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버리기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대표팀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창업자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아침밥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나물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13
  • 예산절감은 이렇게

    서울 양천구의 ‘임용장 케이스 재활용’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양천구는 “지난달 23~24일 재활용 활성화와 예산 절감을 위해 ‘임용장 케이스 재활용 캠페인’을 펼쳤는데, 당초 목표였던 500장을 훨씬 넘어 2200여장의 케이스가 회수됐다”며 “1000여만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4일 밝혔다. 구는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격려하기 위해 회수율 상위 부서엔 소정의 간식을 전달했다. 김선옥 교육지원과 주무관은 “우리 구에선 직원들 임용식이 1년에 12번 이상 열리는데, 임용장은 서랍 속에 넣어두거나 책상에 꽂아놓고 잊어버리기 일쑤”라며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다음 임용식부턴 직원들이 자진해 케이스를 반납하는 문화가 조성될 것 같다”고 전했다. 서노원 양천구청장 권한대행은 “앞으로 임용식뿐 아니라 각 부서 및 동주민센터 위촉식, 발대식 등 각종 행사에서도 케이스를 재활용할 예정”이라며 “케이스 재활용으로 절감한 예산은 구민들에게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홍준표 “내일부터 유세 나서지 않겠다”…이유는

    홍준표 “내일부터 유세 나서지 않겠다”…이유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3일 “내일부터 유세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일부 광역 후보들이 이번 선거를 지역 인물 대결로 몰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면서 “일부 후보들 의견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들어 그분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내가 유세에 나서니 문(문재인 대통령)-홍(홍준표 대표) 대결로 고착화되고 지금은 문 대통령 세상인데 문-홍 대결로는 선거에 이길 수 없고, 민주당 후보는 북풍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하면서 문 대통령 뒤에 숨어버리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깜깜이 선거가 된다는 것”이라고 일부 후보들의 의견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만 이길 수 있다면 내가 무엇인들 못하겠냐”며 “이번 선거는 문-홍 대결이 아니라 지방행정을 누가 잘할 수 있느냐 하는 지방선거다”고 했다. 홍 대표는 또 “이미 제가 던진 메시지는 널리 전파돼 이번 지방선거는 북풍 선거가 아니라 민생파탄 심판 선거가 되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당 후보님들을 전폭 지지해 주시도록 간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기면 이 나라는 일당 독재 국가로 간다“면서 ”민생과 견제가 이번 선거의 본질이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당초 이날 강원·충북·경기·서울을 훑는 지원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모두 취소한 뒤 비공개 전략회의를 가졌고, 향후 지역 유세 일정 대신 중앙당에서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공중전에 주력하기로 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제동의 톡투유2’ 이효리 유리 폭로 “어제 같이 잤는데 괴로워해”

    ‘김제동의 톡투유2’ 이효리 유리 폭로 “어제 같이 잤는데 괴로워해”

    ‘김제동의 톡투유2’에서 이효리가 소녀시대 유리의 과음을 폭로했다.29일 방송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2-행복한가요 그대’에는 MC 김제동과 소녀시대 유리, 정채찬 교수를 비롯해 1회 게스트로 이효리와 가수 폴킴이 출연했다. 이날 이효리는 소녀시대 유리와의 친분을 밝히며 “사실 유리가 어제 우리집에서 함께 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효리는 “유리와 50도 고량주 두 병을 같이 마셨다. 유리가 많이 괴로워하더라. 내가 뒤처리까지 했다”며 “유리가 먹은 것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더라. 지금 이상순이 이불을 빨래하는 중”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요즘, 문득’이라는 주제로 이어진 대화에서 이효리는 “문득 왜 사는가,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왜 태어났고, 이 세상에 온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고 털어놨다. 또 행복에 대해서는 “이제 나는 행복해야 된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기로 했다”며 “종교마다 ‘우리는 다 죄인이다’고 말하지 않나? 죄인이면 죄인답게 사는 거지, 우리가 꼭 행복해야 하나. 내가 꼭 행복해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하루하루를 속죄하는 마음으로 산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제동의 톡투유2’는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제동의 톡투유2’ 이효리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김제동의 톡투유2’ 이효리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김제동의 톡투유2’ 가수 이효리가 행복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29일 방송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 시즌2’(이하 ‘김제동의 톡투유2’) 1회에는 MC 김제동의 절친 가수 이효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이효리는 제주에서의 삶을 언급하며 ‘행복’을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효리는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라면서 “종교마다 ‘우리는 다 죄인이다’라고 말하지 않나. 죄인이면 죄인답게 사는 거지, 우리가 꼭 행복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살면서 알게 모르게 죄를 많이 짓는다. 내가 꼭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하루하루를 속죄하는 마음으로 산다”고 털어놨다. 이효리는 “예를 들어 누가 나보다 덜 예뻐서 오디션에 떨어져 나에게 큰 상처를 받은 경우, 혹은 나를 좋아하는 남자가 너무 많았는데 나는 그들에게 다 마음을 줄 수 없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내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죄를 지어도 그냥 죄인답게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시즌 1 종영에 이어 시즌 2로 찾아온 ‘김제동의 톡투유2’는 ‘당신의 이야기가 대본입니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청중이 직접 참여하고 이야기하는 토크콘서트형 프로그램이다. ‘행복한가요 그대’라는 부제를 달고 첫 방송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김제동의 톡투유2’는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3.686%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JT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제동의 톡투유2’ 첫 게스트 이효리 “행복해야겠다는 생각 버려”

    ‘김제동의 톡투유2’ 첫 게스트 이효리 “행복해야겠다는 생각 버려”

    가수 이효리가 김제동과 만난다.오는 29일 첫 방송되는 JTBC ‘김제동의 톡투유2-행복한가요 그대’(이하 ‘톡투유2’)에는 첫 게스트로 가수 이효리가 출연해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함께한다. 최근 한국과학기술대학교에서 진행된 첫 녹화에는 ‘톡투유2’의 새 가족이 된 힐링의 여왕 소녀시대 유리와 인디계의 아이돌 폴킴 그리고 정재찬 교수가 참여해 ‘요즘 문득’이라는 주제로 청중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하는 가수 이효리가 녹화장 안으로 들어서자, 청중들은 물론 출연진도 놀라움과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효리는 녹화 당시, 특유의 솔직담백한 매력과 민박을 운영하며 쌓인 친근함으로 청중들과 진솔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이효리는 “이제 행복해야 된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기로 했다. 내가 꼭 행복해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하루하루를 속죄하는 마음(?)으로 산다”며 속죄해야 할 이유를 2가지 항목으로 나눠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또한 “청중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은 정말 오랜만이다. 데뷔 20년이 넘었는데도 환영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새삼, ‘문득’ 정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2015년 5월 시작된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는 최고의 입담꾼 김제동과 청중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나누는 JTBC의 대표적인 힐링프로그램이다. 이들의 대화와 위로는 매회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사랑을 받았다. 시즌2는 총 14회로 제작되며, 공식 홈페이지(http://tv.jtbc.joins.com/jdohappy) 에서 열 네 번의 행복여행에 함께 할 청중을 모집하고 있다. 희망자들은 홈페이지 내 참여 신청 게시판에 별도 마련된 양식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김제동과 이효리, 새로운 식구와 함께하는 JTBC ‘톡투유2’ 1회는 5월 29일 화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길섶에서] 쫀드기 향수/박건승 심의실장

