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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굄돌] 풍납토성과 慶州 이야기

    올 봄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내 아파트 예정부지에서 초기백제 유물이 다량 출토되었다.많은 국민이 1,500년 전 역사를 실감하며 흥분하기도 했다.그러나 한 주민이 유적 발굴현장을 불도저로 밀어버린 사건이 일어났고 논란 끝에 정부 보상 방침이 정해졌다.한편 경주는 아직도 많은 신라의 역사유적을 매장하고 있는데,고고학 기술이 매장유물을 원형대로 발굴할 정도로 발전하기 전까지는 유적보전을 위해 지역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그래서 고속전철이 지나가느냐 마느냐를 놓고 의론이 분분했었다.더 나아가 고층아파트 신축은물론 전통가옥 개보수 말도 꺼내기가 어려운 분위기라 일부 주민은땅을 파다 문화재가 한 점이라도 나오면 쉬쉬하고 파괴해 버리거나다시 덮어 버리기도 한다. 풍납토성과 경주 이야기를 접할 때 우리는 이런 미봉의 해결방식을극복할 정부 당국의 종합적인 문화재 보호대책을 요망하게 된다. 문화재는 우리의 역사적 존재가치를 일깨워주며 민족의 자긍심을 세계에 높일 수 있는 실증자료이다.문화재 보전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없는 이득을 주며,문화재 사랑은 현실의 삶을 가치있게 하는 것으로이를 위한 비용을 기꺼이 부담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이런 자세를갖출 때 풍납토성 유적보존을 위한 국가보상 결단과 고도(古都)주민의 재산권 행사제한 조치 등을 직접 이해당사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가장 명쾌한 해결책은 국가가 문화재 보호 비용을 전담하는 것이나,이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다면 문화유적지 전문 건설회사 면허를 주는 방식은 어떨까.업체의 매장문화재 발굴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제공하여,적립된 인센티브에 따라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또한 전통가옥 전문가를 양성하여 전통가옥 개보수를 담당하게 하고,전통가치 보존을 위한 추가비용을 국가가 부담할 수도 있다.특히 이러한 해결책은 모든 문화유적에 적용되어야 한다.특정지역만 특별법으로 묶어 놓은 채 그 이외 지역은 마구잡이로 개발한다면 이는 필시 나라의 미래가치를 훼손하는 행위가 될 것이며,‘조상 탓에 개발이 묶인’ 고도주민들의 문화재 사랑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윤호 울산대 산업공학부 교수
  • [네티즌 칼럼] 국가는 사형 할 권리가 없다

    사형은 차별 중에서도 가장 전체주의적인 것이다.사형 집행은 국가의 판결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며 국가는 단지 하나의 범죄에 대한처벌뿐만 아니라 하나의 생명을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파괴할 권력과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선언이다. 이런 가공할 선언을 실천으로 옮겨온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볼 때도 폭력과 공포에 의한 지배를 한 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사형을 시연해왔다.정치적인 자유가 있는 사회와 사형이 폐지된 사회 간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대목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다른 인간의 폭력을 그저 더 많은 폭력으로 상대하기보다 두려움과 증오,자신의 분노와 편견을 뛰어넘어 문제해결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확실히 가능하다.한 사람,한 사람이 사형폐지운동에 참여하고 있고,세계의 여러 문명권의 나라들이 사형을줄이거나 제한하거나 폐지시키고 있다.다른 모든 폭력과 사회문제들에도 불구하고,이것은 분명히 우리 세계와 인류가 움직이고 있는 방향이다.1976년 이래 매년 평균 2개 국가에서 사형제도가 폐지되었으며 89년 이후 21개 국가에서 사형제도가 사라졌다.현재 세계의 절반이상인 108개 국가가 법적 또는 실제에 있어 사형제도를 폐지하였으며 87개 국가에서 사형이 존치되고 있다.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가난하거나 정신질환자 또는지진아이거나 소수민족일 경우이고,사형집행을 당한 사람들은 종종위에서 열거한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사람들이다. 예컨대 미국에서 모든 사형의 80%는 흑인들에게 폭력으로 즉결처형하는 오랜 역사적 전통을 자랑하는 텍사스주에서 집행되어 왔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모든이에게 인식의 폭을 제공하고 있다.결국 아직도 사형제도가 남아있는 국가에서는 사형이라는 형벌제도가 매우 불평등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종종 사형제도는 범죄의성격을 배제하고,범죄자의 경제적 지위,피부색,또는 자신들이 죽인사람의 피부색 또는 경제적 지위 때문에 남발되거나 제한되는 등 이미 보편타당한 법제도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정치적 법률이다. 특히 사형은 한국에서 명백히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해 자주사용돼 왔다.1958년의 이른바 ‘진보당 사건’,1967년의 동백림 사건,1974년의 인혁당 사건,1980년의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 현대사에서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사형집행과 선고가 있었다.이 경우 일방적으로 불합리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사형을 선고받음으로써 사형제도자체의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기도 했다. 사형제도는 극단적으로 가혹하고 비인도적이며 모욕적인 형벌이다. 사형은 명백하게 가혹한 처사일 뿐 아니라 사형을 기다리는 과정 자체도 잔혹한 고통이다.그 과정는 종종 살아 있는 죽음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여러 고문 피해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가장 공포스러운 고문기법은 사형의 위협이라고 한다.종신형은 재심의 가능성이 보장되며 조건이 충족된다면 가석방을 고려하는 나라들도 많다.또한 범죄자의 교화와 갱생은 오랫동안 형사정책의 기본목표인데 다른 형벌과는달리 사형은 갱생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배제하는 형벌이다.국가는 죄인을 사형시킬 권리를 결코 가질 수 없다.국가가 법의 이름을 빌려고의적이고도 용의주도하게 한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은 결국 사람들의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줄어들게 만든다.또한 사형은 불공정한 법의 집행을 밝혀낼 수 있는 노력을 막아버리기 때문에,실제로 사형을당한 무고한 사람들의 숫자는 이것보다 훨씬 많다. 현재 한국에서는 60여명이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다.이들의 생명을뺏는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 것이며,역사는 현재 우리가 행하고 있는 보복적 행위를 무엇이라고 하겠는가? 인간의 미개성을 표출하고있는 가장 명백한 증거가 바로 사형이다.국가는 사형을 멈춰야 한다. 오완호 국제사면위 한국지부 사무국장 amnesty@amnesty.or.kr
  • MBC ‘이제는‘ 녹화사업편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

    방송위원회(위원장 金政起)는 28일 MBC TV의 ‘특별기획 이제는 말할 수 있다-녹화사업의 희생자들,군대가서 죽은 아들아’(연출 이규정)등 3편을 ‘이 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지난 7월23일방영된 ‘이제는…’은 80년대 보안사의 녹화사업과 이로 인해 발생한 군대내 의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또 대인지뢰의 실태와 피해사례를 다룬 춘천MBC TV의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은 전쟁-평화 그리고 대인지뢰’(연출 전영재),사라져 가는 사투리를 발굴한 전주MBC 라디오의 다큐멘터리 ‘그냥 버리기 아까운 전라도 사투리’(연출 이병천)도 함께 ‘이 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장택동기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3)낯선 땅에서

