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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하락·금리인상 이중고 住테크족 빚갚기 ‘비상’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마저 들썩이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자들이 선제적인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일본처럼 급격한 부동산가격 하락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담보가치(집값) 하락과 금리 상승이라는 두가지 악재가 동시에 겹칠 경우 가계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금리 6%대 전망 17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16일 현재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평균 연 5.94%다.9월 넷째주에 5.37%까지 내려가 ‘바닥’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추세다.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경기가 내년에 회복된다고 해서 당장 금리를 인상할 계획은 없다.”며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금융권은 금리상승을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한 시중은행 명동 지점장은 “내년에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게 일선 지점장들의 대체적 견해”라고 전했다.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에 금리가 6%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값은 정부의 ‘10·2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한달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1%P 오를때 가계전체 이자부담 3조 증가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가계빚은 9월말 현재 약 440조원이다.가구당으로 치면 2921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다.이 가운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24조원,내년에 30조원이 만기가 돌아온다.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가계 전체의 이자부담은 3조 4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여기에 집값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담보가치가 떨어져 은행권의 대출상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재경부 당국자는 “은행권이 집을 담보로 빌려준 대출금이 집값의 평균 70%이기 때문에 앞으로 집값이 30% 이상 떨어지지 않는 한 급격한 대출회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이 당국자는 그러나 “금리 상승에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빚을 줄여나가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고종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빚을 얻어 집을 산 사람과 은행빚을 얻어 여러 채의 집을 구입한 이른바 주(住)테크족들은 대출부실 위험에 이미 노출돼 있는 상태”라면서 “수적으로는 소수이지만 이들로부터 시작된 가계대출 부실이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출기간 10년 넘는 모기지론으로 갈아타는 게 상책 국민은행 임영신 지점장은 “금리가 낮을 때는 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재테크 수단중 하나이지만 향후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은 빚을 줄여나갈 때”라고 조언했다.임 지점장은 “기존 주택담보대출 고객들은 내년 3월께 정부가 선보일 예정인 모기지론으로 갈아타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모기지론은 대출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고,고정금리에 소득공제 혜택까지 주어진다. 우리은행 신용정책팀 조용흥 부장은 “집값이 최근 떨어졌다고는 해도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아직도 소폭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가계대출 부실을)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을 감안해 개인들도 선제적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경기회복이 지연되면 소득이 늘지 않아 이자부담 상승분이 버거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안미현 김유영기자 hyun@
  • [나의 건강보감]조정래 작가

    어김없이 그는 두알의 가래를 쥐고 있었다.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앞 찻집 다솔에서 담소를 나눈 4시간 내내 그는 양 손을 번갈아가며 가래를 굴렸다.‘까락까락’거리는 맑은 가래 소리가 어쩌면 목어(木魚)가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도 같았고,또 어찌 들으면 훈풍에 실려와 졸음의 끝에 닿는 풍경소리와도 같았다.호두를 닮은 바로 이 두알의 가래에 그의 문학적 열정과 고통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한참 ‘아리랑’을 집필할 때,사단이 벌어졌다.일단 작심하면 좌고우면하는 법없이 외길로 내달아 끝을 보는 성미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글을 써나갔다.그러나 그게 문제였다.너무 무리하게 글쓰기에 매달리는 바람에 그만 오른팔 관절이 어긋나고 만 것.“처음엔 어깨 관절 부위가 아프더니 이내 어깨며 팔,손등까지 마비되는 거에요.글 쓸 일이 태산인데,큰일났다 싶더라구요.그래서 한의원을 찾아 침도 맞고 했지만 완치가 안돼요.그랬는데 한의사가 제게 이걸 권해요.‘설마…’하고 시작했는데,세상에 가래 주무르는 게 내 글쓰기의 구원이 될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그날 이후,그는 손에서 가래를 놓지 않는다.처음 손에 쥐어 7년쯤 주물렀던 가래 두알은 전북 김제의 ‘아리랑 문학관’에 전시돼 있고,지금 것은 연전 전남 장흥의 독자가 선물한 것이다. ●7년 주물렀던 ‘가래' 아리랑 문학관 전시 작가 조정래(61).문단에서는 그를 두고 ‘한국문학의 정신이자 지조’라고들 말한다.그만큼 외롭고 치열하게 그가 숨쉬는 시공(時空)을 싸워서 헤쳐왔으며,이렇게 일군 그의 문학이 도저(到底)하고 웅숭깊어 정치가,역사가도 이루지 못한 우람한 산 하나를 빚어 놓아서다.어두운 시대,금기의 빗장을 벗겨 낸 ‘태백산맥’이 그렇고 ‘아리랑’과 ‘한강’이 그렇다. 그러나 이런 성취가 거저 주어졌을까.지난 83년 ‘태백산맥’의 집필을 시작해 지난해 ‘한강’을 마무리할 때까지 22년동안 물경 5만장이 넘는 원고지를 오로지 육필로 빼곡하게 메웠다.오죽했으면 집필실을 ‘글감옥’이라고 불렀으며,당초 그가 맘먹은 글편을 마무리한 뒤에는 “이제야 20년 글감옥에서 출옥했다.”고 토로했을까.그만큼 글쓰기는심신을 갉아대는 버거운 중노동이었다.“태백산맥의 원고를 모두 쌓아놓고 사진을 찍을 때 자꾸만 눈물이 쏟아졌다.”는 그의 말은,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룬 성취감이기도 하겠거니와 영혼의 고독과 육체의 고통을 한꺼번에 이겨낸 한 인간의 눈물겨운 고백 아니겠는가. 그 스물 두해 동안 그는 상상을 절하는 갖가지 직업병과 싸워야 했다.글을 써내야 하는 오른 어깨가 통째로 마비되는 아픔이 가장 치명적이었지만 위궤양과 기침병,둔부의 종기도 그의 ‘장정(長征)’을 위협한 장애였다.이 가운데 위궤양은 지난 90년 취재여행중 중국에서 병증이 나타나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거치는 동안 줄곧 그를 괴롭혔다.“의사 말이 글 쓰는 동안에는 못고칠 병이랍디다.아니나 다를까 아리랑을 끝낼 때까지 다섯 번이나 도졌는데,나중에 담배 끊고,섭생을 잘해 이겨냈죠.” ●글쓰기 22년… 위궤양·기침병·종기 시달려 기침병도 그를 옭아맨 고통이었다.의사의 진단은 ‘누적된 과로’가 원인이었는데,기침 때문에 자리에 누울 수도 없었다.“지금도 기침에는공포감을 갖고 있어요.소설 연재는 시작됐는데,밤잠을 못이루는 고통을 생각해 보세요.두어달 소파에서 앉은 잠을 잤지요.지금 이만큼 나아진 것도 천행입니다.”게다가 둔부의 종기도 그의 발목을 거머쥐었다.“공중에 선반을 매달아 놓고 서서 글을 썼다는 다산의 고백이 이해가 됩디다.결국 하나가 말썽을 부렸는데,나중엔 하는 수 없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수술을 받았어요.”이처럼 왜곡된 세상의 편견과 싸우는 일방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하려고 드는 병마와도 싸워야 했던 그의 건강이 가래 만으로 담보될 리가 없다.가래와 함께 그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는 맨손 체조로 참담한 병마를 떨칠 수 있었다.대하소설 ‘태백산맥’은 이런 산고를 겪으며 태어났다. 그를 얘기하자면 산도 빼놓을 수 없다.요즘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을 오른다.주로 집이 있는 분당에서 출발해 너댓 시간 산을 타 남한산성의 정상에 오른다.아내 김초혜 시인과 함께 산을 타며 자분자분 세상일을 얘기하는 일은 즐거운 도락이다.때로는 집 근처 야트막한 야산을 타며 명상에 빠지기도 한다.이런 시간이 정신을 추스리는 충전의 짬이기도 하지만 산의 굴곡을 따라 오르내리는 일은 건강에도 그만이다.‘태백산맥’ 이래 지리산에 들면 혼령과 정담이라도 나눌 것같은 그가 아닌가.아니나 다를까 그는 산중에서도 지리산을 으뜸으로 쳤다.“지리산은 좋은 산이에요.살이 깊어 뼈가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깊고 따뜻하죠.산,특히 지리산에 드는 일은 인내가 필요합니다.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4박5일은 걸어야 하는데 견딤을 투자하지 않으면 깊은 맛을 못느끼거든요.” ●매일 맨손체조·등산도 ‘병마 떨치기' 일조 역사(役事)를 치르는 동안 참혹한 심신의 피폐를 겪었지만 그는 지금 흔한 성인병조차 모르고 살 만큼 건강하다고 했다.그러나 정작 부러운 것은 그의 몸보다 정신이었다.“우리 민족의 정신건강이 걱정입니다.병폐야 많지만,영어 배우라며 자녀들 내모는 사람들 보면서 광태(狂態)를 느껴요.이거 문화적 식민을 자처하는 일입니다.민족의 얼인 나랏말 제쳐두고 그렇게 해서 좀 잘되면 뭐하고,좀 잘살면 뭐합니까.슬프기도 하고 위기감도 느껴요.” 노고가 끝나지 않았을까.다시 태어나도 ‘글예술’을 하겠노라는 그는 문신처럼 손끝에 밴 여적(餘滴)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대하소설은 못써요.지금 준비중인 연작소설은 사회주의 몰락의 저변을 파헤친 것인데,우선 실천문학 겨울호에 상당한 분량이 실릴 겁니다.”그래도 세상은 희망이다.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공평을 상징하는 여신 ‘아스트라이아’의 천칭으로 이 시대를 저울질하는 그가 있으므로. 심재억기자 jeshim@ ■‘가래' 건강법 호두처럼 생겼지만 씨알이 크고 굴곡이 깊은 과실이 가래다.그 가래를 주물러 병고를 덜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조정래 작가는 지금도 자는 시간 말고는 손에서 가래를 놓지 않는다.