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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노무현 묘소 찾은 이재명...10초간 소리없이 흐느껴

    故노무현 묘소 찾은 이재명...10초간 소리없이 흐느껴

    부산·울산·경남(PK) 찾은 이재명 후보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뒤‘남부 수도권’ 구상 발표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혹했던 순간을 잊기 어렵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 후보는 6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이 후보는 참배에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연대기를 들을 때부터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가 하늘을 보는 등 감정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묘소로 다가가 너럭바위에 두 손을 올리고 약 10초가량 고개를 숙이고 소리없이 흐느꼈다. 참배를 마친 뒤 즉석연설에서 이 후보는 “이곳을 보면 언제나 그 참혹했던 순간을 잊어버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여러분도 기다리시느냐”며 “그러나 그 세상은 우리가 그냥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 결국 운명은 여러분을 포함해 우리 국민들이 만드는 것”이라고 호소했다.이재명 “영·호남-제주, 초광역 단일경제권”…남부 수도권 구상 이날 이 후보는 영호남과 제주를 묶은 남부 수도권, 수도권과 충청·강원을 묶은 중부권 등 2개 초광역권으로 분권형 성장국가를 이루겠다는 균형발전 구상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남부 수도권’ 구상 발표식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수도권과 충청·강원을 묶는 중부권, 영남·호남과 제주를 묶는 남부권을 각각 초광역 단일경제권, 이른바 메가리전(Mega-region)으로 만들겠다”며 “두 개의 초광역권은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부 수도권 구상은 소멸의 위기에 직면한 영·호남권을 다시 돈과 사람이 몰려드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과감한 국토 균형발전 전략이자 세계 5대 강국 진입을 위한 성장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 민간의 투자 확대, 외국자본의 투자 유치로 남부 수도권에 경제 활력을 불어넣어 현재 3분의 1 수준인 국가 GDP(국내총생산) 대비 규모를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남부 수도권 구상으로 ▲산업·일자리 지원을 통한 경제 수도권 조성 ▲2곳 이상의 신산업 특화수도 조성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통한 획기적인 삶의 질 개선 ▲서울 수도권의 새로운 비전·전략 수립 병행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우선 남부 수도권을 경제 수도권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제도·재정·금융의 과감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남부 수도권 투자와 입주 기업에 대한 법인세 추가 감면제 도입, 규제자유특구 전면 확대, 벤처투자 혜택과 같은 기업과 창업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창업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김대중 정부가 ‘수도권 동북아 중심 구상’으로 글로벌 선도국가로 비상할 초석을 만들었다면 노무현 정부는 ‘충청권 행정수도’로 국토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길을 열었다”며 “저 이재명은 두 분 대통령님의 뜻을 창조적으로 계승해 ‘남부 수도권’이라는 비전을 완성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 뒤집어지거나 그냥 포기하거나…슬라이딩센터 마의 13번 만만찮네