    *우연히 맛 본 '홍탁' 오감 뒤흔든 맛의 혁명.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는 속담이 퍼지게 된 데에는 다 그럴만한 유래가 있다.생물학적으로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되,현지 사람들 말에 의하면 홍어는 ‘되다만 물고기’라고 한다.즉 물고기와 파충류의 중간치기라는 것이다.오래 전에 홍도에 갔을 때 섬 주위를 배를 타고 돌아보다가 물 밑 저 아래로 지나가는 거대한 물고기를 본 적이 있었다.그것은 거의 돗자리 한 장만한 크기였는데 유유히 물 밑으로 헤엄쳐 지나갔다.아마도 가오리일 거라고 뱃사람이 말했다.하여튼 가오리와 홍어는 얼핏 보아 구분이 잘 안간다.아마도 바닷 속 생물중에서는 한통속일 거라고 생각한다.홍어는 대개 방석 한 장만한 크기가 제일 맛있다.다시 ‘홍어 거시기’ 이야기로 돌아가서 홍어를잡으면 암놈과 수놈은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 수놈 홍어는 암놈에 비하면 헐값이고 쳐주지도 않는다.실제로 찜해 놓은 것을 먹어보면 암놈은 지느러미 부근이나 속뼈가 흐물거리고오돌오돌 씹히건만 수놈의 것은 뻣뻣하고 딱딱해서 발라내야만 한다. 그리고 살 맛도 부드럽고 쫄깃하지 못하고 어딘가 퍽퍽한 느낌이다. 사가는 사람이야 겉모양만 보아서는 어느게 암놈이고 수놈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이 때에는 생선을 뒤집어 배 아래쪽을 보면 된다.물론암수의 성기가 다르기 때문이다.아니,물고기에 성기라니.홍어는 다른물고기들처럼 난생이 아니라 태생이다.따라서 다른 물고기들처럼 암놈이 알을 낳으면 그 주위에 정액을 뿌려서 수정 시키는 게 아니라직접 교미를 통하여 수태하고 새끼를 낳는다.어부들이야 그러지 않겠지만 중간상인들은 홍어가 들어오면 배를 뒤집어 살피고나서 수놈 홍어의 ‘거시기’부터 얼른 떼어낸다.암놈과 같은 가격을 받아내려는속셈에서다.그래서‘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가 되어 버렸다. 전라도 사람들은 홍어의 맛 중에 ‘목포 홍탁’을 제일로 친다.칠십년대 초반엔가 우연히 ‘홍탁’을 맛보고 진저리를 쳤던 적이 있었다.무슨 날고깃점 같은 것을 두툼하게 썰어 내오고,그와 크기가 비슷하게 돼지고기 삶은 것 몇점이 곁들여졌는데,묵은 김치가 찢어 먹기 좋도록 썰지도 않은 채로 한접시 따라 나왔다. 술은 주전자에 넘칠 듯 가득 들어있는 탁주 막걸리였다.상대방의 하는 짓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데 우선 날고기 비스무레한 것에 돼지 삼겹살을 겹쳐서 손으로 찢은 김치에 둥글게 싸서는 입 안에 넣었다.한 입 씹자마자 그야말로 오래된 뒷간에서 풍겨 올라오는 듯한 개스가 입 안에 폭발할 것처럼 가득찼다가 코를 역류하여 푹 터져 나온다.눈물이 찔끔 솟고 숨이 막힐 것같다.그러고는 단숨에 막사발에 넘치도록 따른 막걸리를 쭈욱 들이켠다.잠깐 숨을 돌리고나면 어쩐지 속이 후련해진다.참으로 이것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혀와 입과 코와 눈과 모든 오감을 일깨워 흔들어버리는 맛의 혁명이다.말 그대로 어리떨떨하다가 정신이 번쩍 나는 것이다.이들 홍어,돼지 삼겹살,묵은김치를 전라도 사람들은 ‘삼합’이라고 부른다.‘홍탁 삼합’을 처음 먹는 사람들은 어찌나 독한지 입천정이 홀라당 벗겨져 버리기도한다. 이 지독한 별미는 홍어를 발효 시켰기 때문이란다.싱싱한 홍어를 사다가 그대로 뒤란 두엄더미속에 던져 둔다.다른 생선이나 육류 같으면 대번에 썩어 문드러질텐데 두엄 더미 속에서 사나흘 삭으면 홍어는 적당히 발효가 된다.살은 아직도 먹음직한 선홍색이다.이것을 두툼하게 썰어서 자연 그대로 먹기도 하고 얇게 저며서 고춧가루 섞은소금에 찍어 먹기도 한다.그뿐 아니라 찜을 하여도 맛이 독특하다.발효시킨 홍어찜은 날 것 보다는 덜해도 개스는 여전해서 코를 탁 쏘는 맛은 여전하다.삭힌 홍어를 갖은 양념하여 다른 물고기 찜을 하듯이 뭉근하게 쪄서 내는데 살과 뼈를 모두 함께 먹을 수가 있다.잔뼈가많이 들어있는 지느러미께는 마치 중국요리의 샥스핀처럼 부드럽고아작거리는 맛이 그만이다. 그냥 가자미처럼 잘게 썰어서 갖은 양념과 채썬 무에 미나리 등속과 버무린 홍어무침은 흔히 경조사의 주요 음식으로 나온다.충청도에서도 홍어찜을 쳐주는데 발효 시킨 것은 아니다.도회지 사람들, 특히서울 사람들은 거의가 삭힌 홍어를 처음 먹을 때에는 ‘다시는 먹지않겠노라’고 혼자서 속으로 은근히 결심을 하지만,십중 팔구는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슬슬 조심하면서 먹게되고 한번 맛을 들이면 아예요즈음 말로 ‘마니아’가 되어 버린다.제법 맛을 아는 고참이 되면홍어찜을 먹다가 더욱 냄새가 고약한 홍어애를 서로 먹겠다고 다투게된다. 옛날에도 홍어는 가짜가 많았다.흔히 조기를 말린 굴비가 그렇듯,칠산 앞바다에서 잡은 굴비를 영광 법성포에서 말린 것이 영광 굴비이듯이 홍어도 흑산도에서 잡은 것이 진짜 노릇을 하는 셈이다.흑산 홍어는 지느러미에 부드러운 가시가 있고 몸빛이 조금 더 진하고 검붉은 기가 도는데 살이 단단하고 차지다고 한다.뾰족하게 솟아난 코를둥글게 구부려 보면 다른 홍어는 쉽게 부러지지만 흑산 홍어는 유연하게 구부러질뿐 부러지지 않는다. 요즈음에는 흑산도는 물론이고 인근 서해에서 홍어가 잘 잡히지 않으니 진짜배기 흑산 홍어는 부르는게 값이라고 한다.그래서인지 저 남반구의 반대편쪽에서 잡힌 칠레산 홍어가 흑산 홍어로 둔갑을 하게끔 되었다.외국산 홍어는 날개살의 뼈를 씹어보면 딱딱하고 거세어 대번에 알아차릴 수가 있다.그래서 부드럽게 하려고 온갖 조리법에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회는 살만 저며내니 그렇다치고 통째 찜으로 낼때에도 잘 삭히고 오래 쪄내면 구별이 안되기도 한다. 요즈음 진짜 홍어 먹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해주는 시정의 뒷말이 있다.모모 당의 원로 되시는 이가 진짜 흑산 홍어를 전문으로 취급한다는 어느 음식점에서 홍어를 먹어 보고는 자신있게 ‘이건 진짜’라고 점수를 매겼다.그는 한 고장 출신으로 홍어를 좋아하는 대통령에게 자랑하려고 포장해달라며 다시 한 접시를 주문했더라고 한다.사정을 알게된 주방장이 급해졌는지 달려나와 속내를 털어놓는데 진실을 밝히자면 ‘이건 가짜’라는 것이다.즉 아무리 높은 어른도 구해먹기가 어려워졌다는 농담일 것이다. 내가 해남 가서 처음으로 후배를 사귀어 선물을 받은 것 두 가지가있으니 그중 첫 번째가 ‘어란’이다.작은 항아리에 무슨 훈제 소시지 같은 것이 채곡채곡 들어 있었다.큰 아이가 아직도 해남 토박이인 그를 부를 때면 동섭이 삼촌이라고 부르지 않고 ‘살구 아저씨’라고 부르는 연유가 있다.해남 내려가서 자리를 잡았던 집 안에 수백년묵은 느티나무와 동백나무가 있었다는 얘기는 나왔는데 백 오십여평남짓한 마당 안에 또한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해마다 가지가휘도록 살구가 열려서 초여름만 되면 내 아이들이바구니 가득 따고는 했다.동섭이는 병원 집 장남인데 도시에 나가 직장 생활을 하다가 뜻을 잃고 낙향해서 집안 일을 거들던 청년이었다. 그가 집에 올 때마다 아이들에게 ‘내 살구 내놓으라고’ 엄포를 놓아서 농담 치고는 좀 괴이쩍게 생각했더니 한참 뒤에 내가 물으니 그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성님이야 유명한 사람이고 나는 촌 구석 사람인디 금방이사가뿔면 저놈들이 내를 알것소.내가 이렇게 해둬야 낭중에 날 기억하지 않것소,하는 것이 그럴듯한 그의 대답이었다. 황석영. @
  • [지방 고시촌 르포](4)광주

