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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영·김정일회동이후’ 전문가 진단

    ‘정동영·김정일회동이후’ 전문가 진단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놓고 한반도 전문가들의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남북 관계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전향적인 변화라고 해석하는 낙관적인 시각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므로 성급한 기대를 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다소 상반되는 진단을 내리는 두 전문가의 기고를 통해 향후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의 앞날을 짚어본다. ■ 이철기 동국대 교수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남북관계에는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다소 소원했던 남북관계를 다시 정상화시키고 남북 당국간의 신뢰감을 김대중 정부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게 되었다. 정 장관과 김 위원장간에 합의한 내용 중에는 6·15 공동선언 실천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들도 있다. 장성급회담을 재개해 서해의 평화정착과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고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문제들이 논의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에서 열릴 8·15 행사에 북한의 비중있는 인사들을 보내기로 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한측의 특사 파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광복 60년을 맞는 8·15를 계기로 남북관계는 또 한 차례 질적 발전을 할 수 있는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은 핵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주목되는 발언을 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한반도 비핵화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는 북한의 궁극적인 목적이 핵 무장에 있지 않으며 협상을 통해 얼마든지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더구나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까지 말한 것은 대미 협상력이 손상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손에 들고 있는 카드의 패를 보여준 것과 같다. 김일성 주석의 유훈은 거역할 수 없는 통치지침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부시에게 ‘각하’라는 경칭을 사용한 것에서도 간절한 대미협상 의사를 느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존중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달기는 했으나,7월 중에라도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좀더 분명한 입장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북한은 6자회담에 곧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요구는 매우 간단하다. 북한을 협상상대로서 인정하고,6자회담이 대북 압력의 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협상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6자회담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문제는 미국이다. 미국은 여전히 딴전을 펴고 있다.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 결과에 대해 미국 정부는 시큰둥한 반응과 폄하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김정일 위원장의 발언을 시간끌기 정도로 치부하고 있고, 부시 대통령은 탈북자 출신 기자를 백악관으로 초대하면서 딴전을 펴고 있다. 미국의 진심이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지난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부시의 ‘립 서비스’와 외교적 레토릭에 만족하지 말고, 미국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고 좀더 확실한 다짐을 받아냈어야 했다. 이번 평양 면담으로 남북관계 진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미국이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것을 그대로 놔둘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미국은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남북이 장악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남북간의 급속한 접근에 경계심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미국은 핵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가 안고 있는 딜레마다. 이 딜레마를 푸는 길은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것과 남북관계를 미국이 방해할 수 없을 정도로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북한은 남한이 ‘중요한 제안’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와 명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정 장관과 김 위원장간의 면담과 관련된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보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체제보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미국은 직시해야 한다. 한국 국민들은 점차 북한 핵게임의 진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동국대 국제관계학 박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현 동국대 교수 ■ 박태우 타이완정치大 객좌교수 조간신문들에 대문짝만 한 기사제목들이 1면에 즐비한 시점이다. 북핵이 해결되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와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도 받아들이고 8·15에 금강산서 이산상봉과 화상 상봉도 추진할 것이며, 남북장성급회담을 재개, 서해상의 북방한계선(NLL) 긴장해소 방안을 논의한다는 포괄적 합의를 했다는 기사다. 필자도 민족적인 감정의 소중함과 외세의 개입으로 얼룩진 우리 역사의 비참한 현실을 돌아보면서 민족차원에서 할 수 있는 자주적 역량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를 폄하하고픈 마음은 없다. 다만, 한반도의 위기가 단지 몇 시간의 만남에서 합의된 사항으로 인해 모두 해결될 수 있을 것처럼 착시현상이 일어날 위험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북한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그들의 예측을 불허하는 행동과 신뢰성의 문제로 ‘양치기 소년’이 되어 있기에 무슨 말을 하든 국제사회는 그 진의를 믿지 않는 것이 관행화되었다. 같은 민족으로서 우리가 대하는 태도는 국제사회와는 달라야 하는 측면도 있지만, 안보와 직결된 사안에 대한 애매한 태도는 훗날 큰 화근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화되는 압박 분위기에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매우 심화되고 있는 식량난으로 주민들의 체제불만이 증가되는 이중고를 풀 묘안을 찾고 있는 상황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고민을 풀 수 있는 가장 유효한 카드가 민족감정에 기반한 정부의 유화적 대북정책일 것이다. 북한이 과거보다는 진전된 입장을 표명하였지만, 기본적 입장을 약간 우호적인 제스처로 포장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라인이 민족 공조로부터 이탈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한 전략적 접근이라는 인상을 많이 풍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2월10일에 ‘핵 보유 선언’을 공식적으로 한 김정일 정권이 또다시 진부하게 김일성 유언 등을 인용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는 이중적 태도에서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은 강화되는 국제 사회의 포위 전술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국과의 담판을 성사시키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16일에 IAEA는 북한의 핵 안전 조치 불이행과 핵무기 보유 선언을 우려하여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이 완전히 폐기되어야 한다는 의장결론을 채택했다.IAEA 이사회는 또 북한의 핵 문제가 NPT 체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면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신속 투명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완전 폐기하고 IAEA 검증을 가능케 하라고 촉구했다고 언론이 전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점증하는 압력을 의식하고 있는 북한의 지도부는 미국이 북한의 체제와 이념을 존중해야만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아무런 진전도 없는 상황이지만, 앉아서 그러한 압력을 감내하기도 버거운 상황일 것이다. 국제정치 구도상 냉정한 힘의 질서 및 외교력의 한계를 알게 된 베트남 사회주의 정권도 결국에는 미국의 현실적인 위상을 인정하고 수교 후에 미국으로부터 경제개발에 최대한 협조를 구하는 노선으로 외교노선의 기본 방침을 대폭 수정한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김정일 정권도 하루라도 빨리 정권의 운명을 걸고 순수한 백성들을 사랑하는 인민 위주의 정치로의 대전환을 위해 과감한 핵 포기 및 개혁·개방노선을 채택해야 한다.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로부터 체제보장을 받는 가장 좋은 길이 개혁·개방으로 투명한 국가가 되어서 북한주민들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민주국가가 되는 것임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표면상으로 나타난 알맹이 없는 수사(修辭)성 접근에 대한 위험성을 국민들에게도 잘 알리고 흥분과 근거 없는 낙관론보다는 침착하고 냉정한 분석에 기반한 정책홍보와 대비책 마련을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방법으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아마도, 미국 행정부는 이번 김정일 정권의 급작스러운 정동영 장관 면담 및 이 면담을 통해서 밝혀진 북 측의 의도를 접하고서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애매모호한 언질 이외에는 판에 박힌 대남, 대미 유화 제스처를 반복했다는 이상의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 박태우 타이완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영국 헐 대학교 국제정치학 박사▲통상산업부·외교통상부 근무▲현 타이완국립정치대 객좌교수
  • [여담여담] 김우중과 설렁탕/안미현 산업부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먹고 싶은 게 많은 모양이다. 오랜 도피처였던 베트남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설렁탕이 먹고 싶다고 하더니,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는 라면 얘기를 꺼냈다. 검찰의 배려로 김 전 회장은 김치찌개에 라면을 풀어 먹을 수 있었다. 이 얘기를 접한 한 대우맨은 착잡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했다.“따지고 보면 나이 일흔의 할아버지다. 오랫동안 해외를 떠돌았으니 고국 음식이 생각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예전의 김 회장을 생각하면 참 의외다.” 세계경영으로 해외에 머문 시간이 많다 보니 김 전 회장은 그 연령대의 대기업 총수들과 달리 한식에 집착하지 않았다. 햄버거든 뭐든 허기를 ‘때우기만’ 하면 됐다. 먹는 속도도 엄청 빨랐다.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유난히 아까워했기 때문이다. 그 날 저녁에 만난 어떤 이는 정반대의 얘기를 했다.“자살이든 타살이든 대우 때문에 (나라가)흘린 눈물이 얼마인데 발 뻗고 자는 것도 부족해 설렁탕 타령이냐.”며 “염치도 좋다.”고 했다. 큰돈은 아니지만 대우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다가 피해를 본 사감(私感)이 있었기에, 말이 더 거칠었다.“우리나라는 너무 쉽게 용서를 해서 발전이 없다.”고도 했다. 설렁탕 한 그릇을 놓고도 반응이 엇갈리는 것을 보며 불현듯 ‘인간 김우중’에 생각이 미쳤다. 그는 개인적으로 참 불운한 양반이다. 성공한 기업인으로 정상에 섰을 때도, 자식을 앞세우는 참척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전성기때도 ‘고독한 CEO(최고경영자)’로 불렸던 그는 실패한 기업인이 돼 돌아온 지금도 사실상 혼자다. 부인 정희자씨는 “(남편이 구속되는)험한 모습 보기 싫다.”며 외국으로 나가버렸다. 막내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참석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때 ‘우상’으로 군림했던 한 기업인의 과거 행적을 좇으면서 오랫동안 기억 저편에 밀쳐놓았던 화두가 새삼 틈을 비집고 올라와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어떻게 살 것인가.’ 안미현 산업부 기자 hyun@seoul.co.kr
  • [데스크시각] 강남아줌마와 양치기 소년/주병철 경제부 차장