양손으로 가래를 굴리다가 때로는 뾰족한 가래 머리로 손바닥이나 발바닥의 경혈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는 “이걸로 내 어깨를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손바닥에 우리 몸 전체의 경락이 모여 있고,특히 손가락 끝의 감각기관은 뇌와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우리가 향유하는 문명이라는 것도 기실은손이 이룬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 여기에다 맨손 체조도 그의 일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하루 중 아침과 점심 후,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세번씩 한 동작을 두번 되풀이해 맨손체조를 하는데,하찮게 여겨 대충 하려고 들지 말고 정성을 쏟아 해보세요.시간이야 5분에 불과하지만 금세 더운 땀이 몸에 뱁니다.”그의 맨손체조는 예전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필요한 몇몇 동작을 더한 것이다.“한창 태백산맥 집필할 때,어깻죽지에 통증이 왔어요.마치 등판이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깨지는 듯한 고통이었어요.두드리고 주물러도 안돼요.그때 맨손체조를 시작했는데,불과 열흘 만에 변화를 느꼈어요.”그렇게 어깨 통증을 이겨낸 뒤 하루도 체조를 거르지 않는다.외국 여행중 비라도 내릴 양이면 호텔 현관에서라도 체조를 했다. 까다롭지는 않지만 섭생에도 ‘조정래식’이 있다.야채,된장쌈밥과 매운탕과 구이 등 생선음식을 즐기며,밥은 작은 한 공기가 정량인 소식이다. 대신 육식은 일주일에 1번 정도 먹을 뿐이다.이 원칙을 20년이나 지켜왔다.‘태백산맥’을 집필할 때까지는 커피도 꽤 마셨지만 지금은 녹차가 그 자리를 대신해 하루에 12∼13잔씩 마신다.술도 두주불사였으나 역시 ‘태백산맥’ 집필에 들면서 주색잡기를 금기사항으로 규정,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부터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도원아이한의원 이정언 원장은 “손은 동맥과 정맥이 교차할 뿐 아니라 경혈이 많아 가래나 둥근 공을 자주 주무를 경우 혈행을 개선할 뿐 아니라 경혈을 자극해 운기(運氣)를 돕기 때문에 작가 등 팔을 많이 쓰는 직업인에게 맞는 운동법”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 “공부보다 봉사가 더 소중”자원봉사 대통령상 서울 온곡중

    최근 경기도 양주시 삼숭동 나루터 공동체.천보산 기슭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사회복지시설인 이곳에 낯익은 친구들이 찾았다.서울 상계동 온곡중 학생과 학부모,교사들이었다.14세부터 50대 중반까지 30명의 정신지체 장애우들의 쉼터는 친구들의 방문에 활기를 얻었다.한겨울 산의 정적은 즐거운 소란으로 기분좋게 깨졌다. 매월 한 차례 찾는 친구들의 방문에 이곳 가족들의 얼굴에는 벌써부터 장난기가 어렸다.이선영(20·여)씨는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마중을 나왔고,김정룡(33)씨는 어눌한 말투로 그동안의 안부를 물었다.평소 또래 여학생들을 따르는 박상인(13)군은 여학생이 한 명만 온 것을 알고 시무룩해졌다. 이곳을 찾은 친구들은 모두 21명.온곡중 3학년 학생들과 학부모,교사들이다.준비해온 햄버거와 과일을 나눠먹으며 그동안의 일들을 화제로 얘기를 나눴다.어느새 방 안은 훈훈한 온기로 가득 찼다.장애우 이승훈(33)씨는 신이 나서 만화주제가를 부르기 시작했다.운동장에서는 축구가 한창이었다.2인 1조로 벌이는 경기로,얼굴은 함박웃음이었다. 3학년 소민성(16)군은 봉사활동에 시간을 뺏기지 않느냐는 질문에 “시간을 조금만 투자하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며 웃어보였다.엄마와 함께 찾은 차승형(16)군은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봉사활동이라는 데 엄마와 의견일치를 봤다.”면서 “졸업한 뒤에도 봉사모임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이곳을 찾은 학생들은 모두 ‘좋은 친구들’이라는 교내 동아리 회원이다.부모와 교사도 참여한다. 현재 온곡중 내 봉사동아리는 모두 12개.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나 교사들만 활동하는 동아리도 운영하고 있다.내용도 헌혈 캠페인,숲 가꾸기,장애노인 목욕,보육원 위문 등 다양하다.동아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여러 봉사활동 중 직접 하나를 골라 참여한다. 학교에서는 교육과정에 봉사활동을 포함시켜 봉사를 위한 기초교육과 각종 행사를 지원한다.이를 위해 학부모지도봉사단과 학생봉사활동운영위원회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학생과 학부모,교사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취지다. 봉사활동이 전교생에게 생활화되면서 학교 생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사춘기를 맞아 학교생활에 싫증을 느끼던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성격이 한층 밝아졌다.아이들 걱정만 하던 부모들은 자녀와 함께 참여하면서 걱정도 덜고 보람까지 얻었다.학부모 최영두(42·여)씨는 “아이와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늘다 보니 속마음까지 열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며 뿌듯해했다. 학부모 김종미(43·여)씨는 “부모가 함께 참여하면서 아이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어 좋았다.”면서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별도의 봉사모임을 만들어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학생과 교사,학부모가 모두 참여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온곡중은 최근 사단법인 한국시민자원봉사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자원봉사 대통령상 학교로 선정됐다. 양주 김재천기자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佛 젋은이들 “”미국식이 좋아””

    이라크전을 거치며 프랑스는 전세계 반미주의의 선봉에 선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파리의 젊은이들은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미국의 랩 음악을 들으며 맥도널드에서 코카콜라를 마시고 빅맥을 맛있게 먹는다.이들이 즐겨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목이나 광고문구에서도 영어를 그대로 사용한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계기로 명백하게 드러났던 프랑스 지식인들과 지도층 사이의 반미정서와는 판이한 현상이다.이들에게 미국식 대중문화에 대한 거부감이란 거의 없다.정치는 정치고,문화는 문화인 것이다.물론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샹젤리제에 있는 음반전문 매장 버진스토어에서 만난 다비드(20)는 미국의 랩 음악을 즐겨 듣는다.다비드에게 좋은 음악을 꼽아 보라고 하자 에미넴,알 켈리,피프틴센츠,스놉독 등 미국의 랩가수들 이름이 술술 흘러나온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미국 스타일의 점퍼에 청바지,야구모자,굵은 금목걸이에 농구화를 신고 있다.이렇게 갖춰 입는 데 적지않은 돈을 썼을 것이 확실하다. 미국 마이애미·시카고·뉴욕·로스앤젤레스 등을 여행한 적이 있다는 다비드는 “스포츠건 음악이건 모든 분야에서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의 나라가 미국”이라며 “이라크 사태를 계기로 정치인들이나 지식인들 사이에서 미국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미국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기는 했지만 나는 반미감정을 가진 적이 한번도 없다.기회가 되면 미국에 가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스타일’ 선망하는 젊은이들 영어와 프랑스어 2개 언어로 가르치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제라르(16)는 지난 여름방학때 한달 동안 미국에 다녀와 친구들로부터 동경의 대상이 됐다고 자랑한다. 제라르는 “사람들도 솔직담백하고 친절했으며 도시들도 영화나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것보다 실제로 여행해 보니 훨씬 마음에 들었다.”며 “가능하면 미국 대학으로 유학가고 싶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문화의 다양성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매우 관대한 편이다.그렇지만 프랑스 지식인들은 미국문화에 대해서만은 유독 거부반응을 보이며 서유럽 사회의 반미담론을 주도해 왔다. 프랑스와 미국은 2차대전 이전까지 어느 나라보다 우호적인 관계였다.하지만 샤를 드골 대통령이 미국의 패권주의에 반발하며 자주노선을 주창한 이후 프랑스 지식인 사회에서는 반미정서가 폭넓게 형성됐다.코카콜라와 맥도널드 불매운동을 벌인 나라가 프랑스였으며 미국이 유엔의 승인없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개시할 때 초강대국 미국의 패권주의에 정면으로 반발했던 나라가 프랑스였다. 이런 사회·정치적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10∼20대 초반의 젊은 층에서는 미국의 대중문화를 추종하는 성향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GAP·나이키매장 북적… TV선 美시트콤 자국문화 수호를 강조하는 프랑스에서 미국식 대중문화가 범람하고 있다는 증거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파리 시민들의 자존심이라는 샹젤리제 거리에는 디즈니 스토어와 플래닛 할리우드,미국 캐주얼 의류 GAP과 스포츠웨어 나이키,퀵실버 매장이 번창하고 있다. 스크린쿼터제를고수하고 있지만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가 극장가를 점령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이고 안방극장에서는 미국식 시트콤이 판을 치고 있다. 프랑스 텔레비전에서는 엄숙한 토론 프로그램보다는 ‘프렌즈’‘앨리 맥빌’ 등 뉴욕 젊은이들의 생활상을 담은 시트콤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30대의 한 인기 앵커는 퀴즈 프로그램에 나와 ‘프렌즈’의 내용을 소상히 꾀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기도 한다.미국에서 유행하는 리얼리티쇼의 포맷을 그대로 들여온 프로그램이 인기고 ‘스타 아카데미’‘팝스타’처럼 영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많다.요리문화가 발달하고 식도락의 국가로 알려진 프랑스지만 샹젤리제 거리의 맥도널드점에는 언제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미국의 전통적인 축제인 핼러윈데이는 90년대 이후 프랑스 어린이들 사이에 새로운 축제로 간주되고 있으며 크리스마스 못지않은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최고급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는 독신자들이 많은 미국 뉴욕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마켓 데이팅’을본뜬 행사를 열고 있다. 