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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커플링’ 저자 “한국 대기업도 조언 구해…핀테크 분야 관심 많아”

    ‘디커플링’ 저자 “한국 대기업도 조언 구해…핀테크 분야 관심 많아”

    경영 전략서 ‘디커플링’(Decoupling)의 저자이자 관심 경제학 전문가 탈레스 S. 테이세이라 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가 온라인으로 한국 시청자들을 만났다. 2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2020 스타트업콘’(STARTUP:CON) 기조 연설에서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참여한 테이세이라 교수는 ‘디커플링: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주제로 신생 기업의 전략을 제시했다. 디커플링은 테이세이라 교수가 8년간 기업 사례 연구를 통해 만든 개념으로 ‘탈동조화’로 직역할 수 있다. 고객의 소비 활동의 단계들 중 일부를 끊고 들어가 혁신의 기회를 잡는 것을 말한다. 에어비앤비, 우버, 아마존 등 대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을 이런 전략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날 발표에서 테이세이라 교수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예로 들어 ‘디지털 파괴’를 설명했다. CD나 DVD를 배송하던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뒤 인터넷망 업체 컴캐스트와 사용료 지불 분쟁을 빚었다. 그러나 “넷플릭스를 보기 위해 컴캐스트의 고급 서비스를 구매한다”는 논리로 서비스 사용료 지급 요구에 대응할 수 있었다. 과거와 달라진 시청자 소비패턴 덕분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기업에서 없던 최근의 일들을 ‘디지털 파괴’라고 부를 수 있다”면서 “이 상황에서 디커플링을 통해 혁신을 이룬 기업들은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55개 기업 분석을 통해 스타트업에게 고객의 돈, 시간, 노력을 줄여주기 위한 ‘레시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게임 전용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 트위치를 거론하며 “트위치는 게임을 구경하는 것을 가치 창조 활동으로 만들어내 6000만명이 돈을 내고 접속할 수 있게 했다”고 예시했다. 특히 디커플링의 가치 창출은 통합보다 시장의 요구를 활용하는 ‘전문화의 힘’에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스타트업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7개 영역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소비를 살펴본 결과 식품, 의류, 주거, 치료, 이동, 오락, 학습 등 7개 분야에서 소비의 86~94%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 분야 안에서 디커플링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기업들도 혁신에 대한 의견을 요청해 왔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상위 5~10위 재벌 기업들이 조언을 구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좋은 제품으로 선두주자로 나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 과정을 건너뛰는 기업 나오고 있다는 게 한국 대기업의 고민”이라며 “고객중심 혁신이 무엇인지 질문해왔다”고 부연했다. 이어 “최근 한국, 중국 등의 핀테크와 지불결제 스타트업 등에 관심이 많다”면서 “미디어, 리테일, 헬스케어 분야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메가피셋, 2021년도 5급 공채 PSAT 전국 모의고사

    메가피셋, 2021년도 5급 공채 PSAT 전국 모의고사

    2021년도 5급 공채 PSAT 시험을 앞두고 메가피셋이 제1회 전국 모의고사를 진행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20201년도 PSAT 5급 1차 시험은 2월 21일 진행될 예정이며 메가피셋의 전국 모의고사는 시험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높이기 위해 12월 19일(토) 서울 삼성고등학교에서 치러진다. 메가피셋의 관계자는 “내년 시험을 대비해 진행되는 올해 전국 모의고사도 응시생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으로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메가피셋 5급 공채 모의고사는 실제 고사장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고 PSAT 전문 연구소의 적성시험 13년 경력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문항을 출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모의고사 신청자에게는 문제지와 해설지, 해설강의, 온라인 성적표가 제공된다. 메가피셋은 신청 회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11월 6일까지 얼리버드 팩을 신청하면 응시료 30% 할인 혜택이 주어지며 룰렛 추첨을 통해 쿨럭 마사지기, 눈마사지기, 파타고니아 백팩, 비타 500, 메가피셋 M포인트 등을 지급한다. 아울러 메가피셋 전국모의고사 1~5회 풀 패키지 구매 회원에게는 현장에서 담요도 증정할 예정이다.2021년 5급 PSAT 시험에 응시할 계획이라면 이번 전국모의고사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 대선 막판변수 ‘코로나19’…백악관 “통제 않을 것”vs바이든 “패배의 백기”

    미 대선 막판변수 ‘코로나19’…백악관 “통제 않을 것”vs바이든 “패배의 백기”

    격리 등 방역보다 백신·치료제로 선회메도스 비서실장 “자유사회 살고 있다”트럼프 최근 집단면역 준하는 발언도 마크 메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25일(현지시간) “우리는 대유행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격리,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방어하는 정책에서 ‘백신·치료제 개발’로 방향을 완전히 틀었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 내 하루 확진자 8만명이 넘는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서 사실상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후보는 성명을 내고 “(바이러스에) 패배했다는 백기를 흔든 것”이라며 비난했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이날 CNN에 “우리가 백신과 치료제, 다른 완화 분야를 갖는다는 사실을 통제할 것”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는 독감처럼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통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자유사회에 살고 있다”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집단면역’에 준하는 언급까지 하고 있다. 지난 22일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에서는 “청년들은 (코로나19에서) 99%가 회복된다. 99.9%가 회복된다. 노인과 심장실환자(고위험군) 등을 보호해야 한다”며 경제와 학교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집단면역을 옹호하는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의 내용과 일치한다. 해당 선언은 마틴 컬도프 하버드대 교수, 수네트라 굽타 옥스퍼드대 교수, 자얀타 바타차리야 스탠퍼드 의대 교수 등 감염병 전문가들이 지난 4일 메사추세츠주의 그레이트 배링턴에 모여 서명했다. 바이러스에 강한 청년층은 자연 감염을 통해 면역력을 쌓고, 노인 등 고위험군은 집중적으로 보호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봉쇄정책으로 서민의 피해가 크고, 유아 예방접종률·암 검사율 등이 감소했으며, 학교 폐쇄로 교육 불균형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학 고문인 스콧 애틀러스도 지난 5일 이들을 초청해 회의를 연 바 있다.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위험한 바이러스는 자유롭게 뛰놀게 하는 행위’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의 재유행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위태롭자 백악관이 정치적으로 방역 노선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후보는 성명을 내고 “메도스의 발언은 말실수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이번 위기의 시작부터 무엇인지 솔직히 인정한 것”이라며 “(바이러스에) 패했다는 백기를 흔들며 그것을 무시함으로써 바이러스가 단지 사라지길 희망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적 언급이 나왔다고 전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우리는 확산을 막기 위해 옳은 것을 하는 것으로 구성된 모범을 보여야 할 지도자로서 책임이 있다”며 “그것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장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기고]내성천의 눈물/박일선 전국댐피해극복협의회의장

    [기고]내성천의 눈물/박일선 전국댐피해극복협의회의장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는 노래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 어딘가 묻는다면 내성천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겠다. 전망대에 올라 굽이치며 흐르는 내(川)가 빚어 놓은 회룡포(回龍浦)를 보노라면, 찌들었던 마음과 몸이 시원스레 하늘로 오르는 것 같고, 어느 결에 스며든 평온(平溫)함에 그윽한 미소가 감돌곤 한다. 이런 행복을 맛 볼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그런 특별함이 종종 발걸음을 내성천으로 끌어당긴다. 어디 그뿐인가. 누이 젖가슴처럼 모나지 않은 생(生)그런 봉우리를 병풍삼고 품격 있게 앉아 있는 무섬 한옥마을. 솜털처럼 보드라운 황금모래 옷을 입고 아장아장 아기처럼 걸어가듯 흐르는 냇물. 할머니의 굽은 허리처럼 가로 놓인 외나무다리는 너울너울 흐르는 내(川)가 마치 손주인 듯 만면(滿面)에 웃음 지으며 바라보는 것만 같다. 아이들에겐 놀이공원에서 맛 볼 수 없는 원초적 기쁨을 주고, 어른들에겐 정다웠던 옛날로 돌아가게 하는 그 내성천이 송두리째 썩고 있다. 산처럼 많았던 곱디고운 모래는 다 어디로 가고 거친 모래가 빈한(貧寒)한 주인이 되어 나그네를 맞이한다. 버드나무와 온갖 잡초들이 뒤덮어 황금모래밭은 북극의 빙하처럼 줄고 있다. 억겁의 세월 동안 내성천을 보금자리 삼았던 멸종위기 1급 물고기 흰수마자도 집을 잃고 어디로 사라져 가는지....... 이 모든 변화 원인은 4대강 사업일환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던 내를 막아 나선 저 콘크리트 산이다. 1조1000억원이 투입된 이 댐은 상류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배출량에 대한 예측실패로 녹조가 극심해 댐체가 만들어 진지 5년이 지나도록 정상적으로 물을 담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 뿐만이 아니다. 수백 곳의 균열과 물까지 새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댐 해체를 주장하는 영주의 한 단체에 의하며 그동안 관계기관은 두 차례의 준공검사를 시도했으나 19.5%, 18.8% 수위에 그친 채 끝내 방류해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아직까지 ‘준공고시’가 없지 않은가? 급기야 환경부는 영주댐 처리방안 논의에 필요한 수질 수생태계, 모래상태, 댐안전성 관련 정보 객관적 검증, 영주댐 처리원칙 절차와 공론화 방안 등을 논의하는 ‘영주댐 처리방안 마련 위한 협의체(이하협의체)’를 구성했다. 이 조사를 위해 제한수위 83% 이상 담수를 해야 하는데 이에 훨씬 미치지 않는 상황에서 돌연 지난 15일 방류를 결정했다. 영주시와 의회는 적극 반대하고 사회단체는 댐수문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또한 조사과정 중에 루미라이트로 보여 지는 수질개선제가 광범위하게 반복적으로 투입돼 조사결과를 왜곡하고 있다며 지역환경단체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해야 하나. 잘 쓸어 담아 다시 써야 할지, 닦아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있다. 갈등해결은 당사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 과거 권위적인 시절 하향식, 서울중심, 댐친화적인 전문가 주도의 의사결정방식이 영주댐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세월호의 아픔을 안고 들어선 촛불정부는 내성천을 앗아간 과거 정권을 답습해선 안 된다. 신음하며 눈물 흘리는 내성천을 옛 모습 그대로 되돌려 놔야 한다. 안전성 논란과 함께 천문학적인 수질개선비를 투입해야 하는 이 댐은 유지할수록 손실이 크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건가? 검은 손?
  • 코로나 감염 세계 2위 인도, 최악의 대기오염까지 ‘이중고’

