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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진출 다국적 기업들 ‘로컬광고’ 늘려

    코카콜라 라이트 레몬맛 광고는 모델 한은정의 섹시미와 도나 서머의 팝송 ‘핫 스터프’가 딱 맞아 떨어졌다.일본의 코카콜라 라이트 레몬맛 광고 역시 모델은 일본인이지만 섹시한 분위기에 배경음악이 같다. 코카콜라와 같은 다국적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광고를 선보인다.그러나 전략에 따라 토착화한 광고도 만든다.우리나라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은 점차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국내제작 광고를 늘리는 추세다.국내 다국적 기업들은 대부분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식품업체나 독점기업이어서 광고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전략이다. ●코카콜라 순수 국내제작물 방영 전통적으로 코카콜라 광고는 미국 본사에서 만들어진 슬로건에 따라 제작됐다.우리 귀에도 익숙한 ‘언제나 코카콜라’‘코카콜라 즐겨요’‘생각을 멈추고 느껴라’ 등이 그 슬로건이다. 지난달부터 방영되고 있는 코크 플레이 광고는 한 청년이 하늘에서 난데없이 떨어지는 엘리베이터 속에서 리니지 게임과 음악,춤을 즐긴다는 내용이다.지난해 1000만원을 받은 무명 일본모델이 10억원짜리 파도 속에서 뛰어다녀 화제가 된 블록버스터 코카콜라 광고 ‘파도’편에 이은 순수 국내제작물이다. 통일된 슬로건에 따라 광고가 제작되다 보니 외국 코카콜라에서 만든 광고를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지난해 극장용으로 만들어진 북극곰 ‘달’편은 아르헨티나에서 만든 것이었다.북극곰 가족이 초승달로 코카콜라 병뚜껑을 딴다는 가족간의 사랑을 담은 광고 내용이 한국인의 정서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당신의 가능성이 당신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게 합니다.’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광고는 전세계적으로 똑같은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MS는 대부분의 광고를 글로벌하게 진행하며 일부 제품 광고는 한국에서 만든 경우도 있었다.아이,꿈,희망을 강조한 광고가 ‘독점기업’ MS에 대한 전세계인의 악감정을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펩시콜라는 국내에서 만든 광고와 미국 본사에서 전세계를 겨냥하고 제작한 광고를 동시에 내보내고 있다.펩시콜라의 게토레이 아이스는 윤소이를 모델로 기용하여 최근 유행하는 요가를 주제로 광고를 만들었다.펩시콜라는 베컴,카를로스,라울,호나우딩요,토티 등 세계적 축구 스타들을 총출동시켜 ‘풋 배틀’ 광고를 제작했다.펩시콜라를 두고 중세부족들끼리 축구로 대결한다는 내용이다. ●한국맥도날드 사장 CF출연 비만과 성인병의 주범으로 각종 소송에 시달리고 있는 맥도날드는 ‘아임 러빙 잇’이라는 캠페인을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진행하며 젊은이들의 패스트푸드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번 일깨우려는 시도를했다.한국에서는 신입사원과 감자튀김,축구심판과 치즈버거,수위아저씨와 불고기 버거 등 한국적 상황에 맞는 광고를 계속 내보냈다.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안 좋은 음식이란 상식을 깨뜨리고자 햄버거 열량 공개에 이어 다음달 고객들에게 주방과 조리과정도 공개한다. 이를 위해 한국맥도날드 지사인 신맥의 신언식 사장과 맥킴의 김형수 사장이 광고에 직접 출연한다.GM대우 닉 라일리 사장에 이어 외국회사 사장의 광고 모델 데뷔란 흔치 않은 사례가 될 전망이다.한국인 맥도날드 사장들이 어눌한 한국말로 대우자동차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 영국인 닉 사장만큼의 흡인력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일요영화]

    ●피스메이커(SBS 오후 11시45분) TV시리즈 ‘ER’로 잘 알려진 여류 촬영감독 출신 미미 레더의 극영화 데뷔작.미국 국방부 정보국 요원인 조지 클루니와 백악관 소속 핵무기 단속반 니콜 키드먼이 러시아에서 밀수한 핵무기를 반입해 뉴욕 유엔본부를 폭파하려는 테러리스트의 음모를 막아내는 액션 스릴러물. 러시아의 외진 탄광촌에서 이해할 수 없는 폭발사고가 발생한다.핵폭탄을 철거하기 위해 러시아 군부대가 기차로 운반하던 핵무기가 반대편 기차와 정면 충돌한 것.이 핵폭발 사건은 조사중 핵무기 탈취 사건과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다.백악관 자문위원인 핵물리학자 줄리아 켈리(니콜 키드먼)와 미육군 특수정보국 소속의 토머스 드보 대령(조지 클루니)이 파견된다.이들은 핵무기 회수를 위해 동유럽 테러단체들을 하나씩 추적한다.그 사이 테러리스트인 듀산은 핵배낭을 짊어지고 뉴욕에 잠입,유엔본부로 향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영광의 대가(KBS1 오후 11시25분) 유명 TV연출자인 카를로스 아빌라의 영화 데뷔작.‘블레스 더 차일드’,‘머더 인 마인드’ 등에서 열연한 지미 스미츠와 미국의 차세대 연기파 배우 존 세다,‘에일리언 4’의 론 펄먼이 주연을 맡았다.매니저의 부정으로 거물급 선수에게 패한 뒤 권투계에서 물러나야 했던 아투로 오르테가는 세 아들에게 권투를 가르치며 소일한다.큰아들 서니와 둘째 지미는 엄격한 훈련을 버거워 하지만,막내 자니는 뛰어난 실력을 보여 아투로는 자신을 닮은 자니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는다.프로모터의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이 직접 아들을 챔피언으로 키우려는 아투로.하지만 자유로운 스타일의 지미는 아버지와 사사건건 부딪히는데…. ˝
  • [시론] 한국경제 혼란요인 제거하라/이수희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센터 소장

    외환위기 이후 ‘최저 성장’과 ‘고용감소’라는 참여정부의 경제실적은 분배에 무게가 실린 ‘성장 분배 병행론’ 및 ‘친노동 성향의 정책방향’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저성장으로 분배도 악화됐다는 시각이다. 물론 참여정부의 경제실적이 저조한 원인을 ‘여소야대’ 정국에서 ‘참여정부’가 의도한 개혁과 민생과제들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꼽는 것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참여정부는 출범 초기 모호했던 입장에서 벗어나 총선이 가시화되기 이전에 비교적 명확한 국가비전을 제시하고,리더십 확립과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는 과정에 있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올 들어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투자회복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까지는 중장기적 비전보다는 정치개혁과 탄핵정국 등 정치현안들이 경제현안이 밀어내고 불확실 요인으로 작용했다.기업투자나 일자리창출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과 급속한 고령화,늘어난 가계부채 등으로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기업은 수요기반이 취약한 국내투자보다는 해외투자를 늘리고 공장이전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총선직후부터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기업 개혁 움직임은 이 같은 추세를 반전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개혁(시장개혁)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시장경제 원칙을 무너뜨리는 주범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비시장적 방법에 의한 고용과 복지의 개선은 결국 그 부담을 기업과 가계에 지우고 무한경쟁에 노출된 기업의 경영난과 해외 탈출을 가속화한다. 이는 일자리 감소와 국부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이러한 과정에서 경제적 약자인 서민들은 더 큰 피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참여정부는 출범이후 동북아평화번영 구상,국민소득 2만달러 조기달성 등 국가비전을 제시하며 국민적 공감대의 기초를 마련했다.이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며 어렵게 얻은 무형의 자산이다. 향후 정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일관되게 추구해야 한다. 소비나 투자주체들이 망설이는 상황에서는 정책당국이나 정치권이 미래 불확실성의 여지를 축소하는 데 진력을 해야한다. 기술력에서 앞선 일본,풍부한 노동력과 시장을 갖춘 중국 등 거대 경제국가로 둘러싸인,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인 한국경제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대안은 많지 않다. 국내소득 5조달러에 육박하는 일본이 10여년에 걸친 불황 탈출을 선언했다.국민 소득 4배 높이기 운동으로 질주하고 있는 중국경제는 스스로 과열을 경계하여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우리경제는 0.5조달러짜리 경제를 유지하기에도 버거운 모습을 하고 있다.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10년째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총선을 통해 책임있는 집권여당을 창출했다.노무현 대통령은 헌재 판결로 새로운 리더십의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로써 각계각층의 시각차와 경제주체들의 갈등을 극복하고 선진 경제진입을 앞당길 수 있는 정치·경제적 계기가 마련됐다.정치적 불안정이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는 말은 더이상 할 수 없게 됐다.그만큼 향후 경제운영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수희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센터 소장˝
  • “우리도 사회 기여” 홍보전 총력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외국계 기업들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한국 사회에 대한 외국계 기업의 기여를 강조,한국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던힐을 생산하는 영국계 다국적 담배회사 BAT코리아는 국내 최초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에 관한 ‘사회보고서’를 발표했다.청소년 흡연예방·소비자 정보제공 등 사회 각계로부터 기업의 사회공헌 실천항목을 받아 이의 실천 실태를 보고하고 앞으로 약속 실행을 천명한 것이다.순이익의 0.5%를 40여개 실천항목의 실현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BAT코리아의 거트프리드 토마 사장은 “기업의 역할로 세금납부,고용창출 이상을 기대하고 있으며 좋은 기업에 대한 기대치도 변하고 있다.”면서 “기업은 사회와의 대화를 통해 단순 이윤 창출에서 벗어나 어떻게 이윤을 생산할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한국코카콜라 역시 가칭 코카콜라 청소년재단을 만들고 첫번째 사업으로 청소년 체력 향상을 위해 외모가 아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청소년을 기르는 ‘건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소아 비만의 주범으로 지탄받고 있는 맥도널드는 인터넷에 햄버거 등의 열량을 공개한 데 이어,소비자들에게 조리 과정과 주방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
  • “날씬해진 아이들 보면 보람느껴”

    제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비만 어린이들의 위험을 경고하는 ‘불행한 아이들 부끄러운 통계’라는 소책자를 냈다. 전교조 제주지부 창립준비위원장으로 일하다 파면과 함께 구속됐다가 지난 98년 9월 복직된 제주동초등학교 이용중(49) 교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이 책자에서 “우리나라의 많은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어린이 비만을 간과하고 있다.”며 “소아비만을 방치하거나 무시할 경우 세포수 증가로 인해 비만인의 삶을 살게 되며,수명도 50세로 짧아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자신도 뚱뚱한 체격이어서 평소 소아비만에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동초등학교의 어린이 가운데 비만 어린이가 많은 것을 보고 지난 2002년 신학기부터 4학년 1개 학급에서 뚱뚱한 어린이 32명을 선정해 비만과 싸우도록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산대 평생교육원에서 6개월동안 ‘비만’을 공부해 아예 ‘비만치료사 자격증’을 땄다.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는 이 교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1학년을 제외한 전 학년 중 1개반씩을 비만반으로 편성,현재 250여 어린이들이 ‘정상적인 몸매’을 갖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등교하자마자 줄넘기 1000번,점심식사 직전에는 윗몸일으키기 40회씩을 하고,월·수·목·금요일에는 학교에서 사라봉 공원까지 5㎞ 정도를 걸은 후 수영으로 몸을 풀고 있다.과자는 물론이고 청량음료,아이스크림,초콜릿,라면,햄버거 등은 절대 먹지 않는다.이용중 교사는 “과자를 먹지 않는 것이 어른의 담배 끊는 것보다 더 힘들다.”며 “그래도 따라주는 어린이들이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이 교사의 노력으로 그동안 이 학교 30여명의 어린이들이 정상을 찾았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교수