    부동산문제로 온나라가 들썩이고 있는 요즘, 불현듯 지난해 이맘때의 일이 머리를 스친다. 당시 이헌재 부총리에게 사석에서 “부동산 등 시장의 움직임을 어떻게 훤히 꿰뚫고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영업비밀인데…”라며 농을 건넨 뒤 던진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지인들이 이메일·팩스·전화 등으로 시도 때도 없이 알려줘 시장을 비교적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입각하기 전에는 종종 골프연습장에 갔는데, 주위(큰손, 강남아줌마)에서 하는 얘기들을 주워듣다 보면 정부 정책이 효과를 볼 것인지,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는 재임동안 아파트분양원가 공개 반대 등을 주장하며 참여정부의 실세들과 마찰을 빚었지만 적어도 ‘시장을 모른다.’는 얘기는 듣지 않았다. 일부 사람들의 얘기지만, 강남의 집값은 ‘강남아줌마’에게 물어보라는 항간의 얘기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래서 강남에 아파트를 사려면 정부 정책을 쳐다보지 말고 부동산 전문가 못지않은 정책적 식견을 갖고 있는 ‘강남아줌마’를 수소문하는 게 낫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돈다. 생뚱맞은 이런 얘기는 이 전 부총리나 ‘강남아줌마’를 미화하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 전 부총리는 시장의 생리와 행태를 체험적으로 파악하고 있었고,‘강남아줌마’들은 그동안 정부 정책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그들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서울시장이 최근 “정부의 정책 만드는 사람보다 강남 아줌마들이 머리가 더 좋다.”고 했을까. 반대로 정부의 부동산정책 추진 상황을 보자. 참여정부 출범 이후 거의 한달에 한번꼴로 고강도 대책을 쏟아내며 강남집값 때려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재건축 조사 강화, 개발이익환수제 시행, 소형평형 의무비율 강화 등 칼날의 끝을 세울수록 강남은 상대하기가 더 버거워졌다.2001년부터 지난 5월말까지 전국의 주택가격은 35%, 서울은 48%, 강북은 28%가 올랐지만, 강남은 68%나 상승했다. 올 들어서만도 강남 집값이 강북 5배를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주택보급률이 이미 2년전인 2003년 101.2%로 100%를 넘었다.2012년쯤에는 116.7%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국적인 주택문제는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강남지역에 대한 고강도 대책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 결여, 정책 추진 주체의 모호함 외에 지금의 부동산문제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제2, 제3의 ‘강남아줌마’같은 실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데 있다. 물론 정부 정책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억울함도 있다. 이곳저곳에서 정부의 의욕적인 부동산대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강북의 뉴타운 건설은 서울시교육청이 특목고 및 자립형 사립고 설립을 반대하고, 신설된 종합부동산세 부과는 강남·서초구가 되레 재산세의 50%를 깎아주겠다며 김을 쑥 빼고 있다.1가구1주택 비과세요건을 갖추었을 때 6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에 매기는 양도세도 이런저런 이유로 6억원을 넘는 부분만 과세하도록 해 실질적인 정책의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안정과 투기근절이라는 두 축의 수요관리억제대책으로 부동산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 최근 부동산중개업소가 집단으로 반발하고, 한쪽에서는 판교 신도시 개발 등의 영향으로 경기도 분당·용인·과천 등의 집값이 치솟고 있는 것도 시장이 이미 정책입안자들을 ‘양치기 소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은 아닐까. 정책입안자들은 지금이라도 시장수요에 맞는 눈높이로 시각교정을 해야 한다. 동시에 장기 주택건설 플랜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고, 수요와 공급간에 생기는 ‘정책적 시차’를 줄일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보유세 강화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양도세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 주병철 경제부 차장 bcjoo@seoul.co.kr
  • 육류 과다·채소 부족이 제1 원인

    “사람들이 변비를 너무 쉽게 생각해 먹을거리를 가리지 않는다는 게 치료의 함정입니다. 사실 적잖은 노인들이 이완성 변비 때문에 숨지기도 하는데 이게 대부분 ‘노환’으로 치부되곤 하거든요.” 양 박사가 지적한 변비의 제1 원인은 서구화된 식생활. 서구형 섭생의 특징은 ‘육류 과다’와 ‘곡류와 채소 부족’으로 요약되는데, 그는 이런 사례를 들어 서구형 섭생의 문제를 들췄다.“한 그룹의 쥐에게는 햄버거만, 다른 그룹에는 햄버거와 양배추를 같이 먹였더니 대장암 발병률에서 큰 차이가 났어요. 양배추의 섬유소가 햄버거 속의 질소산화물을 몽땅 대변으로 배설하게 한 결과이지요.” 변비와 관련, 이런 실험도 소개했다.“영국인 의사 버키트의 조사 결과 잘 정제된 곡물로 만든 식사를 하는 영국인의 경우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데 79.8시간이나 걸렸고 배설물의 양도 107g에 불과했으나 거친 섬유질 식사를 한 우간다인의 경우 35.7시간에 배설물의 양은 영국인의 4배가 넘는 470g이나 됐습니다. 여기에서 정제된 곡물이란 우리가 먹는 빵과 과자류의 원료는 물론 쌀도 포함됩니다. 이 사례를 보면 무엇이 변비를 일으키는지 이해가 될 겁니다.” “흔히 우리는 김치를 먹기 때문에 야채 섭취량이 많다고 믿는데 이게 짜게 만들어져 생각보다 섭취량이 많지 않습니다. 좋기로는 야채를 삶아 먹는건데, 이런 식으로 매일 30g의 식이섬유만 먹어준다면 변비 예방과 치료에 이보다 더 좋은 약이 없겠지요.”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줄기세포 이용 난치병 치료 성공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경색 등 혈관성 난치병 환자에 대한 대규모 임상 치료가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보건복지부는 9일 기존 치료법으로는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뇌경색과 버거병 등 혈관성 난치병 환자 74명을 대상으로 환자자신의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한 결과,64명에게서 치료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치료에는 뇌신경계질환 유전체연구센터와 근골격계 바이오 장기센터, 가톨릭대, 전북대가 공동연구팀으로 참여했다. 임상치료 대상은 뇌경색 환자 5명과 말초혈관이 막혀 들어가는 버거병 환자 23명, 혈액장애로 뼈가 썩는 대퇴골 무혈성 괴사 환자 11명,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뼈골절 후 뼈가 붙지 않는 환자 35명 등이었다. 임상 치료결과 성과로는 ▲줄기세포 치료시 발생할 수 있는 암 발생 등의 부작용이 없었고 ▲환자가 면역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줄기세포를 각 장기에 주입한 뒤 장기의 기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이다. 혈관장애 질환은 국내에 35만여명의 환자가 있으며 연간 약 5조원의 막대한 의료비가 소요되고 있다. 연구팀은 “임상치료에 참여한 난치병 환자들이 대부분 고령이어서 자기 골수로부터 채취한 줄기세포의 치료기능이 약화돼 있는 상태였다.”면서 “앞으로 난치병 환자들의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동종(同種) 줄기세포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이들 연구팀에 모두 40억원을 지원한 것을 비롯, 현재까지 줄기세포 분야 연구를 위해 180억원을 지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와인에 김치를” 유럽 입맛 잡는다

