말에 이내 말문들을 닫았다. 많은 기억을 남겼으되 정작 그가 가져간 기억은 아무것도 없었다. 치매 이후 자신의 것을 조금씩 무너뜨린 그의 삶이 남긴 것은 소지(燒紙)처럼 가벼워진 육신뿐이었다. 그렇게 생애 하나가 무너졌다. jeshim@seoul.co.kr
  • 개도국 여성 공무원 직업능력 교육

    ‘교학상장(敎學相長)’ 여전히 부족함은 많다. 하지만 여성 사회 진출 정책을 아시아 국가와 나누며 부족함을 메운다. 여성가족부는 동티모르, 네팔,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9개 나라 여성 공무원을 대상으로 ‘개발도상국가 여성을 위한 직업능력 개발과 역량 강화 교육 훈련’을 오는 10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 6월 중남미, 아프리카 11개국 여성 공무원을 대상으로 초청 연수 사업을 가진 데 이어 두 번째다. 네팔 등에서 온 여성공무원 19명은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와 대전의 여성새로일하기센터, 경북 경산의 버섯재배농장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특히 개발도상국의 특성상 농촌 여성을 위한 경제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북 문경 여성가공창업보육센터 등을 방문하는 한편 조선·선박 설계, 특수용접 등 중공업 분야의 여성직업훈련을 제공하는 울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현대중공업 등을 둘러본다. 전통적인 여성의 사회 진출은 물론, 여성의 경계를 넘어서서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전형을 접할 계획이다. 여가부 국제협력담당관실 정회진 사무관은 “한국 여성정책의 발전과정, 양성평등정책, 여성취업정책 등에 대한 강의와 현장 탐방이 한데 어우러지는 데다 해당 국가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여성 직업정책센터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어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남해 최고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

    ‘남해 최고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곳도 있었나 싶었습니다. 바다를 등에 지고 입에서 단내 나도록 발품을 팔아야 오를 수 있었던 그 산은 참 빼어난 풍경으로 그간의 노고에 대해 듬뿍 보상을 해줬습니다. 산정에 서서 이제야 이 같은 풍경을 찾은 과문함을 자책했던 것 또한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는 최고의 남해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빛깔 고운 북천역 코스모스까지 만나고 오신다면 단언컨대, 모자람 없는 초가을 여행이 되실 겁니다. ●쪽빛 바다 등지고 오르는 길 금오산은 ‘쇠 금’()에 ‘자라 오’(鰲) 자를 쓴다. 경북 구미, 전남 여수에도 같은 이름의 산이 있다. 산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명성 등에서는 구미, 여수의 금오산이 한참 앞서지만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의 깊이를 견주자면 하동의 금오산을 앞줄에 세워야 한다. 금오산 전망의 백미는 바다 쪽이다. 지리산의 연봉들이 물결치는 북쪽 사면도 좋지만 남해 쪽빛 바다를 죄다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남 사면이 훨씬 매혹적이다. 하동 옥산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섬진강 만덕포구로 빠져 들기 직전 한 차례 솟구친 산이 금오산이다. 고도는 해발 849m. 북쪽으로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고봉들이 즐비한 하동 땅에서 금오산의 높이야 그리 대단할 게 못 된다. 하지만 등산을 할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바다를 끼고 있어 해발고도 0m부터 올라야 한다. 여느 1000m급 고봉에 견줄 만큼 힘든 것도 그런 까닭이다. 산행 들머리는 진남면 중평리의 청소년수련원 주차장이다. 수련원 오른쪽의 계곡길을 따라 5분 남짓 오르면 약사암 갈림길이다. 길 왼쪽으로 약 25분가량 올라가면 다시 석굴암 갈림길과 만난다. 어느 쪽으로 가도 정상에 오를 수 있으나 대부분 왼쪽 능선을 따라 오른 뒤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왼쪽 길을 따르면 곧 된비알이다. 경사면에 나무 계단을 깔아 뒀다. 오르기는 쉬우나 단조롭고 지루한 게 흠. 입에서 단내가 폴폴 날 때쯤이면 달바위에 닿는다. 예까지는 채 한 시간이 안 걸린다. 달바위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도 예사롭지는 않다. ●걸개그림 같은 남해 풍경 달바위 조금 위쪽은 임도다. 아랫마을 고룡리와 연결된 포장도로다. 임도를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금오산’(鰲山)이 음각된 정상석이 나온다. 옛 이름인 ‘소오산’도 함께 새겨져 있다. 정상석 맞은편 나무 덱이 있는 곳은 해맞이 공원. 그 아래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경이 일망무제로 줄달음친다. 왼쪽으로 고전 ‘토생전’의 배경이 된 비토섬 등 사천의 섬들이 바둑알처럼 물 위에 떠 있고, 오른쪽으로는 하동 너머 광양 등 남도의 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물빛은 어찌나 고운지 더도 덜도 아닌 딱 옥빛이다. 눈앞에 거대한 걸개그림 하나가 떡하니 버티고 선 형국이다. 금오산 정상은 한국통신 중계탑이어서 오를 수 없다. 그 바로 아래 헬기장이 발로 오를 수 있는 사실상의 정상이다. 해맞이 공원을 돌아본 뒤 고룡리 방향 임도를 따라 KT기지국까지 내려가 보는 것도 좋겠다. 지리산 등 내륙의 산들이 마루금을 좁힌 채 내달리는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나무 덱에서 하산길로 접어들면 왼쪽으로 너덜지대가 장관을 이룬다. 예서 15분쯤 내려가면 봉수대다. 고려 헌종(1149) 때 설치됐다고 전해진다. 과거 봉수대 파수꾼들이 사용하던 거처인 석굴암은 지금은 불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볼품없는 집이지만 전망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오른쪽 비탈길을 가는가 싶다가 왼쪽 능선을 따라 곧장 내려간다. 곳곳에 밧줄이 설치돼 있을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다. 계곡을 따라 왼쪽으로 누운 폭포(와폭)와 소류지 등을 줄줄이 지나면 하동청소년수련원(055-880-2771)이다. 일반인도 예약을 하면 숙박할 수 있다. 일출 산행을 목표로 삼았다면 하루를 묶는 것도 좋겠다. 수련원 왼쪽은 경충사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혁혁한 공을 세운 정기룡 장군의 사당이다. 금오산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차로도 쉬 오를 수 있다는 것. 고룡에서 포장도로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6.3㎞를 오르면 산정에 가 닿는다. 길은 매끈한 편. 하지만 폭이 좁다. 굽어진 각도 또한 급한 편이어서 늘 마주 오는 차와 비켜 갈 장소를 염두에 둬야 한다. ●여기는 한들한들 코스모스역입니다 이 계절 하동 여행에서 잊지 말고 찾아야 할 곳이 경전선 북천역이다. 하동과 사천의 어름에 있다. 경남 밀양 삼랑진역과 광주 송정역 사이 300.6㎞ 구간을 5시간 30분 동안 달리는 ‘느림보 열차’, 경전선의 한 역이다. 하루 이용객이 평균 20명 남짓한 북천역이지만, 가을만 되면 무려 3000명에 가까운 승객들이 몰리고 주변 도로가 정체를 빚는다. 원인은 딱 하나, 코스모스다. 하동군은 2007년 역사가 있는 직전리 일대 31㏊에 대규모 코스모스·메밀꽃밭을 조성했다. 경관직불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경관직불사업은 논에 벼 대신 경관 화초를 심고, 농민들에게 소득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업이 ‘대박’을 터뜨렸다. 이듬해엔 명성을 타고 역 이름도 ‘북천코스모스역’으로 바꿨다. 올해도 직전리 남바구 들녘 등 약 40㏊에 코스모스와 메밀꽃을 심었다. 하동에서 고개 넘어 사천 가는 코스모스길 너머 북천역이 보인다. 단층 슬래브 지붕을 인 전형적인 시골 간이역이다. 핑크빛 바탕에 잠자리와 코스모스 그림으로 멋을 냈다. 스피커에서는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 나온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으로 시작되는, 저 유명한 나훈아의 ‘고향역’이다. 역 구내는 온통 코스모스 일색이다. 역사와 철길 주변, 멀리 남바구 들녘까지 형형색색의 꽃술들이 하늘거린다. 코스모스의 아름다움은 가까이 갈수록 더 명료해진다. 맑고 깨끗한 빛깔과 가녀린 선은 쉬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북천역 관계자는 10월 첫 서리가 내릴 때까지 코스모스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역 인근의 ‘이병주 문학관’과 청학동, 삼성궁 등도 둘러보는 게 좋겠다. 글 사진 하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금오산은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진주 분기점→남해 고속도로→진교 나들목 우회전→2.2㎞→고룡교→금오산 순으로 간다. 북천역은 진교 나들목에서 좌회전해 청학동 이정표를 보고 계속 간다. 북천역 883-7788. ▲맛집 화개면 쌍계사 입구의 단야식당(883-1667)은 사찰국수(7000원, 2인 이상)로 유명한 집.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들깨가루와 버섯 등을 재료로 해서 만든다. 재첩국은 청송회식당(883-2485)과 혜성식당(883-2140), 부흥재첩식당(884-3903), 하옹촌(883-8261) 등이 알려졌다. ▲잘 곳 화개면 용강리 쉬어가는 누각(884-0151∼2)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 스테이’ 숙박업소. 건물 앞쪽으로 섬진강 상류의 계곡물이 흐르고, 맞은편 산자락에는 야생차밭이 펼쳐져 있다. 수류화개(882-7706)는 화개천을 내려다보는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한옥 펜션. 화개장터에서 5분 거리다.
  • [씨줄날줄] 송이의 귀환/임태순 논설위원