    가끔 동네 가게에 들를 때마다 쫀드기 한두 봉지를 집어 든다. 그때마다 그 공간에 같이 있는 가게 주인과 안사람의 눈빛이 달라짐을 느낀다.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그런 것 좀 먹지 말라는 안사람의 눈초리는 올라간다. 가게 쥔장은 그저 빙긋 웃는다. 어린 티를 벗지 못하고, 또 그것 때문에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우습다는 표정이다. 어린 시절 시골 아이들 사이에 쫀드기는 몹시 인기 있는 군것질거리였다. 줄줄이 뜯어 먹는 재미가 쏠쏠했고 불에 살짝 구워 먹는 맛은 더했다. 그것 또한 주머니가 ‘빈곤한’ 아이에게는 ‘꿈의 떡’이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불황의 척도로 불린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쫀드기를 많이 찾는다는 속설이 그럴듯한 경제 이론이 되다시피 했다. 제조업체들이 때깔 나게 보이도록 주황 색소를 많이 쓰다 보니 불량식품의 상징이 돼 버리기도 했다. 가게에 쫀드기 사려는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다행이다. ‘쫀드기 경제’ 운운할 정도로 경기가 나쁘진 않다는 방증일 터다. 유해 공방이 재연되지 않은 것도 고마운 일이다. 덕분에 어릴 적 즐기던 것을 큰 부담 없이 복기할 수 있게 됐으니.
  • [뉴스를부탁해]‘인천 초등생 살해’, 무엇이 ‘살인 공모’ 판단을 바꿨나