프랑스와 미국의 문화적 대결구도를 다룬 ‘프랑스인,미국인’이라는 책을 쓴 파스칼 도드리는 프랑스의 미국에 대한 모순적인 태도에 대해 “프랑스인들의 미국에 대한 감정은 자존심과 열등감이 복잡하게 얽힌 애증의 관계와 같다.”고 말했다. 정치적·경제적으로 강한 나라가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현실에서 1등국의 지위를 빼앗긴 프랑스의 상한 자존심은 반미감정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체질적으로 미워하는 것은 아니며,내심 부러워하는 것이 사실이라는 아이로니컬한 분석이다. ●문화잠식 우려 목소리도 자본주의를 최우선시하는 미국식 문화가 프랑스 젊은이들의 사고와 일상생활을 잠식하는 데 대해 지식인들은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오랫동안 프랑스가 보유하고 있던 패권국의 지위를 2차대전 이후 급속히 성장한 미국에 내준 것에 우선 자존심이 상하고,예전에는 프랑스어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던 언어였지만 지금은 영어가 세계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달갑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나아가 오랫동안 갈고 닦아온 프랑스의 수준 높은 문화가 ‘천박한’ 미국문화에 밀려 사라질 것을 프랑스 사회는 우려하고 있다. 파리정치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바네사(28)는 “거대자본,대량생산으로 요약되는 미국식 대중문화가 프랑스에 상륙한 것이 최근의 일은 물론 아니지만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무비판적으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프랑스의 문화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문화이기 때문에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지식인들이 젊은 세대의 무조건적인 미국문화 추종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문화의 균형감각이 깨지고 이로 인해 프랑스 문화가 미국문화에 잠식당해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otus@ ■노천카페 낭만 사라지나 |파리 함혜리특파원|길가의 카페에 앉아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앞에 놓고 ‘해바라기’하며 신나게 수다를 떠는 파리지엔들.흰색 앞치마를 두르고 콧수염 휘날리며 커피를 나르는 카페의 가르송(남자점원)들…. 파리 하면 연상되는 이같은카페 풍경에도 ‘아메리칸 스타일’의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동네 카페들이 손님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부드러운 재즈풍의 음악이 조용히 흐르고 현대적이고 깔끔한 실내장식을 한 미국식 카페에는 항상 젊은이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특히 내년 초 미국의 거대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 1호점이 파리 중심가인 오페라대로 26번지에 문을 열면 프랑스 특유의 카페 문화는 급격한 변화를 맞을 것이 분명하다. 스타벅스 열풍은 이웃나라 영국을 점령한 지 이미 오래이지만 카페문화가 발달한 프랑스에는 아직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주변의 카페,바,브라스리(선술집) 등의 반발을 생각해서인지 예고 간판도 없고 소리소문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하지만 새로 생긴 근사한 식당과 카페 등을 찾아내 친구·연인과 함께 시간 보내기를 즐기는 파리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스타벅스의 프랑스 진출이 화제다. 지난 주말 여자친구와 런던 여행을 다녀왔다는 다미앙은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미국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카페 문화를 맛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의 카페나 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쿨한’ 분위기와 엄청나게 큰 컵에 담긴 달콤한 크림커피의 맛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파리에 문을 열면 여자친구와 당장 다시 찾고 싶다.”고 한다.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에 익숙해 있는 프랑스 사람들이 스타벅스의 커피 맛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프랑스 카페에서 보통 커피를 시키면 아이들 소꿉만한 작은 잔에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가져온다.블랙 초콜릿을 곁들여 마시는 에스프레소 커피는 느슨해진 신경을 적당히 자극하기 때문에 피로를 푸는 데 효과적이어서 프랑스 사람들은 식사 후나 오후 시간에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겨 마신다.프랑스 사람들은 아메리칸 스타일의 연한 커피를 우스갯소리로 ‘양말 빤 국물’이라고 하기도 한다. 파리시내의 대형서점 프나크 내에 있는 커피전문점에 근무하는 로라는 “스타벅스 커피가 아무리 맛이 있어도 프랑스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지는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호기심 많은젊은이들의 발길을 모을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프랑스 진출은 맥도널드 햄버거의 진출 당시 못지않게 미국문화 유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거리를 제공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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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백화점은 일산점 의류매장에서 한벌 값으로 두벌을 주는 ‘1+1 상품전’을,수원 영통점에선 스포츠브랜드 리복 전 품목을 50∼60% 할인하는 ‘리복 고객감사 특별전’을 연다. ●농수산홈쇼핑은 5일 오후 2시 ‘알뜰장터 코너’에서 ‘배연정의 오삼불고기'를 판매한다.오삼불고기 800g 6팩(약 4.8kg)+앙시 갈비 2팩(800g) 3만 9900원. ●해태음료는 비타민과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된 ‘비타미노500(사진)’을 출시했다.7종의 비타민과 4종류의 아미노산이 들어있어 영양성분이 강화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100㎖,500원. ●H몰(www.Hmall.com)은 5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숨겨둔 비상금을 찾아라.’ 이벤트를 열고 과납된 자동차 보험료를 조회해 주고 환급받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리아는 쌀을 응용한 제품인 ‘버거짱 시리즈(사진)’를 선보였다.김치·카레·자장 등 3가지맛.단품 2600원,세트 4000원. ●한국 까르푸는 오는 21일까지 삼성 지펠 냉장고와 LG29인치 완전평면 TV 등 고급 가전을 포함한 100개 품목에 대해 특별가에 판매하는행사를 연다. ●지퍼락은 김장철을 겨냥해 뚜껑의 통기구멍을 통해 수분을 적절하게 조절해주는 ‘야채보관용기(사진)’를 출시했다.297×152×95(㎜),7900원. ●남대문 메사는 19일까지 야외행사장에서 ‘크리스마스 기획전’을 진행,미니트리,전구,리스장식,비드장식,리본 등을 30% 할인 판매한다. ●옥션(www.auction.co.kr)은 19일까지 크리스마스트리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66명을 선정,국민관광상품권,해피머니상품권 등을 증정하는 ‘트리짱 옥션짱 이벤트’를 마련했다. ●크레스트는 어린이용 스핀브러시 전동칫솔과 자체 제작한 ‘2004 치아건강 캘린더’를 한데 묶은 패키지를 시판한다.1만 3800원선. ●LG수퍼마켓은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 라이브 콘서트’를 6일부터 매주 토요일과 크리스마스 전야에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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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12월3일까지 ‘인기가전 초특가찬스’를 마련,가전제품을 10∼30% 저렴하게 판매하고 상품에 따라 상품권,가습기,메모리폼 베개 등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비디코리아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제작돼 외부의 강한 충격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스키전용 고글 ‘스키드(사진)’를 출시했다.가격은 15만원. ●마리오 아울렛은 12월3∼7일 ‘마리오 아울렛 결산 빅세일’ 행사를 연다.이 기간동안 기본 10∼30% 할인율에,상품에 따라 최고 30%까지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 ●LG이숍(www.lgeshop.com)은 30일까지 영화 ‘올드보이’ 의상과 소품을 모아 자선경매를 한다.유지태 정장,강혜정 원피스·빨간모자 등 9점.수익금은 구세군 자선냄비에 기부한다. ●삼성몰(www.samsungmall.co.kr)은 카테고리별 대표 인기상품 50여종을 모아 최고 35% 할인판매하는 ‘인기상품 바겐세일’을 12월5일까지 연다. ●코리아텐더는 노트북,핸드폰,디지털카메라,디지털캠코더 등 젊은 층에서 인기있는 상품을 비공개 입찰경매방식을 통해 구매토록 한‘대박경매’ 사이트를 넷마블(www.netmarble.net)에 오픈했다. ●해태제과는 모카크림을 넣은 초코케이크 ‘오예스모카(사진)’를 출시했다.이 제품은 모카크림을 10% 함유해 부드럽고 촉촉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6개입 1500원. ●유니레버코리아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어디서든 간편하게 밀크티를 즐길 수 있는 ‘립톤 밀크티 스틱믹스’를 출시했다.가격은 8개입 2700원,20개입 5800원. ●CJ는 건더기가 살아있는 냉장스프 ‘델리레또 스프 3종(사진)’을 출시했다.고온살균된 액상제품으로 전자레인지에 2분만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다.브로컬리 치즈,양송이,베이크포테이토 세 가지맛.180g 1500원. ●크라운제과는 검은콩,검은깨를 첨가한 블랙 제과 시리즈 ‘美in블랙(미인블랙)’을 출시했다.샌드쿠키,프렌치쿠키,퍼프,롤(이상 비스킷),트위나(미니초콜릿),크런치캔디(캔디) 등 총 6종.1000∼1500원. ●KFC는 새로운 세트 메뉴인 ‘징거 서프라이즈’를 선보였다.100% 닭 통가슴살로 만든 징거 버거와 달콤한 고구마 샐러드,음료가 약 28% 저렴한 가격에구성됐다.3500원. ●맥도날드는 통닭다리 살로 만든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버거’를 출시했다.상하이식 매운 맛과 쫄깃쫄깃한 통닭다리 살이 일품이며 풍성한 야채가 특징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단품 3600원,세트 4900원.
  • 부동산 재테크 ‘마음만 굴뚝?’