    뒤집어지거나 그냥 포기하거나…슬라이딩센터 마의 13번 만만찮네

    “적응하기 쉽지 않네.” 지난 5일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루지 1인승 경기. 뚜껑을 연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센터의 13번 구간에서 선수들이 애를 먹는 모습이 반복됐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13번 구간에서 벽에 충돌하거나 썰매가 전복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썰매 종목에서 13번 구간이 우승을 가르는 구간으로 분석되고 있다. 옌칭 센터는 트랙의 길이가 1975m로 공인 트랙 중 가장 길다. 또 360도로 회전하는 커브(크라이슬) 구간도 존재하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은 지난해 옌칭 트랙을 타보고 나서 난이도가 평이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은 13번 구간 적응에 고전하고 있다. 루지 썰매는 13번 구간에 진입하기 전 최고 130㎞의 최고 속도를 낸다. 그 상태로 90도로 꺾어지는 13번 코스에 진입하면 선수들은 여지없이 중심이 흔들렸다. 대부분의 선수가 이 구간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하지 못하고 썰매가 벽에 충돌해 속력이 줄어들었다. 공포심을 못 이긴 선수도 있었다. 1차 시기 당시 13번 구간에서 충돌을 했던 선수는 2차 시기에서 아예 발을 트랙에 내리고 속도를 줄여버리기도 했다. 결승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승부수를 걸기보다는 차라리 안정을 택한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팀 임남규(33·경기도루지연맹)와 여자 싱글 아일린 프리쉐(30·경기도청)는 연습 주행을 하다가 13번 커브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임남규는 “12번까지는 잘하다가 13번에서 좀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 주행에서도 13번 커브를 나서다 벽에 충돌하기도 했다. 프리쉐는 12∼13번 커브 구간에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13번 구간에서 얼마나 속도를 잃지 않느냐가 우승을 가릴 전망이다. 같은 썰매 종목인 봅슬레이와 스켈레톤도 옌칭 트랙을 공유한다. 봅슬레이 맏형 원윤종(37·강원도청)은 지난 3일 “13번 코스 감속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1921년 설립 후 100년젊은 층에게 최근 더 사랑받아내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고용 전략 수정코로나19 이후 오히려 매출 상승“I am Gucci”“Life is Gucci”“It is all Gucci” 이 세 문장 속 Gucci의 공통점은 ‘좋다’의 대체어라는 것이다. Gucci는 럭셔리 브랜드 구찌를 일컫는다. 구찌의 인기가 높자 영어 ‘슬랭’에도 등장한 것이다. 좋은 의미에서다. 명품에는 필수 조건이 있다. 희소성이다. 희소성이 없다면 명품이라 부르기 어렵다. 혹자는 명품을 말하면 사치를 떠올리지만 다른 한 편에선 예술을 생각한다. 희소성과 예술. 여기에 더해져야 할 건 시간이다. 한 브랜드가 잇따라 성공적인 라인을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얻는다는 것은 막대한 돈과 시간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 젊은 명품, 좋은 일일까 그렇기 때문에 명품이 젊어진다는 것은 마냥 긍정적으로 읽힐 만한 일은 아니다. 헤리티지를 중시하는 브랜드의 경우 그렇기 때문에 소량을 매장에 구비하고 아무에게나 제품을 보여주지 않는다. 헤리티지는 브랜드 유산과 전통 등을 통합해 일컫는 개념이다. 헤리티지의 희소성을 가장 중시는 대표적 럭셔리 브랜드는 에르메스다. 에르메스는 자사 브랜드에서 구매한 기록이 있는 소비자에게만 버킨백을 내어준다. 유명한 사람이 간다고 해서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아무나 볼 수 없다. 사람의 유명세, 외모보다 브랜드의 스토리를 이해하느냐를 우선으로 여기는 셈이다. 언뜻 보면 그런 면에서 구찌는 헤리티지 보전의 위기에 선 것처럼 보인다. 국내 한 매체가 2020년 전국 만 15~34세 중 6개월간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 경험한 적이 있는 이들을 조사한 결과, 구찌는 ‘명품’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41.2%가 구찌를 택했으니 젊은층에게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는 셈이다. 하나 더 눈여겨 봐야할 건 10대 후반 응답자의 61.9%도 구찌를 골랐다는 점이다. 미국 10대 역시 구찌를 친숙하게 여긴다. 앞서 언급된 “I am Gucci”라는 표현은 미국에서 좀 더 세게 표현하면 “나 좀 쩐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인다. 오늘 좀 잘났을 때, 자신의 상태가 괜찮을 때 이렇게 자신을 지칭한다. ● 마릴린 먼로는 티파니 불렀는데MZ세대는 구찌 불러 할리우드 배우 마릴린 먼로가 티파니를 부르며 춤췄던 것처럼, 최근 2년간 ‘구찌’가 국내외 노래서 상징적 가사로 등장하는 등 새 세대의 이른바 ‘플렉스’ 선망 대상으로 등장한 것이다. 확산을 자극한 건 소비 문화다. 인플루언서, 유명인이 사용하는 명품을 이제 스크린 터치 한 번으로 볼 수 있으니 구찌의 전략도 변했다. 2020년 구찌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디지털 친화 새 전략을 짠다. 코로나 확산이 지속돼 더 이상 오프라인 쇼를 세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MZ세대에게 구찌를 각인시킨 건, 내부 디자이너에 불과했던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승진한 이후의 일이다.미켈레의 구찌는 원색, 커다란 디자인 등 이른바 ‘디오니소스백’으로 불리는 혁신적 라인 등으로 등돌렸던 MZ세대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당시 구찌는 유명 디자이너를 발탁하지 않은 이유로 미켈레의 구찌 아카이브 구현 능력, 협업 가치 등을 내세우며 미켈레에게 힘을 실어줬었다. 당시 알렉산드로 미켈레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매우 작은 존재인 걸 깨달았다”며 런웨이를 위해 시즌마다 신제품을 출시해 선보이던 관행을 없앴다. 새 시대 적응에 나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의 디자인 콘셉트를 정하는 등 브랜딩의 실질적 수장 역할을 하는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계절마다 치르는 쇼 등 행사를 버리기로 했다”며 “1년에 두 번만 만날 것이며 시기는 불규칙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찌의 선택은 옳았다. 구찌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몇 차례에 걸쳐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지만 인기는 되레 높아졌다. 2015년 1월,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한 이후 화려한 꽃무늬와 뱀·호랑이·벌·나비 등 동식물 모티브 자수 및 장식을 썼다. 미켈레 영입 이후 구찌는 연간 40~50% 성장세를 거듭했다. 디지털 전략을 확대하기 시작한 2020년에는 온라인 매출 성장이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소비가 줄어든 덕분이나 발빠르게 온라인 스토어를 정비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는 성적이었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디지털 전략에 다소 폐쇄적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는 럭셔리 브랜드 내의 혁신으로 읽힐 만하다.● ‘헤리티지 아닌 권력’ 없애고디지털 전략 확대 구찌는 과거 고루한 디자인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그러나 화려한 디자인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불황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왔다.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며 옷의 계절감의 중요성이 떨어지자 날씨, 성별 등에 따라 디자인하고 분류하던 옷들을 달리 해석하기도 했다. 계절감 없는 ‘시즌리스’, 성별 구분 없는 ‘젠더리스’가 그것이다. 이런 방침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구찌는 새 컬렉션을 공개할 때 디지털 런웨이 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간 런웨이, 메이크업 등 현장에만 중점을 두던 방식과 수용자에게 일방적 디자인을 전달하는 것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그간 ’프런트로우‘ 권력이 패션계의 상징이 되었던 것에서 나아간 것이다.프런트로우는 런웨이 양 옆으로 설치된 좌석의 앞 줄에 앉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로 패션계 유력 인사들이 초대되므로 ‘누가 그 자리에 앉는지’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모두가 평등해져 이런 권력도 소용없어졌다. 실제 패션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대면 방식의 새 컬렉션 공개 등이 이뤄지며 과거엔 ‘패션 권력’으로 자리잡았던 프론트로우가 일반에게 공개됐다는 점에서 평등 가치를 구현했다는 평도 나온다. 구찌 홈페이지에선 ‘온라인 단독’ 등의 항목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명품 브랜드가 구색 맞추기식 온라인 스토어를 낸 것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과의 차별화를 확실히 한 부분이다. 구찌는 ‘온라인 단독 구찌 홀스빗 1955 리버티 런던(Liberty London) 핸드백’ 등 이 라인 제품을 “레트로 감성”이라면서도 “새롭게 해석한 스토어”라고 강조한다. 헤리티지와 새 기술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재고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일부 럭셔리 브랜드와 달리 재고 보유 유무와 1~3일 이내 배송 가능 여부까지 표기했다. 소비자가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며 기대하는 신속함, 편안함을 충족하려는 것이다. 소비자의 접근 벽을 낮추려는 시도의 결과다.● “It is all Gucci” 사실 시작부터 구찌는 혁신을 거듭하며 현재의 정상 자리까지 왔다. 호텔에서 일하며 손님들의 가방을 눈여겨 보던 구찌오 구찌는 여행 가방 전문 업체로 브랜드를 시작했다. 이후 핸드백·트렁크·장갑·신발·벨트 등 컬렉션이 생산됐다. 1940~50년대 구찌가 선보인 홀스빗 장식과 등자 장식, 전통 안장 끈에서 착안된 초록색·붉은색·초록색의 장식, 말 안장 곡선에서 영감을 얻어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는 뱀부백 등은 현재까지 사랑받는 헤리지티의 정석이다. 현재 널리 사랑받는 두 개의 G가 서로 얽힌 로고는 1960년대 중반에 만든 것이다. 192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구찌는 100년이 흘러 사람들 사이에서 “좋다”의 대명사가 됐다. 헤리티지의 희소성을 강조하는 임원진이라면 펄쩍 뛸 일이지만, 이에 따라 오는 매출 지표를 본다면 “It is all Gucci” 하고 넘길 법도 하다.
  • 업보인가…죽은 사슴머리 뿔에 달고 다닌 일본꽃사슴

    업보인가…죽은 사슴머리 뿔에 달고 다닌 일본꽃사슴

    번식을 위해선 경쟁자를 제거해야만 하는 게 수사슴 숙명이다. 때로 이 잔인한 숙명은 수사슴의 발목을 잡는 업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지난해 2월 14일, 일본 홋카이도 베쓰카이정 노쓰케반도에서는 죽은 사슴의 잘린 머리를 뿔에 달고 다니는 수사슴이 포착됐다. 죽은 사슴의 뿔과 뿔이 엉킨 수사슴은 고개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수사슴은 일본꽃사슴(Sika Deer, 학명 Cervus nippon) 아종인 에조사슴(학명 Cervus nippon yezoensis)이었다. 영어명 Sika는 한자 사슴 록(鹿)의 일본 발음 ‘시카’에서 유래했다. 에조사슴 등 일본꽃사슴 수컷은 번식기가 되면 다른 사슴종과 마찬가지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 수컷과 ‘뿔 싸움’을 벌인다. 10월까지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뿔을 준비해야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수사슴은 경쟁자를 물리치고도 번식에 실패하는 허울뿐인 승리를 거두기도 한다. 홋카이도에서 포착된 수사슴처럼 말이다.일본의 한 생태학자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사슴은 번식기 경쟁 수사슴과 싸우다 뿔이 엉키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엉킨 뿔을 풀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하면 번식이고 뭐고 한쪽이 죽을 때까지 버티는 인내심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학자는 홋카이도 수사슴 역시 같은 처지였을 거로 추측했다. 그는 “수사슴은 뿔이 엉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상대가 죽을 때까지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 상대 수사슴이 죽고 그 사체가 썩어 없어지면서 수사슴도 움직일 수 있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죽은 사슴의 뿔은 엉킨 채로 여전히 남아 그대로 달고 다닐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뿔끼리 맞물려 굶어 죽은 수사슴 한 쌍을 발견한 적 있다”고 덧붙였다.학자는 이어 “다른 서식지에서는 이런 경우 두 수사슴 모두 포식자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수사슴이 살아남은 건 노쓰케반도에 인간은 물론 이렇다 할 적이 없었던 덕이었다”고 전했다. 또 “죽은 사슴 머리가 마치 비운의 트로피 같다. 수사슴의 숙명과 자연의 가혹함을 상기시킨다”고 해석했다. 이런 현상은 서식지와 종을 가리지 않고 여러 나라 다양한 사슴종 수컷에게서 발견된다. 2019년 2월 미국 텍사스주에서도 번식기 싸움 도중 상대와 뿔이 엉킨 수컷 흰꼬리사슴이 구조된 바 있다. 당시 수사슴은 부패한 상대 사슴 사체 옆에 누워 있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죽은 사슴머리를 뿔에 달고 다니던 수사슴이 3~5월 뿔이 탈락하고 새 뿔이 돋아나면서 비로소 무거운 업보에서 벗어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지난 가을 번식기를 보내고 또 어떤 수사슴이 숙명적 업보에 매여 겨울 들판을 헤매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 ‘황 해트트릭’ 벤투호호호