    맛깔스러운 남도 김치가 다음달 유럽 시장에 공식 데뷔한다. 광주시와 광주·전남김치산업육성사업단은 8일 ‘파리 김치축제’를 오는 7월15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파리 중심가의 한 공원에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리 김치축제는 ‘전라도 10대 김치’를 파리 시민과 파리를 찾는 각국 관광객에게 소개하는 행사로 시식코너와 전시장 등이 운영된다. 또 세계 모든 나라의 보편적인 음식과 어울리는 김치를 개발해 전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 행사에 전시될 김치는 백김치와 보김치·통배추김치·오이소박이·물열무김치·알타리김치·파김치·돌산갓김치·물갓김치 등 10여 종류이다. 또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퓨전 김치요리를 개발, 전시할 예정이다. 햄버거와 포도주에 어울리는 퓨전 김치나 백김치, 부침개 등이다. 특히 현지 요리사가 프랑스산 배추로 직접 김치를 담그도록 해 친근감을 주는 한편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코너와 시식 코너도 만들 예정이다. 여기에 김치전이나 화려한 꽃이 들어가는 화전, 전통차 등 다양한 우리 음식도 곁들여 소개된다. 광주시가 행사 기간을 7월 중순으로 잡은 것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배낭족과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시기를 고려한 것이다. 시는 행사운영을 현지 사정에 밝은 파리한인회와 공동으로 치를 예정이며, 배낭 여행 중인 국내 젊은이들을 축제의 도우미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6∼8일 파리시 주최로 현지에서 열린 국제향토음식축제에 광주·전남 3개 김치업체가 참여, 전라도 김치를 전시했다. 김치산업육성사업단 관계자는 “전라도 김치를 유럽에 처음 선보이는 행사인 만큼 현지인 입맛에 맞는 김치를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며 “김치수출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프랑스 국영 TV 등 현지 언론 매체와 우리의 전통 김치맛을 알리는 프로그램 제작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세계신문협회 총회] “신문의 미래는 절대 어둡지 않다”

    [세계신문협회 총회] “신문의 미래는 절대 어둡지 않다”

    앞선 행사 내내 신문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통계와 수치만 나열하던 세계신문협회(WAN) 총회가 마침내 신문의 ‘신뢰’에 대해 얘기했다. 총회 마지막날인 1일 ‘커뮤니케이션 소비방식의 변화’와 ‘미디어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 아서 설즈버거 회장,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료키 스키타 사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아서 회장은 통신기술 발달로 인한 뉴스혁명의 가장 큰 특징으로 “더 많은 권리를 소비자에게 준다.”는 점을 꼽았다. 결국 위기대응법도 “자신들의 관심사에 대해 접근하는 소비자”를 노리기 위해 “질 높은 신문을 만드는 것”이라 정리했다. 아서 회장은 그 핵심 요소로 “신뢰”를 꼽았다. 이를 위해 그는 구체적으로 ▲뉴스의 신뢰도를 분석하는 스탠더드 에디터(standard editer)를 두고 ▲인터넷을 통해 인터뷰 자료 등을 모두 공개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료키 회장은 “신문의 미래는 절대 어둡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신문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다는 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1000명당 신문을 보는 사람이 600명으로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다.”면서 “그 비결은 TV 등 다른 매체에 비해 신문에 대한 신뢰도가 2∼3배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뢰도의 비결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보도를 들었다. ●‘원-소스 멀티-유즈’가 대세 지난달 30∼31일에 치러진 WAN과 WEF(세계편집인포럼)의 초점은 역시 ‘하나의 기사를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하느냐.’였다. 한 예로 독일의 ‘디벨트’지는 정치·경제 시사 위주의 본지에 대한 인기가 감소 추세를 보이자 ‘베를리너’라는 지역신문을 인수했다. 동시에 젊은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타블로이드판형의 ‘벨트 콤팩트’도 창간했다. 하나의 기사를 두고 동일한 편집진에서 3가지 타입의 기사를 만든다는 것이다. 디벨트에는 심층적이고 국제적인 면에,‘베를리너’에는 베를린 사람들의 삶, 벨트 콤팩트는 사실만 간략히 요약해서 게재하는 식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숱하게 소개됐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매체간 겸영이 허용된 외국의 사례라서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세계신문협회 총회] 아서 회장이 밝힌 뉴욕타임즈의 미래전략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58차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을 든다면 단연 아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회장일 것이다.‘미국’ 신문의 사주이다보니 과대포장됐다는 비판도 있었고 ‘거만하다.’는 인신공격성 평가를 받기도 했다. 어쨌든 주목받은 인물 아서 회장은 WAN총회 마지막날인 1일 끊임없이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오전 8시에는 기자간담회, 오전 9시에는 WAN 제4세션 토론장, 오후 1시에는 특별세션에 잇따라 나타났다. 아서 회장은 활달하고 분명한 어조로, 때로는 농담까지 섞어가며 신문시장의 미래와 뉴욕타임스의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식 자유주의가 진하게 배어 있었다. 그가 특별히 강조한 점은 ‘독자들의 신뢰’라는 다분히 원론적인 것이었다. 독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때 ‘뉴미디어가 등장해서 신문이 위기에 처했다.’기보다 ‘뉴스만 잘 만들면 뉴미디어라는 다양한 유통방식이 눈에 들어온다.’는 쪽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강조였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이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종이신문의 생존차원에서 뉴욕타임스의 전략은. -종이신문의 하락세에 개의치 않는다.TV나 인터넷에서도 뉴스를 파는 다각화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 외 다른 매체에 더 진출할 것이다. 신문시장은 줄어도 뉴스시장 자체는 더 커지고 있다고 본다. 가령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방문자의 60%는 외국 거주자이고 한달에 수천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라디오·TV의 등장에도 신문은 살아남았다. 생각을 바꾸면 PDA, 휴대전화, 인터넷 등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어떤 매체를 통하느냐보다 얼마나 양질의 뉴스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 뉴욕타임스의 일부 콘텐츠를 유료화한다고 들었다.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달라. -오는 9월부터 인터넷 콘텐츠 가운데 일부를 유료화할 생각이다. 모두 유료화하는 것은 아니다. 뉴스는 무료로 제공하되, 사설이나 기명 칼럼 등 몇몇 포인트를 유료화할 생각이다. 한달에 5달러나 1년에 50달러씩 받을 생각이다. 물론 패키지 형식도 고려하고 있다. 유료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패키지의 가치를 더 높여 수준있는 글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에 전문지식을 가진 기자를 새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도회지 신문(Urban Paper)’을 지향한다고 밝혔는데 어떤 의미인가. -전국지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의 뉴욕과 같은 미국 전역의 대도시를 거점삼아 전국지로 키워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발행부수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내용적인 면에서 보자면 정치적인 어떤 지향성을 가지기 보다 시민이 원하는 내용, 특히 대도시 고급독자들의 문화적인 입맛에 맞춘 기사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WEF(세계편집인포럼)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가 타블로이드 판형의 강세였는데 이 부분에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타블로이드판은 우리가 지향하는 심층기사를 다루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아직은 검토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개회식에서 개빈 오렐리 WAN 회장 대행이 한국 신문법을 비판한 것을 놓고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한 나라의 사회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법에 대해 말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그러나 언론에 있어서는 문화나 관습의 차이가 있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유다. 개회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권력론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이지만 그걸 판단하는 것은 정부보다는 대중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언론 가운데 일부가 WAN을 이용하고 있다는 말도 있는데. -언론에 대한 규제가 적으면 적을수록 민주주의는 더 발전한다.WAN의 의견은 특정 신문사의 입장보다 보편적인 언론관을 나타낸 것으로 봐야 한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맏형 유상철 “빗장 걱정마”