    “관상동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우리 몸 어느 혈관인들 중요하지 않겠습니까만,관상동맥은 바로 생명의 원천인 심장의 파이프라인이기 때문입니다.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은 바로 이 관상동맥에 문제가 있어 생긴 질환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51) 교수.그가 이끄는 수술팀은 해마다 3000여건의 심장수술을 해내 국내외에서 이 분야의 ‘베테랑그룹’으로 꼽힌다.이 정도면 미국에서도 전체 5∼6위에 드는 실적.무서운 심장질환,그 중의 80%를 차지하는 관상동맥 질환에 관한 한 그의 견해가 곧 전범(典範)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문제는 최근들어 우리나라의 관상동맥질환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마치 미국의 50년대를 연상시킬 정도입니다.20년 전만 해도 ‘이런 병이 있었나.’ 하던 것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생활습관 때문입니다.너무 잘 먹고 잘 사는 게 문제입니다.” 관상동맥이란 대동맥으로부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3가닥의 굵은 혈관을 말한다.모양이 왕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곳에 혈전 등이 쌓여 관의 50% 정도가 막히면 심장 근육이 필요로 하는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허혈(虛血)상태가 되는데 이 경우를 협심증이라고 하며,아예 혈관이 막히면 심장 근육이 괴사하면서 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한다.이 상태에서 느닷없이 맞는 죽음이 바로 돌연사.실제로 돌연사의 80%는 관상동맥 질환이 원인이다. ●‘정크푸드’로 끼니 때우는 게 치명적 최근의 발병 실태는 어떤가. -많다.미국의 경우 인구 10명중 1명이 관상동맥 질환자인데,우리 나라도 여기에 가깝다.내가 치료하는 환자 10명중 7∼8명이 바로 이 질환자일 정도다. 우리나라의 상황이 급속히 악화된 이유는 무엇인가. -관상동맥 질환의 주요 원인질환은 동맥경화인데,이게 인간의 수명 연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령화는 불가피하게 고혈압이나 당뇨병같은 만성 퇴행성 질환을 증가시키고,이런 질환이 동맥경화의 주범이다.또 다른 원인은 식생활의 서구화다.사실,우리 전통음식만큼 균형잡힌 먹거리도 없는데,우리는 이미 서구 사람들이 ‘정크 푸드(junk food:쓰레기음식)’라며 기피하고 있는 햄버거나 피자 등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삼고 있다.흡연도 심각한 문제다.우리나라 성인의 70%가 흡연을 하는 상황에서는 관상동맥 질환의 발병상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자국에서는 담배를 마약류로 규정한 미국이 제3국에 이를 대량 판매하는 것은 문제고…. ●관상동맥 질환 젊은층 발병률 높아져 그러면서 그는 최근의 발병 추이와 관련,우려섞인 분석을 내놓았다.일단 발병하면 10명중 4명이 죽는 관상동맥 질환의 젊은 층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아직은 50∼60대 환자가 많지만 40대 환자가 계속 늘어나 이미 미국의 같은 연령대 발병률을 앞질렀다는 그는 원인으로 ‘과다한 콜레스테롤’과 ‘흡연’을 들었다.특히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혈관 연령이 많게는 15세나 더 노후하다고 경고했다. 아직도 사람들은 심장병에 대해 막연한 공포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병증에 대한 인식은 막연한데. -그렇다.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관상동맥 질환의 결정적 위험신호인 흉통이 와도 바늘로 손끝을 따고 누워 있거나 진통제,혹은 효능이 의심스러운 약제를 먹고 버틴다.그러다 못견뎌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심장이 너덜거리는 경우가 많다.일단 흉통이 나타나면 머뭇거리지 말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흉통을 얘기했는데,그게 결정적인 증상인가. -모든 흉통이 다 관상동맥 질환의 증상은 아니지만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에 의해 2∼5분 가량 흉부 통증이 왔다면 협심증,극심한 흉통이 30분 가량 지속된다면 심근경색증일 가능성이 높다.이런 경우 빠를수록 좋지만 늦어도 6∼12시간 안에 병원을 찾으면 그나마 손을 쓸 수가 있다. 예방법도 소개해 달라. -노화에 의한 발병은 딱히 예방법을 말하기 어렵다.그렇지 않은 경우는 평소 발병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라면 각 병증에 대한 나름의 관리방식을 준수해야 한다.일반적으로는 금연과 채식,비만 관리,적절한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흡연자 혈관연령 15세 더 노후 박 교수는 이 대목에서 이제는 살 만큼 사는 세상이 됐으니 모두가 건강에 대해 좀 진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담배만 해도 그렇습니다.젊은 연령층의 골초들,지금은 잘 모릅니다만 40∼50대에 가면 60∼70대에 생길 병들이 발병을 합니다.이미 답이 나와 있는데,죽어봐야 저승을 안다는 식으로 살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치료는 어떤가. -최근에는 막힌 혈관 부위에 스텐트라는 철망을 넣어 혈관을 개통시키는 중재시술이 주류 치료법이다.특히 최근에는 스텐트에 특수 약물을 입혀 혈관 세포가 자라 생기는 재협착률을 4∼5%대로 낮췄다.이런 방식으로 치료하는 사람이 환자의 60% 정도다.나머지는 혈전용해제 등 약물을 사용하거나 수술을 하기도 한다.맥박을 느리게 하는 등의 약제 부작용도 많이 개선됐다.그러나 약 100을 먹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최신 스텐트시술에서는 스텐트에 코팅한 1 분량의 약으로도 얻을 수 있다. ●병의 심각성 깨닫고 치료해야 끝으로 그는 관상동맥 질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불행한 얘긴데,유럽에서는 60∼80%의 급성기 심근경색 환자들이 혈전용해제 치료나 스텐트 시술을 받는데 우리는 고작 20%만 혈전용해제 치료를 받습니다.치료에 필요한 소중한 시간을 엉뚱한 데서 소비하는 거죠.그만큼 병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급사(急死)의 80%가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것인데도 말입니다. ■ 박승정 교수는 ▲연세대의대 및 한양대의대·고려대의대 대학원(박사)▲미국 배일러의대 심장내과 연구원▲미국 심장학회 회원▲대한내과학회,순환기학회 회원▲서울아산병원 심장센터,심장내과 분과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
  • 기내식 비행기 밖에서도 먹는다

    태풍 등으로 외국행 비행기 이륙이 늦어질 때,승객들은 식사 해결을 위해 적잖은 불편을 겪어 왔다.항공사들은 햄버거를 사다 나눠주거나 공항식당 이용권을 나눠주곤 했다.기내식을 내주면 될 텐데 왜 번거롭게 그랬을까.이유는 간단하다.같은 기내식도 비행기 안에서 먹으면 면세,비행기 밖에서 먹으면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는 이같이 불합리한 규정을 손질한 관세법 개정안을 11일 입법예고한다.악천후 등으로 비행기 출발이 지연될 경우,국제공항 출국장이나 환승장에서 대기하는 승객에게 제공하는 기내식에 대해서도 관세를 면제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는 이미 준비한 기내식을 대기중인 승객들에게 제공한 뒤 다시 기내식을 채우면 된다. 안미현기자 hyun@˝
  • [월드이슈-슬로푸드운동] 패스트푸드 업계 생존전략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의 패스트 푸드점들은 ‘슬로 푸드’ 운동에 대항해 맛과 재료,크기를 다양화하는 데 주력하기 시작했다.햄버거나 샌드위치에 프렌치 프라이(감자튀김),콜라 등을 섞은 전통적인 ‘콤보 식단’에서 벗어나 샐러드 등 저칼리 상품 등을 곁들인 상품을 개발,건강과 맛을 동시에 좇고 있다.일반 레스토랑과 패스트 푸드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햄버거 체인점도 생겨났다. 변화의 몸부림은 햄버거의 상징이자 패스트 푸드점의 원조격인 맥도널드에서 거세다.햄버거가 비만의 원인이라는 비판을 받자 지난해 ‘슈퍼 사이즈’를 없애고 과일과 샐러드,요구르트 등으로 짜여진 식단을 내놓았다.아침 메뉴에 햄버거를 대신해 소시지와 계란 등으로 짜여진 유럽형 스타일도 처음 선보였다. 맥도널드는 비단 메뉴를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건강을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이의 일환으로 11일부터 프렌치 프라이나 콜라 대신 샐러드나 물을 선택할 수 있는 ‘성인용 해피 밀’을 사면 보도계(步度計)를 하나씩 준다.햄버거를 팔면서 하루에 1만보씩 걸으라고 권유한다.물론 이면에는 비만의 주범은 맥도널드 음식이 아니라 운동 부족이라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가 깔렸지만 시범 판매에서 고객들의 반응은 좋았다는 게 맥도널드측 설명이다. 영국계 햄버거점인 버거킹은 고기를 빼고 야채와 샐러드 등으로 채워진 획기적인 버거를 내놓았다.웬디스와 하디스,칼스 주니어 등 작은 패스트 푸드점을 본 떠 칼로리가 높은 둥그런 햄버거용 빵도 없애 신상품으로 내놓았다.웬디스의 북미지역 최고경영자인 톰 뮬러 회장은 “다양한 선택을 극대화하도록 새롭고 창조적인 수단들을 개발하는 게 패스트 푸드점의 추세”라고 말했다. 길다란 샌드위치를 파는 것으로 유명한 서브웨이는 ‘7 언더 6’로 재미를 봤다.“유지방이 6g 미만인 샌드위치 7개를 판다.”는 뜻으로 ‘뚱보’에서 벗어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했다.특히 서브웨이가 선전하는 ‘고 단백질-저 칼로리’ 샌드위치만 먹고 수십kg 가까이 뺀 사람이 나타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 동부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퍼드러커는 햄버거 체인점이지만 맥도널드나 버거킹과는 아주 다르다.점원들이 준비된 빵과 고기를 단순히 포장하는 ‘조립형’ 햄버거가 아니라 고객의 주문에 따라 재료와 크기,굽는 정도 등을 달리해 주방에서 직접 만든다. 패밀리 레스토랑인 험프티는 음식의 크기를 조절해 성공한 케이스다.지난달 샌드위치와 치킨 등 모든 식단에 ‘한 사이즈 작은 메뉴’를 소개했다.당초 총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시판 이후 고객의 상당수가 ‘미니 식단’을 고르면서 샐러드나 수프 등을 추가로 주문했다.험프티는 특히 대부분의 음식점이 샌드위치를 시키면 자동적으로 프렌치 프라이를 제공하던 관행을 깨뜨리고 고객들이 좋아하는 다른 것을 고를 수 있게 했다.반응은 대성공이었다. mip@˝
  • [월드이슈-슬로푸드운동] 美 슬로푸드운동 뿌리내린다