    ‘황 해트트릭’ 벤투호호호

    스트라스부르전 신승 공신佛 27골… 박주영 亞기록 깨27일 레바논과 월드컵 예선한국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30·보르도)가 프랑스 진출 뒤 첫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손흥민(30·토트넘), 황희찬(26·울버햄프턴)의 부상 공백을 걱정하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걱정을 덜어 줬다. 황의조는 24일(한국 시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2021~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와의 홈 경기에서 세 골을 넣는 대활약을 펼쳤고, 보르도는 4-3으로 이겼다. 2019년 프랑스 진출 뒤 첫 해트트릭을 달성한 황의조는 리그 통산 77경기에서 27골을 터트려 리그1 사상 아시아 국적 선수 최다 골 기록을 갈아 치웠다. 종전 기록은 AS모나코에서 뛴 박주영(37·울산)의 91경기 25골이다. 지난달 13일 트루아전 시즌 6호 골 뒤 한 달 넘게 골을 넣지 못했던 황의조는 이날 세 골을 몰아쳐 시즌 9호 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시즌 리그1에서 넣은 12골을 넘어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골 기록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리그 16경기가 남아 있다. 올해 앞선 세 경기 모두 무득점으로 3연패를 당했던 보르도는 황의조가 득점포를 재가동하면서 무득점 연패 행진을 끊었다. 보르도는 이날 승리로 승점 20(4승 8무 10패)을 기록, 20개 구단 가운데 17위로 올라섰다. 프랑스 일간 레퀴프는 “황의조의 활약으로 보르도는 강등권 밖으로 고개를 내밀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요즘 표현으로 황의조가 ‘멱살 캐리’했다는 뜻이다. 이런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보르도의 수비가 형편없어서다. 보르도는 리그 22경기를 치르면서 리그1 20개 팀 중 가장 많은 53실점(34득점)을 했다. 이날 경기도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보르도는 전반 막판까지 3-0으로 앞서갔지만 전반 43분과 후반 12분에 스트라스부르에 골을 내줘 3-2로 쫓겼다. 후반 35분에는 스트라스부르의 동점골이 나왔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후반 45분에 황의조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면 보르도는 후반 추가 시간의 실점으로 승리를 날려 버릴 뻔했다. 골 감각을 끌어올린 황의조는 이날 대표팀에 합류해 25일 레바논으로 이동한다. 대표팀은 27일 레바논, 다음달 1일 시리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7, 8차전을 앞두고 있다. 공격의 핵심인 손흥민과 황희찬을 부상 탓에 대표팀에 불러들이지 못한 벤투 감독에게 이날 황의조의 맹활약은 근심 걱정을 떨쳐 버리기에 충분했다.
  • 해트트릭 황의조 ‘걱정말아요 벤투 감독님’

    해트트릭 황의조 ‘걱정말아요 벤투 감독님’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30·보르도)가 프랑스 진출 뒤 첫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손흥민(30·토트넘), 황희찬(26·울버햄프턴)의 부상 공백을 걱정하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걱정을 덜어줬다. 황의조는 24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2021~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와 홈 경기에서 세 골을 넣는 대활약을 펼쳤고, 보르도는 4-3으로 이겼다. 2019년 프랑스 진출 뒤 첫 해트트릭을 달성한 황의조는 리그 통산 77경기에서 27골을 터트려 리그1 사상 아시아 국적 선수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AS모나코에서 뛴 박주영(37·울산)의 91경기 25골이다. 지난해 12월 13일 트루아전 시즌 6호 골 뒤 한 달 넘게 골을 넣지 못했던 황의조는 이날 세 골을 몰아쳐 시즌 9호 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시즌 리그1에서 넣은 12골을 넘어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골 기록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리그 16경기가 남아있다.올해 앞선 세 경기 모두 무득점으로 3연패를 당했던 보르도는 황의조가 득점포를 재가동하면서 무득점 연패 행진을 끊었다. 보르도는 이날 승리로 승점 20(4승 8무 10패)을 기록, 20개 구단 가운데 17위로 올라섰다. 프랑스 일간 레퀴프는 “황의조의 활약으로 보르도는 강등권 밖으로 고개를 내밀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요즘 표현으로 황의조가 ‘멱살 캐리’했다는 뜻이다. 이런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보르도의 수비가 형편없어서다. 보르도는 리그 22경기를 치르면서 리그1 20개 팀 중 가장 많은 53실점(34득점)을 했다. 이날 경기도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보르도는 전반 막판까지 3-0으로 앞서갔지만 전반 43분과 후반 12분에 스트라스부르에 골을 내줘 3-2로 쫓겼다. 후반 35분에는 스트라스부르의 동점골이 나왔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후반 45분에 황의조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면 보르도는 후반 추가시간의 실점으로 승리를 날려버릴 뻔 했다.골 감각을 끌어올린 황의조는 이날 대표팀에 합류, 25일 레바논으로 이동한다. 대표팀은 27일 레바논, 2월 1일 시리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7·8차전을 앞두고 있다. 공격의 핵심인 손흥민과 황희찬을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 불러 들이지 못하고 있는 벤투 감독에게 이날 황의조의 맹활약은 근심 걱정을 떨쳐버리기에 충분했다.
  • [전민식의 달달한 삶] ‘첫’ 꿈/소설가