    일본인들의 ‘송이’(松耳) 사랑은 유별나다. 송이철이 되면 미국 워싱턴주부터 캘리포니아 일대에 이르기까지 송이를 채취하는 일본인들의 행렬을 쉬 볼 수 있을 정도다. 재미있는 것은 송이 균환(菌環)을 발견하면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는 것은 물론 뒤를 밟히지 않게 자동차를 역주행한다. 송이를 통해 일본 가을의 향취를 느끼고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대리만족하는 것이다. 가을의 진객 송이는 맛과 향이 뛰어나 조선시대 사신에게 선물을 줄 정도로 귀하게 취급돼 왔다. 송이는 익히 알려진 대로 소나무와 공생관계로 살아간다. 송이 균사(菌絲)는 토양 속의 무기양분을 흡수해 소나무에 공급하고 소나무는 광합성 산물을 송이균에 전달해준다. 따라서 양분을 주는 소나무가 죽으면 송이도 생존할 수 없다. 1996년 강원도 고성에선 대형산불이 발생, 3762㏊의 산림이 불에 탔다. 고성은 소나무가 많아 송이의 주산지였던 곳. 소나무가 불에 탔으니 토양 속에 있는 송이 균사는 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죽을 위험에 처했다. 송이 균사는 최대 3년 정도 버틸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생존이 불가능하다. 이에 주민들의 요청을 받은 산림청은 소나무 묘목 130만 그루를 긴급공수해 송이산지에 심었다. 송이는 소나무와 30년 정도 공생해야 생기는 만큼 앞으로 고성 송이를 맛보려면 15년가량을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송이는 인공재배가 어렵다. 양분을 공급하는 소나무와 땅속에서 잘 자랄 수 있는 토양환경 및 송이 발생에 영향을 주는 기후조건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송이 인공재배는 송이 감염묘(感染苗)에 의한 방법이 있다. 땅속의 송이균 바로 앞에 어린 소나무를 식재하고, 어린 소나무에 송이균이 감염되면 이 소나무를 송이가 발생하지 않는 소나무림에 옮겨 심어 버섯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감염묘로부터 한개의 버섯을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대량 재배까지 가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송이가 가장 많이 나는 기간은 9월 말~10월 초순이다. 요즘이 한창 송이철인 셈이다. 때마침 경북 봉화·울진, 강원도 양양 등지에선 송이축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올가을은 늦더위와 가뭄으로 인해 송이 생산량이 좋지 않다고 한다. 송이는 소나무 능선을 따라 대부분 7부 능선 이상에서 자란다. 송이는 균환을 보호하기 위해 버섯으로부터 50㎝ 밖에서 채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튼 송이 인공재배의 길이 활짝 열려 송이가 우리들 곁에 더욱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봉화에 가면 송이 향기가 솔솔~