    제 고장에서 나는 신선한 제철 재료를 이용해 집에서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규격화되고 표준화된,인간을 속도의 노예로 만든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개념에서 출발한 슬로푸드 운동은 단순히 반(反)패스트푸드 운동에서 벗어나 국적 불명의 식품을 배격하는 건강한 먹거리운동,환경운동,지역농가 지원 운동으로 발전해가고 있다.일종의 웰빙 식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1986년 이탈리아에서 출발,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에서 세를 늘려왔던 슬로푸드 운동이 패스트푸드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지난 30년간 값싸고 간편한 햄버거와 감자 튀김에 ‘중독’됐던 미국인들은 건강의 최대 적인 비만의 주범으로 패스트푸드가 지목되는 것을 비롯,패스트푸드의 폐해가 잇따라 공표되면서 점점 슬로푸드 운동 제창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 3년새 회원수가 급증,현재 전국 62개 지부에 1만 2000명의 유료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 8만여명이며 이중 3만 5000명 가량이 이탈리아인이다. ●패스트푸드 본고장 美서도 큰 반향 특히 패스트푸드가 미국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체격도 왜소하게 변형시킨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했다. 최근 영국의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가 독일 뮌헨대의 존 콤로스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보도한 것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가난과 패스트푸드 때문에 유럽인들보다 체격과 신장이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인들의 평균 신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네덜란드인보다 약 5㎝가 작았다.영국인들도 미국인들보다 약 1.3㎝가 큰데 독립전쟁 당시에는 미국인 남자 평균신장이 영국인 남자 평균신장보다 5㎝나 컸다고 콤로스 교수는 말했다. 패스트푸드를 몰아내자던 출범 초기의 과격했던 ‘슬로푸드’운동은 실생활에서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지금은 특정 식품에 대해 금지나 불매운동을 벌이지는 않는다. 슬로푸드 회원들은 가끔씩 풀어 키운 닭과 유기농 식품,직접 짠 과일 주스,소량생산된 맥주를 사서 한시간 이상 걸려 스스로 음식을 만드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활동이 저조했던 영국에서도 최근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1997년 출발,광우병 공포와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중산층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해 최근 정치인들이 슬로푸드 운동에 가세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현재 100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정치인 켄 리빙스턴은 런던식품위원회를 설치했고,찰스 클라크 교육장관은 학교급식 식재료의 투명한 공급체계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요리책 전문 출판사인 그랍 스트리트는 하반기중 600여가지의 전통식당들이 자랑하는 음식들의 조리법을 담은 일명 슬로푸드의 ‘성경’격인 요리책을 펴낼 예정이다. 영국의 슬로푸드운동 단체들은 이탈리아처럼 교육에 슬로푸드 운동을 접목시키고 있다.교육 당국에 학교 급식에 쓰이는 식재료의 투명한 조달 및 현지 식품 조달비율을 높이고 유기농산물 사용을 늘리도록 촉구하는 등 조직화하고 있다.단순한 잘 먹기 운동에서 환경운동 단체로 성격이 변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푸드운동은 올해안에 세계 최초의 음식대학을 개교,본격적인 슬로푸드 운동 확산에 나선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문화적·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며,슬로푸드 운동의 철학과 개념을 가르친다.졸업생들은 음식평론가,매니저,식재료 구매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다.오는 10월4일 개교하는 음식대학은 3년 과정과 2년 석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가진 자들의 운동” 비판도 슬로푸드 운동의 가장 큰 약점은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재료인 유기농 식품이 대량생산된 슈퍼마켓 상품에 비해 최소 3∼4배가량 비싸다.이 때문에 슬로푸드운동은 ‘가진 자들’을 위한 운동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슬로푸드USA회장 패트릭 마틴스는 “모든 사회운동은 여성 참정권이나 민권운동,환경운동을 막론하고 교육받은 엘리트로부터 시작됐다.”며 수요가 늘어나면 이런 식품을 생산하는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8주간의 건강여행’의 저자인 앤드루 웨일 박사는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하는 데 부자일 필요는 없다며 흔히 사용하는 몇가지 식품을 신선식품과 유기농 식품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1986년 反맥도널드 운동에서 시작 슬로푸드 운동은 이탈리아 브라 마을 출신의 음식·와인 저널리스트 카를로 페트리니 주도로 1986년 시작됐다.로마의 유서깊은 스페인 광장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미국의 맥도널드가 매장을 연 것이 계기가 됐다.‘맥도널드 반대’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음식을 똑같이 빨리 먹는 음식문화를 거부하는 것이다.동시에 먹는 것의 즐거움,전통음식의 보존 등을 강조했다.국제적인 운동이 된 것은 1989년 파리의 코믹극장에서 슬로푸드 선언문이 채택되면서부터다.최근 광우병이나 유전자조작식품이 현안이 되면서 회원 가입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 브라에 있는 본부에서는 그 철학과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각종 행사와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주요 행사로는 포도주 컨벤션,미각의 전당,슬로푸드 시상대회 등이 있다.장기 프로젝트로는 미각의 방주,포도의 유전자조작 반대 운동,미각교육 등이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마당] 라면 이야기/황주리 화가

    내가 처음 먹어본 라면은 초등학교 일학년 때 어머니가 삶아주신 일제 라면이었다.하지만 그 라면의 맛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몇 해 후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주황색 껍질의 삼양 라면의 맛은 정말 최고였다. 후루룩 후루룩 냠냠냠 하고 노래하던 삼양 라면의 텔레비전 광고도 잊을 수 없다.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게 바로 라면일 것이다.어쨌든 라면은 먹을 것이 그리 풍요롭지 않던 시절,혜성처럼 나타난 획기적인 식품이었다. 청바지와 코카콜라가 자본주의의 전령이었다면,값싸고 맛있고 편리한 라면의 발명은 적어도 배고파 죽는 시대를 종언하는 식품의 혁명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일본인들이 경영하는 여러가지 종류의 국물로 맛을 낸 라면 전문집에 가면 얄미운 생각이 든다. 별 것도 아닌 것이 분명한 라면을 대단한 전문 음식의 경지로 올려놓는 그들의 재빠른 아이디어가 가끔은 부러울 때가 있다.하지만 우리 입맛에 맞아서인지 몰라도 라면은 한국 라면이 제일 맛있다.혼자 지낼수록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덕분에 오랜 유학 시절 동안 나는 웬만하면 라면을 많이 먹지 않으려고 애썼다.물론 햄버거나 피자도 많이 먹지 않았다.아마 10년 동안 먹은 라면의 개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감기가 걸렸을 때나 몸이 아플 때,간절히 먹고 싶은 게 라면이었다. 감기에 걸려 온몸이 열에 들뜨던 날 각 나라의 라면이 가득 쌓여있는 동양 식품점의 선반 위에서 선뜻 한국의 농심 신라면을 집어들던 풍경이 눈에 선하다.지금 생각하면 라면은 일상이 아닌 비상시에 무엇보다도 그 가치를 발휘하는 소중한 물건이다.배고플 때 먹은 컵라면 한 개의 맛은 잊을 수 없는 맛의 추억이다. 탈북자들이 제일 먼저 놀라는 게 한국의 라면 맛이라 한다.우리가 재난을 당한 이웃을 도울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 또한 라면이다.그 소중한 라면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던 북한에 처음 들어간 것은 1997년 6월.기독교 단체들이 쇠고기 라면 450만개를 지원했다고 한다.흥남항과 남포항을 통해 들어갔던 라면을 북한 주민들은 먹어보기는커녕 보내왔다는 소문조차 듣지 못했다.그 라면들은 어느 곳에서 썩어갔을까? 이번 용천 폭발사고 주민들에게도 우리가 보낸 라면은 전달되지 않고 있다.그 처참한 재해 현장에서 북한 당국은 빠른 복구 사업으로 용천을 지상의 낙원으로 만들겠다고 불필요한 허풍을 떨고 있다.북한을 지상의 낙원으로 선전해오던 북한 당국은 남한의 라면 맛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모양이다.우리는 이런 식의 짝사랑을 아직도 많은 세월 계속해야 할지 모른다.혹여나 맘 상할까 눈치를 보면서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주는 사랑만이 통일이라는 위대한 한 획을 그을 것이다.통일 독일의 옛 서독의 동독 사랑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 라면이 전달되지 않을 때야 다른 그 무엇인들 제대로 전달이 되겠는가.문득 우리나라에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100만명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떠오른다.이 어려운 시절에 북한까지 껴안으며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할 것이다.껴안으려 하나 제대로 껴안을 수 없는 겨레 사랑은 출구가 없는 부조리극을 생각나게 한다.불가능한 소통과 닫혀있는 골목들을 지나 우리는 어디까지 가야 열린 통일의 길목에 들어설 것인가? 주는 자의 겸허한 자세와 받는 자의 고마워하는 마음이 만나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황주리 화가˝
  • [카~ 좋다] 0.0001초 승부 카레이싱

    출발선에 늘어선 40여대의 경주용 자동차들이 ‘부∼웅 부∼웅 바∼아앙’ 굉음을 내뿜으며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1만 2000평이 넘는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를 집어 삼킬 듯이 내지르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꽉 쥐어진 손에는 땀이난다.출발을 알리는 ‘삑 삑 삑’ 신호음과 함께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었다.순간 타이어 타는 냄새와 함께 용수철이 튀어 나가듯 차들이 내달린다.드디어 레이서들의 고독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코너를 돌 때는 차들이 미끄러지며 ‘끼 끼 끽∼익’하고 내는 소리가 ‘귀’를 자극하고 바람처럼 400m의 직선구간을 달리는 차들이 ‘눈’을 멎게 한다.또 부딪칠듯 아슬아슬하게 추월하는 차들을 보는 순간 스트레스가 절로 풀린다.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주 토요일(24일) 용인 스피드웨이로 가보는 건 어떨까.‘2004 BAT GT 시리즈’ 제 2전에는 경주용차들의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와 자동차 오디오전시 등 다양한 이벤트,또한 ‘쭉쭉빵빵’한 레이싱 걸들이 기다리고있다. 주최인 KMRC는 지난달 28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04 BAT GT 시리즈’ 개막식에 1만5000여명의 자동차 마니아들이 모였고 오는 24일에도 ‘무한질주’의 쾌감을 느끼기 위해 1만여 명이 모일 것으로 전망했다. ●카레이싱 경기 종류 자동차 경주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바퀴가 차체 바깥으로 나와 있는 경주용차로 하는 포뮬러(Formula)경주,일반 승용차를 개조해 경주용차로 만들어서 하는 GT(Grand Touring)와 투어링A가 있다.포뮬러경주는 배기량에 따라 등급이 있다.최상위인 ‘F1 그랑프리’는 배기량 3000㏄에 엔진회전수 1만4000rpm까지다.그 다음이 ‘F3000’으로 배기량은 F1과 동일하지만 엔진회전수가 9000rpm으로 제한된다.‘F3’은 배기량이 2000㏄ 이하다. 이번에 하는 포뮬러경주는 배기량 1800㏄로 국제공인 경기는 아니지만 충분한 묘미를 느낄 수 있다.‘GT차량 경주’는 자동차 개조 여부,배기량과 엔진회전수 등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GT1’은 엔진과 몸체를 개조할 수 있고 배기량은 2000㏄급,엔진회전수 8000rpm을 가진 차들이,‘GT2’는 배기량이 1601∼2000㏄,엔진회전수는 7300rpm을 가진 차들이 참가한다. ‘투어링A’는 엔진 등을 개조할 수 없지만 머플러를 개조해 엔진회전수를 7000rpm으로 높였다.GT1은 전면 개조가 허용돼 보통 우리가 타는 승용차의 경우 150마력 정도이지만 경주차는 이보다 100마력이나 높은 250마력에 달하며 대당 개발비용만 5억원을 호가한다.GT1차량은 최고속도 200㎞이상을 낼 수 있다. 경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2.125㎞의 스피드웨이를 작게는 16랩(바퀴)에서 많게는 39랩을 도는 시간을 재서 승자를 가린다.그래서 카레이서들은 ‘고독하다’는 말을 한다.경주의 백미인 ‘통합전’은 GT1과 GT2,투어링카가 함께 서킷을 달린 뒤 부문별로 시상을 따로 한다.그래서 40여대의 경주차가 한꺼번에 달리는 장관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도로에선 맛볼 수 없는 ‘굉음’을 체험할 수 있다. ●이것이 경기 관전 포인트 그동안 국내 경주 최상급 GT1은 현대자동차 ‘투스카니’의 독무대였다.하지만 올해 ‘BMW’(독일)와 ‘렉서스’(일본)가 정식으로 데뷔해 자존심을 놓고 승부를 겨루고 있다. BMW는 캐스트롤팀에 2000cc급 250마력의 ‘320i’를 레이싱카로 투입했고 렉서스는 자신의 팀에 2000cc급 250마력의 ‘IS200’을 내세웠다.하지만 1전에서는 현대 ‘투스카니’의 완승이었다.앞으로 2전,3전에서 외제차의 반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영화 ‘폭풍의 질주’에서 처럼 경주차가 피트(간이정비소)에 들어오자마자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순식간에 바퀴를 갈아주는 장면을 볼 수 있다.통합전에는 타이어를 22초안에 2개를 갈아야하는 ‘피트스톱’을 의무화했다.0.0001초를 따지는 스피드경주라 자동차가 들어오자마자 양쪽에서 바퀴를 빼내고 바꾸는 모습은 ‘와’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제 스피드를 만끽했다면 경기장 중앙에 마련된 이벤트 코너로 가 보자.그곳에는 다양한 카오디오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15개의 부스에 50여 개의 카오디오가 전시되고 다양한 A/V시스템을 만져보고 들어볼 수 있다.40만원부터 200만원까지 하는 다양한 오디오가 전시된다.또 차량용 TV,DVD,네비게이션,오디오,엠프와 스피커를 포함한 A/V시스템은 300만원부터 2000만원 짜리까지 볼 수 있다. 포토타임 때는 자동차경주의 꽃인 레이싱 걸들을 직접 보고 카메라폰이나 자신의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점심시간에는 연예인 레이싱팀의 사인회가 열린다.통합전 종료 후 30명을 추첨해 레이서와 함께 서킷 주행을 통해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경기장에 들어와 오디오 전시를 보고 레이싱 걸과 촬영하려면 게스트ID카드를 사전에 신청해야한다.ID카드를 소지한 사람에게는 햄버거와 콜라도 무료로 제공된다.신청은 무료이며 한국챔피언모터쉽(KMRC)홈페이지 www.kmrc.co.kr를 이용하면 된다.또 양재역에서 용인 스피드웨이까지 무료셔틀버스를 운영한다.스피드웨이는 용인 에버랜드 정문 건너편에 있다.주차는 에버랜드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앞으로의 경기일정은 ▲24일(토) ▲5월26일(수) ▲6월13일(일)▲7월4일(일) ▲9월19일(일) ▲10월31일(일)에 열릴 예정이다.(02)6262-1144 한준규기자 hihi@˝
  • [꼬불 꼬불 뒷골목] 제주의 ‘원조명동’ 칠성로