    [전민식의 달달한 삶] ‘첫’ 꿈/소설가

    1985년 봄 인생의 첫 번째 단편소설을 썼다. 제목이 ‘옥수수밭’이었다. 소설 배경은 목장의 옥수수밭이었는데 봄 내내 키운 옥수수를 한여름에 베어서 젖소들의 겨울 식량인 엔실리지를 만드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폭염 속에서 옥수수를 베는 일은 고된 일이었다. 옥수수 독 때문에 30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긴팔 셔츠와 긴 바지는 물론 목에 수건까지 두르고 낫질을 했다. 반나절이 지나면 입 속에서 피 맛이 나고 땀을 너무 많이 흘려 녹초가 돼 버렸다. 어린 일꾼들은 하루도 채우지 못하고 슬그머니 도망가 버리기 일쑤였다. 나는 어쩐 일인지 남게 됐는데, 그게 고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옥수수의 달큼한 냄새와 땀에 푹 젖은 몸이 풍기던 쉰내, 축사 주변을 맴돌던 소똥 냄새가 아직도 기억난다. 짧은 경험이었지만 세상을 돌아가게 만드는 힘 중 큰 하나가 돈이라는 걸 자각했던 시절이었다. 목부들 사이에 묻혀 처음으로 막걸리도 마셔 봤고 처음으로 술에 취하기도 했다. 대부분 파란만장했던 목부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조금씩 인생을 배우며 어른이 돼 갔는데, 그 무렵 몇 가지 것들이 첫 번째로 이루어졌다. 첫 사랑, 첫 고백, 첫 실수, 첫 눈물, 첫 꿈…. 하지만 ‘첫’이라는 관형사를 가진 감성들이 애틋한 사연들만 담고 있는 건 아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첫’에 대한 기억들도 많다. 첫 상처, 첫 아픔, 첫 폭력, 첫 모멸, 첫 배신, 첫 증오, 첫 미움, 첫 비겁 그리고 첫 절망. 그 순간들이 내 안에 화석처럼 남아서 오랫동안 반성하게 만들었다. 반성은 힘이 되기도 했지만 때론 내가 가진 허약함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첫’에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마력과 강력한 힘이 숨겨져 있다. 많은 기억들이 소멸되고 사라졌지만 ‘첫’이라는 관형사를 단 기억들이 수십 년이 지나도 뇌리에 남아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런 기억들을 떠올리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요즘 꿈을 간직하고 살면 철없고 멍청하다고 말한다는 것을. 꿈도 현실적인 기반이 갖추어진 후에나 꾸어야 하는 거라고들 생각한다. 꿈은 망상이니 고등학생은 일단은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고, 졸업하면 오래 다닐 수 있는 그런 직장에 취직하라 권한다. 꿈은 그 후의 일이다. 그러니 우리의 그 ‘첫’ 꿈은 시간이 흐르면 망각되고 마는 것이리라. 꿈에 도전해 보라는 말이 욕이라 생각하는 시절이니 첫 꿈 따위 잊혀지면 어떠랴. 다들 그렇게 사니 너도 그렇게 살면 된다고 말한다. 요즘 예술전문대학원에 강의를 나간다. 강의를 나가 보니 수강생 대부분이 중년이라는 사실을 알고 처음엔 좀 놀랐다. 꿈이라는 걸 진즉 버렸을 나이의 사람들이 다시 꿈을 찾아 대학원으로 모여드는 걸 보면 ‘첫’ 꿈이라는 건 버린다고 버려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첫’의 위력인 듯했다. 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던 게 첫 꿈이었다. 청년 시절 내내 노트에 이야기를 기록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걸 가장 큰 재미로 삼았다. 혼자 남겨진 빈 시간에는 항상 메모하고 책을 읽고 쓰고 사유했다. 글을 쓰니 스스로 벌어먹지 않은 다음에는 누구 하나 내게 밥 한 끼 김치 한 보시기 주지 않았다. 궁핍하고 아프고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그 길을 걸었다. 그 시간을 보내고 첫 소설을 쓴 뒤 27년 만에 등단한 사람이 여기 있으니 세상 모든 사람들도 새해에는 오랫동안 감춰 두었던 ‘첫’ 각오나 다짐들을 다시 꺼내서 벅차고 때론 죽을 만큼 힘이 들겠지만, 더 늦기 전에 부끄러웠던 ‘첫’은 반성하고 이루고 싶었던 ‘첫’에 도전해 설레어 보길 바란다. 산업 전선에서 물러난 사람들에겐 살아내야 할 세월이 최소 30년 넘게 남아 있지 않은가. 멀리 두었던 책을 다시 가까이 두어야 할 시간이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다채로운 당근 색의 세계/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다채로운 당근 색의 세계/식물세밀화가

    2010년 광릉 국립수목원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 주제는 식물 우표였다. 식물 이미지가 기록된 세계의 우표가 한데 모여 전시됐고, 관람객은 전시된 우표를 통해 세계 각국의 식물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이 전시를 본 것을 계기로 나의 식물 우표 수집도 시작됐다. 해외로 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면 현지 우체국에 들러 생물 우표를 구입하기도 하고, 이미 누군가가 수집한 우표를 물려받기도 했다. 작고 얇은 종이를 통해서 나는 독일의 주요 약용식물과 프랑스에서 육성한 장미 품종, 중국에서 재배되는 만병초속 식물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컬렉션에는 북한 우표도 있다. 여행차 싱가포르에 갔을 때 우표 박물관에서 조선우표라 쓰인 녹색 시트를 발견했다. 그것은 북한 우표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접할 수 없는 북한의 식생을 우표로 알 수 있다는 점이 나를 무척 설레게 했다. 우표에는 ‘배추, 무우, 파, 오이, 호박, 홍당무우, 마늘, 고추’라는 글자와 함께 각각의 그림이 그려진 여덟 개의 우표가 붙어 있었다. 그림은 단순해 보이면서도 작은 종이 속 식물이 어떤 종인지 알 수 있도록 분류키를 확대하고 강조한 계산이 돋보였다. 이 중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홍당무우’였다. 그림 속 ‘홍당무우’는 ‘붉을 홍’이란 한자처럼 유난히 새빨간 색이었다.나 역시 어릴 적 당근을 홍당무라 불렀던 기억이 있다. 겨울 추위에 볼이 빨개진 친구와 서로를 홍당무 같다며 놀렸던 기억. 물론 홍당무와 당근은 같은 식물을 가리킨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홍당무보다는 당근이라는 이름을 주로 쓰며,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도 ‘당근’을 정명으로 추천한다. 그렇다면 홍당무라는 이름처럼 당근은 정말 무의 한 종류일까? 그렇지 않다. 무는 십자화과, 당근은 미나리과로 다른 식물이다. 몇 년 전 당근을 재배하는 농장 연합회로부터 당근을 유통할 때 포장하는 박스 패키지 디자인에 넣을 그림을 그려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근을 그리려면 야생 당근 원종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기에 영국 큐가든의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당근 표본 정보를 찾았다. 그런데 원종으로 추정되는 종이 내가 생각했던 주황색이 아닌 보라색에 가까운 흰색이었다. 게다가 지난 역사 동안 그림과 표본, 사진으로 기록된 당근 뿌리 색은 천차만별이었다. 흰색, 보라색, 빨간색, 노란색 그리고 주황색. 이 데이터를 눈으로 확인한 후 나는 더이상 당근을 홍당무라 부를 수 없었다. 당근이 시대에 따라 다채로운 색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인류가 당근을 재배한 초기 900년대 이전 기록에는 노란색, 보라색 당근 기록이 많다. 그 후 기록된 1500년대 이전의 몇몇 유럽 약초서에는 빨간색, 노란색 당근이 나타난다. 우리가 늘 먹어 온 주황색 당근에 관한 기록이 본격적으로 많아지는 시기는 1500년대 후부터다. 10세기가 넘는 당근 재배 역사 중 우리가 알고 있는 주황색은 당근 역사의 절반 동안에만 존재한 것이다. 게다가 주황색 당근이 성행한 것은 원산지나 주재배지와 전혀 관련 없는 네덜란드에 의해서다. 16세기 네덜란드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렌지 가문을 기리는 의도로 네덜란드 국민이 주황색 당근 소비를 대폭 늘리면서 주황색 당근 품종 육성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그 후 미국에 도입되고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면서 지금 우리가 이용하는 주황색 당근이 주를 이루게 됐다. 당근을 그리기 위해 여러 품종을 수집하던 중 미국에서 주로 소비되는 냉동 미니당근을 그리려 관련 자료를 찾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것을 그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니당근은 크기가 작은 개별 품종이 아니라 일반적인 당근을 작게 깎아 놓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1986년 캘리포니아의 당근 농장에서 못생긴 당근을 버리기 아까워 작게 깎아 유통하기 시작한 것이었다.물론 애초에 크기가 작은 품종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미니라운드, 미니홍처럼 ‘미니’가 들어간 이름의 품종은 기존 당근보다 크기가 작다. 우리나라에는 주황색뿐만 아니라 보라색, 노란색, 흰색 당근도 육성, 재배되고 있다. 당근은 색에 따라 영양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미래 인류의 주요 식량자원으로도 꼽힌다.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일을 하며 나는 식물에 관한 책과 그림, 고문헌 그리고 이제는 우표까지 수집하게 됐다. 누군가는 내게 뭣하러 많은 수고를 들여 헌 종이를 수집하냐 묻기도 한다. 그러나 북한의 ‘홍당무우’ 우표가 내게 기나긴 당근의 역사를 탐구하도록 만들어 주었듯, 이 기록물들은 언제나 내게 소중한 스승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 전화 너머 희미한 “야옹” 소리에 8개월 전 잃어버린 반려묘 직감

