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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장수 아주머니/박영 소설가·극단 띠오빼빼 대표(굄돌)

    한국사람들은 아직도 떡을 좋아하나 보다.인사동의 떡집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는 것 같고 시장 골목에도,대학로의 골목에도 떡장수 아주머니가 양은 대야에 시루떡이니,송편이니 가득 담아 팔고 있다. 나의 집 냉장고의 냉동실에도 이런저런 떡들이 몇봉지 들어 있다.「웬 떡이냐」하면 나는 대학로의 극단 사무실에서 집으로 갈때 골목에서 떡장수 아주머니를 만나면 대체로 떡을 산다.꼭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사고 싶다. 떡장수 아주머니에게서 야릇한 향수가 기억나서이기도 하다.그렇게 사서 먹어 내질 못하니 냉동실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햄버거집 유리벽 앞에 앉아 떡을 팔고 있는 아주머니.해질녘에 『떨이예요 싸게 드릴께요』하고 소리치는 그 아주머니.나는 떡장수 아주머니에게서 먼 기억을 향기처럼 더듬는다.그 아주머니는 매일 집에서 송편을 빚고 떡시루를 익힐 것이다.떡장수 아주머니의 손끝에서 묻어난 체온이 아직도 남아 있을 것 같은 투명한 비닐속의 떡들이 나는 좋다. 그리고 그 떡장수 아주머니의 얼굴을 자세히 뜯어본다.전혀 유행과는 관계없는 옷차림 짧게 퍼머한 머리,거친 손마디 등이 영락없는 시골아주머니다.나는 싱겁게 물어본다.『아줌마 하루종일 햇빛아래서 떡 팔고 계시던데 힘드시지요?』아주머니가 대답한다.『달리 돈 버는 재주가 없어서요.파출부 가려고 해도 부잣집 세간살이에 익숙지 않으니 겁나서 못하고 떡 하나는 잘 빚거든요』 그게 아닐게다.부잣집 마나님들 비위 맞추기 어려워서 일거다.나의 집에 일하러 오시는 아주머니도 그런 푸념을 했었으니까.하긴 그렇다.노점의 떡장수는 자유업이고 세금도 가게세도 안내니까 속 편하지 뭔가. 떡장수 아주머니.아! 그렇다.나의 먼 시간 저편에서 피어오르는 외할머니와 친척아주머니들에 대한 추억을 되살아나게 하는 아주머니였다.명절 즈음에 떡을 빚고 전을 붙이며 인정스럽던 그 아낙네들과 외할머니.그래서 나는 오늘도 떡을 사게 되는 것이다.여인들의 인정은 변했지만서도….
  • 고객만족 행정/김중양(굄돌)

    찰스 다윈의 적자생존의 원리는 생태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간·국가간에도 적용된다.특히 오늘날과 같은 무한경쟁의 시대에 있어서는 강한 국가·초일류기업만이 생존해 나갈 수 있다. 고객을 상대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에 있어서는 누가 얼마만큼 신속하게 고객을 만족시키는 가가 성패의 관건이 된다.햄버거로 세계시장을 석권한 맥도널드사의 경우 고객만족의 서비스정신 발휘는 유명하다.이회사는 수없이 연구한 결과 고객이 가장 맛이 있다고 느끼는 빵의 두께는 17㎜라는 점을 알아내서 이를 표준화했고 아울러 햄버거는 만든후 10분,튀김감자는 튀긴후 7분이 가장 맛이 있는 시간이므로 만일 이 시간이 경과하면 버린다고 한다.이렇게 고객의 기호에 맞추어 역지사지함으로써 제품의 질을 가장 우수하게 창출했던 것이다.물론 이러한 서비스정신은 행정부문에도 도입이 가능하다.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일본의 한 지방도시에 전원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연못을 만들어 놓았더니 개구리가 번성하여인근주민들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까지 되었다.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개구리 울음소리가 멈추게 되었는데,나중에 알고보니 시청에서 시직원을 교대로 밤새 연못에 돌을 던지게 함으로써 개구리들의 울음소리를 그치게 했음이 판명되었다.물론 이런 일까지 공무원들이 해야 할 것인지는 논란의 대상이 될수도 있다.그러나 주민들의 숙면까지 돌보는 행정서비스정신은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객만족행정을 펼침에 있어서는 거창한 구호나 캠페인보다는 오히려 작은부분이라도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불편을 해소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 보다 실효성이 있음을 알수 있다.아울러 고객에게 불만이 있는 경우 그 불만을 실제로 표시하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점,그리고 그 불만의 소리중 불과 5% 정도만이 관리층에게 보고된다는 유명한 굿맨(J Goodman)의 법칙은 언제난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 멕시코에 미문화 침투 가속/NAFTA 출범으로 생활양식 큰 변화

    ◎침실·욕실·부엌 개조… 영어 자주 써 고민 판초·솜브레로(챙넓은 멕시코모자)하면 제일 먼저 멕시코가 떠오른다. 이같은 전통적인 멕시코의 이미지는 최근 멕시코인의 생활양식이 급격히 미국화함에 따라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나프타가 본격 출범한 뒤 멕시코에는 미국문화의 침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 미국문화가 들어온 것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이제 멕시코인들의 침대·욕실·부엌등 생활 깊숙한 곳까지 미국적인 냄새가 배어난다. 변화의 조짐은 미텍사스에서 두 시간거리인 멕시코국경 몬테레이시 청소년들에게서 특히 두드러진다.이곳 틴에이저들은 미국 청소년들처럼 야구모자를 즐겨 쓰며 나이키등 스포츠화를 선호한다.주말에 상점가를 배회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미국아이들과 같다.이들은 또 미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나 「버거킹」에서 햄버거나 핫도그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등 점차 미국식 입맛에 길들여지고 있다. 이와함께 달러화는 이곳 어디에서든지 환영을 받으며 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드라이브 스루」(자동차를 탄 채 쇼핑하는 것)도 성행하고 있다. 몬테레이시 기업들의 근무시간은 상오 9시에서 하오 5시까지로 이것은 「나인 투 파이브」로 유명한 미국의 영향을 받은 것. 아직 수도 멕시코시티의 기업들은 점심시간이 3시간이 넘을 정도로 길지만 몬테레이시 기업들의 점심시간은 미국처럼 매우 짧다.패스트푸드점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 몬테레이시에서는 멕시코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미식축구와 야구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바에서는 주말마다 미식축구를 보여줘 손님을 끈다. 또 이곳 어린이들은 할로윈데이(만성절)에 유령복장을 하고 이웃집을 찾아가 어른들을 놀래주고 과자를 얻어먹는 미국풍습도 따라 하고 있다. 미국화의 영향은 언어에서도 나타난다.멕시코인들이 일상대화에서 영어를 쓰는 것은 더 이상 낯선일이 아니다.「오케이」는 이미 흔하게 쓰이며 작별인사를 할때는 「바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몬테레이시가 속해있는 누에보 레온주 사회개발장관 구스타보 알아르콘은 이같은 멕시코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멕시코의 국제화는 필연적인 과정이다.미국식 생활양식과 문화로의 동화는 멕시코사회의 겉으로 드러난 변화에 불과하기 때문에 멕시코가 외래문화에 완전히 잠식당할 위험은 없다』고 강변한다. 햄버거·피자·야구모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피상적 변화일 뿐이라는 것. 알아르콘은 『가족·종교에 대한 멕시코의 전통적 가치기준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오히려 우리는 이같은 변화를 통해 국가적 주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국제적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될것』이라고 희망을 피력한다.
  • “「성희롱」 잘못처리” 인준제동/미태평양군 사령탑 공백우려