    ‘생각 따로,행동 따로’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쏟아냈지만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여전히 부동산을 가장 돈 되는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한다.하지만 실제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은 10명 중 1명도 안 되는 0.7명꼴.아무래도 월급 쪼개가며 사는 직장인들에게 목돈이 필요한 부동산 투자는 좀 버거운 모양이다. 삼성카드가 남녀직원 7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6일 발표한 데 따르면 응답대상의 81.7%가 ‘가장 효과적인 재테크 방법’으로 부동산을 꼽았다.다음은 저축상품(10.9%),증권투자(4.6%) 순이었다. 실제 하고 있는 재테크는 저축상품(63.1%),증권(8%),부동산(7.4%),아르바이트 또는 부업(0.3%) 순이었다.고작 10명 중 1명만이 저축상품을 믿을 만한 투자수단으로 꼽았으면서도 실제로는 6명이나 몰려있는 셈이다.20.4%는 재테크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태균기자
  • [스포츠 라운지]전자랜드 돌풍의 핵 앨버트 화이트

    흑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운동은 역시 농구다.흑인 선수 못지 않게 농구를 잘 하는 선수도 많지만 웬지 뻣뻣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100㎏이 넘는 거구들이 가볍게 날아 슬램덩크슛을 터뜨리거나,190㎝ 이상의 장대들이 현란한 드리블을 하는 것을 보면 농구는 흑인을 위해 만든 운동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03∼04프로농구에는 검은 ‘화이트’ 열풍이 불고 있다.지난달 시즌 시작과 함께 한국에 첫 발을 내디딘 전자랜드의 앨버트 화이트는 ‘흑인 농구’의 진수를 잘 보여주는 선수로 꼽힌다.다소 튀는 모습도 있지만 패스 등 팀 플레이에 소홀함이 없다. ●“코리안 드림 꼭 이룰것” 미국프로농구(NBA) 하위 리그인 CBA와 USBL,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랑스 리그에서 뛴 그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들어봤지만 한국에도 프로농구가 있는 줄은 몰랐다.그는 “지난 7월 시카고에서 열린 한국농구연맹(KBL)의 트라이아웃에서 한국 사람들도 농구를 좋아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 농구에 대한 그의 첫 느낌은 작지만 강하다는 것.특히 림으로 쏙쏙 빨려들어가는 키작은 슈터들의 3점포에 깜짝 놀라곤 한다.그러나 기계적인 플레이는 빨리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감독의 작전에 따라 선수들이 도식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창조적인 농구의 묘미가 죽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직 한국 음식을 먹지 못한다.“이렇게 매운 음식을 먹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그는 햄버거와 피자만 먹고 코트를 휘젓는다. 그렇다고 향수병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지방 원정을 떠날 때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기자기한 풍경에 흠뻑 매료됐다.구단에서 구해준 널찍한 아파트는 TV조차 없던 미국 숙소에 견주면 ‘화이트 하우스’급 이라며 만족해 한다. 그는 ‘신기한’ 한국을 보여주기 위해 7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 키샤 햄비(25)를 최근 초대했다.햄비는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을 돌보는 간호사다.이번 시즌 ‘코리안 드림’을 일군 뒤 햄비와 결혼할 계획이다. ●한국은 나를 인정해준 나라 정규리그 6라운드 가운데 1라운드가 끝난 14일 현재 그는 득점 단독선두(평균 28.33점)를굳게 지키고 있다.파워를 바탕으로 한 골밑슛은 기본이고 외곽슛도 다른 용병들보다 한 수 위다.그러나 그의 진가는 득점이 아닌 어시스트 능력에서 나온다.어시스트는 그동안 득점과 리바운드 싸움에서 용병에게 밀린 토종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그러나 그는 한경기 평균 5.67개를 기록해 4위를 달리고 있다.대다수 용병들이 큰 키와 덩치를 이용해 득점과 리바운드만 신경쓰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변변한 포인트가드가 없어 늘 중·하위권을 맴돈 전자랜드가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는 것도 그의 날카로운 패싱 능력 때문이다. “팀이 경기에서 지면 개인성적은 무의미하다.”면서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보다 팀의 승리가 먼저”라고 말했다.심판의 판정에 불같이 화를 내는 버릇을 고쳐야 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농구 선수들이 그렇듯 그의 꿈도 NBA 무대에 서는 것이다.특히 NBA에서 ‘트리플 더블러’로 명성을 날리는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과는 죽마고우여서 그의 집념은 남다르다.그는 가넷과 함께 미주리주 고교리그에서‘베스트 5’에 뽑힐 정도로 유망주였고,전미대학선수권(NCAA)에서도 빠지지 않는 선수였지만 끝내 NBA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는 “NBA에서 뛰는 날이 오더라도 내 능력을 존중해준 한국을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있는 동안 기량과 추억을 차곡차곡 쌓겠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용병은 지난 1997년 2월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그동안 활약한 외국인선수는 모두 132명. 이 가운데 ‘용병의 힘’을 가장 먼저 전한 선수는 원년 ‘나래 돌풍’을 이끈 제이슨 윌리포드.빼어난 개인기와 두뇌 플레이를 뽐내며 신생팀 나래를 단숨에 챔피언결정전으로 끌어 올려 말로만 듣던 ‘용병 파워’를 실감케 했다.전문가들은 아직도 가장 뛰어난 용병으로 윌리포드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7시즌째 뛰는 조니 맥도웰(모비스)은 용병 역사의 산증인이다.올해에는 체력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지만 초창기 맥도웰은 승리의 ‘보증수표’였다.KCC의 전신인 현대는 맥도웰을 앞세워 두차례(97∼98·98∼99시즌)나 챔피언에 올랐다. 최고의 테크니션으로는 동양의 마르커스 힉스가 꼽힌다.시즌 직전 허리 부상으로 미국으로 돌아간 힉스는 01∼02시즌 정규리그 및 챔피언결정전 우승,02∼03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득점과 슛블록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NBA급 기술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성실성을 바탕으로 나산 골드뱅크 LG 코리아텐더 등에서 활약한 에릭 이버츠,현대와 SK를 우승으로 이끈 재키 존스 등도 기억에 남는 용병이다. 이창구기자 ·1977년 6월 13일 생 ·197㎝,100㎏ ·1999년 미국 미주리대학 졸업,전미대학선수권(NCAA) 평균 16.4득점 8.7리바운드 ·1999년 미국 CBA리그 ·2001∼2002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랑스 리그 ·CBA 02∼03시즌 평균 22득점 7.5리바운드 ·2003CBA리그 올스타 ·2003년 KBL 트라이아웃 전체 2순위
  • 인천경제자유구역 행정공백 법률미비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 지 3개월이 지났다.외자유치 활성화를 통해 경제회복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태동됐지만 산고의 연속이다.외자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법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는가 하면 인천중구청과의 업무조정도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아 ‘절름발이’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점검해 본다. ■‘구역청' 건축허가 지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행정공백 등 개청 초기에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6일 인천 중구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영종·용유도의 건축허가 업무를 경제자유구역청에 넘기면서 이미 구에서 접수한 119건의 건축허가 민원도 함께 이관했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청은 건축허가와 관련된 형질변경 업무를 맡을 담당부서조차 정하지 않아 민원인들이 건축허가가 지연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반면 지적 업무는 아직 구에서 처리하고 있어 민원인들은 경제자유구역청과 중구를 오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 영종도 주민 최모(51)씨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출범한 경제자유구역청이 기본적인 민원처리조차 못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중구에서 맡던 용유도내 불법 포장마차 단속도 덕교동 선착장을 제외한 지역은 경제자유구역청으로 이관됐지만 아직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중구도 경제자유구역청 관할지역과의 형평성을 내세워 적극적인 단속을 미루고 있다.포장마차 단속이 사각지대화되면서 용유도내 포장마차는 지난 7∼8월 집중단속 때(100개)보다 오히려 30여개 더 늘었다. 예산 조달도 문제다.내년도 경제자유구역청 예산은 일반회계의 경우 인건비 64억원과 경상비 44억원,사업비 370억원 등을 합쳐 모두 478억원.시 일반회계 가용재원(2200억원)의 21.7%를 차지하고 있다.특별회계는 도시개발특별회계에서 인건비 37억원,경상비 59억원,사업비 1493억원 등을 합쳐 1589억원이다.재정형편이 좋지 않은 인천시로서는 재원조달이 버거운 실정이다.그러나 재정경제부는 인천시의 내년도 국고보조금을 다른 시·도보다 월등히 적게 배정해 재정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에 부산 9465억원,대구 5056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한데 비해 인천은 3725억원에 그쳤다. 시 관계자는 “인천은 앞으로 3∼4년간 경제자유구역 건설을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하나 별다른 신규 세원 발굴을 기대할 수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관련법 제·개정 난항 인천경제자유구역 운영과 관련된 법령 제·개정이 이해단체의 반발로 난항을 겪으면서 외자유치에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경제자유구역내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이 취득세와 등록세 등 각종 지방세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 상정했다.그러나 함께 올린 ‘농어촌 주택취득에 대한 양도소득세 특례규정’에 대한 의원들간의 견해가 엇갈리면서 법사위에 계속 계류중이어서 법개정이 불투명하다.이에 따라 지난달 30일 인천시와 컨벤션센터 건립에 따른 협약식을 체결한 송도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자인 ‘송도신도시개발 유한회사(NSC)’는 협약과 달리 38억원에 이르는 취득·등록세를 물어야 할 판이다. 외국병원을 유치하기 위한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재정경제부는 외국병원을 세워 내국인에 대한 진료도 허용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을 추진중이나 의료계 등 관련단체가 반발하고 있다.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내에 존 홉킨스,카이저 병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경제자유구역내 외국교육기관 유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대해선 전교조 등이 반발하고 있다.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달 30일 인천문예회관에서 교육계의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으나 “내국인 입학이 허용되는 외국인학교는 귀족학교로 전락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교조 등 교육단체의 거센 항의로 40분 만에 중단됐다.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외국자본을 유치하려면 외국기업에 투자메리트를 주고 외국인들이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하는데 이같은 조치가 조기 시행되지 않을 경우 경제자유구역이 실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부시 재선 ‘이라크 암초’에 휘청