    전화 너머 희미한 “야옹” 소리에 8개월 전 잃어버린 반려묘 직감

    8개월 전 고양이를 잃어버린 영국 여성이 수의사와 전화 통화를 하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야옹 소리를 듣고 잃어버린 고양이를 극적으로 해후했다고 BBC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에섹스주 브레인트리에 사는 레이철 로렌스. 바나비(사진)를 잃어버린 뒤 돌보던 고양이 문제로 수의사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자꾸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 소리에 신경이 쓰였다. 처음엔 그냥 끊었는데 도저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얼마 뒤 다시 수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잃어버린 바나비의 울음이 틀림없는 것 같다며 검정색 고양이의 뒷다리 한 쪽에 흰색 헝겁이 덧대져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수의사가 사진을 찍어 보내줬는데 틀림 없었다. 동물병원을 찾아가 수의사가 고양이를 안고 들어온 순간, 울음을 터뜨렸다. “난 콧물이 범벅 될 정도로 엉엉 소리를 내 울었다. 우리는 그녀석을 8개월 동안이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세 자녀는 바나비에게 ‘뚱보’란 별명을 붙여줬다. 다시 집에 데려왔을 때 “딱지도 많았고, 비쩍 말랐으며, 털도 많이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이 아끼던 반려묘가 돌아와 “무척 기뻐했다”면서 다시 뚱보로 돌려놓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농을 했다. 또 잃어버리기 전에 칩을 바나비에게 부착했는데 빠져 있었다며 적절한 절차를 거쳐 그리 됐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 “부유층이 일본을 버리기 시작했다”...日 언론의 ‘일본 몰락 가속화’ 경고 [김태균의 J로그]

    “부유층이 일본을 버리기 시작했다”...日 언론의 ‘일본 몰락 가속화’ 경고 [김태균의 J로그]

    “(부유층이) 몸은 일본에 있으면서 재산의 해외 도피를 가속화하고 있다. 위기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행동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일본 침몰’에 동참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일본의 유력 경제주간지 ‘슈칸(週刊)다이아몬드’는 1월 15일자 최신호에서 ‘일본을 버리기 시작한 부유층…몰락 일본을 덮친 7중고’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스즈키 다카히사 슈칸다이아몬드 부편집장이 쓴 이 기사는 “일본의 국제적 위상은 경제 성장률, 주가 상승률, 교육환경, 엔화 구매력, 재정 건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추락하고 있다”며 “부유층을 비롯해 정보에 민감한 사람들이 이러한 일본을 버리기 시작했다”고 첫 문장을 시작했다. 기사는 ‘세계가 놀라워 하는 일본’과 같이 일본을 예찬하는 외국 서적이나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을 언급하고 “이는 일본인이 세계 속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일본 예찬 붐에 취해 있을 수 없을 만큼 ‘일본 침몰’의 현실에 직면해 있다. 현재의 일본을 보여준 거울이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였다. 정부 지원금을 둘러싼 혼란, 원격근무를 할 수 없는 직장 환경 등 ‘디지털 후진국’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본은 지금 ‘7중고’에 격침되고 있다.” 스즈키 부편집장은 일본을 둘러싼 7개의 난국으로 과도한 재정지출 확대, 국민들의 일본 주식시장 이탈, 후진적인 교육환경 등을 들었다. 그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대규모 금융 완화와 재정지출 확대에 나선 가운데 일본은 경제 회복세에서 다른 나라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이 서서히 평상시 모드로 이행하면서 무제한 재정 확대를 중단하려 하고 있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규모가 세계 최악인데도 재정의 팽창을 지속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경제 회복세가 미약하다.” 이런 상황은 증시에도 반영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와중에도 호황을 거듭했지만, 일본은 부유층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으로부터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가 최근 5년간 3배 가까이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닛케이 평균은 57% 오르는 데 그쳤다.기사는 최근 ‘교육 후진국’의 현실도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8년 세계 72개 국가·지역의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2018)에서 일본은 인터넷, 컴퓨터 사용 등을 포함한 대부분 항목에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학교 밖에서 주 1~2회 이상 컴퓨터를 사용해 숙제를 한다’고 한 응답 비율은 미국, 영국 등 구미는 대체로 67% 이상,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은 50% 이상이었지만, 일본은 고작 9%에 불과해 다른 지역과 큰 격차를 보이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스즈키 부편집장은 “부유층을 비롯해 정보 민감도가 높은 사람들은 해외 투자를 가속화하는 등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는 가운데서도 일본을 버리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일본 침몰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총쏘는 산타?…어린이들과 돌격하는 러시아 군의 크리스마스

    총쏘는 산타?…어린이들과 돌격하는 러시아 군의 크리스마스

    전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차분한 크리스마스를 맞은 가운데 소총을 들고 어린이들과 훈련에 나선 러시아판 산타클로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은 시베리아 도시 케메로보의 설원 속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 국가방위군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 복장을 입고 돌격에 나선 이들은 현지 군인과 경찰 생도들이다. 이들은 사격까지 하며 실전을 방불케한 훈련을 했는데 흥미로운 것은 역시 왜 군복 대신 어울리지 않은 산타 복장을 했느냐는 점이다. 러시아에서는 산타클로스를 ‘서리 할아버지’라는 의미의 데드 모로즈라 부른다. 슬라브 신화에 등장하는 러시아판 산타클로스로 역시 크리스마스 때 찾아와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준다. 다만 데드 모로즈는 빨간색 옷과 더불어 파란색 옷을 입기도 하며 지팡이로 못된 사람을 얼려 버리기도 한다. 곧 이들 군인들이 데드 모로즈 복장을 한 것은 크리스마스 이벤트인 셈으로 어린이들에게는 실제 총 대신 모형 총이 제공됐다. 현지언론은 "러시아 산타는 소련의 스탈린 통치 시기인 1937년 첫 등장해 크리스마스의 새로운 상징이 됐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는 와중에 이같은 이벤트가 이채롭다"고 전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가난한 자의 랍스터, 아귀의 재발견/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가난한 자의 랍스터, 아귀의 재발견/셰프 겸 칼럼니스트