    [뉴스를부탁해]‘인천 초등생 살해’, 무엇이 ‘살인 공모’ 판단을 바꿨나

    지난해 11월 22일 첫 공판기일부터 9번의 재판이 열린 서울고등법원 404호 법정에는 유독 높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8세 초등학생 여아를 유괴해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버리기까지 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미성년자와 성인에게 선고할 수 있는 징역형의 최고 형량을 선고받은 이들의 나이는 겨우 18세와 20세였습니다.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항소심 첫 재판은 열리기 30분 전부터 법정에 들어가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이어진 재판도 모두 방청석이 꽉 찬 채 진행됐습니다.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의 심리로 6개월간 이어진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주범 김모(18)양과 공범으로 지목된 박모(20)씨의 항소심 재판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주범 김양은 초등학생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최고 형량인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장치 부착 30년의 명령을 선고받은 상태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재수 생활을 하던 박씨는 김양의 살인 범행의 공범이 맞다고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를 했고요. 성인인 박씨가 주범보다 높은 형을 선고받게 된 이유였습니다. 이 사건의 수사부터 공판까지 맡아오며 1심에서 박씨의 살인 공모관계를 밝혀낸 나창수(44·사법연수원 31기) 부장검사의 열의는 항소심에서도 계속됐습니다. 항소심이 서울고법 형사7부에 배당된 뒤 박씨는 대형 로펌 소속 변호인 12명을 선임했습니다. 3명의 변호인들이 매번 재판에 출석해 매우 적극적으로 박씨를 변론했고 그 과정에서 검사와의 언쟁도 끊이질 않아 여러 차례 재판장의 주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박씨도 재판에서는 항상 고개를 세우고 재판부를 응시했고, 항상 별다른 표정도, 미동도 없이 덤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2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의 최후 의견을 들으며 갑자기 흥분해 큰 소리로 검사를 향해 욕설을 할 때만 제외하면 말입니다. 박씨 측은 박씨의 지시를 받아 살인을 저질렀고 사람의 신체 일부를 갖고 싶어하는 박씨를 위해 사체를 훼손했다는 김양의 주장과 이를 받아들인 원심의 판단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박씨 측은 김양이 범행 이전부터 잔혹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지녔고,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인터넷 캐릭터 커뮤니티와 같은 가상의 세계에서 즐기던 잔혹함을 현실에서 실행하면서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양이 부여한 캐릭터의 특성과 역할을 김양 스스로가 현실에서 구현한 것이 바로 이 사건이라는 얘깁니다. ◆적극적 변론·방어 ‘공범’ vs 고개 푹 숙인 ‘주범’ 김양이 가상세계에서 설정한 캐릭터가 폭력적인 성향을 가져 고문 등의 잔혹한 행위를 즐겼고, 또 특정 신체 부위에 흥분을 느꼈는데 이러한 특성이 이 사건 범행 과정에도 반영됐다는 게 박씨 측의 주된 주장이었습니다. 김양과 박씨는 캐릭터 커뮤니티에서의 활동을 바탕으로 카카오톡과 트위터 등을 이용해 대화를 나눴는데요. 이른바 ‘고어(gore)썰을 풀며(잔인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 대화를 나눴고, 다른 커뮤니티 회원과는 야한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박씨의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김양이 박씨를 비롯한 커뮤니티 회원 등 지인들과 나눈 대화들을 지속적으로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김양이 사용한 단어와 문장을 통해 그가 얼마나 잔인한 것을 즐기고 폭력적인지를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가상세계의 설정을 실제로 범행을 통해 실현시켰다고 강조하기 위해 김양이 설정한 온라인 상황들을 이 사건에 빗대어 거듭 질문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박씨의 변호인(남성)은 미성년자인 김양에게 “증인은 목이나 귀를 성감대라 생각하고 목과 귀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죠?”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김양은 “제 성감대 얘기가 여기서 왜 나옵니까!”라며 화를 냈고, 변호인은 재차 “관련 있으니까 묻지 않겠어요?”, “답 안 할 겁니까?”라고 물었습니다다. 김양은 “답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끝내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김양의 주장은 1심에서와 같이 “박씨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일관됐습니다. 특히 박씨가 자신에게 ‘J’라는 잔혹한 성향의 인격을 부여했고, 지난해 3월 벌어진 범행은 바로 박씨가 부여한 J라는 인격이 행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사 초기에 기억이 잘 나지 않은 이유 역시 다른 인격이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라는 거였죠. 또 자신이 온라인상에서 잔인한 내용의 대화를 즐긴 것에 대해 “이게 저에게만 국한된 잔혹한 상황이 아니라 트위터 안에 보편적 생각이라 생각합니다”라며 반박했습니다. 김양은 꽤 수준높은 단어와 논리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2016년부터 트위터에 잔인한 글들을 썼는데 그 때는 왜 사람을 죽이지 않았을까요?”, “제 (잔인한 내용의) 트윗에 맞장구 친 사람들을 하나하나 잠재적 살인자로 볼 수 없지는 않나요?”라고 박씨 측 변호인에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평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김양은 대부분 두 손을 꼭 모으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범행 사실이 언급될 때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한 번은 손을 계속해서 세게 긁으며 불안한 듯한 태도를 보여 재판장의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양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부터 재판부에 모두 11건의 반성문을 냈습니다. 그러나 재판이 마무리될 쯤 되자 반성문을 내지 않았고 오히려 박씨가 재판 중반부터 선고 직전까지 6건의 반성문을 냈습니다. 김양은 지난달 20일 최후 진술을 통해 “피해자가 어떻게 죽은지 다 기억하고 있는데 어떻게 제가 조금만 (징역을) 덜 살게 해달라고 빌 수가 있겠느냐”면서 “그래서 반성문을 쓰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반성은 자살하는 것이지만 저에게는 자살로 도피할 권리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김양은 거듭해서 박씨를 향해 진실을 밝힐 것을 추궁했습니다. “네가 시켰잖아!”라며 화를 내기도 했고, 박씨나 변호인의 말에 자주 못마땅해 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재판에 임하는 태도로만 보면 김양은 모든 진실을 떠안고 있는 것처럼 괴로워했고, 박씨는 그저 덤덤했습니다 ◆박씨의 ‘살인 공모’ 무죄로 판단된 이유는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 결과는 달랐습니다. 지난달 30일 재판부는 김양의 범행을 박씨가 공모한 공범관계라는 1심의 판단을 뒤집고, 박씨의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박씨에게는 살인 방조와 사체 유기 혐의만 인정돼 1심에서 선고받은 무기징역형은 징역 13년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박씨의 살인 공모에 대한 판단이 뒤집힌 데는 김양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재판부는 “김양의 진술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양이 박씨가 사건이 발생하기 약 일주일 전부터 범행 대상과 방법, 장소, 시간 등에 대해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그 내용에 대해 공모가 인정될 만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진술하지 못했다”, “유독 검사의 질문에 맞춰 적극적으로 진술하려 하는 등 일관성을 갖추지 못하고 진술이 변화됐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입니다. 김양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 측 질문에는 비교적 성실히 답을 하면서도 박씨 변호인의 질문에는 거듭 “기억나지 않는다”,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박씨 측 질문에 대해서도 모든 상황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한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이런 맥락이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자세히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를 재판부는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 만약 김양의 주장대로 박씨의 살인 범행 지시를 자신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오히려 김양의 진술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지적이죠. 재판부는 또 두 사람의 대화나 행동의 패턴을 들여다 본 결과, 범행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언행들은 박씨보다는 김양이 먼저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박씨가 김양에게 만들어 주었다는 잔혹한 인격인 ‘J’도 박씨가 먼저 김양에게 지정해 준 것이 아니라 김양이 먼저 자신에게 다중인격 분열 증세가 있다고 말했고, 박씨가 “다른 사람으로 봐주길 원하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을 하면서 J라는 이름으로 불러주게 됐다는 것입니다. 또 살인에 관한 이야기나 “만약 사람의 장기를 갖게 된다면 어떤 것을 갖고 싶으냐”는 등의 질문도 김양이 먼저 박씨에게 건넸고, 박씨는 여기에 ‘소극적으로’ 답한 게 전부라는 게 판단의 배경에 깔렸습니다. 박씨의 살인 지시가 있었다고 밝혀질 경우 김양의 양형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등 서로 이해관계에 얽혀있어 과장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범행 전과 후…달라진 두 사람의 대화 패턴 그렇다면 살인 방조는 어떻게 유죄가 됐을까요. 재판부가 공모관계를 부인하면서도 방조 혐의는 인정한 데에는 범행 직전과 범행 당시부터의 두 사람의 대화 양상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범행을 만약 두 사람이 공모를 했다면 사전에 매우 구체적으로 범행 과정을 특정해 모의했어야 했는데 두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누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언제 어떤 식으로 범행을 할지 등을 모의한 대화의 증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김양이 범행을 결심한 때부터는 달랐습니다. 범행 당일 새벽까지 두 사람은 평소와 같이 캐릭터 커뮤니티 등에서 비롯된 다양한 가상세계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범행 이전에도 언젠가 김양이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고 하자 박씨가 여기에 맞장구를 치기도 했답니다. 김양에게 “센 척 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박씨는 말했습니다.하지만 “사냥 나가러 간다”는 김양의 문자메시지는 가상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김양은 “사람을 죽일 때엔 어떤 복장을 한다”는 등의 말을 박씨에게 한 적이 있었는데, 범행 당일 김양은 그 복장을 한 모습을 셀카로 찍어 박씨에게 보냅니다. 그 다음부턴 더 이상 가상의 대화가 아니었다고 재판부는 본 것입니다. 따라서 박씨는 김양의 범행 의도와 진행 과정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양이 “초등학교 운동장이 내려다 보인다”고 하자 박씨는 초등학생 중 한 명이 범행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언급하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또 초등학교 하교 시간을 묻는 김양에게 “12시부터 점심시간인데 저학년은 밥을 먹고 집에 간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김양은 범행 당일 오후 12시가 넘자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두 사람은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박씨가 미필적으로나마 범행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이를 제지 하지 않고 김양의 범행을 “정신적으로” 도운 혐의가 성립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장과 배석 판사들도 이따금씩 눈을 질끈 감고 인상을 쓸 정도로 사건의 내용은 참혹했습니다. 기사에 차마 담을 수 없는 내용이 너무 많습니다. 재판부는 주범인 김양을 향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성마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극히 잔인한 수법을 썼다”면서 “형기(20년)를 마치고 나오더라도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잔인성이 사라질 것으로 쉽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질책했습니다. 징역 20년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명령한 것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자의 유족들을 찾아가지 말라”고도 명했습니다. 김양이 적어낸 반성문들은 오히려 김양이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는 반증이 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박씨에 대해선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보호관찰 및 부착명령을 기각했습니다. 김양은 선고 다음날인 1일 곧바로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박씨와 김양의 공모관계 여부, 김양의 심신 미약, 양형 부당 등의 주장은 다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재판의 긴장감은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미투’ 2차 피해 조장하는 뿌리 깊은 日남성주의 문화