    ◎지명자 아더제독,의원반대에 포기결정 빌 클린턴대통령에 의해 미태평양군사령관에 지명된 스탠리 아더제독(59)은 여군장교에 대한 성적 학대사건을 잘못 처리했다는 비난에 부딪쳐딛혀 상원에서 인준받기를 포기,태평양군사령관직에 공백이 우려된다고 미해군이 24일 밝혔다. 미해군은 24일 아더제독이 자신에 대한 상원의 인준이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상원의 인준을 포기했다고 밝히고 상원의 인준지연으로 중요직책인 태평양군사령관직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더제독은 그동안 태평양군사령관직에 무난히 임명돼 북한의 핵사찰 거부로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국에서의 군작전통제권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었다.아더제독은 현재 해군 현역서열 2위인 해군참모차장이다. 아더제독이 인준받기를 포기한 것은 데이비드 두렌버거 상원의원이 성적 학대 사건처리가 잘못됐다는 이유를 들어 그에 대한 인준을 보류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는등 인준과정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레베카 한센 소위(28·여)는 지난해 텍사스에서 있은 헬리콥터 비행훈련기간중 교관이 자신에게 성적 학대를 가했다고 주장하는 진정서를 상부에 제출했으며,문제가 된 교관은 처벌을 받고 해군을 떠났다. 그러나 피해자인 한센소위도 정신감정을 받으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은데 이어 그후 플로리다주 해군헬리콥터비행학교에서도 낙제점수를 받게됐다.아더제독은 당시 한센소위의 낙제점수를 확인하고 그의 낙제를 최종결정했다. 두렌버거의원은 이같은 결정에 반대하지는 않았으나 한센소위가 정신감정을 받게된 경위를 묻는 자신의 질문에 대해 해군측이 무책임한 반응을 보인데 큰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전직외교관 등 클린턴외교 질타

    ◎“북핵대응책 조변석개” 미국내 비난소리 높다/“채찍·당근 분명한 대응 못해 해결 안돼” %% 클린턴행정부는 북한핵문제와 관련하여 제로 베이스에서 모든 문제점과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백악관에서는 북한핵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폭넓게 논의하기 위해 북핵정책 입안자를 비롯,학자·전직관리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클린턴대통령은 물론 앤서니 레이크안보보좌관,새뮤얼 버거 안보부보좌관,그리고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윌리엄 페리국방장관등 현직 고위관리와 제임스 릴리,도널드 그레그전주한대사,아놀드 캔터전국무차관등 전직관리도 참석했다.싱크탱크 쪽에서는 최근 평양을 다녀온 샐리그 해리슨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미평화연구소의 앨런 롬버그,아시아연구학자 마이클 옥센버그등도 참석했다. 21일자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구체적 결론을 내리자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의도등 모든 가능성을 총점검하고 어떤 대응책을 구사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검토해보는 자리였다. 클린턴행정부의 대북한핵정책의현주소를 반영하듯 10여명 참석자들의 견해는 서로 엇갈렸다.카터의 평양방문 결과를 놓고 참석자의 15%가 문제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했으나 35%는 북한의 지연전술일 뿐이라고 분석했고 나머지 50%는 「새로운 해결의 시작」에 불과하며 그 이상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백악관이 「북핵세미나」를 개최한 것은 카터방북을 전후,클린턴행정부의 북핵정책에 대한 광범한 비판이 대두되 내부적으로 허심탄회한 논의를 가져볼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클린턴행정부는 북한핵문제와 관련,작년엔 『한개의 핵무기 보유도 용납 못한다』고 했다가 최근 들어서는 『과거보다는 미래가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앞으로 핵강국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바꾸는등 혼선을 빚어왔음을 자인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카터전대통령의 김일성북한주석과의 면담을 전후로 미국의 대북정책의 초점이 대화에 있는 것인지,제재에 있는 것인지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었다.또 카터와 충분한 「사전 조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카터가 『유엔에서의 제재추진 즉각 중단』같은 발언을 해 이를 부인하는 법석을 떤것이나 제재를 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던 도중에 돌연 카터방북카드를 구사함으로써 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있던 우방들을 곤혹스럽게 한것도 「조변석개」외교의 단면을 나타낸 것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공화당의 부시행정부때 안보보좌관을 지낸 브렌트 스코우크로프트 같은이는 북한에 대해 완전사찰을 받든지 아니면 핵시설에 대한 군사조치를 감수하든지 양자택일을 하도록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도널드 그레그 전주한대사는 미국이 북한에 핵투명성을 보장하면 구체적으로 어떤한 「당근」을 줄것인가를 확실하게 밝히지 않아 핵협상이 지지부진을 면치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핵문제 뿐만 아니라 클린턴대통령의 전반적인 외교정책에 대해 미국무부 관리들마저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는 외교담당관리들을 집중 면담하여 취재한 결과 이들의 공통된 지적은 우선 클린턴대통령이 외교정책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않고있고 정책이 너무나 공중제비를 많이해 이를 집행하는 쪽이 자주 혼란에 빠진다는 것이었다. 이들의 불만을 종합해보면 보스니아,소말리아,하이티에 대한 대응에서부터 중국의 인권­무역 연계정책의 철회에 이르기까지 정책의 일관성이 없어 미국외교의 주도적 위상에 대한 신뢰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북핵문제를 포함,클린턴외교가 좀 더 단단한 전략과 철학을 갖고 운용되어야 이들 외교관의 불만도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다.
  • “다시 대화로”… 바뀌는 미 북핵정책