    이라크 문제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복병’으로 작용할까.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부시 대통령의 승리에 무게를 싣지만 이라크 사태를 경제문제보다 심각한 변수로 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의 공세에 대응하고 여론의 악화를 진화하기 위해 지난 한달 동안 백악관 참모를 총동원,전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으나 여론을 호전시키지는 못했다.오히려 미군에 대한 공격이 조직적인 게릴라전으로 번지면서 미군측 사상자가 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날로 악화되는 이라크문제와 관련,이 문제를 책임져 온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대테러 전쟁’에 진전이 있는 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는 등 부시 행정부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일고 있다.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세계는 나의 지도력 아래 더 평화롭고 자유로울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유엔과 국제구호기관은 바그다드에서 철수하는 등 ‘엇박자’로 나가고 있다. 파병을 약속했던 나라들은 한국을 제외하곤 많은 나라들이 점차 말을 바꾸고 있다.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켰다며 언론을 탓했으나 미군 철수를 외치는 반전 시위는 베트남전을 연상시킬 만큼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제2의 베트남’우려 현실로 부시 대통령은 3일 일부 세력이 미군을 이라크에서 몰아내려 하지만 결코 도망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지난달 29일을 분수령으로 미군의 사망자 수가 이라크전 도중 사망자 115명을 넘어선데 이어 2일에는 미사일 공격으로 16명이 한꺼번에 사망하자 이라크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그다드 주둔 미군 대변인 윌리엄 달리 육군 대령은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5월 1일 항공모함 선상에서 조종사 복장 차림으로 종전을 선언했으나 이는 정치적인 ‘쇼’에 불과했을 뿐 전후 문제에는 전혀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뭔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번지고 있다.CNN과 USA투데이가 지난달 말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이라크 전쟁이 정당했다.”는 응답은 4월의 71%에서 52%로 크게 줄었다.반면 “군사개입이 불필요했다.”는 응답은 25%에서 46%로 급증했다.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의 추종세력과 해외에서 잠입한 테러리스트들이 벌이는 ‘마지막 저항’이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더욱 단호히 대처할 것을 강조한다.그러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뷰 그로스컵 국제관계학 교수는 ‘테러리즘의 새로운 폭발’이라는 최근 저서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테러문제에 강력히 대처하면 위험스런 반발만 부른다.”며 “테러리즘의 복합적인 요인들을 충분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왜 테러가 일어났는 지,미국이 먼저 원인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버지니아대 부설 정치학센터의 래리 새바토 교수는 “미국인들이 정글없는 베트남을 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으며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낸 샌디 버거는 최근 연설에서 “이라크가 고전적 의미의 게릴라전으로 치닫고 있으나 미국은 속수무책”이라고 질타했다. ●맹공 난선 민주당 대선 주자들최근 경기가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자 민주당에서는 ‘백악관 탈환’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그러나 이라크 사태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한번 해볼 만하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후보전에 나서진 않았지만 톰 대슐 민주당 상원 대표는 “부시 대통령이 말한 이라크에서의 진전이 이 정도라면 앞으로 얼마만큼 더 진전을 봐야 할 지 알 수가 없다.”고 민주당 후보들을 측면 지원했다. 나토 사령관을 지낸 웨슬리 클라크 후보는 “이라크 사태는 한마디로 부시 행정부의 전략 부재에 기인한 것이며 전쟁에 관한 여론과 전후 비용문제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고 대책 부족을 질타했다. 베트남 참전 영웅인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더 좋은 미국의 비전’이라는 책을 내면서 베트남 전쟁 당시 “터널 끝에 빛이 보인다.”는 미국의 궁색한 변명을 연상시킨다고 강조,이라크 전쟁에 명분이 없음을 주장했다. 이라크 사태로 가장 각광받는 후보는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지사다.일찌감치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며 ‘튀는 발언’을 해온 그는 부시 대통령뿐 아니라 앞서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던 케리 후보와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까지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험난해진 부시의 대선가도 이라크 상황이 악화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선거진영조차 재선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2000년 당시 부시측 캠페인의 중서부 지역을 맡았고 2004년 대선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켄 멜만은 내년 선거도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꼭 이라크 상황이나 경기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미국의 유권자가 이미 공화·민주 양당으로 철저히 분리돼 어떠한 이슈가 부각되더라도 유권자의 표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그러나 이라크 전쟁이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을 때만 해도 경기 문제만 해결되면 승리는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낙관하던 분위기와는 아주 딴 판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데 난감해 한다.선거를 1년 앞두고 현직 대통령의 지지도가 50%대를 유지하면 나쁜 게 아니지만 이라크 사태가악화되면 이조차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문제를 잘 다루고 있다는 대답이 4월의 71%에서 49%로 급락한 점도 이를 반영한다.공화당원들은 90%에서 88%로 큰 변화가 없으나 무소속 유권자들의 반응은 64%에서 48%로 떨어져 잘못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누구를 찍을 것이냐는 응답에 46%가 부시,43%가 민주당 후보로 신뢰구간 오차범위 내에 들어서 승부를 예측하기는 어려워졌다. 9·11 이후 대테러 전쟁을 수행하면서 급상승했던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에 브레이크를 걸지 못해 스스로 족쇄를 찬 형국이 됐다.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라크 국민에게 치안을 맡기고 철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전시내각의 수반인 부시 대통령의 이미지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mip@
  • “찬바다 물질 수십번 진짜 해녀 못지않죠”/‘인어공주’ 주인공 전도연 & 제주 촬영현장

    까만 돌담들이 낮게 머리를 맞대고 삐뚤빼뚤 줄지어선 바닷가 마을,북제주군 우도면 조일리 비양동.쥐죽은 듯 고요한 동네가 방죽 앞에 모인 사람들로 갑자기 시끌시끌하다. “핸드폰 다 꺼주세요.조용!” “하나,둘,셋.큐!” 지난달 30일 오후.‘해녀’가 된 전도연이 늦가을 차가운 해풍(海風)에 입술이 새파래진 채 바닷물 속으로 쓰윽 자맥질한다.물질 장면을 찍기 시작한 지 40분째.취재진의 핸드폰 벨,카메라 셔터 소리에 몇번이나 NG가 나고 말았다.그래도 짜증스러운 기색은 하나 없다.덜덜덜 턱을 떨다가도 ‘큐’사인만 떨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짜 해녀처럼 날렵하게 잠수한다. 흥행 중인 사극멜로 ‘스캔들’에서 조선시대 정절녀로 변신했던 전도연이 이번엔 억척스러운 섬마을 해녀가 됐다.새 영화는 ‘인어공주’(제작 유니코리아).‘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함께 찍었던 박흥식 감독이 연출하고,신인배우 박해일이 함께 주연한다. 영화에서 그는 1인2역을 한다.스무살의 딸이 우연히 수십년 전으로 돌아가 엄마의 스무살 시절을 엿보게 되는 내용.스무살 해녀 엄마 연순과 섬마을 우체부인 아버지(박해일)가 소박하고도 수줍은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딸이 새삼 엄마의 인생을 이해하게 되는,따뜻하고도 유쾌한 팬터지 드라마다. 어렵사리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순간,스태프들이 정신없이 바빠진다.촬영차량 뒤편에서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통을 날라온다.부들부들 떠는 여배우를 통 안으로 달랑 담구더니 그 위에 담요까지 푹 덮어씌운다.몇몇은 꽁꽁 얼어버린 그의 팔이며 어깨를 주무르기도 한다.‘해녀 엄마’의 물질 장면은 그렇게 해서야 마무리됐다. 지난달 6일 크랭크인한 ‘인어공주’는 요즘 충무로에서 보기 드문 ‘여성영화’다.전체 장면들 중 그가 빠지는 신은 딱 4개뿐.“태풍 매미로 촬영이 미뤄지는 바람에 차가워진 바다에서 수중장면을 찍는 게 가장 힘들다.”는 그는 스킨스쿠버와 남도 사투리도 따로 배웠다고 귀띔한다. 박 감독과는 얼마나 호흡이 잘 맞기에 그 많은 시나리오들을 다 물리치고 또 손을 잡았을까.솔직한 대답이다.“사실,잘 안 맞아요.‘나도 아내가…’때는 카메라 테스트에서 운 적도 있었다니까요.감독님은 말을 아주 아끼는 편이에요.그래서 이번 작품 찍을 때는 뭐든 함께 조율하기로 약속했는데,(감독을 힐끗 보고 웃으며)지금까진 서로 잘 맞춰가고 있는 것 같아요.” 작품을 잘 고르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는 “오로지 시나리오만 따진다.”면서 “이번 영화는 1인2역의 설정이 버거워 겁을 많이 먹었다.”고 털어놓는다.극중 연순의 나이가 스무살.실제 나이와 열살이나 벌어지는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호락호락하진 않다.“체력이 많이 달려 요즘 굉장히 처절하게 나이를 실감한다.”면서도 이내 “연기자 나이는 고무줄 나이니까 어쩌다 주름살이 보이더라도 애교로 봐달라.”며 애교 넘치게 웃는다. 자장면집도,PC방도,노래방도 하나뿐인 섬마을에 갇혀 지낸 지 한달이 다 됐다.가로등도 하나 없으니 해만 지면 질리도록 한가로운 휴식에 들어간다.(매니저의 ‘증언’에 따르면)멀리 오징어잡이배의 불빛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펜션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오락 아니면 독서뿐이란다.내년 3월말 개봉 예정. 제주 우도 황수정기자 sjh@