    [특파원 생생 리포트] ‘미투’ 2차 피해 조장하는 뿌리 깊은 日남성주의 문화

    아소 부총리 “피해자 신고해야 조사” 사임 발표할때도 끝까지 차관 두둔일본 도쿄신문은 지난 24일자 1면을 통해 ‘본지 여성기자의 경험…취재에서의 성희롱,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그동안 자사 여성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경찰 관계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정치인 비서관 등으로부터 당했던 성희롱 피해 사례를 모아 전하며, 앞으로 본격적인 사내 피해실태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좀체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후쿠다 준이치 재무성 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파문을 계기로 어렵사리 싹을 틔웠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야당 여성 의원들이 ‘미투’ 집회를 열고 재무성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23일에는 연구자, 변호사, 기자, 야당 의원 등 120여명이 중의원 회관에서 ‘위드유’(#WithYou·당신과 함께하겠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를 가졌다. 일본 언론들의 ‘미투’ 관련 보도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미투’ 운동의 새싹을 서둘러 잘라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이에 저항하는 보수 인사들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를 오히려 비난하고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현 상황을 희화화하는 등의 행동과 발언들이다. 철저히 피해자 중심인 다른 나라의 ‘미투’ 운동과 판이한 양상이다. 일본 사회에 남성 중심 문화가 얼마나 뿌리 깊이 박혀 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고의 관청’으로 꼽히는 재무성에서 ‘직업관료의 정점’에 있었던 후쿠다 차관이 여성 기자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 “안아 봐도 되느냐”와 같은 말을 버젓이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사회적 토양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후쿠다 차관 파문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12일 주간지 슈칸신초의 폭로기사가 나온 이후 후쿠다 차관에 대한 야권 등의 징계 요구가 빗발치자 직속상관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구두 경고만 하는 선에서 상황을 끝내려고 했다. 특히 아소 부총리는 “피해자 본인이 직접 나서 신고해야 조사를 할 수 있다”며 ‘2차 피해’를 공개적으로 조장했다. 며칠 뒤 후쿠다 차관의 사임 사실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아소 부총리는 “(후쿠다 차관이) 속임수에 넘어가 문제 제기를 당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며 끝까지 가해자를 두둔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인 자민당 정치인 등의 경거망동이 이어지고 있다.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은 지난 23일 한 강연에서 후쿠다 차관의 성희롱 발언을 녹음한 TV아사히 여기자를 겨냥해 “숨긴 녹음기로 얻은 것을 TV 방송국의 사람이 주간지에 파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에서는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가오 다카시 중의원 의원도 지난 20일 야당 여성 의원들이 검은 옷을 입은 사진을 올리며 “이분들은 적어도 내게는 성희롱과 인연이 먼 분들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을 절대 성희롱하지 않을 것을 선언합니다”라고 외모를 빈정거리며 희화화했다.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도 트위터에서 “기자로서 자부심은 없는 것인가”라며 오히려 여기자를 탓했다. 극우 소설가로 유명한 햐쿠타 나오키는 “일종의 허니트랩(미인계)”이라는 망언을 했다. 어렵게 시작된 일본의 ‘미투’ 운동이 보수 인사들의 반발과 저항 속에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뒤집어버려’… 카스 러 월드컵 패키지 출시

    ‘뒤집어버려’… 카스 러 월드컵 패키지 출시

    오비맥주가 러시아 월드컵 공식 맥주로 선정된 카스의 새 월드컵 패키지를 선보이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브루노 코센티노(한국명 고동우) 오비맥주 사장은 26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정환·차범근을 모델로 기용해 러시아 월드컵 ‘국민 참여 캠페인’을 연다고 밝혔다. 카스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마케팅의 큰 주제를 ‘뒤집어버려’로 정하고 카스 로고의 상하를 거꾸로 배치한 패키지를 내놨다. 오비맥주는 ‘뒤집어버려’에 틀에 박힌 사고와 안 된다는 생각을 뒤집어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하위권에 머물며 약체로 평가받지만 월드컵 본선 판도를 뒤집어버리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카스 로고가 거꾸로 배치된 제품은 다음달부터 판매된다. 740㎖ ‘메가 캔’ 제품도 새로 출시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열린세상] ‘익숙한 것들’과의 과감한 결별을/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익숙한 것들’과의 과감한 결별을/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익숙한 것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익숙하다는 것은 그만큼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익숙함이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아니 오랜 세월 반복과 답습으로 굳어진다. 부도덕하고 불공정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관행조차 좀처럼 깨지지 않고 이어지는 이유다. 관행이라고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전통적 미덕과 가치를 존중하고, 공동체의 선을 지키는 아름다운 ‘문화’가 된 것도 있다. 어쩌면 관행이야말로 경험과 지혜를 중시하는 보수의 산물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통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관행은 낡고 억압적이고 차별적이다.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힘의 논리와 사적 이익 논리에 의해 만들어지고 강요되고 정당화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피해는 사회적 약자, 관행을 따르지 않은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다산 정약용도 백성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읍례(邑例)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아전들의 탐학한 악행을 신랄히 비판했다.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다. 대기업이 갑질을 하고, 공직사회는 전관예우로 선배에게 자리와 이권을 챙겨 주고, 병원은 아이들의 생명에 아랑곳없이 이익을 위해 주사제를 마구 나눠 썼다. 권력층의 온갖 편법과 부정, 온갖 취업 특혜, 그림의 대작이나 논문 대필과 표절, 정치권과 언론계에 만연했던 스폰서 제공 외유성 출장,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도 ‘관행’이란 핑계를 대 왔다. 그것으로 나라와 국민이 얼마나 신음해 왔는지 우리는 뼈저리게 경험했다. 법을 보완하기는커녕 법을 무시하고 뛰어넘으면서까지 강자의 이익과 기득권을 합리화하는 이런 관행은 건전한 규범도, 상식도, 문화도 아니다.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우리 사회를 도덕 불감증과 부정과 비리로 빠져들게 하는 악습일 뿐이다. 관행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누구보다 과감한 개혁을 주창한 한비자(韓非子)도 옛것을 바꾸기란 어렵다고 인정했다. 이익을 보고 편안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소리만 높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만 바뀌고, 잠시 숨죽이고 있을 뿐 내 편만을 챙기는 관행은 더욱 은밀하고 강력하게 그 생명을 이어 가는 모습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목격했다. 한비자는 옛것을 바꾸지 않는 것은 “혼란의 흔적을 답습하는 것”으로 통치의 실패라고까지 했다. 그러면서 고치고 말고는 오로지 옛날 것(관행)이 옳은지, 그른지만으로 판단해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사로운 의리나 욕심, 편견이 개입하면 관행은 더욱 굳어진다. “지금까지 그렇게 했는데 왜 지금은 안 되느냐, 너는 해 놓고 내가 하니까 안 된다고 하느냐”는 형평의 논리도 비겁하다. 나쁜 관행을 용인하는 또 하나의 ‘나쁜 관행’을 만들 뿐이다. 사의를 표명하고 대통령의 사표 수리로 매듭을 지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두고 청와대와 여당이 보인 태도가 그렇다. 야당의 정치 공세에 밀려서가 아니라, 위법성에 따른 결정이란 모양새를 취했다고 공정성과 객관성을 얻은 것도 아니다. 반대로 권한과 책임 회피란 인상만 남겼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중요한 믿음 하나를 잃었다. 관행 타파다. 능력과 자질보다는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에 참여연대까지 결합한 ‘자기 식구 챙기기’에 매달린 인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능력 있는 인재를 삼고초려라도 해서 쓰는 탕평인사가 바로 이런 것이라면 할 말이 없다. 다만 그것을 위해 우리 사회의 갖가지 나쁜 관행들까지 그대로 두거나 오히려 정당화하면서 개혁과 적폐청산을 내세우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김 원장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을 두고 “국회의 관행이었다면 야당의 비판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한 대통령 말이 마음에 걸리는 이유다. 불과 1년 전 취임식의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는 다짐을 벌써 잊은 것인가. 눈에 보이는 비리와 부정, 위법은 쉽게 바로잡을 수 있고 효과도 금방 나타난다. 그러나 오랜 시간 너무나 당연하게 답습해 자연스럽고 견고해진 관행은 좀처럼 깨기 어렵다. 그것으로 편안함과 이익을 누려온 기득권의 저항과 유혹도 만만찮다. 나부터 아픔을 각오하고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익숙한 것들과의 과감한 결별. ‘적폐청산’의 시작이자 공정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 [노주석의 서울살이] 쓰레기 분리수거 유감