    ◎미·북 3단계회담 전망과 배경/“또 깨질지 모른다”… 제재도 계속 준비 제재국면으로 치닫던 북핵사태가 급속히 대화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평양을 방문한 카터전미대통령이 두차례에 걸친 북한 김일성주석과의 면담에서 예상밖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것이다.이번 면담은 근본적인 북한핵문제의 해결책은 될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싸고 고조된 국제적인 긴장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제재」만을 상정하고 중국,러시아등 버거운 상대와 힘겨운 외교소모전을 펼쳐왔으므로 이번 평양으로부터의 「소식」은 내심 반가운 것이 아닐 수 없었다.클린턴 미대통령이 개인자격에 불과한 카터의 방북중 수시로 그와 통화한 사실자체나 그내용을 특별회견을 통해 공개한 것,외면적으로는 「진의의 면밀검토」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북한측에 제재추진중지의사로 화답한 것등을 보면 이같은 클린턴대통령의 심정을 다소나마 짚어볼 수 있다. 북한측도 내심 겁을 먹고 있는 국제적 제제국면을 탈피하고 자신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던 미국과의 직접대화 물꼬를 틀 수 있는 전미대통령의 방북이야말로 반가운 소재가 아닐수 없었다. 미국측은 그러나 동시에 현재 협의중인 유엔안보리에서의 대북제재안은 유효하고 언제든 다시 추진할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북한의 돌발변수에 대비해 제재고리만은 계속 걸어놓겠다는 의도이다. 비록 양면전략이긴 하지만 클린턴행정부가 제재만을 상정하던 기존입장에서 벗어난 배경에는 핵문제의 기술적인 측면보다 정치적 성격을 크게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탈퇴한 북한이 계속 「생떼」를 쓰며 강공을 펴 나갈 경우 클린턴행정부로서는 제재안에 집착할 수 밖에 없으며 나아가 전쟁상황으로 이어질 경우 외교적인 승리를 장담하기에는 국제적인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 중국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펴왔지만 대수가 없었고 이날 상오 제재조치에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던 러시아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등 냉엄한 국제현실에 비춰볼 때 클린턴 행정부로서는 차라리 『믿어보자』는 쪽을 선택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현재 미국측은 김주석이 얘기한 「핵개발 동결」이 적어도 ▲이번에 인출한 폐연료봉으로부터 플루토늄을 추출하지않고 ▲원자로에 새 연료봉을 장착하지 않으며 ▲핵안전조치에 따른 사찰이 계속되는 것을 의미해야한다고 지적해놓고 있다. 이같은 「핵계획 동결」이 사실상 고위회담재개의 충족조건이 됨으로써 그동안 핵연료봉에 대한 추후계측 가능성이 소멸함에따라 유일한 대안으로 남았던 2개 핵폐기물저장소 특별사찰은 일단 3단계 고위회담 과제로 돌아간 셈이다. 현단계에선 우선 더이상의 핵개발 진전을 막고 이 3단계 회담을 통해 「과거」를 규명하는 한편 만약 한개의 핵무기라도 있다면 한반도비핵화선언에 따라 이를 폐기케하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대북핵정책의 우선목표를 핵개발의 「과거」를 캐는 것에서 「미래」(이번에 인출한 8천개의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문제.연말까지 핵폭탄 4­5개 제조분 확보가능)에 대한 안전장치확보로 조정해 나간다는 것이 미국의 회담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상황은 지난 4월 북한이 서둘러 핵연료봉인출작업을 시작했던 바로 그 이전 단계로 돌아간 것이라고 할 수있다.일각에서는 이번의 대화무드에도 불구 양측의 근본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대화분위기는 언제라도 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북의 대미 유화제스처 배경/“정책전환”­“시간벌기” 아직은 불분명 핵카드로 국제사회를 상대로 강온을 오가는 교묘한 줄타기를 해온 북한이 카터 전미국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또 다시 유화전술을 펴고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카터 전대통령을 통해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에 내비친 유화제스처는 대략 4∼5가지로 요약된다.즉 영변 원자로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잔류와 감시장비의 계속적인 가동 보장,경수로형 원자로 건설지원이 있을 경우 핵물질 전용가능성이 높은 현행 흑연사용원자로의 활동 포기 용의 등이 그것이다.또 김일성은 미국이 3단계회담에 응해올 경우 핵안정협정의 계속성 유지는 물론 핵확산금지조약(NPT)에도 잔류할 용의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같은 제스처가 유엔의 제재에 부담을 느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전직 국가원수의 방북을 체면치레용으로 삼아 스스로 양보안을 낸 것인지,아니면 또 다른 시간끌기 전술인지 아직 불분명하다. 민족통일연구원의 전성훈책임연구원은 『김일성과 카터와의 회동에선 핵문제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미북관계개선에 관해 심도있는 얘기들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전제 위에서 북한의 화해신호를 전자의 의미로 분석했다. 그러나 통일원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핵카드를 이용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체제유지를 위해 핵개발을 강행하려는 양대 목표를 수정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17일 열린 통일안보정책 조정회의에서 북한의 핵투명성 보장 의지를 타진한 후 북한과의 타협을 모색하되 동시에 유엔안보리 제재조치를 계속 추진해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하겠다는 미국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어정쩡한 결론이 나온 까닭도 여기에 있다. 사실 김일성의 제안은「미래의 핵투명성 보장」에 대해선 비교적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북한의 과거 플루토늄추출사에 대해선 여전히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예컨대 마치 선심쓰듯 IAEA사찰단의 잔류 허용의사를 밝혔으나 플루토늄추출여부를 감추기 위해 황급히 교체를 감행해 정작 문제가 됐던 핵연료봉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었다.당연히 해야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버틸 때까지 버티다 최소한의 생색만 내고 이를 양보인 양 내세우며 상대방에게 더 큰 양보를 얻어내는 북한식 협상술의 연장선상에 있는 셈이다. 또 경수로 지원을 전제로 앞으로의 핵활동을 중단할 뜻을 비쳤다.하지만 줄잡아 20억달러의 막대한 비용의 조달문제는 차치하고 건설에 소요될 10여년의 장구한 세월 동안 핵연료의 재처리를 중단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언질도 없었다. 이같은 태도들로 미뤄볼 때 북한은 「핵과거」는 덮어버린 채 향후 핵활동 강행포기를 미끼로 미국과의 관계개선 등을 흥정하려는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즉 당분간 「NPT 탈퇴위협」을 배수진으로 삼아 핵안전협정 잔류 등을 다시 카드화해 미북3단계회담 성사를 모색하면서 다른 한편 핵개발을 위한 시간도 버는 양면전술을 펼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북한도 국제제재를 자초해 NPT탈퇴가 실제상황이 되는 것은 가능한한 피하는 선에서 「곡예」를 할 것으로 보인다.북한의 핵카드가 플루토늄 생산 또는 핵무기 개발여부에 대한 모호성을 토대로 한 것이고,핵개발 강행의사를 적나라하게 노출하는 NPT탈퇴 결행은 핵카드의 효력 소진을 뜻한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야권재편」 민자 겉으론 “태연”

    ◎“제3교섭단체 구성땐 부담” 우려/일각선 “신당면면 비중 낮다” 느긋 국민당과 신정당의 합당선언이후 활발하게 전개되는 야권재편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민자당의 눈길이 매우 조심스럽다. 민자당은 내부적으로 야권재편의 진로와 이에 따른 손익을 계산하는데 분주하지만 아직 겉으로는 뚜렷한 대응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신정당의 합당과 관련,민자당이 일단 주시하는 대목은 김동길·박찬종 두 대표가 제3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데 있다. 국회의원 12석의 국민당과 단 1석의 신정당이 교섭단체를 이루려면 현재 16명의 무소속의원 가운데 7명 이상을 영입해야 한다. 민자당의 강삼재기조실장은 두 당의 통합에 대해 『당이 하나 새로 생기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그러나 만일 신당이 원내교섭단체까지 이루게 되면 솔직히 고민스럽다』고 토로했다. 최근 국무총리임명동의안의 처리와 국정조사 과정에서 나타나듯 민자당으로서는 솔직히 민주당과의 1대1 상대도 버거운 측면이 있었다.여기에새로 원내교섭단체가 등장,1대2가 된다면 두 야당의 정치협공에 자칫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김정남 정몽준 정주일 정태영 차수명 김진영의원등 입당을 희망한 일이 있는 무소속의원들을 영입,신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저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영입을 위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그리고 이는 두가지의 상반된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민자당이 섣불리 무소속의원을 받아들인다면 새로운 원내교섭단체의 출현을 막기 위해 「공작」을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내심 무소속의원의 영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여기에는 통합신당 구성원의 면면이 두려울게 없다는 시각이 깔려있다. 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어차피 민자당에 입당하기를 원하는 무소속 의원들은 신당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입당을 희망했던 무소속의원들이 민자당에 느꼈던 매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정계의 한 의원은『최근의 정치상황은 새로 출현하는 신당의 입지를 매우 넓혀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선 국고지원의 증가로 신당이 최소한의 정치자금은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일부지역에서의 반민자 비민주 정서를 감안할 때 자치단체장 선거 참여등 다양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민자당의 본격적인 대응은 야권재편의 흐름이 보다 구체화되는 시점에서부터 나타날 전망이다.그러나 그 시기가 너무 늦게 되면 정치의 중심무대는 한동안 야권에서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 「추후 시료채취」 의견접근/북 IAEA/“이달들어 핵전용 없었다”

    【파리=박정현특파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의 영변 원자로연료봉 교체에 관한 북한측과의 협상을 마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IAEA는 또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추가사찰과 감시카메라의 필름 및 배터리 교체등 정기사찰도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IAEA의 한 소식통은 『연료봉 교체 실무협상팀의 협상결과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며 『IAEA는 곧 이에 따른 공식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IAEA협상팀은 교체원자로 선정,봉인 및 감시카메라 설치에 북한측과 합의를 했고 IAEA가 추후 시료채취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어 『이같은 추가사찰 결과등을 유엔안보리에 보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워싱턴 로이터 연합】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7일 북한이 이번달 영변의 원자로에서 추출한 핵연료를 비밀 무기개발계획에 전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스 마이어 IAEA 대변인은 『북한측이 이번달 사용 핵연료를 전용하지않은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IAEA는 지난 86년부터 가동한 이 원자로에서 그간 연료 추출이 있었는지,또 노심이 가동당시의 것인지를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달 들어 핵 연료 전용이 없었다는 것은 현재 북한측과 벌이고있는 논의의 핵심사항은 아니며 IAEA가 해야할 일은 지난 86년 원자로 가동이래 원자로에서 연료를 추출하지않았다는 북한측의 성명 내용을 검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사무엘 버거 백악관 안보담당 부보좌관은 북한이 아직까지 핵 연료를 군사목적으로 전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X세대/「유행」 관련책 가장 즐겨/월간 「책모임」 1백50명 조사