  • 무주택자 ‘알짜’ 기다리고 주상복합은 연내청약 유리

    ‘10·29대책'이후 투자 어떻게 ‘10·29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거래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세금을 현실화하면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무주택 우선공급자는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청약하고,주상복합 아파트는 규제 적용 이전에 분양받는 것이 유리하다.강북 뉴타운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매수 타이밍을 맞춰 사고 팔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무주택 세대주 우선공급비율 75%늘려 이번 대책으로 무주택자들에게는 당첨 기회가 확대된다.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민영 아파트를 공급할 때 적용되는 무주택 세대주 우선공급 비율이 내년 1월부터 50%에서 75%로 늘어난다.우선 청약자격은 35세 이상으로 최근 5년 이상 무주택 세대주로 청약예금에 가입해 1순위에 해당되는 경우다. 서울·수도권은 물론 전국 주요 도시 대부분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어 무주택 세대주는 섣불리 청약하기보다 입지가 빼어난 곳을 골라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소형 주택의무비율을 적용받는 서울 재건축 사업을 지켜본 뒤 강남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에 청약,내집을 마련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수도권 거주자는 신도시 아파트 공급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괜찮다.판교·화성·김포·파주 등 4개 신도시에 공급되는 아파트만 19만가구에 이른다.내년 화성 동탄신도시 분양을 시작으로 2005년에는 판교,파주 신도시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분양 받기에 버거운 무주택자는 시중 임대료의 60%선에 입주할 수 있는 국민임대아파트를 노리는 것이 좋다.해마다 10만여가구의 국민임대 아파트가 건설될 예정이다.특히 서울·수도권 그린벨트지역에 집중적으로 국민임대주택단지가 조성되므로 저렴한 주거비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다. 일반 청약자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판교 등 입지가 빼어난 신도시를 노리거나 강남 재건축 일반 아파트 공급을 골라 청약할 것을 권한다. ●강북 뉴타운으로 눈을 돌리자 강남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강북에는 뉴타운 아파트가 있다.도심과 가깝고 도시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어 생활이 편리하다.교육·문화 등 생활여건을 더욱 좋게 하여 강남 이상의 생활 여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일반 재개발사업과 달리 서울시가 나서서 체계적인 도시개발을 유도,쾌적한 주거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 사업 활성화를 위해 조합설립인가 요건·소형주택건설의무비율을 완화하는 등의 정책도 따른다.현재 은평·길음·왕십리 등 3개 시범단지가 추진되고 있으며,이르면 다음달 중 17개 지역을 추가로 지정할 예정이다. ●연내 공급 주상복합 분양권 전매가능 앞으로는 300가구 미만의 주상복합아파트라도 일반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청약자격이 제한된다.투기과열지구에서는 무주택 우선 공급제도가 적용되고 분양권 전매도 금지된다.주택법을 바꿔 내년 상반기쯤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당첨과 동시에 웃돈을 붙인 차익을 겨냥한 투자는 메리트를 잃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미 사업승인을 받은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해서는 이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개정법 시행 후 분양승인을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개정법 시행 전에 분양승인을 받은 주상복합 아파트는 법이 개정되더라도 1회에 한해 전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대책과 관계없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300가구 이상이라도 연내 공급되는 주상복합아파트는 대부분 지난 7월 이전 건축허가를 받아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를 받지 않는다. 다음달 서울 공급 예정인 용산 세계일보터의 대우센트럴파크를 비롯해 연내 공급 예정인 용산 문배동 대우자동차판매 주상복합아파트,주택공사가 공급하는 마포 파크팰리스Ⅱ,대구 대우트럼프월드 등은 입지가 빼어나고 전매제한 초치를 받지 않아 청약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절세도 돈버는 길,연내 사고 팔자 그동안 아파트를 살 때 내는 취득·등록세 등은 실거래가격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시가표준에 맞춰 부과됐다.하지만 내년부터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되면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과세표준이 실거래가의 20∼30% 수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주택을 살 때 거래비용이 3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팔 때도 마찬가지다.양도세의 부과기준도 실거래가를 적용할 경우 3∼4배 오르게 된다. 류찬희기자 chani@
  • [젊은이 광장] 총학 이기주의 유감

    얼마전 성균관대 총학생회가 정문 앞 상가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학교 정문을 확장하는데 주변 건물주들이 세입자들을 핑계로 건물 값을 올려 받으려 해 공사가 쉽지 않자 총학생회가 나섰다는 것이었다.총학생회는 상가 세입자들을 쫓아내기 위해 불매운동을 벌인다는 내용이었다.몇년 전만 해도 총학생회가 이런 일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다.총학생회란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단체였다.과거 총학생회는 오히려 대학 당국이 영세상인을 쫓아내려 하면 이에 맞섰다. 도대체 몇년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단순히 이를 어떤 이기적인(?)총학생회가 저지른 해프닝 정도로 치부할 수 없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성균관대 총학생회는 몇년새 등장한 이른바 ‘비운동권’ 학생회다.90년대 중반에 이르러 학생들의 총학생회 참여는 눈에 띄게 줄었다.총학생회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은 매년 줄어갔고 학생회 간부는 기피 대상이 됐다. 심지어 총학생회 선거에서 투표율이 과반수에 이르지 못하는 건 이제 관례처럼 됐다.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기에 기존 학생회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던 것이다.군사독재 시기인 80년대 학생회가 품고 있던,사회 운동의 커다란 축으로서 사회의 변혁을 도모하던 지사(志士)의 스케일을 90년대 이후 학생이 감당하는 것은 어쩌면 버거웠으리라 본다. 시대는 달라졌고 사람도 달라졌다.분명히 새로운 형태의 총학생회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이때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비운동권 총학생회였다.이들은 학생의 관심을 총학생회로 되돌리기 위해 총학생회가 정치적 중립을 견지하며 학내 사안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문제의식이 대다수 학생의 인식에 부합한다는 것은 비운동권 학생회가 기존의 학생회를 빠르게 대체해 나갔다는 점이 입증해 준다.그런데 문제는 비운동권 총학생회 역시 대안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기존 총학생회를 반대하는 것으로 정체성을 정립한 이들은 기존 총학생회의 순기능에 대한 정당한 평가 없이 무조건 모든 것을 청산해버렸다.때문에 비록 과도했다 하더라도 분명 추구해야 할 가치인 성찰적·비판적 지성이 너무 쉽게 버려졌다.그리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출세 이데올로기가 대신 들어섰다. 정문이 다른 대학에 비해 초라해 대학의 이미지가 좋지 않게 비쳐질 수 있다는 이유로 영세상인을 상대로 불매 운동을 벌이는 것도 결국 이러한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것이다.비운동권 총학생회가 등장한 이후 총학생회 선거에서 후보와 대학 당국간 담합이 있었고,폭력 사태가 있었다는 등의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사회 정의를 추구하고 사회 변혁을 기획할 수는 없다.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그것을 추구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소시민의 생활을 바탕에 두고 소박하게나마 사회정의를 지향하는 삶은 불가능한가.자기 삶의 바탕을 긍정하고,그것에 바탕을 둔 비판적 지성이야말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가치일 것이다.총학생회가 찾아가야 할 제자리는 바로 이곳에 있다.선거철로 접어든 요즘 대학 캠퍼스,과연 이러한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까.하지만올해도 운동권이니 비운동권이니 하는 고함섞인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결코 쉽지는 않을 듯하다. 고 건 혁 서울대 SNUNOW 편집장
  • 용산 부대찌개 美軍 버린음식으로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30일 미군이 먹다 남긴 음식 찌꺼기로 부대찌개를 만들어 판매한 유모(62)씨와 음식 찌꺼기를 공급한 미군부대 사병식당 조리사 김모(57)씨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또 다른 음식점 주인 박모(48)씨와 미군부대 조리사 유모(51)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용산 미8군 인근 B음식점 주인인 유씨는 2001년 1월부터 김씨 등으로부터 미군이 먹다 버린 스테이크 등 음식찌꺼기를 헐값에 구입,부대찌개로 만들어 3억여원 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조사 결과 유씨는 34개월간 미군이 먹다 남긴 양념 햄소시지와 스테이크 등 6종의 음식 찌꺼기를 1근에 2000원을 주고 한 달에 60근씩 모두 1197㎏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일부 스테이크와 소고기,햄버거 고기 등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소풍날 자원봉사 해요”신정동 영상高 강서구서 활동