    코로나 감염 세계 2위 인도, 최악의 대기오염까지 ‘이중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인도가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대기오염과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CNN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겨울 시즌을 앞두고 다음 작물을 키우기 위한 위해 의도적으로 경작지를 불태워 화전(火田)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독한 연기는 인도 대기를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화전을 만들면서 생기는 연기와 차량에서 배출되는 매연, 발전소와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등이 결합하면서 대기 중 독성 비중이 높아지는데, 이는 뉴델리와 같은 대도시에서 더욱 심각하다. 당국은 대기오염이라는 심각한 공중보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했다. 여기에 10월 말∼11월 중순 힌두교 최대 축제이자 현지 가장 큰 명절인 디왈리 축제가 예정돼있어 코로나19 확산 위험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2019년 세계 대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30개 도시 중 21개 도시는 인도에 있다. 특히 뉴델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대기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수준의 20배에 달했다.하버드대학이 올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 수준이 높을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대기오염은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를 주로 훼손하는 만큼 대기오염이 심한 환경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증세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뉴델리의 한 내과 전문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데다 오염수준까지 급증함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 및 심각도가 증가할 위험도 높아졌다”면서 “뉴델리에서는 더 많은 농작물을 태울 것이며, 디왈리 축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대기오염 정도가 심각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당국은 대기오염 수준을 낮추기 위해 스모그 프리 타워(정전기를 활용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를 잡아내는 대형 공기정화탑)를 설치 계획을 세우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완공까지는 아직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지 시간 20일 오전 기준,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759만 7063명, 누적 사망자 수는 11만5197명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여성들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어떻게 밀려났을까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여성들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어떻게 밀려났을까

    할리우드 최고의 영예라는 아카데미상이 만들어진 것은 1929년. 그런데 그중에서도 소위 핵심 경쟁부문에 속하는 감독상을 여성이 받은 것은 2010년 캐스린 비글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위키피디아에는 여배우들이 받는 상과 달리 ‘성이 구분되지 않은(non-gendered)’ 부문에서 여성들이 받은 역사를 따로 정리해 두고 있다. 소위 ‘카메라 뒤에서 일하는’ 이들 부문에서 여성들이 상을 받기 시작한 것은 꽤 근래의 일인데, 그중에서 두 부문에서만큼은 여성들의 활약이 일찍부터 두드러졌다. 하나는 ‘의상상’이고 다른 하나는 ‘편집상’이다. 두 부문 모두 1940년대부터 여성 수상자들이 등장했다. 의상상을 일찍부터 여성들이 받은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재단과 재봉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고, 영화 스튜디오들도 의상 작업은 여성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편집상은 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을까? 영화가 디지털화된 요즘과 달리 과거에는 필름 편집(editing)은 물리적인 필름을 손으로 일일이 잘라 붙여야 하는 수작업이었고, 이는 재봉일과 비슷한 작업으로 분류됐다. 따라서 초창기부터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편집실은 거의 예외 없이 여성들이 가득한 장소였다.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니 뛰어난 영화편집자도 여성들 중에서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남성은 사람들 주목받는 하드웨어 몰려 여성들이 할리우드의 필름 편집실로 진출해서 커리어를 개척하고 있던 1940년대, 또 다른 영역에서 여성들의 진출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바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이었다. 지금은 전형적인 ‘남초 영역’으로 불리는 프로그래밍 분야를 개척한 것은 여성들이었다. 사람의 언어를 0과 1로 이루어진 컴퓨터의 언어로 바꿔 주는 컴파일러(compiler)를 만든 그레이스 호퍼 같은 여성들이 2차 대전에 급진전한 컴퓨터의 발전을 주도했다. 1960년대 미항공우주국이 달에 보낸 아폴로 우주선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총책임자는 마거릿 해밀턴이라는 여성이었다. ‘프로그래머’라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남성을 떠올리게 되는 요즘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 이유는 할리우드의 편집일을 여성들이 도맡았던 것과 다르지 않다. ‘프로그래밍은 단순하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관련 작업은 여성들에게 맡기고 남성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하드웨어에 몰려들었다. 1967년에 나온 한 기사는 “비서직이 아니면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유망한 직업으로 프로그래밍을 추천했고, 1980년대 중반만 해도 미국 대학교의 컴퓨터 전공에서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37%에 달했다. 하지만 그때 정점을 찍고 컴퓨터 분야에서 여성들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산업에 돈이 몰려들면서 남성들이 밀려들기 시작한 것. 빌 게이츠와 스티브 워즈니악, 스티브 잡스 같은 남성들이 ‘컴퓨터 천재’로 묘사되고, 프로그래밍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묘사되기 시작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여성들은 빠르게 사라졌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여성 프로그래머들이 남성과의 실력 경쟁에서 밀려난 거 아닌가?” 여성들은 과학기술(STEM) 분야, 그중에서도 특히 수학, 컴퓨터와 같은 분야에서 남성들보다 타고난 능력에서 뒤진다는 주장도 그런 의문을 뒷받침한다. 이런 종류의 주장을 했던 대표적인 인물이 하버드대학교의 로런스 서머스 경제학 교수다. 29세의 나이에 하버드 역사상 최연소 정교수가 되고, 미국 재무장관을 역임한 ‘천재’로 통하는 서머스는 총장의 자리까지 올랐다가 ‘여성과 남성은 수학적 능력에 타고난 차이가 존재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가 교내외에서 큰 비판을 받고 총장직에서 사퇴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서머스의 주장을 옹호했다. 서머스는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수학적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두 집단의 능력이 보이는 ‘표준편차와 가변성이 다르다”고 했다는 거다. 이는 쉽게 말해 남녀 학생의 평균 수학점수는 비슷해도 제일 잘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남학생이라는 얘기다. 그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을 한 것도 아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 수학점수 최상위 학생들은 2대1로 남학생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럼 서머스의 주장이 맞는 걸까? ●서머스 교수 “여성과 남성 수학적 차이 존재” 또 다른 연구가 있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아시아계 남녀 학생들의 수학 성적을 조사했는데 최상위 학생들 중 남녀 비율은 0.9대1로 여학생이 높았던 것이다. 그럼 여성이라도 아시아계 여성들은 수학적 능력을 타고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만 해도 한국에서 수학점수는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이 높은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결국 집과 학교, 사회 환경에서 아이들이 접하는 젠더 역할과 능력에 대한 편견이 점수에 반영된다는 거다. 이런 편견은 중고등학교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다. 모든 편견적 요소를 고려해도 대학교 때까지의 실력을 고려하면 미국의 공대 박사 과정에는 여성이 적어도 33%는 돼야 정상인데, 실제로는 1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여성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엔지니어는 남성’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회에서 온갖 장벽을 뛰어넘고 학부 교육까지 마쳐도 (서머스 교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남자 교수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너무나 고된 일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는 사회적 편견이 교사와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 주는 두 번의 실험이 있었다. 한 실험에서는 교사에게 아이들의 아이큐를 실제와 다르게 알려 주고 시간이 흐른 후에 아이큐를 다시 측정했더니 교사에게 아이큐가 높다고 알려 준 그룹의 아이들은 아이큐가 올라갔고, 낮다고 알려 준 아이들의 아이큐는 내려갔다는 것이다. 교사가 자기가 알고 있는 아이큐에 따라 아이들에 대한 기대치를 다르게 가졌고, 교사의 무의식적 차별 대우에 아이들의 실력이 변화한 것이다(이런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똑같은 80점대의 점수를 받아도 아시안계 아이들에게는 교사가 “더 잘할 수 있는데 떨어졌다”는 반응을, 히스패닉이나 흑인 아이에게는 “참 잘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이런 차별 대우가 후자 집단의 성적 하락을 부추긴다는 연구가 있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교사가 초등학생들에게 “파란눈을 가진 아이들은 똑똑하고 성실한데, 갈색눈을 가진 아이들은 멍청하고 게으르다”고 말하자 하루 이틀 만에 갈색눈을 가진 아이들의 수행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며칠 뒤 “선생님이 잘못 알았다”면서 “사실은 갈색눈의 아이들이 똑똑하다”고 하자 곧바로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결국 교사가 가진 편견은 교사의 언행 변화와 학생들의 자신감이라는 두 가지 통로로 아이들의 실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여성 엔지니어 차별 상상 초월 남자아이들과 똑같은 능력을 타고난 여자아이들은 미디어에서 본 대로 프로그래머들은 모두 남성이라고 생각하며 자라고, 학교에 가서는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교사, 교수들로부터 자신의 능력을 의심받고, 직장에 가서는 온갖 성차별과 성희롱을 겪게 된다. 실리콘밸리의 여성 엔지니어들이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교육환경에서 자라고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문화에서 일하는 남성 엔지니어들로부터 받는 차별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성 프로그래머들은 아무리 경력이 길어도 일단 무시하고 들어가는 남성 프로그래머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 법을 배워야 살아남는다는 것이 한 베테랑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물론 그게 끝이 아니다. 이렇게 사회적 편견 속에서 교육을 받고, 일터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남성과 경쟁을 해야 하는 여성들이 집에 돌아오면 이번에는 ‘아내의 역할, 엄마의 역할’이 기다리고 있다. 아카데미 편집상을 최초로 받은 여성 앤 보첸스(1940)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고, 그다음 여성 수상자 바버라 매클린(1944)은 폭스 영화사의 편집총책임자까지 올랐지만 병에 걸린 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은퇴했다. 더이상 설명이 필요할까? 돈이 되는 산업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지적 능력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온갖 장애물과 굴레를 씌워서 밀어내는 것은 비겁한 반칙이다. 남성 중심의 소프트웨어 업계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유지된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기업 생존에 필수”… ESG에 꽂힌 재계