    ◎정치는 관심밖… 취미 비디오감상·영화순 이른바 X세대로 불리는 18세부터 29세까지의 젊은이들은 정치·경제 보다는 유행및 첨단분야 연애등에 관한 소설을 즐겨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문화생활 전문지 월간 「책모임」이 최근 서울 종로·강남일대 햄버거집,패스트푸드점,책방등에서 18∼29세의 남자 63명과 여자 87명등 1백50명을 대상으로 「X세대가 즐겨 읽는 책」에 관한 설문 결과에 나타났다. X세대들이 좋아하는 책종류로는 41%가 소설과 에세이를 꼽았으며 23%가 사회·문화,14%는 역사·종교,8%는 과학,6%는 TV·연예,4%는 정치·경제를 들고있어 기성세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정치·경제문제에는 비교적 무관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는 동의보감,태백산맥,데미안등을 꼽았으며 원태연의 시집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등 신세대 감각의 책들도 수위를 차지했다. 이들이 읽는 한달의 책 수는 42%가 1∼2권,25%가 5권,16%가 3∼4권이라고 답했다. 이에반해 이들 가운데 16%는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즐기는 취미는 22%가 비디오감상,21%는 영화,15%는 독서,14%는 컴퓨터오락등을 들었다.
  • 어린이 안전사고 이것을 조심하라

    ◎성용용 철분제/급성중독… 목숨까지 위협/덜익은 햄버거/대장균 감염률 매우 높아/줄달린 장난감/목혈관 눌러 질식사 우려/수은체온계·장난감총·녹즙기도 “위험” 날씨가 따뜻해져 어린이들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가고 있다.특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상품 중에는 어린이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도 많아 어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어린이들의 안전사고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품목은 평소 어린이들이 자주 접하는 각종 장난감과 음식류.소비자보호원 안전부 이창옥씨의 도움말로 어린이의 안전에 위해를 줄수 있는 상품들을 소개한다. ◇성인용 철분보충제=어머니들이 임신기에 먹는 철분보충제나 어른들이 먹는 철분이 함유된 비타민제는 어린이들에게는 독약과 같다.성인들에게 해가 없는 성인용 철분보충제는 어린이들에게는 급성중독을 일으켜 목숨까지 위협한다.가정내에서 이러한 약품은 어린이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잘 보관해야 한다. ◇햄버거=익지 않은 고기가 든 것을 먹으면 병원균에 감염되어 죽을 수도 있다.지난해초 미국에서는 햄버거에 든 육류로 인해 4백여명이 대장균에 감염되었고 그중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미국의 햄버거 체인이 많이 들어와있는 국내 현실에서 어린이들끼리 햄버거점을 찾을 때는 별도의 당부가 필요하다. ◇줄이 달린 장난감=3세 미만의 유아들에게 특히 위험하다.유아들은 목혈관에 작은 압박이 가해져도 질식사할 수 있으므로 유아들이 목을 감을 수 있는 끈·실·목걸이·리본·띠 등이 달린 장난감을 가지고 놀때는 부모들은 눈여겨 봐야 한다. ◇장난감 총=플라스틱 총알에 눈이 맞아 출혈하거나 귀나 코에 들어가 빠지지 않고,입에 들어가 숨구멍을 막아 병원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많다.최근 장난감총 중에는 조준이 정확하고 마분지를 뚫을 정도로 강력한 것이 많아 눈에 맞을 경우 실명의 위험이 높다. ◇수입장난감=납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이 많아 납중독의 위험이 크다.유아들이 가지고 놀때는 입에 물고 빨지 않도록 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논 후에는 손이나 입을 반드시 씻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건강보조식품=건강보조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알고 어린이에게 무조건 먹임으로써 중병을 초래한 사례가 많다.스쿠알렌이 소아암에 좋거나 튼튼해지는 약이라고 소문이 나서 어린이가 먹은후 중증의 지방성 폐렴에 걸린 사례가 의학계에 임상보고 되고 있다.93년에는 한 여중생이 외국산 효소식품을 먹고 사망한 사례도 있다. 이밖에 ▲입속에 넣고 장난하다 유리를 깨뜨려 수은을 삼킬수 있는 수은체온계 ▲화상과 화재의 위험을 일으킬수 있는 장난감 불꽃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의 위험이 있는 컵라면 ▲어린이가 투입구에 손을 집어넣으면 손가락을 잘릴 수 있는 녹즙기 등도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상품으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 담배의 종언(외언내언)

    만일 담배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이데올로기의 종언」에 이은 20세기의 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애연가들은 주장한다.그런데 미국에서는 지금 그 가능성이 보이고 있어 흥미롭다.담배를 향한 사상유례없는 공격이 진행중인 것이다. 전반적인 금연분위기의 확산으로 지난 84년이후 미국의 담배시장은 해마다 2%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클린턴행정부가 들어선 후 미국의 금연운동은 더욱 활발해져 지난 가을 백악관이 대통령부인 힐러리에 의해 금연구역으로 선포됐고 2월엔 미국 최대의 햄버거체인점 맥도널드사가 전국의 직영레스토랑을 모두 금연지역으로 만들었다.또 3월엔 국방부가 국내외 모든 미군기지는 물론 훈련중에도 담배를 피울 수 없다고 발표했고 심지어 야구장처럼 열린 공간도 금연지역으로 선포하는 도시(뉴욕)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 의사협회와 식품의약국(FDA)이 끽연에 치명적인 타격을 또 주었다.미국 의사협회는 담배를 「독」으로 규정하고 담배 끊는 방법을 알려주는 비디오 테이프를 제작,인포머셜(인포메이션과 코머셜의 합성어로 일종의 공익광고인 셈)을 시작했고 FDA는 니코틴함량이 높은 담배를 「마약류」로 분류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 담배업계가 흡연자들의 중독성을 높이기 위해 니코틴함량을 늘려왔다』는 ABC방송의 보도에 이은 FDA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필립 모리스사등 미국의 6개 담배회사들은 수백만명의 흡연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집단소송에 걸려들었다. 그러나 엄청난 광고비를 뿌리며 막강한 로비능력을 가진 담배회사들이 순순히 백기를 들지는 의문.오히려 그 불똥이 우리에게 튀어오지 않을까 걱정이다.이미 필립 모리스의 해외판매량이 미국내 판매량보다 많은 형편.이 기회에 우리 애연가들도 금연으로 담배의 지구밖 추방에 동참하는 게 좋을 듯싶다.
  • 「한울타리 가족」 이끄는 김동열씨댁(훈훈한 우리가정:9)