    제주시 칠성로는 동쪽으로 산지천 입구 성안보석에서 서쪽으로 개성연출미용학원까지 약 1.5㎞ 구간이다.일제 강점기 때부터 근대적 형태의 상점이 들어서 제주상권의 원조로 알려진 칠성로는 8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의 ‘명동’이었다.이 곳에 가면 아무거나 먹고 살 수 있었고 구할 수 있었다. 광복 후 제주 최초의 다방 ‘파리원’이 들어선 곳도,유명 잡화점 ‘갑자옥’이 자리했던 곳도 이곳이며,인쇄소의 효시인 제주인쇄소와 최초의 목욕탕인 일출목욕탕,최초의 사진관인 월광사,최초의 서점인 우생당도 이 곳 언저리에 터잡았다. 1969년 제주 최초의 병원급 민간 의료기관인 나사로병원이 개설된 곳도,1973년 제주 최초의 백화점인 아리랑백화점이 들어섰던 곳도 바로 칠성로다.동백·은성·금성·금탑·이어도·무지개·청탑·정·정원 등 다방 10여개가 몰린 탓에 모든 약속도 주로 칠성로에서 이뤄졌다. 이러한 ‘최초’ 기록들은 칠성로가 산지항과 관청지역인 관덕정 광장과의 연결도로로 하루 유동인구가 1만명에 육박하리 만큼 장사 잘 되는 ‘노다지 장소’였기 때문이다.일등 상가로의 지위뿐 아니라 1951년 1·4후퇴 직후에는 피란온 문화·예술인들의 사랑채로 이용되면서 제주의 문화·예술을 꽃피운 장소로도 유명하다. 제주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최현식(79)씨는 “피란 문인들 가운데 ‘백치 아다다’의 계용묵,아동문학가 장수철,청록파 시인 박목월,그리고 김상일·이희철·김영삼·문덕수·김성환·함동선 등은 수시로 칠성로 동백다방과 우생당서점에서 제주 문인들과 시낭송회와 문학작품합평회,문학의 밤을 열어 4·3 여파로 단절의 세월을 보내고 있던 도내 문학도들에게 새로운 관심과 열정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택지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90년대 들어 거주지와 상권이 신제주와 광양지역으로 분산되면서 칠성로는 이전의 화려한 빛을 뒤로 한 채 쇠락하기 시작했고,더구나 97년 외환위기에 몰리면서는 떠나는 상인들까지 생기는 공동화(空洞化)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지금은 골목 아닌 골목으로 변한 이곳에서 소매업 95곳,오락문화 16곳,음식업 21곳 등이 하루 2만명 정도의 유동인구를 상대로 영업 중이다.이 중에서도 핵심을 이루는 매장은 옷가게인 의류점들로 데코·라코스떼·이동수·아스트라·휠라·닥스·온앤온·줄리앙·블루페페·비키·지오다노·조이너스 등 익히 알려진 중고가 의류 브랜드 매장에서부터 ‘영캐주얼’‘무료입장’ 등 중저가 매장까지 57개 매장이 안간힘을 다해가며 버티고 있다. 금강제화 강남한(56) 사장은 “멀지 않은 곳에 이마트·월드밸리 등 대형 할인매장이 들어서고,공항과 부두에 내국인 면세점까지 생겨 칠성로 상인들에게 버거운 상대는 한둘이 아니다.”라고 푸념했다. 무너져 가는 상가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 99년 6월 상가대표 120명이 ‘칠성동번영회’를 조직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이들을 포함한 200여 상인들이 ‘칠성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을 만들어 자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으나 쉽게 풀리지 않는 눈치다. 김영식(53) 조합이사장은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추진하려는 쇼핑아웃렛 사업이 지역상인들을 자극해 서로 단결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고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산지천-칠성로-제주목관아지에 이르는 야간쇼핑거리를 조성하는 등 상권부활 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상호 탐라대 건축학과 교수는 “칠성로가 과거의 번성을 되찾으려면 열린공간,쾌적한 쇼핑환경으로의 특징있는 탈바꿈이 급선무”라며 “5∼6m의 좁은 가로폭에 비해 양쪽 건물 높이가 높아 가로공간 폐쇄감이 과다하고,점포 건물이 대지 경계선까지 들어차 도로와의 관계에서 여유가 없으며,점포간 간격이 밀집돼 가로외관 리듬이 결여되고 간판까지 난립해 열린공간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칠성로를 설명했다. 그러나 칠성로에는 다른 지역이 갖지 못한 여러 소중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비록 시간은 흘렀어도 개인적인 추억과 꿈,도시민의 애환,크고 작은 만남과 모임 등 여러 과거가 애잔하게 서려 있는 곳이 바로 칠성로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은행들 ‘타워팰리스 錢爭’

    타워팰리스,대림아크로빌 등 이 시대의 부(富)를 상징하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상복합타운.이곳에 사는 거액 자산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은행간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전세를 살아도 통장에 수십억원이 들어있고,최대 1조원의 자산가까지 산다는 곳.미래 생존경쟁에 나선 은행들은 프라이빗뱅킹(PB·부자고객 자산관리) 영업에 사력을 쏟아붓고 있다. 도곡동 부자촌에서 일하는 은행원들에게 지난 15일은 단순한 국회의원 선거일이 아니었다.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들이 분양받았다는 타워팰리스Ⅲ(3차 단지)의 입주가 시작된 날이었고,좀체 만나기 힘든 ‘대한민국 최상위 1% 부자’들이 투표장에 모습을 드러낸 날이기도 했다.은행마다 투표장 앞에 진을 치며 기념품 공세를 폈고,타워팰리스Ⅲ 입주자들의 이삿짐이 도착할 때마다 은행 이름이 적힌 홍보물과 기념품이 쏟아졌다.A은행 PB팀장은 “부자들에게 내 얼굴을 알린 것 자체로 만족한다.”고 했다. ●“1조원 금융자산가를 모셔라.” “지금까지 최고의 부자단지는 대림아크로빌(1999년 12월 입주)이었다.타워팰리스Ⅰ(2002년 10월)이나 타워팰리스Ⅱ(2003년 2월)보다 한수 위였다.그러나 타워팰리스Ⅲ 입주로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진다.대림아크로빌의 최고부자 30명도 여기로 옮겨온다.”(B은행 PB팀장) 은행들이 타워팰리스Ⅲ 입주에 흥분하는 이유는 그간의 성과에서 쉽게 알수 있다.C은행 PB팀장은 “도곡동 지점 설립 1년여만에 40년 된 직전 근무 지점(서울 강북지역)의 수신고를 넘어섰다.”고 전했다.최상위 고객의 20%가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이탈리아 경제학자)의 법칙’이 그대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최고 부자는 대림아크로빌에 살고 있는 70대 할머니.부동산 등을 뺀 예금·주식 등 금융자산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를 유치하기 위한 은행들의 노력은 치열하다.D은행 PB팀장은 “우리도 최근 ‘1조원 할머니’로부터 예금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 정도의 자산가는 금융기관을 한 곳만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예금액이 기대만큼 크지는 않다.”며 “지금도 그 할머니를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생활을 오래 한 PB 전문가들도 부자를 한 눈에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지난해 통장을 개설하면서 단돈 1만원을 입금한 고객이 있었다.행동이 예사롭지 않아 모든 경로를 통해 알아본 결과,상당한 부자임이 확인됐다.열성으로 그를 따라다녔고 결국 그는 수십억원을 우리 은행에 넣었다.”E은행 PB팀장이 자평하는 성공사례다. 은행 점포에 대한 투자도 엄청나다.타워팰리스Ⅰ 정문 앞에 위치한 국민은행 지점은 임대료만도 250억원에 이른다.한 은행 PB팀장은 상담실 벽에 걸린 그림 2개를 가리키며 “하나에 1000만원짜리”라고 했다. ●전통 마케팅기법의 무중력 지대 “이곳 고객들은 철저하게 자신만 믿는다.아는 것도 많다.우리의 말은 항상 의심의 대상이다.결코 그들을 금융지식으로 이길 수는 없다.때문에 아이디어와 이를 통한 입소문이 최선이자 유일한 마케팅 수단이다.”(F은행 PB팀장) 자산규모가 ‘보통부자’들과 다르다보니 다른 데서 성공했던 마케팅 기법은 좀체 통하지 않는다.우편안내물 발송이나 텔레마케팅은 효과가 없다는 게 입증된 지 오래고,경품을 통한 고객 유인도 한계가 많다.특히 다른 은행의 금리나 서비스,수수료 수준 등을 치밀하게 확인하고 오기 때문에 노련한 PB팀장들도 맞상대가 버거울 정도다. “웬만하면 통하는 ‘감동(感動)마케팅’도 소용이 없다.올 초 거액 예금자의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한달간 중환자실에 입원했다.하루도 빠지지 않고,심지어는 주말에까지 꽃을 사들고 면회를 갔다.수익증권 등의 추가판매를 노렸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지금 예금돼 있는 돈만이라도 확실히 지킬 수 있게 된 게 다행이다.”(H은행 지점장)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동원된다.하나은행은 오는 23일 경기도 양평으로 고객들과 봄나물캐기 여행을 간다.음악회,미술전시회에 부자고객들이 식상해 있다는 데서 착안했다.지금까지 50여명이 신청하는 등 반응이 좋다.한 은행은 새로 입주하는 주민들에게 8만원짜리 쓰레기통을 준다.은행 관계자는 “부자들에게 몇만원짜리 상품권은 별 의미가 없다.”며 “쓰레기통 하나라도 최고급을 쓴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는 그 자부심을 선물한 은행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의 경우,내과·안과 의사는 푼돈으로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여기에 맞는 여신·수신 상품만 안내하지만 비뇨기과와 성형외과는 한번에 큰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관광상품 등까지 활용하는 전방위 마케팅이 필요하다.”(I은행 지점장) ●잠 못 이루는 은행원들 “본점에서는 타워팰리스가 코앞에 있는데도 고객을 못잡느냐고 다그치지만 정작 근처에 있는 고객들은 내 손에 안 잡히는 게 현실이다.집집마다 찾아가 예금을 넣겠다고 할 때까지 졸라보고 싶지만 경비원들로부터 잡상인 취급 당하기 십상이다.”(J은행 PB팀장) “젊은 고객을 만날 때면 버튼다운 양복에 스트라이프 셔츠,밝은 계열의 넥타이,밀라노 스타일로 입고 머리에 무스까지 바른다.단 하루라도 젊어보여야 할 것 아닌가.”(K은행 지점장) “PB는 바쁘다는 인상을 주면 절대 안된다.바빠서 자신에게 정성을 쏟지 못할 것이라고 고객들이 인식하는 순간,그걸로 그 고객과의 관계는 끝이다.”(L은행 PB팀장)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seoul.co.kr˝
  • 파트타임 점원이 CEO 됐다-맥도널드 새 회장 겸 CEO에 43세 찰리 벨 지명