    “기업 생존에 필수”… ESG에 꽂힌 재계

    재계가 ‘착한’ 경영에 푹 빠졌다. 이른바 환경(Environment),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심으로 하는 ‘ESG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ESG 분야의 대표주자는 SK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딥체인지’ 경영 철학에 따라 관련 사안들을 직접 챙기면서까지 ESG를 강조하고 있다. SK그룹 친환경 에너지 계열사 SK E&S는 최근 전북 새만금에서 민간 최대 규모로 수상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SK건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친환경 에너지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계열사도 관련 가치를 창출해 내기 위한 사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석유를 정제하는 것으로 이익을 내왔던 정유사들에는 민감한 주제다. 에쓰오일은 이날 스타트업 ‘글로리엔텍’에 투자해 탄소배출권 1만 3000t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개발도상국 주민에게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정수 시스템을 구축·관리하는 곳이다. 화학사인 롯데케미칼이 중소기업에 친환경 부표 개발 지원에 나선 것과 최근 포스코그룹이 ESG 성과를 담아 내놓은 ‘기업시민보고서’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들이 마냥 ‘착해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가치를 외면해서는 기업 활동을 지속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최근 공개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조지 세라핌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흑자 기업 1694곳 중 약 252곳(15%)은 환경 비용을 반영하면 적자로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인 활동에서는 흑자를 냈지만, 여기서 발생한 환경오염 문제를 예방하거나 복원하는 데 들여야 하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적자라는 것이다. 주로 항공사, 전력설비, 건설자재 등의 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회계 기준에 환경비용을 넣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재무제표에 못 박자는 주장이 나오고 관련 연구가 한창인 가운데 ESG를 신경 쓰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중-러 2800㎏ ‘우주쓰레기’ 충돌 예고…시뮬레이션 공개

    중-러 2800㎏ ‘우주쓰레기’ 충돌 예고…시뮬레이션 공개

    폐기된 러시아 인공위성과 우주를 떠도는 중국 로켓 파편이 충돌을 목전에 두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은 대형 우주쓰레기 충돌 사고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같은 날 우주쓰레기를 관측하고 추적하는 미국 연구기관 레오랩(LeoLabs)은 “지구저궤도(LEO)에서 충돌 위험이 큰 두 물체를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레오랩은 두 물체가 미국동부시간(EDT)으로 15일 밤 8시 56분, 한국시각으로 16일 오전 9시 56분 남대서양 상공 991㎞ 지점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확률은 최대 20%에 달한다. 결합질량 2800㎏에 달하는 두 물체가 초속 14.7㎞, 시속 5만2950㎞의 빠른 속도로 부딪힐 경우 엄청난 양의 파편이 궤도를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조나단 맥도웰 박사에 따르면 두 물체 중 하나는 1989년 구소련이 쏘아 올린 항법위성 코스모스-2004(KOSMOS-2004)다. 1974년 처음 발사된 ‘파루스’(PARUS) 시리즈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2009년 이후 우주를 떠돌고 있는 중국 운반로켓 창정(長征) 4호 파편이다. 로켓 3단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의 지름은 2.9m, 길이는 7.5m이며 무게는 1000㎏으로 추정된다.레오랩 측은 충돌이 발생할 경우 지구에는 직접적 영향이 없지만, 그 파편이 궤도에 있는 다른 위성 작동에 큰 방해가 될 거라고 설명했다.. 우주쓰레기 간의 충돌은 최근 우주 비행과 탐험에 큰 위협으로 떠올랐다. 2009년 2월에는 미국 인공위성 ‘이리듐 33호’와 러시아 군사위성 ‘코스모스-2251호’(KOSMOS-2251)가 충돌해 그해 10월까지 1800여 개의 새로운 우주쓰레기를 만들었다. 국제우주정거장(ISS)도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이나 충돌 위기를 넘겼다.지난 5월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쓰레기 중 대부분은 러시아 책임이다. 파편 중 1만4403개가 러시아 인공위성이나 로켓에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연구팀은 국제적 협정을 통해 ‘궤도 사용료’를 부과, 우주에 있는 위성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 감염 놔둬라”… 백악관 회의서 집단면역 다뤘다

    “코로나 감염 놔둬라”… 백악관 회의서 집단면역 다뤘다

    NYT “고위급 인사, 집단면역 선언 인용”복지부 장관은 집단면역 주장 인사 초청하루 확진 5만명 치솟아… 재선 먹구름트럼프, 백신 지연에 집단면역 택할 수도 대선을 불과 3주 남겨 둔 가운데 미국에서 ‘코로나19 가을 재유행’이 현실이 되고, 기대를 모으던 백신·치료제 출시가 늦어지자 재선이 다급한 도널드 트럼프 진영에서 집단면역 카드를 꺼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백악관이 개최한 월요일 회의에서 고위 정부 당국자 2명이 집단면역을 옹호하는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을 인용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선언은 마틴 컬도프 하버드대 교수, 수네트라 굽타 옥스퍼드대 교수, 자얀타 바타차리야 스탠퍼드 의대 교수 등 감염병 전문가들이 지난 4일 매사추세츠주의 그레이트 배링턴에 모여 서명했다. 선언에는 바이러스에 강한 청년층은 자연 감염을 통해 면역력을 쌓고, 노인 등 고위험군은 집중적으로 보호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봉쇄정책으로 서민의 피해가 크고, 유아 예방접종률·암 검사율 등이 감소했으며, 학교 폐쇄로 교육 불균형이 증가했다는 것이다.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학 고문인 스콧 애틀러스는 지난 5일에도 이들을 초청해 회의를 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만명이 죽었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비극적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사회가 마비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고위 관리의 말을 전했다. 트럼프 진영이 집단면역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건 과학보다는 재선 때문이라는 게 미 언론들의 평가다. 전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위험한 바이러스를 자유롭게 뛰게 하는 것은 그야말로 비윤리적”이라고 집단면역을 비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봉쇄 해제가 불리한 코로나19 국면을 전환할 유일한 대항책인 상황이어서 집단면역 논리를 채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선 전 출시를 약속했던 백신은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승인 기준 강화로 사실상 힘들어졌다.트럼프 자신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빠르게 완치됐지만 미 전역의 확산세는 무서울 정도다. 신규 확진자 수는 7월 말 7만명을 오르내리며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지난달 초 2만명대 후반까지 떨어졌지만, 가을로 접어들자 5만명대로 다시 치솟았다. WP는 지난 10일 이후 7일 평균치로 따질 때 20개 주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피터 호테츠 베일러의과대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CNN에 “모두 걱정했던 가을·겨울 감염 급증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며 “위스콘신·몬태나·다코타주 등이 심한 타격을 입고 있는데 곧 전국적으로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디언과 오피니언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57%로 트럼프 대통령(40%)보다 무려 17% 포인트나 높았다. 올해 조사 중 최대 격차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조선 공업의 산실… 대형 솥단지만 남긴 ‘영등포 맥주史’

    조선 공업의 산실… 대형 솥단지만 남긴 ‘영등포 맥주史’