    보통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기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정오.광주용봉동 전남대학교 앞은 학원 수업을 듣기 위해 분주히 걸어가거나졸음과 권태를 피해 담소를 나누는 고시생들로 붐빈다. 광주,전남·북도를 아우르는 호남지역에서 가장 큰 고시촌은 단연전남대 앞이다.2년여의 기간동안 우후죽순 식으로 생긴 전남대 앞 고시원은 어느새 30여개.고시 관련 서점,학원 등이 이곳에 몰려있다.이런 추세로 가면 서울 신림동 규모의 고시촌이 생기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현재 호남지역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은 3,000여명정도로 추산된다.7·9급과 각종 자격증을 준비하는 수험생까지 따지면 7만여명에 이른다고 주변에선 얘기한다. 수험생의 수에 비해 고시·자격증 학원은 많은 편이 아니다.광주지역 고시·자격증 학원은 13개,전주·익산은 고작 4개뿐이다.목포·순천 지역도 각각 1개씩. 하지만 ‘무척 열악한 환경이다’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호남지역수험생들을 위한 ▲대학측의 적극적인 지원과 ▲영상 강의 활성화라는 호남지역 고시환경의 특징과도 연관성이 많다. 전남대,전북대,원광대,조선대 등 호남지역의 대표적인 대학들은 고시를 준비하는 재학생,졸업생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때가 되면 서울지역 명강사를 초빙해 특별강의를 하는가 하면 대학 내 고시특강 수업료는 일반 학원 수업료보다 50%가 저렴하다. 또한 대학 고시반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매달 50만원의 장학금을 주기도 하고 수험료의 일부를 면제하기도 한다.물론 50∼100명 정도의최정예 요원만 수용하는 고시반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지만. 지난해 사시 최종합격자가 전남대의 경우 11명,전북대 4명,조선대 3명,원광대 1명이 배출된 저력도 이같은 대학측의 적극적인 지원에서나온 것이다. 소위 잘나간다는 명강사는 서울로 가버리기 때문에 학원마다 튼튼한 강사진을 배치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하지만 그 대안으로 시작된영상강의가 이제 조금씩 실효를 거두고 있다. 신림동의 유명 고시학원과 연계해 호남지역 대학에 영상강좌를 제공하고 있는 호남법학원 박기수(朴基洙·42) 원장은 “공부할 수있는분위기를 익히고 정보를 얻기 위해 무작정 상경하는 학생들을 보면안타깝다”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고향에서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도록 지방강좌를 상설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한다. 한때 역사적으로 소외된 지역이었고,고시계에서도 변두리 지역으로꼽히는 호남지역에서 꾸준히 고시 합격자 수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음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광주 최여경기자 kid@
  • [대한광장] 뱀의 지혜와 비둘기의 순결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과 개신교의 윤리’라는 책에서 서구 산업문명을 일으킨 정신적 동력을 탐구한 바 있다.이는 칼 마르크스가 역사발전의 동력을 유물론적으로 해석해 역사가 권력과 생산구조를 장악한 세력에 의해 만들어져 왔다는 테제에 쐐기를 박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베버는 산업문명을 일으킨 정신적인 동력을 칼빈주의 개혁신앙이 뿌리내린 지역의 개신교인들의 윤리의식에서 보았다.새롭게 발견된 복음의 능력으로 거듭난 개신교인들의 생활태도는 근면,절제,기도,노동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들의 자각중에는 하나님의 예정 가운데서 새로운 ‘선민’으로 선택받았다는 사명감이 불타고 있었다.베버는 이러한 개신교인들의 생활신앙을 ‘세계내적 금욕’이라 이름지었다.세계내적 금욕이란 세속안에 살면서 선민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윤리로서 후에는 영국성공회 개혁운동 가운데서 생겨난청교도들의 윤리로 발전되어갔다.베버가 세계내적 금욕이라는 말을 쓴 이유는 세속을 떠나 수도원으로 들어간 가톨릭 사제와수도사들의 윤리와 구별짓기 위해서였다. 새로운 복음의 능력으로 거듭난 사람들은 세계 안에 살면서 선택받은 창조적 소수로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는 곤궁에 처한 것이다.세계내적 금욕이라는 윤리는 낡을대로 낡은 윤리의 옛 패러다임이 더이상 지탱될 수 없는 상황 가운데서 발전된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이었던 것이다.새 패러다임이 낡은 패러다임을 대치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하루아침에 낡은 질서가 새로운 질서에 의해서 극복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은 낡은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삼켜버리는 형국이다.새패러다임이 낡은 패러다임을 극복하기 위해선 많은 투쟁과정과 피나는 노력과 희생을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낡은 가치가 지배하고 있는 현실의 질곡에서 새로운 가치는 삼킴을 당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유대땅에서 하나님나라를 선도했던 상황도 이와같은 경우에 해당된다.유대교의 낡은 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있는 현실 가운데서 “때가 찾고하나님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복음을 믿으라”는 외침은 낡은 패러다임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많은 무리가 그에게 몰려왔다.예수께서는 갈릴리호수를 중심으로 제자공동체를 형성하고 하나님나라 운동을 펴간다.그는 하나님나라라는 새 패러다임으로 세계를 개혁해나갔다.그는 하나님나라의 기쁜 소식으로 무장된 제자들을 세상 가운데로 파송한다.그가 제자를 파송하는 세계에는 낡은 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그러므로 그가 제자를 보내면서 당부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보라,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이 말씀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져 있다.제자들은 아직도 낡은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속에 나아가 낡은 체제의 바퀴에 차이지 않기 위해서 ‘뱀의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뱀의 지혜로써 슬기롭게 대처하지 않으면 옛 체제의 희생물이 돼버릴 것이 명약관화했기 때문이다.현실을 지배하고 있는 악의 실체를 꿰뚫어볼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무모한희생물이 되지 않는다는것이다. 또,예수의 제자들은 세상의 악한 질서에 사로잡혀서도,타협해도 안된다.어떠한 경우에라도 비둘기의 순결을 상실해서는 안된다.비둘기의 순결을 잃어버리게 될 때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제자로서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순결이본질적으로 위협받게 될 때 순교의 각오로 이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현실도 같은 모순들이 지배하고 있다.새로운 이상과 꿈을 가지고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은 낡은 질서에 희생되지 않는 뱀의 지혜와 새 질서를 실현하고자 하는 순결로 무장해야 한다.한국사회의 현실이야말로 뱀의 지혜와 비둘기의 순결이 필요한 사회다.꿈과 비전을 가진 사람은 낡은 질서와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는 사회속에서 옛 질서의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뱀의 지혜를 훈련해야 하며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 비둘기의 순결을 연마해야 한다.새로운 꿈과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 지녀야 할 새시대의 윤리강령이다. 김원배 목사·기독교 목회자협회 상임총무
  • [흔들리는 주택산업](5)무리한 출혈경쟁