    ‘독일 가는 길, 디딤돌을 놔라.’ 본프레레호가 ‘죽음의 원정길’에 오른다. 한국축구대표팀이 새달 3일과 9일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에서 잇따라 열리는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르기 위해 3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한국은 현재 2승1패(승점 6)로 각각 1승2무(승점 5)와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1∼2점차로 겨우 앞선 A조 선두. 때문에 태극전사들은 이번 원정에서 내전으로 시끄러운 우즈베키스탄, 모래 바람과 폭염으로 가득찬 쿠웨이트를 넘어 6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의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3월30일 서울에서 2-1로 낙승한 상대. 하지만 최근 감독 경질이라는 강수를 둔 상태라 홈에서 자존심을 걸고 나설 경우 버거울 수 있다. 쿠웨이트는 한국이 역대 전적 7승3무8패로 열세에 있는 중동의 강호. 한국과의 승점차가 2점에 불과해 역시 홈에서 사활을 걸고 나설 것으로 보여 고전이 예상된다. 이번 원정길 키워드는 풍부한 자원을 가진 공격진에 비해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수비진의 보완이다. 때문에 30일 부상을 딛고 전격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맏형’ 유상철(34·울산)이 어떤 역할을 해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유상철의 포지션은 스리백의 한 축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부상 회복 속도와 훈련 부족이 변수. 유상철 본인도 “아직 몸상태가 100%가 아니라 우즈베키스탄전은 후배들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엄홍길씨 조난당한 친구시신 찾은 ‘휴먼’ 등정

    엄홍길씨 조난당한 친구시신 찾은 ‘휴먼’ 등정

    ‘에베레스트는 끝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에베레스트(해발 8848m)의 만년설 속에 묻혀 있던 한 알피니스트의 주검이 동료 산악인들에 의해 수습됐지만, 결국 이국 땅에서 잠들게 됐다.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45·트렉스타) 대장이 이끄는 15명의 ‘초모랑마 휴먼원정대’가 29일 오후 1시20분쯤(이하 한국시간) 8750m지점에서 고 박무택씨의 시신을 찾아냈지만, 악천후 탓에 운구에 실패하고 세컨드스텝(절벽)위에 돌무덤을 쌓아 박 대원을 안치한 것. 지난 3월 네팔을 향해 떠난 지 꼭 76일 만이며, 함께 실종됐던 백준호와 장민 대원의 시신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백준호·장민씨 시신 수습은 실패 박씨는 지난해 5월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한 뒤 하산 도중 계명대산악회의 백준호 장민씨와 함께 ‘불귀의 객’이 됐고, 오랜동안 사선을 함께 넘나들었던 엄 대장은 고인들을 가족 품에 돌려보내기 위해 지난 3월14일 현지로 떠났다. 당초 5월17일을 D-데이로 삼았던 원정대는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초속 20m의 눈보라가 몰아친 대자연의 심술 탓에 일정을 계속해서 미뤄야 했다. 그러던 중 이날 오전 4시30분 해발 8300m에 위치한 캠프3를 떠나 마지막으로 수습작업에 나섰다. 4시간30분여 동안 거센 눈보라를 동반한 강풍과 씨름한 끝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박씨의 시신을 쉽사리 떼어낼 수 없었다. 에베레스트가 눈과 얼음으로 그의 몸을 꽁꽁 묶고 놓아주지 않았던 탓. ●악천후등 상황악화로 국내 운구 포기 행여 시신에 손상이 갈까 3시간이 넘도록 조심스레 얼음을 떼어낸 원정대는 2㎞거리인 캠프3로 발걸음을 돌렸지만 너무 많은 난관이 버티고 있었다. 50m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급경사의 바위지대로 보호벽을 쌓은 에베레스트는 노련한 산악인도 혼자 몸으로 내려오기 버거운 조건.100m를 뚫고 가는 데만 두 시간 이상이 소요될 만큼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모험은 무리였다. 결국 대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박씨를 안장한 뒤 유품을 수습, 오후 5시쯤 캠프3로 귀환했다. 원정대 베이스캠프(5100m) 관계자는 “얼어있는 시신이 100㎏에 가깝게 불어났고 눈발이 몰아쳐 원정대원들의 안전문제를 고려해 시신을 안치했다.”고 밝혔다. 휴먼원정대는 끝내 박씨의 시신을 가족의 품에 안기지는 못 했다. 하지만 ‘친구를 얼음산 속에 홀로 두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계 산악 역사상 유례가 없는 도전에 나선 것 만으로 이번 원정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아기업고 등교 하세요”

    “아기업고 등교 하세요”

    연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강미란(30)씨는 임신부다. 임신 8개월의 몸으로 학교에 다니는 강씨는 결혼 4년 만에 생긴 귀한 아이에게 항상 미안하다. 보통 새벽 2∼3시까지 과제를 작성해야 하고 극도의 시험 스트레스에 시달리다보니 만에 하나 태아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 걱정이다. 하지만 강씨가 더욱 염려하는 것은 아이가 태어난 이후 아이를 맡겨둘 곳이 없기 때문이다. 강씨는 “공부하는 여성들을 학자 지망생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자기만족이나 학위 욕심을 위해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공부만 해도 버거운데 임신·출산·육아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석사과정 강혜원(28)씨는 한 살난 딸을 둔 아기 엄마다.2002년 대학원에 입학해 이듬해 결혼, 지난해 딸을 낳았다. 임신과 출산으로 보통 4,5학기만에 마치는 석사 과정을 7학기째 다니고 있다. 강씨는 지도교수의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휴학도 할 수 없었다. 작년 6월 딸이 태어난 뒤 방학을 이용해 산후조리는 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석사논문을 쓰고 있다. 밤 늦게까지 학교에서 공부할 때가 많아 딸에게 제때 모유를 먹인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매일 아침 불어난 젖을 짜내 냉동시켜 놓고 먹이고 있는 강씨는 “공부하는 엄마 만난 딸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공부하는 여성들의 육아문제 해결에 대학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는 이르면 내년부터 학교 안에 보육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올해 초 구성된 연세대 여성특별위원회가 8월까지 직장 보육시설 설립안을 마무리하고 실질적인 설립 업무를 시작한다. 지난해 1학기 대학원 재학생 수는 6127명. 이 중 36.7%인 2249명이 여성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학원생들의 6세 미만 자녀 수는 모두 189명. 대학이 이들을 돌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연세대 여성인력개발연구원은 ‘엄마학생’들을 위해 모유를 짜서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는 2평 크기의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 임신·육아가 일부가 아닌 전체 대학원생의 문제인 이화여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이화여대 대학원 재학생 수는 2276명. 이화여대는 지난해 10월 아이 둔 학생들을 위한 ‘이화 어린이집’ 착공식을 가졌다.740여평 규모로 이르면 올해 말 완공된다.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탈바꿈하려는 서울대는 1998년부터 재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어린이집을 운영해 왔다.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어린이집은 6세 미만 어린이 213명을 돌보고 있다. 이 중 52.1%에 해당하는 111명이 대학원 재학생 자녀다. 하지만 서울대 전체 대학원 재학생 1만 455명 중 40.7%(4258명)가 여성인 것을 감안하면 어린이 보육시설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보육문제 해결에 대한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것도 아니다. 고려대 대학원총학생회 곽이경(27·사회학과 석사과정) 부회장은 “대학원생을 위한 영·유아 보육시설을 만들어달라고 10년째 학교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측은 요지부동”이라면서 “아이 키우면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학교측의 무성의에 보육시설에 대한 기대는 거의 접었다.”고 말했다. 전국여교수연합회는 공부하는 여성들을 위한 대학내 보육시설 활성화에 관한 세미나를 다음달 3일 개최한다. 이경희(경희대) 회장은 “여교수 비율이 늘고 교수의 평균연령이 낮아지면서 출산과 육아문제로 고민하는 교수, 강사, 대학원생들이 많다.”면서 “대학내 보육시설 설치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공립학교 “패스트푸드 안돼”