    |워싱턴 백문일특파원|“그의 혈관 속에는 케첩이 흐른다.”19일 맥도널드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지목된 찰리 벨(43)에 대해 미국의 한 외식업계 분석가가 평가한 말이다.“인생은 연습이 아니다.”라는 그의 좌우명처럼 그는 업무에 혼신을 쏟는다. 호주 출신으로 맥도널드의 첫 외국인 CEO라는 수식어가 따르지만 오래전부터 그는 맥도널드의 ‘차기 주자’로 거론됐다.강력한 업무 추진력에다 사교성,카리스마까지 갖춰 맥도널드의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이다. ●19세에 맥도널드 사상 최연소 점장에 누가 고객이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만큼 밑바닥 경영을 아는 사람은 없다.시드니 남부 교외에서 자란 벨은 15세 때 대학가 옆 맥도널드 점포에 파트타임제로 들어간다.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버스 안에서 용돈을 벌어보자는 친구의 권유에 따랐다. 그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하루 4시간씩 햄버거에 소스를 치는 일부터 시작했다.첫날 일이 너무 고되어 부모에게는 계속할 일이 못 된다고 말했으나 이후 4년간 화장실 청소에서 하역작업,고기 말리기 등 온갖 잡일을 다 소화했다.대학 진학을 접었지만 모든 일에 정통한 19세에 그는 맥도널드 사상 최연소 점포 매니저가 됐다. 호주 맥도널드 사장을 거쳐 1999년 맥도널드 아시아·아프리카·중동지역 책임자,2001년 맥도널드 유럽 회장,2003년 1월 맥도널드 사장 겸 최고운영자(COO)까지 초고속 승진을 하면서도 그는 출발선인 현장경영을 잊지 않았다.유럽과 남미지역을 맡았을 때에는 두달만에 프랑스와 독일,스페인,영국,아르헨티나,호주,캐나다 등지의 점포를 일순했다.경영진을 대동한 것은 물론이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마케팅을 책임지는 많은 사람들은 사무실에 앉아 탁상공론에 빠지기 쉽다.나는 그들에게 현실을 보여줬다.시드니에 있을 때 흑인들이 사는 거리로 그들을 데려가곤 했다.이들이 우리의 고객이라고 했다. 호텔에서 블랙 타이를 매고 점잖게 식사하는 사람들은 결코 맥도널드의 고객이 아니라고 일깨웠다.” 지난해 5월 시카고에서 열린 맥도널드 연례 총회에서 벨은 경영전략을 확장 위주에서 고객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일갈을 터뜨렸다.버거킹과 서브웨이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맥도널드의 살 길로 건강식인 샐러드와 과일과 우유를 곁들인 유럽식 아침,치킨 너겟 등 새로운 식단의 개발을 주장했다. ●‘비만퇴치 식단’ 4분기 매출 17%급증 앞서 1월에 취임한 짐 캔탈루포 회장 겸 CEO의 지원을 업었으나 햄버거 판매에만 의존한 기존의 전략을 벗어던지고 스스로의 단점을 극복한 ‘비만퇴치 식단’을 내건 것은 모험이자 개혁이기도 했다.그러나 하향세를 보이던 매출이 지난해 4·4분기부터 17% 이상 급증하는 등 결과는 대성공이었다.일부 점포들이 본사의 무리한 경영을 비난하며 반발하기도 했으나 폐쇄로 맞서는 등 강경조치도 취했다. 그러나 점포의 직원마저 가족처럼 대하는 그의 인사관은 남다르다.하워드 호주 총리를 만나러 가던 도중,인근 맥도널드 점포에 들러 10대 점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일은 유명한 일화다.호주의 중소기업 회생을 위한 태스크 포스를 맡았을 때 공로를 함께 일한 직원들에게 모두 돌렸다. 캔탈루포 전 회장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숨졌지만 벨은 젊은층을 상대로 새로운 건강식 개발에 주력하는 ‘효율적 경영’을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맥도널드에서 일하다 죽는다면 행복할 것이다.”라고 말한 그의 연봉은 91만달러(11억원)에 이른다. mip@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투박하면서도 수더분한 멋을 지닌 분청(粉靑)은 공들여 모양낸 것만이 좋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청자,백자 세계의 통념에 대한 도전이자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귀의하려는 한국 도자기의 한 특징이다. ●관노비 신분서 해방된 기술자들 고려 말 조선 초에 걸쳐 나타난 정치의 불안,국가 기강의 문란,신분구조의 와해,새로운 지배세력의 성장,왜적의 침입 등으로 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던 관요(官窯) 기능이 마비되었다.관요에서 관노비로 일하던 도자기 기술자들은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이들은 국가의 규제없이 자유로이 그릇을 만들 수 있었으므로 활달하고 구김살 없는 자유분방한 멋을 풍기는 그릇을 만들 수 있었다.이 때 만들어진 그릇들을 뭐라 불렀는지를 알려주는 문헌은 없다.이들 그릇을 분청사기(粉靑沙器)-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라는 용어를 처음 쓰게 된 것은 고유섭(高裕燮) 선생의 ‘고려도자와 이조도자’(1963년)라는 글을 통해서였다. 분청의 가장 큰 특징은 물레질로 만든 그릇 몸에다 정선된 백토(白土)를 입히는 분장(粉粧)기법과 그 뒤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분청사기는 우연한 시대적 산물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그릇이 그 시대의 표정이라는 말과도 일치하고 있다.순박하고 민중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분청그릇은 15세기 초 조선 왕조의 기반이 튼튼히 닦여진 시기와 맞물려서 나타났다. ●세종때 절정의 기법 완성 세종 연간에 걸쳐서 절정의 기법이 완성되었는데 이는 세종 연간 문화의 특징이 민본(民本)을 전제로 한 독창적 민족 문화를 만들어 생활화한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우리에게 맞는 농사법은 ‘농사직설’,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은 우리나라 약초로써 고치고자 한 ‘향약집성방’,중국 음악과 다른 우리의 가락을 찾기 위한 노력들,우리의 고유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 등이 좋은 예다.민족적 자각과 민중문화를 포용한 문화의식은 민족에 기초를 두고 민본을 존중하는 조선문화의 새벽이 되었고,이같은 문화의식을 배경으로 하여 태어난 것이 다름아닌 분청사기였다. ●분청사기의 본질은 자유분방함 이렇듯 오랜 역사만큼이나 자유분방함을 근본 정신으로 삼아서 만들어지는 분청 그릇은 대부분의 사기장들이 즐겨 다루어 왔고 현재에도 그러한 분야다.그러나 사기장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자유분방함의 본질을 어떻게 터득하여 표현하는가에 있다.많은 작가들이 집요하게 도전해오고 있지만 전통적 분청기법을 제대로 터득하여 현대적인 단순미로 재창조했다거나 듬직한 양감과 아첨없는 장식성,한국인다운 소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은 사기장은 매우 적다.이런 만만찮은 길에 들어선 박성욱은 이제 서른 세 살의 젊은 사기장이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무왕1리 526번지 산골에다 가마를 박고 아내 이금영(32세),유빈(6세),순빈(4세) 네 식구가 산비둘기처럼 살면서 분청그릇을 빚고 있다.깊은 산골이다 보니 닷새마다 서는 지제장터까지도 십리길이 훨씬 더 되고 초등학교며 과자를 파는 가게도 면소재지에 가야만 한다. 문 : 이 산중에다 작업장을 짓고 생활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朴 : 지리적 여건이 장작가마 하기에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이죠.장작가마를 앉히려면 우선 넓은 땅이 필요한데,도시 근교가 교통이나 아이들 키우기,문화적 접근성 등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서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지요.강원도와 인접해 있어서 장작 조달이 쉽고,여주·광주 등 도자기의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는 훌륭한 현장이 가깝다는 점도 고려되었지요.무엇보다 은사이신 노경조 교수님 작업장이 인근에 있어서 항상 가르침을 얻을 수 있고 토론과 정보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크게 참작했지요. 문 : 도자기를 시작한 시기는 언제쯤이었습니까? 朴 : 1990년 국민대 도자공예학과에 들어가서부터였으니까 이제 겨우 15년째 접어든 셈입니다.쭉 미술공부를 해왔는데 도자기가 매력적이다 싶어 이쪽으로 전공을 했고,지금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 도자기의 매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았습니까? 朴 : 장작불이었어요.전국의 유명한 도요지인 강진·문경 등을 여행하면서 장작가마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장작불을 보고 있으면 살아 있는 자유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자유라는 말이 너무나 흔해서 시쳇말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그 말을 쓴다는 것이 조금은 혐오스럽고 구역감도 느껴졌거든요.죽은 자유의 쓰레기 무덤 같다는 생각도 있었지요.장작불을 보는 순간 그런 잘못 인식된 것들이 불길에 타버리고 아주 맑고 고요한 힘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 : 장작불의 어떤 면이 그같은 신선함을 주던가요? 朴 : 다소 감정적인 면입니다만,자연스러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인위적으로 꾸며지고 목적을 노린 계산이 얼마나 위험하고 자유분방함을 저해하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 것이지요.학교 때 주로 이용한 가스가마로도 표현상 제약을 받지는 않았지만 장작불은 가스가마에서 한 걸음 더 자연,자유에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 ●흉내내기·베끼기에 본질 훼손 문 : 불에서 어떤 깨달음을 터득한 것으로 생각되는군요.그런데 하필이면 왜 분청 쪽으로 들어섰습니까? 입문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분야인데.서로 비슷하기는 쉽지만 바로 그 점에서 몰개성적이고 흉내내기,베끼기로 이어져서 실패하게 되는 함정이라고들 하거든요.작가로서 작품으로 인정받아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연구하고 헌신해야 하겠지요.분청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군요. 朴 : 아직 저는 견해라고 할 만한 것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있습니다.다만 가마를 서울에서 비교적 먼 이곳에다 박아 놓고 작업하는 이유 중에는 저만의 작업에 집중하고 몰입하여 독창성을 획득하고 싶다는 뜻도 들어 있지요.실제로 오늘날 많은 도예작가들이 분청에 관한 한 모방과 뒤섞임의 혼돈 속에서 분청 고유의 자유분방함이라는 고귀한 정신을 훼손시키거나 놓치고 있다고 봅니다.자유분방함을 제멋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여긴 데서 나타나는 큰 과오인 줄 압니다.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함은 이 그릇의 유장한 역사와 심오한 미적 세계에서 응축되고 표현된 아름다움이라고 여깁니다.분청사기를 창안해 낸 옛 선조들은 이미 고려청자라는 거대한 도자 세계를 수백년 넘게 항해해온 오랜 경험과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분들입니다.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정신의 바탕 위에서 절정의 기술로 빚어낸 것이 분청사기거든요.뭐랄까요,깨달음의 빛깔이나 향기 같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문 : 생활은 어떠세요? 경제적 문제,아이들을 산중에서 키워야 하는 문제,학문의 세계,작업의 성과 등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군요. 朴 : 모두 벅차지요.하지만 분청사기의 멋이 자유분방함이고,그것은 창조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고독과 버거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견딜 만합니다.아내가 큰 힘이자 이웃입니다. 문 : 자유분방함은 자신의 내부를 응시하는 가운데서 생겨나는 자유의 힘이라는 말로 들리는군요.분청그릇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뭐라고 보십니까? 불을 제외하고. 朴 : 흙이지요.흙공장의 흙과 가게에서 파는 유약이 아니라,작가 스스로가 자연에서 얻어 낸 흙과 유약이라고 봅니다.지적하신 흉내내기의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작가 특유의 흙과 유약 개발은 곧 작가의 생명이며,진정한 작가 정신이 있어야만 자유분방함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국민대,강릉대,한국전통문화학교에서 도자기를 강의하고 있는 그는 젊은 작가다운 실험 정신과 만만찮은 예술론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도자 미래의 한 기대주로 보인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투박하면서도 수더분한 멋을 지닌 분청(粉靑)은 공들여 모양낸 것만이 좋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청자,백자 세계의 통념에 대한 도전이자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귀의하려는 한국 도자기의 한 특징이다. ●관노비 신분서 해방된 기술자들 고려 말 조선 초에 걸쳐 나타난 정치의 불안,국가 기강의 문란,신분구조의 와해,새로운 지배세력의 성장,왜적의 침입 등으로 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던 관요(官窯) 기능이 마비되었다.관요에서 관노비로 일하던 도자기 기술자들은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이들은 국가의 규제없이 자유로이 그릇을 만들 수 있었으므로 활달하고 구김살 없는 자유분방한 멋을 풍기는 그릇을 만들 수 있었다.이 때 만들어진 그릇들을 뭐라 불렀는지를 알려주는 문헌은 없다.이들 그릇을 분청사기(粉靑沙器)-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라는 용어를 처음 쓰게 된 것은 고유섭(高裕燮) 선생의 ‘고려도자와 이조도자’(1963년)라는 글을 통해서였다. 분청의 가장 큰 특징은 물레질로 만든 그릇 몸에다 정선된 백토(白土)를 입히는 분장(粉粧)기법과 그 뒤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분청사기는 우연한 시대적 산물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그릇이 그 시대의 표정이라는 말과도 일치하고 있다.순박하고 민중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분청그릇은 15세기 초 조선 왕조의 기반이 튼튼히 닦여진 시기와 맞물려서 나타났다. ●세종때 절정의 기법 완성 세종 연간에 걸쳐서 절정의 기법이 완성되었는데 이는 세종 연간 문화의 특징이 민본(民本)을 전제로 한 독창적 민족 문화를 만들어 생활화한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우리에게 맞는 농사법은 ‘농사직설’,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은 우리나라 약초로써 고치고자 한 ‘향약집성방’,중국 음악과 다른 우리의 가락을 찾기 위한 노력들,우리의 고유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 등이 좋은 예다.민족적 자각과 민중문화를 포용한 문화의식은 민족에 기초를 두고 민본을 존중하는 조선문화의 새벽이 되었고,이같은 문화의식을 배경으로 하여 태어난 것이 다름아닌 분청사기였다. ●분청사기의 본질은 자유분방함 이렇듯 오랜 역사만큼이나 자유분방함을 근본 정신으로 삼아서 만들어지는 분청 그릇은 대부분의 사기장들이 즐겨 다루어 왔고 현재에도 그러한 분야다.그러나 사기장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자유분방함의 본질을 어떻게 터득하여 표현하는가에 있다.많은 작가들이 집요하게 도전해오고 있지만 전통적 분청기법을 제대로 터득하여 현대적인 단순미로 재창조했다거나 듬직한 양감과 아첨없는 장식성,한국인다운 소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은 사기장은 매우 적다.이런 만만찮은 길에 들어선 박성욱은 이제 서른 세 살의 젊은 사기장이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무왕1리 526번지 산골에다 가마를 박고 아내 이금영(32세),유빈(6세),순빈(4세) 네 식구가 산비둘기처럼 살면서 분청그릇을 빚고 있다.깊은 산골이다 보니 닷새마다 서는 지제장터까지도 십리길이 훨씬 더 되고 초등학교며 과자를 파는 가게도 면소재지에 가야만 한다. 문 : 이 산중에다 작업장을 짓고 생활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朴 : 지리적 여건이 장작가마 하기에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이죠.장작가마를 앉히려면 우선 넓은 땅이 필요한데,도시 근교가 교통이나 아이들 키우기,문화적 접근성 등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서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지요.강원도와 인접해 있어서 장작 조달이 쉽고,여주·광주 등 도자기의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는 훌륭한 현장이 가깝다는 점도 고려되었지요.무엇보다 은사이신 노경조 교수님 작업장이 인근에 있어서 항상 가르침을 얻을 수 있고 토론과 정보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크게 참작했지요. 문 : 도자기를 시작한 시기는 언제쯤이었습니까? 朴 : 1990년 국민대 도자공예학과에 들어가서부터였으니까 이제 겨우 15년째 접어든 셈입니다.쭉 미술공부를 해왔는데 도자기가 매력적이다 싶어 이쪽으로 전공을 했고,지금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 도자기의 매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았습니까? 朴 : 장작불이었어요.전국의 유명한 도요지인 강진·문경 등을 여행하면서 장작가마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장작불을 보고 있으면 살아 있는 자유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자유라는 말이 너무나 흔해서 시쳇말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그 말을 쓴다는 것이 조금은 혐오스럽고 구역감도 느껴졌거든요.죽은 자유의 쓰레기 무덤 같다는 생각도 있었지요.장작불을 보는 순간 그런 잘못 인식된 것들이 불길에 타버리고 아주 맑고 고요한 힘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 : 장작불의 어떤 면이 그같은 신선함을 주던가요? 朴 : 다소 감정적인 면입니다만,자연스러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인위적으로 꾸며지고 목적을 노린 계산이 얼마나 위험하고 자유분방함을 저해하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 것이지요.학교 때 주로 이용한 가스가마로도 표현상 제약을 받지는 않았지만 장작불은 가스가마에서 한 걸음 더 자연,자유에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 ●흉내내기·베끼기에 본질 훼손 문 : 불에서 어떤 깨달음을 터득한 것으로 생각되는군요.그런데 하필이면 왜 분청 쪽으로 들어섰습니까? 입문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분야인데.서로 비슷하기는 쉽지만 바로 그 점에서 몰개성적이고 흉내내기,베끼기로 이어져서 실패하게 되는 함정이라고들 하거든요.작가로서 작품으로 인정받아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연구하고 헌신해야 하겠지요.분청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군요. 朴 : 아직 저는 견해라고 할 만한 것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있습니다.다만 가마를 서울에서 비교적 먼 이곳에다 박아 놓고 작업하는 이유 중에는 저만의 작업에 집중하고 몰입하여 독창성을 획득하고 싶다는 뜻도 들어 있지요.실제로 오늘날 많은 도예작가들이 분청에 관한 한 모방과 뒤섞임의 혼돈 속에서 분청 고유의 자유분방함이라는 고귀한 정신을 훼손시키거나 놓치고 있다고 봅니다.자유분방함을 제멋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여긴 데서 나타나는 큰 과오인 줄 압니다.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함은 이 그릇의 유장한 역사와 심오한 미적 세계에서 응축되고 표현된 아름다움이라고 여깁니다.분청사기를 창안해 낸 옛 선조들은 이미 고려청자라는 거대한 도자 세계를 수백년 넘게 항해해온 오랜 경험과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분들입니다.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정신의 바탕 위에서 절정의 기술로 빚어낸 것이 분청사기거든요.뭐랄까요,깨달음의 빛깔이나 향기 같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문 : 생활은 어떠세요? 경제적 문제,아이들을 산중에서 키워야 하는 문제,학문의 세계,작업의 성과 등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군요. 朴 : 모두 벅차지요.하지만 분청사기의 멋이 자유분방함이고,그것은 창조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고독과 버거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견딜 만합니다.아내가 큰 힘이자 이웃입니다. 문 : 자유분방함은 자신의 내부를 응시하는 가운데서 생겨나는 자유의 힘이라는 말로 들리는군요.분청그릇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뭐라고 보십니까? 불을 제외하고. 朴 : 흙이지요.흙공장의 흙과 가게에서 파는 유약이 아니라,작가 스스로가 자연에서 얻어 낸 흙과 유약이라고 봅니다.지적하신 흉내내기의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작가 특유의 흙과 유약 개발은 곧 작가의 생명이며,진정한 작가 정신이 있어야만 자유분방함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국민대,강릉대,한국전통문화학교에서 도자기를 강의하고 있는 그는 젊은 작가다운 실험 정신과 만만찮은 예술론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도자 미래의 한 기대주로 보인다.
  • [삼성증권배2004프로야구] 2004 프로야구 4일 팡파르