    주택업체의 위기는 업체들이 자초한 부분도 없지 않다. 수익이야 어떻든 우선 사업부터 따고 보자는 식의 ‘한건주의’에서 비롯된출혈경쟁이 바로 그것이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주비는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뿐만 아니다.사업이 된다 싶으면 분양가를 한껏 부풀려 수요자들에게 돌아갈 프리미엄을 아예 없애버리기 때문이다.이런 곳은 프리미엄이 붙지 않아 그 일대의 신규 분양시장이 급속히 냉각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스스로 시장을 위축시킨 것이다. ◆경영위기,소비자 불신 자초 한때 파격적인 이주비를 지급하는 등 공격적인재건축·재개발 수주로 업계의 눈총을 받던 S사는 금융위기 이후 이로 인해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고액의 이주비를 지급하고 사업을 수주한 후 금융위기가 오면서 사업 지연과 늘어난 금융비용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이 업체는 요즘 들어 과거와 같은 무리한 수주는 가급적 피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S사와 재건축시장 선점 경쟁을 벌였던 D사는 그 때의 출혈경쟁에따른 타격에 금융위기까지 겹쳐 부도를 내고 요즘 재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이런 경험에도 불구하고 동종업체간 출혈경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95∼96년 1억원을 넘었다가 금융위기 후 7,000만원대로 떨어졌던 이주비는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올해초 1억4,000여만원대에 달했다.최근엔 D산업이서울 개포 주공2단지 재건축에서 이주비로 무려 2억1,750만원을 제시,‘이주비 2억원 시대’를 열었다.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그러나 출혈경쟁의 문제점은 결국 업체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진다.W사가 지난 94년 수주한 재개발 사업에 800억원을 투자하고도 조합원들간의 이견으로 아직도 분양을 못하고 있는 것도 한 예다. 무리한 이주비는 주택업체가 소비자들의 불신을 받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액의 이주비를 지급하는 등 좋은 조건을 제시,사업을 수주한 후 투입비용을 조합원들에게 떠넘겨 갈등을 빚는 경우도 허다하다. ◆높은 분양가도 한 몫 지난해 주택경기는 경기도 용인지역이 이끌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연초부터 분양 때마다 장사진을 이루는가 하면 이른바 ‘떴다방(이동 중개업소)’이 활개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용인은 죽전일대를 빼고는 분양에 실패했다.이에따라 주택업체들은 이 일대에서 분양을 아예 중단하다시피 하고 있다. 분양경기가 냉각된 것은 지난해 이 일대 아파트의 분양가(평당 600만원 안팎)가 너무 높아 이후 프리미엄이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소비자들은 일정한 차익이 있어야 신규 분양에 관심을 갖는데 분양가를 부풀리다 보니 남는 게 없었던 탓이다.게다가 최근 들어 난개발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 일대의신규 분양시장 불경기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품질로 경쟁하자 주택업계는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그러나 해결책은없다. 이주비의 경우 업체들끼리 자제를 결의하면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로 당국의 제재를 받는다. 분양가도 자율화돼 판단은 결국 소비자 몫이다.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수익성없는 아파트는 청약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수익을 최우선시 하는 업체에 분양가를 낮추라고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이같은 상태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주택업계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주택업체들은 품질이나 기술개발 등으로 분양가를 낮춰 폭리를 취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먼저 불식시켜야 한다”면서 “그러나 자재 공동구매조차 합의를 못하는 마당에 이같은 기대는 요원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들은 주택도 일반 공산품처럼 원가를 공개,분양가에 대한 검증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발언대] TV토론프로 진행자 균형감각 발휘해야

    요즘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다.세상살이에서 시시비비를 가릴일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일까. 얼마전 어느 TV 방송사에서 간판격인 토론프로그램의 진행자를 바꾸며 대대적으로 사전광고를 한 적이 있다.하지만 이토론 프로그램도 기존 프로그램보다 크게 나을 것이 없다. 특히 경제문제를다룬 내용에 가서는 재미는커녕 토론의 질이 형편없었다. 사회자의 본분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대변하는 일이다.그런데도 사회자가토론자에게 끌려다니며 토론 내용을 요약해 정리하는 데 급급하거나 무슨 대단한 특권이나 가진 것처럼 논쟁의 줄기를 툭툭 끊어 버리기도 한다. 특히 사회자는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가진 토론자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며 논쟁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서로 싸울 때는 싸우게 하고 또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때는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해야하는데도 그런 임무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점차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시청자들은 다양한 정보와 시각을 시사토론을 통해서 얻고자 한다.그런 부분을염두에두고 토론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또 중립적인 위치에 서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의·주장을 은근슬쩍 드러내며 한쪽 토론자의 편들기에 나서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토론으로 나올 출연자도 마찬가지다.우선 특정 주제에 대해 권위있게 말할수 있는 전문가라야 한다.그런데도 주제와는 별 상관없이 자기 사설이나 늘어놓는 경우가 태반이다.출연자의 자질에도 문제가 있다.신문 스크랩 수준의상식을 가지고 말꼬리나 잡고 늘어지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TV토론은 실력있는 토론자들의 진지함과 색깔있는 사회자의 솔직함이 어우러져야 시청자의 시선을 끌 수 있다.비윤리적인 애정행각이나 젊은 남녀의 삼각관계를 소재로 한 연속극보다도 재미없는 시사토론 프로그램들의 질적 향상이 있어야 하겠다. 권우상 부산시 북구 화명동
  • [기고] 디지털 혁명과 윤리규범