    [노주석의 서울살이] 쓰레기 분리수거 유감

    쓰레기 분리수거 담당 4년차다. 부부 동반 친구 모임에서 얘기를 꺼냈다가 본전도 못 건졌다. 너나없이 도우미로 뛰고 있었다. 연차도 오래됐고, 일반 쓰레기는 물론 음식물 쓰레기와 청소, 설거지까지 폐기물 관련 영역을 능란하게 아우르고 있었다. 가사 분담의 신풍속도라 할 만하다. 엄마 중심 가정 권력구조 앞에 아빠의 체면치레는 무력했다. 번듯할수록 모범생이었다. 한 기업체 임원은 야근이나 회식 중 “분리수거하러 간다”면서 자리를 뜨는 부하 직원의 흉을 봤다. 전업주부 여부와 무관하게 엄마와 아내는 폐기물 처리 영역에서 손을 뗀 듯하다. 쓰레기 재활용과 음식물 분리수거는 아빠와 남편 담당으로 자리 잡았다. 종량제봉투 버리기와 일반쓰레기 분리수거는 주례행사였지만, 앞으로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라는 일일행사의 혹이 하나 더 붙을 것 같다는 꺼림칙한 느낌이 음습했다. 분리수거 날 현장을 유심히 관찰해 본 결과 엄혹한 현실을 재확인했다. 아빠 도우미 일색이었다. 간혹 연세 지긋한 할머니나, 미혼 직장 여성이 드문드문했고, 감독관 역할의 엄마 도우미가 가뭄에 콩 나듯 눈에 띌 뿐이다. 이 땅에 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된 1995년 이후 20여년 만에 쓰레기 뒤처리는 ‘남자 일거리’로 정착됐음을 선언해야겠다. 지난 3월 마지막 주 목요일 분리수거의 날 경비원으로부터 새로운 수거 요령 시범이 있었다. 4월부터 스티로폼, 더러운 비닐류와 음식물 포장용기는 분리수거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얘기였다. 그런 뉴스는 들어 본 적이 없기에 의아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도 수거 가능, 불가능 사례가 적시된 안내물이 나붙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혼잣말로 구시렁거렸다. 4월에 접어들자 ‘쓰레기 대란’ 뉴스가 지면과 전파를 도배했고, 관계 당국의 무대책과 늑장 대응을 꾸짖었다. 정부도 지난해 7월부터 예고된 사태에 대비 못 한 잘못을 시인했다. 이 때문인지 첫 주 분리수거는 어물쩍 그냥 넘어갔다. 두 번째 주 분리수거일 제대로 해 보려고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지만 퇴짜를 맞았고, 다음부터는 철저히 해 달라는 신신당부도 들었다. 부적격 재활용품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폐기물관리법에 어긋나고, 걸리면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게 골치 아팠다. 덕지덕지 붙은 포장지 및 테이프 제거와 각종 용기와 비닐 세척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집 안 청소보다 일이 더 많다. 짜증이 났다. 네덜란드의 생태학자 로프 헹거벨트는 ‘훼손된 세상’에서 인간이 소비한 쓰레기의 재앙을 고발했다. 쓰레기가 40억년을 이어온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범이 됐다. 범위를 좁혀도 도시의 역사는 쓰레기에서 비롯된 각종 오염과의 전쟁사였다. 우리도 일찍이 청계천을 풍수명당의 자리에서 도시의 하수구로 끌어내리고 준천을 통해 하수구의 역할을 회복시킨 전력이 있다. 문제는 새 가사 분담을 떠안은 아빠와 남편들의 피로도 가중에 있다. 정책 당국자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단순 생활영역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안팎곱사등이에다 만만찮은 가사 부담까지 짊어진 대한민국 남자 가장들의 피로도가 겹겹이 쌓이고 있다. 임계점에 이르면 폭발하는 법이다. 청와대와 시장 관사에 살기 때문에 분리수거 현장에서 열외인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가장들의 부글부글 끓는 심정을 알기나 할까?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쓰레기가 이머징 이슈가 될지도 모르겠다.
  • 동료 코끼리 똥 파서 먹는 코끼리