    봉화에 가면 송이 향기가 솔솔~

    “자연 향 가득한 봉화송이를 맛보러 오세요.” 제15회 봉화송이축제가 30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개막, 10월 3일까지 나흘간 군민과 관광객을 맞는다. ‘자연의 향기! 봉화송이와 함께!’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국내 최고의 명품 송이버섯을 소재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축제는 개막식에 이어 축하공연, 문화예술공연, 송이가요제 등 공연행사와 송이채취체험, 삼계줄다리기, 도예체험, 전통민속놀이 등 문화체험행사로 진행된다.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송이채취체험은 축제기간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 차례씩 지역 내 7개 읍·면 송이산에서 열린다. 한 사람이 1~2개의 송이를 직접 채취해 산림조합의 공판가격으로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 송이볼링, 송이가요제, 전통유과 만들기 등도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봉화송이명품관, 임산버섯 전시, 우리차 시음회, 향토작가 시화전, 읍·면 홍보관 등의 전시코너도 마련됐다. 또 봉화송이판매장터, 송이 먹거리장터, 송이요리 전시관 등도 운영된다. 여기에 제30회 청량문화제와 제37회 군민체전 등 다양한 체육·문화행사가 열려 군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봉화군 관계자는 “올해는 늦더위와 가뭄 때문에 송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0~20%가량 줄어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봉화송이가 이번 축제를 통해 국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행사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송이 생산량은 지난해에 견줘 10~20%가량 줄었다. 시세도 1등급 기준으로 1㎏당 평균 20~30만원 오른 50만원 안팎에 형성됐다. 봉화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중국인들의 돼지고기 사랑, 왜

    중국에는 ‘주량안톈샤’(猪粮安天下)라는 말이 있다. 돼지고기가 식량과 함께 천하를 편안하게 해준다는 뜻이다. 중국은 음식점 메뉴판에 쇠고기 요리는 뉴러우(牛肉), 양고기 요리로는 양러우(羊肉), 닭고기 요리는 지(鷄)로 표시해 식재료를 밝힌다. 하지만 돼지고기 요리에는 ‘주’(猪)를 쓰지 않고 ‘러우’(肉)만 사용한다. 돼지고기가 육류의 기본인 만큼 굳이 수식어가 필요없다는 얘기다. 중국의 돼지고기 요리는 100가지를 웃돈다. 이 중 ‘위샹러우쓰’(魚香肉絲) ‘징장러우쓰’(京醬肉絲) ‘둥포러우’(東坡肉) ‘수이주러우폔’(水煮肉片) ‘홍사오스쯔터우’(紅燒獅子頭) 등이 대표적이다. ‘위샹러우쓰’는 중국 음식점에서 메뉴판을 보지 않고 주문해도 좋을 정도로 우리 입맛에 맞다. 돼지고기를 실처럼 가늘게 썰어 죽순, 목이버섯, 잘게 썬 파·생강 등 채소와 고추, 식초, 소금, 간장, 설탕 등을 넣고 볶다가 전분과 육수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위샹’은 짭짤하고 달며 맵고 약간 신맛이 나는 소스의 하나. ‘징장러우쓰’는 ‘위샹러우쓰’처럼 돼지고기를 실처럼 잘게 썰어 볶아 얇은 두부피에 싸서 먹는 음식이다. 춘장이 첨가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이 배가된다. ‘둥포러우’도 친숙한 요리다. 북송시대를 풍미한 문장가이자 서예가인 소식(蘇軾)의 호 ‘동파’(東坡)에서 이름을 따왔다. 동파가 유배 시절에 즐겼다고 한다. 삼겹살에 진간장, 향신료 등을 넣어 약한 불에 푹 삶아 만들어 냈다. 향, 식감, 색깔이 뛰어난 데다 부드러우면서도 느끼하지 않다. 인기 요리로 떠오르고 있는 ‘수이주러우폔’은 돼지고기를 편으로 잘라서 맑은 탕에 매운 고추와 함께 끓여 냈고, ‘홍사오스쯔터우’는 돼지고기를 잘게 썬 다음 둥글게 빚어 기름에 튀겼다. 우리의 떡갈비에 해당하는 요리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강원 새달 가을축제 활짝