    0과 1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디지털혁명의 가장 큰 공헌은 인터넷을 탄생시킨 것이다.이런 인터넷은 거리의 개념을 바꿔놨다.아무리 먼 곳에 있더라도인터넷을 통하면 항상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과거에는 외국에 있는 연구논문을 구하기 위해 복사신청을 한 후 몇 달을기다려야 했다.그래서 정작 논문이 도착했을 때는 왜 그것을 신청했는지 잊어버리기도 했다.그런데 이제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느 곳의 정보도 순식간에 얻을 수 있다.출장가서 사온 제품을 모방해 만들어 시장에 내면 이미 세계시장은 바뀌어 있다.이제 미국 뉴욕에 있는 사람이나 한국에 있는 사람이나 정보력에는 별 차이가 없어졌다. 인터넷을 디지털 혁명이 한국인에게 선사한 축복이라고 할만하다.지구촌의변두리라는 한반도의 숙명적인 약점을 보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또 하나의 기여는 민주화에 있다.인터넷을 이용하면 어느 누구든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전에는 특별한 사람들만이 접근할 수 있었던 자료도 이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됐다.이렇게 정보가공유되면 특수계층의 힘이 약화되어,수직사회에서 수평사회로 바뀌게 된다.과거 유럽의 중세시대에 성경을 번역하지 못하게 하고,조선시대에 한글을 억압하던 이유를생각해 보면 금방 이해가 간다.지난 몇 년간 서울시가 이뤄낸 행정개혁 중에서 가장 큰 성공작으로 민원처리 전산화시스템을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나타났듯이,시민운동이 활발해지고 일반인의 의사표현 기회도 많아진다. 디지털혁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IMT-2000 사업이 본격화되면 또하나의 ‘도약’이 이뤄질 것이다.‘듣기만 하는 통신에서 보는 통신’으로바뀌면 우리 생활은 엄청나게 변한다. 초고속통신망이 완성되면 우리 사회는 진정한 멀티미디어 세상이 된다.재택근무가 일반화되고 전자상거래,원격회의,원격진료,원격교육 등이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그렇게 되는 날에는 길거리에서 일반 차량을 보기가 힘들어질것이다.오직 길에는 택배회사의 배달차량들만 달릴 것이다.예외가 있다면 즐기고 운동을 하기 위해 나가는 사람뿐일 것이다. 그렇다고디지털 혁명이 순기능만 가지고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가장 염려스러운 것이 사생활 침해다. 조지 오웰이 ‘1984년’에서 지적했던 빅브러더의 출현을 어떻게 막느냐가과제다.인공위성과 개인휴대단말기를 이용하면 개인의 위치추적은 물론 모든 행동이 감시될 수 있다.이제 몰래 애인을 만날 수도 없고 룸살롱에 갈 수도 없어진다.그야말로 ‘밤에는 쥐가 보고,낮에는 새가 보는 시대’가 가능해진다. 인간의 사는 방식을 정하는 것이 윤리규범이다.혁명을 거치면 사는 모습도바뀌어 규범도 바뀐다.산업혁명 후 공산주의의 출현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서야 오늘의 민주사회를 이룰 수 있었다.이제 우리 인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디지털 윤리규범의 확립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것이 정립된 후에야 역사가들은 디지털 혁명의 공과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李 光 炯 KAIST 미래산업 석좌교수
  • 박세리 역전우승 대시

    5언더파 208타의 공동 8위.선두와는 5타차.그러나 아직 3연패의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르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이미 파 크로거클래식(총상금100만달러) 3연패를 노리는 박세리(23·아스트라)가 9일 새벽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GC(파 71·6,319야드)에서 끝난 3라운드에서 버디 4,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08타를 기록하며 전날 공동 13위에서 공동 8위로 뛰어올랐다.박세리는 9일 밤 11시28분 마지막라운드에 돌입,선두 추격에 나섰다. 3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보태 합계 10언더파 203타로 단독선두를 달린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는 5타차.베스 다니엘,제인 크래프터 등 6명의 공동 2위권과는 불과 한타차로 큰 의미가 없어 박세리로서는 대회 3연패의 관건이마지막라운드에서 선두 소렌스탐을 얼마나 따라 붙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물론 부담스런 타수차이긴 하나 마지막라운드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차이이기도 하다.지난해에도 마지막라운드에서 17번홀까지 선두권에 2타나 뒤지다 마지막홀에서 동타를 이룬 뒤 최강 캐리 웹 등 6명이 겨룬연장전에서 역전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박세리다. 2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 순조롭게 출발한 박세리는 9번홀(파4)에서 세컨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3온-2퍼트로 보기를 범해 주춤했으나 13번홀(파4)에서 4.5m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15번홀(파4),17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한편 장정(20)은 버디 5,보기 3개로 2언더파 69타를 기록,합계 2언더파 211타로 낸시 로페즈 등과 공동 21위로 올라섰고 박희정(20)은 2오버파 215타로 공동 49위를 달렸다.또 펄신(33)은 3오버파 216타로 공동 63위,제니스 박(28)은 4오버파 217타로 공동 69위에 그쳤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사설] 422일, 천막농성의 숙원

    시국관련 의문사 진상규명의 길이 열렸다.4일 국무회의가 민주화운동 관련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을 확정함에 따라 이달 안에 9인 규명위원회가 구성되고 다음달부터는 의문사에 대한 진정을 받아 조사활동을 시작하게된다. 현재 유가족협의회가 잠정 집계하고 있는 의문사는 45건이다.이중에는 73년 중앙정보부에서 의문사한 최종길(崔鍾吉) 서울법대 교수,75년 등산 도중 의문사한 장준하(張俊河)씨,89년 수배중 의문사한 조선대생 이철규씨·중앙대생 이내창씨 사건도 포함된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오늘이 있기까지 대의를 위해 싸우다 죽어간 사람들에대해 너무 무심했다.오늘 우리가 이나마 자유와 민주를 누릴 수 있는 것이그들의 희생 덕택일진대 진작 그들의 죽음에 얽힌 의문만이라도 규명됐어야했다.그것은 422일간에 걸친 유가족들의 천막농성이 아니라도 살아서 화합을운위하고 21세기를 노래하는 우리들의 당연한 책무가 아닌가. 이 일의 목적은 특별법과 시행령 명칭에 나타난 ‘명예회복과 보상’에만있지 않다.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넋이라도 위로해주자는 차원은 더욱 아니다.그 진정한 의미는 과거 민주화운동에 대한 국가적 공인,폭압권력에 대한 심판,그리고 부당한 권력에 대한 불복종 저항권의 국민적 확인일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시행령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있다.다행히 4일 발표된시행령은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민주화운동의 범주 및조사대상 등에 있어서 시민단체의 안과 상당히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규명위원회에 압수수색 등 실질수사권이 없고 소매치기범도 시한이없는데 비해 6개월에 1차 3개월 연장가능이라는 시한이 정해진 점,가해자나결정적 증인의 해외도피 등에 대한 방비책이 없는 점 등은 우려되는 부분이다.여기에다 의문사 관련,가해세력의 음성적인 방해책동도 예상된다.시행령제정과정에서 확인됐듯이 매사에 축소지향적인 일부 관료들의 자료제출 거부등 비협조적인 자세도 예상된다. 진상규명위원으로 위촉될 사람들,그리고 이 사건에 직·간접으로 관여할 인사들에게 주문한다.특별법 제정 목적이 의문사의 진상규명에 있는 이상법운용의 보다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의문사 진상을 이 기회에 규명하지 못하면 영원히 미궁에 빠져버리기 때문이다.나라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사람들의 죽음에 얽힌 의문을 덮어둔채 국민소득이 어떻고,인권이 어떻고 해봤자그것은 회칠한 무덤에 불과하다.진상규명위와 그 관련자들의 사명감이 요구된다.
  • [굄돌] 전쟁의 슬픔