    서울의 한 고등학교가 가을소풍 대신 전교생이 자원봉사활동을 펴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강서구(구청장 유영)에 따르면 양천구 신정동 영상고등학교는 29일을 ‘전교생 자원봉사의 날’로 정하고 전교생 500여명이 소풍 대신 안양천 정화활동 등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다.영상고는 앞으로도 매년 가을소풍 대신 자원봉사를 벌일 계획이다. 1학년생 193명은 29일 오전 10시 학교 강당에 모여 지역 환경단체 활동가로부터 ‘패스트푸드점에서 환경문제 바라보기’란 주제의 강연을 듣고 토론을 벌인다.이들은 환경보호 관련 문구를 직접 써 넣은 5m짜리 대형 현수막 6개와 피켓을 들고 오목교역을 돌아오는 거리 캠페인도 벌인다. 2학년생 209명은 비닐봉투와 집게를 들고 인근 안양천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자연정화활동을 벌인다. 입시와 취업준비에 바쁜 3학년생들도 강서구 가양1동 ‘양천향교’를 방문,겸재 정선이 현감으로 재직하며 진경산수화를 그렸던 지역의 역사문화 등을 이해하고 향교내 잡초를 뽑으며 뜻깊은 시간을 보낸다.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영상고도 가을이면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 주로 서울대공원 등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떠났다.놀이기구를 탄 뒤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때우고 돌아오는 ‘그저그런 하루’였다. 영상고 유경 교사는 “그냥 하루 노는 것보다는 전교생이 뭔가 의미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전교생 자원봉사활동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환경을 테마로 한 자원봉사니만큼 이날만큼은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 친구들과 나눠먹으며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자원봉사센터 김미정씨는 “지금까지 학생 자원봉사는 개개인에게 맡겨져 내신성적을 얻기 위한 ‘시간 때우기’에 그친 측면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소풍 대신 전체 학생들의 자원봉사활동을 원하는 학교를 위해 다양한 단체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 실권없는 총리실 “일할 맛 안나네”

    ‘권한은 없고,갈등만 쌓인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사회적 갈등 현안의 조정 역할을 맡고 있는 총리실이 ‘무력증’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적 결단으로 해결해야 할 버거운 각종 현안 중 어느 하나 속시원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올해 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공사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문제가 넘어온 데 이어 최근 부안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문제도 총리실에 맡겨졌다.하지만 대부분 연내 해결가능성이 희박한 사안들이다. 과거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해결하던 갈등 현안이 총리실로 줄줄이 넘어왔지만,‘도대체 실권이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푸념 섞인 목소리다. ●갈등현안 임시 보관소? 총리실로 각종 사회적 갈등 현안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참여정부 출범 직후. 건설교통부와 불교·환경단체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지난 2001년 11월 이후 공사가 중단된 사패산 터널문제가 지난 4월 넘어온 것을 필두로,6월에는 개인정보 유출 등 교단갈등을 빚은 NEIS 문제,국민연금기금 운용체제 개편,새만금 간척사업 문제 등굵직한 현안들이 뒤를 이었다.‘부안사태’를 촉발한 부안 원전센터건립 문제마저 총리실로 넘겨졌다. 이들 현안 대부분이 청와대나 해당 부처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나서기를 꺼리는 ‘핵탄두급’이다.일단 총리실에 대화기구를 설치해 합의점을 모색하고 있지만 해결 가능성은 난망이다. ●위원회 설치는 시간연장책?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사안에 대해 위원회 설치를 비롯한 대화기구 구성 등 행정적인 처리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대부분 정치적 결단에 따라 해결해야 할 사항들로,총리실에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은 ‘시간 연장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냉소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총리실 관계자는 “그동안 총리 산하에 각종 위원회를 설치,운영했지만 반대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적인 기구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사패산 터널문제와 부안 원전센터의 경우 위원회를 구성해 대화와 타협으로 풀기에는 한계가 너무나도 크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국책사업이 지연되면서 막대한 예산 손실이 초래되고 있는 만큼 갈등 현안마다시한을 정해놓고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정부가 직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총리에게 결정 권한도 넘겨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정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형식적인 위원회만 우후죽순처럼 만들 경우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나의 건강보감]연기자 송재호

    그는 얼른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만에 입을 열었지만 말은 단속적으로 끊겨 토막이 났다.얼핏 ‘묻지 말았어야 했나.’하는 생각이 스쳤다.“아,사람이 이래서 미치기도 하고,삶을 포기하게 되는구나.이런 생각도 들고….뭐랄까….암튼 미치겠더라고요.일에 몰두하면서 잊으려고 애를 쓰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여기까지 말한 그는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눈자위에 눈물이 맺혔다.그러고는 겨우 “다시 그 일을 말하자니…”라며 잠겨드는 소리로 말했을 뿐이다. ●3년전 교통사고로 막내아들 잃고 충격 송재호(64).배우로든,탤런트로든 연기 마당에서 그는 기둥이다.기둥도 각을 잡아 군살 쪽쪽 발라내 허여멀건 사각기둥이 아니라 아름드리 나무를 다듬어 세운 통나무 기둥이다.그렇게 완강하고 견실하다.울긋불긋 단청으로 치장한 서까래나 들보와 달리 얼른 눈에 들지는 않지만 그는 중심이다.기둥 빼고 집을 말할 수 없듯,그를 빼고 연기를 말하는 것은 왠지 궁색하다.그런 그가 지난 2000년 1월 교통사고로 애지중지하던 막내아들을 잃었다.결혼을앞둔 스물 여덟,세상이 마냥 아름다웠을 그 나이에. 그 때의 충격으로 그는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아들을 잃은 아픔의 충격은 그렇게 컸다.부실한 고속도로 관리와 국산 승용차의 엉성한 품질이 빚은 참사였던 까닭에 그에 대한 분노까지 겹쳐 자신을 추스르기 힘들었다.“그때 심혜진씨와 KBS2의 ‘여비서’란 드라마에 출연중이었는데,고작 두줄짜리 대사가 외워지지 않는 거예요.삼성의료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로부터 진찰을 받았는데,뇌세포가 급속하게 사멸되고 있다고 그래요.충격이 심했나 봐요.” ●총 잡은 지 27년…국제심판 활동도 그는 건강한 체질이었다.그가 클레이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호형호제했던 박종규 전 경호실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돼 지난 78년 처음 총을 잡아 올해로 경력 26년째다.“세계사격연맹 회장이었던 그 분이 그때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서울에 유치했어요.가깝게 지내던 터라 뭔가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마땅치 않아 내 8㎜ 카메라로 7시간 30분짜리 대형 개인기록 영상물을 만들어 전달했어요.그때 태릉사격장을 드나들며 클레이사격에 반해 결국 사격 없인 못사는 마니아가 됐죠.”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천성 탓에 그때부터 틈만 나면 사격장으로 달려갔다. 그가 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85년부터 내리 3년동안 전국체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는가 하면 세계사격연맹에 등록된 국제심판으로,88올림픽 때는 결승전 주심을 맡아 세계사격사에 이름을 남겼다. 또 대한사격연맹 최장기 이사였는가 하면 서울시 사격연합회장,대한수렵연합회 부회장 겸 밀렵감시단장도 맡고 있다.사격에 대한 그의 열정을 웅변하는 이력이다.“사격,매력적인 스포츠예요.하늘로 날아오른 클레이접시가 총성과 함께 산산히 깨어져 비산(飛散)할 때 느끼는 쾌감은 압권입니다.도시인,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그렇게 사격에 빠져 산 세월이지만 그는 단 한번도 살상 목적으로 총을 들지 않았다.“저는 기독교도지만 독실한 불교도셨던 어머니로부터 ‘미물이라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는데,그 영향이 컸지요.” 그뿐이 아니다.요즘도 수렵철이면 짬을 내 밀렵 단속에 나선다.‘밀렵이야말로 생태환경을 위협하는 만행’이라는 그다.“말이 단속이지 정말 위험합니다.한번은 밀렵꾼을 덮쳤는데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밀렵꾼이 방아쇠를 당겨 일행이 죽을 뻔하기도 했어요.더러는 쫓기면서 총을 난사하기도 하고요.그거 맞으면 죽는거지요.” ●살상 목적으로 총 안들어…수렵철 밀렵단속 지금은 독실한 기독교도로,금욕이 몸에 배어 ‘은총’같은 건강을 얻었지만 60∼70년대부터 연기마당을 누볐던 이들이 그렇듯 그도 따로 건강을 챙길 계제가 아니었다. “먹고 살기 버거운 때였지요.그나마 돈 좀 쥐면 술먹기 바빴는데,조니워커 2병쯤은 앉은 자리에서 해치웠어요.담배요?허허.” 그는 연예계의 내로라하는 골초였다.81년 교회 금식기도로 끊기 전까지 체인스모커였다.“조훈현 국수보다 많이 피웠을 거예요.하루 네댓갑이 보통이었으니까요.당시 KBS본관 입구에 커피숍이 있었는데,제가 방송국에 들어서면 아가씨가 담배 5갑을 꺼내 건네곤 했어요.그것도모자라 나중엔 다른 사람들한테서 얻어 피울 정도였으니까 말 다했죠.” 그런 그가 사흘간의 금식기도로 담배를 딱 끊었다.지금은 술도 입에 대지 않는다. ●하루 5갑 피던 담배 끊고 술 안마셔 이런저런 수상 경력을 들먹이며 지금 그의 연기사를 들추는 일이 새삼스럽다.39년 평양생으로 부산에서 자라 동아대 국문과를 졸업했다.지금도 “언젠가는 영화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책가방에 활동사진 카메라를 넣고 다녔다.부산에서의 성우 생활을 정리하고 64년 상경해 충무로에 첫 발을 내디뎠다.그곳에서 친구의 소개로 김기영 감독을 만나 “신성일 같은 쌍꺼풀도 없는 네가 배우가 되겠다고?”라는 핀잔에 오기가 발동,다음날 바로 쌍꺼풀 수술까지 받을 만큼 영화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고,그 열망이 오늘의 그를 낳았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 인과론으로 그의 중량감을 다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그의 매력은 주어진 일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진력(盡力)에 있다.“기력을 다해 제 일에 혼을 불어넣어야지요.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더도 덜도 말고 그런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만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를 만난 태릉의 산그늘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송재호의 사격건강론 연기자 송재호,그의 삶은 치열했다.