    서울 영등포가 서울에 편입된 것은 1936년이다. 조선총독부의 ‘대경성 도시계획’에 따라 경기도 시흥군 북면에서 갈라져 나온 영등포읍이 경성부의 출장소가 된 것이다. 영등포역은 남경성역으로 한동안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이미 명실상부한 ‘조선 최대의 공업지대’로 떠오른 영등포였다. 서울사람들에게 한강 남쪽의 중심이 영등포라는 인식이 뚜렷했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의 제20회 주제는 ‘영등포의 추억’이다. 해설자로 나선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영등포에서 나고 자랐다고 한다. 그는 ‘진짜 강남’은 영등포라고 강조한다. 가수 문희옥의 ‘서울의 거리’가 나온 것이 1989년인데, 그때까지도 지금의 강남은 ‘영동’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초등학교는 상도동에 있고, 강남교회는 노량진에 있으며, 강남맨션도 영등포에 지어졌다고 한다. 당산역 앞 래미안아파트가 강남맨션 자리라고 설명한다. ●110일 만에 쌓아올린 윤중제 투어는 서울 지하철 여의도역 1번 출구 앞에서 시작됐다. 여의나루길을 따라 여의도샛강 쪽으로 걷다 보면 짙푸른 그늘을 드리우는 가로수가 인상적이다. 나무도 여의도 개발의 역사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탓이다. 여의도를 둘러싼 윤중제는 1967년 불과 110일 만에 쌓았다고 한다. 여의도 개발은 1966년 발표한 ‘대서울 도시기본계획’에 따른 것이다. ‘대경성 도시계획’이 인구 110만명의 도시를 상정했다면 ‘대서울 도시기본계획’의 목표 인구는 550만명이었다. 땅이 필요했고, 비행장으로 쓰다 방치돼 있던 여의도는 적지였다. 개발 과정에서 밤섬을 파괴한 것은 윤중제를 쌓기 위해 골재가 필요하기도 했지만, 개발지의 규모를 키울수록 강폭이 줄어드는 만큼 한강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불가피했을 것이다.윤중로를 건너 윤중제 아래로 내려서면 샛강생태공원이다. 샛강공원의 길이는 6㎞ 남짓이라고 한다. 1997년 조성 당시 사진을 보면 인공 공원의 모습이 뚜렷했는데 이제는 버드나무가 우거지고 갈대가 무성한 자연습지의 모습을 상당 부분 회복하고 있다. 샛강공원에 사는 생물들의 바이오리듬을 깨지 않으려 밤에도 불을 켜지 않는다고 한다. 놓아 기르는 비단잉어가 아닌 야생의 누런 토종잉어가 떼 지어 헤엄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 지도사의 어린 시절 샛강은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됐다고 한다. 하긴 필자도 그 시절 경복궁 경회루며 창경궁 춘당지로 스케이트를 타러 다녔던 기억이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자리에 있던 서울운동장 야구장도 겨울이면 바닥에 물을 가둬 스케이트장을 만들었다. 경회루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어묵이며 떡볶이를 사 먹었으니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다. 샛강공원에서 여의도와 신길동을 잇는 샛강문화다리로 올라선다. 문화다리는 샛강의 곡선을 거스르지 않도록 곡선으로 지어졌다. 문화다리를 하늘에서 보면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하늘이 아니라 땅에서 봐도 학이 날개를 편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혼자 웃었다. 문화다리 전망대에 서니 여의도의 동쪽은 금융가의 고층 건물이 즐비하다. 반면 서쪽은 국회의사당과 KBS를 비롯해 나지막한 건물만 보이는 게 새삼스럽다. ●강점기 일본인 모여 살았던 영등포 문화다리를 건너면 지하철 1호선 신길역이다. 투어단은 영등포로 지하에 놓인 굴다리를 건넜다. 영등포 토박이가 아니면 잘 알기 어려운 샛길이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에는 다세대주택이 많이 들어섰지만, 일제강점기 지은 일본식 주택도 눈에 띈다. 이 일대는 과거 수해 상습 피해지역이었던 영등포 일대에서 비교적 지대가 높은 편에 속한다. 영등포가 공장지대가 되면서 일본인들이 이 주변에 모여 살았다고 한다.물론 일본인들이 몰려들기 전에도 일대 언덕은 사람이 사는 지역이었다. ‘방학곳지 부군당’의 존재도 이런 사실을 알려준다. 부군당이란 마을의 수호신을 모셔 놓은 신당을 말한다. 주로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마을굿당을 이렇게 불렀다. 방학곳지라는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다. 서울지명사전에는 샛강 나루터에 돌출된 바위가 있어 바위곶이라고 했던 것이 방학곶이나 방학곳이로 변했다고 설명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암곶(바위곶이)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주변 나루터는 방학호진이라고도 불렸다. 한강 본류의 마포앞을 서호, 압구정 앞을 동호라고 했듯 일대 여의도 샛강은 방학호라 부른 듯하다. 이번 투어에서 찾지는 못했지만 주변에는 ‘방학호진 터’를 알리는 표석도 2016년 세웠다고 한다. 서울 시내의 부군당은 대부분 사라진 상황에서 방학곳지부군당은 그래도 굿당 하나는 남아 있다. 하지만 마당도 없이 굿당만 달랑 철재 울타리에 갇혀 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부군당은 방학나루를 건너는 사람들의 뱃길 안전을 비는 역할도 없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상습 수해 지역에서 물난리를 벗어나고자 하는 기원이 더 절실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동네에는 윤정승이 한강물이 넘치는 바람에 물살에 휩쓸렸을 때 잉어가 나타나 등에 태우고 강기슭에 내려주었다는 설화가 전한다. 이후 후손들이 한 해 3차례씩 부군당에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다. 부군당 옆에는 이런 설화를 담은 벽화도 그려져 있다. 영등포문화원은 이 설화를 ‘잉어가 사람 구했네’라는 마당놀이로 만들어 공연하기도 했다. ●추억으로만 남은 한국 맥주의 역사 부군당 골목을 나서 신길로를 건너면 영등포공원이다. 오비맥주가 있던 자리로 공장이 1997년 경기 이천으로 옮겨가자 공원을 조성했다. 공원에는 1933년 만들었다는 대형 담금솥이 있다. 맥아와 홉을 끓이는 데 썼던 대형 솥이다. 조금 더 서쪽으로 걸어가 영등포역을 지날 무렵 왼쪽에 나타나는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는 오늘날의 하이트맥주인 크라운맥주 공장이었다. 과거 기차를 타고 주변을 지날 때면 크라운맥주 공장의 왕관 모양 상징물이 눈길을 잡아끌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맥주의 추억’은 남아 있지 않다. 일본 삿포로에는 ‘삿포로 팩토리’가 있다. 1876년 지어진 삿포로 맥주공장이 이전하자 1993년 건물 일부와 굴뚝을 살려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굴뚝은 삿포로를 상징하는 명물이 됐다. 우리도 이런 방식으로 맥주 공장을 보존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도 없지 않다. 오비맥주의 전신은 소화기린맥주, 크라운맥주의 전신은 대일본맥주로 오늘날 아사히맥주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삿포로의 경우와 다른 것은 영등포의 맥주 역사가 한국 맥주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일본 맥주의 식민지 진출 역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등포 맥주 역사의 흔적이 솥단지 하나만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오비맥주 공장이 있던 영등포공원에서 크라운맥주 공장이 있던 방향으로 걸으면서 상상 속에서 맥주냄새가 진동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른바 ‘맥주 문화 거리’로 이보다 좋은 입지조건과 스토리를 갖고 있는 장소가 또 있을까. 영등포공원도 좋고 골목길도 좋다. 작은 ‘맥주 역사박물관’을 하나 세우면 어떨까. 그리고 오비 공장에서 크라운 공장으로 이어지는 맥주의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영등포역에 내려 타임스퀘어가 보이는 광장의 반대편으로 나서면 바로 나타나는 골목이다. 지하철이 닿는 수도권 주민 전체가 고객이 될 것이다.●441개 쪽방에 500명 주민 거주 답사단은 크라운맥주 공장 터 앞에 놓인 구름다리로 철길을 건너 영등포역 북쪽으로 간다. 계단을 내려서면 ‘쪽방도우미봉사회’의 무료 급식 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영등포 쪽방촌이다, 441개 쪽방에 500명 남짓한 주민이 살고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이 간신히 몸을 누일 수 있는 크기의 방이 대부분이다. 1960년대 형성됐던 집창촌이 퇴락하면서 저소득계층의 월세방촌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대부분 공동화장실과 공동샤워장을 쓰며 절반이 넘는 주민이 휴대용 가스버너로 취사를 해결한다. 그러니 영등포 쪽방촌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음에도 원형 보존보다는 큰 폭의 생활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쪽방촌에서 경인로로 나서면 영등포역 방향에서 비스듬하게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볼 수 있다. 영신로다. 이 길을 따라 영등포역 고가도로가 놓여 있다. 영등포에는 과거 기와공장과 벽돌공장만 있었지만, 1911년 지대가 높아 물난리 피해가 적었던 당산동에 조선피혁 공장이 들어섰다. 이에 따라 영등포역에서 조선피혁을 잇는 철도 인입선이 건설됐는데 영신로는 이 철도부지를 따라 난 길이다. 그 철길 초입의 서쪽은 대선제분 터다. 1940년 세워진 일청제분 밀가루공장이 전신이다. 대선제분은 영등포공장 설비를 2013년 아산공장으로 옮겼는데 1만 8963㎡ 넓이의 공장터와 곡물저장고를 비롯한 건물 일부는 조만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한다. 영신로의 동쪽이 타임스퀘어다. 초입에는 집창촌이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메리어트호텔, CGV아트홀이 몰려 있는 첨단 복합 유통단지가 자리잡고 있으니 그 불균형이 놀라울 뿐이다. 경방이 운영하는 타임스퀘어는 이 기업의 전신인 경성방직이 있던 자리다. 경성방직은 일제강점기 면방직업계에서 한국인이 세운 유일한 대기업으로 1923년 영등포 사옥과 공장을 완공했다.투어는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타임스퀘어의 경성방직 사무동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무동 건물은 지금 젊은이 사이 이른바 ‘빵지순례’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빵집 ‘오월의 종’이 쓰고 있어 하루 종일 손님으로 북적인다. 근대문화재 활용의 모범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필자를 비롯한 일행 몇몇은 투어가 끝나고 영등포소방서 옆 중국집 송죽장에서 짬뽕이며 짜장면을 먹었다. 송죽장은 오래된 가게지만 젊은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는 명소가 됐다. 이렇게 영등포의 문화적 저력은 간단치가 않다. 글 서동철 문화재 위원 해설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1회 몽마르뜨 공원 가든길 ●출발 일시 10월 17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에듀윌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하면 수강료 환급 ‘100% 환급 평생패스 플러스’