    강원 새달 가을축제 활짝

    “송이축제를 시작으로 마가목축제, 오징어축제, 커피축제, 억새꽃축제, 한우축제까지….” 10월의 문턱, 강원도 곳곳에서 가을맞이 축제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우선, ‘천년의 향!’을 주제로 강원 양양송이축제가 29일 오전 산신제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새달 3일까지 양양 남대천과 주변 송이산지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는 외국인 송이 현장체험과 내국인 송이보물찾기, 송이 생태견학 등 송이를 주제로 한 현장체험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하루에 두 차례씩 송이산지에서 개최되는 외국인 현장체험에는 일본인 등 300여명이 이미 참가신청을 마쳤다. 외국인들은 채취 송이 1개씩을 가져갈 수 있다. 축제기간 송이주제관과 표고버섯 전시장, 송이가공식품 홍보관, 양양송이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며 송이탁본뜨기, 오산리선사유적 발굴체험, 송이룰렛 등 체험행사와 송천떡, 송이요리, 낙산배, 송이가공식품 등을 시식하고 판매하는 행사장도 마련했다. 새달 3일까지 강릉 주문진에서는 오징어축제가 열린다. 최근 어획량이 늘면서 20마리 한 축의 위판가격이 종전 6만∼9만원에서 3만원대로 크게 내려 축제가 성황을 이룰 전망이다. 인제군 백담사 용대리에서는 새달 1~ 2일 ‘백담꽃마을 마가목 2011 문화축제’가 열리고, 2~3일에는 서화면 서화·천도리 일대에서 ‘2011 인제DMZ평화생명 문화제’가 열린다. 춘천국제연극제도 1~9일 춘천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 13회째인 춘천국제연극제는 인도, 러시아, 일본 등 국외 참가팀과 국내 참가팀 14개 단체의 공연이 춘천문화예술회관과 봄내극장, 몸짓극장 무대에 오른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하늘이 비를 내리고, 습한 땅이 키워 우리 밥상의 한 켠을 지켜 온 것이 있다. 예로부터 왕실의 건강을 돌보는 역할로 쓰였고, 때로는 약으로, 또 때로는 건강한 식재료로 우리의 밥상을 지켜온 송이, 능이, 표고버섯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만나는 하늘과 땅, 사람이 만들어 낸 버섯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따라가 본다. ●호루라기(KBS2 밤 8시 50분) 어느 한 아파트 주민이 간절한 목소리로 걸어온 제보 전화 한 통. 맘 편히 살 수 있도록 무서운 이웃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서둘러 찾아간 아파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난간에 널린 이불들과 그 위에 매달려 있는 정체 모를 페트병들 뿐이다. 그리고 활짝 열린 문 사이로는 시끄러운 꽹과리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는데….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MBC 밤 7시 45분) 내상은 줄리엔이 그냥 싫다. 본인이 변기 망가뜨려놓고 줄리엔이 계상 집에 화장실 쓰러 오는 것도 꼴 보기 싫다. 그러던 내상이 줄리엔에게서 치명적인 매력을 느끼고 옆에 두고 싶어 안달이 난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한편 종석은 아버지 내상의 부도와 함께 19년 하키인생도 부도를 맞는다. ●스캔2고(SBS 오후 4시) 새찬과 친구들은 최강의 레이서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드넓은 우주로 모험을 떠난다. 슬럼프에 빠진 새찬은 나가는 대회마다 떨어지고 만다. 이를 본 트레드는 새찬이에게 전설의 머신 선인 히포포를 찾아가라고 충고해준다. 히포포를 찾은 새찬은 미덥지 못한 모습에 의심을 하지만 그래도 히포포의 제자로 들어가게 된다. ●EBS 다큐 프라임(EBS 밤 9시 50분) 세상에서 엄마가 가장 무섭다는 아이의 말에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지 못하는 엄마 심은영씨. 스톱워치를 들이대는 등 강압적인 수단 외에는 아이의 행동을 다루는 방법이 없는 엄마 이정윤씨. 과연 아이가 스스로 자기 일을 하고, 나이에 맞게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적절한 훈육과 통제의 방법인지 함께 알아본다. ●코끼리 하늘 날다(OBS 밤 11시) 코끼리 3인방 이혜정, 박미선, 조윤선씨.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에 도전한 지 벌써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과연 그녀들의 현재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드디어 살빼기 프로젝트 대장정이 막을 내리고 다이어트 결과가 공개된다. 코끼리 3인방의 놀라운 결과와 절대 놓칠 수 없는 그들의 마지막 모습이 전격 공개된다.
  • 경북 울진 ‘심연의 계곡’ 왕피천