    미 코네티컷주 하원은 심각해지는 어린이 비만을 억제하기 위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공립학교의 구내식당과 매점, 자동판매기에서 프렌치프라이 등 일부 패스트푸드와 청량음료를 판매할 수 없게 한 법안을 지난주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또 초등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이 하루 20분 동안 운동장에서 뛰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의 몇몇 주에서 고등학교를 제외하거나 몇 학년까지라는 제한을 둬 패스트푸드와 청량음료의 판매를 금지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대학을 제외한 모든 학교,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하원은 8시간의 격론 끝에 표결에 들어가 88대55로 가결시켜 이번 주 상원에 회부할 예정인데 의회 안팎에서는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와 아칸소에서 법안이 계류 중인 것을 비롯해 미국의 17개 주에서 이 법안과 유사하거나 좀더 완화된 법안들이 추진되고 있다. 하원 표결을 앞두고 청량음료 업체들의 로비전이 치열하게 전개됐으며 많은 학교들은 수입 감소를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원은 고등학교에선 다이어트 소다와 청량음료를 제한된 수준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주는 타협안을 도출했다. 반대론자들은 지역 교육당국에서 관할할 수 있는 일을 ‘빅 브러더’ 스타일로 감시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월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턴 헤일 초등학교는 법안 제정 전에 이미 패스트푸드 없는 학교를 선포하고 청량음료 자판기와 프렌치프라이 기계 등을 치워버렸다. 로렌스 카페로(공화) 의원은 “구내식당에서 치킨너겟과 피자, 치즈버거와 나초 등을 판매하면 이런 법안은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L자형 경기침체 오나

    L자형 경기침체 오나

    “수출 둔화의 갭(Gap)을 민간소비쪽이 받쳐주지 못한다. 성장동력이 수출에서 민간소비쪽으로 전환되지 못하면 5% 성장은 어렵다. 이렇게 되면 L자형의 장기침체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고, 한편으로는 기대소비심리도 하향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반면 정부는 1·4분기의 경제성장률이 내용면에서는 크게 걱정할 단계가 아니며, 건설 등 경기부양적인 정책을 동원하면 5%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어 정부의 경제정책 대응이 주목된다. ●내수가 살기는 하는데… 1·4분기의 경제성장률에서 그나마 긍정적인 요소는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1·4분기에는 0.5%가 감소했으나 같은 해 4·4분기(0.6%)에 이어 이번에도 1.4%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내수(재고투자 제외)의 GDP 성장 기여율은 전분기의 4.3%에서 42.2%로 크게 높아진 점은 고무적이다. 또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성장률 2.7% 가운데 0.7%포인트를 차지했다. ●수출, 투자가 비실비실 수출은 지난해 말까지 워낙 고공행진을 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1·4분기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떨어진 데다 위안화 절상 등 대외변수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수출채산성 악화로 당분간 수출이 성장동력의 역할을 하기는 버거운 상태다. 그런데다 유가와 북핵 문제 등 대외변수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대책 등과 겹쳐 건설시장이 얼어붙어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4·4분기 -3.4%에 이어 올해 1·4분기에도 -2.9%를 기록,2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그나마 설비투자가 지난해 1·4분기 -0.3%에서 3.1%로 증가한 게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정부카드, 약발 있을까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강하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 동원은 하반기에 투입할 종합투자계획(3조∼4조원)으로, 연내 착공할 수 있는 규모는 2조원에 불과하다. 재정 동원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조세정책 역시 부동산세제를 강화하고 있는 마당에 특단의 대책으로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리 역시 국내외 금리 역전현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추가 하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석하 박사는 “2·4분기 성장률이 3%를 넘는다고 하더라도 연간 5%대의 성장을 하려면 하반기에는 6%의 성장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정 집행도 하반기에 집중돼 전체적인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무리”라고 내다봤다. 한은 김병화 경제통계국장은 “경기가 상반기까지 횡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들어 정부 정책의 효과가 가시화하면 성장률은 좀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증권 임노중 이코노미스트는 “국내경제에서 내수회복의 가능성이 커지고는 있지만, 강한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수출효과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건설투자가 제대로 살아날지 여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신상품]

    ●오뚜기는 참치와 야채, 드레싱이 혼합된 ‘오뜨 참치샐러드’를 선보였다. 스위트마요, 키위&요구르트, 어니언&타타르, 허브&이탈리안 등 모두 4종.6개월 이상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150g 1800원. ●애경의 가정용품 브랜드 ‘홈크리닉’이 거실·욕실·주방·곰팡이용 세정제 4종을 내놓았다. 강력한 세정력과 은나노 성분으로 살균력을 강화해 찌든 때를 간편하게 없애고 탈취효과를 높였다고 회사측은 설명. 각 500g,3800원. ●LG생활건강은 피부 온도를 낮춰 모공을 조여주는 에센스 ‘이자녹스 포어 아이스 세럼’을 출시했다. 지나친 피지 분비를 억제하고,‘느타리버섯’‘미인초’ 추출물를 넣어 피지를 조절 여드름 치료에 효과적이라 회사측이 밝혔다.30㎖,6만원. ●해태제과는 무설탕껌 ‘T-smile’ 을 선보였다. 설탕 대신 천연 소재에서 추출한 자일리톨, 솔비톨, 이소말트 등을 사용, 충치를 예방하고 칼로리를 낮췄다고 회사측은 설명.103g 2500원 ●롯데리아는 ‘하바네로 스파이시 치킨’을 내놓았다. 지난 겨울 인기를 끌었던 ‘불타는 오징어 버거’에 이은 두번째 매운맛 제품. 세계에서 가장 매운 맥시코산 고추 하바네로 양념했다. 가격은 1800원. ●롯데칠성은 피부미용에 좋은 ‘콜라겐’ 성분 5000㎎이 함유된 ‘콜라겐 5000’을 출시했다. 사과 과즙과 복숭아 향을 첨가했다. 100㎖ 1500원. ●좋은사람들은 보디가드에서 독도의 고지도가 새겨진 ‘독도가드’ 팬티를 선보였다. 남성 트렁크(1만 6800원), 남성 삼각(1만 1800원), 여성 삼각(1만원) 등 3종류. 전국 보디가드 매장에 각 10장씩 내놓았다. ●던킨도너츠는 여름을 맞아 건강식 빙수 ‘아이스 프레이크’ 2종을 출시했다. 신선한 블루베리가 어우러진 블루베리 아이스프레이크와 녹차가루와 밤을 사용한 녹차 아이스프레이크 등 2종류.3500∼4500원.
  • [톱 셀러]‘두부’ 변신 또 변신…경쟁 또 경쟁