    바오닌이라고,베트남의 작가가 얼마 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돌아간 일이생각난다. 때마침 그의 장편소설 ‘전쟁의 슬픔’을 읽은 터였기에 관심이부쩍 생겨 그를 보려 가기도 했었다.그는 베트남전에 직접 오랫동안 참전하여 상대방 병사를 향해 총을 겨눈 경험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나,아름다운 소설이었다.페이지마다 스민 ‘전쟁의 슬픔’은 어떤 그럴듯한 명분도 전쟁을 정당화할 수는 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정의의 전쟁이란없는 것이다. 전쟁은 살아남은 자조차 산 것 같지 않은 자로 만들어버리기때문이다. 바로 며칠 전,파주의 비무장지대에서 지뢰 폭발사고로 인해 두 중령이 무릎과 발목 아래를 절단 당하는 큰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있었다.참으로 마음이 아팠다.그러나,졸지에 일을 당한 이들의 참담한 마음을 내가 헤아릴 재주는 없을 것이다.그저께인가는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한겨레신문사를 찾아가‘난리’를 벌인 일도 있었다.베트남 전쟁 당시의 민간인 학살 보도가 고엽제 피해보상 소송을 더디게 만든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조금만 더고개를 뒤로 돌리면 매향리 미군 사격장을 둘러싼 문제…… 이것들이 내게는 모두 ‘전쟁의 슬픔’으로 보인다. 기억을 더 거슬러 오르면,몇 년 전 잠수함이 고장 나 남쪽의 산야에 들어와이리저리 쫓기다 죽어간 북한 병사들의 모습이 떠오른다.특히,열 명이 넘는병사들이 벌거벗은 채 나란히 쓰러져 있던 모습은 잘 잊혀지지가 않는다.그런가 하면,토벌작전에 나가 아까운 목숨을 잃은 남쪽의 병사들도 있지 않았던가. 한반도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이다.전쟁을 직접 체험하지 못했다는나의 세대도 실은 전쟁의 기운 속에서 ‘전쟁의 슬픔’을 목도하면서 살아온 셈이다.변화만큼이나 논란 많았던 6월을 보내며 생각해 본다. 이제서야 한반도는 전쟁이 강제하는 죽음의 기운으로부터 겨우 한 발자국 멀어진 셈이라고. [방민호 문학평
  • 음악/ 초여름밤의 야외음악회

    여름밤 가로등 불빛 아래 시원한 저녁바람을 즐기며 듣는 음악선율은 생활의찌든 기운을 날려버리기에 제격이다.이번 주말 도심의 한가운데서 야외음악회가 잇달아 기다리고 있다.가족,또는 연인끼리 찾아가 낭만어린 추억을 만들어 보자.세종문화회관은 7월1일 오후8시 야외 특설무대에서 ‘재단출범 1주년 기념음악회’를 연다.클래식,국악,대중음악을 넘나드는 레퍼터리로 재미를 더하며 모든 좌석이 초대로 이루어진다.(02)399-1700. 아나운서 황수경의 사회로 진행되고 서울시교향악단(지휘 정치용),서울시합창단이 번스타인 캔디드서곡,비발디 사계,합창 박연폭포 등을 들려준다.가수조영남,소리꾼 장사익,김덕수 사물놀이패도 함께 한다. 예술의전당은 7월2일 오후5시 야외극장에서 무료 가족음악회를 개최한다.(02)580-1400바이올리니스트이자 목원대 교수인 김강훈씨의 알기쉬운 해설을 곁들여 편안하게 클래식음악의 세계로 이끌어준다.국립경찰교향악단이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서곡,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전주곡 등 우리 귀에 친숙한 곡들을 연주한다. 허윤주기자 rara@
  • 특별기고/ 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미의 대북시각 전환 계기됐으면. 다음주에 열리는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무장지대와 판문점을 가로질러 북한에 다녀오는 한국측 선발대의 뉴스를 TV로 보면서도 이는 좀처럼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이같은 예기치 않은 변화들은 보는 이들을 압도해버리기에 충분하다. 변화의 방향을 온전히 가늠할 수는 없지만 정상회담이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정상회담이 가져올 구체적 성과물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남북 정상간의 만남에 몇가지 기대하는 바를 제시하고 싶다. 첫째,냉각돼 있던 남북관계에 찾아온 것으로 보이는 전반적 해빙무드가 지속적으로 고조되길 바란다.남북관계가 개선되기까지 여러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sunshine policy)’이가장 주효했다고 본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지도자들이 맺게 될 친분관계가 양국 관계의 전반적 개선으로 이어져 가까운 미래에 보다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둘째,남북한간에 돈독한 신뢰가 구축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정상회담이정상간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남북 국민들간의 보다 많은 접촉과 교류로 이어지리라고 확신한다.이렇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양측은 만약의 무력충돌을우려,항시 대비하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신뢰관계가 구축된다면 국방 분야에 투입되는 엄청난 재원은 경제 및 사회분야로 돌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남북한 국민들간의 상호이해가 증진되길 기대한다.남북한은 분명히 공통의 역사와 언어,문화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단의 시간이 워낙 길다보니 철학과 교육·경제체제에 있어 근본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이같은 이질성은 남북한 국민들로 하여금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만 쌓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면 양측은 상대방의 입장을 보다 깊이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쌍무관계에서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일도 훨씬 줄어들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진정한 의미의 인적 교류 확대를 바란다.최근 평양학생소년예술단과교예단의 서울공연은 향후 양국이 지향해나가야 할 인적교류의 훌륭한 사례를 보여줬다.이같은 문화·연예 분야의 교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문화·연예·스포츠 교류가 활발해지다 보면 이산가족의 상호방문,교육·환경·경제분야 등 보다 본질적인 분야의 인적 교류는 자연히 뒤따를 것으로기대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 정부,특히 미 의회의 북한에 대한 시각을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미국의 대북 시각이 바뀌면 이는 미-북 관계개선으로 이어져 상호간 신뢰 구축,보다 빈번한 접촉과 왕래 등 가시적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을 통해 미국인과 미국 기업들이 북한에 직접 투자하거나 직교역 할날도 멀지 않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상회담의 역할은 이처럼 어마어마하다.외국기업인의 입장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며 남북 정상들이 양국 관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 제프리 존스 주한 美상공회의소 회장
  • 과거속에서 미래 찾는 ‘해양대국의 힘’

    로테르담은 유서깊은 항구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항만시설을 자랑한다.이미14세기부터 유럽대륙의 주요항구로 자리잡은 뒤 17세기에는 암스테르담에 이은 네덜란드의 두번째 상업도시로 발돋움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내를 걸으면서 이 도시의 역사를 실감하기란 쉽지 않다.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공습으로 옛 건물은,시청과 중앙우체국·증권거래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파괴됐기 때문이다. 대신 과감한 도시계획과 파격적인 디자인의 건축물들이 눈길을 끈다.철저하게 파괴된 것을 오히려 현대적인 계획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기회로 삼은 전형적인 사례라 해도 좋을 것 같다. 로테르담 해양박물관(Maritiem museum Rotterdam)에서도 이 곳 사람들의 기질이 읽혀진다.과거를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미래를 위한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해양박물관은 유라시아 횡단철도의 유럽쪽 종착역인 로테르담 중앙역에서 정면으로 난 큰길을 따라 10분쯤 걸으면 나타난다.3분쯤 더 가면 이 곳 출신대학자의 이름을 따 최근 개통된 에라스무스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그러나 신경을 쓰지 않으면 박물관은 그냥 지나쳐버리기 십상이다.루페항(Louvehaven)의 도크 끝자락을 이용한 박물관은 소박한 외관에 야외 전시품들도일상적인 항구의 풍경처럼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오히려 박물관 앞 ‘1490년 광장’에 서 있는 오시프 샤킨의 조각이 표지판구실을 한다.‘심장을 잃은 사람’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2차대전 당시 도시 전체가 파괴당한 절망적인 심정을 표현했다고 한다. 박물관의 본관은 크고 작은 두개의 삼각형을 이어놓은 모습이다.길쪽에서 보면 평범한 흰색 벽체만 눈에 들어올 뿐이지만,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면 좁은 부지에 공간을 최대한 활용코자 한 설계자의 뜻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전시공간은 크게 건물안과 밖으로 나누어진다.그러나 건물안팎 모두 보편적인 항해와 선박의 역사를 담고있다기보다는 철저히 네덜란드적이고 로테르담적이며,미래지향적이다. 건물밖 도크에는 1867년 진수된 네덜란드 군함 ‘부펠호’가 정박해있다.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뮤지엄 십(Museum ship)’으로 꾸몄다.크레인 등 각종 하역장비와 화물을 실어나르는 기관차 및 화차,등대 등의 해양 안전시설들도 흥미를 끈다.화차의 내부는 하역방법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 건물 안에서 맨 먼저 만나는 전시공간은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는 ‘세계항구 로테르담’이다.거대한 컴퓨터 게임장처럼 보이는 이 곳은 로테르담 항구를 축약하여 여행자의 짧은 일정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로테르담항의 전모를 보여준다.컴퓨터를 이용하면 항만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다.3층의 ‘콜렉션’관은 로테르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대형 선박들의 미니어처가 공간을 채우고 있다.지도와 콤파스·나침반 등 항해도구를 통해 과거 첨단기술의 도움없이도 어떻게 대양을 주름잡았는지를 알게 한다. ‘17∼18세기의 해상생활’관은 당시 선원들이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었으며,어떤 위험에 직면했는지를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 선박의 예를 통해 설명한다.‘네덜란드의 조선’관은 17세기에서부터 20세기 후반에 이르는 선박의 진화과정을 보여준다.여기서도 현대 네덜란드의 조선기술에 공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한 것은 물론이다.‘스플래시 선생’이라고 이름붙인 어린이관은철저한 체험 위주 전시로 항해나 해양공학의 원리를 깨닫도록 만든다.예를들어 아치형 다리를 만드는 코너에서 구조물을 제대로 조립했다면 어린이들은 아치 위로 가상의 바다를 건너갈 수 있다.그러나 아치의 원리를 이해하지못한 채 조립하면 어린이가 건너는 순간 다리는 무너지고 만다.물의 원리를보여주는 각종 실험장치에서는 배가 어떻게 뜨고 가라앉는지를 배우고,호이스트와 크레인을 작동해보면서 적은 힘으로도 무거운 화물을 부릴 수 있는원리를 스스로 깨우친다. ‘스플래시…’와 부펠호의 내부는 어린이들을 위한 생일파티 장소로도 개방된다고 한다.‘박물관은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라는 로테르담 사람들의 인식은 여기서도 뚜렷이 드러나고 있었다. 로테르담(네덜란드) 글 서동철기자 dcsuh@
  • 독자의 소리/ 물건 주웠을때 잃어버린 사람 생각을