    경북 울진 ‘심연의 계곡’ 왕피천

    곱씹어 보니 송이버섯 향기 때문이었습니다. 경북 울진으로 발걸음하게 된 까닭 말입니다. 제철 맞은 송이향을 따라 왕피천(王避川) 계곡을 오르다 보니 뜻밖에 장엄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왕피천이 숨겨둔 풍경의 보물, 용소(龍沼)였습니다. 여느 계곡에서 흔히 마주치는 용소와는 현격히 달랐습니다. 규모가 그랬고, 모양새도 그랬습니다. ‘물웅덩이’의 수준을 뛰어넘어 작은 계곡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였지요. ●아홉 구비 돌아 만난 굴구지 마을 ‘등허리 긁어 손 안 닿는 곳’이 울진이랬다. 두메 산골이란 뜻이다. 빼어난 풍경을 편히 돌아보려는 이들에게 울진은 썩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 반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발품 팔아 느끼려는 사람에겐 맞춤이다. 왕피천 계곡은 울진에서도 오지로 꼽힌다. 울진의 비경 가운데서도 늘 앞줄에 선다. 왕피천은 고려 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피신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왕피천을 둘러싼 산자락 또한 공민왕이 기울어진 국운을 통곡하며 넘었다는 통고산(通高山, 1067m)이다. 왕피천은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울진군 자료에 따르면 전체 면적이 102.84㎢로, 북한산 국립공원의 1.3배에 이른다. 전체 29곳의 보전지역 가운데 왕피천이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달할 정도다. 꼭 수치가 아니더라도, 왕피천에 들면 참 웅숭깊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계곡 트레킹 명소로 이름난 것도 그 때문이다. 왕피천 트레킹 출발지는 굴구지 마을이다. 아홉 구비 산자락을 돌아가야 나온다는 마을이다. 그 아홉 구비 산자락에서 보는 왕피천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계곡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가 뱀처럼 굽이친다. 모래톱이 하얗게 빛나는 수곡(水曲)은 애잔하면서도 웅장하다. 왕피천을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다. 계곡을 따라 걷거나, 계곡 옆으로 난 생태 탐방로를 따라 걷거나. 그도 저도 싫다면 용소까지의 4㎞는 계곡을 따라 걷고, 속사마을까지의 5㎞ 남짓한 구간은 생태 탐방로를 따라 걸어도 좋겠다. 왕복 6시간이 넘는 코스다. 포장길은 굴구지 마을에서 끝난다. 하지만 풍경은 이제 시작이다. 계곡을 따라 10분 남짓 걷다 보면 깎아지른 절벽과 만난다. 산길처럼 보이지만 바짝 다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천길 단애다. 현지 표현대로 ‘널찌면(떨어지면) 행 날아갈’ 것 같다. 주민들은 이곳을 부처바위라고 부른다. 뾰족한 기암 셋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섰는데, 제법 장관이다. 집 몇 채 모여있는 올말을 지나면 환경 감시초소다. 왕피천 전경이 한눈에 담기는 곳으로, 금지된 취사·야영·낚시 행위를 감시하는 곳이다. 이곳부터는 계곡을 따라 걷는다. 계곡 트레킹은 산이나 둘레길을 걷는 일반 트레킹보다 훨씬 힘들다. 자갈밭을 걷는 게 평지보다 어려운 데다, 바위를 만나면 올라야 하고, 물을 에둘러 돌아갈 수 없다면 몸을 적셔서라도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용이 용솟음칠 것 같은 용소 계곡엔 사람이 없다. 간혹 산새만 삐쭝대며 지날 뿐이다. 물소리만 지운다면 이런 적막이 따로 없다. 계곡은 점입가경이다. 들어갈수록 절경이고 비경이다. 놀라움의 절정은 ‘용소’다. 내 나라 안 계곡치고 용소 없는 곳은 없다. 계곡의 물줄기 가운데 가장 넓고, 제법 깊이가 있는 웅덩이라면 거의 예외 없이 용소라는 이름을 붙인다. 어찌나 많은지 ‘폭포수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있는 깊은 웅덩이’란 뜻의 고유명사로 굳어졌을 정도다. 왕피천 계곡의 용소 또한 이름으로만 보자면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 정말 남다르다. 여느 계곡의 용소와 견줄 수 없는, 독특하고 장엄한 풍경을 갖고 있다. 유백색의 절벽들이 겹겹이 시립한 사이로 검푸른 계곡물이 흐른다. 휘어지는 물길의 모양새는 그림에서나 보던 용을 빼닮았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연 아래에 승천을 앞둔 용이 누워 있다 해도 믿겠다. 그 분위기가 어찌나 섬뜩하고 장중하던지, 대낮인데도 전율이 느껴진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더는 나갈 수 없다. 암벽 전용 리지화를 신었다면 모르되, 행여 바위를 탈 생각은 접는 게 좋다. 구명조끼와 튜브를 준비해 용소를 건너는 이가 간혹 있지만, 생태 탐방로로 우회하는 게 안전하다. 이런 풍경에 전설 한자락이 빠질 수 없다. 옛날 속사마을에 살던 새댁이 굴구지 친정으로 만삭의 몸을 풀러 가던 길이었다. 새댁이 용소를 지날 때쯤 대홍수를 예감한 용이 금빛 비늘을 번쩍이며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됐다. 새댁은 그 자리에서 눈이 멀었고, 낳은 아이의 몸엔 금빛 비늘이 있었다나. 용소 위는 학소대다. 다리쉼을 하기 딱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보는 용소는 또 다른 모습이다. 맨 앞에 용의 머리를 닮은 바위가 있고, 그 뒤로 암벽들이 늘어서 있다. 가까이서 볼 때처럼 공포를 느낄 정도로 깊고, 윽박지르던 모습이 아니다. 물길이 잠잠해지는 바위에 걸터앉아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시원하다. 차갑다는 느낌은 없다. 여름 끝자락, 숲의 온기가 섞인 듯하다. 하늘은 파랗고, 적갈색 몸피의 금강송은 쭉쭉 뻗었다. 고된 산행의 땀이 씻은 듯 사라진다. 이런 곳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반푼이라도 시 한 수 짓겠다. ●새달 1일 금강송 송이축제 울진 금강송 송이축제가 10월 1~3일 울진군 남면 울진엑스포공원과 북면 송이산 일원에서 열린다. 울진의 송이버섯은 표피가 두껍고 향이 진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울진은 국내 최대 송이버섯 산지여서 비교적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축제 기간 중 송이채취체험, 송이무료시식, 송이경매 등 송이와 관련된 행사는 모두 열린다. 특히 해마다 금강송숲에서 진행되는 송이채취는 가장 인기 높은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축제기간 중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진행된다. 현장에서도 신청할 수 있지만, 인원이 넘치는 경우가 많아 전화(054-789-6828)로 예약하는 것이 낫다. 24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체험비는 1만원. 채취한 것은 가져갈 수 있다. 소광리 금강송 숲에서 진행되는 금강송 생태 숲 탐방도 인기 가족 프로그램이다. 소광리 금강송 숲에는 수령 200~300년의 금강송 8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산책로도 잘 갖춰져 있다. 울진군청 산림녹지과 (054)789-6828. 글 사진 울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풍기, 또는 영주 나들목으로 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간다.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7번 국도→울진 순으로 갈 수도 있다. ▲맛집 송이와 더불어 울진의 제철 먹거리로 꼽히는 해산물이 홍게다. 왕돌회수산에서 붉은 대게 정식, 홍게탕 등을 개발해 팔고 있다. 1만~1만 50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후포항 여객터미널 앞에 있다. (054)788-4959. ▲잘 곳 바다목장 펜션은 최근 문을 열어 깔끔하다. 후포항에서 10분 거리인 평해읍 거일리에 있다. 주말 기준 10만~15만원. (054)788-1525.
  • 강원지역 자연산 송이 흉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강원 지역 자연산 송이가 흉년에다 품질까지 떨어져 산간 채취 주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양양송이영농조합법인과 인제산림조합은 19일 늦더위에다 잦은 빗속에 벌레들이 많이 먹어 올해 송이 농사는 흉작이라고 밝혔다. 최고의 송이 생산지인 양양에는 지난 17일 실시한 올 첫 공판에 나온 송이가 5.83㎏로 지난해 같은 시기 첫 공판에 나온 물량 13.58㎏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품질이다. 첫 공판 물량 중 60%에 달하는 3㎏가량이 크기가 작고 벌레가 먹어 최하 품질인 5등급을 받았다. 1등급을 받은 버섯은 0.88㎏으로 지난해 첫 공판 3.57㎏의 4분의1 수준에 그쳤다. 송이가 더욱 귀해졌지만 품질이 떨어진 탓에 가격도 바닥을 치고 있다. 이날 1등급 송이의 1㎏ 기준 낙찰가는 36만 9500원으로 추석을 앞둔 지난해 첫 공판 때 98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근천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송이는 18~21도의 서늘한 기온과 함께 습도가 유지돼야 하는데 최근까지 30도를 웃도는 늦더위가 계속돼 포자가 형성되지 못했다.”면서 “기온이 떨어지는 이번 주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가장 일찍 송이를 출하하는 인제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8일 첫 수매를 시작한 이후 15일까지 거래량은 80㎏에 불과하다. 16일부터 지금까지 수확된 송이가 없어 아예 수매가 취소됐다. 지난해는 9월 13일 첫 수매가 시작된 이후 하루 평균 150㎏이 거래됐다. 올해 일주일 거래량이 지난해 하루 거래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인제군산림조합은 지난해 7t의 송이를 출하해 10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2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만섭 산림조합 경영지도과장은 “이달 말 생산량이 늘면 어느 정도 송이 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작황은 지난해 생산량의 5분의1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양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前부인 살해 유명 블로거 도피중 목매 숨진채 발견