    에듀윌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하면 수강료 환급 ‘100% 환급 평생패스 플러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대표 박명규)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위해 ‘100% 환급 평생패스 플러스’를 마련하고 수강생을 모집한다. 에듀윌 공인중개사가 마련한 ‘100% 환급 평생패스 플러스’는 수험생 5명중 4명이 선택하는 인기 합격 콘텐츠로 자격증 시험에 합격할 때까지 평생 무제한 수강이 가능하며, 평생 언제든 최종 합격할 시 제세공과금 22%를 제외한 수강료를 전액을 환급한다. 특히, 해당 조건은 10월 한정으로만 판매하고 있어 서둘러야 한다. 더불어 학원강의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40만원 상당의 라이브 클래스와 부동산 실무 종합패키지를 무료로 제공하며, 5%의 압축이론을 한 권에 담은 2021 시크릿노트와 2020+2021 교재(18권)를 함께 증정하는 얼리버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10만원 할인혜택을 더해 보다 경제적인 수강이 가능하다. 에듀윌 공인중개사는 88명의 에듀윌 교수진과 합격전략연구소가 만든 체계적인 4단계 합격 커리큘럼을 선보인다. 먼저 과목별 기초개념을 확립하고, 합격에 필요한 기본, 심화 이론을 학습한 뒤,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기출공략&핵심정리’, ‘문제풀이’단계를 거친다. 마지막으로 ‘동형 모의고사’와 ‘마무리 특강’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을 완성할 수 있다.에듀윌 공인중개사만의 특화된 합격 노하우인 ‘이론 3회독 + 문제풀이 4회독’을 통해 기출문제와 이론의 병행으로 최신 유형을 빠르게 파악하고 문제적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차별화된 기출 학습법을 선보인다. 이 밖에도 에듀윌 공인중개사는 업계 최고의 교수진들의 모든 강의와 자체제작 수험서를 활용해 수험생의 학습 효율을 높였다. 더불어 에듀윌 공인중개사는 전국구 인맥 네트워크인 에듀윌 공인중개사 동문회를 비롯해 합격자모임, 실제 시험과 유사한 전국실전 모의고사, 365일 밀착관리 서비스 등 합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국실전 모의고사는 실제 시험과 유사한 문제, 생생한 실전 경험, 1:1맞춤 성적분석 시스템, 어떤 문제도 풀 수 있는 실력 완성이라는 목표로 수험생은 꾸준히 응시만 해도 합격을 완성할 수 있다. 또한 82만원 상당의 공인중개사 실무 종합패키지를 해당 과정에 포함시켜 경매실무, 중개실무, 토지실무 등 실제 부동산 실무에 대한 내용을 무료 학습 가능하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에듀윌 공인중개사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WTO 사무총장 최종 2인에 오른 유명희… 첫 한국인·첫 여성 수장 나오나

    WTO 사무총장 최종 2인에 오른 유명희… 첫 한국인·첫 여성 수장 나오나

    유, 경험·지식 갖춘 25년 ‘통상 전문가’文대통령 “자유무역 위해 총력 지원”나이지리아 응고지, 높은 인지도 강점美·EU vs 中·아프리카 영향력이 변수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2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해 같은 여성 후보인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맞붙게 됐다. 유 본부장이 국제 정치 논리를 뚫고, WTO 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자 한국인 최초의 사무총장에 등극할지 주목된다.WTO 사무국은 8일(현지시간) 유 본부장과 응고지 후보가 최종 3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후보는 전문성과 정치적 역량에서 백중세다. 누가 권좌를 차지할지 점치기가 쉽지 않다. 유 본부장은 25년간 ‘통상 외길’을 걸은 통상전문가다. 폭넓은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현직 통상장관’이라는 점을 선거운동 기간 내내 부각하고 있다. 응고지 후보는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뒤 세계은행에서 25년간 근무해 국제무대에서 인지도가 높다. 최종 라운드는 1·2라운드와는 확연히 다르다. 개인 역량보단 강대국의 입김과 국제정치 논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막판까지 변화무쌍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35개국에 친서를 보내고 5개국(뉴질랜드·호주·러시아·독일·브라질) 정상과의 통화에서 유 본부장 지지를 호소하며 지원 사격한 이유다. 문 대통령은 이날 “다자무역체제 발전과 자유무역 질서 확대를 위해서라도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EU·중국·미국의 영향력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결집이 향배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와 수출 규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도 변수다. 아프리카 지역 최대 교역·투자·채권국인 중국과 일본은 응고지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국가들도 사상 첫 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 탄생을 위해 결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는 WTO 164개 회원국 중 약 3분의1에 달하는 54개국이 소속돼 있다. 한 통상 전문가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국이 나이지리아를 지지하면 그 반대 급부로 미국과 EU가 아프리카에 비토(거부권)를 던질 가능성이 커진다”며 “강대국 간 네거티브 싸움으로 번지면 우리나라에 유리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유럽과 동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을 잡을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이젠 개인 역량보다 국가 차원에서 국제정치에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선에선 WTO 164개 회원국이 컨센서스(합의) 방식을 통해 1명을 사무총장으로 추대한다. 최종 결과는 다음달 7일 이전에 나온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어려서 악기 배우면 집중력, 스트레스 조절능력 높아진다

    [달콤한 사이언스] 어려서 악기 배우면 집중력, 스트레스 조절능력 높아진다

    한국 청소년들의 공부 시간은 주의집중력 여부를 제외하고 전 세계 어느 나라 청소년들보다 길다. 경쟁 사회 영향이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할 청소년 시절까지 공부로 잠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이 아닌 고학년이나 중, 고등학생이 부모에게 악기나 운동을 새로 배우고 싶다고 한다면 많은 부모들은 ‘그 시간에 공부나 해라’라고 타박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신경과학자들이 악기 연주나 체육 활동은 아이들의 인지기능을 향상시켜줄 뿐만 아니라 집중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칠레 폰티피시아 가톨릭대 의대, 데싸로요대 의학부, 복잡계 사회연구소, 신경영상연구실 공동연구팀은 어려서 악기 연주를 배우는 것이 주의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신경과학’(Frontiers in Neuroscience) 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효과는 어린 시절 악기를 배울 때보다는 덜하지만 성인이 된 뒤에도 나타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0~13세 남녀 어린이 40명을 대상으로 집중력과 작업기억력을 측정했다. 작업기억(working memory)은 정보를 일시적으로 보관해 각종 인지 과정을 계획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공부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단기기억이다. 작업기억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장기기억도 형성되지 않게 된다. 실험에 참여한 40명 아동 중 절반은 2년 이상 악기 연주를 배웠고 주당 2시간 이상 연습하고 있으며 나머지 20명은 학교 교과과정 이외에는 별도로 음악을 배우지 못했으며 평소에도 음악이나 악기 연주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로 구성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추상화와 인물화를 보여주면서 4초 가량의 짧은 멜로디를 동시에 듣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후 그림을 보여주면서 멜로디를 연결하거나 멜로디를 들려주면서 같이 제시된 그림을 연결하도록 하면서 응답의 정확성과 반응시간을 측정했다. 이와 동시에 활성화되는 뇌 부위를 파악하기 위해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도 촬영했다. 그 결과 두 집단 간에 반응시간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기억력은 악기 연주를 배운 아이들의 점수가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악기를 배운 아이들은 기억을 할 때 모서리위이랑, 전두엽이 특히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서리위이랑은 시각정보와 다양한 감각정보를 받아들여 감각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는 장소이다. 또 소리를 기억해 작업기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음운 루프’도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두엽-모서리위이랑-음운루프로 연결되는 대규모 뇌연결망은 목표지향적 작업과 인지요구 작업을 처리하는데 필요하다.연구팀은 추가적인 측정을 통해 악기 연주를 배운 아이들이 읽기 독해능력 뿐만 아니라 창의력이 우수하고 주의력 조절능력, 스트레스 조절 능력이 더 우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연구팀은 성인들도 악기를 배울 경우 이전보다 주의집중력, 기억력과 스트레스 조절능력도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레오니 카우젤 칠레 폰티피셜 가톨릭대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음악적 훈련이 뇌신경 회로의 연결성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음악 부문만을 다뤘지만 아동 청소년기에 예체능 활동을 하는 것은 인지기능 향상은 물론 스트레스 관리 같은 정신건강 차원에서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도심 공공청사에서 자연생태체험… ‘교육도시 오산’ 더 높이 난다