    ◎늦게 귀가땐 딸 머리맡에 「사랑의 메모」/식구들 주1회 마주앉아 마음열고 대화/「부모역할 훈련」까지 받으며 참부모되기에 열심 주유소업을 하는 김동렬(42)·유인화(39·주부)씨 부부 가정은 1주일에 한번씩 가족회의를 연다.가족회의의 의장은 막내 다미(서울 대영국교 5년)를 포함해 네식구가 돌아가며 맡는다.「우루과이 라운드」등 아이들에겐 버거운 사회적 이슈가 때로 회의의 주제가 되기도 하지만 다혜(서울 여의도중 2년)·다미 두 자매는 신문과 스크랩을 찾아보며 미리 공부할 정도로 열심이다. 『가족대화의 시간을 갖자고 마련한 것인데 아이들의 생각이 요즘 어디 머물고 있는가 알수 있어 생활지도가 가능하고 사회적 관심도를 높여 지적 발달을 돕는 계기도 됩니다』 가족회의로 화목한 가정을 이끄는 이 가정은 3년전 가족회의를 통해 각자 맡은바를 충실히 함을 뜻하는 「제 자리를 찾자」를 가훈으로 정한 후 매달 실천사항과 매주 실천과제를 만들어 지킨다.두딸이 모두 어리지만 자신들의 의사가 반영된 결정이니만큼 부모의 간섭없이도 각자 공부나 휴식 TV시청 등을 해나간다. 따로 과외공부를 해본적이 없어도 두 자매의 학교성적은 늘 상위권.김씨는 과외공부 대신 이웃 아이들과 공부모임을 갖도록 해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깨우치도록 했다. 『아빠는 좋은 친구예요.짜증이 날땐 위로해주시고 유머로 기분을 풀어주기도 하세요』국민학교에 다니는 작은 딸 다미의 말이다. 김씨는 아무리 바빠도 딸들과 하루 1∼2시간씩 대화를 하며 늦게 귀가한 날에는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노트에 적어 잠든 딸의 머리맡에 놓아주기도 한다. 『옛어른들은 자녀를 속으로 사랑해야한다며 표현을 금하셨지만 사랑을 마음에 품고만 있어선 안됩니다.사랑을 표현하고 아픈 마음을 알았을때는 다독거려 줘야지요』 자녀를 위해 스스로 카운셀러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김씨는 「부모역할 훈련」을 받았을 정도로 참부모되기에 열심이다. 그가 이처럼 좋은 아버지가 되기를 목표로 삼은 것은 지난 91년 미국음악그룹 「뉴키드 온더 블럭」내한공연장에서의 사고를 본 후.아버지들이 자녀교육에 방관자로만 머물고 있어 이런 현상이 배태됐다고 느낀 그는 이웃들과 함께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고 지난해 「한울타리 가족」모임의 결성을 통해 범사회적인 가족운동으로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울타리 가족」은 가족 이기주의적인 모임이 되길 거부합니다.자녀를 건강한 사회인으로 키우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웃에 관심을,다함께 사랑을」을 표어로 내건 한울타리 가족운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열여덟 가족이 모인 한울타리 가족 모임은 지난해 자녀들의 성교육을 위한 시간과 산간마을 어린이와의 교류행사를 갖고 최근에는 서울근교 도봉산에서 자연보호 캠페인을 벌이는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고풍 맥도널드가게 보존” 이색시위/미 가주 다우니주민들

    ◎41년된 건물… LA지진때 금가 철거계획/“향수어린곳 폐업 안될말” 클린턴에 청원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우니에서는 최근 폐업한 맥도널드가게를 다시 열게 해달라는 이른바 「맥」시위가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업체로 특히 미국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맥도널드지만 다우니의 가게는 사정이 좀 다르다.이곳은 지난 53년 세번째로 지어진 맥도널드이며 앞선 두곳이 철거됐기 때문에 현재 남아있는 가게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전세계 맥도널드의 원조격이다. 이 유서깊은 가게가 문을 닫게 된 것은 바로 지난 1월 LA일대를 뒤흔든 지진에 그렇잖아도 41년이나 된 낡은 건물이 곳곳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맥도널드의 한 관계자는 이 가게를 철거하는 대신 다우니의 다른 곳에 더 크고 화려한 가게를 짓는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이 구식의 맥도널드를 아껴온 다우니 주민들은 영업을 재개해야 한다며 아우성이다.이들은 심지어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최고의 패스트푸드 소비자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까지청원서를 보낸 바 있다. 40대이상 미국 사람들이면 으레 다우니 맥도널드의 상징인 지붕위로 치솟은 황금빛 아치를 보고 10∼20대 시절 즐겨먹던 15센트짜리 버거,10센트 프라이스(감자튀김)등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곤 한다.그러나 이들이 다우니 가게의 폐업을 안타까워 하는 더 큰 이유는 햄버거의 맛과 과거의 추억보다는 맥도널드 건물 그 자체에 있다. 다우니 주민들에게 낡은 맥도널드건물은 하나의 이정표이자 지역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세계 어느 맥도널드 체인점을 둘러봐도 볼 수 없는 경사진 지붕과 황금빛 아치는 당시 건축기법상 매우 전위적인 것으로 이미 건축가들도 높이 평가한바 있으며 상업건물치고 이처럼 오랜 역사와 예술성을 갖춘 건물은 흔치 않아 지역의 자랑거리중 하나라는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다우니 건물을 없애는 것은 건축사의 「이단」이라고까지 얘기한다. 그러나 맥도널드측은 이 건물이 좌석도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더이상 이같이 낙후된 건물로는 손님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영업을 재개할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맥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LA 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은 『물론 맥도널드사가 이 가게를 철거하겠다는데 우리가 막을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 『그러나 주민들이 이곳을 애지중지하느니 만큼 맥도널드 기업측에 공공의식의 발현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 유럽의 후진국 포르투갈(현장 세계경제)

    ◎경제개혁 힘입어 연평균 4.3% 성장/금융통제로 물가 한자리수 억제/국영기업 민영화… 재정적자 줄여/외국인 투자 문호개방… 5년새 35배나 급증 유럽속의 후진국 포르투갈이 더디지만 안정적인 경제개혁을 통한 변신을 거듭,21세기를 향한 도약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비록 1인당 국민소득 6천5백달러의 경제규모에는 버거운 연 8∼9%의 인플레와 힘든 싸움을 하고 있지만 86년이후 계속돼온 「경제개혁」의 처방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21세기 향한 도약 포르투갈의 경제개혁은 워싱턴의 국제경제연구소(IIE)가 최근 급격한 경제적 변화를 경험한 13개국을 사례연구한뒤 발간한 「정책개혁의 정치경제학」이라는 연구보고서에도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을 만큼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86년 집권한 「테크노 폴」(전문관료집단이라는 의미의 태크노그라트와 정치가인 폴리티션의 합성어)의 대표주자인 아니발 카바코 실바 총리는 금융 및 재정통제를 통해 물가를 한자리로 억제하고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추진,재정적자를 줄여왔다.또 86년 EU 가입후 각종 펀드유치에 나서는 한편 외국인투자의 문호를 개방,42년간의 독재와 공산주의 준동으로 정체됐던 포르투갈의 경제에 새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92년 55억불 유치 국내총생산(GDP)만 봐도 86년부터 91년까지 5년동안 연평균 4.3%씩 증가했으며 92∼93년에는 다소 낮은 2.7% 성장했다.그러나 그 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최고치에 근접했다.노동생산성은 동기간 EU 평균1.8%보다 높은 2.6%씩 꾸준히 향상됐다.같은 기간 실업률도 4%선에 머물러 EU국가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는 86년 1억6천4백만 달러에서 연평균 거의 두배의 성장을 유지,91년에 이어 92년에도 55억달러에 이르렀다.외국인 투자는 사회간접시설을 포함해서 장거리 통신,건설및 광산장비,컴퓨터 주변기기 및 발전설비등의 분야에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막대한 외국인 투자외에도 연간40억달러에 이르는 해외송금 역시 중요한 자금원이 되고 있다. 포르투갈의 변모는 수도 리스본을 중심으로한 남부에서 피부로 느낄 수있다.북부의 오포르투시는 코르크,와인,펄프등 전통산업의 중심지인데 반해 남부의 세투발시등은 새로운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과거 한적한 항구도시 세투발은 제너럴모터스사에 이어 포드사와 BMW가 28억달러를 투자,미니밴 생산공장 및 부품공장을 세운 공업도시로 탈바꿈했다. 현재 포르투갈에 대한 대표적인 투자국은 미국.이동통신회사인 퍼시픽 텔레시스 그룹,공공설비회사인 유틸리 유나이티드사,펩시콜라사등이 수억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포르투갈정부는 외국인투자의 유치와 아울러 국영기업체의 민영화작업을 실시,정부의 부채를 줄여나가고 있다.마르코니 라디오등 국영 장거리통신기업 3개를 「포르투갈 텔레콤」으로 합병,올 연말까지 완전 민영화한다는 계획이다.그러나 이같은 공공부문 대수술은 공무원들의 파업등 부작용도 낳고있다. ○공공부문 대수술 반면에 민간부문에서는 「생존전략」차원에서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수출의 37%를 담당하고 있는 섬유산업은 자사 브랜드 개발과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2∼3년동안 두배로 오른 고임금과 혈전을벌이고 있다.「랠프로랜」「마르코 폴로」등 세계적 상표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생산에 치중하는 섬유재벌 카스트로 페르난데스사가 있는 가하면 원가절감을 위해 생산시설을 포도생산지로 옮기는 포도주생산기업도 있다. 포르투갈은 GDP의 8.5%에 이르는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두자리에 육박하는 인플레,이자율의 상승으로 그동안 낙후를 면치 못해 왔다.그러나 산업의 합리화를 통해 국내기반을 다지고 EU 구조조정기금의 순조로운 유입등이 이뤄진다면 멀지않아 유럽내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기록,유럽단일시장을 향한 전진기지로의 잠재력을 지닌 국가임에 틀림없다.
  • 한미 동북아서 전략적제휴 불가피/21세기위 워싱턴회의 토의 내용