    지난 7월 수원에서 이혼한 전 부인을 살해하고 달아나 공개수배 중인 유명 블로거 황덕하(52)씨가 두 달여 만에 집 인근 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14일 수원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4시 30분쯤 화성시 매송면 천천리 칠보산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백골 상태의 황씨 시신을 버섯을 따러 산에 갔던 정모(78)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양천 ‘아버지 요리교실’ 운영

    “여보, 추석 연휴에 힘들었지! 앞으로 저녁상은 내가 차릴게.” 양천구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제3기 아버지 요리교실’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지역에 사는 남성을 대상으로 다음달 8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1시 4차례 진행한다. 제2기 수강생들의 설문조사 의견을 토대로 남성들이 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를 짰다. 버섯잡채와 다시마두부쌈, 연잎밥, 두부강정 등 사찰요리다. 지난 7월 열린 제2회 요리교실에서는 수강생 25명이 수료했으며 여름철 가족들의 기력을 채워 줄 영양 삼계탕과 더덕 돼지불고기, 장어구이, 들깨수제비 등 보양음식을 만들어 수강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수강생 모집은 오는 19일부터 여성복지과에서 방문 또는 전화(2620-3385)로 선착순 접수한다. 인원은 30명, 수강료는 5000원, 재료비 5만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추석선물특집] 국순당

    [추석선물특집] 국순당

    국순당은 차례 전용주로 인기가 높은 ‘예담’과 사라진 전통주를 복원한 ‘법고창신 세트’, 조선시대 춘추담금법으로 빚은 ‘빙청옥결 세트’ 등 우리 술 선물세트 18종을 선보인다. 전통 방식으로 빚은 100% 순수 발효주인 ‘예담 차례주’는 은은한 향과 산뜻한 맛으로 차례 음식들과 잘 어울리고 음복례에도 안성맞춤이다. 소가족용으로 700㎖(4600원), 1ℓ(6300원) 용량의 제품이 있으며, 가족·친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1.8ℓ(9600원) 제품도 있다. 법고창신 세트는 잊혀졌던 전통주들을 ‘우리술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복원한 제품들이다. 조선시대 명주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송절주를 비롯해 자주, 백하주(이상 각 700㎖·10만원), 석탄향(500㎖·13만원), 이화주(700㎖·8만원) 등 다섯 가지 종류의 복원주로 구성됐다. 각 세트에 고급 도자잔 2개가 포함됐다. 빙청옥결 세트는 조선시대 춘추담금법으로 백세주를 새롭게 빚어낸 백세춘, 백옥주, 자양백세주 등 고급 전통주 4종(각 700㎖)으로 구성됐다. 강장백세주·백세춘·백옥주를 묶은 ‘빙청옥결 1호’ 세트는 6만 7000원, 자양백세주·백세춘·백옥주로 구성된 ‘빙청옥결 2호’ 세트는 8만 5000원이다. 각 세트에는 고급 백자 전용 술잔이 들어 있다. 이 밖에 동의보감 5대 처방전으로 빚은 ‘자양강장 선물세트’(자양강장 1호 5만원·2호 3만 4000원, 자양백세주 2호 3만 6000원, 강장백세주 2호 3만 2000원)와 복분자, 오미자, 상황버섯 등을 혼양주조법으로 빚은 ‘명작 선물세트’(명작 종합도 세트 3만 5000원, 명작 미인도·송하 맹호 세트 각 2만 5000원)도 선보인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추석선물특집] 농협

    [추석선물특집] 농협

    농협은 믿을 수 있는 국산 농산물로 구성된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햄과 한우 등으로 구성된 목우촌 선물세트의 가격은 1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김치, 참기름, 고추장 등 6종류로 구성된 아름찬 선물세트는 2만~5만원대 수준이다. 4만~18만원대 버섯과 4만~15만원대 곶감 선물세트도 받을 때 기분 좋은 상품으로 꼽힌다. 과일은 브랜드에 따라 구별되는데, ‘아침마루’는 친환경 과일이고 ‘뜨라네’는 농협이 엄선한 우수 과일이다. 사과 4만~8만원대, 배 4만~10만원대, 사과·배 혼합 5만~10만원대, 귤 4만~7만원대이다. 웃어른을 위한 선물로는 홍삼 ‘한삼인’과 ‘안심한우’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한삼인은 제품 별로 가격이 4만~30만원대이고, 등심·갈비·꼬리세트 등은 7만~60만원대까지 있다. 받는 사람이 직접 필요한 상품을 살 수 있게 한 농촌사랑상품권도 선물하기에 좋다. 하나로마트 등 전국 2000여개 농협 판매장과 일반 가맹점에서 취급하는 이 상품권은 5000~100만원권까지 7종이 발행된다. 차례용품을 마련해야 할 시기에 NH카드는 ‘한가위 생활*비를 내리다’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 카드로 하나로클럽과 마트에서 장을 보면, 추석선물세트 100만원 이상 구입시 100만원 당 10%의 농촌사랑상품권을 증정한다. 주요 온라인쇼핑몰에서 NH카드를 쓰면 할인혜택을 주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2~3개월 무이자 할부가 된다. NH카드 이벤트 게시판에 아내에게 보내는 사랑과 감사의 편지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85명에게 선물을 제공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추석선물특집] 우정사업본부

    [추석선물특집] 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본부가 운영하는 우체국쇼핑은 추석을 맞아 오는 4일까지 ‘추석맞이 할인 대잔치’를 진행한다. 배, 사과, 한과, 김, 멸치, 수삼, 영지버섯, 전복 등 우리 농수축산물 4500여종을 최대 20%까지 할인 판매한다. 주문은 전국 우체국과 인터넷우체국(www.epost.kr), 우체국콜센터(1588-1300)에서 하면 된다. 할인행사 기간 중 다양한 경품행사도 실시한다. 상품을 구매한 고객 중 143명을 추첨해 스마트TV, 아이패드2, 굴비세트 등 풍성한 경품을 준다. 행사 기간 누적 주문 금액이 100만원 이상인 고객 50명에게는 오미자차, 200만원 이상인 30명에게는 사과즙, 300만원 이상인 10명에게는 참조기, 500만원 이상인 고객 10명에게는 한우세트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다다익선 경품 이벤트’도 진행된다. 우체국쇼핑은 우리 농수산물만 취급하는 직거래 장터다. 1986년 농수산물 시장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 종사자들을 돕는다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우체국쇼핑은 믿을 수 있는 우리 농수산물을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신선도가 생명인 수산물이나 과일을 주문하면 생산지에서 전국 3700개의 우체국망을 통해 즉시 고객에게 배송된다. 상품 선정 과정도 까다롭다. 1년에 한 차례 실시되는 신규상품 심사를 거쳐야 할뿐더러 위생 상태 및 원산지 현지 실사도 통과해야 한다. 박한필 소포사업팀장은 “상품 정보를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검색 기능을 강화하는 등 편의성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농수산물의 든든한 유통망으로서 농어촌 가계에 보탬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원폭 피해 67년째… ‘代를 이은 피울음’ 끝나지 않았다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원폭 피해 67년째… ‘代를 이은 피울음’ 끝나지 않았다