    날씨가 쌀쌀해지면 문득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콩나물과 함께 벌겋게 버무린 김 모락모락 나는 아귀찜이다. 언뜻 보기에 콩나물이 더 많아 콩나물찜으로 불러야 할 것 같지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콩나물 사이에서 아귀살을 찾아 먹는 묘한 성취감이 있다. 아귀찜은 눈물나게 맵기 마련인데 매운 걸 잘 못 먹는데도 눈물 콧물 쏟아 가며 입천장이 다 까지는 줄도 모른 채 신나게 먹었던 어릴 적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우리에게 아귀는 꽤 익숙한 식재료다. 일상에서 매콤한 아귀찜이나 시원한 아귀탕은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인기가 높다 보니 수요가 많아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지만 요즘 같은 겨울철 생선가게나 수산시장에 가 보면 생물 아귀가 종종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선 무지막지한 입 크기 때문에 아귀라 불린다. 아귀의 영어식 표현인 ‘멍크 피시’는 아귀가 마치 황갈색 로브를 입은 수도승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엄밀하게 ‘멍크 피시’는 영국식 표현이고 미국에서는 낚시하는 생선이란 뜻의 ‘앵글러 피시’로 불린다.아귀를 설명할 때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는 못생긴 외모다. 지독하게 못생긴 외모를 보고 있으면 도대체 누가 맨 처음 맛을 볼 용기를 냈을까 새삼 궁금하지만, 오히려 못생긴 외모 덕분에 아귀는 꽤 오랜 시간 동안 평온하게 지낼 수 있었다. 가끔 어부들이 아귀가 잡히면 재수가 없다며 다시 바다로 던졌다고 하는데 어부 입장에서야 불운이지만 아귀 입장에서는 행운 아니던가. 아귀가 식재료로 각광받으면서 남획으로 인해 어획량이 급증한 사실을 보면 버려지던 그때가 아귀종의 호시절이 아니었을까도 싶다.외모 때문에 멸시를 받은 건 한국에서뿐이 아니었다. 지중해와 대서양, 북해를 끼고 있는 유럽 어부들도 우리와 똑같은 생각을 했다. ‘바다의 악마’로도 불린 아귀를 쉽사리 맛볼 용기 있는 어부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아귀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북유럽 국가 일부에서 먹을 것이 부족한 서민들이 가끔 먹는 요리였다가 갑자기 고급 요리의 식재료로 부상한다. 이유는 어업의 경제사와 연관이 있다. 19세기 증기 동력을 가진 저인망 어선이 등장하면서 어업 생산량이 급증했다. 바다 바닥까지 그물을 놓는 저인망 어선은 중세 때부터도 있었지만 기껏해야 근해를 훑는 것이 한계였다. 증기 동력선이 발명되면서부터 어업의 범위는 획기적으로 넓어졌다. 근해뿐 아니라 먼바다 바닥까지 어족 자원을 싹 쓸어버린 것인데 이 중에는 주로 밑바닥에 서식하던 아귀도 있었다. 버리기엔 너무 많이 잡혀 버린 아귀를 어떻게든 판매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식재료로서의 재평가가 이뤄졌다. 당시 주요 소비 어종이던 청어나 대구에 비해 훨씬 저렴할 뿐 아니라 맛도 생각보다 괜찮았다.서구에선 아귀를 ‘가난한 자의 랍스터’라고도 부른다. 다른 생선에 비해 식감이 탱탱하고 잘 부스러지지 않아 랍스터의 식감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아귀는 머리와 등을 포함한 꼬리로 이뤄져 있는데 식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부위는 꼬리다. 큰 아귀의 경우 볼살을 사용하기도 한다. 랍스터보다 저렴한데도 비슷한 식감을 내니 요리사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었다. 창의적인 요리사들은 아귀살을 이용한 요리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하층민 음식에서 고급 요리에 사용되는 식재료로 각광받게 됐다. 갑각류의 살코기와 비슷한 식감을 내는 아귀살은 요리의 관점에서 보면 상당한 이점이 있다. 다른 생선처럼 익히는 과정에서 섬세하게 다루지 않아도 형태를 유지한다는 건 장점이다. 살이 부스러질까 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될 뿐아니라 스테이크처럼 굽거나 튀기거나 데치는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너무 익히면 식감이 단단해지지만 적당히 조리하기만 하면 랍스터가 부럽지 않다. 지방이 적어 등 푸른 생선보다 비린내가 적고 특유의 향이 옅다는 점도 장점으로 승화된다. 향이 옅다는 건 소스의 풍미를 잘 흡수한다는 뜻과 같다. 랍스터를 조리할 때처럼 버터를 넣고 아귀살을 조리하면 단번에 버터향을 품은 프랑스식 고급 해산물 요리로 변모한다. 친숙한 식재료도 시야를 돌리면 흥미로운 식재료로 보이기 마련이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아귀를 가장 알뜰살뜰하게 소비하지만 아귀를 이용한 요리법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다. 찜도 좋고 탕도 좋지만 구워도 보고 튀겨도 보는 건 어떨까. 애초에 아귀찜도 아귀탕도 누군가 처음 시도한 결과물이니 말이다. 요리에 상상력의 한계란 없다.
  • ‘정치자금법 위반‘ 문준희 합천군수 2심도 당선 무효형

    ‘정치자금법 위반‘ 문준희 합천군수 2심도 당선 무효형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정치자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준희(62) 경남 합천군수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부장 민정석·반병동·이수연)는 8일 창원지법에서 열린 문 군수의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찰과 문 군수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문 군수에게 1심과 같은 벌금 200만원,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지역 건설업자는 초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나중에 유무형의 이익을 기대하고 자금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수수한 금액은 적다고 보기 힘들고 잘못을 충분히 반성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문 군수가 돈을 건네 받은 다음날 선거자금계좌에 입금한 것은 기부금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차용증을 쓰지 않은 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 군수는 2014년 새누리당 합천군수 경선 낙선 이후와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해 5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각각 500만원과 1000만원 등 모두 1500만원을 받은 뒤 받은 금액에 500만원을 더해 2018년 12월 2000만원을 갚았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상실하거나 당선이 무효가 된다. 문 군수는 재판이 끝난 뒤 “재판부 판결을 존중하지만, 군민 기대를 저버리기 힘들다”며 “상고하겠으며 군민들께 오랫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신화 속 영웅의 ‘눈물’과 정치인의 ‘눈물’/연세대 중국연구원 전문연구원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신화 속 영웅의 ‘눈물’과 정치인의 ‘눈물’/연세대 중국연구원 전문연구원

    제주도 신화 관련 책을 쓰면서 강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신과 함께’로 워낙 많이 알려져 있기에 사람들은 그를 아주 멋진 저승차사로만 떠올린다. 물론 염라대왕조차 탐내서 스카우트할 정도로 강림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강림이 원래부터 그렇게 뛰어난 인물은 아니었다. 마을의 원님이 죽음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저승으로 가서 염라대왕을 데리고 오라는 명령을 내렸을 때 강림은 당황했다. 무려 열여덟 명의 첩을 거느린 강림이었지만, 저승으로 가는 길을 알아낼 능력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시집오고 장가갈 때 한 번 본 후 다시 돌아본 일이 없는’ 자신의 부인을 찾아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물이 한강수가 되도록’ 펑펑 운다. 부인은 한심한 남편을 원망할 법도 하지만, 결국 강림을 도와 저승으로 가는 길을 알려 준다. 펑펑 우는 것은 강림뿐이 아니다.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을 거쳐 제주와 일본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웅 서사 속의 주인공들이 눈물을 흘린다. 영웅이 되기 전엔 그렇게 운다. 일본 신화의 영웅 스사노오는 머리가 여덟 개 달린 뱀을 퇴치하고 이즈모 지역의 주신이 되지만, 어렸을 때는 어머니와 누나의 땅으로 가겠다면서 ‘수염이 다 자라도록’ 울었다. 중국 서남부 윈난성에 전해지는 이족의 영웅 서사에 등장하는 즈거아루도 울보 영웅이다. 즈거아루는 어렸을 때 어머니의 젖을 먹기 싫다며 울어 댄다. 너무 울어서 어머니는 즈거아루를 내다 버린다. 바이칼 지역에 전승되는 영웅 서사의 주인공 게세르도 그렇다. 한두 번 울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집으로 데려오기만 하면 엉엉 울어서 내다 버리기를 반복한다. 영웅과 눈물은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아직 미성숙한 영웅일 때 그들은 그렇게 울었다. 그러나 엉엉 울던 그들이 울음을 그칠 때, 영웅적 면모를 보여 주기 시작한다. 어린 게세르는 울음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지하세계의 나쁜 영령들이 깨어날 정도였다. 하지만 게세르는 피를 마시러 찾아온 생쥐와 말벌, 모기들을 모조리 작게 만들어 쫓아 버린다. 엉엉 울던 어린아이가 울음을 그치는 순간 영웅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스사노오도 마찬가지다. 그가 눈물을 멈추고 누이인 아마테라스가 다스리는 영역에 다녀온 후 머리가 여덟 개 달린 야마타노오로치를 퇴치하는 영웅이 된다. 즈거아루 역시 버려졌다가 돌아온 후 천둥신과 요괴를 제압하는 모험을 완수하고, 하늘에 뜬 여러 개의 해와 달을 쏘아 떨어뜨려 인간을 재앙에서 구해 주는 영웅이 된다. 그러니까 그들이 흘린 눈물은 아직 미성숙한 영웅의 표지다. 강림은 어린 애가 아니라 ‘열여덟 명의 각시를 거느린 영걸’이었지만 그의 정신세계는 아직 모험을 감당해 낼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강림도 눈물을 흘린다. 그런 그들을 영웅으로 만드는 것은 그들 곁에 있는 지혜로운 여성들이다. 강림에게는 저승 가는 길을 일러 준 큰부인이, 게세르에게는 용감한 아내 알마 메르겐이, 즈거아루에게는 용의 계보에 속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즈거아루 신화와 같은 구조를 보여 주는 우즈베키스탄 신화의 영웅 알파미시에게는 치기 어린 소년을 영웅으로 만들어 주는 누이 칼디르가치가 있었고, 유라시아의 동쪽 끝에 거주하는 허저족의 영웅 서사 이마칸에도 버려진 남동생을 영웅으로 키워 내는 누이들이 있다. 용맹스럽지만 아직 단련되지 않은 울보 영웅들을 지혜와 용기를 겸비한 진짜 영웅으로 키워 내는 것은 그들 곁의 여성들이다. 그 여성들은 영웅의 ‘조력자’가 아니라 ‘제조자’다. 강인한 힘과 깊은 지혜가 만났을 때 영웅은 눈물을 멈추고 적에 의해 망가진 마을 공동체를 다시 세운다. 신화 속 영웅의 눈물은 미성숙한 상태에서 흘리는 것일 뿐이다. 여성의 지혜를 만나 성장한 뒤 자신이 이끌어야 할 부족 앞에 선 영웅은 이제 울지 않는다. 정치인의 눈물이 수시로 뉴스에 보이는 지금 신화 속 영웅의 눈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 “힌두교 신에게 나를 바칩니다”…45년간 오른팔 들고 산 인도男