    ◎안보유대 유지속 새로운 경협창출해야/한국과 NAFTA 연계… 계속 검토 필요 한미양국의 정부및 학계,재개인사등 약 70여명이 참석한 「한미21세기위원회」가 18·19양일간 워싱턴에서 창립및 1차회의를 가졌다.국제교류재단(이사장 손주환)의 후원아래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과 미국국제경제연구원(소장 프레드 버거스텐)이 공동주관한 이번 포럼에서는 탈냉전시대의 한미양자관계는 긴밀한 안보유대를 유지하면서도 산업연합(Industrial Alliance)의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는데 대체적인 의견을 모았다.다음은 주제별 토의요지. ◇탈냉전시대의 한미양자관계(주제발표자 김기환한국태평양경협위원장,로런스 크라우스 미샌디에이고대 교수)=한미경제관계가 지금까지의 통상마찰을 불끄는 식으로 전개되어서는 안되며 미국의 기술과 마케팅의 우위와 아시아의 대량생산기지로서 한국의 경제적 위치,지정학적 측면에서 동북아의 중심이라는 이점을 결부시킴으로써 새로운 경제협력을 창출할수 있다. 미국입장에서는 한국진출을 위한 기업환경에 가시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한국측은 중국,러시아,베트남지역에서 기업을 하는데 우리가 비교우위에 있으므로 미국의 기술과 경영을 연결하여 진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한미양국간의 통상마찰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외국인의 투자가 중요하다. ◇태평양지역에서의 새로운 한미관계(주제발표 양수길교통개발연구원장,루디거 돈부시 MIT대교수)=장기적인 세계무역의 자유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아태경제협력체(APEC)를 연결해야 하며 그 방법의 하나로 한국과 NAFTA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특히 한국의 입장에서는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이 주요 강대국으로 등장하고 있어 우리의 생존전략으로서 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에 반해 반대론자들은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이후 국내농업구조조정에도 상당한 자원배분과 시간이 걸리는 처지에 농업,금융,투자,지적재산권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UR보다 더 강도가 높은 NAFTA의 제반규정을 준수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미국도 NAFTA의 확대방안을검토하고 있으나 1차로 남미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한국의 직접적인 NAFTA연계보다는 APEC의 NAFTA와의 연결방안을 연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블록화되는 세계경제의 흐름속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기 어려운 한국으로서는 향후 취할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하나의 대안으로서 계속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국과 미국이 지향해 나가야할 대외정책방향과 목표(주제발표 김경원사회과학원장,로버드 졸릭 전국무부경제담당차관)=한미양국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 대비한 대응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미국은 유럽과 본토에서의 군축에도 불구하고 한국및 아시아지역에서는 미군의 감축이 상당기간 없을 것이다. 남북한통일에 대한 한국의 기본입장과 그 한계점이 경제적 측면에서 주로 검토되고 있으나 민족적,문화적,정치적 측면도 중요시되어야 한다.특히 통일이후의 한미관계연구가 필요하며 통일이후 정치경제적 조정을 위해 미국이 국제적 조정자역할을 할수있으며 일본,중국등과 협조하고 통일비용의 충당을 위해 미국이 IMF,세계은행,ADB,GATT,APEC등과 협조를 위해 중재할수 있을 것이다. 클린턴행정부출범이후 미국의 대외통상정책방향은 다자주의(우루과이라운드),지역주의(NAFTA),일방주의(301,슈퍼301조)를 동시에 채택함으로써 상대국에 대한 통상압력을 가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미국은 과거에 비해 국제무역의 의존도가 높아진데 일부 이유가 있으나 최근엔 미국시장을 막는 반덤핑조치를 축소하는 대신 상대방 시장을 개방함으로써 무역의 자유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 301조는 곧 행정명령으로 발동이 된다해도 일본처럼 시장이 폐쇄된 특정국가를 겨냥하는 것이므로 한국에 「불똥」이 튀는 일은 없을 것이며 일본이 개방을 하면 건설분야에서의 한국진출이 가능할 것이다. 탈냉전시대의 동북아에 있어 한미양국의 이해일치는 이 지역의 안정된 세력균형에 있다.이를 위해서는 한미양국이 안보측면에서는 물론 경제적 측면에서도 전략적 제휴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 오가와 농산가공 콤비나트(일본농업탐방:7)