    해외여행 중 공용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는데 선반위에 누군가 잊어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지갑을 발견했다.나는 한국에서의 습관대로 지갑을 프런트에 가져다 주었다.하지만 담당자는 지갑을 다시 있던 자리에 가져다 두라고 했다.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사람들이 소지품을 분실할 경우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자신이 다녔던 장소를되짚어 가며 찾아보는 것이다.그러므로 하루가 지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자리에 놔두는 것이 찾아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설명을 듣고 난 나는 합리적인 그들의 사고방식에 동감하는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문화가 정착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물건을 습득하면 경찰서에 가져다 주라고 교육받아왔다. 비양심적인 사람이 물건을 가져가 버리기 전에.그러나 현찰이나 중요한 물건이 아닐 경우 우리중에 소지품을 분실해서 경찰서를 찾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타인의 물건을 습득한 사람은 분실자의 처지에서 한번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한다. 김순희[경기도 하남시 신장2동]
  • [외언내언] 이런 패륜

    기가 막힌다.대학생 아들이 잠든 부모를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가정의 달에일어났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토막내서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기까지 했다.피의자는 경찰에 범행을 자백하면서 “평소 아버지는 나를 무시했고 어머니마저 머리가 나쁘다고 구박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한다.경찰이 피의자의 정신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니 결과를 지켜보아야겠지만 도대체제정신으로 그런 엽기적인 패륜을 저지르고 그런 말을 태연히 할 수 있는가싶다.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사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도박으로 돈을 날리고도피유학에서 돌아온 철부지 오렌지족이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잔인하게 부모를 살해한 박한상군 사건에 이어 대학교수가 역시 상속문제로 아버지를 죽이고,중학생이 어머니를 살해한 경악스러운 사건등이 지난 몇년 사이계속돼 왔다. 부모의 지나친 자식학대가 사회문제가 된지도 오래 됐다.범인이나 그 가족의 개별적 문제에서 비롯된 사건들이지만 우리 사회의 윤리와도덕성,그리고 가족관계가 붕괴되고 있는 징후들이다.이번 사건은 자식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일류병,그리고 편애가 엄청난 비극을 불러 올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피의자는 직업군인인 아버지와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고 엄격한 아버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심리적으로억압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또 S대학에 입학하지 못해 구박을 받고 부모가 형만 감싸고 돈다는 소외감을 느껴 왔다 한다.이런 이유로부모를 살해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우리 가정을 한번 되돌아볼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중·고·대학생 환자들을 진료해 보면 ‘죽이고 싶다’는 말을 쉽게할 정도로 부모를 증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한 정신과 의사의 말은 우리 가정이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녀들을 사랑으로 가르치기보다 일류대학 입학과 출세를 위한 경쟁에 내몰다 보니 자식은 부모의 참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비뚤어지는 경우가 많다.게다가 영화,텔레비전,컴퓨터와 같은 일방적인 의사소통 수단에만 매달려 인간적인 면대면(面對面)관계에 서툰 청소년들은 자기속에 갇혀 반사회적인 일탈행위를 거리낌없이 저지르기 쉽다. 우리 사회 지도층의 윤리·도덕적 파탄 또한 반인륜적 범죄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존중 교육과 인성교육의 강화와 함께 범사회적인 도덕재무장 운동이 필요한 때이다. 임영숙 논설위원.
  • 백신 깔고 감염 E메일 바로 지워라