    [톱 셀러]‘두부’ 변신 또 변신…경쟁 또 경쟁

    장면 #1.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두부요리 전문점 ‘델리소가’. 새우버거 스테이크(5000원), 치즈 고로케(4000원), 게살 샌드위치(4000원), 유부만두(5000원), 라떼(4000원), 고구마케이크(4000원) 등이 손님을 기다린다. 모두 두부 40% 이상이 함유된 요리다. 요리사가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신선하다. 유부에 두부와 야채, 잡채, 버섯 등을 섞어 만든 속을 집어넣은 유부만두가 잘 팔린다. 스트로베리, 라스베리, 블루베리, 크램베리 등과 두부를 섞어 만든 두부라테도 후식으로 인기다. 회사원 이선영(28·여)씨는 “상큼한 베리 맛에 고소한 두부가 곁들여져 깊이가 느껴진다.”면서 “두부 요리도 조금 텁텁하지만 담백하다.”고 말했다. 장면 #2.서울 종로구 주상복합아파트 ‘경희궁의 아침’ 1층 ‘두부다’. 연두부 위에 야채, 토마토, 해산물, 김치, 닭강정 등을 각각 얹어넣은 새로운 두부음식(3200∼3400원)을 찾는 발길이 분주하다. 즉석에서 만든 두부라 데우지 않아도 따끈따끈하다. 두유에 검은깨, 녹차, 단호박 등을 섞은 음료(2500∼2800원)도 있다. 토핑과 두유를 함께 먹으면 5500원. 지난해 6월 개점한 뒤 입소문이 퍼지면서 하루 60∼70명이 찾는다. 점심식사 때엔 30석이 꽉찬다. 걸어서 10∼15분 거리까진 배달도 해준다.1주일에 2∼3번씩 이곳을 찾는다는 회사원 황주리(39·여)씨는 “두부가 부드러워 배불리 먹어도 부담없고 소화가 잘된다.”면서 “졸이거나 튀기지 않아 산뜻하고 깔끔하다.”고 말했다. ‘두부가 진화하고 있다.’ 찌개나 부침용 두부에서 날로 먹는 생두부로, 판두부에서 포장두부, 프리미엄급 두부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웰빙과 다이어트 열풍으로 인기도 더해만 간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9명이 1주일에 한차례 이상 두부를 먹는다고 응답했다. ●소화력은 높고, 칼로리는 낮고 두부가 왜 인기가 많을까. 몸에 좋기 때문이다. 우선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불릴 만큼 단백질과 지방질이 풍부한 콩이 주재료다. 우유보다 단백질이 11배나 많다. 두부 소화력(95%)은 볶거나 삶은 콩(68%)보다 뛰어나다. 두부 216g의 열량은 147㎈에 불과하다. 계란은 이보다 3배, 쇠고기는 4∼5배 열량이 높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더없이 좋다는 얘기다. 게다가 콩이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이 체내 콜레스테롤을 없애 신장병, 고혈압, 동맥경화 등을 예방한다. 두부가 재평가를 받으면서 시장도 날로 성장하고 있다. 포장두부는 최근 5년 동안 130%나 커졌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1800억원. 올해는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돈이 몰리자 업체끼리 경쟁도 치열해졌다. 포장두부 시장의 70%를 점유한 풀무원에 두산식품과 CJ가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것이다. 두산식품은 지난해 ‘종가집 두부종가’란 브랜드로 부침두부(2400원), 찌개두부(2250원), 순두부(1050원)를 선보였다. 특히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생두부(2400원)를 업계 최초로 내놓으며 두부의 변신에 불을 댕겼다.CJ도 지난 10일 생식용, 부침용, 찌개용 ‘백설 행복한 콩’(2700원)을 출시, 두부시장에 뛰어들었다. 풀무원도 뒤질세라 생두부인 ‘비단두부’(2500원)‘콩가득 두부’(2800원)를 잇따라 내놓았다. 지난달에는 가격을 낮춘 ‘소가(SOGA)’브랜드(1400∼1500원)를 선보였다. 외식전문기업 나무르도 두부전문점 두부다를 광화문에 개점한데 이어 마포, 홍대, 여의도로 확대하고 있다. ●두부의 변신은 ‘진행형’ 그러나 두부의 변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생두부의 탄생은 시작일 뿐이다.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완전조리 두부가 곧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해외시장에선 이미 출시된 상품이다. 두부 스테이크, 만두, 고로케도 할인점이나 마트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 CJ 윤석춘 상무는 “웰빙바람 속에서 신선식품은 식품분야의 중심축”이라면서 “두부 등 콩을 재료로 만든 식품을 다양하게 개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동양의 맛으로 오스트리아인 사로잡은 전미자 아카키코 사장

    동양의 맛으로 오스트리아인 사로잡은 전미자 아카키코 사장

    |빈 함혜리특파원|오스트리아 빈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다 보면 특이한 광고 간판이 눈에 띈다.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동양 여자의 얼굴을 그려 넣은 ‘아카키코(AKAKIKO)’의 광고판이다.‘아카키코’는 빈 시내에만 10개의 체인점을 두고 있는 아시아 요리 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아카키코의 하루 총 고객수는 3000명이 넘는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오스트리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주인공 전미자(48) 사장을 시내 중심가의 ‘S’백화점 식당가 아카키코에서 만났다. ●오스트리아 여성 경제인 50인에 아카키코는 지난 1994년 빈 시내 백화점 식당가 한 구석에 1호점을 낸 지 11년 만에 연 매출 200억원에 이르는 사업체로 성장, 현지인들을 놀라게 했다. 전 사장은 몇해째 오스트리아의 경제 전문잡지 ‘비르트샐트블라트’와 ‘비에네르린’이 선정하는 여성경제인 50인에 꼽히고 있다. 전 사장은 “경기침체로 모두들 고전하는 요즘에도 매상이 올라간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도대체 비결이 무엇일까. “아시아 요리는 무척 다양하고 맛이 독특하지만 오스트리아인들에게는 그다지 친근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서구인의 식성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편안하게 아시아 요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식당의 분위기를 꾸몄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의 맛이다. 전 사장은 “빈 시내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요리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아카키코를 즐겨 찾는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의 가짓수는 대략 120종이나 된다. 한국, 중국, 일본, 태국의 전통 요리 이외에 전 사장이 요리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퓨전 요리들이다. “요리는 할 줄 모르지만 맛을 보고, 잔소리는 좀 할 줄 안다.”는 전 사장은 전 세계의 요리책을 닥치는 대로 보고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아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다.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성공의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80명의 요리사와 150명의 종업원들에게 언제나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도록 교육하고,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고객의 만족을 최고로 중시하라고 강조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살펴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인 전 사장은 말로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주방과 테이블을 오가면서 식재료의 품질과 위생 상태, 맛, 서비스를 점검한다. ●테이블 회전 위해 커피는 안 팔아 일본 식당을 연상시키는 이름 ‘아카키코’는 서구인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으로 국제 상표등록까지 돼 있다. 또 음식점의 위치는 항상 최고로 좋은 자리, 접근이 쉬운 장소를 택한다. 테이블 회전이 빨라지도록 하기 위해 커피는 팔지 않는다. 그는 “음식점은 입에서, 입으로 구전이 잘돼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음식 맛이 좋고, 종업원은 친절하고, 가격도 적당하고, 분위기까지 좋은 집은 금방 입소문이 나고 고객들이 알아서 제 발로 찾아온다.”고 말했다. 아카키코의 고객은 99%가 현지인이다. 전 사장은 “고객 중에는 담백한 요리를 먹었더니 건강이 좋아졌다면서 일주일에 3∼4차례씩 찾는 단골도 많다.”며 “아이들은 ‘아카키코’에서 식사하는 것을 맥도널드에서 햄버거 먹는 것보다 좋아할 정도가 됐다.”고 자랑했다. 아카키코 4개점은 오스트리아 레스토랑 가이드가 선정한 500개 식당에 올라있다. 아카키코의 동유럽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전 사장은 보다 간편하게 담백한 아시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아시안푸드 전문 패스트푸드점 ‘고 웍(Go Wok)’을 시작했다. 웍(Wok)은 중국 요리나 태국 요리를 할 때 쓰이는 속이 깊고 커다란 프라이팬이다. 즉석에서 웍을 이용해 요리를 해 주는 ‘고 웍’은 젊은 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빈 시내에 있는 1호점에 이어 지난해 12월초 린츠 역사에 ‘고 웍’ 2호점을 선보인 그는 앞으로 새롭게 보수하는 기차 역사마다 개설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7년째 외국생활 가난한 유학생 도울 터 시원하게 웃는 모습이 무척 쾌활해 보이고,27년째 외국생활을 한 탓에 서구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강인하고 억척스러우면서도 정이 무척 많은 전형적인 ‘한국 아줌마’다. 전북 이리 출생인 전 사장은 지난 1979년 오스트리아에 발을 디뎠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3년 정도 간병인으로 양로원에서 일한 뒤 빈 시내의 재래시장(나시마르크트)에서 채소와 과일 장사를 하다 한국식당을 개업했지만 곧 실패했다. 아직 어린 두 아이를 둔 상태에서 남편과 이혼하는 아픔도 겪었다. 전 사장은 오스트리아 국적의 유대인 프리드랜더(47)를 만나면서 안정을 찾았고, 든든한 후원자인 시부모가 쌈짓돈을 풀어 준 덕분에 아카키코를 시작할 수 있었다. 경제학 박사인 남편은 노무라연구소를 그만두고 아카키코의 재정을 맡아 도움을 주고 있다. “마음 고생, 몸 고생을 일일이 어떻게 다 얘기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그때의 고생은 지금 생각하면 고생이 아니에요. 힘들었지만 그때의 고생을 발판으로 오늘의 제가 서 있는 거죠.” 전 사장은 “음식이든, 마음이든, 돈이든 아끼지 않고 퍼줬더니 그보다 더 큰 것이 돌아왔다.”면서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교민들과 가난한 유학생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세계신문협회 총회 29일 코엑스서