    ◎농협과 대기업 손잡고 농촌경제 살렸다/농촌서 노동·재료 대고 기업선 제조·판매/2만5천평에 11개업체 입주… 반찬류 등 가공품 8백여가지 생산 농협이 대기업과 손잡고 지역농촌경제를 살렸다.연간소득이 지금은 3백억엔을 넘었다.농촌마을에 농산물가공공업단지를 만들어 이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의 본토와 시코쿠(사국)지방을 연결하는 세토대교(뇌호대교)를 지나 시코쿠 가가와현(향산현)의 다카마쓰(고송)남쪽에 있는 「오가와(대천)농산가공콤비나트」는 2만5천평에 11개 기업이 들어서 있는 대규모 농산물가공공업단지.이곳 오가와농협이 지난70년 이들 기업을 유치해 공업단지를 만들었다.20여년전 당시로서는 일본내에서 상상도 하지못했던 공업단지구상이었다.기발한 아이디어가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경우로 손꼽히고 있다.당시 국회에서조차 반대할 정도로 논란을 빚었으나 지금은 일본정부가 앞장서 이같은 콤비나트조성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그정도로 공업단지발상은 앞선 것이고 인정을 받고있다. 이 콤비나트에서는 각농가에서 생산한농산물을 가공해서 전국의 시장에 내다팔고 있다.농가를 대신해 농협이 노동력과 원재료를,기업이 제조와 판매를 맡고있다.모두 8백50여명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가공품은 모두 8백여가지에 달하고 있다.각종 반찬류를 비롯해 10여가지의 만두·냉동우동·햄·소시지,각종 우유제품등 다양하다.이들 제품생산을 위해 농가는 원료로 쓰이는 양배추와 양파를 대량 생산하고 많은 돼지를 키우고 있다.처음에는 닭도 키웠으나 요즘은 경쟁력이 떨어져 그만두었다. 생산지 산물을 가공하고 있어 신선한 재료구입이 손쉽고 유통경비가 적게 드는데다 조합원들의 공장취로까지 가능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다.농산물은 철저히 계약재배하고 있어 농가에서 손해를 보는 일이 없고 가격도 보장되고 있다. 이곳 입주기업의 환경,식품위생,경비등 시설의 운영관리를 맡고있는 협동조합 오가와농산가공콤비나트의 야마시타 다이시(산하태사·50)상무는 『농협이 햄공장이나 식품가공공장을 갖고있는 곳은 전국에 많으나 이곳과 같이 대기업과 손잡고 생산하는 시설은 현재까지도 이곳 뿐』이라고 말했다. 이 콤비나트는 마쓰하라 다카이치(송원륭일·62·전조합장)당시 전무의 아이디어로 이루어졌다.이 지역도 예외없이 일본의 농촌이 안고있는 과소화현상에다 일거리가 없게되자 해결방안의 하나로 3개의 마을에 있는 7개의 농협을 1개의 광역농협으로 합병했다.최근들어 일본에서 농협의 합병문제가 경쟁력확보를 위한 조치로 구체화되고 있으나 당시에는 없었다.지난 65년의 일이다. 총면적 1백3㎦에 조합원수는 4천3백여명(총인구 2만6천명),출자금 9억6천만엔으로 규모로 보면 일본내에서 보통농협의 수준이다. 합병을 끝낸뒤 농협은 첫 사업으로 농촌구조개선에 나서 관내농지의 기반정비사업을 벌였다.여기에는 농림수산성의 보조금 10억엔을 활용했다.서로 떨어져 있는 토지를 각농가가 교환토록 하고 흙만들기와 함께 집출하시설도 갖추었다.그뒤 이콤비나트를 조성했다. 콤비나트는 제2차 농촌구조개선사업 보조금 32억엔으로 4년걸려 완성한뒤 부분적으로 필요에 따라 개조해왔다.이곳에서는 처음부터 지역농산물을 사용해서 되도록 많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을 가공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관련회사및 기술을 유치했다.이로인해 이곳에서 많이 생산하고 있는 양배추를 쓰는 제품이 나왔고 특산품이 됐다.만두가 그것이다.만두하면 이곳제품이 첫손으로 꼽힌다.만두를 만들기 위해 돼지를 키우고 도살장도 콤비나트안에 따로 갖고있다.『이곳 만두가 맛있는 것은 신선한 양배추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냉동기술이 우수한 때문』이라고 야마시타씨는 말했다.「아침에 만든 것을 그날 하오 도쿄에서 만들때맛 그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만두의 자랑이다.처음에는 실패도 여러번 겪었으나 냉동순간에 얼려버리는 기술로 금방 만든 것 같은 맛을 낼 수 있게 됐다.하루에 이곳에서 소비되는 농산물만도 엄청나다.양배추와 양파가 다같이 하루 15t이고 돼지는 많을 때는 하루에 6백마리가 소요된다. 이곳에 입주해있는 11개회사는 모두 대기업들이다.아지노모토 냉동식품을 비롯,에스식품·다카마쓰햄·후지후지등 제조업체와 관련기업들이다.전국각지로의 운송포장은 이들 관련 기업이 맡고있다. 입주기업의 하나인 (주)후지후지를 보면 지난70년 첫해에 이곳에 입주해 매일 1백만개의 만두를 생산해 오사카(대판)지역에 팔고있다.자본금은 16억5천만엔으로 이 가운데 9천만엔은 오가와농협에서 출자했다.지난 92년 22억엔어치를 팔았다. 또 이곳에 가장 먼저 입주한 다카마쓰햄사는 일본햄의 형제회사로 햄·소시지 제조회사.매일 돼지고기 10t과 햄·소시지 5t,반찬류도 5t을 생산하고있다.종업원은 1백34명,지난 92년 판매고는 42억엔이다. 아지노모토 냉동식품회사는 조리냉동식품의 제조판매회사.새우튀김,치즈햄버거등을 주로 만들어 지난 92년 96억엔의 판매고를 올렸다.냉동공장으로는 일본에서 손꼽힐 정도로 이곳 공장이 크다.종업원은 3백90명으로 많은 편이다. 공장내부의 사진을 찍자고 부탁하자 회사의 제조기밀이 새어나간다고 거절한다.설치기계가 이 회사만이 갖고 있는 것이어서 사진이 나가면 제조과정을 금방 알수 있게된다는 얘기다. 다카마쓰햄의 후지하라 히데오(등원수남·50) 공장장은 이콤비나트에는 시설이나 운영 모두에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지랑한다.쌀산지나 축산단지가 아니어서 우루과이라운드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그저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가공해서 팔기만하면되고 또 이미 판로도 확보돼있어 걱정이 없단다. 야마시타 상무는 『올해안으로 이곳에 학교급식을 위한 밥과 빵공장이 하나 더 들어선다』고 말했다.지금까지 학교급식은 당국에서 해왔으나 이를 민영화함에 따라 이곳 농협이 맡았다.7억엔을 들여 공장을 짓기로했고 또하나의 회사를 유치하거나 입주해있는 관련회사가 운영토록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 흡연과 질병/담배연기엔 독성물질 4천여종포함(최선록 건강칼럼:6)

    요즈음 국내의 많은 기업체들은 사무실이나 작업장내에서 종업원들의 흡연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심지어 금연장소에서 담배를 몰래 피우다가 들킨 사람은 교양없는 사람으로 취급받거나 전체사원의 공적으로 공공장소에의 접근조차 금지시키고 있다. 해마다 전세계 인구 가운데 약2백50만명이 담배에 의한 질병으로 사망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3만여명이 흡연때문에 생긴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결국 국내에서 흡연에 의한 사망자수는 1년동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 1만3천명의 약 2.3배에 달하는 셈이다. 담배가 인체에 백해무익한 기호품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있다.이는 담배연기속에 약 4천여종의 독성물질이 들어있는데 대표적인 유해물질은 타르,기체성분,그리고 니코틴을 들 수 있다. 보통 담배진이라고 불리는 타르속에는 20여종의 강력한 발암물질과 각종 독성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기체성분으로는 혈액의 산소운반 능력을 감퇴시켜 만성저산소증을 일으키는 일산화탄소를 비롯,나이트로스 아민계,포름알데히드·산소화 시안,산화질소·암모니아·하이드라진·염화비닐·우레탄등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아편과 거의 같은 수준의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니코틴은 일단 담배맛을 본 사람에게 인이 박히게 하고 신경을 마비시키며 말초혈관을 수축시킬 뿐 아니라 맥박을 빠르게 하고 혈압을 높이는 화확물질이다.또한 혈액내에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고 소화성 궤량을 일으키며 내분비 계통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킨다. 담배를 장시간 습관성으로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 보다 심근경색증에 3배,뇌경색에 걸릴 확률이 2배나 높다.또 혈액순환이 안되어 발끝부터 썩어가는 버거씨병과 동상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한편 흡연자는 비흡연자 보다 폐암 발생확률이 6∼9배,구강암 발생은 13배나 높고 이밖에도 방광암·식도암·간암·위암등의 발생도 흡연과 깊은 관련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만들어 내는 담배연기는 본인 뿐 아니라 비흡연자가 들여마심으로써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큰문제가 된다.담배끝에서 직접 나오는 생담배 연기는 흡연자의 폐속에 들어갔다 나온 연기보다 독성 성분이 2∼3배 가량 더 들어있다. 앞으로 작업장이나 사무실및 휴게실에서 흡연자의 담배연기로부터 비흡연자가 건강상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또한 담배는 반드시 지정된 흡연실에서만 피우되 공공장소나 시설,버스·전철·기차등 대중교통시설에서는 금연을 법제화 시켜야 한다.
  • 총리실 직원 첫 “전지토론”/강화서 1박2일/조직 업무개선책 도출