    ‘새 얼굴이 판도를 바꾼다.’2004프로야구가 4일 플레이 볼을 신호로 팀당 133경기씩 모두 532경기를 치르는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특히 올해는 유니폼을 갈아 입은 특급 이적생과 외국인선수,루키 등 새 얼굴이 대거 등장해 거센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대와 기아를 양강,SK 삼성 LG 한화를 4중,두산 롯데를 2약으로 판세를 점쳤다.그러나 새 얼굴 ‘주의보’가 ‘경보’로 바뀔 조짐이어서 이같은 구도가 일찌감치 무너지며 예년에 없던 대혼전마저 점쳐진다.‘국민타자’ 이승엽(롯데 마린스)의 일본 진출로 맥빠질 것으로 여겨진 국내 프로야구가 팬들의 흥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급 이적생·용병·루키 불꽃대결 볼만 디펜딩 챔피언 현대는 ‘특급 불펜’ 권준헌을 내주고,한화의 간판타자 송지만을 끌어들이는 빅딜을 성사시켰다.송지만은 부상 회복에 의문을 샀지만 시범경기에서 맹타로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지난해 부상으로 시름한 송지만은 홈런 4방(공동 1위) 등 타율 .314의 불방망이로 중심 타선에 당당히 가세,현대 2연패의 기대를 부풀렸다. 시범경기 단독 1위로 올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기아는 ‘우승청부사’ 마해영과 심재학을 삼성과 두산에서 받아 이종범-김종국-마해영-박재홍-심재학-홍세완으로 이어지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했다.여기에 동산고 출신의 루키 임준혁은 7경기에서 3세이브를 따내는 눈부신 피칭을 과시,팀은 ‘횡재’를 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지난해 창단 첫 우승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SK는 ‘야생마’ 이상훈을 선봉으로 우승의 한을 풀 각오.‘기타 파문’으로 LG에서 전격 트레이드된 이상훈은 시범 6경기에서 3세이브를 챙겨 진가를 뽐냈다.시즌 막판 조웅천의 체력 저하로 고전한 SK는 조웅천-이상훈의 최강 마무리진에 한껏 고무돼 있다. ●현대·기아 2强 구도 지각변동 예고 ‘영원한 우승후보’ 삼성은 이승엽 마해영의 공백이 크지만 2002년 일본 센트럴리그 다승왕(17승) 케빈 호지스와 지난해 시카고 컵스에서 뛴 거포 트로이 오리어리 등 두 용병에 기대를 건다.호지스는 시범 3경기에서 2승,방어율 2.57로 합격점을 받았고,오리어리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만 주포로서 제몫을 해낼 전망. LG는 메이저리그 출신 알 마틴과 에드원 후타도,신인 김태완,이적생 진필중 등 4명의 새얼굴을 앞세워 ‘신바람 야구’의 부활을 선언했다.특히 왼손타자와 4번타자 부재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한 마틴은 시범 성적(타율 .219)은 좋지 않지만 조만간 펀치력을 뽐낼 전망이다. 중앙대 출신 김태완은 13경기에서 홈런 3개 등 타율 .333을 마크,주전을 꿰차며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주목된다. 한화는 송지만과 맞바꾼 마무리 권준헌이 보물.6경기에서 1승4세이브로 완벽히 뒷문을 지켰다.또 LA 다저스에서 박찬호와 뛴 엔젤 페냐와 5년 만에 한화에 복귀한 제이 데이비스가 공격력을 배가시켜 4강 가능성을 높였다.세광고 출신의 새내기 투수 송창식의 활약도 눈여겨볼 대목. 롯데는 뭉칫돈을 들여 정수근과 이상목을 잡았지만 하위권 탈출이 버거워 보이고,두산은 전력에 보탬이 되는 뚜렷한 새 얼굴이 없어 고전이 예상된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③국내최대 프랜차이즈 (주)제네시스 윤홍근 회장