    세계신문협회(WAN)가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58차 총회를 연다. 이번 총회에는 세계 주요 언론사 사장 등 1500여명이 참석한다. 이번 총회에서 아서 설츠버거 뉴욕 타임스 회장과 스키타 료키 닛케이신문 사장은 미디어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신문 르네상스:무료 신문에 관한 보고’와 ‘차세대미디어: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을 주제로 언론인들이 연사로 나선다. 총회와 함께 치러지는 부대행사는 다양한 볼거리를 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편집인포럼은 ‘시민 저널리즘’ 강연,‘판형 변화에 따른 독자 확보 방안’,‘비주얼 저널리즘’ 등 다양한 주제로 포럼을 연다. 또 인쇄신문 탄생 400주년 기념식은 최근 독일 구텐베르크 박물관이 1605년 만들어진 문건을 근거로 올해가 인쇄신문이 생긴 지 400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만들어진 행사다. 원래 매년 40여개국 80여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열린 세계보도사진전은 이번에 특별히 총회와 함께 개최된다. 이번 총회에는 특별세션도 마련됐는데 31일에는 장 샤오가 인민일보 편집인 등 중국 언론인과의 간담회가,6월1일에는 뉴욕 타임스 회장과의 좌담회가 마련됐다. ●세계신문협회? 1948년 유네스코 헌장에 따라 파리에서 만들어져 1만 7000여개의 신문·통신사 및 관련기관·단체들이 참가하고 있는 국제언론단체다. 언론사간 협력과 언론자유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고 매년 ‘황금펜상’과 ‘세계 청소년 독자상’,‘특별상’ 등을 수여하고 있다. 우리는 71년 가입했고 홍석현 주미대사가 회장을 맡기도 했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독자의 소리] 그리운 선생님의 회초리/문상배

    누구나 어릴 적 선생님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내 어릴 적 선생님은 그저 교과서나 가르치는 분이기보다는 은연중 삶의 방향을 가리켜준 나침반 같은 존재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쉬는 시간에 친구와 학교 뒷동산에 갔다가 수업을 빼먹고 말았다. 몹시 화가 나신 선생님은 좀처럼 들지 않으시던 회초리를 드셨다. 종아리가 퉁퉁 부어 집으로 돌아간 나는 어머니께 자초지종을 고했고, 어머니께 또다시 심한 꾸중을 들었다. 다음날 어머니는 짚으로 싼 계란 몇알과 오징어 두마리를 들려 보냈다. 퉁퉁 부은 내 종아리를 본 선생님은 돌아서서 눈물을 훔쳤고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황급히 교실을 빠져나가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스승은 가르친다는 것만으로 스승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 엄청난 것을 가르치지는 않았어도 우리 가슴에 영원히 아로새겨지는 그런 느낌을 주신 분들이 스승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아들 5형제를 기르신 어머니는 아들들이 버거우면 으레 ‘선생님께 가자.’ ‘선생님께 여쭤보자.’는 것이 입버릇이셨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선생님이셨고 그 가르침으로 아들들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어머니의 신념이었다. 가난 속에서도 아들 5형제를 반듯하게 기를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어머니의 지혜 때문이었다고 나는 믿는다. 예전에는 선생님을 그렇게 극진하게 존경하는 부모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훌륭한 스승이 더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자기 아이 나무랐다고 툭하면 선생님을 고소하는 ‘똑똑한’ 엄마들이 많은 세상에서는 훌륭한 스승도 적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스승의 날은 우리의 미래를 맡긴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날이다. 그분들에 의해 우리 아이들이 훌륭해질 수 있다. 스승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그분들로 하여금 가르치는 것을 천직으로 삼고 사도의 길로 가도록 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문상배
  • 3인의 어머니가 말하는 영재교육