    도심 공공청사에서 자연생태체험… ‘교육도시 오산’ 더 높이 난다

    시청 유휴 공간 활용 전국 첫 민자 건립자연·생명·과학·오산관 등 4개 테마 공간수달·앵무새 등 다양한 동식물 관람 가능가상현실·어린이 조류 체험관도 들어서상권·일자리 등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시청 주변은 ‘광장문화공간’ 조성 계획市 “공공장소, 문화·소통의 장 만들 것” 교육의 도시 경기 오산시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한다. 바로 오산시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오산자연생태체험관’이다. 오산시는 다음달 개장을 앞둔 오산자연생태체험관이 시청사 공간을 활용해 4개 층(3972m²)을 증설하고 동식물체험교육학습장을 짓는 프로젝트 사업이라고 6일 밝혔다. 멀리 가지 않고도 구관조 앵무새와 자카스 펭귄, 수달, 바다거북 등을 비롯해 양서류와 파충류 등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도심 속 빌딩 숲만 바라보던 젊은이들과 아이를 둔 학부모들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민간투자방식으로 공공청사의 유휴 공간에 도심 속 자연형 생태체험공간을 짓는 전국의 첫 사례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오산시는 2018년 10월 오산시의회로부터 ‘공유재산관리계획’ 동의를 얻어 순수 민간자본 85억원을 투자받아 자연생태체험관 건립을 시작했다. 건립 비용 전액이 민간자본이라 시 예산은 단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 오산시 관계자는 “자연생태체험관 건립방식은 위험도가 높고 과도한 예산이 투입된 다른 시군의 유사시설과는 다르다”며 ”청사 유휴공간에 별도의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 민간투자 방식이어서 오산시의 부담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오산 자연생태체험관은 자연관·생명관·과학관·오산관 등 4개의 테마 공간과 20개의 세부 콘텐츠 공간으로 꾸며진다. 1층 입구를 들어오면 금조, 구관조, 앵무새가 ‘헬로’ 등 다양한 소리를 내며 관람객을 맞이한다. 자카스 펭귄 등 18종의 펭귄을 소개하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화면 속에 비친 이용객과 동물이 합성되는 증강현실(AR) 체험도 할 수 있다. 2층은 야외 자이언트트리와 생태체험관이 연결된 곳이다.나무 둥지로 연출된 공간을 따라 다람쥐가 지나가고 관찰망원경을 이용해 친칠라, 페럿 등을 찾아보며 자연을 탐험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오산천의 상징인 수달과 바다거북 등을 볼 수 있는 수족관도 있다. 3층에는 열대 양서류·파충류관과 수직정원, 실내폭포 수생 생태관, 최장 48m에 달하는 앵무새 활공장이 들어선다. 4층은 가상현실 체험관과 어린이 새 체험관, 휴게시설 등으로 채워진다. 도심 속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동식물을 공공청사에서 만날 수 있는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특히 지역 상인들의 기대가 크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미래 놀거리 산업과 먹거리문화 활성화 요구에 들어맞는 시설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자연생태체험관 개장에 따라 인력을 20명 이상 채용하고 지방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오산시민의 경우 입장료를 50% 할인해주는 등 지역주민과 상생구조로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자연생태체험관 건립으로 인해 주변지역 상권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놀거리·먹거리 문화 활성화 기대 그러나 지난해 6월 자연생태체험관 조성 계획을 수립할 당시만 해도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인근 주민들은 “주변 교통 혼잡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국내에서 실내 사육하는 애완조류가 AI에 감염된 사례는 한 번도 없다”는 점을 내세워 주민들을 설득했다. 또 시는 “하루 적정 인원을 제한하는 등 교통 혼잡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약속도 했다. 반면 지역 소상공인과 어린이집 등은 찬성했다. 운암뜰연합상가번영회는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버드파크는 외부인을 끌어들여 소비를 권장하고 주말이면 타 지역으로 나가는 주민들도 붙잡을 수 있다”며 찬성했다.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오산에는 어린이 체험시설이 부족해 버드파크가 생기면 먼 곳까지 가지 않아도 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산시는 이번 민간투자 관광 인프라사업으로 혁신교육에 이어 어린이 학습과 체험교육에 초점을 맞춘 자연생태체험형 인프라를 구축해 교육도시의 면모를 더욱 더 공고히 다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자연생태체험관은 오산환승센터에서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어 수도권 주민들이 언제나 편하게 찾을 수 있다. 또 주변의 풍부한 먹거리와 수제 생맥주로 유명한 오색시장을 연결하면 도심 속 1일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산의 자랑거리인 물향기수목원과 드라마 ‘아스달연대기’와 ‘더킹’의 촬영지, 그리고 생태하천 오산천과 맑음터공원의 전망대, 캠핑장, 순국선열들의 넋이 담겨 있는 6·25 유엔군의 첫 전투지인 ‘죽미령 평화공원’으로 이어지는 일주코스는 짧은 시간에 실속 있는 휴식과 볼거리, 놀거리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자연생태체험관은 교육도시이자 아동친화도시인 오산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주변 상권도 방문객 증대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한껏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다양한 문화적 놀거리·먹거리 산업이 오산에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산시는 자연생태체험관 개관을 계기로 열린 공공청사 활용을 통해 시민과의 소통공간을 확대한다. 시는 최근 서울시를 비롯한 타 지자체에서 광장문화를 조성해 각광받는 사례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실제로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신촌·연세로 차 없는 거리 조성 등은 보행 친화적 대중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역상권 발전을 유도하고 있다. 또 전주역 첫 마중 길과 생태문화거리, 명품 가로 숲길 등은 지하공간을 하나로 통합해 도서관, 화랑, 콘서트, 전시회 등 문화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해 시민중심의 공공시설로 재조명받고 있다. ●“도시공간, 사람중심의 문화거리로 조성” 이에 따라 오산시는 공공시설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연생태체험관 사업과 연계한 시청 주변을 ‘광장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도시공간 재구성의 필요성을 부각시켜 도시의 공공시설 공간을 개방해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제공하고 사람중심의 문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민중심의 광장문화공간에는 문화광장과 물놀이장, 생태체험관, 차 없는 거리 등을 조성해 시민이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광장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차 없는 거리는 전시회, 음악회, 축제장 등으로 활용된다. 교육도시 오산의 기본취지에 맞도록 아이들과 부모가 어우러져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교육공간이 조성되는 것이다.현재 오산시청 광장에 조성된 ‘자이언트 트리 물놀이장’은 슬라이드, 미끄럼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물놀이 공간으로 지난해 6월 개장해 3만 3000명이 찾았다. 하루 평균 9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용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산업과 지역 발전 촉진을 위해 오산시 등을 2020년 예비문화도시로 지정한 바 있다. 시는 이를 계기로 광장문화공간을 시민들의 문화와 소통의 장으로 활용해 공공장소의 혁신적 변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곽 시장은 “오산의 중심인 시 청사를 시민들에게 돌려주고자 시 청사에 물놀이장과 자연생태체험관을 설치하고 주변에 차 없는 거리와 문화광장 등을 조성하게 됐다”면서 “시민 중심의 광장문화 조성을 위해 다양한 도시공간 재구성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트럼프 확진 뒤 美 정부 ‘집단면역’ 카드 만지작

    트럼프 확진 뒤 美 정부 ‘집단면역’ 카드 만지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행정부 내에서 집단면역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정치전문 매체 더힐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의학고문인 스콧 애틀러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날 집단면역론을 지지해 온 의학계 인사들을 초청해 회의를 가졌다. 초청받은 인사는 마틴 컬도프 하버드대 교수, 수네트라 굽타 옥스퍼드대 교수 등 3명으로, 모두 전염병을 연구해온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회의에서 젊은층 및 건강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바이러스가 통제 없이 퍼지도록 허용하되, 고령층 및 고위험군은 보호하는 방안을 에이자 장관에게 소개했다. 인구 중 충분한 인원이 감염되거나 접종을 통해 면역이 형성되면 봉쇄 조치 등 경제에 충격을 주는 극단적인 규제를 동원하지 않고도 더 이상 바이러스 전파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목표로 하는 방식이다. 컬도프 교수는 “우리는 아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장관은 많은 질문을 던졌고, 우리는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 측 사례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제 없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도록 놔두면 사망, 입원 등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그런데도 백악관에서는 지난 8월 애틀러스 고문이 합류하면서부터 집단면역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심지어 그는 전염병 전문가가 아님에도 폭스뉴스 등에서 집단면역론을 옹호해 백악관에 입성했다. 애틀러스 고문은 더힐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교수들이 주도하는 집단면역 서명운동에 자신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취약층을 선별적으로 보호하고, 학교 및 사회 활동을 재개한다는 이들의 구상은 대통령의 정책 및 내가 해온 조언과 들어맞는다”고 덧붙였다. 집단면역 개념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언급하기 시작했으며, 보수 진영 및 경제를 전면가동하자고 주장하는 지지층 사이에서 자주 등장한다고 더힐은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천리안위성 2B호’ 관측자료 신뢰성 제고…20개 국제 검증팀 운영