지난 64년 영화계에 데뷔해 67년 영화 ‘아로운’의 주인공 공모에서 무려 8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이후 일견 탄탄대로처럼 보이는 그의 연기행로 이면에는 끊임없이 자기완성을 추구한 한 ‘연기 장인’의 고뇌와 자기연민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사격은 여기에 힘을 보탠 원동기 같은 에너지원이었다. 그가 말하는 사격의 첫째 매력은 스트레스 해소.총탄에 접시가 산산조각나는 순간 가슴에 두껍게 쌓여있던 일상의 앙금이 샘물에라도 씻긴 듯 사라진다.“도시생활은 사방이 막혀 있잖아요.직장인이든,사업가든 한두번쯤 누군가 죽이고 싶은 맘 안들겠어요?그렇게 스트레스는 층층이 쌓이는데 그걸 어떻게 풉니까.이런 사람들에게 사격만한 스포츠가 없다고 봐요.” 집중력도 사격의 기본.날아오르는 접시를 보며 “넌걸렸어.”하고 득의만만하게 총탄을 날리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여기에 숙련되면 민첩한 순발력과 함께 다른 일에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했다.그뿐이 아니다.그는 사격을 통해 승부근성을 터득했다고 고백했다.“원래 급한 성미여서 처음엔 한발이라도 빗나가면 팔짝거리곤 했죠.그러다 사격 연륜이 쌓이자 매사에 미리 대비하며 상황에 끈질기고 침착하게 맞서는 습관이 체질화되더라고요.이런 습관이 연기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어요.” 170㎝ 안팎의 키에 20년 동안 62㎏이던 몸무게가 담배를 끊은 덕에 72㎏으로 늘었지만 아직도 몸매는 군더더기없이 탄탄해 최근에는 ‘올해의 베스트드레서’로 뽑히기도 했다.나이 들면서 혈압약을 먹고는 있지만 아직 맵고 짠 음식을 가릴 정도는 아니며 식성도 소탈하다. “처음 상경해 충무로 스타다방 골목을 쭈욱 훑어 보는데 배우들 다 눈이 익은 사람들이야.그런데 한 사람도 아는 이가 없어요.전 그때도 ‘그래 한번 해보자.안될 것 없다.’고 생각하고 도전했어요.지금도 그때처럼모든 것을 ‘가능하다.’거나 ‘안될 게 없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생활합니다.체념하고 포기하기엔 삶이 너무 짧고 또 고귀하지 않습니까?” 심재억기자
  • [먹고 사는 이야기] ‘트랜스 지방산’ 줄이려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동물성 지방인 버터 대신에 마가린 섭취를 늘려온 사람들에게 ‘트랜스 지방산’이라는 ‘복병’이 나타났다.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나는 격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추기는커녕,오히려 수치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정도로 위해성은 심각하다. 트랜스 지방산은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는 식물성 기름을 보관하기 쉽게 가공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액체상태의 기름에 수소를 넣어 고체나 반고체로 응고할 때 만들어진다. 트랜스 지방산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고,대신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감소시킨다.그 결과 동맥경화증이나 협심증,심근경색 등을 유발시킨다.신경계 발육에 중요한 필수지방산 대사를 방해하여 태아와 어린이의 뇌 발육을 저해하기도 한다. 트랜스 지방산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연구논문이 잇따라 발표되자,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 X)는 유아와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음식에는 수소경화 유지의 사용을 금지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또한 세계보건기구(WHO)와 식량농업기구(FAO)는 연합보고서에서 트랜스 지방산을 칼로리 섭취량의 1%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실제로 덴마크는 지난 6월 트랜스 지방산 함량이 2%가 넘는 유지에 대해선 사용금지령을 내렸다.미국 식품의약국(FDA)도 2006년부터 자국에서 생산 또는 판매되는 식품에 대해 트랜스 지방산의 함량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트랜스 지방산이 아무리 유해하다 해도 지방 자체를 아예 먹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지방은 음식의 풍미와 맛을 내줄 뿐만 아니라,필수지방산을 공급해주고,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도와주는 중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이다.또 두뇌발육과 치매예방에 좋다는 DHA나 심장병에 좋다는 올리브유를 생각하면,무조건 지방을 줄일 수는 없다.결국은 트랜스 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피하는 길 밖엔 없다. 트랜스 지방산은 튀김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단단하게 경화된 쇼트닝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즉석 식품이나 냉동 식품,스낵류,페스트리,쿠키,그리고 피자·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에 비교적 많이 들어 있다. 가공식품 섭취량이 높은 미국인의 경우,하루에 평균 5g 정도의 트랜스 지방산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우리나라 사람도 하루에 2∼4g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트랜스 지방산을 적게 먹으려면 패스트푸드나 스낵과자 섭취를 줄이고,부드러운 마가린을 사용한다.튀김은 액체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또 식품회사는 국민 건강을 위해 식품제조 단계에서 트랜스 지방산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임경숙 수원대 교수 식품영양학과
  • 경제 플러스 / 대투證 - 국민銀 연계 수수료 인하

    대한투자증권은 20일 국민은행과 증권업무 연계 서비스를 도입하고,다음달 30일까지 사이버거래 수수료 면제·인하 행사를 갖는다.행사기간에 국민은행에서 새로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개설일부터 1개월동안 사이버 수수료를 면제하고 이후 2개월동안은 50% 인하된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 상여꾼 이끄는 구슬픈 선소리 50년/‘쌍상여 호상놀이’ 전수자 이재경 씨

    ‘천지 만물 중에 인간만큼 귀한 게 또 있을까.우리네 인생 한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하는 것을…’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했던가.그러나 태어남이 그렇듯 죽음 또한 인간의 힘으로 어찌하랴.그래서인지 예부터 배우자의 장례 기일에 눈을 감는 이를 축복받은 삶의 상징으로 그렸다.두 개의 상여가 나란히 이승의 문을 나가게 되는 것을,호상(好喪) 가운데 호상이라 했다.“당신과 한 날 한 시에 죽고 싶다.”는 말 속엔 인위적으로 그럴 수 없는 인간의 소망이 담겨 있는지 모른다. ●이승의 마지막 입맞춤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는 지금도 두 개의 상여가 함께 나가는 ‘쌍상여 호상놀이’의 명맥이 살아 숨쉬고 있다.암사동의 옛 지명인 바위절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 놀이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경(李載慶·74·서울시 무형문화재 10호)옹.그는 “1954년부터 상여꾼을 이끄는 선소리를 시작했으니 벌써 50년이야.”라고 운을 뗐다. 19세 때인 48년 선소리를 배웠다.기골이 장대한 데다 상여를 뒤따르는 농악대에서도 호적(胡笛)을 잘 분다고 소문 날 정도로 음악성이 꽤 깊었던 터라 ‘지휘자’격인 선소리꾼으로 일찌감치 발탁됐다. 그는 “출상(出喪) 때 두 개의 상여가 이리저리 밀리는가 하면 급기야 머리를 마주 하고 입을 맞댄다.”면서 “이대로 헤어질 수는 없으니 땅 속에 묻히기 전에 마지막으로 키스나 한번 하고 떠나자는 게지.”라고 쌍상여 행진에 얽힌 사연들을 풀어나갔다. 지금 이옹을 포함해 ‘바위절마을 호상놀이 보존회’ 회원은 150여명에 이른다.모두가 이곳에서 형님,아우로 지내온 사람들이다. 4대째 이 동네에서 사는 문경수(文慶洙·63)씨는 69년엔 지금의 강동구 강일동에서 송파구 오금동까지 10여㎞를 산 넘고,물 건너 장지(葬地)까지 간 경험도 있다고 떠올린다.그만큼 버거운 일이다. ●“저승 보냄이 쉽나?” 아무리 실제가 아니라 옛 풍습을 재연하는 것이지만 행사 진행에 참가한 ‘가짜 상주’들은 정말로 핏줄을 여읜 듯 구슬프디 구슬픈 곡(哭)으로 구경꾼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다. 출상,상여놀이,노제,외나무다리건너기,징검다리건너기,달구질로 구성된 호상놀이 재연행사는 2시간여 걸린다.이 가운데서도 압권은 단연 외나무,징검다리,논두렁 등 장애물을 건너가는 장면이 첫 손에 꼽힌다.각각 폭이 330㎝,370㎝나 되는 크고 작은 두 개의 상여가 장지로 가는 길에 논두렁,징검다리 등 70∼90㎝밖에 안되는 매우 비좁은 장소를 건널 때는 아슬아슬하면서도 절묘한 장면으로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상여꾼들의 균형감각이 없다면 쓰라린 낭패감을 맛보기 십상이다.그러나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이옹은 행여 상여가 물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망자를 욕되게 하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설명했다.이러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옛날엔 마을 사람이 죽으면 그날부터 장례일까지 오일장이면 닷새,삼일장이면 사흘을 꼬박 상여 연습에 힘을 쏟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어떤 땐 상여꾼들끼리 발이 안 맞아 밤을 지새우는 일도 잦았다고 했다.이럴 때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막걸리와 김치였다. ●이 한몸 가면 그뿐 요즘 확산되고 있는 납골·산골,화장 등 새로운 장묘문화에 대해 묻자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상여로 떠올려지는매장 찬성론자의 태도와는 반대였다.이옹은 “땅이 좁아지고 후세의 인식이 달라졌으니 (변화는)당연한 것”이라면서 “내가 죽으면 그만인데…”라고 짧은 한숨과 함께 말꼬리를 흐렸다. “죽은 이가 마지막 가는 길에서라도 서러움을 떨쳐내고 기분좋게 해주기 위해 될수록 화려한 모습을 나타내야 하며 이렇게 하려면 복잡한 예식이 되는 것이야.장례는 마음의 문제야.결국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남은 사람들이 아옹다옹하지 않고 화목하게 살자는 단합의 마당이라 할 수 있지.” 그는 “가끔 바위절 호상놀이를 두고 절차가 틀렸다고 다른 지역인이 따지는 일도 있지만,얼마나 진심으로 망자에 대한 애석함을 표시하느냐가 훨씬 중요하지 절차가 그렇게 중요하겠느냐.”고 말한다. 선소리꾼은 걸음의 완급을 판단해 적절히 구령을 넣어야 한다.선소리 마디마디에 율동을 넣어 발걸음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이다.“군대식으로 ‘뒤로 돌아 갓’이란 구령이 있는데,지휘관이 빠르기를 알맞게 하지 못하면 오합지졸을 만드는 게 아니냐.”라고 예를 들었다.그래서 선소리엔 적당한 ‘애드리브'(ad lib)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젊은이들이 어려워 해 전수자가 끊길까 우려된다.”며 기능보전에 대한 정부 등의 대책을 아쉬워했다.그는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통과의례인 장례절차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은 갖고 있기는 한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송한수기자 one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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