    러브 바이러스에 의해 망가진 파일은 다시는 원래대로 복구할 수 없다.원본을 완전히 다른 파일로 덧씌워버리기 때문이다.최신 바이러스 백신을 설치하고,자기에게 온 바이러스 감염 E-메일을 바로바로 삭제하는 등 예방책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빠르고 강력하다. 지난해 3월 전 세계를 바이러스 공포에 몰아넣었던 ‘멜리사’가 국내에 상륙하는 데는 만 이틀이 넘게 걸렸다.하지만 러브는 6시간만에 전 세계를 바이러스 공포로 몰아넣었다.특히 멜리사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상용 E-메일 프로그램인 아웃룩에서만 활동한 반면 러브는 쉽게 구할수 있는 공짜 프로그램 아웃룩 익스프레스에서도 작용한다.또 주소록 내 50명에게만 파일을 보냈던 멜리사와 달리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변종 출현도 초고속. 통상 강력한 바이러스가 나타났을 때 등장하는 아류들인 ‘변종’(變種)의 확산도 어느 때보다 빠르다.그림파일 등 주로 데이터를 손상시키는 러브와 달리 실행(com)및 시스템정보(ini)를 지우는 것까지 등장했다.‘러브’(사랑)를 앞세워 사람들을 현혹한 것처럼 바이러스 경고문구나 상품 구매정보 등을 가장한 것들이 많아 위험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무조건 지워라. E-메일 제목이 ‘ILOVEYOU’인 메일을 받으면 최대한 빨리삭제(딜리트)키를눌러 지워야 한다.‘Joke’‘Virus ALERT!!’ 등 변종도마찬가지.주소록에 등재된 사람들을 공격하는 탓에 친한 사람한테서 온 것일수록 더 가능성이 높다.감염 메일을 받았으면 발신자에게 연락,추가 피해를막아야 한다.바이러스 백신의 검색환경도 모든 파일을 검사하도록 설정해야한다.실행파일(exe,com)이나 윈도 시스템파일(dll)만 검사하도록 돼 있으면러브 바이러스를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치료 안되면 계속 말썽. 감염됐을 경우,완전히 치료하지 않으면 컴퓨터를실행할 때마다 같은 증상이 되풀이돼 두고두고 낭패를 본다.우선 윈도의 시스템정보를 보관하고 있는‘레지스트리’를 수정한 뒤 윈도 디렉토리의 Win32DLL.vbs,윈도시스템 디렉토리의 MSKernel32.vbs,LOVE-LETTER-FOR-YOU.TXT.vbs,인터넷 다운로드 디렉토리의 WinFAT32.EXE 등파일을 없애야 한다. 김태균기자 windsea@. *'러브 버그' 유포 범인. 전세계를 강타한 바이러스 ‘러브 버그’를 제작,유포한 범인은 누굴까.현재로서는 필리핀 청년과 독일 학생이라는 두가지 설이 유력하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필리핀 수사당국은 필리핀 마닐라에 살고 있는 23세대학생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다.필리핀 수사당국은 이미 증거품인컴퓨터에 대한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판사의사인만 기다리고 있다.목격자도 확보해 놓았다.필리핀 수사당국은 도피 및증거 인멸에 대비해 용의자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양국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 청년은 자신이 전세계 컴퓨터망을 마비시킬 능력이 있다고 공언하고다녔다고 한다.특히 올초 다른 사람의 비밀번호를 도용,마음대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바록(Barok)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시켰는데‘러브 버그’의 컴퓨터 코드에 그 이름을 남기는 바람에 꼬리가 잡혔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FBI를 도와 ‘멜리사’ 바이러스 해커를 추적했던 스웨덴의 컴퓨터 전문가 프레드릭 비외르크는 이날 자국 TT통신과의 회견에서 “러브 버그를 만든 사람은 호주에서 공부하고 있는 미카엘(18)이라는 독일 교환 학생”이라고 주장했다.비외르크는 “범인은 ‘유스넷 뉴스그룹’에 흔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 *MS社 또다시 궁지에. 법원의 독점 판결로 회사가 두 동강 날 위기에 빠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 러브 바이러스 피해로 또 다시 궁지에 몰렸다.아웃룩 및 아웃룩익스프레스 등 유독 MS의 E-메일 프로그램에서만 러브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열세를 면치 못하던 경쟁업체 넷스케이프의 E-메일 프로그램은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MS의 아웃룩 시리즈가 바이러스에 취약한 것은 이 프로그램이 러브 바이러스가 이용한 ‘비주얼베이직 스크립트’(VBS)를 완전히 허용하고 있기 때문. VBS는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도 문서와 그래픽,웹 링크 등이 쉽게 연동될 수있도록 해 메일 작업을 편리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복사·삭제·변경 등도쉬워 보안에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특히개인 신용정보 등을 유출하도록 만들어질 경우,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수 있다는 것. 미국의 한 바이러스 전문가는 “대다수 인터넷 이용자들은 VBS 기능을 전혀사용하지 않고 있으며,단지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만 쓰이는 것같다”면서“MS는 이런 스크립트 실행 기능을 이미 오래 전에 아웃룩에서 제거했어야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MS의 소프트웨어 시장독점에 대한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PC의 90% 이상을 윈도가 장악하다 보니 작은 바이러스 하나로 전 세계가 동시에 아수라장에 빠져드는 사태가 빚어졌다는 지적이다. 김태균기자
  • [외언내언] 핸드폰규제와 有害경고

    한국을 처음 찾는 외국인들은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셔틀버스 안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체험한다.호텔로 가는 30여분 동안 휴대폰통화가 잠시도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다.전화벨소리와 통화 목소리가 창밖에 펼쳐지는 이국의 풍경을 감상할 여유를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버스뿐만 아니라 길거리,전철안에서,그리고 음식점과 공연장등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비슷한 장면이 목격된다. 우리나라는 문명의 이기로 대표되는 전화가 소개된지 100년만에 휴대폰 가입자가 2,600만명에 이르는 통신대국의 위치에 올랐다.휴대폰은 움직이는 안방이자 사무실로 현대인을 24시간 외부세계와 연결하는 필수품이 됐다.기억장치 발달로 비서기능은 물론 버튼만 누르면 인터넷과 연결돼 지구촌 정보의 광맥을 누비며 증권투자·쇼핑등 경제활동도 가능하다. 휴대폰의 이같은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그 역기능으로 인한 폐해도 커 최근에는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공해성과 전자파의 유해성,운전자의 사고유발성이 문제가 된다.버스와 전철에서의 공해성은 참는다고 하지만 정숙해야 할 도서관,회의장과공연장,예식장에서 느닷없이 울리는 벨소리는 분위기를 한 순간에 망쳐버리기도 한다. 전자파의 유해성은 더욱 절실한 문제이다.휴대폰이 방출하는 전자파가 주목되는 것은,다른 가전제품은 극저주파인데 비해 극고주파라는 점이다.극고주파는 접촉하는 부위의 온도를 높이는 열효과를 유발,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할 인체의 생리적 흐름을 흐트러트려 이상증세를 야기한다.일반적 증세로는 두통과 기억력상실·피부발진·가려움증·호흡곤란이지만 뇌종양과 혈액순환계 이상·DNA손상·백혈병·유방암을 유발한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휴대폰 전자파가 특정질환의 직접 원인이 된다고 단정을 할 수는 없다.치매와 백혈병 등 수많은 질병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듯 인체에서 일어나는이상증세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그러나 전문가들은 휴대폰전자파의 혐의 가능성을 인정하는만큼 사용횟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명하다.스웨덴·미국·일본 등이 휴대폰 전자파규제기준을 마련한 것도질병유발의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이 앞으로 휴대폰에 담배와 마찬가지로 건강경고문을 부착해 판매키로했으며 일본이 휴대폰전자파와 뇌종양의 인과관계 규명에 착수할 것이라고한다.때마침 휴대폰사용에 관한 규제가 전무한 우리나라도 경찰청이 운전자사용규제에 관한 공청회를,정보통신부가 공공장소에서의 사용금지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잇따라 열어 정책에 반영한다고 한다.휴대폰의 편의성을 해치지않으면서도 유해성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개원·全大 앞두고 독자 세력화

    386세대가 주축이 된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 소속으로 16대국회의원에 당선된 13명이 한나라당 전당대회 및 국회 개원 등을 앞두고 ‘세확산’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3일부터 1박2일간 양평의 한 콘도에서 숙식(宿食)을 함께 하면서 향후 활동방향을 논의한다.재선 고지에 오른 남경필(南景弼) 의원을 비롯,김부겸(金富謙) 심재철(沈在哲) 이성헌(李性憲) 김영춘(金榮春) 오세훈(吳世勳) 원희룡(元喜龍) 안영근(安泳根) 박종희(朴鍾熙) 임태희(任泰熙) 정병국(鄭柄國) 윤경식(尹景湜) 김성조(金晟祚) 당선자 등이 그들이다. 우선 관심사는 전당대회에서의 총재·부총재 경선,국회의장단 선출문제,상임위 배치 등이다.이들 현안에 대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회의장 선출문제와 관련,공정하고 합리적인 국회운영을 위해 의장의당적이탈이 절실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당선자들은 의장을 여야 ‘대표 선수’간 대결이 아니라 교황선출방식으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방안이 공동의견으로 제기될 지 주목된다. 미래연대 관계자는 30일 “초·재선 의원의 ‘돌격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 버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당론에 무조건 따르기 보다는 사안에따라 교차투표를 실시하는 등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를 펼 것”이라고의욕을 보였다. 오풍연기자 poong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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