    ‘천리안위성 2B호’ 관측자료 신뢰성 제고…20개 국제 검증팀 운영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 2월 발사한 환경위성(천리안위성 2B호 탑재체) 관측자료의 검증과 정확도 향상을 위해 국내외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 검증팀을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천리안위성 2B호는 정지궤도 환경위성으로 대기오염물질의 하루 변화량이나 장거리 이동, 생성 및 소멸 관측이 가능하다. 다만 관측자료는 검증 등 정확도를 평가하고 보정해야 활용할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 우주국(ESA)도 국제 검증팀을 운영하고 있다. 환경과학원은 3월부터 국제검증팀을 공모해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북미 8개, 유럽 7개, 아시아 5개 등으로 구성된 최종 20개 팀을 선정했다. 검증팀에는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벨기에 왕립우주항공연구소와 네덜란드 왕립기상연구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또 정지궤도 환경위성 관측영역 내 지상관측망을 운영하는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와 중국 과학기술대학을 비롯해 국내에서는 총미량 가스량 및 에어로졸 정보 검증에 울산 과학기술원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국제 검증팀은 10월부터 임무 수명인 10년간 2년 단위로 관측자료 검증 및 개선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주 업무는 위성 자료 처리기술 평가 및 오차 분석, 다양한 자료와의 비교·분석 등으로 연구 결과는 위성 관련 국제학회 등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또 오존층 파괴물질인 일산화브롬(BrO)과 스모그 유발물질인 아질산(HONO) 등 신규 물질 관측기술 개발과 각종 대기오염물질의 지상농도 변환 등 활용 확대 연구도 수행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인천공항 불법드론 사태가 무서운 이유…드론 스트라이크의 위험성

    인천공항 불법드론 사태가 무서운 이유…드론 스트라이크의 위험성

    “드론이다!” 지난해 7월 8일,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 인근 상공. 착륙을 준비하던 A320 여객기 기장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비행기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는 드론 한 대를 발견한 직후였다. 고도 106m, 착륙까지 불과 1분 남짓 남은 거리였다. 승무원들은 기체 왼쪽 날개로부터 20m 떨어진 지점까지 드론이 근접해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기장은 드론 비행 속도가 워낙 빨라 회피 기동을 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만약 자동조종장치가 작동 중이었더라면 비행기와 드론이 충돌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착륙 1분 전, 기장 눈앞에 나타난 드론드론 마니아였던 부기장은 해당 드론이 중국 DJI사의 최신 모델인 인스파이어였다고 말했다. 영국항공청은 항공사명을 특정하지 않았으나 179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항공기였다고 전했다. 영국 근접비행사고 조사위원회(UK Airprox Board) 보고서는 이 사건을 5단계의 비행 준사고(니어 미스·near miss) 중에서 가장 위험한 A등급으로 분류했다. 영국에선 한 달에 평균 서너 건의 공항 드론 비행 사고가 보고되고 있다. 최악의 사고는 성탄절을 앞둔 지난 2018년 12월 19일 오후 9시쯤 개트윅 공항 반경 1㎞ 상공에서 축구공 크기 드론이 발견돼 공항이 전면 폐쇄된 사건이었다. 이 사고로 70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36시간 동안 차질을 빚었고 승객 12만명의 발이 묶였다. ●인천공항 불법드론은 DJI 매빅에어2공항 드론 사고는 더는 먼 나라 일이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인천국제공항에 2대의 미확인 드론이 발견돼 여객기 1대를 포함한 항공기 5대가 김포국제공항으로 회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23분 인천공항 대테러상황실의 실시간 드론탐지시스템에 드론 1대가 포착됐다. 공항 측이 지난해 9월부터 33억여 원을 들여 구축한 시설이었다. 레이더와 무선주파수(RF) 스캐너 등으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달 24일부터 정식 가동 중이었다. 뜻하지 않게 가동 이틀 만에 드론을 잡아낸 것이다. 드론이 인천 중구 영종도 인천대교기념관 근처 1㎞ 지점을 날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천 중부경찰서 공항지구대는 50대 초반 공인중개사 A씨가 드론을 띄워 아파트 분양 홍보 영상을 촬영한 사실을 확인했다. A씨가 사용한 드론은 570g의 DJI 매빅에어2 모델이었다. 130만원대 가격에 날개를 접을 수 있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제품이었다. A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경찰은 행정처분을 위해 서울지방항공청에 사건을 넘겼다.●드론 때문에 항공기 5대 회항…이틀 후 또 드론 신고 공항 근처에서 드론을 날리면 항공안전법에 따라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단 이번이 첫 규정 위반이라면 최초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되고, 2번째라면 150만원, 3번 이상 규정 위반일 때 200만원을 내야 한다. 항공청 관계자는 “A씨의 과거 규정 위반 사례를 조회해 보름 내에 과태료를 사전 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대테러상황실은 같은날 오후 2시 9분에도 한 대의 드론을 더 탐지했지만 드론이나 날린 사람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틀 뒤인 28일에도 공항 근처에서 드론을 봤다는 112 신고가 들어와 항공기 2대가 착륙하지 못하고 김포공항으로 회항했다. 이날 오후 6시 47분쯤 한 시민이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삼목 선착장 방면으로 드론 같은 물체가 날아갔다며 신고했지만 현장에 경찰이 출동했을 때에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인천공항도 이날 드론 추정 물체가 레이더에 잡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공항·휴전선·원전 주변 드론 비행금지 드론은 관제권이라고 부르는 비행장 주변 반경 9.3㎞에서 띄울 수 없다. 이·착륙하는 항공기와 충돌할 위험이 있어서다. 서울 강북지역과 휴전선, 원전 주변도 비행금지구역이다. 국방·보안상의 이유 때문이다. 고도 150m 이상 높이로 드론을 날려서도 안 된다. 항공기 비행 항로가 설치된 공역이기 때문이다. 이런 구역에서는 비행목적과 무게에 관계없이 드론을 날리기 전 반드시 지방항공청 또는 국방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 야간에도 드론을 띄워선 안 된다. 또 인구밀집지역이나 스포츠 경기장, 각종 축제로 인파가 많이 모인 곳에서도 드론 비행이 제한된다. 기체가 떨어지면 인명피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아 적발된 사례는 증가 추세에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항공안전법을 위반한 드론 적발 건수는 185건으로 집계됐다. 2016년 24건, 2017년 37건, 2018년 28건에서 지난해 74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1~7월 적발 건수는 22건이다.●드론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보다 위협적 공항 근처의 관제권에서 승인 없이 비행하던 드론이 적발되는 사례는 매해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드론이 공항을 위협하는 사례는 자칫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드론이 항공기와 충돌하는 ‘드론 스트라이크’는 항공기가 새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보다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항공기는 이착륙 시 항공기 엔진이 최대로 가동되는데 이때 새가 가까이 접근하면 엔진이 마치 진공 청소기처럼 새를 빨아들이게 된다. 심할 경우 이로 인해 엔진이 폭파돼 비행기가 추락할 수 있다. 드론 스트라이크도 이론상 발생이 가능하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산하 무인기 안전연구 연합연구소(ASSURE)에 따르면 이착륙 중인 보잉 737급 여객기에 1.2㎏ 무게 드론이 충돌하면 동일한 조건의 버드 스트라이크보다 항공기에 더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됐다.●엔진 4개 보잉 747, 드론 49대로 격추시킬 수도 항공기를 노린 드론테러도 발생할 수 있다. 지상의 지뢰, 해상의 기뢰(적의 함선 파괴를 위해 물속이나 물 위에 설치한 폭탄)처럼 공중에 공뢰(air mine) 개념의 드론을 고의적으로 설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는 비행계기를 활용해 3도의 강하각으로 공항에 접근한다. 조종사의 기량, 기상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방식으로 착륙하기 때문에 접근 경로 예측이 어렵지 않다. 만약 불순한 의도를 가진 테러리스트가 항공기 테러를 목적으로 이 경로에 군집 드론 형태의 공뢰를 설치한다면 끔찍한 인명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지름 2.8m 크기 엔진이 4개 달린 보잉 747 항공기가 야간에 공항에 착륙한다고 가정해보자. 결심고도(활주로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시각 참조물이 보이지 않을 때 조종사가 정밀한 접근을 시도해야 하는 특정 고도)인 60m(200ft) 높이에 드론을 2.5m 간격으로 배치해 전체 지름 20m의 원형 대형 군집 드론을 조성한다면 이론적으로 항공기 엔진 4대에 드론이 빨려 들어가는 드론 스트라이크가 발생할 수 있다. 49개의 드론만 있으면 항공기 한 대를 격추시킬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위협 때문에 정부와 군당국은 물론 민간기업들도 드론을 무력화하는 이른바 안티드론(카운터드론)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내년 1월 1일부터 2㎏ 이상 드론 신고 의무화 정부는 드론 위협을 줄이고자 일정 무게 이상 드론은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고 사전 교육을 받은 사람만 드론을 조종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최대이륙중량 2㎏을 넘는 드론은 기체를 신고하고 250g 넘는 드론을 조종하려면 사전 온라인 교육을 받도록 하는 항공안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드론 신고제는 내년 1월 1일부터, 조종 자격 제한은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국토부는 드론을 ▲완구용 모형비행장치(250g 이하) ▲저위험 무인비행장치(①250g~2㎏, ②2~7㎏) ▲중위험 무인비행장치(7~25㎏) ▲고위험 무인비행장치(25~150㎏) 등 4단계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2㎏ 이상 드론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앱을 통해 기체를 신고해야 한다. 사실상 드론 실명제인 셈인데 이 경우 허가 받지 않은 드론 불법 비행을 추적하기 용이해진다.●소형 드론도 조종하려면 사전 교육받아야 미국, 중국, 독일, 호주는 250g을 초과하는 드론에 대해 드론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스웨덴은 1.5㎏, 프랑스는 2㎏을 초과하는 드론에 신고의무를 부과한다. 우리 정부도 애초 250g 이상 기체의 신고제를 추진했으나 일각에서 드론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와 신고 의무를 완화한 안을 확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드론 위협이 증가한다면 향후 신고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용 대형드론에만 적용했던 조종 교육은 내년 3월부터 취미용 소형 드론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250g~2㎏ 드론을 조종하려면 사전에 온라인 교육을 받아야 하고, 2㎏ 넘는 드론을 조종하려면 비행경력 6시간 및 필기시험 합격이 요구된다. 7~25㎏ 드론은 비행 경력 10시간과 필기 및 약식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조종할 수 있으며 25~150㎏ 드론을 띄우려면 20시간의 비행경력과 필기 및 실기시험 합격증이 있어야 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코로나엔 역시 맥주!…세계 최대 중국 맥주시장 화려하게 부활