    3인의 어머니가 말하는 영재교육

    영재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혹시 우리 아이도 영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는 학부모들이 있다. 아니면 우리 아이도 영재 교육을 시켜 후천적인 영재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도 한다. 영어 유치원에 기웃거리기도 하고, 영재 교육원에서 상담을 받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타고 난 영재이든 아니든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초등학생 영재 3명의 부모에게서 어떻게 가르쳤는지 들어봤다. ■ 수학영재 송유근군 “영재에 적합한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얼마전 초등학교를 만 7살에 졸업한 송유근(7)군의 어머니 박옥숙(45)씨는 유근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유근이는 재작년 유치원에 입학했지만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친구들이 자꾸 때려 어울리지 못한 탓이었다. 밤에는 잠꼬대를 하며 끙끙거리기까지 했다. 주변의 조언을 받아 태권도장에 보낼 생각도 했지만 그만뒀다. 원래 사물을 깊이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유근이가 태권도를 배우는 것은 아이랑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대신 유치원을 그만두게 하고 집에서 직접 가르쳤다. 박씨의 전직은 초등학교 교사.17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쳐왔기 때문에 아이 교육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박씨는 “태권도를 가르쳐서 아이의 성격을 바꾸고 싶지 않았다.”면서 “아이가 잘 맞지 않는다는데 굳이 남들하고 다 똑같이 유치원에 보낼 필요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유근이의 특징은 한 가지 일에만 오랜 시간 몰두하는 것. 동물원에 가도 한 가지 동물만 3∼4시간 지켜보는 것은 기본이었다. 박씨는 “이런 아이가 40분마다 새로운 내용을 배워야하는 초등학교 정규 수업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걱정이 많았지만 이같은 어머니의 판단은 정확했다. 한 번 수학책을 잡으면 10∼14시간 동안 꼼짝없이 앉아 몰두했다. 유근이는 구구단을 외우기 시작한 지 일곱달 만에 고등학교 과정인 미적분까지 이해했다. 지난해 8월말에는 독학으로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만 6세의 최연소 나이에 땄다. 지난해 6월부터는 인하대 과학영재교육원에서 일주일에 한차례 교육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대학 교육 수준인 피보나치 수열과 디지털 공학, 초고속 집적회로 하드웨어 기술언어(VHDL)를 배우고 있다. 유근이는 “나는 한 가지를 오랫 동안 깊이 다루어야 재미있는데 학교에서는 40∼50분이 지나면 다른 과목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집에서 책을 보면 좋아하는 분야를 오래 볼 수 있어 흥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점이 좋다.”며 나름대로의 독학 예찬론을 폈다. 아버지 송수진(45)씨는 “만일 유근이가 학교에 가서 수업 시간이 바뀌는데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다른 행동을 하면 산만한 아이로 오해받았을 것”이라면서 “이런 교육으로는 유근이의 재능이 보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생. ▲IQ:측정한 적 없음 ▲2003년 유치원 입학 5개월만에 집에서 교육 시작 ▲2004년 6월 인하대 과학영재교육원 입학 ▲2004년 8월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 최연소 취득 ▲2004년 12월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자격증 최연소 취득 ▲2005년 4월 경기도 남양주시 심곡초등학교 졸업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글짓기 영재 이종현군 “책을 많이 읽으면 글감이 쏙쏙 떠오른데요.” ‘2005 전국예술대회’ 글짓기 부분에서 대상을 받은 잠원초등학교 5학년 이종현(11)군의 어머니 조향(43)씨는 아들의 문장력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조씨가 종현이의 영재성을 처음 느낀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당시 교회에서 종현이는 ‘창조’에 대한 글을 쓰라는 과제에 대해 ‘하느님이 창조할 때 왜 악을 존재하게 했을까? 그것은 선이 존재하기 위해서이다. 악이 있어야 선이 있다.’라는 내용을 담은 글을 냈다. 목사는 “만 7살 나이에 보기 드문 철학적 사고를 한다.”며 감탄했다. 조씨는 이같은 종현이의 재능을 더욱 키우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글짓기 학원은 단기적인 효과를 올리기 위해 형식에 치우친 교육을 할 것이고 결국 아이가 판에 박힌 사고를 할 것이라고 생각해 학원에는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즐기면서 많이 읽으면 글감이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 종현이에게 좋아하는 역사와 과학 관련 책을 사다주며 읽혔다. 이후 조씨의 주말 주요 일과는 대형 서점에 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역사와 과학 관련 책을 20권씩 사다 종현이 주변 여기저기에 두었다. 화장실에도 책장을 만들고 변기 위에도 책을 6∼7권씩 쌓아두었다. 그는 “처음에는 그냥 지켜봤는데 놀다가 심심하면 책을 읽더라.”고 말했다. 종현이의 관심사가 바뀌면 또 관련 책을 20여권씩 사왔다. 조씨는 “절대로 억지로 시키지 않았고 단지 책이랑 자꾸 친하게 해주었을 뿐”이라면서 “보통 학부모들이 빨리 성과를 보려고 학원에 보내는데 이는 창의성 개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종현이의 독서량은 하루 평균 2권. 일년이면 700∼800여권에 이른다. 가장 좋아한다는 책은 삼국지로 20번을 읽었다고 한다. 요즘은 소설에 취미가 붙어 ‘혈의 누’와 ‘안네의 일기’,‘로빈슨 크루소’ 등을 읽고 있다. 종현이는 “책을 많이 읽으면 상상력이 커지는 느낌”이라면서 “문장력이 좋아지고 문맥을 이을 때 시간이 줄어든다.”고 독서의 효과를 말했다. 조씨는 “책을 많이 읽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인 것 같다.”며 학부모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1994년생 ▲IQ:140 ▲2001년 잠원초등학교 입학 ▲2001년 ‘우리말 우리글 바로쓰기 대회’ 웅변 부문 최우수상 ▲2002년 ‘제15회 전국 장애인 종합예술제’ 웅변 부문 최우수상 ▲2003년 ‘제16회 전국 장애인 종합예술제’ 웅변 부문 전체 대상 ▲2004년 ‘과학기술진흥 전기안전 산업안전 전국웅변미술 글짓기 대회’ 과학글짓기 부문 전체 대상 ▲2005년 제12회 ‘2005 전국예술대회’ 글짓기 부문 전체 대상 ▲2005년 한국일보 동시 부문 으뜸상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스피치’대회 우승 이호진군 “영어로 일기를 쓰면 실력이 쑥쑥 올라갑니다.” 지난달 23일 아리랑TV와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는 ‘어린이 영어 스피치 대회’에서 우승한 리라초등학교 이호진(11)군. 어머니 박효정(39)씨는 “1년간 쓴 영어일기가 영어실력 늘리는데 1등 공신”이라며 영어일기의 효과를 소개했다. 그는 “호진이가 영어공부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에 큰 상을 받은 것은 양보다는 공부방법이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호진이의 뛰어난 영어실력은 엄마인 박씨의 경험 덕분이었다. 신혼 시절 미국에서 3년 동안 지낸 경험이 있는 박씨는 당시 영어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어 일기를 쓰면서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 박씨는 이후 당시 경험을 떠올리면서 영어일기 쓰기를 시켰다. 호진이가 3학년 때였다. 박씨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일기쓰기를 하면서 언어는 쓰기와 말하기, 읽기가 함께 연관돼 있어 함께 공부해야 말하기도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초등학교 때 일기를 선생님한테 제출하던 생각이 떠올라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기는 분명히 초등학교 언어 교육에 도움이 된다.”면서 “호진이도 처음에는 3줄도 쓰기 버거워 했지만 요즘은 30줄도 큰 어려움 없이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그러나 영어로 일기를 쓰기 전에 기본적인 문법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바로 영어로 쓰는 것은 무리이고 먼저 구조를 익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러나 아이들이 처음부터 딱딱한 책으로 공부하면 흥미를 잃게 된다.”면서 “호진이는 생활영어를 하면서 문법을 하나씩 같이 공부시켰다.”고 설명했다. 호진이의 경우 영어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 영어동화를 읽게 했다. 박씨는 “‘아기돼지 3형제’와 ‘신데렐라’등 모두 20여편의 영어동화를 CD로 듣고 크게 따라했다.”면서 “동화를 읽으면 내용이 재미있어 계속 읽게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호진이가 영어를 잘하게 된 데는 운동도 큰 몫을 했다.”고 강조했다. 영어는 적극적인 아이들이 금방 배우는데 운동하면서 자연스레 익힌 활발해진 성격이 영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었다. 박씨는 아들의 영어실력이 뛰어난 편이지만 요즘 유행하는 영어 유치원에는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경제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영어 유치원에서 영어를 쓰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한국말을 쓰게 돼 장기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4년생 ▲IQ:146 ▲2001년 리라초등학교 입학 ▲2004년 ‘리라 영어스피치 대회’ 은상 ▲2005년 ‘제2회 어린이영어 스피치 대회’ 대상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전문가들의 교육 조언 “관심을 갖고 지켜보되 성적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마세요.” 국내 영재교육 전문가들은 영재교육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학부모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영재인지 아닌지 빨리 결정하려 하지 말고, 잘 하는 부분이 있는지 차분히 지켜보고 도움을 받으라는 설명이었다. 전문가들이 영재에 대해 “지적 능력이 높고 창의성이 있고 과제 집착력이 강한 사람”으로 정의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서혜애 박사는 “영재는 일반인보다 사고력이 좋고 문제 해결력이 탁월하며, 답을 얻은 후 연관된 또다른 질문을 하는 등 이해력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영재들이 흔히 고정적인 틀을 깨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것. 가령 13을 반으로 나누면 1과 3을 나눠 ‘1과 3’이라는 답을 내놓거나 남대문에서 광화문까지 가는 방법에 대해 대중교통 수단 외에도 “굴러가거나 누워서 가는 법도 있다.”고 대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서 박사는 영재 교육 방법에 대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스티븐 추의 부모를 예로 들었다.“그의 부모는 무엇인가를 만들며 주변을 소란스럽게 하는 아들을 한 번도 나무란 적이 없었다. 단지 책을 많이 읽기를 권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관련 책을 아이 주변에 놓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아이의 취향을 따지지 않고 여러 학원에 보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궁금증을 일으키는 질문을 자주 하라고 당부한다. 가령 새를 보면 이름을 가르쳐주기보다 새가 나는 원리를 물어보는 식이다. 서울대 채승언 과학영재교육센터장은 창의적인 생각을 유도하는 다양한 질문을 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의자를 몸을 받치는 것이라고 가정하고 의자를 만들어보라고 하면 유아는 다양한 모양을 상상할 것”이라면서 “창의적인 질문이 창의성을 잃지 않도록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다른 것을 못 해도 한 가지만 특출나게 하면 영재로 볼 수 있다.”면서 “가령 공부를 못 해도 요리엔 영재일 수 있기 때문에 학창 시절 성적이 떨어진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영재학회 김원주 고문은 “먼저 아이들을 오랫동안 주의깊게 관찰하되 만일 장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영재의 특성을 보이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부고]

    ●최재영(전 한국언론재단 대구사무소장)씨 부친상 류인선(대경대학 이사)여두환(자영업)씨 빙부상 2일 대구 동산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053)250-8142 ●조영호(대전 KBS 기자)씨 모친상 2일 대전 을지대학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042)471-1365 ●최기용(대신증권 동대구지점장)일용(노인생활연구소 이사)씨 부친상 조사룡(구미도시가스 상무이사)씨 빙부상 1일 부산 침례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51)583-8906 ●양충모(양충모내과 원장)관모(양관모의원 원장)광모(엘림메디칼 대표)씨 부친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3010-2268 ●정영수(코스모링크 대표)씨 모친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30분 (02)3410-6902 ●조정남(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씨 모친상 현구(공무원)형준(미국 슬럼버거 연구원)씨 조모상 최영호(전 혜화여고 교사)씨 시모상 2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02)921-9899 ●김용렬(CD Comm 이사)용우(보령메디앙스 차장)씨 모친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 (02)3010-2294 ●강지나(지식허브 직원)씨 모친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낮 12시 (02)3010-2263 ●이형원·형철·형승(사업)형만(엘지화학 상무)씨 모친상 1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4일 오전 3시 (02)590-2540 ●장영남(전 삼성종합화학 기술고문)씨 모친상 수현(변리사)씨 조모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02)3410-6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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