    윤홍근(尹洪根·50) 회장은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 치밀하게 계산해 목표를 계량화한다.그는 “최근 조류독감 파동으로 닭고기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러분의 도움으로 지금은 100% 회복했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창업 9년 만에 연 매출 4000억원의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그룹을 일군 비결을 물었더니 어릴 적 가정환경부터 털어놓았다. ●“고마운 물건을 만드는 곳이 회사” -나는 전남 순천의 종갓집에서 태어났다.아버지는 여수에서 사업을 하셨고,집에는 할머니도 계셨다.부잣집 종손이어서 외지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머슴도 부려야 했다.기업에 대한 마인드는 아버지가 심어주셨다.초등학교 1,2학년 때쯤인가,아버지가 운동화와 책가방을 사 주셨다.검정 고무신과 허리춤에 찬 책보가 전부인 시절이라 뛸 듯이 기뻤다.아버지께 이런 좋은 물건들은 어디서 만드는지 물었더니 아버지께서 “회사”라고 말해 주셨다.나는 ‘아! 회사는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물건을 만드는 고마운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이때부터 내 꿈은 여느 아이들처럼 대통령이나 군인,판·검사가 아니고 큰 회사의 회장이었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아버지 회사도 부도가 나 집안이 그야말로 완전히 망했다.장학금을 받기 위해 서울 유학을 포기하고 조선대에 입학했다.가정교사 생활로 돈을 벌며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공부했다.덕분에 수석으로 졸업했다.졸업 후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장교를 택했다.학사장교 1기로 입대했다.리더십이 있어서인지 동기들로부터 ‘군단장 같은 소위’라는 말을 들으며 군생활을 했고,동기회 회장까지 맡았다.당시엔 학사장교 제도가 생소해 실력이 있어도 취업이 쉽지 않았다.나는 취업대책위원장을 맡아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을 직접 찾아다녔다.취업희망자 350명 전원이 취업에 성공했다.그때 무엇이든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사장이 되기 위한 도상훈련 -1984년 미원(현재 대상그룹)에 입사했다.매사 일을 할 때 ‘내가 만약 사장이라면….’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덕분에 ‘과장 같은 신입사원’이라는 별명도 얻었다.지금 생각하면 기업경영을 위한 도상훈련을 한 셈이다. -나의 첫 업무는 사료곡물 수입이었다.개인적으로도 무역에 관심이 많았다.구매업자들은 흔히 판매상들을 상대할 때 구입가격을 무조건 깎으려고 하기 마련인데 나는 판매상들이 달라고 하는 대로 주었다.소탐대실(小貪大失)하기 싫었기 때문이다.대신에 판매상들로부터 사료에 쓰이는 옥수수나 소맥 등에 대한 시장정보를 입수했다.수출국의 생산 동향도 파악했다.정보가 쌓여 나중에는 수입시장에 공급이 넘칠 때 주문을 내서 평소보다 더 싸게 곡물을 들여올 수 있었다.판매상들에게 인심도 잃지 않았으니 일석이조(一石二鳥)인 셈이었다.월급의 3분의1이 집안의 빚을 갚는 데 들어갔지만 일에 몰두했다.새벽 6시에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하는 날이 계속됐다.1978년 프랜차이즈를 국내에 도입한 롯데리아에 관심을 가졌다.‘롯데리아처럼 사업을 하면 빨리 성장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프랜차이즈를 공부했다. -곡물수입을 하며 돼지,닭 등에 대해 많이 배웠다.유통사정도 알게 됐다.고속으로 승진해 경기도 이천의 사료공장에서 총무과장으로 일했다.이때 품질·신용·법무 관리 등에 대해 식견을 넓힐 수 있었고,합리적인 생산지원으로 부임 3년 만에 판매량을 3배 늘렸다. ●목표는 반드시 달성한다 -94년 미원이 닭 생산업체인 천호 마니커를 인수하면서 미원 마니커의 영업부장으로 발령이 났다.당시 마니커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채 1만마리가 되지 않았다.임원진에게 “발로 뛰는 영업으로 3개월 안에 5만마리로 늘린 뒤 매월 1만마리씩 증대시키겠다.”고 보고했다.임원진은 믿지 못하는 눈치였지만 실제로 그해 5월에 5만마리,6월에 6만마리,비수기인 7∼8월에 10만마리를 달성했다.내 계획대로 2년 후 13만마리,3년 후에 20만마리도 가능했다.국내 최고의 닭고기 생산업체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려면 생산물량을 제때 소화해 줄 치킨 전문점이 필요했다.마침 오너도 미국의 맥도널드를 보고 미원을 식품회사에서 외식산업 회사로 키우고 싶어했다.미원은 이미 생산·유통망을 확보하고 있고,자금력도 있었다.미원 식품연구소에서 최고의 맛을 만들 준비도 돼 있었다.그 정도면 3년 안에 1000개의 프랜차이즈 점포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내 제안은 받아들여졌다.그러나 나는 닭고기점 특성에 맞는 소형 점포를 주장했고,임원진은 그룹 이미지에 걸맞은 대형점을 주장했다.나는 점포당 2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대형점보다 5000만원만 있어도 가능한 소형점이 7배의 투자효율성을 지녔다고 설득했다.당시 대형업체로서 경쟁관계에 있던 K사는 100개의 점포를 내기 위해 2000억원을 투자했다.경기도 광명에 모델점을 개설했다.BBQ 브랜드도 만들었다.그러나 일부 중역들의 계속되는 반대에 부딪혀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나는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미원과 내가 만족하는 협력관계 제안 -아내,친구들과 상의한 끝에 미원에 사표를 내면서 ‘사내 사업가’제도의 도입을 건의했다.마니커는 판매처가 필요하고,나는 미원이라는 브랜드가 필요하니 서로 돕자고 했다.미원의 닭고기를 독점적으로 구입하는 만큼 미원의 리스크는 없다고 설득했다.마침내 95년 9월 친구들로부터 5억원의 투자를 받아 제너시스를 설립했다.치킨점의 브랜드는 마니커가 소유권을 지닌 BBQ를 그대로 사용했다.BBQ는 ‘Best Believable Quality’,가장 맛있는 치킨이라는 의미다.회사는 나를 적절히 활용했고,나도 회사의 인프라를 충분히 이용한 셈이다. -치킨 시장은 당시 일부 전문가들의 말처럼 포화상태가 아니었다.당시에는 치킨이 맥주의 안주쯤으로 간주돼 호프집에서만 팔렸다.그러나 치킨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맛을 지녔다.1㎏짜리 닭고기로 환산하면 우리나라의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3억 8000만마리,1인당 8마리를 먹는 셈이다.그러나 일본은 15마리,미국은 45마리,이스라엘은 60마리다.우리의 소비량이 적은 이유는 닭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다양하게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맹점 사업의 고속 성장 -창업 2개월 만에 경기도 전곡에 1호점을 차렸다.전곡점을 운영하는 부부는 지금도 나의 고마운 후원자이다.1호점 개설 후 7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다시 3년 3개월 만에 1000호점을 만들었다.마니커 생산량의 70%를 제너시스가 구입하면서 ‘갑과 을’의 관계가 뒤바뀌었다. -일부 가맹점에선 재료비를 낮춰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자고 했으나 “좋은 재료만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길”이라고 설득했다.다른 치킨점들은 수입 냉동육을 쓰지만 BBQ만은 도축 후 하루가 지나지 않은 신선육을 사용한다.닭고기는 냉동육을 사용하면 맛이 30% 이상 떨어지는 식품이다.고비용이 반드시 고품질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고품질은 반드시 고비용이 든다.맛과 가격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라면 맛이 우선이다.맛은 원재료의 품질에서 나온다.맥도널드 햄버거 대학을 본뜬 치킨 대학을 경기도 이천에 설립했다.12명의 석·박사들이 맛을 연구한다.양념이 살코기에 깊숙이 스며들게 하는 인젝션(주사)공법도 개발했다.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미원 마니커는 워크아웃 업체가 됐다.새 경영진이 갑자기 BBQ 브랜드를 내놓라고 했으나 일정한 로열티를 물고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중국은 프랜차이즈 석권의 교두보 -국내 가맹점 1350곳을 기록한 지난해 3월 중국에 진출했다.중국 희망그룹과 손잡고 올 3월까지 상하이 등에 5호점을 차렸다.BBQ는 중국에 배달점 문화를 도입했다.오는 2010년까지 1만개의 매장을 만들 계획이다.그러면 연간 벌어들이는 돈이 2억 2000만달러에 달한다.무형의 가치인 기술료만 이 정도이니 이를 매출로 환산하면 40억달러에 이른다.국내는 가맹점의 영업반경 보호차원에서 볼 때 꽉 찼다.가맹점은 5분 거리에 한개 꼴이 원칙이다.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 추가로 개설해 줄 예정이다. -가맹점을 내면 치킨대학에서 1주일 동안 연수를 받는다.오픈 때에는 슈퍼바이저(일종의 경영지도책임자)가 4일 동안 현장에서 지도해준다.창업 1개월 동안은 한 주에 두 차례씩 슈퍼바이저가 가맹점을 찾는다.한 슈퍼바이저가 25개의 가맹점을 책임지며,현재 100여명이 있다.치킨은 무엇보다 맛이 우선이다.본점에선 CF 및 전단지 광고,입소문 마케팅을 책임진다.월 7억∼8억원의 광고비를 쓰고 있다.조류독감 파동 이후 40일 동안 전국을 돌면서 가맹점 점주들을 만났다.그들의 의견을 듣고 영업비전을 제시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절대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게 아니다.부존자원이 필요없는 지식산업이다.브랜드화,마케팅,운영시스템,물류시스템,자금과 조직력 등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한다.이런 면에서 제너시스의 프랜차이즈 영업은 새로운 한국형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제너시스는 세계적인 맥도널드보다 모든 것이 3∼4배 빠르다.제너시스는 올 3월 말 현재 치킨 전문점 ‘BBQ’가 1600개점,참숯닭불구이 전문점인 ‘닭익는 마을’ 120개점,우동·돈가스 전문점 ‘U9’ 10개점을 운영하고 있다.지난해 말 본사 매출 1400억원을 포함해 연간 매출액이 4000억원에 이른다.오는 2020년엔 전 세계에 5만개의 가맹점을 차릴 계획이다.제너시스의 자본금은 200억원인데,투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제너시스를 당장 주식시장에 내놓을 계획은 아직 없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국제경제플러스]맥도널드-소니 음악제공 제휴 추진

    |로스앤젤레스 AFP 연합|세계적인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널드가 햄버거 구매자에게 무료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본 소니와 제휴를 추진중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맥도널드는 햄버거 구매자들에게 소니의 온라인 뮤직스토어 ‘소니 커넥트’를 통해 무료로 음악을 제공하는 대신 소니의 신제품 판촉도 겸하는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 자녀교육서 펴낸 ‘프로엄마’들의 충고