    “힌두교 신에게 나를 바칩니다”…45년간 오른팔 들고 산 인도男

    종교적인 이유로 45년 동안 단 한 번도 팔을 내리지 않은 인도 남성이 화제다. 5일(현지시간) 데일리스타, 아이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남성 아마르 바라티는 힌두교 신 시바에게 자신을 바친다며 오른팔을 45년 이상 들고 살았다. 과거 바라티는 세 자녀를 둔 남성으로 은행에서 일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973년 갑작스럽게 종교적 깨달음을 얻고, 힌두 신에게 자신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바라티는 집과 가족을 버리고 혼자 산에 들어가 고행을 시작했다. “나는 전 세계가 평화롭게 살기를 바랍니다” 그는 속세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위해 보다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했고, 신에 대한 믿음과 감사를 표하기 위해 한 손을 들고 살기 시작했다. 45년째 들고 있는 오른손의 피부와 손톱은 서로 붙었고, 어깨 뼈는 그대로 굳어 버려 손은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현재 70세가 훨씬 넘은 나이이지만 불가사의하게도 그의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고 한다. 처음 2년은 고통 속에서 보냈지만 이후 팔의 감각을 모두 잃었다고 한다. 너무 오랜시간 팔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내려놓더라도 팔에 영구적인 신경 손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평생 손을 들고 사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전해진다.바라티의 이 같은 행동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고 한다. 특히 많은 인도인들이 사두(힌두교 승려)가 돼 그처럼 팔을 들려고 하지만 아무도 바라티의 기록은 깨지 못했다. 한편 바라티는 지금도 오른팔을 높이 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내려놓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육아 힘들다” 영하 추위에 4살 딸 버리고 남성과 모텔 간 엄마

    “육아 힘들다” 영하 추위에 4살 딸 버리고 남성과 모텔 간 엄마

    30대 A씨, 남성과 딸 태워 경기 고양 이동인터넷 게임하다 만난 사이…“버리자” 공모“아이 키우기 힘들어서 채팅방서 얘기 나눠”남성 “도와주려 그랬다”…아이 길가에 버려당일 영하 날씨…두 사람 모텔로 가 투숙아동, 행인에 발견돼…경찰, 친부에게 인계영하의 날씨에 4살 딸을 인적 드문 도로에 내버린 30대 엄마의 비정한 행동 전모가 드러났다. 그는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는 이유로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20대 남성과 아이를 버리기로 공모하고 실제로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복지법상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30대 여성 A씨와 20대 남성 B씨가 범행 전 채팅방에서 아이 유기에 관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어서 평소 게임 채팅방에서 자주 그런 이야기를 했다”며 “B씨가 그러면 ‘애를 갖다 버리자’는 식으로 말해서 함께 만나 아이를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도 “평소 힘들다는 A씨 이야기를 듣고 도와주려는 마음에 그랬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이들은 지난 26일 오후 10시쯤 경기 고양의 한 이면도로에 차에 타고 있던 C양을 내리게 한 뒤 그냥 떠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오후 5시쯤 인천 미추홀구 한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던 C양을 데리고 B씨의 차량에 탄 뒤 월미도와 서울 강남을 거쳐 경기 고양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이후 고양의 한 이면도로에서 C양을 내리게 한 뒤 곧바로 인근 모텔로 이동해 숙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C양은 영하 1도 추위에 떨면서도 엄마가 자신을 왜 내리도록 했는지 알 수 없어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울고 있었다. 이런 C양을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행인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아이가 메고 있던 어린이집 가방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친부에게 아이를 인계했다. A씨는 현재 C양의 친부인 남편과 살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A씨와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 포스코, 안전한 ‘모행터’ 위해 함께 손잡은 노사

    포스코, 안전한 ‘모행터’ 위해 함께 손잡은 노사

    포스코가 선진적인 노사관계 모델을 구축해 행복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로 했다. 포스코 노사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이념 아래 노사관계를 뛰어넘어 협력사와 공생하고 상호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포스코 고유의 상생과 화합의 노사관계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김경석 포스코 노동조합 위원장은 올 한 해 여섯 차례에 걸쳐 ‘모두가 행복한 일터 만들기’(모행터) 활동을 위한 미팅을 가졌다. 구체적으로 포스코 노사는 작업장 내 ‘안전한 일터’를 구현하기 위해 ▲안전인력 확대 ▲안전제도 표준화 ▲안전예산 적정 수준 확보 ▲포스코-협력사 안전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24건의 안전분야 개선과제를 도출해 수행하고 있다. 또한 ‘2050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경북 영천호 일대 나무심기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사회문제 해결을 실천하고,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저가치 업무 버리기’도 실행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월 협력사 직원들의 자녀 장학금 지원 등 복지 증진을 위한 공동근로복지기금을 설립하기도 했다.
  • [나우뉴스] 英 가디언 “지옥, 오징어 게임보다 좋다…10년 이상 회자될 것”

    [나우뉴스] 英 가디언 “지옥, 오징어 게임보다 좋다…10년 이상 회자될 것”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감독 연상호)이 연이어 글로벌 시청 1위에 오른 가운데 해외 주요언론의 극찬도 이어졌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매체 가디언은 드라마 리뷰를 통해 “지옥이 오징어 게임보다 더 좋다”면서 “10년 이상은 회자될 만큼 진심으로 예외적인 드라마”라고 호평했다. 가디언의 이같은 평가는 오징어 게임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에 이어 곧바로 지옥이 찾아온 것이 주효했다. 매체 역시 오징어 게임과 지옥 둘다 한국 드라마이고 폭력적인 죽음을 다루고 있다고 전제했다.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은 한국 드라마를 주류로 확고히 자리잡게 했을 뿐만 아니라 비영어 프로그램의 인기도 올려놓았다”면서 “두 작품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단순 비교를 떨쳐버리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지옥은 미친듯이 좋은 작품으로 오징어 게임보다도 좋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청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지옥이 오징어 게임의 흥행을 따라가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은 6살 아이도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와 빠른 유행이 가능한 독특한 의상과 마스크 등으로 채워져있다”면서 “이에반해 지옥은 훨씬 더 어둡고 매듭이 많은 사건들로 짜여져 큰 무게가 느껴진다. 지옥이 오징어 게임의 ‘왕관’을 빼앗을 거라 생각치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에앞서 지난 23일 미국 CNN도 “올해 한국 드라마들은 끝내준다”며 “지옥은 새로운 오징어 게임”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지옥은 지옥의 사자들에게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과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英 가디언 “지옥, 오징어 게임보다 좋다…10년 이상 회자될 것”