    동료 코끼리 똥 파서 먹는 코끼리

    코끼리가 동료 코끼리 ‘응가’를 먹는 모습이 화제다. 그것도 아직 몸 속에서 배출되지 않은 것을 말이다. 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 외신 데일리 메일은 코끼리 한 마리가 동료 코끼리 엉덩이 속으로 코를 집어 넣고 장 속 대변을 직접 빼내서 먹는 놀랍고 충격적인 모습을 소개했다. 매우 더럽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코끼리들의 생태를 충분히 이해한다면 전혀 이상할 것도, 더러울 것도 없다. 코끼리의 소화기 시스템은 그들이 먹는 풀로부터 충분한 영양분을 추출하지 못할 정도로 부실하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채 내장을 통과하는 풀들을 먹기 위해 서로간에 이런 행위를 한다고 한다. 보기엔 좀 그렇지만 살기 위한 코끼리의 본능적인 행위 중 하나인 것 뿐이다. 또한 이런 행위들이 코끼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코끼리를 포함한 다른 동물들도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자신의 배설물을 다시 먹는다. 그 속엔 버리기 아까운 그들 입맛에 맞는 ‘소중한’ 음식 잔여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매우 ‘실리적’이면서도 ‘합리적’이라고 표현한다면 과한 것일까.사진 영상=Jims DJ/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NHN고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28일부터 ‘안심번호’ 서비스 제공

    NHN고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28일부터 ‘안심번호’ 서비스 제공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이스피싱, 사이버 범죄, 대포폰 개통 등 개인정보를 이용한 사건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무심코 버리기 쉬운 택배 운송장은 개인정보 유출의 새로운 표적이 되고 있다. 택배박스 운송장에는 이름, 휴대전화 번호, 주소 등 다양한 개인정보들이 상세하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기업 NHN고도(이하 고도몰)는 오는 28일부터 ‘안심번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안심번호’ 서비스는 개인 휴대폰 번호 대신 0504 등으로 시작되는 대체번호를 일시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대체번호로 전화를 걸면 개인의 핸드폰으로 자동으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노출 문제 예방이 가능하다. 이번 안심번호 서비스 제공에 대해 고도몰 이재욱 이사는 “최근 개인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날로 높아 지고 있다”며 “고도몰은 안심번호 서비스를 시작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서비스들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학원 못 보내는 아이 걱정된다고요?… 영어책 읽게 하세요

    학원 못 보내는 아이 걱정된다고요?… 영어책 읽게 하세요

    “학원 보낼 수 없는 우리 아이 영어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달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의 학교 방과후 영어 수업이 금지되면서 난감해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교육당국은 “영어는 정규과목으로 배우는 초3 때부터 공부해도 된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영어학원 등에 맡기는 방법도 있지만 적지 않은 비용이 문제다. 학부모가 직접 아이들이 영어를 접하도록 도울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영어책을 활용하면 아이가 쉽게 영어를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초 1, 2학년을 위한 자가 영어책 학습법을 살펴봤다.●영어책 고를 때 레벨보다 흥미 중요 영어 전문가들은 “초교 저학년 때는 영어를 듣고 읽는 등 자연스럽고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 정도로 노출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교육부도 올해 안에 ‘학교 영어교육 내실화 방안’을 만들 계획인데 원어민 보조교사나 온·오프라인 독서 프로그램을 활용한 듣기 수업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영어책은 초교 1, 2학년 학생들에게 좋은 교재다. 책을 읽으며 다양한 어휘와 상황에 맞는 표현을 쉽게 익히고, 영어권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생활영어를 접할 수 있다. 단어, 문장을 무작정 외우려 하기보다는 책을 통해 영어를 언어로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아이가 아직 어리다고 쉬운 책만 고르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송주희 서울 송파어린이작은도서관 관장은 “부모들이 영어책을 골라 줄 때 나이에 따른 수준만 고려하기 쉬운데 레벨보다 흥미가 더 중요하다”면서 “공룡에 관심이 있는 아이라면 한글책을 주든 영어책을 주든 다 이해한다”고 말했다. 문장이나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책을 읽게 하면 아이들은 오히려 질릴 수 있다는 조언이다. 송 관장은 또 “영어책을 꾸준히 읽는 것이 중요하며 듣기만 하지 말고 소리 내 읽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1주일에 1번 이상 최소 4년은 해야 어학 실력이 쌓이고 부모와의 친밀도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영어책을 소리 내 읽으면 자연스럽게 듣고, 쓰고, 말하는 공부가 한번에 될 수 있다. 영어책을 한 번 읽고 책장을 덮어버리기보다 독서 전후 활동을 병행하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먼저 영어책을 읽기 전에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키워 주는 활동을 하면 좋다. 예컨대 책 표지와 제목을 보면서 어떤 내용일지 추측해 보거나 주요 단어나 표현을 배워 보는 방식이 괜찮다.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는 책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재미를 느끼게 되며, 상상력과 이해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책을 다 읽은 뒤에는 부모와 함께 줄거리를 얘기해 보거나 내용을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이보영 윤선생 국제영어교육연구소 교육팀장은 “책에 대한 대화나 질의응답은 핵심 내용을 파악해야만 가능하기에 아이들이 조금 더 집중해서 책을 읽게 된다”면서 “스스로 핵심 내용을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정보를 찾는 능동적인 읽기 습관을 길러 준다”고 말했다. 책 속 단어로 빙고 게임을 하거나 결말을 다르게 맺어 보는 등 다양한 독서 후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책을 다 읽은 뒤에는 기록을 남기도록 해 보자. 읽은 날짜, 제목, 작가 등을 적고 느낌이나 생각 등을 간단하게라도 적도록 한다. 처음부터 아이에게 거창한 감상문을 기대하면 꾸준히 작성하게 하는 데 실패할 수 있으므로 아이의 연령과 영어 수준에 따라 다양한 방법의 감상을 남기는 것이 좋다. ●‘맘스 북클럽’ ‘스토리 저널’ 등 인기 지역마다 있는 영어도서관을 활용하면 다양한 장르의 영어책을 구해 교육할 수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영어도서관은 200여개다. 또한 월정액으로 결제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영어 책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온라인 영어도서관도 있다. 이러한 온·오프라인 영어도서관은 영어책 대여뿐 아니라 독후활동이나 토론, 연극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운영하고 있어 자녀의 영어 학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송 관장은 “학부모가 영어책을 활용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을 알려주는 ‘맘스 북클럽’과 초교 저학년생들이 전문 영어 강사가 영어책을 읽어 주는 ‘스토리 저널’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영어 도서관 프로그램은 무료가 많지만 일부 프로그램은 내실화 등을 위해 실비 수준의 비용을 받는다. 또 영어 수준이 뛰어난 아이들을 위한 토론 수업 등도 있으므로 수준에 맞춰 프로그램을 정하면 좋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나의 아저씨’ 장기용, 또 폭행..아이유 “네 아버지 너무 쉽게 죽였다”