    국무총리 비서실에 28일 별일이 다 벌어졌다.난생 처음 1박2일 일정으로 강화도로 떠난 것이다. 이흥주비서실장부터 사무실 여직원,운전기사에 이르기까지 총리비서실에 적을 두고 있는 62명 모두가 함께였다. 「터놓고 얘기합시다」­「대화의 광장」이라고 이름붙인 이번 행사는 평소 상하직원 사이에 사무실에서 나눌 수 없는 얘기들을 밖에 나가 진솔하게 나눠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격식없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가운데 불만이 있으면 털어놓고,총리실을 위한 발전방향이 있으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보자는 것이다.물론 새해를 맞아 단합을 도모하자는 뜻도 들어 있다. 어느 조직에서나 있을 법한 이 행사가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모임의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이 다름아닌 이회창총리인데 있다. 감사원장 시절에도 즐겨 하급직원들의 얘기를 듣곤 하던 이총리였다.그런 그가 취임후 가장 경계하고 있는 것은 정식계통을 밟아 올라온 보고서가 안고 있는 함정이다. 실·국장등 간부들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칫 윤색되는 가운데 생생한 목소리가 파묻힐 가능성이 있음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행사에서는 토론된 내용을 각 실의 사무관(5급)들이 직접 정리해 총리에게 보고한다. 가급적이면 보고서가 매끄럽지 않기를 이총리는 바라고 있다. 이날 의전·정무·공보·총무등 4개 비서실로 나눠 열린 토론은 주제나 형식을 정하지 않고 진행됐다.국제화시대를 맞아 바람직한 공직자의 자세를 얘기해 보자는 「대외용」주제는 정했다.하지만 이런 거창한 것보다는 사소하지만 평소 근무하면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털어놓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보다 자리를 뜻깊게 하리라는 생각들이다. 얘기하기 편하게 사회는 과장(4급)들이 맡아보았고 평소 지시에 익숙해 있던 비서관과 국장들은 이날 주로 부하직원들의 얘기를 듣는 입장에 서야 했다. 한편 총리실의 한 고위관계자는 『내부행사인데 뭘…』하면서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다소 부담된다는 표정을 지었다.나름대로는 상하간의 벽을 허물기 위한 작업이지만 평가는 뒤에 결과를 통해 받고 싶다는 뜻이다.기대에 찬 언론보도에 다소 버거워 하고 있는 이총리의 심정과도 비슷하다.
  • 미 유일 전국지 「USA투데이」 창간 11년만에 첫흑자

    ◎1면 컬러인쇄 등 지면쇄신 주효 미국의 「맥도널드신문」이라 불리는 유에스에이 투데이지가 발간된지 11년만에 적자에서 흑자경영으로 돌아섰다. 10년동안 6억달러의 손실을 낸 투데이지는 지난 한해 3억6천7백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1천3백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미국에서 유일한 전국지인 투데이지는 신문의 얼굴인 1면을 과감하게 컬러로 인쇄하고 기사는 모두 짤막하게 쓰는 대신 도표나 그림·사진을 많이 써 종합일간지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패스트푸드인 맥도널드 햄버거처럼 언제 어디서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신문인 셈이다. 이같은 투데이지의 파격적인 편집은 보수적인 언론계시각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을 사로잡아 미국인들의 생활 필수품 중의 하나가 됐다. 획일적인 편집방식을 고집하던 신문들이 하나둘씩 투데이지를 따라 고품질의 컬러인쇄를 시작하고 그래픽을 도입했으며 기사나 사설은 짧게 만들고 뉴스의 요점만 뽑아 단신란을 만들고 있는 추세다. ABC집계에 따르면 80년대 중반이후 가장 부수가 많은 신문의 하나인 투데이지는월∼목요일에는 1백50만부,금요일에는 호텔·비행기등에 배포되는 분량을 추가한 1백90만부씩을 각각 발행한다.주말판은 월 스트리트저널 다음으로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다. 이같은 통계와 전국적인 인쇄·배달망 때문에 투데이지의 광고인기는 날이 갈수록 치솟는다.지난해 스포츠,생활면등의 첫 페이지 위쪽 조그만 귀퉁이에 광고를 모집한 결과 노스웨스트 항공사,리글리 껌회사등이 이곳에 2백30만달러씩이나 지불해 언론기업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지의 사장 토마스 컬리는 『일단 참신한 아이디어를 개발한데다 다른 신문들이 전혀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상업적인 성공」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 오는 손님 즐겁게… 마음 묶도록(박갑천 칼럼)

    과문불감이라는 말이 「맹자」(맹자:진심하)에 보인다.공자가 한 말로서 『내 문앞을 지나치면서 찾아와 주지 않아도 별로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있다면 그건 향원뿐』이라면서 나온다.「덕의 적」인 향원은 군자인 척하면서 도덕을 해치는 사람들을 가리키고 있다. 이 글에는 내집 앞을 지나가면서는 당연히 내집엘 들러주어야 한다는 반의가 곁들인다.옛사람들의 생각이 그러했다.어떤 집이건 손(객)의 발길이 끊긴다는 것은 그집에 정이 끊기고 덕이 끊기는 것을 뜻했다.그런 집의 주인이라면 더불어 사귈 만한 상대가 못된다.그같은 낙인이 안찍히기 위해서라도 내집에 오는 손님에 대해서는 서운한 생각이 들지않게 마음을 쓴 우리네 조상들이었다. 이런 경우도 있을수 있다.가난하지만 체면은 차려야 할 집에 손님이 왔다.때가 보릿고개이기까지 하다.보릿고개란 보리가 익기까지의 늦봄 절량기(절양기)로서 굶어죽는 이가 나오기도 하는 「어려운 고개」이다.온식구가 죽을 먹으며 넘길양으로 아껴둔 양식이 달랑달랑하다.하지만 그 양식으로 손님에게는 「밥」을 지어 사랑으로 내가고 집안식구들은 죽으로 끼니를 때운다. 손님 또한 그 사정을 알고도 남는다.자기도 겪은바 있는 터이니까.밥을 다 먹지 못하고 남긴다.죽차지도 제대로 못할 「부엌사람들」생각하면서이다.『손은 갈수록 좋고 비는 올수록 좋다』는 속담이 나온 뜻을 알만해진다.할수 없이 들른 손님인 줄은 알지만 치르기 버거운 현실을 말해주는 속담 아닌가. 오늘의 눈으로 염치없어 뵈는 이런 손님도 무과난문(무과란문:좌전소공19년)은 알았다.집안이 어수선하고 혼란하며 눈치하는 사람의 집에는 들르지 않은 것이다.그래서 손님 끊기는 집은 곧 가운끊긴 것으로 이해되었다.그러니 손님 끊긴다는 것보다 큰 치욕과 불명예도 없었다고 할 것이다.비록 조반석죽일망정 내집에 온 손님은 마음편하게 묵고 갈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전통사회의 마음이었다. 올해는 「한국방문의 해」이기도 하다.나라가 나서서 손님을 치르겠다고 한 해로서 4백만명을 유치할 목표 아래 여러가지 행사도 벌인다.이 손님은 물론 대가 없이 정으로만 오고간옛날의 손님과는 다르다.또 옛날과는 달리 많이 올수록,많이 묵을수록 좋은 손님이기도하다.하지만 잊지 않아야할것은 손님을 생각하는 옛사람들의 마음가짐이다.와서 즐겁고 돌아가서도 한국의 체취를 못잊게 하는 친절과 구경거리 마련이 중요하다.『미녀는 문밖에 나오지 않아도 많은 사람이 만나보길 원한다』(묵자:공맹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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