    英 가디언 “지옥, 오징어 게임보다 좋다…10년 이상 회자될 것”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감독 연상호)이 연이어 글로벌 시청 1위에 오른 가운데 해외 주요언론의 극찬도 이어졌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매체 가디언은 드라마 리뷰를 통해 "지옥이 오징어 게임보다 더 좋다"면서 "10년 이상은 회자될 만큼 진심으로 예외적인 드라마"라고 호평했다. 가디언의 이같은 평가는 오징어 게임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에 이어 곧바로 지옥이 찾아온 것이 주효했다. 매체 역시 오징어 게임과 지옥 둘다 한국 드라마이고 폭력적인 죽음을 다루고 있다고 전제했다.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은 한국 드라마를 주류로 확고히 자리잡게 했을 뿐만 아니라 비영어 프로그램의 인기도 올려놓았다"면서 "두 작품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단순 비교를 떨쳐버리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지옥은 미친듯이 좋은 작품으로 오징어 게임보다도 좋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청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지옥이 오징어 게임의 흥행을 따라가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은 6살 아이도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와 빠른 유행이 가능한 독특한 의상과 마스크 등으로 채워져있다"면서 "이에반해 지옥은 훨씬 더 어둡고 매듭이 많은 사건들로 짜여져 큰 무게가 느껴진다. 지옥이 오징어 게임의 '왕관'을 빼앗을 거라 생각치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에앞서 지난 23일 미국 CNN도 "올해 한국 드라마들은 끝내준다"며 "지옥은 새로운 오징어 게임"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지옥은 지옥의 사자들에게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과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 촉촉한 인공눈물, 깜빡깜빡 눈운동, 뜨끈뜨끈 온찜질

    촉촉한 인공눈물, 깜빡깜빡 눈운동, 뜨끈뜨끈 온찜질

    눈이 뻑뻑하다. 눈꺼풀 속에 모래라도 있는 것 같다. 책이나 TV를 보다 보면 눈 주위가 침침해져 오래 볼 수가 없다. 눈이 자주 충혈돼 눈을 힘줘 깜빡이게 된다. 이럴 땐 안구건조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줄고 디지털기기 사용이 늘어난 데다가, 난방기구 사용이 늘어나 실내가 건조한 요즘엔 특히 그렇다. ●눈 자극받아 눈물 더 흐르는 증상도 발생 눈물은 적은 양이지만 항상 분비되고, 눈 표면을 적시며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 눈물은 눈의 여러 세포에 수분과 산소를 공급한다. 해로운 자극을 약화시키고 항균작용을 하며, 눈꺼풀의 윤활 작용을 하는 등 정상적인 안구 표면 유지와 시력 보존에 필수적이다. 눈물 생성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이 불안정해 눈물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안구 자극이 일어나는 질환을 안구건조증 또는 건성안증후군이라 한다. 안구건조증 증상은 오후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수면 중 눈물 생성이 감소하고 눈물이 많이 증발하면서 아침에 눈 뜨기 힘들 정도의 건조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 안구건조증 때문에 눈이 자극을 받아 오히려 눈물이 더 흐르는 증상도 더러 있다. 눈꺼풀에 안검염 같은 염증이 있거나 눈을 제대로 못 감는 경우에도 생긴다. 안약을 함부로 사용하거나 고혈압, 감기약, 우울증약 등 약물을 복용하는 이들에게도 합병증처럼 나타난다. 특히 여성은 갱년기 증상으로 호르몬 변화까지 가중되면서 여러 심각한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눈물 분비가 감소하는 경우와 눈물막 증발이 증가하거나 분포장애가 있는 사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눈물분비가 감소하는 경우는 건성안과 구강건조를 동반하는 쇼그렌증후군, 류머티스 관절염이나 루프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화학화상이나 스티븐스·존스 증후군 등이 있다. 고령, 당뇨병 환자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이들 역시 눈물 분비가 줄고, 최근 많이 시행하는 굴절교정수술 후에 각막 감각이 감소해 발생할 수 있다. 눈물막 증발이 증가하는 경우는 눈꺼풀 염증에 의해 눈물의 지방층이 결핍하거나 안면마비가 있는 경우, 쌍꺼풀 수술 후, 갑상선안병증 등이 해당한다. ●만성으로 진행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 안구건조증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낮추고,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보호용 안경을 착용해 미세먼지 같은 오염물질이 포함된 강한 바람이 눈에 직접 접촉되지 않도록 한다. 무엇보다 독서나 TV 시청, 컴퓨터 작업을 할 때 유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줄면서 눈의 긴장이 지속되고, 눈의 피로도 급격히 높아진다. 건조한 겨울철에 난방하면서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 증상이 악화된다. 증발하는 눈물의 양이 많아지면서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훈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눈이 건조한 증상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안구건조증은 내버려두다가 만성으로 진행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준다”며 “안구건조증으로 안구 표면의 염증이 증가하면서 잦은 충혈이나 시력저하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인공눈물(누액)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도 잘 골라야 한다. 인공누액은 방부제가 들어간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방부제가 들어간 제품은 보통 안약병에 담겨 포장돼 있으며, 하루에 4~5번 정도 사용한다. 그 이상 사용하면 방부제의 독성 때문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자주 사용해야 할 때에는 일회용으로 낱개 포장된 방부제가 없는 인공누액을 사용하는 게 좋다. 인공누액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에는 눈물이 배출되는 배출 길 입구를 특수마개로 막아 눈물이 조금 더 오래 눈의 표면에 머물도록 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안구건조증이 눈꺼풀 염증과 동반되는 경우에는 눈꺼풀 마사지와 염증 치료를 병용한다. 드물게 스테로이드성 안약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안구표면의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 소염제,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한다. 그 밖에 수성눈물 분비를 촉진하는 약제, 성호르몬제, 비타민 A, 비타민 D, 자가혈청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눈꺼풀 염증 증상이 심할 때에는 눈꺼풀 세정제나 안약 또는 전용 소독액을 이용해 속눈썹 부위를 닦아 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책·스마트폰 볼 때 30분~1시간마다 휴식 온찜질을 동반한 눈꺼풀 관리도 안구건조증에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오메가3 제품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많다. 무엇보다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급적 30분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고, 1시간 이상이 될 경우 적어도 10~15분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TV나 모니터, 스마트폰 화면의 높이를 정자세로 앉아 정면을 바라볼 때 눈높이 정도로 유지해야 하며,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이 도움된다. 화면 밝기는 너무 밝지 않게 조절하고, 화면과 거리는 40~50㎝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김유정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중간에 인공누액을 점안해 주고 30분~1시간마다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5~10분 정도 따뜻한 물수건으로 온찜질을 하거나, 눈꺼풀 세정제를 이용해 속눈썹이 난 부분을 문지르고 다시 따뜻한 물로 씻는 방법 등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콘택트렌즈는 눈물이라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같아서 눈물이 부족한 안구건조증 환자가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때에는 좀더 주의해야 한다. 소프트렌즈가 부족한 눈물 일부를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한다면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인공누액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염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눈물의 중요한 성분들을 희석시켜 눈물의 기능을 저하할 수 있으므로 장기간 사용하는 게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안구건조증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는 더욱 높아지므로 정기적으로 안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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