    ‘나의 아저씨’ 장기용, 또 폭행..아이유 “네 아버지 너무 쉽게 죽였다”

    ‘나의 아저씨’ 아이유가 장기용의 아버지를 죽인 과거가 밝혀졌다.29일 오후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에서는 이지안(아이유 분)이 이광일(장기용 분)에게 빚 1천만 원을 갚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광일(장기용 분)은 지안의 집을 뒤지고 나오다 그녀를 만났다. 지안이 1천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네자 광일은 “요즘 돈 액수가 크다. 꽃뱀 일이라도 하냐”라며 빈정댔다. 이지안은 “영수증 써라. 그리고 무단침입 안 한다고 써라. 앞으로 무단침입 하면 빚 안 갚아도 된다고 써라. 죽어버리기 전에”라고 말했다. 이에 광일은 ”죽어라. 니네 할머니 괴롭히는 맛에 살게“라고 말했고 지안은 “내가 죽을 때 혼자 죽겠냐. 할머니 죽이고 죽는다. 나 괴롭히는 맛 못 느끼게 할 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분노한 이광일은 이지안을 또 폭행했다. 광일에게 맞으며 지안은 ”나도 니네 아버지 살려놓고 괴롭혔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착했다. 너무 쉽게 죽였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제국주의 문화 침략” 北노동신문 남한 문화 맹비난

    “제국주의 문화 침략” 北노동신문 남한 문화 맹비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오는 4월 초 평양에서 열릴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비판하며 민족음악 발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노동신문은 24일 김원균 명칭 음악종합대학의 박형섭 실장이 쓴 ‘민족음악을 발전시키는 것은 사회주의 문명강국 건설의 중요한 요구‘라는 제목의 논설을 게재했다. 북한에서 민족음악은 전통음악과 이를 기초로 창작된 음악 등을 포함한다. 이번 논설은 조용필과 이선희, 걸그룹 레드벨벳 등 대중가수들이 중심이 된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앞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남한 문화의 유입을 견제하려는 성격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민족음악을 적극 발전시키는 것은 혁명적인 사회주의 문학예술의 힘으로 부르주아 반동 문화를 짓눌러버리기 위해서도 매우 절박한 문제”라면서 “제국주의 원수들은 우리 내부에 썩어빠진 부르주아 사상문화를 퍼뜨림으로써 인민들의 민족성을 흐리게 하고 사상 의식을 마비시켜 사회주의 제도를 허물어보려고 그 어느 때보다도 악랄하게 날뛰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같은 날 노동신문에 실린 ’과학자, 기술자들은 당과 혁명을 보위하는 전위부대, 전초부대‘라는 논설에서도 “제국주의자들의 반동적인 사상문화는 오늘날 침략의 주역”이라고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신산업 분야 네거티브 규제 발굴/김희집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시론] 신산업 분야 네거티브 규제 발굴/김희집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모든 산업에 걸쳐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면서 세계 경제는 거대한 변화를 엄청난 속도로 맞이하고 있다. 이런 격변의 상황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사업 모델을 대한민국이 그 어느 나라보다 먼저 도입할 수 있는 유연한 사업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예측되지 않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제 혁신이 대폭 필요하다는 점도 대부분 동의한다.하지만 규제 혁신은 필요성을 우리 모두 절절히 알면서도 실제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과제다. 총론과 원칙에는 찬성이지만, 각론에서 막혀 버리기 일쑤다. 규제 혁신을 열렬히 주장하면서 소수 기득권자들이 반발하면 주춤하게 되고, 규제가 주는 일말의 보호 느낌에 쉽게 안주하게 되고, 규제 개혁의 결과로 있을 수 있는 일부 부작용을 두려워하게 되고, 결국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택하는 안일한 행태를 우리는 반복적으로 겪으며 익숙하게 됐다. 수십 년간 규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구호와 논의는 많았지만, 실천은 매우 적었고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요원하기만 하다. 한 민간 경제단체장의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만큼’ 규제를 없애자는 요청은 우리의 경직된 사업 환경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제는 규제 개혁을 근원적이고 광범위하게, 그리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 첫째, 현재까지 경제 발전에 공헌한 대부분의 주요 전통 산업은 국제 경쟁력을 잃었고 우리보다 앞섰던 국가들처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제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기는커녕 기존 일자리마저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들어서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침체하고 쇠퇴할 것이며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것이다. 둘째, 우리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 특히 우리보다 강한 국가들이 우리보다 더 많이 규제 개혁을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과 유럽 주요국들도 우리보다 더 나은 신사업 환경을 갖고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세상에서 생길 많은 고소득 일자리는 우리가 아닌 다른 국가들이 독식하게 될 것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신산업 네거티브 규제 발굴 가이드라인’은 획기적인 규제 개혁의 시작이 아닐까 기대된다. 신기술을 일단 허용한 뒤 사후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와 ‘규제 샌드박스’ 방안은 기존의 많은 규제를 피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시도할 수 있는 자유를 신생 사업가들에게 준다는 점에서 매우 희망적이다. 새로운 규제 혁신 방안으로 신산업에 어떤 제약을 두지 않고 연구 분야 허용 범위를 넓혀 주어 창의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존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같은 신산업, 신기술 발전과 특히 융합 적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어 에너지 산업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슈머 등장, 전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와 많은 교감을 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전력 소비 데이터를 다양하게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에너지 효율을 높여 줄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규제 개혁에는 고통이 따른다. 또 위험을 무릅쓴 모험을 해야 한다. 실패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소수의 엄청난 성과를 얻을 것이며, 이런 성과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먹거리를 안겨 줄 것이다. 고통과 모험 없이는 새로운 산업의 창출과 진입이 일어날 수 없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 성공이 가져온 안도감에 안주할 수 없다. 우리의 무거워진 몸을 다시 한번 가볍게 하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 쉽게 우리를 변화시켜야 한다. 10년, 20년 뒤 우리는 2018년을 돌아보며 어떻게 평가할까? 우리가 규제 개혁을 못 해 낸다면 우리 후세대는 지금의 우리를 원망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규제 개혁을 제대로 해내 새로운 산업을 대한민국에 만들어 낸다면 지금의 우리에게 경의를 표할 것이다.
  • [길섶에서] 옛 사진/손성진 논설주간