    부모노릇 힘든 시대다. “사교육 바람에 흔들리지 않겠다.”며 공교육을 믿고,부족한 점은 부모들이 메워보려고 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심갖는 부모들도 있다.하지만 “아이에게 투자를 아끼면 안된다.”는 ‘능력있는’ 부모들을 만나면 그때마다 자신의 생각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심하게 된다. 한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교육 책을 출간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책을 쓴 여성들,‘프로 엄마’들에게서 아이 키우는 지혜를 들었다. ■신의진 연세대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중1,초등학교 3학년 형제의 어머니.지나친 조기교육으로 인해 병들어가는 이 시대 아이들과,다음 세대의 정신건강을 염려하며 쓴 책,‘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에 이어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를 펴냈다. ■박은정 영어학원 경영 아들 장우에게 영어조기교육을 실시했다.아들이 4살때 영어CF에 출연,유명해지는 바람에 자신의 영어교육비법을 공개하기 시작했고 영어교육전문가가 됐다.최근 출간한 ‘장우엄마 박은정의 톡톡튀는 자녀교육법’은 그의 7번째 저서다. ■이원영 품앗이공동체 대표 7살난 딸의 어머니.학원강사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재미있게 수학을 알게하는 ‘수학아,놀자’시리즈를 출간했다.품앗이공동체를 운영하며,“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공감하는 부모들과 뜻을 합하고 있다. ■이필주 전업주부중3,중2,초5 2남1녀의 어머니.건강한 몸과 정신,스스로 학습을 지도해왔다.정작 “평범하기 이를데 없다.”고 말하지만 특별한 자녀교육이란 말을 듣는다.최근 펴낸 자녀교육서,‘정리형 아이’에서 생활은 물론 공부에서도 ‘정리’를 강조한다 -책을 쓰시게 된 계기부터 밝혀주세요. 이원영:저 자신이 학원 수학강사를 했기때문에 사교육을 불신해요.교육이 돈과 거래되는 순간,이미 교육의 의미는 퇴색되니까요.특히 원리를 생각하는 수학이 아니라,단지 공식을 외게 하는 수학공부를 제 아이에게만은 시키고 싶지 않아서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어요.그리고 이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더니 저처럼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답글을 올려주셨고,그후 책을 내게 됐어요. 박은정:토목기사였던 제가 영어책을 내고 이 분야의 전문가 대접을 받게 될 줄은 저자신도 몰랐어요.저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배우도록 했어요.그런데 사실 저의 영어실력은 평균치에 불과했어요.빨리 시작한 덕분에 정우는 4살 때,CF에 나오면서 엄마가 생활 속에서 가르쳐도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였고 그 후엄마들이 제게 그 비법을 물으면서 시작됐죠. 이필주:해외여행을 많이 하겠다는 꿈을 가진 중3 큰딸은 책많이 읽는 아이로 자랐고,막내 아들도 별 탈없이 자라줬어요.그런데 뭐든 척척 해내는 누나의 그늘에서 한살 아래 아들은 힘들었는지 제게 지적을 많이 받았고,부딪혔죠.그런 과정을 통해 저는 아이들마다 교육에는 다른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됐어요.또 우연히 책을 내게되면서 둘째아이에게 컴퓨터 작업을 부탁했어요.말로 하면 잔소리지만,글로 쓰니 아이에게도 적잖은 도움이 됐어요.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고,반성하고 정리하더군요. -가정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박은정:부모가 아이를 믿어주는 것이죠.저는 아들 장우 덕분에 시민회관처럼 큰 강당에서 600명의 부모님을 앞에 두고 강의를 할 때도 있어요.사실 저는 강의를 듣기 위해 달려오시는 그분들만큼 부지런하지 못해요.그래서 그분들을 존경합니다.대부분의 부모들은 “무슨 책으로 가르쳤냐?”“어떤 방법으로…” 등을 알고싶어 하시지만,저는 교재나 학원이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강조하죠.그러나 강의를 다 듣고난 후에 “장우니까 되지.우리 애는 안돼.”라고 말씀하세요.제가 다르다면 아이를 절대적으로 믿는 것뿐이에요. 이필주:전 빈둥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물론 월급생활자의 빠듯한 생활에 세 아이를 키우려니 남들처럼 학원을 보낼 수도 없었지만,집에서 책을 읽고 지낸 것이 아이들의 성적은 물론 생활태도로 이어진 것 같아요.그런데 대부분 부모들은 아이가 노는 것을 보면 불안해하시지요.요즘 아이들,너무 바빠요. 이원영:정말이에요.여유시간을 갖는 것,그것이 바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줘요.또 수학공부의 기본이고,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니까요.여태까지 그랬듯 전 많이 놀게하고,혼자 시간을 요리하도록 할 겁니다. 신의진:정말 좋으신 말씀들을 하시네요.외우기 위주의 인지능력만을 자극하면 아이들은 사고하지 않습니다.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우리 아이들은 너무 외울 것이 많아요.우리 사회에서는 ‘정상’이 되기 위해서는 버거운 일이 많죠.그러나 정작 아이들의 사고를 키우는 것은 빈둥빈둥 노는 시간입니다.노는 시간이 있어야 아이들은 책을 읽고,생각하지요.더욱이 어린 시절부터 경쟁한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게 되죠.오늘 모이신 어머니들만 같으면 우리 사회의 교육현실을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책을 쓰신 어머니들이라 특별한 비법이 있을 줄 알았는데,오히려 평범하고 원론적이네요.주위에선 뭐라고 말하나요. 이원영:제 아이가 엄마와 수학놀이를 한다는 소문을 들은 어머니들이 유치원에서 “16 더하기 7이 뭐니?”하고 현장에서 시험문제를 내고 그러신대요.사실 전 더하기,빼기는 가르치지 않고 바둑판과 요리,바느질 등 생활 속에서 수학의 개념을 일러줬거든요.시험지 위주의 공부만이 공부라고 생각하는 것,부모들의 조급한 마음이 아이들을 가장 괴롭힌다는 생각입니다. 박은정:전 아이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좋다는 생각을 강조합니다.8개 학원을 보내면서 누군가 새로운 학원을 보낸다면 또 황급히 따라가는 것은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반면 “옛날 우리는 안하고도 잘 지냈다.”며 옛날식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라고 봐요.시대에 역행하지 않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만,책을 내면서 제 자신을 늘 돌아봅니다.책을 내지 않았다면 오히려 욕심이 났을지도 몰라요.첼로를 좋아하는 저희 아이를 보면서 엄마들은 “장우,첼리스트 만들거냐?”고 묻는데요,그건 제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해서도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필주:제 주변에는 “부모가 다잡으면 아이가 훨씬 발전할 텐데….”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아요.제가 너무 느긋하다나요.하지만 저로선 세 아이 중 소통이 잘 되지 않는 아이에겐 자신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격려했고,신뢰관계가 형성되도록 신경쓰는 등 저로선 할 일이 많았아요.부모와 아이사이에는 신뢰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이원영:지나친 교육열이 아이들을 망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요.아이들을 위한 워크북은 팔려도 부모교육서는 좀체 팔리지않아요.교육에 관심있는 부모라면 자신이 먼저 공부해야 한다고 봅니다. 신의진:제가 책을 쓴 이유도 부모들을 바꾸기 위해서입니다.제 책 속에는 큰아들의 단점이 많이 부각됐는데,“왜 멀쩡한 애를 충동조절이 안된다는 둥 이상한 말을 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고,시댁에서도 염려하셨죠.하지만 아이들은 누구나 문제를 안고 있어요.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그것이 부모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자녀교육에 집안의 흥망성쇠가 달려있다고 조급해하지 말고,아이의 성장과정 자체가 바로 그 아이의 인생임을 알고 기다려주는 지혜,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어릴 때부터 경쟁으로 내몰리지 않은 아이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느긋하게 기다려준 부모를 배신하지 않아요.이번 책에는 중학생이 되면서 자신감을 갖고,달라져가는 큰아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이원영:그래도 내 아이의 문제를 털어놓기가 쉽지 않아요.사람들은 단번에 ‘이상한 애’라고 단정지으니까요. 신의진:제 아들도 가끔은 속 상하면 아빠에게 불평했고,아빠는 “네 엄마가 너무 직설적이라 문제다.”라고 지적했죠.누구나 문제를 갖고 있는 만큼 가족이 이를 터놓고 이야기하면 문제는 해결됩니다.그러나 “내 아이가 무슨 문제냐?”는 방어적인 부모는 잘 해결이 안 되죠.부모들로서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아이에게는 물론 교사와 주위,친구 엄마들에게도 귀를 열어두는 게 좋아요.전 제 아이의 단점을 친구엄마나 교사에게 들어도 별로 상처받지 않아요.문제없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박은정:전 주관을 가지라는 생각입니다.주위에서 한다고 저리로 달려갔다가,또 이리로 아이를 끌고 다녀서는 아이도 지치고 결국 교육도 이뤄지지 않아요.결국 교육방법은 부모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좋은 정보를 구하려는 노력은 하면서도 정작 꾸준하게 이를 지속하는 부모들은 흔하지 않아요.참,요즘엔 정보를 나누지 않으려는 부모도 많아요.좋은 정보를 혼자 가지려는 생각보다 내 아이가 함께 살아갈 세상을 업 그레이드시키는 것,그것이 우리 부모들이 해야할 일이란 생각입니다. -자신의 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길 기대합니까. 신의진:엄마들이 자신감을 갖고 좀 느긋해지고,동시에 우리 교육현장도 달라지기를 기대합니다.가끔 수능시험문제를 풀어보면 시간이 너무 부족해요.우리 교육은 생각하지 않고 문제만 풀기를 원하는데,이런 교육현실은 우리 아이들을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멀어지도록 강요합니다.이를 몇 년 전부터 지적해온 결과,앞으로 수능에서 언어영역 문제가 줄어들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지요.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을 경쟁으로 몰아붙이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박은정:아직 아이를 키우는 과정이니만큼 섣불리 ‘성공’이라 말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좋은’ 교육은 있어도,특목고-일류대학으로 이어지는 것을 과연 ‘성공’이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어요.전 아이가 부각되면서 그런 부담이 걱정스러워요.그러나 어쨌든 책도 쓴 만큼 모든 부모가 ‘좋은 교육’을 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정리 허남주기자 hhj@seou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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