    여느 농민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경남 합천군 초계면의 강상기(45)·상원(40)씨 형제. 정신지체 2급인 형제는 자신들의 생년월일도, 부모의 제사 기일도 알지 못한다. 4년 전 세상을 뜬 어머니 윤말순씨는 돈벌이가 된다는 소문에 히로시마로 건너가 일하던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에 피폭돼 크게 다쳤다. 당시 징용으로 끌려 갔거나 먹고 살기 위해 건너갔던 한국인 7만여명이 피폭됐고 그 중 4만여명이 숨졌다. 그런데 한국인 피폭자의 60%가 이곳 합천 출신으로 추정된다. 광복된 뒤 합천으로 돌아온 피폭 1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 이제 2000명 남짓 남았다지만 2세들은 역사의 형벌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27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 21일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을 찾아 그 피울음을 담았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형제만 남았다. 이웃의 허드렛일을 돕지만 셈을 할 줄 몰라 제 품삯을 챙기지도 못한다. 전날도 일했다고 해서 얼마 받았느냐고 묻자 “만원 하고 오백원”이라고 답한다. ‘오백원’이 뭔가 이상하다 싶어 물었더니 “할매 그려진 거?”라고 되묻는다. 취재진을 안내한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등이 그제야 “아! 형은 일 잘하니 5만원, 동생은 일 못하니 만원 받았다는 얘기구나.”라고 정리한다. 형제 모두 정신지체 2급이라 정상적인 대화가 힘들다. 형 상기씨는 그나마 어느 정도 되는데 동생 상원씨는 그저 빙긋이 웃기만 한다. 취재진과 일행이 들고간 빵과 음료수가 담긴 봉지만 쳐다보고 있었다. 여느 농촌에 견줘 손색없는 경관을 갖춘 합천, 국도에서 빠져나와 읍내로 들어서니 ‘대장경 천년’ 을 자축하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내걸렸다. 그러나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은 비극의 역사를 떠안은 이들의 신음 소리를 품고 있었다. ●피폭 2세,일반인보다 질병 유병률 훨씬 높아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피폭 2세의 질병 유병률은 일반인에 견줘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빈혈이 88배, 심근경색·협심증이 81배, 우울증 발병률이 65배나 높았다. 여성은 심근경색·협심증이 89배, 우울증이 71배, 유방 양성종양이 64배나 높게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방사능 피폭과 2세 질환의 상관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1995년 일본 정부의 견해를 그대로 좇아 지원에 뒷짐을 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건강진단 비용을 2년에 한 번씩 두 차례 지급하고는 없어진 것이 고작이다. 형제의 집에서 20분 떨어진 거리의 문택주(60)·종주(58) 형제 역시 선친이 물려준 후유증에 신음하기는 마찬가지. 부친 문홍수씨는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귀국했다가 환갑이 되던 해에 암으로 세상을 떴다. 형 택주씨는 스무살 무렵부터 시력이 약화되기 시작해 전혀 앞을 볼 수가 없고 귀조차 들리지 않는데 이제 당뇨까지 얻어 밤마다 고통 속에 지새운다고 했다. 동생 종주씨마저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 관절염으로 다리가 퉁퉁 부어 지팡이를 짚어야 겨우 걷는 노모 박달순(85)씨는 이날 교회에 다녀오던 길에 한 순간도 택주씨 손을 놓지 못했다. ●방사능 피폭과 2세 질환 연관성 입증 안돼 얼굴에 검버섯 투성이인 박 할머니는 “딴 거는 걱정 안 돼. 이거 놔두고 어찌 가노. 같이 죽으면 좋을 텐데. 같이 가면 좋을 텐데, 그게 되나.”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다운증후군 환자인 정영현·허진영(44)씨 부부는 15년 전 결혼했지만 남편 정씨에게 언제 결혼했느냐고 묻자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다. “1년.” 기자가 나이나 건강과 관련된 질문들을 던지자 계속 답이 엇갈린다. 정씨의 아버지와 허씨의 어머니 모두 피폭자. 허씨는 한 차례 유산하고 난 뒤 영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취재진과 마주한 내내 아내를 향해 연신 애정공세를 퍼붓던 정씨는 정신분열증세까지 있어 밤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정씨의 어머니 안해숙(65)씨는 “아이가 얼마나 답답했는지 밤에 자면서 제 살을 마구 뜯어요.”라고 말하며 혀를 찼다. ●원폭 2세 환우 전국 1만여명 추정 2005년에 환우회가 출범하면서 지금까지 가입한 2세는 1000명 남짓. 하지만 1만명으로 추정되는 이들 2세 환우의 대다수는 피폭 2세란 사실을 밝히길 꺼리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으니 차라리 이웃의 불편한 시선이라도 피하겠다는 요량이다. 2세를 넘어 3세까지 병마가 찾아든 예도 심심찮게 있다. 2세인 한 회장은 대퇴부 무혈성 괴사증으로 인공관절 수술 등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랐고 큰오빠는 뇌출혈로 숨졌으며 작은 오빠 역시 협심증과 심근경색 수술을 받았으며 자매들도 피부병과 관절 통증으로 고생한다고 했다. 맏아들(28)도 선천성 뇌성마비로 종일 누워 지낸다고 했다. 2005년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특별법안을 발의했지만 17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18대 국회 들어 조진래 한나라당 의원이 다시 특별법안을 냈지만 여태껏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읍내에 환우들의 쉼터인 ‘합천 평화의 집’을 열었다. 치료·요양시설을 마련할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땅 한 평 사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그나마 희소식은 건강이 상대적으로 나은 2세들이 위중한 2세들을 돌봐 병원도 다니고 집안 일도 돕는 시스템이 다음 달 중 도입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한국과 일본 정부가 가해 책임을 둘러싸고 논쟁만 벌일 것이 아니라 우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놓고 나서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합천을 떠나 고속도로를 몇시간 달렸지만 그곳에서 머물렀던 시간이 던진 막막함으로부터 벗어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합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후원 계좌:국민은행 804201-01-184087 진경숙(한국원폭2세환우회)
  •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몇 종이나 될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몇 종이나 될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식물이 총 870만 종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양생물조사프로그램(census of marine life)과 하와이대 등이 지난 10년 간 80개국 과학자 2700여 명과 함께 연구한 결과 지구상에 존재하는 870만 종 생물 중 육지에 사는 동식물은 650만 종, 바다에 사는 동식물은 220만 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수치는 과거 지구상의 동식물이 300만~1억 종에 달한다는 추정치보다 훨씬 정확한 것이다. 870만 종 중 분류가 정확한 것은 인류를 포함해 127만 종에 불과하며, 육지 동식물의 81%, 해양 동식물의 91%는 현재까지도 정확한 분류가 이뤄지지 않은 미지의 생물이다. 동물 770 만 종 중 95만 3434종, 식물 29만 8000종 21만 5644종은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분류된 종이다. 또 균류는 총 61만 1000종이며 이중 버섯이나 곰팡이처럼 분류가 정확한 것은 4만 3271종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이끈 하와이대 카밀로 모라 박사는 “현재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종의 생물이 존재하는지는 지난 세기동안 과학자들이 가장 궁금해 한 질문”이라면서 “과거에 비해 비교적 정확해 졌지만 아직 밝혀내지 못한 종이 무수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우리가 그들의 존재를 알기도 전 멸종할 것”이라면서 “현재 인류로 인해 멸종하는 동식물의 비율은 가속화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특파원 칼럼] 자장면과 불도장/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자장면과 불도장/박홍환 베이징특파원