    흔할수록 가치가 떨어진다. 사진에서도 들어맞는 말이다. 휴대전화로 쉽게 찍을 수 있는 만큼 요즘 사진의 가치는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 찍은 사진이 어느 파일에 들어 있는지 쉬 찾기 어렵고 잃어버리기도 한다. 기기를 잘못 다루다 많은 사진을 통째로 날려 버리는 사고를 친 적도 있다. 필름으로 찍었던 옛 사진들은 사진첩 속에 고이 들어 있다. 까까머리에 검정 교복 차림의 풋풋한 학창 시절 흑백사진들은 빛이 바래고 변색되었어도 그 자체가 귀중품이다. 사진은 타임머신처럼 저 먼 과거 속으로 이끌어 준다. 어느 잡지에서 1966년 부산 국제시장 앞 거리를 담은 옛 사진을 감상할 수 있었다. 소달구지가 도로 가운데로 버젓이 다닌다. 예닐곱 살이었던 그 무렵 부산에 살았어도 잘 기억나지 않는 풍경이다. 디지털 사진은 찍는 것보다 보관하는 작업이 더 중요할 것 같다. 수천 장, 수만 장을 찍어 봐야 정리해 두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잘 나온 사진들은 돈이 들더라도 인화해서 아날로그 앨범에 넣어 두면 훗날 찾아볼 때 느낌이 다를 것이다.
  • [길섶에서] 덤과 짐/김균미 수석논설위원

    물건을 살 때 주인이 덤으로 조금 더 얹어 주거나 다른 물건을 챙겨 주면 이를 마다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조금 더 주세요’라고 하지 않을까. 덤으로 뭔가를 더 받는다고 보탬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기분이 좋다. 주인의 후한 인심에 반나절 콧노래를 부르는 정도랄까. 재래시장에 갈 일이 거의 없다 보니 대형마트에서 대안을 찾는다. ‘1+1.’ 기분 좋은 덤이 짐이 될 때도 있다. 당장 필요하지 않아 구석에 밀쳐 놓고 잊는 경우가 왕왕 있다. 못 쓰고, 못 먹고 버리기 일쑤다. 받지 말 걸 후회는 그때뿐. 하지만 짐이 되지 않는 덤도 있다. 시간이 그중 하나가 아닐까. ‘덤으로 사는 삶’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큰 병이나 사고를 당했다가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 덤으로 사는 인생에 감사하고, 욕심을 덜 부린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큰일을 겪은 이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 보인다. 바닥까지 떨어져 보고, 끝을 본 뒤 얻은 깨달음일까. 다음이 아니라 지금을 사는 사람들, 매일매일을 덤으로 사는 사람들처럼 산다면 조금은 더 행복해질까. 덤과 짐은 한 끗 차이다. kmkim@seoul.co.kr
  • 폴란드 여자 팀추월도 볼썽사나운 불화

    폴란드 여자 팀추월도 볼썽사나운 불화

    ‘맏언니 뒤처져 결승선 통과’ 한국과 닮은꼴‘연습 부족’ 서로 탓으로 돌려한국팀과 21일 7-8위 결정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의 한국 대표팀이 ‘불화설’에 휩싸인 가운데 폴란드 팀 역시 선수 사이의 불화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카타지나 바흐레다추루시(38), 루이자 즈워트코프스카(32), 나탈리아 체르본카(30)로 구성된 폴란드 대표팀은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3분 4초 80의 기록으로 8개팀 가운데 꼴찌를 했다. 3분 3초 76으로 7위를 한 한국의 노선영(29·콜핑팀), 김보름(25·강원도청), 박지우(20·한국체대)보다 뒤졌다. 폴란드팀의 마지막 스퍼트는 한국팀의 모양새와 똑같았다. 김보름과 박지우가 치고 나가고, 후미에 있던 맏언니 노선영은 한참 뒤에나 결승선에 들어왔다. 폴란드팀 역시 체르본카와 즈워트코프스카가 먼저 결승선을 끊고 ‘노장’ 바흐레다추루시는 동떨어진 채 레이스를 마쳤다. 폴란드 선수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분통을 터뜨렸다. 단체전인 만큼 충분한 연습이 필요했지만 세 선수가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한국팀의 사정과 비슷했다.노선영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주도로 이승훈(30·대한항공), 정재원(17·동북고), 김보름 3명이 태릉이 아닌 한국체대에서 따로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빙상연맹이 메달을 딸 선수들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심한 차별 속에 훈련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보름, 박지우와 함께 호흡을 맞춰 연습할 시간이 없었단 얘기다. 폴란드 언론들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팀 추월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은메달을 딴 자국 대표팀이 평창에서 불화로 최악의 성적을 낸 사실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폴란드 스포츠 전문매체 ‘오넷스포트’는 경기 직후 세 선수의 인터뷰를 실었다. 경기를 마친 뒤 체르본카와 즈워트코프스카는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체르본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차 버리기도 했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뭐라고 말했느냐는 질문에 “그때 내뱉은 말을 언론에 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입을 열었다. 인터뷰 도중 눈물이 터진 체르본카는 “슬프고 화가 난다. 팀 추월 올림픽 메달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3년간 집에도 못가고 시즌이 끝나도 쉬지 못했다”면서 “나와 루이자는 경기를 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가장 나이 많은 선수(바흐레다추루시)는 그렇지 못했다. 우리가 어떻게 진짜 한 팀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바흐레다추루시에게 패배의 책임을 떠넘겼다. 뒤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바흐레다추루시는 자신의 실수 때문이라며 자책했다. 그는 “정말 미안하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 순서를 바꾸면서 발을 헛디뎠다. 결승선을 400m 남겨두고 리듬과 속도를 잃었다. 팀에 악영향을 준 엄청난 실수였다”면서 “우리는 늘 나란히 함께 결승선을 통과했었고 그게 큰 강점이었는데 이번엔 실패했다”고 말했다. 폴란드 언론들은 세 선수가 개인전을 준비하느라 팀추월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선수들을 변명으로 일관했다. 체르본카는 “개인 스폰서의 도움을 받아 시합을 준비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우리 중 사정이 가장 좋은 한 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재차 바흐레다추루시를 탓했다. 즈워트코프스카는 “폴란드 언론들은 선정적인 보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그럴 만한 자격이 있고 국가를 대표해 목숨을 걸고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바흐레다추루시는 “소치 올림픽을 준비할 때에는 한 코치 밑에서 훈련했는데 나탈리아가 팀을 이탈해 개인 코치와 훈련했다. 그래서 함께 연습을 많이 못 했다. 연습량이 왜 적었는지는 나탈리아한테 물어봐야 할 것”이라며 체르본카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팀 불화로 구설수에 시달린 한국과 폴란드는 오는 21일 7-8위 결정전을 치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