    코로나엔 역시 맥주!…세계 최대 중국 맥주시장 화려하게 부활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식된 중국의 맥주시장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는 데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맥주 소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최대 맥주시장인 중국의 주요 맥주회사들의 실적은 올들어 회복이 뚜렷하다. 특히 중국 맥주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는 화룬맥주와 칭다오맥주가 올해 1~2분기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화룬맥주는 이 기간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1%나 늘어난 20억 7900만 위안(약 3560억 원)을 기록했다. 위안화 기준 결산 발표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칭다오맥주 역시 순이익이 13.8% 늘어난 18억 54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같이 중국 맥주시장에 화색이 도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진행해온 공장 폐쇄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에다 코로나19 확산 충격이 가라앉으면서 4월 이후 맥주 소비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중국 맥주업계는 그동안 800개 이상의 공장이 난립하면서 공급 과잉이 심각했다. 화룬맥주는 지난 2002~2006년 공장 60여곳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서 2000년대 중반 칭다오맥주를 제치고 중국 1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팽창했던 맥주시장은 취향 다양화로 생산량이 2013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화룬맥주는 2017~2019년 헤이룽장성과 랴오닝성, 안후이성, 쓰촨성, 광둥성 등 중국 각지에서 모두 28개의 공장을 폐쇄했다. 올해 1~2분기 후난성과 지린성에서도 공장 2곳을 폐쇄해 중국 내 공장 수는 모두 72개로 줄었다. 직원 수도 2만 8000명으로 2016년 말 5만 8000명에서 반 토막이 났다. 이런 와중에 4월 이후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난 중국인들이 맥주를 찾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3분기 중국 맥주 생산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6% 늘었다고 밝혔다. 하오샤오하이 화룬맥주 최고경영자(CEO)는 “8월 중순 기준 화룬맥주의 판매량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과 비교해 소매용은 100%, 외식은 70~80%까지 회복됐다”고 말했다. 중국 내 고급 맥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화룬맥주는 지난해 4월 중국 사업을 인수한 ‘하이네켄’ 브랜드를 성장의 축으로 자리매김시켜 올해 5월 신상품을 출시했다. 칭다오맥주는 지난 7월 본사가 있는 산둥성 칭다오에 제3공장을 가동시켜 중고급 맥주 생산을 늘리고 있다. 중국 내 점유율 3위인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인베브도 주력 상품인 버드와이저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맥주 판매량은 2014년보다 9% 가량 감소했지만, 소득 향상에 따른 중고급 제품의 인기가 높아져 매출액은 오히려 34% 증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 CDC 국장, 트럼프 의학고문 겨냥해 “그의 말은 모두 거짓”

    미 CDC 국장, 트럼프 의학고문 겨냥해 “그의 말은 모두 거짓”

    미국의 코로나19 상황 전반을 관리하는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학 참모를 가리켜 “그가 말하는 모든 것은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최근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전화 통화를 하던 중 누구인지 모르는 상대방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을 근처 좌석에 앉아 있던 NBC 기자가 우연히 들었다고 28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착륙한 뒤 해당 기자가 누구를 얘기한 것이냐고 묻자 레드필드 국장은 스콧 아틀라스 대통령 의학 고문이라고 확인해줬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신경방사선 학자인 아틀라스 박사는 전염병 전문가가 아닌데도 폭스뉴스 보건의료 해설자로 고정 출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지난달 초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새로 합류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당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틀라스 고문은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과학계의 결론에 의심스러운 대목이 있다고 비판하며 집단면역이 잠재적으로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그는 이달 초 CNN에 “모든 국민이 모든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온전한 과학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레드필드 국장은 물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등 정부 내 전문가들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레드필드 국장의 발언에 대한 NBC 뉴스의 질의에 아틀라스 고문은 “내가 말했던 모든 것은 데이터와 과학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것은 스탠퍼드·하버드·옥스퍼드 대학 등의 수많은 세계 최고 의학자들이 말한 것을 반영한다”고 반박했다. 마스크 착용을 강조해 왔던 레드필드는 최근 미국 내 백신 배포 시점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가 공개 반박을 당하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마스크는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공중보건 도구”라며 “8, 10, 12주 동안 그것을 했다면, 대유행은 통제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29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3327만 3720명, 사망자는 100만 555명인 가운데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14만 7241명, 사망자는 20만 5031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나비, 홍어 그리고 알라딘의 카펫

    [남순건의 과학의 눈] 나비, 홍어 그리고 알라딘의 카펫

    곤충 중에 가장 다양하면서도 화려한 날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나비일 것이다. 나풀거리며 날아가는 나비를 보면 뭔가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날아다니는 속도는 빠르지 않으나 쉽게 잡지 못한다. 보통 곤충들은 천적으로부터 눈에 띄지 않으려 하고, 빨리 날아 도망가려 하는데 나비는 자신을 드러내고 그리 빨리 날아가지도 않는다.사실 나비의 비행패턴을 보면 매우 빠르게 방향을 바꾼다. 커다란 날개를 노 젓듯 사용해 다른 어떤 곤충들보다 방향을 쉽게 바꾼다. 고속촬영으로 나비의 날갯짓을 살펴보면 날개를 움츠렸다 펴면서 마치 김연아 선수가 빠르게 회전하듯이 몸을 틀기도 한다. 이런 방식으로 천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다. 물리학의 회전운동 원리를 체득한 곤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비를 닮은 마이크로 로봇을 만들어 보려는 시도는 많이 있다. 단순히 위아래로 날갯짓하는 로봇이라면 나비처럼 우아하게 날 수 없다. 날개를 접을 수도 있어야 부드러운 나비의 날갯짓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닷속 물고기들은 주로 좌우로 흔드는 꼬리와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헤엄을 치는 반면 홍어는 커다란 지느러미를 깃발처럼 펄럭거리며 물속을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간다. 매우 효율적인 수영법이다. 또 배 밑에 있는 작은 지느러미로 바닥에서는 걸어 다니기도 한다. 미국 버팔로대 기계공학과에서는 몇 년 전 가오리나 홍어의 지느러미가 펄럭거릴 때 생기는 물의 흐름과 소용돌이들을 자세히 연구한 바 있다.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 오랫동안 앞으로 헤엄을 쳐 나갈 수 있는 원리를 밝힌 것이다. 홍어 지느러미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고 이를 응용해 바닷속을 탐사하는 수중 드론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영국 해군에서는 홍어를 닮은 무인 잠수정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다시 물 밖으로 나와 보자. 인간은 항상 하늘을 나는 꿈을 꿔 왔다. 알라딘의 마술카펫도 그런 꿈을 담은 환상 중 하나이다. 비행기는 닫힌 공간 속에서 경험하는 비행이기 때문에 얼굴을 스쳐 가는 바람의 경험을 하지 못한다. 낙하산이나 행글라이딩은 바람을 느끼게 해 주지만 비행이 아니라 떨어지는 낙하운동이다. 오랜 시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마술카펫과는 다른 것이다. 날아다니는 카펫을 만들 수 있을까? 2007년 하버드대 연구진은 10㎝ 길이에 0.1㎜ 두께의 막이 1초에 10번씩 0.25㎜의 진폭으로 펄럭거리면 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공기보다 무거운 작은 마술카펫이 날아오를 수 있다는 것을 물리학적으로 보인 것이다. 요즘 마이크로 로봇의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작은 막에 전기자극을 주면서 막이 움츠러들게 하는 기술은 이미 있고 이 막 위에 얇은 태양전지를 입힌다면 혼자서 오랫동안 스스로 날아다닐 수 있는 ‘카펫’ 드론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작은 것을 만들었다고 인간을 태운 카펫을 바로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드론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마이크로 드론이 천천히 날아다니는 세상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과학과 기술에서는 항상 새로운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생각의 원동력은 상상력이다. ‘이러면 어떨까’ 하는 질문이 상상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제 곧 한가위 대명절이다. 유례없는 감염병 대유행으로 모두 지쳐 있는 지금, 재충전을 할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재충전 후 새로운 상상여행을 계속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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