    중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18일 베이징에서 대표적인 중국음식 두 가지를 모두 경험했다. 동행한 손녀, 게리 로크 주중대사 등과 함께 서민 음식점에서 약간 늦은 점심으로 자장면을 즐겼고, 저녁 때는 인민대회당 환영만찬장에서 ‘스님의 구미를 자극해 스님이 담을 넘어갈 정도’라는 불도장을 맛봤다. 바이든 부통령이 어떤 음식을 더 맛있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식당 주인은 바이든 부통령 일행 5명이 모두 자장면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고 전했다. 한국식 중국음식점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중국에서 자장면과 불도장은 천양지차의 음식이다. 단숨에 면발을 뽑아 뚝딱하고 내놓는 자장면과는 달리 불도장은 각종 진귀한 고기, 해물, 버섯 등을 오랫동안 푹 고아 내놓는 진미·보양탕이다. 자장면이 5~10위안(약 840~1680원)인 반면 수천 위안을 호가하는 불도장도 있다. 일생 동안 제대로 된 불도장 한번 먹어보지 못하는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조리법과 가격대로만 보면 자장면은 ‘소프트’하고, 불도장은 버거울 정도로 무겁다. 자장면은 쉽게 선택할 수 있지만 불도장은 왠지 부담스럽다. 대중친화력 면에서 불도장은 자장면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 바이든 부통령은 자신의 선택으로 자장면을 먹었고,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내주는 불도장을 피할 도리 없이 시식했다. 바이든 부통령, 아니 미국은 혹시 미리 각본을 짜놓고 이런 장면을 연출한 것이 아닐까. 자장면과 불도장을 통해 미국식 자유주의의 상대적 우월성을 중국인들의 뇌리에 심어주려 한 것이 아닐까. 사실 바이든의 자장면이 상징하는 ‘소프트 외교’는 미국 외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지 오래다. 1970년대 후반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지미 카터 대통령은 주한미군 장병들과 함께 조깅을 하는 모습을 연출, 한국에 조깅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다. 미국의 직전 주중대사였던 존 헌츠먼은 주말이면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로 나가 중국 서민들을 만났다. 고위공무원들의 근엄한 모습에 익숙해 있는 중국이나 한국 등 동양인들에게는 이런 면모들이 이례적으로 비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신기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자유분방함을 동경하곤 한다. 최근 부임한 로크 대사 가족이 손수 짐을 어깨에 메거나 손에 들고 공항터미널을 빠져나오는 장면을 모든 중국 언론들이 대서특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들은 저렇게 소박하고, 자유분방한데 우리는?” 스스로에게 되묻고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일흔두살 고령인 일본의 니와 우이치로 주중대사가 24시간에 걸쳐 칭짱(靑藏)철도를 타고 티베트를 방문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니와 대사는 장거리 기차여행을 하면서 중국인 여행객 및 티베트인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국민들의 반일감정이 우리에 뒤지지 않는 중국에서도 니와 대사의 이런 ‘친민행보’, ‘소프트 외교’에는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중국의 역량이 커지면서 한국의 고위정치인, 고위공무원들이 중국을 수시로 드나들지만 그들이 시장 속으로 달려가 중국 서민들을 만났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관심은 온통 지도자들과의 면담이다. 약속을 잡으라고 공관원들을 다그친다. 중국을 알아야 한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중국 서민들의 관심을 얻는 데는 인색하다. ‘바이든의 자장면’이 아쉬운 이유다. 바이든 부통령 일행이 지불한 자장면 값은 우리 돈으로 1만 3000원 안팎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인이나 우리나 ‘불도장’보다는 ‘자장면’에 익숙하지 않은가. 최근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규형 주중대사의 경극 열창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대사가 중국 외교부 전현직 간부 모임에 초대받아 제갈량이 ‘읍참마속’(泣斬馬謖)하는 대목을 멋드러지게 부르자 모두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우리도 일선에선 ‘소프트 외교’의 기반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꼭 자장면 집을 찾아갈 필요는 없다. 성의를 보이면 말하지 않아도 현지 민심은 쏠리게 돼 있다. 그게 ‘소프트 외교’의 힘이다.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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